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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에 현대 완성차 공장 검토

    브라질에 현대 완성차 공장 검토

    |오스트라바(체코) 앙카라(터키) 안미현특파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일각에서 나도는 ‘기아차 위기론’과 관련,“걱정할 것 없다.”고 일축했다. 또 브라질에 완성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서 열린 현대차 공장 기공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일련의 사태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온 그는 모처럼의 경사(기공식)에 고무됐는지 상당히 이례적으로 ‘많은 말’을 쏟아냈다. 정 회장은 ‘시장에서 기아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지적에 “나도 그 보고를 받았다.”며 “귀국하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생각이지만 누가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정 회장은 “기아차는 밸런스(손익)를 맞춰나가고 있다.”며 “(경영 상태가)괜찮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이런저런 낭설이 겹쳐 현대차의 주가마저 계속 빠지는 것 같다.”며 “기아차도 그렇고 곧 나올 현대차의 1·4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다.”고 부연 설명했다. 다음달 중순 브라질을 방문하는 정 회장은 “브라질에 완성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중남미와 동남아에 저가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줄곧 검토해 왔다. 미주에서는 브라질과 멕시코, 동남아에서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로 후보지가 좁혀졌으나 시장 타당성 조사를 좀 더 면밀히 거쳐야 해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브라질에 반조립공장(CKD)을 갖고 있으나 현지 기업에 이름만 빌려준 형태다. 남미에는 아직 완성차 공장이 없다. 일본 도요타가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을 제치고 세계 판매1위 자리를 차지한 것과 관련, 현대차의 장단점을 분석해달라는 주문에 정 회장은 “그 말을 하면 현대차의 단점이 모두 노출되는데 내가 그러겠느냐.”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정 회장은 26일 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2012년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정 회장은 “2012년 세계박람회가 여수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터키 정부가 힘이 돼준다면 민간경제 부문뿐 아니라 정부차원의 교류도 활발해져 양국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그녀와 환한 세상 볼 수 있을까”

    무언가를 길들이는 데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감정을 가진 사람과 동물의 관계라면 오죽할까. 하지만 때론 필요에 따라 빨리 가까워져야 하는 사이도 있다. 요즘 서울대공원 장보람(20·여)씨와 브라자원숭이 별이(2004년4월 22일생·♂)가 그렇다.   ●백내장수술 프로젝트 지난 22일 별이는 서울대공원 진료과 입원병동에서 3번째 생일을 맞았다. 사과, 고구마, 식빵 등을 먹기좋게 잘라놓은 생일상은 이곳에서 공공근로를 하는 보람씨가 차렸다.별이는 현재 두 눈에 백내장이 퍼져 앞을 거의 볼 수 없다. 지난 2월까지 어미와 함께 남미관에 살던 별이는 어느 날부터 코앞에 있는 먹이도 찾지 못해 헤매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벽이나 기둥에 부딪치는 모습이 발견돼 진료과로 옮겨졌다. 별이의 병명은 선천선 백내장. 고맙게도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해주겠다고 나섰지만 동물원은 고민에 빠졌다. 문제는 수술이 아니라 수술 후 거쳐야 할 치료과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처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손을 가진 게 문제였다. 승원우 진료과장은 “답답한 걸 싫어하는 원숭이가 수술 부위를 가만히 놔둘 리 만무하다.”면서 “마구 비벼 덧나기라도 하면 수술을 안 하느니 못한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술 뒤 일주일은 2∼3시간마다 안약을 넣어줘야 한다. 물론 손과 발을 모두 꽁꽁 묶어 버리는 방법도 있지만 수술통증에 손까지 묶인 어린 원숭이가 그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을까.●“별아 눈으로 누나를 보렴” 녀석의 딱한 처지를 보고 친구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 보람씨다. 수술 전까지 별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생겨 간호를 맡길 수 있다면 녀석의 회복도 스트레스도 훨씬 줄일 수 있다는 배려에서다. 하지만 사람 발소리만 들어도 우리에 숨기 바쁜 겁 많은 별이와 친해지는 것은 한쪽의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아픈 야생동물일수록 경계가 심하기 마련인 데다 어릴 때부터 어미와 무리를 떠나지 않은 별이는 사람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다. 매일같이 근무시간 내내 인사하고 먹이를 주고 또 놀아주기를 두 달. 정성에 감복했는지 조금씩 곁을 내주던 별이는 어느덧 보람씨가 나타나면 우리에서 나와 품에 팔짝 안기기까지 한다. 눈도 안 보이는 녀석이 신기하게도 보람씨의 발소리부터 알아본다. 다음주부턴 치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별이의 눈에 식염수를 넣어주는 연습을 할 계획이다. 보람씨는 “수술이 잘 끝나서 별이가 코나 귀가 아닌 예쁜 눈으로 날 알아봐주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우리투자증권, 확정금리형 달러화 환매조건부채권(RP) 판매 단기간 투자해도 높은 수준의 달러 기준 확정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신용등급 AA 이상의 국내 공기업(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등)이나 국내 기업(삼성전자, 포스코 등)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채권에 투자되고 우리투자증권이 원금과 이자지급을 보증한다. 수출입대금결제로 달러 유출입이 잦은 회사나 유학·이민 등으로 달러가 필요한 고객들에게 알맞다. 원화로 입금해 달러화로 환전해서 가입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7일 미만 수시 입출금에는 연 4.7%,7일 이상 30일 이내는 연 4.8% 등의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최저 가입금액제한은 없다. 환전업무 특성상 오후 2시30분 이후의 입금은 환전 및 입출금에 제한이 있다.●신한은행,BNP파리바 봉주르중남미플러스투자신탁 최근 정치·경제부문의 성공적 구조조정으로 안정적 성장기반을 확보해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한 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이다.2000년 9월 설정된 이후 7년 동안 평균 20% 이상의 연 수익률을 기록한 파베스트라틴아메리카펀드를 모델로 했다. 해외투자전문회사인 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운용한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지표인 MSCI라틴아메리카10/40을 투자기준으로 정하고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주식에,40% 이하를 채권에 투자한다. 펀드 내에서 환헤지를 하며 선취수수료 1.0%, 신탁보수는 연 1.96%이다.30일 미만 환매시는 이익금의 70%,90일 미만 환매 때는 이익금의 3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대한투자증권, 해외투자펀드 2종 판매세계적 자산운용기관인 UBS와 운용제휴를 통해 유로지역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파워유로 주식형펀드’와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파워차이나 주식형펀드’ 2종을 판다. 파워유로 주식형펀드는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13개 서유럽 선진국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로 자산의 90%를 유로지역 선진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에,10%를 국내 유동자산에 투자한다. 파워차이나 주식형펀드는 중국·홍콩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90%를 투자한다. 두 펀드 모두 펀드 내에서 환헤지를 하며 90일 미만 환매 때는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펀드 환매를 요청하면 환매청구일로부터 제 9영업일에 대금이 지급된다.●대신증권, 부자만들기 일본펀드장기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의 경제회복기를 겨냥해 만든 재간접 주식형 펀드상품이다. 간접투자증권(펀드)에 신탁재산의 50% 이상을 투자하고, 일본 상장지수펀드(ETF)에 40% 이하, 채권 및 유동성 자산에 40% 이하를 편입한다. 펀드는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 운용사의 일본 투자 주식형 펀드 중 성과가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펀드에 투자한다. 특히 세계적 펀드자문사인 모닝스타의 전문적 투자자문을 활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환헤지로 환변동 위험을 낮췄고 현재 양국간 금리 차이로 2∼3%의 환헤지 이익도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적립식 투자의 경우 최초 가입 때 10만원 이상이며, 이후에는 자유적립이 가능하다.●농협, 행복일기 스페셜 지난해부터 판매한 여성 전용 복합상품인 행복일기를 새롭게 단장했다. 고객의 결혼과 출산에만 우대금리를 지급한 것에서 더 나아가 세자녀 가구, 맞벌이 가구에도 최대 연 0.2%포인트 금리를 추가 지급,1년제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5.35%까지 가능하다. 무보증신용대출금액은 ‘행복일기론’을 확대, 맞벌이 가구는 최고 1억 2000만원까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2.05%(최고 0.7%까지 우대)를 더한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이외 교통재해 상해 때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하는 무료 보험혜택, 인터넷·텔레뱅킹 등 전자금융수수료 면제 등 기존 상품의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만 15세 이상 여성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대출은 만 25세 이상 55 미만이어야 한다.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휴대전화 ‘양극 전략’ 통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를, 삼성전자는 노키아를 벤치마킹→국내 단말기업체 시너지 효과?’ 올해 1·4분기 세계 단말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약진한 실적을 놓고 시장에서 나온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을 고수하면서 노키아·모토롤라가 주력하는 중저가 시장에 눈을 돌렸고,LG전자는 중저가에다 초콜릿·샤인·프라다폰 등 고가폰으로 유럽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 이익을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1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렸다. 최근 2년간 수익성 악화로 고전했지만 다소의 ‘전략 수정’이란 과정을 거치면서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울트라에디션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략을 다소 수정, 많이 남기는 전략을 염두에 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10만∼15만원대에 내놓은 중저가 제품인 이른바 ‘엔트리 프리미엄’ 제품에서 월 판매량 100만대를 넘는 모델이 나오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분기 사상 최고치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단말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전분기보다는 6% 이상 성장했다. 세계 휴대전화 ‘빅 5’ 중 유일하게 1분기 판매량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66%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3%로 전분기보다 높아졌다. 이 실적은 2∼3년 전 치열하게 전개됐던 모토롤라와의 2위 싸움을 다시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LG전자는 판매단가에서 158달러로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눌렀다. 지난해 4분기보다는 20달러 급상승했다.‘비싼 휴대전화’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는 반대로 판매단가가 낮은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물량을 줄이고,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초콜릿폰과 샤인 두 제품에 주력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펼쳤다.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12% 줄었지만 매출액은 2조 35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19억원의 적자와 비교하면 무려 1620억원이 많아졌다. 세계시장 2위 모토롤라는 돌풍의 주역이던 레이저폰에 대한 지나친 의존, 저가폰 주력 등으로 ‘추락’했다.1위인 노키아는 실적이 ‘주춤’,4위인 소니애릭슨은 ‘부진’이란 진단을 받았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4)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4) 멕시코

