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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예년보다 일찍 크리스마스시즌이 공식 선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1급 호텔 험볼트에서 2019년 크리스마스시즌을 공식 개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온한 국가(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 우리 국민들에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행복과 평화를 빼앗아갈 없을 것"이라고 크리스마스 인사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우 아름다운 한 해였던 2019년을 잊지 말자"며 "이제 맞게 될 2020년은 번영과 발전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이른 새해인사를 나눴다. 국영방송을 통해 베네수엘라 전국으로 중계된 행사는 아직은 어울리지 않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대통령의 뒤로는 마리아와 요셉, 예수의 모형이 설치됐고, 아빌라 산에 설치된 대형 십자가엔 환한 불이 켜졌다. 아빌라 산의 대형 십자가는 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십자가는 매년 12월1일 점등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일정이 1개월이나 앞당겨 불을 밝히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벌써부터 띄우는 축제 분위기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파블로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이제 막 11월 시작인데 아빌라 십자가가 켜지니 이상하다.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2달이나 남았는데"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네티즌 호세피나는 "아직 학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라고? 그럼 방학도 일찍 시작하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부가 무리하게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서두른 건 암울한 국가현실을 감추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 치안불안 등 어두운 현실을 감추기 위해 마두로 정부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려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1달이나 앞당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빌라 산에 설치된 십자가의 점등을 서두른 것도 전력난을 은폐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산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가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94%는 일상적인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봉쇄 등) 대외적 요인으로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대통령 탄 헬기가 빙글빙글…볼리비아 공군헬기 아찔 임시착륙

    대통령 탄 헬기가 빙글빙글…볼리비아 공군헬기 아찔 임시착륙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결함으로 임시 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볼리비아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했다. 볼리비아 공군은 "매뉴얼에 따라 즉각 조사위원회를 구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해 확인되는대로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12시48분 라파스주 콜로키리에서 발생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헬기는 이륙한 지 10여 초 만에 바닥에 내려앉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콜로키리에서 열린 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뒤 이웃 도시 오루로로 이동하려던 참이었다. 주민들이 핸드폰으로 촬영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한 영상을 보면 헬기는 임시 착륙하는 과정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빙글빙글 회전한다. 주변에선 비명이 들려온다. 사고를 목격한 한 주민은 "주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대통령이 오른 뒤 이륙한 헬기가 높이 날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탑승한 뒤 바로 이륙한 헬기가 지면으로부터 약 15m 지점에서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사고 후 현장으로 달려간 주민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헬기의 꼬리 부분이 꺾여 있다. 일각에선 헬기가 이륙하면서 주변에 있던 철제 구조물과 충돌했다는 증언이 있지만 공군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여당에선 헬기사고로 위장한 대통령 암살미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고 몰디스 전 내무장관은 "1981년 파나마에서도 똑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이번 사건은 테러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실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볼리비아에선 반정부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타크루스주 등지에서 반정부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야당 지도자 우고 몰디스는 "4일 24시까지 시간을 주겠다"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사고로 임시 착륙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12월 볼리비아 남부 수크레에서 이륙한 대통령전용기가 비행 중 기술적 결함을 일으켜 중부 코차밤바 공항에 임시 착륙한 바 있다. 올해 6월엔 대통령전용기 고장으로 모랄레스 대통령의 유엔 방문이 지연된 바 있다. 사진=아브느베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매년 평균 36일은 휴가…아르헨 대통령은 휴식 중독?

    [여기는 남미] 매년 평균 36일은 휴가…아르헨 대통령은 휴식 중독?

