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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서 약초캐며 자활… 사시 합격한 윤철호 씨

    희귀병에 걸려 16년간 병마와 싸워온 40대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지난해 12월23일 발표한 사법시험에 합격한 윤철호(41·전남 여수시 화양면 창무리)씨는 다음달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 순천고를 졸업하던 지난 82년 학력고사에서 광주·전남 차석으로,서울법대에 2등으로 합격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87년 군대를 마치고 법대 3학년 2학기에 복학한 어느 날,날벼락을 맞았다.어려서 잔병치레를 했지만 운동도 잘 하고 지구력도 남달랐던 그다. 하지만 햇볕만 나면 맥박이 두배로 빨라지고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어졌다.대학병원 등 큰 병원에서는 한결같이 병명을 모르겠다고 했고,한방에서는 중증 무력증이라고 진단했다. 절망하다 못해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집에 내려왔다.바깥 출입은커녕 여름에는 어머니 김맹심(79)씨가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기막힌 삶이 시작됐다. 겨울에는 그런대로 지낼 만했으나 여름나기는 고통의 연속이었다.하는 수 없이 여름이면 광양 백운산이나 구례 피아골로 몸을 숨기고,겨울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이 이어졌다.이를 보다 못한 윤씨의 아버지는 결국 화병으로 돌아가셨고,간병 비용을 대다 2000여평 밭뙈기도 남의 손에 넘어갔다. 6남매 중 막내였지만 날품팔이 하는 어머니를 보고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이때부터 스스로 의학책을 뒤져 산을 돌며 약초를 캤다.씀바귀 등 산나물에다 야채를 갈아 녹즙으로 마셨고 보리와 생쌀을 갈아 밥 대신 생식으로 대체했다. 이렇게 10여년 이상 상복하자 드디어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몸이 좋아졌다.그래서 지난해 치른 사법시험 1·2·3차에서 모두 합격했다. 윤씨와 함께 3년 동안 같은 공부를 했던 마을의 후배 김대일(34·전대 법대졸)씨는 “곁에서 형을 지켜보기에도 눈물겨웠고 작은 도랑도 건너지 못해 업고 다닐 정도였으나 항상 명랑하고 쾌활했다.”고 소개했다.윤씨는 자신의 사연을 인터넷 사이트 화양(www.hwayang.pe.kr)에 ‘제가 가지지 못한 너무 소중한 것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
  • [사설] 아동학대 대처가 이리 허술해서야

    계모가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폭행을 해 여덟살 난 여자 어린이가 죽고 여섯살 난 남자어린이가 중태에 빠진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이 사건은 이 땅의 아동학대 실상이 얼마나 참혹한 지경에 이르고 있으며 이에 반해 사회의 대처방식은 얼마나 허술한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아동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6000여건에 이르고 사망한 어린이만도 13명이나 될 정도로 아동학대는 심각하다.그러나 이에 대한 사전·사후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남매의 경우만 해도 사회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죽음에 이르는 참사까지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계모는 지난해 5월 말에도 두 아이를 때려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됐으나 한 달간 아이들과 격리된 채 청소년 클리닉 8차례만 받고 풀려나 다시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계모의 교정 상황을 조금만 더 면밀히 평가해 자녀와 재결합시켰어도,재결합 후 당국과 주변 사람들이 몇 차례만이라도 사후 확인을 했어도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당국은 아동학대 대책 강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교사나 의료인,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처벌제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신고의무자의 범위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특히 아동학대 사범은 부모가 85%에 이르고 있는 만큼 법원도 아이들을 무조건 부모에게 되돌려 줄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친권 제한,공공후견인제 도입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때라고 본다.˝
  • “채팅도 영어로… 즐기는 것이 왕도”국내 통번역학 박사 1호 정호정 교수

    “영어 채팅을 통해 영어식 사고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통역번역학 박사학위를 따낸 정호정(사진·43) 교수는 “영어를 잘 하는 왕도는 따로 없다.”면서도 “영어 공부가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 9월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통역번역학 박사 과정에 입학해 3년 5개월 만인 오는 27일 박사 학위를 받는다.통역번역학은 일반 통역실무와 달리 통역·번역 기술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학교측은 “지난 99년 통역번역학 박사 과정이 생긴 뒤 정씨가 처음 학위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기에게 왜 영어가 필요한 지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영어를 즐겁게 배우는 것이 영어를 익히는 가장 좋은 ‘비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식 사고가 키워지고 영어로 꿈을 꾸는 ‘경지’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영어식 사고를 높이는 데는 ‘영어 쓰기’가 최고라며 “학생들에게 채팅을 하더라도 외국 사이트에 가서 영어로 하라고 권한다.”면서 “일기,편지 등을 영어로 쓰면 회화와 달리 혼자서도 할 수 있고,영어에 집중도 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1985년 서울신문에 입사,이듬해 퇴사한 뒤 현재 이 대학 통역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오는 4월 총선에서 MBC기자 출신으로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남편 노웅래(46·열린우리당 부대변인)씨와 희재(17)·희지(10) 두 남매를 두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베트남 조류독감 남매간 전염가능성”WHO 경고… 경로 확인은 못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외신|세계보건기구(WHO)는 1일 지난달 숨진 베트남 자매 2명이 인간대 인간에 의한 조류독감 감염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지난달 22일 죽은 두 자매가 치명적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먼저 죽은 오빠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오빠가 여동생들이 입원하기 직전인 1월14일 사망,화장했기 때문에 샘플을 입수하지 못했고 감염경로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그의 부인도 시누이들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시기와 비슷한 1월13일 입원했으나 나중에 회복했다. WHO는 H5N1의 인간대 인간 감염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전 세계 인구의 30%까지 조류독감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시타니 히토시 WHO 서태평양지역 전염병 담당 고문은 지난달 31일 조류독감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확산을 막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며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최악의 경우로 나타나면 “전세계 60억 인구의 20∼3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가금류의 세계 최대 사육국인 중국에서는 ‘조류 독감’과의 전쟁이 시작됐다.남부 광시좡주(廣西壯族) 자치구에서 지난달 23일 첫 발생한 조류독감이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까지 북상,중국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1일에는 서북단 신장(新疆)성,동부 저장(浙江)성,중부 허난(河南)성,허베이(河北)성,남서부 윈난(雲南)성 등에서 의심사례가 추가 발견,조류 독감 의심·확인 사례가 14건으로 늘어났다. 해외 순방중인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우선적으로 조류독감 방지를 지시,중국 정부는 31일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조류독감방지 총지휘부를 설치했다. 중국 당국은 아직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은 없다고 발표했으나 홍콩 언론들은 지난달 30일 상하이시 난후이(南匯)구에서 인체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oilman@
  • NBA도 남매선수 떴다/휴스턴 음폰 동생 레이커스 ‘대타’로

    미국 농구에도 남매 프로선수가 등장했다.화제의 선수는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이메 우도카(26)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휴스턴 카미츠의 음폰 우도카(27). 남매 프로농구 선수는 우연히 탄생했다.99∼00시즌부터 3연속 우승을 일궈낸 ‘영원한 우승 후보’ 레이커스가 샤킬 오닐,칼 말론,코비 브라이언트 등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종합 병원’ 신세가 된 게 계기가 됐다.레이커스가 급한 김에 NBA의 하위 리그인 NBDL 찰스턴 로게이터스에서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던 이메를 브라이언트의 ‘대타’로 영입한 것. 이메는 올 시즌 NBDL에서 한 경기 평균 14.7점 6.9리바운드로 두 부문 모두 6위에 오르며,언제든지 NBA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재목’으로 꼽혀 왔다. 지난 15일 꿈에도 그리던 첫 NBA 경기에 출전한 이메는 덴버 너기츠를 상대로 6분 동안 4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산뜻한 출발을 했다.다만 10일짜리 단기 계약인 탓에 계속 NBA 무대에 남아 있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꿈의 무대’ 진출은 누나가 6년이나 빨랐다.누나 음폰은 지난 98년 디트로이트 쇼크를 통해 WNBA에 데뷔했다.그러나 3경기 동안 4점 3리바운드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둬 한 동안 WNBA의 하위 리그인 NWBL과 이스라엘리그를 전전해야 했다.지난해 복귀한 음폰은 한 경기 평균 3.2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두걸기자
  • “관객·배우 호흡 맞아야 연극 제몫”창단 20주년 극단 ‘목화’ 오태석 대표

