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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여론조사(하)] 진보도 62.5%가 “정상회담 신중하게 진행”

    한반도 주변 정세가 빠르게 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새해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남북정상회담 진행 방향에 대해선, ‘가능한 빨리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15.3%)’는 의견보다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65.4%)’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북핵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 정상회담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6.1%,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2.4%였다. 남북정상회담이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응답은 정치적 성향과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보성향 응답자의 62.5%, 보수성향 응답자의 61.5%가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중 63.6%, 정동영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의 62.5%가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에 따른 차이도 별로 없었다. 호남 응답자의 70.2%, 충청 응답자의 70.3%, 부산·울산·경남 응답자의 68.1%가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데 찬성했다. 이는 과거의 민심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정치성향, 지역에 관계없이 남북정상회담이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여론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에 끌려가기보다는 당당하게 임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이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 응답은 남성(58.4%)보다 여성(72.3%)의 비율이 더 높았다. 학생(72.7%)과 전업주부(72.2%)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응답 비율이 높았다.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비율은 대구·경북이 6.7%로 가장 낮았다. 김재범교수·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상)] 일자리 창출·서민생활 안정 최우선 과제

    [신년 여론조사(상)] 일자리 창출·서민생활 안정 최우선 과제

    이명박 정부 집권 3년차로 진입하는 새해를 맞아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크게 세 가지 함의(含意)를 갖고 있다. 첫째, 2010년 정국에 대한 민심 선행지수로서의 역할이다. 특히 11일 발표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살펴볼 수 있다. 세종시에 정부부처 중 9부2처2청을 이전하는 원안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찬성 응답층 중에서도 정부의 수정안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수정안의 내용에 관계없이 기존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견보다 높게 나왔다. 또 반대 응답층에서도 수정안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수정안 내용에 관계없이 기존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 둘째, 2010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여야 정당에 민심의 현 주소를 제공하고 있다. 정권 중반에 펼쳐진 역대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은 참패했다.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에서 유권자는 미래보다는 과거를 보고 정부를 심판하는 ‘회고적 응징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 지지도가 50%에 육박하고,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보다 높았다. 야당이 전통적으로 내세워온 ‘정권심판론’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안 먹혀들어 갈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셋째, 집권 3년차의 이명박 정부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가리키는 나침반 역할이다. 국민들은 현 정부가 새해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국정 현안으로 ‘일자리 창출’과 ‘서민 생활 안정’을 꼽았다. 반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민심이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김형준교수·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핵주먹으로 눈물 훔치는 北 바로보기/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시론] 핵주먹으로 눈물 훔치는 北 바로보기/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북한 속담에 ‘주먹으로 눈물을 훔친다.’란 말이 있다. 주먹이 약한 사람은 약육강식의 섭리 속에 핍박을 받게 되면, 약한 주먹을 한탄하며 주먹으로 눈물을 닦는다는 의미다. 최근 북한노동당의 한 논객은 지난 10년간 미국이란 ‘큰 주먹’ 때문에 이라크, 아프간 인민들이 두 주먹으로 참기 어려운 피눈물을 훔쳤다고 강변했다. 2010년을 앞두고 내보이는 북한체제의 모습은 바로 주먹을 불끈 쥐고 결코 이라크인들처럼 눈물을 훔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핵무기를 움켜쥔 큰 주먹에 대한 북한 위정자의 집착과 북한주민의 집단적 피눈물 사이에 북한의 전략적·전술적 포지션이 담겨 있다. 북한은 새해에도 핵보유와 관련한 본질적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게다. 북한이 체제보장을 위해 숭배하는 ‘큰 주먹’은 북·미 관계정상화도, 남북 경제협력도 아니다. 미 보즈워스 대사를 만나 제안한 평화협정도 아닐 게다. 북한은 핵보유체제를 기술적으로 완성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체제가 안전하다는 ‘핵주먹 해결론’을 믿고 있다. 북한이 최근 ‘서해사격구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우리 정부와 국민들을 협박하는 모습에도 ‘큰 주먹’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 있다. 북한체제가 그토록 ‘큰 주먹’에 집착하는 동안 체제 내부에서 진행된 절대적 결핍은 북한인민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 굶어 죽어가고 있는 주민이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이후 유엔결의안 1874호를 토대로 진행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주민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특히 기득권층의 충성심 유지에 필요한 사치품 구입 등 체제유지 비용도 유엔제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북정권은 이러한 내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전술적 유화국면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후반기에 보인 북한의 ‘전술적 유화국면’은 ‘두 주먹을 쥐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그려진다. 북한은 6자회담에 다시 나가지 않겠다고 했고, 금방 전면전이라도 치를 것처럼 우리를 압박했다. 그런데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전제조건이 있지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혔다. 대남정책 담당 고위인사를 보내 남북경협을 간청했고, 싱가포르에 사람을 보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했다. 북한체제로선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입장 변화다.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다. 우리는 핵주먹을 쥐고 눈물을 훔치는 북한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 일각에선 핵무기를 움켜쥔 북한체제의 주먹을 보지 말고, 북한주민의 피눈물을 먼저 닦아주자고 한다. 북핵은 미국 및 국제사회가 지켜볼 테니까 우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주민을 지원하며 남북관계만 발전시키면 된다는 주장까지 한다.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다. 북한이 움켜쥔 핵주먹은 미국 등 주변국을 치는 데 사용하려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해 북한을 다룰 때 유엔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 유엔제재결의안을 앞장서서 이행하면서, 대화의 기회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대화도 제재의 수단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북한 핵주먹을 해체하는 수단으로서 남북대화는 도구적 수단을 가져야 한다. 핵무기를 움켜쥔 북한의 주먹을 24시간 지켜보면서, 인도주의적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 20여년간 움켜쥔 단단한 북한의 핵주먹을 단기간에 ‘부드러운 고사리손’으로 만들려는 조바심을 절제해야 한다.
