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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고위급회담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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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극렬 반발했던 ‘맥스선더’ 훈련, 오늘 종료

    북한이 극렬 반발했던 ‘맥스선더’ 훈련, 오늘 종료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이유로 내세웠던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이 25일 종료된다.이번 훈련에 참가했던 F-22 랩터 8대 등 미군 소속 전투기들은 최종 항공기 점검 등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로 복귀한다. 한국과 미국 공군은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한·미 연합작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맥스선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맥스선더 훈련은 미 공군의 레드 플래그(RED FLAG) 훈련을 벤치마킹해 한·미 공군이 연 2회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연합훈련이다. 전반기는 한국 공군, 후반기는 미 공군이 주도한다. 지난 2008년 F-15K 레드 플래그(Red Flag) 훈련 참가를 위해 실시한 연합훈련이 모태가 돼 2009년 정식으로 훈련이 시작됐고 한미 공군 소속 전투기들이 대항군을 편성해 실전처럼 진행한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8대가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F-15K, F-16 등 양국 군 전투기 100여대가 참가했다. 한미 공군은 전날 비행 훈련은 모두 마무리했고 이날은 오전 9시부터 1시간가량 최종 회의인 아웃브리핑만 한다. 공군 관계자는 “북한 문제 때문에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래 훈련 마지막날은 비행 없이 종료회의만 한다”며 “맥스선더는 오늘 오전에 공식적으로 끝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 도발”이라며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 사실을 알렸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긴급회동을 하고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가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도록 했지만 훈련 자체를 축소하거나 취소하지는 않았다. B-52는 한미일 3국이 참여하는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훈련에도 참가하기로 했지만 한국 군의 불참 의사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부근까지만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맥스선더 훈련이 이날 끝남에 따라 중단됐던 남북 대화가 재개될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밝힘에 따라 남북관계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자문 관둔 태영호 “제빵집·세탁소 차릴 것”

    국정원 자문 관둔 태영호 “제빵집·세탁소 차릴 것”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에서 사퇴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남북관계가 막혀 있는 현 시점에서 내가 국정원 산하 소속기관에 계속 남아 있으면 북한이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라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사퇴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정부에 기대지 않고 가족들과 제빵집이나 세탁소를 하면서 스스로 힘으로 살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언급했다.태 전 공사는 24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활동이 남북대화 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예정된 남북고위금회담을 갑자기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그 이유로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과 자서전을 출간하고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국회 강연을 한 태 전 공사의 활동을 언급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내가 국정원 산하기관에서 활동하는 점을 걸고 들면서 특단의 대책을 취하라고 했다”면서 “북한외교관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나로서는 북한의 이런 위협 공갈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내가 연구원에서 계속 일하는 한 고위급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정부나 연구원으로부터 사퇴 압력은 전혀 없었다”면서도 “누구도 나에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연구원 상급자들이 나 때문에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말대로 ‘자력갱생’을 하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아내도 직장에 다니고 애들은 알바(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평범한 탈북민들처럼 제힘으로 살려고 한다”면서 “한국으로 올 때 제빵집이나 세탁소 같은 것을 운영해 우리 힘으로 살자고 결심하고 제빵 관련 책을 한 박스 사 가지고 왔다. 정부에 기대 살려고 애초부터 계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북한을 긴장시키는 폭격기 B-52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북한을 긴장시키는 폭격기 B-52

