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남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도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분단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발레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음료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96
  • 12월 ‘반값 세일’

    국립국악원을 비롯한 7개 공연장 및 예술단체가 12월 열리는 일부 공연의 티켓을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겨울에 동하다! 冬 이벤트!’를 열고 있다.이에 따라 국립극장의 ‘정오의 판소리’나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정동극장의 ‘미소’(美笑) 티켓을 소지하면 14∼24일 공연되는 국립국악원의 ‘태평서곡’을 반값에 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한 공연을 관람한 뒤 다른 공연을 볼 때 10% 할인 혜택을 주는 ‘문화릴레이 티켓’ 제도의 할인 폭을 한시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문화릴레이 티켓에는 국립국악원, 국립극장, 정동극장,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성남아트센터, 남산예술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둘로 나뉜 공원 생태통로로 연결

    삼국시대부터 소금교역로로 활용됐던 정랑고개가 복원됐다. 둘로 분리된 계남공원에 생태통로를 조성한 덕분이다. 서울시는 양천구 신정3동 산 47-3 일대 정랑고개에 30년 동안 2개로 분리된 계남공원을 연결하는 폭 56m의 생태통로 조성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계남공원은 1971년 8월 6일 개원한 44만㎡의 산지형 공원으로 신정동과 신월동, 구로구 고척동 주민들이 즐겨 찾는 녹지공간이다. 1981년 목동 개발시기에 신정로가 개통되면서 2개의 공원으로 나눠져 주민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많았다. 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7억원을 확보, 지난해 10월부터 연결공사를 시작해 14개월만에 완공했다. 이번 생태통로 조성은 삼국시대부터 한강지역에서 소금 교역을 위해 인천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던 정랑고개를 복원했다는 의미도 있다. 정랑고개는 한강을 넘어 양천현(현재 양천구청)을 출발하면 오전에 넘게 되는 첫 고개로 중요한 교통요충지였다. 군사적으로도 중요해 토성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계남이란 이름도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계양산의 남쪽이라고 하여 붙여졌다. . 이번 생태통로는 기존의 교각 구조물 형태를 탈피해 도로 통제가 없는 파형강판공법을 최초로 적용했다. 이는 폭 56m의 넓은 파형강판을 도로 위에 둥글게 세운 뒤 파형강판 사이사이에 콘크리트 충전재를 부어 힘을 받게 하고, 그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생태통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자연스럽게 경사면을 창출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다. 이춘희 시 자연생태과장은 “앞으로 강남구 달터공원과 천호대로로 단절된 강동구 일자산, 남산 버티고개 등에도 생태통로를 설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충남, 자연휴양림 조성 붐

    충남 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산과 해안이 있고 먹을거리도 풍부해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30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공주시는 2012년 말까지 금학동 야산 52만㎡에 금학생태공원과 연계한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에 설계비 2억원을 편성했다. 시 관계자는 “금학동은 도심과 인접해 있는 데다 주변 경관도 수려해 자연휴양림을 조성하는 데 적지”라고 말했다. 논산시는 지난 6월부터 양촌면 남산리 일대 40만 5274㎡에 ‘양촌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있다. 모두 85억원을 들여 숙박 시설을 짓고 등산로와 산책로, 벤치, 놀이터, 주차장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현재 10%의 공정이 진척된 상태다. 충남도와 시·군은 모두 50억원을 들여 기존 자연휴양림을 증설하고, 탐방로와 안내 시설을 새로 단장하는 등 정비 작업에도 한다. 현재 충남에는 태안 안면도, 홍성 용봉산, 부여 만수산, 보령 성주산, 금산 남이, 공주 금강, 아산 영인산 등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10곳과 개인이 운영하는 1곳의 자연휴양림이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도 서천 희리산, 서산 용현, 보령 오서산 등 3곳이 있다. 충남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의 평균 사용률은 53%로 전국적으로 봤을 때 높은 편이고, 도 산하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75%로 최고 수준이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118만 8396명이 이들 휴양림을 이용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조윤희, 이효리 도플갱어 등극…“둘 다 바비인형!”

    조윤희, 이효리 도플갱어 등극…“둘 다 바비인형!”

    드라마 ‘황금물고기’로 사랑받은 배우 조윤희가 ‘섹시퀸’ 이효리를 닮은 외모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조윤희는 지난 26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3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조윤희는 블랙 컬러의 롱 드레스를 입고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과시했다. 가슴을 하트형으로 감싸는 튜브톱 디자인의 드레스는 화려한 스팽글과 크리스탈로 장식돼 화려함을 더했다. 또한 조윤희는 긴 생머리를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채 눈매를 강조한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조윤희의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탄력 있는 피부 표현, 화사한 눈웃음을 본 일부 팬들은 “이효리와 비슷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윤희의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둘 다 바비인형 같다”, “드라마에서는 청순한 이미지였는데 섹시한 면도 있다”, “이효리 도플갱어”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 사진설명 = 조윤희, 이효리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이광수 “김종국, 태국 진출용 ‘앞트임’ 성형 예약”

    이광수 “김종국, 태국 진출용 ‘앞트임’ 성형 예약”

    탤런트 이광수가 태국 진출을 앞둔 김종국이 앞트임 수술을 예약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남산 자락에 위치한 전통문화 체험공간 ‘한국의 집’에서 미션 수행이 진행됐다. 최근 ‘모함광수’라는 별명을 얻은 이광수는 이날도 사실 확인이 안 된 소문으로 출연진을 모함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김종국은 일일게스트로 출연한 2PM의 닉쿤과 투샷을 잡아달라고 요청하며 “곧 태국으로 팬미팅 하러 간다”고 태국 진출을 앞두고 있음을 알렸다. 이에 김종국을 타깃으로 삼은 이광수는 “요즘 압구정에 따끈한 소식이 있다”며 “김종국이 다음 주에 앞트임을 예약했다고 한다”라고 모함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출연진도 “눈을 키우겠다는 건가?” “어쩐지 최근 파마도 새로 하고 뭔가 달라졌다싶었다”라고 거들어 김종국을 당황케 했다. 한편 닉쿤과 리지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이날 ‘런닝맨’에서는 한식 경연대회와 1대 9 술래잡기가 미션으로 전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 =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보고 듣고 즐기세요]연극·뮤지컬

