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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토요영화]

    ●웨딩싱어(iTV 오후 11시30분) 코미디 배우 애덤 샌들러와 드류 배리모어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시대 배경이 된 80년대의 유행을 알아볼 수 있는 옷차림과 당시 크게 히트했던 팝송들이 영화 전반을 가득 채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개성파 배우 스티브 부세미,가수 빌리 아이들이 카메오로 출연,재미를 더한다. 결혼식 피로연 가수인 로비는 결혼식장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게 된 줄리아와 처음 만난다.결혼을 앞두고 있는 줄리아는 로비에게 자신의 결혼식 때 노래를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서로 공통점을 발견하고 친남매처럼 지낸다. 결혼식날 신부에게 버림받은 이후 변해버린 로비는 결혼식 피로연장을 엉망으로 만들기 시작한다.행복해 보이는 커플들을 조롱하고,손님들을 비웃고,심지어 신부의 아버지와 주먹다짐을 하기도 한다.결국 가수 일을 그만둔 그는 줄리아의 친구 홀리와 함께 줄리아의 결혼 준비를 돕는다. 그러는 사이 로비와 줄리아는 서로에게 점차 끌리게 된다.로비는 줄리아의 약혼자 글렌이 오로지 비싼 차와 여자에게만 관심있는 형편없는 인물이란 걸 알게 된다.99분. ●자카르타(MBC 오후 11시30분) ‘자카르타’는 ‘완전범죄’를 뜻한는 속어.정초신 감독의 데뷔작으로,완전범죄를 꿈꾸며 동시에 은행을 털려는 세 팀의 두뇌 게임과 반전을 다룬 영화.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블루,화이트,레드 세 남자와 아버지의 돈을 노리는 사현·그의 애인 은아,친형제인 해룡·두산.이들은 신생 투자사로 거액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오광 투자 금융을 털기 위해 각기 계획을 짠다.은행이 문을 여는 오전 9시,세 팀이 동시에 작전에 돌입하는데….115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는 영실도 한가족이므로 함께 행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진국은 이런 희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크게 다툰다.진국은 마지못해 희수의 주장대로 덕배와 영실이 서로 마주치는 계기를 만들기로 한다.희수는 민섭이네로 진수를 데려갔다 동네 공원에서 영실과 만나게 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 아이를 갖지 못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내 수진.동훈은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하고,시도 때도 없이 자신을 찾아대던 아내가 강아지한테 푹 빠져 좀 편한 듯했으나 그것이 사건의 발단이 될 줄이야….뭘 하든 강아지가 먼저인 아내.침대마저 강아지한테 내줘 동훈은 찬밥신세가 된다. ●열정(MBC 오전 9시) 준태 어머니는 영임에게서 인희의 재혼 상대가 강지의 전 남편임을 전해듣고 깜짝 놀란다.강지는 학교 게시판에 ‘강지가 재단비리 교수’라는 글이 올랐다는 영임의 전화를 받고 급히 준태를 찾아간다.강지는 수업시간에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기다리지만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 한군데도 닮지 않은 이상한 형제들이 등장한다.초승달 보름달 자매,반쪽 곱배기 형제,공주 장군 남매가 출연한다.나름대로 돈독한 형제애를 자랑하지만 판정단의 질문에 당황해한다.피 한 방울 안섞인 남남형제는 단 한 팀,가짜 형제를 찾아본다. ●TV요리천국(iTV 오전 8시30분) ‘가을이라 더 맛있다 최신애의 가을 국,찌개,반찬’.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꾸미는 우리집 식단의 특별 제안이 시작된다.요리전문가 최신애와 함께 우리 가족의 입맛과 건강을 생각하고,여기에 가을 정취까지 물씬한 ‘추어탕 & 더덕구이’요리를 배워 보는 시간이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기계공업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공작기계를 제작,생산하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비전 KOREA 직업훈련현장’코너에서는 디지털경제시대에 맞는 미래 지향적 컨설팅 기법과 교육 프로그램을 집중 개발,여러 기업에 보급하고 있는 한국 생산성본부를 찾아간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가을 하늘을 유혹하는 꽃의 향기와 오색찬란한 빛의 향연,전라도를 물들인 꽃의 세계를 찾아간다.가을이 시작되는 이 무렵 찾아가는 바다의 색다른 맛이 있다.인천 소래포구의 ‘2004년 바다 축제’.바다의 갯냄새와 재래시장의 정겨움,생동감 넘치는 축제의 현장을 찾아간다.
  • ‘서울세계무용축제’ 새달 2일 개막

    전통과 현대,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아우르는 동서양 춤의 향연,‘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가 10월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호암아트홀,국립극장 등지에서 열린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회장 허영일·이종호)의 주최로 올해 7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해외 12개국 19개 단체와 국내 22개 단체가 참여해 다채로운 춤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쿠바의 현대무용과 터키의 벨리댄스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제3세계 작품들을 비롯해 영국,이스라엘,프랑스,홍콩,일본 등 유럽과 아시아에서 날아온 정상급 무용단의 무용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국 아크람 칸 무용단의 ‘대지’.방글라데시계 영국인 안무가인 아크람 칸은 현대무용과 인도의 전통연희인 카탁을 결합한 독특한 춤언어로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신예 무용가다.99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세계적인 연출가 피터 브룩과의 공동작업,런던 로열페스티벌홀 상임안무가 역임 등 30세의 젊은 나이가 무색하게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이번에 선보일 ‘대지’는 지난 5월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세계 초연된 작품.힌두 신화를 모티브로 동서양이 어우러지는 파격적인 몸짓과 첼로,인도 타악기,파키스탄 보컬이 빚어내는 라이브음악의 절묘한 조화가 기대를 모은다. 2001년 ‘마르코폴로의 눈물’로 시댄스에 참가했던 프랑스 장 클로드 갈로타 무용단도 3년만에 다시 한국 무대를 찾는다.시적이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가득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엔 장난기 넘치는 코믹 댄스극 ‘마맘’을 선보인다.주역 무용수로 활동중인 김희진을 비롯해 이번 공연을 위해 오디션에서 선발된 김판선,김영란 등 한국인 무용수들의 활약도 엿볼 수 있다. 국내외 무용가들의 합작 공연도 두드러진다.안무가 박호빈과 싱가포르 현대무용가 안젤라 리옹이 함께 작업하는 ‘12 SMS 산을 넘어서’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지형적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두 나라의 역동성을 표현한 작품.서울세계무용축제와 싱가포르아트페스티벌이 공동제작하는 작품으로, 내년 싱가포르아트페스티벌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이밖에 뫼비우스 띠의 기하학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스위스 질 조뱅 무용단의 ‘뫼비우스의 띠’,신체극과 표현주의 무용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스라엘 클리파 시어터의 ‘찢겨진 조망’,호주의 떠오르는 신예 안무가 필립 애덤스가 이끄는 발레 랩의 ‘증폭’등이 눈길을 끈다.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쿠바의 현대무용단 ‘단사 콤비나토리아’와 터키 정통 벨리댄스단의 무대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해외 공연에 맞서는 국내 레퍼토리로는 중진 안무가 임학선 박명숙 박인자가 참여하는 ‘우리춤 빛깔 찾기’,남정호 남긍호 남영호 3남매가 꾸미는 ‘남정호 솔로의 밤’,그리고 한국과 홍콩의 안무가 네 쌍이 참여하는 ‘러브 듀엣’등이 선보인다. 축제를 알뜰하게 즐기려면 할인 혜택을 눈여겨보자.20일까지 조기예매하면 20% 할인되고,최고 절반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도 다양하다.www.sidance.org(02)763-117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성&남성] 무심코 쓰는 말 아이에게 성차별 심는다

