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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 패트롤/ 무서운 10대 꽃뱀

    지난 13일 오전 8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현금인출기 앞.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나모(20)씨가 회사원 조모(30)씨에게 “빨리 돈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앳된 얼굴의 김모(14)양은 옆에서 망을 봤다. “어린 여학생이 좋다.”며 청소년 성매매를 시도했던 조씨는 나씨의 협박에 놀라 현금 100만원을 인출해 건넨 뒤 황급히 달아났다.‘남매’로 위장했던 이들은 “또 한 건 했다.”며 키득키득 웃었다.근처에 세워둔 그랜저XG 렌터카 안에서 기다리던 10∼20대 4명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17일 서울 중랑경찰서 강력3반에 붙잡혀온 간큰 ‘남자셋 여자셋’이 저지른 대담한 범죄행각의 한 단면이다.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이들은 지난달부터 서로 짜고 청소년 성매매를 미끼로 상대 남성을 협박해 300여만원을 뜯었다.‘건수’를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역할을 나눴다.맏언니격인 한모(17)양이 채팅사이트에 글을 올려 상대 남성을 물색하면 김모(16)군이 적당한 여관을 골랐다.제일 어린 김양과 정모(16)양은 청소년 성매매를 할 것처럼 속여 여관에 들어간뒤 몰래 나씨와 정모(21)씨에게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 바깥에서 기다리던 나씨 등이 여관문을 박차고 들어가 “내 동생과 뭐하는 짓이냐.경찰에 신고할 테니 망신 한번 당해보라.”고 악다구니를 썼다.화들짝 놀란 상대 남성을 렌터카에 태워 시내를 달리며 협박도 일삼았다.‘작전’이 실패해 실제로 성관계를 맺게 되면 나중에 따로 연락해 “임신했다.”며 돈을 뜯었다. 이들은 ‘합동작전’으로 돈을 갈취한 뒤에는 구로구 일대 PC방과 여관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다.나씨는 “크게 한탕 벌어서 풍족하게 쓰자고 마음 먹었다.”면서 “하루에 1인당 30만∼40만원씩 버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담당 경찰관은 “이들은 경찰에 붙잡혀 와서도 잘못했다는 기미도 없이 농담만 주고 받았다.”면서 “자식이 몇 달씩 가출해도 찾지 않았던 부모들에게 계속 연락했지만 면회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경찰은 이날 이들에 대해 인질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산악가족 삼남매, 전국체전 동반 입상

    16일 전주에서 막을 내린 제84회 전국체육대회의 전시종목으로 치러진 산악 등반경기에서 삼남매가 모두 입상해 화제다.김자하(19·일산동고 3년),자비(16·일산동고 2년)군과 자인(15·여·일산동중 3년)양은 지난 12일 전북 군산 해망동 인공암벽에서 열린 산악 등반경기에서 사이좋게 메달을 따냈다. 자비군은 스포츠클라이밍 유학까지 다녀온 형 자하군에게 은메달을 떠넘기고 남고부 금메달을 차지했다.막내 자인양은 여중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부모도 산악인.아버지 김학은(47)씨와 어머니 이승형(45)씨는 지난 1980년 암벽과 빙벽을 오르는 산악회에서 만나 결혼했다.어머니 이씨는 이번 체전에서 심판으로 활약했다. 삼남매 가운데 스포츠클라이밍에 가장 먼저 뛰어든 맏이 자하군은 지난 99년 입문 이듬해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지난 8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안챔피언십대회 정상에 올랐다.자비군도 형과 경쟁이라도 하듯 지난해 만14∼15세가 참가하는 아시아청소년대회 유스B에서 금메달을 땄고,이번 체전에서 형을 눌렀다.연약해 보이는 막내 자인양도 오빠들 못지않은 근성으로 2001년부터 국내 대회를 휩쓸었다. 전주 최병규기자 cbk91065@
  • 독일통일 코믹하게 비틀어 볼까/24일 개봉 ‘굿바이 레닌’

    역사는 우리에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이 원리를 영화 ‘굿바이 레닌’(Good Bye,Lenin!)은 가족이란 미시 사회를 통해 코믹하게 풀어낸다. 24일 개봉하는 이 영화의 배경은 통일 전후의 독일.동독의 젊은이들은 시대적 대세를 인정한다.그러나 에리히 호네커 서기장으로 대변되는 공산당의 이념에 충실했던 기성세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굿바이 레닌’은 어머니와 남매 사이에 그 간극을 옮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며칠전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열성 공산당원인 어머니 크리스티아네(카트린 사스)는 아들 알렉산더(다니엘 브뢸저)가 장벽을 넘어갈 자유를 달라며 시위하다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진다. 8개월 뒤 깨어났을 때 세상은 완전히 바뀌어 있다.이념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탄탄하게 자리잡았다.호네커는 물러갔고 공산당이 통제하던 식품점은 대형 슈퍼로 둔갑했다.어머니가 조금만 흥분해도 생명이 위독할 것이라는 의사의 경고를 들은 알렉산더는 어머니에게 동독이승리한 세계를 보여주려고 ‘거짓 세상’을 만든다. 방을 동독 시절의 모습으로 돌려 놓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동독제 피클을 구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 빈병을 찾는다.학생을 매수해 동독시절의 혁명가를 부르게 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하지만 허점이 없을 수 없다.맞은편 아파트에 대형 코카콜라 현수막이 등장하는 등 이상한 풍경이 조금씩 드러난다.알렉산더는 어머니의 믿음을 지속시키려고 직장 동료와 함께 동독의 발전과 서독의 붕괴를 담은 가짜 뉴스까지 제작한다.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잇따라 웃음을 주면서 자칫 무거워질수 있는 주제를 가볍고 경쾌하게 채색한다. 영화는 코믹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역사적 사건이 한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보여준다.신선하고 즐거운 거짓 뉴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로니컬하게도 동독이 추구한 이상 사회의 모델을 제시하면서 자본주의만이 최상의 모델은 아니라는 역설적 교훈도 암시한다.‘굿바이 레닌’은 말과 이미지,진실과 왜곡,크고 작은 위선들 사이에 앵글을 맞추면서 우리가 당연한 사실로 여겨오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그것도 유쾌한 방식으로. 이종수기자
  • 이재용씨에 특경가법 적용 검토/공소시효 3년 연장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채동욱)는 13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재용씨에 대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고발사건에 대해 형법상 배임 혐의가 아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상 배임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이 혐의를 적용할 경우 재용씨의 공소시효는 올해 말로 만료된다. 그러나 특경가법의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 올해 안에 수사를 완료하지 않아도 된다.특경가법이 적용되려면 배임액(차익)이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저가발행에 따른 차익이 50억원 미만이면 현저한 저가발행으로 볼 수 없어 업무상 배임 혐의 적용 자체가 아예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용씨는 무혐의가 되든가 특경가법이 적용되든가,둘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현재 배임액을 산정하기 위해 삼성 계열사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고발인인 전국 법학교수 43명은 지난 96년말 삼성에버랜드측이 전환사채를 재용씨 등 이 회장의 4남매에게 장당 7700원에 전체 발행 물량의 96%를 배정했지만 당시 에버랜드 주식의 실거래가격은 10만원대여서 재용씨 등이 거액의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30대 부부의 결혼·이혼·불륜…/KBS2 새일일극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 오늘 첫 방영