  •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2009년은 벽두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데 이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등 유난히 충격파를 던진 죽음이 많은 한 해였다. 강호순 사건 같은 강력사건과 연예계 성상납 같은 추문도 있었지만 남북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공동 진출하고, 한국이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등 한반도에 희망의 기운이 감돈 한 해이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이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고, 비록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구가 겪고 있는 온난화라는 공통의 위기를 앞에 놓고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올해 10대뉴스를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국 내 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 역사 뒤안길로 검찰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고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는 전에 없던 감정의 극한을 경험했다. 충격, 당혹, 참담, 분노, 연민…. 저마다 다르되, 복합적이었다. 8월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결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에서 그의 존재감이 어떠했는지…. 상실의 한 해였다. 미사일 발사·핵실험… 잇단 북한발 충격파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 11월 대청해전을 유발하며 1년 내내 남한을 자극했다.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12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이어졌다. 표면에 드러난 남북관계는 냉랭했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비밀접촉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17년만의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용산재개발 철거민 참사… 보상문제 난항 1월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4층짜리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경찰이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에 불이 붙었고, 화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 강제 철거, 과잉 진압, 유족 보상 등을 둘러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 원안수정 논란… 국론분열 양상 정운찬 국무총리가 9월 초 내정과 동시에 꺼낸 세종시 원안 수정 입장은 올 하반기 최대 뉴스로 떠올라 지금도 활화산이다. 충청권과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수정 반대에 가세하면서 국론분열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갖기에 이르렀다. 수정안 최종본이 발표되는 내년 1월11일 이후에도 메가톤급 뉴스로 위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G20정상회의 서울유치 ‘국격 우뚝’ 내년 11월 세계인의 눈과 귀가 서울에 집중된다. 지구촌 최고의 20개 부자나라(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모두 모인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경제올림픽’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 외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대 사건이다. 지구촌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릴 호기이기도 하다. 미디어법 등 입법전쟁… 난장판 국회 오욕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은 7월 여름 국회를 끝없는 파행으로 밀어 넣었다.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국회 경호권 발동, 의원직 사퇴, 재투표·대리투표 논란 등 입법부 파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여야의 불신은 연말 예산안 심의로 이어졌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처리되지 못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準) 예산을 편성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 절반의 성공 2009년 8월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전 국민적 관심속에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자국 땅에서 자국의 로켓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의를 가지며 우리나라 우주개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쪽 페어링(위성덮개) 미분리로 과학기술위성2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인면수심 강호순·조두순 반인륜범죄 경악 올해도 반인륜적 강력 범죄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1월 군포 여대생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강호순은 미궁 속에 빠졌던 경기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2008년 12월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징역 12년의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국민들은 지나치게 낮은 형량에 분노했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남아공월드컵축구 사상 첫 남북 동반진출 태극전사들은 1986년부터 월드컵 축구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꿈을 일구며 국민들을 들뜨게 했다. 아시아예선을 무패(7승7무)로 마쳤다. 북한도 44년만에 본선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의 7연속 본선행은 브라질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기록. 본선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B조에 편성됐다. 연예계 성상납 파문·잇단 자살 충격 지난 3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은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던졌다. 신인 배우 장자연의 자살이 화제를 몰고 온 것은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 연예계의 고질적인 성(性)상납과 매니저의 폭력 때문이었다는 유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4월과 11월에는 신인 배우 우승연과 모델 김다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국 제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대’ 개막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취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20일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이라크 주둔군 철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지시하는 등 의욕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러시아, 유럽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동과 평화의 외교시대를 열었으며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 두바이 사태 새 변수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다퉈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세계 경제는 지난 2년의 경기침체를 탈출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세계 증시는 지난 3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6개월 유예해 달라며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신종플루 대재앙… 208개국서 1만명 사망 지난 4월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빠른 속도로 확산,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현재까지 208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었다. 빠른 확산속도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인 ‘대유행’으로 격상했다. 각국은 치료제와 백신 비축에 나서는 등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GM·크라이슬러 등 美 자동차제국 몰락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업계 1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3위 크라이슬러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 세계는 자동차 제국의 몰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GM은 파산법원의 주도로 감원과 채무 조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해 ‘뉴 GM’을 출범시켰다. 리스본조약 발효… EU 27개국 정치 통합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이 12월1일 발효했다. 이로써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을 본격화한 ‘유럽 합중국’이 탄생했다. 회원국 만장일치제였던 의사결정 구도를 다수결로 변경, 정책결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EU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 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당선됐다. 日 하토야마 집권… 54년만에 정권교체 ‘8·30 중의원 선거’로 1955년 이후 계속돼온 자민당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고이즈미 정권 시절 심화된 민심 이반은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자민당은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에 이어 중의원까지 민주당에 내줬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 의원 친족의 국회의원 입후보 제한 등 7가지 공약을 지켰다. 코펜하겐 기후회의 선진·개도국간 온도차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다. ‘선진국 책임론’을 내세우는 개발도상국과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진국의 이견은 결국 제대로 된 정치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194개 회원국 중 28개국만이 동의한 ‘코펜하겐 협정’은 내용면에서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갖고 있다. 中 신장위구르 유혈 충돌… 197명 사망 지난 7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로 197명이 죽고 1700여명이 다쳤다. 수백년간 곪아온 중국 내 소수 민족의 분리 운동과 자본주의 도입 이후 이 지역 GDP가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대부분의 부를 한족이 차지하는 현실이 맞물린 결과였다. 중국 정부는 지역 투자를 늘리는 등 ‘위구르 달래기’에 나섰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하늘나라로 마이클 잭슨이 지난 6월25일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각종 추문과 건강에 대한 억측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영국 런던에서의 컴백 공연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예계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만큼 사망소식은 각종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고, 사후에만 저작권료 등으로 10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란대선 부정 의혹… 혁명이후 최대 시위 6월13일 실시된 제10대 이란 대선은 당선자가 발표되자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간의 박빙이 예상됐지만 아마디네자드가 압승하자 무사비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개혁 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졌고 각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 KBS 역사기획물 대거 편성