    ■ 푸에블라주 포스코-MPC |푸에블라(멕시코) 김태균특파원|지난달 8일 멕시코 푸에블라주 오에호칭고에 자리한 포스코-MPC가공센터의 준공식장. 이곳에서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마리오 마린 푸에블라 주지사와 에두아르도 가르사 연방정부 경제부 장관이 한사코 포스코 윤석만 사장에게 단상의 가운데 자리에 앉을 것을 청했다. 자존심 강한 그들은 외국기업이 아무리 큰 투자를 해도 ‘상석(上席)’을 양보하는 법이 없다. 포스코의 위상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단상에 잇따라 오른 주지사와 장관은 포스코에 대해 “비엔베니도.(환영합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포스코가 216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포스코-MPC는 연간 17만t 처리능력의 자동차강판 가공센터다. 포스코의 첫번째 멕시코 진출이다. 강판이 대서양 연안 베라크루스항에 도착하면 이를 기차로 310㎞를 날라 가로, 세로로 쓰기 쉽게 절단, 인근 자동차공장과 부품공장에 공급한다.1차 타깃은 푸에블라 최대의 폴크스바겐 공장이다. 초대형 부품업체 마그나멕시코는 포스코-MPC가 설립되자 기존 거래선을 끊고 포스코로 옮겼다. 아라셀리 레예스 과장은 “우리가 중시하는 품질, 신뢰, 가격 3가지를 포스코가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내년에는 2억달러를 들여 동부 연안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에 자동차용 강판 생산공장을 짓는다.2009년부터 연간 40만t씩 강판이 생산된다. 심경휘 포스코-MPC 법인장은 “멕시코는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GM 등 세계적인 자동차공장과 오토텍, 마그나, 벤틀러 등 1000여개 부품회사가 밀집해 연간 200만대를 생산하는 자동차 대국”이라면서 “우리 공장은 본격적인 미주 자동차 강판시장 공략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LG전자 몬테레이 법인 |몬테레이(멕시코) 김태균특파원|멕시코 아포다카 공단에 자리한 LG전자 몬테레이 법인(냉장고 생산)이 현지화를 통한 경영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이 말해준다.1년 전에 비해 생산성이 40% 이상 뛰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하루 냉장고 생산목표가 4000대였지만 지금은 6000대를 향해 가고 있다. 지난달 5700대를 돌파했다. 생산라인 근로자의 이직률은 연간 10%대에서 3%대로 낮아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난해 4월 LG전자는 2000년 공장설립 이래 계속해 온 토요일 8시간 전일 근무제를 없앴다. 휴일과 파티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는 현지인들의 뜻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토요일 출근율도 70%밖에 안 됐다. 물론 토요일에 쉬는 대신 월∼금요일에 목표량을 모두 달성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또 생산실장 등 3개 직책을 뺀 모든 부서 책임자에 현지인들을 앉혔다. 어지간한 업무는 한국인 주재원을 거치지 말고 바로바로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전까지는 마지못해 회의에 나왔던 직원들이 삼삼오오 생산라인이나 휴게실에서 자발적으로 업무효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산라인, 식당, 휴게실 등도 그들의 요구대로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박영일 법인장이 수시로 한국인 주재원 없이 현지인들만 참석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봉사활동을 좋아하는 멕시코인들의 정서에 착안해 고아원·양로원 방문과 냉장고 지원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주재원들에게 멕시코인 위에 군림하려 들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공장을 계속 이끌고 갈 사람은 어차피 멕시코인들이니 가이드 역할만 충실히 하라고 했습니다. 또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은 얼마 후면 자기 나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결국 여러분밖에는 없다고 수시로 말해 주었습니다.”(박 법인장) windsea@seoul.co.kr ■국내기업 진출 현황 |멕시코시티(멕시코) 김태균특파원|한국기업의 멕시코 직접투자는 1994년 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본격화됐다.93년까지는 누계가 1억달러였지만 작년에는 한해에만 1억 1428만달러(신고 기준)가 투자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계는 132건,6억 6100만달러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삼성과 LG는 외국기업이라기보다는 멕시코 고유기업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티후아나 공장(TV, 휴대전화·88년 진출)과 케레타로 공장(냉장고, 세탁기·2003년) 등 2개의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법인은 95년에 설립했다. 지난해 전세계 히트상품인 보르도TV를 통해 LCD TV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소니를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컬러 모니터와 양문형 냉장고도 각각 2000년과 2005년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을 제치고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공항 제2터미널의 PDP 모니터(480대) 공급권을 따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소망-유스카이(마야어로 ‘소망’이란 뜻)’라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출연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펴고 있다. 94년에 티후아나에 진출한 삼성SDI(TV브라운관)는 2005년 7월부터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15㎝ 이상 줄인 ‘빅슬림 브라운관’ 양산을 시작해 제2의 브라운관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88년 멕시코에 진출한 LG전자는 멕시코시티 판매법인을 비롯해 멕시칼리(모니터,LCD TV, 휴대전화), 레이노사(PDP TV), 몬테레이(냉장고) 에 각각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PDP TV,LCD TV, 휴대전화, 세탁기, 에어컨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PDP TV는 현지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서며 압도적인 1위를 했다. 멕시코시티 법인 최원용 과장은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 적합한 화면압력 조절로 제품의 소음을 제거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92년 멕시코시티에 판매지사를 세운 금호타이어는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이 안돼 있어 한국 타이어의 관세율이 50%를 넘어서자 사업 철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올해 세율이 20%로 낮아지면서 다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티후아나에 현대트랜스리드(HT)를 세워 북미지역 수출용 컨테이너, 트레일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LG상사, 효성물산 등 종합상사들도 진출해 있다. windsea@seoul.co.kr ■ 유념해야 할 비즈니스 철칙 |멕시코시티·푸에블라(멕시코) 김태균특파원|멕시코 주재원 K씨는 올 초 이 나라에서 추방을 당할 뻔했다. 어느날 이민청 공무원이 찾아와 “입국할 때에는 ‘매니저’(과장급)라고 신고해 놓고 왜 지금은 ‘디렉터’(부장급)를 맡고 있느냐.”고 다그쳤다. K씨는 “몇 주 전 승진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관리는 막무가내였다. 통사정 끝에 비자를 갱신하는 걸로 마무리됐지만 사실 K씨가 법을 어긴 것은 맞다. 멕시코 이민법에는 취업비자(FM3·1년마다 갱신)에 적힌 회사, 부서, 직책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반드시 이민청에 신고를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추방당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이민청은 어떠한 문서나 기록도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 멕시코에서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외국인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까다로운 이민 관련법규 등 다양한 장애물들을 넘어야 한다. 많은 진출기업들은 그 중에서도 어려운 노무 관리를 첫 손에 꼽는다. 허드렛일을 하는 말단 공원이라도 ‘멕시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해서 섣불리 우리식 사고나 행동을 강요하면 부스럼이 나게 된다.“한국에서처럼 ‘일이 많으니 휴일에도 나오라.’ ‘일이 다 안 끝났는데 시간 됐다고 퇴근하나.’와 같은 말들은 십중팔구 반발을 부른다. 근무시간은 확실히 보장하면서 일과 중에 효율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잘못했다고 고함을 치는 것도 역효과만 낼 뿐이다.”(푸에블라 포스코-MPC 서용덕 이사) 한국과 같은 생산성을 기대했다가는 울화통에 시달리게 된다. 한국기업 주재원 A씨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결근도 잦은 편이어서 동일 업무에 한국의 1.5배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불안한 치안 때문에 보안요원 배치 등 부대경비도 많이 들어 전체 노동비용이 꽤 높은 편”이라고 했다. 주재원 B씨는 “느린 행정처리도 골칫거리다. 관공서의 효율이 낮아 한국에서 2∼3일이면 될 일이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공무원 사이에 촌지·뇌물수수 관행이 다른 나라보다 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일부 생활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교포 한소훈씨는 “육류·과일 등 농산물은 싸지만 한국 돈으로 200만원짜리 침대,100만원짜리 화장대 등 터무니없이 비싼 것도 많다.”고 했다. windsea@seoul.co.kr ■ 취재후기 기 억력을 동원해 멕시코란 이름에서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태양, 사막, 선인장, 데킬라, 나초와 타코,83년 박종환 축구 4강 신화의 무대, 마야·아스텍 문명, 정열, 마카로니 웨스턴, 솜브레로와 판초, 화가 프리다 칼로. 아마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멕시코에 대해 연상하는 단어 중에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것들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나머지의 태반은 멕시칸들의 목숨을 건 미국 월경(越境), 다닥다닥 붙은 누더기 판자촌, 미국 범죄자들이 도주하는 통로, 정치불안과 치안부재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차지할 것입니다. 과문(寡聞)이 선입견으로 이어진 탓도 있겠지만 실제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들의 상당부분이 눈으로 귀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잠재력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무한한 자원이 매장된 광활한 땅과 1억이 넘는 인구, 북미와 중남미를 잇는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 등에서 우러나는 물리적인 힘과 국민적 자존심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거대한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교육을 통해 2세의 미래를 바꿔주겠다는 희망도 확산되고 있었고 나라의 미래에 대한 지식인들의 고민도 진지했습니다. 멕시코는 오랫동안 도약대에 오른 채 멈춰 서 있었습니다. 그 멈춤을 끝내고 멕시코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점프를 할 것이냐, 힘에 부쳐 고꾸라지느냐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회개혁의 성패가 좌우할 것입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멕시코시티·몬테레이·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12일 오전 멕시코 몬테레이공항에서 30분을 달려 찾아간 몬테레이 광역지구내 아포다카 산업공단. 주택과 상점이 차츰 뜸해지더니 광활한 녹색 벌판에 대형 공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수백m 길이의 1층짜리 직사각형 건물들. 미주시장 공략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전진기지다.LG전자를 비롯해 월풀, 덴소, 바스프, 메탈사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닦았다. 미국을 200㎞ 지척에 둔 지리적 위치, 안정된 노사관계 등이 이곳을 멕시코 최고의 다국적 산업단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그 덕에 몬테레이가 속한 누에보 레온주(州)는 멕시코 제조업 생산의 10%가량을 차지하며 전국 평균의 두 배 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직원 후안 페레스는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는 등 생활이 풍요로워졌다. 