    휴가와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또 주말여행을 떠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가족들과 함께 지방 코르도바에 있는 차파드말랄 리조트로 내려갔다. 마크리 대통령은 여기에서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4일 대통령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대통령에게도 휴식은 필요하겠지만 마크리 대통령은 지나치게 휴가와 여행을 즐긴다는 비판이 따른다. 2015년 12월10일 취임한 마크리 대통령은 4년간 모두 144일을 휴가로 보냈다. 매년 1개월 이상, 평균 36일 휴가를 내고 여행을 즐긴 셈이다. 이번 여행을 합치면 휴가기간은 146일로 늘어난다. 특히 해마다 연초엔 무조건 장기휴가를 내는 게 그의 특징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2019년도 첫 날이 밝으면서 가족들과 아르헨티나의 유명 휴양지 비야라앙고스투라로 휴가를 떠났다. 36일간 집무실을 비운 그는 2월에야 국정에 복귀했다. 그나마 올해는 휴가와 여행의 유혹을 잘 참아낸 해였다. 마크리 대통령의 휴가는 이번이 올해 들어 고작(?) 두 번째다. 연초에 36일 휴가를 낸 후 지금까지 휴식 없이 달려온 셈이다. 아르헨티나에선 지난달 27일 대통령선거가 실시됐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마크리 대통령이 휴가를 내지 않은 게 아니라 가지 못한 것"이라는 조롱 섞인 관측이 나온다. 뒤늦게 열심히 했지만 마크리 대통령은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인 페론당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패배, 정권교체를 허용했다. 중남미 국가를 통틀어 연임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대통령은 마크리 대통령이 사상 처음이다. 스스로 연임을 포기하고 선거에 나가지 않은 대통령은 있었지만 출마했다가 선거에 지는 바람에 연임을 하지 못한 대통령은 마크리 대통령이 최초다. 현지 언론은 "휴가와 여행까지 포기하고 선거에 올인한 마크리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 1주일 만에 다시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워낙 휴가를 자주 내고 여행을 즐기다 보니 마크리 대통령에겐 '해변의자 조련사'라는 황당한 별명이 붙었다. 마치 의자를 조련하겠다는 듯 해변의자를 들고 여기저기 좋은 바닷가만 찾아다니는 마크리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박주미, 부친상..부친 31일 별세 “슬픔에 잠겨”

    박주미, 부친상..부친 31일 별세 “슬픔에 잠겨”

    박주미가 부친상을 당했다. 배우 박주미 부친이 지난 10월 31일 별세했다. 박주미 부친은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상을 당한 박주미는 현재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고 있다. 박주미 부친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 2층 23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1월 3일, 장지는 부여다. 한편 ‘원조 첫사랑’ 박주미는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 ‘신사의 품격’, ‘옥중화’, ‘이리와 안아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과 영화 ‘파괴된 사나이’, ‘덕혜옹주’, ‘출국’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 출연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칠레 APEC 무산에 멕시코 공식방문 취소

    문재인 대통령, 칠레 APEC 무산에 멕시코 공식방문 취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와 연계해 오는 13~14일 예정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멕시코 공식 방문 일정이 취소됐다고 청와대가 1일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칠레 정부의 APEC 정상회의 개최 취소로 APEC 정상회의 참석과 연계해 예정했던 문 대통령의 멕시코 공식 방문 일정이 부득이하게 취소됐다”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과의 정상 외교 가능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APEC 정상회의 개최국인 칠레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회의 취소를 발표했다. 청와대는 APEC 회의 취소 이후 멕시코 주변국들과의 회담을 추가로 조율하기엔 시간이 촉박하고 멕시코와의 정상회담만을 위해 남미까지 이동하는 것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 대변인은 “일정 변경은 멕시코 정부 측과 협의를 거쳤으며 멕시코 측도 이해를 표명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3~5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소화한 뒤 이달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최악 경제난 베네수엘라 국민, 먹지 못해 강제 다이어트

    [여기는 남미] 최악 경제난 베네수엘라 국민, 먹지 못해 강제 다이어트

    건국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비만이 확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비만치료종합센터가 정보처리 전문기관 데이터날리시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0년과 비교할 때 베네수엘라의 비만 인구는 30% 이상 감소했다. 전체의 인구에서 과체중은 30%에서 25%로, 비만은 24%에서 11%로 각각 줄었다. 병적 비만에 걸린 비율도 전체 인구의 1.74%에서 0.6%로 크게 낮아졌다. 보통 국민보건을 생각하면 비만이 줄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베네수엘라는 사정이 다르다. 경제위기로 불거진 식량난으로 제대로 먹지 못한 국민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비정부기구 '행동하는 국민(C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은 적정량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CA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평균 단백질 75g을 섭취해야 하지만 베네수엘라 국민의 단백질 섭취량은 하루 평균 18g에 불과하다. 결국은 돈이 문제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5개 국립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한 '삶의 조건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94%는 정상적인 식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조사팀에 참여한 영양학자 마리아넬라 에레라는 "지난 5년간 베네수엘라 가정의 식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단조로운 식단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4인 가구가 적절한 영양섭취를 하기 위해선 한 달에 최소한 150달러를 써야 한다. 최저임금이 월 15달러에 불과한 베네수엘라에서 일반인이 감당하기 힘든 돈이다. 제대로 먹지 못한 국민은 바짝 마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성인 중 67%는 지난해 몸무게가 평균 11% 줄었다. 서민층 아이들은 영양실조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서민 가정에서 태어난 2살 미만의 아이들 중 33%는 만성적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다. 먹지 못해 몸무게가 줄어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 같은 현상을 '마두로 다이어트'라고 부른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실책으로 전 국민이 먹지 못해 원하지 않는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고 비꼬는 표현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수업시간 중 교사에 총 겨누고 낄낄 댄 아르헨 학생 논란

