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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마에서 일가족4명 구한 용감한 장교들

    추위를 이기는 밤샘 훈련을 하던 군 장교들이 불이 난 줄도 모르고 곤히 새벽 잠을 자고 있던 일가족 4명을 구해냈다. 육군 백마부대 소속 남기웅(35) 소령과 유호제(35) 대위,한기형(31) 대위 일행이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가다 하늘로 치솟던 연기를 본 것은 29일 오전 3시50분쯤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상지석리 도로변. 이들은 한순간 “짚을 태우나.”하고 생각하다 타고가던 지프에서 내려 마을 안쪽으로 150m쯤 뛰어들어가 보니 돼지축사가 불길에 휩싸여 타오르고 있었다.더욱이 불타는 축사와 붙어있는 이종수(32)씨 집으로 불이 옮겨붙기 일보 직전이었다. 남 소령 등이 소방서에 전화를 건 뒤 ‘혹시나’하는 생각에 집안으로 들어가보니 이씨와 부인,4살·2살짜리 남매 등일가족은 불이 난 사실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들은 이씨 부부를 깨우고 서둘러 어린 남매를 안고 집건너 편의점으로 옮긴 뒤 다시 이씨 집으로 돌아와 담 근처에버려져 있던 부탄가스통 등을 치웠다.이때 파주소방서 소방차량이 현장에 도착했고 재빠른 진화작업으로 불은 40여분만인 오전 4시30분쯤 완전히 꺼졌다. 이날 불로 돼지 30여마리가 타죽고 축사 절반(50평)가량이불에 탔지만 다행히 이씨 집으로 옮겨붙지 않고 벽만 그을렸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에듀토피아/ 사직어린이독서연구회 인터뷰

    **** “책에 흥미 보이지 않을땐 만화 섞인 것부터 시작을”. 사직어린이독서연구회는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어린이도서관’을 자주 찾던 엄마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엄마들은본격적으로 어린이책을 연구하자며 지난 98년 첫 모임을 가졌다.회원 20여명이 수년간 매주 월요일 지정된 책을 읽고토론을 벌인 덕택에 지금은 ‘전문가’적 식견을 갖추게 됐다.이에 힘입어 방학인 요즘 ‘어린이 독서교실’을 운영 중이다. 회장 장은숙(38·서울 홍은동)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려면 엄마 스스로 책을 선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모임을 갖기 전에는 ‘그림책은 초등학교에 들어 가서는 끊는 것’이라고 여겼는데 깊은 감동을 주는그림책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몇가지 원칙을 세우게 됐다.첫째엄마들이 ‘공부에 유용한’ 책을 아이들에게 무작정 강요하지 말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것이다. 박경숙(35·종로구 청운동)씨는 “예전에는 ‘애들이 왜 이런 좋은 책을 읽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났는데 요즘에는 이런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까 아이들과도 사이가 좋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둘째는 ‘전집은 사주지 않는다.’이다.전집에도 물론 좋은 책들이 많지만 권수를 맞추려고 날림 책을 끼워넣기 때문에 굳이 목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엄마들 스스로 책을 보는 안목이 없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아이의 성향은 엄마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미리 책의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를 생각해보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셋째는 ‘명작을 맹신하지 말라’.이혼·재혼이 급증하고사회상이 바뀌는 데도 옛날식 사고를 강요하는 명작들이 아직도 버젓이 읽히는 게 걱정스럽기만 하다.그래서 ‘거꾸로읽는 세계명작’,‘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등 고정관념을 깨는 대안동화를 아이들에게 읽혀주려고 노력한다. 초등학교 5년 딸과 9살 아들 쌍둥이 등 3남매를 둔 강경림(39·일산)씨는 “아이가 어릴 때는 선악개념이 분명한 전래동화,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생활동화,창작동화로 옮겨가는게 적당하다”면서도 “연령별 권장도서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좋아하는 책부터 읽게 하라.”고 권했다. 장은숙 회장은 “아이가 책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때는 우선 만화가 섞인 것부터 시작해 적응력을 높여가는 게 좋다”면서 “새로운 책을 눈에 띄는 곳에 두거나 앞장 몇쪽을 먼저 읽어주는 방법도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된다.”고말했다. 허윤주기자
  • 만해 후손들 북한에 생존

    3·1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 선생의 후손들이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양시 중구역 보통문동에 살고 있는 한명심씨는 북한 무소속대변지 통일신보(2001년 12월29일자)에 기고한 수기를 통해 자신이 만해의 아들 보국씨의 딸이라며 자신 등 5남매가 북한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명심씨는 “3·1운동때체포된 할아버지는 숱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숨지는 순간까지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항거했으며 친일파로 변신한사람들을 극도로 미워했다”고 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를 소개했다. 만해는 출가 전 14세때인 1892년 고향인 충남 홍성읍에서 전정숙과 결혼했으며,18세에 집을 떠나 백담사에 갔을 때 첫아들이 태어나자 나라를 보위하라는 뜻에서 ‘보국(保國)’이라고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국씨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옥살이를 했으며,광복 후 홍성군 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군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북한 당국은 보국씨가 일제 때 정규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을 감안,6·25전쟁후 각종 정치학교에서 공부하도록 배려했다.김일성 주석은 보국씨의 회갑인 64년 12월에 생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3년반만에 ‘공공의 적’ 강우석감독

