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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의서 채택 표명 북한자세 긍정적”

    ◎우리측 대변인 회견 【평양=권기진 특파원】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의 임동원 우리측 대변인은 17일 제1일째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남북 관계개선과 화해ㆍ협력시대로 진입하기 위해 북측이 상대방 체제를 부정하는 정책을 수정하고 고향방문 실현과 경제교류협력에 호응토록 하자는 등 3개항의 당면과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북측이 1차회담 때 우리측이 제시한 8개항의 합의서와 북측이 제기한 3가지 원칙을 조절,전진적이고 실천성 있는 하나의 합의문서로 작성하자는 입장을 표명하고 ▲정치ㆍ군사와 교류협력문제의 병행토의 의사를 밝히고 ▲쌍방이 공통으로 제시한 상호비방 중지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전진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측 안병수 대변인은 『우리의 제안 가운데 중요한 내용은 정치ㆍ군사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간주하지만 인도주의의 차원에서는 교류문제도 배제하지 않고 동시병행으로 추진하겠다는 것과 남북한 불가침선언의 채택 등 2가지』라고 설명했다. 안 대변인은 불가침선언의 합의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으며 『팀스피리트 등 3개 선결과제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의 입장은 변화가 없지만 남북대화의 분위기를 좋게 살려가기 위해 제기하는 것이며 불가침선언 합의문제가 안풀리면 고위층회담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 남북 「3통협정」 조속체결 제의/강 총리,평양회담 기조연설

    ◎대남혁명노선 포기 등 촉구/북측,「불가침선언」 채택 주장/정치·군사문제 선결주장서 후퇴/강 총리,오늘 하오 김일성과 면담 【평양=권기진 특파원】 17일 평양서 여린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은 1차 서울회담 때 제시됐던 상대방 제안을 일부 수용한 안을 내놓아 18일의 비공개회담과 강영훈 총리의 김일성 주석 면담 결과가 주목된다.〈관련기사 2·3·4면〉 이날 상오 10시부터 평양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첫날 회담에서 우리측은 서울회담서 제의했던 「8개항 기본합의서」안의 전문에 북측의 회담 3개 원칙을 포함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우리측은 또 남북간의 통행·통신·통상 등 「3통」에 관한 구체적 안을 제시하고 3개 부문별 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북측은 상호제도 존중,내정불간섭원칙을 담은 남북불가침선언을 채택하자고 제의했다. 북측은 또 종전의 정치·군사문제 선결주장에서 후퇴,정치·군사문제와 교류협력방안을 병행토의할 의사를 밝혔으며,유엔 단독의석 가입 등 3대 긴급의제의 선결주장도 서울회담에 비해 누그러뜨렸다. 우리측이 제시한 「3통」에 관한 합의서안은 통행부분과 관련 ▲육로통행을 위해 경기도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기점으로 하며 경의선 철도와 문산∼개성간의 도로를 연결하고 ▲통행에 대한 제반문제를 협의·조정키 위해 남북통행위원회를 설치,운영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상부분은 ▲쌍방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공동협력위원회를 설치,운용하며 ▲물자교류·경협사업의 결제통화는 스위스 프랑화로 하고 ▲무관세로 교류토록 하자는 내용 등으로 되어 있다. 또 통신부분은 ▲우편물 교환장소는 판문점으로 하되 주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전화통화의 경우 우선 교환대를 통하다 점차 자동화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강 총리는 이같은 제안과 함께 북측의 회담자세를 지적,『남과 북에는 상이한 두체제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데도 북한측은 협상고착·분열지향,또는 두개의 국가 운운하는 등 사리에 맞지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평화통일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총리는 또 이날 회담에서 ①대남혁명노선을 포기할 것 ②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이 조속히 실현되도록 협조할 것 ③유무상통과 상호보완원칙에 따라 경제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는 데 적극 호응할 것 등 3개 당면과제를 제시했다. 북한의 연 총리는 「긴급과제」 3개항을 일부 수정,유엔 가입문제에 대해서는 북남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일방도 먼저 유엔에 가입하지 말자고 요구했다. 연 총리는 팀스피리트훈련에 대해 남측이 완전히 중지할 수 없다고 하면 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잠정적으로라도 이를 중지하라고 주장하면서 임수경양 등 방북인사의 석방을 거듭 요구했다. 연 총리는 이어 회담의제를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다방면적인 협력교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등 3가지로 확정하고 이를 병행토의하자고 제의했다. 한편 강 총리는 18일 하오 평양 금수산 의사당(주석궁)을 방문,김일성 북한 주석과 단독면담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강 총리의 단독면담에 이어 우리측 대표 6명 전원도 함께 김 주석을 면담할 예정이다.
  • 평양 남북회담 이틀째 이모저모

