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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과 맞닿은 DMZ·판문점·도보다리… 헤인스 ‘한반도 평화’ 상징 다 훑었다

    北과 맞닿은 DMZ·판문점·도보다리… 헤인스 ‘한반도 평화’ 상징 다 훑었다

    북미가 대화 재개를 놓고 탐색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 정보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3일 북한과 맞닿은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전날 방한한 헤인스 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차를 타고 통일대교를 건너 DMZ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구체적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선을 굳이 숨기지 않으면서 이동 경로가 확인된 것이다. 헤인스 국장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등 주요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헤인스 국장이 사실상 첫 공개 행보로 DMZ를 찾으면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행동’으로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줄곧 북한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판문점은 향후 북미 대화 재개 시 비공개 접촉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며 “미측 인사가 방한했을 때 판문점을 방문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답사 차원의 성격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DMZ를 다녀온 뒤 서울 용산의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방문해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 등 정보 분야 인사들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또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시내 한 호텔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미 정보수장의 이 같은 공개 행보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미측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국무부 중심의 투명한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보당국이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 하반기, 남북미 정보당국이 빈번한 접촉을 통해 2018년 ‘한반도의 봄’이라는 극적 반전을 이룬 것과는 다를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닫아버리면서 미국 협상팀이 평양에 들어가기도 어려운 여건이기도 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 정보수장이 북한과 막후 협상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면 동선을 드러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공개 행보를 통해 북한이 협상에 임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행정적 접촉은 뉴욕 채널(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을 통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접촉 책임자를 정해서 실무진 접촉을 하고 북측에 (대북)정책 파일을 전달해 내부 검토를 하게 하면 본격적인 실무 회담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신융아 기자 dream@seoul.co.kr
  • 美 정보수장의 광폭행보...북미 막후협상 수순 밟나

    美 정보수장의 광폭행보...북미 막후협상 수순 밟나

    동선 굳이 안 숨겨...사실상 공개행보DMZ 다녀온 뒤 국방정보본부장 면담박지원, 日총리에 문대통령 메시지 전달북미가 대화 재개를 놓고 탐색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 정보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3일 북한과 맞닿은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전날 도착한 헤인스 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차를 타고 통일대교를 건너 DMZ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헤인스 국장의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선을 굳이 숨기지 않으면서 이동 경로가 확인된 것이다. 북한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헤인스 국장이 사실상 첫 공개 행보로 DMZ를 찾으면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행동’을 통해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줄곧 북한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판문점은 향후 북미 대화 재개 시 비공개 접촉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미측 인사가 방한했을 때 판문점을 방문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답사 차원의 성격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DMZ를 다녀온 뒤 서울 용산의 국방부 영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방문해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 등 정보 분야 인사들과 만났다. 대북 정보의 원활한 공유 필요성 등 공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미 정보수장의 광폭 행보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미측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국무부 중심의 투명한 외교를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정보당국이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 하반기, 남북미 정보당국이 빈번한 접촉을 통해 2018년 ‘한반도의 봄’이라는 극적 반전을 이룬 것과는 다를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닫아버리면서 미국 협상팀이 평양에 들어가기도 어려운 여건이기도 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 정보수장이 북한과 막후 협상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면 동선을 드러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공개 행보를 통해 북한이 협상에 임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행정적 접촉은 뉴욕 채널(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을 통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접촉 책임자를 정해서 실무진 접촉을 하고 북측에 (대북)정책 파일을 전달해 내부 검토를 하게 하면 본격적인 실무 회담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가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장이 스가 총리에게 한일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일본 현지 보도(NHK)도 나왔다. 김헌주·신융아 기자 dream@seoul.co.kr
  • 文대통령 손만 나온 北 ‘김정은 화보집’ 논란