    강우석 감독(42)을 공식 인터뷰 자리로 불러낼 기회란 참드물다.이유가 있다.그가 누군가.몇년째 각종 여론조사에서‘한국영화계 파워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주인공이 아닌가. 그가 감독한 새 영화 ‘공공의 적’(제작 시네마서비스)이오는 25일 개봉된다.‘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꼭 3년 반만이다. “긴장된다기보다는 설레요.솔직히 첫 기자 시사회날 너무힘듭디다.오죽했으면 영화가 끝나도록 시사회장을 못 들어가고 바깥을 빙빙 돌고 있었겠습니까.그런데 이젠 됐다 싶어요.재밌다,‘강우석 표’영화다 등의 평이 들리거든요.일단 재미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절반은 성공한 거죠.” 늘 그랬듯 자신감이 넘친다.재차 물어볼 틈도 주지 않고 앞질러 속내를 잘도 털어놓는다.“처음엔 흥행보다 작품성에무게를 뒀었다.완성도 있는 코미디를 만들겠다는 생각만 했다.하지만 지금은 흥행할 자신까지 얻었다.” 제작·배급·투자사로 한국영화계 최대의 ‘영토’를 가진사람. 시종일관 배짱 한번 두둑하다. “‘투캅스’‘미스터 맘마’등을 통해 코미디감각은 줄곧 보여왔잖아요.이쯤해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보고 싶더라구요.전혀 뜻밖의 상황에서도 웃음이 터지게 하는 ‘어려운 코미디’.스필버그 감독이 왜 박수를 받습니까.그 사람은 심지어 공포상황에서조차 유머를 끌어내거든요.형사가 살인범을쫓는 ‘공공의 적’은 시나리오만으로는 전형적인 누아르예요.그 밑천으로 대목대목 웃겨보자 작정했었는데 결과가 괜찮은 것같습니다.” 새 영화는 딱히 장르를 꼬집기 힘들다.감독도 ‘형사액션’과 ‘소셜(Social)코미디’란 말을 번갈아 쓴다.둘 다 맞다. 적당히 부패한 형사(설경구)가 주인공인 영화는 결국 그를통해 ‘사회악’을 철저히 응징하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를 두고 ‘영화판에 패거리 문화를 조장한다’는 뒷소리들이 따라붙을만도 하다 싶다.한번 자기사람이다 싶으면 넘치는 확신으로 쓸어안는다.주인공 설경구와 이성재 이야기다. “설경구,정말 대단한 연기자예요.‘박하사탕’을 본 순간내 다음 영화는 무조건 저 친구가 주인공이다 점찍었었어요. 역시 어디 한곳 흠잡을 데 없이 연기를 해내더군요.” 이제 다음 영화의 주인공은 “무조건 이성재”다.이번엔 설경구에게 초점이 맞춰졌으니 다음번엔 이성재 차례가 돼야한다는,다분히 ‘무대뽀식’ 논리다.연말 개봉을 목표로 잡은 차기작은 장진 감독이 한창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또한번 사회성 짙은 메시지의 소셜 코미디가 될 듯하다. 삶의 목표가 뚜렷한 사람을 인터뷰하기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몇곱절 편하다.그의 계획표에 빨간 밑줄 그어진 덩치 큰사업들만 추려내도 쏠쏠한 정보가 된다. 3월에 경기도 파주에서 첫 삽을 뜰 촬영 스튜디오 ‘아트서비스’는 12월 문을 연다.스튜디오 없는 영화사는 ‘메이저’ 자격이 없다는 판단에서 밀어붙였다.영화사업가로 돌아가 한마디 한다.“딱 본전치기 사업이죠.” 한국영화의 극장부율(제작사와 극장의 수입배분율)을 6대4(현재 5대5)로 돌려놓는 작업에도 바람몰이 나설 생각이다. 앞으로 제작할 작품들은 “변함없이 선동하는 드라마가 될것” 이다.사회의 구린 구석을 코믹하게 까발릴 겁니다.관객들의 입에서 작품속 악역에게 ‘저놈 나쁜 놈’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는,솔직하고 적나라한 그런 영화 말예요.”황수정기자 sjh@ ■‘공공의 적’ 어떤영화. ‘공공의 적’은 감독의 말처럼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다.영화를 보고나면 고답적이고 신파적이기까지 한 제목이 작품의 주제를 명확히 간추려냈다는 이해를 하게 된다. 아내와 사별한 뒤 노모에게 어린 남매를 떠맡기고 사는 강철중(설경구)은 누가 봐도 ‘부패형사’다.아시안게임에서권투로 은메달을 따고 특채된 만년 경사.수사과정에서 빼돌린 마약을 몰래 팔아치울 생각까지 하던 그에게 얼떨결에 숙명적인 해프닝이 생긴다.억수같은 비가 퍼붓는 밤,노부부를죽인 살인범과 장난처럼 맞닥뜨린다. 영화는 형사인 철중과 살인 용의자의 심리전을 따라간다.철중은 살해된 노부부의 아들이자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 조규환(이성재)을 범인이라 확신한다.하지만 앞뒤 논리를 세우지 않는 그의 ‘막가파식’ 수사가 먹힐 리 없다. 감독은 작정하고 온탕냉탕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영화를 만들었다.꾀죄죄한 차림새의 철중이 비오는 전봇대 아래 쭈그려 앉아 ‘뒤’를 보거나 똥묻은 손으로 다짜고짜 범인을 쫓아가는 대목들은 엽기발랄한 가벼운 코믹액션 자체다.한편수십군데를 난자하는 살인장면과 ‘이유없이’ 살인을 일삼는 규환의 캐릭터 등은 하드보일드 액션 느낌을 준다. 황수정기자.
  • 아메나바르 감독 “가려진 진실 다룬 미스터리에 흥미”

    “이 영화는 공포보다는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미스터리는 내가 가진 여러 강박관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11일 국내 개봉되는 공포영화 ‘디 아더스’(The Others)를 연출한 스페인 출신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30·사진)이 영화홍보차 8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아메나바르 감독은 “형체가 있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가려진 진실’이 훨씬더 큰 공포를 유발하며 개인적으로 그런 소재를 다룬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니콜 키드먼이 주연해 더욱 주목받는 ‘디 아더스’는 외딴 저택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 경험하는 불가사의한 이야기를그린 심령공포.니콜 키드먼은 어린 남매를 홀로 키우며 유령에 맞서는 고혹적이고 강인한 어머니로 변신했다. “어떠한 특수효과도 쓰지 않고 관객 스스로가 상상력을 투영해 공포를 이끌어내게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은 니콜 키드먼에 대해 “깊고 미묘한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몇번이나 재촬영을 요구하는 완벽주의자”라고 평했다. 아메나바르 감독은 ‘페시스’‘오픈 유어 아이즈’ 등 단2편의 영화를 통해 ‘스페인의 천재감독’으로 세계적 호평을 받고 있다.
  • 어린이집 집단 이질발생