    이제 남편 혹은 아내의 외도는 더 이상 특별한 일탈이 아니다.적어도 요즘의 TV드라마에선 그렇다.13일 시작하는 KBS2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홍영희 극본,전성홍 연출)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피아노학원을 하는 30대 중반의 영주(김현주)는 남매를 둔 평범한 주부다.결혼 전 순정을 바친 남자가 있었지만 부잣집 여자에게 빼앗기고,중매로 평범한 남자를 만나 결혼 십년째를 맞고 있다.그런데 바로 이웃에 자기를 버렸던 과거의 남자 송지석(강우석)이 이사를 오면서 영주의 인생은 뒤죽박죽이 된다. 영주의 남편 기범(이효정)은 정수기 회사 영업과장을 하다가 백수가 됐지만 가정은 남편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집안 일에는 관심도 없다.불륜 현장을 들키고도 아내의 경제적 무능력을 꼬투리 잡아 결코 이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마초 같은 남편이다. 전업주부였던 영주는 이 때문에 적금을 해약하고 피아노 학원을 차려 인생의 변화를 모색한다. 지석네 부부도 겉과 속이 다르기는 마찬가지이다.지석의 아내 승혜(김정란)는 온실의화초처럼 자랐다.결혼도 아버지가 골라준 남자와 했다.그녀는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에 활력을 찾겠다며 늘 다른 남자를 만난다.결혼과 사랑은 별개라는 그녀의 인생에서 이혼이란 있을 수 없다. 여기에 영주의 시누이인 정선(김경숙)도 남편의 늦바람에 속을 썩인다.온통 ‘바람난 가족’이다. 제작진은 “21세기를 살아가는 30대 부부들을 통해 결혼의 실상과 허상을 들여다보고,무너지는 가정을 일으키기 위한 해결점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그러나 아침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불륜,외도를 지켜봐야 하는 주부들도 과연 그렇게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매순간 산소같은 방송역할에 최선”EBS 이사장 오른 방송인 김세원

    이 순간 내가/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9명 이사중 남자들 제치고 이사장에 EBS(교육방송) 이사장 김세원(58)씨를 인터뷰하면서 내내 무엇이 그를 이 자리에까지 이르게 했나 궁금했는데 말미에야 실마리가 풀리는 것 같았다.별 생각없이 어떤 시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는데,피천득의 ‘이 순간’을 암송했다. 김 이사장은 80년 초 MBC의 ‘FM 가정음악실’을 시작하면서 시를 한 편씩 읽었다고 했다.그 후 20여년간 방송에서 낭송한 시가 줄잡아 7300편.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이 순간’이니 그의 마음이 오롯이 투영됐을 것이다.‘이 순간’에는 이 순간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삶을 즐기고,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지난달 25일 9명의 EBS 이사 중 호선(互選)을 통해 남성을 물리치고 이사장에 뽑힌 것도 그런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김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2학년 때인 1964년동양방송 성우 1기로 입사한 뒤 40년 동안 라디오 방송을 했다.70년대 ‘밤의 플랫폼’(동아방송) ‘안녕하세요 김세원이에요’(MBC)‘김세원의 영화음악실’(KBS),80년대 ‘FM 가정음악실’(MBC)을 거쳐 90년대부터 지난 5월까지 ‘노래의 날개 위에’(KBS)를 진행했다.그처럼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목소리 덕분.심야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저음이면서 정확하고,지적이면서 편안하고 감미롭다.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누군가가 ‘안개낀 날의 수은등 같은 목소리’라고 표현했는데 한동안 그대로 인용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웃었다. 그러나 오늘이 있기까지는 목소리뿐 아니라 ‘이 순간’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바탕이 됐을 것이다.“항상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했지요.당연한 얘기이지만,방송인으로서 청취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정직하고자 했습니다.” 사회적 성취를 이룬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이다. “저 때만 해도 여성들은 결혼만 하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이제 여성들도 못할 일이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후배들에게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부탁하고 싶어요.기회가 왔는데 준비가 없어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도 TV다큐 내레이션 맡아 김 이사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만은 아니다.그의 아버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고,임화의 시 ‘인민항쟁가’에 곡을 붙인 월북 음악가 김순남(1917∼1983)씨다.‘해방공간의 가장 탁월한 천재 음악가’인 그는 초등학교 교사 아내와 해방둥이인 두살배기 딸 김 이사장을 남겨두고 1948년 월북했다.그가 작곡한 노래는 88년 올림픽 때에야 해금됐다.그 후 그의 ‘자장가’는 신영옥·김신자가,‘산유화’는 조수미 등이 불러 널리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의 부재를 언제 절실하게 느꼈을까.“6·25가 나서 엄마 손을 잡고 피란을 가는데,다른 애들은 아버지가 무동을 태워 가는 거예요.피란 시절,학교에 다닐 때도 선생님이 호구 조사를 하며 아버지가 돌아가셨는지,납치 또는 납북되셨는지 물었는데,‘지게꾼’이라거나 ’미국으로 유학가셨다.’고 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연좌제에 대한 공포로 숨을 죽이며 살다가 88년 납·월북 예술인 작품 해금조치 이후 아버지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그 때 아버지 친구에게 들었던 말들이 지금도 뇌리에 각인돼 있다.“순남이는 예술가야.” “순남이는 불의를 보고는 못 참아.” 90년대 초에는 베이징을 여러차례 드나들었다.아버지의 교향악곡 악보를 찾기 위해서였다.김순남은 53년 모스크바 유학 중 소환당한 뒤 ‘사상문예투쟁’에 휘말려 숙청됐지만 김일성이 “재주가 아깝다.”며 처형은 하지 않아 주물공장 노동자 등으로 전전하며 작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북에서 결혼도 했지만 여자 쪽에서 아이를 낳지 못해 사내 아이를 입양해 키운 것으로 전해들었다.김 이사장은 그 사내가 미공개 악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여러 경로를 통해 사본이나마 입수하려 했으나 허사였다. ●“40년 방송경험 살려 봉사할 것” 월북 예술가의 딸이 보는 북한은 어떨까.‘경계인’ 송두율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버지는 자유주의자요,이상주의자인데 남에서는 좌익 음악가로 배척당하고 북에서는 부르주아 음악가로 숙청당했습니다.아버지는 정말 절망하셨을 거예요.90년대 초 모스크바에 갔을 때 처음으로 붉은 깃발을 봤는데 아버지를 기만한 깃발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났습니다.” 김 이사장은 햇볕정책,북한에 퍼준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노 아이디어’라고 했다.북한이 아버지를 홀대했고,아버지의 좌절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요즘도 TV 다큐 프로의 내레이션을 맡고 있는 현역인 그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방송이 너무 오락성과 상업성에 치우쳐 있어요.방송의 역할을 새겨야 합니다.EBS가 대안 방송이 될 수 있습니다.산소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EBS의 1년 예산이 1000억원 정도인데 300억원만 수신료와 방송발전기금 등 공적 자금이고 700억원은 자체 광고수입입니다.전체 운영예산을 늘려야 할 뿐 아니라 공자금의 비율을 대폭 높여 공영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남편 강현두(66) 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월남한 집안.친어머니(82)를 모시고 산다.쌍둥이 남매(34) 중 아들은 영국에서 미디어 법을 공부하고 있고,일간지 기자인 딸은 해외연수 중인 언론인 가족이다. 황진선기자 jshwang@
  • 한가위 특집 / 볼만한 비디오

