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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뚫고 역대급 실적 낸 CJ올리브영… 증시 부진에도 IPO ‘청신호’?

    코로나 뚫고 역대급 실적 낸 CJ올리브영… 증시 부진에도 IPO ‘청신호’?

    CJ올리브영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 글로벌 실적이 동반 신장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확고한 삼각편대를 완성했다고 자평했다. 업계는 올리브영이 올해 안으로 목표한 기업공개(IPO) 일정을 순조롭게 밟아 나갈 수 있을지 주목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증권 시장의 불확실성 탓에 IPO를 앞둔 기업들이 상장 적기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13% 증가한 2조 1192억 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1378억 원을 기록했다. 이전 최대 매출이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8%, 영업이익은 57% 증가했다. 일단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IPO에도 청신호가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이 뷰티·헬스 분야를 키우고 있는 등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 현재 약 3조원으로 추정되는 기업가치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올리브영은 최근 면세점에 자체브랜드 매장을 내고 해외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 한편 올해 수도권에 도심형 물류거점(MFC) 6곳을 새로 열고 퀵커머스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는 등 플랫폼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직접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작아지는 국내 뷰티헬스 스토어 점유율 1위를 넘어 해외로의 외연 확장, 나아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증권 업계 등은 늦어도 4월 안에는 올리브영이 예비 심사 요청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올리브영의 IPO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 공동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맡았다. 올리브영의 상장은 CJ그룹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해석돼 왔다. CJ그룹의 3세인 이경후, 선호 남매가 유일하게 함께 보유한 주식이 CJ올리브영 주식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경엉리더)는 11.09%,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부사장)은 4.27%의 올리브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상장 후 CJ올리브영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현금으로 지주사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프리IPO 당시에도 이부사장과 이 경영리더는 구주를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해 CJ지주 지분을 늘렸다.
  • 비장함 대신 환한 미소로… 조국 독립의 ‘영원한 쾌락’을 선택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비장함 대신 환한 미소로… 조국 독립의 ‘영원한 쾌락’을 선택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한 사내가 있었다. 잔인한 20세기가 시작되던 해 유달리 덥던 여름에 세상에 났다. 아버지는 소실을 둘씩이나 거느린 한량이었다. 어머니는 사랑을 잃고 의기소침한 여인이었다. 배다른 형제까지 6남 1녀, 아무도 병약한 둘째 아들을 귀애하지 않았다. 바람과 함께 컸다. 먼지덩이처럼 구르며 자랐다. 귀 얇은 아버지가 교활한 일본인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집안은 몰락했다.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찾았다. 열다섯 살에 몰씬한 단내를 좇아 일본과자점에 취직했다. 화과자와 찹쌀모찌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뻤지만 가난한 점원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열일곱 살의 생일은 말라리아와 함께 왔다. 열병 끝에 관절염이 생겼다. 이후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뼈마디부터 저리고 아팠다. 짧은 생애가 삐걱거렸다.(졸저 ‘백범’ 중에서)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은 후대의 일이다. 민족 혹은 국가, 어떤 공동체가 역사의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과거보다 현재의 의미 때문이다. 냉소적으로 말하면 선양 사업은 잘난 자손의 가업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자손이 없거나 한미하면 같은 일을 하고도 역사의 어둠에 묻혀버리기 일쑤다. 고향의 지자체에서 자손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그조차 복불복이다.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다. 우당 이회영 같은 명문거족 출신은 아니더라도 백범처럼 부모의 총애를 담뿍 받았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윤봉길처럼 고향의 뿌리와 월진회를 조직해 함께 활동한 동지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복형제까지 더해 7남매 중의 둘째 아들, 용산에서도 일본 오사카에서도 정착하지 못한 떠돌이, 안팎 어디서나 누구라도 그에게 특별한 시선을 주지 않았을 게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이 없으니 빚도 없었다. 그 고독한 바람의 사내 이봉창이 여기 있었다. ‘이봉창 집터: 독립운동가 이봉창(1901~1932)이 살던 집터이다. 이봉창은 1932년 1월 8일 도쿄 요요기 연병장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던 일왕 히로히토에게 폭탄을 던졌으나 명중시키지 못하였고, 그해 10월 비공개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순국하였다.’ 효창공원역 1번 출구 귀퉁이 화단에 더부살이했던 부정확한 표석은 철거됐고, 새로운 표석이 2018년 사용 승인된 용산KCC스위첸아파트 102동 3·4호 라인 현관 맞은편 화단에 자리잡았다. 이봉창 의사는 경성부 용산방 원정2정목(현 원효로2가)에서 태어나 경성부 금정(현 효창동) 118번지에서 열한 살부터 스물네 살까지 살았다.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번지수가 불명확해진 탓인지 일부 인터넷 지도에는 집터와 생가터의 표기가 혼동돼 있다. ‘이봉창 집터’ 표석이 있는 102동 앞에서 후문으로 빠져나와 경사진 언덕길을 내려오면 ‘이봉창 역사울림관’이 있다. 거리로는 멀지 않은데 아파트 벽으로 막혀 있으니 아쉽다. 효창공원역 1번 출구에서 접근하면 역사울림관을 먼저 보고 표석을 찾는 동선이 자연스러울 듯하다. 역사울림관이 12시부터 13시까지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 걸 모르고 갔다가 1시간을 꼬박 밖에서 기다리게 됐다. 기념관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기에 그냥 돌아갈까 망설였다.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적은 패널과 사진, 기념품 몇 점을 전시한 재미없는 공간이 내가 기억하는 기념관의 전부였다. 그래도 2021년 10월에 개관했다니 뭐라도 다를까 궁금하고, 작은 뜰 앞 툇마루에 놓인 푹신한 방석이 마음에 들어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햇살은 따스하고 사위는 고즈넉하다. 거리를 향해 놓인 벤치에는 두 사람의 실루엣으로 조각이 앉아 있는데, 버튼을 누르니 녹음이 흘러나온다.“군은 무엇인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제 나이가 31세입니다. 앞으로 다시 31년을 더 산다 해도 과거 반생에서 맛본 방랑 생활에 비한다면 늙은 생활에 무슨 취미가 있겠습니까?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31년 동안 인생의 쾌락은 대강 맛보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는 영원한 쾌락을 얻기 위하여 우리 독립 사업에 헌신하고자 상해에 왔습니다.” 묻는 사람은 백범이고 답하는 사람은 이봉창이다. 