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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대기업만 챙기지 않겠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대기업만 챙기지 않겠다”

    “스타트업·소상공인 말 듣고 길 찾을 것”기업 규제엔 “왜 나왔는지부터 살펴야”무조건 반대보단 대화 통한 해법 제시최태원(61)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이 2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대변’에 치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이 됐지만 오히려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과의 소통을 통해 대한상의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를 찾겠다는 것이다. 기업 관련 규제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규제가 나왔는지 살핀 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상의가 대기업만 대변할 것이라는) 우려를 안 해도 된다”면서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 관련 문제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등과) 소통 행사 한 번 해서 끝난다는 것은 (제대로 된) 방법론이 아니다. 소통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면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이 어떻게 변화와 혁신을 가져갈지 찾아내는 것이 결국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SK그룹 오너이기도 한 최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이 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결국 ‘대기업 챙기기’에 치중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강한 어조로 이를 부인한 것이다. 최 회장은 또 그동안 경제단체들이 기업 규제와 관련해 일단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던 모습과는 다른 기조를 보였다. 오히려 어떤 규제는 필요하지 않으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반대를 하면 그 규제가 없어지느냐”며 “왜 이런 규제가 나왔는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규제의 원인을 파악한 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다른 각도로 해당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왜 자꾸 기업이 규제의 대상이 되냐고 하는데 소통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어떤 것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수소경제’와 관련한 입법은 해당 사업에 대한 규제 내용이 필연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예시를 들었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된 계기와 관련해서는 “활동적으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누군가는 맡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고사하고 내 일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새로 합류한 것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누차 강조해 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서는 “좋은 말이지만 너무 범위가 넓다”면서 “디테일(세부사항)에 승부가 담겨 있다. 이를 잘 잡아서 하면 (우리나라가) ESG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대한상의 수장으로 공식 선출된 최 회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3년의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4대 그룹’ 총수 첫 상의회장 최태원 “대기업만 대변하지 않겠다”

    ‘4대 그룹’ 총수 첫 상의회장 최태원 “대기업만 대변하지 않겠다”

    최태원(61)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이 2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대변’에 치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이 됐지만 오히려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과의 소통을 통해 대한상의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를 찾겠다는 것이다. 기업 관련 규제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규제가 나왔는지 살핀 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상의가 대기업만 대변할 것이라는) 우려를 안 해도 된다”면서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 관련 문제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등과) 소통 행사 한 번 해서 끝난다는 것은 (제대로 된) 방법론이 아니다. 소통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면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이 어떻게 변화와 혁신을 가져갈지 찾아내는 것이 결국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SK그룹 오너이기도 한 최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이 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결국 ‘대기업 챙기기’에 치중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강한 어조로 이를 부인한 것이다.최 회장은 또 그동안 경제단체들이 기업 규제와 관련해 일단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던 모습과는 다른 기조를 보였다. 오히려 어떤 규제는 필요하지 않으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반대를 하면 그 규제가 없어지느냐”며 “왜 이런 규제가 나왔는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규제의 원인을 파악한 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다른 각도로 해당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왜 자꾸 기업이 규제의 대상이 되냐고 하는데 소통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어떤 것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수소경제’와 관련한 입법은 해당 사업에 대한 규제 내용이 필연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예시를 들었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된 계기와 관련해서는 “활동적으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누군가는 맡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고사하고 내 일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서울상의 부회장단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새로 합류한 것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누차 강조해 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서는 “좋은 말이지만 너무 범위가 넓다”면서 “디테일(세부사항)에 승부가 담겨 있다. 이를 잘 잡아서 하면 (우리나라가) ESG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대한상의 수장으로 공식 선출된 최 회장은 이날 진행한 취임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3년의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吳 국밥 식사, MB 아바타냐”…여야, 유치한 ‘국밥’ 논쟁

