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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차별 개방」압력… 「우루과이 라운드」 파장

    ◎연내 타결될 「UR협상」의 영향 점검/2중곡가제ㆍ영농자금 지원 철폐 불가피/금융ㆍ건설ㆍ서비스업 선진국에 넘어갈 판/섬유부문 잘 활용하면 수출촉진 기폭제 될수도 국내시장이 무차별개방의 위기에 직면했다. 새로운 국제무역 헌법이 될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시한이 올 연말까지 불과 5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옴에 따라 이 협상결과가 우리나라에 미칠 대내외적인 파장이 심히 우려되고 있다. 현 추세대로 UR협상이 타결될 경우 개방원칙에 따라 농산물수입에 비관세장벽등 아무런 규제방법을 쓸 수 없게 되며 쌀ㆍ보리의 2중곡가제같은 농가지원정책이 폐지된다. 백화점에는 수입농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농민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할지 모른다. 또 은행 증권 항공 법무 보건 엔지니어링 관광 정보 통신 회계 세무 광고 해운 건설 등 아직 자생력이 취약한 국내 서비스시장의 대폭적인 개방도 불가피 하다. ○다각적 대비책 절실 예를들면 내년부터 국내 석유시장이 개방될 경우 중동산유국과 석유메이저들이 국내시장에 대거 들어와 주유소를 외국인들이 경영하거나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모든 금융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우위에 서 있는 미국과 유럽은행들이 국내은행들을 제치고 국내 금융계를 지배할 것이 분명하다. 이밖에 우편배달을 외국인 회사가 대행하거나 심지어는 외국인의사의 개업까지 보장해줘야 하는 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정부가 18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주재로 이승윤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UR협상대책회의를 열고 15개 협상분야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은 UR협상 타결시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이처럼 엄청나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응방안은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국내경제정책의 재조정과 선진국에 대한 건설진출 활성화 등 수출증진에 모아지고 있다. 각 분야의 시장개방으로 일부 국내 산업분야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반면 협상결과가 국가간 통상마찰을 완화하는 유리한 측면도 크기 때문에 UR협상타결에 따른 긍정ㆍ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대처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이 끝날 경우 한국은 국제무역에서 일단선진국 대우를받게 됨으로써 이제까지 개도국으로서 누려온 온갖 혜택이 사라지며 무역장벽의 철폐를 통해 재화 및 서비스시장의 대폭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특히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UR통상협상은 올들어 미국ㆍEC(유럽공동체) 등 선진국들의 주도로 급진전,이들의 공세적입장이 한국등 개도국들의 수세적인 입장과 맞물려 현재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확실 올연말까지 새로운 무역규범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국제무역질서가 혼란에 빠진다는 선진국들의 강박관념이 7월말까지 15개 분야별 협정초안을 만들어 내고 12월초 예정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각료회의까지 최종합의를 끝낸다는 스케줄에 따라 막바지 의견조정에 각국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직 국가간의 이해차이로 연내 일괄타결 가능성은 미지수이나 고삐를 쥔 선진국들의 대응태도로 보아 15개 전체분야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이 타결되고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각 분야별로 협상진전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보다 확실해진다. 농산물협상은 거의 미국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농산물 생산 치명타 농산물교역자유화,국내보조금감축 등 미국의 주장을 전폭 수용한 드류농산물그룹의장의 합의초안이 채택될 경우 ▲쌀ㆍ보리의 2중가격제,영농자금지원,양념류수매비축제 등 기존 농업지원대책의 철폐가 불가피하고 ▲농어촌 발전종합을 수입해야 하는등 국내 농산물 생산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대책을 축소ㆍ조정해야 하며 ▲현재 수입되지 않고 있는 품목도 일정량 서비스부문의 금융분야는 선진국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이다. 선진금융기법을 갖고 있는 미국ㆍ유럽은행들로서는 국내은행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되면 뛰어난 경영기법으로 국내금융시장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분야는 도로ㆍ교량ㆍ건축물 등 일반토목공사는 국내업체들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개방해도 크게 문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고속전철ㆍ해저터널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등은 국내기술수준이 떨어져 미일등 선진업체들의 시장독점이 예상된다. ○건설분야 문제없어 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호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섬유부문은 잘만 활용하면 수입증가 이상의 수출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무역질서도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UR협상자체가 상품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은 미국등 선진국들이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서비스시장의 개방을 강요하면서 시작됐으나 우리나라는 정부나 업계가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나 협상력이 미흡,UR협상에 대해 소극적 대응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국제교역규모 12위의 국가로서 UR협상을 피할 수 없으며 UR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늦게나마 변화하는 교역환경에의 순발력이 요구된다. ◎분야별 대응방안/쌀ㆍ콩 등 개방대상서 빠지게 주력 농산물/경쟁력 높일 산업구조 조정 추진 섬유/외국기관 국내진출 단계적 허용 금융/시장개방 촉진,수출 활성화 부축 건설/첨단기술 제품 개발,수출에 역점 통신 ▷농산물◁ 정부는 수입개방에 따른 보완대책에 보다 철저를 기하고 개별품목에 대한 가격안정대 유지 등 보조정책보다 농촌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에 우선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어민 연금제를 도입하고 생계비 및 학비지원을 확대하며 정주생활권 개발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97년까지의 수입개방 유예기간안에 농업구조 개선대책을 1차적으로 완결할 방침이다. 또 농산물 수입급증에 따른 국내 농업보호를 겨냥,산업피해 구제제도를 보다 활용하고 관세율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산물 수입자유화에 대비해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협상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농업개발도상국으로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장기유예기간의 확보와 농업보조정책의 범위를 확대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또 쌀ㆍ콩 등 주요 농산물을 자유화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농산물 수입국들과 공동노력을 펼 계획이다. ▷섬유◁ 앞으로 협상결과,개발도상국이 주장하는 섬유협정의 점진적인 철폐안과 미국의 총량쿼타제도중 어느 것이 채택되더라도 세계 섬유교역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국내 산업구조 조정을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섬유수출국이며 섬유의 지난해 수출실적이 1백51억달러로 전체수출의 28%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산업인 까닭에 섬유산업구조개선 7개년 계획 등을 착실히 추진키로 했다. 더욱이 우리 섬유수출은 후발개발도상국의 추격으로 타격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생산기술의 혁신과 디자인ㆍ패션의 향상 등으로 제품을 고급화시켜 국제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금융◁ 취약한 개발도상국입장이 협정내용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른 개도국들과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앞으로 구체적인 자유화계획의 협상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쌍무협상의 경험을 살려 우리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외국금융기관의 국내진출ㆍ국내영업규제의 완화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미 발표한 자본시장자유화계획을 예정대로 차질없이 추진하되 국내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ㆍ연구기관ㆍ학계가 공동으로 금융산업별 실무대책반을 구성,운영하고 금년말까지 장단기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건설◁ 국내건설산업을 보호ㆍ육성하고 대외적으로 외화 가득원으로서의 건설수출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기본전략아래 건설분야에 대한 시장개방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일본ㆍ미국 등 선진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장애요소인 기능인력의 이동제한과 외국업체를 배제시키는 관행을 제거,건설수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국내시장의 개방에 따른 외국시공업체와 선진기술용역이 국내에 진출할 것에 대비,건설업체 참가자격기준을 강화하고 종합건설업면허제도ㆍ기술경쟁제도ㆍ기술보상제도 등을 도입키로 했다. ▷통신◁ 개방원칙에는 적극적 자세를 견지하되 시행은 점진적으로 하는 중도적 입장에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ㆍECㆍ일본 등 이해관계국들과 사전협의와 이견조정을 통해 이 협상과 한미 통신협안을 해결할 계획이다. 국내산업을 보호ㆍ육성키 위해서는 통신산업을 구조조정을 통해 고도화하고 전자교환기등 국제경쟁력이 있는 통신기기 및 서비스의 대개도국 수출을 추진키로 했다. ◎우루과이 라운드/내년부터 적용될 새 세계무역규범 우루과이라운드(Uruguay Round)란 세계무역에 있어서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규범을 새로운 무역환경의 변화에 알맞도록 개정하기 위해 GATT회원국들이 벌이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상을 말한다. 지난 86년 남미 우루과이의 푼타델에스테시에서 열렸던 각료회의에서 협상시작이 공식 선언됐기 때문에 우루과이라운드라는 명칭이 붙었다. 우루과이라운드는 지난 79년 동경라운드를 대신해 앞으로 90년대 및 2천년대에 적용될 세계무역규범이 된다. 우루과이라운드는 GATT체제아래서 자유경제원칙에 입각,유지해 온 세계무역질서가 80년대에 들어와 각국간 무역불균형의 심화로 신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는등 GATT의 분쟁조정능력이 약화되고,국제무역에서 서비스ㆍ지적 소유권 등 새로운 분야가 크게 부각돼 다자간 무역협상을 통해 새로운 국제무역질서를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추진됐다. 이에 따라GATT회원국들은 올 연말까지 최종합의에 도달,내년 1월부터는 우루과이라운드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아래 상품교역에 관한 14개의 의제와 서비스교역 등 총15개의 협상의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 강의중 건물무너져 35명 떼죽음/비 지진참사 현장 이모저모