쾌락을 말하는 이봉창의 말에는 허무가 묻어 있다. 허랑하고도 방탕하게, 분진으로 가득한 누항을 떠돈 자의 지독한 피로다. 이봉창의 모습은 전형적인 운동가의 그것이 아니었다. 조직은커녕 소개인이나 소개장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청사를 찾아와 일본인들이 부르는 ‘가정부’(假政府)라는 이름으로 임시정부를 찾았다. 일본말과 조선말을 섞어 쓰는가 하면 엔카를 멋들어지게 불러서 ‘일본영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오리 바람에 게다짝을 끌고 청사에 들어오려다 중국인 문지기에게 쫓겨나기까지 했다. 모두가 오해했다. 많은 이가 의심했다. 하지만 백정선이라는 가명을 쓰던 한 사람, 백범만은 그의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비장한 태도와 결기 있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마지막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의지는 굳건했다. 그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 단순하고, 선명하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자유로운 이봉창만의 방식이 있었다. 백범의 매서운 눈빛을 어린아이처럼 맞받으며 반달눈으로 빙긋이 웃던 이봉창은 그렇게 한인애국단 1호 단원이 됐다.‘일을 맡기면 의심하지 않고, 의심하면 일을 맡기지 않는다!’ 백범의 원칙은 명확했다. 미주와 하와이, 멕시코와 쿠바에 사는 동포들이 보내준 피 같은 돈을 일체의 망설임 없이 이봉창에게 건넸다. 돈은 정직하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은 모험이다. 그러나 그만큼 의미 있는 모험이었다. 이봉창은 난생처음 진정한 믿음을 얻었다. “엊그제 선생께서 속주머니를 뒤집어 천여 원의 거액을 제게 주셨지요. 그 돈을 받고 돌아가서는 온밤을 잠들지 못하였습니다. 눈물이 절로 흐르더이다. 누더기 단벌 장삼에 굶기를 밥 먹듯 하는 형편을 뻔히 아는데, 대관절 저를 어떻게 믿고 이같이 큰돈을 털컥 맡기십니까? 프랑스 조계에서 한 걸음도 나서지 못하는 선생께서는 제가 이 돈을 가지고 달아나 마음대로 써버려도 찾으러 오지 못하실 테지요. 과연 영웅의 도량이로소이다! 제 평생에 누가 저를 이토록 믿어 주었겠습니까? 이토록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은 선생께 처음이요, 마지막입니다….”기다리길 잘했다. 두 칸짜리 한옥 크기의 이봉창 역사울림관은 평면적이고 지루하다는 기존 기념관에 대한 편견을 깬 작지만 새로운 공간이었다. 바닥에 그려진 발 모양에 맞춰 의사의 흉상을 마주 보고 서면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겠다’는 선서문이 들린다. 한인애국단 단원이 돼 사진을 찍는 증강현실(AR) 체험과 1932년 1월 8일 일왕의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지는 현장에 함께하는 가상현실(VR) 체험(VR은 기술적 측면에서 조금 더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을 할 수 있다. 이봉창 의거와 사형 집행, 해방 후 삼의사 묘역에 안장되기까지의 신문 기사들을 여닫이창을 화면 삼아 띄워 볼 수도 있다. 직접 가보지 못한다면 인터넷을 통한 3D 체험도 가능하다(https://my.matterport.com/show/?m=T9Wk7zuBySz). 오롯이 이봉창 의사를 기리는 공간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제는 그 사내도 영원한 쾌락 속에서 편히 쉬리라. 바람 끝이 많이 따뜻해졌다. 바야흐로 봄인가 보다. 소설가
  • 소멸지역서 한옥 카페·고추 농사… 행복·여유 다 잡은 ‘도시남매’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소멸지역서 한옥 카페·고추 농사… 행복·여유 다 잡은 ‘도시남매’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울릉도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경북 영양에 모인 청년들이 산골을 바꿔 놓고 있다. 다슬기를 잡고 고추농사를 짓는 열정과 수백년 된 한옥 처마에 인공지능 조명을 설치하는 감각으로 태백산맥과 낙동강 상류가 어우러진 산골에 세련미를 불어넣었다. 도시에서 영양으로 간 청년들은 보람과 행복 그리고 돈벌이까지 일석삼조를 얻었다.낯가림이 좀 있는 누나와 생활력 ‘만렙‘(최고 레벨)인 남동생의 영양살이에는 20대 젊은이들만이 가진 반짝임이 있다. 경기 일산에서 살던 허진희(32)씨는 직장 생활이 힘들 때면 영양으로 귀촌한 친척집에서 별을 보며 위안을 받았다. 친척은 귀촌 지원 사업에 대해 진희씨에게 알려 줬고, 동생 진수(30)씨와 함께 2019년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로 영양에 정착했다. 운전을 못 하는 진희씨를 걱정한 남매의 부모는 진수씨에게도 누나와 함께 영양에 가라고 권유했다. 평소에는 데면데면하고 자주 싸우기도 하는 ‘현실 남매’지만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두 사람은 영양살이를 시작했다.  남매가 사진관을 영양에 열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외국인 일손이 사라져 영양 특산물인 고추 재배가 힘들어지자 진수씨는 농사에 나섰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할 때 누나는 사진, 동생은 영상 사업을 하겠다고 했던지라 농사를 지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몇 번째 고랑의 몇 번째 고추를 고라니가 따먹었다고 외울 정도로 농사에 진심을 다하는 동생을 보면서 진희씨는 ‘서울에서 돈 잘 벌던 애를 괜히 데리고 와서 고생을 시키나’란 생각을 지울 수 있었다.  진수씨는 다슬기 잡이에도 도전했다. 농사 수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할머니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심 3m 깊이의 보를 지나 우글우글 넘쳐 나는 다슬기를 쓸어 담았다. 다슬기 한 소쿠리를 2만원씩에 팔아 여자친구에게 명품 목걸이 선물까지 했다며 진수씨는 득의만만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돈을 어느 정도 벌면 영양에 따라오겠다고 약속했던 여자친구는 지난해 진수씨가 연봉 목표를 거의 이루자 부랴부랴 그 약속을 취소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남매에게 기회도 됐다. 영양군을 비롯해 경상북도 지자체의 축제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축제와 농특산물 쇼핑몰의 홍보를 맡게 돼 일거리가 늘었다. 지난 1월에는 100년이 넘은 한옥에 영양의 지역색을 담은 카페 ‘연당림’을 열었다. 연잎라테, 송이라테, 사과라테, 산나물 스콘, 고추 스콘 등 영양의 특산물로 만든 연당림의 메뉴는 진희씨가 개발했다. 진희씨는 “서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공장에 잘 돌아가는 기계의 아주 작은 부품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영양에서는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해 주고 고마워하니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진수씨는 조기 축구, 스크린골프를 같이 하는 50대 형님들이 영양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형님들 덕에 장비와 땅을 빌려 고추 농사도 성공적으로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 촬영을 위해 출장을 갔다 와서 밤 12시에 휴대전화 손전등에 의지해 고추밭 약을 칠 때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한 청년들의 사업 계획 가운데 60%는 카페일 정도로 지방으로 가는 도시청년이 농사를 짓는 사례는 거의 없다. 진수씨도 처음에는 농사를 지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길 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과 친해질 때 농사를 짓는 것과 안 짓는 것과는 차이가 진짜 크다”면서 “농사를 짓고 나서는 유튜브 촬영을 할 때 농민들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부분을 강조해 찍을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도 벌었다고 덧붙였다. 진희씨는 인구 106만명의 고양시에서 살다가 1만 6000명의 영양으로 이주할 때 친구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에는 청년이 너무 많지만, 영양은 청년 한 사람이 일당백을 할 정도로 사람이 절실한 곳이다. 처음에 영양에 간다고 하자 말리던 친구들도 그가 돈을 벌기 시작하자 ‘지방에도 답이 있다’란 생각을 하게 됐다. 진희씨는 “지난해 나만 영양이 좋다는 걸 느꼈다면 올해는 내가 잘 사는 걸 보여 줘서 친구들을 끌어들이고 싶다”며 “카페와 사진관을 열심히 키워서 서울에서 하던 일로 영양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 인구소멸지역에 한옥 카페 낸 ‘현실남매’…도시청년 시골성공기