    직장인 A씨가 미리 그려보는 올 한가위 연휴 풍경.첫날엔 모처럼의 가족 해후가 주는 반가움에 여독이 절로 풀리는 것 같다.이튿날은 제사 준비하고 친지들 만나느라 분주할 것이고.차례가 끝나면 한숨 돌려 쌓인 회포를 풀고 고향 친구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귀경이 눈앞.마음은 쉬었지만 인사하러 다니랴 술 마시랴 몸은 더 고달프기 십상.올 추석엔 차라리 가족이나 친척들이 옹기종기 모여 비디오를 보는게 어떨까? 나홀로 추석을 맞는 이들도 비디오를 벗삼아 ‘고요 속 풍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볼 만한 작품을 주제별로 소개한다. ●가족끼리 오순도순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이 훈훈한 정이 담긴 영화를 함께 본다는 것은 적지않은 기쁨이다.이 경우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라면 할머니와 외손자가 티격태격하면서 쌓아가는 끈끈한 정을 담은 ‘집으로…’와,엄마를 찾아 가는 길손이와 감이 남매가 빚는 웃음과 눈물의 여행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오세암’이다.또 정신연령 7세 아버지가 딸의 양육권을 되찾으려고 눈물겹게 싸우는이야기를 다룬 ‘아이 엠 샘’,바람둥이 독신남과 홀 어머니 밑에 있는 12살 소년과의 우정을 통해 함께 사는 의미를 생각케 하는 ‘어바웃 어 보이’ 등은 어른 아이 모두 볼 만한 작품들이다.환상적인 마법학교로 초대하며 동심을 사로잡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비한 모험이 가득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웃집 토토로’,‘모노노케 히메’는 영화판 ‘스테디셀러’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다보면 화목함이 절로 찾아온다. ●뭐니뭐니해도 액션이지 그래도 연휴엔 잔잔함보다는 통쾌하고 시원한 장르로 일상에 찌든 심신을 달래야 한다고? 그러면 역시 청룽(成龍)으로 대변되는 액션물이 최고.‘샹하이 눈’에서의 화끈한 액션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청룽이 영국과 청나라를 오가며 쿵후,펜싱,총격 등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는 ‘샹하이 나이츠’가 단연 눈에 들어온다. 전화박스라는 딱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지만 보이지 않는 저격수와의 숨가쁜 대결로 최고의 긴장감을 보여준 ‘폰 부스’,팬터지를가미한 색다른 액션 ‘반지의 제왕2:두 개의 탑’,지하철에서 긴박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 한국형 블록버스터 ‘튜브’,최민수와 조재현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술대결로 화제가 된 ‘청풍명월’도 재미가 쏠쏠하다. ●그냥 웃으며 뒹굴기 대학내 에어로빅부 여학생들과 차력부 남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소재로 한 ‘색즉시공’,내가 살 곳 있는 현재 외에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 현재가 있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의 ‘역전에 산다’,돈봉투를 좋아하다 시골분교로 발령난 선생이 서울로 되돌아 오려고 발버둥치는 소동이 배꼽을 잡게하는 ‘선생 김봉두’,망가져서 더 떠버린 김하늘과 무뚝뚝한 매력의 권상우가 만나 선사하는 젊은 웃음이 담긴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은 만사 제쳐놓고 웃음에 빠지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들이다.요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여성·결혼·가족애 이야기를 위트있게 그린 ‘나의 그리스식 웨딩’,미워할 수 없는 백만장자 바람둥이 휴 그랜트와 말괄량이 변호사 샌드러 불럭이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 ‘투윅스 노티스’도 웃음 만들기에 한몫한다. ●예술영화에 푹 젖자 삭막한 일상에 부대끼느라 잊고있던 예술에 대한 갈증을 채우는 것은 어떨까.세 여인의 촘촘한 삶과 소리없이 다가온 일상의 위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디 아워스’,니콜러스 케이지가 쌍둥이 시나리오 작가로 열연하면서 삶의 갈래길을 보여준 ‘어댑테이션’,흥행에선 참패했지만 대종상·부천영화제 등에서 잇단 수상으로 예술성을 공증받은 ‘지구를 지켜라!’가 주목할 만하다.내친김에 재출시된 명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고른다면 눈높이가 꽤 올라간다. 이종수기자 vielee@ (자료 제공:으뜸과 버금,영화마을)
  • 20·30代 이민 열병/코엑스 이민박람회 이틀새 1만5000명 몰려

