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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 앞둔 수해복구현장

    지난해 9월 태풍 ‘루사’가 할퀴고 지나간 피해현장은 아직도 상흔이 생생하다.장마철이 코앞에 닥쳤지만 수해복구 작업은 철근 등 자재와 일손,장비부족 등이 겹쳐 늦어지면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어 또한번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철근 등 원자재는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극심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고,무리하게 공기를 맞추기 위해 시공중에 설계를 변경하는 편법도 난무하고 있다.수해가 심했던 강원도 동해안지역과 전북 무주지역의 복구현장을 취재하고 수해복구의 문제점을 긴급점검한다. ■강릉 주문진 장덕마을 “코앞에 닥친 장마철을 어떻게 넘길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강릉 함(咸)씨 집성촌으로 지난해 태풍 ‘루사’때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되다시피한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장덕마을 주민들은 올 여름 장마 걱정에 벌써부터 가슴을 죄고 있다. 최근 100㎜ 안팎의 봄비로 임시교량이 사라지고 마을앞 제방과 도로가 패여나가는 등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이다. 논이 있던 곳에 새로운 집들이 들어서고,11채의 집들이 사라진 곳에마을앞 임시 도로가 생겨난 것 외에 마을은 지난 여름 수해 이후 별반 달라진 것없이 여전히 어수선하다. ●최근 100㎜ 봄비에 임시교량 유실 마을앞을 휘돌아 흐르는 신리천은 중장비를 투입해 물길만 잡아 놓았을 뿐 장마철을 앞두고 제대로 된 제방조차 아직 설치되지 않아 아슬아슬하다. 마을 주민들은 “복구공사를 제대로 하려면 제방을 만든 다음 도로 선형을 잡고 농경지 복구를 해야 하지만 일을 거꾸로 하는 바람에 올 장마철이 무엇보다 걱정스럽다.”고 울상이다. 하천 제방공사는 모래를 모아 둑을 만들고 있어 또다시 큰 비가 내리면 언제 쓸려나갈지 모를 일이다.공사 업자들은 “호안블록을 쌓고 물길 주변에는 돌망태를 놓으면 안전하다.”고 장담하지만 최근 내린 봄비로 벌써부터 제방 곳곳이 뭉텅뭉텅 떨어져 나가고 있어 주민들을 불안케 한다. 마을이장 최선덕(49)씨는 “어차피 늦어지는 공사인 만큼 모래를 쌓아 임시방편으로 제방을 쌓느니 친환경적으로 튼튼하게 쌓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모든 복구공사가 어설프게만 보이는주민들은 “제방이 무너져 내리고 지난해처럼 물난리를 겪으면 농사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제방이라도 제대로 놓아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마을 곳곳 작년 수마 상처 그대로 주민 함제천(72)씨는 “5000평의 논농사를 위해 못자리는 마련했지만 품삯과 비료값만 또 날리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워 아직 모내기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웃한 함흥호(67)씨도 “빗물에 쓸려보낸 과수원을 밭으로 이용하려 해도 아직 밭은 복구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농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마철을 앞두고 불안하기는 강원도내 수해지역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끊어진 도로는 하천변을 따라 임시로 닦아놓은 모랫길이 그대로이고 무너져 내린 교각 잔해는 여전히 방치돼 있어 물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글·사진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전북 무주군 11일 오후 전북 무주군 무주읍 남대천.지난해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가면서 엄청난 수해를 입었던 이곳에서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포클레인 등 중장비가 굉음을 내며 분주히 움직이고있었다. 집채만한 바윗돌을 쌓고 무너진 교량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남대천은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어느 정도 복구되고 있는 모습이다. 1800억원을 들여 756건의 수해복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무주군은 전북도내에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었던 지역.김세웅 군수를 비롯한 무주군 관계자들은 수해복구 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일일이 방문해 장마철 이전 복구완료를 독려하느라 눈코 뜰새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복구율 71%… 타지역보다 높아 특히 긴급공사로 추진되고 있는 수해복구사업이 부실공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군청 관계자들은 물론 감리단,시공회사가 빠듯한 공사기간 속에 견실시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군 전역에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 거의 없어 크고 작은 하천마다 부서진 수리시설과 도로를 복구하고 제방을 보수하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하지만 워낙 피해규모가 크다 보니 복구사업이 뜻대로 진척되지 않는다.전국적으로 사상 최대의 수해가 발생한 만큼 장비·인력·자재 등이 모두 부족해 원활한 복구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무주군의 수해복구사업 추진율은 756건 가운데 459건이 완료되는 등 71%에 머물고 있다.수해규모에 비교할 때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나 장마철 이전에 완공이 어려운 현장이 적지 않다.무풍면 철목교,안성면 장기교,무주읍 상곡교 등 교량 5곳은 공정률이 35%선이어서 장마철 이전 완공은 불가능한 상태다. ●철목교등 교량5곳 장마전 완공 힘들듯 시공회사들도 “철근,돌망태 등 관급자재 공급이 늦어져 공기를 채우기가 무척 어려운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세웅 군수는 “지난해 홍수가 나면서 하천부지를 개간한 농경지를 휩쓸고 가 ‘옛 하천 되찾기사업’과 ‘친환경적 자연하천조성’ 개념을 도입해 수해 상처 치유와 함께 지역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구축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내 수해복구사업은 2019건 가운데 1418건이 준공되는 등 평균 75%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601건은 공사중이고 이 가운데 9건은 6월말 이후 완공될 예정이다. 글·사진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복구사업 문제점 장마철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전국의 수해 현장 복구에 비상이 걸렸다.지난해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강원도와 호남,영남,충청권 등 현장 곳곳에서 장비·자재·인력 등이 모두 모자라 아우성이다. 특히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의 협상이 타결되기는 했지만 파업기간중 생산차질로 품귀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부터 무더기로 발주된 수해복구공사 현장은 철근 부족에 따른 공기 지연으로 우기 전에 완공이 어렵게 됐다. ●석공 일당 12만~20만원으로 뛰어 국내 철근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철강의 경우 11일 현재까지 정문이 봉쇄돼 관급물량 3만여t이 대기하고 있다.현재 주문량이 8만여t에 달해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져도 시중의 품귀사태는 당장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도 하루 4400여t씩 출하됐으나 지난 6일부터 중단돼 2만여t이 밀려 있다.한보철강의 철근시장 점유율은 12%. 철근 품귀현상은 강원도 지역도 마찬가지다.강원지방조달청 강릉출장소와 수해복구공사 시공사들은 이달 들어 2만 8000여t의 철근 배정을 요청했으나 납품이 안돼 발만 구르고 있다. 이처럼 철근 공급이 차질을 빚자 시공업체들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관급가격(t당 36만 8000원)보다 5만∼10만원씩 웃돈을 주고 민수용 철근을 구입하고 있으며,일부 현장에서는 수리시설 복구공사를 하면서 교량용 고강도 철근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장비와 인건비도 2배 이상 뛰었고 자재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포클레인의 경우 하루 24만원이던 사용료가 30만원으로 올랐다.돌을 쌓는 석공의 일당은 8만∼10만원이었으나 12만∼20만원을 줘도 구하기 힘들다. ●가설계후 발주해 부실공사 우려 또한 올 들어 유난히 자주 내린 봄비로 물이 불어 수해복구 현장마다 새로운 물길을 터야 하는가 하면 공사도 지연돼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또한 수해복구사업이 긴급공사로 추진되다 보니 가설계만 한 뒤 발주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추진하는 바람에 부실공사가 우려된다.이 때문에 시공업체들은 설계가 달라질 때마다 시공한 현장을 다시 뜯어고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수해복구공사 시공업체 관계자들은 “철근 공급이 늦어지고 장비·인력 부족으로 6월 말 완공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발주처는 공기내 완공을 독촉하기 보다 원활한 자재수급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원·당진 이정규 이천열기자 jeong@
  • 책/ 할아버지,연어를 따라오면 한국입니다-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DMZ’