    ◎“적화 포기하라” “자극말라” 두 총리 입씨름/기조연설 말미 고성 오가 어수선/악수도 없이 회의종료… 냉랭한 분위기/강 총리,북측의 편파보도 시정을 촉구 평양방문 이틀째인 17일 강영훈 국무총리 등 우리측 방북 대표단 일행은 상오에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2차 남북 고위급회담 1차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하오에는 평양시내 관광,학생 소년궁전에서의 공연관람,최문선 평양시 인민위원장주최 만찬 참석,영화관람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옥류관 만찬상◁ ○…17일 저녁 옥류관에서 최문선 평양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한 강영훈 총리환영 만찬은 이날 낮의 회담 때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분위기./ 최 위원장은 만찬인사를 통해 『평양은 현대도시들의 큰 사회적 문제인 공해 실업 범죄 교통난 같은 것을 모르며 주택문제는 91년에 가면 완전 해결된다』고 은근히 자랑. 이어 강 총리는 답사를 통해 『우리는 겨레에게 더이상 실망을 주지 않는 대화,민족분단의 아픔을 덜어주는 대화,통일의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는 대화를 꾸준히 해나가야 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이나 통일문제를 정치선전에 이용하는 태도를 버려야 하며 대결상태의 유산을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 특히 만찬인사 모두에서 북쪽 최 위원장은 강 총리를 「강 수석대표」로 호칭하는 북측관행을 깨고 『강영훈 총리 등 대표단 일행을 환영한다』고 총리 호칭을 썼고 인사말 끝에서도 「강 총리」로 호칭하며 건배를 제의. 이에대해 북측관계자는 『정식회담에서는 수석대표로 호칭하지만 평양시장(인민위원장)의 만찬에서 총리로 부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 뭐 특별한 일이 될 게 있겠느냐』고 의미를 축소. 그러나 우리측의 「연 총리」호칭에 북측이 「강 수석대표」로 일관해와 신경이 거슬렀던 한국 대표단은 무엇인가 의미있는 시그널이 아닐까하여 관심을 갖는 눈빛. ▷소년궁전 방문◁ ○…강 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하오 5시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약 2시간 동안 소년예술소조의 활동상황을 둘러보고 종합공연을 관람했다. 강 총리는 이날 숙소로 찾아온연형묵 북한총리의 안내로 소년궁전에 도착,수영장 손풍금실 가야금실 서예실 등을 둘러봤다. 공연내용 중에는 「우리마음 담아 피운 꽃」,「조선은 하나다」라는 춤과 노래 등 정치성이 가미된 프로그램들이 들어있어 분위기가 다소 어색. 이날 공연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합창으로 끝을 맺었는데 뒤쪽 관람석의 청소년관중은 약속이라도 한 듯 리듬에 맞추어 박수를 치기 시작하더니 노래가 끝나고 우리측 대표단이 현장을 나서자 장내가 떠나갈 듯 박수를 치며 『민족통일』을 연호. 북측은 6∼7세부터 12∼13세 가량의 어린 소년소녀들이 14개 프로그램을 연주하고 춤을 춘 이날 공연 후반부에 이같은 「문제」 프로그램을 붙였다. 평양시내 곳곳에 나붙은 「조선은 하나다」 포스터를 배경으로 소년소녀들이 강렬한 행진곡 리듬으로 「조선은 하나다」를 연주한 데 이어 「우리는 평화를 사랑해요」라는,42명이 출연한 무용프로그램은 핵무기 반대ㆍ주체사상탑의 상징을 곁들여 강 총리 등 대표단 일행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기도. ▷강 총리 숙소환담◁○…이날 상오 공개로 진행된 첫날 회의의 끝무렵에 약간의 「신경전」을 벌였던 강 총리와 북한 연 총리는 이날 오후 만경대 소년학생궁전공연 관람에 앞서 숙소에서 잠시 환담하며 「화해」. 공연장으로 강 총리를 안내하기 위해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를 찾은 연 총리의 『점심식사를 잘하셨느냐』고 인사를 건넸고 두 총리는 거의 동시에 『회담장 밖에서 만나면 얘기가 잘되는데…』라며 18일 비공개회의에서 성과가 있기를 기대. 연 총리는 『딱딱한 책상에 않지 말고 식탁에 앉아서 회담을 하면 잘될 것 같은 데 어떠냐』고 조크를 건넸고 강 총리는 『함께 기차라도 타고 여행하면서 회담하면 더욱 잘 될 것』이라고 응답. 이어 두 총리는 날씨와 배추농사 등을 화제로 10여분 동안 가벼운 대화를 나눈 뒤 승용차에 함께 타고 소년학생궁전으로 떠났다. ▷회담장◁ ○…이날 상오 10시에 개막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렸던 1차 회담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약 2시간동안 진행. 비교적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개막된 회담에서 우리측강영훈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는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10여분 동안 환담. 회담장에 들어선 양측 대표들은 악수를 나누고 일단 자리에 앉았으나 사진기자들을 위해 양측 총리가 따로 악수를 나누며 포즈를 취했다. ▲연=잘 주무셨습니까. ▲강=너무 조용해서 정신없이 잤습니다. 방음이 잘 되어서인지 새소리도 없더군요. 방이 넓어 춥지않을까 했지만 따뜻하여 잘 잤습니다. ▲연=우리가 서울에서 온 다음에 비가 많이 왔지요. ▲연=그냥 온 정도가 아니고 집중적으로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댐을 많이 건설하고 대책을 세워서 피해가 그만해졌지요. ▲연=보도를 보니 강 선생도 많이 나가 돌아다니시더군요. 수습됐다니 기쁩니다. ▲강=(잠시 침묵 후)=이번에 와 대접받고 있습니다. 초대소 음식이 산해진미인데 이것을 먹으며 지난번 연 총리 대접이 소홀하지 않았나 느껴집니다. ▲연=이 다음에 잘 해주시지요(웃음). ▲강=처음 먹어보는 게 많습니다. 감자떡이 쫄깃쫄깃하고 맛있습니다. 양강도 특산품이라도 하던가요. 감자하나 가지고도 이렇게 여러가지로 요리하는 것 보면 민족 우수성이 나타납니다. 오랫만에 김치도 맛있게 먹었어요. ▲연=심심하지 않던가요. ▲강=내입에 맞았습니다. ○…환담을 끝낸 남북총리는 인사발언에 들어갔는데 연 총리는 9분간,강총리는 11분 동안 인사. 먼저 인사말을 한 북한의 연 총리는 『쌍방 대표단의 평양ㆍ서울방문은 비록 서로 초행길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길에서 구면이 됐다』면서 『계속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 분단의 장벽도 허물어지고 통일의 서광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 강 총리는 이에 『정치의 첫째가는 덕목이 국민들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며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을 적십자에만 맡기지 말고 책임있는 당국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 강 총리는 특히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9월 서울회담에 대한 북측의 보도태도를 따끔하게 지적해 눈길. 강 총리는 『북측의 보도매체들이 일방적으로 북측 주장만 보도하면서 우리측 주장을 비방하고 북측 주민에게 사실 그대로 알리지 않는 불공평하고 편파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며 북측의 적대적인 정책의 전환을 촉구. 강 총리는 『만약 상대방 체제를 존중하지 않고 내정간섭적인 일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결국 구시대적인 대결정책을 지속하자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일침. ○…이날 강 총리와 연 총리는 예정시간보다 10여분이 지난 낮12시10분쯤 회담을 끝내면서 서로 기조연설 내용을 놓고 잠시 입씨름을 벌이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 이날 강 총리가 북측에 대해 대남 적화노선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발언으로 기조연설을 끝내자 북측의 연 총리는 『서로 진실문제를 논의하지 않고 상대방을 자극하면 문제가 해결되겠어』라고 언성을 높이며 문제를 제기. 이어 연 총리가 『회담을 논쟁으로 해서는 안되며 대화로 해야한다』고 어조를 약간 낮추자 강 총리는 『북측에서도 우리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 어제 저녁 연회장에서는 서로 웃으며 잘 지냈는데 회담만 하면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응수. 강 총리는 이어 『이것은 어디까지나 싸움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려는 것 뿐』이라고 답변하자연 총리는 『내일 다시 보자』며 여운을 남긴 채 자리에서 일어나 이날 회담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종료. ○…전체회의 첫날 회담장에는 평양에 상주하는 소련ㆍ중국 특파원 10여명을 비롯,3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나와 남북고위급회담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평양측은 북경 상주 불가리아ㆍ독일ㆍ일본 언론기관의 몇몇 취재기자들 10여명에게 입국을 허용했으나 상세한 브리핑이 없어 이들은 남북한측 기자들에게 회담에 대해 질문 공세.
  • 「대결청산」방안 서울ㆍ평양 시각차 여전