    지난 16일 새벽 북한은 돌연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썬더를 빌미로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시켰다. 다음날 B-52 폭격기가 한반도 근처까지 날아왔다. 군관계자들에 따르면 B-52 폭격기는 17일 오전 중 한반도 남단 상공을 통과하는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B-52 폭격기는 우리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하지 않고, 방향을 틀어 일본 오키나와로 날라갔다. B-52 폭격기에 민감한 북한 B-52 폭격기가 한반도에 등장할 때마다 북한은 항상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B-52 폭격기는 전략폭격기이다. 전략폭격기는 말 그대로 유사시 우리에게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미국의 전략폭격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전략핵잠수함과 함께 전략핵무기의 3대 축으로 꼽힌다. 냉전시절 B-52 폭격기는 740여대가 생산되었고 북한에 의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 그때마다 나타나 소방수 역할을 했다. 1968년 1월 미 해군의 정보 수집함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납치되자 미국은 B-52 폭격기로 핵 공격을 가하는 작전을 검토했다. 또한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 발생하자, 사흘 뒤 미국은 B-52 폭격기를 전격 출격시켰고 지상에서는 한미 양국군이 미루나무를 잘라냈다. 육중한 몸집을 가진 역전의 노장 B-52 폭격기는 성층권의 요새라는 공식 호칭을 가지고 있지만, 육중한 몸집 덕에 버프(BUFF·Big Ugly Fat Fucker) 즉 크고 못생긴 뚱보로 불린다. 1960년부터 1968년까지 B-52 폭격기는 각종 핵무기를 달고, 상시 소련을 공격할 수 있는 크롬돔 작전을 실시했었다. 그러나 핵무기를 탑재한 B-52 폭격기들이 몇 차례 추락하면서 안전성 문제로 결국 작전은 변경되었다. 베트남전쟁이 발발하자 B-52 폭격기는 베트남에 융단폭격을 퍼부었고, 북베트남군의 미그-21 전투기를 기총으로 격추시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작전도중 수십 여대의 B-52 폭격기가 피격되었다. 또한 1991년 걸프전 발발에 앞서 7대의 B-52 폭격기가 미 본토를 출발해 2만2000여㎞를 비행한 후, 30여 발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AGM-86C 캘컴(CALCM) 순항미사일을 이라크 방공망을 향해 발사했다. 이들 미사일들은 정확하게 날아가 이라크 군의 방공망을 파괴했고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핵 공격 가능한 B-52는 40여대에 불과 B-52 폭격기는 2001년 아프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서 각종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하고 미 지상군을 지원하는 공중포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B-52 폭격기는 시제기를 포함하여 10여종의 파생형 기체가 만들어졌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B-52 폭격기는 지난 1961년 5월부터 미 공군에 배치된 B-52H로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80여대의 B-52 폭격기가 운용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여대만이 핵 공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간에 맺어진 전략핵무기감축협정에 의한 조치로 알려져 있다. 비핵화된 B-52 폭격기들은 핵무기 대신 사거리 약 1,000km의 재즘-ER 혹은 사거리 370km의 재즘 순항미사일을 장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 본토 외에 해외 미 공군기지에 순환 배치되는 B-52 폭격기들은 비핵화된 B-52 폭격기로 알려지고 있다. B-52 폭격기 제원(출처 미 공군) 제작사 미 보잉사 / 길이/날개 폭/무게 48.5m/56.4m/83.25t / 속도 마하 0.84 / 상승한도 15km / 항속거리 1만 4천여km / 엔진 8기(TF33-P-3/103 터보팬) / 탑승인원 5명 / 무장탑재능력 31.5t (재래식 및 핵무기)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태영호 “남북화해 상황 고민 끝에 국정원 자문위원 사의 표명”