    서울의 한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오모(27)씨는 7일 오후 해외 이주·이민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찾았다.캐나다 이민상담 부스에서 등록카드를 작성하던 오씨는 2년 전 취업준비생 시절의 악몽을 떠올리곤 쓴웃음을 지었다.명문 K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10여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쓴잔만 마셨다.”고 말했다.동료들은 하나둘씩 대학원과 고시촌으로 떠났다.고민 끝에 친구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선박 관련 중소업체에 원서를 냈다.오씨는 “하루빨리 돈을 벌어 이 나라를 뜨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신청자 60%가 20·30대 20,30대 젊은층의 ‘엑소더스’ 물결이 거세다.6,7일 이틀간 한국전람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1만 5000여명의 이민 희망자들이 몰렸다.지난 3월 행사 때보다 4000여명이 늘었다.박람회장에 마련된 100여개의 부스는 이민자격과 수속방법,주택구입과 취업요령 등을 문의하는 예비 이민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주최측 관계자는 “30대가 대부분이지만 20대 희망자도예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한 홈쇼핑회사가 90분간 실시한 캐나다 이민상품 판매에는 2935명의 신청자가 몰렸다.회사측은 신청자의 49.6%가 30대,10.8%가 20대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올들어 8월 말까지 이민을 떠난 사람은 6934명.지난 6월에는 1173명으로 2001년 4월 이후 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이민대행업체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 높아진 이민열기를 체감한다.”면서 “1년쯤 걸리는 이민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쯤 지금의 열풍이 통계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취업,30대 자녀교육 이날 박람회를 찾은 20대와 30대의 이민 목적은 확연히 달랐다.30대는 자녀교육을,20대는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민사유로 꼽았다. 컴퓨터엔지니어 윤정배(37)씨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 이민을 꿈꿨지만 90년대 초반 기술이민 제도가 없어져 꿈을 접었다.”면서 “결혼한 뒤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다시 이민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20대인 김선영(23·여·K대 불문과)·현호(21·D대 중국어과)씨 남매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족과 함께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무슨 일을 하든 한국보다 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박람회 참가업체인 MBC아카데미의 홍금희씨는 “투자이민이 대세일 때는 50,60대 재산가의 이민이 많았지만 독립이민이 생긴 90년대 말부터 경제난과 맞물려 20,30대 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전람이 지난달 31일부터 1주일간 이민 희망자 4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2795명이 캐나다 이민을 희망했다.다음은 미국 2378명,호주 1721명,뉴질랜드 1192명,피지 364명 등의 순이었다. ●두뇌 유출 국가근간 흔들 수도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이민 바람을 세대의 특징과도 연관짓는다.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세대는 어학연수와 배낭여행 등 90년대 중반 세계화 물결의 혜택을 입고 자라난 세대”라면서 “모국에 대한 애착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바뀌는 이민을 어렵지 않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젊은층의 ‘탈한국’ 열기를 크게 우려한다.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IT나 금융 등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고급두뇌의 유출은 국가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회문제”라고 지적했다.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도 “20평대 아파트가 수억원을 호가하고 직장생활도 40세 이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염증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미래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세영 김기용 홍희경기자 sylee@
  • “북녘에 남겨진 가족 못데려온 죄 어쩔꼬”/아흔아홉에 맞는 한가위 김종성 육하학원 이사장

    “내 나이 아흔 아홉,북녘 여섯 식구에게 지은 죄를 어쩔꼬.하늘나라 아내여,둘째가 아비에 앞서 당신 따라 세상을 등진 사실을 알기나 하오?” 김종성(金琮成) 서울 육하학원 이사장은 반세기 동안 응어리진 가족 생각에 마디마디 말이 끊기곤 했다.맨손으로 북에서 내려와 상일여중·고,상일고(현 삼일공고)를 아우르는 명문 사학재단을 일궈내 나름대로 보람된 인생을 살았다고 자위해 보지만 고향 생각은 하루하루 더해만 간다고 되뇌었다.백수(白壽)에 맞는 올 한가위는 그래서 더욱 허전하고 쓸쓸하다. ●아호 ‘육하’(六何)에 담긴 사연 평안북도 박천군 양가면 경의선 영미역 근처에서 삼일백화점을 경영하던 김 이사장은 1949년 북한 탈출을 결심했다.김일성 공산당 정권이 갓 들어서 체제정비에 박차를 가한 시점이었다.제약업계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공장설립 허가는커녕 재산 몰수 위기에 몰렸다.생명의 위협마저 느꼈다. 남북한에 따로 정권이 수립되면서 긴장이 더해져 경계가 삼엄해진 ‘38선’을 뚫을 엄두도 못내고 한밤을 틈타 바닷길로내려왔다.맏아들과 둘째는 1년 전 38선을 통해 안내인에게 돈 몇푼 건네주고 내려보냈다. 온 식구를 모두 월남시키기에는 위험천만이어서 “한 두해만 참고 기다리면 꼭 데리러 오겠다.”며 동갑내기 아내(당시 44세)와 아들 유식(당시 10세),다식(5세),딸 영애(13세),정애(11세),춘자(7세) 5남매는 남겨둬야 했다.“어선을 타고서리 강원도 주문진으로, 남쪽으로 내려온 건 그해 7월이외다.배꾼 두 사람이 운항했는데 배가 역풍에 휘말려 두어 시간 걸리는 거리를 하룻밤을 꼬박 지새운 끝에 날이 훤히 밝을 무렵 겨우 도착했수다.” 그러나 1∼2년 안으로 가족을 데리러 가겠다던 약속은 전쟁통에 어언 반세기가 흐르기까지 지키지 못한 채 내내 그를 괴롭혔다.이를 안타까이 여긴 주변 사람들이 붙인 아호가 ‘여섯(가족)을 어찌할까.’란 뜻의 육하다. ●명문 교육재단 일구기까지 “지금도 고향에 있는 365m 높이의 칠악산과 물 좋기 이를 데 없는 장수천에서는 눈에 익은 나무와 새,고기들이 자라나고 있갔지요?” 잠시 고향 생각에 잠겨 있던 김 이사장은 남쪽에서의 생활로 얘기가 넘어가자 뚜렷이 기억을 더듬어갔다. 남쪽으로 온 그는 누님이 살던 충북 충주로 달려갔다.맏이 영식(榮植·76),둘째 연식(煉植·작고)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서울에 있던 친구로부터 1000만원을 빌려 6·25전쟁 발발 한달 전인 50년 5월 부산으로 내려갔다.고무신 사업에 사활을 걸고 공장이 활발한 곳을 찾아간 것.사업체 운영 경험이 많은 데다 평안도 사람 특유의 승부근성은 곧 집을 수십채 장만할 정도의 성공작을 낳았다.그러나 공장을 운영하던 동업자의 부도로 2년여만에 ‘무일푼’으로 돌아가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금방이라도 고향에 버려두다시피 한 식구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마음에 집 한채 마련할 생각은 아예 않고 돈이 많았는데도 셋방살이를 했는데….결국 그 게 잘못이었시다.” 이런 위기에서도 아이디어는 반짝 빛났다.서울로 올라와 3만원을 빌려 시작한 모험이 또 ‘대박’을 터뜨렸다.전후 새로 만들어야 했던 공무원 배지 공급 계약권을 따낸 덕분에 500만원을 손에 거머쥐었다.하지만 이 돈은 55년 장남을 장가보내고 셋방 얻는 데 모두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빈털터리가 돼 버렸다.재기(再起)의 행복은 전쟁 때 맺은 고무신 장사와의 인연이 가져다 주었다.전국을 누비며 상품생산에 필수인 헌 고무신 모으는 일이 그것이었다.나라의 경제사정이 극도로 어려운 때여서 고무신 수요가 엄청나 사업은 대성공이었고 그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60년 마포구 신수동에 주유소를 차렸다. “72세이던 77년, 생애에 곡절은 많았지만 사회를 위해 무언가 남길 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외다.” 그래서 시작한 새 ‘사업’이 대한민국 제일 가는 교육재단을 설립하는 일이었다.79년 상일여중·고,84년 상일고가 차례로 문을 열어 오늘날의 명문으로 일어섰다. ●내 소원은 누가 뭐래도 북녘 찾아가는 것 언필신행필과(言必信行必果).고향에 두고 온 가족과의 약속을 어긴 일에 미안한 나머지 ‘약속한 일은 지키고 손을 댄 일은 끝까지 해낸다.’란 뜻으로, 육하의 생활원칙이자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4월 1억원을 주민들에게 써 달라며 내놓았다.이돈은 지난 5일 첫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1년4개월여 동안의 이자 810여만원을 저소득 주민 등 20여명에게 나눠줬다.이 기금 운영을 위해 발족한 육하지원재단은 “구호만 내세울 게 아니라 그야말로 바로 이웃부터 도와야 한다.”는 그의 뜻에 따라 상일동 주민들만을 위해 쓰도록 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아내를 빼고는 아들,딸 넷 모두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들었는데….” 고향생각에 사무친 김 이사장은 몇몇 북한이탈 주민으로부터 이런 소식을 들었다며 2000년 이후 6차례에 걸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방북 신청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는 법입니다”/‘수지김’ 3년 무료변론 전해철 변호사

