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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한 유엔대사 「정례회의」 추진/동시가입 절차등 쌍방의견 조정

    ◎빠르면 금주내 첫 회의 열릴듯 정부는 오는 9월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 후 세계평화와 인류복지를 추구하는 국제무대인 유엔에서 한민족인 남북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유엔 주재 남북대사 및 실무자(참사관) 회의를 정례화할 방침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민족의 장래문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의안을 유엔총회에 제출하거나 표결에 부쳐질 경우 반드시 쌍방간 의견조정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은 방침을 빠르면 이번주내 북한이 유엔가입문제 협의를 위한 유엔주재 대표부 대표회담에 응해 오는 대로 북측 박길연 대표에게 제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6일 『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뒤 당분간 유엔총회 등에서 유엔사해체 등 정치선전공세를 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남북이 같은 민족임에도 지난 75년 이전까지 유엔에서 심한 대결을 빚어왔던 만큼 이제는 남북이 대결보다는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고위급회담 등 남북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다른 해외공관과는 달리 유엔대표부는 거의 유일한 남북대화창구라 할 수 있다』며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남북이 이같은 대화를 통해 대유엔외교에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해 남북 유엔대표부간 정례협의를 갖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또 남북 중 어느 일방이 민족의 장래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의문을 총회에 제출하거나 제3국에 의해 제출될 경우 수시로 사전 협의를 거쳐 의견조정을 갖겐 되면 상호 오해와 갈등의 소지도 없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유엔가입절차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노창희·박길연 유엔주재 남북대표간 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빠르면 이번주내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통일정책의 변화와 대응(남·북한 유엔시대:6·끝)

    ◎북한 「고려연방제」 수정 불가피/동시가입 따라 「단일의석」 전제 붕괴/9월전 「남북연합」과 유사안 나올듯/우리측,대화 통한 점진적 신뢰구축 계속 모색 오는 9월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으로 이어질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이 앞으로 남북한의 통일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현재까지 나온 결론은 한마디로 남과 북의 통일정책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바뀔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오히려 북한은 기존의 대남 혁명노선,통일전선전략을 수정하지 않은 채 불가침선언 선 채택,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등 이른바 평화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입증하듯 북한은 유엔가입 결정을 발표한 후 방송보도 및 고위관리들의 해외발언 등을 통해 「하나의 조선」 논리를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을 뿐 아니라 『대남 정책의 기본입장을 바꿀 생각도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우리 정부도 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대남 정책이 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이에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의 기본입장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듯 점진적이고 기능적인 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해 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기존의 통일정책에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오히려 북한이 유엔가입 결정을 계기로 불가침선언 조기 채택과 주한미군 및 핵 철수 등 정치 군사적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에 대비,기존의 「선 신뢰회복 후 정치·군사적 현안논의」라는 대북 정책의 논리적 설득력을 보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이 유엔가입 결정과 때를 맞춰 남북한 정치인·학자·언론인들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오는 7월 하순이나 8월초 개최,통일의 방도에 관해 협의하자고 제의하는 등 기존의 통일전선전략에 기초한 대남 선동을 늦추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남북고위급회담 등 남북간 공식적인 당국간의 대화가 상당기간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또 이 같은 판단과 더불어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이 독자적이고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중소의 압력,더 나아가 이를 가능케 한 우리의 북방정책의 성과라는 점에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당국은 현행 대북 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으며 통일의 길을 여는 정도라는 자신감을 보다 강하게 갖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방향도 상당기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기존의 패턴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단기적인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이나 학자,대부분의 국민들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북이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것은 곧 모든 문제를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유엔헌장의 정신에 동의하면서,국제무대에서 책임있는 한 구성원으로 역할하며 서로의 실체를 존중하겠다는 선언인만큼 남북간 평화공존의 바탕 위에서 통일로 이어지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에서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결정을 외부로부터의 「강요된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고 있으나 「합리주의와 현실주의」에 눈뜨고 있는 자신들의 변화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도,북한의 대남 정책도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북한 통일정책의 기본골격의 하나인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이 다른 모든 정책에 앞서 수정,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기존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에 따른 북한의 유엔정책은 연방제 실시 후 단일국호하에 유엔에 가입하거나,통일이 되기 전 북과 남이 유엔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하나의 의석으로 공동가입하는 것이었으나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키로 결정한 이상 올 가을 유엔에 가입하기 전에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은 수정발표될 수박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정내용은 남북지역정부에 외교 군사 입법권을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것으로 우리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남북연합과 개념상 상당히 접근된다는 것. 그러나 이 수정통일안 역시 남북연합을 통해 공동체 형성의 기반을 닦은 후 궁극적으로 통일헌법에 의한「1국가 1체제」의 통일국가로 나아간다는 우리의 통일방안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 또 북한이 정치협상회의 소집 주장 등 통일전선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권한과 책임있는」 당국간의 대화를 통한 통일방안 모색이라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대북 입장과도 근본적인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 각종 방안들이 「바람직하고 또 실현성 있는」 정책들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를 풀어나갈 실마리는 남북당국간 회담인 고위급회담의 재개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또 유엔헌장 정신의 수용으로 북한이 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의했던 「남북한간 화해와 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의 근본정신에도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간주,회담 재개시 이를 채택할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결국 남과 북의 유엔 동시가입이 곧 남과 북의 통일정책이 전향적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관계가 좀더 합리적이고 현실에 기초한 바탕 위에서 풀려나갈 가능성을 높여준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남북 유엔가입 계기/공동경축행사 추진/정부

    ◎통일 대토론회도 전향적 검토 정부는 5일 남북한 유엔가입 시기에 맞춰 이를 축하하는 경축문화행사를 남북 공동으로 개최할 것을 제의하고 앞으로 남북한간 문화예술 교류 대폭 확대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실무책임반을 구성,경축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 및 실시시기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하오 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주재로 제2차 통일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북한이 유엔가입 결정발표와 때를 맞춰 지난달 29일 제의한 바 있는 「조국통일 대원칙에 관한 정치인·학자·언론인들의 토론회」 개최도 남북 문화·예술 교류 확대란 측면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남북 유엔가입 실현에 따른 통일의 외적환경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기 위해 통일외교노력을 보다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어 실질적인 남북 관계개선을 도모해나가기 위해 제4차 고위급회담 개최문제를 북한측과 적절한 시기에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 북방외교 가속… 한·중수교 시간문제로(남·북한 유엔시대:4)