    태영호 “남북화해 상황 고민 끝에 국정원 자문위원 사의 표명”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에서 사퇴한다. 연구원 관계자는 24일 “태영호 자문위원이 어제 오후 사의를 밝혔다. 현재 내부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늘 면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100% 자발적인 사의 표명”이라며 “대화와 평화를 바라는 국민을 위해 남북화해와 협력의 모멘텀을 이어나가야 할 상황에 대한 고민 끝에 내린 판단”이라고 이유를 밝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연구원과 국정원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도 사퇴 이유로 거론했다고 다른 관계자가 전했다. 태 전 공사는 향후 활동계획과 관련, “나가서 자유롭게 활동하겠다.블로그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새벽에 송고한 기사에서 남북고위급회담 연기 소식을 전하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라는 대목은 태영호 전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과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한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태영호 전 공사는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급하고 거친 성격”이라고 묘사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 ‘체제안전 보장’ 믿고 북·미 대화 테이블 앉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할 경우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방식도 “일괄타결(all-in-one)이 좋다”면서도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는 어떤 물리적 이유가 있다”면서 비핵화가 단기간 또는 짧은 단계를 거쳐 이뤄질 수 있을 여지도 남겨 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북한은 남측 기자단의 풍계리 핵시설 폐기 참관을 허용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분수령이 될 북·미 회담이 자칫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되는 것 아닌가 하고 우려하던 상황에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완전한 핵 폐기 후에만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한다는 ‘리비아 모델’과 결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큰 틀에서 빅딜을 통해 일괄타결 형식은 취하되 비핵화를 최소한의 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이행에 따른 보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리비아 모델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별·동시적’ 비핵화 방식을 일부 절충했다는 해석이다. 뉴욕타임스도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제 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북한이 남측 기자단에 뒤늦게나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을 허용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남측 기자단 명단 접수를 거부하면서 급속히 악화된 남북 관계가 조금씩 풀릴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려면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해선 연기된 남북 고위급회담이 조속히 열려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맥스선더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인 25일 이후 고위급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회담의 무기한 연기를 선언한 북한은 조속히 남북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공표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이 가능하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경색 국면 타개를 모색한 문 대통령의 다음 행보도 중요하다. 향후 북한으로부터 의미 있는 조치를 계속 이끌어 내려면 보다 적극적인 대북 소통에 나서야 한다. 특히 북한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믿음을 얻어 내야 한다. 한·미 정상은 그제 회담에서 북한의 체제 불안감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가동해 한·미 정상 간 논의 내용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한·미 정상회담 후 경색된 분위가 다소 풀리긴 했지만, 북·미 양측은 아직도 6·12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의 지속적인 북·미 설득과 중재가 필요한 이유다.
  • 공식 창구 한계에 남북 물밑 접촉, 뉴욕 채널도 가동… 재차 방북 요청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한 한국 기자단이 23일 방북하기까지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국 취재진 8명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대기하면서도 남북 당국 간 물밑 접촉 결과를 기다리며 북측에 대한 직접 접촉을 삼갔다. 북한은 지난 22일 오전 남측을 제외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외신 취재진을 서우두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방북시키는 과정에서 한국 취재진의 방북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베이징 주재 北 기자 “좋은 소식” 암시 서우두공항 현장에 안내를 위해 나왔던 베이징 주재 북한 노동신문 원종혁 기자는 한국 취재진에게 전용기 편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남측 취재진의 방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원 기자는 “날짜도 23~25일이고 날씨를 보고 하기 때문에 지금 이 비행기에 못 탄다고 해도 내일이든 (한국 기자가 갈) 가능성은 있다”며 “지금 당장은 불가능한 것은 뻔한 것이고 우리야 파격적으로 하니까 제가 보기에는 희망을 품고 내일까지 기다려 보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기자가 개인적인 의견을 외신 기자들에게 말한다는 것은 금기사항인 만큼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 남북 당국 간 비공개 접촉의 진행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남북 간 물밑 접촉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16일 북한이 ‘맥스선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 삼으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되면서다. 북측은 이후 18일부터 한국 취재진의 방북 명단 접수를 거부하며 한국을 제외한 외신 취재진의 방북 절차만을 진행했다. 청와대는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 남북 간 모든 채널을 동원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훈 원장·김영철 통전부장 라인 접촉” 결국 남북 간 공식 창구인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소통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라인의 물밑 접촉이 이뤄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북 소식통은 “그런 국면을 풀어내는 것은 통일부가 절대 못하는 일”이라며 “서 원장과 김 통전부장 라인이 접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비핵화 국면인 현 상황에서는 남북 간 공식 창구보다 물밑 접촉이 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2일 오전 외신 기자단만을 태운 북한 고려항공 전세기가 원산으로 향하면서 정부는 통일부 장관 명의의 유감 표명과 함께 북측의 긍정적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북측이 공약한 비핵화의 초기 조치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돕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일각에서는 남북 간 물밑 접촉뿐 아니라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뉴욕 채널’을 통한 접촉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한·미 간 사전 협의를 통해 정부 수송기를 통한 방북 절차를 마치기도 했다. 정부는 이후 22일 오후 9시 30분쯤 북측에 재차 방북 명단을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23일 새벽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측도 긍정적인 응답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 중재’에 마음 돌린 北… 金위원장 구두 약속 파기도 부담

    ‘文 중재’에 마음 돌린 北… 金위원장 구두 약속 파기도 부담

    한국 압박 땐 오히려 불리 판단 북미 회담 전 ‘韓 길들이기’ 평가도 통일부 “늦게나마 명단 접수 다행” 남북 경색 국면 조만간 개선될 듯 북한이 23일 한국 기자단의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수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을 더 압박하면 자신들과 멀어질 수 있다는 부담에다 한국 언론을 초청하겠다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 약속을 깨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체제 안전 보장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핵실험장 취재 문제가 풀리면서 남북 경색 국면이 곧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갑자기 (한국 기자단 명단을) 접수한 배경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며 “늦게나마 명단을 접수한 것에 대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북할) 항공기 운항 등에 대해서는 미국과 사전에 협의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시작으로 북·미 정상회담과 각급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로 예정됐다가 북측이 연기한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도 나타낸 것이다. 정부는 지난 18일, 21일, 22일 세 차례에 걸쳐 판문점 채널을 통해 방북할 한국 기자단 명단을 제출했지만 북한은 이를 접수하지 않았다. 북측이 지난 16일부터 매체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대북 비난 발언, 대북 전단 날리기 등을 비판하고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송환을 주장했기 때문에 한국 기자단 배제도 남북 관계 경색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됐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한국이 나서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 등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을 거론하는 미국을 중재해 달라는 요청이 깔린 것으로 읽혔다. 그동안 북측은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 중지(1월 19일),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 개최 취소(1월 29일),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5월 16일) 등 남북 관계 및 북·미 관계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경고성 조치를 해 왔다. 또 한국 기자단만 배제하면 김 위원장의 구두 약속을 파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북측이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미 전문가 및 언론인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5개국 언론으로 대상이 바뀌었고 지난 22일 한국을 제외한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언론만 원산에 도착했다. 미 워싱턴DC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원했던 체제 안전 보장이 논의된 것도 태도 변화의 이유로 꼽힌다. 그동안 한국 취재단 방북을 두고 남북 정보당국 간 물밑 협상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으로 확신한다”며 중재에 나선 것이 북한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다만 그동안 북한은 한국 기자단의 명단 접수를 수용하지 않으면서도 명시적으로 한국 기자단 방북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이런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 길들이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여기서 더 한국을 배제하면 한국이 자신보다 미국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25일이면 한·미 맥스선더 훈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끝나기 때문에 다음주 정도에는 연기된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정은, 경제지원·체제보장 원했다”