    “남의 극단 이름을 빌려 쓰다가 문패를 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처음엔 ‘외국말로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이제야 관객들이 내 작업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양극과는 차별화된 우리 고유의 볼거리를 만드는 데 치중해온 극단 목화가 창단 20주년을 맞았다.세월은 흘렀지만 극작가 겸 연출가인 오태석(사진·64·서울예대 극작과 교수) 대표의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배우들의 철저한 연기훈련은 여전히 목화를 인상지우는 특징이다. 생략과 비약이 많은 목화의 독특한 연극 문법은 서양극에 익숙한 이들에겐 종종 ‘난해하다.’는 평을 듣는다.오태석은 “우리 볼거리는 상상을 하는 노력을 해야만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 “관객들이 생략된 부분을 메우고,비약된 부분을 이으면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할 때 연극이 제 몫을 한다.”고 말했다. 40년간 연극 외길을 걸어온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했다.망가진 우리의 고유한 말을 회복하고,50년이 지나도록 분단 현실을 극복하지 못한 세대로서의 ‘수치’를 드러내는 작업은 죽을 때까지 쥐고 갈 숙제이다. 20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16일 대학로 아룽구지소극장에서 막올리는 ‘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시작으로 ‘자전거’(2월),‘백마강 달밤에’(9월) 등 대표작 3편을 연달아 공연한다.이 가운데 지난 90년 충돌소극장 개관작인 ‘심청이…’는 당시 한 청년이 공중전화를 오래 쓴다는 이유로 낯선 사람을 칼로 찌른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이번 레퍼토리는 30대 엄마가 아파트 옥상에서 두 남매를 밀어뜨리고,20대 아버지가 남매를 한강으로 던지는 비정한 일들이 벌어지는 오늘의 현실로 상황을 옮겼다. 글·사진 이순녀기자 coral@
  • 나눔세상/택시강도에 온정 베푼 기사

    “제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도와주시니까 너무 고맙고 죄송합니다.죄 값을 받겠습니다.”,“제 맘 편하자고 한 일입니다.불도 안 들어오는 방에 여름철 홑이불만 깔려 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배가 고파’ 택시강도짓을 한 10대의 딱한 사정을 알고 피해자인 운전사가 도움을 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창수(사진·48·택시기사)씨는 지난해 10월17일 새벽 6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문모(18·무직)군을 태웠다.5분쯤 택시를 타고 가던 문군은 강도로 돌변,흉기로 이씨의 손가락을 베고 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이씨는 “10대 한 명에게 당한 것이 어이없고 괘씸해” 두 달 남짓 경찰들과 함께 인근지역에서 ‘잠복근무’를 한 끝에 지난 6일 문군을 붙잡았다.경찰조사 결과 문군은 같은 수법으로 4차례나 강도짓을 해 택시기사들로부터 21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군은 검거 당시 초췌한 모습으로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이틀을 굶는 바람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고개를 떨궜다.문군의 말이 맘에 걸린 이씨는 경찰과 함께 강동구 암사동 문군의 집을 찾았다.난방도 되지 않는 2평 남짓한 옥탑방에는 낡은 옷가지와 여름철 홑이불 한 장이 요 대신 깔려 있었고,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책장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문군의 범행 사실을 전해 들은 문군의 누나(23·점원)는 퀭한 표정으로 맥을 놓고 앉아 있었다. 문군 남매는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6~7년 전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고아나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수입이라고 해봤자 누나가 옷가게에서 일해 버는 50만원이 전부였다.그나마 경기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몇달째 월급을 못받는 바람에 월세 30만원인 방세가 넉달째 밀려 있었다.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지만 중학교 중퇴에 벌써 전과 3범,게다가 2년 전 사고를 당해 다리까지 저는 문군에게 사회는 냉랭했다. 이씨는 자식 또래인 문군 남매의 사정에 가슴이 미어졌다.“차라리 그 때 돈을 더 많이 빼앗겼더라면 그 돈으로 남매가 라면이라도 한 그릇 더 먹었을 텐데…”라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했다. 문군 생각에 잠을 설치던 이씨는 이틀 뒤 라면과 솜이불을 준비해 다시 문군의 집을 찾았다.문군의 누나에게 10만원을 건네준 이씨는 “문군이 형기를 치르는 동안 옥바라지도 하고 누나를 돌봐주겠다.”면서 “문군이 어서 죄값을 치르고 나와 새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어린이 책꽃이

    ●이글루를 만들자(울리 쉬텔체 글·사진,곽성화 옮김,비룡소 펴냄) 캐나다 사진작가인 지은이가 2년간 북극의 원주민(이누이트)들과 생활하면서 찍은 23컷의 사진에 자세한 설명을 달아 이글루(눈집)만드는 과정을 알기쉽게 보여주는 과학 동화.칼 한자루로 6시간만에 집을 만들어내는 이누이트들의 삶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5세 이상.7000원. ●밤티 마을 큰돌이네집(이금이 글,양상용 그림,푸른책들 펴냄) 엄마가 집을 나간 뒤 매일 술마시는 아버지,앞 못보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큰돌이와 영미 남매의 이야기.마음씨 착한 큰돌이네 새엄마를 통해 ‘나쁜 계모’의 편견을 지우고,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초등학생용.7800원. ●괴물나라 경제이야기(로렌 리디 글·그림,이선오 옮김,미래M&B 펴냄) 투자,빚,이윤 등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경제 개념을 간결한 그림과 내용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한 교육서.6∼9세.8000원.
  • 주말매거진 We/시네마 천국-풋풋한 동심영화 2편