    ◎서울­북경관계에 미치는 파장/북경,「평양부담」 덜어 대한접근 용이/북한에 대일수교 추진 명분 제공도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은 6공 출범 이후 노태우 대통령이 끈질기게 추구해온 북방정책의 성공이자 결실의 하나다. 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북방드라이브를 설명하면서 『서울에서 평양을 곧바로 갈 수만 있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모스크바와 북경을 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 유엔가입만 해도 우리는 통일이 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해 왔기 때문에 그들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소련을 동원하고 중국의 설득을 유도했던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개방과 개혁,냉전체제의 붕괴라는 세계역사의 흐름을 직시,7·7선언에 이은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2주 뒤인 10·18 유엔연설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화해를 선언하면서 동구 및 소련,중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천명했다. 89년말 헝가리를 필두로 동구와 잇단 수교,지난해 6·4 미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9월말 한소수교,12월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금년 4월 제주 한소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진 노 대통령의 북방드라이브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었던 것이다. 북방정책의 또 하나의 목표인 한중 관계개선도 하루가 다르게 급진전되고 있다. 양국간에는 이미 무역대표부가 상호 교환설치되었고 무역만도 지난해 왕복 30억달러 규모를 웃돌고 있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키로 한 결정적 배경은 중국이 한국의 유엔가입에 더 이상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한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붕 중국 총리가 지난 5월3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김일성 주석을 만나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을 통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붕­김일성 회담에서 중국이 거부권 불행사방침을 밝히게 된 배경에는 중소관계와 한소관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소련은 이미 돈독한 관계로 회복됐고 강택민 중국 총서기의 모스크바방문(5월15∼19일)으로 이를 더욱 다졌다. 제주 한소정상회담(4월19∼20일)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한국의 유엔가입을 지지키로 약속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핵사찰,한국의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중국도 소련과 공동보조를 취하도록 적극 설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따라서 북한의 유엔가입결정은 노·고르비 제주회담→이붕·김일성 평양회담의 도식에 따라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중국은 한국이 지난해 유엔가입을 추진코자 할 때 『금년만 기달려 달라』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이 협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년 들어 노 대통령은 일부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연내 유엔가입을 강력히 독려했고 외무부의 연두업무 보고시에는 『중국의 거부권 행사도 주변의 여건에 따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우리의 유엔가입은 단순히 회원국이 되겠다는 것뿐 아니라 중국에 명분을 주어 수교를 앞당기게 된다』고 피력했다. 북방정책의 성과의 하나로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하게 되었지만 북한의 유엔가입은 결과적으로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맺는 명분을주게 되는 등 「북방성과」가 그 자체로 상승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당국자는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한중수교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중 수교의 시기는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양국간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계속 증대되고 있고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중국이 북한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게 됐다는 점 등이다. 한중 양국은 경제무역·투자 등 쌍무관계를 정부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이중과세방지,투자보장,무역협정 등 3개 협정을 수교 이전에라도 체결하자는 데 이미 의견이 일치된 상태이다. 이 같은 양국의 입장은 수교가 곧 뒤따른다는 것을 그 밑바닥에 깔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올 안에 우리와의 수교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최소한의 대외정책 변화에 따른 내부정리의 시간을 주고 북한이 적극 시도하고 있는 일본과의 수교,미국과의 관계개선과 관련,한중 수교를 일정시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측은 북한에 대해 한국과 함께 유엔에 가입할 경우 적어도 올해에는 한국과 수교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일본과의 수교,미국과의 관계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핵사찰수락,한중 수교와의 연계정도일 것으로 보이나 한중수교와의 연계카드는 일·북한,미·북한 관계수준과 한·중 관계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렇게 효과적인 카드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미국은 북한이 유엔가입과 미·북한 관계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관계개선의 조건으로 ▲핵사찰수락 ▲미군유골 송환 ▲대미비방 중지 ▲의미있는 남북대화 ▲테러지원 포기 ▲군사적 신뢰구축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일본도 핵사찰 수락과 의미있는 남북대화를 일·북한 수교의 선결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사찰 수락이 일본 및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중요한 추진변수가 될 수 있겠으나 그 자체가 수교로까지 바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결론적으로 북한의유엔가입 결정은 노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한 북방정책의 결실의 하나이면서 동시에 그 결실이 북방정책의 마지막 최대목표인 한중 수교를 앞당기게 했다고 할 수 있다.
  • “「불가침조약」 유엔가입후 검토”/30일 외무위(의정중계)

    ◎남북 유엔대표부 상설협의기구 설치 추진/남북대화 진전도 따라 군축협상 신축 대처 ◇이상회 의원(민자)=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의 유엔가입 의사표명은 평화정착·신뢰구축 등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우리에게 유리한 계기가 올 때마다 생겨나는 감상적·환상적 통일분위기가 또다시 조성돼 남북대화를 오히려 지연시킬까 염려스럽다. 북한은 유엔가입문제에 대해 한국측에 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할 가능성도 있고 미군철수 등 종전주장을 더욱 강도높게 제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가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수인 의원(신민)=남북이 유엔가입을 결정함에 따라 지난 53년 북한과 미국 사이에 맺어진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보는데 정부의 견해는. 북한의 유엔가입은 이때까지 정부가 「남북불가침선언」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상호신뢰구축」의 일측면이 충족됨을 의미하므로 이제 정부는 남북간의 불가침선언을 채택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북한·일 수교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유엔가입문제,북한의 핵사찰수용문제가 북한의 입장변화에 의해 제거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정부는 북한·일 수교가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의 평화에 도움을 준다는 입장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찬종 의원(민주)=우리 정부는 종전에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고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로 간주해 왔는데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 이러한 시각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또 수정된 보안법도 그러한 시각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의 전면적 폐기가 불가피하지 않는가. 핵안전협정가입은 유엔가입과 동시에 회원국가의 의무이므로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 북한의 핵사찰문제는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은 이 문제를 양보하면서 남한내 주한미군 보유핵무기사찰 및 철수를 동시에 제기할 경우 정부가 취할 입장은. ◇이상옥 외무장관=남북한의 유엔가입은 남한 공히 유엔헌장상 모든 의무를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무력 불사용,분쟁의 평화적 해결도의무 중의 하나이므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리라 본다. 그러나 남북유엔가입과 휴전협정은 직접적 관계가 없다. 정치적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군축협상이나 군비통제협상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군축문제는 양국간 검증문제 등 기술적 문제가 수반되므로 남북 유엔동시가입 후 전반적인 남북대화 진전에 따라 군축협상에 대처하겠다. 남북이 유엔에 가입한다고 해서 「한반도의 전역을 영토로 한다」는 헌법 3조 등을 바궈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률적인 측면에서 다루기보다는 남북분단의 특수성을 고려해 다뤄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북 수교를 저지하고 있다는 질의는 오해다. 오히려 일·북 수교가 잘 진행되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본다. 다만 북한이 IAEA핵안전협정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 규범을 지키지 않고 있기에 일·북 수교협상을 통해 우리가 일본측에 몇 가지 요망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대소차관 30억달러를 유엔가입을 위한 대가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한소관계의 발전을 통해 소련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통일에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역과 자원개발을 통해 상호 이익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차관제공을 결정했다. 북한이 IAEA와 핵안전협정 교섭재개의사를 표명한 것은 좋은 일이나 북한이 종전 입장을 수정하지 않는 한 IAEA와 협상은 쉽게 타결이 안 될 것으로 본다. 북한이 제의했던 남북불가침조약은 유엔가입 후 검토해 볼 문제이다. 그러나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입장변화가 곧 대남전략의 변화로 속단하기는 어렵다. 북이 유엔가입신청 성명을 발표하기 전날 남북유엔대사간의 접촉이 있었다. 그때 노창희 대사가 북의 박길연 대사에게 유엔가입문제에 대한 협의를 제의했었다. 북이 호응해 온다면 가입절차 등을 논의하겠다.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할 경우 남북유엔대표부간의 협의기구설치문제를 검토하겠다. 유엔내에서의 협력체제 등도 검토될 것이며 이 문제들을 북한과도 상의하겠다. 남북한 유엔가입의 경우 모든 남북문제나 통일문제에 있어서 상호간 평화적인 교류와 발전의 바탕에서 노력하겠다.
  • “남북 유엔정책 수정은 대남정책 변화 아니다”/최 통일원 간담

