離散 근본해법에 ‘남북 공감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이산가족의 재결합’이란 대명제에 의견을 접근시켰다는 4일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의 전언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희소식이다.
물론 생사확인→서신교환→상봉→상호방문→재결합이란 절차는 우리 정부가줄곧 견지해온 이산가족 문제의 해법으로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같은 우리의 구상에 북한,특히 최고 통치권자인 김 국방위원장이 처음으로 동조의 뜻을 표시했다는 것이다.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남북 양측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간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 해도대단한 성과라는 얘기다.
또 한가지 중요한 의미는 북한 수뇌부의 이산가족 문제 해결 의지가 확인됨으로써 당장 코앞에 예정돼 있는 절차들이 가속도를 받을 공산이 커졌다는것이다.오는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물론 9월에 논의될 상시 면회소 설치 문제도 쉽게 해결되리란 기대가 커졌다.
면회소가 성공적으로 설치돼 매월 수백명씩의 상봉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1,000만 이산가족 전체가 생전에 가족의 얼굴만이라도 볼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실제 일각에서는 남북 양측이 올 연말까지 이산가족 1,000여명의 상봉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산가족들이 남쪽이나 북쪽으로 완전히 이주,재결합하는 최종 단계의실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도 “면회소가 설치돼 이산가족 교류가 활발해지면 10년이나 20년쯤후 상호 자유의사에 따라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며 ‘먼 훗날’의 얘기임을시인했다.
남북 양측의 첨예한 체제대립,특히 북측의 폐쇄적인 사회분위기가 완전히바뀌지 않는 한 재결합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협 등 다각적인 교류 활성화로 남북 양측의 연결고리가 굵어지고,통일논의가 병행돼 정부가 구상하는 남북 연합단계에 이르면 재결합의 꿈이의외로 빨리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
*金위원장 답방 9월 중·하순이 가장 유력.
‘꿈 속의 일’처럼 여겨지던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점차 실체화되는 느낌이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4일 전한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관련 발언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고위급회담차 다른 사람을 한두번 먼저 보내고 세번째쯤 내가 (서울에) 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또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 등을 명기한 합의서에 서명을 한 뒤 “서명했으니 반드시 지키겠다”고 10번 이상 반복했다는 뒷얘기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합의서에는 답방 시기가 명기되지 않았지만,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치밀한 성격상 구두로는 구체적인 시기를 두 정상이 합의했을 것이란추측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언제가 될까.
일단 4일 박 장관의 발언내용에서 어렴풋이 추론해 볼 수 있다.박 장관은“우리가 평양방문을 준비하다 보니 2개월이 굉장히 짧았다고 판단,지금부터 김 위원장 답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말을 뒤집어 보면 이르면 2개월 이후에 답방 일정이 잡혀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통일부 주변에서는 정황상 9월 중순∼하순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온다.오는 10월은 북한에 노동당대회가 있는 달이고,서울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도 열린다.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9월초 비전향장기수 송환이 실현되고 이산가족면회소 설치까지 합의되면 9월 중순쯤 가서는 남북 양측의 화해 무드가 최고조에 달해 답방시기로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북한측이 김 위원장의 경호문제 등을 우려,연말-연초로 방문시기를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김상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