    최근 강원도 홍천 보육시설에서 이질이 발생한데 이어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집단 이질환자가 발생했다. 서울 동대문구 보건소 방역팀은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H어린이집 원생 도모군(5) 세쌍둥이 남매를 비롯해 이 어린이집 원생과 교사등 모두 19명이‘D군 이질’에 감염됐다고 28일 밝혔다. 방역팀은 “도모군 세쌍둥이가 이질로 확인됐다는 병원측의 신고에 따라 원생과 가족 등 모두 290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1차 양성반응이 나온 22명중 19명이 이질로 최종 판명됐다”면서 “나머지 3명 중 1명은 음성으로 밝혀졌고 2명은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방역팀은 도군 세쌍둥이가 최근 이용한 식당과 이 어린이집에 음식을 납품한 급식업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이질균이 검출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이들 쌍둥이 역시 2차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원로시인 김구용선생 타계

    시인이자 한문학자인 김구용(金丘庸)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28일 오후 자택에서 별세했다. 79세. 지난 1922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49년 잡지 ‘삼천리’에서 시 ‘산중야(山中夜)’‘백탑송(白塔頌)’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시(詩)’‘송(頌)’‘구곡(九曲)’‘구거(九居)’등 4권의 시집을 남겼다.노장사상과불교적 세계관에다 서구의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자유로운 시적 상상력 등 동서양 사상을 넘나드는 심오한 시세계로 유명하다. 또 4살 때부터 금강산에서 불교와 한학을배우고 22세에 일제징용을 피해 동학사에 들어가 12년 동안 기거하며 경전 및 수많은 동서 고전을 섭렵했다.이를바탕으로 ‘수호전’등 중국 4대기서를 비롯 ‘채근담’등을 우리 말투로 맛깔스럽게 번역했다.56년부터 87년까지성균관대에서 한문학을 가르쳤고 지난해 발간한 ‘김구용문학전집’으로 지난 13일 제36회 ‘월탄문학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구경옥(具京玉)여사와 장녀 수련(秀蓮),장남 원동(源東·충북대 의대교수) 2남 유동(裕東·독일 유학)씨 등3남매가 있다.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고 발인은 31일 오전 10시.(02)3410-6910. 이종수기자 vielee@
  • 보이지 않는 누군가 우릴 노린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혹시 망자(亡者)들의 영혼과 함께 사는 공간이 아닐까.” 이런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 지.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을 근거로 스페인의 젊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규모있는 심리공포물 한편을 만들었다. 내년 1월11일 개봉될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감독은 대표작 ‘오픈 유어 아이즈’로 보여줬던 철학적 사색의 반경을 심령세계로까지 드넓혔다. 지난 8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는 톰 크루즈와의 이혼 이후 주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콜 키드먼이 여주인공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키드먼의 둥글고 다부진 눈매는 서서히 엄습해오는 공포에휘둘리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더없이 안성맞춤.지난 여름 연속 8주 동안 전미 박스오피스 5위권에 머문 저력의 절반은그의 공일 것같다. 실제로 키드먼은 줄거리의 중심인물일뿐만 아니라 화면의중심이다.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장면은 전부 합해도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 ‘1인극’을 하듯 남편없이 어린 남매를 키우는 강인한 모성애 연기와 공포에 질린표정연기를 흠집없이 잘 소화해냈다. 2차 대전이 끝난 직후가 시대적 배경.해안가 외딴 고택으로 카메라를 좁혀들어간 영화는 악몽을 꾸다 깨어난 여주인공그레이스(니콜 키드먼)의 불안한 얼굴로 초점을 모은다. 고색창연한 저택 곳곳을 바삐 오가는 그레이스의 발걸음은뭔가에 쫓기는 게 틀림없다.하지만 정작 영화속 인물도 관객도 공포의 실체를 눈치챌 길은 없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그레이스는 억척이면서도 단아한 여장부의 모습이다. 부리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떠나버린 집으로 세명의 새 하인들이 찾아온다.“전에 이 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묘한말을 하는 이들이 들어온 뒤로 집안에는 이해못할 일들이 꼬리를 문다.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막판 반전의 실마리를 일찌감치 발견할 수도 있다.대목대목에 수수께끼같은 ‘복선’이 던져져있다. 햇빛을 쐬면 생명이 위독해지는 남매의 희귀병,죽은 자들의마지막 모습이 찍힌 다락방의 흑백사진 등도 영화의 결말을점치게끔 도와주는 큼지막한 힌트들이다. 귀를 찢는 비명이나 서늘한 기계음 효과는 없다.감독은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키운 두려움이 진짜 공포”라고 연출의도를 밝혔었다. 보이지 않는 영혼의 실체를 내세워 심리공포물을 만든 감독은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걸까.“보이는 것,믿고 있던 것만이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식스 센스’에 버금가는 오싹한 막판 반전이 두번 있다.제작은 키드먼의 전 남편인 톰 크루즈가 맡았다.만약 이 세상에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산다 치자.그렇다면 어느 쪽이진짜 ‘타인’(The Others)일까. 황수정기자 sjh@
  • 집중취재/ (중)미제사건도 파헤쳐야 한다