    새로 KBS를 이끌고 있는 김인규 사장이 22일 청사진을 내놨다. 황금시간대에 굵직한 다큐멘터리를 전면 배치했다. 논란이 됐던 ‘미녀들의 수다’는 폐지 대신 시즌2를 선택했다. 공공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엄밀히는 수신료 인상까지 세 마리 토끼 잡기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엇갈린다. KBS는 2010년 10대 기획과 신년 프로그램 개편내용을 발표했다. 10대 기획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국권침탈 100년, 한국전쟁 6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개최 등을 맞아 2010년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특집 기획물을 대거 편성한 점이다. 새해 첫날 3부작 ‘희망 2010 대한민국의 힘’을 시작으로 4부작 ‘국권침탈 100년, 우리 시대에 던지는 질문’, 10부작 ‘한국전쟁, 특별 리메이크 드라마 ‘전우’ 등을 선보인다. 비무장지대 평화콘서트와 ‘독일통일 20년’, ‘남북정상회담 10년’ 등도 내보낸다. 또 ‘대왕 세종’ 때부터 2TV로 시간대를 옮겼던 주말 역사 드라마가 1TV로 부활하며 하반기에는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태종무열왕 등 영웅 군주의 발자취를 담은 대하드라마가 제작된다. 이응진 드라마국장은 “장기 로드맵을 통해 역사 정보와 문화사적 의미를 전달하는 영상 교과서적 대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루저’(키 작은 남성을 비하한 말) 발언 파문을 일으켰던 2TV ‘미녀들의 수다’는 시즌2로 새 출발한다. 외국인들의 한국 전통문화 체험과 한국 체류 초보 외국인을 위한 가이드로 방향을 전면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월 가을 개편 때 폐지했던 ‘걸어서 세계속으로’(1TV 토 오전 10시)와 ‘앙코르 TV 문학관’(1TV 일 밤 12시25분)도 부활시켰다. 지식과 정보에 대한 감성적 접근을 시도하는 ‘감성다큐 미·지·수’(토 오후 10시15분) 등 주말 교양 프로그램도 2TV에 신설했다. ‘다큐멘터리 3일’은 일요일 밤 10시25분으로 옮겼다. KBS 측은 “통상 드라마가 배치되는 주말 핵심 시간대에 광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익성을 위한 다큐멘터리를 띠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일요일 밤으로’, ‘반갑습니다 선배님’, ‘도전 디미방’ 등은 없어지고.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음식문화 프로그램 한식탐험대‘(목 오후 8시50분), 톱스타와 함께하는 시청자 참여 토크쇼 ‘달콤한 밤’(일 오후 11시15분) 등이 신설됐다. 프로그램 개편은 새달 1일부터 적용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장소불문’ MB 발언 이후… 남북정상회담 탄력 받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특별 생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서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뜻을 밝힌 게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들어 남북은 제3국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예비접촉을 가져왔다. ●전문가 “큰 걸림돌 제거” 한입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도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지난 8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서울을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남북간 접촉이 있었다.”면서 “접촉 겨냥점은 정상회담이었으며 이를 쉽게 보아넘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접촉횟수는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북은 여러 차례 접촉 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왔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 안전 문제를 들어 3차 남북정상회담도 북한에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측은 지난 1, 2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던 만큼 이번만큼은 형평성 차원에서 반드시 김 위원장이 답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27일 북핵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인 핵심의제로 제시했지만 서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밝힌 만큼 양측이 의제 조율에 합의점을 찾는다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남북정상회담 장소로 이 대통령이 서울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남북간 걸림돌 하나를 제거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고 북측에 나름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국제적 성격을 띠고 있는 북핵문제와 남북이 풀어가야 할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서로 병행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함께 핵심의제로 꼽은 것은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관계 진전이 북핵 진전을 이끌수 있다는 정부의 발상의 전환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장소를 양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미 2차례 평양에서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평양이라면 우리에겐 유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장소로 제주나 개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이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성과도 없이 만남을 위한 만남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지금 당장 정치적으로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北 “남한 반통일자세 여전” 한편 이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입장을 밝힌 지 하루만인 28일, 북한 노동신문은 남북관계에 대한 남측 당국의 “반통일적인 입장과 자세가 꼬물만큼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우리(북한)는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할 바를 다했으며 이제는 남조선 당국이 그에 응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통령과의 대화] “아프간 파병, 받은걸 돌려줘야 할 때”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북핵문제 해결과 납북자 문제 해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추진 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는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 한국은 중국이나 미국 정책을 따라만 다녔다.”면서 “나는 이 문제도 한국이 당사자로서, 가장 위협받는 나라로서, 우리 나름대로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랜드바겐(일괄타결)을 6자회담 당사국에 알렸고 대부분 국가에서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군포로, 납치자 문제도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다면 만날 수 있다.”면서 “그거 해결하고 가자는 입장이다. 그런 것들 해결되면 충분히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추진 방법과 관련, “정상회담과 관련된 건 공개적으로 말하기 뭣하지만 우리 정부는 남북문제도 매우 정상적 절차 밟아서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와 관련, “우리가 받은 걸 돌려줘야 할 때”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의 사회 공헌을 예로 제시한 뒤 “우리도 1970년대 후반까지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고, 6·25전쟁 때는 16개국이 참전해서 7000명이 목숨을 잃었고 미국도 3만여명이 죽었다.”면서 “우리도 이제 남을 도와줄 입장이 됐다.”고 밝혔다. 홍성규 김정은기자 cool@seoul.co.kr
  • “세종시 갈등·혼란 죄송…교육·과학 중심 자족市로”