    [여성&남성] 무심코 쓰는 말 아이에게 성차별 심는다

    “뚝,남자는 그만한 일로 우는 것 아니야.”,“너는 여자애가 왜 그렇게 주먹질을 하니.”열살배기 쌍둥이 남매를 키우는 주부 이혜은(37)씨는 두 아이의 성격이 뒤바뀐 것 같아 고민이다.오빠인 지원이는 소심해서 조금만 혼내면 울음보를 터뜨리는가 하면,동생 지수는 툭 하면 같은 반 남자아이를 때렸다고 연락이 온다.그때마다 이씨는 ‘남자애가 그러면 안된다.’,‘여자애는 이래야 한다.’는 말로 타이른다.이씨는 “남자와 여자를 굳이 구분하는 것 같아 나쁜 말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통상 남성과 여성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르지 않으냐.”면서 “나도 모르는 새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내게 한 말을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어린 자녀에게 부모는 하나의 작은 세상이다.어린 시절 가정에서 익힌 양성(兩性)평등과 역할 인식이 성인이 되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아들과 딸 사이에는 ‘차별’이 아닌 ‘차이’가 있을 뿐” 비교적 ‘젊은 부모’에 속하는 30대들은 딸과 아들을 달리 대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차이’ 때문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과 유치원생 자매를 두고 있는 주부 오현진(37)씨는 “딸 셋,아들 하나인 집에서 자라며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말에 나도 질렸기 때문에 내 아이들에겐 의식적으로 그런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털어놨다.오씨는 “같은 말을 해도 ‘치마를 입을 때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속옷이 보이니 예절 바르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얘기하지 ‘여자가 얌전치 못하게 다리 벌리고 앉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다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으니 남자보다 더 노력해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얘기는 해준다.”고 설명했다. 여섯살과 세살배기 자매의 아버지인 임형선(35·회사원)씨는 “큰 아이는 왈가닥이고 작은 아이는 얌전한데 성별과 상관없이 성격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 가지고 뭐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도 “여자애니까 큰 아이도 치마를 입거나 예쁘게 꾸미면 좋겠다는 얘기는 많이 한다.”고 밝혔다.임씨는 “성별로 인한 근본적인 차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도,부정할 필요도 없으니 어떤 생각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행동해서 일반적인 사회의 통념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피력했다. 부모가 올바른 성역할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주부 서영란(46)씨는 “이런저런 말로 아이를 일일이 가르치려 들기보다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고 애썼더니 아이들도 스스로 배우더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의 모습을 보며 성역할이나 성차별을 자연스레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초등학교 6학년생 정태준(13)군은 “같이 일하고 퇴근해서도 아빠는 쉬는데 엄마는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밥을 지을 때가 많다.”면서 “엄마도 힘들 텐데 아빠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생인 김미영(12)양은 “부모님이 서로 존대를 하고,가끔씩 다툴 때는 주로 엄마가 이긴다.”면서 “엄마가 더 많이 참는다든지 가정이 아빠중심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친가와 외가의 관계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초등학교 5학년생인 김지연(12)양은 “강릉에 있는 외가에는 1년에 두차례 방학 때만 가지만 경기 마석에 있는 친가에는 학기 중에도 한달에 한차례는 꼭 간다.외가가 더 멀긴 하지만 아무래도 친가가 좀더 중요해서 그런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전길양(41)교수는 “가정에서 성역할 인식은 사회구조적으로 내재화한 부분이 많다.”면서 “특히 부부의 모습은 자녀에게 역할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 언행,어른 된 뒤에도 영향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보고 들은 행동과 말이 자라서도 양성평등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많았다. 여섯살 터울의 오빠를 둔 회사원 홍미영(25)씨는 “특별히 차별을 받은 적은 없지만 오빠가 집안일에 책임감을 더 느끼기를 부모님이 기대한다.”고 지적했다.홍씨는 또 “자랄 때 ‘여자아이는 하늘색을 입어도 괜찮지만 남자아이는 분홍색을 입으면 안되니 출산 전엔 무조건 하늘색으로 사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면서 “막상 내가 옷을 살 때도 별다른 생각없이 분홍과 하늘색으로 나눠 사게 돼 스스로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지혜(24)씨는 “3대 독자 집안에 아들은 없고 언니와 나,단둘이라 은근히 아들 못지않은 역할을 해주기를 부모님이 많이 바랐다.”면서 “그게 강박관념이 되어서인지 여성적인 일이나 행동보다는 남성적인 것이 더 멋있고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고 털어놨다.회사원 김준규(31)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도 했지만 자상한 남편이나 가사의 공동분담 등 양성평등을 강조하는 말도 많이 들었다.”면서 “그것이 성역할 인식의 기본틀이 됐고,그 가운데 내가 동의하는 부분은 어른이 되어서도 수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들에겐 엄하고 딸에겐 관대 이중적 한국여성개발원 교육연구부 신선미(38·여)박사는 “부모는 아니라고 하지만,여자아이에게는 융통성이 있는 반면 남자아이에게는 엄하게 하는 등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난다.”면서 “남자아이에게는 삶에 대한 부담을 미리 계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상에서 ‘너는 여자니까 요리를 잘해야 한다.’는 식보다는 ‘중학생이니까,이 정도 나이가 됐으니까 요리는 알아서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해줘야 한다.”면서 “특히 진로지도 등 중요한 문제를 다룰 때는 아이나 부모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시야가 좁아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 이효용기자 wisepe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시튼3세(김상화 글·김경덕 그림) 멸종 동물을 구출하는 주인공 어린이들의 재미있고 실감나는 활약을 그린 본격 동물과학 만화.환경보호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세계 역사와 지리,생태학 등을 배울 수 있다.계림닷컴 펴냄.8500원. ●마법의 시간여행 ‘지식탐험’ 시리즈(메리 폽 어즈번 외 글·살 머도카 그림,노은정 옮김)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지식 백과사전.‘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에서 시간여행을 다녀온 잭과 애니 남매가 책,인터넷 등을 통해 알게 된 사실과 사진 자료들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형식으로 구성됐다.총 5권 출간.비룡소 펴냄.7000원. ●축구생각(김옥 글·윤정주 그림) 초등학교 교사인 지은이가 축구에 얽힌 아이들과의 추억을 엮은 책.축구를 잘하는 대용이는 교실에서도 공을 차고 축구를 못하는 애들과는 어울리지도 않는다.선생님은 대용이에게 축구를 하지말라는 벌을 내리고 엄마도 학기말 시험까지 축구를 하지 말라고 한다.창비 펴냄.7500원. ●얘들아!탈춤이랑 놀자(송인현 글·한미경 그림) 봉산탈춤 이수자이자 극단 민들레 대표인 지은이가 우리 전통 탈춤을 어린이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 책.탈춤의 유래와 계보,탈춤을 배울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정보가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두산동아 펴냄.8500원.
  • [이주일의 어린이책] 엄마 아빠가 헤어지면/정영애 글