    ***‘공권력의 살인’ 진상 밝혀라. “용서할 준비는 이미 되어 있습니다.그들이 진실을 밝히고 참회하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과거 무자비한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뼛속 깊이 사무친 한을 안고 있지만 가해자가 확인되더라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공권력의 죄상을 밝히고 국민을 위하는 공권력으로 다시 태어나기만을 바란다. 1973년 간첩단 사건과 연루돼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가 사망한 ‘의문사 1호’ 서울대 최종길(崔鍾吉·당시 42세) 교수의 아들 광준(光濬·37·경희대 법대 교수)씨는 23일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조사로 아버지가 중정 직원에 의해 타살됐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났지만 공권력이 회개해야진정한 진실 규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최 교수의 유족이 당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선친이 의문사했을 때 9살이던 광준씨는 “중정의 감시가 지독해 의혹을 제기하기는커녕 추모 미사를 여는 것마저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친구들의 차가운 시선을견디지못해 학교를 다섯번이나 옮겨야 했고 장례식 때에는문상객을 한명도 받지 못했다. 최 교수의 동생 종선(鍾善·54·재미 사업)씨의 운명은 더비극적이다. 사고 당시 중정에 근무하며 형을 자진 출두시켰던 장본인이 종선씨였다. 종선씨는 ‘호랑이 굴’인 중정에서 81년까지 이를 악물고근무하면서 진실을 밝히려 했다. 퇴직 이후 중정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신적 충격을 가장,병원에 입원해 형의죽음에 대한 정황을 꼼꼼히 기록해 ‘산자여 말하라,나의형 최종길 교수는 이렇게 죽었다’라는 수기를 지난 3월 출간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민주회복을 위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 등 유신철폐 운동을 주도하다 75년 8월 경기 포천군이동면 약사봉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장준하(張俊河·당시 57세) 선생의 유가족들도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75)는 현재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쓸쓸히 지내며 진실을 기다리고 있다.요즘도 5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에서 살고 있는 둘째아들 호성씨(49)를 데리고 약사봉을 둘러본다. 선친의 뜻을 잇기 위해 박정희기념관 건립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는 호성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형은 취직길이 막혀 싱가포르로 도망치듯 떠났다”면서 “군사정권시절에는 정보기관원과 경찰이 우리 집에서 상주했다”고회고했다. 최근 안기부의 간첩 조작사건으로 드러난 ‘수지 김 살해사건’의 유족들 삶은 산산조각난 상태다. 수지 김(본명 김옥분)의 여동생 옥임씨(40 ·충북 충주시칠금동)는 “어떤 보상으로도 국가권력의 횡포에 희생당한언니의 억울함을 풀 수 없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수지 김의 어머니와 7남매 가운데 맏딸 옥녀씨(당시 42세)는 수지 김이 살해된 87년 분을 못이겨 정신이상으로 숨졌다.둘째 만식씨도 연일 술로 화를 달래며 살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옥임씨는 “오빠는 언니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보다 울분을 참지 못해 거리로 뛰어나가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넷째 옥자씨(48)와 여섯째 옥임씨,막내 옥희씨(34)는 사건이후 남편에게 버림당한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으며, 다섯째 옥경씨(44)는 반찬가게를 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옥임씨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어떻게 14년동안이나 살인사건을 공안사건으로 은폐·왜곡할 수 있느냐”면서 “공소시효를 들어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의 공권력이 민초들의 편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다음달 2일 충주시 한 사찰에서 홍콩 수지 김의묘에서 떠온 흙으로 ‘천도재’를 열 계획이다.옥임씨는 “사건의 진상은 밝혀졌지만 아직 사죄 전화조차 받지 못했다”고 흐느꼈다. 군, 경찰,안기부 등에 의해 자식을 잃은 의문사 유족들은지난 17일부터 1주일 동안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위원장실을점거한 채 양승규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자신들이 425일 동안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면서출범시킨 의문사진상규명위가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유족들은 “공권력이 진상규명 작업에전혀 협조하지 않아 의문사 규명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권력에 의한 아들의 타살을 밝히지 못한다는 죄책감에자살한부모도 있고, 유서를 품고 다니며 죽을 각오로 진상규명에 매달리는 부모도 있습니다.언제쯤 우리의 한이 풀릴까요?” 농성장에서 만난 유족들은 수백번을 되풀이했을 법한 자식들의 의문사를 이야기하며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입법추진 함승희의원 “사건조작 알게 된 날부터 시효 적용”. 최근 사회적 조명을 받고 있는 서울대 최종길(崔鍾吉) 교수 의문사 사건,수지 김 살해 은폐 사건 등과 같은 ‘반(反)사회·반인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입법이 연내에 추진된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23일 “반인륜·반사회적 범죄는 기존의 공소시효 적용 대상에서제외시켜 사건의 은폐 및 조작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공소시효를 적용,처벌케 하는 내용을 담은 가칭 ‘반사회·반인륜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특별조치법’의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 의원은 이번 주부터 여야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이르면연내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함의원은 “의도적 증거조작이나 은폐사건에 대해선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고 입법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70대 노부부 애끊는 ‘3년의 思母曲’

    전통적인 효(孝) 문화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돌아가신 어머님께 속죄한다며 3년 상(喪)을 치르는 노부부가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강태희(72·고양시의회 의원)와 부인 이계호씨(67) 부부.강씨는 23일 오전 7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상복으로 갈아 입고 어둑어둑한가파른 산 길을 따라 집에서 1.2㎞쯤 떨어진 어머니 산소를 찾아 문안을 드렸다.귀가해서는 집에 남아 아침 상을차린 부인과 함께 30여분간 어머니 식사 자리를 지켰고 오후 6시쯤 다시 한번 저녁 상을 차렸다. 이들 노 부부는 자신들의 몸을 추스리기에도 버거운 나이지만 지난 6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이런 일을 하루도빠짐없이 해오고 있다. 어머니께 하루 2번 올리는 상식(上食)은 쌀밥에 김치,명태국·조기구이 등 평소 즐겨드시던 반찬을 끼니마다 4∼5가지씩 바꿔 올릴 정도로 60대 며느리의 정성은 지극하다. 강씨는 “지난 51년 한해에 조부모와 아버님이 모두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혼자 7대 종손 맏며느리 역할에 농사일하시랴,6남매키우시랴 평생 고생만 하시다 가셨다”며 “효도보다는 속죄”라고 말했다. 성균관 유도회 고양시지부 회장을 맡는 등 유학자이기도한 강씨는 “그동안 야학 등 문맹퇴치운동과 그린벨트 권리회복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사회운동을 하느라 8대 종손노릇은 물론 어머니께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해 봤다”고 자탄했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정성껏 간호했던 부인 이씨도 “어머니가 살아 계신다는 생각으로 평소처럼 매일 문안과밥을 올리고 있는 것 일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강씨 부부는 “3년 상이 끝나도 어머님께 지은 죄를 다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살아계신 부모조차 모시지 않으려는 요즘 세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세계최초’를 일군 선구적여성들