    ◎강영훈총리 기조연설 요지/“상호 실체인정… 도와주고 도움받는 관계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 내정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합의의 토대가 이룩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토대위에서 교류협력과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그리고 균형있는 상호 군축을 실행하고 민족화해와 평화정착을 이룩하고자 한다. 남북 쌍방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분야 중에서도 1천만 이산가족들의 문제해결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남북 쌍방은 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북간에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하루빨리 채택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남북통행에 관한 제안=①남북의 주민이 육로ㆍ해로ㆍ공로를 통하거나 또는 외국을 경유하여 남북을 왕래하는 절차와 준수해야 할 의무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을 왕래하는 자는 자기측 당국이 상대지역 방문을 허가하는 증명서와 방문지역의 당국이 발행한 방문허가증명서를 소지한다. ③남북의 당국은 통행을 위하여 쌍방의 합의에 따라 통과지점 및 통행로를 지정한다. 육로의 경우 우선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지점으로 하며 경의선 철도와 문산ㆍ개성간의 도로를 연결한다. ④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방문하는 동안에 필요한 물품과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선물을 휴대할 수 있다. ⑤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관할지역에 들어오는 인원에 대한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⑥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상대측의 질서와 안내에 따른다. ⑦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구제조치를 취한다. ⑧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허가된 목적 수행을 위한 활동을 보장하고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 ⑨통행에 따르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기 위하여 남북통행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⑩통행에 따르는 실무문제를 관장하며 행정지원 및 연락업무 수행과 남북통행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 평양 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ㆍ운영한다. ◇남북(통신)에 관한 제안=①남북간 상호 우편ㆍ전기통신의 교류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의 우편당국은 상대측의 주민이 수신으로 되어 있는 우편물을 수집하여 상대측에 전달하며,우편물을 전달받은 측은 자기측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신인에게 배달한다. ③남북한 우편물의 교환장소는 판문점으로 하고 주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때에는 남북의 당국간 합의로 따로 정할 수 있다. ④남북의 당국은 남북간 전기통신 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남북간 전화통화는 교환대를 통하여 연결하고 이를 점차 자동화한다. ⑤남북으로 교환되는 우편 전기통신 요금은 남북 당국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⑥남북의 당국은 남북으로 교류되는 우편 전기통신에 대하여 비밀을 보장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다. ⑦남북간 통신교류에 수반되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며 남북간 통신교류의 확대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남북통신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⑧남북간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 통신기술의 통일적 발전을 도모하며 남북통신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남북통신기술단을 설치ㆍ운영한다. ⑨남북의 당국은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에 관한 국제적 협약을 존중한다. ◇남북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제안=①남북 당국은 상호간의 물자교류 및 경제협력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간의 물자교류 또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는 품목별 또는 사업별로 쌍방이 각각 지정하는 해당기관으로 한다. ③교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의 원칙에 따라 정한다. ④교류양은 쌍방의 수급사정을 감안하여 연간 교류규모를 조정한 후 품목별로 교류당사자간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⑤교류물자의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을 고려하여 교류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결정한다. ⑥거래방식은 청산결제 방식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 ⑦결제사무는 쌍방이 지정하는 남과 북의 은행이 직접 담당하도록한다. ⑧결제통화는 스위스 프랑화로 한다. ⑨상호간의 물자교류는 민족내부교역 차원에서 추진하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⑩교류물자의 수송방법은 교류물자의 특성ㆍ중량ㆍ운송비 등을 감안하여 교류당사자간에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철도ㆍ자동차ㆍ선박ㆍ항공기를 합리적으로 이용한다. ⑪남북간에 자원의 공동개발ㆍ합작투자 등 제반경제협력을 실시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대외 진출과 공동대외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⑫경제협력사업의 규모,실천방법 및 조건,실시시기 등에 관하여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간의 협의를 통하여 정한다. ⑬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적 유대를 회복하고 민족경제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쌍방의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와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부문별 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할 것을 제의한다. 합의된 의제에 따라 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 군사협의회의 두 부문별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3개항의 당면과제에 대해 귀측의 성의있는 태도 표시가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첫째로 조국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개선과 화해협력의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둘째로 분단으로 야기된 민족적 고통을 하루속히 덜어주어야 한다. 셋째로 남북 동포들이 다같이 잘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평화통일이 이룩되기 이전이라도 남북이 공존공영을 도모해야 한다. ◎연형묵 총리 기조연설 요지/“분열지향 자세 벗어나 주체통일 모색을” 제1차 회담 때에 제기된 쌍방의 제안들을 비교하여 보면 근사한 점도있고 차이점도 있다. 근사하다고 하는 것은 첫째로 의정과 관련된 기본문제 토의에 앞서 서로 공동의 기초로,출발점이 될 수 있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의를 보자는 점이다. 둘째로 의정에 따르는 방안들을 기본적으로 정치ㆍ군사ㆍ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의 세가지로 구분하여 제기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로 근사한 점은 매개 방안들에 전개되어 있는 부분적인 항목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쌍방의 제안들에는 이상과 같은 근사한 점들이 있는 반면 신중한 토의를 요하는 본질적인 차이점들도 있다. 첫째로 문제해결의 선후차와 관련된 것이다. 즉 우리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도 이와 병행하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해 나갈 것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에 귀측은 협력과 교류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 군축문제를 차후의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둘째로 군사문제 해결의 단계설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즉 우리는 군사문제들의 해결을 하나의 통일적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귀측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와 군축단계를 서로 구분하고 있다. 셋째로 미군과 그의 핵무기의 철수와 관련된 문제이다. 넷째로 쌍방의 제안들이 부분적인 근사점은 있으나 총체적으로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쌍방이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첫째로 나라의 통일문제 해결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들의 제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차이점을 극복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쌍방이 다같이 통일지향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것은 북남 사이의 불신에 대해서 같은 인식을 가지고 그 해결 방도를 바로 찾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대교류」니 「60세 이상 노부모들의 고향방문」이니 하는 일시적 미봉책으로 갈라져 사는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달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호상 불신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인도주의문제와 협력ㆍ교류문제도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결해야 한다. 넷째로 중요한 것은 통일문제 해결의 가장 가깝고도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없앨 것을 전제로 하는 단일제도에 의한 통일의 길이 아니라 서로 먹거나 먹히우지 않고 통일하는 길,두 제도,두 지역 정부를 그대로 두고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으로 통일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쌍방의 제안 가운데서 보다 전진적이고 실천적 의미가 있는 합의문서를 작성ㆍ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역사적인 문건으로서 다음과 같은 남북 불가침에 관한 선언을 채택ㆍ발표할 것을 제의한다. ◇북남 불가침에 관한 선언(초안)=북과 남은 조선반도에 조성된 긴장상태를 가시고 전쟁을 방지하며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일치한 염원으로부터 출발하여 7ㆍ4 공동성명에 밝혀진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철저히 준수하며 상대방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데 대하여 합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제1조,북과 남은 하나의 민족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반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무력으로 상대방을 침해하지 않는다. 제2조,북과 남은 있을 수 있는 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제3조,북과 남 사이의 불가침 경계선은 1953년 7월27일부 조선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제4조,북과 남은 호상 불가침에 관한 약정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하여 군비경쟁을 중지하며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제5조,북과 남은 당면하여 우발적인 무력충돌과 그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쌍방 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ㆍ운영한다. 제6조,이 불가침선언은 북과 남의 합의에 의하여 수정 보충할 수 있다. 제7조,이 선언은 북과 남이 각각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통고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며 어느 일방이 폐기를 통고하지 않는 한 조국통일이 실현되는 날까지 효력을 가진다. 다음으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들이 결속을 짓고 넘어갈 문제는 우리가 제1차회담에서 긴급문제로 제기한 바 있는 유엔 대책문제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중지문제,방북인사 석방문제이다. 첫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통일위업에 이롭게 협의ㆍ해결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둘째로 쌍방은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가입문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룩할 때까지 그에 대한 토의를 계속한다. 셋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일방도 먼저 유엔에 가입하지 않는다. 방북인사 석방문제도 남북대화 분위기에 맞게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 한국대표 평양 도착/북한,짤막하게 보도

    【서울 연합】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가할 한국측 대표단 일행이 16일 하오 1시20분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방송들이 2시 뉴스를 통해 짤막하게 보도했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북한방송들은 한국측 대표단 일행이 평양시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숙소로 향했다고 전했다.
  • 우리 대표단 방북 이모저모