    文대통령 손만 나온 北 ‘김정은 화보집’ 논란

    판문점 회동서 문 대통령 ‘의도적 삭제’ ‘노딜’ 하노이 회담 “지혜와 인내 발휘” ‘김정은 전기’에도 문 대통령 언급 없어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2019 정상외교 화보집에서 의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만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지난 12일 공개된 김 위원장의 화보집 ‘대외관계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에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김 위원장이 각국 정상과 만나거나 회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실렸다. 특히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과 ‘노딜’로 끝난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그해 6월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 간의 만남도 모두 실려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화보집에서 문 대통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18년 4월, 5월, 9월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커녕 남북미 정상이 만난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사진에서는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이 등장한 부분을 삭제하고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7월 1일자 노동신문에는 판문점 회동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이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이 실렸는데, 이번에 나온 화보집에는 같은 사진을 실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에 있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자른 채 사용했다. 사진에는 문 대통령의 손만 나왔다. 북미관계에 대해서는 ‘조미(북미)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한 세기적 만남’(싱가포르 회담), ‘역사적인 상봉’(판문점 회동)으로 평가하고, 결렬로 끝난 하노이 회담에 대해서도 “북미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는 과정에서 피치 못할 난관과 곡절들이 있지만 서로 손을 굳게 잡고 지혜와 인내를 발휘하여 함께 헤쳐 나간다면 능히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에 막제 북미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기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지난 2월 발간한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의 성과를 담은 전기 ‘위인과 강국시대’에서도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등을 자화자찬 식으로 소개하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쏙 빼놓고 기술했다.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13일 “북한 나름대로 최고지도자의 대외 활동을 기념하고 정리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라며 “범위와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자체적 판단 기준에 따르는 것이기에 정부가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거나 입장을 밝힐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한에서) 남북 관계는 대외 관계가 아니다”라며 “남북 관계가 빠졌다고 해서 문 대통령이 패싱당했다고 하는 것은 북한의 대외 관계 논리를 하나도 모르는 소리”라고 말했다. 반면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남한의 역할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것을 우리 정부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북한이 대외관계 개선과 관련해 남한의 역할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우리 정부이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긴장 수위 높이는 北… 부담 커진 文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긴장 수위 높이는 北… 부담 커진 文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북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미측이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과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모두 선을 그은 채 단계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 모색을 공식화하자 북측이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모양새다. 결국 한미 정상이 북측에 협상 복귀 동기를 줄 수 있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운명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일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한 북측 성명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보다는 “우리의 접근법은 싱가포르 등 이전 합의에 기초할 것”이란 미측 메시지에 주목했다. 트럼프의 유산에 부정적이던 바이든 행정부의 유의미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협상해 나간다면 좀더 속도 있게 북미·남북 대화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양보·보상을 동시에 주고받는 점진적·단계적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집요한 설득이 미측 결론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원칙만 제시했을 뿐 각론을 내놓지 않은 터라 정상회담에서 유인책을 끌어낼 수 있다면 대화 복원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하지만 북미 대화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측이 유연한 접근법을 내놓았지만, 선(先)적대시 정책 철회를 원하는 북측 눈높이에 못 미친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체제 보장과 관련한 ‘선보상’을 미측이 제시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게다가 청와대는 백신 협력을 끌어내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안보협의체 ‘쿼드’ 참여 요구에는 선을 그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전향적으로 나오긴 어렵더라도 화해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하고,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여행금지 국가에서 풀어 준다거나 연례적 제재 추가 조치를 유보하는 등 관계 정상화 조치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에 대한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중국을 끌어들여 4자(남북미중) 회담으로 가지 않는 한 동기부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는 종전선언과 금강산·개성 제재 면제나 유예를 설득할 텐데 미국이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긴장 수위 높이는 北… 부담 커진 文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긴장 수위 높이는 北… 부담 커진 文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출범 100일 만에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북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미측이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 타결’과 오바마 행정부 당시 ‘전략적 인내’에 모두 선을 그은 채 단계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 모색을 공식화하자, 북측은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모양새다. 결국 한미 정상이 북측에 협상 복귀 동기를 줄 수 있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운명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북측 성명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 담화로 갈음했다. 굳이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보다는 “우리의 접근법은 싱가포르 등 이전 합의에 기초할 것”이란 미측 메시지에 주목했다. 트럼프의 유산인 싱가포르 합의에 부정적이었던 바이든 행정부의 유의미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1월 신년회견에서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협상해 나간다면 좀더 속도 있게 북미·남북대화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양보·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단계적인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의 집요한 설득이 미측 결론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북정책 원칙만 제시했을 뿐 각론을 내놓지 않은 터라 정상회담에서 유인책을 끌어낼 수 있다면 대화 복원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하지만 북미대화 재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미측이 예상보다 유연한 접근법을 내놓았지만, 선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북측 눈높이에 못 미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나 첨단 전략자산 도입 금지 등 체제보장과 관련한 ‘선보상’을 미측이 제시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게다가 청와대는 백신 협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안보협의체인 ‘쿼드’ 참여 요구에는 선을 그어야 한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갖고 있고, 참여 의지가 있는 중국을 끌어들여 4자(남북미중) 회담으로 가겠다는 합의를 도출하지 않는 한 북에 대한 동기부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는 종전선언과 금강산·개성 제재 면제나 유예를 설득할 텐데 바이든 정부가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에 북핵해법 설득 성공했지만, 부담은 더 커진 靑