    ‘아직 어린데 뭘 알까’싶지만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직감적으로 느낀다.하물며 부모의 이혼이라는 엄청난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격렬할 수 있다.지금까지 ‘이혼’을 소재로 한 동화들이 부모와 자녀의 갈등에 무게를 둬 어둡게 묘사된 반면 이 책은 부모의 이혼을 바라보는 어린 남매의 시각을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살 터울인 초등학교 1학년 진경이와 진호 남매는 아웅다웅 다투면서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지극하다.평소 건망증이 심한 아빠가 엄마의 생일을 깜빡하고,아빠의 무관심에 화가 난 엄마가 직장에 다시 나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엄마 아빠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급기야 엄마 아빠는 남매에게 별거를 통보하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남매의 대응책이 뜻밖이다.서로 헤어지기 싫은 남매는 부모와 별거하기로 작정하고,스스로 살아갈 대책을 강구하는 것.부모의 불화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아이들 특유의 낙천성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순수함이 웃음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부모의 이혼 위기를 경험한 남매가 이혼한 부모를 둔 친구를 이해하게 되는 대목도 시사적이다.초등생용.7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봉자의 겨울/유현숙 글

    봉자는 자동차 사고로 부모를 잃고,동생 봉구를 돌보며 살아가는 소녀가장이다.봉자와 봉구 남매에겐 남들이 모르는 친구가 있다.돌개바람 핑핑이다.장난꾸러기 아기도깨비 같은 모습의 핑핑이는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을 혼내주기도 하고,외로워하는 봉자를 달래주기도 한다. 반면 봉자 남매 주변의 어른들은 냉정하고 이기적이다.이장님은 엄마 아빠가 살던 집과 밭을 팔아 버리라고 재촉하고,교장선생님은 봉자가 그린 그림을 훔친 부잣집 딸 유빈의 편을 든다.뒤틀리고 부정적인 어른들의 세계에서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봉자에게 돌개바람 핑핑이는 봉자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지은이는 2003년 문학저널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서울수첩’‘엄마는 홈닥터’ 등의 책을 펴냈다.지은이는 “어렵고 힘든 일을 많이 겪은 사람의 인생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풍성하다.”고 말한다. 글도 글이지만 한눈에 쏙 들어오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세종대왕전’‘신부 김대건’ 등의 학습만화를 그린 화가 백승헌이 그렸다.초등생용.8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TV에선 콩가루…영화는 화목한 가족

    TV에선 콩가루…영화는 화목한 가족

    ‘TV에서 찢어진 가족들,영화에서 뭉쳤다?’ 요즘 TV드라마에는 ‘콩가루 가족’만 득실득실하다.이혼·불륜·동거를 넘어서 이복 형제간의 삼각사랑 싸움,남매간의 사랑 등 가족 관계를 반인륜적으로 굴절시킨다.주인공을 고아나 입양아로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반면 스크린에는 ‘가족의 사랑을 되찾자.’며 가족화합의 메시지로 회귀하고 있다.형제,부자,모자 할 것 없이 눈물로 진한 가족애를 호소하고 있는 것. ●브라운관은 가족해체 바람 지난 1일 첫 전파를 탄 MBC 수목드라마 ‘아일랜드’의 여주인공은 입양아 출신.입양부모마저 모두 살해당하고 외톨이가 된 뒤 고국으로 돌아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친오빠다.SBS 수목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에서 재벌가의 숨겨진 딸이자 입양아 출신인 여주인공은,계약결혼을 한 뒤 시동생에게 사랑을 느끼는 반인륜적인 가정사를 보여준다.MBC 일일드라마 ‘왕꽃선녀님’은 입양 자체를 비하시키면서 입양가족 단체로부터 방송중단 요구를 받기도 했다. MBC ‘황태자의 첫사랑’에서는 형제가,얼마전 종영한 SBS ‘파리의 연인’에서는 삼촌과 조카가(더 황당한 것은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가 다른 동복 형제란다.)가 한 여자를 놓고 사랑 대결을 펼친다.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MBC 일일극 ‘빙점’은 여주인공이 남편의 무관심속에 외도를 하게 되고,결국 딸이 유괴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된다는 이야기다. ●스크린은 가족화합 바람 미혼모를 떳떳하게 내세운 ‘싱글즈’,조각난 가족의 초상화 ‘바람난 가족’등 영화 역시 지난해에는 ‘가족해체’가 화두였다.하지만 올해는 가족애를 강조하는 영화로 급선회하고 있다. 포문을 연 영화는 전쟁 속에서 피어난 형제애를 그린 ‘태극기 휘날리며’.뒤이어 ‘효자동 이발사’는 시대상 속에 부성애를 녹여냈고,‘인어공주’에서는 딸이 어머니의 과거를 목격하면서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렸다.3일 개봉하는 ‘가족’은 반항아 딸이 무뚝뚝한 아버지와 화해하는 내용이고,‘돈텔파파’역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사랑을 기둥 줄기로 삼았다. 개봉을 앞둔 영화도 여럿 있다.새달초 개봉하는 원빈·신하균 주연의 ‘우리형’은 모범생 형과 말썽꾼 동생이 결국은 뜨거운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이달 크랭크인하는 조승우 주연의 ‘말아톤’은 자폐증 청년이 마라톤을 완주해내는 휴먼드라마로,김미숙이 연기할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이 중심을 이룬다.11월 개봉 예정인 고두심 주연의 ‘먼길’역시 어지럼증으로 차를 못 타는 어머니가 막내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해남에서 목포까지 걸어간다는 내용.현재 촬영중인 문소리 주연의 ‘사과’에서도 아버지는 사랑을 잃고 상심한 딸을 위로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그려진다. ●진부한 포맷vs사회상 반영 전문가들은 영화가 가족애를 강조하는 것은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가족 이데올로기에 호소하는 것은 복고적인 현상”이라면서 “지렛대가 없는 사회가 원형적인 형태의 가족 팬터지에 기대는 심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반면 TV드라마는 시청률·제작비 등 제작 여건상 기존의 성공한 드라마 포맷을 따라가는 경향이 짙다. 문화평론가 변희재씨는 “경제난과 맞물려 사회의 키워드는 ‘탈 개인화’,즉 가족으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여러 작가들이 모여 기획하고 수정하는 단계를 거치는 영화와 달리,작가 한두명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드라마는 시대에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소연 이영표기자 purple@seoul.co.kr
  • 이나영 “신데렐라역 체질에 안맞아”

    이나영 “신데렐라역 체질에 안맞아”