    “피해를 당한 국민 스스로 국가의 위법행위를 밝혀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해철(41) 변호사는 ‘수지김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무료로 변론을 해왔다.3년 전 수지김(본명 김옥분)씨 오빠인 고 김만식씨가 윤태식씨를 검찰에 고소할 때부터 사건을 맡아 국가가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 42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금전적인 보상이 14년간 겪어온 유족들의 고통을 완전히 삭여줄 수는 없었지만 국가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은 그동안 사건에 쏟은 열성의 결실이었다. ●3년 전 수지김 오빠와 처음 만나 전 변호사가 수지김 사건을 접한 것은 2000년 3월.법무법인 해마루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덕우 변호사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며 김만식씨와 부인 이명수씨를 소개해줬다.김씨는 쉰이 갓넘은 나이에도 얼굴에 깊은 주름이 패어 동생 일로 몹시 고통을 겪은 듯했다.김씨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소주잔을 연거푸 마신 뒤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확인된 대로 87년 1년 홍콩에서 여동생 수지김씨가 남편 윤태식씨에게 살해당했고,윤씨가 이를 숨기기 위해 여동생을 간첩으로 몰았다는 얘기였다.국가안전기획부도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것이다.살해범 윤씨는 벤처기업 경영자로 변신해 있었다. “고문치사 사건 등 수많은 시국사건을 맡아봤지만,이 사건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황당한 얘기였습니다.” 전 변호사는 사건 발생 후 홍콩 경찰이 수지김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윤태식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그러나 정부가 ‘공안사범’이란 이유로 수사협조를 거부했다는 것도 알아냈다.당시 정부는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돌파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전 변호사는 2000년 3월9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자격으로 사건을 맡아 서울지검에 윤씨를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서울지검 외사부 강인철 검사를 찾아가 전 변호사는 언론사 취재자료 등을 넘겨줬다.술에 의지해 고통을 잊으려 했던 유족들의 지난 세월도 전해줬다.강 검사도 홍콩 경찰이 보낸 수사자료를 직접 번역하는 등 의욕적으로 수사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2000년7월 김만식씨가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다.다른 유족들을 찾아갔지만,“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손사래를 쳤다.강 검사도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으로 사건에서 손을 떼게 됐다.게다가 윤씨는 변호인을 통해 “고소인이 이미 사망한데다 앞길 창창한 경제인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격했다.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전 변호사는 다시 소매를 걷어붙였다.변협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가 조직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결국 검찰은 윤씨를 소환한 끝에 진실을 찾아내 2001년 11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수지김이 사망한 지 14년10개월,공소시효 만료를 한달 남짓 남긴 시점이었다. 윤씨는 법정에서 줄곧 무죄를 주장,유족들의 치를 떨게 했다.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자 윤씨는 태도를 바꿔 합의를 제의했다.현금,주식 등 5억원을 주겠다고 했다.유족 대부분이 하루 끼니를 걱정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거절했다. “유족들은 ‘진솔한 사죄의 모습’을 보이지않는 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씨는 2심에서 징역 15년6월을 선고받았고,지난 5월 대법원에서 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전 변호사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2002년 5월 국가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모든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국가가 유족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현실을 그냥 두고볼 수 없었습니다.” 국가와 윤씨,그리고 사건 발생 당시 안기부장이던 장세동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108억원을 청구했다.인지대는 법원 소송구조 신청과 독지가의 도움으로 겨우 마련했다.유족들의 피해사실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서울대 양현아 교수팀이 나섰다. 교수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을 녹취,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전문가.다섯달 동안 유족 10명과 함께 생활하며 유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6남매는 모두 안기부에서 혹독한 조사를 받은 뒤 극심한 후유증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다.큰언니는 ‘간첩가족’이란 이유로 전매청에서 해직된 뒤 정신질환을 앓다 숨졌다.결혼한 여동생들은 시댁의 갖은 핍박과 주위의 질시로 대부분 이혼하거나 집에서 쫓겨났다.조카들도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다 자퇴했다.‘간첩의 씨앗’이라며 시댁식구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도 있었다.유족들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서로 연락을 끊고 타향과 산사(山寺)에서 흩어져 살았다.그렇게 14년이 흘렀다. 원고와 피고는 소멸시효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정부는 수지김이 사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났기에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전 변호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웠다.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위법행위를 하고도 반성하기는커녕 국민들이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았기에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또 최근까지 안기부가 윤태식씨를 보호·관리했다는 점을 들어 위법행위의 지속성을 증명했다.“하지만 장세동씨의 경우 87년에 안기부를 떠났기 때문에 위법행위를 증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장세동씨 부분만 소송을 취하했지요.”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법원은 전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진실을 밝혀야 할 국가가 시간이 지났다고 배상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또 국가의 고의적 잘못을 인정,배상금도 이례적으로 한 가족당 7억원씩 42억원으로 산정했다.유족들은 “이제야 한을 풀게 됐다.”며 흐느꼈다.배상금의 일부는 사회에 기증하기로 했다.전 변호사는 “60∼80년대 국가가 주도한 위법행위로 고통받은 피해자들도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그가 새삼 느낀 것은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이었다. 정은주기자 ejung@
  • 클로즈업/ 청각장애아 수술비 마련 콘서트

