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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들을 기쁘게 오늘 서울 곳곳 잔치

    어르신들을 기쁘게 오늘 서울 곳곳 잔치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어버이날 기념식과 축하공연을 갖는다. 장한 어버이, 효행자, 노인 공경 실천자, 노인복지 기여단체 등 50여명이 효행상을 받는다.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아버지(104세)를 극진히 모시는 민정기(71·종로구 필운동)씨가 국민훈장을, 독립운동가인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광복회원으로 활동하며 5남매를 키운 주중혁(85)씨가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소외된 노인을 위해 위문공연을 펼치고 생필품을 전달한 가수 전미경, 채수일씨가 시장 표창을 받는다. 이날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역별 자매결연 교회와 함께 지하철을 이용하는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양재역, 신도림역, 종로3가역 등 114개역에서 진행된다. 자치구들도 기념식과 공연 등 다양한 행사들을 펼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미스 시외전화국 심옥자(沈玉子)양 - 5분 데이트(50)

    미스 시외전화국 심옥자(沈玉子)양 - 5분 데이트(50)

    첫 인사를 받는 눈이 너무 정답게 웃는다. 처음 만나는 얼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환한 웃음이다. 눈썹이 까맣게 짙고 딱 한 꺼풀만 진 쌍꺼풀의 속눈썹이 또 짙고 까맣고 길다. 그리고 그 밑에 빛나는 눈동자가 또 까맣고 맑고 깊다. 그 눈빛은 한없이 안심하고 있는 빛이다. 세상 일이 모두 잘 되어 갈 것이라는 자신만만한 눈이지만 정말 자신 있는 사람이 늘 그렇듯 교만한 빛은 조금도 없다. 누구에게나 사랑만 받고 살아 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럴 수가 없으리라 싶을 만큼. 아니나 다를까. 『5남매중 막내딸이에요』 엄마, 아빠, 언니, 오빠의 사랑을 함빡 받으며 자랐단다. 市外電話局(시외전화국)으로 전근된지는 3년이고 三陟(삼척)우체국의 교환원으로 시작한 OL생활을 거기서 3년 했으니까 모두 6년. 1944년 생인 沈玉子(심옥자)양은 원래가 三陟産(삼척산). 서울서 직장생활하는 큰 오빠와 함께 上京(상경)했다. 민원상담실 ((54)0008) 근무라니까 바쁜 현역은 아닌 셈. 그래서 요즘 취미생활을 틈틈이 즐기고 있다.『화초가꾸기와 수예를 아주 좋아해요』 「테이블」에 놓는「센터」며 덮개를 만들어 언니 오빠에게 선사도 한다. 화초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것은「제라늄」.『빨간 꽃이 피고 또 피는 것이 항상 새로와서 좋아요』 『아직 결혼상대가 없고 결혼을 생각해 본 일이 없어서 이 나이에 결혼관 같은 것도 없어요. 단지 결혼하고도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죠』 방긋 웃는데 양쪽 입가에 아주 조그만 보조개가 두개 파인다. [ 선데이서울 69년 9/14 제2권 37호 통권 제51호 ]
  • [가정의 달-우리들 모습] 무너지는 가족

    자식을 다섯이나 둔 노인이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시쯤 대구시 달서구 모 임대아파트에서 박모(75·여)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 김모(71·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최근 들어 같이 다니는 경로당이나 교회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찾아갔더니 박씨가 방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상이나 외부침입 흔적이 없어 평소 고혈압을 앓아 왔던 박씨가 1주일 이전에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박씨는 22년전 남편과 사별했으며 3년여 전부터 이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왔다. 5남매를 둔 할머니는 자식 셋이 외국으로 이민을 떠났고 남은 자식 둘도 경기도에 살고 생활이 넉넉하지 않아 어머니를 모실 형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특별한 직업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나오는 30여만원의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을 꾸려나갔던 박씨는 결국 어버이날을 며칠 앞두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았다. 경찰 관계자는 “5남매 중 1명이라도 형편이 괜찮아 모친을 모셨다면 이렇게 쓸쓸히 보내진 않았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책꽂이]

    ●세계의 영웅전설 김재혁 옮김. 독일의 권위 있는 민담수집가이자 연구자인 요하네스 카르스텐젠이 지은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의 영웅 전설 이야기.‘롤랑의 전설’,‘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야기부터 아름다운 엘자 공주를 차지하려는 악당 델라문트에 맞서 싸우는 백조 기사 로엔그린의 활약상을 그린 ‘로엔그린’, 기사가 되려고 길을 나선 파르치팔의 모험을 담은 ‘파르치팔’ 등 환상적인 이야기 21편이 실렸다. 현대문학.344쪽.2만 5000원. ●청소년을 위한 택리지 이중환 글·김흥식 옮김. 전국 방방곡곡의 고을 인심과 풍속, 역사와 문학, 물자 등을 소개한 조선시대 대표적 인문지리서 이중환의 ‘택리지’를 청소년들 눈높이에 맞게 엮었다. 불필요한 한자와 주석을 빼고 어려운 문장을 쉽게 다듬었으며 특히 각 지역의 옛 지도를 청소년들이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중학생 이상. 서해문집.264쪽.8500원.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H R 밀라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다섯 남매가 하루에 한 가지씩 소원을 들어주는 모래요정을 만나 겪는 모험 이야기. 영국 유명 아동문학가 에디스 네즈빗(1858∼1924)의 대표작.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환상여행을 통해 독립적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원작으로 국내에서도 줄거리 자체는 잘 소개돼 있다. 비룡소.328쪽.1만원.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바이런 킴:최근 사진과 일요일 그림 27일까지 서울 화동 pkm갤러리. 지난 93년 피부 색깔을 상징하는 수백개의 패널을 격자무늬로 배열한 작품으로 정치, 인종 등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시키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바이런 킴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What I see’란 제목으로 사진 및 회화작품을 선보인다.(02)734-9467. ■ 날마다 좋은 날 염화미소 9일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부처님 말씀을 조형화하는 작업을 해온 정현 스님의 선화 전시회. 소, 봉황, 오방색, 물고기 등 우리 민화나 세화(歲畵)처럼 친숙한 소재에 부처님, 연꽃, 동자승 등 불교적 소재가 어우러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별행사로 선화 따라 그리기, 경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도 진행된다.(02)733-5322. ■ 사인사색 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그로리치 화랑. 상반되는 4인 작가의 비교전시. 추상표현주의적 화풍의 남관, 미니멀적인 모노크롬(단색화)을 추구해온 정상화, 구상 인물과 꽃의 작가 임직순, 자연을 배경으로 인물의 심층을 파고든 황용엽 등 4인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인다.(02)395-5907. [뮤지컬] ■ 빨래 14일까지 상명아트홀1관. 고단한 서울살이를 이겨내는 달동네 서민들의 희망가. 얼룩지고 구겨진 일상을 빨래처럼 깨끗하게 빨아 툭툭 털어내는 눈부신 긍정과 따뜻함이 놀랍다.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 수상작. 추민주 작·연출, 최진영 임진웅 등 출연. 화∼금 8시, 토·일 3시·7시.1만 8000∼3만원.(02)762-9190. ■ 레딕스, 십계 9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모세를 통해 온갖 역경을 겪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4만∼15만원.1588-7890.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21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대학로 예술마당1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를 비튼 아카펠라 창작 뮤지컬. 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2만∼3만원.(02)501-7888. [연극] ■ 거기 월25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2관. 강원도 해수욕장 인근 마을의 작은 술집에 모여든 단골 손님들이 술잔과 함께 기울이는 일상적인 이야기안에서 찾는 삶의 의미.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원작을 번안했다. 이상우 연출, 정원중 이대연 문소리 출연.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4시.1만 5000∼2만 5000원.(02)744-4337. ■ 일요일 손님 4∼28일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블랙박스시어터. 로맨틱한 일요일 저녁을 보내려는 신혼부부의 집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눈치없는 불청객의 좌충우돌 코믹극. 오혜원 작·최용훈 연출, 홍성호 이혜원 등 출연.1만5000∼2만원.(02)764-3380. ■ 유령 7월2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3시·7시30분, 일 3시 소극장 산울림.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의 서거 100주기 기념작. 사회의 관습에 맞선 개인의 고민과 갈등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임영웅 연출, 전무송 이혜경 등 출연.2만∼3만원.(02)334-5915. [클래식] ■ 스타니슬라프 부닌&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3년만에 내한하는 ‘건반위의 황태자’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 ■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모차르트 음악회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4일 오후 2시,5·6일 오전 11시·오후 2시·5시. 타악기 오케스트라와 인형극 오페라 ‘마술피리’가 합쳐진 예술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10∼21일 월∼금 5시, 토·일 3시·5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대극장. 위층 할머니와 아래층 용희 남매의 티격태격 우정나누기.(02)725-4033. ■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6월18일까지 화∼일 2시·4시, 수 11시·2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무대에서 인형으로, 영상으로, 움직임으로 되살아난다.(02)382-5477.
  • “생활비가 떨어졌으니, 온 몸으로 돈을 벌어와”

