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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일나간 새 불… 4남매 숨져

    25일 오전 6시20분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49 조래수(46·신문지국장)씨 집에서 불이 나 조씨의 아들 주현(9)·중현(5)·병현(3)군,딸 영현(7)양 등 4남매가 모두 숨졌다.불은 25평 내부를 모두 태우고 20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조씨와 일본인 아내(45)가 이날 새벽 촛불을 켜놓고 기도를 한 뒤 신문배달을 나갔고,불이 난 지점이 촛불이 켜 있던 건넌방인 점으로 미뤄 촛불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조씨 집 일대가 철거지역으로 보상을 둘러싼 마찰이 컸고 그동안 방화가 몇차례 있었던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이 지역에는지난 3,4월 14건의 방화가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지난 12일과 18일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김포공항에 인접한 이 지역은 항공기 소음으로 지난 92년 공항시설구역으로 지정돼 대부분의 주택 소유 주민은 보상비를 받고 이주했으나 110여가구 300여명의 세입자들은 보상을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한 채 생활해 왔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
  • 돈암초 ‘방과후 열린교실’/ “우린 학교에서 숙제하고 놀아요”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돈암초 본관 2층 ‘방과후 열린 교실’에는 저학년의 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부터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20평 남짓의 교실 바닥은 따뜻하고,고무매트를 깔아서 부드러웠다.한편의 신발장과 대형 책상,컴퓨터와 놀이기구는 물론 싱크대와 에어컨이 여느 교실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이들을 맞는 보육교사 김혜숙(30)씨는 “어서 와.즐겁게 지냈니?” “숙제부터 하자.”고 마치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맞으며 아이들의 겉옷을 받아 걸어줬다.아이들은 “안녕하세요.방과후 선생님.”이라고 인사한 뒤 책상으로 가서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숙제가 없는 몇몇 아이들은 어제 채 만들지 못했던 신호등을 만드느라 바닥에 놓인 책상에 모여 앉았다. 30명의 저학년 어린이들이 알림장을 펴놓고,숙제에 대해 김 교사에게 질문하느라 다소 소란했던 교실은 20여분만에 조용해졌다.수학익힘책을 풀고 있던 한효주(1년)양은 김 교사에게 “선생님 숙제 다했어요.채점하고 사인해주세요.”라고 말했다.김교사는 “다 맞았네.효주는 정말 잘하는구나.”라며 칭찬한 뒤 채점을 해줬다.이어 효주양의 부모를 대신해 시험지에 사인도 했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인 노가람(3년)양은 3년째 방과후 교실에서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자 집에 있으면 심심하고 또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게 있어도 엄마가 안 계시니까 물을 수도 없어요.방과후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놀고,언제든 돌봐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니까 좋아요.” 이지우(3년)양과 희재(1년)군 남매는 방과후 교실에서 함께 지내다 오후 6시면 집으로 간다. 김 교사의 주간교육계획에 따르면 학생들은 언어·표현·신체활동영역으로 나눠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고 영어도 익힌다.생활지도 등 인성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으며 예습과 복습은 물론 연극이나 과학관 등 체험학습에 나서기도 한다.물론 빵과 우유 등 간단한 간식이 제공된다. 돈암초에 ‘방과후 교실’이 시작된 것은 1998년 9월.성북구청의 지원을 받아 2개반 60명의 어린이에게 방과후 보육서비스를 실시했다.교실이 부족해 올해부터는 1개반 30명으로 줄였다.그래서 올 3월 초에는새벽에 학부모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인기였다.한달 교육비는 간식비와 학습준비물 포함,4만원으로 시중 보육기관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방과후 교실 담당 교사는 보육교사인 김교사외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보조교사가 한명 더 있다. 4년째 방과후 교실을 맡고 있는 김 교사는 “30명의 아이들 공부를 봐주기는 매우 어려워요.학습 성취도가 낮은 아이들 2명은 개별지도를 하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져서 보람있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6시까지,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 방과후 교실에서 보호를 받는다.몇몇 아이들은 학교 인근의 영어학원으로 갔다가 다시 방과후 교실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 학교 강영일(姜英一) 교장은 “초등학교에 방과후 교실 등 어린이 보육시설이 활성화된다면 도서실과 과학실,실과실 등을 활용할 수 있고,특기적성교육과도 연계하면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교실이 좁아 30명의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없다는 점에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방과후 교실을 이용하는 1학년 박혜준의 아버지 박종완씨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어서 좋다.”면서 “앞으로 많은 초등학교에 이런 보육시설이 갖춰지길 바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동양인 첫 뉴베리상 재미교포2세 린다 수 박 “美 어린이에 단군시조 알리겠다”

    ‘동양인 최초의 뉴베리상 수상자’.전미도서관협회가 수여하는 세계적 명성의 아동문학상을 받은 지난 1월 이후 린다 수 박(42·한국명 박명진)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재미교포 2세로 미국에서 나고 자란 그는 고려청자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 ‘사금파리 한조각’(전2권·서울문화사 펴냄)으로 올해 뉴베리상을 받았다.마흔이 넘어 비로소 ‘코리안’이란 이름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7일 오전 용산의 출판사에서 그를 만났다.보름 일정으로 서울을 찾은 그는 화장기 없이 수수하고 넉넉한 ‘아줌마’였다.“열두살 때 다녀간 뒤 꼭 3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한 시간여의 인터뷰 내내 즐거운 얼굴이었다. “제 두 아이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쳐 주고 싶어 쓴 동화였어요.이제는 미국인 아이들이 더 열심히 읽는 걸 봅니다.그걸 지켜보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거워요.” ‘사금파리 한조각’의 배경은 고려시대.도자기 마을에 사는 열두살 고아소년 목이가 고려청자를 멋지게 굽는 도공이 되려고 노력해 꿈을 이룬다는 줄거리다.국내 독자들에겐 익숙하고 평범한 이야깃감이지만 한국문화를 직접 접해 보지 못한 그에겐 간단한 작업이 아니었다. “어렸을 적 시카고 근교의 집 근처 도서관에는 영어로 번역된 한국 소설책이 딱 한권 있었어요.그걸 수백번이나 읽었던 기억이 나요.소수민족의 정서를 말해 주는 소설을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했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유학길에 올랐다가 미국에 정착한 부모는 그에게 철저히 영어만 쓰게 했다.이국인으로 겪은 소외를 딸에게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였다.다섯살 때부터 서툰 영어로 시를 긁적이던 ‘문학소녀’는 스탠퍼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결혼해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는 슬하의 두 남매를 위해 한국동화를 쓰고 싶었다.한국사 관련 책을 40여권이나 읽었다.그러다 어느 책 속에서 ‘엑설런트’라고 짤막하게 언급된 고려청자에 시선이 멎었다.그게 멋진 글감이 돼 온 미국의 도서관에 책으로 꽂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그는 한국 전래동화를 세상의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을 소명으로 여기며 살 작정이다.이미 두 권의 한국 소재 동화를 미국에서 펴냈다.조선시대 양반 가문의 소녀가 주인공인 ‘널뛰는 소녀’(1999), 역시 조선시대를 소재로 한 ‘연싸움꾼들’(2000)이 그들.새달엔 국내에서도 번역출간된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달랬더니 작가는 갑자기 하이톤의 수다쟁이가 됐다.“내년 가을엔 한국의 단군 시조에 관한 책을 미국에서 출간합니다.미국 어린이들이 일본 시조인 ‘하이쿠’만 아는 게 속상했어요.일제시대의 한국인 소녀가 주인공인 창작동화(내 이름이 기요코였을 때)도 조만간 미국 아이들이 열심히 읽게 될 거예요.” ‘내 이름이…’는 최근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책 15권’에 당당히 끼였다. 황수정기자 sjh@
  • 통일호랑이 남매 이름 ‘코아’와 ‘리아’로

    지난 6월 남과 북의 호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통일호랑이 남매’의 이름이 지어졌다. 과천 서울대공원은 6일 이들 남매의 이름을 대한민국(코리아)을 상징하는 ‘코아’(수컷)와 ‘리아’(암컷)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코아와 리아는 서울대공원이 지난 9∼10월 실시한 이름 공모전에 응모된 1426편 중 대공원 동물작명위원회의 심사와 네티즌 인기투표로 결정됐다. 이들 호랑이 남매는 남북한 합작 통일호랑이라는 점에서 지난달 백일잔칫상을 받는 등 각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코아와 리아는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와 호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엄마 ‘홍아’와 99년 북한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온 아빠 ‘라일’ 사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은 아기호랑이 남매를 겨울동안 내실에서 지내도록 한 뒤 내년봄부터 야외방사장에 풀어 관람객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
  • TV리뷰/ ‘MBC ‘포토에세이 사람’, 사람냄새 물씬나는 휴먼다큐물