    美에 북핵해법 설득 성공했지만, 부담은 더 커진 靑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출범 100일 만에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북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미측이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 타결’과 오바마 행정부 당시 ‘전략적 인내’에 모두 선을 그은 채 단계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 모색을 공식화하자, 북측은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모양새다. 결국 한미 정상이 북측에 협상테이블 복귀의 동기를 줄 수 있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운명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북측 성명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 담화로 갈음했다. 굳이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보다는 “우리의 접근법은 싱가포르 등 이전 합의에 기초할 것”이란 미측 메시지에 주목했다. 트럼프의 유산인 싱가포르 합의에 부정적이었던 바이든 행정부의 유의미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신년회견에서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협상해 나간다면 좀더 속도 있게 북미·남북대화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양보·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단계적인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의 집요한 설득이 미측 결론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북정책 원칙만 제시했을 뿐 각론을 내놓지 않은 터라 정상회담에서 유인책을 끌어낼 수 있다면 대화 복원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하지만 북미대화 재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미측이 예상보다 유연한 접근법을 내놓았지만, 선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북측 눈높이에 못 미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나 첨단 전략자산 도입 금지 등 체제보장과 관련한 ‘선보상’을 미측이 제시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게다가 청와대는 백신 협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안보협의체인 ‘쿼드’ 참여 요구에는 선을 그어야 한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전향적으로 나오긴 어렵더라도 초기에 화해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설득하는게 중요하고,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여행금지 국가에서 풀어준다거나 연례적 대북제재 추가조치를 유보하는 등 관계 정상화 조치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갖고 있고, 참여 의지가 있는 중국을 끌어들여 4자(남북미중) 회담으로 가겠다는 합의를 도출하지 않는 한 북에 대한 동기부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는 종전선언과 금강산·개성 제재 면제나 유예를 설득할 텐데 바이든 정부가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통일부 “北 인권보고서 비공개 유지해야”…이인영 “文 ‘북과 대화할 때’라 해” [이슈픽]

    통일부 “北 인권보고서 비공개 유지해야”…이인영 “文 ‘북과 대화할 때’라 해” [이슈픽]

    “인권보고서, 비공개 유지 판단 더 많아”“탈북민 가족, 남북관계 개선 종합 고려”“지자체·민간단체 인도물품 北반출 승인”‘정부 재원 아니다’ 강조…“지자체 등 재원”“코로나 백신·치료·방역시스템 지원 협력”미 국무 “北, 인권 만행 경악…탈북민 지지”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한순간도 못 멈춰”통일부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북한 인권 공개보고서 발간 계획에 대해 비공개로 상태를 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상황을 감안해야 하고 보고서로 인해 북한에 남은 탈북민 가족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달리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는 모두 공개하고 있다. 통일부는 또 대북 물자 반출 승인을 재개하면 정부 재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들이 자체 조달한 재원으로 인도주의 물품을 우선 승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인데 일각에서는 지자체 수입도 국민 세금이라며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걷혀 나가는 올해 상반기는 남북미 모두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최적의 시간’이라면서 “대통령께서도 ‘이제 북한과 대화할 때’라고 하신 만큼 관련된 구상은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증진도 고려해야”“인권보고서 先기록…공개는 추후 판단”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와 관련, “내부적으로는 좀 더 비공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보고서 공개하면 조사에 참여한 탈북민들의 신원이 특정돼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위협 받을 수 있고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증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단 올해는 북한 인권상황을 충실하게 기록하는 쪽으로 가고 공개 여부는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향후 북한과 협상 시 2018년 1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이 명시적으로 ‘싱가포르 선언부터 시작하겠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미국 민주당의 외교정책 DNA 속에 충분히 (싱가포르 선언 정신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미 국무 “北, 코로나 구실 발포 명령 가혹”“북 주민에 독립적 정보 접근 지원할 것” “가장 억압적 전체주의 국가…책임 물을 것”“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 유지”美, 한국 대북전단금지법 우회 비판“北,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해야” 반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북한자유주간을 맞아’라는 제목의 대변인 성명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독한 만행”이라고 비판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하는 탈북민들을 향해 “탈북자와 인권 공동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런 중대한 불의를 집중 조명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면서 “정치범수용소에서 말할 수 없는 학대로 고통받는 10만명 이상을 포함해 존엄과 인권을 계속 침해받는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과 함께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운다는 구실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북중 국경에서 발포해 죽이라는 명령 등 북한 정권이 취한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지독한 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대와 위반을 조사하며 북한 주민을 위한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책임을 촉진하고자 유엔 및 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도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가 미국의 우선순위”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했다.미 “북, 싱가포르 북미 합의 안 지켜”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핵분열 물질 생산 등 핵 활동을 지속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경수원자로(ELWR)가 건설 중이라며 공사가 완공되면 이 원자로는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기술을 확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 활동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합의 등을 북한이 지키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일관되게 추진”“남북협력기금에 반영, 즉각 시행 가능” 코로나 방역물품·쌀·기름 등 지원…시기 미정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미국의 대북제재와는 별개로 남북 인도적 협력은 일관되게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또 필요할 때 즉각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한반도 번영의 길, 남북 생명·경제공동체 추진방안’ 토론회 축사에서 “통일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시작은 가장 시급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분야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남북 민생협력을 규모 있게 추진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올해 남북협력기금에도 관련 예산을 이미 반영해놨고 즉각 시행할 수 있게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남북관계는 가다 서기를 반복할 수 있지만, 인도적 협력만큼은 단 한 순간만이라도 멈추어 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조만간 민간단체들의 대북 물자 반출 승인을 재개하면 단체들이 자체 조달한 재원으로 마련한 인도주의 협력 품목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에게 대북 반출 승인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면서도 지원 물품에는 “코로나19 방역 물품과 임산부·아이 영양품, 쌀·기름 등 식량 물자가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원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재원이 들어가면 그로 인해 야기될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지자체의 재원이나 민간 차원에서 순수하게 마련된 재원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협력은 크게 방역 장비 시스템, 치료, 백신 등 세 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백신 외에 코로나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이인영 “언제든 북측과 대화하겠단 의지”“미 대북관여 조기 가시화로 성과 낼 것”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최한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올해 상반기를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혀 나가는 시기”라면서 “미국이 대북관여를 조기에 가시화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북미 대화만을 우리가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입장”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미중 전략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정치 일정도 본격화되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세의 유동성이 커질 수 있고, 대북정책 추진 여건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측에게 대화 의지를 보내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의제나 형식이든 관계없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북측과 마주해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인영 “美 대북정책, 한국 정부 성과에 대한 존중이 매우 중요”