    “생활비가 떨어졌으니,온 몸으로 돈을 벌어와.” 중국 대륙에 집안 생활비가 떨어지자 아내를 밖으로 내보내 몸을 팔게 하고 자신은 망을 본 ‘간이 배 밖에 나온 남편’이 쇠고랑을 찼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후이빈(淮濱)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은 자신의 아내에게 매춘을 시키다가 공안(경찰)에 적발돼 ‘구메밥’을 먹을 처지에 놓여 있다고 연조도시보(燕趙都市報)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간 큰 남편’은 올해 30살의 양(楊)모씨.최근 들어 돈벌이가 변변치 않아 생활 형편이 급속히 나빠지자,아내 멍(孟·29)모씨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벌어오라고 욱대겼다. 3남매의 어머니인 멍씨는 장사를 할 돈도 없고 특별한 기술마저 없는 탓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터수였다.하는 수 없이 한적한 곳에 방을 빌린 뒤 ‘매춘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그대신 남편은 망을 봐주기로 하고…. 그런데 이 ‘사업’은 예상보다 훨씬 더 짭짤했다.남편이 망을 봐주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데다,포주가 없어 벌면 벌수록 돈은 모여들었다. 이런 짭짤한 사업은 될 수 있는대로 음침하고 어둠 속에서 해야 하는 법.그런데 영업장 근처의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게 화근이었다. 너무 장사가 잘 돼 수입이 오르는데 도취한 나머지 거리낌 없이 드러내놓고 영업을 했다.이들 부부의 불법 영업을 지켜보던 이웃 사람들이 공안기관에 제보를 한 것이다. 지난 3일 오후 3시쯤,멍씨가 인근 공원에 ‘사냥감’을 물색하러 나갔다.표적은 장(張·61)모씨.노하우가 쌓인 그녀는 불과 5분도 안돼 네고(협상)를 마치고 장씨와 함께 곧바로 2층 양옥집으로 된 자신의 ‘아지트(영업장소)’로 옮겼다. 아지트에 도착한 멍씨는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공안은 멍씨가 매춘을 위해 장씨를 유혹하는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영업장을 쫓아간 공안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기다리며 생각했다.현장을 덮쳐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서다.멍씨가 들어간지 5분쯤 기다리다 현장을 덮치기 위해 2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바로 그때 차붓소처럼 생긴 30대 남성이 계단을 쿵쾅거리며 내려와 2층으로 올라가는 공안들을 가로막고 제지했다.곤봉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30대 남성을 넘어뜨린 공안은 쏜살같이 ‘영업방’으로 향해 뛰어들었다. 이때 속옷만 걸쳐 입고 있던 이들 매매춘 남녀는 깜짝 놀라 구석으로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공안은 이들에게 옷을 입힌 다음,이들 두 사람과 망을 보던 남편 양씨 등 3명을 인근 파출소로 연행했다. 온라인뉴스부
  • 미스·한국나일론 박형선(朴亨善)양 - 5분 데이트(48)

    미스·한국나일론 박형선(朴亨善)양 - 5분 데이트(48)

    통성명도 하기 전에 벌써 활짝웃으며 다가오는 얼굴이 10년지기처럼 정답다. 그 웃음처럼 마음이 활짝 열렸을 것만 같다. 『직장생활 시작한지 1년 반쯤 됐어요. 참 재미있어요. 자기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홍익대학에 진학했다가 중퇴하고 취직한 곳이 한국 「나일론」사장·부사장 비서실. 쾌활하고 그래서 매사에 구김살 없이 처하니까 자질구레한 일들을 조금도 구질구질하지 않게 해 치우는 묘기가 있다. 이것은 사무실 주위의 신사들의 귀띔이었다. 『취미는 그림 그리기, 감상 하기. 서울예고때 제 전공이 미술이었으니까요. 홍익대학에선 도안과였어요. 응용미술을 하고 싶었었죠』 뭘 만들고 작품을 하는 경지까지는 되지 않았다고 자꾸 겸손해하는 품이 오히려 「엑스퍼트」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끔 한다. 『「스포츠」는 다 조금씩 하고 좋아해요. 탁구, 배구를 좀 하는편이고 농구 「게임」구경을 잘 가요』 1백63cm 의 늘씬한 키와 가무스레 건강한 피부도 이 「스포츠」탓이 아닌지. 회사원인 朴熺相씨의 4남매중 맏딸. 『영화도 친구들과 잘 보러 가요. 얼마전에 『로미오와 줄리에트』보고 「줄리에트」한테 홀딱 반했어요』 너무 고르고 하얀 잇속을 환하게내보인다. 『아직 시집 갈 생각은 없어요. 몇 년쯤 더 직장생활 하다가 시집가서도 제 취미인 그림은 계속해서 그리고 싶고요』 [ 선데이서울 69년 8/31 제2권 35호 통권 제49호 ]
  • 30년 봉사의 삶 ‘아름다운 중년’

    “삶이 끝나는 그 날까지 도울 겁니다. 단 한 명이라도 저를 필요로 한다면….” 자신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커피숍 여주인이 30여년에 걸쳐 버림받은 아이와 독거노인 등 36명을 돌봐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하왕십리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은주(여)씨가 지금까지 키워낸 아이들은 무려 19명. 그동안 보살펴 온 할머니도 17명이나 된다. 자신의 친자식 5남매까지 합치면 모두 41명을 돌봐온 셈이다. 데려와 키운 아이 중 14명은 고등학교나 군을 마치고 자립해 이씨 곁을 떠났고 할머니도 8명이 세상을 떠나 지금은 14명이 이씨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씨는 커피숍 운영과 부업으로 번 돈에 손님들이 저금통에 모아준 성금을 보태 생활비와 아이들 학비, 방세를 마련해 왔다. 가게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도 할머니들 식사는 자기 손으로 마련한다. 아이들도 모두 자신의 호적에 올렸다. 이씨가 이들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30여년 전. 혼자 사는 한 할머니를 소개받아 다방에 딸린 방에 모시면서부터다. 이후 불쌍한 아이와 노인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고 그때마다 식구로 삼았다. 어느덧 이씨의 새 식구는 30명을 훌쩍 넘어섰다. 신기하게도 봉사하는 삶을 살면서 병은 저절로 나았다. 처음엔 이씨를 극구 말리던 남편과 자녀들도 아픈 몸을 내던져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을 보고는 든든한 후원자로 돌아섰다. 이씨는 “때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사람의 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할머니들이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명숙과 그남편 “별거끝에”