    정지된 흑백사진들이 TV수상기를 스쳐간다.컬러-고화질-디지탈TV 시대인 요즘에.게다가 이런 류의 ‘감동’프로에선 필수랄 수 있는 잦은 클로즈업 화면이며 감동적인 배경음악,친절한 자막설명 등을 자제해 더욱 낯설다.내레이터인 배철수는 담담한 목소리로,대도시를 벗어나 그림처럼 살아간다는 화가 강석문·박형진 부부의 삶을 조용히 전달한다.지난 1일 방영된 MBC ‘포토에세이 사람’(월∼금 오전10시50분)의 ‘행복한 사과부부,강석문·박형진’편이다. MBC ‘포토…’은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를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일련의 흑백 스틸사진들을 통해 들여다 보는 휴먼 다큐멘터리.뇌질환으로 온몸이 마비된 삼남매,도심 한복판에서 물고기를 낚으며 산다는 ‘한강의 어부’,대학입시보다 자신의 영화만들기가 더 중요한 고등학생 등등.눈길을 끌지는 못 하지만,사회 곳곳에 엄연히 존재하는 일반인의 평범한 일상을 흑백 스틸사진에 담아냈다.노랗게 빛바랜 옛 사진들처럼,어색하고 지루하기도 하지만 볼수록 정감이 쌓이는 프로다. “평범한 일상에 붙박혀 사는 주변 사람들을 소재로 인간미 있는 프로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소신이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활동사진이 연속적인 시간이라면,스틸사진은 공백으로 연결되는 불연속적인 시간이다.따라서 감상자가 사진들을 볼 때는,사진들 사이의 공백도 같이 보게 된다.즉 그 공백은,마치 동양화의 여백처럼 감상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포토…’은 그러한 사진 매체의 성격을 최대한 활용해 10분이라는 짧은시간에도 불구하고,시청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시청자 김대윤씨는 “한시간 분량의 내용을 10분에 압축한 듯한 이 프로를 보고 나면 계란의 노른자만 쏙 빼먹은 양,만족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시청자들이 출연한 인물들의 뒷 이야기며 연락처를 방송사에 물어오거나,감상과 의견을 서로 교환하는 것도 다른 프로그램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제작진의 사진 매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활용,촬영기술이 높이 평가받는다는 반증이 아닐까.‘포토…’은 눈길을 끌지 못 하는 것,말해지지 않는 것,무시되는 것,일상적인 것 등 언론매체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에세이형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큰 특장이다. 가끔은 힘들고,가끔은 즐거운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삶이 TV를 통해 서로에게 전달되고 하나로 묶인다.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흔치 않은 볼거리가 방송 1주년(5일)을 맞게 된 성과가 우연은 아닐 것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여성창업경진대회 아이디어 만발/ 생활속 발견이 ‘대박아이템’

    생활 속의 조그만 발견을 사업아이템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열린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창업아이템상(賞)’을 받은 여성들은 한결같이 살아가면서 겪었던 불편함을 없애겠다는 생각을 사업으로 연결했다.최근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여성파워’를 반영하듯 여성들의 창업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여대생 사업가’ 신주동(申珠東·24)씨는 우연히 친구 결혼식장에 들렀다가 사업아이템을 찾았다.“신부의 웨딩드레스가 전체적으로 다 예쁜데 팔뚝만 너무 굵어 보였어요.소매만 따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실천에 옮겼죠.” 신씨는 웨딩드레스의 소매부분이 유달리 좁아보여 불편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조립식 드레스’를 만들기로 했다.소매,깃,상의,하의 등 드레스를 부분별로 따로 만들어 소비자가 취향대로 고르도록 했다.옷 한벌로 여러 가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반응도 좋았다. 청주 주성대학 뷰티디자인학과 2학년인 신씨는 지난 24일 끝난 오송국제바이오 엑스포행사의 공연의상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다음달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새빔을 만들어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로 들어설 계획이다. ‘물에 뜨는 운동복’을 개발한 김성숙(金成淑·44)씨는 중학생 남매를 둔주부로 ‘효심’이 사업으로 발전한 케이스.중풍을 앓던 시어머니를 물속에서 운동시키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다가 물에 뜨는 옷을 개발했다.1년반 동안 고생 끝에 액상바이오와 폴리에틸렌을 혼합한 특수물질로 물에 뜨는 운동복을 개발했다.2억원을 들여 회사(김성숙 프로모션)도 차렸다.반바지와 조끼가 연결된 패션운동복이어서 물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뜨고,평상복으로도 손색이 없다. 김성수기자 sskim@
  • 강남구민대상에 변정애씨

    결식아동·홀로노인 등 불우이웃돕기에 팔을 걷어붙인 부녀회장이 구민대상을 받았다. 강남구는 제11회 ‘강남구민대상’에 어버이날·노인의 날 경로잔치를 열고 시민알뜰장·일일찻집 운영 등을 통해 불우이웃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온 도곡1동 부녀회장 변정애(60)씨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81년 남편을 잃은 뒤 3남매를 데리고 지하방에 살면서 파출부,식당일로 생계를 꾸리며 두 자녀를 미국 뉴욕대 박사과정,펜실베이니아대 석사과정에 진학시킨 신영이(55·논현동)씨에게는 ‘장한 어머니상’이 수여됐다. 또 위암 수술을 받고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76)와 지체장애인인 시어머니(76)를 25년간 봉양해 온 장래영(46·일원동)씨가 효행상을 받는 등 7개 부문에서 활약해 온 구민들이 상을 받았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기획/ ‘강제조정제도’ 보완 시급