    인구소멸지역에 한옥 카페 낸 ‘현실남매’…도시청년 시골성공기

    울릉도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경북 영양에 모인 청년들이 산골을 바꿔놓고 있다. 다슬기를 잡고 고추농사를 짓는 열정과 수백 년 된 한옥 처마에 인공지능 조명을 설치하는 감각으로 태백산맥과 낙동강 상류가 어우러진 산골에 세련미를 불어넣었다. 도시에서 영양으로 간 청년들은 보람과 행복, 그리고 돈벌이까지 일석삼조를 얻었다.낯가림이 좀 있는 누나와 생활력 ‘만렙(최고 레벨)‘인 남동생의 영양살이에는 20대 젊은이들만이 가진 반짝임이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 살던 허진희(32)씨는 직장 생활이 힘들 때면 영양으로 귀촌한 친척집에서 별을 보며 위안을 받았다. 친척은 귀촌 지원 사업에 대해 진희씨에게 알려줬고, 동생 진수(30)씨와 함께 2019년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로 영양에 정착했다. 운전을 못 하는 진희씨를 걱정한 남매의 부모는 진수씨에게도 누나와 함께 영양에 가라고 권유했다. 평소에는 데면데면하고 자주 싸우기도 하는 ‘현실 남매’지만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두 사람은 영양살이를 시작했다. 남매가 사진관을 영양에 열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외국인 일손이 사라져 영양 특산물인 고추 재배가 힘들어지자 진수씨는 농사에 나섰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할 때 누나는 사진, 동생은 영상 사업을 하겠다고 했던지라 농사를 지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몇 번째 고랑의 몇 번째 고추를 고라니가 따먹었다고 외울 정도로 농사에 진심을 다하는 동생을 보면서 진희씨는 ‘서울에서 돈 잘 벌던 애를 괜히 데리고 와서 고생을 시키나’란 생각을 지울 수 있었다.진수씨는 다슬기잡이에도 도전했다. 농사 수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할머니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심 3m 깊이의 보를 지나 우글우글 넘쳐나는 다슬기를 쓸어담았다. 다슬기 한 소쿠리를 2만원씩에 팔아 여자 친구에게 명품 목걸이 선물까지 했다며 진수씨는 득의만만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돈을 어느 정도 벌면 영양에 따라오겠다고 약속했던 여자 친구는 지난해 진수씨가 연봉 목표를 거의 이루자 부랴부랴 그 약속을 취소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남매에게 기회도 됐다. 영양군을 비롯해 경상북도 지자체의 축제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축제와 농특산물 쇼핑몰의 홍보를 맡게 되어 일거리가 늘었다. 지난 1월에는 100년이 넘은 한옥에 영양의 지역색을 담은 카페 ‘연당림’을 열었다.  연잎라떼, 송이라떼, 사과라떼, 산나물 스콘, 고추 스콘 등 영양의 특산물로 만든 연당림의 메뉴는 진희씨가 개발했다. 진희씨는 “서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공장에 잘 돌아가는 기계의 아주 작은 부품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영양에서는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해 주고 고마워하니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진수씨는 조기 축구, 스크린 골프를 같이하는 50대 형님들이 영양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형님들 덕에 장비와 땅을 빌려 고추 농사도 성공적으로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 촬영을 위해 출장을 갔다 와서 새벽 12시에 휴대전화 손전등에 의지해 고추밭 약을 칠 때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한 청년들의 사업 계획 가운데 60%는 카페일 정도로 지방으로 가는 도시청년이 농사를 짓는 사례는 거의 없다. 진수씨도 처음에는 농사를 지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길 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과 친해질 때 농사를 짓는 것과 안 짓는 것과는 차이가 진짜 크다”면서 “농사를 짓고 나서는 유튜브 촬영을 할 때 농민들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부분을 강조해 찍을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도 벌었다고 덧붙였다. 진희씨는 인구 106만명의 고양시에서 살다가 1만 6000명의 영양으로 이주할 때 친구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에는 청년이 너무 많지만, 영양은 청년 한 사람이 일당백을 할 정도로 사람이 절실한 곳이다. 처음에 영양에 간다고 하자 말리던 친구들도 그가 돈을 벌기 시작하자 ‘지방에도 답이 있다’란 생각을 하게 됐다. 진희씨는 “지난해 나만 영양이 좋다는 걸 느꼈다면 올해는 내가 잘사는 걸 보여줘서 친구들을 끌어들이고 싶다”며 “카페와 사진관을 열심히 키워서 서울에서 하던 일로 영양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워홀 ‘매릴린 먼로 초상’ 경매 시작가 2억弗

    워홀 ‘매릴린 먼로 초상’ 경매 시작가 2억弗

    20세기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대표작 ‘매릴린 먼로’ 초상화가 2억 달러(약 2442억원)에 경매로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이 할리우드 여배우 매릴린 먼로의 실크스크린 초상화를 오는 5월 경매 목록에 올렸다고 전했다. 제목이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인 작품은 한 면의 길이가 약 91㎝인 정사각형으로, 워홀이 1964년 제작한 ‘샷 매릴린’ 시리즈 5점 중 대표작이다. 대중 배우 먼로를 팝아트의 아이콘으로 변모시킨 작품으로 그동안 전 세계 순회 전시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경매장 측은 시작가를 2억 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역대 예술품 경매에 책정된 시작가 중 최고 기록이다. 2017년 4억 5000만 달러(약 5495억원)의 세계 최고 낙찰가 기록을 세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의 경매 시작가는 1억 달러(약 1221억원)였다. 시장에서는 최고 낙찰가를 경신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기대하는 분위기다. 작품 소유주는 스위스 취리히의 딜러였던 암만 남매가 세운 익명의 재단으로, 재단 측은 수익금 전액을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 소속 20세기 예술 부서장 앨릭스 로터는 “먼로의 얼굴에서 아름다움과 비극을 동시에 볼 수 있다”며 “20세기에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 이경규, 미모의 여동생 순애씨 최초 공개…조카 결혼식 참석