얼마 전부터 아이들을 학비는 비싸지만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멕시코시티 서부의 신도시 산타페. 왕복 6차선 도로 한 편으로 2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이 200m가량 줄지어 마천루를 형성했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IBM, 휼렛패커드(HP) 등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심중앙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센트로 코메르시알이 위용을 자랑한다. 팔라시오 데 이에로, 시어스 등 유명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품들이 부유층의 소비능력을 대변한다. 사회 양극화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1996년부터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기 위해 쏟은 노력의 산물임도 부인할 수 없다. 멕시코 경제가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된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드디어 ‘성장’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국민들이 ‘트리콜로스(녹·백·적 삼색 국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성장 고속도로를 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증권거래소(BMV) 종합주가지수(IPC)가 3만포인트를 돌파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결국 2만 9762포인트로 마감됐지만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것이다. ●국토와 자원… 마야문명의 축복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은 땅과 바다, 사람에 있다. 그들이 숭상하는 마야, 아스텍 문명의 햇발처럼 이렇게 복받은 나라도 없을 정도다. 광활한 국토가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좌우로 품는다. 해안선의 길이가 미주대륙에서 두번째로 긴 9219㎞에 이르고 미국과는 3300㎞에 이르는 국경을 나눠갖고 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면서 풍부한 가스전이 널려 있고 금·은·동·우라늄·텅스텐 등 안 나오는 광물이 없을 정도다. 1억 750만명 인구는 중남미에서 브라질(1억 9000만명) 다음이고 80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소득은 외국인에게 미주 진출의 거점 외에 광대한 내수시장의 매력을 안긴다. 올 1월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멕시코가 2050년 중국, 미국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빛나는 경제지표… 높아진 소비성향 멕시코는 지난해 4.8%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각각 4.1%와 3.6%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고유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GM,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내수 및 수출시장을 겨냥해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2위 부호(531억달러) 카를로스 슬림의 통신회사 아메리카모빌과 텔멕스는 중남미 각국에 진출했다. 시멘트, 철강, 맥주산업도 강세다. 푸에블라 POSCO-MPC(철강가공센터) 심경휘 법인장의 말.“10여년 만에 멕시코를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멕시코시티의 공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맑아졌다는 것이었다. 금방 멈춰버릴 것만 같던 자동차들이 사라지고 현대식 차들로 대체된 것이다.” 그만큼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매년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린다. ●약이 되고 독이 되는 대미 의존도 지난해 멕시코 수출의 85%가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내 멕시코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25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멕시코에는 태풍이 되는 구조다. 최근 주식인 토르티야(옥수수빵)의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도 미국에서 비롯됐다. 미국내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미국이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의 대멕시코 수출량을 줄인 탓이었다. 지난 11일 멕시코시티 중심부 독립기념탑 부근의 미국대사관 앞에는 꼭두새벽부터 줄잡아 1000명 이상의 멕시코인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4중,5중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30대 중반 근로자는 “미국에 가면 지금의 월 500달러보다 3∼4배 많은 임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는 1000만명의 합법 근로자 외에 1000만명의 불법 입국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에블라 공단내 기계부품업체의 구매과장 리카르도 코토는 “대미 경제의존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현재 멕시코의 관심은 미국경기의 하강세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빈부격차와 치안부재… 정부의 과제 빈부격차와 치안 불안은 멕시코의 과제다. 못사는 치아파스, 게레로 등 남부지역의 1인당 소득은 잘사는 잘리스코, 누에보 레온 등 북부지역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10여년 새 심해진 마약과 납치·강도는 어느덧 ‘멕시코 디스카운트’의 상징이 됐다. 우르타도 상의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제1과제는 빈부격차의 완화”라면서 “1억 인구에 국민소득 8000달러 수준이면 나쁜 것이 아닌데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국부의 생산적인 투자가 저해되고 있다.”고 했다.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칼데론 정부는 물론 멕시코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windsea@seoul.co.kr ■ ‘멕시칸’ 그들의 특징은 |멕시코시티·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 지난 10일 저녁 멕시코시티의 관문인 베니토 후아레스 공항. 다른 나라 입국심사대 앞에 서면 늘 다소간의 긴장이 일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리로 오기 전 미국에서 빡빡한 입국심사를 거친 터. 하지만 멕시코 관리는 콧수염을 만지며 익살스럽게 “오, 소, 오, 세, 요.(어서 오세요)”라고 한국말을 건네온다. 이게 말로만 들은 멕시칸(멕시코인)의 여유인가. 반면에 자부심과 오기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푸에블라에 있는 POSCO-MPC 임승룡 이사의 말.“한국사람에게 우호적이긴 하지만 내면에는 자기들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마야, 톨텍, 아스텍 등 찬란한 아메리칸 인디오 문명의 원조이고 이미 1968년과 70년에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나라다.‘한국이 경제적으로야 우리보다 나을지 몰라도 지도에 거의 보일락 말락 하는 작은 나라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멕시코인들의 낙천성은 중남미에서도 알아준다.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이 자기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세계 2위를 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치안도 불안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에게 생활을 즐기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처음 주재원으로 오면 십중팔구 현지인들과 갈등을 겪는 이유다. 한 주재원의 말.“공장라인 직원은 매주 금요일 1주일 단위로 주급을 받는데 다음 1주일치 먹을 것을 사두고 남는 돈으로 토∼일요일에 밤샘파티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이면 결근율이 높다. 여전히 이해는 안 되지만 이 문화를 존중하려고 애는 쓰고 있다.”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의식에 적잖은 변화가 오고 있다. 특히 자녀교육에 공들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다니는 고급 인터내셔널 스쿨의 경우 등록금만 우리 돈으로 월 60만원이 되지만 허리띠 졸라매고 절약하며 자녀들을 이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편이지만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식민지시대의 전통에서 생겨난 인종·계층 차별의 유습도 남아 있다. 백인(전 인구의 9%)-메스티소(60%·원주민과 백인 혼혈)-원주민(30%)으로 이어지는 신분질서는 강하게 때로는 가혹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에 들어온 외국기업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푸에블라공단에서 만난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이나 미국의 기업이 멕시코에 왜 들어왔겠느냐. 우리나라를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수출 13년새 5배↑… 빈부 양극화 |멕시코시티 김태균특파원|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3년이 지난 멕시코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NAFTA의 공과(功過)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한국도 그렇게 될까. NAFTA의 성과는 외형적으로는 눈부시다. 지난해 수출(2502억달러)은 NAFTA 직전인 1993년(519억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같은 기간 49억달러에서 189억달러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벗어나 전자, 생명공학,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NAFTA로 인해 중소 제조업, 서비스업 및 농업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미국자본과 대기업이 경제를 독점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델라크루스 몬테레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NAFTA의 명암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94∼95년 경제공황이 왔을 때 두 얼굴의 NAFTA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기업이 NAFTA로 인해 도산했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기업들이 NAFTA로 인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기틀을 다진 것은 그 덕이었는데 결국 NAFTA가 병도 주고 약도 준 셈이었지요.” 델라크루스 교수는 “미국과 닿은 북쪽은 NAFTA의 혜택을 보지만 남쪽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의 이윤도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에게 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 남북·빈부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NAFTA 시스템에 걸맞은 산업구조로 변모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세계 5위 산유국이지만 원유 정제시설을 갖추지 못해 미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 등 가공제품을 수입해 오히려 미국인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과 FTA를 하기로 한 만큼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FTA의 사회 시스템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을 잘만 하면 빈부격차와 부의 세습을 완화할 수 있지요. 그래야만 멕시코 경제가 지금과 달리 스스로 가진 경쟁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답은 정부가 찾아 주어야 하며 이런 사정은 한국도 멕시코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의 경제개방은 대외채무 이행연기(모라토리엄)를 했던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 수출입공단)’를 확대하는 등 개방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정판이 1994년 발효된 NAFTA였다. 현재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FTA를 맺고 있다. windsea@seoul.co.kr
  • “휠라를 럭셔리 브랜드로”