    “세종시 갈등·혼란 죄송…교육·과학 중심 자족市로”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밤 특별생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 TV 프로그램에 출연, “지금 바꾸는 게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되더라도 사회 갈등과 혼란을 가져온 데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충청도민들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선거할 때 사실은 그러지 않았어도 표를 얻었을지 모르겠으나,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세때 처음에는 어정쩡하게 얘기했다가 선거일이 다가오니 계속 말이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결정됐으니 원안대로 해야한다고 말한 게 사실”이라면서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성격과 관련해서는 “교육과학도시라고 하는 데 지금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저는 교육과학이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올해 안에 정부가 확정해서 발표하면 아마 자족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저 하나가 좀 불편하고 욕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20년간 영호남이 갈라져 정치를 했는데 이것은 없어져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지금은 불행히도 충청권까지 정치에 분할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합심할 수 있지않겠는가.”라면서 야권과 친박에 대해 세종시 수정을 수용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정운찬) 총리가 주재해서 여러 가지 안을 내고 있는데 원안보다 충청도민에게 도움이 돼야 하고 우리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통일이 된다면 그때를 감안해서 해달라고 (총리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살던 분들이 보상을 받고 나갔다.”면서 “정부는 손해보고 나가서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총리실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관련, “토목공사라고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다.”면서 “정부가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예산을 절감하고 일을 완성시키면 국민들이 완공 후 이렇게 시끄러워도 이렇게 하려고 했구나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 “지금 당장 정치적으로 할 이유는 없지만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며 우리가 두번 (평양에) 갔지만, 이번에 장소는 서울이 아니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포기시키는 게 선결 문제로, 우리가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당 “의원직 전원 사퇴” 자유선진당 17명 전원은 “대통령의 편견에 실망과 좌절, 분노를 느낀다.”며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남북한·美 북핵 외교전] 삼국지 뺨치는 두뇌싸움… 北 통미봉남 운명은

