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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분단 70년 아픔과 상처 치유”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분단 70년 아픔과 상처 치유”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분단 70년 아픔과 상처 치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5일 방북 길에 오르면서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여사와 함께 방북하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날 김포공항 귀빈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여사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6·15 정신으로 화해하고 협력해 사랑하고 평화롭게 서로 왕래하면서 사는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을 간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여사님의 방문이 여사님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대화와 왕래, 교류협력의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평양을 방문한 이후 이번이 3번째 방문이다. 김 전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은 방문 때 ‘이번 저의 평양 방문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대화와 만남이 이어지는 길이 되어야 된다’고 말했다”며 “이 여사도 같은 마음으로 (이번에) 평양을 간다”고 전했다. 그는 “방문을 위해 많은 배려와 허락을 해주신 박근혜 대통령과 초청해주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많이 성원해주신 국민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이날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문, 3박4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8일 돌아올 예정이다. 방북단에는 수행단장인 김 전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등 18명의 수행원이 포함돼 있다. 취재진은 방북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이번 이 여사의 방북 때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호텔에 통일부와의 직통전화와 팩스가 북측 협력으로 개설된다”며 “정기적으로 소식을 전하고 급한 연락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복귀하는 8일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의약품, 털목도리 준비한 이유는?”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의약품, 털목도리 준비한 이유는?”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의약품, 털목도리 준비한 이유는?” 5일 평양 방문 길에 오른 이희호 여사의 3박 4일 방북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여사는 영유아 사업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와 함께 방북하는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기획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여사는 방북 첫날 평양산원, 둘째 날 애육원(고아원)과 아동병원을 오전, 오후에 각각 방문한다”면서 “셋째 날 묘향산 관광을 한 뒤 넷째 날 순안공항을 거쳐 돌아온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 여사는 영유아 사업, 모자보건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여사가 평양 방문 때 전달할 선물로 털목도리와 의료·의약품 등을 준비한 것도 이런 목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여사의 첫 방문지인 평양산원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때도 이 여사가 방문한 곳이다. 1980년 7월 개원한 평양산원은 출산과 부인병을 치료하는 여성 종합병원이다. 연건평 6만㎡인 13층 건물에 6채의 부속건물, 대형분수가 설치된 ‘동방식 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산원에는 해산실, 수술실, 애기실, 입원실 등 2000여개의 크고 작은 방과 1500여개의 병상이 마련돼 있다. 진료과목으로는 산과, 부인과, 갓난애기과, 내과, 비뇨기과, 구강과, 구급과, 안과, 이비인후과, 렌트겐과, 물리치료과, 실험검사과, 기능진단과 등이 있다. 평양산원 이외 애육원과 아동병원은 이 여사가 평양 내 어떤 시설을 방문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애육원은 유치원 나이의 고아를 돌보는 시설이다. 북측은 작년 10월 완공 직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지시찰한 평양 육아원·애육원으로 안내할 가능성이 있다. 평양 육아원·애육원에는 보육실, 운동실, 지능놀이실, 치료실 등 250여 개의 방이 있고 야외·실내 물놀이장과 공원, 여러 가지 유희·오락시설과 비품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병원은 2013년 말에 완공된 평양 내 옥류아동병원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위원장은 2013년 10월 완공을 앞둔 옥류아동병원 건설현장을 시찰한 바 있다. 옥류아동병원은 연면적 3만 2800여㎡, 6층 규모로, 최신식 의료설비들이 갖춰진 각종 치료실과 처치실, 수술실, 수십 개의 입원실은 물론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교실과 놀이장, 휴식장을 갖추고 있다고 당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여사의 방북 기간 김 제1위원장과 면담할지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 여사 방북을 추진한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김 제1위원장이 작년 말 친서로 초청했기 때문에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이 여사와 면담을 하게 되면 대남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면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공적 담론 형성 통해 정치적 양극화 해소해야/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공적 담론 형성 통해 정치적 양극화 해소해야/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직전 40%였던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후 29%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집권당 지지율은 43%에서 40%로 감소한 반면 제1야당은 3% 포인트 오른 22%였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59%였던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후 13% 포인트 빠졌고, 여당은 4% 포인트 줄었으며 제1야당은 2% 포인트 감소했다(갤럽 여론조사 결과).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은 국가적 재난에 대한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인식한다. 