    동심을 자극하는 영화 2편이 오는 16일 나란히 간판을 건다.영원히 늙지 않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년을 그린 영화 ‘피터팬’(12세 이상 관람)과,곰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브라더 베어’(전체 관람).누구와 보러 가든 모처럼 풋풋한 동심에 감상의 키높이를 낮춰야 할 영화들이다. ●피터팬 동화책은 물론 연극,텔레비전 드라마,뮤지컬,애니메이션,실사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태어난 바 있다.이번 작품의 전체 얼개도 비슷하다.동화 세계에 젖어 공상을 즐기는 웬디 3남매가 창문으로 들어온 피터팬에 이끌려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로 날아가 인디언과 어울리고 해적 후크선장 일당과 싸우는 등 갖가지 신비한 모험을 하고 돌아온다는 내용. 아무래도 이 영화에 쏠리는 관심은 기존 피터팬과 무엇이 달라졌는가일 듯.‘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으로 흥행성을 인정받은 P J 호건 감독은 원작에 충실하지만,상투적이다시피 굳어진 인물의 성격에 새로운 특징을 부여해 영화의 재미를 살렸다. 피터팬은 사랑에 무감각하고 약간은 당돌한 성격으로 나온다.주요 배역을 원작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 제러미 섬터(피터팬)와 레이첼 허드 우드(웬디)가 맡아 동심을 물흐르듯 빨아들인다.웬디의 비중도 부쩍 커졌다.그저 피터팬을 바라보기만 하는 수동적 소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편다.피터팬과 ‘비밀의 키스’를 나누는가 하면 후크 선장에게도 야릇한 감정을 갖는다.후크 선장도 기존의 악당 이미지에다 음악을 즐기고 외로움도 타는 로맨틱한 성격이 보태졌다. 여기에 1억 2000만달러를 들인 특수 효과나 스튜디오도 팬터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네버랜드에 도착한 웬디 일행이 솜처럼 몽실몽실한 분홍빛 구름에서 펼치는 연기는 환상적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브라더 베어 삼형제의 끈끈한 우애와,곰으로 변해버린 인디언 청년이 어린 곰과 나누는 우정을 핵심어로 잡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실사영화 뺨치게 입체적인 3D애니메이션을 기대했다가는 화면이 싱거울 수도 있겠다.영화는 컴퓨터 기술을 배제하고 선(線)으로 윤곽을 다듬은 전통적인 방식의 ‘셀’애니메이션.화면에서 따스한 체온이 스며나오는 듯한 느낌은 오히려 장점이다. 거대한 매머드들이 살고 있는 먼 옛날 북미대륙이 배경.우애가 유별난 삼형제가 숲속에서 큰 곰을 만나고,곰을 유인해 위기를 모면코자 맏형은 빙하 아래로 몸을 던진다.이때부터 남은 두 형제는 엇갈린 모험담을 펼친다.형의 원수를 갚으려던 막내 키나이는 주술에 걸려 곰으로 변해버리고,키나이의 변신을 알아채지 못한 둘째형 데나히는 그를 원수 곰으로 오해하고 죽이려든다. 키나이와,엄마를 잃은 수다쟁이 새끼곰 코다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훈훈한 감동이 스며든다.간결한 이야기 구도 속에서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건져올리는 디즈니 특유의 재치가 돋보인다.예컨대 곰들의 시각에서 죽창을 들고 쫓아다니는 인간이 ‘몬스터’로 객관화되는 등의 묘사가 그렇다. 하지만 어른 관객들의 눈에는 주변 캐릭터들이 다양하지 못해 지루할 수도 있다.티격태격 끊임없이 말다툼을 해대는 말썽쟁이 사슴 두마리가 끼어들어 간간이 웃음을 던져주는 정도다. 이종수 황수정기자 vielee@ ■관객과 번개팅 피터팬 하이루ㅋㅋ 저 아직 안죽었어요 안녕하세요?피터 팬이에요.몇가지 더 할 말이 있어서 잠깐 영화 밖으로 나왔어요. 그동안 제 모습을 다양하게 그렸지만 사실 일그러진 게 많았어요.그저 맘껏 하늘을 날고 해적과 신나게 싸우는 정도였어요.심지어는 로빈 윌리엄스처럼 약간 ‘징그러운’ 어른이 분장하기도 했지요.이번엔 감독님께 본래 모습대로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저는 원래 1902년 ‘작은 흰새’라는 소설에서 태어났는데 빨리 잊혀졌어요.그러다 1904년 극작가 제임스 배리 아저씨의 연극으로 다시 태어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어요.1924년에는 하버드 블레논 감독이 영화로,1953년엔 월트 디즈니사가 만화영화로 만드는 등 어린이 관련 문화 프로그램에서는 단골 손님이 됐어요.‘리턴 투 네버랜드’(Return to Neverland)라는 속편 애니메이션도 나왔을 정도예요.한국에선 이연경 누나나 윤복희 아줌마 등이 뮤지컬로 선보였죠.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가 저와 만나는 사람이 있을 걸요. 숱한 모습으로 땅에 내려왔지만 여전히 어른들은 제 마음을 잘 읽지못해 속상해요.그저 초록색 나뭇잎으로 몸을 가린,용감하고 낙천적인 한 소년 정도로 알지요.하지만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한 사람이라는 남모를 슬픔도 지녔어요.이번 영화를 보세요.함께 놀던 아이들이 현실로 돌아가 아빠·엄마를 만나 기뻐할 때 저는 창 밖에 숨어 있잖아요. 그러나 더 쓸쓸한 것은 어른들이 제가 나오는 영화나 뮤지컬을 어린이날에 맞춰 한번쯤 보여주고는 잊어버리는 거예요.그래서 이번엔 좀 빨리 찾아왔어요.제발 늘 아이들 마음을 이해하고 같이 느껴 주시면 좋겠어요. 이종수기자
  • “우리당 왜 만들었나”광주토론회 시민 쓴소리에 후보들 진땀

    “도대체 열린우리당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들이 6일 오후 호남 민심의 한 복판 광주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민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고 진땀을 흘렸다.광주MBC 주최로 생방송된 토론회에서 질문자로 나선 한 시민은 “열린우리당이 새로 생겼지만,민주당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로 빛이 바랬다.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우르르 세배 가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당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정치개혁과 햇볕정책의 확실한 계승을 위해 현상타파에 나섰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다르다.”고 강변했다.김정길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했고,노 대통령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답변했다.그러나 이어 등장한 다른 시민은 “열린우리당이 영남에서 몇석을 얻으려고 호남을 희생시킨다는 우려가 든다.90년 3당 합당 때처럼 호남이 고립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이에 부산 출신의 이미경 후보는 “그동안 지역주의에 가장 큰 희생을 당한 지역이 이곳인데,그런 말을 하니 놀랍다.”고 말했다.전북 남원 태생의 신기남 후보는 “나와 정동영 후보,천정배 의원 등 신당을 주도한 사람들이 모두 호남 출신인데,호남을 소외시킬리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또다른 시민은 “요즘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연합공천 얘기가 나오는데,그러려면 뭐하러 분당을 했느냐.”고 따져물었다.이에 이부영 의원은 “내 지역구가 수도권인데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면서 “정치개혁 하자고 신당 만들었는데,연합공천한다면 정치인으로서 무덤으로 들어가는 격”이라고 답했다.이미경 의원도 “연합공천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것으로 적절치 않다.”고 부정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시민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농민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후보들의 입장을 물었다.이에 유재건 후보는 “농업 대책을 철저히 한 뒤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답했다.장영달 의원은 “나의 8남매 가운데 3명만 대학을 가고,나머지는 모두 농사만 지었다.”면서 동질감을 강조했다.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민주당을 ‘한나라당과의 야합세력’으로 규정하면서 호남 민심 선점에 주력하는 한편,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구애(求愛)’성 발언을 쏟아냈다. 광주 김상연기자 carlos@
  • 67년부터 시나리오 집필 2004년 ‘장길산’ 작업까지 한국 드라마작가계 산증인 방송작가협회 이희우 이사장