    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결정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기본틀을 마련된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결실이 거둬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중단상태에 놓인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의 재개여부는 전적으로 개최측인 북한의 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따라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 제4차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북한측에 촉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그 시기를 못박아 제의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북한의 유엔정책 변화와 대남정책 변화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며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반국가단체 규정삭제 등 국가보안법의 폐지문제는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으로 고위급회담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제의해 온 불가침선언 채택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안전보장장치가 선결되고 채택에 따른 실효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어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통일관계장관회의를 오는 6월5일 열어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외·대북정책의 추진방향 등을 폭넓게 협의할 계획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남북 관계개선의 분위기를 호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모색될 것이라고 밝혔다.
  • 평양·서울관계 어떻게 전개될까(남·북한 유엔시대:3)

    ◎남북,체제유지 속 개방속도 조절 부심/평화공존의 기본구도 마련된 단계/“북의 속셈 관계없이 이미 변혁물결 탔다” 시각도/단기적 급속접근은 성급한 기대 그 동안 우리가 꾸준히 주장해 온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안의 수용을 의미하는 북한 외교부의 27일 성명발표로 이제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되고 통일의 길이 언제쯤 열릴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당국과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점에 대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장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남북한간의 평화공존의 기본틀이 마련됐으며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가 한 단계 성숙된 형태로 발전되리라고 예상 할 수 있으나 단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별 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의 유엔 동시가입을 추진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공존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적 안전장치의 마련」을 대내외적인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고 난후 우리 당국은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 남북관계개선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의 이런 반응은 북한의 이번 선택이 북한정책 당국자들의 「신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벼랑에 몰린」 위기상황에서 대외적인 국면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취한 전술적 변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북한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조선을 둘러 갈라놓는 천추에 용서 못할 대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조선괴뢰들에 의해 조성된 일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서』 취한 결정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대남정책 및 대외정책을 당분간 바꾸지 않을 것이며 남북관계를 오히려 일시적으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이번 결정이 북한국정의 커다란 세 갈래,다시말해 대외정책·대남정책·대내정책 가운데 하나인 대외정책에 있어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북한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체제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대외적인 개방으로 초래될 수 있는 내부적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내적인 사상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결과 긴장의 분위기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하듯 북한의 한시해 조평통부위원장은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남북학자들의 세미나에 참석,『(유엔에)가입하더라도 하나의 조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나 앞으로 (남북)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시해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기회있을 때마다 표명해 왔던 우려,즉 「먹고 먹히는 통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그리고 이에 이은 대외개방,남북간의 교류확대 등이 결과적으로 「독일식 흡수통일로 이어질 수 있음에 북한당국이 무엇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북한은 따라서 당분간은 유엔가입이란 카드를 십분 활용,대일수교를 조속히 매듭지으며 대미관계개선 등을 꾀해 일본의 경협자금,미국 등 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함으로써 경제적 난국을 돌파함은 물론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한에 필적할 만한 경제적 성장을 추진,남북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데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상적으로 표출된 것만을 과대 해석한 부정적 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물론 유엔가입결정을 발표하면서 남한당국을 강력히 비난했으며 대내적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고수」를 거듭 천명하고 있으나 이는 정책전환에 따른 대내외적인 명분을 찾기 어려운데서 오는 곤혹스러움을 반영한 것일 뿐 내부적으로는 이미 탈냉전의 물결,세기적 대변혁의 흐름을 타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북한은 일정한 조정기를 거친 다음에는 대외정책뿐 아니라 대남·대내정책에 있어서의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급격한 정책전환으로 빚어질 체제와해의 소지를 취소화하기 위해 그 폭과 속도를 극히 제한적인 형태로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주목해야 할것은 남북관계가 지난 2∼3년간 예측했던 것 이상의 속도로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단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굳게 닫혀있던 남북간의 문호가 불과 2∼3년 사이에 고위급회담 3차례 개최,탁구 및 축구단일팀 구성,남북간 물자교류,예술단 및 축구단의 상호교환,제3국에서의 문화·학술·종교계 인사들의 잦은 접촉,그리고 유엔 동시가입 등 「혁명적인 개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반도에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음을 실증하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듯 「불변의 진리」였던 김일성 주석의 「교시」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함으로써 남북관계는 북한당국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급속한 지각 변동을 겪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유엔동시가입의 방향타를 쥐었던 우리 정부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얼마나 유연성 있고 합리적인 통일정책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피해의식에 몰려있는 북한당국을 동반의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도 변해야 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대안을 과감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 노 대통령,9월 유엔총회 참석/“한반도 냉전종식” 선언

    ◎동북아 화해 기조연설 통해 제창/유엔 남북대표부 협의기구 상설 추진 정부는 오는 9월17일 개막되는 올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계기로 노태우 대통령이 9월 하순 유엔을 방문,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동북아의 새로운 화해질서 구축을 제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유엔가입 당사국으로서 가입수락연설은 이상옥 외무부 장관이 하도록 하고 북한측이 수락 및 기조연설을 위해 김영남 외교부장을 파견할 경우 유엔본부를 무대로 남북외무장관회담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남북한의 유엔가입이 실현되는 대로 남북한이 이해를 같이 하는 국제문제에 공동대처하고 유엔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유엔주재 남북한 대표간에 정례협의기구를 상설화하는 방안도 아울러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구상은 지난 27일 노창훈 유엔대사가 북한의 박길연 유엔대표부대사를 만나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29일 노 대통령의 유엔방문 및 기조연설문제와 관련,『가입수락연설은 외무장관이,총회기조연설은 노 대통령이 직접 한다는 내부방침을 이미 세웠다』고 전하고 『기조연설은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선언은 물론 동북아에서의 화해질서 구축을 위한 남북한 및 주변 관련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제창하는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지난 88년 10월18일 유엔총회에서 「한반도에 화해와 통일을 여는 길」이란 제목의 연설을 한 사실을 상기시킨 뒤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평화시를 건설하고 남북한간의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다시 한 번 촉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당서기 등 최고위급이 유엔가입에 따른 연설을 위해 유엔에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하고 『북한측이 유엔에 누굴 보내든 관계없이 우리는 정부수립 43년 만에 이뤄진 유엔가입을 계기로 세계평화에 적극 기여하는 의연한 자세로 우리의 화해의지를 다시 한 번 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유엔가입신청은 우리의 연내유엔가입방침에 따른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수동적 결정이기 때문에 수락 및 기조연설은 오히려 격을 낮춰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나 박길연 유엔대사로 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의 유엔가입신청결정을 계기로 한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재개촉구문제에 대해 『북한은 지금 엄청난 대외관계의 충격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을 지속하는 북측의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우리의 유엔가입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장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정부도 성급하게 회담재개를 재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유엔주재 남북한대표간의 협의기구 설치문제에 대해 『양측이 유엔에 가입한 후 이에 대한 의사를 북한 대표부에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 같은 기구는 남북한간의 대화통로 확대와 신뢰구축기반조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우리정부,가입준비 어떻게 하고 있나(남·북한 유엔시대:2)