    [남북한·美 북핵 외교전] 삼국지 뺨치는 두뇌싸움… 北 통미봉남 운명은

    ■ 3국 강온전략·전망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과 미국 등 3자가 고난도의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채찍과 당근으로 양수겸장하는 수준을 넘어 앞에선 주먹을 휘두르고 뒤로는 손을 내미는 삼국지 뺨치는 기법도 동원된다. 다음달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다가오면서 이런 머리싸움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가 전제되지 않는 대북지원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확인했다. 서울에서 보즈워스의 방북 일정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에 보란 듯이 ‘채찍’을 내보였다. 오바마는 또 보즈워스에게 방북 목적은 (북한이 원하는)1대1 담판이 아니라 6자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협의로 제한하라고 못박았다. 반면 몇 시간 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면 관계정상화와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체결, 경제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며 ‘당근’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그녀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관계 정상화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었다. 북한은 어떤가. 겉으론 뻣뻣함을 유지하는 듯 보였던 북한이 알고 보니 미국 측에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넌지시 내비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머리싸움은 더욱 현란하다. 지난달 서해상에서 무력 도발을 감행했던 북한은 21일 현인택 통일부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런 그들이 지난 19일 금강산을 찾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해 우리 정부에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타진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완강히 거부했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관련 남측 당국자의 현장방문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북한 이종혁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과 현장방문 등 (남쪽과) 무엇이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 측은 현 회장이 금강산에서 돌아온 이후 이 같은 북측의 제의를 서면으로 통일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공식 제의는 없었다.”면서 짐짓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 정상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비밀리에 남북 접촉에 나서는 등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비한 대북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 전반적인 구도는 한·미 협공으로 북한이 궁지에 몰린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북·미 대화 국면에서 북한은 대남 적대 노선으로 일관하며 통미봉남 전략을 즐겼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한에 하릴없이 손을 내밀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시간문제라는 관측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어른 공경/김성호 논설위원

    예로부터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하는 척도로 흔히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든다. 몸가짐이 으뜸이요, 언변이 좋아야 하고, 글이 능해야 하며 판단력이 그 마지막이다. 중국 당나라 때 관리 등용에서 인물평가의 척도로 삼았다지만 어찌 당나라대의 기준에만 그칠까. 여전히 사람의 평가기준으로서의 신언서판은 양의 동서와 시대의 고금을 관통해 널리 인정되는 평균 잣대로 주효할 것이다. 첫 대면의 인상은 물론 관계가 지속될수록 더욱 긴요히 찾는 생활의 기본인 셈이다. 신언서판의 네 척도 중 으뜸인 신은 좁게는 풍채와 용모를 뜻할 테지만 넓게는 예의와 인사를 포함한다. 아무래도 남을 대하는 공손과 배려의 절제이다. ‘가야산 호랑이’ 성철스님이 자신을 만나려는 신도에게 법당에서 먼저 1000배, 3000배를 시킨 것도 극기와 비움을 통한 자신의 성찰이나 다름없다. 모든 나라에서 인사법을 세워 지킴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터. 오른손을 왼쪽가슴에 얹는 인도, 상대방 목과 허리를 감싸안은 채 왼뺨을 비비는 하와이, 귀를 잡아당기며 혓바닥을 내미는 티베트, 서로 뺨을 치는 에스키모…. 나라와 민족의 인사 예법도 엄하지만 때, 장소를 가리는 예의 인사도 사람들은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꼿꼿이 선 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김장수 전 국방장관, 그리고 지난주 일본 방문에서 일왕에게 90도로 몸을 굽혀 인사한 오바마 대통령. 김 장관의 꼿꼿한 악수를 놓고는 군인의 정당한 인사법이라는 의견과 결례라는 의견이 분분했고 오바마의 90도 인사엔 일본예법을 따른 처신과 비굴할 정도의 어색한 인사라는 여론이 나뉘었다. 모두 때와 장소에 맞는 인사와 예의의 중요함을 보이는 예일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미국이 중국에서 5가지를 배워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투자, 폭넓은 교육, 저축 장려, 미래 중시에 얹어 윗사람 공경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2300년 전쯤 공자의 7대손이 쓴 ‘동이열전’엔 당시 고조선을 가리켜 동쪽의 예의바른 군자 나라(동방예의지국)라 적혀 있단다.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을 것도 같은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모닝 브리핑] 김덕룡 “남북정상회담 장소 서울 아니어도 돼”

    김덕룡 국민통합특보는 16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개최지와 관련, “처음 원칙과 약속에 따라 서울에서 하는 게 맞겠으나 우리가 그런 것에 굳이 구애받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특보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이석우의 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지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특보는 ‘개최지가 서울이 아니어도 남북정상회담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거기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남북문제를 푸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상회담”이라면서 “그러나 정상 간 만남이 지금까지와 같이 그냥 만남을 위한 만남, 말하자면 이벤트성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靑 “세종시법 자체가 족쇄… 개정 불가피”