    ●콘써라마 ‘누가 무하마드 알리의 관자놀이에 미사일 펀치를 꽂았는가’ 12월 5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인디밴드 ‘얄개들’이 참여, 콘서트와 드라마를 함께 선보이는 무대. 권투링에 이주노동자 무하마드 알리의 인생을 올려 한국의 고단한 상황을 비유한다. 1만 5000~2만 5000원. (02)758-2150. ●뮤지컬 ‘엣지스’ 내년 1월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더 굿 씨어터. 엣지스 바 사장은 자기 인생을 가장 진솔하게 얘기하는 사람에게 바의 운영권을 통째로 넘기겠다고 제안한다. 바에 몰려든 이들은 자기의 극적인 얘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4만 4000~5만 5000원. 1544-1555.
  • 호수 인근 지자체들 ‘산소길’ 만든다

    강원 춘천권을 중심으로 북한강 상류 인근 자치단체들이 모여 산소길을 테마로 한 호수문화관광권 공동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춘천시를 비롯해 홍천·화천·양구·인제군과 경기 가평군은 23일 홍천군청에서 ‘호수문화관광권 광역 관광협의회 정례회’를 열고 산소길을 연계한 걷기상품 개발계획에 대해 협의했다. 걷기 열풍을 타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을 위해 산소길을 테마로 한 상품을 개발, 추진한다. 호수문화관광권은 이날 춘천 실레이야기길, 홍천 수타사, 화천 비수구미, 양구 두타연, 인제 소치마을, 가평 올레길 등을 연계한 걷기상품 공동개발 및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춘천시는 시민의 선호도와 기존 대중교통 접근성을 고려해 신동면 실레이야기길, 서면 석파령너미길, 남산면 물깨말구구리길, 서면 의암호 나들길 등 5개 코스를 봄내길로 이름 지어 관광상품으로 개발 중이다. 산소길은 단순히 건강을 위한 걷기에서 벗어나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이해하는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호수문화권 지자체들은 춘천~서울고속도로와 경춘선복선전철 개통 등 수도권과의 고속접근망 확충에 따라 레저인구를 유인할 수 있는 관광자원 마련을 위해 산소길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수학여행상품 공동개발, 관광지도와 달력을 비롯한 홍보물 제작, 새해 관광홍보마케팅 공동추진 등을 협의했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호수문화관광권의 산소길을 연계해 공동 걷기상품으로 개발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 시내 도로시설물 전담주치의 제도 도입

    다음 달부터 서울시내 주요 고가차도와 한강 다리 등에 전담 주치의가 생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로 시설물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한강다리와 터널, 지하차도 등 주요 도로시설물 113곳에 ‘전담주치의’를 두기로 했다. 도로 시설물 전담주치의 제도란 각 분야 전문가 1명과 담당 공무원이 한 조를 이뤄, 1년간 1개 시설물의 안전관리를 맡는 것이다. 공무원은 전문성을 보완하고 전문가는 행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치의 제도가 적용되는 곳은 한강대교 등 한강다리 20곳과 서호교·두모교 등 일반다리 21곳, 북부간선고가·복정고가 등 고가차도 28곳, 입체교차교인 염창IC교, 남산터널 등 터널 12곳, 경인1지하차도 등 지하차도 2곳, 청계천 등 복개도로 23곳, 상수도와 통신관로 등 지하 박스 구조물을 한데 모은 공동구 6곳 등으로 전체 도로시설물(529곳)의 21%이다. 주치의는 시설 설계단계부터 참여했던 전문가 등 업계 기술사 60명과 연구원 11명, 대학교수 20명, 안전점검 경력이 많은 퇴직 공무원 35명 등 126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에서 나눠 맡는다. 이들은 집중호우 기간 등 재난재해 취약 시기에는 도로사업소와 자치구가 주치의 없이 관리하는 소규모 도로시설물 416곳도 안전점검을 맡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43) 공자 ‘논어’

    [고전톡톡 다시읽기] (43) 공자 ‘논어’