    “(비무장지대)DMZ로 가는 기차나 버스는 없다.DMZ는 어디일까.어떤 이는 서울 북쪽에 있다고 했다.어떤 이는 그곳이 높은 산이라고 했다.넓은 들판이라고 했다….그곳은 막연히 남한의 북쪽 끝에 있었다.” 가깝고도 먼 땅,멀고도 가까운 땅 DMZ가 한권의 책 속에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강원일보 논설위원인 함광복씨가 DMZ 연구에 매달려온 20여년의 소사(小史)를 담은 책이다. 오매불망 북의 고향을 그려온 실향민이라면 울컥 울음부터 치솟고 말 제목,‘할아버지,연어를 따라오면 한국입니다’(이스트워드 펴냄). 지은이가 “스크래치 기법으로 그린 듯한 커다랗고 멋진 그림”에 비유한 책 갈피속 DMZ는 우선 서럽도록 목가적이다.그가 언젠가 만난 실향민 할아버지의 기억을 빌리자면,그곳은 지난날 금강산행 전기열차가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들녘을 지나곤 했었다.왼쪽으로 신계천.패천,오른쪽으로 명파천.북천을 거느린 남강이 있었다.믿을 수도,믿지 않을 수도 없는 이야기도 있다.장수하늘소와 연어가 지천으로 널렸고,오래되고 아름다운 성 ‘고미성’(古美城)이야기는 DMZ의 서슬 속에 전설로 갇혔다. 20여년을 부지런히 다리품 팔아가며 챙긴 기록 속의 DMZ는 종국엔 늘 엄연하고 냉혹한 현실이 되어 마침표가 찍힌다.“낙엽이 떨어지는 바스락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흙탕물이 흘러온다면 가까운 상류에서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속수무책으로 잊혀지는 자잘한 이야깃감이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도 한다.강원도 양구가 고향이었던 화가 박수근의 일화.1950년 금성교회 신자였다가 공산당에 쫓겨 남행길에 오른 박수근이 김화 남대천 DMZ에 그림단지를 묻은 후일담은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다. 앞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외에 책은 모두 6개 장으로 짜여졌다.때로는 다큐멘터리같고,또 때로는 애상짙은 기행문이다.그러나 행간행간에는 생생한 ‘현장 육성’의 울림이 가시지 않는다.젊음의 한 허리를 비무장지대 언저리에 미련없이 묻은 지은이의 열정 덕분일까. 1979년 강원도 양구군 해안분지에서 일어난 민통선 토지분쟁 사건을 계기로 함씨는 DMZ와 민통선 문제를 화두로 붙들고 살았다.1988년 한국민속사대관에 방대한 분량의 ‘민간인 통제구역’항목을 기술하는 중책을 맡은 것도 그 열매였다.주변 자연생태계에도 관심이 많아 DMZ 관련 학술 심포지엄에 단골로 참석해온 건 물론이다.한국 DMZ 생물종다양성보전협회 등을 앞장서 만든 것도 그다. 에필로그에 이르면 마음약한 독자는 참았던 눈물이 솟구칠지도 모른다.“고미성도,연어도,장수하늘소 이야기도 다 허풍이었다.”며 지은이는 그 모두를 DMZ의 전설로 돌리고 만다.세상사람들이 그곳을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고민없이 이름붙이는 것도 영 마뜩찮다.어렵고 조심스럽게 DMZ를 연구해온 그의 관점에는 “벌판 가득 지뢰가 민들레 꽃씨처럼 뿌려진,전쟁생태계의 전시장”이기 때문이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
  • [굄돌] 治山治水 의미

    추석에 고향 강릉에 다녀왔다.수해 직후 눈앞에 펼쳐진 처참한 현실에서 다소 벗어나 급한 대로 삶의 터전들이 복구되고 있는 터라 조금은 여유를 갖고 이곳저곳 다녀볼 수 있었다.시내는 그런대로 옛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외곽 마을들은 여전히 참담했다. 예부터 강릉사람들 사이에 ‘생거지 모학산,사거지 성산’이라는 말이 있다.살아서 살기에 모산과 학산만한 곳이 없고 죽어서 살기에 성산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살아서도 죽어서도 최고의 거처로 치는 이른바 명당인 셈인데,풍광이 수려한 것은 물론 땅기운이 안온해 인간이 깃들어 살기에 최적인 이터들은 모두 대관령의 아랫녘에 자리잡고 있던 평화로운 마을들이었다.그런데 이번 수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마을들이 모두 이 근방에 속해 있다.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이번 수해가 인재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먼저,새로 직선도로를 뚫으면서 대관령의 기맥을 함부로 망가뜨려 놓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산이 분노한 것이다.산은 물을 품고 기르는 존재다.강릉 남대천도 대관령과 삽당령에서 발원한다.산의 맥이 함부로 끊긴다는 것은 수맥이 교란된다는 것이고 타고난 성질 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물줄기가 외부적인 요인으로 교란되거나 끊길 때 물의 분노 역시 예견되는 것이다.이번 수재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지역들은 강제로 물을 가두어 두었던 저수지의 제방이 터지거나 원래 물줄기가 흘러가는 곳을 인위적으로 막아 농경지를 만든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가까운 양양이나 삼척에서 오신 친지들과 나누게 된 얘기들은 어쩌면 섬뜩한 것이었다.논의 반 이상이 토사에 묻혀 흔적없이 사라진 일을 겪은 이분의 말씀인즉,한바탕 난리를 겪고 비 그친 다음날 보니 떡하니 새로운 물줄기가 생겼더란다.그런데 곰곰 따져보니 새로 생긴 물줄기는 아주 옛날 마을을 흐르던 원래의 하천 자리였다고 한다. 치산치수(治山治水)라 함은 산과 물을 그 자연스러운 생김대로 섬겨야 한다는 것이지 산과 물을 인간의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은 아닌 것이다. 김선우 시인
  • “차례 어디서 지내나요”/강릉 수해 무허가옥 주민들 깊은 ‘추석 시름’

    “추석 명절이 이렇게 서럽기는 평생 처음입니다.조상님 뵐 낯도 없습니다.” 강릉 지역에서 최악의 수해를 입은 장현동 마을 주민들은 추석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깊은 시름에 빠져 한숨만 내쉬고 있다. 특히 정부의 특별재해지역 선정에도 불구하고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없는 10여가구 30여명의 세입자들과 무허가 가옥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4일 밤부터 임시 거주를 위해 현장에 설치된 두 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18개는 모두 집주인 가족들에게만 배분됐다. 컨테이너 박스에도 몸을 의지하지 못한 채 가족끼리 뿔뿔이 흩어지거나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돼 버린 세입자와 무허가 가옥 주민들은 “어떻게 조상님을 뵙겠느냐.”며 마른 눈물을 삼켰다.컨테이너 박스에서 겨우 밤 추위와 새벽 이슬을 피하고 있는 주민 50여명도 서럽기는 마찬가지다. 세들어 살던 집과 세간살이 등이 물에 떠내려가 승합차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주민 김일수(53)씨는 “집주인은 복구 비용과 추석 특별위로금등을 지원받지만 세입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침수 지원금 몇 푼뿐”이라면서 “같이 피해를 당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수도 없어 차 속에서 물 한 컵 떠 놓고 차례를 지낼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6명의 가족이친척과 친구집 등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이순남(60·여)씨는 “세입자라고 컨테이너 박스조차 배정해 주지 않아 차례상을 차릴 곳도 없다.”며 “수해도 서러운데 명절은 더 서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무허가 집이 떠내려간 주민 박모(58)씨는 “시청에서 피해 조사를 할 때 등기서류가 없어 남들처럼 피해신고서를 접수하지 못했다.”면서 “당장 차례상 준비도 걱정이지만 정부가 복구 비용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하소연했다. 칠순 노부모 등 6명의 가족과 함께 컨테이너 박스 생활을 하고 있는 김대희(39)씨는 “차례상에 올릴 쌀과 과일은커녕 먹을 반찬도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구호품으로 지급받은 헌옷을 아이들 추석빔으로 줄 생각”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침수된 집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와 컨테이너 박스에서 지내고 있는 박선자(80·여)씨는 “마음이라도 편하면 가진 게 없어도 밥 한 그릇 올려놓고 남편 차례상을 차릴 텐데 이번엔 그것도 힘들 것 같다.”며 먼 산만 바라봤다. 인근 중앙시장의 침수로 생선 좌판까지 물에 잠긴 주민 김금이(69·여)씨는 남대천변 임시 천막에 겨우 좌판을 마련했지만 생선도 없고 찾는 손님도 뜸해 울상을 짓고 있다. 김씨는 “조상님께 죄스럽지만 이번 추석에 차례상은 꿈도 못꾼다.”면서 “밀린 자릿세라도 빨리 마련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강릉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태풍속 마을 지킨 예방행정

    전북 무주군이 태풍 ‘루사’의 직접영향권에 들었으면서도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무주읍을 관통하는 남대천 제방을 튼튼히 쌓은 예방행정덕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군은 2000년 8월 폭우로 남대천 둑이 유실되는 수해를 입자 똑같은 피해가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해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20억원을 들여 남대천 양안 6.4㎞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5∼6m이던 둑 높이를 7∼8m로 높이고 너비도 4∼5m에서 10∼12m로 대폭 강화,갑작스러운 수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했다.특히 남대천을 전북지역 최초의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둑 안쪽을 광산에서 나오는 큰 돌들을 맞물려 쌓았다. 그 덕택에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가면서 500㎜가 넘는 폭우를 뿌렸으나 남대천 제방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남대천 물이 7m 이상 차올랐지만 직경 1∼2m짜리 돌로 쌓은 제방은 끄떡하지 않았다. 만약 둑 높이를 올리지 않았거나 기존 제방을 적당히 응급복구만 했더라면 이번 폭우에 둑이 넘치면서 무너져내려 무주읍 3200가구 1만여 주민들은엄청난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는 게 무주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동해바다 오물·분뇨 비상