    판사가 직권으로 판결이 아닌 방법으로 분쟁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조정 제도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특히 강제조정이 법원측의 매끄럽지 않은 진행과 원·피고들의 기피,양보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의식 탓에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때문에 강제조정에 반발하는 분쟁 당사자들의 이의신청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강제조정 기피 원인과 실태 첫번째 원인은 소송 만능주의와 ‘일전불퇴’의 소송문화다.특히,‘양보하는 것은 지는 것’이라는 의식의 영향이 크다. 유산 상속 문제로 여동생들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모씨의 소송은 1년이 넘도록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여동생들이 이씨가 물려받은 재산의 일부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남남으로 갈라섰다.동생들은 당초 제기한 재산이전등기 청구소송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비난한 진술까지 문제삼아 손해배상소송을 냈다.이씨도 맞소송을 내 이들의 소송과 형사고발만 3∼4건에 이르고 있다.재판부가 가족간의 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에 나섰지만 원한과 분노로 가득찬 이들 남매 앞에재판부도 두손을 들고 말았다. 박모씨는 2년전 친구인 김모씨로부터 3000만원을 빌렸다가 대여금 청구소송에 휘말렸다.박씨는 빌린 돈을 갚아주었다는데 친구는 받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서로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재판부도 고민에 빠졌다.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판가름하기가 쉽지 않았다.결국 재판부는 절반씩 양보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박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판결을 고집했지만 패소했다.친구를 믿고 차용증을 돌려받지 않은 박씨의 잘못이 결정적이었다.박씨는 소송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대법원 판결을 받아볼 작정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 행정기관은 조정 자체를 노골적으로 회피하고 있다.서울지법 9층 민사조정실.모 정부기관의 소송 담당 직원은 ‘져도 좋으니 반드시 판결로 해달라.’며 판사와 입씨름을 벌였다.정식재판에서는 패소하더라도 문책은 당하지 않지만 조정을 받아들이면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였다. 정부 기관의 조정 회피는 감사 문제와 직결돼 있다.행정기관이 정식재판에서 패소해도 ‘판결문’을근거로 지출되는 배상금이나 위자료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기 때문이다.반면 조정에 의한 비용 지출은 ‘왜 조정에 동의했느냐.’는 책임 추궁이 따른다.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정부기관이 막대한 소송비용을 들여서라도 재판에 집착하는 원인이다. 서울지법 이준상 판사는 “일반인들은 ‘삼세번’까지 가자며 재판에 집착해 조정을 거부하는 반면 정부 기관 등은 문책 때문에 회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도 성공보수금 때문에 조정을 달가워하지 않는다.일부 변호사는 수임료 외에 승소 때 받는 성공보수금을 받아 내기 위해 소송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무리한 조정 강권도 불신 심화 대법원의 조정제도 활성화 방침을 따르기 위해 일선 판사들이 무리하게 사건을 조정으로 몰고 가려다 보니 분쟁이 원활히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서울지법 민사부의 한 판사는 “조정 건수를 늘리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 일부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부인으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한 이모씨는 강제조정을 몹시 불신하고 있었다.이씨의 재산은 상속받은 시가 7000만원짜리 연립주택이 전부.부인은 연립주택을 전세로 내놓고는 보증금 5600만원 중 4100만원을 가져갔다.통장 예금 1000만원도 부인 명의로 바꿨다.이혼소송이 제기되자 부인은 이씨의 카드로 600만원을 인출해 가져갔다.그러나,판사는 지난달 강제조정을 통해 이씨에게 남은 3000여만원의 재산 중 절반을 부인에게 지급하라는 재산분할을 명령했다.이씨의 변호인은 “판사가 사건을 제대로 파악이나 한 것이냐.”며 반발했지만 판사는 강제조정을 밀어붙였다.이씨는 불복해 이의신청을 했지만 재판이 2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조정 과정에서 판사의 고압적인 언행이 반발을 사기도 한다.판사가 분쟁 당사자들을 불러 승패를 미리 예고해 막연한 불신감을 낳거나 쌍방 모두가 반대해도 불이익을 주겠다며 반강압적으로 조정안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때문에 강제조정에 대한 이의신청도 늘어나 5건중 1건은 이의신청이 제기되고 있다.99년 16%였던 이의신청은 2000년 19%,2001년 23%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긴 하지만 판사들의 지나친 경고가 협박으로 인식되거나 의뢰인 앞에서 변호사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재판을 하기도 전에 승패를 미리 예고하거나 이의신청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해 재판이 지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사조정제도 법원이 민사 분쟁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자료를 검토한 뒤 양보나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제도다.임의조정은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것이고 강제조정은 당사자가 타협을 보지 못할 때 재판부가 직권으로 내리는 조정을 말한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조정제도 외국사례·운용 개선책은 전문가들은 “최악의 강제조정이라도 최선의 판결보다 낫다.”고 말한다.조정제도의 유용성을 함축한 말이다.외국은 조정제도를 폭넓게 이용하고 있다.소송우선주의 경향인 미국은 60년대 후반부터 소송외 분쟁해결제도인 ADR(판결외 분쟁해결)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전통적인 대립당사자주의로 야기되는 과다한 소송비용 등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탓이다. 미국 민사소송의 90% 이상은 변호사들의 협상에 의한 화해로 해결되며 판결은 7∼8%에 불과하다.또 법원이 선임한 중재인으로 하여금 판정을 내리는 법원중재,우리의 조정제도와 같은 법원조정,법원직원이 소송의 화해가능성을 조사하는 특별화해담당관,조정과 중재를 혼합한 간이심리 등 다양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일본은 1심 소송사건의 75%가 조정신청건으로 조정성립률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으며 분쟁을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민사소송에 대한 조정사건 접수비율은 10%에 머물고 있다.1심 본안사건에서 소취하,임의조정 및 강제조정을 모두 합쳐도 20∼3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정제도가 제도적으로 확립돼 있지만 중재나 화해,합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 때문이다.전체적으로 조정 건수는 늘고 있지만 법관의 강제조정에 대한 불복은 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따라서 법관들의 조정능력 향상과 함께 법원의 조정을 기피하는 행정기관과 사회의식을 전환할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분쟁해결에서 최상의 대안으로 평가되는 조정제도가 폭넓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내실화와 함께 법관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분쟁당사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고압과 강제가 아닌 설득을 통해 조정을 이끌어내는 운용의 묘미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다.재판부가 전문성을 갖춰 분쟁당사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강압적인 조정 강요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또 조정신청을 약점으로 느끼는 변호사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며 전문가로 구성된 조정위원들에 대한 보수도 현실화해야 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이수성씨 남매 합동 출판기념회

    이수성(李壽成)전 국무총리 남매가 17일 오후 6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합동으로 출판기념회를 연다.기념회준비모임측은 “이 전 총리와 누나 자혜(自惠)씨가 각기 ‘정치는 사랑이다’와 ‘딸의 노래’를 동시에 출판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이 전총리는 ‘정치는 사랑이다’에서 “작은 사랑을 실천해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유망한 정치인이 가져야할 덕목이 사랑의 실천임을 강조하고 있다.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3)정몽준후보 부인 김영명씨