    ‘논어’는 동아시아 최고의 고전이다.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뀔 때마다 ‘논어’는 끊임없이 읽혀 왔고 또 새롭게 출간되어왔다. 아무리 유학(儒學)이나 공자(孔子)와 무관한 사람도 ‘배우고 때에 따라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하는 ‘논어’의 몇 구절쯤은 익숙하다. 어떤 의미에서 ‘논어’는 그냥 아는 책, 읽은 것 같은 고전이다. ●‘누구나’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말씀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이 나눈 담화(discourse), 즉 ‘말씀들’이다. 그런데 총 20편, 500여 문장으로 이루어진 ‘논어’ 어디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신비로운 말 같은 건 없다. 이곳에서 공자와 제자들은 웃고 싸우고 토론한다. 스승과 제자는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나라를 경영하는 방책까지 자유롭게 주제를 넘나든다. 요컨대 ‘논어’의 말들은 모든 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 위에 있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논어’ 읽기는 그 말의 현장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논어’를 아름다운 덕담(아포리즘)이 아닌 실제적인 삶의 지혜로 만드는 건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들의 몫이다. ●學으로 시작해 知人으로 끝나는 스테디셀러 불멸의 스테디셀러 ‘논어’는 배움(學)으로 시작해서 사람을 알아보는 것(知人)으로 끝난다. 배움에 관한 공자의 의지는 ‘논어’ 전편에 일관된다. 공자는 자신보다 충후하고 신의있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자신보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자신의 일생을 언급할 때에도 공자는 자신이 열다섯 살에 학(學), 즉 배움에 뜻을 두었다는 것으로 삶을 회고했다. 공자와 그 제자들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배움을 매개로 공부 공동체를 이룩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공자에게 배움은 무차별적인 가르침을 뜻하지 않는다. 공자는 스스로 배우기를 열망하지 않는 사람은 깨우쳐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스승은 단지 전해 줄 수 있을 뿐이다. 새가 날갯짓을 익히듯 부단히 자기 몸에 새기는 과정은 각자에게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논어’는 결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성자(聖者)들의 기록이 아니다. ‘논어’에 등장하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는 이들이 현실의 부단한 갈등 속에서 부침하는 평범한 인간들이었음을 보여 준다. 하루는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꾸중을 들었다. 이유인즉 누군가 스승이 어떤 사람인가 물었는데 우물쭈물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는 것. 공자는 자로에게 왜 자신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밥 먹는 것도 잊고 그 즐거움으로 근심도 잊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나무랐다. 공자는 말한다. 배우고 때에 따라 익히고,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것이 곧 인생의 기쁨이자 즐거움(悅)이 아니겠느냐고! 이에 비하면 세간의 명망이나 부귀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여 훌륭한 인격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마음이 옹졸해지지 않는 법이다. 남이 나를 알아봐 주지 않을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보지 못할 것을 걱정하라! ●상황별 개인별 맞춤형 실천윤리 강조 공자는 아카데믹한 학문의 장(場)만을 고집했던 학자는 아니었다. 그는 거대한 몸집과 용기를 가졌으며 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하고 싶어했다. 공자는 일찍부터 범상치 않은 수재로 나라 안팎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좀처럼 정식 관리로 뜻을 펼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하여 마침내 55세의 공자는 직접 세상을 향해 뛰어들어 간다. 공자의 이 방랑은 14년간 계속되었다. 고국 노나라로 돌아왔을 때, 공자는 어느덧 칠십을 바라보는 늙은 현자가 되어 있었다. “자공이 물었다. 만일 널리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고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면 인(仁)한 사람입니까. 대답하셨다. 그 정도면 성인(聖人)일 것이다. 요순도 그것을 근심했다. 인한 사람은 자기가 일어서려고 할 때 남을 먼저 세워주고, 자기가 도달하려고 할 때 남을 먼저 도달하게 한다. 가까운 곳에서 설명할 수 있다면 인의 방책이라 할 수 있다.(‘옹야’)” 공자는 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육십이 되자 귀가 순해졌고(이순·耳順), 칠십이 되자 마음을 좇아 하고자 하는 일들이 도를 넘지 않았다(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 유학 혹은 공자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인’(仁)은 바로 이러한 인간 공자의 인생을 통해 흘러나온 말씀들이다. 인은 ‘논어’에 100여 차례 이상 언급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인은 개념의 형태로 정의되지 않는다. 요컨대 ‘논어’는 ‘인이란 무엇이다’라는 화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것이 인이다’라는 형식으로 말해진다. 이런 이유로 인은 매번 다르게 말해진다. 공자는 염구와 같은 소극적인 제자에게는 좀 더 과감히 행동할 것을, 자로와 같은 과단성 있는 제자에게는 좀 더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왜냐하면 인은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는 딱 그만큼의 실천 윤리이기 때문이다. 하여 인은 매순간 마주치는 삶의 용법들을 창안함으로써 완성된다. 한마디로 생활의 발견이었던 셈! 한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논어’를 읽었는데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아직 ‘논어’를 읽지 않은 것이라고. 이러한 사실들은 왜 ‘논어’가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고전인가를 다시 ‘말해준다’. 아울러 지금 우리가 ‘논어’를 읽는 이유까지도. 그러고 보니 ‘논어’는 늙지도 않는다.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 보급”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 보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현지시간) 서울을 전기차 선도도시로 만들기 위해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를 보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그린카 스마트 서울 선언’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관용차 및 대중교통수단의 절반, 승용차의 10%, 화물용을 포함한 중대형 차량의 1% 등 모두 12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충전인프라 네트워크도 구축해 2020년까지 서울 전역에 충전기 11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시는 먼저 올해 안에 전기버스 17대를 비롯해 ‘그린카’를 100대 이상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13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남산을 경유차가 운행하지 않는 청정구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혁소 시 맑은환경본부장은 “현재 남산순환로에 시범운행 중인 전기버스의 운영 결과를 살핀 뒤 본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시의 그린카 보급 의지를 천명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내년에 각계 전문가들로 ‘그린카 스마트시티 자문단’을 구성하고,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서울은 자동차 밀도가 높아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따른 효율성이 매우 높고 시민 건강에 대한 편익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을 전 세계 그린카가 모여 경쟁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방대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귀국하면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16일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을 만나 ‘전기차 보급 및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3차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총회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UCLG에서 “세계적 기후변화 위기는 한 도시의 노력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녹색기술정책을 공유하기 위한 세계 도시 간 녹색협력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인 고 단백 등 푸른 어류 고등어. 고등어는 산란을 마치면 먹이를 닥치는 대로 먹기 때문에 월동에 들어가기 전 이맘때가 가장 맛이 좋다. 저렴한 가격, 알찬 속살, 풍부한 영양으로 사랑받는 생선 고등어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보는 시간이 펼쳐진다. ●VJ 특공대(KBS2 오후 9시 55분) 무면허, 무허가, 얼굴과 목숨까지 담보로 한 충격 잠입 현장. 천태만상 불법 성형 현장을 찾아가 본다. 경기도 ‘총각네 반찬가게’. 총각의 손맛으로 깐깐한 주부 9단의 입맛 잡고 돈줄도 잡았다는데…. 대박행진 총각들에겐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다. 일급비밀! 총각네 흥행비법을 VJ카메라가 취재한다. ●MBC 스페셜(MBC 오후 10시 55분) 해발 494m(고위봉)의 야트막한 산자락 아래 절터 150곳, 불상 129개, 석탑 99기. 발견된 문화유적만 총 694점. ‘노천박물관’이라는 별명답게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이제는 산 자체가 하나의 문화유적이 되었다. 우리 겨레의 혼과 역사가 깃든 가장 한국적인 산, 경주 남산을 소개한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해외여행 중 분실한 휴대전화에 1800만원의 요금이 청구됐다는 대학생을 만나 본다.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을 맞고 쓰러졌다는 한 남자. 담당의사는 퇴원 당시 벼락을 맞았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했다고 하는데…. 벼락 맞고 살아난 청년의 ‘생존 미스터리’를 파헤쳐 본다. ●최고의 교사(EBS 오후 8시) 서울 망우동 송곡여고 영어전용 교실은 늘 책을 빌리는 학생들로 붐빈다. 하지만 이들이 고르는 책을 가만히 살펴 보면 영어학습서가 아닌 영어소설들이다. 바로 이 학교 이경찬 교사의 영어스토리북을 이용한 다독수업 덕분이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가 모두 향상되는 똑똑한 영어수업을 하는 이 교사를 만나 본다.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 우리 근현대사를 대하소설로 그려낸 조정래 작가를 초대하여 체험을 바탕으로 풀어놓은 그만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한 부모님의 반대로 문학의 꿈을 펼칠 수 없었던 시기 체력 단련으로 다져진 그의 ‘몸짱’ 사진과 25년 전 아내 김초혜 시인에게 썼던 러브 레터도 공개한다.
  • 겨울밤 수놓는 청아한 대금산조 한자락