    청정 동해바다가 하루 수십만톤씩 쏟아지는 생활오수와 분뇨로 크게 오염되고 있다. 태풍 ‘루사’때 내린 폭우로 강원도 강릉시와 삼척시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고 차집관로가 끊기거나 매몰돼 하수정화 기능을 완전 상실했기 때문이다. 9일 강릉시 등에 따르면 하수처리장 침수이후 강릉시(8만여t)와 삼척시(2만 2000여t)에서는 하루 10만 2000여t의 생활하수가 각각 남대천과 오십천을 통해 그대로 동해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침수된 하수종말처리장은 지하에 설치된 전기,펌프시설이 모두 못쓰게 됐고,하수 정화를 위해 필수적인 미생물이 모두 죽거나 떠내려가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적어도 3∼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미생물 배양 기간이 최소한 1개월이상이기 때문이다. 강릉시 한곳의 복구에만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소요돼,당장 필요한 도로와 교량,가옥 복구 등에 치중하다 보면 하수처리장을 위한 예산 확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기간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더구나 강릉시 하수종말처리장은 분뇨처리장까지 겸해 평소 하루 350t씩 처리하던 분뇨 처리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릉시는 급한대로 당분간 재래식 화장실에 한해 3분의 1씩만 수거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주문진에서 시운전중인 하수종말처리장을 이용해 하루 92.4∼200t까지 분뇨를 처리할 계획이지만 종말처리장 복구가 늦어지면 넘쳐나는 분뇨가 그대로 동해바다로 유입될 처지다. 다급해지면 한달 처리비용이 10억원이상 소요되는 사설 폐기물운반선을 이용해 먼 바다에 해양투기하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지만,운반선의 용량이 990t으로 한달 3회 처리하는 수준에 그쳐 대안이 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삼척시 분뇨처리장은 침수 후 긴급 복구돼 8일 가동에 들어갔다.강릉과 삼척시 주민들은 “벌써부터 하천과 인접한 바다에서 악취가 나는 등 오염이 극심해 지고 있다.”면서 “깨끗한 바다를 관광자원으로 삼아 살아가는 지역인 만큼 하수처리시설 복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수해 당한뒤 복구대책 마련 허둥지둥 “재해방지 常時체제로”

    정부가 ‘방재사전심의제’와 ‘자연재해보험제’ 등 수해방지 대책을 확정한 가운데 방재 전문가들은 “국가가 재해 피해액을 지원하는 단발성·선심성 복구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재해위험지역 주민들이 재해보험에 가입하는 등 사회적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5일 강원도 강릉 현지에서 대한매일과 가진 ‘방재대책’ 좌담회에서 “정확한 기준이 없는 특별재해지역 선정과 국가의 무상지원은 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도시계획 추진 때 ‘방재’ 개념을 반드시 포함하고 민·관 공동의 방재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방재연구소 심재현(沈在鉉·42) 박사는 “우리나라의 방재대책은 개량·복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방재 전문가와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재해 복구비를 곧바로 쓸 수 있는 경상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논란이 일고 있는 특별재해지역 선정과 관련,“국가 차원의 무리한 전액 보상지원책은 비현실적인 만큼 민·관이 함께 책임지는 사회구조가 정착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전 대통령비서실 수해방지대책기획단장 조원철(趙元喆·54·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재해지역을 선별할 수 있는 지표(Index)를 개발해서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에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눈에 보이는 도로·항만 등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하천 제방 등 잘 드러나지 않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분야도 평상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朴昌根·42) 교수는 “도시를 개발하면서 강릉 남대천은 하폭이 줄었고,속초는 옛날 실개천을 복개해서 도로 밑에 하수구를 만들었는데 이 시설이 홍수를 견딜 수 있게끔 설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강릉에 하루 동안 쏟아진 870.5㎜는 최대발생가능 강수량(PNP·Probable Maximum Precipitation)을 초과하는 것”이라면서 “기존 하천의 구조물·교량·도로 등을 새로운 PNP 기준으로 안전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 관련,정치권은 특별재해지역 선정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사실상특별재해지역의 전면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이는 다분히 연말 대선과 피해지역 주민들의 항의를 의식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5일 논평을 통해 “주먹구구식 실태파악으로 이재민들을 두번 울려선 안된다.”면서 “소외지역이 없도록 특별재해지역 지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고위 당정회의를 갖고 지정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특별재해지역 선포’에 관한 법령이 의결·공포됨에 따라 중앙합동조사단의 피해조사가 끝나는 오는 11일 이후 재해대책위원회를 열어 ‘특별재해지역’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부는 또 재해 복구를 위해 총 9470억원을 집행키로 했다.아울러 이와는 별도로 사망·실종자 1000만원,주택침수 600만원,주택 전체 파손 300만원,장기 구호가구 명절위로금 80만원을 수재의연금에서 추석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강릉 구혜영 윤창수기자 koohy@
  • 태풍 ‘루사’강타/ ‘최악수재’ 강릉 르포, “마실물도 없어” 또 水難

    폭격을 당한 듯 도시 곳곳이 잘려 나가고 거리마다 흙탕물에 젖은 가재도구들로 넘쳐나는 강원도 강릉시에서 2일부터 본격 복구작업이 시작됐다.낮 기온이 34℃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와 도로마다 뿌옇게 날리는 황토 먼지 속에 1만여명의 장병과 시민들이 나서 재기의 구슬땀을 흘렸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하지만 우선 도심에 쌓인 흙과 못쓰게 된 물건들을 치우는 청소부터 서둘렀다.양수기를 동원한 강릉시 최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의 지하 물빼기 작업도 하루종일 이뤄졌다. 시민 변성구(35·상업·성남동)씨는 “삶의 의욕을 잃고 막막했는데 군 장병들이 도와줘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중앙동 복구작업에 나선 화랑부대 지호경(35) 대위는 “시민들이 손도 못대고 있는 청소작업부터 돕고 있다.”면서 “당장 필요한 마실 물 등의 도움이 아직은 절실한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물 공급을 위해 군부대 물차까지 동원됐지만 워낙 물이 부족한 현실이어서 시민들의 고통은 더하다.시민 최장수(崔長洙·64)씨는 “물난리 속에 먹을 물도 없다.”면서 “당장 필요한 생수 등을 좀 더 많이 공급해 주기를 애타게 기다린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자 흙탕물에 범벅이 된 옷가지와 장판 등을 씻기 위해 남대천변에 늘어서 빨래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강동면 임곡리와 장작골,옥계면,왕산면 대리2리 마을 등 고립된 마을에 대한 생필품 지원도 이어졌다.도로 유실로 차량 접근이 어려워진 마을마다 헬기 8대가 쌀과 생수,라면,양초,빵,우유,생필품세트,모포 등을 수송하는 작전도 하루종일 계속됐다. 그러나 피해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운정동 등 시 외곽지역에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태풍 ‘루사’강타/ 수마 할퀸 강릉 르포 - 진흙의 도시… 넋잃은 주민

    도심의 모래톱 속에 휴지조각처럼 뒹구는 차량들, 밤새 마을을 몸땅 삼켜버리고 흉측한 몰골로 남은 저수지…. 하루 밤낮 꼬박 쏟아진 870.5㎜의 폭우로 강원도 강릉시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동해바다를 낀 아름다운 휴양도시 전체가 역겨운 냄새와 함께 온통 붉은 진흙탕 속에 갇혀 버린 것이다. 1일 새벽부터 비가 그치고 도심을 덮었던 흙탕물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지만 대관령 쪽에서 가까운 명주동 지역은 무릎까지 빠지는 모래와 진흙뻘이 도로와 집안 곳곳을 덮고 있어 걸어 다니기조차 힘든 형편이다.전기와 전화도 끊기고 수돗물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오봉댐 붕괴 소식에 가족들과 함께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왔다는 최돈민(85)씨는 “67년 전 병자년 포락(浦落)때 많은 사람들이 죽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처럼 많이 내린 비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시내 초입인 홍제동에는 중형 승용차들까지 폭우에 휩쓸려 가로수에 처박혔고 소형차량은 아예 흙에 묻혀 지붕만 간신히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다. 가슴까지 물이 찼던 강릉시내 중심가인 오거리∼강릉여고 거리에는 전날밤 폭우로 시동이 꺼진 승용차 10여대가 도로 한가운데 흙을 뒤집어 쓴 채 버려져 있어 긴박했던 당시의 정황을 말해줬다.동해상사∼포남시장 네거리에는 떠내려 온 오토바이와 승용차들이 뒤엉켜 처참한 몰골을 드러냈다. 남대천 주변 둔치도 수마가 할퀴고 지나가면서 두터운 콘크리트 포장이 종잇장처럼 뜯겨지고 여기저기 10여대의 차량만이 모래 속에 조형물처럼 거꾸로 처박혀 있을 뿐 둔치에 세워 두었던 나머지 차량 수십대는 물살에 모두 떠내려 갔는지 흔적조차 없다.노암동과 성남동을 잇는 남대천 잠수교도 뿌리째 뽑혀 떠내려온 나무들로 거대한 나무성벽을 방불케 했다. 시내 곳곳이 흙속에 묻히고 외곽지역으로 통하는 길들이 대부분 씻겨 나가거나 산사태로 막혀 흙을 걷어내는 중장비와 간간이 오가는 차량들만 있을뿐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한다.택시 등 대중교통마저 원활하게 운행되지 않자 시민들은 갯벌 같은 도로 위를 휘적거리며 걸어 다니는 형편이다.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일대는 노점을 하던 과일가게를 비롯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한 상인들이 운영하던 상점들이 모두 침수돼 안타까움을 더해준다.어물전이었던 중앙시장 지하는 이날까지도 내내 물속에 잠겨 상인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시장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던 이음전(53·여)씨는 “가게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근근이 삶을 꾸려가고 있는데 밤새 과일과 터전이 모두 쓸려가는 바람에 희망이 사라졌다.”며 울음을 떠뜨렸다. 경포호와 바다를 끼고 있는 경포동 일대는 이날도 물이 빠지지 않아 주민들을 답답하게 했다.주민 조영민(21·운정동)씨는 “경포천이 범람하고 마을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지켜보며 왜 이곳의 옛지명이 배다리(船橋)였는지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저수지 붕괴로 20여채 한마을이 몽땅 사라진 장현동 주민들은 아예 말문을 열지 못했다.유일하게 형체가 남아 있는 강원보건환경연구원 동부지소 건물과 작년에 지었다는 단독 주택 1채만 흙속에 묻힌 채 반쯤 모습을 드러내,이곳이 마을이었음을 알려줬다. 마을은 모래에 뒤덮여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고 그 자리에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시멘트 구조물,상류에서 떠내려 온 나무뿌리와 쓰레기 등만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마을에서 6년째 혼자 살아왔다는 이재우(86) 할머니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황서근(73)씨도 “옷가지 하나 못건지고 몸만 겨우 빠져 나왔다.”면서 “문전옥답을 모두 모래흙에 묻었는데 당장 추석차례도 못 지내게 됐다.”며 울먹였다. 고향의 물난리 소식을 듣고 외지에서 어렵사리 달려온 친인척들도 다리가 끊어지고 하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더이상 접근하지 못한 채 멀리서 사라진 고향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하룻밤새 마을을 삼킨 장현저수지는 주민들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황토빛 뻘흙을 드러낸 채 흙탕물만 연신 토해내고 있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축제속으로/ 무주 반딧불이 축제-울릉 오징어 축제