    ◎주비미군,의약품 공수… 긴급 구조 ○…마닐라와 필리핀 북부를 강타한 지진의 진앙인 카바나투안시의 필리핀 크리스천대학건물 붕괴현장에는 녹색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파편더미에 깔린채 신음하고 있었으며 곳곳에 구두와 볼펜ㆍ노트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비참한 모습. 느닷없는 지진으로 이 대학6층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통에 오후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교사들과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미처 대피하지 못해 파편더미에 묻혀 버렸으며 캠퍼스 건물은 흡사 눌러진 샌드위치처럼 찌그러든 모습. ○…이곳에는 당시 대학생들과 부속중ㆍ고교의 교사ㆍ학생들은 포함,모두 5백명가량이 있다가 일부만이 용케 대피했으며 파편 더미에 깔린 학생들중에서는 17일 상오 현재 1백여명이 구조되고 35명만이 사망자로 확인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 ○…이날 마침 14번째의 생일을 맞이한 세난도 멤핑군은 3명의 친한 친구들을 레스토랑 식사에 초대했었는데 같은반 학생 54명이 모두 파편더미에 깔려 결국은 그 혼자만이 유일한 생존자로 남는 비극을 겪게 됐다. ○시민들,거리서 방황 ○…한편 미국방부는 공군수색 및 구조대를 지진 현장에 급파했다고 발표했으며 클라크 미공군기지의 한 대변인은 의약품을 실은 미군 헬리콥터 4대가 바기오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OCD관계자들은 마닐라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던 7명의 환자들이 정전으로 산소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절명했으며 다른 환자들은 주사병을 매단채 거리로 뛰쳐 나갔다고 밝혔다. 또 건물과 다리가 무너지고 교회와 도로가 갈라졌으며 마닐라 시내의 사무실과 아파트 등이 파손되고 곳곳에 화재가 발생,공포에 질린 수천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서 깔리거나 부서진 건물의 파편에 다친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경찰과 병원관계자들은 말했다. ○쿠데타보다 무섭다 ○…지진발생 순간 대통령궁에서 상원의원들과 회의중이던 아키노대통령은 건물이 흔들리자 재빨리 탁자 밑으로 들어가 30초가량 대피. 그후 기자회견장에 나온 아키노는 『지난해 12월의 군부 쿠데타때 내가 책상 밑으로 숨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탁자밑으로 들어갔다』고 시인,천재지변이 쿠데타보다 더 무서운 것임을 입증. ○세계곳곳 잇단 지진/남미ㆍ대만서도 발생 ○…필리핀에 강진이 발생한 같은 날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일본 등 지구촌 4곳에서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7일 새벽에는 대만에도 지진이 일어났다. 칠레 중부지방을 강타한 지진으로 전화가 끊기고 수천명의 산티아고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등 혼란이 일어났으나 인명 및 재산피해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지진이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강타한 직후 이웃인 페루에서도 2번의 지진이 발생. 리히터 지진계로 각각 4.5와 4.4를 기록한 페루의 지진은 리마 북쪽 4백㎞에 위치한 침보테와 3백30㎞남쪽 나스카에서 가장 강력하게 느껴졌다. ○손으로 딸 구조나서 ○구조작업이 펼쳐지면서 진앙지인 카바나투안에선 생과 사를 가르는 희비가 속출. 지진으로 무너진 한 카톨릭계 학교에서 구조작업으로 5명의 여학생이 구출되자 구조대원들은 일제히 환호성. 여학생들은 18시간동안 매몰됐던 탓에 눈이 부신듯 얼굴을 찡그렸으나 곧 미소를 짓는 등 생환의 기쁨을 만끽. 반면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딸의 목소리를 들은 한 아버지가 정과 손만으로 구조작업에 나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도. 올해 17세인 딸 마일렌이 건물더미 속에서 『꺼내줘요 아빠. 더 이상 참기 어려워요』라며 부르짖는 소리를 16일밤 처음 들은 그녀의 아버지 크레센시오 자보르씨는 정과 맨손으로 딸의 구조작업을 펴기 시작. ○우리교민 피해 전무 ○…외무부는 17일 상오 마닐라지진사태와 관련,『현지공관이 외무부에 보고해온 바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지공관이나 공관원 및 가족들이 피해를 본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 중기 해외진출 활발/상반기에 23개 업체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17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밝힌 「올 상반기중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외화대출 추천실적」에 따르면 지난 6월말까지 모두 23개업체에 1천1백3만3천달러가 해외진출을 위해 특별대출돼 지난 한햇동안 1개업체,65만달러보다 업체수는 23배,자금규모는 17배나 늘어난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크게 는것은 동남아ㆍ중남미국가로 진출할 경우 인건비가 싸 가격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데다 현지 정부의 외국인투자법인에 대한 우대조치로 많은 이윤을 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북한의 개방·개혁 지원”/탈냉전 조류 통일로 연결

    ◎노대통령 평통 해외지역 회의에 메시지 노태우대통령은 13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90년도 해외지역 회의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90년대는 우리가 평화통일을 성취하는 연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하루속히 개방된 세계로 나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성원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그들의 개방과 개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시티 힐튼호텔에서 열린 LA지역 회의에서 현경대평통사무총장이 대독한 이 메시지에서 『북한은 더이상 우리가 적대하거나 경쟁할 상대가 아니며 통일의 그날까지 우리와 공존공영해야 할 같은 민족공동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대통령은 『우리는 냉전체제의 붕괴,동구의 민주화및 소련의 개혁등 세계의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여 그것을 통일을 이루는데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하고 『2차대전 종전과 함께 해방을 맞았을 때 우리가 뭉치지 못하고 분열하여 분단의 고통을 초래한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며 민족적 단합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평통자문위원들은 『해외동포의 통일의지와 역량결집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등 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평통해외지역 회의는 이날 LA지역을 시발로 16일 휴스턴,18일 워싱턴,20일 뉴욕,23일 중남미(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8월1일 일본 도쿄에서 차례로 개최된다.
  • 「대전 엑스포복권」나온다/대회 운영기금 4백억 조성