    겨울밤 수놓는 청아한 대금산조 한자락

    대(竹) 소리는 가슴에서 풍겨져 나온다고 했다. 청아하면서도 이따금 새어나오는 숨소리에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한이 그대로 묻어난다. 대 소리를 내는 대금은 중금과 소금과 함께 우리의 전통을 반영하는 고유의 목관악기다.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전수조교 이광훈(44)이 선사하는 대금 한마당이 채비를 마쳤다.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필동 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다. 이씨는 이생강류 대금산조의 대통을 이어받은 후계자로 인간문화재 이생강(73) 선생의 아들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직접 대금을 배우며 두각을 나타냈다. 1992년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대금 독주회를 갖기도 했다. 2001년 대통령상을 받은 데 이어 2008년 대금산조 전수조교로 지정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생강류 대금산조 독주와 우리나라 고유의 가락으로 외국에까지 소개된 이른바 본조 아리랑 등을 선보인다. ‘도라지타령’, ‘풍년가’, ‘진도 아리랑’ 등 대중성 있는 민요도 만날 수 있다. 이씨가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고민하기 위해 창단한 국악 퓨전그룹 ‘예성’(藝聲)도 함께한다.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팝송 ‘서머 타임’, 동양가요 첨밀밀(甛蜜蜜) 등 동서를 뛰어넘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료. (02)762-5244.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부산 배수지 50곳 시민에 개방

    부산지역 도심 배수지와 수원지에 친환경시설이 조성돼 시민 휴식공간으로 개방된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했던 도심 배수지 50곳을 친환경 휴식 공간으로 조성, 차례로 개방한다고 16일 밝혔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우선 내년에 서구 꽃마을, 아미동 까치고개의 대티2, 사하구 감천, 북구 금곡, 해운대구 반여, 중구 복병산, 영주 배수지, 동구 범일, 영도구 청학, 부산진구 당감 배수지 등 11곳을 개방한다. 또 2012년 이후에도 22곳의 배수지를 개방할 방침이다. 이들 개방 대상 배수지 대부분은 도심지 내 고지대 서민밀집 지역에 있어 이곳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 상수도본부는 이와 함께 경남 양산시 동면 법기리 332 일원의 법기수원지도 내년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 수원지는 저수량 150만 7000t으로 금정구 선두구동·노포동·남산동·청룡동 등지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1932년 완공 이후 80년 가까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법기수원지는 측백, 편백,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 등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70마리 이상이 발견되는 등 생태환경과 경관이 빼어나다. 내년에 수원지 둑과 입구 수림지를, 2012년엔 수원지 둘레 수변산책길(3㎞)을 각각 개방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탈북자 국내 입국 2만명 시대… 20~40대가 75%·평균 월급 127만원

    탈북자 국내 입국 2만명 시대… 20~40대가 75%·평균 월급 127만원

    북한 양강도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41세 김모(여)씨. 지난해 먼저 북한을 떠나 남한에 입국한 어머니의 권유로 두 아들과 함께 탈북, 지난 11일 국내로 들어오면서 2만번째 ‘북한이탈주민’(탈북자)으로 기록됐다. 김씨는 앞으로 최대 180일 동안 합동신문 및 보호결정 과정을 거친 뒤 하나원에서 12주 동안 탈북자를 위한 사회적응교육을 받게 된다. 통일부는 15일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이 오늘 현재 2만 5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적 기준으로 국내 입국 탈북자는 1999년 1000명을 넘은 뒤 2007년 1만명을 돌파했으며,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3년 만에 2만명을 넘었다. 연도별 입국자도 2000년 300여명에서 2002년 1000명, 2006년 2000명을 넘은 뒤 지난해 사상 최대인 2927명을 기록했다. 매월 244명이 입국한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68%이며, 출신별로는 함경도(77%)가 가장 많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서울 남산동 여명학교를 찾아 탈북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행사에는 생존자 중 최초 귀순자인 김상모(86·1949년 입국)씨를 비롯해 정부가 1962년부터 부여한 보호번호 1번인 송창영(70·1962년 입국)씨, 1000번 황정환(47·1999년 입국)씨, 1만번 김미진(22·여·2007년 입국)씨 등이 참석했다. 2만명을 넘어선 탈북자는 더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우리 이웃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통일 준비과정에서 역군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더 필요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2만명이라는 규모는 남한 전체 인구의 0.04% 수준이지만, 지방 한 군의 인구 규모”라며 “이들이 전국 211개 지방자치단체에 흩어져 살고 있는 만큼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40대 탈북자가 75%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 취업·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2만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49%가 무직이다. 일일 노동자(39%) 외 관리직·전문직 등은 12%에 불과하다.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48.6%)과 고용률(41.9%)은 일반 국민보다 훨씬 낮다. 탈북자에 대한 편견은 물론 탈북자 스스로의 취업 의지 부족과 부적응, 육아 부담, 사회보장 시스템 안주 경향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127만원으로, 100만~150만원 미만이 41.4%로 가장 많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탈북자를 채용하면 기업주에게 급여의 절반을 3년간 지급하는 고용지원금제도를 시행하는 등 민간의 탈북자 채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올 9월 기준 탈북자 채용 기업은 사회적기업(탈북자가 전체 직원의 30%) 21곳을 포함, 1357개에 불과하다. 이금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설립 등을 통해 탈북자 정착지원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마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 간 협력이 아직도 부족하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탈북자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2) 레비스트로스 ‘야생의 사고’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2) 레비스트로스 ‘야생의 사고’