    대한매일은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기획의 세번째 주자로 9일 오전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부인 김영명(金寧明·46)씨를 만났다.김씨는 후리후리한 키에 마른 듯한 체형,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녀 생각보다 훨씬 훤칠해 보였다.엄격한 시집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딸부잣집 막내딸의 구김살 없는 태도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긴 듯하게,웃음을 섞어 차근차근히 답변했다.김씨는 “남편은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국제감각과 젊음을 갖추고 있고 월드컵 때 보여준 것처럼 국민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21세기형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날 인터뷰는 서울 평창동 정의원 자택에서 1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대담자로는 신연숙(辛然淑) 문화에디터와 김경애(金慶愛) 동덕여대 교수 겸 본사 명예논설위원이 참여했다. ■결혼과정과 남편 정몽준 ◆정 의원이 청혼은 어떻게 하던가요.결혼하면서 어떤 가정을 꿈꾸셨습니까. 결혼할 나이가 돼 소개로 만나서 그런지 좋으면 그냥 결혼하는 거라 생각했어요.영화처럼 드라마틱한 프로포즈는 없었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으신지,이 대답을 할 때는 내가 뭔가 빼먹고 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친정 아버님이 공직에 계셔서 어머님이 하루 건너 손님을 치르는 등 바쁘게 살았어요.초창기 외교관은 지금보다 여건이 열악했거든요.결혼하면서 사업하는 가정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공직을 갖게 돼 한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온 느낌이에요.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신혼 초에는 많이 했죠.내용은 잘 기억 안 나는데 하여튼 처음 결혼해서는 서로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라 적응하기 좀 힘들었어요.친정은 경상도 집안에 딸이 많아 분위기가 부드러운데 시댁은 아들이 많고 대가족이라 좀 딱딱한 편이거든요. ◆남편이 어떤 경우에 가장 자랑스럽게 느껴지셨습니까. 감성지수(EQ)가 굉장히 높아요.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추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죠.남편은 부부관계도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또는 계약관계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은 ‘사랑에 대한 계약’을 뜻하죠.사랑하고,사랑하려고 노력하고,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배려한다는 뜻입니다. ◆정 의원이 구두쇠라 돈을 써야 할 데도 안 쓰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검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써야 할 데는 씁니다. ◆정 의원이 언젠가 부인께서 첫사랑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좀 섭섭하지 않으셨습니까. 결혼한 지 23년입니다.애가 넷이고요.그런 것에 섭섭하다고 말할 시기는 지났지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아들을 주욱 대동하고 출근하고 아침 식사도 모여서 하는 등 전통적인 가부장이었습니다.또 너무 검소해 며느리로서 부담이 됐을 법한데요. 대가족이 좋은 면도 많아요.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서로 의지하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잖아요.제사때도 며느리들이 많아 음식 장만이 빨리 끝나요.아버님은 그릇이 크면서도 굉장히 자상하고 섬세하셨어요.저희들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죠.그렇게 바쁘게 큰 기업을 하면서도 자식들 하나하나 챙기는 걸 보면 대단하세요.아버님을 통해 절제와 부지런함을 배웠어요. ■가정생활과 자녀교육 - 아이에 가끔 ‘사랑의 매' 들어 ◆정 의원께선 집안살림이나 자녀교육에 얼마나 참여하시나요. 남편은 “아이들은 멍하니 천장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요즘 아이들이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을 안타까워해요.월드컵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일요일날 예배 끝나고 아이들에게 자장면도 사 주고 쇼핑도 같이 하곤 했는데 지난 10년 간은 출장을 많이 다녀서…. ◆정 의원이 아이들 칭찬은 많이 해 주는 편인가요.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이 아무래도 부족하죠.어렸을 때는 아이들 교육은 제가 챙겼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는 것 같아요.등산이나 축구 등 어른들 행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이가 되니까 옆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 같고요. ◆혹시 아이들에게 매를 든 적이 있나요. 아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게 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몇 대를 맞아야 하지?’라고 물었어요.그리고 체벌한 후에는 엄마가 너를 사랑한다고 꼭 이야기를 하고 안아 주었습니다.감정적인 매는 금물이지만 사랑의 매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하지만 아이들이 조금 자라면 체벌은 효과가 없습니다.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늦둥이는 어떻게 해서 보게 됐습니까. 막내를 임신하고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 담당의사가 “아들이 없으신가요.”하고 진지하게 물어 참 당혹스러웠습니다.제가 막내여서 항상 동생을 가지고 싶어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아이를 넷이나 낳았습니다.아이는 두 돌까지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큰 애들이 이제 집을 떠나고 있는 과정에서 아직 집에 누가 있어 엄마를 기다린다는 건 너무 좋죠.하지만 나이 많은 엄마라 미안하기도 합니다. ◆둘째 딸은 왜 미국 고등학교에 보내셨는지요. 미국에서 (정 의원이) 박사과정 밟을 때 태어났어요.그래서 그런지 본인이 그곳에서 공부하기를 원해 네 아이 중 하나쯤은 원하는 대로 해주자,그렇게 됐지요.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이모가 학교 가까이 살고 있지 않았다면 안 보냈을 겁니다. ◆정 의원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식성이 좋아서 설익은 김치와 국만 있으면 되지 반찬 타박은 절대 안 해요.된장찌개를 자주 끓이고 계절에 따라 게장과 굴전을 해 줍니다. ◆가정 살림은 어떻게 운영하십니까.살림 비용을 타 쓰는 편입니까. 결혼 후 지금까지 매달 생활비를 받아왔습니다.생활비를 받을 때는 다른 주부 선배들이 가르쳐주신 대로 ‘감사합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하면서 받습니다. ◆부부가 함께 노래방에 가신 적이 있는지요.애창곡은 무엇입니까. 물론이죠.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안치환의 ‘내가 만일’입니다. ■개인생활 - 정신지체아 보호시설 운영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한국에 친구는 많으십니까. 친구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출마선언을 하고 나니까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요.생각보다 많이 있더라고요.(웃음) ◆경상도 말씨가 울산에서 출마할 때 좋은 점수를 얻었겠습니다. 언니들은 서울말씨를 쓰는데 제가 어려서 한국을 떠나 부모님 영향을 받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억양이 좀 남아 있을 뿐이지 그렇게 심하진 않지요? 유권자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웰슬리대는 명문대로 알려졌는데 공부를 잘 했나 봅니다.정치학을 전공한 건 외교관이 되려고 한 것 아니었나요. 웰슬리대는 당시에는 비교적 들어가기 쉬웠어요.클린턴 대통령 이후 미국사회도 교육열이 높아져 지금은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 돼 있다고 하대요.요즘 같으면 입학도 못 했을 거예요. 친정아버님이 외교관이셨는데 저희 남매 중에 외교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그래서 생각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결혼을 안 했으면 혹시 모르죠.하지만 결혼해서도 거의 외교관이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국제축구연맹(FIFA) 일이 대부분 외국 부인들 만나는 일이라 예전에 어머님 하던 일과 비슷해요. ◆ FIFA 집행위원들 사이에 ‘미스 스마일 월드컵’이라 불린다는데요. 너무 과대평가해 주신 거지요.사람 사귀는 일이 다 만나서 밥 먹고 얘기하고 그런거잖아요.그냥 아내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지요. ◆‘내가 대통령감이라기보다는 아내가 퍼스트레이디감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정 의원이 책에 썼는데요. 누가 그런 얘길 했나봐요.그래서 듣고 기분이 좋았나 보죠.생각해 주신다는 게 나쁘지 않고 감사하죠.하지만 제가 퍼스트레이디감인지 아닌지는 좀더 공부를 해 봐야겠어요.역할을 잘 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혹시 지금까지 좌절을 겪어본 일이 있습니까. 좋은 부모와 시댁을 만나 어려움 겪지 않고 살았습니다.감사한 일이지요.그만큼 사회에 돌려 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올’이란 단체에서 문화재 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는데요. 외국 손님이 오면 뭔가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장소를 찾는 데 아쉬움이 많았어요.훌륭한 문화재가 많은데도 통역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존이 제대로 안 돼 있어 부끄러웠죠.아이들 교육도 급하지만 문화재야말로 대대손손 물려줘야 하는 거잖아요.주부들이 주축이 돼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앞으로 많은 단체가 협력해 좋은 정책이 나오도록 여론조성 작업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울산 사택에서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정신지체아동 주간보호시설’은 김여사가 세웠다는데요. 대단한 건 아니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아 좀더 나은 놀이시설을 주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정치관 - ‘상식 통하는 사회' 만들어야 ◆재벌가 출신이면서 노동자들 표로 당선됐는데 유권자들이 거리감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요. 처음 출마했을 때는 선입관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지역구에 내려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니까 많이 사라졌어요.서로 마음을 열고 애로점 듣고 아이들 교육 문제,지역 생활 개선점 등을 얘기하면서 가까워졌죠. ◆부인께서는 아주 좋은 인상을 주는 한편 너무 귀족적인 이미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과연 서민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도 있고요. 인터뷰를 하니까 이렇게 화장도 더 하고 옷도 신경 써서 입은 거지 저도 보통 주부들처럼 시장도 다니고 그래요.남편이 후보가 되기 전에는 아무도 못 알아봤을 거예요.염려를 많이 해 주시는데 좋은 말씀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을 만나뵙고 모르는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 의원이 여성들에게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선거에 50% 공천을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여성들의 능력은 남성들도 다 알고 있을 거예요.사실 여자축구도 남자축구만큼 투자했더라면 벌써 월드컵4강에 갔을 거라고 하더라고요.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그만큼 투자나 보살핌이 없으면 안 되는 거죠.정 후보는 그런 데 대해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우리보다 못한 나라도 여성들의 지위가 높은 걸 보고 많이 느꼈나봐요. ◆왜 정 의원이 꼭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세계는 많이 변하고 있어요.국내 정서나 상황도 이해해야 하지만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살고 있는 만큼 세계를 이해하고 맞춰 살아야 할 필요도 있거든요.지도자들도 다 젊어지고 있어요.정말 이번이 21세기 첫 대선인데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건지 잘 생각하고 지도자를 뽑아야 될 것 같아요.우리가 월드컵 때 느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무한한 능력을 드러내 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됐으면 해요.항상 국민들 발목을 잡았던 게 정치였잖아요.국민들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랍니다. ◆정 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만류한 적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었습니까. 한 엄마와 아내로서는 만류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공직이란 많은 희생을 가족에게 요구합니다.평범한 가장으로 있길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제게 자주 하였습니다.그런 사회만이 우리 아이들에게,또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족이나 개인의 희생은 따르겠지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열심히 도와야지요. 박정경기자 olive@ ■김영명씨는 누구/ ‘스마일 월드컵'… 영·일·스페인어 능통 김영명씨에겐 애칭이 있다.‘미스 스마일 월드컵’.정몽준 의원이 월드컵유치를 위해 뛰어다닐 때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을 때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다른 것은 몰라도 부인만큼은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170㎝가 넘는 키와 미모에 더해 재벌가 며느리임에도 불구하고 소탈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그리고 모나지 않은 행동에서 비롯된 평가다. 주일·주미대사와 외무장관 등을 지낸 김동조(金東祚)씨의 2남4녀 중 막내.혜화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을 떠나 2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았다.덕분에 영어와 일어,스페인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하다.영어로 작성한 정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감수해 준 일은 잘 알려진 일.국제감각도 지녀 남편의 해외활동에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다만 오랜 외국생활로 학창시절 친구가 없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정 의원과는 1978년 여름 미국 보스턴에서 정 의원의 넷째 형수인 이행자씨 소개로 만나 1년간 연애 끝에 이듬해 정동교회에서 결혼했다.정 의원은 당시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고, 김씨는 웰슬리대에서 국제정치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었다.이곳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명문여대다.김씨는 “정 의원이 과묵하고 심지가 굳어 끌렸다.”고 한다.정 의원이 기숙사로보내온 장미꽃은 지금도 가슴에 담겨 있다. 김씨의 큰 키는 경남여고 농구선수였던 어머니에게서 비롯된다.자매들도 마찬가지.맏언니 영애(57)씨는 미국 모건스탠리 부사장이고 셋째 형부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으로,LG그룹 공동창업주인 허준구씨 조카다.허 회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사돈관계.한국외대 교수인 오빠 민영씨는 정 의원 캠프에서 자문팀을 이끌고 있다. 바쁜 사회활동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자녀양육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장남기선(20)씨와 장녀 남이(19)양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철학과를 각각 다닌다.차녀 선이(16)양은 유학 시절 낳아 미국 시민권자로,현재 미국에서 고교를 다닌다.올해 세검정 초등학교에 입학한 늦둥이 예선(7)군은 얼마전까지 차범근 축구교실에 나갔다. 남편의 출마선언 이후 김씨는 매일 새벽기도를 나간다.그리곤 재래시장 방문과 봉사활동,각종 인터뷰 등으로 숨가쁜 하루를 보낸다.대선 출마가 가족과 주변에 몰고올 변화가 지금도 두렵다는 김씨.그러나 앞에 놓인 일정표는 더이상 고민할 겨를조차 주지 않는다. 박정경기자
  • “라이벌의식보단 배울점 많아요”