    이경규, 미모의 여동생 순애씨 최초 공개…조카 결혼식 참석

    방송인 이경규가 여동생 순애씨를 최초 공개한다. 22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호적메이트’ 10회에서는 이경규가 여동생과 함께 출연해 남매애를 보여준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는 여동생의 큰딸 결혼식에 딸 예림씨와 함께 참석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결혼식에 앞서 이경규는 여동생이 사는 곳을 정확히는 모른다며 “우리는 신비주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이날 이경규는 “여동생이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와 내 뒷바라지를 하다가 결혼했다”면서 “그런 여동생이 이제 사위를 얻는다니 짠하다”며 다정한 오빠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막상 결혼식장에 도착한 이경규는 애틋함을 드러냈던 인터뷰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며 뭉클해한 예림씨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경규가 여동생을 최초 공개하는 ‘호적메이트’ 10회는 이날 오후 9시에 방송된다.
  • 노인들은 세금 축내는 NO人?… 사회서 잘 살 수 있는 선배!

    노인들은 세금 축내는 NO人?… 사회서 잘 살 수 있는 선배!

    한국 사회에서 노인을 설명하는 이미지는 대개 극단적이다. 우선 태극기 부대가 있다. 말 안 통하는 꼰대, 젊은이들의 세금이나 축내는 존재. 그 반대쪽엔 윤여정, 오영수가 있다. 삶의 귀감이 되는 대단히 훌륭한 어른들이다. 유범상·유해숙의 책 ‘선배시민: 시민으로 당당하게 늙어가기’는 이처럼 노인을 단편적으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고, 시민권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노인 역시 공동체의 구성원, 시민이라는 얘기는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 당연한 명제가 그간 무시되며 노인은 때로는 사람이 아닌 ‘No人’으로, 모범을 보여야만 하는 ‘어르신’으로, 또 때로는 개인의 삶만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 정도로 여겨졌다는 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책은 기존에 노인을 대하는 관점을 비판하는 한편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선배 시민’을 내놓는다. 여기서 뜻하는 선배 시민이란 시민이자 선배, 즉 ‘시민권이 당연한 권리임을 자각하고, 공동체에 참여해 자신은 물론 후배 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노인’이다. 저자들은 “노인은 일용할 양식인 빵과 더불어 의미 있는 존재로 인정받는 것, 즉 장미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한다. 노후에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 외에 공동체에서 인간의 품위를 유지하며 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선배 시민론’에서 본 노인은 더이상 돌봄의 대상이 아니다. 동료와 후배 시민을 돌보는 주체다. 우리 사회에 ‘선배 시민론’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노인 절반 가까이가 빈곤에 시달리고, 먹고살려면 늙어서도 일해야 하고, 자살률도 높은 한국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해 주기 때문이다.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를 맞이한다는 경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저자들은 소수의 성공한 노인만이 아니라 보통의 노인도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남매이기도 한 이들은 둘 다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노인 교육과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등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책 출간을 계기로 동료들과 ‘선배시민학회’도 창립할 계획이다.
  • 배에 총 맞고도…끝까지 싸운 우크라 ‘12남매’ 엄마

    배에 총 맞고도…끝까지 싸운 우크라 ‘12남매’ 엄마

    12명의 자녀를 둔 우크라이나 어머니가 최전선에서 싸우다 숨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더 선에 따르면 올가 세미디아노바(48)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사이 국경에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을 당시 복부에 총을 맞았다. 올가가 총에 맞았을 때, 그녀가 속한 부대의 군인 대부분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올가는 부대원들의 도움 없이 전투를 계속하다가 그만 총에 맞아 숨진 것이다. 올가는 2014년부터 군복무를 해 왔다. 도네츠크에서 약 150마일 떨어진 마르하네츠에 살던 그녀는 열 두 자녀의 어머니였다. 이 중 6명은 보육원에서 입양한 아이들이었다. 올가가 사망한 지 2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가족들은 그녀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올가가 사망한 지역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올가의 딸 줄리아는 “엄마는 마지막까지 군인들을 구했다”고 전했다.올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국민들로부터 추모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올가는 러시아 깡패들(thugs)과 대치하다 살해당한 것”이라며 “올가는 그녀의 부대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끝까지 나라를 지키겠다는 열망을 보였다. 올가는 나에게도,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도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올가에게 조의금을 지급했다. 한편 파블로 크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올가가 사망한 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대상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한미약품 장남·장녀 사내이사 사퇴… 삼남매 ‘후계구도’ 다시 원점으로 [재계 블로그]

    한미약품 장남·장녀 사내이사 사퇴… 삼남매 ‘후계구도’ 다시 원점으로 [재계 블로그]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창업주 임성기 전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사진·74) 회장 단독 체제로 바뀐다.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으며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 온 장남 임종윤(50)씨와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장녀 임주현(47)씨는 나란히 자리를 떠난다. 한미사이언스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 임종윤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사내이사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곧 자진 사임한다고 15일 밝혔다. 오너 가족의 사내이사 비중을 줄여 선진화된 경영 체제를 갖추는 한편 송 회장의 직위 유지로 책임 경영도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와 임주현 사장은 한미약품 사장으로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을 변동 없이 계속하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향후 경영권을 염두에 둔 형제간의 본격적인 분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임 대표가 이번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돌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0년 8월 임 전 회장의 타계 후 송 회장과 임 대표가 각자 대표이사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려 왔다. 일상적 경영 현안은 임 전 회장의 유지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 왔다. 임 대표는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 왔으나 임 전 회장 타계 후 송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고 지주회사 이사회에서도 빠지게 되면서 후계 구도가 불투명해졌다. 특히 송 회장이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장녀 주현씨와 차남 종훈(45)씨를 모두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세 남매가 모두 가업 승계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지분율도 세 남매가 큰 차이가 없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송 회장이 11.65%로 가장 높고 임 대표 지분(7.88%)은 오히려 동생 주현(8.82%), 종훈(8.41%)씨 보다 낮다. 임 대표는 최근 상속세 마련 등을 이유로 일부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회장은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현재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한미 사진 미술관 관장도 맡고 있다.
  • 윌스미스, 부인 불륜 허락 “21세 연하남과 관계”