    이인영 “美 대북정책, 한국 정부 성과에 대한 존중이 매우 중요”

    “올 상반기가 최적의 시간..美 조기 관여 중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진전되면 제재 유연성” 北 향해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대화 재개”미국의 대북정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우리 정부가 가져왔던 방향성과 성과를 미국이 대북정책을 리뷰하고 새로 수립하는 과정에서 많이 반영해주면 좋겠다”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과에 대한 존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29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과 관련해 “비핵화 해법에 있어서는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바탕으로,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제재 완화 등 유연성이 발휘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 인권문제는 미국이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인도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대북관여를 조기에 가시화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본궤도에 오르고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혀 나가는 올해 상반기가 남북미 모두 함께 다시 한반도 평화프로세르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최적의 시간”이라며 다음달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 실행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는 “비핵화와 평화 정착, 경제협력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쪽으로 한미 정상 간의 회담 결과가 나오면 매우 좋겠다”고 말했다.북한을 향해서도 대화의 문을 열고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의지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남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면서 “이와 함께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 협력 분야를 시작으로 쌀, 비료 등 민생협력으로 확대하는 포괄적 인도협력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인도적 협력에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만큼 관련한 제재의 유연한 적용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이 지난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조만간 방미 길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미국 방문에 대한) 특정 시점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미국을 가려면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하기 때문에 일단 백신 접종을 한 후 대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종류는 아스트라제네카(AZ)사 제품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시점은 한미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비핵화·교류협력·관계 정상화… 남북미, 포괄적으로 합의해야”

    “비핵화·교류협력·관계 정상화… 남북미, 포괄적으로 합의해야”