    이나영(25)은 요즘 여배우치고는 보기 드물게 ‘사람’ 냄새를 지녔다.겉보기에는 공주같이 화려한 외모지만,여태껏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발산해온 이미지는 험난한 인생속 눈물을 아는(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수수하고 털털한(영화 ‘아는 여자’) 옆집 여동생·누나 그것이었다.이번에도 순탄치 않은 인생의 한복판에 선다. 나영은 새달 1일 첫 전파를 탈 MBC 수목드라마 ‘아일랜드’(극본 인정옥 연출 김진만)에서 어릴 적 충격으로 ‘다중인격’을 보이는 여주인공 이중아 역을 맡았다.세살때 해외(북아일랜드)로 입양돼 가족 울타리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IRA 단원인 오빠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뒤 자책감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고국으로 돌아와 만난 남자 강국(현빈)에게 의지하지만,또 다른 남자이자 남매지간인 이재복(김민준)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방황한다. “신데렐라 역은 내키지 않아요.제 성향이 그런지 선택하는 작품마다 인연을 맺지 못하네요.” 지난 2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나영은 “요즘 유행하는 신데렐라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전 출연작 ‘후아유’‘영어완전정복’등에서 보여준 캐릭터에 흥미를 더 느끼고,몸에도 잘 맞는다.”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2년 전 인정옥 작가와의 인연(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으로 이번 작품에 출연한다.인 작가는 아예 “이나영을 염두에 두고 극본을 썼다.”고 말할 정도다.때문에 ‘네멋‘의 또 다른 버전이 아니냐는 주위의 시선도 없지 않다.“인 작가와 다시 손 잡았지만,드라마의 출발 기준점은 물론,캐릭터의 말투·스타일·상황까지 180도 달라요.같은 맥락이라면 시작할 필요가 없죠.배우란 계속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매번 ‘명품’소리를 들을 정도로 작품성은 인정받았지만,흥행에서는 그리 내세울 게 없었다.“뭔가 모자라니까 그렇겠죠.제 연기든,작품과 관련된 것이든….큰 미련은 없어요.그런데 이 작품은 캐릭터,극본 등 독특하게 ‘강한 요소’들이 많아 걱정이네요.(웃음)”그녀는 극궁 이중아의 어떤 매력에 끌렸을까.“제가 출연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꼽는 기준은 ‘대본’이에요.캐릭터에서 제가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충격속에 자기 내부에서만 사는 이중아는 아주 현실적인 캐릭터로 다가와요.” 그녀는 일부러 사전 연기 준비를 하지 않는단다.“현장에서 대본을 보고 바로 극에 몰입하는 게 더 나아요.미리 준비하면 오히려 현장에서 느낀 감정선이 깨질 수도 있거든요.이번 작품은 감정선을 첫회부터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해 조금 힘들어요.” “기존에 연기한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이전 작품들에서 못 보여준 것들을 이나영이란 캐릭터속에 모두 녹여낼 겁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정옥 “이나영의 숨은끼 시험해볼 것”

    인정옥 “이나영의 숨은끼 시험해볼 것”

    “이나영이란 배우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 속속들이 끄집어낼 겁니다.” 지난 2002년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 이어 이번 ‘아일랜드’를 통해 이나영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인정옥(37) 작가는 “처음부터 이나영을 염두에 두고 극본을 썼고,‘아일랜드’를 통해 이나영이란 배우가 어디까지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지 시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히 ‘입양아’와 ‘남매간의 사랑’을 소재로 택한 이유가 있을까.“오래 전 입양아 문제를 다룬 TV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얻었어요.‘입양아’란 자기 정체성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존재죠.그 시각을 통해 한 여자의 성장과 독립,엇갈린 사랑 등을 진솔하게 그려나갈 겁니다.‘남매간의 사랑’은 이중아가 극한상태에 이르고 난 뒤 해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죠.” 인 작가는 ‘네멋대로 해라’와 비교하는 시각에 대해 “일부러 분위기를 차별화하려고 애쓰지 않았다.”면서 “조금 더 무겁고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는, 보다 어른스러운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젠 흥행으로 홈런치고 싶지 않으냐.”고 묻자 겸손한 대답이 돌아온다.“저는 체질적으로 ‘국민 드라마’를 쓸 수 있는 작가가 못돼요.제가 그런 작품에 재미를 못 느낀다는 것은 그런 작품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죠.”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창구기자의 아테네 리포트] 금메달감 한국 심판

    아테네올림픽의 마스코트는 ‘페보스’와 ‘아테나’이다.남매인 두 신은 그리스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이중 페보스는 ‘태양신’ 아폴론을 말한다.밝은 태양 아래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아폴론은 정의의 신이기도 하다.고대 그리스인들은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할 때면 아폴론신전을 찾았다. 스포츠에서 아폴론은 심판이다.인간적이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제1의 원칙으로 내세운 아테네올림픽이 최악의 ‘오심 시비’에 휩싸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양태영이 체조 개인종합 결승에서 심판들의 결정적인 실수(?)로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친 것은 이번 올림픽 최대의 ‘스캔들’로 남을 것이다.역도의 장미란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울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무려 17명의 한국 심판들이 활약하고 있다.숫자도 많거니와 오심 시비에 연루되지 않는 등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특히 돋보이는 이는 배구의 김건태 심판과 유도의 김미정 심판. 김건태 심판은 4년전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두번째로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이번 대회에서만 7경기나 심판으로 나섰다.모두 풀세트까지 간 ‘빅게임’이었다.지난 1990년 국제심판이 된 김 심판은 국제배구연맹(FIVB)이 지정한 국제대회 전임심판 22명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영어와 프랑스어를 원어민에 가깝게 구사하며,사사로운 모임에 일체 참가하지 않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 ‘미녀 포청천’ 김미정 심판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일약 최고의 심판으로 발돋움했다.선수 시절 91세계선수권과 92바르셀로나올림픽,94히로시마아시안게임을 제패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 심판은 지난 14일 첫 금메달이 걸린 남자 60㎏급 결승에서 주심을 맡았다.결승 주심은 예선 평가에서 가장 뛰어난 심판에게 맡기는 최고의 영예다.‘홍일점’이어서 더 큰 관심을 끌었다.오심 시비가 시끄러울수록 한국의 두 ‘아폴론’이 자랑스러워진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20년 친구 ‘셔틀콕 정복’

    신들의 장난이었을까. ‘신들의 고향’인 그리스 아테네에 첫발을 내딛기 전부터 ‘황금 남매’로 불린 ‘셔틀콕’ 혼합복식의 김동문(29·삼성전기)-나경민(28·대교눈높이)조.월계관은 떼논 당상처럼 떠드는 세인들의 성급한 입방아가 신들에게 곱지 않게 보였는지 이들은 8강전에서 시드니의 악몽을 재현하며 탈락했다.하지만 그동안 이들이 쏟은 땀과 눈물에 견줘 가혹했는지 김동문에게 남자복식의 월계관을 얹어 주었다.김동문은 지난 4년간 마음 한구석을 짓누른 앙금을 말끔히 씻어내며 홀가분하게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박주봉(국가대표 코치)-김문수(삼성전기 코치) 이후 12년 만에 남복 정상에 등극한 김동문-하태권(29)의 인연은 각별하다.김동문은 교사의 권유로,하태권은 친구의 권유로,전북 진북초등학교 4학년때 나란히 라켓을 쥐었다.이들은 전주서중-전주농림고-원광대를 거치며 현 소속팀 삼성전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20년간 ‘한솥밭’ 생활을 해온 단짝이다.물론 출중한 기량으로 고교 2년때인 92년 태극마크도 함께 달았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96애틀랜타올림픽때 갈렸다.김동문은 길영아(현 삼성전기 코치)와 짝을 이룬 혼복에서 박주봉-나경민조를 깜짝 격파,대학 3학년의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거머쥐며 간판스타로 발돋움한 반면 하태권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이듬해 한국배드민턴은 ‘포스트 박주봉’ 김동문과 ‘포스트 방수현’ 나경민을 묶어 최강의 혼복조를 구축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하태권은 당시 최고의 테크니션 강경진(국가대표 코치)과 남복조를 꾸렸다.강-하조는 97년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단숨에 우승,박주봉-김문수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음을 뽐냈다.하지만 강경진이 잇단 부상 등으로 대표팀을 떠나 하태권은 외기러기가 됐고,결국 김동문과 한조로 남복의 맥을 잇게 됐다. 그러나 언론 등 주위에서 김동문에 온통 시선을 두는 통에 세계 최고의 파워 스매싱을 구사하는 하태권의 진가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그러나 잠시뿐.협회와 언론은 맹위를 떨치는 혼복의 김동문-나경민에 초점을 맞췄고,김동문 자신도 혼복에 열중하는 바람에 김-하조는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그러다 보니 최고의 기량과 파워가 어우러진 김-하조는 정상 일보 직전에 주저앉기 일쑤였다. 전화위복이랄까.이번 아테네에서 골드가 확실시되던 혼복의 김-나조가 복병 덴마크에 무너지면서 김동문은 하태권과의 남복에 전념하며 승승장구,결국 값진 금메달을 일궈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아테네 2004] 박성현은 누구