    중학교 3학년 떠꺼머리 소년이 집에 오자,손윗형이 책 한권을 던져준다.프란츠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었다.“야,이거 10대때 썼다더라.천재 아냐?” 읽어 보니 ‘엉터리’였다.“이까짓 것,나도 쓴다.”며 쓴 소설 ‘인생일로’는 경향신문이 공모한 장편소설에서 당당히 예선을 통과했다.당시 응모작 100여편 중 예선을 통과한 소설은 20편.자신감을 얻은 소년은 그 때부터 하루종일 글만 써대기 시작했다. ●“글쓰는 것이 무작정 좋았지” 이희우(李憙雨·64)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그때의 치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고 했다.“제 인생을 바꾼 사건입니다.그 때까지만 해도 공부 잘하던 범생이었는데….” 그의 표현대로라면 ‘글을 쓴다는 것은 망가지는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이다.공부 등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리 없다.“방황도 많이 했지요.얌전하고 내성적이던 놈이 거칠것이 없는 개방적인 성격으로 변했습니다.허풍도 많이 늘었고.(웃음)” 그래도 글 쓰는 것이 너무 좋았다.좋은 대학 들어가 고시를본다는 애초의 인생설계가 불가능해졌지만 상관없었다.이 작가는 서라벌 예술대 문예창작과를 1961년 졸업하고 본격적인 문학청년의 길을 걷는다.66년에 쓴 소설 ‘홍익자활론’이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을 타는 등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그러나 ‘창구’는 너무 적었고,줄곧 작품을 발표할 매체 부족에 갈증을 느껴야만 했다.그때 극장에서 이탈리아 영화 ‘철도원’을 본 것이 인생의 또 다른 전기가 됐다. “원래 영상매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당시에는 방송은 아예 없고 영화가 유일한 영상매체였지요.” 영화는 그에게 대중들에게 좀더 큰 영향력을 가진 매력적인 신세계로 비쳐졌다.이른바 ‘순수문학’을 버리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이희우는 67년부터 84년까지 영화 ‘만종’,‘왕십리’,‘별들의 고향’,‘봄 여름 가을 겨울’,‘마지막 찻잔’,‘메아리’ 등 수많은 영화 시나리오들을 썼다.상도 많이 탔다.71년 부일영화상,72년 국제영화상,73년 서라벌 예술상,74년과 80년 백상예술상,83년과 87년 대종상…. TV라는 신매체가 부상하던 78년에는,TBC ‘부부’를 시작으로 방송작가 길에 뛰어들었다.“당시 제 나이가 30대 후반이었죠.삶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보고 싶었어요.자연스레 TV 단막극에 손이 갔습니다.” 그 때부터 4반세기 동안 드라마를 집필해왔다.‘노을’,‘축복’,‘봄비’,‘물망초’,‘일월’,‘형제의 강’,‘덕이’,‘오남매’….그를 ‘지나간 역사’쯤으로 취급하면 곤란하다.오랜 콤비인 ‘야인시대’의 장형일 프로듀서와 함께 올 6월 방영예정인 80부작 대하사극 ‘장길산’을 작업중인 쟁쟁한 현역이다.황석영 원작의 ‘장길산’은 SBS가 지난 94년 방송사상 최대액인 3억 3000만원에 판권계약을 하고 10여년째 드라마화를 벼르던 대작.지난 95년 황 작가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제작이 전면보류되었고,출소후인 지난 99년에는 남북합작 이야기까지 나왔으나,북한경비정 영해침범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긴장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모든 역사는 가족사로 회귀한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30대 후반 드라마 작가 초기 시절에는 주로 문학성 짙은단막극,40대 중반부터는 멜로물,50대 홈드라마,60대에는 시대극으로 정리가 된다.그러나 그 중심에는 항상 변함없이 ‘가족’이 있다.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뜬금없이 어린 시절 이야기가 튀어나온다.“6·25때 전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당시 서울 만리재 공덕동 집에는 돌 넣은 깡통을 연결한 ‘설렁줄’이 다른 집들과 연결돼 있었죠.인민군이 강제징집하러 돌아다니면 울리는 ‘비상연락망’입니다.그러면 청년들은 마루 밑에 숨고 ‘담치기’해 도망가죠.우리 꼬마들은 툇마루에 앉아 그걸 구경하고….” 잠시 회상에 잠기던 그는 “내 개인적인 추억만 봐도 그러하듯,개인사가 곧 시대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역사의 근본은 가족입니다.최초는 개인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가족이죠.사회의 최소단위. 모든 역사는 결국 가족사로 회귀합니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들이 유난히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다.“역사 위에서 뚜렷이 갈라지는 선과 악도 원점인 가족사로 돌아가면 구별이 없어집니다.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화해와 용서죠.우리네들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고요.” 이 작가는 “물론 항상 멀리 바라보며 화해와 용서만 외칠 수는 없다.”면서 “그때그때의 현실적인 투쟁,개혁과 혁파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장길산’의 테마이기도 합니다.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려고 옛 세상을 깨뜨리는 의적의 이야기죠.” 그는 “장길산은 힘과 조직으로 백성을 선동하는 흔한 의적이 아니라,백성들을 깨우쳐가며 함께 새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변화라는 것을 깨달은 특이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그냥 활극이 아니라 그 깨달음의 과정을 그리는 데 집중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것이다.“철학적인 의미에 욕심을 많이 내다보니 (시청률이) 조금 불안하기도 하네요.” ●“시청률을 건강한 잣대로 만드는 것이 방송작가의 사명” 이쯤되면 시청률 이야기를 안 꺼낼 수가 없다.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시청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평소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양 목소리에 갑자기 열의가 실렸다.“시청률은시청자의 ‘회초리’입니다.유효한 도구죠.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시청자를 거부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작금 지상파 방송사들의 시청률 지상주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좌판’에 ‘스낵’만 잔뜩 늘어놓고 있습니다.시청자에게 순간의 달콤함을 제공해 일시적으로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요.그러나 그것이 시청자와 작가,방송사 모두를 퇴락시키는 ‘바보짓’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지.방송문화가 퇴락하면 그 사회 전체가 영향 받습니다.국가적인 문제죠.” 이 작가는 그 해결책으로 방송사들의 균형잡힌 방송 편성 정책과 전문 방송 평론 집단의 육성 등을 요구했다.물론 방송작가의 ‘사명의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작가들은 시청자를 건강하게 성장시켜 올바른 안목을 키워줄 책무가 있습니다.시청자들의 취향을 기본으로 그 위에 무엇을 더해서 제공해야 할지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시청률이라는 잣대를 유효하고 건강한 도구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돼요.”능력면에서는 항상 감탄하는 요즘 젊은 작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갑자기 침묵한다.“오로지 ‘장길산’에만 전념할 생각입니다.정말 부담없이 말해보라면.…가족들이 좀 섭하게 들을지 모르겠네요.그냥 다 떠나서 깊은 산속 산사에 들어가고 싶습니다.자연의 일부가 되어서 인생에 대해 궁구해보는 ‘설렘있는 편안함’을 누려보고 싶어요.” 채수범기자 lokavid@
  • 100세를 사는 사람들/“채식·소식이 장수 비결이제”