    “김정은, 경제지원·체제보장 원했다”

    트럼프, 文대통령과 정상회담서 “北체제 보장…김정은 안전할 것”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4월 초 두 차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에게서 비핵화 반대급부로 체제 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경제 지원을 바란다는 말을 들었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양측 정상회담 의제 조율이 한창인 와중에 북측의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처음으로 열거해 눈길을 끈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지난 9일 방북해 김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상호 목표에 대해 대화했다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그는 김 위원장과 당시 면담에서 검증작업을 포함해 ‘진짜 비핵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북한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국의 견해를 김 위원장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러한 목표 달성 때 민간 부문 사업의 지식과 노하우 형태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게 그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세계로부터 체제를 보장 받고, 궁극 목표인 평화조약(체결)으로써 남북한 사이의 현재 상태(정전협정) 종식을 원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세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13일 폭스뉴스,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대화는 전문적이었고 그는 (북·미 정상회담 협상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22일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간 단독회담에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비핵화 로드맵이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안전할 것”이라며 직접 ‘체제 보장’을 약속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함께 북한의 인권문제까지 거론하며 압박하던 미국이 한발 물러서 북한에 더 전향적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원 코리아’로 돌아가길 두 나라가 원하기만 한다면 나는 좋다”며 남북 통일을 처음 언급하고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 국면을 경색시킨 빌미가 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맥스선더’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단순한 기대가 아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교착 상태가 풀려 나갈 것으로 전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가 원하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을 안 할 것”이라며 “6월 12일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특정 조건’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실질적 조치로 읽힌다.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즉각 폐기, 북한의 일부 핵무기 반출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체제 보장 등 북한에 확실한 ‘당근’을 제시하기까지 문 대통령의 설득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수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 대통령, 1박 4일 방미일정 마치고 귀국길 올라

    문 대통령, 1박 4일 방미일정 마치고 귀국길 올라

    문재인 대통령이 1박 4일간 한미정상회담 등 미국 워싱턴DC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환송 행사를 마치고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미국을 떠났다. 이날 환송행사에는 조윤제 주미대사 부부 내외와 핸더슨 미국 의전장 대리 등이 참석, 폭우 속에서 고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21일) 오후 5시30분쯤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안착한 뒤 공항도착 행사를 시작으로 1박 4일간 공식 실무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방미 당시 머물렀던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루를 머무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과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영빈관1층(Lee Drawing Room)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50분간 접견한 자리에서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21분간 단독회담을 한 뒤 65분간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가졌다. 두 정상 이 자리에서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워싱턴 프레스센터 프리핑으로 전했다.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난한 맥스 썬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과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박정양 대한제국 초대공사와 이상재·장봉환 공사관의 후손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김정숙 여사는 이날 워싱턴의 디케이터 하우스에서 카렌 펜스 미국 부통령 부인과 함께 전시를 보고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한국시각으로 24일 새벽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정상, 北체제불안 해소방안 모색... 3국 종전선언도 협의