    ◎“서울∼평양 가까워진 느낌”… 남북 총리 재회/“대동강은 여전… 인심은 조석변” 강 총리/대표단 일행,교예극장서 「곰전투」등 관람/북 안내원들,담당기자 찾느라 우왕좌왕 남북 분단 이후 45년 만에 우리측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16일 북한을 공식방문한 강영훈 국무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평양에서의 역사적인 첫날밤을 보냈다. 우리 대표단은 숙소인 대동강 상류 백화원초대소에서 짐을 푼 뒤 평양시내 교예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연형묵 북한 정무원 총리가 주최하는 인민문화궁전에서의 만찬에 참석한 후 북한영화를 관람했다. ▷남북 총리회동◁ ○…이날 하오 1시35분쯤 숙소인 정부초대소(백화원)에 도착한 강 총리 일행은 초대소 로비에서 연형묵 북한 정무원 총리의 영접을 받고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약 5분간 환담. 먼저 연 총리가 『대표단 일행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하자 강 총리는 『오면서 보니 우리 일행을 위해 추계 대청소까지 하는 등 준비가 대단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감사를 표시. 연 총리가 이어『평양과 서울 사이가 매우 먼 것처럼 알았었는데 자주 내왕하다보니 가까운 것 같다』고 말하자 강 총리는 『대동강을 건너다 보니 산색은 옛날과 같으나 인심은 조석변이라는 옛말이 떠오른다』면서 『연 총리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 기쁜 마음으로 왔다』고 말해 폭소. 연 총리는 이어 응접실 좌우에 걸린 북한의 명승지를 그린 대형 풍경화를 가리키며 북한이 고향인 강 총리에게 『생각나는 곳이 없느냐』고 묻자 강 총리는 고향인 약산의 풍경화를 바라보며 『학교 다닐 때 매일 올라다녔는데 특히 진달래꽃이 아름다웠었다』고 회상. 강 총리는 뒤편에 있는 총석정 등 대동강과 금강산 그림을 둘러보며 『나는 아직 금강산을 가보지 못했다』고 하자 연 총리는 이를 받아 『다음 오실 때는 구경할 수 있겠죠』라고 말한 뒤 『오시느라고 피곤하실텐데 쉬시지요』라며 일층 숙소로 안내. ▷만찬◁ ○…북한 연형묵 총리는 이날 약 6분간에 걸친 만찬연설을 통해 『북과 남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는 통일의 노래ㆍ통일의 춤으로 들썩하는 평양의모습과 엄청난 대조를 이루는 우리의 냉엄한 현실』이라면서 『대결을 없애고 단합과 통일을 실현해야 하며 그러자면 첨예한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 연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측 강 총리를 두번 거명했으나 지난번 서울회담 때 「총리」라고 불렀던 것과는 달리 「수석대표선생」이라고만 호칭. 강 총리는 만찬답사에서 『사람과 물자의 왕래와 교류가 촉진된다면 자연히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어려운 문제도 하나하나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각 분야에 걸친 접촉ㆍ교류와 협력의 조속한 실천을 강조. ○…인민문화궁전 대연회장에서 열린 연 총리 주최의 만찬은 우리측 대표단 일행 90명과 북측 관계자 1백10명 등 2백여명이 참석. 북한측은 만찬테이블을 34개 만들어 한개 테이블에 6∼7명씩 배치했는데 한 테이블당 우리측 일행은 2명씩 자리를 잡도록 조치. ○…만찬이 시작된 지 1시간10분 가량이 지난 하오 9시5분쯤에는 북한의 만수대예술단이 등장해 만찬분위기는 더한층 고조.23명으로 된 만수대예술단은 「도라지타령」을 시작으로 「고향」 「꽃파는 처녀」 「노들강변」 「봄의 노래」 등 우리측 대표단에게도 귀에 익은 음악을 연주. 특히 인민배우인 주창혁과 함금주가 노래한 춘향전중의 사랑가는 만찬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들이 노들강변을 부를 때는 일부 참석자들이 가사를 따라 부르기도. ▷교예극장 공연◁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하오 5시30분 교예극장에서 공중곡예ㆍ곰전투ㆍ외바퀴자전거 타기 등 14개 서커스 프로그램을 관람. 양측 대표단을 비롯 좌석 3천5백석을 거의 채운 관중들은 고난도 묘기가 나올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 특히 외바퀴자전거 타기를 하던 연기자가 두차례 실수를 하자 관중들은 물론 우리측 인사들도 박수로 격려. 요술을 한 인민배우 김택성씨는 공연에 앞서 빨간 글씨로 「조국통일」이라고 적은 광목을 펼쳐보였고 이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 ▷영화관람◁ ○…인민문화궁전에서의 만찬이 끝난 뒤 대표단 일행은 밤 10시35분 안병수 북측 대변인 안내로 평양 청년회관에도착,「평양의 모습」 「조선의 민속」이라는 문화영화를 자정까지 약 2시간 동안 관람. 영화시작에 앞서 강영훈 총리와 안 대변인은 응접실에서 잠시 환담을 나누었는데 안 대변인이 『학생들의 집단체조는 수령님께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니 꼭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관람을 권유. 이에 강 총리는 『집단체조를 보고온 사람의 말에 따르면 이데올로기적이라고 하더라』며 관람을 사양하기도. ▷숙소도착◁ ○…대표단 일행이 탄 승용차와 버스 행렬은 평양역을 출발한 지 약 15분만인 하오 1시45분쯤 숙소인 백화원에 도착. 승리거리와 대학생거리 등을 지나 초대소까지 달리는 동안 연도의 시민들은 남측 대표단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들어 환영. 안내원은 『시민들이 남쪽 대표들이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소개. ○…83년에 건설됐다는 백화원초대소는 대리석으로 된 통로바닥이 카펫으로 덮여있고 천장에는 크고 작은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는 등 호화롭게 치장. 객실에는 소주ㆍ수삼주ㆍ인삼주 등 북한산 술과 사이다 등 음료수ㆍ황태포ㆍ과일 등이 비치돼 있으며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도 비치. ▷평양역 도착◁ ○…대표단 일행은 하오 1시20분에 평양역에 도착. 특별열차가 역구내로 서서히 들어가 멈추자 북측 안내인들은 자신이 맡은 남측 수행원과 기자들을 찾느라 우왕좌왕. 역구내에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쓴 「영광스런 조선노동당만세」등의 대형구호들이 어지럽게 천장에 매달려있기도. ▷개성역∼평양역◁ ○…대표단 일행은 통일각을 출발한 지 1시간15분 만에 개성역에 도착. 개성역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노동당 및 역무원 관계자 수십명이 나와 대표단 일행을 영접해 조촐한 분위기. ○…대표단 일행이 개성에서 평양까지 타고간 특별열차는 객차 14량과 소화물칸 1량이 달린 콤팩트식 열차. ▷판문점 출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대변인인 임동원 외교안보연구원장은 판문점을 통과하기 직전인 이날 상오 8시40분쯤 통과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회담에 임하는 우리측의 입장 등을 천명. ○…북측 영접요원으로 나온 최우진 대표(외교부 순회대사)와 최봉춘 책임연락관은 상오 8시50분 우리측 대표단이 타고갈 10대의 벤츠승용차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측 지역의 평화의 집 앞에 도착. 강 총리는 상오 9시 정각에 북측 최 대표 및 우리측 대표들과 함께 평화의 집에서 나와 승용차에 탑승. 강 총리는 뒷좌석에,최 대표는 앞좌석에 각각 앉았으며 양측 책임연락관과 우리측 대표 6명도 각각 하늘색 벤츠승용차에 탑승한 후 곧바로 군사분계선을 넘기 위해 출발.
  • “남북교류 확대로 신뢰 쌓자”/강 총리,평양 만찬사