    “吳 국밥 식사, MB 아바타냐”…여야, 유치한 ‘국밥’ 논쟁

    “국밥…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인가?” “담배 피우면 노무현 전 대통령 아바타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아바타’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캠프의 집행위 부위원장을 맡은 윤건영 의원실은 지난 26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국밥을 먹는 사진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국밥을 먹는 사진을 나란히 놓고 “MB 아바타인가, HOXY(혹시)?”라는 문구를 덧붙인 이미지를 올렸다. 2007년 대선 당시 서민적인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에 활용한 국밥 식사 사진을 오세훈 후보가 따라하고 있으며, 오세훈 후보가 이 전 대통령의 ‘재현’일 뿐이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이에 오세훈 캠프 대변인을 맡은 조수진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박영선 후보가 각각 국밥을 먹는 사진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민주당 측 논리라면 문 대통령과 박영선 후보도 ‘MB 아바타’가 된다고 꼬집은 것이다.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윤건영 의원이 유치하게 오세훈 후보가 국밥 먹는다고 ‘MB 아바타’라고 올렸는데 귀 당(민주당)의 ‘MB 아바타’ 모음 올려드린다”며 박영선 후보를 비롯해 김부겸 전 의원, 박용진 의원, 이낙연 전 대표가 국밥을 먹는 사진 모음을 올렸다. 또 “국밥집에서 국밥 먹는 게 ‘MB 아바타’의 성립 요건이면 식탁 앞에 앉아서 담배 피우면 노무현 아바타인가”라고 반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朴“매일 2%P씩 지지율 올릴 것” 吳“여론조사 믿지마,지금 박빙”

    朴“매일 2%P씩 지지율 올릴 것” 吳“여론조사 믿지마,지금 박빙”