    [여기는 남미] 수업시간 중 교사에 총 겨누고 낄낄 댄 아르헨 학생 논란

    아르헨티나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학생이 교사에게 총을 겨누는 동영상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확산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클라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동영상은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엘팔로마르에 있는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촬영된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 교실에선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학생 2명이 칠판에 무언가를 쓰면서 발표를 하고 있고, 교사는 그런 학생들을 열심히 지켜보고 있다. 충격적인 상황은 교사의 뒤에서 벌어진다. 친구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한 학생이 일어나 권총을 빼들고 교사를 정조준한다. 그와 장단을 맞춘 또 다른 학생은 뒤를 돌아보며 활짝 웃어보인다. 동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번져 나가면서 아르헨티나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학교는 부랴부랴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학교 측에 따르면 사건에 참가한 학생은 총을 겨눈 학생을 포함해 4명이다. 모두 17살로 아직 미성년자다. 사건이 발생한 건 겨울방학 전이었다고 한다. 7월 전에 발생한 사건의 동영상이 뒤늦게 유포됐다는 것이다. 남반구에 있는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다.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은 학교조사에서 "장난이었을 뿐이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총을 꺼낸 학생은 "모형이었을 뿐 진짜 권총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 대변인 라파엘 마타소는 "뒤늦게 동영상을 공개한 건 사건에 개입하지 않은 또 다른 학생이었다"면서 "4명 학생은 동영상의 존재를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이 가짜였다는 게 학생의 주장이지만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면서 4명 학생은 현재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학교 측은 내년엔 이들 학생들을 받지 않기로 했다. 4명 모두에게 강제전학 결정이 내려진 셈이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불법 총기는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민간이 정식으로 등록하고 소유하고 있는 총기는 총 161만 정이다. 불법으로 소유하거나 밀거래되고 있는 총기는 160만 정에 이른다. 민간사회에 총기 320만 정이 풀려 있는 셈이다. 총기가 흔하다 보니 학교도 불안하다. 지난 7월 아르헨티나 로마스데사모라의 한 고등학교에선 매일 권총을 갖고 등교하던 학생이 적발돼 무기정학처분을 받았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상위 1%가 富26% 장악… ‘50원’에 폭발한 분노 APEC 취소 번져

    근로자 절반 月66만원으로 생활하는데 1280원 지하철요금 50원 인상에 거리로 “더 일찍 일어나 할증 피해라”“요금 싸다” 장관들의 말실수 ‘100만 시위’ 기름 부어 인상 철회했지만 민심 달래기 쉽지 않아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매제가 된 전국 규모의 반(反)정부 시위가 2주 가까이 이어지며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칠레가 결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30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지구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분노가 국제회의 개최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혼란의 발단은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이었다. 지난 6일 산티아고 지하철 공사는 유가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출퇴근 시간 기준 800페소(약 1280원)에서 830페소(약 1330원)로 약 50원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칠레의 올해 최저임금이 월 30만 1000페소(약 49만 7000원)이고 근로자 절반이 월 40만 페소(약 66만원) 이하로 생활하는 것을 고려하면 수입의 상당분이 교통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요금 50원’ 때문에 칠레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고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칠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와 함께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그동안 쌓이고 쌓인 양극화에 대한 분노가 이번 사태로 폭발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엔 중남미·카리브해경제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는 2017년 기준 상위 1% 부자들이 국가 전체 부의 26.5%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피크타임 할증 요금을 피하려면 더 일찍 일어나라”는 후안 안드레스 폰타이네 경제장관의 발언 등 위정자들의 말실수는 민심을 더욱 폭발시켰다. 시위 초기 학생들이 소규모 시위를 이어 가자 교통장관은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은 싼 수준이며 요금 인상 철회는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상위 1% 기득권의 안이한 발언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양극화라는 칠레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결국 지난 25일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100만명의 시민들이 ‘근본적인 사회 개혁’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역사상 최대 인파에 놀란 피녜라 대통령이 성난 민심을 달래고자 이튿날 지하철 요금 인상을 철회하고 연금과 임금 인상, 의료비 부담 완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28일엔 문제성 발언을 내뱉은 장관들을 포함해 8명에 대한 개각까지 단행했지만 시민들은 불만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칠레 정부가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티아고대학의 역사학 교수 훌리오 핀토는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시위가 개별적인 사례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면 이번엔 모든 사회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치먼드대 정치학 교수 제니퍼 프리블은 “뚜렷한 주체가 없다는 것은 정부가 누구를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지도 불명확하단 의미”라면서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광범위한 단체와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文, 모친상 이후 靑 복귀… 오늘부터 업무, APEC 취소로 중남미 순방 차질 불가피