    어린이들에게 흔히 읽히는 여성 전기는 국내외를 통털어 그 대상이 한정돼 있고 내용도 빈약하다는 지적을 적지않게 받고 있다.대부분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접근한 탓에 여성의열악한 입장과 역경 극복 등의 대목들이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차원에서 아이세움이 총 5권으로 기획한 ‘여성인물이야기’ 시리즈 가운데 1차분으로 내놓은,우리나라 최초의여성 변호사 이태영 편(박정희 글,오영아 그림)과 최초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 수잔B. 앤터니 편(박정희 글,김주리 그림) 등 2권은 지금까지의 것들과는 차별화돼 눈길을 끈다. 동화같은 톤에 삽화를 곁들여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썼지만 출생부터 성장,그리고 뜻을 이루기까지 과정에서 일관되게 여성들의 입장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태영(1914∼1998)편에선 어릴적 “넌 변호사가 되어야겠구나” 라는 오빠의 말 한마디를 꿈으로 간직한채 난관을 뚫고 뜻을 이루어내는 품새가 생생하게 담겼다.32세의 나이로서울법대에 입학,삼남매의 어머니로 자식들과 늙은 시어머니를 건사하면서 결국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37년간 굴하지 않고 가족법 개정을 위해 투쟁한 역정이 풀어진다.수잔 B.앤터니(1820∼1906년)편 역시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나눗셈을가르치지 않는 남녀차별에 눈떠 결국 미국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안겨주기까지의 헌신적인 노력을 강조한다. 여성인물이야기 시리즈는 최초의 여성 유엔 인권위원장 엘리너 루스벨트,우리나라 최초의 여기자 최은희,최초의 대서양 횡단 여성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 편이 순차적으로 이어진다.각권 7,500원. 김성호기자 kimus@
  • 호남매일 “촌지 사절”

    호남매일이 새해부터 일체의 촌지를 받지 않는 ‘촌지없는 회사'를 천명할 계획이다.호남매일은 내년 1월 1일자 1면 사고(社告)를 통해 이를 정식으로 선언할 계획인데 이같은 결정은 광주·전남지역의 언론개혁 신호탄으로 작용할것으로 예상된다. 호남매일은 자정노력에서 그치지 않고 촌지수수 사실을적발할 경우 이를 자사신문 지면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호남매일은 매월 일정액의 지대를 부담해야 하는 지방주재 기자들에까지 촌지를 절대 받지 말 것을 지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자사 기자들로부터 각서를 받고 촌지수수 기자들은 예외없이 해고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있다.
  • ‘인권하루소식’ 지령 2,000호

    인권운동사랑방이 18일자로 지령 2,000호인 ‘인권하루소식’을 발행한다. ‘인권하루소식’은 93년 8월 당시 인권운동사랑방 노태훈(37) 간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강제 연행당한 뒤이를 알리기 위해 발간한 소식지가 계기가 돼 창간됐다.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와 인권침해 현장을 매일 A4 용지두 장에 담아 2,000여명의 독자들에게 우편,팩스,이메일등으로 전하면서 인권전문지로 자리매김했다. 김삼석·김은주 남매간첩단 사건의 안기부 조작 폭로,양지마을 노숙자 불법감금 폭로,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레드 헌트’를 상영한 인권영화제 기사 등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00호에는 과거 편집장 7명이 들려주는 인권하루소식의 역사를 실을 예정이다. 2명의 기자와 함께 새벽까지 ‘인권하루소식’에 매달리는이주영 편집장은 “항상 기사가 넘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인권 현실을 절실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자랑스런 서울 시민상’ 68명

    서울시의 올 하반기 ‘자랑스러운 시민상’에 ‘지역사회발전상’부문 정병용씨(54·광진구 능동) 등 68명이 영예의수상자로 선정됐다.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심사에서 정씨는 주유소일을 하면서도 15년동안 청소년 범죄자들을 대학생과 연결해 선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650여명을 선도하고 불우청소년들에게장학금을 지급해온 점이 인정돼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100명이 넘는 불우청소년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부모를 잃은 어린 4남매를 12년동안 친자식처럼 키워온권정숙씨(58·여·관악구 신림동)는 ‘시민화합상’을,지난65년부터 매일 출근시간에 신대방3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해온 민중호씨(63·동작구 상도동)는 ‘사회질서 확립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모와 시아버지를 봉양하며 4대가 한 집에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도록 한 전순복씨(41·여·성동구 용답동)와 IMF사태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지 않은박경자씨(46·여·금천구 독산동) 등은 ‘미풍양속상’을 받게 됐으며 ‘근검절약상’ 수상자는 가족이 푼푼이모은 돈을 인근 중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한 라승재씨(45·중랑구중화1동)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7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생명의나무 기념식수 증서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2001 길섶에서/ 동태찌개