    ‘신의 땅에서 활의 여신으로 거듭나다.’ ‘대기만성’ 박성현이 ‘신들의 고향’ 아테네에서 여신 아르테미스로 거듭 태어났다.아르테미스는 제우스의 딸이자 태양의 신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로 활 솜씨가 매서웠다. 첫 근대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사용된 파나티나이코 양궁 경기장은 그녀가 2인자 껍질을 깨고 1인자로 거듭나기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였다. 에게해와 인접해 바람 빠르기가 초당 2.5∼4m를 넘나들고 회오리도 자주 일어나 과녁 한 가운데 화살을 꽂기가 힘든 곳이었지만 170㎝의 키에 몸무게 72㎏의 탄탄한 체격에서 시속 196㎞의 화살을 뿜어내는 ‘파워 슈터’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남자 선수 못지 않은 강궁을 사용하는 박성현.70인치(약 178㎝) 길이에 당기는 힘이 무려 44.5파운드(약 20㎏)나 되는 활,탄탄한 기본기와 과감한 플레이가 그녀의 무기였다. 박성현을 이야기하려면 ‘국내 1인자,국제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아 준 동갑내기 윤미진과의 관계를 먼저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국제양궁협회(FITA) 랭킹 2위인 그녀는 태릉선수촌에서 연습할 때나 국내대회에서는 세계 1위 윤미진을 앞섰지만 국제대회만 나가면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라이벌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오늘의 영광을 이룰 수 있었다.박성현은 은근히 아테네 결승에서의 라이벌전을 그려 왔지만 윤미진이 8강전에서 타이완의 위안슈치에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성사되지는 않았다. 박정복(53)씨와 강순자(49)씨 사이에서 딸 부잣집 막내로 태어나 1993년 군산 소룡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활을 잡았다. 전북체고 때만 해도 그저 신체조건이 좋고 양궁을 즐기는 소녀 궁사로만 여겨졌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은 없었다. 세상에 이름을 처음 알린 것은 고교를 갓 졸업한 2001년 3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국가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부터. 어찌 보면 이른 나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고교시절 이미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쏜 윤미진에 견주면 오히려 늦은 도약. 이후 크고 작은 국제 경험을 쌓으며 실력도 쑥쑥 자라났다.그해 5월 코리아국제양궁에서 개인 3위,단체 1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7월 유럽그랑프리 3차리그에서는 개인전 2위를 거머쥐더니 윤미진이 참가하지 못한 9월 세계선수권에서는 ‘맏언니’ 김경욱(33·모비스)을 연장 접전 끝에 누르고 우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듬해부터 윤미진과 팽팽한 맞수 관계를 유지했다.7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여 1위를 내줬으며,8월 아테네 프레올림픽에서도 윤미진과 준결승에서 마주쳐 동메달에 그치는 등 1인자의 그늘에 가렸다. 같은 달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드디어 맞수를 꺾고 정상에 올랐으나 국내에서 열린 데다 대회의 위상도 낮아 흡족한 결과는 아니었다. 올해 들어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꾸준히 1위를 유지,일찌감치 아테네 출전을 확정한 박성현은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마침내 자신을 활짝 꽃피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김은영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김은영

    언제 발작할지 몰라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다.뼈가 부러질까봐 운동도 못한다.하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있지만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없다.어쩌다 책을 들어 보지만 곧 놓고 만다. 국내에 몇 안되는 고셔(Gaucher)병 환자인 김은영(가명·26·경남 마산시 창포동)씨.언제 완치될지 기약할 수 없는 천형(天刑)으로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힘겹다. 2주마다 병원에 들르지만 자고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신경련으로 고통받고 있다.불과 5분이지만 심한 두통과 전신의 아픔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뿐만 아니라 장래에 대한 막연함과 사랑하는 부모의 곁을 떠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그녀를 괴롭힌다. 은영씨는 아버지 김모(56)씨와 어머니 박모(50)씨 사이에서 태어났다.위로 세살 많은 오빠와 네 식구가 단란하게 살았다.가정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건강하게 꿈많은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오빠에게 찾아온 병은 단란했던 가정을 풍비박산으로 만들었다.건강하던 오빠가 갑자기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병세는 날이 갈수록 깊어졌고,결국 1998년 2월 정확한 병명도 모른 채 저 세상으로 갔다.고셔병이었지만 그때는 몰랐다. 같은 해 10월 은영씨도 고셔병 진단을 받았다.어머니 박씨는 “처음 은영이가 잠잘 때도 불을 끄지 못하게 하는 등 고셔병증세를 보였지만 오빠가 겪는 고통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만 알았다.”면서 “아들을 고셔병으로 잃었는데 딸마저 같은 진단을 받았을 때는 하늘을 원망했다.”고 울먹였다. 고셔병은 몸속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glucocebrosidase)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말미암은 병이다.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병이지만 은영씨 남매는 극히 드문 후천성이다.지난 1882년 간장과 비장이 비대한 환자의 병력을 처음 기록한 프랑스 의사 필립 샤를 어네스트 고셔의 이름에서 따왔다.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는 인체의 낡은 세포를 없애는 것을 도와주지만 결핍되면 ‘글루코세레브시드’라는 물질이 각 기관에 축적되면서 기능을 떨어뜨려 수명을 단축시킨다.주로 비장과 간장,골수에 축적되지만 드물게 신경계와 림프관·폐·피부·눈·심장 등에도 쌓인다.일반적으로 인구 4만∼6만명중의 1명에게서 발병되며,전 세계적으로 1만여명,국내에는 30여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현재 유일한 치료법인 효소 대체법(ERT)은 대부분 환자들의 증상을 경감시킬 뿐 완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은영씨는 “수시로 찾아오는 고통도 참기 힘들지만 엄마·아빠가 받는 고통을 생각하면 더욱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박씨는 “그래도 치료법이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라며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은영이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마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아버지·계모·주민 “도벽 고친다” 며 3년간 집단폭행