    文, 모친상 이후 靑 복귀… 오늘부터 업무, APEC 취소로 중남미 순방 차질 불가피

    여권 인사들 장례 미사에 대거 참석 13~14일 멕시코 방문 여부 결정 고민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모친 강한옥(92) 여사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문 대통령 부부와 유족들은 이날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장례미사를 본 뒤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고인을 안장했다. 하늘공원은 1978년 별세한 문 대통령 부친이 안장된 곳이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와 친지, 신도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40분간 거행된 미사는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의 집전으로 치러졌다. ‘가족장’으로 치러져 전날까지 야당 대표를 제외한 정치권 조문을 받지 않았던 터라 미사에는 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정세균·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오거돈 부산시장은 물론 ‘최측근’이지만 조문을 못 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호철 전 청와대 수석 등이 함께했다. 미사가 끝난 뒤 준용씨가 영정을 들고 운구 차량으로 향하자 침통한 얼굴의 문 대통령은 참았던 눈물을 떨구며 손으로 두 번 훔쳤다. 문 대통령은 안장식에서 “어머님께서 이산과 피난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면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로 돌아온 문 대통령은 1일부터 정상근무를 한다. 한편 이달 칠레에서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취소됨에 따라 문 대통령의 13~19일 중남미 순방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멕시코 공식방문(13~14일)이다. 외교 관례상 임박해 취소가 쉽지 않지만, 멕시코만 방문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복귀까지 결정을 미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여기는 남미] ‘영부인→대통령→부통령’ 아르헨 당선자 부패도 역대급

    [여기는 남미] ‘영부인→대통령→부통령’ 아르헨 당선자 부패도 역대급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3대 타이틀을 거머쥔 아르헨티나의 여자 부통령 당선자가 기네스급 기록을 세우게 됐다. 27일(현지시간)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 부통령에 당선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크리스티나는 3대 타이틀 보유자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2003~2007년 대통령으로 재임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부인이다. 남편이 임기를 마칠 때 그는 직접 대권에 도전, 연임까지 하면서 2007~2015년 대통령을 지냈다. 이번에 부통령에 당선되면서 크리스티나는 영부인, 대통령, 부통령을 두루 거치는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의 기록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5년 12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후 크리스티나는 각종 부정부패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검찰이 크리스티나를 기소한 사건은 13건에 이른다. 천연가스 수입과 관련된 뇌물 의혹, 도고관리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비리 의혹 등은 이미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크리스티나는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못하다. 크리스티나의 딸 플로렌시아 키르치네르는 현재 쿠바에서 요양 중이다. 건강이 나쁘다고 한다. 크리스티나는 딸을 보러 갈 때마다 사법부에 사유를 신고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비록 공식적인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크리스티나가 사실상 출국금지를 당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에 발부된 체포영장도 7건에 이른다. 모두 부정부패 의혹과 관련된 사건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다. 하지만 그는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체포를 피해가고 있다.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2년간 자연인으로 지내던 크리스티나는 2017년 아르헨티나 총선에 출마, 당선되면서 상원에 입성했다. 상원의원이 된 그는 불체포 특권을 방패막이 삼아 지금까지 체포영장을 무력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13건 사건에 동시다발적으로 기소되고 7건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이 부통령 자리에 오르는 건 지구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가 이 부문에 역대급 기록을 세우면서 기네스에 등재될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2019 베스트브랜드 대상] 합리적인 가격대에 이색 체험까지

    [2019 베스트브랜드 대상] 합리적인 가격대에 이색 체험까지

    직판 여행사 KRT가 지난 1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패키지여행 브랜드 ‘오직 KRT’를 새롭게 론칭했다. 오직 KRT는 가성비·가심비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존 패키지여행의 장점인 합리적인 가격대에 신규 지역, 이색 체험, 맛집 등 다양한 특징을 적용했다. 유럽, 미주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산 출발 상품도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노옵션으로 즐기는 중남미 완벽일주 6국 17일’, ‘아시아나 비즈니스를 타고 즐기는 발칸 3국 9일’, ‘디너크루즈 포함 시드니·발리 8일’, ‘괌 롯데호텔 4일’ 등이 있다. KRT 관계자는 “오직 KRT 론칭 후 가장 인기가 많은 지역은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하는 대양주 지역”이라며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KRT는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서대문 ‘평생학습 한류’ ♥… 동유럽이 알아봤다