    몇 년전 신문에 가끔 전면으로 실린 기업 공익광고에 ‘어두일미’인가 하는 제목의 것이 있었다.‘아버지는 동태찌개를 드실 때 어두일미라면서 늘 머리만 드셨다.우리는 정말동태 머리가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부모가 되어 보니 그게 아니었다.자식들에게 살을 먹이시려고 당신은 일부러 머리만 드신 것이다.’뭐 그런 내용이었다. 우리집이 꼭 그랬다.동태찌개가 상에 오르면 아버지는 으레 머리를 가져다 드셨고 우리 3남매는 살을 발라먹으면서도괜히 아버지 쪽을 힐끔거렸다.그러다 아버지가 안 계신 날에는 세 젓가락이 일시에 머리로 향했다.그때 들인 버릇 탓인지 요즘도 동태찌개를 앞에 두면 일단 머리부터 찾곤 한다. 성가(成家)한 우리 3남매가 모여도 이제 동태찌개를 끓이는일은 없다.생태도 구하기 쉬워진 세상에 굳이 동태를 떠올릴 까닭이 없어서일 게다.이번에 만나게 되면 동태찌개를 준비해야겠다.그래서 3남매,돌아가신 아버지의 정을 함께 추억하고 싶다. 이용원 논설위원
  • 에듀토피아/ 우수학생 유치 경쟁…대학별 장학금 제도

    2002학년도 정시 모집 전형이 다가오면서 대학들이 우수한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학금에서 도서구입비 지원,신세대들의 입맛에 맞춘 기숙사,해외 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예비 대학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전국 주요 대학들의 눈에띄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대학별 장학금제도. 공부를 잘 해야만 대학 장학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대학들은 성적 장학금 말고도 다양한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특정 자격을 갖추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모나 형제, 자매가 함께 공부하면 장학금을 주는 대학이 있다.건국대는 올해부터 ‘형제 장학금’을 신설했다. 재학생의 형제나 자매,남매가 입학하면 인원에 관계없이 1인당 50만원씩 지급한다.명지대는 신입생의 형제,자매 가운데 재학생이 있으면 그 신입생에게 1학기 입학금 전액을면제해준다. 영남대는 3남매 또는 부모를 포함한 가족 3명이 학부나 대학원을 다닐 경우 1명의 입학금과 등록금을면제해주는 ‘삼남매 장학금’을 운영한다.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경원대는 신설된 소프트웨어대에 우수 학생을 데려오기 위해 수능 성적 전국 0.2% 이내 수험생에게 입학금을 포함한 4년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준다.동국대는 수능 전체 영역 성적이상위 1% 이내와 수능 1등급 이내 신입생들에게 각 2년과 1년간 학비를 면제한다. 선문대는 수능변환표준점수로 상위 1%인 신입생에게 4년간 등록금과 기숙사비 면제,교환학생 1년간 파견,국내 대학원 석박사 과정 등록금 지원,본교 교수 초빙때 가산점부여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계명대는 ‘섬유패션산업 특화 국제전문실무인력 양성과정’에 수능 성적 5%이내 학생 30명을 선발,입학금 포함 4년치 등록금을 전액면제해주고 매 학기 해외 연수 비용도 전액 지원한다. 대진대는 학기 성적이 0.5학점 이상 오른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35만원씩 지급하는 ‘점프 장학금’을 운영한다.신입생들의 수능 성적에 따라 4년간 학비 면제와 30만∼50만원의 용돈도 지급한다. 세종대는 토플 성적이 630점 이상인 학생에게 2년간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졸업 후 해외 유학을 가면 1만 달러를 지급한다.신라대는 내년부터 국제화와 정보화,지성화 등3개 분야에 능력과 소양을 갖춘 학생들에게 4년간 수업료를 면제해주고 매월 50만원의 도서 지원비를 지급하는 ‘3I장학금’을 신설했다.토익 700점 이상,고교 내신 성적 상위 10% 이내 등 일정 자격을 갖추면 선발된다. 경원대는 신입생을 포함해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300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하는 ‘IMF 장학금’을 운영한다. 단국대는 법학부 입학 신입생 가운데 수능 성적 1등급이거나 언어,사회,외국어 변환표준점수가 265점 이상이면 대학원까지 6년 동안 등록금을 면제해주고 숙식까지 제공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 ■아파트형 최첨단 기숙사 속속 등장. 대부분의 대학들은 재학생보다 신입생들에게 입주 기회를더 주고 있다. 기숙사 입주 비용은 매월 평균 5만5,000∼25만원으로 다양하다. 대학들은 최근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춘 기숙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수원대는 지난해 8월 최첨단 기숙사를 개관했다.블록식 배열로 아파트형 주거 공간을 도입했다.경희대도 총 2,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식 기숙사를 운영 중이다.신세대가 좋아하는 오피스텔 형태로 방마다 화장실과샤워실을 갖췄으며 24시간 내내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연세대 원주 캠퍼스의 ‘세연학사’는 최근 ISO14001 국제환경인증을 받을 정도로 쾌적한 학습 환경이 자랑거리다.원광대는 최근 지하1층 지상 13층규모의 원룸형 기숙사를 완공하고 신입생을 기다리고 있다. 계명대는 내년부터 남녀 각 100명씩 ‘영어교육 특별 장학생’을 선발,원어민 교수 2명,국내 교수 2명과 함께 기숙사에 생활하면서 영어로만 대화하는 영어 기숙사를 운영할 계획이다.한동대와 포항공대는 희망자 전원을 수용할수 있는 기숙사 시설을 갖췄다. ■대학들 해외 연계 프로그램. 대학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돈 들이지않고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최근 대학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2+2공동학위제’다.2년은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고 나머지 2년은 외국 대학에서학교를 마치는 것으로 두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외국어대는 첫 2년 동안 85학점 이상을 이수한 재학생을 대상으로 매 학기 5명씩 미 델라웨어대로 유학을 보낸다.숙명여대는 미국 아메리칸대와 교류를 맺고 매년 25명씩 파견한다.세종대와 수원대,용인대,대진대 등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인기다.연세대는 매년 세계 400개대학에 700명의 재학생을 파견하고 있다.앞으로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성균관대는 와세다대와 옥스포드대 등 18개국 44개 대학과 교류를 맺고 매년 60명씩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경희대는 50개국 182개 대학에서 다양한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한다.명지대와 광운대 등도 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중앙대는 해외 인턴십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방학 중 해외에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20명이 파견돼 있다.150만∼2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고 학점도 인정받는다.1년 동안 인도 IT교육기관에 연수를보내는 프로그램에도 60명이 참가하고있다. 한양대는 해외에 석박사 유학을 떠나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매년 4∼5명을 선발해 유학 기간 동안 왕복항공료와 2년간 1만2,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해외 교비유학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우리 캠퍼스의 '+α'. 대학마다 속을 뜯어보면 예상 외로 알찬 프로그램이 많다.처음 경험하는 대학 생활이 더 즐거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나사렛대는 장애 시설과 제도가 잘 정비돼 있다.‘장애는 있어도 장애 학생은 없다’는 것이 이 대학의 슬로건.학교 시설 이용은 모두 장애인 우선이다.동아리나 재활 관련 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3∼4명이 한 명의 장애우를 전담으로 돕는 ‘장애학우 도우미’제도가 활성화 돼 있다.2004년까지 장애인 전용 도서관도 세울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1학년 담임제’를 운영하고 있다. 10명 이내의 신입생을 한 반으로 묶어 교재도 시험도 없이교수들과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하거나 현장 체험을 하는1학점짜리 ‘신입생 세미나’다. 국민대는 교수와 학생이 의논해 수업방식과 장소를 자유롭게 결정하는 ‘사제 동행 세미나’가 유명하다.강의실을벗어나 기업이나 극장,시장,박물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수업을 진행한다.현재 48개 학과 107개 전공 과목에서 실시되고 있는 이 제도는 학부제 도입으로 느슨해진 사제간의유대감을 강화하고 학습 효과까지 뛰어나 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인하대는 95년부터 ‘테크노 MBA’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공계 학과 재학생이 1학년을 마친 뒤 일정 자격을 갖춰신청하면 학부와 대학원을 합쳐 5년(3+2) 동안 석사까지마칠 수 있는 제도다.매년 학교에서 지정한 여러 권의 책을 읽고 경시 대회를 거쳐 ‘책벌레’를 선발,10박11일의해외 여행을 보내주는 ‘책벌레 선발대회’도 인기다. 충남대는 학교 내에서 전공을 바꿀 수 있는 ‘전과제’를운영하고 있다. 신입생들이 재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로 의대와 약대 등 특정 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정원의 20% 이내에서 전과를 허용한다.아주대는 일반 학부생의 의대 전과까지 허용하고 있다.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준비안된 부모가 준비안된 부모 낳는다