    “휠라를 럭셔리 브랜드로”

    “휠라를 루이뷔통, 구치 등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 하우스로 키우겠습니다.” 전 세계 휠라 브랜드를 인수한 윤윤수 GLBH홀딩스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탈리아의 정통성을 강화하면서도 제품에서 마케팅까지 ‘이탈리안 DNA’를 살리는 휠라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브랜드하우스란 여러 개의 브랜드를 거느리면서 직접 생산과 마케팅을 하거나 지역별 라이선싱 등으로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휠라 코리아는 지난 3월 말 100% 자회사인 GLBH홀딩스를 설립해 휠라 본사와 미국 휠라를 인수했다. 그는 앞으로 최대 역점 과제로 미국 휠라의 경영 정상화를 꼽았다. 앞으로 3년 이내에 미국 휠라의 매출을 현재 매출인 1억 2500만달러의 네 배인 5억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미국 사업은 라이선싱이 아닌 직접 경영으로 관리한다. 세계 제1의 스포츠 시장인 미국에서 휠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휠라 브랜드의 성공적인 글로벌화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GLBH홀딩스가 휠라를 인수하기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빌렸던 차입금을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갚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각국의 많은 사업자들과 라이선싱 계약을 협상중”이라며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1억 8000만∼1억 9000만달러, 중국에서 5000만∼6000만달러, 남미에서 3000만달러 등을 받을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오는 6월 말쯤이면 차입금을 상당 수준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LBH홀딩스는 휠라 브랜드 인수를 위해 금융권에서 3억달러를 빌렸다. 오는 6월 말까지 2억달러를 갚고, 내년에 나머지 1억달러를 모두 갚을 방침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중남미 맞수’ 에너지회담 신경전

    같은 좌파이지만 중남미 세력싸움에서 맞수일 수밖에 없는 두 지도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개최된 제1회 중남미 국가공동체 에너지 정상회담에서 한판 겨루기에 돌입했다.17일까지 베네수엘라 마르가라타 섬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에너지 공동개발과 빈곤추방 등 포괄적 의제들을 다루지만 결국 쟁점은 지난달 미국과 브라질이 합의한 `에탄올 협력´에 모아졌다. 룰라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을 비롯한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상들에게 에탄올 대량 생산계획에 적극 참여를 촉구하고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차베스는 지난 15일 한 방송에 출연, 미국의 석유대체 에너지 계획과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확도 시도를 비난하고 “다음 세기를 위한 중남미 에너지 자급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안이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브라질간 에탄올 협력을 와해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이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에탄올 대량생산 사업에 브라질과 손을 잡고 나선 것은 자국의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내용적 측면도 있지만, 석유 에너지 주 생산국인 베네수엘라의 입지, 그리고 차베스를 선두로 한 중남미 반미 연대고리를 와해시키려는 복심도 있는 게 사실이다. 쿠바나 베네수엘라의 관영 언론들은 최근 들어 “미·브라질 에탄올 협력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란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장은 지난달 “식량인 사탕수수·옥수수를 이용해 에탄올 연료를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은 중남미·카리브 지역에 3억명의 기아인구가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룰라 대통령 입장에선 자국의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에탄올 협력 사업이 절대적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일단 겉으로는 `큰 적(敵)´ 미국을 앞에 두고 브라질에 대한 전면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오히려 16일 정상회담 개막전 룰라 대통령과 함께 양국이 공동 투자한 150억달러짜리 복합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참석, 협력의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장 막후에서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면서, 결과에 따라 중남미 지도자들의 세력 등고선이 새롭게 그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남미 국가공동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베네수엘라 등 남미공동시장 5개국과 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 등 안데스 공동체 4개국, 칠레·가이아나·수리남 등 12개국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주말탐방] 울산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