    청와대 참모들이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 추진과 4대강 사업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1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였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정부가 세종시 문제를 신뢰받을 수 없도록 처리하고 있다.”고 따지자 “약속을 어기는 것이란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수석은 “현재 법으로는 행정기능 중심의 자족형 도시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수도권 인구분산, 국가균형발전 등 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법 자체가 족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일관되지 않은 법에 대해 손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정무수석은 “총리를 내세워 세종시를 수정하려는 게 아니냐.”는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의 질문에 “소신을 밝히는 자리에서 논란이 촉발된 것이고,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의 입장이 다를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서의 약속과 국정 책임자로서의 책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면서 “가급적 빨리 논란을 매듭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민관합동위원회도 원래 계획보다 일정을 단축해서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완 수석은 “국민 동의를 받지 못하는 4대강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는 민주당 김재윤 의원의 지적에 “찬성 쪽 여론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에 동의한다.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점은 반성한다.”면서도 “모든 찬성과 반대, 공격과 답변의 말을 그대로 집대성해서 백서를 발간하고 잘된 사업인지 안된 사업인지 역사가 평가할 수 있도록 준공 때 타임캡슐에 묻으려 한다.”며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의 턴키 담합 입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담합의 정황을 포착했다는)공정거래위원장의 대정부질문 답변은 와전된 측면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담합이 있었는지는 현재 공정거래위가 조사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제를 논의했다는 일본 NHK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해이 문제에 대해 “굉장히 고통스러운 게 있다. 청와대에 근무하지 않았으면 아무 문제가 안 됐을 일들로, 사생활에서 일어난 조그만 잘못으로 파면되는 등 지나치고 과중한 문책을 당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발언대] 남북협상, 첫 단추가 중요하다/박태상 한국방송대 교수·민주평통 상임위원

    [발언대] 남북협상, 첫 단추가 중요하다/박태상 한국방송대 교수·민주평통 상임위원

    요즈음 한반도를 둘러싸고 기 싸움이 치열하다. 샅바를 잡아당겨 자기 쪽으로 상대편의 몸을 기울게 하려고 용을 쓰는 형국이다. 물론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아예 샅바 잡기부터 치열한 기세잡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기선제압에 애쓰는 이유는 그동안 남북협상에서 얻은 선행학습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남북한 간 ‘물밑 접촉설’과 ‘남북정상회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김양건 조평통 부장이 남북관계의 실무총책인 원동연 아태위원회 실장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한 사실을 두고 남북접촉설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가 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북한과의 밀실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한 다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의 장소만 제3국으로 하는 밀실거래에 합의한다면, 스스로 모순에 빠지게 될 것이다. 북한과의 밀실 거래보다는 통일기반을 쌓으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약속을 얻어낼 수 있는 6자회담의 틀을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 요구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정부가 잘못 진행시켜 왔던 ‘정상회담 한건주의’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독일 통일과정과 남북예멘의 통일과정에서 학습했듯이 문화·스포츠 교류와 인적 교류의 활성화를 통한 민족동일성의 확보-경제통합-정치협상의 순서대로 남북회담이 전개돼야 한다. 그동안 역순으로 진행된 협상의 틀을 바로잡아야 한다. 첫째, 6자회담의 틀을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 둘째, 문화예술교류와 스포츠교류의 활성화로 북한주민과의 인적교류 기회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셋째, 문화통합론을 토대로 경제통합론을 펼쳐나가되 가까운 장래의 정치통합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비전과 청사진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민족의 정서적 통합이 다른 어떤 것보다 선행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남북회담을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첫단추부터 잘 채워야 한다. 박태상 한국방송대 교수·민주평통 상임위원
  • [씨줄날줄] 아리랑 세계화/김종면 논설위원

    ‘문전의 옥답은 다 어디다 두고/ 동양의 쪽박이 웬일이냐/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넘어 간다.’ 춘사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 주제가의 한 대목이다. 1926년 10월1일 조선총독부 청사 완공기념식 날에 맞춰 개봉을 서두른 춘사는 영화전단을 압수당하자 악대를 동원해 아리랑을 부르며 종로·광화문통을 돌았다. 총독부 청사 완공식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였던 셈이다. 그때 아리랑은 ‘투쟁의 노래’였다. 아리랑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리랑세계화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에 온 베스트셀러 ‘컬처코드’의 저자 클로테르 라파유 세계원형발견연구소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아리랑에는 이별과 그리움,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는 한국인의 정서가 있다.아리랑 고개를 넘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정신이 담겨 있다.” 요컨대 한국의 성공에는 아리랑이 숨어 있으며, 아리랑은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한글, 한식, 한복, 한옥, 한지…. 늘 곁에 있기에 오히려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민족의 뿌리 한(韓)브랜드. 나라 안팎에서 ‘한국적인 것’에 점차 눈떠가는 추세이고 보면 한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아리랑의 세계화 또한 머지않은 듯하다. 선창과 후창, 후렴구 등 세계 민요에서 보기 드물게 열린 구조를 갖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리랑은 아리랑 민요와 아리랑 아닌 민요로 구분해도 좋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2000년 6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내내 울려 퍼진 평화와 화해의 노래다. 남북단일팀이 함께 부르는 단가다. 통일이 되면 국가(國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키스 하워드 호주 시드니대 교수가 지적했듯 “세계 곳곳의 한국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아리랑이며, 그 힘의 원천은 역동성”이다. 아리랑 가사는 5000여 소절에 이른다. 그 갈피마다 민족사의 희로애락이 서려 있다. 그런 만큼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이야기 산업’의 젖줄이 될 수 있다. 아리랑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7000만 민족의 민요를 넘어 세계의 노래로 끌어올려야 한다.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 아리랑의 생활화, 산업화, 세계화에 나서야 할 때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남북 7년만에 서해교전] 대화분위기 단기적 ‘찬물’ 경색국면 단초는 안될 듯