    서대문 ‘평생학습 한류’ ♥… 동유럽이 알아봤다

    서울 서대문구가 ‘평생학습 한류’ 몰이에 나섰다. 이달 초 남미 콜롬비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국제 학습도시 콘퍼런스에서 ‘2019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동유럽 국가를 초청해 구의 우수 평생학습 정책을 알렸다. 서대문구는 지난 2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벨라루스 민스크, 몰도바 키시너우 등 3개 국가 15개 도시의 시장과 부시장, 교육국장, 독일시민대학연합회, 독일 본 시민대학 관계자 등 25명이 구의 평생교육정책을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고 30일 밝혔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직접 발언자로 나서 주민이 모이는 곳에 강사를 파견해 소규모 학습공동체를 지원하는 ‘세로골목 사업’, 일상에서 친근하게 교양 강좌를 접할 수 있게 하는 ‘찜질방 인문학’, 근거리 평생학습망 강화를 위한 ‘동네배움터’, 학습 소외계층을 위한 ‘성인 문해교실’ 등 구의 주요 주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방문자들은 이어서 연세대와 이화여대를 방문해 구와 두 학교가 각각 협력해 운영하는 ‘이화-서대문 여성리더십 아카데미’와 ‘연세-서대문 열린시민대학’의 사례를 견학했다. 앞서 이들은 28일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가 홍은동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독일시민대학연합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2019 국제 평생학습도시 포럼’에 참석했다. 문 구청장은 “한국 평생학습도시의 우수 사례를 해외에 알리고 국제 평생학습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미래 평생교육 정책에 대한 비전을 나누기 위해 이번 포럼과 방문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르헨 정권 교체 수혜자, 브라질 ‘좌파 아이콘’ 룰라

    아르헨 정권 교체 수혜자, 브라질 ‘좌파 아이콘’ 룰라

    아르헨티나가 좌파 정권으로 교체됨에 따라 브라질의 ‘좌파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4) 전 대통령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하기도 전에 첫 외교적 조치로 그의 석방을 주장했다. 뇌물수수·돈세탁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페르난데스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중남미는 형제애와 존중의 관계를 조금씩 되찾을 것”이라며 페르난데스의 대선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지난 7월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을 찾아가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과거 룰라 정부의 기아 퇴치 프로그램인 포미 제루를 본뜬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에는 ‘룰라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브라질 민주주의와 사법제도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조만간 석방돼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그에 대한 심리를 시작한 대법원이 일부 혐의에 대해 원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르헨 대통령 당선자는 돌싱…차기 영부인은 22세 연하

    [여기는 남미] 아르헨 대통령 당선자는 돌싱…차기 영부인은 22세 연하

    미모의 30대 미혼 여성이 차기 아르헨티나 영부인 자리에 오르게 돼 화제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0)의 동거녀 파비올라 야녜스(38)가 영부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27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페르난데스 페론당 후보는 세칭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이혼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선 처음이다. 때문에 그의 당선이 확정되자 영부인 자리가 공석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왔다. 현지 언론은 "사상 처음으로 이혼남이 대통령에 오르게 되면서 영부인 자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관계 당국에 문의를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답답한 언론에 명쾌하게 답을 준 건 익명을 원한 외교관 출신의 고위 공직자였다. 대통령취임식 준비에 참가하게 된다는 그는 의전 관습을 근거로 "당선인의 동거녀가 영부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된다"고 확인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1959년생으로 올해 만 60세다. 그는 1993년 마르셀라 루체티와 결혼, 가정을 꾸렸다. 두 사람 사이엔 외아들이 있다. 결혼생활 12년 만인 2005년 그는 루체티와 이혼했다. 그후 그는 2014년 22살 연하인 지금의 연인 야녜스를 만났다. 3년 전부터는 동거 중이다. 아르헨티나 지방 리오네그로 출신인 야녜스는 다재다능한 재원이다. 아르헨티나의 명문 사립 팔레르모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야녜스는 한때 CNN 스페인어판 기자로 활약하고 라디오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배우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19살 때부터 연극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틈틈이 작품에 참여했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연극작품 '50년 만에... 또 아빠'가 야녜스의 대표적 출연작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야녜스는 어릴 때 13번 전학을 할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야녜스는 최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흙바닥에 테이블을 놓고 사는 집에 들어가본 적도 많다"면서 "(이제는 형편이 폈지만) 가난한 환경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야녜스는 "페르난데스(대통령 당선인)와는 약혼한 사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결혼날짜를 잡지는 않았다고 했다. 당분간은 정식으로 결혼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하지만 그는 "아기는 갖고 싶다"며 "페르난데스와도 이야기를 했지만 당분간 2세는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엘에랄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기혼男도 신부 허용, 연말 교황 결정에 달렸다