    “남북미 구도로 가려면 한미 동맹 중요”“다자 합의는 이행하기 어려워” 반론도역사의 새 페이지를 장식한 4·27 판문점선언이 27일 3주년을 맞지만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획기적 발전을 약속한 남북 관계마저 헛돌고 있다. 남북, 북미가 해야 할 일을 따로 구분하고 설정하는 방식으로는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통일부에 따르면 4·27 3주년을 기념한 정부 공식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 개최가 어렵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대화와 교류가 중단된 남북 관계의 현주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6·15 공동선언이 김정일 시대를 상징하는 남북 관계의 기본 문서라면 4·27 판문점선언은 김정은 시대의 남북 관계를 규정하는 첫 공식 문서다. 문재인 정부 못지않게 북에서도 상징성이 강하지만 북측의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만 장단을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서늘한 국내 여론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역대 세 번째 남북 정상 간 합의물인 판문점선언도 6·15 공동선언이나 2007년 10·4 공동선언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정세 변화라는 구조적 요인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측이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 개선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도 합의의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남북 정상이 합의한 문서가 생명력을 지니려면 기존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은 교류 협력, 북미는 비핵화 협상 등 역할론을 구분하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면서 “남북, 북미 간 흩어져 있는 문제를 한 그릇에 담아 남북미 3자가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다자적으로 보장해 주면 (합의가) 훨씬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군비통제, 교류협력, 평화 제도화, 관계 정상화 등 한반도 문제를 남북미가 함께 풀어 갈 수 있도록 해야 우리 입지도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이 아닌 남북미 구도로 가져가려면 먼저 한미가 철저히 공조해야 한다”면서 “이게 가능하다면 미국도 북한과 대화를 하는 전제로 남북 간 협의나 대화가 같이 가야 한다는 걸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양자 합의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더 복잡한 다자 합의의 틀을 만드는 것이 실천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며 “국제 합의의 성격상 자국에 득이 된다는 보장이 없으면 이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씨줄날줄] 판문점/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판문점/박홍환 논설위원

    한국 현대사에서 판문점만큼 많은 슬픔과 감격의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가 또 있을까. 경기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 개성특별시 판문구역 판문점리. 남북의 상이한 행정구역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굳어진 지 벌써 68년이다. 정전협정 이후 판문점에서는 분단의 상처를 헤집는 사건사고가 그치지 않았다. 1976년 8월 여름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던 유엔군 장병과 작업자들을 북한군이 무참하게 살해한 ‘도끼만행사건’은 한반도를 다시 한번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뻔했다. 트럭 피습 사건(1968년 4월), 헨더슨 소령 구타 사건(1975년 6월), 소련 특파원 망명 사건(1984년 11월), 대성동 주민 납치 사건(1997년 10월) 등이 판문점에서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7년 11월 북한군 병사 오청성이 총탄 세례를 뚫고 판문점을 통해 탈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CCTV 영상을 통해 그가 개성 방향에서 지프를 몰고 ‘72시간 다리’ 등을 질주하며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들어선 뒤 김일성 친필비와 통일각을 통과해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전 과정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북한군 병사들이 필사적으로 그의 남행을 막는 모습은 판문점이 언제라도 한반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인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켜 줬다. 판문점에는 평화의 씨앗도 뿌려져 그 싹도 시나브로 고개를 내밀곤 했다. IMF 외환위기로 고통을 받던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은 장중한 서사 드라마만큼이나 극적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1001마리의 소를 태운 트럭들이 판문점을 통과해 북측으로 향하는 모습은 남북 화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고, 결국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설로 이어졌다.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남북, 북미 데탕트의 역사도 판문점에서 시작됐다.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았다. 직박구리 등이 조율해 낸 차분한 배경음악을 뒤로한 채 남북 정상은 도보다리에서 단독회담했고, 그날 오후 발표된 ‘판문점선언’은 한반도의 봄을 세상에 알렸다. 이듬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까지 포함한 남북미 정상이 한날한시에 판문점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판문점선언 3년, 지금 남북 및 북미 관계는 언제 그런 봄이 있었냐는 듯 차갑기만 하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판문점에는 소수의 관광객 외 인적도 끊겼다고 한다. 판문점에서 만들어지는 희망과 감격의 드라마는 또 언제쯤 볼 수 있을까. stinger@seoul.co.kr
  • [시론] 피해자 중심주의 실천할 대화기구 만들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 전공 교수

    [시론] 피해자 중심주의 실천할 대화기구 만들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 전공 교수