    생후 42개월 된 홍태양군은 태어나면서부터 듣지도,말하지도 못한다.아버지는 지난 1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고,어머니 혼자 어린 3남매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SBS 스타도네이션 특별 콘서트 ‘태양이에게 희망을’(오후 11시55분)은 이런 태양군의 딱한 사정에 공감한 인기 스타들이 수술비를 마련하고자 동참한 행사이다. 지난달 28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있은 공개녹화에는 라이브의 지존 윤도현밴드를 시작으로 이상은,안치환,이은미 등이 열띤 공연을 펼쳤다.사회를 맡은 탤런트 박상원도 윤도현과 노래를 불러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최근 아들을 입양한 연극배우 윤석화와 얼마전 종민이의 심장이식 수술로 사랑의 기적을 이뤄낸 탤런트 이승연,평소 불우한 이웃을 돕는 데 적극적인 개그우먼 김미화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백문일 특파원의 워싱턴 엿보기/신약 만들어낸 父性愛

    하버드대 경영학부를 나와 금융 컨설턴트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한 아버지가 희귀병에 걸린 어린 두 자녀의 병을 고치기 위해 하던 일을 버리고 스스로 신약개발에 뛰어든 스토리로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존 크로리는 1998년 봄 15개월 된 딸이 제대로 걷지를 못해 병원에 갔다가 염색체 이상에 의한 ‘폼페(Pompe)’ 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당을 만드는 효소 엔자민이 부족해 근육을 만들지 못하고 결국은 심장에 문제가 생겨 죽는 희귀병이다. 이때부터 그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걷게 되고 그의 피나는 노력으로 치료제 개발이 진전을 이뤘다.둘째 아들도 같은 해 똑같은 병에 걸리자 그는 컨설턴트직을 버리고 생명공학 과학자들을 만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팀을 짰다. 우선 집을 담보로 10만달러를 투자,벤처 캐피털을 창업했고 치료의 가능성을 보인 엔자민 개발에 성공한 3년 뒤에는 2700만달러의 기업으로 키웠다.그는 2001년에 1억 3750만달러를 받고 매사추세츠의 희귀병 치료약 제조업체인 젠자민에 기업을 넘겼다.젠자민사에서 치료제 개발을 맡았으나 임상실험시 약의 투여권은 갖지 못했다. 지난해 초 임상실험에 필요한 치료제를 확보했으나 그의 두 자녀는 대상에서 제외됐다.실험을 의뢰받은 필라델피아 병원이 공평성을 이유로 기업 간부 자녀를 실험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낙담한 그는 플로리다대 의료진에게 남매의 임상실험을 요청했다.그러나 여기서도 퇴짜를 맞았다.그럼에도 약을 개발하겠다는 그의 노력은 계속됐고 지난해 11월 FDA의 신청을 받는 것과 함께 두 자녀에 대한 임상실험 승인을 마침내 얻어냈다. 2주마다 엔자민 정맥주사를 맞은 뒤 현재 6살인 그의 딸은 심장 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으나 4살인 아들은 아직 큰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젠자민사는 2005년쯤 FDA의 시판 승인을 예상하고 있다. 젠자민측은 모든 ‘공과’는 현재 회사를 그만둔 크로리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mip@
  • 메트로 플러스 / 아기 호랑이와 사진 촬영 이벤트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23일부터 다음 달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4∼5시 열대동물관 앞에서 아기 호랑이 4남매와의 사진촬영 이벤트를 마련한다.아기 호랑이는 지난 6월 태어나 네티즌 공모를 통해 ‘대호’‘한호’‘민희’‘국희’란 이름을 갖고 있다.
  • 클로즈업/MBC 2부작 ‘미샤와 마샤’

    MBC가 2부작 스페셜 ‘미샤와 마샤’의 두번째 이야기로 ‘미샤남매의 첫 겨울나기,그리고 마지막 이별’을 오후 11시30분 방송한다.가을은 반달가슴곰이 동면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아기 반달가슴곰이 맞는 첫 동면은 아주 중요하기에 제작진은 특별히 곰들이 동면했던 나무에 집을 만들어 미샤 남매를 머무르게 했다. 2002년 12월 동면에 들어간 미샤와 마샤가 90여일만에 집밖에 나온 뒤 다시 인근 자연보호구역으로 돌려보내지기까지의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생명의 소중함과 멸종되어 가는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준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반달가슴곰이 굴에서 동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고목나무 등걸 속에서 겨울을 보낸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려준다.자연생태 전문 촬영가인 최기순씨 부부가 2년 동안 반달가슴곰 남매와 함께하면서 찍었다. 이순녀기자 coral@
  • “사실혼 관계 자녀에 1차 상속권”

    호적에 정식으로 자녀로 등재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실혼 관계가 인정된다면 자녀들에게 1차 상속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조관행)는 3일 타이완 국적의 화교 A씨의 두 남매가 ‘부친이 모아둔 예금에 대한 1차 상속권은 우리에게 있다.’며 국민은행을 상대로 낸 3억 5000만원의 예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남매가 호적상 A씨 자녀로 올라가 있진 않지만 A씨 자녀가 A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한국인 부인 B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실이 인정되므로 자녀에게 1차 상속권이 있다는 민법 규정에 따라 원고들이 우선 상속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A씨는 80년 2월 한국인 B씨를 부인으로 맞이한 후 두 자녀까지 낳고 살았으나 화교들의 혼인 관례에 따라 화교협회에만 혼인사실을 등재하고 우리나라 정부에는 별도의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굿판 뛰어든지 벌써 74년째/‘풍어제’ 무형문화재 김석출·김유선씨 부부