    윌스미스, 부인 불륜 허락 “21세 연하남과 관계”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다른 남성과 교제한 아내 제이드 핀켓 스미스의 행동에 대해 불륜이 아니라고 밝혔다.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지난 1997년 결혼,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다. 윌 스미스는 최근 ‘CBS Mornings’에 출연, 지난해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21세 연하 가수 어거스트 알리사와 관계를 가졌다고 고백한 것을 두고 “우리 결혼 생활에 결코 불륜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이다와 나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어떤 것으로도 서로를 놀라게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지난해 7월 ‘레드 테이블 토크’의 한 에피소드에서 윌 스미스와 잠시 별거 중이던 2015년에 21살 연하의 가수 어거스트 알시나와 관계를 가졌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당시 어거스트 알시나도 “윌이 허락한 관계”라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해당 사건 이후 윌 스미스는 매거진 GQ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일처제를 관계적으로 유일하게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결혼관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자신과 아내는 서로에게 신뢰와 자유를 부여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 [영상] 우크라 난민 남매의 첫 등교…전교생 몰려나와 뜨거운 환영

    [영상] 우크라 난민 남매의 첫 등교…전교생 몰려나와 뜨거운 환영

    이탈리아로 간 우크라이나 난민 남매가 전교생의 뜨거운 환영 속에 무사히 첫 등교를 마쳤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의 침략을 피해 고국을 떠난 우크라이나 남매가 이탈리아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이탈리아 나폴리의 한 공립학교에 특별한 전학생이 도착했다. 목숨을 걸고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드미트리(10)와 빅토리아(8) 남매였다. 남매가 학교 정문에 들어서자, 미리 나와 있던 전교생 200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쏟아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하늘색과 노란색으로 입구를 장식한 학생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새 친구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탈리아말을 할 줄 모르는 남매는 타국 친구들의 격한 환영에 머뭇거리다 이내 수줍게 웃었다. 대표 학생들은 그런 남매의 손을 잡고 각각 교실로 향했다. 다른 학생들은 남매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며 응원을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 주 라퀼라 도 체르키오 코무네(기초자치단체)의 한 학교는 우크라이나 전쟁고아 2명의 생일 파티를 열었다. 코무네장 지안프랑코 테데스키는 이들을 환영하며 안전을 보장했다.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이탈리아 소방당국은 13일 에밀리아 로마냐 주 포를리 시 한 고속도로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 20여 명을 태운 버스가 전복돼 30대 여성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14일 오전 8시까지 이탈리아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3만 8539명이다. 이 중 여성은 1만 9566명, 남성은 3373명, 미성년자는 1만 5600명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헝가리에서 슬로베니아를 거쳐 육로로 이탈리아 북동부에 입국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마피아로부터 압류한 부동산 280채를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이웃 국가로 넘어간 난민 수는 280만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폴란드 172만 227명, 헝가리 25만 5291명, 슬로바키아 20만 4862명, 러시아 13만 1365명, 몰도바 10만 6994명, 루마니아 8만 4681명, 벨라루스 1226명으로 집계됐다. 그 외 다른 유럽국가로 대피한 난민은 30만 4156명에 이른다.특히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피란을 떠난 어린이가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UNHCR은 애초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약 400만 명일 것으로 추산했으나,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 인권사무소는 14일 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46명을 포함해 민간인 63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어린이 62명을 포함해 1125명으로 집계했다. 인권사무소는 교전이 벌어진 하르키우(하리코프)와 마리우폴 등에서 사상자 보고와 검증이 지연되고 있다며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 “우린 중립국”..우크라이나 국민 입국 불허한 나라는 어디?

    “우린 중립국”..우크라이나 국민 입국 불허한 나라는 어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남매가 공항에서 입국거절을 당해 출발지로 발걸음을 돌린 사건이 남미 볼리비아에서 발생했다. 두 사람을 초청한 지인은 "볼리비아가 정치적 이유로 입국을 거절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은 12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의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남매 옥사나(여, 36)와 미자일로(29)는 볼리비아에 입국하려다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했다. 남매 "아무런 이유도 없이 15시간 동안 공항에 붙잡혀 있었다"면서 "그러다 끝내 입국이 거절돼 다시 비행기에 올라 출발지로 돌아와야 했다"고 말했다. 옥사나와 미자일로 남매는 전쟁 발발 전후로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넘었다. 폴란드에서 독일로 넘어간 그들은 다시 대서양을 건너 남미 아르헨티나에 건너갔다. 줄곧 항공편을 이용했지만 억류를 당하거나 경유나 입국에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아르헨티나에 체류하고 있던 남매는 볼리비아에 사는 우크라이나 지인의 초청을 받고 아르헨티나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려다 봉변 아닌 봉변을 당했다. 남매는 "아르헨티나행 항공기에 강제로 다시 탈 때는 어이가 없기도 했다"면서 "범죄자 취급을 받은 게 가장 마음 아팠다"고 덧붙였다. 남매를 볼리비아로 초청한 지인은 1976년부터 볼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 여성이다. 그는 "내가 초청한 사람들이 공항에 억류됐다는 소식을 듣고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개국 주재 우크라이나 영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다급하게 움직였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비아가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 중립을 선언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정치적 이유로 볼리비아 이민국이 입국을 거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3국인 아르헨티나까지 남매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볼리비아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은 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아르헨티나 이민국은 볼리비아 이민국에 입국불허 사유를 따졌다. 주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대사관의 관계자는 "(비록 우리 국민은 아니지만 너무 부당한 일이라) 볼리비아 정부에 설명과 해결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그제야 뒤늦게 해명을 내놨다.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이민국은 "(입국 심사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사실상 과실을 인정했다. 볼리비아는 남매가 볼리비아로 건너갈 수 있도록 국비로 항공티켓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우크라이나 교민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부당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 “10대에 공장일로 팔장애…” 美 타임지, 이재명 단독 인터뷰

    “10대에 공장일로 팔장애…” 美 타임지, 이재명 단독 인터뷰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자신의 어린시절이 나라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의 대통령 후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인터뷰 기사를 3일자 온라인판에 실었다. 타임은 이재명 후보가 가난한 농가의 가정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부터 공장에서 일하며 장애를 입는 등 불우했던 성장 과정에 대해 상세히 전했다. 매체는 “가난한 가정 7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난 이재명은 초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왕복 10마일(16km)을 걸어다녔다. 학교의 작은 도서관은 그에게 안식처였다. 10대 초반 학교를 떠나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임금체불과 팔에 장애를 입었다”라고 말했다. 매체는 “이른 시기 이같은 고통은 이재명의 시야를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의로 돌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라며 “어떤 사람도 나와 같은 삶을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 이 후보의 인터뷰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매체는 “이 후보의 자수성가 이야기는 한국의 역사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많은 국민들이 사망했음에도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자랑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거지다. 음식, 드라마, 영화, 음악을 포함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추종자들을 끌어 모았다”라고 서술했다. 타임은 경쟁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4일 “타임지는 지난 16대부터 19대까지 역대 대선에서 당시 후보자 신분이었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단독 인터뷰를 게재해 한국 대통령 당선인 예측에 모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고 설명하며 “이에 따라 타임지가 이 후보를 단독 보도한 점으로 볼 때 워싱턴 등 미국 정가가 그를 한국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당선인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 “아들이 왜 저기에?”…포로로 잡힌 러 군인 영상에 가족들 충격