    무더위와 폭우로 인한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내고 재충전할 수 있는 지역 축제가 눈길을 끈다.환경친화적인 도시 전북 무주에서는 아련한 동심을 일깨울 ‘반딧불이 축제’가 다채롭게 선보이고 신비의 섬 울릉도에서는 주산물인 오징어를 주제로 축제가 마련돼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반딧불이 유혹 추억 만들기 ‘생명존중의 땅 무주에서 아련한 동심을 되살리고 새로운 추억도 만드세요.’ 올해로 여섯 돌을 맞는 ‘무주 반딧불 축제’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전북 무주군 무주읍 남대천과 예체문화관 일원에서 열려 관광객을 유혹한다. ‘자연주의가 좋다,반딧불이와 함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축제는 하늘·땅·물·사랑·자연 등 5개 테마로 구성돼 공연과 체험,모험 등 70여가지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다른 지역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이벤트로 축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첫날 ‘하늘의 날’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 방류와 반딧불이 자연학교 입교식,반딧불 되살리기 촛불 시가행진 등이 이어지며 화려한 개막을 알린다.둘째날 ‘땅의 날’에는 반디컵 전국 어린이축구대회 예선전과 전국 환경종합예술대전,반딧불 가요제,고운 노래 발표회가 열려 흥을 돋운다. 셋째날 ‘물의 날’에는 환경마라톤,동요제,테크노댄스 경연대회 등이,넷째날 ‘사랑의 날’에는 민속경연대회를 비롯해 전통상품 품평회,친환경농업세미나,장기자랑,서울팝스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줄지어 열린다. 마지막날 ‘자연의 날’에는 어린이 축구대회 결승전과 창작뮤지컬 공연,국립국악원 공연,무주 전통공예 한국대전 시상식 및 폐막 축하공연 순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특히 ‘자연과 전통과의 만남’을 주제로 ‘무주전통공예한국대전’이 올해 처음 개최돼 관심을 끈다. 깨끗한 물과 울창한 산림에서 묻어나는 전통수공예품,전통식품 등이 풍성하게 선보인다. 생태문화도시 무주의 전통상품을 전국에 알려 지역 주민들의 실질 소득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또 행사기간동안 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지역에는 매일 저녁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반딧불이 신비탐험’이라는 체험코스와 관광객 홈스테이도 운영한다. 반딧불이 자연학교 탐방과 생태 체험관,민속놀이 체험동산,추억의 민속장터,환경생태 사진전,환경 종합예술대전 등 다채로운 행사도 곁들여진다. 특히 팔도 농특산물 특판전이 될 추억의 민속장터에서는 토속주 무료시음회를 비롯해 맛자랑 먹을거리,가훈 써주기 등이 마련돼 관광객의 입과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무주 반딧불축제는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축제로 높이평가되고 있다.”면서 “가족과 연인,친구와 함께 하면 여름밤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딧불 축제는 친환경적,교육적 축제로 평가받아 지난 98년 제2회때부터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지정,운영돼 왔다. 무주 임송학기자 shlim@ ■울릉 오징어 축제/ 오징어 밤배 타면 ‘나도 어부' “신비의 섬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잡아보고 관광도 즐기세요.”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울릉도 오징어 축제’가 오는 22일부터 4일간 경북울릉군 울릉읍 저동항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참여하는 축제,다시찾는 울릉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육지의 관광객 등 참가자를 위한 다양하고 색다른 체험·문화 행사가 줄지어 선보인다.울릉도의 특산물인 오징어를 소재로 한 먹을거리·볼거리·즐길거리가 관광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넘실대는 푸른 파도와 풋풋한 바다 냄새,갈매기들의 합창은 이번 축제에서 무한 제공하는 ‘보너스’다. 오징어 축제는 22일 오후 4시30분 주무대인 저동항 일원에서 사물놀이와 풍어·풍년을 기원하는 제례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개막된다. 우리의 전통 가락에 몸을 실어 더덩실 어깨춤을 절로 자아낼 신바람 국악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창작극인 ‘어민천하지대본’이란 주제의 해학적인 마당극이 흥을 돋우게 된다. 또 저동항 방파제에서는 오징어 모형의 연날리기대회와 폭죽놀이 등이 준비돼 재미를 더한다. 둘째날인 23일엔 체험 행사가 풍성하다.오징어 할복경연,축꿰기,탱기치기(바로 펴는 작업),낚시묶기,퀴즈대회 등이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에콰도르 민속공연단의 전통 공연과 함께 금사향씨 등 원로가수10명이 무대에 올라 흘러간 노래를 선사,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셋째날인 24일에는 떼배경주, 계선줄던지기와 더불어 울릉도 호박엿 늘리기와 오징어 요리경연 및 무료 시식회가 잇따라 개최돼 미식가를 매료시킨다. 특히 22·23일 이틀동안에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오징어배 체험 승선과 조업현장 무료 견학 기회가 주어진다. 밤 9시에 출어하는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조업현장까지 나가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서 오징어를 직접 잡아 보는 경험은 이색 ‘추억만들기’에 그만이다. 배멀미를 하거나 소형어선인 오징어배 타기가 두려운 참가자들은 대신 유람선을 이용해 오징어잡이 광경과 밤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날인 25일에는 단축마라톤대회(5㎞,10㎞,하프)와 바다낚시대회 등이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참가자들을 위해서는 인기연예인 초청 축제 한마당과 특산품 상설판매장,울릉도·독도 사진전,먹을거리 야시장 등이 행사기간 내내 마련된다. 행사장 인근에는 울릉도가 자랑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성인봉을 비롯해 도동항 좌·우안(岸)산책로,행남·대하 등대,내수전 전망대 등이 있어 울릉도의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울릉도 김상화기자 shkim@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2)