    ◎고향방문 노인들부터 실천/총리회담 오늘 인민문화궁서/우리 대표단,백화원초대소서 첫밤 【평양=이종기ㆍ권기진 특파원】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첫날 회의가 17일 상오 10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개로 열린다. 우리측은 이날 회담에서 서울에서의 1차회담을 통해 제시한 바 있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8개항의 기본합의서 채택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11월 중순쯤 서울에서 3차회담을 개최토록 제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측이 「긴급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방북구속자 석방 ▲단일의석 유엔 공동가입 등 3개항에 대해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인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강영훈 국무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회담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 기자단 50명 등 우리측 대표단 90명은 16일 상오 판문점을 경유,개성에서 열차편으로 숙소인 평양 백화원초대소(영빈관)에 도착,첫날밤을 보냄으로써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3박4일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강 총리는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이날 하오 1시20분쯤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백화원초대소에서 연형묵 정무원 총리의 영접을 받은 뒤 숙소내에 있는 일호각 접견실에서 연 총리 및 북측 대표들과 환담을 나눴다. 북한의 연형묵 총리는 만찬 환영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전쟁과 평화,대결과 단합의 두 현실 속에서 냉철한 민족의 양심을 되찾아 선택을 바로 해야 할 때이며 이 기로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옳은 방향으로 돌려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긴장을 풀고 정세를 완화시켜야 하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룩해야 하며 단합과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총리는 또 『대결해소와 긴장상태를 풀며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의 담보를 마련하는 바로 여기에 고위급회담 대표들이 자기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 있다』고 역설했다. 강 총리는 이어 만찬답사를 통해 『오늘날 세계적인 대화해의 물결 속에서도 오직 우리만이 서로 등을 대고 대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호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굳게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여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간에 신뢰를 쌓는 길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 총리는 특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이산가족들의 혈육을 찾아주는 일』이라면서 『이산가족들의 전면적인 고향방문이 당장 어렵다면 우선 60세 이상 연로한 분들만이라도 서로 고향과 핏줄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강 총리는 또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유무상통의 입장에서 직접 활발하게 물자를 교류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사람과 물자의 왕래와 교류가 촉진된다면 자연히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대표단은 이날 상오 9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들어갔으며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한측 회담대표들의 영접을 받고 승용차편으로 함께 개성으로 이동,기차로 갈아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 평양도착 성명

    평양시민 여러분,남북의 동포여러분,우리 대표단은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하여 유서깊은 이곳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 대표단 일행을 따뜻하게 환영해준 평양시민들과 북녘 동포 여러분에게 사의를 표하면서,남녘의 우리 국민들이 보내는 뜨거운 인사를 전하는 바입니다. 우리 일행은 판문점에서 이곳 평양까지 멀지 않은 길을 오는 동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분단된 나라들이 통일을 이룩하고,우리를 남북으로 갈라놓은 나라들도 서로 협력하며 공동번영을 추구하는데 우리만이 아직도 냉전체제가 남겨놓은 불신과 대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안타갑고 착잡한 심정을 금할길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뒤늦게나마 남과 북의 총리와 고위당국자들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퍽 기쁘고 다행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것이 더이상 우리 민족을 갈라놓는 분단의 장벽이 되도록 그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5천년 동안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이루고 오순도순 살아온 우리가 서로 오고가지도 못하고 소식조차 끊어진 이 고통스러운 상황은 이제 더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민족의 수치요,비극인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민족공동체부터 회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조국의 평화통일을 촉진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과거사에 매달려 더이상 그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기 보다는 서로 손잡고 민족의 단합과 화해를 도모하여 평화와 통일의 대로로 달려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 대표단은 국토의 분단으로 말미암은 겨레의 고통을 덜기 위하여 그리고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고 소식을 전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다 함께 잘사는 길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남과 북이 불신과 대결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고 서로 믿고 서로 돕는 관계를 하루빨리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그리하여 7천만 겨레가 갈망하는 자유와 평화와 통일의 그날을 앞당겨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곳에 왔습니다. 우리 대표단이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회담에서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첫 걸음은 무엇보다도 남과 북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부정하는 적대적 자세를 버리는 것만이 평화를 보장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적대시하는 모든 대결의 관계를 지양할 것을 선언한 바 있으며,이것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견지하는 일관된 우리의 입장입니다. 쌍방 대표단은 제1차 회담을 통해 각기 밝힌 입장과 제안들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쌍방의 제안에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지만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양보하는 자세로,공통점은 지체함이 없이 구체적인 실천에 옮겨 나가고,차이점은 그 폭을 좁혀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목소리 높여 통일을 외치는 것보다는 통일을 향하여 오늘 할 수 있는 일부터 당장 실천에옮겨 나가야 합니다. 온겨레가 다 잘사는 통일의 집을 짓기 위하여 한장 한장 벽돌을 쌓아 올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평양회담에서 남북의 대표가 서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새로운 진전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면서 성의와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북녘 동포들과 온겨레가 남북고위급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데 감사드리며,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신 평양시민과 북녘동포 여러분에게 다시한번 사의를 표합니다.
  • 이종기ㆍ권기진기자/총리회담 취재 파북

    서울신문사는 16일부터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해 사진부 이종기 부국장(사진 오른쪽)과 권기진 정치부장을 평양에 파견했다.
  • “대북협상에 포용력을 발휘”/노대통령 강조

    노태우 대통령은 15일 상오 청와대에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강영훈 국무총리 등 대표단 7명의 출발인사를 받고 『남북간의 대화에는 서로의 의견과 주장을 개진하고 타협하는 데에 목적이 있지만 민족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양보할 수 있는 문제와 지켜야 할 원칙의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통일문제는 남북 당국간의 직접적인 대화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포용력과 융통성을 가지고 대처해야 할 것이나 원칙적인 문제에 관한 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표단 전체에 대한 당부가 끝난 뒤 강 총리만을 별도로 집무실로 불러 요담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북한 김일성 주석에게 보내는 모종의 구두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 총리회담 대표단 오늘 방북/북에 「하나의 조선」수정 촉구 방침

    ◎판문점 거쳐 평양으로… 내일ㆍ모레 두차례 회담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할 강영훈 총리를 비롯한 회담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우리측 대표단 90명이 16일 상오 9시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평양을 방문한다. 우리측 대표단은 판문점에서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한측 대표단 6명의 영접을 받은 뒤 개성에서 열차편으로 하오 1시30분쯤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대표단은 17,18일 이틀동안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간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ㆍ협력실시문제」를 의제로 공개 및 비공개회담을 두차례 갖는다. 특히 우리측 대표단은 18일 하오 회담이 끝난 직후 김일성 주석의 집무실인 금수산 의사당을 방문,김 주석을 면담하며 강 총리는 김 주석과의 단독요담을 갖고 노태우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2차 평양회담에서 상호실체 인정을 통한 남북평화 공존을 밝힌 기본합의서를 도출해 내는 한편 북의 대남적화 통일노선인 「하나의 조선」정책포기를 유도해낸다는 방침이다. 우리측은 이와 함께 ▲이산가족 자유방문 ▲남북 직교역 실시 ▲신문ㆍ라디오ㆍTV 상호개방 ▲서울ㆍ평양 상주대표부 설치 ▲남북공동 군사위원회 및 경제협력위원회 등의 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우리측 차석대표인 홍성철 통일원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대남적화 통일노선의 기본축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계속 견지하는 한 남북 상호간 신뢰회복이라는 본질적인 접근은 힘들다고 본다』고 말하고 『따라서 한소 수교 및 일ㆍ북한 관계진전 등 한반도 주변상황의 변화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응,가능한 한 「하나의 조선정책」을 수정토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서울 3차회담」 유도에 주력/2차 고위급회담 준비 상황