    지난달 16일 미일 국무·국방장관(2+2) 회담과 18일 한미 2+2 회담에서 양자 동맹의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미일 회담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쿼드(Quad)로 대중 봉쇄망 구축,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한 동아시아 전략이 부각됐다. 한미 회담에선 대북정책 위주와 한반도 비핵화가 강조됐으며, 쿼드와 신남방정책 공조 가능성이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 국무·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 정부는 동맹 복원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중시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나름대로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 왔다. 지난 2월 19일 한미일 3국 북핵 협상대표 회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에 관한 3자 협력의 유용성을 평가했다. 지난 2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비핵화 협력과 북미대화 조기 재개를 확인했다. 이달 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한미일 3국 간 대북정책 공조가 재개된 것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미국의 중재와 한미일 공조가 한일 간 대북정책 격차와 과거사 쟁점을 해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본 정부와 우파 언론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단계별 상응 조치를 전제로 한반도 비핵화 정책 추진, 남북미 종전선언 주장 등이 일본을 배제한 채 북한 비핵화를 무력화하거나 냉전체제를 바꾸려는 현상 변경자로 인식하면서 총체적으로 불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나 일본군 위안부 손해배상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양국 관계를 방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월 8일 위안부 판결에 이어 오는 21일 두 번째 판결이 예정돼 있다. 조만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집행하기 위한 매각 명령도 나올 것이다. 둘 다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강제집행 절차인 현금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잠재된 한일 갈등이 또다시 폭발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수차례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했지만, 일본 측은 허들을 높여서 한일 간 교섭이 정체된 상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대위변제를 포함한 해법을 추진할 경우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엄청난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문재인 정부는 과거사 쟁점으로 국내 피해자와 일본 정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면서 레임덕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내년 차기 대선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견제, 한반도 비핵화, 한미일 안보협력을 나눠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사안별 대응이 보다 유리하다. 대중 견제에 쿼드플러스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한미·북미·남북대화로 관리해 나가며 한미일 대북제재와 안보협력, 그리고 비핵화는 현행 구도에서 대응할 수 있다. 북한도 제8차 당대회 이래 북미 대화에 소극적인 자세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북미 협상이나 북일 대화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 최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미중 갈등에 말려들지 않도록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의 교훈은 주변국, 특히 한일관계 개선 없이 대북정책 진전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일본의 개입과 방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양국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사실도 맞다.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발휘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대미·대일 외교를 추진해 간다면 남북·북미대화의 재개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사 문제가 심각한 갈등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한국이 주체적으로 관리해 갈 수 있는 외교적 공간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일단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가 연동돼 재발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에 대해 수출규제 철폐와 원상복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가야 한다.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현금화는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을 설득해 가야 한다. 상반기 중 일본 기업에 대한 매각명령이 나올 경우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한 위기 관리가 시급하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나서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는 물론 그동안 지원해 온 관련 단체와 공식적인 대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그렇게 중시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실천하려면 말이다.
  •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대북전단금지법 청문… ‘남북관계 상반된 영향’ 美의회 행보에 촉각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대북전단금지법 청문… ‘남북관계 상반된 영향’ 美의회 행보에 촉각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발의될 예정인 반면, 한국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화상 청문회가 개최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영향을 줄 상반된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는 셈이어서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온라인 포럼에서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포괄적인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팀과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인도주의적 교류 협력 등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한파로 알려진 셔먼 의원은 “비핵화와 더불어 상호 군사적 대결 해소, 71년간 이어진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데 대한 질문에 “(대북) 제재는 북한 주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 지도자 및 기구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지원 의지를 전했다. 반면 미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오는 15일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한 화상 청문회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한반도 인권에의 시사점’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문회가 열리는 날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이다. 위원회는 “국제적 관심이 대북전단금지법에 쏠렸으며, 일각에서는 이 법이 외부 세계의 정보를 담은 USB 전달 등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등을 비롯해 남북미 관계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북한 인권 증진 전략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北 “도쿄올림픽 불참”… 文대통령 ‘평창 시즌2’ 구상도 불발

    北 “도쿄올림픽 불참”… 文대통령 ‘평창 시즌2’ 구상도 불발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대화의 물꼬를 다시 틔워 보고자 했던 정부의 구상은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북한 체육성은 6일 ‘조선체육’ 홈페이지에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 보건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과를 공표하지 않다가 12일 만에 뒤늦게 발표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접촉을 성사시키고 역사적인 ‘한반도의 봄’을 이끌었던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제2의 평창’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가다듬어 왔다. 2018년 9월 남북 체육회담에서 조정, 유도, 여자농구, 여자하키 등 4개 종목 단일팀 구성을 합의했으며, 최근까지도 개·폐회식 공동 입장 등을 통해 ‘한반도의 봄’을 재현하겠다는 복안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도쿄올림픽이 “한일, 남북, 북일,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일본도 해외에서 관중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으나, 이번 올림픽 불참 공식화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반도 정세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 카드가 사라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도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 협력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 왔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그러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이 하계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1988년 서울올림픽에 거푸 불참한 이후 33년 만이다. 14개월여째 국경 봉쇄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방역이 결정적이지만, 올림픽 참가에 드는 재정적 부담과 미국과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외적 노출에 대한 부담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림픽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물꼬를 틔우겠다는 계획이 무산되고,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만큼 문재인 정부가 남북미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전이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되면 우리와 같은 조에 묶인 북한이 참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망은 제한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참가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겠지만 이것만으로 정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정부를 상대하기보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적절히 긴장을 유지하며 줄타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이 올림픽 불참을 공식적으로 알려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도쿄올림픽 불참선언’ 北 “일본 니들이 평화 위협 장본인”