    “굿판을 돌아다니며 팔십 평생을 보냈지만 후회는 안해.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갈 거야.”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굿인 동해안 풍어제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 김석출(82)옹.중요무형문화재 218명 가운데 유일한 부부 무형문화재이다.김옹은 악기를 다루고,부인 김유선(72)씨는 춤을 춘다.부부 둘 다 젊을 때처럼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지만 굿에 대한 애정은 더욱 뜨겁다. 이들 노부부의 집이자 전수소인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24평짜리 아파트.김옹은 방학을 맞아 서울에서 찾아온 제자 박상후(21·중앙대 국악과)군에게 호적(태평소)을 가르치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김옹은 손자 나이의 제자를 맞아 연신 손바닥으로 거실 바닥을 두드리며 입으로는 “덩더쿵∼ 덩더쿵∼쿵따닥…” 박자를 맞췄다. 김옹은 “작년에 엉덩이에 생긴 욕창이 낫지 않아 외출도 힘들다.”면서 “그러나 집에서 제자를 가르치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은 부인 김씨도 마찬가지였다.3년 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쳐 걸음이 불편한 김씨는“넉넉지 못한 살림에 10남매를 키우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예인의 삶에 아쉬움은 없다.”면서 “다리가 나으면 남편이 두드리는 장단에 맞춰 신명나게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 김옹이 굿판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것은 8세 때인 1930년.경북 포항의 4대째 내려오는 세습 무속인 집안에서 태어난 탓이었다. 어릴 적부터 굿판에서 잔심부름을 하던 그는 14세를 전후해 백부인 호적의 명인 김범수 선생으로부터 무업(巫業) 및 악기 다루는 법을 본격적으로 전수받았다. “가락을 배울 때 회초리로 많이 맞았지.게다가 일제가 미신이라며 굿을 못하게 하던 때라 어쩌다 굿판이 발각되면 순사놈들한테 죽도록 맞았다 아이가.” 민속학계에 따르면 김옹과 같은 세습무는 신을 모시지 않아 악기를 다룬다. 광대,화랭이,사니,양중,창우 등으로 불렸다.굿판에서 태백산맥 동쪽은 세습무가,서쪽은 신내린 박수무당이 주류를 이뤘다. 김옹은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부산,포항,동해,영덕,원산 등 동해안 일대를 돌며 굿을 잘해 이름을 날렸다.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 부인 김씨를 만났다.신 내린 무당인 김씨는 흰 치마 저고리를 입고,머리에 흰 띠를 동여맨 채 손에 부채를 들고 김옹의 장단에 맞춰 춤을 췄다. 김옹에게서 여러가지 춤사위를 배운 부인 김씨는 아직도 김옹을 남편이라기보다 스승으로 섬긴다.부인 김씨는 12거리 굿을 전부 하지만 특히 살풀이굿에 뛰어난 것으로 국악계에서 평가되고 있다. 김옹은 풍어제가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공연을 다녔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 때는 참 좋았지.예술인으로 대접받으며 도쿄 국립공원에서 김소희,박규희 등과 여러차례 공연했지.” 지금도 그 장면이 눈에 선하다는 그는 다시 무대에 서면 그 때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엷은 미소를 띠었다. 그가 연주하는 호적은 ‘날라리’라고도 불린다.길이가 세치 정도로 화류목 등으로 만든다.소리가 크고 웅장해 길군악(행진곡) 등에 사용한다.그가 창안한 호적산조(散調)는 시나위(육자배기)나 대취타의 가락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한과 서러움이 곁들여 있다. 김옹에 따르면 풍어제는 마을 단위로 진행된다.마을별로 시기도 일정치 않다.해마다 여는 곳도 있지만 어떤 마을에서는 10년에 한번 굿판을 벌인다.또 별신은 신을 특별히 모신다는 의미이지만,들의 신이라는 뜻도 있다고 했다.즉,별신의 별은 벌판의 벌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동해안 별신굿은 서해안·남해안 별신굿과 함께 전승되고 있으며,절차와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다. 먼저 제주(祭主)의 집에서 조상을 모시는 조상 축원굿을 시작으로,부정굿 일월맞이굿(세존굿) 당맞이굿 골맥이굿 성주굿 마당밟이 화해굿 조천왕굿 군웅굿 심청굿 손님굿 게면굿 용왕굿 탈놀음굿 거리굿 등의 순으로 전개된다.주로 1,3,5,10월에 별신굿을 많이 했다. 굿을 할 때는 보통 15∼20명이 한 팀을 이루며 무당 4∼5명이 돌아가며 춤을 춘다. 김옹은 대화 도중 ‘거지 문화재’라는 말을 간혹 썼다.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자신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셋째딸네 집이여.” 평생 소원이 자신의 이름이 박힌 문패를 달아보는 것이었으나 이제 나이가 들어 틀렸다며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소망이 하나 있다고 했다.제자들과 함께 마음껏 노래 부르고 악기를 불 수 있도록 전수관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수영놀이 동래야유 협회 등은 전수관이 있지.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없어.” 몇차례나 문화재청,부산시,해운대구청 등에 전수관을 지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예산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고 했다. 이들 부부의 ‘재주’는 장조카인 용태(58)씨와 장녀인 영희(63)씨가 이어받고 있다. 김정한기자 jhkim@
  • 두 자녀 생명뺏고 30대주부 또 자살

    지난달 31일 오후 9시55분쯤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일신파크맨션 101동 13층 장모(41·회사원)씨 집에서 장씨의 부인 오모(37)씨가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오씨의 투신사실을 신고받은 경찰이 오씨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오씨의 딸(12·초등학교 6년)은 거실에서,아들(9·초등학교 2년)은 안방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검안 결과 이들 남매는 숨이 막혀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경비원 윤모(65)씨는 “순찰을 돌고 있는데 화단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가보니 오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오씨의 남편 장씨는 경찰에서 “회사 퇴직금 중간정산분 9500여만원과 은행에서 빌린 돈 등 모두 1억 5000여만원을 주식에 투자해 모두 날린 사실을 최근 아내가 안 뒤 ‘희망이 없으니 애들하고 같이 죽자.’라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고 밝혔다.장씨는 “이날 휴무일이라 오전 9시쯤 집을 나가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이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울먹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영원한 엔터테이너’ 영원속으로/美 배우겸 코미디언 보브 호프 별세