    한명숙과 그남편 “별거끝에”

    현처형(賢妻型)가수 한명숙(韓明淑·34)이 15년간 계속해 온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부군 이인성(李寅星·39)씨와 합의이혼했다고 밝혔다. 약 2개월 전부터 별거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8월8일 정식으로 이혼장에 도장을 찍었고 李씨가 집을 나옴으로써 서로 남과 남의 사이가 됐다.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모범가정을 이룩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가 마침내 이혼을 했다는 것은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명숙(韓明淑)의 이혼(離婚)발표는 전혀 돌발적인건 아니다. 그녀의 불화(不和)내지 이혼설은 이따금씩 그의 측근가수들을 통해 새어나왔다. 약 2개월전에 그녀는 가장 친근한 동료가수 H양집에 와서 한바탕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가정을 유지할 수 없다』고. 그때 이미 이혼할 의사를 비쳤으나 친구의 간곡한 만류를 듣고 그대로 집에 돌아갔다는 얘기. 별거는 그때부터. 남자로 치면 대장부, 활발하고 이해성 깊기로 소문난 한명숙이 15년간 유지해온 부부생활에 무엇 때문에 종지부를 찍고만 것일까? 그에겐 14세된 맏딸을 비롯, 2남1녀의 3남매가 있다. 그의 부군 이인성(李寅星)씨는 비록 「미남은 아니지만 씩씩하게 생긴」 호남자. 李씨는 한때 육군모부대의 군악대장을 지냈고 인천(仁川) 모 고등학교 교사로 있었다. 「트럼본」을 불고 「밴드·마스터」로 일했지만 연예계선 이른바 「딴따라 기질」이 없기로 차라리 소문난 사람. 악기를 모조리 부순 후로 韓양의 뒷일 살피던 李씨 그는 한명숙이 인기절정일 때 「밴드·마스터」를 그만두고 TBC-TV의 보조 PD로 직업을 바꿨다. 유명한 「에피소드」하나. 그는 직업을 바꾸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트럼본」 「클라리넷」등의 모든 악기를 모조리 발로 꺾어 버렸다. 『아이들에게 우리 아버지가 악사(樂士)였다는 말을 듣기전에 그만두는 것』이라고. 그리고 주로 한명숙의 뒤에서 그의 인기관리에 주력했다. 이쯤되면 두사람의 파탄 이유가 그 흔한 「성격차이(性格差異)」 때문은 아닐 성싶다. 그런데도 주변사람들은 그들의 불화(不和)-이혼(離婚)의 이유를 「성격차이」에 두고 있다. 李씨의 친구 한 사람은 李씨가 술, 여자관계를 재치있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그나름의 해석을 내렸다. 그의 술 친구들은 李씨의 무한대한 주량에 내심 존경을 표하면서 뒤처리가 항상 투박했다고 안타까와했다. 「남자가 한 두번 외도를 했기로서니-」라고 혀를 차 사람이 있겠지만 한명숙 자신이 이것을 이해 못하는 사람도 아니라는 결론. 李씨에게 새로운 여인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사실 이들 부부관계가 위기에 처했던 일은 7년전에도 있었다. 그때도 한명숙은 집을 나와 모 가수집에서 「헤어지겠다」고 떼를 썼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명숙은 『노란샤쓰의 사나이』로 절정의 인기를 누린 「톱·싱거」. 부부 싸움 끝의 가출은 일종의 「데모」로 끝났고 평탄한 가정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 피난온 소녀시절 군악대 악장 그이 만나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1·4후퇴뒤, 인천에서였다. 진남포(鎭南浦)태생의 한명숙은 그때 피난민 대열을 따라 남하(南下)해온 17세 소녀였고 이인성은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군악대의 상사(上士) 악장이었다. 한명숙이 가수로 등장한게 그 이듬해인 18세때. 집에서 「오르갠」을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 본 이웃집 흥행사가 8군 무대진출을 주선해 준 것이 시발점이니까 노래솜씨는 이 때부터 나타난 것같다. 가수지망생인 소녀와 군악대 악장 사이엔 쉽사리 「로맨스」가 싹텄고 3년뒤엔 정식 부부가 됐다. 한명숙·이인성부부의 결합이 가장 이상적이었느냐는 그만두고 어쨌든 한명숙만큼 「스캔들」없는 연예인도 흔치 않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곧 「스캔들」의 소용돌이에 말려버리는 수많은 연예인들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한명숙이 누린 장수의 인기는 바로 그의 현처형(賢妻型)의 인품, 소탈하고 달관한듯한 처세술에서 얻은게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한명숙이 뒤늦게 이혼을 결심했다. 8월 19일 지방공연에서 돌아온 그녀는 『더 이상 보람없는 희생을 할 수 없어서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민이 지나쳤던지 얼굴의 반면(半面)이 경련을 일으켰다. 가장 큰 원인은 경제문제 아이들 생각에 가슴아파 그녀가 밝힌 이혼 이유중 가장 큰 문제로 경제문제가 등장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한명숙은 현재 「적수공권(赤手空拳)」의 상태. 서울 효창(孝昌)동 546 자택은 옛 철도국 관사로 「톱·싱거」의 저택치곤 퍽 허술한 편. 그녀는 고작 이집 하나를 지키고 있을 뿐이며 전화기까지 다 잡혀있어 남은 재산이 없다는 얘기다. 그의 「히트·송」 『노란샤쓰의 사나이』는 한명숙의 대명사처럼 됐지만 그 뒤에도 「히트」가 없는건 아니다. 『사랑의 송가』 『우리 마을』 『그리운 얼굴』 『비련(悲戀) 10년(年)』등 손꼽자면 꽤 많다. 8군무대의 「포퓰러·송」에서 시작하여 최근 몇 년간의 이미자(李美子)식 「뽕짝」조(調)에 눌리기 까지 한명숙의 노래는 「밝고 건전한 노래」의 대표급으로 꼽을 수 있다. 가요계서의 위치 역시 여가수의 대표급. 이젠 원로 칭호를 붙여줘도 아깝잖다. 20년 가까이 노래했고 누구 못지 않게 화려했던 그가 현재 직면한 사정은 어쩌면 허울좋은 인기연예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그가 부양해 온 가족은 현재 무직인 남편과 3자녀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동생 가정부를 포함해서 평균 10여명. 몇번인가 인기만회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어쩔수 없이 줄어든 수입으로는 벅찬 짐이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아이들과 도저히 살아갈 수 없어요. 15년간 쌓은 탑이 무너지고 아이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지만-』 한명숙의 모습은 곧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이 침통해졌다. [ 선데이서울 69년 8/24 제2권 34호 통권 제48호 ]
  • 미스·세기상사 김영란(金英蘭)양 - 5분 데이트(47)

    미스·세기상사 김영란(金英蘭)양 - 5분 데이트(47)