    한미정상, 北체제불안 해소방안 모색... 3국 종전선언도 협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2일(현지시간) 북한의 체제 불안 해소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두 정상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단독 및 확대 회담에서 이같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수석은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이 처음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한 뒤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 실질적·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안전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불안감은 결국 체제보장 부분일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북한이 확신할 수 있게 체제보장과 안전 부분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있었다”며 “결국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단계별 보상이라는 구체적인 안을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은 구체적 안을 놓고 ‘이것을 하면 이것을 줄 거냐’ ‘이 단계에서 이것을 하겠다’ 등의 얘기가 오간 게 아니라 전체 흐름에 대한 점검과 방향성에 대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윤 수석은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에 부정적이지 않았다”며 “다만 어떤 결론을 낸 것은 아니며,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생각이나 성명을 분석했을 때 맥스선더 기간에 대화가 어렵고, 이게 끝나면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이벤트 취재에 한국 기자들도 가느냐며 관심을 보였고, 문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관한 문제로, 북미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아니다에 대한 게 아니다”라며 “평가에 대한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하자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한중일 3국이 경제적 지원과 체제보장에 나설 것이라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선 “사전협의를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양국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면 밝은 미래를 보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후 어떤 방식을 취할지 구상을 말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미 역지사지로 6·12 정상회담 꼭 성공시켜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비핵화 전략과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만나 최근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방식 등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를 언급하는 배경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회담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한·미 정상이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인 만큼 공동성명 없이 “앞으로도 두 정상이 긴밀히 협의한다”는 지극히 억제된 원칙을 밝히는 선에서 그쳤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미국행 비행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상회담 취소 언급으로 확산할 수 있는 불안감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회담 개최와 결과에 대해 중재자인 우리 정부의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개인 성명 직후 북·미가 상호 존중하면서 생각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자세와 태도를 강조한 바 있다. 천재일우처럼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은 반드시 개최돼 비핵화의 입구를 열어야 한다. 북한이 비록 남측 취재 요원의 입북을 거부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대원칙에 북·미가 합의하고 첫 정상회담을 여는 만큼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비핵화와 체제보장 및 제재해제 등의 시기를 비롯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양측 이견이 있는 것은 충분히 예상된 문제다. 하지만 회담 성과를 높이자고 자국 입장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런 일이 없도록 북한이나 미국, 모두 경계해야 한다. 이번을 놓치면 다시는 북·미 정상이 마주 앉을 기회는 오지 않는다. 한·미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밝은 미래를 북한에 제공하기 위한 방안들을 협의했다고 하는데, 그 ‘밝은 미래’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문 대통령이 귀국하면 청와대와 노동당에 있는 남북 핫라인을 연결해 김정은 위원장과 한·미 조율 결과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까지 불과 20일이 남은 상황에서 북·미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 역할에 비핵화의 앞날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면 행정부와 백악관 내 이견을 조정해 동북아에 퍼지는 비핵화 불발의 불안도 씻도록 해야 한다. 김 위원장도 비핵화라는 중대한 결심을 한 만큼 문 대통령을 믿고 국제사회로 나오는 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 [北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北, 대남 공세로 美압박 견제… ‘판문점 선언’ 퇴색 우려도

    [北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北, 대남 공세로 美압박 견제… ‘판문점 선언’ 퇴색 우려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서 결국 한국 기자단을 배제하면서 그 속내에 이목이 쏠린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북 관계 긴장을 조성해 미국의 압박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핵화의 초기 조치로 평가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을 볼 때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외신 기자단을 배웅하던 북한 노동신문 베이징 특파원 원종혁 기자는 북측의 한국 기자단 배제에 대해 “남측 기자들이 참가해 주면 나도 얼마나 좋겠나. 같은 기자로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호복도 입히지 않고 세워 놓겠느냐”고 방사능 위험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취재 비용은 기자 1인당 약 160달러(약 17만 3000원)로 사전에 북측에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북한이 기자 1인당 1만 달러(약 1085만원) 수준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간 북한은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 중지(1월 19일),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 개최 취소(1월 29일),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5월 16일) 등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약속이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미 전문가 및 언론인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이달 15일 통지문을 통해 한국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를 4명씩 초대했다. 하지만 결국 정부는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과 달리 북측에 기자단 명단을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판문점 선언’뿐 아니라 올가을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상호 신뢰가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측이 아예 비핵화 국면을 엎으려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국 취재단 배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북측이 공약한 비핵화의 초기 조치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한 이유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한 행동(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이 있고 이를 근거로 남측도 성의 있는 어떤 행동을 하길 기대했는데 안 되니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행보에서 한국을 압박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읽힌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남북 관계 긴장을 의도적으로 유지해 미국의 과도한 의제 끼워 넣기나 회담장에서의 돌발적 발언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재일본 친북 매체인 조선신보는 이날 “북·미 대화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사태도 저절로 해소되리라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상호 체제 존중에 대한 양 정상의 일치된 목소리가 다시 소통되면 6월부터는 판문점 선언 정신을 통해 남북 관계가 속도를 다시 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文·트럼프 “북미회담, 실질적 비핵화 합의 이뤄야”