    “둘 다 지점장이 됐지만 라이벌 의식보다는 배울 점이 더 많습니다.” 은행권 최초로 남매 지점장이 탄생했다.주인공은 우리은행 김동오(金東午·49) 도곡동 지점장과 김옥정(金玉貞·43) 중계본동 지점장.동생인 김 지점장이 최근 승진하면서 4년전 지점장이 된 오빠의 뒤를 잇게 됐다. 우리은행은 물론 은행권을 통틀어 남매 지점장이 배출된 것은 처음이다. 나이는 여섯살 차이지만 입행은 1년 선후배로 지난 20여년간 은행 생활을 함께 해왔다.오빠인 김 지점장은 1980년 옛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지점 과장,본점 국제부 차장,뉴욕 현지법인 포트리 지점장 등을 거쳐 외환·해외업무에 밝다.지난해 도곡동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뛰어난 영업력을 발휘,강남본부 산하 지점들 가운데 상위권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오빠가 입행한 이듬해 대졸 공채로 입행한 동생은 지점 영업부,본점 외환업무실·검사실 등을 거쳤다.외환 및 재테크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그는 “오빠의 영향으로 졸업후 은행원의 길을 택했고 지점장 자리까지올랐다.”면서 “오빠가 쌓은 노하우를 배워 VIP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최고의 지점으로 키우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2)권영길후보 부인 강지연씨