    ■박영선 지역구 구로서 서남권 바람몰이 0시 편의점 알바 시작으로 강행군 소화총선 때와 달리 출정식에 시민 호응 적어시종일관 “吳, 내곡동 세 번 거짓말 답하라”“서울시민을 위해 그동안 축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온몸을 바쳐 헌신하겠습니다.” 25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진행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정식 단상에 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목소리가 떨렸다. 박 후보는 “16년간 국회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원내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다”며 “그 경험을 시정을 위해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목소리에 현장을 찾은 100여명의 지지자와 길을 지나던 시민들은 “영선아 시장으로 가자”, “장관님 힘내세요” 등을 외치며 박 후보를 응원했다. 이날 박 후보는 그간의 강행군으로 눈가의 실핏줄이 터진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행사장 인근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동하는 내내 마주치는 모든 시민에게 명함을 돌렸다.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도 마다하지 않았다. 구로디지털단지 앞에서는 박 후보가 지나가자 한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려 “꼭 당선돼야 한다”고 큰 소리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지율 열세인 박 후보는 첫날 선거운동을 자신의 지역구인 구로구부터 시작해 ‘바람몰이’를 이어 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하지만 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던 지난해 21대 총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됐다. 지난 총선과 이번 재보선이 모두 코로나19 국면에서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이날 유세 현장에 모여든 지지자들은 상당히 조촐한 수준이었다. 줄어든 지지자들의 자리는 의원들이, 사라진 함성은 만화 ‘달려라 하니’ 가사를 개사한 선거송이 채웠다. 이날 오전 치러진 출정식에서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당대표 주자인 송영길·홍영표 의원, 박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우상호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이 총출동했지만 21대 총선의 우레 같은 박수는 없었다. 박 후보가 이 위원장과 함께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토크콘서트 형태로 진행한 행사에서도 민주당 재킷을 입은 선거운동원의 외침이 간혹 이어질 뿐 일반시민의 호응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박 후보는 이날 0시를 기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편의점 체험을 시작으로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양천구 경인선 지하화 공사 현장, 구로디지털단지, 영등포 지하상가, 영등포역 타임스퀘어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공사 현장부터 지하상가까지 박 후보가 방문한 장소는 다양했지만, 메시지는 시종일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향했다. 박 후보는 경인선 지하화 공사 현장에서 ‘선거운동 첫날 오 후보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곡동과 관련된 세 가지 거짓말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서울시민들에게 줘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선거 초반, 뜨거운 열기를 찾아보기 어렵고 지지율에서도 뒤지는 상황이지만 박 후보는 “선거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영등포구 현장 유세를 마친 뒤 선거운동 첫날 유세 소감을 묻자 “오늘 지지율이 2% 포인트 올라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하루에 따박따박 2% 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오세훈 총선 때 참패했던 강북권 공략 8개구 돌며 승리 뜻하는 ‘V자 유세’ 눈길 “文대통령 하는 짓 용서 못해 분노해야” 安 연설하자 김종인은 퇴장… 서로 어색“문재인 대통령이 하는 짓,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용서할 수 없습니다. 분노해야 합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목소리를 높여 정권심판론을 앞세웠다.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약한 강북권에서부터 정부에 실망한 민심을 집중 공략한 것이다. 최근 상승세를 탄 지지율을 증명하듯 유세 현장에서는 먼저 오 후보에게 다가가 “오랜만이다”, “반갑다”며 응원 메시지를 건네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오 후보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은평구 응암역에서 첫인사를 했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오 후보는 “서울 지역 중 가장 변화에서 뒤처진 서북권에 마음이 쓰였다. 이곳부터 열심히 발전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첫 유세를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시민들은 오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화답했다. 이어 오 후보는 시장 일대를 돌며 현 정부에 실망한 민심을 듣는 데 집중했다. 남대문시장에서는 한 상인이 “시민들이 거지도 아니고 박 후보의 10만원 공약이 말이 되느냐. (경제가 좋지 않아) 숨이 막힌다”고 하소연하자 “잘하겠다. 믿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동대문구 경동시장 유세에서는 “여론조사 믿지 마라. 지금 (박 후보와) 박빙”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오 후보는 이날 은평구를 시작으로 서대문구, 중구, 동대문구, 중랑구,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강북 지역 자치구를 승리(Victory)를 뜻하는 알파벳 V자 모양으로 연결해 훑었다. 하루 만에 강북권 전체를 도는 강행군에도 오 후보는 끝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박원순 시즌2’가 될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숨어 지내는 사회가 정상적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현장의 높은 지지세에 캠프 관계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총선 때 참패했던 지역 위주로 유세를 펼쳤는데도 이런 고조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껴 본다”고 귀띔했다. 첫날 유세를 마친 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무능, 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의 심판하고자 하는 열기가 피부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당 지도부는 물론 단일화 경쟁자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야권 잠룡인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까지 총출동해 ‘서울 탈환’ 의지를 다졌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 교두보를 놓을 수 있다면 목이 터지더라도 오 후보를 백번, 천번 외치겠다”며 오 후보의 손을 잡았다. 다만 단일화 과정에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안 대표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둘은 유세 차량 위에서 짧은 악수를 나눴으나, 안 대표가 연설을 시작하자 김 위원장은 홀로 무대를 내려갔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김 위원장은 손사래를 쳤다. 오 후보는 26일에는 양천·구로·용산·송파·강동구 순으로 한강 이남 지역을 V자로 그리며 유세를 계속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강북권 ‘V’로 서울 누빈 오세훈, ‘문재인 심판론’ 앞세우고 범야권 결집 총력