    ◎동시가입·단일안건 처리 목표… 관계부처 “비상”/새달말께 국회동의 얻어 국내절차 매듭/만장일치 통과 겨냥,미수교국 교차설득/유엔본부 무대로 남북외무회담도 추진 북한의 유엔가입의사 표명으로 9월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의 남북한 동시가입이 확실시됨에 따라 외무부를 비롯한 정부내 관계부처들은 비상준비체제로 들어갔다. 외무부는 29일 상오 이상옥 장관과 유종하 차관,이정빈 제1차관보,문동석 국제기구조약국장 등이 비공개 대책회의를 갖고 남북한 유엔가입절차,가입수락 및 기조연설문제,우방과의 외교협조방안 등을 집중논의,남북한이 유엔가입신청서를 별도로 제출하더라도 유엔총회에서 단일안건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미일 등 우방 및 소련 등과 다각적인 외교접촉을 벌이고 유엔본부를 무대로 남북외무장관회담이나 고위급회담 등을 다각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기본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 계획을 수립 현재 유엔의 회원국 가입규정에 따라 우리의 유엔가입신청서 제출시기의 데드라인을 8월9일로 잡고 있는 외무부는 이에대비한 각종 국내외 대비작업을 「가입신청서 제출을 위한 국내절차 완결」 「안보리에서의 가입신청서 제출」 「남북한 동시가입을 위한 회원국 설득」 등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이를 국내정치 일정과 연계,차질없이 수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제1단계로 국내절차 완결에 있어서는 중요국제조직과 체결하는 조약의 경우 국회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헌법 60조의 규정에 따라 유엔가입신청안이 국무회의심의(헌법 89조)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얻은 후 국회동의를 얻어야 하므로 임시국회의 빠른 소집이 급선무로 돼 있다. 또한 신청방법에 있어서는 1949년 이래 우리의 유엔가입신청이 안보리에 계류중이기 때문에 재심청구 또는 신규가입신청서 제출 두 가지 방법이 있으나 신규제출 쪽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광역선거 뒤에 개회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국회동의는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6월20일로 결정된 광역의회선거 이후에 6월말이나 7월초쯤 임시국회를 열어 이 동의안이 처리되도록 국회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분담금 지불도 약속 따라서 제2단계인 가입신청서 제출은 그 시기가 빨라야 6월말부터 7월초까지로 보고 그때까지 신청서 제출시 첨부해야 할 유엔헌장의 의무를 수락한다는 내용의 별도선언을 외교문서로 작성,제출할 계획이다. 선언문에는 ▲유엔에 의한 집단안보조치 발동시 회원국으로서 안게 되는 부담에 대한 서약 ▲유엔회원국으로서 부담하는 유엔운영을 위한 분담금에 대한 지불약속이 포함된다. 분담금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는 비회원국임에도 옵서버로서의 회의참가경비로 연 30만달러씩 부담해오고 있으나 정회원국이 되면 정식분담금비율인 0.24%를 분담케 돼 전체 10억달러의 유엔 1년예산 중 약 2백40만달러를 부담해야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분담금은 유엔의 기여금위원회에서 각 국가의 경제규모,인구,크기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으로 미국이 25%,일본이 10%를 부담하고 있으며 북한의 경우 0.15% 선으로 책정돼 있으나 해당국가의 능력에 따라 다소 조정될 수 있다. ○데드라인 8월9일 그러나 가입신청서 제출시기의 최종선택은 안보리가 회원가입추천에 관한 심사를 종결,총회에 회부해야 하는 시한이 8월13일이므로 3∼4일의 심사기간을 감안,늦어도 8월9일까지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그 동안 북한측과의 가입절차협의 및 우방국들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3단계는 가입신청서 제출 이후 안보리의 추천과 총회에서의 통과를 얻어내기 위한 회원국 설득작업으로 8월23일 이전까지 열릴 안보리와 9월17일의 총회 등 두 차례의 표결을 위한 것이 주대책이 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측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만장일치로 남북한의 동시가입을 실현한다는 목표로 먼저 안보리에서는 미·영·불·소·중 등 상임이사국 5개국에 대한 지지요청은 물론 쿠바·예멘·루마니아·코트디브와르·자이르·오스트리아·벨기에·에콰도르·인도·짐바브웨 등 비상임이사국 10개국 중 우리측은 북한과 미수교관계인 벨기에·에콰도르,북한측은 한국과 미수교국인 쿠바·짐바브웨에 각각 상대방을 지지해주도록 교차설득을 벌일 계획이다. ○설득대상 64국 선정 또한 총회를 대비해서도 전체 1백59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측 미수교국 11개국과 북한측 미수교국 53개국을 중점 설득대상국으로 선정,남북한이 서로 우방국에 대한 상대방의 지원을 설득하게 된다. 한편 91개 남북한 동시수교국에 대해서는 남북한이 공동보조를 취할 계획이다.
  • 북한 가입신청 발표의 저변과 파장(남·북한 유엔시대:1)

    ◎「하나의 조선」 포기… 남북관계에 새장/국제고립 탈피·평화이미지 고양 겨눠/공존체제로의 대남정책 변화도 기대 북한이 28일 올해 유엔총회에서의 유엔가입 의사를 외교부 성명을 통해 밝힘에 따라 올 9월 유엔총회에서 그 동안 우리측이 주장해온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될 전망이다. 이는 또 북한이 지금까지 견지해온 이른바 「하나의 조선」 정책의 중대 수정을 뜻하기 때문에 현재의 남북한 관계는 물론 동북아 국제질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남북한의 유엔가입이 현실적 측면에서 실체인정이기는 하나 상호국가 인정이라는 국제법상의 법률관계까지의 성립을 뜻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는 결국 남북한이 대결적 자세에서 공존체제로 전환함을 의미하며 북한의 정책이 현실수용적이고 국제적 조류에 순응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경제난 타개와 고립화 탈피 등을 위해 불가피해진 개방에 대한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화와 교류 등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우선 지난 연말 이후 중단되고 있는 남북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당국간의 대화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 동안 남북한이 통일 후 하나의 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주장해왔으며 또 남북한의 독자적 유엔가입은 그 자체가 반통일적 분단의 고착화 발상이라고 비난해왔으며 이에 대해 한국측은 남북한 동시가입 또는 북한이 원치 않거나 준비 미비의 경우 남한만의 우선가입 등 두 가지 원칙을 지켜왔다. 특히 6공출범 이후 노태우 대통령의 본격적인 북방외교의 전개에 따라 89년 2월 헝가리와의 수교를 시작으로 소련·동구권과의 수교,중국과의 관계개선 등에 힘입어 올해 유엔총회에서는 우리의 유엔가입을 기필코 관철시킨다는 외교전략을 구사해왔다. 지난해 제45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던 1백55개국 중 1백18개국이 한반도에 관해 언급했으며 그 가운데 한국측의 가입방안에 대해 71개국이 지지발언을 한 데 비해 북한의 단일의석 가입에 대해서는 한 나라도 지지언급이 없었다. 이같은 국제적 여론하에서 북한측이 그 동안 완강했던 통일 후 가입태도 변화조짐을 보인 것은 작년 5월30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9차회의에서 김일성 주석이 이른바 「단일의석 동시가입」을 밝히면서부터였다. 그후 1년 만에 또 「유엔가입」으로의 태도변화는 ▲가장 가까운 우방인 중국까지도 북한의 「단일의석 가입」 입장을 비현실적으로 보는 등 국제사회의 대세 ▲금년 총회에서의 한국 유엔가입을 지연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국제적 고립탈피 등의 이유에서 초래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 동안 한국측이 금년내 유엔가입을 목표로 벌여온 재외공관을 통한 지지교섭,미·영·불·일 등 우방의 측면지원,중국과의 관계개선과 소련과의 수교를 통한 이붕 중국 총리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등 북한 우방 수뇌들이 북한 설득 유도 등 다각적인 외교노력도 이번 북한의 태도변화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로 인해 기존 대남정책이 급격히 바뀔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고려했던 것은 대남 관계가 아니라 「일·북 수교」의 한 걸림돌을 제거하고 중소에 대한 불필요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었다고 볼 때 북한은 오히려 대남 관계에 있어서는 유엔 동시가입안 수용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불가침선언 채택 주장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 기존의 주장을 보다 강력하게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어쨌든 북한의 유엔가입 신청으로 오는 9월중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으며 북한이 유엔에 가입한다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문제도 수용할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에 큰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안보리 9개국·총회 3분의2 찬성 필요 ▷유엔가입 절차◁ 가입신청서를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하면 사무총장은 이를 즉시 안보리 의장에게 통고하고 안보리는 곧바로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늦어도 총회 개최 35일 전(8월13일)에 심사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토록 되어 있다. 안보리는 이어 추천여부를 결정하는 데 추천에는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9개국의 찬성을 얻어야하며,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추천을 받지 못한다. 안보리 추천을 받으면 총회 개최 25일 전까지 가입안을 총회에 회부하고,총회는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가입을 결정하게 된다.
  • 「유엔가입 신청」 이후의 행보 전망(긴급대담)