    “아들이 왜 저기에?”…포로로 잡힌 러 군인 영상에 가족들 충격

    우크라이나군이 포로로 잡은 러시아 병사의 영상 등을 공개하면서 러시아에 있는 병사 가족들이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복무 중인 아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줄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포로로 잡은 러시아 병사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당신의 가족을 찾아보세요’(FIND YOUR OWN) 채널에 지난 26일부터 러시아 병사들의 모습과 정보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러시아 병사들은 전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포로들이다. 가디언은 영상과 신원이 공개된 러시아 병사 중 레오니드 팍티셰프 가족과 접촉해 그들의 반응을 전했다. 레오니드의 영상은 지난 27일 오전 ‘당신의 가족을 찾아보세요’ 채널에 올라왔다. 눈에 띌 만큼 부상을 입은 레오니드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에 있는 저격부대에서 복무하던 중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면서 자신은 서부 시베리아의 작은 마을 출신이며 3명으로 구성된 저격팀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가디언과 접촉한 레오니드의 가족들은 놀라움과 걱정, 그리고 분노를 쏟아냈다. 남매인 옐레나는 “어제 새벽 2시에 레오니드가 찍힌 영상을 받아보고 완전 충격을 받았다. 레오니드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레오니드가 군 복무 중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로 파병된 사실은 몰랐다. 레오니드 역시 몰랐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사로잡은 러시아군 포로와 영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군인들의 개별 참전 여부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에야 처음으로 “우리 용사 중 죽거나 다친 군인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는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레오니드와 가장 최근에 대화를 나눈 것이 새해 연휴 때였다는 옐레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4일이 레오니드의 28번째 생일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옐레나는 “그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당시 온라인에 접속한 상태가 아닌 것을 보고 조금 걱정을 했었다”면서 레오니드가 포로 상태인 것을 알게 된 뒤 “너무 걱정스러워 밤새 잠을 못 잤다. 우리 아이들은 울고 있고, 어머니는 심각한 상태다”라고 걱정에 사로잡힌 집안 분위기를 전했다. 옐레나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데 대해서는 “우리가 최고결정권자의 결정을 판단할 능력은 없다”면서 구체적 언급을 아꼈다. 다만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면서 “누구도 전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아들, 형제, 남편이 죽지 않도록 평화적인 방법으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레오니드의 또 다른 친척은 가디언에 익명을 요구하며 이번 전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던져놓을 만큼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흑해 연안에 있다는 푸틴의 호화 궁전을 위해섭니까?”라며 분개했다. 가디언이 접촉한 레오니드의 세 번째 친척인 드미트리 셀랴닌은 “레오니드는 저격병인데 보통 저격병에겐 적군의 대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영상에서 다른 동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드미트리는 “이날 정부가 가족을 접촉해 레오니드에 대한 몇 가지를 물어왔다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포로로 잡은 러시아군과 그 가족을 연결해주는 핫라인 ‘우크라이나에서 살아 돌아오라’(Come Back Alive from Ukraine)를 운영 중인데,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6일 러시아의 한 독립TV 채널도 아들이 러시아군에서 복무 중이라는 한 아버지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몹시 괴로워하는 이 아버지는 군에 있는 아들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아들이 총알받이 신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개전 5일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수도 키예프를 함락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은 지난 26일까지 러시아군이 35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 협상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레오니드의 가족은 가디언에 이렇게 물었다. “우리가 레오니드를 살아서 볼 기회가 있을까요?”
  • ‘낯선 영웅’ 덕분에 국경 넘은 우크라 남매, 어머니와 재회

    ‘낯선 영웅’ 덕분에 국경 넘은 우크라 남매, 어머니와 재회

    우크라이나에서 국가총동원령으로 피난 가지 못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처음 만난 아이들과 국경을 넘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탈리야 아블리예바(58)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처음 본 어린 남매를 그의 차에 태워 국경을 넘어 헝가리로 향했다. 아블리예바는 국경을 지나기 전 우크라이나 서부 카미아네츠포딜스키에서 온 38세 남성과 만났다. 남성은 절박한 표정으로 어린 딸을 품에 안고 아들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남매를 이탈리아에서 헝가리 쪽 국경으로 올 아내에게 보내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이 국경을 통과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18세에서 60세까지 우크라이나의 모든 남성이 총동원령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절망에 빠진 남성은 국경에서 처음 만난 아블리예바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두 아이를 맡겼다. 그는 자녀들이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여권과 아내의 휴대전화 번호를 아블리예바에게 건넸다. 그러고나서 두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외투 매무새를 만져주고는 작별인사를 나눴다. 아블리예바도 우크라이나에 두 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였지만, 그의 자녀들은 경찰과 간호사로 동원령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었다. 이에 그는 자신의 자녀들 대신 국경에서 처음 만난 두 아이를 데리고 함께 국경을 넘었다. 그는 두 아이와 함께 헝가리 베레그수라니에서 피란민들이 대기할 수 있게 마련된 텐트 근처에서 기다렸고, 마침내 아이들의 어머니인 안나 세뮤크(33)와 만날 수 있었다. 두 아이는 아블리예바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눈물을 터뜨렸다. 국경에 다다른 어머니의 전화였다.세뮤크는 차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들과 극적인 재회를 한 뒤 한동안 껴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블리예바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날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껴안은 채 눈물을 쏟았다. 세뮤크는 “지금은 단지 아이들에게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1~2주 뒤에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공습 재개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인 26일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교전이 이어졌다.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벌어졌고, 시내 곳곳에서 격렬한 시가전 소리가 들렸다.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은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군이 키예프 중심으로부터 약 30㎞ 떨어진 곳까지 진격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키예프에서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 통금이 오는 28일까지로 연장된 가운데 교량, 학교, 주거지 등 민간시설이 동·남·북쪽으로부터 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받아 피해가 속출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침공 이후 198명이 숨지고, 10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지금까지 약 35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고 집계했다. 한때 기대를 불러일으켰던 협상 움직임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무산됐다. 이날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오늘 낮 작전 계획에 따른 러시아군의 진격이 재개됐다”고 발표했다.
  • 5월만 가족의 달인가요… 3월, 온 가족 떠나 볼까요