    바닷가에서 주워온 동글동글 예쁜 차돌 같은 인상이다. 직장과 사회생활의 때같은 것은 그 동그란 얼굴에 묻을 데가 없어서 못 묻었을 것 같다. 『벌써 6년이에요. 세기상사에 들어온게. 매표에 반년 있다가 바로 회장비서실로 올라 왔어요. 여자중에는 그래서 제가 고참이에요. 좀 과장을 하자면 회사 사정에는 「통(通)」이라고 할 수 있죠』 「미스」세기상사(世紀商事) 김영란(金英蘭)양이 생글 거리면서 하는 말이다. 상업하시는 김동현(金東顯(55)) 씨의 3남매중 맏이. 동구여상을 졸업한 44년생. 『취미는 노래하는 것 듣는 것』 말하는 음성조차도 노래처럼 즐겁고 「리드미컬」해서 던져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영화감상은 그 다음으로 英蘭양이 즐기는 취미. 『「닥터·지바고」를 네 번이나 봤어요. 그 주제음악은 한 소절도 빼지 않고 다 욀 수 있어요. 요즘 제가 반해 있는 음악은 「로미오와 줄리에트」의 「테마송」예요. 노래가 너무 좋아서 늘 속으로 흥얼거립니다』 그렇다고 직장에서 콧노래 같은 것은 부르는 경박한 아가씨는 아니란다. 머릿속의 소리없는 「허밍」이 결코 신중하고 정확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일이 없으니까 안심하란다. 『비서실은 정확한 출퇴근 시간이 없거든요. 「데이트」같은 것 할래야 할 수가 없어요. 월급은 엄마에게 맡기고 영화구경값이나 옷사는 돈을 타서 서요. 집에서도 직장생활 6년생을 아직도 애기 취급이에요』 「만년소녀」라는 말이 실감나는 그 얼굴이 「애기」처럼 활짝 웃으면서 하는 불평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8/24 제2권 34호 통권 제48호 ]
  • 비상장株 가치산정 또 논란