    남북정상회담설까지 나오는 등 최근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해에서 남북교전이라는 악재가 터졌다. 남북간 대화 분위기 조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냉랭했던 남북관계는 지난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을 계기로 화해기류를 탔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전에 대한 남북 양측의 반응에 따라 남북관계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사건 발생 약 5시간 만에 이번 사건에 대해 남측의 도발을 주장하며 강한 톤으로 남측의 사죄 및 조치를 요구했다. 반면 남북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미국, 한국과 대화로 풀어가려고 할 경우 이번 사건이 남북 당국간 또 다른 대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단기적으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간 대화 국면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0년 남북 첫 정상회담은 제1차 연평해전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개최됐다. 특히 남북당국이 이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고 서로 유감 표명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경우 남북관계에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서해교전은 단기적으로 한반도 군사적 긴장고조, 당국간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남북의 대응 전략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대화로 나가느냐 아니면 남북 경색 국면은 물론 당국간 대화 분위기가 와해되느냐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한국, 북한, 미국 모두 북핵문제 해결 국면에서 남북관계가 얼어붙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남북 당국간 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경색 국면으로 이끄는 단초가 되진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반드시 다뤄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반드시 다뤄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남북한 사이에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북한 측이 회담 개최에 안달이 난 모양이다. 제2차 북핵 실험 이후 통과된 대북한 유엔제재결의안 때문에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식량난마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일거에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북한은 정상회담을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하여 ‘만남을 위한 만남, 원칙 없는 회담’은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실용성, 진정성, 생산성을 대북정책의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로 볼 때 당연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과거처럼 북한에 끌려다니지도 말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다. 이런 여론을 무시하고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처럼 북핵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을 경우 회담 이후 국내적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모든 정상회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의제 선정이다. 정상회담은 반드시 사전에 합의된 의제들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은 파국을 맞거나 차라리 회담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1986년 레이건-고르바초프 사이의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의제에도 없던 미국의 전략방위계획(SDI) 문제를 끄집어냈다. 그러자 레이건 대통령은 배석했던 조지 슐츠 국무장관에서 “집에 가자.”라면서 퇴장해버렸고 정상회담은 파국을 맞았다. 1979년 박정희-카터 정상회담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의제에 없던 주한미군 철수 불가론을 장시간에 걸쳐 설명했다. 이에 카터 대통령은 당시 구속 중이던 정치범 리스트를 내밀면서 한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이 회담 이후 한·미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이런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쌍방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반영된 의제에 대해 사전에 합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것으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991년 발표된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와 함께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으면 될 것이다. 지금처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가 철저한 상황에서 북한의 운신의 폭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북한은 핵 문제를 테이블에 올리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주변 여건이 북한에 불리하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도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인식하에 마냥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 보유는 한반도의 안보 구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질서 전체에 엄청난 질적 변화를 가져올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정상회담을 통해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를 미국과 6자회담에만 맡겨둔다는 인상을 국민들과 주변국가들에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만약 북·미회담이 성사되어 과거 제네바협정처럼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고 경제적 부담만 져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하여 우리가 논의하기 바라는 의제들을 포함시켜 북한 측에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금년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경협이 이루어져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이명박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 [국회 대정부질문] 野 “ 6자회담 사실상 휴업” 政 “금강산관광 재개 검토”

    [국회 대정부질문] 野 “ 6자회담 사실상 휴업” 政 “금강산관광 재개 검토”

    6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당 김충조 의원은 “6자회담이 사실상 휴업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취한 조치 등을 물었다. 이에 정운찬 국무총리는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관련국들과의 정상 및 외교장관 등 다양한 수준에서 긴밀한 협의를 지속,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해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남북대화엔 “북핵논의 우선” 다만 정 총리는 “북핵문제 진전없이는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은 어렵다. 북핵 논의를 우선해서 하려고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남북의 ‘싱가포르 비밀접촉설’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잇따랐다. 정 총리는 “아는 바가 없다.”고만 되풀이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국가정보원의 북한 담당이 3차장에서 1차장으로 바뀌었고, 지난달 셋째주 주말 국정원의 모 차장이 싱가포르를 찾았다.”고 다그쳤지만 정 총리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 총리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본회의장에 앉아있던 여야 의원들은 “총리가 아는 게 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따랐다. 정 총리는 “아주 유연한 자세로 어디에서든, 어떤 조건이든 우리의 원칙만 가지면 남북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그러자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은 비선라인이 아닌 공식라인으로 당당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북 쌀 지원엔 “긍정 입장” 대북 인도적 지원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정 총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 풍부한 광물자원과 천혜의 관광자원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북한 경제를 지금 중국이 독차지하고 있다.”며 정 총리에게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정 총리는 “북한 경제가 중국에 더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 쌀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 식량사정과 남북관계, 국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검토하되, 기본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 “731부대, 독립군이냐” 한편 정 총리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국군포로 문제를 거론하면서 (일제의 인체실험 부대인) ‘731부대’를 아느냐고 묻자, “항일 독립군이냐?”고 되물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욕먹는 일만 손대는 것 같다”