    ◎북한,「핵사찰」도 결국 수용할 것/미·일 등과 관계개선 “실익찾기”/유연외교속 내부통제 강화할듯/완전개방 등 성급한 기대 금물/한미훈련 중단요구등 대남 군사분야 공세는 더욱 거세질듯 분단의 고착화라는 이유로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을 적극 반대해오던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27일 성명을 발표하고 유엔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국내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북한문제전문가인 정세현 박사(민족통일연구원 부원장)와 김승환 박사(미 조지타운대 국제정치학 교수)의 긴급 대담을 통해 북한이 입장을 바꾸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본다. ◇정세현 민족통일연구원 부원장=북한이 유엔가입 의사를 밝힌 것은 전혀 예상못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김일성이 금년 신년사에서 연방제 내용을 수정할 것 같은 표현을 했고 손성필 주소 북한대사가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에게 연방제 수정안을 언급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수정안의 내용은 연방가맹지분국에 외교·국방·경제면에서 권한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죠. 4월말 열린IPU(국제의회연맹) 평양총회에서도 윤기복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이 연방제 수정안을 언급했습니다. 외교권을 연방제 테두리 안에서 지분국에 줄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유엔가입이 거역할 수 없는 필연으로 돼 가는 상황에서 남북한 동시가입을 정당화하려는 징후가 아니냐고 봤었습니다. 이에 더해 5월 들어 이붕 중국총리의 평양방문에 이어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방소해 열린 중소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단일의석 유엔가입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중국의 입장이 잇따라 천명됐습니다. 북한은 마지막 보루인 중국마저 자세를 바꾸자 불가피하게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으로 봅니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이 객관적 주변상황에 밀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정부가 유엔 우선단독가입 의지를 굳히고 추진하는 상황에서 9월에 열리는 46차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가입문제가 함께 논의되려면 8월까지는 유엔 안보리에서 총회에 가입심사가 통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5월 이내에 북한측이 유엔문제에 대해 가부간 결단을 내려야 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동구붕괴에 고립감 ◇김승환 미 조지타운대 교수=북한의 이번 유엔가입 의사표명은 내부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외부적인 압력에 의해 어찌할 수 없이 이뤄졌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어쨌든 북한이 여태까지의 입장을 갑자기 바꾼 것은 획기적 사건인데 크게 2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지난 2∼3년간 일어난 동구사회주의의 몰락,독일통일,소련의 개방,중국의 대외정책 변화 등 국제정세의 변화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같은 세계정세의 변화추세에 발맞춰 북한은 미국·일본 등으로부터 상당한 개방압력을 받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소련의 외교관계가 수립되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볼 수 있고 이같은 국제적 고립에 대응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유엔가입을 불가피하게 들고 나왔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외교상황에서 중시하고 있는 것이 대일 관계인데 일본과 북한의 수교협상과정에서 일본이 유엔가입 문제를 강하게 들고 나온 것이 한 요인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과 북한이 참사관 레벨에서 중국 북경에서 14차례 만났는데 거기서도 유엔가입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어쨌든 북한은 외교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미일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하고 이들 두 나라로부터 유엔가입에 대한 외교압력을 받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소련과 중국으로부터도 그같은 권유를 받아왔습니다. ◇정 부원장=북한의 이번 조치로 그들의 유엔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북한의 대외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또 논리적으로 판단할 때 대외정책이 변화할 때 대남·대내 정책도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됩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대남·대내 정책은 변화되기가 힘들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대내정책을 변화시키려면 상당히 많은 이론적 설명이 필요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조선은 하나」라는 논리를 강조하면서 그 토대 위에서 남조선 해방뿐 아니라 부자세습체제도 정당화시켜왔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계기로 그같은 분야에까지 수정을 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자신이 유엔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더욱 허구적 명분으로 전락한 「조선은 하나」를 대내 통치에 있어서는 계속 강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개방사회에서는 대내외 정책이 밀접연관되어 있지만 북한처럼 특수한 폐쇄체제는 대내외 관계가 상당히 효율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예외사회입니다. 북한의 대남정책도 대내정책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한 종래의 대남전략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북한이 이번 조치로 노리는 용도는 다른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북한측의 이번 행동은 대미·일 관계개선을 위한 사전 정치적 포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게 되면 일·북한회담이나 미·북한 접촉에서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어낼 명분이 일부 생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것처럼 북한의 대미·일 관계개선이 바로 남북한 관계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의 대외관계는 유연해지겠지만 대내·대남 관계는 기존입장을 계속 유지해야만 체제붕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김 교수=북한이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동북아의 정치적 구조가 크게 변모하리라 봅니다. 우선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고 미국의 태도도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핵사찰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미 소련이 한국을 인정했고 북한이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중국이 한국을 인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겠죠.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견지에서 보면 남북교차승인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둘째로 북한의 국제사회에서의 외교적 위상에도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북한이 미일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다른 서방국과의 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돼 궁극적으로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완전개방으로 국제사회로 뛰어들 것으로 생각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사회를 완전개방해 서구와 활발한 교류를 할 경우 북한의 하부구조가 흔들릴 정치적 위험성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은 가능한 한 외교적으로는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되 내부적으로는 정치·사회적 통제를 위해 당분간 폐쇄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개방으로 나아가고 남북관계도 개선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겠지만 이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유엔가입에 대한 큰 기대는 버려야 하며 아울러 남북관계에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예상을 하기는 현재로선 어렵습니다. ◇정 부원장=북한이 유엔문제에 대해 이같은 태도로 나온 것을 전적으로 대세에 밀린 것이라 보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남북대화의 3대 걸림돌로 우리의 유엔가입시도·임수경양과 문익환 목사문제·팀스피리트 훈련 등 3가지를 들면서 우리측의 자세전환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유엔문제를 양보함으로써 팀스피리트문제를 비롯한 군사분야에 있어 그들의 요구가 드세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우리측의 대처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사찰이라는 국제압력마저 수용할 경우 한반도 비핵문제 등 군사사안을 적극 제기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공이 우리 쪽에 넘어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일을 우리 외교의 일방승리라고 단정짓기에는 다소 다른 측면도 있다 하겠습니다. 남북고위급회담을 전망해본다면 북한의 이번 태도변화에도 불구,당정 고위급회담이 재개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은 최근 우리의 여러 시국관련 사건이 6,7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고 이에 편승,8월15일을 전후해 범민족대회 개최 등 다각적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때 가까운 시일내에 고위급회담을 열어 우리 정부를 도와줄 필요가 있느냐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크며 고위급회담이 열린다 해도 8,9월에 가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이제까지 북한은 고위급회담을 우리의 단독유엔 가입을 막는 장으로 이용하려 했는데 유엔문제가 그들의 양보로 풀렸기 때문에 고위급회담에 소극적 부정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통일전선전술 계속 ◇김 교수=정 박사님 말씀대로북한의 유엔가입의사 표명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방해가 되는 3대 장애물 중 하나가 제거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적 시각이나 남북문제 및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위상과 관련해 가장 중시되는 문제가 북한의 핵사찰문제인데 결론적으로 말해 여러 여건으로 비춰보아 북한측이 핵사찰문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신 북측은 뭔가를 대가로 받아들이려할 것인데 이럴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핵무기 철수 및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커미트먼트(commitment)의 약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력이 감소될 것인가라는 점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이같은 견지에서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와 이로 인한 주변 4대 강국의 변화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응해 우리 나름대로 대북정책 및 국방·외교정책을 재정립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방정책 재정립을 ◇정 부원장=결론적으로 북한의 유엔정책이 바뀌었다 해서 대내·대남정책까지 곧 따라서 변화되지는않을 것이라 분석됩니다. 도리어 앞으로 우리의 정치일정과 관련,북한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한 교차승인 분위기도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북한이 우리의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란 것은 아직은 논리적 얘기일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하더라도 북한이 우리의 실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리란 관측입니다. 북한은 금년 가을까지는 내외정세를 탐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차기 정부 출범시까지는 우리 정부와 공식레벨에서 성의있는 대화에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리라 전망됩니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 이뤄졌다고 해서 독일식으로 남북관계에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낭만적 발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이해되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지요. 우리의 내부안정이 없는 한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한 이중전략은 계속될 것이므로 국민적 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이번 북한의 유엔가입의사 표명은 기본적으로 이보전진을 위한 전술적인 일보후퇴이지 북한 외교정책의 골격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측으로선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적 혼란,급진세력의 등장 등으로 소위 혁명적 여건이 잘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오판할 수도 있습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결론적으로 말해 북방외교정책이나 남북관계 진전은 국내안정과 경제발전의 뒷받침 없이는 곤란합니다. 다시 말해 국내문제를 잘 해결해나가는 길이 통일의 길이며 남북관계를 진정하게 발전시키는 첩경이라고 하겠습니다.
  • 북은 남북대화를 재개하라(사설)