    2010년 여름은 월드컵의 계절이었다. 남자 대표팀의 16강 원정 성공을 시작으로 20세 이하 여자 대표팀의 4강 진출,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의 우승까지 축구의 열기에 여름 더위가 무색했다. 매 경기마다 승부가 갈리고, 끝까지 살아남는 한 팀이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는 월드컵. 우리는 승패가 갈리는 그 순간을 보기 위해 눈을 떼지 못한다. 뉴기니의 원주민 가후쿠가마족도 유럽 문명의 유입으로 축구라는 새로운 게임을 배웠다. 그런데 그들은 양 팀의 승부가 똑같아질 때까지 몇 날 며칠이고 계속 경기를 했다고 한다. 이게 뭔 소리? 게임이란 승패를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 축구의 초식도 모르는 바보들이나 할 법한 이들의 리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이것은 원주민들이 게임을 의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게임과 의례의 원리는 반대다. 게임은 1등, 2등을 가림으로써 팀들의 차별성을 만들고자 한다. 하지만 의례는 서로 다른 두 팀 사이의 대칭적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 대칭적 관계를 통한 공존의 세계. 이것이 가후쿠가마족의 기묘한 축구가 보여 주는 무승부의 사유다. 레비스트로스는 원주민들의 이러한 사유를 ‘야생의 사고’라 명명한다. 우리는 원주민들을 아무 원칙도 없이 살아가는 ‘야만인’이나 ‘미개인’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편견이다. 레비스트로스는 ‘구조’를 통해 우리의 편견을 깨고자 한다. 구조는 체계와 다르다. 체계가 한 사회 내부만을 문제 삼는다면, 구조는 두 개 이상의 사회를 대상으로 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이를 현대대수학의 군론(群論)을 차용해 설명한다. 군론은 질적인 ‘수’를 다루는 대신 ‘연산 구조’를 중심에 둔다. 레비스트로스는 질적으로 다른 두 집합도 연산 구조의 측면에서는 동일하게 다룰 수 있다는 군론의 아이디어를 인류학에 적용한다. 그리고 여기에 소쉬르와 야콥슨의 언어학을 가미해 원주민과 유럽 문명 사이의 구조를 정치하게 비교분석한다. 이를 통해 그는 원주민 사회에도 문명사회와 동일한 구조가 숨겨져 있음을 밝힌다. “야생의 사고는 야만인의 사고도 아니며 미개인이나 원시인의 사고도 아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세련화되었다든가 길들여진 사고와는 다른, 길들여지지 않은 상태의 사고다.” 레비스트로스는 ‘브리콜뢰르’(손재주꾼)를 통해 이 길들여지지 않은 사고를 설명한다. 레비스트로스가 소개하는 작품 하나를 보자. 동서양과 시간을 가로지르며 다양한 건축 양식을 구현하고 있는 ‘우편배달부 슈발의 아방궁’. 피카소까지 감동시킨 그 궁은 우편배달부 슈발이 편지를 배달하는 길에서 주은 돌들을 쌓아 만든 작품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이런 슈발을 브리콜뢰르라 부른다. 브리콜뢰르는 문명의 상징인 장인과는 다른 작업 방식을 가지고 있다. 장인은 자신에게 꼭 맞게 마련된 재료와 도구가 없으면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없다. 그에게 훌륭한 재료와 도구는 좀 더 나은 작업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브리콜뢰르의 재료들은 우연적으로 그의 손에 들어온 것들이다. 장인의 눈에 브리콜뢰르의 작업대는 너저분해 보인다. 그러나 브리콜뢰르는 그런 눈으로 재료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는 잘 다듬어진 재료를 기다리는 대신 자신 앞의 그 우연적 재료들을 가지고 바로 작업에 돌입한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재료와 직접, 그리고 전면적으로 만난다. 그 부딪침 속에서 재료가 가진 잠재적 능력을 끝까지 끌어올려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다. 브리콜뢰르는 훌륭한 재료를 가지지 못했다. 대신 그는 재료를 훌륭한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야생의 사고가 세계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그 길들여지지 않은 사고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다. 길들여지지 않았기에 ‘폭력적’이지 않겠는가 하는 마뜩지 않은 눈길. 분명 원주민들이 보여 주는 통과의례는 끔찍해 보인다. 영화 ‘아바타’에도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주인공 제이크가 통과의례를 겪는 모습이 등장한다. 나비족의 전사가 되려는 제이크는 자신을 허락하는 익룡 ‘이크란’을 찾아 교감에 성공해야 한다. 그 과정에 세련되고 효율적인 매뉴얼이 들어올 틈은 없다. 그것은 차라리 싸움에 가까워 보인다. 그 싸움은 제이크가 인간으로서 이크란의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릴 때 끝난다. 문명 속의 우리는 그런 싸움을 통해 ‘나’란 존재가 다칠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친절’이나 ‘상냥한 미소’의 서비스를 바란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알았다. 교감은 그런 서비스로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나’를 지키겠다는 두려움이 오히려 교감을 싸움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임을. 그들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제껏 타자였던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감은 오로지 인간이란 정체성을 버릴 때 가능하다. 통과의례의 고통은 자신을 해체시키는 데 따르는 아픔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게임의 원리를 따르는 서구적 지성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특권적 영토 안에 인간을 세웠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꼭 그만큼, 인간들 스스로도 서로에 대해 분리된 채 살아가게 되었다. 인간은 자연에 대해서도, 서로에 대해서도 고립된 채 자신의 영토를 지키고 확장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밀가루에서 배추로 이어지는 농산물 파동,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종 분쟁과 종교 분쟁. 그렇게 우리는 교감과 공존의 능력을 상실해 갔다. 타자든 자연이든 교감과 공존은 나의 것에 대한 탐욕을 버리지 않는 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후쿠가마족이 바보여서 그런 기묘한 축구를 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같이 살아가는 무승부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교감과 공존은 길들여진 자신만의 영토에서 나올 때 시작된다. 자신을 해체한 마주침 속에서 매 순간 새롭게 형성되는 교감과 공존의 지반. 그렇기에 레비스트로스는 말한다. 궁극적 목적은 “인간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을 용해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덧붙인다. 설령 그 용해가 기존의 ‘나’를 통째로 뒤집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신근영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국립중앙박물관 아침 11시 콘서트-‘홀로 된다는 것’ 변진섭 미니콘서트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빙고로 국립중앙박물관 메인 오디토리엄. 2만원. 1544-1555. ●2010 맥 인디뮤직 페스티벌(노브레인 나티 트랜스픽션 피아 내귀에도청장치 와이낫 고고스타 등 출연) 19일 오후 7시, 20일 오후 4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3만원. (02)3274-8600.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 ‘어느새’ 장필순 16~18일 오후 8시 ‘마법의 성’ 김광진 19일 오후 8시, 20일 오후 6시, 21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 5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제307회 정기연주회 : 등단음악회 1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세종음악콩쿠르를 통해 발굴된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 임평용 지휘. 최광일(피리), 심재날(대금) 등 출연. 1만 5000원. (02)399-1721.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러시아 거장의 밤-피아니스트 바딤 루덴코 리사이틀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등. 3만~15만원. (02)461-6712. ●2000-2010 금호아트홀 하이라이트-미리암 프리드 & 조너선 비스2 19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바이올리니스트 미리암 프리드와 피아니스트 조너선 비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두 번째 시리즈. 소나타 3, 8, 9번 연주 예정. 8000~3만원. (02)6303-7700. 연극·뮤지컬 ●연극 ‘너의 왼손’ 16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중동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건을 통해 한국사의 아픔을 다룬 최용훈 연출의 3부작 가운데 2편. (02)758-2000. 1만 5000~2만 5000원. ●연극 ‘우리말고 또 누가 우리와 같은 말을 했을까’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다윈의 거북이’, ‘하얀 앵두’ 등의 김동현 연출이 시도하는 작품으로 별다른 서사구조 없이 말을 화두 삼아 공연을 진행한다. 2만~2만 5000원. (02)3668-0007. ●연극 ‘글렌게리 글렌로스’ 18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의 작가 데이비드 마메트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경쟁을 내세워 비인간화되어 가는 사회를 그렸다. 전석 1만원. 1544-1555. 미술·전시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 12월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동아시아 8개국 현대미술가 23인이 펼쳐 보이는 다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 (02)580-1300. ●5인5색전 24일까지 경기 마북동 장욱진가옥. 곽훈, 김인중, 김차섭, 오경환, 최욱경 등 장욱진 화백에게 그림을 배운 화가 5명의 그룹전. (031)283-1911. ●함명수전 23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털실로 수놓은 듯한 독특한 질감의 붓질로 빌딩숲과 골목길 등 도시 풍경을 그려온 작가의 신작 10여점. (02)730-7818.
  • [서울 G20회의-문화외교] 퍼스트레이디들 리움미술관 만찬 ‘한국의 美’에 흠뻑