    지난주 나는 효과적인 부모 역할 훈련 프로그램(P.E.T.)을 취재하다가 그 자리에서 2개월 짜리 수강증을 끊었다.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얼마전 끝낸 ‘아줌마 내공(內攻)프로그램’부터 짚어가야 한다.내공프로는 ‘아줌마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이숙경씨 등이 “여자들이 모여 자기삶을 성찰하고 거기에서 얻은 힘으로 행복을 찾자”며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내공’과의 만남은 프로그램 개설을 알리는 팩스 한장이 신문사로 날아오면서 시작됐다.‘대체 뭘 한다는거야’머리를 갸웃대며 이숙경씨에게 인터뷰를 청했다.솔직히 말을 들으면서도 뭘 한다는 건지 이해가 안갔다. 다만 당시 ‘헛헛’하고 ‘팍팍’한 내 상황이 내공이란말을 솔깃하게 들리게 했다.만 10년째로 접어든 신문사 생활은 벅찼고,연년생 두 딸들은 약간의 정서불안증까지 보이며 엄마를 ‘고파’하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기자도 낄 수있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기자가 아니라 아줌마 자격으로”라는 단서로 받아주었다. 프로그램 첫 시간,나 말고 8명의 아줌마가 ‘맹숭맹숭’한 얼굴로 와 있었다.애 낳은지 백일도 안된 30대,사춘기큰아들 때문에 맘고생하는 40대,남편의 바람기가 탈인 아줌마 등등…. 1주일에 한번씩 그림으로 마음 그리기,몸짓으로 감정 보여주기,미래 계획 세우기 등을 하며 그것이 일종의 상담프로란 걸 알았다. 우리는 울고 웃으며 삶의 흙탕물을 가라앉혔다.정말 오랜만에 마음을 들여다보았다.삶도 들여다보았다.‘아이와 일,무엇도 제대로 못한다’는 자책에 내몰리는 나,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두 딸에게 전가되고 있었다. 우리들의 옛 모습인 마음 속의 덜 자란 ‘아이’도 찾아냈다.생활에 바빴던 부모의 무관심이 사무친 아이,잘난 남매들과 비교당하며 열등감을 키운 아이,부모님의 불화로 너무 일찍 철이 든 아이….그 ‘아이’들은 아줌마들이 내딛는 발걸음을 옭아매며,말썽을 부리며 징징대고 울고 있었다. 초겨울로 향하는 어느날,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이 내려다보이는 한 아파트에 아줌마 아홉이 모였다.팀의 일원이자아파트의 안주인이 졸업식을 겸해 마련한 점심식사였다.아줌마들은 서로 “앞으로 더 잘 살라”며 등을 다독여주었다. 그동안 우리는 준비안된 부모는 또다시 준비안된 부모를낳는다는 것을 알았다.‘부모 훈련'을 통해 그 악순환을 끊고 싶다. 허윤주기자
  • 부모버림받은 남매 데려와 뒷바라지 헌신

    폐가에 버려져 있던 고아 남매를 집으로 데려와 5년째 보살피고 있는 경찰관이 대통령 격려문과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충남 공주경찰서 신관파출소 이훈규(李勳珪·32)경장은 3일 공주경찰서를 초도 방문한 김중겸 충남경찰청장으로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친필 격려문과 행자부 장관 표창장을 전달받았다. 김 대통령의 격려문에는 “직무를 수행하며 불우한 이웃을보살피는 이 경장도 그렇지만 더 큰 칭찬을 받을 사람은 부인 정미경(鄭美京·30)님”이라며 “이 경장 부부는 봉사의길에서 이미 성공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 경장이 김미애(15),근수(14) 남매를 만난 것은 공주경찰서 탄천파출소에 근무하던 지난 96년 11월.한달에 3∼4차례에 밥,빵,과일 등이 없어진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하던 중 주민들이 용의자로 지목한 남매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한 폐가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경장은 남매를 집으로 데려오기로 결심하고 아내에게 말했다.3개월 전 쌍둥이 딸을 낳은 부인 정씨는 처음에 반대했지만 다음달 남편몰래 남매를 만나보고는 울면서 돌아왔다. 그해 12월 부부는 남매를 집으로 데려왔다. 남매만의 호적을 만들어 주고 친자식처럼 돌보았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
  • [도쿄 이야기] 우울한 일본의 50대