    기혼男도 신부 허용, 연말 교황 결정에 달렸다

    시노드 투표 결과 찬성 128표·반대 41표 구속력은 없지만 900년 금기 깨는 사건 “성직자 부족 해소… 교세 확장에도 도움” “전통을 하루아침에 허무는 위험한 편법” 표결은 안 했지만… 여성 부제 인정도 촉각 ‘결혼한 남성에게도 사제 서품 허용?’ 요즘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천주교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세기적인 이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가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허용하는 권고안을 냈기 때문이다. 올 연말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올해 시노드에서 주교 대의원들은 남미 아마존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에 대한 사제 서품 허용 여부를 표결에 부쳐 허용 권고안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채택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128표, 반대 41표였다. 사제 수가 턱없이 부족한 아마존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구성되고 안정적인 가족을 지닌 공동체에 적합하고 존경받는 남성’이란 자격 단서를 달아 사제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이 권고안은 올 연말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종 결정에 따라 효력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노드의 권고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사도적 권고’ 형식을 통해 교황이 결정하고 선포하는 것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천주교계는 교황이 아마존 지역에서 기혼 남성에 대한 사제품 허용을 결정할 경우 900년 만의 가롤릭 전통을 깨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제가 턱없이 부족한 형편에서 어쩔 수 없는 허용’, ‘가톨릭의 전통을 하루아침에 허무는 위험한 편법’ 등 이번 시노드 권고안을 놓고 천주교계에선 보수·진보 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허용 찬성 측은 갈수록 가속화하는 천주교 신자 감소를 해결하고 교세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치켜세운다. 이들은 개신교나 동방정교회, 영국 성공회에서 오래전부터 사제의 결혼과 출산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에 비해 반대 측은 ‘사제 독신’이란 천주교 전통의 전형을 하루아침에 깨는 단초라는 점을 들고 있다. 천주교도 초기엔 사제 결혼에 특별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 중세 들어 종교의 세속화가 논란이 되면서 금욕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에서 독신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천주교계에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허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독신주의를 ‘가톨릭의 축복’이라면서도 이 독신주의가 교리가 아닌 규율과 전통이라는 점을 감안해 바뀔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시노드는 프란치스코교황이 2017년 ‘사제 독신주의’를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요청해 열렸다. 기혼 남성에 대한 사제품과 함께 여성 부제 허용도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이번 시노드에선 가톨릭이 여성에게 더 큰 역할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 사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진 않았다. 대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노드 말미에 “초기 교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며 관련 연구를 지속할 뜻을 비쳤다. 전형적인 입장이 나올 여지가 아직 충분하다는 것이다. 현재 천주교에선 여성 사제는 물론 단 한 명의 여성 부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황이 여성 부제 허용 쪽에 방점을 찍을 경우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안봉환 신부는 “기혼 남성 사제와 여성 부제 인정은 종교적 문제에 국한한 교황 혼자만의 독단적 판단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연말 교황의 결정에 따라 그동안 천주교 안에서 지적돼온 사안들에 대한 성찰과 파급 효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STX엔진, 세계 무대 ‘디젤엔진 종합 전문 메이커’ 자리매김

    STX엔진, 세계 무대 ‘디젤엔진 종합 전문 메이커’ 자리매김

    1976년 엔진 전문생산 업체로 출범한 STX엔진은 1977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육군 전차, 해군 군함, 해양경찰 경비함 같은 ‘방위산업용 엔진’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유조선에 탑재되는 ‘선박용 디젤엔진’과 가스·철도차량 등 ‘산업용 엔진’까지 생산해 왔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남미시장까지 진출하며 명실상부 ‘디젤엔진 종합 전문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MTU사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K9자주포, K10탄약운반차, K55자주포, K56탄약운반차, K77 사격지휘장갑차 엔진을 만들고 해군의 신형 구축함, 고속정, 호위함, 초계함, 지원함, 잠수함과 해양경찰청의 경비함 등에 사용되는 엔진도 생산했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수출, 대우조선해양의 태국 호위함, 현대중공업의 필리핀 호위함 등 해외 수출 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호주군 미래형 장갑차 획득사업(Land 400 Phase 3)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된 ‘한화디펜스 레드벡’ 장갑차의 디젤엔진 공급 업체로 이름을 알린 것이 대표적이다. 또 STX엔진은 2차원 레이더 분야의 설계 및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파탐지 장비도 개발해 군에 공급하고 있다. 전파탐지 장비는 표적의 탐지·식별과 안전 항해를 위한 필수 무기체계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좌파 아르헨·극우 브라질 대립… 둘 중 하나 ‘메르코엑시트’ 위기