    “지낼만 하다 안 하다 그런 구분을 버렸습니다.그저 내마지막 정처(定處)이려니 하는 거지요.한 십 년이 돼 가나요.처음엔 묵정밭에 흑염소를 치며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이젠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었다하는 게 옳겠지요.그동안 내 대화상대라는 것이 강물이거나 그 물결이거나 그아래 조약돌이거나 그 사이 물고기들이었으니….” 나도 이곳에서 강물과 대화하던 시절이 있었다.어둑어둑산줄기와 물줄기를 덮어먹는 어둠이 밀려드는 저녁이면 나는 강으로 내려갔다.그곳에서 어린 나는 밤새 내 곁을 스치며 흘러가는 강물을,몇날 며칠 강물에 씻겨도 사라지지않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을,그리고 쿨럭쿨럭 마른기침에 몸을 뒤척이며 깨어나는 강의 새벽을,그것들에 홀로 사무쳐밤을 새워 울어야 하는 소쩍이의 서러움 따위를 생각했다. 매일 저녁 강에 나가 새롭게 흘러온 강물을 만났다.나는그 저녁 무렵을 좋아했다.저 강 양편의 산줄기 밑자락으로거뭇거뭇 이내가 밀려들고, 강 수면으로 하루살이가 발버둥을 치고,물고기가 뛰어오르는 시간.나는 그 시간이면늘어딘 가로 떠나고 싶어 강에 나가 종이배를 띄우고는 했다. 어떤 날은 내 고무신까지 띄워 보냈기에 어머니가 미탄 장에 가서 사온 신발을 내 발에 억지로 꿰어맞출 때까지나는 맨발이었다.그 무렵 나는 눈치챘다.이내가 곧 어둠이되어 강을 덮어먹는 먹장구름처럼 밀려들 때면 이 강의 저녁을 견디는 일이란 참으로 고단한 짓이라는 것을. 그 날,그러니까 어머니 곁에서 아예 사라지겠다고 처음으로 훌쩍강을 등지던 시간도 저녁쯤이었다. “나는 이 집에서 태어났고,어머니는 이 개자리집이 마지막 거처였습니다.” 술잔을 들다 우뚝 멈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는 개자리집에서 젊은 시절부터 강을 오르내리는뗏꾼들을 상대로 주막을 열었다. 뗏목은 아우라지를 지나조양강을 거쳐 밤이나 낮이나 떠내려왔다. 뗏꾼들은 험한황새여울을 지나가기 위해 무당소에 이르면 강변에 뗏목을 댔고, 개자리주막으로 올라와 술을 청했다.좋은 시절이었다. 강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마루 밑의 개도 낮술에취해 어슬렁거리다 잠들었다 했을 정도로 흥청거렸다. 뗏목의 끝물이었다. 궁궐떼는 물론이고 서까래떼도 보기어려웠던 뗏목 막바지였다.하루종일 지켜봐야 겨우 부동떼나 화목떼 서너 바닥 내려가면 그만이었다. 그동안 나귀에봇짐을 싣고 부지런히 강마을을 찾아 강을 오르내리던 한남정네가 그 어름에 이 짓도 마지막이라며 개자리주막을스쳐갔다. 칠족령을 넘어 상류의 강마을 찾아간다는 그 남정네는 이튿날 믿지 못할 강바람 같은 기약 하나를 떨구고갔다.이번에는 기어코 이 강의 최상류 오대산 우통수까지다녀오겠다고 했다.그리고 한세월 개자리에서 등 붙이고살겠다고 했다.하지만,아무리 먼 길이라 해도 한 달포면우통수를 돌았을 터이고,또 한 달이면 강을 되짚어 내려왔을 시간이 흘렀건만 코끝도 보이지 않았다.남정네는 징용끌려가 감감무소식인 남정네들만큼이나 돌아올 줄 몰랐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2년이 지났다.강에는 날마다 남정네의 소식을 묻는 물푸레나무 나뭇잎배가 띄워졌다. 3년으로 접어들던 어느 보름달 밝은 밤이었다.마루 밑 누렁이가 달을 베어 물고 컹컹 짖어댔다.한 사내가 절퉁절퉁몸을 심하게 기우뚱거리며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루에 털푸석 주저앉은 사내가 다짜고짜 청했던 물 한 대접을 들이붓고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문지방을 넘었다.사내야 그 남정네가 맞건만 그 좋던 풍채는 다 어디에 떼어먹히고,머리는 쑥대머리요,걸친 것이라곤 어느 집 똥수세미요,다리 한짝은 뒤틀린 싸릿가지 모양으로 배배 꼬였다. 반딧불에 글을 읽어도 좋았을 눈빛이었건만 꾸물꾸물 진물이 배어나는눈자위엔 쉬파리만 닝닝대며 꼬여들었다. 이 강의 시원이우통수가 아닌 검용소란 말이여? 밤낮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렸다.정성이 지극했음인지,남정네는 일년을 반 토막낸그 여름에 훠이훠이 강을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회복했다.그런 그가 가을 무청을 엮어 뒤꼍 바람벽에 주렁주렁 시래기를 매달아놓고는 또 길을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향 청풍에 다녀오겠다는 남정네의 말은 아직 색깔 하나변하지 않았던 무청처럼 시퍼렇게 당찬 것이 믿을 만했다. 내 맘에는 그래도 느이 아부지가 첨부텀 끝까정 애오라지내 남정네였다야.니는 느이 아부지를 그래 빼다박았으면서두 성정은 으째 그리두 다른지….어머니의 이야기는 늘 그사람을 내 아버지로 오금박아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 남정네와의 언약을 무당소 깊은 강 밑에 갈무리해두었다.하지만 그뿐이었다.강바람을 타고 오르내린 소식몇 점이 무당소를 회오리쳐대다가는 떠내려갔을 뿐이다. 한 뗏꾼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당소 앞에서 굿을 하던무당이 굿판에 도취되어 스스로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사라져버렸다는 무당소.어머니는 밤을 낮 삼아 무당소 기슭에 넋을 놓고 주질러앉았고,속절없이 흘러가는 강물만 하염없었다.강물은 어머니의 돌팔매질로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한바탕 회오리바람 같은 푸념이 지나가고 나면 어머니는 뗏목아라리를 부르며 강을 쓰다듬었고 자신을 위로했다. 눈물로 사귄 정은 오래도록 가지만, 금전으로 사귄 정은잠시 잠깐이라네.우리 맺은 언약이 강물에 흘러갔나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맞은 국화라.나를 보세요,함께 갑시다. 그믐 초승달이 뜨도록 놀다 가세요.무당소 황새여울에 떼를 띄워놓았네.무당소 개자리집아 술상 차려 놓게나. 내가 흥얼거리던 뗏목아라리를 따라 부르던 그의 눈빛이먹먹해져 있다. “충주댐 아랫마을에 살았던 때가 있었지요. 저녁이면 버릇처럼 충주호에 낚싯대를 담갔습니다.간혹 낚시를 따라온어머니가 이 아라리를 불렀지요.아버지가 부르던 소리라며.호수에 수장된 어머니와 나의 고향이 낚싯바늘을 물어줄리도 없었건만,우리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흘러간 뗏목아라리를 부르곤 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나는 끔찍한 선물을받았습니다.” 그의 낚싯대에 걸려 올라온 것은 뱀장어였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강에는 뱀장어가 많이 살았다. 하지만 고향남태평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충주호에 갇힌 뱀장어는 사람 팔뚝만큼이나 살이 뒤룩뒤룩 올라 있었다. 그 날, 그는낚싯대를 꺾어버렸다.그 뒤부터 밤이면 지붕 위 허공 어디에선가 강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선 살찐 뱀장어가 뒤척였다. 강에서 살던 뱀장어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무려 3,000㎞나 떨어진,자신이 태어났던 태평양 먼바다로 헤엄쳐 가야한다.뱀장어는 자신의 알이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않도록 하기 위해서 칠흑의 어두운 그믐날에 마지막 사랑을 나누고 최후를 맞이한다.다시 태어난 뱀장어 치어 댓닢뱀장어는 바다 물결에 실려 한반도까지 오며 실뱀장어로바뀌어 봄이면 서해와 남해로 흘러드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이것이 뱀장어가 가고 싶은 길이다.하지만 이땅의 강은 이미 뱀장어의 강이 아니다.하구둑이나 수중보가 가로막고 길을 터주지 않는 것이다. 나는 빈 주전자를 들어 그에게 흔들어 보인다. 술잔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던 그가 빈 주전자에 옥수수 막걸리를 가득 채워 들어온다. 오래도록 말없이 천장을바라보던 그가 입을 연다. “이 강물에 어머니를 잃고, 나는 정처 없는 떠돌이가 되었지요. 길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길을 잃는 일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길을 잃을 때 길의 본질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백척간두의 순간에머무르고자 했습니다.잃어버린 길을 잇기 위해 동강으로들어왔다고 하면 그대의 궁금증이 조금 풀릴는지요.” 그에게 나는 묻고 싶었다.그 낭떠러지의 허공이 가난하게떠난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여백이 되는지를,그 여백은 정처를 정하면 충만해지는지를.하지만 나는 말로 만들어내지못한다. “내 어린 시절의 강에는 뱀장어보다 열목어(熱目魚)가많았습니다.” 눈에 열이 많아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더 찬 상류로상류로 올라가야만 하는 물고기.어린 내 친구들은 그 물고기를 엿메기라 불렀다.우리는 싸리나무 낚싯대로 고등어만한 열목어를 낚아 올리고는 했다.그 엿메기를 잡는 날은최고의 낚시꾼이 되었다.개울 한가운데 바위 위에 앉아 열목어를 낚아채다 보면 낭창낭창한 싸리나무 낚싯대가 부러지기도 했고,물고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물 속으로 풍덩빠지기도 했다.그래서 물고기를 잡다가 열목어도 잡지 못하고 물에 빠지면 엿메기를 잡았냐며 놀려대기도 했다. 