    도쿄에 본사를 둔 일본 중견기업 A사의 부장인 B씨(53)는 지난 달 30일 총무성이 발표한 사상 최악의 실업률 보도에 우울한 모습이다. 장기 불황과 대규모 적자,대량 해고의 바람이 한창인 일본에서 A사는 비교적 탄탄한 회사이긴 하지만 B씨로서는실업률 5.4%가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B씨는 일본의 베이비붐이 최고조를 이뤘던 1948년에 태어난 ‘단카이(團塊)세대’이다.잿더미 속에서 일본 부흥을이끌어야 한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라난 세대로 그는 20∼30대에 일본 경제의 전성기를 몸소 겪었다. 74년 지금의 회사에 들어간 그의 연봉은 보통의 기업보다는 많은 1,000만엔(1억300만원 상당)을 조금 넘는다.언뜻큰 액수 같지만 부인과 3남매를 둔 그에게는 세금을 뺀 실수입 900만엔으로 생활하기 빠듯하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93년 미국 지사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도쿄에서 50㎞ 떨어진 근교의 30평짜리 집을 사는데5,000만엔이 들었다.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그는 주택구입비의 대부분을 25년 장기상환의 빚으로 충당했다.빚과 이자를 갚는데 한해 300만엔이 들어간다. 대학생인 둘째,셋째의 수업료는 100만엔인데 그나마 사립의 절반정도인 국립대학을 다니고 집에서 통학을 하고 있어 부담을 덜었다.이들에게 용돈은 한푼도 주지 않는다.상환금과학비를 빼면 500만엔 가량이 처분가능한 소득으로 월 45만엔이 생활비이다. 그의 용돈은 월 7만엔.인터넷 비용과 책 구입비를 제외하면 3만엔 정도가 실제 용돈이다.그래서 웬만하면 집에 일찍 간다. 뉴욕 지사 근무 이후 지난 8년간 외국 여행은 한차례도못했다.부인이 이탈리아에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봄과 가을 온천에 가는 게 고작이다.외식이나 옷 구입도 쉽지 않다. 월급날인 25일이 다가오면 집의 생활비도 바닥을 보이기시작하는데 그때쯤이면 탁아소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하는 부인이 벌어오는 3만엔이 구세주이다. 전후 일본의 꿈나무 세대였던 지금의 50대가 구조조정의표적인 된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자신을 50대 초반 평균적인 일본 월급쟁이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B씨는 “지금의 생활에 절망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희망도 없다”고푸념한다. 황성기 특파원
  • [한강 그곳에 가면] 남한강변 유적지 기행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떠나는 남한강 유적지 역사기행은선현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충분하다.충북 단양에서 충주를관통하는 남한강을 따라가다 보면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각종 산성은 물론 선사시대의 주거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있다.고구려와 신라가 대업을 꿈꾸며 각축을 벌였던 산성이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버티고 있고 임진왜란때신립 장군의 한이 떠도는 곳 또한 남한강이다. [충주지역] 고구려때는 국원(國原),신라때는 중원(中原)으로 불렸으며 고려시대에 처음으로 충주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인후지지(咽喉之地·사람의 목구멍과 같은 지역)로 통할 만큼 지리적 요충지였다.가금면 가흥리에는 조선시대 조세 물품을 보관하던 가흥창(可興倉)이,용전리에는 광개토왕비를닮은 중원 고구려비가 있다. 탑평리 7층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뜻에서 중앙탑으로도 불린다. 망국의 한을 품은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탄데서 유래된 탄금대가 이 곳에 있다.임진왜란 당시 배수진을 쳤다가 대패한 신립 장군이 열두번이나오르내리며 군사들을 독려하다 최후를 맞았다는 열두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미와 보련 남매가 축성했다는 장미산성과 보련산성은 남한강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다.신라가 남한강 유역을 차지하면서 북진거점으로 삼기 위해 축성한 탄금대토성과 충주산성은 1,500여년이 지났음에도 산성이 그대로 남아 있을 만큼 수준 높은 축성술을 자랑한다. [제천지역] 한수면 명오·사기리 유적지는 구석기시대 유적이 볼만하다.금성면 황석리에는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선돌과 고인돌 무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 중부권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청풍면 물태리 청풍문화재단지에는 관아·민가·향교·석물군 등이 복원돼 선인들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 있는 신라시대 망월산성은 강가의 돌을 이용한 전형적인 테뫼식 산성으로 우리나라 산성연구에 귀중한 사료가되고 있다. [단양지역] 단양팔경의 얼굴격인 옥순봉과 구담봉을 지나면죽령으로 이어지는 군사요충지에 적성산성이 남한강을 굽어보고 있다. 애곡·도담·여천리 석회동굴에는 구석기 유적이 집중돼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특히 수양개 유적과 구낭굴,금굴 등지에서는 석기·청동기시대의 유물이 발견돼 수양개 유물 전시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조선조 개국공신인 삼봉 정도전의 이름이 떠오르는 도담삼봉에는 산간 오지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뗏목이 복원됐다.조금 더 올라가면 온달 장군이 신라에 빼앗긴 영토를 찾겠다며 축성한 것으로 알려진 온달산성과 온달동굴,온달묘 등이 찾는 이를 반긴다. 고수길(高秀吉) 청주박물관장은 “남한강은 선사시대 이래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라며 “조상의 숨결을 쫓아 떠나는 역사 기행지로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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