    ‘도쿄올림픽 불참선언’ 北 “일본 니들이 평화 위협 장본인”

    “日, 남 걸고 들기 전에 재침 실현 위한 모든 공격무기 불가역적 완전 폐기해야”“전범국 주제 교전·참전권까지 부활시켜”北, 日성화 봉송 개시 당일 동해로 미사일 발사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한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일본에 대한 위협’으로 비판한 일본에 대해 “지역의 평화·안전을 위협하는 장본인”이라고 비난하며 전범국 주제에 교전·참전권에 이어 군대 보유 권리까지 부활시키려는 일본은 공격 무기들을 완전히 검증가능하게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논평을 내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일본에 대한 위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부정인 동시에 난폭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통신은 “일본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장본인의 하나”라면서 “전범국으로서 가지지 못하게 돼 있는 교전·참전권은 물론 군대 보유의 권리까지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미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안전보장 관련법을 채택하고 군사적 공격 능력 보유에 박차를 가했다”고 꼬집었다. 통신은 이어 “전범국 일본은 남을 걸고 들기 전에 재침 실현을 위해 저들이 실전 배비(배치하여 설비함)하였거나 개발을 다그치고 있는 모든 공격무기들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불가역적으로 폐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한국·미국 등 관계국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北, 88서울올림픽 이후 33년 만에 하계올림픽 불참 코로나19 탓…남북미일 대화 물꼬 물거품통일부 “협력 진전 계기 기대했는데 아쉽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조선올림픽위원회 총회를 열고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선수 보호를 위해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홈페이지는 이날 “조선 올림픽위원회는 총회에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북한이 하계 올림픽에 불참하는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기점으로 남북미일 대화 물꼬를 트고 ‘한반도 데탕트’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북한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이 표면적인 불참 사유지만, 대립상황이 지속 중인 북일 관계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개시 당일인 지난달 25일 동해상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당시 스가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도쿄올림픽 때 방일할 경우를 묻는 말에는 “온갖 가능성을 생각해 대응하고 싶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도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건 일본 입장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방한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했지만 물 건너간 셈이다. 정부도 북한의 올림픽 불참 선언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추가적인 계기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화해협력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왔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그렇지 못하게 된 데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스포츠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대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북한,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에 더 멀어진 ‘한반도의 봄’

    북한,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에 더 멀어진 ‘한반도의 봄’

    北 체육성 “세계적 보건위기에 선수들 보호 차원” 통일부 “한반도 평화 계기 기대했으나 아쉬워” 6월 월드컵 예선전 서울서 개최...北 참여 관심 “北 관영매체 보도 없어 결정 바뀔 가능성” 여지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대화의 물꼬를 다시 틔워 보고자 했던 정부의 구상은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북한 체육성은 6일 ‘조선체육’ 홈페이지에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 보건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당시엔 결과를 공표하지 않다가 12일 만에 뒤늦게 이를 발표했다.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접촉을 성사시키고 역사적인 ‘한반도의 봄’을 이끌었던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제2의 평창’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가다듬어 왔다. 2018년 9월 남북 체육회담에서 조정, 유도, 여자농구, 여자하키 등 4개 종목에서 단일팀 구성을 합의했으며, 최근까지도 개·폐회식 공동 입장 등을 통해 ‘한반도의 봄’을 재현하겠다는 복안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도쿄올림픽이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일본도 해외에서 관중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하면서 북측의 불참이 어느 정도 예상됐으나, 이번 올림픽 불참 공식화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반도 정세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 카드가 사라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도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 협력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 왔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그러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이 하계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1988년 서울올림픽에 거푸 불참한 이후 33년 만이다. 14개월여째 국경 봉쇄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방역이 결정적 이유로 보이지만, 올림픽 참가에 드는 재정적 부담과 미국과의 기 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고려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림픽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물꼬를 틔우겠다는 계획이 무산되고,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동안 남북미 관계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의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전이 6월 서울에서 개최되면 우리와 같은 조에 묶인 북한이 참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망은 제한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참가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겠지만 이것만으로 정세가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새로운 화해를 만들기보다 현재의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적절히 긴장을 유지하며 줄타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북한이 올림픽 불참 소식을 체육성 홈페이지로 공개했을 뿐,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관영 매체의 보도가 없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최종 결정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올림픽 개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코로나 상황이 앞으로의 판단에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정은 안 만난다는 美… 김여정 막말에 유감 표한 韓