    [주말탐방] 울산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서쪽 자동차 수출 전용 부두에는 초대형 선박 1∼2척이 매일 정박해 있다. 세계 곳곳으로 수출용 차를 실어 나르는 자동차 운반선,PCTC(pure car and truck carrier)선박이다. 차량 4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2만 5000여평의 울산 자동차 수출 부두 야적장에는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각종 승용차와 트럭을 하루 평균 5800여대 생산한다. 이 가운데 65%인 3770여대가 수출용 차량이다. 매일 2척꼴로 자동차 운반선이 수출용 자동차를 세계 190개 나라로 실어 나른다. 차동차 운반선은 선적량이 500대급(중국 운항 전용)인 소규모 배에서 7200대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력 선박은 4000대급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선박이다. 현대·기아차의 수출차 운송은 자동차 운송 전문 해운회사인 ‘유코 카 캐리어스㈜’에서 전담한다. 운송비용은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 ●타이샨 호는 적재능력 1만 5577t급에 12개층으로 구성 지난 10일 오전 10시, 현대차 울산공장 옆 자동차 수출 부두를 찾았다. 부두에는 베르나 승용차 기준으로 3500대를 실을 수 있는 노르웨이 선적 타이샨(TAI SHAN)호를 비롯해 자동차 운반선 2척이 접안해 한창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 자동차 수출부두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자동차 선적작업을 한다. 하루종일 선적작업을 하면 최대 5000대쯤 실을 수 있다고 한다. 세관으로부터 출입 허가를 받고 승선해도 좋다는 선장의 허락을 받은 뒤 타이샨호에 올랐다. 유코 울산사무소 고상환 상무는 “수출자동차 운반선은 해외를 오가는 외항선이기 때문에 외부방문객에게 함부로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이샨 호는 1986년 일본에서 건조된 적재능력 1만 5577t급 자동차 운반선이다. 전장이 190.5m, 높이 46.22m, 폭 32.26m 규모다. 자동차를 싣는 선적 공간은 12개층으로 나눠져 있다. 선적작업이 시작되면 배 뒤쪽에서 부두와 연결한 출입로를 통해 차량이 쉴새 없이 배 안으로 들어간다. 배 안으로 옮겨진 차량은 1층부터 12층까지 층마다 마련돼 있는 넓은 주차공간을 빼곡하게 채운다. 옆차와 주먹하나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두고 줄지어 있다. 한대한대 주차가 끝나면 노끈으로 단단하게 선실 바닥에 묶어 고정시킨다. 이렇게 하면 항해중에 배가 흔들려도 문제가 없다.1층 선적장에는 현대중공업에서 생산된 대형 포클레인을 비롯해 버스·트럭 등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 운반선의 선적실 내부 구조는 대형 주차빌딩 건물의 내부 구조와 비슷하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층층이 연결된 통로를 중심으로 차를 최대한 많이 세울 수 있도록 공간배치가 돼 있다. 승용차만 싣는 층은 층과 층사이 높이가 1.65m로 낮아 허리를 숙이고 다녀야 한다. 승용차·버스·트럭 등을 함께 싣는 층은 높이가 2∼4m로 높다. 12층은 절반씩 나누어 뒤쪽은 차량을 싣는 화물실이고, 앞쪽은 23명의 승무원들이 먹고 자는 공간인 객실과 식당, 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다. 엘리베이터가 12층까지 운행한다. 타이샨에 탑승하고 있는 승무원은 인도인 선장을 비롯해 모두 외국인이다. 유코 관계자는 “자동차 운반선에 승선하고 있는 승무원은 대부분이 외국인이며 우리나라 승무원은 한두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박 맨 꼭대기 앞쪽에는 10평쯤 되는 운항실이 있다. 운항실은 배 아래에서 높이가 46m쯤 되는 선박의 가장 윗부분에 있어 사방이 트여 멀리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운항실에는 3명의 항해사가 4시간씩 돌아가면서 24시간 근무를 한다. 안전운항에 필요한 각종 첨단 운항장비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운항하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나라로부터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항해를 한다. ●돌아올 때는 빈 배 타이샨 호는 울산에서 차량 선적을 마친 뒤 같은날 오후 3시쯤 지중해 노선을 향해 출항했다.18노트 속도로 항해를 해 50일쯤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자동차 운반선은 연료로 중유를 쓴다. 배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타이샨 호는 운항중에 하루 40∼50t의 연료를 사용한다. 현재 t당 중유가격은 우리나라는 360달러, 미국·유럽은 300달러쯤 한다. 우리나라 가격으로 계산하면 하루 연료비로 1만 4400∼1만 8000달러가 드는 셈이다. 우리나라 기름값이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유럽이나 미국까지 도착하고 약간 남을 정도의 연료를 채워서 떠난 뒤 현지에서 가득 채우고 돌아온다고 한다. 수출차를 싣고 해외로 나간 운반선은 항로마다 정해진 각국 부두를 경유하며 차량을 내려준다. 돌아올 때는 대부분 빈 배다. 유럽노선을 돌아오는 배는 일본이나 우리나라, 중국에서 수입하는 BMW·벤츠·폴크스바겐 등 유럽산 자동차를 싣고 올 때도 더러 있지만 물량은 많지 않다고 한다. 조선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은 항해중에 대형 태풍이나 허리케인 등의 중심부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기상상태가 웬만큼 나빠도 항해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다위 배 안에 있는 것이 육상에 있는 것 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출하는 자동차는 각 지역 생산공장에서 가까이 있는 부두에서 선적한다. 현재 운항하고 있는 자동차 운반선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선박은 7200대 급으로 길이 230여m, 폭 33여m에 이른다. 이 보다 큰 8000대급(수주금액 8500만달러선)이 건조중에 있다. 자동차 운반선은 우리나라 여러 조선소에서도 건조를 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수출 자동차 선적은 부두에서 이루어지는 선적·하역 작업은 항만운송사업법 등에 따라 항운노조가 담당한다. 자동차를 배에 싣는 선적 작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자동차 수출부두에서는 항운노조 소속 근로자 200여명이 자동차 선적 작업을 한다. 교대로 매일 130여명이 출근해 이가운데 절반은 차를 운전해 배에 싣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배 안에서 선적된 차량을 묶는 일을 한다. 전체 근로자들이 운전과 묶는 작업을 일정기간 번갈아 가며 한다. 수출 자동차 선적작업은 토·일요일도 쉬지 않고 진행한다. 설과 추석, 공휴일,1월1일, 노동절 등 1년에 5일을 제외하고는 일년내내 선적 작업이 이뤄진다. 운반선에 차를 이동시키고 내린 운전 근로자들은 뒤따라온 승합차를 타고 다시 부두로 돌아가 차를 운전해 배에 선적하는 작업을 되풀이한다. 운반선과 부두까지는 수백m 거리지만 신속한 선적작업을 하기 위해 승합차를 타고 이동한다. 선적작업이 시작되면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운반선 안으로 들어간다. 부두에서 운반선안으로 차를 몰고가 정해진 곳에 주차를 하는 근로자들의 솜씨는 날쌔면서 빈틈이 없다. 하루 수천대씩 차량이 부두야적장에서 운반선으로 빠져나가지만 부두 야적장은 항상 차량이 가득 차 있다. 야적장에 있던 차량이 운반선으로 선적되면 곧바로 공장안 야적장에 있던 수출용 차량이 야적장 빈자리로 이동한다. 공장안 야적장에 있는 수출용 차량을 근처 수출부두까지 옮기는 작업은 현대차 근로자들이 맡는다. 울산공장 자동차 수출 부두가 한동안 텅텅 비어 있을 때도 있다. 파업 등으로 차량생산이 제대로 되지않아 수출용 차량의 재고가 바닥이 났을 때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7200대급등 90여척 보유 매일 평균 2척 ‘해외로’ 현대·기아차의 수출용 자동차 운송을 전담하고 있는 유코 카 캐리어스㈜는 현대상선이 그 전신이다. 현대상선안에 있던 자동차 운송사업부문을 떼내 2002년 설립됐다. 노르웨이 해운회사인 빌헬름센과 스웨덴 해운회사 발레니우스가 각 40%, 현대·기아차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동차 해상운송 전문 해운회사이다. 현재 운항중인 자동차 운반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7200대급을 비롯해 90여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다. 중·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을 운항하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수출용 차량을 운반한다. 유코 고상환 상무는 “매일 평균 2척꼴로 유코의 자동차 운반선이 우리나라에서 차를 싣고 해외로 떠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노선을 갔다오는 데는 80일이, 북유럽 노선은 70여일이 걸린다. 아프리카 지역은 한달에 한번꼴로 유코 자동차 운반선이 현대·기아차 수출용 차를 싣고 나간다. 유코측은 “자동차 해상운송 수요가 늘고 있어 운반선 규모와 보유 대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씨줄날줄] 은퇴이민/함혜리 논설위원