그런데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해서 청와대와 ‘동패’(同牌)의 관계인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상관관계가 낮았다. 최근 20주 동안의 조사에서 집권당 지지율은 일관되게 40% 초반대에 머물렀고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됐을 때에도 38%를 기록했다. 또 다른 특징은 집권세력이 국가적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메르스 전쟁에 앞장선 당 소속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에 올라도 제1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통령과 정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 관행은 한국 정치 현실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단순 지지율 변동 폭만을 고려한 추론이라 일반화할 수 없지만 국민들은 제1야당을 집권 대안 세력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석해도 될 듯싶다. 무엇보다 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줄어든 수치만큼 ‘지지하는 정당 없음’ 응답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성이 관찰된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지지하는 정당 없음’ 응답률은 최저 29%에서 최고 43%의 범위에 있었다. 제1야당의 지지율이 ‘지지하는 정당 없음’보다 더 높았던 때는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바꾼 직후, 6·4지방선거 직전과 선거 후 한 달 정도였다. 당명 개정과 선거 국면에서 야당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싫은’ 여당을 견제하려면 어쩔 수 없이 찍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만이 지지율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다. 유권자들이 이슈 혹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비교하여 지지할 정당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논란, 세월호 참사 책임규명 회피, 성완종 리스트 공개의 경우 집권당에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러한 인식이 평가적 태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아니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이기주의, ‘특별한 이유 없이 싫다’ 혹은 ‘영 내키지 않는다’는 편견적 감정이나 정서적 거부감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유추된다. 이성보다는 편견적 감정이나 정서적 거부감에 기초한 직관적 판단이 정치적 태도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은 심리학 연구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통섭적 차원의 범학문적 연구’를 통해 직관에 근거한 도덕적 가치 판단이 정치적 의사를 결정하는 핵심 독립변인이라고 주장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보편 복지를 비난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건 보편 복지 정책이 성실함과 노력의 중요성을 폄하하고 게으름과 무책임을 조장한다는 그들의 도덕적 가치관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아야만 사회가 변화한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공적 담론 재구성만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 강조한다. 주류 언론이 정치인들의 수사를 그대로 받아 적고 인터넷 언론들은 신문과 방송의 보도내용을 적절히 편집해서 뉴스로 가공하며 종편의 각종 시사프로그램이 정치인 프레임을 반복하는 언론 환경에서 공적 담론은 프레임 개발자들이 설정한 범위를 벗어나기 힘들다. 심리학자와 언어학자에 따르면 정책은 정치인 자신이 옳다고 믿는 도덕적 가치 판단의 결과물이다. ‘옳음과 그름’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타협이 실종된 갈등만 난무하는 부정적 정치 모습에 대한 묘사는 그만두고 다양한 도덕적 가치가 경쟁하는 공적 담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40%나 되는 무당파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 의지를 자극하려면 권력 취재원의 입에 의존해 특정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 대신 정치 세력이 제안한 정책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지 구체적 관계를 탐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야말로 언론이 정치적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 6 ·15 넘는 합의 이끌 ‘통 큰 접근’ 필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5년 전인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의 자주적 해결,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조속 해결, 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의 교류·협력 활성화, 당국 간 대화 개최 등 5개항을 담은 ‘6·15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남북은 장관급 회담을 포함해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조성 및 금강산 관광 등 각종 교류·협력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2007년 10월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등 남북 교류가 계속됐다. 하지만 퍼 주기 논란 속에 2002년 6월에 발생한 제2연평해전과 2002년 10월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으로 불거진 2차 북핵 위기, 2005년 2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이어지면서 6·15 공동선언으로 대표되는 대북 포용 정책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으로 대표되는 ‘선 핵 폐기’ 원칙을 내세우며 포용 정책을 대폭 수정했다. 북한은 강력 반발했다. 2009년 2월 2차 핵실험에 이어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 간에는 긴장감만 감돌았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보다 다소 유연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앞세워 ‘드레스덴 선언’과 ‘통일 대박론’ 구상을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남북 관계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 5·24 조치 이후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 지원을 승인(4월 27일)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남북 교류를 폭넓게 허용하는 등 화해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 올해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하는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행사가 2008년 이후 7년 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됐다. 