    ◎9월1일부터 월 1회 5백만장씩 발매 오는 93년 8월에 열릴 대전국제무역산업박람회의 운영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엑스포복권」이 오는 9월1일부터 일반에 판매된다. 엑스포복권은 1장당 5백원으로 즉석에서 당첨여부를 알수 있는 즉석식형태로 발행되며 매월 1회 5백만장씩 발매된다. 국제무역산업박람회측은 이 복권을 93년 11월7일까지 총 2억4천만장,1천2백억원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며 이중 50%는 당첨금으로 지급하고 발행비를 제외한 나머지 30%는 엑스포기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이 판매대행을 맡은 엑스포복권은 복권오른쪽 윗부분을 긁어낼 경우 그자리에 숫자가 나타나면서 당첨여부를 바로 알수있는 즉석식 복권이며 당첨금은 조흥은행 전국지점에서 즉시 지급된다. 박람회조직위는 박람회개최전까지는 전국의 복권산매상을 통해 판매하고 박람회기간(93년 8월7일∼11월7일)동안은 박람회장안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엑스포복권의 1등 당첨금액은 5백만원(매회 20장)이며 2등 50만원(1백장),3등 10만원(1천장),4등 5만원(2천장),5등 5천원(4만장),6등 1천원(20만장),7등 5백원(1백만장)등이다. ◎새 복권의 문제점/「즉석식」발매로 사행심 확산 우려/올 가을 복권시장 3파전 예고 주택복권의 「20년독점체제」가 올가을엔 무너질 것같다. 국제무역산업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오는 9월1일부터 박람회기금조성을 명목으로 「엑스포복권」을 발행하겠다고 나섰고 체육진흥기금마련을 명분으로 업은 체육복권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어서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못한 복권시장의 3파전을 예고해주고 있다. 복권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당첨방식도 즉석에서 알 수 있는 즉석식 등으로 다채로워지면서 복권시대가 본격 도래하는 듯한 느낌이다. 「엑스포복권」의 경우 즉석식으로 발행되고 체육복권은 즉석식과 추첨식외에도 시합결과를 알아 맞히는 적중식과 여러 방식을 혼합한 혼합식으로도 발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복권 역시 기존의 추첨식외에 즉석식 주택복권의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구매자들에게 새로운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복권이 처음발행된 것은 지난 47년 런던올림픽참가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체육복권이었으며 그후 49년에 구호자금마련을 위한 후생복권,56년에 애국복권,그리고 지난 62년부터 5차례에 걸쳐 개최된 박람회 소요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복권이 발행된 바 있다. 이후 69년 9월부터 군경유가족ㆍ국가유공자ㆍ파월장병 가운데 무주택자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한 주택복권이 처음 발행됐고 72년부터는 국민주택기금조성을 목적으로 발행됐다. 83년 4월부터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기금조성을 위해 올림픽복권으로 이름이 바뀌어 발행됐다가 지난해부터 주택복권으로 다시 발행되고 있다. 주택복권은 현재 매주 1회 3백60만장씩 발행돼 월30억원정도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5월말현재 조성된 기금누계액은 모두 2천6백79억원. 그나마 추첨식으로 운영돼 발행액이 다 팔리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나 즉석식 복권은 지난 82년 서울국제무역박람회 때와 같이 매진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수요폭발력이 크다. 당시 박람회를 구경하기보다 복권을 사려는 인파로 박람회장이 북새통을 이뤘고 복권에 프리미엄이붙어 거래되기도 했었다. 박람회조직위가 4년간 복권발행으로 4백억원의 기금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주택은행이 매달 30억원 가까운 주택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복권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에 틀림없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준조세성격의 복권발행이 남용될 때 사회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 역시 증대될 것이 분명하다. 행운의 기회를 잡아 보려는 복권구입자들의 대다수가 중산층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복권발행 확대는 준조세를 늘리는 정책에 다름 아니다. 물론 선진국에서도 공공복지기금 등의 조성을 목적으로 한 복권사업이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고물가와 저성장에 시달리는 남미국가들의 복권구매행렬은 또다른 모습으로 비쳐진다. 재원마련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복권발행을 서두르기보다 환경영향평가와도 같은 사회적 영향평가를 거쳐야 할 것이다.
  • 북한 핵협정 가입 촉구/서방 7국정상 “남북한 대화재개 환영”

    【워싱턴=김호준특파원】 서방 7개국 경제정상회담은 9일부터 시작된 이틀간의 회의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 기구의 핵안전협정에 서명할것을 촉구하고 최근 재개된 남북한간의 회담을 환영했다.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10일 하오(현지시간) 휴스턴에서 진행중인 서방 7개국 경제정상회담 진행상황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한반도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거론됐음을 밝히고 『한반도는 여전히 뚜렸한 우려지역으로 남아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아직 핵안전협정에 서명,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커장관은 또 『우리는 최근 남북한간의 회담을 환영하며 남북한 관계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을 기록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11일까지 계속될 3일간의 회의를 중간결산하면서 베이커장관은 중남미 칠레 파나마에서의 민주정부 등장,동서독 통일추진을 비롯한 동구문제,나미비아 독립과 남아프리카문제 등 서방 7개국 정상들이 협의한 세계문제를 열거하면서 아시아지역문제에 언급하는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베이커장관은 서방 7개국은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이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서관계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화해와 탈군사화,그리고 긴장완화의 과정을 아직 목격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 지구촌 인구 한해 1억명씩 는다/「세계인구의 날」계기로 본 실태

    ◎30년후 현재의 2배로… 1백억명 돌파/밀도는 방글라ㆍ대만 이어 한국이 3위 11일은 인구폭발의 위기로부터 지구촌을 구해내기 위해 UN이 선포한 「세계인구의 날」이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따르면 현재지구촌에 살고있는 인구수는 52억9천2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10년전과 비교해 8억4천2백만명이 늘어났으며 현재는 1년에 1억씩 늘어나고 있어 10년후인 2000년에 가면 세계인구는 지금보다 10억명이 늘어 63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같은 인구증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지구촌의 인구는 2020년에 가면 1백억명을 돌파해 현재의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인구는 매일 26만6천8백명씩 늘어나고 있다. 이는 1시간에 1만1천1백명,1분에 1백85명,1초에 3명씩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폭발적인 인구증가는 이미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세계은행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80년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44억5천만명)의 17.5%인 7억8천만명이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섭취마저 못하는 기아인구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기아인구수는 세계 최대인구 보유국인 중국을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기아인구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인구는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권의 개발도상국에서 살고 있으며 기아인구가 많은 나라일수록 인구증가율이 높게 나타나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인구증가는 기아문제 이외에도 자원개발과 공업화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등 환경오염과 인구의 도시집중에 따른 주택난,교통난등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은 세계인구가 50억명을 넘어선 87년 7월11일을 기억하고 지구촌의 최대 당면과제로 등장한 인구문제해결에 전세계가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이날을 세계 인구의 날로 선포한 것이다. 세계인구는 1800년에는 약 8억∼11억,1900년에는 15억∼17억명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인구가 2배로 늘어나는데 약 1백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세계인구 통계를 담당하는 국제기구가 없어 정확한 통계는 알수 없다. 세계인구 통계가 시작된 것은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참여한 국제기구인 유엔이 등장한 이후의 일이다. 1950년 세계인구는 25억1천5백만명이던 것이 60년에는 30억1천9백만명,70년에는 36억9천8백만명,80년에는 44억5천만명,90년 52억9천2백만명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0년간 증가한 인구수를 보면 50∼60년 사이에는 5억4백만명에 불과했으나 60∼70년 사이에는 6억7천9백만명,70∼80년에는 7억5천2백만명,80∼90년에는 8억4천2백만명으로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인구학자들은 90년에서 2천년대 사이의 10년 동안에는 10억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인구의 급격한 증가추세는 세계인구가 10억명 늘어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점차 단축시키고 있다. 세계인구가 30억에서 40억으로 늘어나는데 14년(60∼74년)이 걸렸고 40억에서 50억으로 늘어나는데 13년(74∼87년)이 걸렸다. 그러나 50억에서 60억으로 늘어나는 데는 10년(87∼97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인구 52억9천2백만명 가운데 77%인 40억8천7백만명이 개발도상국에서 살고 있고 나머지 23%인 12억5백만명이 선진국에서 살고 있다. 이를 대륙별로 구분하면 아시아가 31억8백만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아프리카(6억4천8백만명),유럽(4억8천8백만명),남미(4억4천8백만명),북미(2억7천6백만명),오세아니아(2천6백만명)순이다. 90년 현재 국별로는 중국이 11억3천5백만명으로 세계 1위이며 인도(8억5천3백만명),소련(2억8천8백만명),미국(2억4천9백만명),인도네시아(1억8천만명),브라질(1억5천만명),일본(1억2천3백만명),파키스탄(1억1천7백만명)의 순이다. 우리나라는 가족계획으로 인구증가율이 지난해 선진국수준인 0.97%를 기록하고 있으나 인구밀도는 방글라데시ㆍ대만에 이어 세계3위(1㎢당 4백31명)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90년 현재 4천2백80만명이며 2000년에 4천6백80만명,2020년에는 5천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우리상표 외국서 도용 잦다