    1902년 12월22일 조선인 121명으로 구성된 이민단이 제물포항(인천)을 떠났다. 일본 고베에 도착해 신체검사를 받은 결과 20명이 탈락하고,101명이 12월29일에 미국 상선 갤릭호를 타고 하와이로 출발했다.1903년 1월12일 자정, 고국을 떠난 지 3주 만에 도착한 곳은 하와이 오아후섬 호놀룰루. 우리나라의 첫 해외이민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민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으나 이민이란 왠지 ‘이역만리에 고생하러 가는 것’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런데 요즘 이민의 풍속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은퇴이민’의 영향이다. 이왕이면 삶의 질을 높여 은퇴 이후를 여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동남아 은퇴이민이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일본과 미국은 은퇴이민이 이미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일본의 경우 연금생활 부부의 월 평균 지출액은 25만 7000엔.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노후생활을 하려면 37만 9000엔이 든다. 그러나 40년간 국민연금을 불입한 부부가 받는 연금은 월 평균 13만 2000엔에 불과하다. 때문에 물가가 싼 필리핀이나 콜롬비아 등으로 나가는 은퇴이민 행렬이 줄을 잇는다. 미국의 은퇴자들은 기후 좋고, 물가가 싼 남미를 선호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통계에 따르면 2003년 한해 동안 남미로 떠난 미국 은퇴자들은 3만명에 이른다. 우리의 경우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지역 국가가 인기인데 생활비가 저렴하고, 날씨가 따뜻하며,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은퇴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그곳에 붙박이로 살려는 것이 아니라 일년 중 절반은 동남아에서 살고, 나머지 절반은 기후가 좋을 때 한국에 와서 가족과 친지를 만나며 즐기겠다는 심산이다. 이른바 ‘철새 이민’이다. 심신이 안락하고 외롭지도 않은 노후가 될 듯하다. 경제적으로 여유도 생기고, 교통수단이 발달했기에 모두가 가능한 일들이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 허리도 못펴고 담배 한대 피울 시간도 없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하와이 이민 1세대들이 들으면 무척이나 부러워할 일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국 전기역사 120년] (하) 한국을 넘어 세계로

    [한국 전기역사 120년] (하) 한국을 넘어 세계로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이 도약대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수년 전부터 ‘글로벌 한전’을 표방하며 해외 전력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2020년까지 글로벌 한전을 완성하겠다는 다부진 목표를 세웠다. 실천 프로그램은 ‘한국형 진출 전략’이다. 밑바탕에는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한전의 뛰어난 기술로 전력을 공급하고, 자원을 확보하는 양날개 전략이 주요 내용이다. ●‘2020년 글로벌 한전’이 목표 이원걸 사장은 10일 “세계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한전의 해외 진출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국내 전력수요의 성장세 둔화가 직접적 요인이었다. 시장 개방에 따라 판매경쟁도 심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국내에 머물 경우 ‘희망이 없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현재 필리핀, 중국, 레바논, 우크라이나 등 8개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규모는 1700억원 정도. 지난해 한전의 전체 매출액이 26조 9700억원임을 감안하면 1%도 안 된다. 현재까지는 몸을 푸는 ‘워밍업’ 상태지만 앞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국제시장에서의 높은 브랜드 가치가 이를 가능케 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사장은 “자원개발과 전력설비, 인프라 건설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패키지딜(Package Deal) 방식을 통해 2015년에는 3조 800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오겠다.”고 희망을 쏘아올렸다.2015년 매출 예상액을 45조원으로 봤을 때 해외매출 비중은 8.4%다. 현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해외사업도 다각화된다. 발전(화력) 중심에서 발전(화력+원자력), 송·변전, 통신, 자원개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준호 전 사장은 “중국에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게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업지역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발전은 현재 필리핀 중심이다. 이를 동남아, 중동, 중국, 남미, 동유럽 등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미얀마, 리비아에서 이뤄지는 송·배전은 동남아, 중동,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에너지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 한전은 지속성장을 견인할 고부가가치의 신성장동력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수소경제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여전히 높으로 것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다. 준비하지 않으면 글로벌 한전 ‘지속’은 기약할 수 없다.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 기술 및 청정 발전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불가피하다. 이 사장이 신재생 에너지 기술과 수소저장 기술 등 미래 첨단기술의 선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수소, 연료전지, 태양광 등 신에너지 기술에 기반한 신에너지 시장이 거대한 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이 사장은 “청정개발체계(CDM)사업은 의미가 큰 사업인 만큼 투자확대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한·미 FTA시대] “스크린쿼터보다 시장원리로 투자”

    “어떤 분들에게는 문화산업 분야의 FTA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것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관광부는 권리자의 권익보호와 이용자 편익 증진을 고려해 FTA 이후 법개정에 나설 계획입니다.” 한·미FTA와 관련, 문화분야의 최일선에 선 조창희 문화관광부 문화산업국장은 한·미 FTA가 장기적으로 우리 문화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것이라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번 협상체결로 문화적 다양성과 문화정체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조 국장은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실제 개방은 최소화하고 제도적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은 두루 수용하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스크린쿼터가 ‘현행 유보’로 결정되면서 앞으로 국내 영화 의무상영일수(73일)를 늘릴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조 국장은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 결정은 스크린쿼터보다는 영화 콘텐츠의 매력도, 영화산업 경기전망 및 수익성 분석 등 시장원리로 이루어진다.”며 “문화부가 주관하고 제작자, 투자자, 극장업계가 참여하는 ‘영화산업 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합리적 수익배분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70년으로 연장된 한·미간 저작권 보호기간이 미 디즈니 사의 로비 때문 아니냐는 일부 비난에 대해 조 국장은 “저작권 보호는 양국 상호주의에 입각해 운영되는 것으로 중국과 일본 등 보호기간을 50년으로 정하고 있는 나라는 여전히 우리와 50년의 보호기간을 적용하게 된다.”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와 주요 남미국가 등 70여개국이 이미 저작권 보호기간을 70년으로 인정하는 만큼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세계적 추세”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 국장은 “저작권이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공익목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도 필요한만큼 예외규정을 통해 이용자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프랑스인 2명 아마존 정글 생존기 화제