    현대오토넷과 합병할 당시 본텍의 적정 주가가 얼마였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가치산정은 어렵다. 주당순자산가치와 주당순손익가치를 비교해 큰 것을 비상장 주식 가격으로 산정하게 한 상속증여세법이 있지만, 이 법은 기업활동에서 발생 가능한 변수 대부분을 무시한 계산법이라는 평가다. 딱 떨어지는 주가산정법이 없기 때문에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이 제기되는 일이 많다. 검찰에도 낯익은 주제가 됐다. 본텍 주가산정에 대한 검찰수사는 그동안 검찰이 갈고 닦은 비상장 주식에 대한 가치산정 노하우를 선보일 기회다. 재벌들은 비상장주식 중에서도 장외거래가 거의 없는 주식을 선호한다. 지난해 8월까지 ㈜기아차, 글로비스 등 관계사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관련인들이 99.72%의 지분을 보유했던 본텍 주식도 장외거래가 거의 없었던 종목이다. 비상장주식을 이용한 경영권 승계의 모습은 SK글로벌 사태 때도 나타났다. 하지만 회계법인들조차 비상장주식 가치산정에 정답이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한 부당거래 자체만으로 혐의를 입증하기는 어렵다. 비상장주식과 연계된 채권을 저가발행하는 방법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한 삼성이 그렇다.1996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가 7700원에 이재용 상무 남매들에게 발행된다. 검찰은 적정 주가를 8만 5000원선까지 봤지만,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에버랜드 경영진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1심 법원은 “에버랜드의 적정 주가를 산정하거나 회사의 손실을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상속증여세법 등으로 주가를 상정, 적용한 삼성종합화학 이사회와 주주들간 민사사건 판례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 완도에서 뱃길 45분…청산도를 가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청산도나 여서도처럼 베일 속에 감춰진 섬들의 이름을 들을 때면,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설렘이 고개를 쳐든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중독과도 같다.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짧은 일탈, 그리고 해방감. 청산여수(靑山麗水)란 뜻에서 이름붙여 졌다던가. 푸른 보리밭과 쪽빛 바다가 넘실대는 곳. 청산도와 여서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이다. 문학작품 속에서나 접했던 그 섬에 가기 위해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에 올랐다. 뱃길로 45분. 청산도에 대해 ‘예습’이라도 할 생각으로 운항실 문을 열어 항해사 이기정(56)씨를 찾았다.13년 동안 완도와 청산도를 오가며 뭍 사람과 섬 사람들을 실어나른 베테랑 항해사다.“ 청산도 처녀들이 시집갈 때꺼정 쌀을 서말(세말)을 못먹는당께요.”청산도는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 항상 쌀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고 자란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세말만 먹으면 ‘부잣집 처녀’소리를 들었단다. 뭍에서 자란 처녀를 ‘청산도로 시집보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육지 처녀가 청산도로 시집을 갔다. 어느날 아침. 시어머니가 새색시에게 “오늘 안으로 12개의 밭을 매라.”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느 분의 영이라고 거역하랴. 하루종일 밭을 맨 새색시가 저녁무렵 허리를 펴고 세어보니 아무리 봐도 11개밖에 안 되더란다. 설움에 북받쳐 울던 새색시가 털고 일어서는 데, 바로 그곳이 12번째 밭이었더라는 얘기. 작디 작은 섬을 일구며 살아온 섬 사람들의 고단한 생활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게다. 풍요로운 때도 있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바다뿐인 천혜의 어장에서는 사시사철 고기가 끊이질 않았다. 주로 잡혔던 어종은 멸치와 고등어, 삼치 등. 특히 70년대초 청산도의 고등어 파시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했다. 청산도 입구 도청항에는 건착망(巾着網)이라는 그물로 무장한 수백척의 고등어잡이 배들이 몰려들었다. 건착망은 그물아래쪽에 죔줄을 대 두 척의 어선이 고등어떼를 포위하고 주머니모양으로 조여가며 잡는 방법. 청산도 뭍과 바다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흥청거렸던 건 당연지사였다.“아, 그때가 좋았지라. 뱃놈들 보고 뭍에서 건너온 술집 아가씨들이 200명도 넘었당께라.” 항해사 이씨의 말끝에 향수가 묻어나왔다.“도청항 주변으로 한집 건너 술집이 들어섰제.” 요즘엔 고등어가 잘 들지 않는다. 해수의 온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고등어의 먹이가 되는 멸치를 모두 잡아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느덧 해거름에 도착한 청산도 도청항. 섬색시의 따스한 환대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휑한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도청항 주변을 일별한 다음,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밥집으로 향했다. 뭍에서 손님이 왔다고 마중을 나온 정성희(57) 청산면장과 함께 찾은 곳은 바다식당(061-552-1502).‘체도(본섬을 뜻하는 현지말)’ 내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산 활어가 주종이다. 우럭과 광어를 다진 배추 위에 얹어 내오는데, 한 접시에 5만원을 받는다. 곰삭은 김장김치인 ‘묵은지’에 싸서 먹는 회맛이 일품. 무엇보다 특이한 음식은 ‘꾸죽(참소라)’구이다. 청산도와 소안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생산되는 꾸죽을 참기름과 함께 볶은 것. 껍질에 불퉁스러운 뿔이 나 있는 것이 다른 소라들과는 영 딴판이다. 술이 한 순배 돌고나자, 정 면장이 청산도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고등어가 파시를 이루던 60~70년대. 유난히 교육열이 높았던 청산도에는 부산이나 광주는 물론, 일본으로까지 유학가던 학생들이 많았다.‘청산도에 가서 글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 돈은 골목마다 지천으로 넘쳐났다.“그 시절엔 서울에만 명동이 있는 거이 아니고 청산에도 명동이 있었당께.” 요즘엔 다른 어촌들과 마찬가지로 청산도에도 젊은이들이 없다. 모두가 저마다의 ‘명동’을 찾아 도회지로 떠난 것.60세 이상이 주민의 절반을 넘고,40세가 넘은 택시운전기사가 이 섬의 ‘막내’급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면장이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 그러나 총총히 뜬 별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얼핏 눈에 띈 노래방만 해도 서너곳. 청산은 아직도 옛 영화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이튿날 날이 밝기 무섭게 찾은 곳은 청산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당리. 도청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1993년 청산도를 세상에 알렸던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다. 이웃마을에서 ‘소리’를 팔고 돌아오던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 그리고 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바로 이곳. 현재 당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초가집도 이때 만들어졌다. 최근엔 ‘봄의 왈츠’라는 한 방송사의 주말연속극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청산도 붐’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 이 드라마를 위해 당리와 읍리 등의 민가지붕이 모두 새로 칠해져 넓은 ‘세트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드라마 촬영을 위해 돌담길 언덕 위에 세워진 ‘그림 같은 집’ 때문에 예전의 토속적인 느낌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당리는 청보리가 무릎언저리에 이를 만큼 자라고, 유채꽃이 노오란 꽃잎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가장 아름답다. 마치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연상케 한다. 당리에서 바닷가쪽 도락리 포구까지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읍리쪽에서는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소리가 들린다.“차마 꿈엔들 잊힐리” 없는 곳이다. 다음에 들른 곳은 부흥리의 구들장논.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계단식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윗논과 아랫논의 높이차이가 2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산자락을 깎아 돌을 평평하게 깐 다음 그 위에 흙을 얹은 모습에서 섬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대부분을 여자들이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박토의 천수답에 물을 대고 작대기 모를 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선비기질이 남달라 ‘똥지게를 지고도 한시(漢詩)를 읊조리는’ 이 섬의 남정네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청산도로 시집오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듯하다. 구장리에서 본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풍습이었다. 망자를 돌 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으로 청산도 등의 일부 섬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아직도 청산도 안에 3∼4기의 초분이 남아 있기도 하다.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치르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여인네의 가슴언저리와 비슷하다 해서-반대편 화랑포쪽에서보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부 현지 남자들이 명명했다.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5월쯤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정식명칭도 생길 예정.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청산도 여행이 가장 즐거울 때가 바로 지금부터. 푸르른 보리가 섬을 수놓고, 바다에서는 삼치잡이가 한창일 때다. 이때부터 비로소 청산(靑山)이 훨훨 날갯짓을 한다. 가는길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오전 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운항한다.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등대모텔(061-552-8558) 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5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차로 모두 4대. ■ 청산도에서 25km…여서도의 봄 ‘그 곳에 가면 애 배 나온다.’는 섬 여서도. 청산도에서도 남동쪽으로 25㎞ 떨어진 외딴섬이다. 배가 여서항 선착장에 닿자 서너명의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섬의 형상이 쥐와 같다 해서 고양이 모습을 한 거문도 사람과는 혼인을 하지 않는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을만큼 순박한 섬사람 모습 그대로다. 청산도보다는 다소 차가운 날씨. 습도가 높아선지 말할 때마다 입가에 김이 서렸다.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섬답게 벌써 제비들이 하늘을 주름잡고 있었다. 청산도와 여서도 등의 해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과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것. 채민자(60)씨도 돈을 벌기 위해 청산도를 찾았다가 섬마을 총각과 눈이 맞아 눌러 살게 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고향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에서 해녀생활을 하다 30여년 전 청산도에 돈과 해산물이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고향을 떠났다. 그때 나이 23세.‘물질’의 고단함이야 어디라고 다를까.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객지생활 끝에 ‘불과’ 4개월 만에 남편 정규만(61)씨의 포근한 품에 안겨버렸다. 지금껏 편안하게 대해준 남편을 의식해서였을까.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점은 대화를 나눴던 다른 해녀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자식들 얘기를 하면서는 목소리가 촉촉이 메었다. “고 어린 것들을 배에 두고 물 속에 들어갔다 오면 언 놈은 토해놓기도 하고, 또 언 놈은 기절이라도 한 듯 쓰러져 있기도 했지라.” 뭍의 친척집에 맡겨두고 나올 때도 있었다. 밤 9∼10시쯤 빈손으로 돌아와 저녁도 거른 채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는 것.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삼남매가 참 고맙단다. 맑은 날이면 청산도에서도 보이는 고향 제주도. 떠나온 후 지금까지 4∼5번밖에 찾아가 보지 못했다.“볼 때마다 반갑지라. 언니랑 동생, 그리고 친구들도 보고잡고….” 55가구 100여명이 주민의 전부인 섬. 이렇게 조용한 섬에 여자가 들어오면 애를 밴다는 난잡한 얘기가 나돌게 된 이유는 뭘까. 여서도는 예로부터 제주도의 해녀들이 많이 들락거릴만큼 완도보다는 오히려 제주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곳에 ‘물질’하러 온 제주 해녀들이 ‘청산도 모퉁이까지는 장담을 해도 여서도까지는 가봐야 안다.’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뱃길이 막혀 묶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 처녀가 한달이고 두달이고 갇혀 있다 보면 섬총각과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러구러 시간이 지나 앳된 처녀가 그 섬을 나올 때면 어느덧 애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다. 외진 곳에서 ‘물질’로 살아가는 섬아낙네들의 애환을 질펀한 해학으로 풀어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먹는 곳’이 청산도라면, 여서도에는 ‘평생을 살아도 쌀 한 가마니를 못먹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만큼 먹을거리가 궁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섬이란 뜻이다.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섬총각과 ‘애 밴’여인네들은 산모퉁이를 깎아내 논을 일구었다. 마치 계단처럼 산자락을 돌아나간다고 해서 ‘두렁논’이라 불렀다. 요즘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그나마 소의 방목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여서도는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이다. 특히 30∼40m 깊이의 바닷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색이 자랑이다. 여서도로 시집가던 새색시의 앞섶이 풀어지며 옷고름이 바닷물에 빠져 황급히 들어보았더니 옥색으로 물들어 있더라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맑고 곱다. 이 맑은 바닷속 비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스킨 스쿠버 다이버들이 여서도를 찾아 오기도 한다.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과 함께 많이 나는 것이 문어. 마을 앞이 문어밭이어서 문어를 잡아 던지면 집안 빨랫줄에 바로 걸릴 정도란다. 구멍 등에 숨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한 ‘단지어업’도 성행하고 있다. 자그마한 단지모양을 한 플라스틱 통을 그물에 연결해 바닷물 속에 사나흘 넣어두면 통마다 문어들이 가득차 있다는 것. 여서도에는 학교가 한 곳,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뿐이다. 학생은 김민욱(11), 은빈(8)남매와 정주훈(9)군 등 세 명. 반면에 선생님은 김금남(48) 분교장 등 두 명이다. 교육환경만큼은 무척 좋은 편(?)이다. 요즘 여서도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뭍에서 오는 낚시꾼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섬 주변에 고기들이 많아 사철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이들에게 밥도 지어주고 잠도 재워주는 것이 주업이 되었다. 며칠 조용하게 쉬다 오기에는 딱 좋은 섬이다. 청산도에서 휴가를 즐기다 1박정도는 이 섬에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단, ‘애 배는 불상사’를 피하려면 사전에 기상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야 한다. 가는 길 완도항에서 섬사랑 3호가 매일 오후 2시30분에 출항한다. 소모도와 대모도, 장도 등을 들러가는 ‘완행’이다. 요금은 여서도까지 편도 8800원. 승용차를 싣고 가는 데는 편도 2만 8000원이다. 운전자 요금은 무료.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민박집 외에는 없다. 대부분의 집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문의 김명남 이장 (061)552-8927.
  • 김영남씨는 누구

    김영남씨는 1978년 8월 전북 군산시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다. 당시 김씨는 18세로 군산시내 모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었다. 가족들은 당시 5남매 중 막내인 김씨의 행방을 찾았으나 결국 실종 처리됐다. 그의 납북 사실이 알려진 것은 20여년이 지난 1997년 11월. 북한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자수한 간첩 김모씨가 자신이 영남씨를 북으로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북한 공작원 김씨는 남파 임무를 마치고 해상 루트를 통해 귀환하던 중 김씨를 납치한 것이다.이후 김씨는 북한에서 대남공작원 양성기관에 근무하면서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를 만나 1986년 결혼, 딸 혜경(18)양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11일 북한에 납치됐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에 대한 신원확인 결과를 일본 정부가 발표한 것과 관련,“자체적으로 사실 관계를 재확인한 뒤 북한에 거주 중인 요코다의 딸 김혜경(18)양과 남편에 대한 송환 여부 등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남씨의 경우 정부의 납북자 명단에 이미 포함돼 있으나, 혜경양의 경우 추가 등록 및 송환요구 대상이 되느냐의 여부가 관건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딸가진 윤정희” 외쳤더니…