    文·트럼프 “북미회담, 실질적 비핵화 합의 이뤄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행 방안을 포함한 실질적 비핵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긴밀한 공조를 하기로 22일(현지시간) 뜻을 모았다. 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 경제 재건 지원 등 ‘미래’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도 협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이 최근 한·미를 겨냥한 비난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급속하게 냉각된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을 어떻게든 살려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전날 ‘1박 4일’ 일정으로 미 워싱턴DC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과 뒤이은 확대정상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 등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4번째다. 단독회담에서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통해 흘러나온 ’리비아 모델’(선 핵폐기·후 보상)에 노골적 불만을 표시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고 등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독대’ 등 다양한 경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의를 파악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평화적 해결에 대한 확신을 심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또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한 북·미 간 이견을 좁히고자 머리를 맞댔다. 미국이 선호하는 일괄타결 프로세스와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의 교집합을 찾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출구’에 이르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정상회담은 사전에 실무 차원에서 99.9%의 조율을 끝낸 채 이뤄진다. 하지만 이날 회담은 최근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돌연 취소 및 북·미 정상회담 재고 발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대한 한국 언론의 취재 불허 등 비핵화 국면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짜여진 각본 없이 정상 간 허심탄회한 논의로 진행됐다. 양 정상의 만남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길잡이 회담’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별도의 공동 합의문이나 공동 기자회견은 없었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북,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남측 언론 참관 허용해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취재진이 어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북한대사관에 방북 비자를 신청했다. 북한이 우리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고 있지만, 막판에 상황이 바뀔 것을 기대한 대응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우리 언론이 참석해 취재하는 문제는 지난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직접 언급한 사안으로 북측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긍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측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를 허용한다고 했으나, 지난 18일과 어제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두 차례 발송한 기자단 명단 수령을 거부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북한 대외선전 매체가 그제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강조했고, 기자단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산~풍계리 구간에서 열차 시범 운행 정황 등이 포착되고 있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북한이 공지한 대로 외신이 방북하는 오늘 오전까지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 남측 언론이 배제된 상태로 행사가 진행될 수 있다. ‘남한 패싱’ 카드를 꺼내 든 북한의 돌발 대응은 최근 수위를 높이는 대남 압박 공세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한ㆍ미 공중연합훈련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강연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한 데 이어 17일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공을 펼쳤다. ‘기획탈북’ 논란이 불거진 식당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촉구하고,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이 같은 북한의 대남 공세 배경에 대해선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라는 분석과 남북 관계에서의 주도권 장악, 내부 단속 등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배경이든 진정한 북핵 비핵화와 남북 화해를 향한 행동으로 볼 수 없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북측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초기 조치다. 북측이 자신들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수록 비핵화 협상은 더 어려워질 뿐이다. 북한은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라도 남측 기자 참관을 마땅히 허용해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남북경협주 도루묵 잔혹사 이번엔 좀 다를까/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남북경협주 도루묵 잔혹사 이번엔 좀 다를까/주현진 사회2부 차장

    “현대건설이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을까.” 지난 3월 초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 예정 소식을 발표하자 우리 증시를 이끌던 주요 종목은 제약·바이오주에서 남북 경제협력 테마주로 바뀌었다. 항암 치료제, 줄기세포 배양액 등 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나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기술 수출을 앞두고 있다는 뉴스로 수개월째 이상 급등한 관련주들이 반 토막이 난 반면, 건설·토목·시멘트·철도와 같은 경협 테마주들은 상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제약·바이오주를 좇던 개미들이 경협 테마주로 갈아탄 것이다. 실제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경협 기대감으로 관련 업체 주식들은 급등했다. 남북 정상회담→경협 추진→북한 내 사회기반시설 건설이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관련 업종의 주가를 들뜨게 했다. 우선 2000년 6월 13~1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회담 직전 경협 테마주들은 예외 없이 들썩였다. 회담 사실을 몰랐던 5월 20일 3060원이던 현대건설 주가는 회담 예고 이후 직전 일인 6월 12일 5800원까지 두 배가량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회담 직후인 7월 말에는 다시 2635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어 2차 남북 회담 때는 경협 테마주의 등락 사이클이 1차 때보다 빨라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난 2007년 10월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8월 말 2500원 수준에서 회담 개최 발표 직후인 9월 11일 약 두 배 수준인 49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실제 정상회담 당일에는 2975원까지 내리며 하한가를 쳤다. 1차 회담 때처럼 회담 직후 주가가 빠질 것을 예상해 사람들이 2차 회담을 하기도 전에 주식을 미리 시장에 내다 판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질적인 경제 협력이 회담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 셈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3차 남북 정상회담 전후로 나타난 남북경협주의 움직임은 이전과 다르다. 경협 테마주들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이후에도 계속 올랐다. 철도 대장주인 현대로템은 회담 개최 발표 전인 3월 초 1만 5450원에서 회담 당일 2만 55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15일 현재 4만원 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지난 5월 16일 새벽 북측이 판문점 선언 후속으로 추진한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를 통보하면서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였으나 여전히 3만 6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건설, 쌍용양회, 성신양회 등 관련주 모두 비슷한 모습이다. 이처럼 남북경협주의 움직임이 1~2차 때와 다른 것은 남북을 넘어 북핵 당사자인 북·미 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며칠 새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남측에 강경 발언을 쏟아 내고 북ㆍ미 정상회담의 개최를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놓으면서 경협주가 출렁이는 모습이지만 급락은 없다. 북ㆍ미 간 협상에 앞선 샅바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북ㆍ미 정상회담이 모두의 바람대로 성공한다면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한 신마셜플랜이 구체화되고 이 경우 한반도는 기회의 땅으로 떠오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아 오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며 바이코리아 시대가 열릴 수 있다. 남북경협주 패턴이 이번에는 이전과 다르게 움직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jhj@seoul.co.kr
  • [사설] 북·미 상호 이해 높이는 한·미 정상회담 되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오늘 미국으로 떠난다. 다음달 12일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특히 최근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응책을 중점 협의할 전망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20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의 핵 담판을 앞두고 두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나눌 마지막 기회다.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대장정을 흔들림 없이 열어 나갈 확고부동한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북핵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북·미 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는 엄포가 북에서 나오고, 이에 비핵화를 택하지 않으면 섬멸을 각오해야 한다고 트럼프가 으름장을 놓는 상황에서 북·미가 등을 돌리지 않고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성공적 결실을 만들어 내도록 이끌어야 할 과제가 문 대통령의 어깨에 놓인 것이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 특히 도보다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과 이 대화에서 묻어난 김 위원장의 속내, 그리고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판단을 가감 없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카다피의 비참한 말로로 이어진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북측이 얼마나 거부감이 큰지, 핵 폐기의 대가로 체제 보장을 내세운 미 행정부의 다짐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구심은 어느 정도이며, 이를 해소하려면 미 정부가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을 있는 그대로 설명함으로써 미 행정부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북이 올바른 선택을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당근과 채찍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북이 진정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때 주어질 체제 보장 속 경제 번영이라는 과실과 평화체제로 이어질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고, 북이 그릇된 선택을 할 경우 어떤 후폭풍을 맞이해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천명해야 한다. 고위급회담 연기와 집단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등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앞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다소 결이 다른 인식을 내보였다. 미 정부는 북 태도 변화의 배후로 중국을 의심하는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의 역할에 대한 신뢰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실체가 무엇이든 한·미 양국이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과제가 주어졌음을 뜻한다. 두 정상이 면밀한 양국 정보를 바탕으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풀어야 한다. 그래야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한 후속 대응이 가능해진다. 북한 당국에도 주문한다. 한국을 압박해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전략은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심만 키우고 제 입지만 약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20일,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
  • [뉴스 분석] 심상찮은 北, 美 가는 文… 한반도 운명의 한주