    5월만 가족의 달인가요… 3월, 온 가족 떠나 볼까요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 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 테마는 ‘힘나는 가족여행’이다.①강원 강릉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홍길동전’을 쓴 허균과 그의 누이 허난설헌을 기리는 공간이다. 공원 내 허균·허난설헌기념관에서 남매의 작품과 삶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생가터와 울창한 솔숲이 있는 야외 공원이다. 키 큰 소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고즈넉하게 산책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시원해진다. 기념공원 앞은 경포대다.②대전 뿌리공원 ‘효’를 테마로 꾸민 독특한 공간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조실록’이 왕가의 기록이라면, 족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기록’이다. 244개 문중에서 기증한 성씨 조형물, 한국족보박물관, 예쁜 산책로와 아늑한 산림욕장 등으로 이뤄졌다. 잘 정돈된 잔디광장은 가족 피크닉 장소로 손색이 없다.③부산 평화공원 남구 평화공원은 부산 사람들의 가족 나들이 명소다. 세계 유일의 유엔 기념 묘지인 재한유엔기념공원(국가등록문화재) 옆에 조성됐다. 잔디광장과 생태연못 등의 공간에 ‘평화의 문’, ‘Peace’ 등 다양한 조형물이 어우러졌다. 공원과 연결된 대연수목전시원은 가볍게 걷기 좋은 공간이다. 옛 동해남부선 철도를 활용한 부산 최고의 ‘핫플’ 해운대블루라인파크도 인근에 있다.④전북 무주 태권도원 ‘태권도의 모든 것’을 만나는 힘 솟는 별천지다. 태권도 공연장, 전용 경기장, 체험장 등을 갖췄다. 태권도 고단자를 기리는 전통 가옥, 수련장을 돌아볼 수 있고 봄 향기 피어나는 산책로를 걷거나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 무주를 조망하는 색다른 일과도 즐길 수 있다.⑤제주돌문화공원 제주를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과 그 아들들인 오백장군의 전설을 소재로 조성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제주돌박물관, 옛 초가 마을을 재현한 돌한마을, 오백장군갤러리 등 볼거리가 많다. 박물관 옥상의 하늘연못에선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민주, 尹장모 토지 차명투자·尹 부동시 면제 의혹 맹공

    민주, 尹장모 토지 차명투자·尹 부동시 면제 의혹 맹공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족 지인 동원 정황”“부동시 병역 면제 의혹, 검증은 커녕 모르쇠 일관”국민의힘 “尹장모, 토지 차명 보유한 적 없어” 반박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의 신도시 인근 토지 차명 투자에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김씨 가족 인맥 등을 동원한 정황을 판결문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윤 후보 ‘부동시 병역 면제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윤 후보의 장모 최씨의 사문서위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징역 1년 판결문과 동업자 안모씨의 대법원 확정 2심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부동산 차명 투기로 90억원대 차익을 얻은 최씨 일당의 사문서 위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범죄 행각에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 4남매와 그들의 지인까지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與 “투자에 김건희씨 친오빠 인맥도 동원” TF는 “안씨에 대한 유죄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 일당의 범죄에는 딸 김건희씨가 EMBA(서울대 경영전문대 경영학과 석사) 과정에서 알게 된 김모씨가 최씨의 지시로 허위 잔고증명서를 위조했으며, 김건희씨 친오빠의 지인도 최씨의 범행에 관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가 분당신도시 인근 도촌동 일대 16만평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민이던 아들 김씨 지인 명의를 빌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해당 토지를 차명 취득하려 했다는게 TF의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최씨는 안모씨에게 사기당한 뒤 이를 회수하기 위해 토지 계약금을 빌려준 사실만 있을 뿐, 토지를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요양급여 사건과 마찬가지로, 토지 차명 보유 부분도 항소심에서 무죄가 날 것으로 확신하고 현재 혐의를 다투고 있다”며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 없이 ‘패밀리 비즈니스 범죄’라고 주장하지만, 내로남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윤 후보의 병역 면제 사유인 ‘부동시’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모종화 선대위 평화번영위 국방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김남국·김병주·이용빈 의원 등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 통수권자가 되겠다고 나선 윤석열 후보가 허위 부동시 관련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검증은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무청장 출신인 모 위원장은 윤 후보가 1982년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양안 시력 차이가 0.7(좌안 0.8, 우안 0.1)로 부동시 판정을 받았다며 “좌우 눈의 굴절률(곡광도) 차이를 측정해 3.0 디옵터 이상 차이가 나야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당시 굴절률 측정을 수동으로 했기 때문에 윤 후보의 시력검사 자료에 더욱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80년대 부동시는 시력장애, 아토피성 피부염, 신장이나 간 이식수술 등과 함께 대표적인 병역면탈 중점 관리 질환으로 지정돼 관리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의 디옵터 값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자료는 없으나 시력과 디옵터는 굉장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밝혔다. ●“부동시 의혹, 무제한 검증 응해야…자료 공개하라” 모 위원장은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이미 해소된 사안이라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오락가락하는 자신의 시력에 대한 무제한 검증에 응해야 한다”며 “병역 면제 당시 시력 자료와 검사 임용·재임용 당시 신체검사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의사 출신인 이용빈 의원도 모 위원장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윤 후보는) 1982년 당시 입대 면제를 받기 위해 당시 시력 검사를 시행, 수동 굴절률 검사라는 방식 통해 디옵터 검사를 했을 것”이라며 “이 검사 결과는 당시 병역 관련해서 신체검사 기록지에 기재하지 않는 관계로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병역 면탈 관련 행위가 개입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측은 민주당의 ‘부동시’ 의혹에 지난 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윤 후보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그 결과를 국회에 제출까지 한 사안”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원일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후보는 부동시 때문에 평생 운전면허도 취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 북한, 김정은 참석한 ‘김정일생일’ 보고대회