    ◎남미ㆍ동남아 이어 최근엔 미ㆍ유럽에도 번져/가짜 「골드스타」 미ㆍ영ㆍ아서 “유행”/「프로스펙스」ㆍ「백양」도 슬쩍 써먹고/앞으로 더 늘듯… 정부차원의 대응 필요 국내기업의 유명상표가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도용되는 사례가 늘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유명의 가전제품ㆍ의류ㆍ신발등의 상품브랜드가 남미ㆍ동남아지역에 이어 최근에는 미ㆍ영ㆍ사우디 등의 국가에서도 잇따라 도용돼 업계가 이의 방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금성사는 지난해 미ㆍ영국의 현지기업들이 「골드스타」상표를 불법 도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해당업체에 상표법 위반행위라는 경고장을 발송,상표도용행위를 중지시켰다. 또 최근에는 파키스탄에서 제조된 것으로 보이는 가짜 「골드스타」브랜드의 카세트테이프가 중동ㆍ아프리카 등지에 상당히 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지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국제상사는 지난해 「프로스펙스」란 자사 브랜드가 스페인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공장들이 불법으로 제조판매해온 사실을밝혀내고 상표도용행위를 중지시켰다. 백양도 사우디와 쿠웨이트에서 가짜 백양브랜드제품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같은 상표도용 사례에 각 기업들은 자사의 해외지사를 통해 불법사례들을 즉시 확인,당국에 고발하거나 경고장을 발송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특허전문가들은 한국의 국제적 지위향상에 따라 이같은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현지의 변리사나 변호사를 상표관리인으로 선임해 상표도용행위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선진국 정상회담과 세계의 변화/한반도에도 깊은 관심을(사설)

    전후 45년간에 걸친 미소 냉전구조의 세계질서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다양화된 새 국제질서를 모색하고 정립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활발하다. 5월말과 6월초에 걸친 미소 정상회담과 우리의 대미·일·소 정상외교에 이은 소·동유럽 바르샤바조약기구 정상회담,그리고 6일 폐막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정상회담과 9일 개막되는 서방선진7개국 정상회담 등은 모두가 고르바초프 소련의 개혁·개방과 신사고 외교에서 비롯되고 있는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일환으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나토정상회담에 연이어 열리는 서방선진7개국 정상회담은 그러한 일련의 세계적인 정상외교를 총정리하고 결산하는 서방선진국 정상회담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휴스턴에서 2일간 개최되는 이번 정상회담은 또한 통독의 가속화와 함께 소·동유럽의 민주화개혁및 동서냉전질서붕괴 이후 처음 열리는 서방선진국 정상회담이란 점에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중요한 회담으로 평가되고 있다. 75년부터 시작해 이번으로 16회째가 되는서방선진7개국 정상회담은 그동안 동서대립이 격화되었던 70년대 말에서부처 80년대를 통해 항상 소련에 대항하는 것이 기본 과제였으며 서방세계의 대소 결속을 다지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변해 버렸으며 소련은 이미 대항해야 할 상대가 아닌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러한 상황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그것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오늘의 국제 정치·경제·기타 상황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개진되고 그것을 종합한 선언문들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역사적인 것이 될 것이며 앞으로 전개될 정치·경제 양면에 걸친 새 세계질서 구축의 방향을 예고하게 될 것으로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실무급 준비회담등을 통해서 이미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정치선언등의 내용을 보면 소련·동유럽을 비롯,아시아·중남미·중동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개혁등 민주화 움직임을 민주주의의 범세계적 규모에서의 진전으로 규정,바람직한 변화로 받아들이면서 그러한 움직임에 대해 선진국으로서 경제협력을 포함하는 공동의 일치된 지원을 다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범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승리가 선언되고 그러한 민주화의 흐름을 촉진시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약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의 위협이란 표현이 선언문에서 사라짐으로써 정상회담 성격의 변화가 극적으로 과시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총론적인 국제정세 인식면에서의 시각 일치에도 불구하고 경제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구질서의 붕괴에 환호를 보내면서도 새 체제의 구축에서는 각국이 그들 나름의 국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의 전개를 원하는 데서 오는 분열인 것이다. 소련의 고르바초프 집권기간내의 조기통일 달성을 바라는 서독과 유럽통합의 주도권을 노리는 프랑스의 즉각적이고도 대규모적인 대소 경제지원주장과는 대조적으로 군축등에서 보다 많은 소련의 양보를 원하는 미국에 프랑스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영국,그리고 소련이 점령하고 있는 북방 4개도서의 반환을 갈망하는 일본 등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제지원문제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위한 지적 정보의 제공을 공동 다짐하는 한편 금융지원문제는 각국의 자유재량에 맡기는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 없는 소련의 출현」을 현단계에서 바라는 서방국은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민족분쟁·경제곤란·공산당분열의 궁지에 몰려 있는 고르바초프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주목된다. 끝으로 이번 정상회담은 물론 지난 1년간의 국제정세 흐름의 변화와 관련,우리가 특별히 주목하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은 것은 지나친 유럽중심주의 경향이다. 그리고 아시아 특히 이제는 세계유일의 냉전유산적 분단의 땅이 되어버린 한반도에 대한 선진 각국의 깊은 관심과 이해를 촉구하고 싶은 것이다. 이번 정치선언에서는 아시아의 민주화 흐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의 의지도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일본수상과의 전화를 통한 의견교환에서 일본수상이 한국을 포함하는 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의 입장도 적극 반영시켜주기를 희망한 우리 대통령의 요청에 주목하면서 일본수상의 노력과 결과도 관심깊게 지켜보고 싶다.
  • 외언내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스코트 극지연구소」는 북극의 만년빙 두께가 지난 11년간에 평균 15%나 엷어졌다는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한 적이 있다. 지구대기권의 탄산가스 축적과잉으로 조성되는 온실효과로 기온이 상승,기상이변이 속출하고 남·북극의 빙산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해안도시들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녹지가 사막화하는 현상도 확대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빈번한 요즈음이다. ◆지구대기권 탄산가스 과잉의 원인은 주로 인간의 과학문명 발달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구대기로 배출되는 탄산가스의 약 80%는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의 연소에 따른 것이며 그 양은 연간 약 2백억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류멸망을 초래할지 모를 탄산가스 과잉축적 방지를 위해선 배출량을 줄이거나 배출된 것을 흡수하는 길뿐이다. 화학적 방법에 의한 회수기술 개발도 이미 착수되고 있으나 최선의 방법은 역시 자연의 섭리인 식물의 흡수작용을 확대시키는 것. ◆그러나 현실은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형편이다. 개발이라는 이름의난벌과 산성비등으로 산림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세계 산소량의 20%를 공급한다는 남미 아마존 유역의 열대림은 이미 10%나 되는 60만㎢가 사라졌고 이대로 방치하면 15년내에 자취를 완전히 감추게 되어 지구의 「폐기능」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위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산림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가 정보화시대에 따른 인간의 종이사용 증대라는 것. 세계의 연간 종이 생산총량은 약 2억3천만t이며 그 원료로서 매년 46억그루의 나무가 지상으로부터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종이의 소비량이 그 나라 문화의 척도라는 말도 있지만 이젠 지구 환경오염의 척도라고 해야 할 사태가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윤한식·손태원박사팀의 천연펄프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합성펄프의 개발은 값싼 인공원료 종이 양산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산림보호를 통한 지구환경 개선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연구업적이 아닐 수 없다. 두 분의 노고에 감사와 성원을 보낸다.
  • 과소비의 충격과 반성(사설)