    |파리 이종수특파원|“7주 동안 먹은 거라고는 거북이 2마리, 거미·딱정벌레 등 곤충, 강물뿐이었습니다.” 남미 프랑스령 가이아나의 아마존 정글을 도보여행하다 실종됐던 프랑스인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구조된 뒤 곧바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고, 그 뒤 참혹한 생존기를 들려줬다. 주인공은 34세 동갑내기 단짝 친구인 루아크 필루아와 귈렘 나이랄. 현지 구조대에 발견된 이들은 탈진·탈수 상태였다. 대학생 시절부터 도보여행을 즐겼던 이들은 지난 2월 아마존 정글 여행에 나섰다. 실종된 것은 2월14일. 가이아나 중심 아프루아그 강가의 그란드 카노리 계곡에서 솔 마을을 향해 출발하면서였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도 없이 달랑 지도와 나침반만 갖고 있던 이들은 숲의 높이가 40m나 되는 울창한 밀림에서 방향을 잃었다.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과 군인 40여명은 6주일 동안 이들을 수색했다. 헬기까지 동원한 수색작업은 쉽지 않았다. 결국 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3월26일 수색작업을 포기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오전 필루아가 탈진 상태에 솔 마을에 나타나 경찰에게 “나이랄은 여기서 남쪽으로 6시간 거리에 있다.”고 말한 뒤 쓰러졌다. 구조대는 헬기를 동원해 나이랄을 찾아냈다. 두 사람은 나뭇잎과 가지로 임시 피난처를 만들어 3주를 버텼다. 그러던 중 헬기 소리를 듣고 불을 지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려 했으나 헬기는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은 하루에 몇 시간씩 마을을 찾아 걷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늪과 굴곡 많은 정글을 헤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이랄의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걷기마저 힘들어졌다. 비행기 소리를 들은 필루아는 마을이 멀지 않은 것으로 판단, 혼자 길을 찾으러 나서 몇 시간을 헤맨 끝에 극적으로 솔 마을에 도착했다. 갖고 온 식량이 바닥이 난 상태에서 이들은 거북이 2마리, 털많은 거미·딱정벌레 등 곤충, 개구리, 야자수 씨앗, 강물 등으로 목숨을 연명했다고 했다. 나이랄의 동생 질은 “파리를 떠날 당시 75㎏이었던 형의 몸무게가 20㎏이나 빠져 처음엔 못 알아봤다.”며 “거미를 날로 먹어 독이 오르는 바람에 감각이 마비돼 목소리도 변했다.”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애니메이션영화 120여편 봇물

    애니메이션영화 120여편 봇물

    평소 보기 힘들었던 국·내외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이 잇따라 열린다. 제3세계 애니메이션과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들의 단편 작품등 120여편이 4월 한달간 쏟아진다. 모두 해외 유수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내공이 탄탄한 작품들이다. 볼 영화가 없다고 투덜거리며 극장가를 서성이는 당신, 기발하고 풋풋한 감성으로 빚은 무한 상상력의 세계로 빠져보시길. ●모든 대륙의 애니메이션 망라 월례 애니메이션 영화제를 열고 있는 애니충격전이 이번엔 남미, 중동, 동남아 등 제3세계의 우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세계 10대 애니메이션 영화제 수상작 초청전’을 마련했다. 세계 4대 영화제(안시-프랑스, 오타와-캐나다, 히로시마-일본, 자그레브-크로아티아) 외에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타이완, 아니마문디, 테헤란, 브래드퍼드 등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제를 소개하고 그 수상작들을 선보이기 위한 취지다. 9∼13일과 23∼27일로 나누어 총 10일간 펼치는 이번 영화제에서 무려 100편이 쏟아진다. 1차에서는 남미, 중동, 동남아, 오세아니아 지역의 애니메이션 영화제 수상작 50여편,2차에서는 북미·유럽지역 작품 50여편이 선을 보인다. 눈여겨볼 작품으로는 브라질의 ‘화성여행’, 이란의 ‘셜록홈스와 왓슨’, 타이완의 ‘더 맨 오브 아우어’, 호주의 ‘후 아이 엠 왓 아이 원트’가 있다. 두차례 모두 서울 명동 중앙시네마 5관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성인 4000원·중고생 3000원이다.(02)773-4308.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본다 길게는 10여분, 짧게는 5분을 넘지 않는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내포한 ‘촌철살인’의 기지를 보는 맛이 쏠쏠하다. 수묵화 그림체에 경쾌한 가야금 연주를 곁들여 여중생의 비오는 날 하굣길을 즐겁게 묘사한 ‘비오는 날의 산책’. 지하철에서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던 사람들끼리 결국 총을 겨누게 되는 상황을 하드보일드하게 그린 ‘타인의 시선’. 가시 때문에 서로를 안을 수 없는 선인장 부녀의 사랑을 코끝 찡하게 표현한 ‘허브’. 기존 이야기를 뒤집어 웃음을 자아낸 ‘아낌없이 치고받는 나무’, 이종격투기 선수의 냉혹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13라운드’ 등. 이 작품들을 올해 4회째 맞는 ‘CGV 한국단편애니메이션 영화제 2007’에서 만날 수 있다. ‘CGV섹션’과 ‘마니아 섹션’으로 나눠 기존의 단편 영화감독의 영화에서부터 대학생들의 졸업작품까지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21편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빼꼼의 머그잔 여행’으로 호평을 받은 임아론 감독의 단편 작품도 볼 수 있다.12∼18일 CGV강남·상암 두곳에서 개최되며 입장권 가격은 섹션별 일괄 3000원이다.CGV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또 19∼25일 CGV서면과 CGV인천에서 순회 상영할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LG 휴대전화 세계를 품다

    LG 휴대전화 세계를 품다

    LG전자 ‘초콜릿폰’이 ‘텐 밀리언(1000만대) 셀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까만 몸체에 빨간 키패드, 단순한 디자인으로 1년 이상 국내외에서 숨가쁘게 인기 가도를 달려온 결과다. 은빛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샤인폰’은 유럽 출시 4주 만에 20만대 이상 팔렸고 ‘프라다폰’은 CNN, 뉴스위크 등 세계 유수 언론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CNN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 극찬 LG전자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프리미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동안의 이미지를 떨쳐내고 차원 높은 입지를 다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LG전자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은 변화의 동력을 이렇게 요약한다.“고객과 동떨어진 ‘세계 최초’ ‘세계 최고’ 등의 홍보성 기술경쟁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고가에서 중저가까지 고객에게 맞춤옷처럼 차별화된 가치를 주는 것만이 최선의 사업 전략이다.”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대신 소비자의 입장에 선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최근 몇년간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폰카메라 화소(素) 경쟁이 치열했다.100만,200만,300만화소에 이어 500만화소 제품까지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 모듈뿐 아니라 메모리 용량까지 커졌고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기능에 돈을 지불해야 했다.200만화소가 폰카메라의 대세로 굳어진 지금에 와서 보면 소비자 편익보다는 기업간 과당경쟁이 주된 이유였던 셈. 슬림화 경쟁도 마찬가지다. 두께 10㎜짜리에 이어 7∼8㎜ 제품까지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평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G전자는 과감하게 이런 경쟁구도에서 벗어나기로 했다.“공급자 중심 사고에서 탈피해 고객 중심 사고로 전환하라.”는 구본무 회장의 강조점이기도 했다. ●초콜릿폰 ‘텐 밀리언셀러´ 눈앞 첫 작품으로 나온 것이 초콜릿폰. 국내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5월 세계시장에 출시돼 지금까지 80여개국에서 960여만대가 팔렸다. 곧 LG의 첫 1000만대 판매 휴대전화로 이름을 올린다. 지난 2월 초 유럽시장에 진출한 샤인폰은 4주 만에 20만대 이상이 팔렸다. 초콜릿폰의 유럽시장 첫 4주 판매량(16만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영국에서는 출시 보름 만에 하루 개통 2000대를 넘어서면서 현지 최대 휴대전화 유통업체 ‘폰즈포유’의 최고 인기제품이 됐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손잡고 개발한 프라다폰은 지난달 말 해외시장 출시와 동시에 명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KU250 모델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연합 GSMA의 3세대 휴대전화 공동구매 프로젝트에서 노키아 등을 제치고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서만 올해 1000만대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 이동통신업체 ‘페르소날’을 통해 중남미에 3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열기도 했다. ●올 7800만대 판매 목표 LG전자는 이런 성과들을 모아 올해 휴대전화 판매목표를 7800만대로 잡았다.LG 관계자는 “최근 휴대전화의 약진은 그룹 경영모토인 ‘고객가치 경영’ 노력이 결실을 맺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따바레즈의 드리블을 주목하라