    “욕먹는 일만 손대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생색은커녕 욕먹는 일만 손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자문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우리 정부가 하는 일에 생색낼 생각은 전혀 없다. 나라의 기초를 튼튼하게 닦아서 다음 정부가 탄탄대로를 달리도록 하겠다는 것이 내 철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 수정과 관련,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이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충청도를 중심으로 반대가 있지만 국가를 위해서는 원안대로 세종시에 정부부처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추진설과 관련, “거듭 말하지만 만남을 위한 만남, 원칙 없는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가 나오는데 혹시 회담이 열린다면 북핵과 인권이 의제가 돼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조언을 듣고 이같이 강조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참석자들은 “그랜드 바겐과 같은 의미의 일괄타결 방식은 원래 북한이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북한도 내심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나는 패키지 딜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을 했는데 미국 측에서 그랜드 바겐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화답한 것”이라며 “우리는 큰 원칙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그랜드 바겐 내용은 6자 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협의해서 구체화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구멍뚫린 철책부대 사단장 등 5명 보직해임

    군 당국은 29일 강동림(30)씨가 강원도 고성군의 최전방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것과 관련, 육군 22사단장 이하 지휘관 5명을 보직 해임하고 순찰조 등 장병들은 근무 태만을 물어 사법처리키로 했다. 합동참모본부 양철호 작전처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휘책임을 물어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 등 5명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지난 26일 오후 3시의 철책 보수작업과 오후 6시 야간근무 투입 전에도 철책에 이상이 없었으며 27일 오전 6시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강씨는 27일 낮 이전에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강씨가 절단한 철책은 남쪽 철책 하단부에 30㎝ⅹ40㎝ 크기의 타원형으로, 북쪽 철책에는 중간부분에 30㎝ⅹ60㎝ 크기로 완전히 뚫려 있는 상태였다. 1일 20여회씩 철책 이상을 확인하는 해당 부대의 순찰조가 제대로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일부 확인됐다. 군은 27일 오후 3시29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강씨의 월북을 보도하고 이날 오후 5시10분 철책선 절단 흔적이 발견될 때까지 철책 절단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다음달 초 경계태세를 정밀 진단하기로 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요원의 보호를 위해 파병될 경우 불가피한 교전이 있을 수 있고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 파병시) 정부 기관의 임무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희생이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우리에 대한 공격에 방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설과 관련, “상대가 있으므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이어 “남북문제 해결과 북핵 해결을 위해서라면 (정상회담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간사인 정진섭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박영선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은 “전체적으로 원 원장의 답변을 종합하면 ‘아무튼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 원장은 북한에 대한 식량 및 인도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 같은 것은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어려운 주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려면 군량미로의 전환이 비교적 힘든 옥수수를 지원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김지훈기자 ipsofacto@seoul.co.kr
  • 동부전선 철책 민간인에 또 뚫렸다

    동부전선 철책 민간인에 또 뚫렸다

    거듭되는 철책경계 강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남측 민간인이 강원 동부전선의 최전방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것으로 드러나 군의 최전방 경계태세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남한 주민인 강동림(30)씨가 지난 26일 월북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전체 전선에 걸쳐 철책을 점검한 결과 강원 고성군 주둔 22사단의 최전방 군사분계선(MDL)에서 철책이 절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군 당국의 조회 결과, 강씨는 철책 훼손이 드러난 해당부대에서 2001년 9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군 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이 방송에서 밝힌 강씨의 신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강씨는 월북 직전 폭력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전북 진안경찰서는 강씨가 지난달 12일 자신이 일하던 진안군 진안읍의 한 돼지농장에서 주인을 둔기로 때리고 달아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9월24일 강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추적 중이었다.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북한군이나 간첩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3중 철책이 설치돼 있음에도 철책이 뚫린 것은 최전방 경계에 허점이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군이 2004~2005년 연이은 철책 월경 사건 이후 철책 근무태세 강화책을 마련, 시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군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군은 2004년 10월 한 민간인이 강원도 철원군 전방관측소(GOP) 3중 철책을 절단해 월북하고, 이듬해 6월에는 북한군 병사 1명이 철원군 대마리 인근 최전방 철책을 뚫고 넘어온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철책 경계태세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군은 이들 사건 이후 철책 경계의 사각지대를 없애도록 전 GOP 철책에 과학화 감시장비(광학센서가 부착된 그물망)를 설치키로 하고 5사단을 선정해 시험운용하기도 했다. 비록 강씨가 해당부대에서 근무한 탓에 부근 정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민간인이 민통선을 넘어 철책까지 수㎞를 접근하는 동안 군이 식별해 저지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최전방 철책이 절단된 사실을 해당부대에서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지휘책임을 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자진 월북자 대부분을 조사한 뒤 돌려보내는 방식을 취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월북 하루 만에 언론매체를 통해 신속히 공개했다는 점에서 송환보다는 북측 체류를 의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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