    “딸가진 윤정희” 외쳤더니…

    『윤정희(尹靜姬)에게 일곱살짜리 딸이 있다-』고 외쳤다가 유치장 신세를 지고 있는 점잖은(?) 40대 신사가 있다. 한잔 얼근한 김에 발표본능이 발동한 소이였다면 유치장은 좀 과분한 처분일 것 같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찮은 한국의 「톱·스타」 윤정희고 보면 단순한 구설수로 그치지 않는다. 그 신사는 명예훼손, 업무방해 그리고 폭력행의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검찰에 입건 구속됐다. 통닭집 여러손님 앞에서 “윤정희는 처녀가 아니다” 사건은 7월27일, 일요일 저녁10시에 발생했다. 설화의 주인공은 이름을 대면 영화계서는 대개 알만한 D극장지배인 이상균(李相均·가명·46)씨. 연령으로나 직함으로나 체통을 알만한 위치다. 목격자의 얘기에 의하면 李씨는 이날저녁 10시께 3명의 남자와 2명의 여성을 동반하고 D극장앞 통닭집에 나타났다. 그 통닭집이 바로 윤정희가 경영하는 「姬의 집」. 마침 尹양의 어머니인 朴씨가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통닭 2마리와 맥주 2병을 청해놓은 이씨는 동반한 여성들에게 『윤정희는 처녀가 아니다. 7살짜리 딸이 있다더라』는 얘기를 했고 여성들은 재미있다는듯 이에 응수했다. 목격자의 한사람은 이씨가 그 이전에 종업원의 태도가 불친절하다고 불평을 했다는 것이고 「딸이 있다」는 발언은 다분히 주위사람들의 주목을 끌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는 것. 「카운터」의 윤양 어머니가 이 소리를 못들었을 까닭이 없다. 윤양의 어머니 박씨는 『창피해서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씨가 먼저 시비를 걸어왔다』『당신이 이 집 주인이냐』고. 「홀」 안에서 통닭을 뜯던 10여명의 손님들은 일제히 이 흥미만점의 「해프닝」에 고개를 들었고 이씨가 맥주「컵」으로 천장의 「샹델리아」를 깨뜨렸을땐 모두 문밖으로 도망을 쳤다. 『그 자리엔 일본(日本)사람도 있었어요. 얼마나 창피한 일예요. 적어도 윤정희는 한국의 「톱·스타」아녜요?』 박여사의 얘기. 박씨는 그자리에서 『지금 한 얘기 책임지겠느냐』고 따졌고 이씨는 『애까지 낳은 여자가 처녀행세로 인기를 끄느냐』고 덤벼들었다. 30분 가량의 소동끝에 경찰관이 달려왔고 그 날 저녁에 이씨는 중부서(中部署)에 연행, 28일자로 법원의 구속영장이 떨어졌다. 파출소서도 “딸있다” 외쳐 尹양 어머니가 고소(告訴) 제기 웃을수 만도 없는 것은 연행된 이씨가 파출소 창밖을 향해 『윤정희는 7살짜리 딸이 있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친 것(박여사의 말)이다. 한쪽은 극장의 연기자이지만 어떤 공적울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적으로는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 사원(私怨)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야!』를 외친 저 동화속의 노인처럼 발표본능이 작용한 것일까? 어쨌든 이씨는 8월4일 서울지검(地檢)에 송치 됐고 8월12일 현재까지 보름동안 구치소에 갇혀있다. 명예훼손, 업무방해 이외 「폭력행위 등-」의 혐의를 입고 있으니 어떤 처벌을 받을는지 아직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관심을 끄는건 이씨의 발언대로 윤정희에겐 7살짜리 딸이 있느냐는 점이다. 사실 윤정희에 관한 이런 류의 소문이 일찍부터 영화계 일부에 떠돌았다. 그리고 구속된 이씨가 윤양과 타협하기 위한 자료로 사람을 시켜 윤양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억울한 소문 밝히겠다고 호적사본을 증거로 제시 윤정희가 처녀가 아니고 과거가 있는 여인이란 소문은 사실 여부간에 그녀의 가장 아픈 상처가 되고 있다. 「데뷔」한지 2년이 못되면서부터 「톱·스타」의 자리를 어렵지 않게 정복한 그녀지만 그녀의 신선, 순결한 매력은 연기력 이상으로 「스타」의 좌(座) 구축에 힘이 되었다. 만일 윤정희에게 「과거있는 여인」이란 낙인이 찍혔다면 오늘의 위치는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다는 견해다. 그러나 윤정희의 이 「과거」문제는 이제까지 한번도 확인되거나 표면화하지 못한채 소문만으로 나돌았다. 『모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느니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헤어졌다』느니 분분했던 소문도 모두 근거가 없는 이상 사실무근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소문에 화제가 미칠때면 윤양은 항상 『너무 억울하다』고 펄쩍 뛰었다. 그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조차 무섭다는 표정. 윤양 뒤에서 그의 뒷바라지를 해온 박여사 역시 『그런건 우리를 못살게 사려는 악의찬 모략』이라고 일축해왔고. 한갓 오해일뿐이라고 역시 일소에 붙여질 이번 사건이 법적문제로 비약한건 오랫동안 참아왔던 「모략적인 소문」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보인다. 자신의 이름으로 고소를 제기한 윤양의 어머니 박소순(朴小順·43)씨는 딸의 순결을 보증하기위해 호적사본을 떼어 검찰에 제출했다. 그동안 떠돌던 기분나쁜 소문을 아예 이번 기회에 밝혀내겠다는 태도. 호적의 6살짜리 미현(美賢)은 尹양 많이닮은 막내동생 사실 호적이 한 여성의 과거를 증명하는데 반드시 정확한 증거가 될 수만은 없다. 결혼을 했더라도 법적수속을 밟지않았다면 그만이다. 그러나 윤정희의 과거를 입증할 다른 증거가 없는 한 호적사본 이상의 증거도 있을 수 없다. 본명이 손미자(孫美子)인 윤정희의 본적은 서울 종로(鍾路)구 삼청(三淸)동 62의15. 호적사본을 보면 윤양은 아버지 손창기(孫昌基·56)씨와 어머니 박소순(朴小順·42)씨의 6남매중 맏이. 광주(光州)시 임(林)동에서 출생하였고 66년8월에 아버지의 분가(分家)신고에 따라 일가족의 호적이 서울로 옮겨졌다. 「7세난 딸」이란 근거가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윤정희에게는 6살짜리 막내 여동생(미현(美賢))이 있다. 아닌게 아니라 윤양을 많이 닮았고 또 윤양의 끔찍한 사랑을 받고 있다. 윤양이 일본으로 「로케」 갔다가 돌아 왔을땐 제일 먼저 미현양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는게 목격자의 얘기. 그러나 윤양의 엄연한 동생인 미현양을 그녀의 딸이라고 주장한다면 망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 많은 영화계 사람들이 제멋대로 상상하는 망측스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말 한번 잘 못했다가 유치장으로 간 신사는 이를 테면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던것 같다. [ 선데이서울 69년 8/17 제2권 33호 통권 제47호 ]
  •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검찰의 현대차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새벽 귀국한 뒤 검찰 조사를 받을 준비를 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정 회장 등 총수일가의 소환이 이번 현대차 비리 수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檢 “수사 이제 뜸들일 일만 남았다” 검찰은 7일 현대차 수사를 ‘밥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했다. 지난달 압수수색 과정이 논에서 벼를 수확해온 과정이라면, 현재는 수확한 쌀을 가지고 밥을 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귀국해 검찰에 소환되면 ‘밥뜸’까지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순조로운 것은 현대차의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검찰은 글로비스 비자금 내부정보와 압수수색을 통해 이미 현대차 비자금에 대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비자금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식 차명 매집 과정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기업구조정전문회사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정 회장이 귀국하면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이르면 다음주 정 회장 부자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부자의 조사대상은 크게 2가지. 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 규모, 용처 등 비자금 관련 부분과 경영권 승계과정의 비리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그동안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단서를 바탕으로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라도 정 회장이 “부하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할 경우 정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최소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이를 경영권 승계과정에 사용했다는 혐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실무선만 처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비자금의 용처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자금이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한 수사는 김재록(46·구속)씨의 로비의혹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이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대차만 수사하고 있다는 표적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검찰은 이미 정·관계 인사 등 유력인사에게 현대차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 부자 동시 소환 가능성? 정 회장이 귀국했다고 해도 바로 소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행하던 수사를 마무리한 다음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자가 동시에 소환돼 처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두산 비자금 사건 수사 때 검찰은 박용성 전 회장 등 총수일가 7남매 가운데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보통 한 사건에 형제가 연루되면 모두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재벌 봐주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법원장이나 법무장관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벌을 강조해 왔다. 검찰 관계자도 “재벌이 연루됐다고 해도 사건은 다 다르다. 전례가 어떠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가장 합당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미스·바캉스 서병희(徐丙嬉)양 - 5분 데이트(45)