    황사에도 불구하고 K-리그의 현장은 뜨겁다. 성남과 울산, 서울, 수원 등 강호들의 초반 기선 잡기도 팽팽하다.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도 이제는 국가대표팀 경기만큼이나 달아올랐다. 특히 포항은 현대를 누르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어 판세를 흥미롭게 바꿔 놓았다. 공격의 중심에는 브라질 출신의 따바레즈가 있다. 지난 1일 전북전에서 따바레즈는 하프라인부터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이더니 동료 선수들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배달,2-1 승리를 견인했다. 지구상의 모든 축구 선수들은 드리블을 한다. 그러나 브라질 선수들만큼 능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는 나라는 없다. 어렸을 적에는 누구나 공을 툭툭 차며 운동장으로 나갔고, 친구들을 골려 주는 재미로 몰고 다녔다. 그중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인 꼬마들이 오늘의 프로 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드리블은 축구의 시작과 끝이다. 잠시 기억을 떠올려 봐도 1986년 멕시코월드컵 당시 잉글랜드 수비수들을 거푸 제치고 달리던 마라도나,98년 프랑스월드컵 때 경기장 절반을 혼자서 질주하며 통렬한 골을 터트린 마이클 오언 그리고 언제나 서너 명의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지푸라기처럼 쓰러지게 만드는 호나우두 등이 드리블의 귀재들이다. 박지성의 동료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르셀로나의 호나우지뉴도 빼놓을 수 없다. 냉정하게 보면 드리블은 패스와 슛이라는 목표로 향하는 과정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건 속도와 속임수인데 과거의 차범근처럼 바람처럼 달려가거나 요즘의 이영표처럼 헛다리를 흔들어 속이는 것만으로도 드리블은 성공한 것이다.하지만 역시 최고의 수준은 속도와 속임수가 결합된 것이다. 예컨대 브라질의 호나우두는 놀라운 속도로 질주할 뿐만 아니라 그 속도를 온전히 살리면서 패스와 슛을 성공시킨다. 또 드리블이 패스와 성공으로 이어지는 요소는 ‘타이밍’이다. 가장 효과적인 순간에 가장 절묘하고 예리한 패스로 슛 기회를 잡는 드리블이야말로 공격수가 취해야 할 최고 덕목이다. 지금 K-리그에서는 포항의 따바레즈가 속도와 속임수, 그리고 타이밍까지 갖추고 있다. 그동안 남미 선수들이 능란한 기교에도 불구하고 개인 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도 바로 ‘타이밍’ 감각이었다. 지금도 감독들은 이것을 놓친 채 고립되는 남미 선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반의 흥행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요즘 포항의 따바레즈 선수를 한번쯤 주목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능란한 기교, 빠른 속도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까지 두루 갖춘 따바레즈로 인해 포항의 공격이 내실을 더해가고 있다. 어디 그 혼자뿐이랴. 축구가 주는 아름다운 흐름들이 용병들로 인해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기를 기대한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한·미 정상회담 6월 개최 검토

    한·미 양국이 이르면 오는 6월 정상회담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미·중간의 방코델타아시아(BDA)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6자회담을 재개한 뒤 늦어도 다음달 초순쯤 6자 외무장관 회담도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6자 외무장관 회담 성사 이후 가급적 상반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북핵 2·13 합의 이행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를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는 7월 초 과테말라 IOC총회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때 노 대통령이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데 6월쯤 미국을 먼저 들렀다가 남미로 가는 방안이 모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병세 청와대 안보수석이 지난 1일 출국해 7박8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윤 수석은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과 만나 북핵문제와 한·미관계 전반의 문제와 올 상반기를 목표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방미했을 때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공유했던 기조가 그대로 살아 있다.”면서도 “한·미 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개최할 수 있으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일각의 한·미 양국 정상의 ‘FTA 서명식’ 추진설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이 한·미 FTA 협정에 서명할 이유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구혜영 김미경기자 koohy@seoul.co.kr
  • 해외건설 ‘신바람’

    올해 1·4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절반을 훨씬 넘은 92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건설 확대를 위한 해외건설펀드도 나온다. 박상규 건설교통부 건설선진화본부장은 3일 브리핑에서 “올 1분기 수주 실적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0%가량 늘어난 91억 5300만달러”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추세라면 해외건설 수주액이 2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의 165억달러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을 지역별로 보면 고유가에 힘입은 오일달러가 넘치는 중동지역에서 전체의 57%인 51억 8200만달러를 수주했다. 경제가 활황세인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는 22억 4700만달러였다.해외건설 수주는 중남미·유럽·아프리카 등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두산중공업이 23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현대중공업(20억달러), 삼성중공업(7억 8000만달러),GS건설(7억 5000만달러)의 순이었다. 건교부는 또 해외건설에서 투자개발형 사업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연내 1∼2개의 해외건설 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다. 펀드 규모는 각각 1억달러선으로 알려졌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세계 200여개 국가 FTA 체결…경제블록화 추세 속 대세될 듯

    세계 200여개 국가 FTA 체결…경제블록화 추세 속 대세될 듯

    2000년 이후 전 세계에 FTA열풍이 불고 있다.FTA란 특정 국가 간의 배타적 무역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것으로 가장 느슨한 지역무역협정이다. 한·미 FTA지원단에 따르면 현재 FTA를 체결한 국가 수는 200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경제블록화 FTA FTA로 지역경제 블록을 형성한 형태로서 회원국간의 관세철폐를 중심으로 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회원국간의 자유무역을 하면서 회원국이 아닌 나라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동맹 형태의 남미공동시장(MERCOSUR)이 있다. 여기에 생산요소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공동시장 형태의 아세안(ASEAN)과, 단일통화·공동의회 설치 등의 등 정치·경제적 통합체인 유럽연합(EU)도 나타났다. 이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오만·바레인·카타르 등이 만든 걸프협력이사회(GCC),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랜드·리히텐슈타인 등 국가의 지역연합인 에프타(EFTA), 아프리카 카리브 태평양 제국 연합인 ACP 등이 있다. ●FTA 현황 지역간 무역협정은 2006년 아시아 지역과 미주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이 기간에 미주 지역 6건, 아시아 지역은 5건의 협상이 타결됐다. 현재 진행되는 협상도 아시아 지역은 무려 32건으로 FTA에 적극적이다.2005년 아시아 지역은 FTA를 13건 타결시켜 가장 활발했고, 미주는 7건, 유럽이 2건 타결됐다. 2006년 말 현재 세계 주요국의 국가별 타결국 수를 보면 칠레가 54개국으로 가장 많고,EFTA가 45개국, 멕시코 44개국,EU 43개국 순이다. 타결 건수(이미 경제블록화된 지역은 1건으로 취급)는 EU가 21건으로 가장 많고, 칠레 20건,EFTA 17건, 멕시코와 미국이 각각 13건이다. 한국의 타결 건수는 4건에 14개국이고, 중국은 5건에 14개국, 일본은 8건에 8개국이다. ●FTA 왜 확대되나 자유무역주의라는 이름으로 특정권역을 경제적으로 블록화하는 것은 세계화와 함께 국제경제의 뚜렷한 조류다. 국제무역기구(WTO)의 출범 이후 더욱 확대됐다.47년 간의 제네바관세협정(GATT)체제 하에서 지역경제 협정은 127건이었다. 그러나 1995년 WTO체제 출범 이후 9년 만에 176건의 지역무역협정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무역자유화를 위한 다자간 협상이었던 도하개발어젠다(DDA)처럼 다자간 협상은 각국의 입장들이 판이하게 달라 의견의 조율이 어렵지만,FTA와 같은 양자간 협상은 이견을 좁히기 쉽기 때문에 타결이 손쉽다.”면서 “앞으로도 FTA협상은 세계경제가 블록화되는 흐름 속에서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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