어린 내가 어찌 열목어의 열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살다보면 세상에는 열을 올려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그래서 저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는 것을 어찌알았겠는가. 나는 이 강의 개자리집에 돌아와서야 내 눈에식혀야 할 열이 참으로 많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대의 바짓가랑이에 휩쓸려온 바람에는 저 먼 북태평양 베링해의 냄새가 묻어 있습니다.연어를 만나기 위해 남대천에 가본 적이 있는지요. 10월의 남대천에는 베링해를떠나온 연어가 산란절식(産卵節食)으로 상류로 거슬러 오릅니다. 섬세한 지도를 그릴 줄 아는 그들은 자신이 태어난 강의 냄새를 떠올리고,밤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가늠해낸답니다.그대는 무엇을 나침반 삼아 이곳까지 왔는지,그대는 어느 시절 어느 세월을 휘돌아 여기까지 거슬러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어쩌면 내 대답을 듣기 위해 청한 물음이 아닐 수 있다.나는 길을 나서기 전, 나침반으로동서남북을 가늠해보고 지도를 펼쳐 길의 처음과 끝을 짚어보며 준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어디서 휘어져 산모롱이를 돌아나가고 어디서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건너야 하는지를 살피지 못했다.길에 서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낯선 길에서 깃들 곳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힘겨운가를,얼마나 서러운가를…. 한강 하류에 사는 동안 나는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근을해 저녁이나 밤이면 집으로 돌아왔으며, 일요일이면 밀린빚을 청산하듯 하루종일 잠을 잤으며, 우리 가족은 살강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대로 지낼 만한 사이였다. 그도시에서의 20여 년은 그렇게 짜지도 맵지도 않은 적당한즐거움과 적당한 상실감으로 흘려보낸 시간들이었다.그 시간이 얼마나 밍밍한 시간,아니 세월이었는지를 나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곳 개자리로부터 나는 철저히 도망치려했으며 깨끗이 잊고 싶어했다. 아내의 부탁을 나는 기꺼이받아들였다. 아내가 딸 나나의 교육을 위해 불현듯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베링해의 물결은 지금이 아니라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아내는 5년 전 캐나다로 떠난 처형네를 찾아갈 것이다. 처형네 세탁소에서 한 3년 다림질을 하다 보면 이 땅에서의 기억은 다 증발될 것이다.아내는 나의 옛날을 다 증발시키고 싶어한다.나나를 위해 내일만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잊고 살 수는 없는거야? 아내는 나의 정처를 모른다. 아내는 지금 나에게 연락할 수 없다.이곳은 핸드폰 불통지역이다. “어딜 가나 적응하려 애쓰는 건 정신보다 몸이 먼저지요. 하지만 상처를 만나 먼저 시름에 겨워하는 것은 정신이 아닐는지요.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강물처럼 소리소문 없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더군요.” 어머니는 나이 마흔을 넘겨서야 얻은 자식 때문이었는지멍울은 조금씩 가시는 듯했다.뗏목이 사라지고,남정네가사라진 강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산자락 비탈밭을 일구기시작했다.이 일대 밭은 모두 어머니가 화전으로 일구어냈다.밤이면 산비탈에선 파란 도깨비불이 일었다.큰물이 지는 여름이면 무당소에서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밤새 꾸르릉꾸르릉 이무기 우는 소리가 강을 흔들어댔다. 한낮에도 산그늘이 지는 무당소 뼝대에서는 뻐꾸기가 무섭다며 뻐버꾸뻐꾹 울어댔다. 뻐꾸기가 우는 여름이면 어머니는 말했다. 세월처럼 무서븐 게 없다드니 참말이네. 내가 중학교 진학을 위해 이곳을 떠나면서부터 어머니는허물어지기 시작했다.밭은 하나둘 묵정밭으로 변해갔고,개자리집에는 머리 풀어헤친 귀신이 산다는 소문으로 흉흉했다.아랫마을 사람들도 발길을 끊었다.밤이면 승냥이처럼울어대는 어머니의 곡성이 강을 타고 내려가 아랫마을을하얗게 흔들어 깨우곤 했다.나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더먼 곳으로 떠났고, 어머니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무당소로걸어 들어갔다. “강이 꽝꽝 얼었어요. 누치도 잡고, 보고 싶다던 무당소밑바닥도 실컷 봐요.…,먼저 나갑니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밤새워 술 마신 티가묻어 있지 않다.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다시 이불 속으로묻는다.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아내는 내가 돌아가지않아도 나나의 손을 잡고 예정된 시간에 공항으로 나갈 것이다.나는 이불 속에서 머리를 흔들어본다.머릿속은 끊임없이 윙윙 울리고 있다.겨울 하늘 높이 날아올라 팽팽하게당겨진 연줄이 우는 소리 같다. 어젯밤 그는 말했다.밤새 강이 얼 것이며,날이 새면 누치를 잡으러 가자고.요즘도 1월이면 무당소는 물론이고 1㎞상류까지 얼어붙는다고 했다.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누치는 100마리쯤이 한꺼번에 떼를 지어 몰려올 때도 있다.지난 겨울엔 강바닥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누치떼가 올라왔다.겨울이 되면 찬물에 산란하기 위해 상류로올라오는 것이다.얼음썰매를 타고 누치를 찾아 강을 오르내리며 이마에 땀이 배어날 시간이 흘러갈 즘이면 강바닥을 뒤집는 누치떼를 만날 수 있다.도끼와 작살을 움켜쥐고얼음 위를 질주하며 누치떼를 쫓다보면 놈들은 숨을 헐떡이며 꼼짝도 못하고 강바닥에 엎드려 있다.누치는 얼음장아래 찬물에서 쫌만 움직여도 곧바로 뼈 가운데로 얼음이생겨 오래 달릴 수가 없어요.누치가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서 있을 때 도끼로 얼음을 깨고, 작살로 단방에 찔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또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그렇다,북진나루.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젖힌다.그는 마당에 없다.저 아래 무당소에서 움직이는 그가 조약돌처럼 작게 보인다. 개자리에 앉은 내 몸도 이제는 보호색을 띠어 강변의 자갈밭을 닮아있지 않던가요.그의 말처럼 그는 개자리에 앉아 조약돌을 닮아가고 있다. 나는 어젯밤 그가 고향 이야기를 할 때,그도 어쩌면 슬픔하나를 갈무리해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어머니를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충주댐이막히면서 청풍의 절반쯤은 물에 잠겼지요.하지만 남한강뱃길이 있던 시절엔 제천의 중심이었습니다.서울에서 올라온 돛단배들은 소금에 절인 바닷물고기며 온갖 물건들을그득그득 싣고 북진나루로 들어왔지요.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봇짐장수였던 우리 아버지는 서울 물건들을 사서 나귀에 싣고 남한강 강마을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그 강물에아버지를 빼앗겨버린 우리 어머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기며칠 전에야 말했지요. 동강에 한번 가보자.느 아부지 여즉 거서 잘 살고 있는지? 강은 정말 꽝꽝 얼어붙었다.그는 누치를 찾아 상류로 더올라갔는지 보이지 않는다.군데군데 얼음구멍을 낸 흔적이보인다. 얼음은 유리처럼 맑아 무당소의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물고기의 비늘이 얼핏 물 밖의 햇살을 받아내며 반짝 물살을 뒤집는다.그 물고기는 어머니의 하얀 버선을 닮았다.그토록 보고싶었던 무당소의 강바닥.하지만 어제의 그 강물은 이미 떠나고,얼음장 밑으로는 오늘 지금의강물이 흐르고 있다. 나는 거울처럼 맑은 강물 위에 내 얼굴을 댔다.어머니의유품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나를 쫓아온 댓돌만한 거울이그랬듯 얼음거울 역시 나를 다 비추지 못한다.하지만 나는알고 있다. 아무리 비춰 보아도 내 안에는 내가 없다는 것을.어린 시절의 내 강물은 이미 다 빠져나가고,내 몸은 메말라 있다는 것을. 나는 몸을 뒤집어 무당소에 눕는다.하늘은 눈이 시리도록푸르다.그곳에서 깨알같던 점 하나가 점점 커지며 검은 불덩이로 변해 무당소로 떨어지고 있었다.내 이마를 향해 내리꽂히고 있다.내 몸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간다.곤두박질치던 그것은 무당소 바위벼랑에 다다른 순간,다시 파랗게 얼어붙은 하늘로 솟구친다.교미 중인 검독수리 한 쌍이다.어머니는 무당소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던 그 해 겨울,내게 말했다.언제 청풍 북진나루에 가보거라.느이 아부지 거서 여적 잘 살고 있는지? 나는 비틀걸음으로 상류로 오른다.
  • 김세웅무주군수 기자회견 폭로 “”지역언론사서 광고 압력””