    [뉴스 분석] 심상찮은 北, 美 가는 文… 한반도 운명의 한주

    文, 출국 하루전 트럼프와 통화 北 비핵화 당근책 등 협의 관측 北, 풍계리 폐기 준비 계속 진행 탈북 여종업원 송환 새 변수로 한반도의 비핵화 운명을 가를 한 주가 시작됐다. 남북 고위급회담의 돌연 취소와 북·미 정상회담 재고 등 북한의 으름장으로 남북 및 북·미 관계가 ‘시계 제로’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1박 4일 일정으로 21일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한다. 출국을 하루 앞둔 20일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최근 북한 ‘반응’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했다. 23~25일 예정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과 한국 언론의 현장취재를 허용했던 북한은 이날까지 남측 방북기자단 명단 접수를 거부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 30분(미국시간 19일 오후 10시 30분)부터 20분간 통화를 하고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윤 수석은 “최근 북한이 보이는 여러 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벌써 15번째다. 하지만 회담을 코앞에 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금껏 두 정상 간 통화는 대부분 워싱턴 시간 평일 오전에 이뤄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토요일 밤이다. 양측이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정세 판단을 공유하길 강하게 원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북·미 회담 성공을 위한 협력을 재확인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유인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원칙은 확고부동하다. 미국 내 정서를 감안하면 비핵화 ‘허들’을 낮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내밀한 속내를 문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북한에 내놓을 ‘당근’을 명확하게 제시하도록 설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핵 시설의 검증·사찰 및 핵무기 반출 일정과 반대급부에 해당하는 체제안전보장 방안과 대북 제재 완화를 어떤 순서로 배열할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시점과 주체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았다. 북한 적십자회중앙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국정원 기획탈북 의혹이 제기된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거듭 주장했다. 다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준비는 진행 중이다. 원산~길주 간 특별열차 준비와 폐쇄 행사용 전망대 설치 작업에 나선 모습 등이 포착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청와대 “한미 정상 전화 통화, 한미회담 등 현안 논의”