    미국의 전설적인 원로 배우 겸 코미디언 보브 호프(사진)가 27일(현지시간) 폐렴으로 별세했다.향년 100세. 80년간 촌철살인의 웃음을 선사해온‘20세기 엔터테인먼트의 대부’이자 ‘미군의 영원한 친구’였던 호프는 이날 밤 캘리포니아주 톨루카 레이크에 있는 자택에서 부인과 자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홍보담당자인 워드 그랜트가 밝혔다.지난 5월29일로 100회 생일을 맞이했던 호프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연예인이었으며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엔터테이너로 올라 있다. 코미디언과 가수,영화배우,댄서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1996년 은퇴할 때까지 75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475편의 TV 프로그램과 1000여회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호프는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1년부터 1990년 걸프전까지 반세기에 걸쳐 전세계 미군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 위문공연을 펼쳤다.그는 세대를 뛰어 넘어 미군 병사들이 가장 사랑하는 연예인인 동시에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했던 연예인이었다.호프는 1903년 영국에서 7남매중 다섯째로 태어났다.1907년 가족과 함께 미국 클리블랜드로 이주했다.그는 12세 때인 1915년 찰리 채플린을 흉내내는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뒤 은퇴할 때까지 81년을 희극계에 바쳤다. 미국의 35개 주가 그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해 ‘보브 호프의 날’로 선포했다.영국 여왕으로 명예기사 작위를 받았다.평생동안 수많은 상과 칭호를 받았지만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긴 것은 1997년 미 의회가 수여한 명예 재향 미군이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한국 건축예술의 美感 세계인에 펼쳐보일 터”파리 기메국립박물관서 회고전 여는 재일동포 이타미 준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은 내 마음 자체이며,나의 정신입니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66·한국명 유동용)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통찰력으로 담아내는 작가다. 도자기 가마 모양을 본뜬 조각가의 작업실,우리 민화에 나타난 포도넝쿨을 연상케 하는 호텔,조선시대 도자기의 모양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건축물 등.돌 나무 흙 벽돌 등 자연의 소재를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룬 이타미 준의 건축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회고전이 파리의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30일부터 오는 9월29일까지 열린다. 국 일본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아시아 예술 전문 국립박물관인 기메 미술관에서 현존하는 건축가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1899년 이 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이다.물론 한국인으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33년 건축인생을 대변하는 도형과 스케치,건축 모형들과 사진,예술가로서의 미학이 담긴 회화작품,가구,그리고 그가 평소 ‘교재’로 사용하는 개인 소장 고미술품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한국 전통예술의 미감을 세계인들에게 펼쳐 보일 수 있게 된 것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이번 전시회 포스터나 도록 표지에도 자신을 ‘일본에 있는 한국인 건축가’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할 정도로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데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식 이름 ‘이타미 준’을 사용하며,사고 방식 또한 일본 사회에 완전히 통합돼 있다.하지만 정신세계의 근원은 엄연히 한국이다. 목수였던 그의 선친이 그를 포함해 칠남매 모두에게 한국 국적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지키도록 교육시켰던 덕분이다.그는 “태어나고 자란 일본은 고향이지만 예술의 근원은 한국의 토양”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전통의 조화,자연스러움과 여백의 미가 흐르는 동양적인 건축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들은 예술과 건축의 융화,자연 소재의 통찰을 제안하고 있다.이런 그의 작품들은 그가 30대 초반에 한반도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발견한 한국의 전통미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학교(무사시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작품활동을 시작한 직후,유럽을 배낭여행했습니다.그곳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보고 나서 느낀 것은 내가 조국인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196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를 사로잡은 것은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는 조선시대 대중예술의 미감(美感)이었다.투박한 흙벽돌과 초가지붕의 부드러운 곡선,보름달 모양의 도자기,선비의 절개를 연상시키는 기와지붕의 고고한 선,인간미가 배어 있는 부처의 얼굴,침묵처럼 조용한 아름다움을 지닌 차 그릇 등에서 그는 한국인의 고유한 감성을 발견했다.건축가인 그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소재의 발견이었다. 그후 그는 일본과 미국의 크리스티경매장 등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을 구입하며 조선시대 고미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공부를 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시켰고 그의 작품은 독창성을 띠며 완성도를 갖추게 됐다. “건축은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것입니다.한국적인 전통미를 어떻게 현대적인 건축과 조화시키느냐가 과제였지요.하늘 돌 나무 흙 등 자연의 소재를 인공적인 콘크리트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대비하고,대립도 시키고,조화를 시키면서 사물의 관계에 대해 늘 생각하게 됐습니다.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좋은 조형물이 되는 것입니다.” 디아 잉크하우스(1975년·도쿄) 온양박물관(1982년·온양) 돌의 교회(1991년·홋카이도) 조각가의 스튜디오(1985년·가가와) M빌딩(1991년·도쿄) 레어나드 번슈타인 기념관(1996년·홋카이도)에서부터 최근의 포도호텔(2002년·제주)까지 자연의 소재를 현대적인 건축공간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그의 대표작들은 이렇게 완성됐다. 지난해 완공된 제주의 포도호텔은 그의 완성된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부드럽게 흐르는 티타늄 소재의 은빛 지붕은 제주도의 넘실대는 물결,한라산의 능선과 오름,제주 민가의 초가 모양이 녹아들어 자연 친화적인 요소가 강조됐다. “그 지역의 특성과 재료가 어우러지는 건축물이 제가 만들고 싶은 건축물입니다.포도호텔은 유구한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더라도 티타늄 지붕은 제주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남아 있을 것입니다.” 도쿄의 하네기 미술관에서 수년 동안 조선시대 미술품 소장전을 갖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도쿄에 한국고미술컬렉션 박물관을 오픈할 정도로 고미술 전문가가 됐다는 그에게 조선의 민화와 도자기들은 ‘영원한 교과서’다.작품세계의 정신적,물질적 근간이 된 ‘한국 전통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작품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한국적이다,일본적이다 라는 평가를 싫어한다는 그는 “동북아시아 공통의 정서인 동양적인 철학을 담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역사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한국적인 전통미가 자연스럽게 녹아 든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로 우뚝 선 그는 지금도 일본으로부터 귀화할 것을 권유받고 있다.하지만 고집스럽게 한국 국적을 지키고 있다.오히려그의 두 딸과 아들을 한국에서 교육시키면서 자신보다 더 완벽한 한국인으로 자라도록 했다. lotus@
  • 한국남매 그린제패 청신호 / 한희원 에비앙마스터스서 3위 최경주 PGA투어 공동5위 순항

    유럽 원정에 나선 한국 여자선수들이 한희원(휠라코리아)을 필두로 상위권을 장악하며 시즌 5승 합작 가능성을 높였고,미국프로골프(PGA)에서는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모처럼 상위권에 올라 시즌 첫 승을 노리게 됐다. 한희원은 25일 오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골프장(파72·6091야드)에서 재개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210만달러) 3라운드에서 26일 자정 현재 14번홀까지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로 선두 로지 존스에 3타 뒤진 공동 3위를 달려 지난주 빅애플클래식에 이어 2연승 가능성을 높였다.2라운드에서 공동18위로 추락한 박세리(CJ)도 버디 7개에 보기는 단 1개만 기록하며 6언더파 66타로 경기를 마쳐 합계 9언더파 208타로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존스는 14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합계 13언더파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노장 줄리 잉스터도 14번홀까지 6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하며 선두와 1타차 2위로 올라섰다. 한편 최경주는 이날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하일랜드TPC(파70·6820야드)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그레이터하트포드오픈(총상금 400만달러) 첫날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6타를 쳤다.이로써 최경주는 나란히 7언더파 63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선 노장 제이 하스와 피터 제이콥슨에 3타 뒤진 공동 5위에 올랐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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