    권영길(權永吉·61)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부인 강지연(姜知延·59)씨는 일요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연립주택 자택에서 기자들을 맞았다.“막 외출을 하려는 중”이라고 양복차림으로 나오는 권 후보 얼굴 뒤로 공간이 모자라 방 가운데까지 서가가 돌출해 있는 서재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게 보였다.매듭단추로 앞을 여민 개량한복 차림의 강씨에게선 인내로써 고난을 이겨낸 강인함이 풍겨 나왔다.남편에 대한 신뢰와 함께 민노당의 대선 공약과 쟁점 이슈에 대한 이해도 깊었다.거실에 사각상을 펴놓고 앉아 1시간30분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권 후보의 노모가 나와 “수고가 많다.”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대담에는 신연숙 문화에디터와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겸 본사 명예논설위원이 참여했다. ■결혼과정 ◇권 후보가 오빠의 친구라던데,어떤 점이 좋았나요. 고종사촌 오빠의 경남고 동기예요.오빠가 서울 우리집에서 대학을 다녀 자연히 친구들이 드나들게 됐고,그래서 만나서 대화도 하게 됐는데 (권 후보가)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이좋았습니다.연애감정으로 바뀐 시기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진지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50년대 말 당시에 이미 전쟁고아 등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혼자서 가르치기 시작했고,나중에 친구들과 서클을 만들어서 3∼4년을 계속했지요. ◇청혼은 어떻게 하시던가요. 연애를 하자 친정어머니가 극구 말렸어요.저는 있는 집 딸이고,권 후보는 없는 집 외아들에 홀어머니가 계시니,반대할 이유는 충분하죠(웃음)? 하지만 말리니 더 하고 싶고.헤어지지 못하고 시일이 경과하니 어머니께서 지치신 나머지 이젠 거꾸로 ‘빨리 시집가라.’고 하시더라고요.당시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결혼을 못했을지도 모르지요. ◇결혼을 하게 되면 단꿈을 꾸기 마련인데요,어떤 꿈을 갖고 있었나요. 당시에도 출세를 지향하지는 않았어요.최선을 다하는 삶에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피차 그런 마음에서 선택했죠.부귀영화를 꿈꾸지 않은 것은 제가 어렵지 않게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결혼에 후회를 한 적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테지만,근본적으로 되돌아보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요.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조금 밉지요(웃음). ◇시부의 좌익 경력에 대해 부인이나 친정은 알고 있었나요. 그 당시 산청이라는 곳의 지리적 여건이 누구나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 그런게 문제되지는 않았어요.아무 생각없는 양민도 당하거나 죽거나 했지요.낮에 오는 사람들은 ‘(빨치산들) 먹을 것 주지 않았나.’해서 억울한 사람들이 희생되고,밤이 되면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이쪽이나 저쪽이나 당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지리산 주변 동네가 다 그랬지요.결혼한 뒤 시댁의 먼 집안어른들까지 시아버지를 칭찬하시더군요.욕할 데가 없는 분이라고….그것 때문에 결혼을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결혼하고 나선 단점도 보였을 텐데요. 사귈 때는 말 수가 적은 것이 매력이였는데,살다보니 재미가 없어 안 좋더라구요.자상하고 세심한 남편은 아니지만,따뜻한 사람이고 그걸 느낄 수 있게 해요.고통 중에도 지지하고 참고 잘 지내고 있는 것도 그런 때문이 아닌가 해요.집안일은 거의 못하지만 정리 같은 것은 스스로 해요.혼자 밥상을 차려먹기도 하고,식사 후에 찬통을 닫아 냉장고에 넣고 그러지요.좋아하는 된장찌개 생선찌개 요리는 곧잘 합니다. ■가정생활과 자녀교육 - 집 담보로 대출받아 생활 ◇남편의 성격은 어떤가요.독단적인 면은 없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요.아이들 문제만 해도 조언은 하지만 스스로 충분히 생각했는지만 묻고 결정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또 그에 따라줍니다.저에게도 독재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남편이 회사 그만두고 직장 없이 유학갔을 때 불안하지 않았나요.파리에서의 학비는 어떻게 조달했나요. 그저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지요.일단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학비는 모아놓은 돈 조금으로 해결했고요.특파원 시절 남들은 여행도 휴가 받아서 가고 그러던데,우리는 언제나 12월30일∼1월초 신문 안 나올 때만 기차타고 이웃나라 다닌 게 전부예요.그래서 사진배경이 다 겨울밖에 없어요. ◇자녀교육도 모두 성공하신 것 같습니다만 해외 유학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데요. 딸은 사위와 함께 서울대 박사과정을다니다 사위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미국의 코널대로 갔어요.그것만으로는 생활이 안돼 고생했는데 딸도 이번에 같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게 돼 별 걱정은 없어요. 아들은 결혼할 때 전세를 얻어주었는데 2년 지나니까 ‘부부가 그동안 번돈하고 융자 2000만∼3000만원을 보태 집을 산다.’기에 ‘잘했다.’고 했죠.당초 건축과를 지망했다가 경제학과를 졸업해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오전 8시 출근에 밤 12시 퇴근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염증을 느꼈는지,집을 전세주고 그 전세금을 받아서 하고싶던 공부를 다시 하겠다더군요.프랑스에서 실내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제분과 관련된 보도가 나올때의 심정은 어떠했나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우리사회에 호화 해외유학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다만 ‘우리는 아닌데…’ 하는 그런 생각을 했죠.그런 것 일일이 섭섭해하면 안됩니다.병 납니다. ◇부부싸움은 하시는가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한번씩 해야 정든다고들 하잖아요.그러나 남들 하는 그런 식으로는 못해봤어요.풀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될 뿐 아니라 스스로‘나는 이래야 한다.’는 틀 속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권 후보가 파리특파원에서 돌아와 노조부위원장 나선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나요. 후보의 삶을 보아왔고,어떻게 살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았어요.후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비하면 앞으로 살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길을 가야겠다.”고 하더군요.그 뜻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반대할 수가 없었죠. ◇당시 기자생활은 유신체제를 유지하는 축으로서의 역할이 있었는데. 양심이 허락하지 않은 글을 요구받을 때 고통스럽고 힘겨워하는 것을 봤어요.하지만 자기 양심에 어긋나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고심했어요.그런 것 때문에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지요.언노련에 있을 때 기성 정당에서 “비례대표 1,2번 주겠다.돈 없는 것 아니까 그냥 와라.” 이렇게 한 적도 있고,“지역구를 주겠다.” “노동부장관을 시켜주겠다.”고 한 적도 있었어요.후보는 시종 일관된 길을 가는 사람이었습니다.만약 흔들렸다면 나도 지지를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 때 갔더라면 하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추호도 없었습니다.농담으로는 해봤죠.‘한번 할 말 하고 나오는 것은 어떠냐.’고.그랬더니 ‘기성 정당으로는 실현하고 싶은 것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자기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절했다고요. ◇후보께서 술은 잘 하시지요. 한번 시작하면 한도없이 마셔요.기자시절 술 마시는 데 대해 바가지를 긁지는 않았는데,왜냐하면 술마시고 들어오면 ‘나의 사랑하는…’ 뭐 이런 말도 하고,평소 안 하던 애정표시를 하거든요.사람도 부드러워지고 하니 바가지를 긁을 필요가 없었지요.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수입은 있나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쓰고 있어요.당에서는 일절 월급은 없습니다.국고보조금은 정책개발을 위해 쓰고 당 상근직원과 지구당에만 조금씩 나갑니다.그래도 오늘 세 끼 안 굶으면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가 잘하고 있다면 1만원짜리 당비가 많아질 것으로 믿습니다. ◇후원회를 하면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지금까지 후원회 해서 들어온 돈은 만져본 적도 없습니다.그 돈은 당에 들어가서 운영자금으로 쓰입니다.당원들이 1만원씩 특별당비를 내는데 쓸 수가 있겠습니까. ■개인생활 - 호스피스로 6~7년간 봉사 ◇이화여중·고에 이화여대를 나오셨는데,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으로서 미래에 대한 꿈은 무엇이었나요. 현모양처가 되고 싶었습니다(웃음). ◇외국서 오래 사셨는데 외국어는 잘하십니까. 불어는 잘은 못해도 입을 여는 데 겁은 없어요.통하기야 하지요.영어보다는 불어가 더 낫습니다. ◇파리에서 학교는 안 다니셨나요. 사실 그림을 좋아해서 졸업후 홍대 미대를 가고 싶었어요.편입도 가능했지만 기회를 놓쳤는데 프랑스에서 기회가 돼서 청강생으로 미술공부를 많이 했지요.재미 있었습니다. ◇여유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아니면 (권 후보와) 둘이서 동네 호프집에서 맥주를 잘 마셔요.운동은 대모산에 잘 다녔지만 요즘은 시간도 없고 해서 잘 못가요. ◇후보 부인으로서의 득표활동은. 기성정당의 후보 부인은 득표를 위해 많이 방문하고 다니시더군요.사찰이고 어디고 다니면서 시주도 하고 기부도 하다보면 관계가 다져지는 것인데,그런 돈을 쓸 형편이 안됩니다.그래서 인간적으로 가서 도와드리고 할 뿐이지요.그리고 서울에서는 거의 살림만 하고 지역구인 창원에 집이 있어 1년에 3분의2는 그곳에서 지냅니다.창원에서는 당원모임,여성당원과의 활동,노래패 모임 등을 하지요. ◇이전에 사회활동은 많이 하셨습니까. 호스피스로 6∼7년 봉사했는데 오히려 받은 게 너무 많습니다.죽어가는 사람 만나는데 내 가족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했고,후보가 감옥에 갔을 때도‘숨넘어가는 사람도 있는데 (감옥)안에서 건강하게 잘 있는게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정치관 - 진보정당 길닦는 역할 최선 ◇민노당이 군소정당이라서 생각하는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가 당장 뭔가 이뤄내자는 욕심 거두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좋은 세상 만드는 데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진보정당이 이 나라에서 뿌리내려 보수정당과 함께 의견조율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봐요.그런 역할을 할 날을 위해 우리는 길 닦는 역할로 끝나도 좋다는 그런 생각입니다.실제로 우리가 주장한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이자제한법들이 우리 당에서 제안해 이뤄진 법들입니다. ◇파리에 살면서 유럽의 좌파로부터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요? 그런 면도 있을 겁니다.정치는 진보와 보수가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보수내에서 이 당 저 당 나뉘어서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정쟁으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을 생각하고,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펴는 정당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노당의 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창당된 지 2년된 정당으로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당입니다.저도 당원입니다.민노당은 분회를 거쳐 지회장에게 보고되고,전국에서 이런 것들이 모여 상부로 취합됩니다.여기서 전문가 토론을 거쳐 정책으로 확정됩니다.민노당의 정책은 그런 과정을 거쳐 개발한 것입니다.저도 당원으로서 마땅히 지지합니다. ◇민노당이 공약으로 내건 ‘10억원이상 재산 보유자 부유세 신설’은 어떻게 보시나요. 처음에는 발표를 잘못했다고 생각했어요.강남 주변에 사는 분 대부분이 집한 채에 예금 몇 억 있으면 보유세 대상인줄 알고 있더라고요.알아보니 실제는 그렇지 않더군요.대상은 상위 2만∼5만명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공신력있는 연구소의 발표 내용이더라고요.이런 점들을 잘 홍보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어제 TV토론에서 신경써서 전달하려 하더군요. ◇남편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평소 말로 자주 꼬집거나 반대 의사를 냈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꼭 필요할 때만 얘기한다고 생각하는지 제 얘기엔 긍정도 하고 잘 받아주는 편입니다.어제도 TV토론 답변방식에 대해 조언했어요. ◇대선에서의 예상 득표는. 많이 얻어야지요.그러나 당원들이 만족하는 수준이면 저도 만족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권영길 후보가 돼야 하는지 한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입니다.원하는 세상 만들어줄 사람이 이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강지연씨는누구 - 재벌 외동딸… 파업현장 자주 방문 권영길 후보의 부인 강지연씨는 재벌집 외동딸이다.동방생명(현 삼성생명)창업주인 강의수씨가 바로 그의 부친이다. 권 후보가 좌익이자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소년기를 보낸 반면,부인 강씨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태어난 곳은 경북 영천이지만,초등학교부터 줄곧 서울에서 다녔다. 이화여대 재학 중 고종사촌 오빠의 친구로서 알게 된 ‘대학생 권영길’의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순수하고 좋아,집안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 선뜻 결혼을 결정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강씨는 친정으로부터 큰 도움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부친이 암으로 병원에 입원,삼성으로 기업이 송두리째 넘어갔고 재산정리도 제대로 못한 채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홀어머니 아래 외아들 외동딸의 결혼이었기 때문에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동시에 모시고 살았다.종교는 가톨릭.중학교 때부터 개신교 학교를 다녀 기독교의 봉사와 겸손의 정신을 일찍이 받아들였다.그러나장손의 며느리로서 제사를 받들어야 했고,문규현 신부가 방북한 임수경을 데리고 들어오는걸 보고 감동을 받아 가톨릭을 ‘선택’했다.물론 권 후보가 가톨릭 영세를 받은 사람이었던 것도 한 이유가 됐다.종교는 고난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현재 3남매의 자녀 중 장녀 혜원씨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남편과 함께 미국 코널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권 후보가 명동성당에서 총파업투쟁을 주도,당국의 수배를 받는 바람에 장녀 결혼식장에는 강씨 혼자갈 수밖에 없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혜원씨 부부는 같은 성씨의 동성동본이기도 하다. 또 장남 호근씨는 프랑스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으며,차남 성근씨는 서강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결혼 이후 남편의 ‘운동가적’ 풍모를 지켜 보면서 세상의 다른 면을 볼수 있게 된 것이 참 다행스럽다고 그녀는 종종 말한다.실제로 그녀의 외모 어디에서도 재벌집 외동딸의 풍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처음엔 어색하던 각종 집회에도 참여하다 보니 익숙해졌고,나중엔 파업현장 어디도 머리띠를두르고 갈 정도가 됐다고 한다.민노당 열성당원이기도 한 그녀는 요즘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민주노동당과 남편인 권 후보에 대한 ‘긍지’로 가득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통일 호랑이’ 남매 백일잔치 “이름을 지어주세요”

    남북한 호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통일’호랑이 남매의 백일잔치가 5일 오전 11시부터 6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대공원 사슴 사육장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다.이들 아기 호랑이 한쌍에게 붙일 이름도 13일까지 공모한다.백일잔치상을 받는 아기 호랑이들은 대공원에서 사육해온 암컷 ‘홍아’와 97년 북한에서 내려온 수컷 백두산호랑이 ‘라일’ 사이에서 지난 6월 28일 태어났다.지금까지 국내에 벵골산 호랑이는 많으나 남북한 호랑이를 ‘부모’로 한 순수 한국 혈통의 2세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일잔치에서는 동물원측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찍은 출산 광경과 남매의 ‘핏덩이’ 시절 등 생육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송한수기자 onekor@
  • 어린이 책 세상/ 이구아나의 선물 外