    좌파 아르헨·극우 브라질 대립… 둘 중 하나 ‘메르코엑시트’ 위기

    브라질 보우소나루 “최악의 선택” 혹평 EU와 FTA 방해 땐 아르헨 축출 위협도 아르헨 당선자 “부통령과 새 얘기 쓸 것” 前대통령이었던 크리스티나 역할 강조 무디스 “신용 도전” 좌파 포퓰리즘 우려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포퓰리즘인 ‘페론주의’가 회귀함에 따라 정책 선회와 함께 이웃 우파 국가들과의 불화가 우려된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당선자는 28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에서 “우리는 오늘 새 장을 열기 시작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페이지는 잊힐 것”이라며 “크리스티나가 정부에 들어오는 12월 10일 새로운 이야기를 써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직 마크리 대통령과의 노선 차이를 강조한 반면 러닝메이트이자 대표적 페론주의자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당선자는 이날 마크리 대통령과 정권 이양을 논의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임하는 정부는 이양기에 완전히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민주적 이양”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부드러운 정권 이양 약속과는 달리 시장은 중남미 3위의 경제국인 아르헨티나에 좌파 포퓰리즘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아르헨티나에 대해 “상당한 신용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1000억 달러의 대외 부채로 채권단과 논의 중이며, 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하는 경제위기 상황이다. 외환 보유고가 줄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오는 12월까지 개인의 달러 매입 한도를 월 1만 달러에서 200달러로 크게 낮추는 자본 통제를 강화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트위터에 “새 정부와 함께 아르헨티나 경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당선자는 후보 시절 정부는 IMF와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해 IMF에 긴축정책을 조건으로 570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다. 멕시코 등 중남미 ‘좌파’ 국가 지도자들은 앞다퉈 축하 통화를 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반면 이웃 우파 국가들과는 불화도 전망된다. 아르헨티나 대선 다음날, 브라질 주요 언론들은 ‘메르코엑시트’(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남미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에서 이탈하는 현상)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메르코수르가 맞은 위기 상황을 전했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당선자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최악의 선택”이라고 혹평했다. 앞서 페르난데스 당선자는 지난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을 면담했고, 불법적으로 구속됐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그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당선자가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면 아르헨티나를 블록에서 축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지난 6월 말 FTA 체결에 합의했으나 페르난데스 당선자는 대선 이전부터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며 합의 수정을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탓에 EU와 FTA가 합의되지 않으면 보우소나루 정부가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미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없으면 정상 유지가 어렵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문 대통령 “대한민국 밑바탕에 새마을운동…깊이 감사드린다”

    문 대통령 “대한민국 밑바탕에 새마을운동…깊이 감사드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며 “새마을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이 조직 내부의 충분한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생명·평화·공경 운동’으로 역사적 대전환에 나선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기적이란 말을 들을 만큼 고속 성장을 이루고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경제 강국이 된 것은 농촌에서 도시로, 가정에서 직장으로 들불처럼 번져간 새마을운동이 있었고 전국 3만 3000여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에 함께한 이웃과 앞장서 범국민적 실천의 물결로 만들어낸 새마을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새마을지도자는 공무원증을 가지지 않았지만 가장 헌신적인 공직자”라며 “새마을지도자가 나서면 이웃이 함께했고 합심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로 바꿔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발전의 주역이 돼주셨고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손을 잡아주신 새마을지도자와 가족 여러분께 대통령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마을운동은 나에게서 우리로, 마을에서 국가로, 세계로 퍼진 공동체 운동”이라며 “세계는 새마을운동이 이룬 기적 같은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3년 유네스코는 새마을운동의 기록물을 인류사의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며 “2015년 유엔개발정상회의는 빈곤타파·기아종식을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새마을운동을 꼽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새마을운동 전파로 우리는 경제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면서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지구촌이 함께 잘 살 수 있게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 라오스와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을 확대 시행할 것”이라며 “올해 최초로 중남미의 온두라스에 시범마을 4개를 조성하고 내년엔 남태평양 피지, 2021년엔 아프리카 잠비아 등에 새마을운동을 전파·확산하겠다”고 설명했다.또 “특히 다음 달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남아 국가들과 다양한 새마을운동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새마을지도자들과 함께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지구촌 국가들과 새마을운동을 통한 우리 발전 경험을 나누고 함께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우리는 지금 ‘잘 사는 나라’를 넘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향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며 “나눔·협동의 중심인 새마을지도자들이 이끌어주셔야 할 길”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살아있는 운동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함께하며 가난과 고난을 이겨냈다. 우리는 다시 서로 돕고 힘을 모아 ‘함께 잘사는 나라’를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국제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온 새마을운동 정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중앙회는 이미 유기농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한편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해 전기·가스·수도 사용량을 20% 가까이 절감하고 있다”며 “에너지 20% 절감에 국민 모두 동참한다면 석탄화력발전소 15개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새마을운동 시작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18만 새마을지도자와 200만 회원께 진심 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여러분은 새로운 공동체 역사를 쓰고 있다. 정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마을지도자 여러분이 마을·지역의 새로운 성장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될 때 대한민국 미래도 함께 열릴 것”이라며 “새마을운동이 우리 모두의 운동이 되도록 다시 한번 국민의 마음을 모아 달라. 상생·협력·국민통합·주민참여의 주역이 돼주시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만학도 할아버지, 74세에 법대 졸업하고 변호사 꿈 이루다