    친아버지와 계모,같은 마을 주민 등 모두 7명이 어린 남매를 3년 가까이 집단폭행하고 8살짜리 여아가 사망하자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12일 정모(36·무직·주거부정)·손모(여·29)씨 부부를 비롯,최모(30·회사원·충주시 이류면)·이모(32·여)씨 부부,그리고 같은 마을 주민인 배모(52·여)·신모(46·여)·최모(47·노동·주거부정)씨 등 모두 7명을 살인 또는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경찰에 따르면 계모 손씨는 정씨가 전처 황모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12)과 딸(8)이 집에 있는 돈과 슈퍼마켓의 과자를 훔치는 등 도벽이 심하자 정씨와 함께 남매를 수시로 폭행했다.또 지난 4월18일 이들 부부와 주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정씨의 딸이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다음날 집에서 숨지자 최모(30)씨 등 주민 4명은 자신들의 범행이 드러날 경우 처벌을 받을 것을 우려,같은 날 오후 7시쯤 최씨의 승용차에 이불로 싼 시체를 싣고 제천시 백운면 다릿재 부근으로 가 야산에 암매장했다.이들로부터 함께 폭행을 당한 아들은 현재 할머니가 보호하고 있으나 대인기피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 연합
  • [사회플러스] 의문사 前조사관 박근혜대표 고소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전직 조사관 김삼석(39)씨는 10일 “1993년 ‘남매간첩 사건’의 누명을 쓰고 실형까지 살았던 과거사를 왜곡해 본인을 ‘간첩’으로 표현,명예를 훼손했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조선일보 김대중 이사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김씨는 또 이들과 조선일보사를 상대로 9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 의문사위 前조사관, 박근혜대표 고소키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전직 조사관 김모(39)씨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조선일보 간부 김모씨가 과거 간첩누명을 쓰고 투옥된 사실을 왜곡해 본인을 ‘간첩’으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10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김씨는 이날 미리 배포한 고소장에서 “93년 이른바 ‘남매간첩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이 사건은 공안당국의 조작임이 밝혀졌다.”면서 “그럼에도 박 대표와 김씨는 기자회견과 칼럼을 통해 ‘간첩이 현역 장성을 불러 조사한다.’고 악의적으로 비방,본인과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검찰 고소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에 9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함께 제기할 방침이다. 김씨는 93년 군사기밀을 북한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4년을 복역한 뒤 99년 사면복권,지난해 7월 위원회 조사관으로 채용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유전성 소뇌위축증 이상규씨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유전성 소뇌위축증 이상규씨

    먼저 떠난 어머니로부터 잉태된 천형(天刑)이 완치되면 꼭 향고래를 보러 바다로 가고 싶다는 이상규(31·서울 구로구 고척동)씨.그는 하루 종일 두평짜리 방안에서 컴퓨터 모니터로 세상과 만난다. 상규씨는 유전성 희귀질환인 소뇌위축증(ataxia)을 앓고 있다.온 몸의 기능이 시간이 지날수록 퇴행한다.다리가 마비되고 손을 쓰지 못하고 운동능력을 잃는다.앞이 보이지 않고 언어와 사고 능력도 사라진다.한국인에게는 100만명 가운데 1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남매의 막내인 상규씨는 10년 전만 해도 해병대에 자원 입대할 만큼 건강했다.그러나 군 복무 중 조금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대열에서 줄이 어긋났고 행군을 하면 걸음은 비틀거렸다.제대한 뒤 병원을 찾아서야 병명을 알게 됐다. 상규씨의 가족사는 참 불행하다.돌 무렵 어머니는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이혼당한 큰누나(42)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지금도 누워 지낸다.군 입대를 앞둔 그녀의 아들(20)마저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막내누나(35)는 계단을 혼자 힘으로 걷지 못한다.그녀에게는 8살된 딸이 있다.아직 건강한 둘째누나(38)는 끝내 임신을 거부했다.병을 더 이상 물려줄 수 없다는 이유였다.소뇌위축증은 부모 한 쪽의 유전자로 2·3세에게 옮겨진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70)는 “자식들에게 병을 물려준 못난 애비라…사는 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다.”며 상규씨를 붙잡고 밤마다 한참을 운다. “보오∼통 사∼람은 미∼래가 부울∼확실 하잖아요.자∼알 될 수도 있고 모∼옷 될 수도 있잖아요.저는 미∼래가 보이거든요.누∼워 있는 누∼나의 모습을 보면 10년 후,5년 후에 저∼렇게 되겠구나.늘 죽∼음을 가∼깝게 생각해요.” 그는 인터넷에서 소뇌위축증 환자들의 커뮤니티(www.freechal.com/ataxia)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활발히 운영됐던 오프라인 정기모임은 올해 사라졌다.회원들이 더 이상 걸을 수 없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국내 소뇌위축증 환자들의 유일한 희망은 줄기세포 유전자 연구.정상적인 줄기세포에서 배양된 유전자를 이식하면 완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사후 자신의 몸을 임상실험에 쓰면 좋겠다고 또박또박 분명하게 말했다. 상규씨는 석달에 한차례 병원에서 임상실험용 약을 타고 동사무소에서 받는 30만원을 쪼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그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절망은 그가 꿈꾸는 삶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희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는 060-700-1369(한 통화 2000원) 글 사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클릭 아테네 2004 D-8] 만리장성 넘거나 부수거나