정부는 어떻게든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응을 냉담하기만 하다. 통일부는 14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가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6·15 공동선언을 이행할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당국 간 대화에 지체 없이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오히려 5·24 조치를 포함한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15 공동선언을 뛰어넘는 새로운 선언을 정부가 도출하겠다는 각오로 통 크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전북대 ‘지미카터학부’ 설립

    전북대학교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학부를 설립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나선다. 이남호 전북대 총장은 9일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카터센터와 민간교류 활성화, 공동연구, 글로벌 인재양성 등을 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카터센터와의 교류 확대는 전북대의 취약한 국제화 분야에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 국제학부를 ‘지미카터학부’로 바꿔 내년부터 운영한다”고 말했다. 지미카터학부는 국제전문가 양성과 현장 실무형 프로그램 교육은 물론 카터의 기본 철학인 민주주의, 인권, 평화증진, 국제갈등·분쟁 해소 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전북대는 카터센터와 함께 해외 인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각국 대통령이나 저명 재단과의 결연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전북대는 오는 11월 카터 전 대통령 내외를 초청, 국제인권분야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다. 카터 전 대통령은 전북대에서 강연 및 학생과의 대화, 국제갈등 해소를 위한 공동 학술대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이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 그중 호남에서 유일하게 국제학부를 운영하는 전북대에 최초로 ‘카터재단’의 학부 설치와 교류를 허락했다”며 전 세계에 전북대를 알리는 것은 물론 국내 대학에 국제화의 새 방향과 패러다임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제39대(1977∼1981) 대통령 퇴임 후 세계 평화, 민주주의, 인권 신장을 목표로 한 카터센터를 설립하고 1994년 북한의 제1차 핵위기 때 김일성 주석을 면담해 남북정상회담을 중재하는 등 한반도 평화에 공헌한 공로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불공대천지수/문소영 논설위원

    사서삼경과 함께 유가의 기본적 경전인 ‘예기’ 곡례편에 불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讐)가 나온다. “아비의 원수와 함께 하늘을 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함께 하늘을 이지 않는다’는 것은 함께 세상에 공존할 수 없으니 상대를 죽이든가 아니면 내가 죽든가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현대사회에서는 큰 원한을 품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나 불공대천, 불구대천이 다 같은 표현으로, 젊은 시절 무협지깨나 본 사람들은 특히 익숙하다. 불공대천지수는 ‘춘추전’에도 나온다. 기원전 487년 기나라 제후가 주나라 이왕에게 제나라의 애공(哀公)을 악한 말로 헐뜯고 고소하는 등 참소(讒訴)해 팽살(烹殺)형에 처하자 제나라 후손들이 기나라는 결코 함께 살 수 없는 흉악한 원수로 반드시 복수하리라고 벼를 때 이 말을 사용했다. 팽살형이란 끓는 물에 처박거나, 불타는 기름 가마에 던져서 죽이는 끔찍한 고대 중국의 형벌이다. 불공대천지수는 따라서 효와 충을 강조하는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던 아시아적 가치를 표현한 것이다. 6주기를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그의 아들 건호씨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한 발언으로 언론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큰 논란이다. 노씨를 ‘친노’라고 낙인찍고, ‘상주가 손님에게 무례했다’고 호통친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던 노 전 대통령의 유언도 들이댔다. 이날 노씨는 “‘전직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며 내리는 빗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 주셨다”고 김 대표를 비꼬는 발언을 해 빌미를 제공했다. 광주에 이어 물병 세례를 받은 김 대표는 현재 대선 후보 여론조사 1위에 올라 있다. 문성근씨의 트위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추도식 참석을 언론에는 알렸으나 추도식을 준비하는 측에는 알리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예의를 갖추는 게 맞다. 그러나 김 대표나 그의 소속 정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훌륭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 등에 수치심을 씻지 못해 2009년 5월 자살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고인인 노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을 북한에 포기했다는 등의 종북 이미지를 씌웠고, 정권을 잡은 2013년에는 국가정보원장이 국가 기밀인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해 논란을 키웠다. ‘사초실종’ 논란으로 확대했지만 법원에서 무죄가 됐다. 전직 대통령을 근거 없이 비방·비난하는 등 큰 무례를 범하고 국가 기밀을 노출해 국익을 훼손했으며, 허위 사실로 국론 분열을 조장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을 비난할 수 있는가. ‘예기’의 정신으로 묻고 싶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미디어 이용과 정치 극단화/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미디어 이용과 정치 극단화/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지난주 언론 관련 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한국 저널리즘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였는데 모든 이들이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적지 않은 토론자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매체가 보통의 유권자를 더 당파적으로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향력이 큰 주요 신문들의 논조는 보수적이고 집권여당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결정할 수 있어 보수에 편향된 뉴스들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주장이 타당할 수도 있다. 