    삶을 좀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는 없을까.누구나 바라는 소망이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장수벨트인 전북 순창,전남 담양·곡성·구례군에서 100세를 넘긴 초장수인들의 삶은 어떤가.“100살은 살아야제.”라는 우스개 말처럼,1세기를 살고도 치매는 커녕 총총한 기력을 과시하는 이들의 남다른 모습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진눈깨비가 흩날리던 지난달 15일 전북 순창군 팔덕면 창덕리 동고마을을 찾았다.마을 앞 표지석에 장수마을이라는 글씨가 반긴다.설양님(102) 할머니는 막내 딸 이금옥(68)씨와 외손자 부부 등 3대가 함께 살고있다.이미 고손자를 봤다.딸은 “어머니가 3년 전부터 눈이 안보이신다.하지만 하루 세끼도 양은 적지만 꼬박꼬박 챙겨 드신다.”고 했다.“일평생 뭘 많이 드시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딸의 말에,할머니는 “괴기(고기)보다는 두릅이나 취 같은 산나물을 뜯어다 섞어서 많이 묵었제라.”라며 거들었다.할머니는 거동만 불편할 뿐 귀도 밝고 듬성듬성하나마 이도 남아 있고 혈색도 좋아 잔병치레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지금껏 술·담배와는 남이다.할머니는 친정 동기간 6남매 중 80살이 넘은 막내와 둘만 남았다. ●푸성귀 반찬에도 세끼 밥은 꼭 먹어 전남 곡성군 입면 금산 4구 택촌마을 이숙영(103) 할머니는 기자가 방안에 들어서 사진 좀 찍겠다고 하자,며느리 양정순(82)씨 한테 “사진 찍을라먼 빗 가져오니라.쉐타(스웨터)도 좋은 놈으로 가져오고”라며 언성을 높였다.16살에 시집 온 며느리는 웃으면서 “엄니하고 고부간에 좋게 지냈어요.바깥양반 살아 있을 때도 한방에서 둘이 자곤 했는디”라며 빗을 찾았다.할머니의 유일한 낙은 담배다.요즘도 1갑을 해 치운다.가끔 술도 한잔씩 한다.“가슴애피(답답증)가 올라오먼 담배라도 피워야 내려간다.”고 며느리가 해명했다.보고 듣고 말하는 데 불편함이 별로 없었다.푸성귀 반찬에 세끼를 거르지 않고 집앞 텃밭도 가꿀 만큼 정정하다.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이복덕(100) 할머니가 사는 양옥의 현관 초인종을 몇번 누르자 증손자인 박승연(4)군이 쪼르르 달려 나왔다.할머니를 찾자 “할무니병원 갔는디”라고 맞받았다.되돌아 서려는 데 방안에서 할머니가 나왔다.손자는 “아아 우리 상할머니”라며 웃었다. 할머니는 큰 소리로 가까이서 말해야 알아듣는 것 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맵시있고 고왔다.식사도 잘하고 치아도 거의 완벽했고 얼굴색도 갓 60을 넘었을 정도로 보일만큼 밝았다.“따뜻하먼 밭도 메고 힘 안들고 하는 가벼운 일은 하제”라고 힘줘 말했다.먹는 것 입는 것 탓하지 않고 “그러려니.”하고 살았다고 한다.반대로 며느리(68)는 요즘 위가 안좋아 병원 출입이 잦다.“어머니는 뭐든 잘 드시지만 돼지고기는 중풍에 좋지 않다며 젊어서부터 안드셨다.요새도 양말을 신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시다.”고 자랑했다.할머니 동기간도 수를 누리는 장수집안이었다.4남 1녀 중 남은 남동생(97)과 여동생(80)도 건강하단다. 대대로 장수마을인 담양군 대전면 태목리에 사는 이도음(103) 할머니는 취재한 100세인들 가운데 단연코 으뜸이었다.6남매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살면서 손수 연탄 갈고 전기밥솥에 밥도 지었다.가난의 굴레가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아 건강을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살며 밥 짓고 밭일도 ‘척척' 마당 한쪽 20여평에 기른 마늘이 한뼘 이상 올라와 싱싱했다.허리가 구부정할 뿐 눈·귀가 밝고 군수가 준 지팡이도 걸어두고 쓰지 않았다.할머니는 “그때는 먹을 것이 없었어라.젊어서도 괴기만 묵으면 몸뗑이에 두드러기가 났응께.태어나 처음으로 작년에 병원이란 데를 가봤당께”라며 또박또박 설명했다.허리 한번 맘놓고 펼 시간없이 힘든 일평생이었다.일할 때 텁텁한 막걸리는 허기도 채워주고 힘도 나게 했다.먹고 자고 입는 것 등 어느 하나 변변한 게 없었다.친정 동기간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먼저 갔다고 한다. 이곳에서 30리 떨어진 봉산면 기곡리 연산마을 양덕술(103) 할머니는 청력을 완전히 잃었으나 꼿꼿한 자세만큼은 여전했다.전주이씨 종갓집 6대 종부이니 오죽했겠는가.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었다.지금도 스스로 화장실 가고 거동할 수 있다.며느리 최미순(73)씨는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아무리 아파도 절대 죽을 드시지 않고 적게 드시더라도 꼭 밥을 달라고 하셨다.”고 건강비결을 들었다. 이처럼 100세인들은 보통사람들의 삶과 사뭇 다르지 않았다.허리춤이 시릴 정도로 배고프고 춥던 시절을 몸으로 부대끼며 살았다.입에 풀칠하느라 자식들 교육시키느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길쌈질에 논·밭일에 시달렸다.잠도 충분치 못했다.하지만 한결같이 소찬에 꽁보리밥이었지만 가리지 않고 맛있게 이웃들과 나눠가며 먹었다.오늘날 장수법의 공식으로 여겨지는 소식(小食)처럼 적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또 이들은 맘이 넉넉하고 성질이 유순했다.장수벨트에 사는 100세인 28명 가운데 할아버지는 단 한명도 없었다.대대로 장수하는 이복덕 할머니를 빼고는 가족중에 특별한 장수인도 없었다. 전남 곡성·구례·담양,전북 순창 남기창기자 kcnam@ ■담양 오계1리 주민들의 ‘건강한 삶' 장수마을인 전남 담양군 담양읍 오계 1리는 39가구에 주민 106명으로 65세 이상이 27명이고 80세 이상이 11명이다. 65세 이상부터 80세 이상 비율이 40.7%나 돼 군 전체(19.4%)보다 두배 이상 높다. 오계 1리는인동 장(張)씨 집성촌이다.이웃간에 성님(형님) 동생하며 정답게 산다. 담양읍이지만 더 이상 못가는 막장이어서 지형상 ‘소쿠리 속 같다.’는 마을이다.때문에 한국동란 때 피란민들이 들끓었다고 한다.농토가 풍족지 않아 농한기에는 대바구니와 베짜기로 생계를 꾸려온 전형적인 농촌이다. 80세 이상자 가운데 남자는 장문열(90)씨 등 2명뿐이다.겨울에는 마을회관에 모두 모여서 고구마를 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마을 내력을 소상히 알고 있는 노인회 장규환(71) 총무는 “우리 마을은 대대로 장수마을인데 소나무 우거진 산으로 둘러쳐진 형상이 옥녀가 가야금을 타는 ‘옥녀탄금(玉女彈琴)’ ”이라며 명당자리임을 강조했다.이어 “마을이 삿갓봉 아래에 자리해 배수가 잘되는 배산임수형”이며 “장수하는 데 따로 방법이 있는 게 아니고 자연에 맡기고 살아야 수를 누린다.”고 진단했다. 며칠 전 마을회관에 모인 70세 이상 노인 14명은 입을 맞춘 듯 장수비결로 마을 앞 공동샘을 들었다.바가지나 두레박으로 퍼올리는 샘이 아니고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 사시사철 넘쳐나는 샘이다.어려서부터 마시기 시작했는 데 지금도 그 물맛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장금례(89) 할머니는 도움없이 걸어다니고 식사도 곧잘 한다.진정임(88) 할머니는 “시집 올 적부터 물맛이 꿀맛 같았제.”라고 회고했다.김묘례(81) 할머니는 “피부가 새색시처럼 뽀얗다라는 말을 듣는 디 물 때문이 아닌가 싶구만요.”라고도 했다. 김봉이(85)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닐 때 뒤뚱거릴 뿐 다른 데는 별달리 아픈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14명 가운데 흡연자는 5명이었다.하루 1갑을 피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10개피 이내였다.일할 때 이외에는 막걸리도 입에 대지 않았다.이들 가운데 속이 아프거나 지병 등으로 식사를 못하는 노인은 한명도 없었다. 그렇다고 유달리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것도 아니었다.그저 나물과 야채 등 소찬에다 꽁보리밥에도 감사했다고 한다.평생 동안 논·밭일, 집안일에 매달렸다. 연세가 높은 이들이었지만 느닷없는 낯선이의 방문에도 회관 방바닥을 걸레질하며 자리를 비켜줬고 몸둘 바를 몰라 할 정도로 순수한 맘을 간직하고 있었다. 1시간 넘게 취재하는 동안 담배 한모금은 커녕 다리 한번 뻗질 못하고 눈치만 보는 겸손의 미덕을 간직하고 있었다. 담양 남기창기자
  • ‘오체불만족’ 최민씨 장애인 당의장 도전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 출마자 가운데 이색적인 후보는 최민(45·서울·중앙위원)씨다.최씨는 생후 10개월만에 소아마비로 두 다리와 왼팔을 못 쓰게 된 1급 지체장애인으로,휠체어에 의지해 움직이는 한국판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이다.중증장애인이 유력정당의 대표 경선에 나서기는 처음이어서 출마 자체가 화제다. 최씨는 1978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해 운동권 핵심으로 활동했으며,민청학련 상임위원이던 86년에는 제헌의회 사건으로 투옥돼 3년가량 감옥살이를 했다.91년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의 배후로 찍혀 쫓겨 다니면서 장애인들의 도움을 받은 것을 계기로 장애인운동에 뛰어들었다.2년전 장애인운동을 하는 사회복지사 김정애(30)씨와 결혼해 쌍둥이 남매를 포함,1남2녀를 두고 있다. 최씨는 28일 출마선언 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현 정권의 김진표 경제부총리도 성장위주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박정희식 개발독재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 올해만 27명 어린목숨이…자식을 죽이는 사회