    ◎돌발상황 대비,완벽한 도상훈련/서울∼평양 직통전화 2회선 연결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키 위해 16일 상오 북한에 들어가는 우리측 대표단은 지난 9월초 1차 서울회담이 끝난 뒤 수시로 대책회의를 갖고 나름대로 그 성과를 분석,우리측의 기본입장 등에 대한 마무리점검을 이미 완료한 상태. 특히 이번 회담은 지난 1차 때와는 달리 평양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대표단의 영접,경호 및 숙소·회담장 준비 등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만큼 대부분 회담전략 및 우리측 대응방향 등 회담 내적인 부분에 관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 자세에 큰 변화는 있을 수 없다는 대원칙 아래 ▲상호실체 인정 및 존중방안 마련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교류확대 ▲통일 이전까지도 상부상조 정신으로 협력강화 등 회담에 임하는 우리측의 3대 기본입장을 정리. 또한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지난 1차 때 쌍방간에 의견이 접근된 고위 군당국자간의 직통전화 설치와 상호 비방·중상 금지,대규모 군사훈련의 사전통보 등에 관한 논의가 순조로울 경우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남북간 공동성명을 도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 ○…우리측이 이번에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평양에서 대표단과 수행원에 포함된 남북전략기획팀이 현장 대책회의를 갖는 것이 숙소인 백화원초대소 내의 도청 가능성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우리측은 가급적 평양에서의 대책회의를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북측의 태도변화 등 여러가지 돌발적 상황에 대한 도상훈련을 실시하는 등 세심한 준비. 우리측은 이와 함께 고위급회담의 지속적 개최가 남북 관계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연내에 서울에서 3차회담을 개최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경주할 계획. ○…우리측 대표단이 16일 상오 9시 판문점을 통해 입북,19일 하오 1시30분 다시 돌아올 때까지 총 76시간여의 남북체류일정에 대한 취재편의를 위해 남북대화사무국은 15일 하오 2시부터 19일 하오 5시까지 사무국 내에 서울 프레스센터를 설치,운영. 이에 따라 평양상황은 남북 직통전화 2회선과 FAX 2회선,사진전송기 2회선을 통해 국내 각 언론사에 전달되며 판문점 상황은 직통전화 2회선을 통해 기사가 송고된다고 사무국의 한 관계자가 설명.〈한종태 기자〉
  • 북한도 이젠 변해야 한다/남북고위급 평양회담에 앞서(사설)

    북한은 아직 변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 내부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몇 가지 사항들은 그들의 대외정책 내지 한반도문제 접근자세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 북한 주석 김일성은 며칠 전 방북중이던 도이 다카코(토정) 일본 사회당위원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통일문제와 관련,『하나의 나라 하나의 민족,두 개의 제도 두 개의 자치정부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종래의 고려공화국연방안을 거듭 고집하고 나섰다. 북한 부주석 이종옥과 박성철도 그들 노동당창건 45주년 기념사를 통해 고려연방제안을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남북대화에 있어서의 정치 군사문제 우선토의 등을 계속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또한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전략 수행기구로서 경우에 따라 대남 창구역할을 도맡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허담이 물러나고 대신 노동당 중앙위원인 윤기복이 기용된 것도 그들의 대남 전략과 관련하여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 윤은 지난 72년 남북적십자 서울 본회담 때부터 자문위원으로 또는 공식대표로 여러 차례 서울에온 일이 있는 인물이다. 적십자 서울회담 땐 서울 한복판 회담장에서 축하연설 명목으로 공개적으로 김일성과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선전ㆍ선동 연설을 해 생방송중계로 이를 듣던 시민들의 분노를 샀던 일도 있다. 조평통은 61년에 창설된 그들 노동당 외곽단체이며 대남 통일전선 조직으로서 남한의 정치 사회적 혼란을 부추겨 대남 혁명전략을 수행하는 전위기구이다. 이런 일 저런 현상으로 미루어 북한의 대남자세는 아직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는 것이다. 북한이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하나의 조선」 논리도 최근 들어 그 강도를 더하고 있다. 그것은 한반도에 엄연히 존재할 뿐 아니라 체제ㆍ이념,경제력면에서 북한보다 월등 우월한 한국의 실체를 애써 부정하려는 궤변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이미 소련과 수교를 이뤘고 중국과의 관계개선도 크게 진전되는 단계에서 구태여 「두 개의 조선」 부정에 대해 괘념하는 바 아니나 그들의 대한반도 시각과 고리타분한 대남 전략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남북한 문제의 장래를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남북한 축구경기와 뉴욕의 남북영화제,한국 음악인 초청 등에서 보인 북한의 유화적 태도도 다분히 계산된 전략의 하나가 아닌가 의심되기도 한다. 우리는 남북 문제해결의 역사성이나 민족적 당위성에 비추어 북한의 정책을 일일이 반박하거나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접근자세나 대화 및 교류노력에 비추어 그쪽의 주장과 입장이 문제해결 차원이 아닌 대결승부의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듯한 점에 아쉬움을 갖는 것이다. 남북한간 체제와 이념은 지금 구태여 그 우월의 차이를 따질 필요가 없다. 특히 전통적인 사회주의 이념과 체제에 관한 한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탈이념,일당독재 포기,자본주의 시장경제도입 등이 무엇을 말해주는가를 파악하는 것으로 그 해답은 가능하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국가간의 분쟁이나 현안타결은 패권주의로서 이뤄질 수가 없다. 남북한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일성도 최근 『한쪽이 다른 한쪽으로 흡수 통합되는 것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지난번 서울에서 열렸던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의 연형묵 총리도 이점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남북문제 접근에 있어 그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성과 진실성이다. 통일은 오랫동안 분단된 국토와 민족을 하나로 하는 가장 역사적이며 민족적인 과업이다. 우리측의 순수하고도 진지한 자세와는 달리 북한은 언제나 대남 전략차원에서 대화와 교류에 임하고 있음을 우리는 아쉽게 여기는 것이다. 남북축구 교환 평양경기에 이어 곧 서울경기가 열린다. 남북한 음악인회의가 열리고 그보다 오는 16일부터는 남북고위급 제2차 본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 그 모든 대화와 접촉을 전략차원에서만 수행할 경우 국면의 진전이나 바람직한 결과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이 변해야 하고 한반도문제 접근에 있어 민족적 대의로서 순수하고 진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에게 있어 최선의 통일은 자유와 협력공존의 틀이 최대로 보장되는 평화적 통일이다. 따라서 안팎의 사정이 어렵고 북한의 대남전략이 변하지 않고 있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남북대화 정책이나 통일정책은 분명하고도 명확해야 하리라고 본다.
  • 「통일위한 남북 기본합의」 모색/정부 방침