    북한은 지금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높여 있다. 파탄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경제는 호전될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불안한 쪽으로만 움직이고 있다.핵사찰 수용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우리 정부의 유엔가입 추진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의 입장에 놓여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최근 세계 9개 지역 40여개국에 유엔관련 특사를 파견했음에도 북한은 이에 대응하는 외교적 노력을 포기했다고 한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서두르고 있는 대일수교협상도 현재로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인민」들의 궁핍한 식량사정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어렵게 합의한 남쪽의 쌀과 북쪽의 시멘트·무연탄 직교역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매우 난처한 형편에 놓여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중단돼 있는 남북의 대화채널을 다시 가동,우리 민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현안문제들을 논의해야 한다. 남쪽은 이미 남북적십자회담,남북국회회담,남북고위급회담의 재개를 제의해 놓았기 때문에 북쪽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도 아직 가부간 응답이 없다. 북한은 그쪽의 내부사정이나 대남전략상 대화를 미루고 있을 뿐 멀지않아 재개할 것으로 본다. 또 그런 시사는 최근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남북간의 대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유익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남북대화에서 우선 논의해야 할 것은 직교역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일이다. 남북한 직교역은 미국의 관련업계가 제동을 걸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이를 트집잡은 북한이 이미 합의된 남쪽의 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고 전체물량 10만t의 수송일정을 미리 밝힐 것을 요구하는 등 교역관행상 있을 수 없는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암초에 걸려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쌀을 북으로 보내는 것은 수출이 아니라 내부거래임을 미국정부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미국정부도 최근 남북한간 쌀거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경우 어렵잖게 해결할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남북 직교역합의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그것을 정치적으로 역이용해 보려는 북한의 속셈 때문에 무산된다면 참을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또 하나의 대목은 유엔동시가입문제이다. 우리 정부의 유엔가입은 이미 기정사실로 되어 있다. 소련은 찬성을 표명했고 중국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대세가 그렇다면 북한도 유엔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문제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회담을 통해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이 전세계에 선포된다면 북한의 이미지는 많이 개선될 것이며 그들이 서두르고 있는 대일수교협상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핵사찰수용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북한은 남쪽의 시국불안을 틈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극렬한 대남선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부질없는 책동을 그만둘 것을 북한에 다시 한번 촉구하면서 이제부터라도 평화공존의 바탕에서 통일을 지향할 수 있는 슬기로운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 총리회담 재개 늦어질듯/북,우리측 22일 개최제의에 무응답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이유로 중단시켜놓고 있는 남북고위급회담이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재개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8일 노재봉 국무총리 이름으로 북한의 연형묵 정무원 총리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중단상태에 있는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평양)을 이달 22일부터 25일 사이에 재개하자고 제의했으나 북한은 21일 현재까지 공식적인 회답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의 한 관계자는 『고위급회담의 재개를 제의한 우리 당국의 공식적인 요청에 대해 북한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어느 일방의 공식 제의에 대해 전화통지문을 통해 가부간의 입장을 전달해왔던 남북간의 관례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북한이 앞으로 한동안 고위급회담을 재개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현재 고위급회담에 응하지 않고 있는 주된 이유로는 8월15일을 기해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를 소집하기 위해 당국간 대화보다는 남북 정당·사회단체들간의 다각적인접촉을 성사시키는 문제에 보다 주력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북한은 오는 9월쯤에나 남북고위급회담 재개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한·터키,통상확대 합의/양국 총리회담/「경제공동위」 9월께 개최

    노재봉 국무총리는 14일 하오 정부종합청사에서 이날 방한한 열드름 아크불르트 터키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국의 유엔가입 문제를 포함한 양국의 상호관심사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노 총리는 남북한간의 긴장완화와 궁국적인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의 통일정책과 남북고위급회담 재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금년내 한국의 유엔가입을 위해 터키정부가 적극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아크불르트 총리는 『유엔의 보편성 원칙과 한국이 국제사회에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한국의 유엔가입은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하고 터키측의 전폭적인 지지방침을 표명했다. 이날 양국 총리는 호혜적인 경제·통상관계의 확대와 균형을 위해 상호 노력키로 합의하고 이를 위한 제5차 한·터키 경제공동위를 오는 9∼10월쯤 터키의 앙카라에서 개최키로 했다.
  • “총리회담 곧 재개”/WHO총회 참석 북한 보건부장 시사