    어린 생명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의 손에 목숨을 뺏기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주로 빚에 찌들린 부모들이 ‘아이의 불행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일을 저지르고 있다.전문가들은 자녀를 소유물이나 분신으로 생각하는 부모의 왜곡된 가족관,예방·보호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상담창구조차 없는 사회 자녀 살해 사건의 이면에는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신용불량자로 몰린 ‘신빈곤’의 문제가 있다.카드 빚과 사채가 계속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최후의 극단적 선택을 한다.일을 저지르기까지 개인과 가족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고민을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상담 창구조차 없다는 데 심각성이 크다.개인파산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빚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지난 19일 발생한 ‘남매 한강투기’ 사건에 앞서 7월에는 인천에서 30대 주부가 카드빚에 시달리다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고,9월에는 전주에서 생활고를 비관한 가장이 아내,세 자녀와 함께 차에 불을 질러 5명 모두 숨졌다.지난 3일에는 70대 할머니가 아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겠다며 손녀를 살해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올해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한 사건은 모두 20건으로 27명의 어린이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귀한 생명을 잃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49) 교수는 “제대로 돼있지 않은 정부의 복지체계가 생계비와 양육비 부담을 부르고,자녀 살해라는 극단의 결과까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올해 27명 어린 목숨 부모 손에 사라져 부모의 자녀 살해는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이 부르는 일종의 ‘정신파괴’다.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42) 교수는 “미래가 없고 원칙이 뒤집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합의된 룰을 가지고 정진하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부모’라는 역할을 성숙하게 해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중앙대 의대 필동병원 정신과 기백석(51) 교수는 “남매를한강에 투기한 사건에서 보듯 정신지체가 100% 사고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 “자녀를 양육할 준비가 되지 않은 미성숙한 가치관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비정한 아버지 구속 서울 용산경찰서는 21일 카드빚에 쪼들려 두 자녀를 한강에 던져 숨지게 한 이모(24)씨를 살인혐의로 구속했다.이씨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받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동작대교 위에서 계획적으로 벌인 짓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아이들을 숨지게 한 것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일 오전부터 동작대교 일대 물밑을 수색해 이씨가 두 자녀를 던진 지점에서 하류 쪽으로 20여m 떨어진 물속에서 시신을 모두 찾아냈다.모두 티셔츠 차림으로 두 팔을 조금 굽혀 앞으로 내민 채 몸이 얼어 있었다. 이영표 이유종기자 tomcat@
  • 경마·카드빚에 ‘내던진 父情’/어린자녀 한강에 던진 엽기아빠

    어린 두 남매는 아버지가 먹인 약에 취해 영문도 모른 채 차가운 강물속으로 빠져들었다.목격자들은 20대 아버지의 잔인한 행동에 치를 떨었다. ●순식간에 강물로 곤두박질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작대교에서 이모(24)씨의 사건 현장을 목격한 승용차 운전자들은 어린 두 남매의 몸이 허공에 붕 뜨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시퍼런 강물로 곤두박질쳤다고 몸서리를 쳤다.눈깜짝할 사이에 두 남매는 검은 강물속으로 사라졌다. 목격자 최모(29·여)씨는 “한 남자가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뒷좌석에 타고 있던 두 아이를 뒤에서 껴안아 차례로 다리 난간 위 너머로 던지고 달아났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 박모(36)씨는 “20대 남자가 여자 어린이를 공중에 내던지더니 곧바로 남자 어린이를 강으로 던졌다.”며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강순찰대와 119구급대는 2시간 남짓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소용이 없었다.날이 어두워지고 물결이 거세지자 이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철수했다.경찰은 “추운 날씨에 두 어린이가 숨졌을 것”이라고말했다.범인 이씨는 경찰에 붙잡혀 서울 용산경찰서로 압송되는 도중 친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아이들을 한강에 던져 죽였다.너무 후회된다.”며 울먹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답사·인터넷 검색,치밀한 범행계획 비정한 아버지 이씨는 범행 현장으로 가던 도중 경인고속도로에서 두 남매에게 “이거 한번 먹어볼래.”라며 미리 준비한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한아이에 2알씩 먹여 재웠다.이씨는 경찰에서 “아이들을 한강에 내던질 때 반항할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그는 사건 5일전 차를 타고 한강 주변을 돌아다니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또 인터넷 검색사이트 등을 통해 한강에 빠졌을 때 생존할 수 없는 곳이 어디인지까지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이씨는 동작대교 아래 수심을 북단과 남단,중간 지역별로 따로 나눠 사전에 살펴봤다고 경찰은 밝혔다.이씨는 “2주전부터 두 자녀를 죽이기로 결심한 이후 단 한번에 범행을 끝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카드빚에 정신병력,또 가정불화 이씨 부부는 같은 고교 2학년 때인 지난 97년 동거를 시작한 뒤 다음해 정식 결혼,두 남매를 낳았다.그러나 뚜렷한 직업도 없이 경마·도박에 빠져 카드빚을 진 뒤 목회자인 아버지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했다.카드빚이 3500만원을 넘어 가정불화도 잦았다.99년부터는 부천 K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이씨는 아내가 의심하지 못하도록 “비싼 크리스마스 선물을 싼 것으로 교환하고,롯데월드에서 놀다 오겠다.”고 말한 뒤 남매를 차에 태웠다.경찰은 두 남매 명의의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네티즌들 비정한 아빠에 분통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무서운 소식에 살이 떨려 눈물만 나온다.두 천사의 극적인 구조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란다.”며 안타까워했다.ID ‘불나방’은 “불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험관 아기라도 애타게 기다리는데 아무리 정신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용서하기 힘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이영표 박지연 유지혜기자 tomcat@ ■가족 반응 “어떻게 키운 자식들인데….아무리 카드빚이 많고 아팠다지만 설마 그럴 줄 몰랐어요.” 19일 밤 어린 자식들을 얼음처럼 차가운 한강물에 던진 남편 이모(24)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은 부인 조모(23)씨는 눈물만 쏟아냈다.조씨와 이씨가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 97년.이후 7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남편이 자기 손으로 아이들을 강으로 던졌다는 것을 조씨는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씨는 “경마에 빠져 카드빚을 진 남편이 이달 초 내 신용카드 2장에서 500만원을 빼내 또 경마를 한 것 때문에 다투는 등 평소 싸움이 잦았다.”면서 “아침에 아이들 선물을 서울에서 사왔는데….”라며 흐느꼈다. 조씨는 이어 “아마도 정신병 약을 먹고 있어 순간적으로 그런 짓을 했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아버지가 계획적으로 자식들에게 약을 먹이고 강물에 내던진 뒤 달아날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조씨는 이씨가 2주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는 부분은끝내 믿지 않았다. 이씨의 어머니 천모(52)씨는 “아들이 어릴 때는 교회도 착실히 나가는 착한 아이였다.아들이 그런 짓을 했다는 건 못믿겠다.”고 말끝을 흐렸다.이씨의 누나(28)도 “동생을 만나 정말 그런 짓을 했는지 직접 묻고 싶다.”면서 “조카들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한데….”라고 울먹였다.이씨의 장인 조모(57)씨는 “지난주 사위가 외손주들을 데리고 집에 왔었을 때만 해도 화목한 줄만 알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두걸 유지혜기자 douzirl@ ■범인 이씨 일문일답 사건 당시 정황은. -잘 모르겠다.정신분열 증세가 있어서…. 언제 사건 장소에 도착했나. -잘 모르겠다.정신과 약을 먹어서 잘 모르겠다. 아이들을 왜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왔나. -(아이들과)롯데월드에 놀러가려고 했다. 롯데월드에는 갔나. -(집이 있는 인천 부평에서 출발)한강대교를 건넌 것은 기억이 난다.그러나 다리를 못 건너서 다시 다리를 넘다가 못 참고…결국 다리를 못 건넜다. 그때 애들 기억이 나나.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정신과 치료는 언제부터 받았나.-고등학교 졸업하고 부터 받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
  • 따뜻한 웃음·감동·재미…/연말 개봉 가족용 ‘맞춤영화’ 3편