    ◎평양총리회담서 10개항 제시/평화공존ㆍ비방금지ㆍ군축 포함/북 태도 보아 팀스피리트 격년 실시/3차회담 연내 서울개최 다각 노력 정부는 지난 1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했던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 8개항과 북측의 3대원칙을 포괄적으로 담은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을 마련,오는 16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에 제의할 방침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은 남북한이 민족대단결을 위한 평화적 통일을 조속히 이뤄내도록 공동 노력을 경주한다는 대원칙 아래 ▲통일될 때까지 상호체제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 유지 ▲상호 비방ㆍ중상 금지 ▲민족 공동이익을 우선 추구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감축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등 10개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2차 평양회담에서 91년도 팀스피리트훈련 규모의 단계적 축소방침을 밝히고 북한이 대남적화통일노선의 논리적 근거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92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국무총리는 오는 17일 제1차 공개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이 평화적 통일을 위해 공동노력을 경주한다는 등 10개항으로 된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을 북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기본합의안은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의했던 남북 관계개선 기본합의서 8개항과 북측의 3개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명칭은 북한측과 협의를 거쳐 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특히 2차 평양회담에서 상호실체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을 강조할 방침이며 이는 이미 작성되어 있는 강 총리의 만찬사 및 4번의 성명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기본합의를 담은 기조연설문안은 평양 현지에서 부분적인 문구 손질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또 『우리측은 이번에 91년 팀스피리트 한미 연례합동 군사훈련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임을 밝힐 계획』이라며 『북한이 「하나의 조선」 정책고수 대신에 남북간 교류협력과 상호 실체인정 등에 성의를 보인다면 팀스피리트훈련을 92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차 평양회담의 비공개회담을 가능한 부문별회담 형식으로 유도,남북 경제협력공동위 및 군사공동위원회와 같은 분과위 구성합의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1차회담에서 남북간에 의견이 접근된 불가침선언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과 통행ㆍ통상ㆍ통신의 3통협정 체결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부는 또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적십자회담 재개를 촉구,빠른 시일내 2차고향방문단 교환과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방문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와 이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 연내에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 강 총리,평양회담 앞두고 기자간담

    ◎“상호체제 인정,남북 「공영의 길」 찾겠다”/“이산가족등 구체교류 성사 추진/평양측의 전향적인 새 제의를 기대” 『우리 정부가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임하는 기본입장은 어떻게 하면 양분된 현실체제 자체를 서로가 인정하면서 분열상태를 통합ㆍ통일방향으로 이끌고 가느냐 하는데 모아질 것입니다』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국무총리는 13일 낮 기자간담회를 갖고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기본입장을 이같이 밝히면서 『온 겨레가 함께 더 잘살 수 있는 방안마련에 대표단 전체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총리는 평양회담에 대한 전망에 대해 『가서 봐야겠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우리로서도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교류제안을 할 것』이라며 성과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평양에 가시는 감회는. ▲남북관계를 평화공존관계로 발전시켜 평화통일의 기초를 만드는 역사적 과업인 총리회담에 1차에 이어 2차에도 가게 돼 책임이 막중함을 느낍니다. 45년전 월남할때 거쳐온 평양을 다시 직접 가보게 돼 개인적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2차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며 변화는 없는지요. ▲기본적인 방침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크게 보아 분열된 실정을 인정하고 실체를 존중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과 45년동안 고향에 못간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는 것,그리고 통일이 되기 전까지라도 남북이 상부상조,공존번영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북측은 지난번과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 하겠지만 합의점을 도출할 것이 있으면 해볼 생각입니다. ­합의 도출을 위한 복안은. ▲지난번 기조연설때 제시된 양측의 공통사항을 모아 합의해 나가고 정리하는 것이지요. 합의가 안되는 것은 간격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면 회담이 계속될 경우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가봐야겠지만 지난번 회담에서 공통된 점은 코뮈니케 형식으로 발표할 수 있으면 하겠습니다. ­이산가족문제협의는 지난번 회담에서 합의가 됐는데도 아직 진전이 없는데 적십자회담 재개를 위한양보카드는 없는지요. ▲양보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아마 북측에서 이산가족문제에 대응할 입장이 안되는 모양인데 가서 따져 볼 수 밖에 없겠죠. 무엇이 안된다고 해서 최후통첩식의 방안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방북구속자문제도 그것은 우리의 내정문제이므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북측에서 그런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결과적으로 회담분위기를 해치는 것입니다. ­그래도 대화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입장료」를 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시원하게 구경할 만한 것이 있어야 입장료를 낼게 아닙니까(웃음). ­북한이 대화진전자세를 보이면 팀스피리트훈련 중지같은 것은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그 문제는 대남위협을 주지 않으면 융통성을 갖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기본방침입니다. 우리가 군사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북이 아직도 우리에 비해 군사력 우위에 있어 항상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8일 김일성주석을 만날때 깊은 얘기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만나면 지엽말단적인 것을 얘기할 게제는 아니겠지요. 원칙적인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꼭 집어내 말할 수 없으니 이해해 주십시오. 정상회담 연결문제만해도 그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원칙적인 입장에서 추진할 것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지침을 받은 것은 없으나 있다해도 말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북측이 최근 일본과의 경협에 관심을 갖고 있어 자칫 남북경협을 등한시 할 가능성이 있는데 어떻게 북측을 설득해 나갈 것입니까. ▲북한은 북한대로 입장이 있겠지만 우리와의 경협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과는 관세문제도 있으나 남북한이 할 경우 그런 문제는 해소되므로 경제적ㆍ민족감정적 관점에서 바람직할 것입니다. 강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유독 대화의 계속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는데 『남북문제는 민족과 겨레의 장래를 위한다는 차원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중국과 관계개선의 기폭제”/노대통령,아주게임 선수단 격려

    노 대통령은 10일 상오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 선수단과 응원단을 청와대 녹지원으로 초치,금메달 수상자 등 유공자들을 포상한 뒤 다과를 함께하며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소련ㆍ동유럽 여러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는데 서울올림픽이 결정적인 전기가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북경대회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오늘날의 스포츠는 나라와 나라,민족과 민족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대회에서 남북 체육인들이 만나 남북 통일축구대회를 평양과 서울에서 개최키로 합의한 것은 남북고위급회담 및 각종 남북 교류와 함께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다과회에는 한국선수단 6백75명을 비롯,경기단체장 등 7백18명이 참석했으며 카누 3관왕인 천인식 선수 등 7명이 체육훈장 거상장을,펜싱 금메달리스트 탁정임선수 등 76명이 체육훈장 백마장을,레슬링의 김상규 선수 등 37명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 “평양 총리회담서 군축 적극 논의”/이 정치담당특보

    이홍구 대통령정치담당특보는 10일 『한반도 긴장완화를 둘러싼 최근의 국제적 여론과 유럽의 군축경험은 남북 관계개선 가능성,군축협상의 상호성과 치밀한 연구 및 준비의 필요성을 제시해주는 등 한반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히고 『오는 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 군축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특보는 이날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임동원)이 주최한 「한반도 군비통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이같이 말했다.
  • 강 총리,18일께 김일성 면담/남북연락관 합의