한데 정치적으로 편향된 매체 이용이 우리 사회의 정치 극단화를 초래한다는 논리적 추론은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먼저 정치적 선호도에 조응하는 매체의 뉴스를 이용하는 행위, 즉 선별적 노출의 작동을 추동시키는 조건에 대한 설명이 명확해야 한다. 뉴스 이용자의 개인적 특성, 구독자 수와 시청률, 매체별·뉴스별 노출 시간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 개인적 특성은 인구사회적 속성(성, 연령, 소득, 학력)과 심리적 정향성(정치적 성향, 정치 관심도, 정보 탐색 동기) 측면에서 정의되는데 후자에 속하는 정보 탐색 동기의 경우 동일한 매체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이용자별 동기는 매우 상이하다. 어떤 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기 위해(환경감시 동기) 뉴스를 찾아 나서지만 다른 이는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오락 동기) 혹은 다른 사람과의 이야깃거리를 얻기 위해서(관계 형성) 동일한 뉴스를 소비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의 유권자라 하더라도 이들의 뉴스 이용 동기가 서로 다르면 뉴스 소비의 효과 또한 개인적으로 상이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언제나 자기의 정치적 선호도와 일치하는 정보만을 소비하지는 않는다. 유권자가 자기의 정치적 태도를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건 분명하지만 여야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는 정책(연말정산 환급,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새로운 이슈(국가 재정)에 관한 정보를 평소와 다른 매체로부터 얻는다 해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지 부조화는 크지 않다. 더구나 해당 정보가 매우 정확하다면 기존의 정치적으로 편향된 논리적 추론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선택적 노출은 정파적 미디어와 정치 태도 극단화를 관계 지을 수 있는 첫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지상파 뉴스 시청을 회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종이신문의 구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며 보수를 편드는 종편의 시청률 또한 1% 남짓한 뉴스 소비 환경에서 정치 극단화와 미디어 이용의 관계를 진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권력 취재원에 의존하는 뉴스 생산 관행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언론은 권력자의 정치적 수사와 행동에 높은 뉴스가치를 부여하는 관행(출입처 중심의 발표 저널리즘)이 있다. 이는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어느 한쪽을 편들고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는 정치 세력이 언론의 권력 취재원 의존 관행을 자극하는 이슈(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를 개발해 자기편에 서도록 유도하는 사례를 빈번히 목도한다. 시장 가격 형성 및 소비자 선택이 재화의 유통구조에 의해 영향받는 것처럼 비정상적인 뉴스 유통 구조 또한 여론시장의 왜곡을 가져온다. 인터넷 뉴스 이용자의 88.5%가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의 뉴스 제목이나 사진을 보고 뉴스를 클릭해서 읽고, 이용자의 70% 이상이 특정 포털사이트를 경유해 언론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그런데 포털은 뉴스 매체가 아닌 오락 매체에 가깝다. 부적절한 뉴스가치 판단(생생한 시각적 자료와 속보 경쟁 중시)과 뉴스 생산 환경의 열악함(90% 이상이 10인 미만의 사업체)이 결합될 때 권력 취재원 의존 현상은 더욱 고착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언론은 정치적 토론을 돕는 대신 정치 세력의 일방적 주장을 확산시키는 확성기 역할을 하게 된다. 정치 뉴스 노출 기회가 줄어드는 대신 정치적으로 편향된 뉴스가 생산·유통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지난 20년 동안 인터넷 이용률은 계속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부적절한 뉴스 생산 관행과 왜곡된 뉴스 유통 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뉴스가 정치 극단화를 부추기는 현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 ‘정치 개입病’ 국정원 개혁 첫 단추… 조직 개편 함께 처방해야

    국가정보원이 ‘정치 보고서’를 없앰에 따라 개혁의 첫 단추를 꿴 것으로 평가된다.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 등 ‘근본 처방’을 추가로 이끌어 낼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그동안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냈던 정치 보고서는 단순히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을 돕는 참고자료 수준을 넘어 정치 개입이나 정치인 사찰 등의 논란을 빚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국정원 차원의 사전 ‘의견 제시’를 바탕으로 사후 ‘역할 수행’까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치 관련 청와대 보고가 폐지되면서 국회 등지에서 이뤄지는 국정원의 정보 수집 활동도 위축됐다는 게 중론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9일 “국회를 드나들거나 의원실을 찾아가는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 보고서 작성 금지를 곧 국정원의 정치 개입 차단으로 연결 짓는 데는 무리가 있다. 정치 보고서는 사라졌을지 몰라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과 인력은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1, 2, 3차장이 각각 해외·대북, 국내, 사이버·과학기술 분야 업무를 분담하는 구조다. 조직·인력 개편 없이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 가능성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고질병’처럼 굳어져 있었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년 출범한 이후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정치 공작’의 상징처럼 군림하기도 했다. 1973년 ‘김대중 납치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권위주의 정권이 막을 내린 이후에도 국정원을 둘러싼 논란은 식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 당시 미림팀을 비롯해 정권마다 도청팀을 가동했으며, 지난 대선 때는 댓글팀의 활동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남재준 전 원장 시절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간첩 증거 조작 사건’ 등으로 국정원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따라 정치 보고를 없애고 대북 업무에 주력하겠다는 이병호 원장의 방침이 향후 조직과 인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북 포용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북 정보망이 부실해졌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지면서 전문 인력 양성 기반이 흔들린다는 비판도 받았다. 여기에 최근 간첩 증거 조작 사건까지 겹치면서 대북·해외 정보망 붕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북 정보망은 한번 무너지면 단기간에 회생이 어렵고 자칫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朴대통령-여야 대표 무엇을 얻었나] 文의 대안