    주위의 풍경에서 연말이 ‘확’ 다가왔음을 느낀다.불밝힌 크리스마스 트리에다 반짝거리는 가로수 조명들….잇따라 날아오는 송년회 소식도 연말을 알리는 메신저다.날을 쪼개 약속을 잡다보면 눈에 밟히는 가족들 얼굴.‘뭔가 해줘야 할 텐데…’.고심하는 가장들의 눈이 번쩍 뜨일 가족용 ‘맞춤 영화’ 3편이 개봉된다.유혹하는 손짓 모양새도 애니메이션,실사(實寫),애니+실사 등으로 각기 달라 ‘눈맛’에 따라 고를 수 있다.어린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볼 만한 영화들이어서 금상첨화다. ●뭐니 해도 애니메이션 19일 개봉하는 ‘붉은 돼지’는 세계 애니메이션의 거봉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애니가 아이들만이 아니라 일상에 지친 중년들을 비롯,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음을 입증해온 하야오의 눈길이 이번엔 붉은 비행정을 타고 지중해로 향했다. 1차대전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전쟁에 환멸을 느낀 파일럿 포르코가 자신에게 마법을 걸어 돼지가 된다.‘붉은 돼지’라 불리는 그는 아드리아해의 무인도에서 붉은 색 비행정과 함께 은둔하면서 하이재킹을일삼는 공적(空賊)을 소탕하면서 현상금을 타먹고 살아간다.눈엣가시인 그 때문에 매사 일을 그르치는 공적들은 연합전선을 펴고 미국 조종사 커티스를 불러들인다.커티스와의 대결에서 비행기가 파손된 포르코가 오랜 친구에게 애기(愛機)를 맡겨 수리한 뒤 다시 대결에 나선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 무정부주의를 담은 반전 사상은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거울 수도 있다.하지만 메시지를 실은 형식이 애니메이션 인데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밝고 명랑해 부담스럽지 않다.무엇보다도 ‘미래소년 코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에서 약간 무거운 주제를 안고서도 동심을 사로잡은 바 있는 거장의 솜씨가 보증수표다. 또 초기에 등장하는 납치된 유치원생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처럼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상큼하고 가볍게 스크린에 뿌려 가족이 즐기기에 제격이다.하늘과 바다가 같은 쪽빛인 지중해를 무대로 펼쳐지는 공중전이 볼 만하다.섬세한 그림에 힘입은 화면은 첨단 특수효과를 자랑하는 3차원 애니메이션 못지 않게 입체감이 있고 생생하다. ●애니와 실사가 만났을 때 1930년 미국에서 태어난 단편 애니메이션 ‘루니툰’은 다양한 캐릭터를 자랑하면서 몇차례 극장용으로 편집제작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할리우드의 스테디 셀러.그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캐릭터 ‘토끼 바니와 오리 대피’를 실사와 접목시킨 ‘루니툰(Looney Tunes in Back Action)’이 24일 개봉된다. 항상 바니에게 당하는 역할만 하던 대피가 워너 브러더스 이사들에게 항의하다 해고당한다.와중에 그를 쫓아내려던 스턴트맨 지망생인 경비 디제이(브랜든 프레이저)도 같이 해고당한다.인류를 원숭이로 만들어 지배하려는 애크미 집단의 음모를 파헤치던 디제이의 아버지 데미안(티모시 달튼)이 체포된 사실을 알게 된 둘이 아버지를 구하러 나선다.한편 바니만으로는 촬영이 힘들어진 회사 부사장 케이트(지나 엘프만)가 대피를 설득하려고 이들의 모험에 합류하면서 속도를 낸다.아프리카 정글,루브르박물관 등 지구촌을 종횡무진하는 이들의 모험 길은 풍성한 볼거리로 채워진다. 여러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해 문화가다른 우리 관객에겐 낯설 수도 있다.하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 자체로 동심은 움직이지 않을까.더구나 화려한 CG기술에 힘입어 풍성한 볼거리를 상에 올려놓았고 실제 행동과 애니메이션의 결합이 너무 자연스러워 술술 넘어간다.특히 루브르 박물관 장면에서 바니와 대피가 점묘파 화가인 조르주 쇠라나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그림의 일부가 되는 장면은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낼 듯.‘그렘린’의 조 단테 감독 작품. ●환상적 세트로 오세요 미국의 유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더 캣(The Cat in the Hat)’은 ‘앤빌’이라는 환상적 세트와 현란한 첨단 장비로 마술세계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준다.31일 개봉. 말썽꾸러기 오빠 콘래드와 PDA로 자기 스케줄을 관리할 정도로 완벽한 ‘깔끔이’ 샐리는 사사건건 부딪치는 남매.부동산 중개사로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인 엄마가 집을 어지럽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장난을 치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할 즈음 기상천외의 손님이 찾아온다. 어른만한 덩치에 빨간 모자를 쓰고 말까지하는 고양이‘캣’을 보고 혼비백산하지만 차츰 그가 펼치는 마술쇼에 빠져든다.그가 온 뒤 집안은 ‘마술 나라’로 바뀐다.어항 속 물고기는 말을 하고 그의 모자 속에서 각양각색의 마술재료가 나와 화려한 쇼를 벌인다.또 갖고 온 상자 속에서 나온 ‘싱원·싱투’형제는 엄청난 에너지로 쉼없이 환상적 쇼를 보여주면서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이들과의 놀이 속에 집은 난장판이 된다.마지막엔 덤으로 작은 교훈도 묻어둔다. 실사 영화지만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환상적 상상력이 빛난다.특히 9000만 달러를 들여서 만든 영화 속 마을 ‘앤빌’ 세트는 신비한 동화나라 자체다.따뜻한 파스텔 풍의 하늘색 지붕과 노란색 굴뚝,녹색 잔디밭 등으로 영화속 마술쇼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그도 그럴 것이 환상 세계를 만든 사람은 ‘가위손’에서 동화같은 장면을 창조한 보 웰치 감독.그의 기발한 상상력에 힘입어 영화는 현실과 상상계를 날아다닌다.스토리가 성겨서 어른들이 보기엔 약간 따분할 수도 있겠다. 이종수기자 vielee@
  • ‘웃음폭탄’ 수녀들 다시 뭉쳤다/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재공연