    미스·바캉스 서병희(徐丙嬉)양 - 5분 데이트(45)

    꼭 다문 입가에 늘 진지한 표정이 첩첩대문안 별당 아가씨의 그것처럼 범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가졌다. 아무말이나 섣부르게 걸었다가는 무표정한 그 얼굴을 가만히 돌려 버릴 것만같다. 떠들석한 이 서포리에서 이처럼 조용한 아가씨를 만난 것이 신기해서 찬찬히 뜯어보았다. 이 얌전하게 생긴 아가씨의 어느 구석에「바캉스」의「퀸」으로 뽑힐만한 분방함, 발랄함이 있을까하고. 쌍꺼풀 없이 얄팍한 눈두덩아래서 반짝이는 까만 눈. 그 까만 맑은 눈이 뛰고, 웃고, 또 새침하게 도사리는 표정만점의 요술장이었다. 『 학창시절의 마지막 여름을「비치」로 택한 것은 어린애처럼 천진할 수 있는 곳이 바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내년이면 전 어른이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연세대 음대 기악과 4년. 46년생. 키 1백60cm, 체중 45kg. 「피아노」가 전공이란다. 『취미는「피아노」말고 다른 것이랬으면 좋겠는데 불행하게도 음악감상이에요. 대가(大家)들의「피아노」연주 듣는 것이 정말 좋아요. 한 음악도로서 본다면 그것이 공부도 되고요』 그중에도 제일 듣기 좋아 하는 곡은『소녀의 기도』. 『작곡자가 같은 여자인데다가 소녀라면 한번쯤은 다 반해 버리는 그 곡을 여학교때 홀딱 반해서 들었어요. 음악감상이 취미가 된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언니, 오빠들이 모두 결혼했고 5남매중 막내. 아버지는 교육자 서원출(徐元出)씨. 몇해전에 작고하셨다. 「어린애 처럼 열심히 수영을 배워서 이번 수영강습회 겸 피서여행은 1백%의 투자였다고」. [ 선데이서울 69년 8/10 제2권 32호 통권 제46호 ]
  • [이주일의 어린이책] 삶을 돌아보게 하는 그림동화

    ■ 아이들 ‘사색의 키’가 쑤~욱 쑥 국내에도 적잖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의 인기 그림책 작가 존 무스.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을 각색한 ‘세가지 질문’ 등 사색의 여지가 많은 그림책으로 어른 독자들까지 매료시켜온 그의 새 책 2권이 나란히 선보였다. 그가 글과 그림을 도맡은 ‘달을 줄 걸 그랬어’(이현정 옮김, 달리 펴냄)와 담담해서 한결 더 돋보이는 그림 작업을 맡은 ‘잃어버린 진실 한조각’(더글러스 우드 글, 최지현 옮김, 보물창고 펴냄)이 그들이다. 이번에도 그림책에 대한 그만의 감식안이 여지없이 투영됐다. 어른들에게도 큼지막한 행간의 의미를 안겨주는 명상과 성찰의 글이자 초등생 독자들에겐 ‘사색의 키’를 훌쩍 키워줄 생각많은 그림책이다. ‘달을 줄 걸 그랬어’는 작가에게 올해 칼데콧 아너상을 안긴 화제작이다. 동양의 선(禪)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관심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이 됐다. 애디, 마이클, 칼 세 남매의 집 뒷마당으로 빨간 우산을 쓴 판다곰이 날아오면서 그림책은 운을 뗀다. 이웃집으로 이사온 이 판다곰의 이름은 한자어로 ‘평심’(平心). 아이들이 날마다 한 명씩 평심을 찾아가면, 평심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가 기다렸다는 듯 삶의 지혜 한 가지씩을 귀띔해 돌려보낸다. 세 남매에게 평심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옛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고요한 대화 속에 끼어드는 그 이야기들이 그대로 책의 고갱이가 됐다. 도둑에게 한 벌뿐인 옷을 선물하고도 모자라서 달을 따주고 싶었던 가난한 아저씨, 인생의 고비고비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농부, 작은 일에 노여워하지 않고 마음을 비울 줄 아는 수도승…. 평심이 들려주는 3편의 옛이야기들에 은근한 지혜의 향기가 스며 있다. 담담한 수채화와 잉크 스케치 덕분일까. 동양의 고전적 이야기 소재들이 고즈넉한 감상을 일깨워 명상의 즐거움까지 누리게 만드는 것은.9500원. 삶을 돌아보게 하는 넉넉한 시선은 ‘잃어버린 진실 한조각’에도 있다.“돌이 가르침을 주고 바람이 말이 되고, 강물이 거울이 되고 나무는 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되어주었던 옛날”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밤하늘에서 뚝 떨어져 두 조각이 나고만 진실. 조각난 진실 때문에 소란스러워진 세상을 경계하던 책은 한 소녀를 내세워 조용히 해법을 찾아나간다. 까마귀와 지혜로운 거북의 도움으로 깨진 진실조각을 맞추는 순간 세상은 다시 그 옛날처럼 평온해진다. 바람이 들려주는 음악에 모두들 귀기울이던 그 시절처럼…. 겸허함을 잃은 인간의 독선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존 무스 특유의 담백한 붓터치 사이사이로 듬뿍 녹아들었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미있는 우리나라 별자리 이야기 어렵사리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볼 일이 있을지라도 요즘 아이들이 떠올리게 될 단상이란 서양신화에 나오는 별자리 이야기쯤이 아닐까. 그런 아이들에게 이건 어떨까. 우리 조상들 사이에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동양의 별자리를 귀띔해주는 것.‘까막나라의 도둑개’(장수하늘소 글, 강미영 그림, 고래실 펴냄)는 그런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교양서이다. “우리에게도 별자리가 있었어?” 뜨악한 표정으로 책장을 펼칠 아이들에게 책은 우리만의 독자적 별자리가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을 살살 달래듯 일깨워준다. 예컨대 서양 별자리인 궁수자리의 여섯개 별로 이뤄진 남두육성. 북쪽 하늘의 북두칠성과 함께 인간의 생명과 운명을 관장한다고 여겨진 이 별을 옛사람은 ‘해치별’이라 불렀다. 서양의 별자리가 인간보다 힘세고 오만한 신들의 활동무대였던 반면, 동양의 별자리는 지상의 사람 사는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인간적’ 무대였음을 깨우치게 된다. 초등생.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기도 ‘김해숙 엄마’… 저기도 ‘김해숙 엄마’