    [여기는 남미] 만학도 할아버지, 74세에 법대 졸업하고 변호사 꿈 이루다

    멕시코의 한 할아버지가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대학을 졸업하고 꿈을 이뤄내 화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한 주인공은 호세 과달루페 카스티요. 올해 만 74살인 카스티요 할아버지는 24일(현지시간) 멕시코 인터아메리칸대학에서 학사모를 썼다. 당당히 법대를 졸업한 할아버지는 졸업과 함께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어릴 때부터 법조인이 되길 원했던 할아버지가 70년 만에 이룬 꿈이다. 대학은 졸업식을 앞두고 할아버지에게 졸업생 대표 연설을 부탁했다. 흔쾌히 승낙한 할아버지는 함께 공부한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꿈이 있다면 절대 불가능이란 없다.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고 반드시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자"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할아버지는 30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은퇴한 교육자 출신이다. 하지만 교육자는 할아버지의 꿈이 아니었다. 할아버지가 원하지 않은 진로를 선택하게 된 건 가정형편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법대 진학을 원했지만 할아버지의 부친은 강력히 반대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학비를 대주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할아버지는 법대보다 재학기간 짧은 사범대학에 진학, 교사가 됐다. 그랬던 할아버지가 법조인의 꿈을 이루겠다고 다시 학생으로 변신한 2015년이다. 이미 교직에서 은퇴한 뒤였다. 할아버지는 손자뻘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법학에 몰두했다. 유급 한 번 없이 4년 과정을 모두 마친 할아버지는 마침내 평생 소원하던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꿈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할아버지는 진짜 법조인으로 활동하겠다며 한 법률회사에 지원, 합격통지를 받았다. 이번에 함께 졸업하면서 할아버지의 동창이 된 여학생 테레사 발렌수엘라는 "할아버지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시면서 정말 귀감이 되어주셨다"며 "타이틀을 따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 변호사로서 일까지 하신다니 또 한 번 놀랍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지만 아직 많은 계획을 갖고 있다"며 "꾸준하게, 열심을 다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수입차 100%’ 볼리비아 사상 첫 국산차 생산했지만…

    [여기는 남미] ‘수입차 100%’ 볼리비아 사상 첫 국산차 생산했지만…

    "언젠가 우리에게도 자동차를 만드는 날이 올 줄 아무도 몰랐던 거죠" 전기차를 만든 볼리비아 기업 콴텀 모터스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입차 비율 100%를 자랑(?)하는 볼리비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가 생산됐지만 거리를 달리지 못하고 있다. 국산차'가 나올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볼리비아가 자동차에 대한 규정을 완벽하게 수입차에 맞춰 놓았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기업 콴텀은 최근 2인승 소형 전기차 '콴텀 E시리즈'를 선보였다. 볼리비아 건국 이래 사상 처음으로 나온 '볼리비아 국산차'다.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국민은 이렇게 깜짝 놀라며 환호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발표회가 열린 행사장으로 달려가 직접 볼리비아 첫 국산차에 올라 시운전을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볼리비아의 첫 국산차는) 창의력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회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회사는 아직까지 자동차를 1대도 팔지 못하고 있다. 국산차의 도로주행을 허용하지 않는 볼리비아의 제도에 발목이 잡힌 때문이다. 지동차가 거리에 나서기 위해선 우선 등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 번호판을 달고 의무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볼리비아에서 자동차를 등록하려면 수입증명이 있어야 한다. 국산차가 1대도 없는 볼리비아에서 수입증명은 자동차에겐 '출생증명' 격인 셈이다. 콴텀 모터스가 자동차를 팔지 못하고 있는 건 바로 이 제도 때문이다. 국산차인 '콴텀 E시리즈'는 수입증명을 떼지 못해 등록이 불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계약금까지 낸 고객이 있지만 등록이 불가능해 자동차를 넘겨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를 구매했지만 인수받지 못하고 있는 한 고객은 "법규를 만들 때 볼리비아가 자동차 생산국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하루빨리 제도가 개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콴텀 모터스가 론칭한 '콴텀 E시리즈'는 E2와 E3 등 2개 모델이다. 가격은 5400달러, 우리 돈으로 632만원 정도다. 사진=볼리비아 대통령궁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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