    검찰에 적발된 호화의류 밀수사건은 우리의 일부 부유층이 얼마나 사치풍조에 젖어 있는가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어서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망국적인 과소비·사치풍조·허영심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그만큼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더욱이 국민소득 5천달러 시대의 문턱에서 땀흘려 일한다는 근로의 미덕은 증발돼 버린듯 풍요를 흉내내는 소비재사치품 수입에만 열중하고 고급외제품만을 선호하는 한 단면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데서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의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과소비의 정도가 너무나 지나치다는 데에 있다. 바지 하나에 3백만원이나 될 정도로 비싸고 한 사람이 수백만원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일 정도인 데도 물건이 없어 못 팔고 있다는 데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이런 고객이 5백명이나 되고 대부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인들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단지 이번에 사치의 일부 실상이 드러난 것일 뿐 바로 이들의 이같은 행위가 과소비의 주범임을 쉽게 알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이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너무나 사회전반에 걸쳐 과소비 현상이 널리 퍼져 있다. 올 들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고급외제승용차 도입이 그렇고 해외여행자유화를 이용한 거액의 달러 소비와 무분별한 쇼핑이 심각하다. 호화결혼식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재벌의 초호화요트 도입이 말썽을 빚은 것이 바로 얼마전이다. 「내돈 갖고 내가 하는 것인데…」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문제가 되는 것은,아직은 그렇게 과소비에 들뜰 때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우리는 좀 더 잘 살기 위한 노력을 더해야 할 때에 있고 또 우리 주변에 많은 불우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의 성장은 가난을 반드시 극복하고 말겠다는 온 국민의 단합된 의지와 근면이 뒷받침되어 이룩된 것이고 지금은 그런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될 때이기 때문이다. 나만은 발전의 성과를 향유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다. 얼마전의 빈곤했던 시절을 잊어버린 채 과소비라는 풍요를 구가할 때 그 결과는 뻔하다는 것을 남미제국에서 보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근검절약,근로정신을 귀하게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깨달아야 된다. 바로 며칠전 우리는 주변에 절대빈곤층이 3백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7%나 된다는 것에 놀라고 그런 불우이웃을 걱정하지 않았는가. 이런 이웃을 염려하고 도와야할 책임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또 하나 「비싼 것이면」 무엇이든 좋아한다는 우리의 그릇된 허영심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수입원가보다 10배이상이나 값을 올려도 비싼 것은 좋은 물건이라는 데서,또 가짜도 비싼 것이면 잘 팔렸다는 것은 비뚤어져도 한참 비뚤어진 것이다. 시급히 고쳐야 될 일이다. 요즘 이같은 사치풍조에 편승해 공항을 통한 소규모·거액의 보따리 밀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들린다. 공항당국은 이들 밀수꾼들에 대한 검색강화와 함께 일반여행자들의 휴대품 검사에도 분별이 있어야 될 줄 여긴다. 과소비 사회풍조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바로 지금 절실한 때이다.
  • EC정상,대소 경원 원칙 합의/실태 파악뒤 구체안 마련

    ◎“1백50억불 지원”서독제안 일단 유보/대 남아공 제재도 완화 공동성명 발표 【더블린 외신 종합 연합 특약】 EC(유럽공동체)12개 회원국은 26일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마치면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정치ㆍ경제개혁을 돕기 위해 1백50억달러를 제공하자는 서독의 제안에 관련,대소경제원조는 지지하지만 먼저 소련이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고르바초프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성공이 EC와 이해관계가 있으며 EC는 시장경제를 향한 소련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또 EC집행위는 소련에 대한 단기차관과 구조적 개혁을 위한 장기간의 지원을 포함하는 긴급 원조만을 국제금융기구와 함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자크 들로르 EC집행위원장은 다음달 소련을 방문,소련이 필요로 하는 것을 확인할 예정이며 EC는 대소원조를 위해 10월27일 로마에서 개최될 EC특별정상회담 이전에 보고서를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련에 대한 경제원조내용은 서독 및프랑스의 과감한 대소경제원조 주장과 우선순위와 필수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채 원조를 하는 것은 낭비라는 영국등 일부 의견을 절충한 것이다. 또한 EC정상들은 데 클레르 남아공대통령의 개혁조치를 찬양하면서 개혁노선이 계속될 경우 남아공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할 것임을 밝혔다. EC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미의 열대우림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미의 채무와의 교환조건으로 열대우림지역의 보호를 연계시키기로 의견을 모으고 실무팀을 7월9일부터 시작되는 선진국정상회담(G7)전에 남미에 파견키로 했다.
  • 구로공단이 비어간다/채산성악화로 입주업체 상당수 떠나

    ◎3년새 종업원 50%이상 감소/생산ㆍ수출실적도 크게 줄어 「수출한국」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서울 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단이 수출산업 전진기지로서의 활력을 잃었다. 지난 64년 설립이래 수출규모,입주업체,종사자수면에서 우리나라 공단의 대명사가 되어온 구로공단이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인데 이어 최근 전국적인 기술인력난과 수출주문감소현상이 심화되면서 공단을 빠져나가는 입주업체들이 크게 늘어나 공단의 공동화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23일 상공부와 한국수출산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87년 2단지입주업체인 성화가 인도네시아에 신발공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대정합섬,부흥,요업개발 등 15여개 입주업체가 이미 해외에서 생산을 개시했거나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해외진출업체는 그동안 지속적인 임금인상과 인력난으로 수출채산성이 크게 떨어지자 인도네시아,스리랑카,중국,태국 등 저임금국가를 찾아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소련,중남미지역에까지 진출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생산시설을 축소하거나 아예 공단에서 철수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반도체업체인 훼어차일드는 경영난이 타개되지 않자 지난해 공단을 떠났으며 신애전자도 경영압박을 견디다 못해 생산을 중단했다. 쌍안경제조업체인 대한광학은 경영부실로 지난 5월 창원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했고 안경테메이커인 한국광학은 공장일부를 아니코산업에 매각,의정부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이밖에 섬유의류업체인 동국실업이 경영난으로 휴업에 들어간 것을 비롯,상당수 입주업체들이 생산시설의 이전ㆍ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중이다. 이에따라 빠져나간 회사말고도 현 입주업체 4백26개 가운데 13개업체가 가동을 않고 있다. 또 공단내 입주업체에 고용된 종업원수도 5월말 현재 9만4천7백48명으로 집계돼 한달전인 4월말대비로 6백63명,전년동기대비로 9천6백64명이나 줄어드는 등 격감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국내경기가 호황이던 87년 7월말현재의 종업원수 19만9천8백만명과 비교할때 불과 2년10개월새에 절반이상인 10여만명이 감소한 것으로 공단관계자들은 육체노동을 꺼리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급격한 이직률증가와 노사분규를 겪은 기업인들의 기업경영기피심리가 고용규모를 줄어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여파로 공단의 생산 및 수출실적도 크게 감소,올들어 5월말까지 수출실적은 19억8천7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6%가 크게 줄었다. 5월말현재 전년동기대비 업종별 고용실태를 보면 비금속이 19.2%가 줄어 가장 큰 폭의 고용감소세를 보인것을 비롯,제1차 금속(△14.5%) 섬유(△12.6%) 조림금속(△10.2%)등 주로 노동집약적 업종의 고용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수출산업공단은 지난 64년 수출증대를 위해 설립돼 현재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과 구로동 1∼3단지,경기도 부천,주안 4∼6단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68년부터 수출을 개시,80년대 중반에는 한때 전체수출액의 10%가까이 되는 비중을 차지해왔다.
  • 일반미에 통일쌀 섞어 10억 폭리

    ◎가짜 농협포대에 담아 31만 포대 팔아/양곡상ㆍ도정업자 6명구속 【전주=임송학기자】 전주지검 정주지청 박태석검사는 22일 통일미와 일반미를 섞어 일반미로 속여 파는 방법으로 1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전북 고창군 고창읍 덕산리 대흥정미소주인 정장환공장장(45),김순영사무장(32),이금호(28) 최정용씨(35)와 양곡상 김형수씨(47ㆍ김제시 신풍동 용동상회주인) 등 모두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양곡상 손홍식씨(53ㆍ경기도 성남시 수진1동 호남미곡상)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달아난 윤능국씨(50ㆍ인천시 주안동 대성미곡상)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이들은 지난 88년 3월부터 지난 5월말까지 통일미인 칠성,남풍,삼강품종과 일반미인 섬진벼를 절반씩 섞어 도정,20㎏들이 부대로 31만4천3백부대를 만든뒤 일반미라고 속여 서울ㆍ인천ㆍ성남 등 대도시에 1만7천∼2만원씩 팔아넘겨 부대당 2천∼4천원씩의 차액 1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있다.
  • “말라빠진 감정이 문제로다”/윤남중 새순교회 담임목사(서울시론)