    [朴대통령-여야 대표 무엇을 얻었나] 文의 대안

    문재인(얼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동을 통해 제1야당 대표로서의 리더십 구축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3일 영수회담에 참여했던 전직 당 대표급 인사들과의 오찬을 통해 조언을 구할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한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연내 남북정상회담 초당적 협력” 문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경제민주화, 복지 공약 파기’를 언급하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했다. 형식적인 모두발언에 그치지 않고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함으로써 정부·여당의 견제 세력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이어 “경제정책을 대전환해 소득 주도 성장론으로 가야 한다”며 경제 기조 전환이라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수권 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대통령께서 임기 중에 성과를 내려면 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약속한 것도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앞으로도 여야 대표가 요청하면 경제와 안보를 의제로 해서 만나기로 했다”며 추가 회동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회동을 직접 제안할 정도로 공격적인 스타일로 바뀐 문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의 입지도 더욱 다질 수 있게 됐다. ●경제 행보 박차… 수권정당 가능성 보여 줘 이날 회동은 문 대표가 ‘노무현의 비서실장’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지난 대선의 상처를 딛고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자리매김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경제 정당이라는 기조를 강조하는 당초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문 대표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회 데뷔전 이완구 “국정원,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는 잘못”

    이완구 국무총리는 25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가와 정부 기밀을 공개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또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살포 자체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마치 과시하듯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시설 인근 주민의 재산권 피해와 안전 위협에 대해 실태조사 계획을 묻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의 질문에 “실태조사를 확실히 해서 보완 대책을 만들도록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무대에 데뷔한 이 총리는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이 총리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 의향을 묻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주민에 대한 책무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이 총리를 비롯해 이재오·이해찬 등 ‘삼이’(三李)에 관심이 쏠렸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정부의 개헌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강력 비판했다. 여당 내 ‘개헌 전도사’인 이 의원은 “권력의 힘으로 개헌하는 것도 나쁘지만 권력의 힘으로 개헌을 막는 것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개헌보다 경제 살리기에 온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을 같이 한다”고 답변, 경제활성화가 우선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해찬 새정치연합 의원도 대정부질문 무대에 15년 만에 복귀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면박을 주는 등 ‘버럭해찬’의 모습을 재현했다. 이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법정구속된 데 대해 “정권의 정통성이 완전히 무너졌다”, “(박 대통령이)이쯤 되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에 대해선 “사돈 남 말 하듯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백종천·조명균 무죄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백종천·조명균 무죄

    참여정부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고의 삭제 논란과 관련해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며 폐기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동근)는 6일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과 공용전자기록 손상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72)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58)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은 결재권자인 대통령의 결재가 있을 때 생산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 사건 기록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시적인 ‘재검토’ 지시는 작성자에게 수정하도록 지시한 것이지 공문서로 성립시키겠다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노 전 대통령은 회의록 초본 파일을 열어본 뒤 ‘내용을 한 번 더 다듬어 놓자는 뜻으로 재검토로 합니다’라는 의견과 함께 구체적인 재검토 지시 등이 담긴 파일을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본이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더라도 이를 폐기한 행위는 공용전자기록 손상에 해당한다는 검찰 측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백 전 실장은 선고 뒤 “사필귀정의 결과라 생각한다”며 “재판부가 공명정대하고 객관적인 심판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판결은 정치 검찰의 표적 수사와 억지 주장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새한국 국민운동’ 남북정상회담 촉구