    여기도 ‘김해숙 엄마’… 저기도 ‘김해숙 엄마’

    “여기도 김해숙, 저기도 김해숙?” TV 드라마를 즐겨보는 싱글족 윤지미(36)씨는 요즘 서로 다른 드라마에 겹치기로 출연하는 연기자들이 많아 헷갈린다. 부모 역할 등 조연은 겹치기 출연이 예전에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젊은 주인공들까지 서로 다른 드라마에 동시에 등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감칠맛 나는 ‘엄마’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해숙은 KBS 일일연속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 남매를 둔 엄마로 나온다. 또 KBS 월화드라마 ‘봄의 왈츠’에서는 여주인공의 엄마로, 김밥 장사를 하는 억척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다음달 1일 시작하는 KBS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딸 4명의 엄마도 역시나 그가 맡았다. 비슷하게 억척스러운 엄마 캐릭터들을 한 연기자가 맡았으니 시청자들은 헷갈릴 수밖에.KBS 관계자는 “엄마 연기를 잘 하는 중견 연기자가 그리 많지 않아 이들에 캐스팅이 몰린다.”면서 “연간 방송되는 드라마 수가 60편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겹치기 출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중견 연기자 현석도 MBC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아버지역과 SBS 주말극 ‘하늘이시여’의 아버지로 겹치기 출연 중이다. 할머니 역의 대명사인 나문희는 KBS 수목드라마 ‘굿바이 솔로’에 이어 KBS ‘소문난 칠공주’에도 등장한다. 이보희는 SBS ‘하늘이시여’와 KBS 주말드라마 ‘서울1945’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MBC 수목드라마 ‘궁’에 출연한 윤유선과 임예진도 각각 KBS ‘굿바이 솔로’와 MBC 월화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 출연, 서로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겹치기 출연은 최근 젊은 주인공들로 확산되고 있다.KBS ‘별난 여자’의 주인공 고주원은 KBS ‘소문난 칠공주’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새달부터 일주일 내내 TV에 등장하게 됐다.SBS ‘하늘이시여’의 주인공 중 하나인 이수경도 MBC 월요시트콤 ‘소울메이트’에도 주인공으로 출연 중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갈라진 계룡산 남매탑

    충남 공주 계룡산 ‘남매탑’이 균열과 풍화 등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해 8월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중간보고서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5층과 7층석탑 모두 탑을 형성하고 있는 돌에서 균열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탑 곳곳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 훼손상태가 심각했다. 조류와 지의류 등 이끼류는 탑 표면에 뿌리를 내려 돌 사이를 이격시키고 풍화작용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7층 석탑은 위쪽 탑신부가 기울어지고 일부 옥개석의 마모상태가 심한 실정이다.5층 석탑은 상층 노반이 부분적으로 파손됐다. 7층 석탑은 1944년 도굴범에 의해 무너지면서 기울어졌고 이로 인해 5층 석탑도 약간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61년 보수작업이 이뤄졌으나 검증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실시됐고 이후에도 관리소홀 등의 인위적 훼손도 많이 일어났다. 남매탑은 계룡산 중턱에 있는 고려중기의 석탑으로 ‘청량사지 5층·7층 석탑의 별칭’.5층 석탑은 남쪽에,7층 석탑은 북쪽에 나란히 세워져 있다. 지난 1998년 보물 1284호(5층)와 1285호(7층)로 지정됐다. 남매탑은 백제 멸망후 한 왕족이 계룡산에서 수도를 하다 호랑이 목에 걸린 가시를 빼내주자 이 호랑이가 상주에 사는 여인을 물어 데려왔으나 결혼하지 않고 의남매를 맺은 뒤 수도에만 전념했다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4월말 탑을 둘러싼 울타리를 크게 높이고 기울어진 탑을 제대로 세우는 등 보수작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책꽂이]

    ●파라오 이집트의 영광(델리아 펨버턴 지음, 김희상 옮김, 심산 펴냄) 카르나크와 룩소르의 대사원에서부터 투탕카멘의 무덤에 묻혀 있는 엄청난 보물에 이르기까지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떤 고대문명도 따라올 수 없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겼다. 이집트인들이 가장 중요하고 신성하게 여긴 도시는 테베. 고대 그리스인들은 테베 건축물들의 위용과 화려함에 감동한 나머지 “100개의 문을 가진 도시”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들은 보이오티아에 있는 자신들의 도시에 똑같이 테베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고대이집트 문명의 신비를 찾아 나선다.3만 8000원.●천로역정(존 버니언 지음, 김 창 옮김) 천국으로 가는 한 순례자의 고단한 여로를 장엄한 서사시처럼 그려낸 기독교의 고전. 간디는 존 버니언이 베드퍼드 감옥에서 지은 이 책을 “영어로 쓰인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 칭송했다.“나는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라는 크리스천의 탄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고뇌와 회심, 전도와 박해 그리고 마침내 최후의 승리로 이어지는 버니언 자신의 고달픈 생애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1만 6900원. ●지식의 증류(브루스 모런 지음, 최애리 옮김, 지호 펴냄) 16∼17세기 갈릴레오, 뉴턴 등에 의한 고전역학의 확립과 함께 자연상·세계상의 변혁을 몰고온 과학혁명. 이 과학혁명 이전, 천문학자는 점성술사였고 화학자는 연금술사였다. 사람들은 마법과 신비주의가 갑자기 과학과 합리주의로 바뀌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유럽지성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이에 반박한다. 연금술도 그 자체의 맥락 내에서 보면 논증적 과학의 테두리 안에 놓일 수 있다는 것. 미신 혹은 마술로 잘못 알려져 있는 연금술은 오히려 근대과학을 태동케 한 변화의 주인공이었다고 주장한다.1만 8000원.●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후쿠자와 유키치 지음, 허호 옮김, 이산 펴냄)‘문명개화’의 선구자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인간적 면모가 담겼다. 막부 말기와 메이지 시대로 이어지는 근대 일본의 격동기를 헤쳐 나가면서 자신의 뜻한 바를 이뤄나간 과정을 담담하게 회고한다. 후쿠자와는 자신이 글을 비교적 늦게(열서너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음에도 남들보다 빠르게 한문과 네덜란드어, 영어를 익힌 경험이 있어서인지 기본적인 예의범절과 예능교육 외엔 조기교육에 반대했다. 자신이 낳은 9남매에게도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랐지 공부하란 소리는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일본 만엔 권 지폐에 인쇄된 초상의 주인공이다.1만 9000원. ●미국법, 오해와 이해(이수형 지음, 나남출판 펴냄) 우리 언론에서 언젠가 “음반업체들이 존 도(John Doe)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법정 영어 용어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존 도’라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존 도’는 소송의 원고나 피고를 특정할 수 없을 때 편의상 사용하는 무의미한 이름으로 우리로 치면 동사무소 민원양식에서 흔히 보는 ‘홍길동’ 정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명불상의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제대로 된 번역이다. 국내 언론보도 등에서 잘못 번역되고 있는 미국법 관련 표현을 살폈다.2만원.●한비광, 김전일과 프로도를 만나다(조성면 지음, 일송미디어 펴냄) 장르문학에 대한 본격 평론집. 공포문학의 제왕 스티븐 킹과 현대인의 집단적 노이로제, 동아시아 최초의 베스트셀러인 ‘삼국지’ 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한다. 제목의 한비광은 무협만화 ‘열혈강호’의 주인공이며, 김전일과 프로도는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과 현대 장르판타지의 효시인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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