    [서울 G20회의-문화외교] 퍼스트레이디들 리움미술관 만찬 ‘한국의 美’에 흠뻑

    세계의 퍼스트레이디들은 서울 남산 자락에 안긴 리움미술관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연주를 들으며 넉넉한 만찬을 즐겼다. G20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부인들을 태운 에어로버스 2대가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시각은 11일 오후 7시 30분.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행사장 동선을 한 차례 점검한 뒤였다. 쑥색 치마에 수놓인 상아색 저고리를 차려입은 김 여사는 환한 웃음으로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부인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영접했다. 홍 전 관장도 한 발 뒤로 비켜서 손님 맞이에 함께 나섰다. 이날 만찬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위, 멕시코, 베트남, 싱가포르, 에티오피아, 인도, 캐나다, 터키 정상 부인들과 유엔 대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부인 등 12명이 자리했다. 로비로 들어선 부인 일행은 김 여사를 중심으로 둘러서서 사진촬영을 한 뒤 만찬장으로 입장했다. 김 여사는 “불편한 점은 없는지 조심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음식을 나누며 정성으로 여러분을 기다렸다.”면서 “한국인은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데 친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기분”이라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길게 뻗은 흰색 테이블 위에 미리 준비된 2008년 프랑스산 와인 샤블리가 각자의 잔에 채워지자 김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건배를 제의했다. 서로의 건강과 우정을 기원하는 김 여사의 말에 각국 정상 부인들은 미소로 화답했다.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위원장이기도 한 김 여사는 그동안 주력해 온 ‘한식 외교’로 정상 배우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저마다 다른 식성에 맞추기 위해 요리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시식을 거친 자연송이와 제주산 전복, 바닷가재 라비올리와 한우 안심, 토마토 퐁듀를 넣은 크랩, 금태구이, 유기농 두부 스테이크, 동고버섯 리조토, 화이트 초콜릿 무스 등이 차례로 식탁에 올랐다. 또 김 여사는 한식을 소개한 자신의 저서 ‘김윤옥의 한식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선물하면서 “귀한 손님들이 많이 오시는 때에 맞춰 한식 문화를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한식 장려(?) 멘트도 잊지 않았다. 풍성한 접대는 음식뿐만이 아니었다. 부인들은 건축계의 거장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녹이 슨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로 건축해 현대미술의 극치를 보여준 만찬장 ‘뮤지엄2’에서 비디오 아티스트인 고 백남준 작가의 혁신적인 작품을 감상하며 식사를 마쳤다. 만찬 뒤에는 2층 고미술관에 들러 한국의 고대 국보급 유물을 관람하며 ‘한국의 미’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이어 전시 공간으로 옮겨 ‘거장의 작은 음악회’까지 감상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유려한 피아노 선율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1시간 30여분에 걸친 가을밤의 만찬은 끝났다. 한편 12일 일정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하나인 창덕궁과 서울 돈암동의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이뤄진다. 퍼스트레이디들은 조선시대 임금들이 자연을 감상하며, 시를 짓고 심신을 수련하던 궁중 정원인 창덕궁 후원과 한복 패션쇼를 관람하는 등 한국의 미를 체험할 예정이다. 패션쇼에서는 전통 한복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디자이너 이영희씨와 김영석씨의 작품 24벌이 선보인다. 오찬은 워커힐호텔 팀이 박물관의 한옥과 어울리는 전통 한식 코스로 마련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정상들 왜 굳이 그 호텔을?