    김정은 안 만난다는 美… 김여정 막말에 유감 표한 韓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30일 담화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산 앵무새” 등 막말을 쏟아냈다. 통일부는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야 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분계선 너머 남녘땅에서 울려 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을 접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 특히 남조선 집권자가 사람들 앞에 나서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우리에 대해 뭐라고 할 때 더욱 그렇다”며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 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뻔뻔스러움’, ‘철면피’, ‘후안무치’ 등 날것 수준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 공세 수위를 높이려고 한 의도도 엿보였다. 문 대통령을 향한 비난 담화에 우리 정부도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어떠한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협상하는 것을 선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조건 없이 정상 간 만남부터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文, 미국산 앵무새” 김여정 담화에 통일부 “강한 유감…예법 지켜야”

    “文, 미국산 앵무새” 김여정 담화에 통일부 “강한 유감…예법 지켜야”

    통일부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30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공개된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어떤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부 표현 등이 대화와 협력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어 유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담화의 언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고, 남북 대화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담화 횟수나 수위 등은 참고하고 고려하지만, 정세를 판단하기에 충분하지는 않다”면서 “북한이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부분과 이후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정세를 차분하고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이날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한 연설을 겨냥해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면서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줘도 노엽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여정, 문 대통령 미사일 발언 비난 “미국산 앵무새”

    김여정, 문 대통령 미사일 발언 비난 “미국산 앵무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에 ‘경악한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한 연설과 앞서 작년 7월 23일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한 발언을 대조하며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 해줘도 노엽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해 현재 선전선동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차세대 최신형 국산 전투기 KF-X도 곧 국민들께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강한 국방력과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어떤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확고한 안보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북미관계 ‘운명의 4월’… 바이든, 대북정책 기조 ‘변곡점’

    북미관계 ‘운명의 4월’… 바이든, 대북정책 기조 ‘변곡점’

    북한이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이후 북미 양측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그 연장선에서 다음달 발표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 김일성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까지 추가 군사행동 여부 등이 맞물려 북미 관계가 북한이 공언한 ‘강대강’으로 치달을지, ‘선대선’으로 반전 계기를 맞이할지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지난 26일 담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국가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 침해이며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의 첨단무기 한반도 반입 등을 이유로 군사력 강화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결코 누구의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회견에서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은 유엔 안보리에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30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북미 대치 상황에서 북한이 예년처럼 태양절을 즈음해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등 추가 행동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가 군사행동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다. 리 비서는 담화에서 “앞뒤 계산도 못 하고 아무 말이나 계속 망탕하면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거쳐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하는 시점이 북미 관계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회의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일 3국은 다음달 하순 미국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28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무기 개발 등은 계획대로 추진하면서도 바이든 정부와 초기에 기싸움을 하며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저강도 도발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1월 열병식에서 KN23 개량형을 공개한 바 있다. 2019년 시험 발사한 KN23보다는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개량됐으며 전술핵도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文 “日, 매우 중요한 이웃”… 3각 공조 중시하는 美와 보폭 맞춰

    文 “日, 매우 중요한 이웃”… 3각 공조 중시하는 美와 보폭 맞춰

    징용 언급 안 해… 과거·미래 분리 ‘투트랙’과거사 ‘로키’ 대응에도 日 화답할지 의문“도쿄올림픽 성공 협력… 남북미일에 기회” 美 중재해도 한일 경색 지속땐 ‘관리 국면’日기업 자산 현금화·올림픽 ‘변곡점’ 될 듯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 한일 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유화 메시지를 증폭시켰지만, 강제징용 해법 등 구체적 제안은 없다는 점에서 일본의 호응은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1일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가장 가까운 이웃’ 등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중요한 이웃’은 일본이 한미일 3각 공조 속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쓰던 표현이다. 문 대통령도 “양국 협력은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가 사활을 거는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 “한일, 남북, 북일,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유화적 언급을 했다”면서 “몇 년간 ‘잊지 않겠다’, ‘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른 것은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위안부·강제징용 해법을 압박해 온 일본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과거사를 ‘로키’로 다루겠다는 것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건데 구체적 해법을 기대한 일본이 화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차라리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는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재를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상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은 청구권 협정과 위안부 합의 전면 수용을 전제로 걸고 우리를 외통수로 몰아넣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양보를 한다는 건 국내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중재가 안 통하면) 관리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교 협상을 통해 일본이 사죄를 언급하고, 우리가 (배상)물질을 책임지는 방식도 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올림픽은 아직 가능성이 있는데 강제징용 현금화 등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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