    ◎보리고개ㆍ꿀꿀이죽이 어제 같은데… 「요즘 젊은이들이 왜 그렇게 포악해졌을까?」하고 소위 기성세대들이 모이면 걱정한다. 10대들의 성폭행도 그 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각종 범죄형태는 더욱 잔혹해지고 있다. 데모를 했다 하면 투석과 화염병 투척 등 파괴와 피를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듯한 인상을 보인다. 아무리 자기들의 이해관계가 충족되지 않는다 해서 스승을 감금ㆍ삭발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자기학교 총장을 내쫓을 수가 있을까? 왜 그렇게 되었을까? 가정교육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아니면 학교교육이 잘못되었거나 사회구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연로하신 분들은 『배가 불러서 그래,사흘을 굶겨 놓으면 자기를 알고 세상을 알게 되어 감히 그런 짓은 엄두도 못낼거야!』라고 탄식한다. 구세대적인 관념일지 모르나 옛날 배곯던 시대엔 감히 오늘날과 같은 행동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우리 민족은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홍수가 나고 재난이 났다하면 돈과 쌀과 의류를 언론기관에 기꺼이 보내는 인정있는 사람들이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도 너도 나도 줄을 이어 주는 것을 보면 분명히 인정이 있는 백성들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파괴적인 인성이 정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의 눈을 절대빈곤속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지구촌에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돌려야 할 때이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Food For the Hungry International지부)에서 발행한 자료에 의하면 지금 지구촌에서는 1분간에 24명(그중에 18명이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1시간에 1천4백명,하루에 3만5천명,1년에 1천3백만명,그러니까 서울인구 정도가 먹지못해 굶어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983년에서 1985년 3년사이에 후진국에서 전체인구의 21%인 5억1천2백만명이 굶주림으로 고통받았다. 현재로는 7억 이상이 굶주리고 있다. 매년 1천8백명에서 2천만명이 배고파 죽어가고 있는데 그중 1천4백만명이 어린아이들이다. 이것은 매일 4만명의 어린이가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3일동안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피해보다 더 많은 셈이다. 이와 같이 빈곤의 가장 잔인한 대가는 어린이들의 생명이 희생되는 것이다. 소득이 점점 줄어가지만 가족들의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볼때 1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절대빈곤에 있는 사람의 3분의2가량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하루 4만명 굶어죽어 질병과 충분한 영양 및 깨끗한 음료수의 부족으로 만신창이가 되기 때문에 어린이들 가운데 3분의1은 다섯살이 되기도 전에 죽어간다. 살아남은 아이들 가운데 많은 수는 생후 6개월부터 2년 사이의 중요한 시기에 만성적으로 굶주린 결과 신체적으로 손상을 입고 있다. 1989년도 UNICEF(유엔국제아동구호기금) 보고서에 의하면 한 개발도상국가에서 발전이 주춤해지거나 정체된 결과 지난 12개월 동안 적어도 50만명의 어린이가 굶어 죽었다. 이러한 기근지역의 반 이상은 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숫적인 면에서는 적지만 굶주린 사람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가뭄과 전쟁피해지역은 더 그렇다. 더욱이 이 지역들은 비상식량이나 다른 생필품들이 거의 닿지 못하는 지역들이다. 그래서이 문제로 많은 시골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하여 판자촌과 빈민가에 정착한다. 후진국에서는 전체 3분의2가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빈민국의 특징은 빈곤과 비위생과 높은 실업상태인데 가난은 장소를 옮긴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문제는 아니다. 가난이 그들보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땅에 기어다니는 생물체는 다 잡아먹는다고 한다. 국제기아대책기구 총재 야마모리 데쓰나오 박사가 페루에 갔을때 어느 아기 엄마가 포장용 상자를 잘게 찢어서 끓인물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 풀기와 펄프 원료가 국물처럼 보였기 때문에 허기진 배를 채우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필자의 제자중 월남인 바우 목사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보트 피플들이 바다에서 표류하면서 너무 배가 고파 제비뽑기를 해서 노약자를 잡아먹기로 했는데 그 희생자의 딸이 『제발 아버지의 눈만은… 』하고 절규하더란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도 한때 굶주렸던 민족이었다. 50대이상 나이의 사람들은 왜정때보리고개와 강제공출후엔 콩깨묵ㆍ소나무껍질ㆍ풀뿌리 등으로 연명했고 해방후와 6ㆍ25전쟁때 꿀꿀이 죽과 미국에서 보내온 구제물자ㆍ시레이션 등으로 살았던 사람들이다. 잡지나 TV화면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특히 뼈만 앙상하고 머리통은 크고 눈망울이 툭 튀어나오고 눈꼽이 끼고 온몸은 헐었는데 파리떼가 붙었으나 쫓을 기운조차 없는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볼때 우리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목이 메이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데 전후세대들은 그 참상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았을때 『이 말라빠진 감정이 바로 문제로다!』라고 탄식한다. 우리들의 냉담ㆍ무관심ㆍ몰인정ㆍ무자비가 생명경시로 치닫고 있지 않은가? 최근들어 전후세대들이 해외여행을 많이 하는데 미국을 비롯한 자유세계 등 대개 잘사는 나라들을 보기 때문에 가난과 굶주림을 느끼지 못하고 온다. 오히려 사치와 과소비 풍조를 도입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동남아나 남미와 아프리카 등 앞에서 말한 가난한 나라를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다. ○착한 사마리아인 필요 얼마전 일본의 TV대담에서 청소년들을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보다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여행을 보내어 해이해진 일본정신을 뜯어 고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바른 자녀교육을 위해서 동정심과 인정을 길러주기 위해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아시아의 기아현장을 구경시킬 필요가 있다. 인간은 물질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이웃이 서로 돕고 사랑하고 협력하는 정신을 자연스럽게 심어 주어야 한다. 불한당에 의해 매맞고 상하고 찢겨 고통당하는 나그네를 보고도 못본체 하고 가버린 레위사람과 제사장보다는 상처를 싸매주고 친절히 돌봐준 착한 사마리아인이 나타나야 할 사회이다. 무엇보다 삭막한 우리 사회는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요구된다. 긍휼이란 함께 고통을 경험한다는 뜻인데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산상보훈에서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과거에 우방국가에 의해 도움받은 우리가 이제 긍휼을 베풀 때이다. 우리보다 더 가난하고 불행한 나라들을 도와야 할 때이다.
  • “너무나 높은 벽”월드컵 16강/김종일 체육부장(데스크 메모)