    G20 서울 정상회의 기간 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묵는 것으로 돼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숙박한다. 이유가 있다. 테러에 민감한 미국은 남산 외딴 곳에 위치한 하얏트가 경호에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인근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를 유사시 경호부대로 활용하기도 좋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안전’을 위해 실제로는 미군부대 안에서 잠을 잘 가능성을 거론한다. 지난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공식 숙소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이었지만, 실은 부산 앞바다에 들어온 미 항공모함에서 잤다는 설이 있을 만큼 미국은 대통령의 보안에 민감하다. 중국이 신라호텔을 선호하는 것은 시내와 어느 정도 격리돼 있어 경호에 이점이 있는 데다 이 호텔이 일찌감치 중국 마케터(판촉 전문가)를 기용해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이제는 ‘미국=하얏트, 중국=신라’의 공식이 정착됐을 만큼 중국 관련 행사는 거의 다 신라호텔에서 치러진다. 일본은 평소 소공동 롯데호텔을 애용한다. 일본어 통역 등 일본인에 맞는 서비스가 특장인 데다 도심에 있어 편리하다는 점이 일본인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강남 코엑스 옆의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소공동 롯데호텔은 회의장인 코엑스와 너무 멀어 이번에는 잠시 ‘외도’를 한 셈이다. 미국·중국 같은 강대국 정상들이 한 호텔을 거의 통째로 빌려 ‘나홀로 숙박’을 즐기는 것과 달리 유럽 정상들은 여러명이 한 호텔에 묵는 것을 별로 꺼리지 않는다. 유럽 정상들은 대부분 회의장과 가까운 강남권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은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동숙(?)한다.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묵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G20 정상이 되새겨야 할 문화재 약탈/황규호 언론인