    ‘새한국 국민운동’ 남북정상회담 촉구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회원들이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북한과 조건 없이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에는 공감하나 북한인권법 제정, 핵 폐기와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공조, 투철한 안보 등 한국 정부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남북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결국 무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결국 무죄

    ‘사초 실종’ 논란을 불러 온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사건이 결국 무죄로 결론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동근)는 6일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과 공용전자기록 손상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삭제했다는 회의록 초본을 대통령 기록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대해 무죄로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기록물 ‘생산’으로 보려면 결재권자가 내용을 승인해 공문서로 성립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 기록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인’이 아닌 ‘재검토·수정’ 지시를 명백히 내리고 있으므로 대통령 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회의록 초본 파일을 열어 확인한 뒤 ‘처리의견’란에 “내용을 한번 더 다듬어 놓자는 뜻으로 재검토로 합니다”로 명시적으로 기재했기 때문에 내용을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또 회의록 초본의 경우 당연히 폐기돼야 할 대상이라며 공용전자기록 손상 혐의도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의록 파일처럼 녹음자료를 기초로 해서 대화내용을 녹취한 자료의 경우 최종적인 완성본 이전 단계의 초본들은 독립해 사용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완성된 파일과 혼동될 우려도 있어 속성상 폐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백 전 실장은 선고가 끝난 뒤 “재판 결과는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재판부가 공명정대하고 객관적인 심판을 해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정상회담 당시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을 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촉발된 이번 사건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대해 법원이 판단을 내린 사실상 첫 사건이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자신의 발언을 감추기 위해 백 전 실장 등에게 회의록 미이관을 지시했고, 이들이 지시에 따라 회의록 초본을 삭제하고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이른바 ‘사초(史草)’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대권 주자였던 문재인 의원은 “정 의원 발언이 사실이라면 제가 책임질 것”이라고 말하며 크게 반발했다. 당시 민주당은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혐의로 정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논란은 대선이 끝난 뒤에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3년 6월 국가정보원에 보관된 회의록 발췌록을 열람한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NLL 포기 취지 발언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자, 문 의원은 회의록 공개를 제의하며 맞섰다. 이어 국정원이 회의록 전문과 발췌록을 전격 공개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발췌록을 본 참여정부 측 인사들이 당시 회담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억하는 회의록과 100% 일치하지 않는다며 국정원 보관본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결국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된 회의록 원본을 열람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수차례 시도에도 회의록 원본은 찾을 수 없었다. 회의록 유출에서 시작된 논란이 ‘사초 실종’으로 번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사초가 폐기 또는 은닉됐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그해 7월 참여정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등 관련자를 출국 금지하고 그 해 8월 경기도 성남의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디지털자료 분석용 특수차량까지 동원해 755만건의 기록물을 분석하며 91일간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마쳤지만 회의록은 찾지 못했다. 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전 복사해 간 ‘봉하 이지원’에서 회의록 초본이 삭제된 흔적과 완성본에 가까운 수정본을 발견했다. 검찰은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에 의한 ‘사초의 삭제’로 최종 결론 내리고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을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및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에 대해 사법부가 판단을 내리는 사실상 첫 사건인 셈이다. 14개월에 걸친 재판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된 것은 삭제된 회의록 초본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법원이 검찰의 주장 중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결국 ‘무리한 기소’가 아니었냐는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논란을 촉발시킨 정문헌 의원은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벌금 500만원을 구형한 검찰의 형량의 두배에 달한 금액이었다. 재판부는 정문헌 의원이 2012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회의록의 존재를 발언하고 이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권영세 주중대사에게 사실이라고 확인해 준 것이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유죄로 인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 고강도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고강도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북한이 MB 회고록 논평을 발표하고 고강도 비난을 쏟아부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시절 남북간 이뤄진 물밑 접촉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해 북한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에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비난