    ◆이구아나의 선물(우현옥 글,노영주 그림) = 새 아빠를 미워하는 어린 주인공이 말썽꾸러기 이구아나를 기르면서 가족애를 발견하는 줄거리.동물사육에 대한 구체적 정보까지 담긴 아동실용서.초등 1∼4학년.느림보.7500원. ◆잭과 호랑이 릴리(다이앤 구드 글·그림,이복희 옮김) = 거대도시가 되기 전의 뉴욕에 꼬마친구 잭과 호랑이가 알콩달콩 재밌게 함께 살았다는데….상상력을 자극하는 간결한 글과 풍성한 그림이 조화롭다.5∼7세.웅진닷컴.7000원. ◆터널(앤서니 브라운 글·그림,장미란 옮김) = 아옹다옹 다투는 철부지 남매가 함께 보면 딱 좋을 영국산 판타지 그림책.오빠와 여동생이 신비한 터널을 지나면서 화해하는 줄거리로,사실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6세 이상.논장.8000원. ◆연어의 왕(미셸 몽물리넥스 글,크리스티앙 앵리크 그림,이은진 옮김) = 꿈속에서 어린 연어가 된 소년이 물고기들의 세계를 경험하며 환경에 눈떠가는 이야기.천연색 삽화가 곁들여졌다.초등 저학년 이상.계림북스쿨.6500원. ◆아르키메데스의 목욕(파멜라 엘렌 글·그림,엄혜숙 옮김) = 욕조에 사람이 들어가면 왜 물이 넘치지? 이탈리아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유명한 일화를 소재로 과학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그림동화.6∼7세.풀빛.8000원. ◆엉망진창 섬(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조은수 옮김) = 시커먼 연기,용암을내뿜는 화산,울퉁불퉁 바위로 어지러운 섬은 괴물들에겐 천국.어느날 아름다운 꽃 한송이가 피어나면서 섬은 아수라장이 되더니 조금씩 꽃과 무지개의 낙원으로 변해간다.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에둘러 일깨워주는 그림동화.6세 이상.비룡소.7500원. ◆체벌은 싫어요(이경화 선생님과 어린이들 글·그림) = 초등학생들이 직접 쓴 다양한 주제의 논설문 모음.논설문을 잘 쓸 수 있게끔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의 폭을 키우는 방법을 귀띔해 준다.선생님의 자상한 해설을 덧붙였다.초등 저학년 이상.청솔.7500원.
  • “아버지 보고싶어 한국에 왔는데…”

    “아버지를 만나기 전에는 죽을 수 없어요.” 지난 6월 한국인 아버지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친자 확인소송을 낸 라이따이한(베트남 한인2세) 김진예(31)·김인진(29)씨 남매는 병상에서 재판을 기다리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봉제공장에서 일하던 동생 인진씨는 지난 4일 급성폐렴과 합병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상태가 악화돼 산소호흡기로 의지하고 있는 위독한 상태에서도 아버지를 찾겠다는 희망만은 버리지않고 있다. 두 남매는 지난 66∼75년 베트남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하던 김모(당시 45세)씨와 같은 미국회사에서 일하던 어머니 웽티 탄 투위(당시 22세)씨 사이에서 태어났다.월남이 패망하면서 호주로 이민 간 김씨가 초청장을 보내왔지만 가족들은 끝내 탈출할 수 없었다. 호주 시드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아버지 김씨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소장은 호주 주소로 송달됐지만 김씨가 현지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잠적하자 재판도 중단됐다. 인진씨는 아버지의 사진을 품에 안은 채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연신 ‘아버지’라는 단어만 되뇌일 뿐 원망의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누나 진예씨는 “7살 때 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동생에게 꼭 아버지를 찾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아버지가 보고싶어 한국에 왔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남매에게 닥친 가장 걱정거리는 병원비 마련이다.소송대리를 맡은 박오순 변호사의 도움으로 한국에 온 어머니와 진예씨가 2∼3평 남짓한 서울대병원에서 함께 숙식하며 간병하고 있지만 하루 30만원씩 들어가는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이들 남매를 돕고 있는 베트남인 통역사 리 눅흥씨는 “지난해 라이따이한의 뿌리찾기 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한 뒤 많은 라이따이한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한국에 있는 베트남인들도 남매를 돕기 위해 성금 모금운동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한가위/안방서 즐기는 TV영화(22일)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KBS1 오후11시20분) 제목만으로는 절대 장르를 점칠 수 없다.영화는 인질극이 아니라 조금은 황당한 설정의 코미디.‘트레인스포팅’으로 스타덤에 오른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했다. 소설가를 꿈꾸는 청소부 로버트(맥그리거)는 강제로 퇴직당하자 회사에 복수하겠다는 생각뿐이다.그런 그가 콧대높은 사장 딸 셀린(카메론 디아즈)을 만난 건 운명일까.하늘에서 ‘급파’된 두명의 경찰이 그들을 사랑에 빠뜨렸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다.‘트레인 스포팅’‘비치’등을 연출한 대니 보일 감독 작품. ◆천국의 아이들(MBC 낮12시10분) 지난해 봄 국내 개봉해 예상외의 ‘롱런’을 기록한,이란의 3세대 감독 마지드 마지디의 작품.순수한 동심에 세상을 비춰보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작풍을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 것.아홉살 소년 알리는 실수로 여동생의 구두를 잃어버린다.동생에게 새 구두를 사줄 수 없는 가난한 살림.동생은 초등학교의 오전반,오빠는 오후반.땟국이 흐르는 운동화 한 켤레를 번갈아 신으며 남매가 엮어가는 이야기는 꼬끝 찡한 감동을 안긴다. 황수정기자 sjh@
  • “아기호랑이 구경 오세요”

    ‘아기 호랑이 구경오세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지 10여일 된 새끼 호랑이 3마리를 20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장소는 대공원 열대동물관 인공포육실.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일 새끼 호랑이들은 수컷 ‘사랑이’와 암컷인 ‘아름이’‘다름이’ 등 3남매다. 대공원이 수입해 사육해온 세살배기 암컷과 경남 마산에서 옮겨온 아홉살짜리 수컷 사이에서 지난 1일 태어난 인디아 벵골산 2세로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했다. 어린이대공원 직원들은 “영물로 알려진 호랑이 새끼의 탄생은 옛날부터 좋은 징조로 여겨져온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간 직후 태어난 이들 3남매가 국민들의 상처를 다소나마 보듬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5차 이산상봉 첫날/‘만남의 금강산’ 또 눈물의 메아리