    전북도의 한 군수가 관내 건설공사와 관련,17일 언론사로부터 광고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세웅(金世雄·49) 무주군수는 이날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내 언론사들이 마치 무주 남대천 수해복구개량사업에 특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해나와 무주군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내가 언론사의 광고 청탁을 거절한 것에 대한 보복성 보도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도내 모 일간지 관계자가 올해 초 남대천 수해복구공사에 참여한 6개 업체에게 각 1,000만원의 광고를 내도록 압력을 넣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했었다”며“이후 부군수에게 같은 요구를 해와 거절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김군수는 이어 명예 회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에 앞서 이날 언론중재위를 통해 정정보도를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내 모 언론사가 이달 초부터 120억원이 투입된 남대천 수해복구사업 수주 및 공사과정에서 공법변경 및 관계 공무원의 뇌물 향응 수수 의혹 등 업체와의결탁 의혹을 잇따라 제기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반딧불축제·지평선축제 문화부가 민속축제 지정

    전북 무주 ‘반딧불축제’와 김제 ‘지평선축제’가 2002년도 문화관광부가 지정하는 민속축제로 선정됐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문화부가 선정한 전국 17개 지정축제 가운데 도내에서는 환경보존과 청정지역의 장점을강조한 무주 ‘반딧불 축제’와 전통의 농경문화를 주 테마로 한 김제 ‘지평선 축제’가 선정됐다. 무주 반딧불 축제는 매년 8월 무주군 무주읍 남대천 일대에서 반딧불이 신비탐험,반딧불이 생태체험관 운영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 있다. 또 지평선축제는 매년 9월 김제 들녘의 지평선을 주요 테마로 벽골제사와 쌀음식 솜씨자랑,쌀음식 시식회,농촌체험코스,황금벌판 우마차 여행 등 각종 행사를벌이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축제에 대해서는 각 축제당 5,000만∼7,000만원의 국비가 지원되며 외래 관광객의 유치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게 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 향긋 향긋 송이 ‘가을’ 캘까

    ‘송이맛을 보지 않고 가을을 논하지 말라’ 했던가. 짙푸른 가을하늘 동해안 일대 깊은 숲속에 들어가 소나무아래를 파헤치면 송이를 만날 수 있다.부드러운 맛과 약효,독특한 모양새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송이는 향이 제일이다.동의보감의 허준이 “소나무 기운을 품고 자라 독이 없으며 맛이 달고 향이 짙어 버섯 가운데 최고”라고 상찬했다지않은가. 우리나라 송이는 수분 함량이 87.5%로 일본 송이의 92%에한참 못미쳐 그만큼 담백하고 향이 짙으며 살이 단단하고 두툼해 상품가치를 높게 친다.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고 비타민B와 항암효소도 풍부해 항암과 성인병 효과도 빼어나다. 인공재배가 아직도 어려운 데다 상온에서의 장기보관도 힘들어 값이 들쭉날쭉하고 공급량이 넉넉치 않으면 턱없이 값이 높게 쳐진다.채취량이 늘어나는 이달 말쯤에는 1등품 1㎏이 10만∼20만원에 팔린다.1㎏이면 버섯 20개 정도가 올라간다.최하품인 4등품과는 서너배 정도 차이가 난다.길이 8㎝이상,갓이 피지 않고 굵기가 균일한 것을 상품으로 친다. [양양]전국 생산량의80%가 거래되는 강원도 양양군 일대와남대천 둔치에선 새달 6∼10일 축제가 벌어진다.문화관광부선정 25개 지방축제 가운데 하나로 5회째를 맞는다.생산지에서 자연 그대로의 송이를 직접 채취할 수 있으며 송이 돌이만들기,송이풍년 기원 농악놀이,송이요리 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송이회,송이소금구이,송이손칼국수,송이불고기 등 요리를 즐기는 것도 좋다. 송이채취 현장체험은 1인당 2만원을 받고 채취한 송이를 전날 낙찰가격보다 10% 싸게 구입할 수 있다.(033)670-2239[봉화] 21일부터 25일까지 봉화체육공원 등에서 펼쳐진다.일본인들에게 특히 유명한 봉화 송이와 함께 이 고장의 소문난 고찰,청량산의 황단풍,한과로 유명한 닭실마을,안동쪽의 온혜온천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관광객이 직접 독특한 송이요리를 만들고 시식하는 송이요리경진대회.송이를 직접 캐보는 현장체험행사인 ‘천년의 향기,송이와의 만남’ 등이 열린다. 일본에서도 매년 가을 후쿠오카와 예천공항을 연결하는 전세기 항로가 열릴 정도로 봉화 송이의 명성은 일본에서도 높다.서울 청량리역과 봉화를 오가는 전국특산물열차도 운행할 계획이다. 1인당 1∼2개로 채취가 제한되는 송이는 전날 낙찰가격으로 가져올 수 있다.(054)679-6394 국토문화연구회에서는 청량사,닭실마을,청암정,송이장터를 돌아보는 23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02)2266-0220[울진] 10월6∼8일 사흘동안 북면 덕구온천 광장에서 ‘울진송이축제 2001’을 연다.송이품평회.송이요리경연대회.시식회.송이모형만들기대회 등을 하며,송이 채취체험 행사도 있다. 8일 울진군 청소년수련관에서는 금강송으로 유명한 소광리소나무숲 보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054)785-6312임병선기자 bsnim@
  • [바다를 살리자] (2)난개발에 신음하는 갯벌

    ‘개발’의 이름으로 바다의 허파이자 생태계의 보고인갯벌이 사라지고 있다.또 마구잡이 모래 채취등으로 어장이 황폐화되고 바다 밑이 사막화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물고기 아파트’인 인공어초를 집어넣으면서 한편에서는 바다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서로 상반되는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남에서는 87년부터 98년까지 모두 198.7㎢의 갯벌이 사라졌다.충남 갯벌 면적 502.9㎢의 39.5%가사라져 버린 것이다.같은 기간에 훼손된 산림면적 35.4㎢의 5.6배를 넘고 있다. 이 기간에 경기도는 22.1%,전남은 11.4%의 갯벌이 줄었고 전북은 갯벌이 무려 48.1%나 사라졌다.전남은 농경지 22만㏊ 가운데 간척지가 11.5%인 2만5,365㏊에 이른다. 갯벌매립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시화호. 94년 안산시 대부동 방아머리에서 시흥시 오이도를 잇는 12.7㎞의 방조제를 쌓아 만든 이 인공호수로 96년 수질오염이 악화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피해가 심각해지자 지난 2월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화호와 관련 있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은저마다 개발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난개발’의 바람은 수그러들 줄을 모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시화 간석지 북측 317만평에 1,000개 이상의 첨단기업이 들어서는 벤처밸리로 개발할 계획이다.산업자원부도 이곳에 디지털 산업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농림부는 시화 남쪽 간석지 3,600㏊를 농경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가 수도권 벤처기업인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67%가 벤처단지로 부적당하다고 답변했다. 경남 마산시는 91년부터 진전면 수정만 6만9,000평을 매립,택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토취장 확보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공사기간을 3차례나 연기했지만 현재 공정은 36%. 마산만살리기 시민연합 공동대표 양운진(梁運眞·52)교수는 “마산만 수질이 오염됐다며 매립하는 것은 냄새난다고쓰레기통을 치우는 것과 같다”며 “진해만에서 많은 바다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마산만이 완충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대 생물학과 권영택(權榮澤·51)교수는 “무분별한갯벌매립은 해안선의 단순화를 가져오고,수질을 악화시킨다”며 “갯벌이 줄어들면 육지에서 유입된 각종 유기물질을 정화시키는 기능이 약화된다”고 강조했다. 바다모래 채취도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가운데 하나. 전남 신안군 팔금면 당고리 희아도 해안선에서 2∼4㎞ 떨어진 4곳의 바다에서 모래채취가 한창이다. 전용선과 운반선 등 10여척이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가쁜 숨을 몰아 쉬고 400t급 동아호와 유진호 등 전용선박 4척의 선상에는 바다속에 박아놓은 검은색 호스에서 모래와물이 꾸륵꾸륵 밀려 나왔다. 쉴 사이 없이 모래가 밀려나오고 물과 불순물은 밑으로 내려오면서 자동으로 걸러졌다.새하얀 모래더미가 산을 이루자 운반선이 다가와 옮겨 실은 뒤 목포항으로 출발했다. 당고리 고산마을 주민들은 “마을 앞 바다에서 모래를 퍼낸 지 15년도 넘었을 것”이라며 “수심이 깊어지면서 김발 지줏대마저 세우지 못해 양식을아예 포기했다”고 불평했다. 몇 년 전부터 모래채취 방식이 포크레인 대신 대형 호스를 이용한 기계식 펌핑으로 바뀌면서 채취량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났다고 한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의 ‘바다모래 지키기 특별위원회’ 신대운(申大云) 위원장은 한마디로 “모래 채취로 바다속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래 펌핑으로 갯벌층 부유물질과 고기 산란집이파괴돼 어패류의 삶터가 송두리째 날아가고 있다”며 “신안 임자·대광면 해안선 인근에서 바다모래 뿐 아니라 규사 채취권까지 허가해 해안선이 붕괴되고 한때 전국 새우의 40∼60%가 잡혔던 새우잡이가 거의 끊기는 등 적잖은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신안과 진도군은 모래채취 허가 20건을 내주고 군수입으로 20억원을 챙겼다.이때문에 올해도 10건에 바다모래 190여만㎥를 채취토록 허가해 줬다. 전남도내 서해안에서 바다모래를 채취토록한 규모는 98년진도군 180만㎥,신안군 101만㎥,99년 진도 271만㎥, 신안183만㎥,2000년 진도 368만㎥,신안 243만㎥이다. 해양수산부도 부산 신항만을 건설하면서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해역에서 4,000만t의 바다모래를 채취할 계획이다. 모래채취 예정해역은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300만평에 달하며 이 일대는 고등어와 전갱이 등 회유성 어족이 서식하고,연근해 어족의 산란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에서는 해마다 500만∼700만㎥의 바다모래 채취허가가 나가고 있으며 올해도 보령,태안,당진 등 모두 23곳에760만㎥의 허가가 나갔다. 특히 최근에는 개발행위가 생태계의 보고인 사구(砂丘·모래언덕)까지 마구 파헤쳐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위해 건설하는 해안관광도로 노선이 공사중에 조정되고 국내 최대의 태안군 신두리 사구가 개발제한을 이유로 토지소유주들이 반대, 천연기념물 지정에 애를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푸른 동해에서 연어들이 떼지어 올라오는 국내 최대 ‘연어 모천(母川)’인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에도 대형 중장비의 소음과 채취장에서 흘러나오는 시뻘건 흙탕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벌어지는남대천의 골재채취 현장에서는 더 이상 환경을 찾아 볼 수 없다.양양군은 지난해에 18만5,000㎥의 골재를 채취했고 올해도 연말까지 11만7,000㎥를 채취한다.올들어 지금까지 반출된 골재만도 1만4,000t에 이른다. 남대천 바닥의 자갈과 모래가 파헤쳐지고 수변환경이 망가지자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은 “수질과 수온등 환경에 민감한 연어가 더이상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골재채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도 “연어축제까지 열겠다며 보호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편에서는 돈을 벌어보겠다고 남대천을 망치는 양양군의 행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여론에 대해 양양군은 “지난달말 일단 채취공사를 중단하고 하상정비와 쌓아 놓은 골재만을 운반해 내고있다”며 “타당성을 면밀히 검사한뒤 공사 진행 여부를결정하겠다”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전국팀] 강석진 이정규 조승진 김학준 이천열 조한종 남기창 이기철[경제팀] 김성수 [사진팀] 왕상관 이호정기자■해양수산부 후원.■전문가 제언 “해안선을 보존하자”. 우리나라 해안선의 총길이는 1만1,542㎞로 국토면적에 비해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70년대 이래 용지와 용수확보의 용이성 때문에 연안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대규모 매립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육지 해안선의 26.2%인 1,623㎞가 방조제,호안 등의 인공해안으로 조성되고,국가 및 지방산업단지의 44.4%인 84개 지구가 연안에 위치하게 되었으며,발전소의 49.4%인 40개가 연안에 들어섰다. 그 결과 갯벌 생태계의 생산력과 오염 정화기능이 크게저하되고 연안 수산자원이 급격하게 감소되고 있다.또한연안해역의 수질이 악화되고 부영양화가 심각해져 적조가매년 대규모로 발생,연안어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럼에도 연안의 보전,이용,개발에 대한 종합계획이 없어이용자 중심의 개발이 진행돼 연안의 이용과 보전 질서가저해되고 있으며,연안 경관지역은 대부분 음식점,숙박시설이 난립되어 천혜의 경관을 해치고 있다. 연안에서 생산가치가 가장 높은 하천과 강의 하구는 대부분 하구언이나 댐이 건설되어 생태계를 변질시키고 중요한 생물자원인 연어나 뱀장어의 회유를 막고 있다.이러한 연안의 난개발에 대하여 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 의제21’은 연안에 대한 환경적으로 건전한 개발을 연안국에 촉구하게 되었고,우리나라는 각종 난개발을 규제하기 위한 연안관리법과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99년 제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화호 건설이 실패로 돌아간 교훈이 있음에도 식량안보를 내세워 여의도의 40배가 넘는 새만금지역 해안매립을 강행하고 있고 국내 최대의 해안사구로 경관이 뛰어난 안면도 일대의 모래언덕을 꽃박람회 장소의 진입로 건설을 위해 파헤치고 있으며,향후 10년간 71.9㎢에 이르는대규모 해안이 산업단지 건설,농업용지 확보,주택건설 등의 목적으로 매립될 예정이다. 정부는 해안과 육지 연안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연안통합관리법을 제정한 이상 조속히 시행하여 관련부서와 지방자치단체,이익단체들의 개별적인 연안 난개발을 막고,미래를위해 연안을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보존할 수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서해환경연구센터 소장
  • 강릉 남대천 보 일부철거