    [시론] G20 정상이 되새겨야 할 문화재 약탈/황규호 언론인

    서울 용산동 일원에 옹골진 둥지를 튼 국립중앙박물관은 가을이 한창 깊었다. 뒷자락 남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룬 단풍으로 물들었고, 앞자락으로 유유한 한강의 물고기는 맹사성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에 나오는 시어처럼 살이 올랐을 터다. 이 가을에 접어들어 마침 G20 정상회의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베풀어질 리셉션을 시작으로 서울에서 개막되는 모양이다. 세계 정상이 한국의 전통 풍수지리야 알 리가 없겠지만, 무르익은 가을과 세계 6대 박물관에 꼽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깊이는 알아차릴 것이다. 정싱회의 리셉션장으로 확정한 중앙홀에는 키가 훤칠한 경천사십층석탑이 붙박이 아이콘으로 들어앉았다. 대리석 돌덩이를 다듬어 목조건축 양식으로 쌓아올린 이 탑파(塔婆)는 누구나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걸작이다. 그러나 영국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그리스의 ‘파르테논 마블스’에 못지않은 비운의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면, 감상법이 사뭇 달라질 수도 있다. 신전을 장식했던 파르테논 마블스는 19세기 터키 주재 영국대사였던 엘긴이 주도한 약탈의 손길에 헐려 런던으로 실려갔다. 경천사십층석탑도 1906년 조선을 침략한 일본의 궁내대신 다나카(田中光顯)가 개성에서 허물어 인천을 거쳐 도쿄 자신의 집 정원으로 빼돌렸다. 지난 20세기, 유명한 영화배우였던 그리스 문화부 장관 멜리나 메르쿠리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영국이 뜯어간 대리석 미술품 반환운동에 평생을 매달렸다. 그러나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경천사십층석탑은 약탈자 다나카와 일제의 몇몇 실력자 사이에 불거진 알력 때문에 만신창이의 몰골로 돌아와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를 정상들께 경천사십층석탑에 보내는 박수에 앞서, 걸작 미술품 깊숙이 스민 문화재 약탈의 역사를 곱씹어 보기를 간청한다. 유럽을 여행하노라면, 약탈 문화재 위용에 깜짝 놀라기가 일쑤다. 천연덕스럽게 내놓은 약탈 문화재에서는 정복자의 부도덕한 오만과 빼앗긴 쪽의 슬픈 사연이 함께 묻어난다. 세기적 보물 ‘로제타스톤’에는 빼앗고 나서, 다시 빼앗기는 제국주의 국가 사이에 되풀이한 추잡스러운 권력이 점철되었다.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이라는 별칭이 붙은 거대한 석조물 ‘오벨리스크’에 이르면, 유럽은 문화재약탈사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없을 정도다. 한국은 지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엽에 걸친 외세의 침략으로 숱한 문화재를 빼앗긴 최대의 피해 국가다. 아시아의 후발 제국주의 일본에 빼앗긴 문화재 가운데 돌아오지 못한 한국의 문화재가 6만 1000여점에 이른다. 지난 1965년 한일협정에 따라 일본이 국가 소유로 분류한 1432점의 한국 문화재는 돌아왔으나,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민간이 소유한 문화재는 반환을 권고하는 선으로 느슨하게 풀어놓았기 때문에 매듭을 짓지 못했던 것이다. 일본은 국가가 소유한 문화재를 다 돌려주지도 않았다. 이번에 갑작스럽게 돌려주겠다는 문화재도 일본 궁내청 쇼로부(書陵部) 등 국가기관 소장품이다. 그나마 조선왕실의궤 167책을 포함한 1205책이 돌아온다는 소식은 반갑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를 인도한다.”는 말로, 반환이 아니라는 점을 애써 강조한 외교적 수사(修辭)가 씁쓸하다. 서울 도성 바깥의 강화도 외규장각 도서는 지난 1886년 병인양요 때, 로스 제독이 이끈 프랑스 극동함대가 휩쓸었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에 내걸린 이인문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만큼이나 아름다운 섬을 포화로 공격하고, 도서 340여책을 프랑스로 실어갔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이들 도서의 반환 협상은 아직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약탈이 분명한 문화재를 원소유국에 일정기간 빌려주겠다는 대여 형식을 고집하는 프랑스의 발상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할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기다리는 까닭도 여기 있다.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16세기 들어서면서 조선 전역에 역병(疫病)이 창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근과 전쟁(임진왜란)이 덮쳐 백성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갔다. 의서는 넘쳐났으나 처방전에 적힌 중국 약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약값도 턱없이 비쌌다. 게다가 시대마다 다양한 유파들의 의론(醫論)이 서로 다른 까닭에, 이 중국 의서들을 실전에 이용하기란 여간 혼란스럽지 않았다. 이에 선조는 조선의 실정에 적합한 의서를 간행하라는 명을 내린다. 하교를 받은 허준은 양예수, 정작 등과 함께 동의보감 편찬에 착수했다. 초기엔 함께 작업을 했으나 후반기 작업은 허준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 편제 방침은 번다한 중국 의서를 정리하고, 구하기 쉬운 향약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엇보다 삶의 수양을 약이나 침 치료 우위에 두어 생활을 바꿔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는 양생적 패러다임을 담아내는 데 있었다. ‘동의’(東醫)라는 뜻은 ‘북의’와 ‘남의’라는 중국 의학의 두 축에서 벗어난 조선의 독자적인 의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동의’의 지엽성은 중국과 일본에 이 책이 전해지면서 보편적인 명사로 거듭났다. 중국의 임상가들을 사로잡았고, 일본 전통 의학의 표준을 제시한 책. 동의보감 안에는 도대체 어떤 진경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인간의 몸은 우주의 통로 “둥근 머리는 하늘을 상징하고 모난 발은 땅을 상징하며, 하늘에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四肢)가 있고, 하늘에 오행(五行)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으며, 하늘에 육극(六極)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六腑)가 있고,…”(동의보감, 신형문) 동의보감은 자연의 형상과 사람의 기관을 비유하는 것으로 첫 장을 열었다. 요지는 사람의 몸과 우주는 통해 있다는 것. 여기에 배경이 되는 이론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다. 본시 음양과 오행은 몇 가지의 코드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동시에 해석하고 연결한다. 동의보감은 이 언어를 바탕으로 “천지의 정기(精氣)가 만물의 형체가 되는” 이치를 사람의 몸에 적용했다. 그렇게 천지의 기운은 사람의 몸과 마음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통하면 아프지 않고(통즉불통), 통하지 않으면 아픈 것(불통즉통). 바로 이러한 이치가 동의보감 양생 의학의 핵심이다.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마음으로 통해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도 서로 소통한다. 구체적으로 간(肝)은 분노, 심(心)은 기쁨, 비(脾)는 생각, 폐(肺)는 슬픔, 신(腎)은 두려움의 감정과 연결된다. 예컨대 화를 자주 내면 간이 상한다.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다치며, 두려움이 지속되면 신장에 병이 생긴다. 감정은 삶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장육부가 연동하는 것은 질병이 삶 전체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병의 치유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인 셈. 이러한 양생관은 몸과 삶을 단절시켜 병균을 막으려는 위생 의료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이다. ●비워야 산다 이런 양생적 신체를 갖는 구체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삶의 찌꺼기를 덜어내면 된다. 언제나 몸의 안팎에 적체된 삶의 잉여가 소통의 길을 막는다. 몸 안에는 혈전· 근종과 암세포·담음(痰飮) 등이 쌓이고, 삶에서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잉여물이 쌓인다. 잦은 감정의 분출, 넘치는 말, 그리고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쌓아둔 재물 등이 그것이다. 약과 침은 몸 안의 찌꺼기들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기본적으로 삶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는 법. 삶이 변해야 몸도 변한다. 따라서 삶에서 덜어내면 몸의 찌꺼기도 비워진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해야 한다.…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벌써 다 낫게 된다.”(동의보감, 신형문) ●현대 임상의학을 넘어서 바야흐로 의료 소비의 시대다. 첨단 진료 장비와 의료 서비스는 날로 진보해 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더욱 소외된다. 이에 사람들은 ‘대체의학’을 찾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되길 원했고, 기왕이면 스스로 치유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제법 의미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었음에도, 많은 대체의학들은 웰빙 소비상품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기 몸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의 이치는 오히려 이 시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몸과 마음 질병과 삶 그리고 우주를 엮는 광대한 시야,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삶의 용법을 기술해 놓은 치밀함, 무엇보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이 용법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쓸 수 있도록 편제되었다는 점. 동의보감의 이런 미덕은 현대 임상의학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삶을 통찰하고 재구성하는 자기 구원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동의보감은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록유산이 됐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사람들에게 거의 읽혀지지 않은 책이다. 그것은 의학은 어려운 것, 하여 의사만이 취급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질병의 치유는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주체적인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게 되면, 병을 포함한 삶의 치유법을 스스로 찾게 될 것이고, 그 지점에서 동의보감과 새롭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안도균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