    북한, MB 회고록에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비난

    ‘북한 MB 회고록’ 북한 MB 회고록 논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북한 MB 회고록 논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시절 남북간 이뤄진 물밑 접촉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해 북한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日 역사왜곡 등 대응 위해 공조… DJ 학술교류 지원 계기 급물살

    국사편찬위원회가 공동 역사교재의 첫 주제를 일본 역사왜곡 대응으로 잡은 것은 남북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공통분모라서다. 한국은 일본의 지속적인 독도에 대한 분쟁지역화 시도에 맞서야 하고, 북한은 일본과 관계 정상화에 앞서 식민지배에 대한 경제적 배상 협상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선언에 그쳤던 남북한 공동 역사연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 학술교류사업에 대한 지원을 밝히면서부터다. 이듬해 2월 이성무 당시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 3명이 방북,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와 공동 학술회의 개최 및 자료교환에 대해 협의했다. 이어 3·1절을 맞아 남북한 역사학자들은 일본 당국의 역사교과서 왜곡 음모를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01년 8월에는 남북역사학 국제학술토론회가 항일역사문제를 주제로 중국 하얼빈에서 열렸고, 항일 유적지가 집중된 중국 동북3성 지역의 유적 및 사료 공동 발굴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2003년 2월과 3월에는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학술토론회가 열렸고, 8월에는 ‘Korea’인 국호 영문표기를 ‘Corea’로 바로잡기 위한 학술토론회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열리기도 했다. 2004년 9월 금강산에서 열린 고구려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 학술대회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대응책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남북 공동 역사연구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 사건 이후 최근까지 남북한 역사학자들이 만난 것은 2010년과 2011년으로 두 번에 그쳤다. 끊어진 남북한 공동 역사연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냉랭한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다. 공동 역사연구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당장 발전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과거 남북학술토론회의 개최와 주제선정, 진행방식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개최는 북한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다녔고, 주제는 일제 식민지배에 한정됐고, 진행방식도 학술회의 형식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또 남측은 순수 학술교류를 위해서 접근했지만, 북측은 조·일 수교와 체제 정통성 홍보를 위한 정치행사로 받아들이면서 학술행사에 무리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어려움의 원인을 북한의 역사학계가 당에 종속돼 독자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고, 실천 가능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김두우 前 수석 “정치적 논란 위한 책 아니다” 진화 나서

    김두우 前 수석 “정치적 논란 위한 책 아니다” 진화 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제작을 주도한 김두우 청와대 전 홍보수석은 30일 “정치적인 논란을 일으키기 위한 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현 정권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정책위주로 써서 다음 정부에 도움이 되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했다”고 거듭 말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로 민감한 시기에 출판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예정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및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이) 쓰신 것 중 노출되면 곤란하겠다고 생각된 상당 부분은 삭감했다”며 “그 정도는 국민이 알아도 된다는 판단에서 기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5차례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배경에 대해 “국가정보원·외교부 등 상층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전임 정부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정확하게 알려야 했다”며 “박근혜 정부가 관련 정보를 다 승계받지 못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앞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이 늘 조공 받듯 하지 않았나. 그런 식의 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게 (이 전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이라고도 했다. 또 박 대통령이 당시 정운찬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고 기술한 데 대해 청와대에서 유감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그런 표현은 없다. 