    월드컵축구의 열기로 지구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이탈리아 밀라노등 12개도시에서 시작된 제14회 월드컵축구대회는 개막전부터 연일 이변과 파란을 연출,전세계 10억 축구팬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전역에서는 월드컵과 관련된 갖가지 집단난동이 발생,주최측이 안전대책에 골머리를 썩히는가 하면 세계 곳곳에서 극성팬들이 떼지어 몰려들고 있어 이탈리아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2백억이 TV시청 세계 24개국 강호들이 펼치는 묘기는 챔피언팀을 가려낼 오는 7월9일까지 세계 1백50여개국에 중계될 예정으로 있어 월드컵이 열리는 한달동안 연인원으로 따져 2백억명이 TV로 경기를 시청할 것으로 추산된다니 세계가 월드컵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월드컵 열기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월드컵축구를 환호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나라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다. 그러나 공통된 원인을 찾아보면 대회규모도 규모려니와 축구라는 경기만이 갖고 있는 특징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축구는 많은 스포츠 가운데 유일하게 발로 득점하는 종목인데다 룰이 단순해 누구나 이해하기가 쉽다. 또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들이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갖가지 묘기와 박진감 넘친 플레이,그리고 골네트를 출렁 흔들정도의 통쾌한 슈팅…. 아마 이런 것 때문에 월드컵에 매료되는게 아닌가 싶다. 「이기고 돌아오라. 그러면 돈과 명예를 주겠다. 그러나 지면 단두대에 올려놓겠다」 월드컵때마다 자주 인용되는 이 말은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큰 관심과 긍지를 갖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리라. 월드컵에 관한한 어느 나라 국민이나 극성을 지나 그 관심은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특히 남미 국가들은 월드컵 축구가 바로 정치이며 외교이고 전쟁이다. 54년 서독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자 한 서독학자는 「라인강의 기적보다 오히려 더 서독국민들의 자존심을 높여주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 출전한 중미의 소국 코스타리카가 축구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 승리하자 대통령까지 거리로 나와 국민과 기쁨을 함께 했다. 또 개막전에서 지난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어 대파란을 일으킨 아프리카의 카메룬은 이날을 국경일로 선포한 반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해졸전을 벌인 자국팀을 비난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월드컵의 열기는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양방송사가 거의 전경기를 생중계 또는 녹화해 방영하고 있고 국민들은 모이기만 하면 축구얘기이다. 한국과 벨기에의 첫경기가 벌어진 12일 자정엔 대다수 국민들이 TV앞에 앉아 뜬눈으로 밤을 새며 가슴 죄었다. 집집마다 TV를 켜놔 전력소비량이 최고치에 달했고 맥주ㆍ음료ㆍ과자를 파는 가게는 평소보다 매상고가 30%나 늘었다 한다. 관광호텔ㆍ백화점 등에서는 월드컵열기를 틈타 뜨거운 판촉전까지 벌여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월드컵축구는 단일종목행사로는 물론 올림픽 다음으로 큰 스포츠 행사다. 이 때문에 월드컵이 개막되면 세계는 국경ㆍ이념ㆍ종교를 초월해 「둥근공」하나로 관심을 모은다. ○국민에게 자부심을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을 지낸 줄리메(프랑스)씨의 제창에 의해 1930년 창설돼 4년마다 열고 있는 월드컵은 지난 60년간 숱한 화제와 명연기를 펼친 영웅들을 배출했다. 매대회때마다 「축구왕」이 탄생했고 몇몇은 황제칭호까지 얻기도 했다. 69년 멕시코대회 예선때는 판정 시비끝에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진짜 전쟁을 일으키기까지 했다니 그 열기가 어느 정도였나 짐작이 갈만하다. 1933년 조선축구협회가 창립된이래 일제하에서 우리 국민의 울분을 풀어주는 기폭제 역할을 하며 커 온 한국축구는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 출전,헝가리에 9대0,이집트에 7대0으로 대패했으나 32년만에 출전한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에 3대1,불가리아에 1대1,82년 12회 스페인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에 3대2로 질 정도로 선전함으로써 비록 예선탈락은 했으나 한국축구의 가능성을 세계에 떨쳤었다. 한국축구가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2회연속 월드컵에 진출하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국내에서의 「현주소」를 찾아보면 장래가 걱정될 정도다. 선수를 키우는 팀수가 해마다 줄고 있고 관중이 없어 선수들은 텅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축구가 출범한 83년 40게임에 41만명에 이르던 관중은 6년이 지난 지난해 1백20게임을 치르고도 49만명에 불과했다. ○국내축구 열기 시들 프로야구가 연간 2백만명 이상의 팬을 동원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다. 국내축구열기가 시들한 이유는 프로야구에 밀린 탓도 있지만 무기력한 경기,잦은 판정시비등 축구인 스스로가 반성할 대목도 많다. 그러나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비록 팬들이 국내경기를 외면하고 있다 하더라도 국가대항전등 국제대회 때마다 보여준 관심으로 치면 아직도 축구는 우리의 국기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대벨기에 전에 쏠린 온 국민의 관심이 그 증거가 아니겠는가. 한국이 체력과 기술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첫 경기에서 져 16강진출이 불투명해 지긴 했지만 선수들에게 지나친 짐을 지우지 말자.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행이지만 월드컵은 본선에 나간 것 자체가 영광이라 생각해야 한다.이번 월드컵본선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에 참가했던 나라는 1백21개국이나 된다. 이중 24개국만이 예선을 통과,본선에 올랐다. 이 때문에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것조차 「낙타가 바늘귀 빠져 나가는 것 만큼 어렵다」하지 않는가. 이기면 갖가지 미사여구를 동원해 칭찬하다가 지면 한순간 매도해 버리는 악습도 이제는 버려야 할때가 왔다. 아직 스페인과 우르과이와의 2경기가 남아 있다. 설령 3경기를 모두 놓쳐 목표인 16강에 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지난 수년간 뼈를 깎는 강훈련을 해온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거려주는 아량을 갖자. 이제 한국축구는 3개월뒤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월드컵본선에 진출했던 팀답게 중국ㆍ일본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계속 아시아의 정상을 유지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머나먼 외국에서 초조해 하고 있을 우리의 선수 임원을 마음으로나마 격려해주자.
  • 파라과이 대통령 20일 방한/노대통령과 회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파라과이대통령이 노태우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간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다. 로드리게스대통령은 방한기간중 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파라과이 양국간 우호협력방안을 협의하며 노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로드리게스대통령의 방한에는 아르가냐외무장관과 로베라상원의장등 20명의 공식수행원과 5명의 비공식수행원ㆍ경제인 7명ㆍ기자단 8명이 수행한다. 우리나라와는 지난 62년 6월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유엔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우리측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우리나라의 입장을 시종일관 지지해온 우방인 파라과이에는 현재 1만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어 남미대륙에서 브라질ㆍ아르헨티나에 이어 세번째로 우리 동포가 많은 지역이다.
  • 외언내언

    페루는 남미 북서부의 태평양연안에 위치한 잉카문명의 나라로 유명하다. 아마존강의 발원지이기도한 이곳을 무대로 번영을 누렸던 토착인디오들의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것은 1533년 스페인의 백인 정복자들이었다. 약 3백년의 식민지시대를 거쳐 오늘의 페루로 독립한 것이 1824년의 일. 백인지배의 국가로 출발했던 것. ◆그 페루에 사상처음으로 비백인 대통령이 등장하게 되었다고 해서 화제와 충격의 파문이 번지고 있다. 노벨상수상작가로 유명한 백인의 요사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한 후지모리씨는 몇달전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계 이민 2세의 농업경제학자. 그의 승리의 배경으로는 여러가지가 지적되고 있으나 동양계이고 일본인이었다는 사실도 중요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퍽 인상적이다. ◆2천1백만 인구중 인디오가 절반에 가까운 47%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혼혈인 「메스티조」의 40%에 백인은 12%이며 동양계는 불과 1%. 일본계 이민은 8만명 정도. 그런데도 그가 당선된 것은 백인정복 이후 천대받아온 인디오들의 반란 덕분이라는 것. 피부색이나 생김새도 동양인이 백인보다는 그들에게 친근감을 주었을 것이라는 해석. ◆일본계 대통령이 탄생하면 경제대국 일본의 지원을 받기가 유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작용했음직하다. 일본인 이민이 페루에 처음 도착한 것은 1899년으로 7백90명. 지금은 대부분이 2세. 부지런하고 정직하다는 이미지가 큰 재산이다. ◆페루의 일본인들도 강한 단결력이 특징. 「더러운 동양인 물러가라」는 등의 위협속에 일본계 페루대통령을 탄생시키는 데는 이 단결력도 한몫 했으리라는 분석이다. 무력전쟁에 패한 일본인들은 경제전쟁에 이어 이민전쟁에도 착착 승리를 다져가는 모양이다. 언젠가는 동양계 미국대통령이 탄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국토가 협소하고 자원이 부족하기로는 마찬가지인 우리도 해외이민은 적극 권장ㆍ지원해 놓고 볼 일이다.
  • 미 CNN TV 지구촌 뉴스의 총아로(특파원코너)