    ◎우리대표단 판문점 거쳐 평양에/인민문화궁서 두차례 회담 양대표단/북 연 총리 명의 신변보장 각서 보내와/12일 2차 접촉서 일정 확정 남북 쌍방은 9일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우리측 대표단이 오는 16일 상오 판문점을 통과,개성에서 열차편을 이용해 평양에 도착한다는 데 합의했다. 쌍방은 또 평양소재 인민문화궁전을 회담장으로 확정,남북 양측대표단이 이곳에서 공개 및 비공개회담을 각각 한차례씩 갖기로 했다. 쌍방은 이날 상오 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 책임연락관 접촉을 갖고 우리측 대표단의 3박4일 동안의 평양체류일정을 협의했으며 회담대표 7명·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대표단 90명의 명단과 연형묵 정무원총리 명의로 된 신변안전보장 각서를 교환했다. 우리측 김용환 책임연락관과 북측 최봉춘 책임연락관이 참석,2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된 이날 접촉에서 북측은 회담진행 절차·이동방법·만찬행사 등 구체적 체류일정에 대해 1차 서울회담의 진행과 비슷한 일정안을 제시했으며 남북 쌍방은 오는 12일하오 3시 2차 연락관접촉을 갖고 체류일정을 확정짓기로 했다고 남북대화 사무국이 밝혔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우리측 대표단은 평양에서 연 총리,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평양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3차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국무총리의 김일성 주석 면담은 오는 18일쯤 평양 금수산 의사당내 김 주석 집무실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측 회담 대변인은 임동원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이 이날 북측에 전달한 대표 및 수행원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회담대표(7명)=▲강영훈 국무총리 ▲홍성철 통일원장관 ▲정호근 합참의장 ▲이진설 경제기획원 차관 ▲김종휘 청와대외교안보 보좌관 ▲이병룡 총리특보 ▲임동원 외교안보 연구원 원장 ◇수행원(33명)=▲김용환 책임연락관 ▲강병규 ▲구본태 ▲권민웅 ▲김달술 ▲김대호 ▲김보현 ▲김형기 ▲김형우 ▲문동석 ▲민병석 ▲박봉식 ▲박순걸 ▲박종하 ▲서영교 ▲손인교 ▲신영철 ▲이강두 ▲이관세 ▲이승일 ▲이영범 ▲이영호 ▲이종렬 ▲이흥주 ▲정동진 ▲정시성 ▲정응채 ▲조원규 ▲최근출 ▲최선의 ▲최호용 ▲한수웅 ▲홍진탁
  • 「내각제 포기」 겨냥한 “충격요법”/김대중총재 단식투쟁의 저변

    ◎「사퇴성과」 없자 극한 투쟁 선택/당 결속ㆍ위상제고의 다각포석/“남북 총리회담ㆍ보선 앞두고 무리” 관측도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8일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함에 따라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제출 이후 3개월여동안 계속되어온 파행정국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평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이날 하오부터 당사에서 동조 농성에 들어가 대여 강경투쟁 의지를 분명히했다. 김 총재는 그래도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제2,제3의 투쟁방법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범 야권차원의 현 정권퇴진을 위한 연대투쟁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권에 대해 내각제 개헌철회,지자제 전면실시,보안사 해체 및 군의 정치적 중립 방안제시,민생문제 해결 등 4개항을 요구조건으로 제시했다. 김영배 총무는 김 총재의 회견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들 4개항 가운데 내각제와 지자제문제가 주된 요구사항이라고 못박았다. 따라서 김 총재가 단식농성이라는 극단적 충격요법을 단행한 것은 현 상태에서 내각제ㆍ지자제문제에 대한 여권의 태도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인 것으로 쉽게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다 최근 돌출한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사건도 김 총재가 결심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의총발언에서 『여권이 내각제개헌을 위한 당내 진통을 겪으면서도 마무리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로 이에 대한 위기감을 피력했다. 지자제문제 역시 「전면실시 불가」쪽으로 여권의 방침이 굳혀져 가고 있다는 것이 김 총재의 생각이다. 이 양대사안은 김 총재가 「마지막 기회」로 공언하고 있는 92년의 대권도전과 직결돼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의총에서 『지자제가 없으면 92년에 또다시 못 이긴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얼마전까지 정국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여권인사와 막후 접촉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민주계가 평민당에 대한 양보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해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점에 특히 분개하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터진 보안사사건은 「가뭄끝에 단비만난 격」으로 대여 공세의 호재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고 기자회견에 대비해 고려해 오던 투쟁방법 가운데 단식농성이라는 초강경책을 택하도록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총재로서는 보안사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된 것을 배경으로 여권을 밀어 붙일 경우 여권의 태도변화도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그동안의 대여 투쟁방법 및 야권통합의 결렬위기에 따른 당내 불만을 잠재우고 넓게는 범야권 차원에서 자신의 위상과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다각적 포석으로 초강경수를 두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3개월여 계속된 정치부재의 상황에서 가중 되어온 안팎의 등원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선명하고 강경한 투쟁방법의 선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정국의 정상화 여부는 여권이 어떠한 대응 전략으로 김 총재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오찬회동에서도 나타났듯이 여권은 유감 표명외에 평민당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인식아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기미를 내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경에는 강경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상황에서 여야타협을 통해 김 총재가 단식 농성을 풀 가능성은 희박하며 여야 대립국면이 장기화될 전망이 유력시 된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김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과의 회담용의에 대해 『내가 제시한 원칙이 수락된다면 만날 수 있다』면서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여권의 반응을 감안할 때 김 총재의 선택이 과연 어떠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특히 16일로 예정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과 그 뒤를 잇는 일련의 남북 접촉 및 북방 외교문제,우루과이라운드협상문제,함평ㆍ영광 보궐선거 등 굴직한 국내외의 정세변화는 단식농성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데 역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평민당의 일부 의원들도 이 점을 문제삼아 김 총재의 단식을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자당이 김 총재의 단식정도로 태도를 돌변할 수 있겠느냐고 이들은 우려했다. 이번 주말까지 구체적인 상황변화가 없는 한 김 총재의 단식 농성은 「무리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 남북 「경협·군사공동위」 구성 추진/정부

    ◎평양총리회담때 합의도출 노력/불가침등 공동제안 타결 모색/올 안에 3차 서울회담 개최도 타진 정부는 오는 16일 평양에서 열릴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적어도 교류·협력 및 정치·군사부문에서 공동분과위원회 구성에 북한측과 합의를 이뤄내는 한편 1차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이 공통적으로 제의했던 상호비방·중상금지 선언·불가침 선언·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등에 대해서도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지난 1일 고위급회담 전략기획단(단장 송한호 통일원차관)회의를 열고 2차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을 최종 점검했으나 2차회담에서 북한측과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북한측이 2차회담에서 분과위를 설치,교류·협력 및 정치·군사문제를 계속 협의하자고 제의해올 가능성이 높고 우리측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기 때문에 남북 경제협력공동위원회나 군사공동위원회 등의 분과위 설치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의 의제라도 합의를 도출해낸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1차 고위급회담에서 쌍방이 공통적으로 제의했던 상호비방·중상 금지선언,불가침 선언,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뤄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차 고위급회담에서 새로운 제의는 하지 않고 1차회담에서 제시했던 8개항의 기본합의서안에 대한 합의를 북측에 계속 촉구하며,수석대표인 강영훈 총리의 기조연설과 만찬사 및 4번의 성명(판문점 통과·평양 도착 및 출발·판문점 귀환) 등을 통해 남북한의 평화공존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2차회담에서 연내 서울에서의 3차 고위급회담 개최합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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