    【제네바 연합】 이종률 북한 보건부장은 7일 하오 『현재 중단상태에 있는 남북고위급회담이 조속한 시일내에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 회담에서 유엔가입과 통일문제 등 산적한 남북의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북측 대표로 서울에 온 바 있는 이 부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장은 또 WHO 총회 한국측 수석대표인 김정수 보사부 장관과 박수길 제네바 주재 한국대사를 만나 환담하면서 한국의 동시 또는 단독 유엔가입 방침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 평양은 변하고 있는가(사설)

    이붕 중국 총리는 방북과 때를 같이해서 들려온 두 갈래의 평양측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윤기복 노동당 서기가 밝힌 북한의 새로운 통일방안이고 또 하나는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 피력한 남북 단일의석 유엔가입 포기의사이다. 윤기복은 지난 3일 종래의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일부 수정,『남북의 지방정부가 일정 한도내에서 잠정적으로 외교·군사권을 보유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이 새 통일방안은 남조선측의 통일방안과 상당히 근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강석주도 『남북 단일의석 가입이 합리적이지만 그밖의 타협안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두 갈래의 평양측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북한의 새 통일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골격은 알려진 것이고 남북 단일의석 유엔가입 포기의사도 북한의 유엔 주재 대사 박길연이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이붕의 방북과 때를 같이해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붕의 방북과 평양측 발언이 한국정부의 유엔 단독가입 추진에 따른 전략적 대응이라는 하나의 고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추세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붕 총리는 김일성 주석과 연형묵 총리 등 북한의 최고위층들과 연쇄적인 회담을 가졌으나 「친선과 우의를 돈독히했다」는 외교적인 수사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붕의 방북이 두 정부의 긴밀한 협력문제와 함께 대유엔정책에 대해서도 상당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음은 확실하다. 따라서 이붕은 맹방인 북한을 다독거리면서도 한국정부의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중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유엔가입을 종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의 통일정책을 주도하고 정부의 외교정책을 지휘하고 있는 북한 고위인사들의 발언은 이러한 관측과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으며 유엔정책에 관한 한 다소의 진전된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새 통일방안이 「하나의 조선」 논리와 「남조선혁명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종전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으로는 유엔 및 대남정책에서 신축성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군사·외교권을 남북의 지방정부에 일정한도 이양하는 선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보겠다는 정치적인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유엔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만 때가 오면 그럴 수도 있다는 그 나름의 명분을 제시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온당하다. 북한은 앞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남북고위급회담이나 국회회담을 통해 그들이 내놓은 새 통일방안의 당위성을 선전하면서 남북의 통일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이른바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북한의 보다 폭넓은 자세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의 유엔가입을 현실적으로 막을 길이 없고 북한의 가입도 불가피하다면 남북이 동시에 가입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청소년축구팀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우정있는 선의대결을 펼치게 된 이때 북한이 굳게 닫힌 빗장을 열고 폐쇄와 고립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간절한 기대이다.
  • 「핵사찰 촉구결의」로 북한측 궁지에/평양 IPU총회가 남긴 것

    ◎남북대화 재개·정치인 교류 발판 마련/중국·베트남과의 접촉도 주목할만 분단 이래 국회의원의 첫 방북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내외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던 제85차 IPU(국제의회연맹) 평양총회가 4일 폐막됨으로써 우리 국회 대표단은 8박9일간의 북한 체류일정을 마감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이번 평양총회는 당초 기대했던만큼의 성과는 없었지만 몇 가지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체결을 촉구한 결의문 채택을 최대성과로 들 수 있다. 아직까지 IAEA 핵안전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NPT(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들에 대해 안전협정의 조속한 체결이 절대적 의무라는 점을 지적하며 특히 북한을 비롯,여기에 해당되는 국가 등은 이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는 게 이 결의문의 주요 골자다. 결국 북한은 자신들이 결코 폐쇄사회가 아니라는 점과 김일성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세계 86개국 대표들을 자신들의 안방인 평양에 불러들였으나 「핵안전협정의 조속체결」이라는 국제적 압력을 재확인하는 정치적인 부담을 안게된 셈이다. 바로 이점은 그 동안 주한미군의 남한내 핵무기철수를 전제조건으로 IAEA의 핵사찰을 받아들이겠다는 북한측 주장의 비현실성이 구체적으로 「공인」 받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주한미군의 핵무기철거문제는 북한만이 외쳐대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쳐 더욱 충격을 줬음이 틀림없다. 따라서 전통적 우방인 중소로부터도 압력을 받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핵안전협정 체결여부를 놓고 앞으로 난처한 입장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총회 회의록을 배포하면서 우리측 대표의 발언 내용을 왜곡한 것이나 각국 대표의 발언내용중에서도 북측에 불리한 부분을 삭제한 사실은 북한이 핵사찰의 국제적 압력분위기를 떨쳐버리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나타내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두번째 성과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윤기복 통일정책심의위원장,전금철 조평통 부위원장 등 북한 정계의 주요인사들이 우리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남북 고위급회담 및 국회회담 준비접촉 등 남북대화의 재개 시사발언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북한은 구체적인 일자나 장소를 전혀 거론하지 않아 다른 나라를 의식한 대남 유화제스처에 그칠 공산이 크나,북한의 대화거부 단골 빌미였던 팀스피리트훈련도 끝난 마당에 남북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우리측 요구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우리측의 박정수 단장이 북측에 공식제의한 북한 의원의 서울방문을 비롯한 남북 정치인의 상호교류도 코리아 여자탁구 단일팀의 세계제패 등으로 외부적 여건이 성숙돼간다면 실현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 대표단이 펼친 활발한 의원외교 활동도 적지 않은 성과로 꼽힌다. 우리 대표단은 총회 기간중 한국이 아태그룹회의 의장국인 점을 십분 활용,중국·베트남·라오스 등 미수교국 대표들과 양국 관계개선문제를 논의,기대 이상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한중국교수립문제와 한국의 유엔가입에 대한 중국의 지지 등을 깊숙히 논의한 것은주목할 만하다. 또 하나 무엇보다도 우리 국회 대표단이 처음 북한땅을 밟고 그곳에서 제한적이나마 여러 계층의 「인민」을 만나 개방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남북정상회담 개최 촉구/박단장,IPU정치위 연설/유엔동시가입 강조

    【평양=국회공동취재단】 국회 대표단의 박정수 단장은 3일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고위급회담 재개와 남북정상회담·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 단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하여 세계평화와 협력에 동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 『대한민국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을 바라고 있으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단독가입도 고려치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원한다면 중단된 남북총리회담을 즉각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더 나아가 총리회담을 남북정상회담으로 발전시켜 통일에 따르는 모든 문제를 매듭짓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또 『평양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남북총리회담이 중단된 것은 남북한간 화해분위기 조성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한반도의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깊은 불신과 대결을 지양하고 개방과 교류·협력을 지향함으로써민족 모두가 잘 사는 민족공동체를 회복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오 대표,「북한 인권상황」 통렬히 비판/평양 IPU총회 이모저모