    ‘만리장성 이번엔 넘는다.’ 그동안 국제 스포츠계를 지배해온 초강국 미국과 러시아를 위협하며 ‘빅3’로 급부상한 중국.안방에서 열리는 2008년 올림픽에서 정상 등극을 호언하고 나선 중국은 아테네올림픽에서 양강 구도를 뒤흔들 태세다. 한국은 세계 무대나 아시아 무대나 가는 곳마다 중국과 맞부딪혀 번번이 좌절의 아픔을 맛봤다.이번 대회에서도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한국은 막강 중국을 타깃 삼아 구슬땀을 쏟은 만큼 만리장성 함락의 기대를 한껏 부풀린다. 중국의 위세에 한여름에도 한기까지 느끼는 종목은 배드민턴.‘황금 남매’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이 버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자신한다.이에 견줘 중국은 남녀 단식 등 5개 전종목 석권을 노린다.등록 선수만 1000만명에 이르는 중국은 이번에도 ‘비밀병기’를 투입,김-나조의 아성을 단숨에 허문다는 복안이다.실제로 김-나조는 4년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 0순위로 꼽혔지만 8강전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장준-가오링조에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한국도 중국의 리 마오 단식 코치를 통해 간판 이현일을 집중 조련하는 등 남자단식과 여자복식에서 ‘반란’을 꿈꾼다. 역시 중국에 가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탁구도 월드스타 유승민(삼성생명)을 선봉으로 88서울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금 사냥에 나선다.유승민은 남자 단식은 물론 ‘찰떡궁합’ 이철승(삼성생명)과 남자복식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그동안 난공불락처럼 여겨져온 중국 선수들을 정조준,체력과 상대 전술 훈련을 해온 유승민은 4강 이전 중국 선수와의 맞대결을 피하게 됐지만 세계 1위 왕리칭과 2위 마린,4위 왕하오가 겹겹이 철옹성을 구축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오는 21일 4강 진출을 놓고 첫 상대로 중국을 만난다.중국은 메달 획득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하지만 중국의 왕하이빈 예충 동자오지 등 3명은 시드니올림픽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데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주역이어서 설욕 여부가 불투명하다.그러나 한국은 최근 아바나국제그랑프리선수권 단체전 8강에서 중국을 격파했고,상대 선수들이 노장이어서 자신감을 보인다. 여자농구는 중국 미국 스페인 체코 뉴질랜드와 함께 예선 B조에 속해 중국전이 8강 진출의 관건이다.뉴질랜드와 중국을 제물로 8강을 노리는 한국은 전력상 중국에 밀리는 게 사실이지만 중국을 타깃으로 맹훈련을 거듭해 기대감을 갖게 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 공정택 교육감 당선자 정책·인물 해부 역대 16대·민선 4대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된 공정택 당선자의 정책 방향의 핵심은 ‘학력 향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의 실력을 높이는데,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교사들은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실력있는 학생들을 기르기 위해 교육 환경도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정책 공약도 전체적으로 이같은 학력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선진국 수준으로 학생복지를 이루고,교원들에게 행복한 직장환경을 조성한다.’는 그의 ‘웰빙 교육환경 공약’도 학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주위 환경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 교육정책에는 앞으로 4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초등학교 학력평가와 자립형 사립고 도입,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확대,0교시 등 그동안 유인종 현 서울시교육감이 재선을 거치는 8년의 임기동안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었던 각종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공 단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방식의 변화는 사실상 ‘수우미양가’ 식의 평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지난 1996년부터 초등학생 성적표에는 ‘수우미양가’ 대신 ‘그림을 그리는 데 표현력이 뛰어나지만 과학실험에는 소극적이다.’는 서술식 평가가 등장했다.공 당선자는 “‘수우미양가’가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하는 식으로 표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학력평가 과거회귀 가능성 교육부도 이같은 서술형 표기는 문제가 없지만,학업 성취도에 따른 순위나 석차 등을 표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학업 성취도를 표시하는 특정 ‘단어’가 사용될 경우 ‘수우미양가’ 5단계든 ‘탁월·우수·보통’ 3단계든 말만 달라졌을뿐 똑같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자칫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정책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0교시’를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0교시가 전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공 당선자는 “0교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되도록 자제하도록 장학지도를 할 계획”이라면서 “전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장학지도 자체가 학교자율에 맡긴다는 정책과 배치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말 그대로 학교자율에 맡길 경우 0교시를 실시하는 학교 주변의 다른 학교 학부모들의 거센 요구에 따라 줄줄이 0교시를 실시하는 ‘0교시 도미노 현상’까지 예상된다. 한편 자립형사립고의 설립 가능성은 높아졌다.공 당선자는 “교육부가 현재 실시 중인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의 운영결과를 참고한 뒤 서울에서도 곧바로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내년에 운영결과가 나온 뒤 자립형 사립고 심의·평가위원회를 구성,이르면 오는 2006년부터 서울에서도 몇 개의 자립형 사립고가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실업계 고교에 대한 지원책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공 당선자 스스로 실업계 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오랜 기간 실업계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가능케 한다.공 당선자는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을 추진하고,‘학교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교직단체와 마찰 줄이기가 가장 큰 숙제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른 예산을 그만큼 줄여야 하는 만큼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전교조와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와 교육 관련 단체와 마찰을 줄이는 문제는 가장 큰 숙제다.전교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육 관련 단체들은 공 당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시스템 도입’방침에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초등학교 학력평가가 부활할 경우 입시 풍토가 초등학교까지 확대돼 사교육비 부담이 느는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의 ‘정책적 공유’도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공 당선자의 정책공약 가운데 상담교사제,표준수업시수제,교원 법정정원 확보 등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할 사안들이다.문제는 이같은 사안 대부분이 막대한 예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상담교사제 도입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학교 양호교사와 영양사의 정식 교원 임용 문제와 맞물려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과목별로 일정한 표준 수업시간을 정해 이에 따라 수업이 이뤄지는 표준수업시수제나 교원법정정원 확보 공약은 교육부는 물론 당장 막대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 기획예산처와도 조율해야 할 난제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 유 교육감도 표준수업시수제와 교원법정정원 도입을 추진하려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보류했다.”고 말했다. ■ “초등생 학력평가 소신 불변 인성·특기교육과 균형 유지” “초등학생 때부터 학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2일 최근 며칠 사이 논란이 일고 있는 초등학생 학력평가 실시 여부에 대해 이렇게 못박았다.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현재 실시하고 있지 않은 초등학교 학력평가를 학교 자율에 따라 실시토록 하고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학부모에게 알리겠다는 설명이었다. 공 당선자는 이와 관련,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의 평가제도가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하고 성취수준의 평가 결과가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돼야 자극을 받아 공부하게 된다.”면서 “예전의 ‘수우미양가’를 부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등의 설명을 현재의 서술식 평가방식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성교육과 다양한 소질을 계발하는 특기적성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유인종 교육감이 그동안 닦아놓은 인성·특기적성교육을 한 축으로 하고 이와 균형을 맞추도록 기초학력 신장이라는 다른 한 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 당선자는 초등학교 학력평가 체제 도입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우려에 대해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교육위원들과 협의를 거치고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신중하게 검토한 뒤 추진할 계획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학력평가를 통해 공부하는 풍토를 만들어 중·고교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학연·지연보다 함께 일한 인연 중시 공정택 당선자의 인맥은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평교사 시절부터 맺어온 인간관계에 따른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그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와 함께 근무했던 인사다. 공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꼽는 가까운 인사는 서울고 윤웅섭(59) 교장과 덕수정보산업고 이종성(60) 교장이다.윤 교장은 서울 사범대 출신으로 공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많은 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다.평교사들을 비롯한 교육 각계 인사들 사이에 ‘젊은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윤 교장과 의기투합해 뭔가 해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령의 교육감을 보필할 젊은 참모 역할이었다. 이 교장은 공 당선자가 덕수상고 교장 시절 교무주임으로 동고동락을 했다.당시 공 당선자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이 많던 시절,당선자의 뜻을 따라 덕수상고를 이른바 ‘명문고’로 자리잡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 당선자의 당선 배경에는 다양한 인맥과 학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사범대 출신은 아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서울대 사대 출신 교원들의 지지를 골고루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실업계 고교의 지지도 적지 않았다.