    반세기만의 만남에서는 늘 그랬던 것처럼 말보다 눈물이 앞섰다. 5차 이산가족 상봉 첫날인 13일 오후 금강산 온정각휴게소 단체상봉장에 북쪽 가족이 하나씩 얼굴을 드러내자 남쪽의 이산가족들은 여기저기서 반가움의 울음을 토해냈고 상봉장은 곧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50여년 동안 몽매에도 잊지 못했던 아버지와 어머니,형,동생,아들,딸의 얼굴을 한참 비벼대고 어루만진 뒤 울음을 그친 이들은 그제서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웃음지을 수 있었다. 북의 권오설(81)씨는 반세기 동안 딸 셋을 키우며 수절한 아내 박중하(81)씨에게 “내가 불효자지.당신,고생했어.”라고 말했다.박씨는 그동안의 고생과 전쟁통에 전염병으로 숨진 아들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50년 동안 끊겼던 부부의 연이건만 다시 잇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네살 때 헤어진 아버지 이상설(74)씨를 만난 남측의 딸 영옥(54)씨는 “어머니는 아버지랑 헤어진 뒤 3년만에 화병으로 돌아가셨고 할아버지,할머니도 10년 전까지 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아가셨다.”고 말했고 이씨의 대답은 ‘목놓은 통곡’이었다.52년 전 헤어진 북의 아버지 이규염(82)씨를 만난 진옥(60)씨는 “아버지,나 모르겠어? 아버지,한번만 안아줘.”라고 말하며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태평양을 건너온 심민자(75·여·미국 LA)씨는 북쪽의 동생 수영(70)씨를 만나자마자 손을 부여잡고 “혼자 4남매를 키우던 어머니는 네가 북에서 죽은 줄로만 알고 눈물로 보내다 15년 전 돌아가셨다.”고 애절한 사연을 전했다. 혈육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 앞에는 불치병도 어쩌지 못했다.북의 형 이영식(68)씨를 만난 폐암 2기의 영훈씨는 언제 몸이 아팠냐는 듯 형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또한 남쪽의 신성균(68)씨는 음악가였던 북의 형 명균(71)씨를 위해 플루트로 ‘고향의 봄’ 등을 연주하기도 했다.남측 최고령자인 김순규(93) 할머니는 자신만큼 늙어버린 딸 최순옥(72)씨의 얼굴만 쓰다듬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남북의 가족들은 이날 단체 상봉에 이어 저녁식사를 한 뒤 다음날 만남을 기약하면서 각자의 숙소인 해금강호텔,설봉호와 금강산여관으로돌아가 흥분된 첫날 밤을 보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록삼기자 youngtan@ ■南시각장애인 상봉기/ 이마상처 더듬으며 “오빠 맞네” “우리 오빠 맞아,오빠…” 52년을 절절히 그리워했던 피붙이를 알아보는 데는 정겨운 목소리 하나면 충분했다.앞못보는 눈은 반백년을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에도 부족했다. 남쪽의 선천성 시각장애인 여동생 김근래(68)씨는 오빠 학래(74)씨가 “근래야.”하면서 자신을 부르자 대뜸 오빠임을 알아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손가락으로 오빠의 얼굴을 더듬어보다 이마의 상처를 확인한 뒤 “오빠,맞네.”하며 다시 오열했다. 학래씨는 “근래가 어렸을 때부터 앞을 못봐서 항상 안쓰러웠다.”면서 “오빠로서 눈을 못고쳐준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하지만 학래씨는 “영영 못볼줄 알았는데 살아서 널 만나게 되니 아주 좋다.”고 기뻐했다. 다른 남매들의 시샘을 받을 정도로 각별했던 오누이였다.남동생 준래(73)씨는 “근래가 형님 얘기만 나오면 아무 일도 못하고 하루종일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6·25때 오빠의 등에 업혀 피난길에 나섰던 곱디 고왔던 열여섯살의 누이는 전쟁통에 인민군이 돼 북으로 간 오빠를 정감있는 목소리와 푸근한 등판의 느낌으로 52년 동안 간직하고 있었다.근래씨는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 없는 오빠의 목소리를 귀에 새겨놓으려는 듯 상봉 내내 한 마리 어린 새처럼 오빠 곁에 꼭 붙어 있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박록삼기자
  • “수해 아프지만 北딸 만나야죠”13일 이산상봉 수해민들

    “가슴에 묻었던 딸을 만날 생각을 하면 수해(水害)의 아픔도 견딜 만합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제5차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에서 큰딸 최순옥(71)씨를 만나는 최승규(93·여·강원도 강릉시 지변동)씨는 지난달 30일 물난리를 당해 강릉시 교동의 둘째 아들 집으로 피신했다. 최씨가 사는 지변동 아파트 일대 주민들은 근처 죽헌저수지가 불어난 물로 붕괴 위험에 직면하고 식수와 전기마저 끊기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큰며느리 김구경(64)씨는 6일 “어제 저녁에 전기는 들어왔지만 아파트 승강기가 작동하지 않고,수돗물에서 기름이 뜬 흙물만 나온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흔이 넘은 최씨는 “순옥이를 만나면 옥반지를 선물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최씨는 농사를 지으며 힘들게 5남매를 키웠으나 아직까지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고 걸어다닐 정도로 정정하다. 최씨는 6·25때 강릉여고 졸업반이었던 큰딸이 어느날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난리통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여기고 체념했다고 한다. 50년세월을 훌쩍 뛰어 넘은 큰딸의 얼굴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애미 닮았는데 당연하지.”라며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최씨는 “TV에서 이산가족 상봉 장면만 나오면 누이를 생각하며 눈물짓던 큰아들이 지난해 진폐증으로 눈을 감은 것이 원통하다.”며 혼자된 며느리 김씨의 두 손을 꼭 쥐었다. 강릉 연곡면에서 농사를 짓는 김준래(金俊來·73)씨도 이번 수해로 논이 물에 잠기고 집이 파손됐지만 큰형 항래(恒來·78)씨를 만날 생각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큰형은 6·25때 친구들과 놀러 간다고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김씨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어 명절 때마다 밥을 차려놓고 형을 기다렸다.”면서 “10년 전 돌아가신 부모님이 얼마나 보고싶어 했는지 모른다.”고 울먹였다.그는 엄청난 수해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형과 헤어진 지난 세월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있다.”며 날짜를 꼽았다. 강릉 구혜영 윤창수기자 geo@
  • [CEO 탐구] 박삼구 금호그룹 신임회장/금호 ‘보수 옷’ 벗는다

    ■경영철학 재계의 대표적인 보수기업으로 꼽히는 금호그룹이 관리경영을 표방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일 그룹 4대 회장에 취임한 박삼구(朴三求·57) 회장이 꾀하는 변화다.‘1등 가치’‘업계 최고’등 금호그룹에서는 생소하다 싶은 문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박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관리경영’을 역설했다. 관리경영이 “삼성과 같은 의미의 관리경영이냐.”는 물음에 “그것은 영업능력의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삼성이 영업을 잘하는 것도 그 효과 아니냐.”며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오는 2010년에는 5대 그룹에 들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도 내세웠다.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업들이 기분 나빠할 수도 있을 텐데 개의치 않는다는 투다. 그동안 고리타분하다고 할 정도로 금호그룹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그래서 안정감은 있었지만 진취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박회장의 취임 이후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이런 움직임은 그의 개인적 캐릭터에서 연유한다. 그는 합리주의자이자 완벽주의자다.적당히 넘어 가고,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아는 척하는 적당주의를 극도로 싫어한다. 그는 또 수치 신봉자이다. ‘수치로 표현할 수 없으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금호 창사이래 처음으로 간부들이 그룹 연수원에서 회계중심의 경영 기법에 대해 합숙교육을 받기도 했다. 박회장이 취임초 삼성을 연상케 하는 관리경영론을 들고 나온 것은 이같은 그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그는 박정구 회장 타계이후 그룹회장 취임을 앞둔 지난달말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李秉喆) 회장의 전기를 구입,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그의 관리경영론을 가다듬기 위한 것이라고 주변에서는 풀이한다.그는 기회가 닿으면 다른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한다.여기에는 올해안에 반드시 금호타이어의 매각 등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겠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 구조조정과 경영실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신소재나 생명공학,물류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실제로 그는 지난 1980년부터 4년간 자신이 맡고 있던 금호실업의 무역업 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등그룹의 주력기업을 4개로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금호는 30대 그룹 가운데 최우량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고,이것이 88년 항공업 진출의 발판이 됐다. 그러나 과제도 많다.우선 금호타이어 매각 등 구조조정을 성사시켜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시장의 불신을 해소시켜야 한다.그룹의 문화를 진취적으로 바꾸는 일도 숙제다.50여년간 지속돼온 문화이기 때문이다.매각대상인 금호타이어 외에 알짜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 역시 고민거리다. 김성곤기자 ■인간 박삼구 박삼구 회장은 ‘두 얼굴의 사나이’로 불린다. 아버지처럼 자애로운 측면이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엄한 시어머니로 돌변한다.시어머니 이미지는 간부들이 느끼는 이미지다.업무처리가 허술한 간부들은 가차없이 혼낸다. 반면 박회장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직원들과 같은 엘리베이터에서 평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그래서 직원들에게는 자상하고 소탈한 경영자로 통한다.그는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잃지 않는 스타일이다.경영자의 길에들어선 뒤에도 학교 친구들과 관계는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가끔 친구들과 골프를 치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그는 관리경영을 추구하는 등 일에는 빈틈이 없지만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의리파’로 불린다. 지난 80년대초 고교 선배인 김모씨가 필화사건으로 기자직에서 해직된 후 옥고를 치르고 나오자 살림에 보태쓰라며 당시 1000만원의 거액을 건네준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다.군부의 서슬이 퍼렇게 살아 있을 때의 일이다. 박회장 주변에는 이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이 많다.이 때문에 너무 주변을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는 5형제 중에서 가장 쾌활하다.그는 세째 아들의 특성이라고 말한다. 전임 회장 가운데 박성용(朴晟容) 명예회장이 고고한 학자풍이라면 고 박정구(朴定求) 전 회장은 보스형으로 평가받는다.박회장은 스스로 “두 형의 중간쯤 된다.”고 평한다. 그는 한국은행 총재와 재무부장관을 지낸 이정환(李廷煥)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의 딸인 이경렬(李慶烈·52) 여사와 73년에 결혼,세창(世昌·27·연세대 생물학과 졸업)·세진(世眞·24·이화여대 가정학과 졸업) 남매를 두고 있다.재계에서는 인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금호에 관리경영의 기치를 든 박삼구 회장이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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