회고록을 정밀하게 보시면 상당 부분 오해가 풀릴 것”이라며 “회고록에는 박 대통령이 원칙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쓰여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일부에서는 일부 의구심이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한 많은 요인 중 하나지 (정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 했다는 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원외교 성과를 설명한 대목은 정치적이라는 지적에는 “자원외교에 중점을 뒀는데 그 부분을 언급 안 하고 지나가면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이날도 이 전 대통령을 향해 “회고록이 아닌 참회록을 써야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반성은커녕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이 전 대통령에 국민은 열린 입을 다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하늘 위의 구름에서 내려와 국회에 출석해 모든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임 시절 남북 간 물밑접촉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현 정부의 남북대화 노력은 돕지 못할망정 고춧가루 뿌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의 친박계도 “MB는 생각이 없는 사람 같다”며 날을 세웠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남북정상 회동 촉각… 靑 “해결과제 많다” 신중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겠다는 긍정적 신호를 계속 보내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연두 기자회견에서 김 제1위원장의 행사 참석 가능성에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고 재확인했다. 지난달 22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의 “평양으로부터 행사 참석을 고려 중이라는 일차 신호가 왔다”는 언급과 비슷한 말이다. 2011년 집권한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첫 해외순방을 다자외교무대로 화려하게 장식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확인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먼저 방문하게 된다면 북·중 관계 일부 재설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북한의 행위는 다분히 북·중 간 냉랭한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김 제1위원장 집권 후 외교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러시아를 활용해 중국에 계속 관계 개선을 위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우샤코프 보좌관의 발언과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별 차이가 없다”며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진짜 방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방문할 의사가 있음을 원론적으로 밝힌 것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실제로 김 제 1위원장이 중국을 제치고 러시아를 먼저 방문한다면 동북아 외교 정세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외교경험이 전무한 김 제1위원장이 양자도 아닌 다자무대에서 실수를 연발할 경우 역효과만 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간에는 핵과 미사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라며 “러시아 방문을 결정하기 전에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도 조율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중단된 남북 관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러시아를 가야 한다”며 “다만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북·중 관계의 훼손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르며 어쩌면 러시아 방문보다 먼저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정치·외교·안보] “남북 정상회담 조건은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했지만 지난해 ‘통일대박론’을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깜짝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우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주목받았던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제 조건은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진정성 있는 자세와 비핵화 진전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 문제 근본 해결부터 북한 주민 삶의 질 향상까지 남북이 논의해서 통일의 문을 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비핵화와 다자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북한 비핵화 남북 관계도 선순환을 도모하고 유라시아와도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을 서두르기보다는 남북이 당국 간 회담을 통해 신뢰를 쌓는 과정과 함께 한반도 주변국인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과 함께 6자 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진전 등을 통해 여건이 성숙돼야 김 제1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박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지는 않으려는 듯 인권문제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비핵화 문제도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민간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서 민간을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및 경제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간의 지원과는 별도로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처럼 요구해 온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서 ‘강제로 막을 수는 없지만 필요시 안전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도 대화의 끈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5·24 조치 해제에 대해 ‘북한에 대한 보상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하면서 해제 문제에는 구체적 대답 대신 당국 간 협의 필요성만 언급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24조치 해제 등을 기대했던 북한으로선 박 대통령의 신년회견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닐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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