    강원도 강릉시는 시내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남대천의수질오염을 부추기는 일부 콘크리트 보(洑)를 철거키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강릉시에 따르면 농업용수 공급 등의 목적으로 남대천에 세웠던 7개의 보 가운데 하평보와 포남보가 본래 기능을 상실,물 흐름만을 막아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보를 관리하는 농업기반공사와 협의,이달월초에 67년 만든 길이 171m,높이 1.5m,폭 1.2m의 하평보와포남보 일부를 하천바닥과 같도록 걷어내 물흐름을 원활하게 하기로 했다.시는 또 장기적으로 기능을 잃은 콘크리트 보를 전면 철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무주로 반딧불 보러가자

    오는 25∼29일 전북 무주군 무주읍과 남대천 일대에서 열리는 반딧불축제 기간에 반딧불이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있는 기차여행과 이동 박물관이 운영된다. 철도청은 이 기간 매일 오전 8시10분 서울과 부산을 각각출발, 충북 영동역에 도착하면 미리 준비된 셔틀버스로 구천동 계곡과 남대천 일원에서 반딧불이의 현란한 불춤을구경하고 되돌아 가는 기차여행 코스를 마련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무주읍 문화예술회관에 선사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유물과 조선시대 대표적 풍속화가인 단원 김홍도,혜원 신윤복의 작품과 민화,판화 등의복제본을 전시하는 ‘찾아가는 박물관’을 개설한다. 군도 이 기간 반딧불이 자연학교 운영과 반딧골 세시풍속,다슬기 방류,반딧불 사랑 자전거 달리기,환경글짓기대회,곤충자원 보전 심포지엄,환경농업 세미나 등 반딧불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무주 임송학기자
  • 표류 북한병사 송환키로

    국방부는 지난 4일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용량리 남대천수로에서 떠내려오다가 구조된 북한군 제5군단 25사단 72연대 소속의 전방정찰 분대장 리승훈(28) 하사를 북한에 송환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리 하사는 남대천 상류에서 어망으로 고기를 잡던중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온 단순표류로 확인됐으며,북한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조속한 시일내 송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주석기자 joo@
  • 건교부 12개 댐건설후보지 선정

    댐 후보지로 선정된 12곳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의 후보지 30곳 중 저수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수몰지역과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이라는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후보지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최종 후보지는 9월 이후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한강수계에서는 당초 8곳이 후보지로검토됐으나 임진강 유역의 차탄천·남대천·포천천과 북한강 유역의 가평댐 등은 용수 부족으로 배제됐다. 낙동강 수계에서는 13곳이 검토됐으나 우선 후보지로 7곳이 선정됐다.위천·금호강 유역에서는 화북댐이,감천유역에서는 감천댐이 단독으로 검토된 끝에 뽑혔다. 동해안 지역의 경우 용수공급량이 많은 송사댐과 수몰면적이 적은 상옥댐이 대신댐보다 우선시됐다. 금강수계에서는 지천·신풍·마곡천·금산댐 등 4곳이 검토됐는데 마곡천·신풍댐은 수몰규모에 비해 용수공급량이적고 금산댐은 인삼재배지의 상당부분이 수몰돼 후보지에서 제외됐다.섬진강과 영산강 수계에선평림·적성·제2수어·오례·죽산댐 등 5곳에 대한 실사결과 평림댐은 해당지자체의 강력한 요구로 우선 후보지에 선정됐고 적성댐은수몰면적에 비해 용수량이 풍부해 후보지로 꼽혔다. 건교부가 우선 후보지로 선정한12곳 가운데 지자체의 협조로 댐 건설이 확실시되는 곳은한탄강·화북·평림댐 등 3곳에 불과하다. 상옥·송리원·송사댐 등 3곳은 환경단체와 해당 지자체,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워낙 강해 후보지 확정에 난항이 예상된다.송사댐의 경우 용수량 1억1,900만t 규모로 댐이 건설될 경우 성류굴을 포함한 불영계곡의 수몰이 불가피하다. 전광삼기자 hisam@
  • 단오맞이 행사 풍성

    오는 25일(음력 5월5일) 단오를 전후해 단오맞이 전통행사가 22∼27일 서울 강릉 등지에서 풍성하게 펼쳐진다. 단오는 1년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수릿날’‘중오절(重五節)’‘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불린다. 우리 단오축제의 양대산맥인 ‘강릉단오제’와 경북 경산의 ‘자인단오-한장군놀이’등 중요무형문화재 단오행사가문화재청 후원으로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창포에 머리 감기,수리떡 빚어 재앙 쫓기,단오 부적 찍기,단오 부채 나눠 더위 쫓기 등 단오 민속놀이 행사와 전시를 한다. 주요 단오행사 일정은 다음과 같다. ▲민속박물관 단오행사 22일 오전 10시(전시는 7월9일까지) ▲강릉단오제 23∼27일 강원 강릉 남대천 단오장 ▲예천통명농요 23일 오전 11시 경북 예천 예천읍 통명리 예천통명농요 전수교육관 ▲봉산탈춤 24일 오후 6시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한장군놀이 24∼25일 경북 경산 자인면 일원및 계정숲 ▲영산재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 봉원동봉원사 ▲강릉 농악 25∼26일 강원 강릉 남대천 단오장. 김주혁기자 jh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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