    ◎개국 10년… 90국 지도자가 시청/챌린저호 폭발ㆍ상항대지진 등 숱한 특종/세계의 뉴스현장마다 빠짐없이 “출동” 미국의 뉴스전문방영 유선텔레비전인 CNN(Cable News Network)이 처음 방송을 내보냈을 때 험담가들은 「Chicken Noodle News」(닭고기국수 뉴스)라고 조롱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후 CNN은 무서운 경쟁자가 되었다. 1980년 6월1일 세계 최초로 24시간 영상뉴스서비스를 개시한 CNN은 지금세계 TV저널리즘의 주역,지구촌 정보혁명의 핵심 엔진으로 부상했다. CNN의 앵커가 위기 지역으로 달려가 그곳 지도자와 인터뷰를 하면 세계가 이를 지켜본다. 이 인터뷰가 끝나면 CNN은 다른 초점지대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이처럼 CNN은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정보의 세계화 시대를 열고 있다. 소련과 동구의 민주화는 텔레비전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촉진됐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CNN 그 내부이야기」의 저자인 행크 위트모어는 『세계가 지켜 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동구의 자신들 개혁에 대해 그런 낙관과 용기를 갖지못했을 것』이라며 『세계가 지켜 보는데 어떻게 유태인 학살이나 스탈린 시대 숙청과 같은 잔인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텍사스 A&M대 저널리즘 교수 돈 톰린스는 『CNN의 세계화가 바로 소련과 동구를 변화시킨 주요 요인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지구촌이 돌아가는 얘기를 알자면 제일 먼저 눈을 돌려야 할 곳이 CNN이다』라는 말이 많은 사람의 입에서 나올 정도로 CNN은 지구촌 뉴스의 열쇠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 35년간 빅 스리,즉 ABCㆍCBSㆍNBC의 싸움판이었던 미TV 방송시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생기있는 새 채널」이란 인식을 심는데 성공한 것이다. 유선TV가 연결된 미국의 5천5백만 가정 가운데 야간에 CNN에 다이얼을 돌리는 가정은 21만9천∼38만4천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ABC의 「오늘밤의 세계 뉴스」는 1천만 이상의 가정이 시청한다. 그러나 금년 1ㆍ4분기중 미국인들이 TV 뉴스 시청에 소비한 총 시간에서 CNN이 차지한 비중은 27%에 달했다. ABC는 28.3%,CBS는 27.5%,NBC는 17.2%였다. 샌프란시스코 지진,미국의 파나마 침공,중국 천안문 사태 등 보도에서 CNN은 숱한 특종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고 쟁점을 부각시키는데 앞장 섰다. 그러나 CNN에 대해 뉴스처리에 깊이가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CNN은 미국 밖에서 각국의 유선TV 시청 가정 1천호와 호텔 25만개소,그리고 수많은 기업체 및 정부 청사ㆍ대사관ㆍ증권 거래소 등에 연결돼 있다. 극동과 중남미는 미국내와 같은 CNN 프로그램을 시청하고,유럽 소련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에선 CNN의 해외보급 판매망인 CNNI(CNN International)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CNN은 세계 90개국의 정책결정자에게 중요한 뉴스 공급원이 되고 있다. 폴란드 자유노조지도자 레흐 바웬사,쿠바 수상 피델 카스트로,유엔 사무총장 페레스 데 케야르,요르단 국왕 후세인,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단골 시청자로 알려져 있다. 금년초 CNN이 소련 공산당서기장 고르바초프의 사임설을 보도하자 고르바초프가 직접 나서서 이를 부인해야 할 만큼 CNN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난해 선거 참관차 파나마에 머무르고 있던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은 호텔방을 나서면서 싸움이 벌어진 것을 보았다. 길 건너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그는 다시 호텔방으로 들어가 미 애틀랜타에서 방영되는 CNN을 틀었다. 지난해 여름 천안문 시위사태 때 부시 미 대통령은 CNN이 방영한 탱크와 시위 학생간의 대치상태를 보고 북경의 무력진압에 반대하는 경고 성명을 내놓았다. 개국 프로그램의 첫 광고 방송을 민권 지도자 버논 조단 암살기도사건에 관한 긴급 보도 때문에 중단했던 CNN은 그후 미상원 청문회 생중계,레이건 미대통령 및 바오로교황 암살기도,영왕실 결혼식,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살해사건 등 인상적인 보도를 많이 남겼다. CNN은 1983년 KAL007기 피추사건,베이루트 미해병대 사령부폭파사건,미국의 그레나다 침공사건 보도로 언론상을 수상했다. 충격적인 첼린저호 폭발참사사건을 생중계로 보도한 유일한 방송도 CNN이었다. 미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CNN은 지금 1천7백명의 종업원과 23개 지사를 거느리고 있다. CNN로고를 쓰지 않고 일반 보도물을 제공하는 자매회사로 있다. 일부 전문자들은CNN의 시청률이 한계점에 달했다고 말한다. CNN은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빅 스리의 저녁 뉴스에 대항하는 「오늘의 세계」와 추적 조사 프로를 개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극적 결과는 낳지 못하고 있다. CNN의 뉴스담당 부사장 에드터너는 『「오늘의 세계」가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려면 최소한 2년은 걸릴 것』이라고 여유를 보인다.
  • 최선을 다하면 된다(사설)

    이탈리아 월드컵 축구의 팡파르가 전파를 타고 지구촌 1백49개국에 메아리졌다. 현지 시간으로는 8일 하오 6시이지만 한국 시간으로는 9일 새벽 1시이다. 올림픽 말고 단일종목경기로는 월드컵축구의 열기를 덮을 것이 없다. 앞으로 한달동안 월드컵 축구의 그 열기는 지구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갈 것이다. 출전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또한 예외는 아니다. 참가할수 있게 된 것만도 대견하다면서 미리 겁먹거나 자조할 필요는 없다. 전쟁 치른 상흔을 안고 출전했던 54년 스위스 대회의 악몽을 굳이 회상해 낼 필요도 없다. 두번째 출전한 86년의 멕시코 대회에서는 1무2패로 비록 16강 진출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강호들을 상대하여 3게임에서 4골을 뽑아내면서 옛날과는 달리 대량 실점하는 수모를 겪지도 않았다. 그만큼 우리의 기량도 향상된 것이다. 생각하자면 오일달러를 부어 넣으면서 열을 올린 중동세를 꺾은 예선전의 실적도 결코 가볍게 볼 일은 아니라 할 것이다. 어느 나라가 우승할 것이냐,어느 나라들이 8강에 혹은 4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냐를 두고 추측은 벌써부터 난무해 왔다. 갤럽조사연구소가 세계 축구팬들을 상대로 뽑아낸 자료에 따르자면 한국팀의 4강 진출가능성은 0.7%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마에 입성한 이감독이 16강 진출에 자신감을 보인다고는 해도 사실 그것마저 불확실한 터에 4강은 더구나 넘보기 어려운 고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66년 런던에서 열린 제8회 대회에서 북한이 칠레ㆍ이탈리아 등을 젖히고 8강에 오른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공은 둥글다. 투지와 전술이 살 때 우리는 세계를 경악시키는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을 치른 우리는 올림픽 4위의 전적과 함께 스포츠에서도 세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가 이번 월드컵 축구에로 이어지게 될 것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경기란 어느 경우고 이기기위하여 벌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설사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각 경기마다 펼쳐지는 예술과도 같은 신기들을 즐기는 것으로써 만족하는 성숙성도 지녀야 할 것이다. 출전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두말할 것이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13일 우리와 첫 대결하는 벨기에 팀이 벌인 폴란드팀과의 평가전을 본 우리측은 해 볼 만한 상대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멕시코 대회때 4강에 오른 벨기에 팀을 경시 할 수는 없다. 세계축구팬들이 이번 대회 8강으로 점치는 스페인(18일),두번이나 우승컵을 안았던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21일)가 또한 만만한 팀이겠는가. E조 4팀중의 최약체라는 것이 객관적 평가인 상황 아래서 16강에의 고지도 험난하기만 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속단 못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 축구에 즈음하여 우리의 또다른 관심은 2002년의 월드컵 개최국 문제에 쏠린다. 아벨란제 FIFA회장은 이와관련하여 『한국등 아시아 국가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의 경우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이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21세기의 초엽 통일된 조국땅에서 월드컵의 열기를 세계로 발산시켜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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