    ◎북한,불리한 발언 회의록서 멋대로 삭제/평양­원산 고속도엔 통행차량 거의 없어 ▷발언 회의록 왜곡◁ ○…IPU(국제의회연맹)총회 평양사무국이 각국 대표 발언내용을 요약한 회의록을 배포하면서 북한에 불리한 부분을 삭제하는가 하면 한국측 대표가 하지도 않은 발언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왜곡을 하고 있어 우리측 대표단이 이에 강력히 항의. IPU 평양사무국이 발간한 지난 30일자 요약 회의록은 조순형 의원이 북한의 주장인 『한반도와 아시아의 비핵지대화가 이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사실을 왜곡해 소개. 한국측 대표단은 이같은 사실을 발견하고 사무국 속기사인 크레머씨에게 항의했고 사무국측은 3일 상오중에 정정서를 발간키로 약속. 또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을 촉구한 오스트리아 대표의 발언과 북한이 핵안전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 수교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뉴질랜드 대표의 발언이 각각 삭제된 채로 배포. 북측은 2일 하오부터 평양에 있는 국회대표단의 활동을 회의장인 인민문화궁전 안으로 제안할 뿐만 아니라 기자의 다른 지역 취재를 아예 봉쇄. 북측은 이날 타스통신 평양특파원의 안내를 받아 문수거리에 있는 타스통신 평양지국을 방문하겠다는 기자들의 요청을 거부. 북측은 전날까지 평양시내를 부분적으로나마 둘러보도록 허용하는 것과는 달리,『IPU총회에 참석한 만큼 그 이외의 취재는 안 된다』고 경직된 태도로 돌변. 이에 대해 서방 기자들은 북측이 최근 가까워지고 있는 한소 관계를 의식,한국 기자와 소련 기자간의 공식적인 접촉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 ▷인권상황 비판◁ ○…국회대표단의 박정수 단장이 3일 상오 IPU총회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고위급회담 재개 등을 역설하자 북한측 대표단은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이를 경청. 박 단장은 연설 서두에 『지금까지 영어로 발언을 해왔지만 평양에 왔기 때문에 모국어인 한국어를 사용하겠다』고 영어로 양해를 구한 뒤 『대한민국 정부는 통일과정에서 필요한 남북한 경제협력체제와 기금까지 마련해두고 있다』고 통일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표명. 박 단장은 『남북한의 유엔가입이 분단을 고착화시킨다는 북한측의 논리는 독일과 예멘의 통일과정에서 진실이 아님이 입증됐다』면서 유엔 동시가입을 북측에 강력히 촉구. ○…이날 각국 대표단장들의 기조연설중 오스트리아의 획틀 대표단장이 북한의 인권문제와 비민주성 등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서 회의장이 한동안 술렁. 획틀 대표는 등단하자마자 김일성 주석의 총회 개막연설을 인용한 뒤 『나는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있으며 주민들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지를 묻고 싶다』면서 『북한의 12개 정치수용소에 10여 만 명의 수용자가 있다는데 사실인가』라며 북한의 인권상황을 신랄하게 비판. 획틀 단장은 『김일성 주석이 개막연설에서 지배의 시대는 끝장났다고 했는데 과연 이곳에서도 지배의 시대가 끝났는가』라고 반문한 뒤 『IPU대표들이 이런 것들을 확인하지 않고 돌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목청을 높여가며 북한측의 인권문제를 거듭 거론. 이에 당황한 북한측 대표는 긴급동의를 요청,『국제의회연맹은 관례상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발언을 삼가왔다』며 『지금까지의 발언을 철회해 달라』고 발언취소를 요청. 그러나 획틀 단장은 계속된 연설에서 『인권문제는 인류보편의 가치로서 어떤 나라의 인권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내정간섭이 아니다』고 말하고 『IPU는 그 동안 모든 나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즉각 반박. 획틀 단장이 연설하는 동안 대부분 국가의 대표들이 중간중간에 박수를 쳐 찬의를 표시한 반면,북한측의 긴급동의 발언에 대해서는 쿠바·코트디부아르 등 극소수의 국가대표들만 동조. ○…평양총회 취재를 위한 입국비자를 발급받았던 미 뉴욕타임스지의 북경 주재 특파원 니컬러스 크리스토프씨는 그가 IPU총회 이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쓴 기사를 북한당국이 심의한 끝에 비자가 취소되었는데 외신기자 담당의 한 북한 관리는 크리스토프씨의 기사가 북한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그의 입국을 금지키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 ○…IPU 한국 국회대표단 12명 중 채문식,박영숙 의원 등 여야 의원 9명과 수행원·기자 등16명은 북측의 안내로 2일 한반도의 최대 명승지인 금강산 관광길에 나서 하오 3시쯤 평양을 출발,평양∼원산간 4차선도로와 원산∼금강산간 2차선도로를 따라 하오 8시30분쯤 숙소인 「금강산려관」에 도착,여장을 풀었다. 북측은 이날 벤츠 5대와 봉고차,그리고 비상시에 대비해 의사·간호원이 탑승한 병원차량을 제공하는 등 우리 대표단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려 노력. 의원들은 금강산으로 향하는 도중 신평휴게소와 낭림산맥과 마식령산맥을 연결하는 마식령휴게소(강원도와 황해북도 분계선),그리고 통천군 시중호 해수욕장 휴게소 세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으나 북측 요원과 접대요원 외에는 주민 또는 관광객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히 북측의 4대 고속도로의 하나인 평양∼원산 구간에서는 5분∼10분 간격 정도로 간간이 마주 오는 차량을 볼 수 있어 교통량이 거의 전무. ▷인민문화궁전 연회◁ ○…금강산 관광길에 나선 일부 국회대표단과는 별도로 평양에 잔류해 있는 박정수 단장과 정재문·도영심 의원·박상문 국회 사무총장 등 일행은 3일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최문선 평양시인민위원장이 베푼 연회에 참석. 박 단장은 연회장에서 만난 여연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전금철 조평통 부위원장에게 『우리 대표단에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 대표들이 모두 포함돼 있으니 이번에 준비접촉의 재개원칙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촉구. 그러나 전 부위원장은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계속되고 있는 남측의 시국불안을 이유로 들어 『분위기를 좀더 두고보자』고 확답을 회피.
  • 한·불,경협·유엔문제 협의/양국 총리회담

    노재봉 국무총리와 방한중인 미셸 로카르 프랑스 총리는 2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총리집무실에서 양국 총리회담을 갖고 정치·외교·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 걸친 두 나라간의 기존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총리간 단독대좌에 이어 양측 고위관계자들이 배석한 확대회의로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노 총리는 남북대화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를 비롯,우리의 통일정책과 현재 중단되고 있는 남북고위급회담 재개에 관한 우리측 입장을 설명했으며 로카르 총리는 이 같은 우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양국간 더욱 많은 협력관계를 이뤄나갈 것을 강조했다. 로카르 총리는 특히 경부고속전철건설에 프랑스고속전철(TGV)의 참여,방산분야협력,지하철 및 신공항건설에의 참여 등 첨단기술분야의 한국내 각종 사업참여를 희망했고 이에 대해 노 총리는 가격·기술이전·재정문제 등 제반여건을 종합검토해 공평성과 공정성 있게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총리는 이밖에 우리나라의 유엔가입문제와 한­EC(유럽공동체)협력관계수립 등에 프랑스측이 적극 지원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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