    4명의 수녀와 1명의 신부가 벌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관객의 배꼽을 쥐게 하는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전수경,김선경,박해미,류정한,김미혜 등 전문 뮤지컬배우가 등장했던 초연과 달리 이번엔 만능 탤런트 양희경 노현희,아나운서 출신 연기자 임성민,영화배우 서태화와 뮤지컬배우 서지영 남매 등이 출연해 색다른 버전의 무대를 꾸민다.미국 극작가 단 고긴이 쓴 ‘넌센스’는 1991년 국내 초연 이후 10여년간 15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초대형 히트작.‘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컨추리 가수로 변신한 엠네지아 수녀가 전국 순회공연에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엠네지아 수녀역을 맡은 양희경은 ‘넌센스’의 고참 멤버이다.98년부터 올 1월까지 박정자,윤석화 등과 함께 넌센스 1·2편에 여러 차례 출연했다.“1,2편을 했으니까 당연히 3편도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난번 섭외가 들어왔을 때 드라마 여러편을 동시에 하느라 엄두를 못냈다고 한다.마침 이번엔 출연 중인 드라마가 딱 1편이라 선뜻 나섰다. ‘넌센스 잼보리’의 히든 카드는 뭐니뭐니해도 로버트 앤 수녀.과격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관객의 웃음보를 수시로 터트리는 ‘핵폭탄’같은 역할이다.지난 공연에선 김선경의 파격적인 변신과 환상의 애드리브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만큼 부담이 큰 역할이기도 한데 이번엔 개성있는 연기자 노현희와 톡톡 튀는 만능엔터테이너 임성민이 더블 캐스팅됐다.TV연기와 더불어 뮤지컬 무대에 꾸준히 서고 있는 노현희는 “전체적인 앙상블을 깨트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끼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극중 유일한 남자인 버질 신부로는 영화 ‘친구’에 출연한 서태화가,레오 수녀와 윌헬름 수녀로는 뮤지컬배우 서지영,강효성이 각각 출연한다.19일∼내년 3월7일.연강홀(02)766-8551. 이순녀기자 coral@
  • “진정한 사랑의 의미 보여줄것”KBS2 새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KBS2는 새해 1월1일부터 30부작 수·목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극본 노희경,연출 김철규)를 방송한다.‘로즈마리’ 후속으로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로 마니아 팬을 확보한 노희경이 극본을 맡았다. 제작진은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에서 가족을 충실히 지키는 어머니와 그 자식들이 일구어 가는 사랑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진정성’을 환기시키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주장이다. 평생 한량으로 살면서 딴집 살림에 자식까지 낳은 아버지 김두칠(주현)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참는 게 미덕”이라며 가족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어머니 이영자(고두심).그런 어머니에게 삼남매는 크고 작은 문제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혼한 큰딸 미옥(배종옥)은 어머니에게 “차라리 이혼하고 재혼하라.”고 종용하고,창업투자회사 캐피털리스트인 둘째딸 미수(한고은)는 오빠를 죽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다.사고뭉치 막내아들 재수(김흥수)도 이런저런 말썽만 부리고 다닌다.그러던 어느날 영자는 마침내 정신을 놓아버린다. 노 작가는 “가족은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면서 “때로는 방호벽이고,때로는 장애물인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상처받고 위로받으며 사는 우리네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자신의 사랑 때문에 외면했던 부모,먹고 사는 문제로 잊고 지내던 형제들 등 욕심 때문에 가려졌던 작고 소소한 행복들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꽃보다…’는 새해 첫날 오후 9시50분 1,2회를 연속 방영하고 3회부터 매주 수·목 오후 9시50분에 방송한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나눔세상/성균관大 故최동씨 어머니

    “별 거 아니여.그냥 먼저 간 아들 뜻 잊지 말자고 조금 보탠기여.얼굴도 모르는디 선배 기일이라고 굳이 찾아오는 후배들이 고맙잖어.”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가 모진 고문을 받고 지난 90년 끝내 분신 자살한 최동(崔東·당시 30세)씨의 어머니 김순옥(金順玉·사진·67)씨가 아들의 모교인 성균관대에 ‘평생 장학금’을 내기로 했다.아들이 국문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해마다 국문학과 학생 1명을 뽑아 등록금과 맞먹는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3월 아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명예가 회복되고 보상금으로 1억여원을 받게 되자 후배를 위해 쓸 뜻을 굳혔다.해마다 추모행사에 참여하고,추모책자에 기념영화까지 만든 아들의 후배에게 고마운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김씨는 이같은 뜻을 담아 지도교수였던 국문학과 김시업(金時業·60) 교수에게 편지를 보냈다.그는 “교수님이 추천해 주시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겠다.”면서 “제가 죽은 다음에도 동이의 동생 삼남매가 뜻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집에서 만난 김씨는 “지금도 아들을 보낸 그 시절만 생각하면 가슴이 활활 타고,숨이 막혀온다.”고 운을 뗐다.그는 가슴에 묻은 아들이 생각나면 잠이 오지 않아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다. 지난 80년 성균관대 국문학과에 입학한 최씨는 군사독재에 항거,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83년 5월에는 광주민주항쟁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고,복학을 거부해 제적됐다.88년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를 주도적으로 결성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4월 다시 구속됐다. 같은 해 9월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 결정을 받고 출소한 최씨는 신경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지만 90년 8월7일 한양대 사회과학대 강의실에서 자살하고 말았다.당시 최씨의 방에서는 ‘저들의 목적은 인간을 파괴하는 것입니다.저는 무엇하나 할 수 없는 폐인이 되었습니다.’라는 한 맺힌 유서가 발견됐다. 늘 침착하게 화를 삼켰던 아버지 최수호(당시 56세)씨는 아들의 49재를 치른 직후인 10월 홧병으로 세상을 등졌다.극심한 스트레스 덕에 혈관이 터져 고름이 찬 상태였다.김씨는 “나야 실컷 울고 진통제도 먹었지만 남편은 가슴 속에만 묻어두다 훌쩍 가버렸다.”면서 “아들 보내고 남편까지 뜨니 나도 콱 죽고 싶어서 약을 사기도 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큰 돈도 아니고,자랑할 일도 아니라고 말한 김씨는 “4학년 1학기까지 마친 아들이 명예졸업장이나 받게 됐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사설] 법정에 선 재벌 편법 상속

    검찰이 삼성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발행 사건과 관련,당시의 경영진 2명을 기소함으로써 재벌 2세에 대한 경영권 상속 문제가 법정에 서게 됐다.이 문제는 재벌그룹의 모기업이 자사 주식을 헐값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가능한 지분을 2세들에게 넘겨주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지난 3년반 동안 논란을 빚어온 사안이다.삼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재벌그룹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따라서 경영권 세습에 대한 법적 판단 결과가 주목된다. 에버랜드의 CB 발행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 재용씨가 그룹 지배구조상 후계자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사건이다.논란의 핵심은 비상장 주식의 가격을 적정하게 산정했는지와,CB 배정 방식이 정당했는지의 여부다.비상장 기업인 에버랜드는 1996년 10월 자금 확보를 위해 발행한 CB를 재용씨 남매에게 배정하면서 자사 주식을 주당 7700원에 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재용씨는 이를 이용해 에버랜드의 지배주주가 될 수 있었다. 삼성측은 당시의 상속세법 및 증여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가격을 산정했으며,기존 주주들이 실권함에 따라 제3자 배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당시는 관련 세법이 미비해 비상장 주식에 대해선 액면가 발행이 관행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법의 미비를 이용해 사실상 막대한 부와 경영권을 2세에게 넘겨주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실제로 에버랜드 주식은 일부가 장외에서 주당 8만 5000원에 거래된 사실이 있다.또 계열사의 내부평가에서 8만 9000∼23만원으로 산정된 것은 ‘헐값 매각’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검찰의 이번 기소가 경영권과 부의 편법 상속 시비를 끊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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