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실업계고 근무경험은 실업계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일각에서는 호남 출신 교원들이 보이지 않게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다른 후보측에서 ‘유인종 교육감에 이어 또 호남에서 서울교육을 책임지려는 것이냐.’는 역공세를 펼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인맥과 학맥도 중요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평교사부터 행정경력까지 풍부한 교육 행정경험이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다른 후보들을 지지한 표도 적지 않은 만큼 공 당선자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서울 교육을 훌륭히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동료들이 말하는 공정택 당선자 ‘추진력·친화력·카리스마’. 공정택 당선자를 한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같은 단어를 빼놓지 않는다.강한 카리스마에 타고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사소한 일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황소같은 추진력은 ‘똑’ 부러진다는 평가다.학생들의 공부에 관한 한 물불 가리지 않고 도와준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그를 ‘진정한 스승’으로까지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반면 한번 마음먹은 것에 대해 고집을 꺾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나 공부에만 역점을 두는 교육철학이 다양성이 요구되는 21세기 교육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공부에만 역점… 다양성 부족 지적 그의 일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1986년 중랑중 교장 시절이었다.교장으로 첫 발령을 받아 부임한 뒤 처음 시작한 것이 학력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이었다.당시는 고입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알게 모르게 중학교가 평가되던 시절이었다.그는 학생들의 실력을 높일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각 교과 담당 교사에게 일일이 방학과제를 만들도록 한 뒤 이를 모아 하나의 문제집으로 묶었다.각 문제에는 관련 교과 단원을 표시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도록 했다.방학숙제는 담임교사가 모두 걷어 쪽마다 확인도장을 찍어 교장인 그에게 확인을 받게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사용하던 확인도장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이는 전교생이 모두 제출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공 당선자는 “이렇게 2년을 했더니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면서 학부모·교사·학생 모두 좋아했다.”고 했다.그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교육계 인사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혹사’시켰으면서도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당선자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의 진학률이나 취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82년 성동여실 교감 시절이었다.자율학습 시간에 직접 지휘봉을 들고 교실마다 자는 아이들을 깨워가며 공부를 독려했다.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호랑이’로 유명했다고 한다.하지만 밤 늦은 시간 불쑥 학교로 되돌아와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간식을 사다 먹이는 일도 그의 일과 중 하나였다.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매년 취업철만 되면 발품을 팔아 서울 퇴계로 일대 은행과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실력있는 좋은 아이들이니 뽑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그와 함께 성동여실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학교 사정이 나빴던 어느 겨울 연탄 가스로 고생하는 아이들 얘기를 했더니 어떻게 구했는지 석유난로를 몇 대 구해왔다.”고 말했다. ●인기직종 은행에 한해 243명 합격시켜 앞서 72년 덕수상고에서 학년주임을 맡을 때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직종이었던 은행에 243명을 합격시켜 교육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당시 취업을 잘 시킨다는 실업계고가 50∼60명을 취업시킨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학생들에게는 무서운 ‘호랑이’였지만 교사들에게는 정 많은 ‘동료’였다.그는 평교사 시절부터 동료 교사들과 식사와 술로 회포를 풀었다.틈틈이 술자리를 마련해 동료 교사들의 어려움을 들었다.그와 함께 근무했던 한 현직 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부인 월급으로 생활하고 자신의 월급은 거의 대부분 동료들의 밥값과 술값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술보다는 술자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주종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한다.그와 함께 일했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날 학교에 맨 먼저 도착하는 사람은 공 당선자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의 추진력을 ‘옥에 티’로 지적하기도 한다.그를 겪어본 한 교육계 인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이는 고집스러운 스타일 때문에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교육계 한 인사는 “학생들을 위한 그의 진심은 훌륭하지만 서울 교육의 수장으로서 공부만을 강조하다 보면 학교 현장에서는 자칫 성적 만능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부인 육완숙씨가 본 공 당선자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당선자는 출마자 중 최고령이었다.고희의 나이에도 40∼50대 후보자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그의 건강비결은 테니스와 산보였다. 오는 26일 취임하는 공정택 당선자 부인 육완숙(68)씨를 지난달 29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자택에서 만났다.152∼153㎝의 키,40㎏이 겨우 넘을 듯한 호리호리한 몸매에 카키색 원피스를 걸친 육씨는 전형적인 선생님의 모습이었다.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육씨에게는 선거 후 연일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이 낯설고 부담스럽기만 한 것 같았다. 육씨는 지금까지 남편이 정열적으로 학교 일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에 노년에는 손주들 재롱보며 조용히 살기를 바랐다고 한다.하지만 남편의 넘쳐나는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육씨도 말릴 수 없었다.고령에도 선거 일정을 강행군 할 수 있었던 건강비결을 묻자,편식하지 않는 식습관과 매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가량 부부가 함께 산책한다고 했다.골프를 안하는 공 당선자는 주말마다 3∼4명의 교사들과 인근 학교에서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취미생활과 체력관리를 병행하기도 한다. 공 당선자는 젊어서부터 워낙 건강했고 술 자리를 좋아했다고 한다.소주 2∼3병을 마시고도 취한 모습을 보이질 않아 육씨는 반평생 같이 살면서도 공 당선자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40여년간 교육자로 일했던 공 당선자의 생활은 오로지 학교 일이 전부였기 때문에 가사와 육아,자녀교육은 부인 육씨가 도맡다시피 했다.간혹 공 당선자는 불시에 두 아들의 책과 공책을 꼼꼼히 살피며 학업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는데 이 시간이 아들 훈식과 문식에겐 가장 무섭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공 당선자는 아이들이 학업에 나태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크게 호통을 쳐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벌을 세우는 엄한 아버지였다.육씨는 두 아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를 강조했기 때문에 별다른 과외는 시키지 않았고 중 3때와 고 2·3학년 때 단과학원에서 영어·수학 강의를 듣게 했다. 육씨는 공 당선자가 학교 일에만 매달렸던 30∼40대에도 육씨의 학생 성적 처리만큼은 한번도 빼놓지 않고 챙겨주었던 남편의 배려를 기억한다.육씨가 전주여고 가정교사로 재직했던 7년동안 전주상고에서 상업을 가르쳤던 공 당선자는 육씨의 중간·기말고사 성적처리를 모두 맡아서 해주었다.지금처럼 계산기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육씨는 공 당선자의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평생을 교육자로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크게 부부싸움 한번하지 않고 별 탈없이 지금까지 생활한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육씨는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던 그날을 떠올리며 수줍게 웃었다.1960년 봄,육씨는 전주여고 재직시절 큰언니 옥희(78)씨의 중매로 당시 전주상고 교사였던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다.상대를 리드하는 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다는 육씨는 자신들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아서 1m씩 떨어져 함께 걷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했다.공 당선자와 육씨는 1년 6개월 연애끝에 1961년 11월 결혼식을 올렸고 강산이 4차례나 변했을 40년 넘게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육씨는 “큰 일하는 남편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늘 곧은 모습만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 잘 할 것”라며 공 당선자에게 굳은 믿음을 보여주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친·처가 교직근무자 20명 넘어 공정택 당선자의 가족은 처가와 사촌, 손자·손녀까지 합쳐 교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20∼30명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교육가(敎育家)다. 공 당선자는 11남매 중 일곱째로 큰형인 고 공원택씨가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 장학관을 지냈다.넷째 공이택(74)씨는 군산부시장을 지냈으며 여동생인 열째 공정자(62)씨는 현재 남서울대 총장이다. 5남매 중 막내인 공 당선자의 부인 육완숙(68)씨도 40여년간 고등학교 가정교사로 재직했다.육씨의 큰오빠 고 육완기씨가 임실·고창·금산군수를 지낸 바 있다.둘째 언니 육옥희(78)씨는 4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셋째 언니 육완순(71)씨는 한국 현대무용의 대가로 현재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육완순씨의 남편 이상만(78)씨는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외동딸 이지현(37)씨의 남편이 가수 이문세(46)씨다. 공정택·육완숙씨 부부는 2남을 두었으며,큰 아들 훈식(42)씨는 산부인과 의사, 둘째 아들 문식(40)씨는 남서울대학교 사무처 계장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정택 당선자는… ▲1934년 1월26일 전북 남원 출생 ▲53년 이리 남성고 졸업 ▲57년 서울대 상과대 경제과 졸업 ▲76년 고려대 교육대학원 중등교육행정 수료 ▲72년 4월∼78년 9월 덕수상고(현 덕수정보산업고) 주임교사,교육청 장학사 ▲82년 3월∼86년 8월 성동여자실업고 교감 ▲85년 5월∼86년 5월 교육개혁심의회 상임전문위원 ▲86년 9월∼91년 2월 중랑중 교장 ▲91년 3월∼94년 9월 덕수상고 교장,서울시 강동교육장 ▲96년 9월∼98년 2월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국장 ▲98년 3월∼2002년 8월 남서울대 총장 ▲98년 9월∼현재 제3·4대 서울시 교육위원 ▲2004년 7월 서울시교육감 당선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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