    북한, 김정은 참석한 ‘김정일생일’ 보고대회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기념해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2월 15일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에 높이 모신 위대한 장군님의 동상 앞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보고대회에 참석하시었다”면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동상에 김정은 동지께서 드리는 꽃바구니가 진정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주체의 영원한 태양이시며 사회주의 조선의 거룩한 영상이시며 혁명의 대성인이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의 동상을 우러러 삼가 인사를 드리시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이 행사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별도 연설이나 메시지 등을 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행사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가 참석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자리했다. 리일환 당 비서는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라는 제목으로 ‘보고’를 했다. 리 비서는 “우리는 앞으로 100년이고 200년이고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체혁명 위업 계승 완성의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그것을 구현해나가는 길에서 사회주의 완전승리도 공산주의사회도 맞이할것”이라며 “이 하늘아래 이 조선은 백두의 혈통을 받들어야만 살고 백두의 붉은기 아래서만 강해지고 부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군님께서 헤쳐가신 선군장정의 피어린 길에서는 사탕알이 없이는 살수 있어도 총알이 없이는 살수 없으며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우선 사회주의를 지키고봐야 한다는 신념의 메아리가 울리였으며 그 자욱자욱을 따라 무적필승의 강군이 자라나고 조선노동당의 혁명공업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이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의 영도를 열화같은 충성심과 드팀 없는 혁명 실천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두산 인근에 있는 삼지연시는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이자 김정일의 고향이 있는 곳이어서 이번 중앙보고대회 행사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 군의 밀영(密營)을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와 함께 야간 불꽃놀이 행사도 진행했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15일 태양의 성지 삼지연시에서 축포 발사가 있었다“면서 ”‘축포’의 노래선율이 울려 퍼지며 백두 대지의 하늘가에 경축의 축포가 터져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삼지연시를 ”인민의 마음의 고향“, ”혁명의 성지“, ”혁명 전통 교양의 위력한 거점“, ”문명한 산간 도시“ 등으로 표현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삼지연시문화회관에서는 216사단기동예술선동대 합동공연이 열려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총리를 비롯한 간부들과 양강도·삼지연시의 간부, 노동자 등이 관람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행사에 리일환 당 비서와 김재룡 조직지도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오일정 군정지도부장, 허철만 간부부장, 박태덕 규율조사부장, 김형식 법무부장, 박명순 경공업부장, 리철만 농업부장, 김성남 국제부장, 전현철·양승호 내각부총리, 리선권 외무상, 리태섭 사회안전상, 우상철 중앙검찰소장 등 당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을 김재룡·김영철·정경택 바로 뒤에, 정치국 위원인 오일정보다 앞에 호명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는 김정은·김여정 남매 부친 생일 행사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박정천 당 비서는 참가자로 호명되지 않아 불참 여부와 배경 등이 주목된다. 리영길 국방상을 비롯한 군 간부들과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장병들도 행사에 참석했다.
  • [월드피플+] 생존 가능성 ‘0’ 뚫고 기적 만든 쌍둥이 조산아

    [월드피플+] 생존 가능성 ‘0’ 뚫고 기적 만든 쌍둥이 조산아

    임신 22주 5주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기적적으로 생존한 영국 쌍둥이 조산아의 사연이 희망을 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노팅엄 출신의 산모 제이드 크레인(39)은 인공수정을 통해 쌍둥이를 임신했다. 그러나 임신 22주 5일째 되던 날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꼈고, 곧바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영국 낙태법에 따르면 임신 24주 이전에는 임신을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의료진은 조산 등의 이유로 임신 24주 이전에 태어난 아기의 경우 생존이 가능하지 않다고 간주하고, 의학적으로 개입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을 수 있다.크레인의 주치의와 의료진 역시 초반에는 임신 22주 만에 태어난 조산아 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이 ‘0’이라고 봤지만, 결과는 달랐다. 쌍둥이 남매인 할리와 해리는 태어난 지 13주가 된 현재, 의료진도 놀랄 정도로 빠른 성장과 함께 건강을 찾아가고 있다. 할리와 해리는 태어났을 당시 성인 손바닥에 올라가고도 남을 만큼 작은 몸집이었다. 작은 튜브나 주사바늘을 이용한 의료 처치마저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 의료진은 쌍둥이 조산아의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산모인 제이드와 남편 스티브(52) 역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쌍둥이의 어머니인 제이드는 “의사들은 아기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아기들에게서 생명의 징후를 분명히 확인했고, 의학적 치료를 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2주가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의료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는 의료진이 더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면서 “몇 주 뒤 예정대로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쌍둥이는 조산으로 인해 폐질환 등 많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없이 많은 수술이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둥이는 지난 13주 동안 역경을 이겨냈고, 오는 24일 퇴원을 앞두고 있다. 쌍둥이의 아버지인 스티브는 “나는 의료진이 아기들과 작별 인사를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의료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기쁨을 표했다.
  • “꼴찌가 경기 마칠 때까지” 20분 기다린 금메달리스트 품격

    “꼴찌가 경기 마칠 때까지” 20분 기다린 금메달리스트 품격

    우리에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상업적 욕심, 개최국 텃세를 그냥 넘어가주는 편파 판정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지만 아름다운 스포츠맨십도 곳곳에서 발휘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장자커우 내셔널 크로스컨트리 스키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15㎞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보 니스카넨(핀란드, 30)은 한사코 우승을 축하하는 몸짓을 마다했다. 그는 결승선을 넘은 뒤 쓰러져 속된 표현으로 대(大) 자로 뻗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37분 54초 80의 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 소치 팀 스프린트, 4년 뒤 평창 50㎞ 매스스타트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력을 회복한 뒤에도 뛸듯이 기뻐해야 할 그는 그러지 않고 93명의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모두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은메달을 딴 알렉산더르 볼슈노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23초 2 늦었고, 동메달을 목에 건 요하네스 호스플롯 클라에보(노르웨이)가 37초 5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으니 셋이 어울려 좋아라 사진 찍고 따듯한 곳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그는 참을성 있게 20분을 기다렸다. 안드레스 퀸타나(콜롬비아, 36)가 94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다가가 따듯한 위로를 건넸다. “잘했다.” 이 한마디를 건네기 위해 20분을 기다린 것이었다. 니스카넨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 비로소 “선수로서 서로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했다. 결승선을 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올림픽 대회에서는 이런 류의 존중이 필요하다. 작은 나라들은 최고의 나라들만큼 충분한 뒷받침도 해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퀸타나는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콜롬비아 기수로 나섰다. 이 나라의 선수는 3명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가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나선 것은 불과 3년 전이었다. 퀸타나는 인스타그램에 니스카넨에 대해 “대단한 사람됨됨이”를 보여줬다며 “그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고맙다 친구”라고 적었다. 니스카넨은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핀란드를 국빈 방문했을 때 만찬사를 통해 평창 폐회식 때 그의 메달 수여식이 진행된 것을 언급할 정도로 우리와 인연이 있다. 그의 누나 케르투(34)가 전날 여자 10㎞ 클래식 은메달을 목에 건 ‘크로스컨트리 남매’이기도 하다.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의 간판 황대헌(강원도청)도 13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막판 추월하는 과정에 페널티를 받아 실격한 뒤 자신의 날과 부딪히는 바람에 뒤로 밀려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에게 다가가 사과하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실격 탈락한 선수가 자신 때문에 피해를 입은 선수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뒤부아는 어드밴스 판정을 받아 결승에 올랐고, 끝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뒤부아는 황대헌이 지난 9일 금메달을 딴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황대헌을 뒤따라 앞서나갔고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완주했다”고 황대헌에게 털어놓은 사실이 알려진, 바로 그 선수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 평화 따위는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 참 평화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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