    청와대 “한미 정상 전화 통화, 한미회담 등 현안 논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최근 반응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통화에서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여러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여기서 ‘여러가지 반응’은 최근 북한이 지난 16일 오전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통보하고, 같은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메시지를 발신한 것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23일부터 25일 사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의식을 진행하겠다며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기자들에게 현지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18일 우리 측 방북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은 바 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을 포함,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는 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이번이 15번 째다. 바로 직전 통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전격 방문,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3명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날인 9일에 있었다. 당시 양 정상은 억류 미국인 송환과 관련해 서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미 비핵화 정상회담, 연착륙 지혜 짜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모델이 리비아가 2003~2004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룬 뒤 수교, 제재 해제의 보상을 받은 것을 가리키는지, 2011년 미국이 리비아를 초토화하고,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린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전자라면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보상’과 생화학무기 폐기와 북핵의 미국 반출 압박에 반발해 북·미 정상회담 무용론을 편 북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후자라 하더라도 군사공격 모델을 북한에 쓰지 않겠다고 한 만큼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초토화’라는 말을 동원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이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고 자극함으로써 과거 트럼프식 어르고 때리는 어법이 되살아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함께 비핵화 합의를 이루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보장을 약속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 보장과 관련해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보상’이란 기존 입장을 바꾸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북한과 합의만 이루더라도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언급은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백악관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며 미국 입장이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개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자세를 비판한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통화를 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반응이 나온 것은 우리의 중재가 작동한 결과로 보고 싶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북한과 미국 어느 쪽에나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바꿀 절호의 기회다. 협상에는 일방적인 강요란 있을 수 없다.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인 지금 미국도 협상 상대를 존중하면서 평화적인 수단으로 비핵화를 이루고 오랜 북·미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과감히 나서는 길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했듯 2차 북·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태도 변화는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과의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우리가 뒤에 있다’는 조언이 과연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중국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북한이 그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까지 나서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시킨 ‘엄중한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중대한 마당에 북한이 우리와 미국에 경고를 쏟아내는 이런 때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 간 핫라인의 수화기를 들어 김 위원장과 속마음을 주고받을 때라고 본다.
  • [허성관의 忠言逆耳(충언역이)] 외화내빈을 경계한다

    [허성관의 忠言逆耳(충언역이)] 외화내빈을 경계한다

    외화내빈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부실함을 의미하는 경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과 의미가 같은 말이다. 보수 정권 9년을 지나면서 우리가 감동한 순간이 없었다. 최근 남북한 판문점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전쟁 위험이 사라지고 남북한 평화 공존을 통해 번영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았으니 어찌 환호하고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며칠 전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갑자기 중단해서 평화와 공존으로 가는 길이 삐걱대고 있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진통이라고 보자. 남북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화려한 정치적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룩한 쾌거다. 모든 대내적인 당면 과제들이 정상회담 소식에 묻혀 버릴 정도다. 대내적인 정책 과제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면 정상회담에 묻혀 버린들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적폐청산과 관련된 혁신은 지지부진하다. 성공한 대통령을 소망하는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와화내빈이 되지 않도록 혼신을 다할 것을 희망한다. 몇 가지 국내 상황을 짚어 보자. 첫째, 경제가 심상치 않다. 경기선행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고, 신규 취업자 증가도 최악이다. 양극화를 개선할 제도 보완도 감감하다. 갑(甲)질도 여전하다. 게다가 우리 경제 최대 뇌관인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맞물려 있는 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들어섰다. 그런데도 경제민주화는 요원하다. 재벌들이 자율적으로 혁신하도록 3년 기한을 주었다고 한다. 3년이 지나도 혁신하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것이겠지만 그때는 정권 말기로 힘이 빠져 불가능할 것이다. 둘째,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항간의 헛된 소문에 아무런 대응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그룹이 망한다고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 삼성그룹 주인이 망하면 삼성그룹에 속한 기업은 오히려 초우량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특정인 지배권을 강화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요상한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삼성전자의 조직적인 노조 파괴 활동은 정상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하는 것은 선이다’라는 삼성 지배자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다. 셋째, 민주화 이후 적폐청산 최우선 화두인 검찰 개혁도 잘 되는 것 같지 않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 권력은 그야말로 무소불위다. 죄지은 것이 없는데도 세상이 무서운 이유는 검찰 권력 때문이다. 이 막강한 권력은 이론적 근거가 없다. 일제강점기 항일 투사들을 쉽게 잡아넣기 위해 조선총독부가 조선형사령으로 부여한 권력이다. 일제 잔재가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다.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도 답보 상태고, 경찰과 검찰 수사권 조정도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의를 망각한 검사들이 여전히 있다. 넷째, 광복 후 청산순위 1호 적폐인 ‘국사 바로 세우기’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국사 핵심 내용은 조선의 ‘얼’을 말살하고자 조선총독부가 날조한 소위 매국식민사학이다. 대통령의 역사관은 반듯하다. 그러나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 역사관을 우리 국민 세금을 써 가면서 옹호하는 동북아역사재단, 매국식민사학을 비판한 연구 보고서 출판을 금지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최근 행태는 일반 국민은 설마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검인정 국사교과서 검정기준 1차 시안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다섯째,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은 개헌을 공약했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개헌안은 대통령과 국회가 발의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지난달 대통령이 개헌안을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심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여당 정치력이 부족한 탓이다. 위 다섯 중 개헌을 제외한 넷은 장관들과 국무총리 몫이다. 그러나 장관들과 국무총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외화내빈을 국민들이 감지하는 순간 정권의 혁신 동력은 사라진다. 그러면 빈 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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