    강북권 ‘V’로 서울 누빈 오세훈, ‘문재인 심판론’ 앞세우고 범야권 결집 총력

    야권 단일후보 오세훈, 첫 공식 유세 현장안철수와 손 맞잡고, 유승민도 유세 도와취약지역 은평구부터 ‘V’자 선거 운동“문 정권 심판 여론 느끼지만 끝까지 최선”“문재인 대통령이 하는 짓,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용서할 수 없습니다. 분노해야 합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목소리를 높여 정권심판론을 앞세웠다.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약한 강북권에서부터 정부에 실망한 민심을 집중 공략한 것이다. 최근 상승세를 탄 지지율을 증명하듯 유세 현장에서는 먼저 오 후보에게 다가가 “오랜만이다”, “반갑다”며 응원 메시지를 건네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야당 약세 강북권서 ‘정권 심판론’ 공략 오 후보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은평구 응암역에서 첫인사를 했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오 후보는 “서울 지역 중 가장 변화에서 뒤처진 서북권에 마음이 쓰였다. 이곳부터 열심히 발전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첫 유세를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시민들은 오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화답했다.이어 오 후보는 시장 일대를 돌며 현 정부에 실망한 민심을 듣는 데 집중했다. 남대문시장에서는 한 상인이 “시민들이 거지도 아니고 박 후보의 10만원 공약이 말이 되느냐. (경제가 좋지 않아) 숨이 막힌다”고 하소연하자 “잘하겠다. 믿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동대문구 경동시장 유세에서는 “여론조사 믿지 마라. 지금 (박 후보와) 박빙”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이날 은평구를 시작으로 서대문구, 중구, 동대문구, 중랑구,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강북 지역 자치구를 승리(Victory)를 뜻하는 알파벳 V자 모양으로 연결해 훑었다. 하루 만에 강북권 전체를 도는 강행군에도 오 후보는 끝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박원순 시즌2’가 될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숨어 지내는 사회가 정상적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현장의 높은 지지세에 캠프 관계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총선 때 참패했던 지역 위주로 유세를 펼쳤는데도 이런 고조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껴 본다”고 귀띔했다. 첫날 유세를 마친 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무능, 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의 심판하고자 하는 열기가 피부로 전해진다”면서도 “(여론조사) 지지율을 믿지 않고, 박빙이라 생각하고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범야권 인사들 한 자리에···“정권 교체 교두보 놓겠다” 이날 현장에는 당 지도부는 물론 단일화 경쟁자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야권 잠룡인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까지 총출동해 ‘서울 탈환’ 의지를 다졌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의 집중 유세에서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 교두보를 놓을 수 있다면 목이 터지더라도 오 후보를 백번, 천번 외치겠다”며 오 후보의 손을 잡았다. 다만 단일화 과정에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안 대표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둘은 유세 차량 위에서 짧은 악수를 나눴으나, 안 대표가 연설을 시작하자 김 위원장은 홀로 무대를 내려갔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김 위원장은 손사래를 쳤다. 오 후보는 26일에는 양천·구로·용산·송파·강동구 순으로 한강 이남 지역을 V자로 그리며 유세를 계속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포토] “앗 뜨거워” 유세중 국밥 먹는 오세훈 후보

    [서울포토] “앗 뜨거워” 유세중 국밥 먹는 오세훈 후보

    4·7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의 한 음식점에서 유세도중 식사를 하고 있다. 2021. 3. 2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최태원 “시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최태원 “시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에 공식 선출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 일성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었다. 전임 박용만 회장이 ‘규제 철폐’에 역점을 뒀다면, 최 회장은 SK그룹 오너로서도 누누이 강조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해 대한상의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임시의원총회에서 신임 회장에 선출된 뒤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의제 해결에 경제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대한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대한상의가 앞으로 기업의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이미 최근 인사에서 ‘기업문화팀’을 ‘ESG경영팀’으로 바꿨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사회적가치) 위원장이 합류한 것도 마찬가지의 행보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경제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 경영 애로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경제단체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에 공식적으로 오르며 단체에 무게감이 더 실리게 됐다. 이전까지 경제단체들의 ‘맏형’ 역할을 맡아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류돼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힘을 잃었다. 기업 활동을 위한 정부·여당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내고, 반기업 정서 해소에 앞장서며, 주요 경제단체들과의 공고한 연대관계를 구축하는 것 등이 최 회장이 받아든 과제다. 최 회장은 이날부터 임기 3년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공식 취임식은 오는 29일 따로 열 계획이다. 본업인 SK그룹 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챙기면서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남대문 인근의 대한상의 집무실로 출근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대한상의 회장 공식 선출된 최태원…“사회적 가치 창출에 역할하겠다”

    대한상의 회장 공식 선출된 최태원…“사회적 가치 창출에 역할하겠다”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에 공식 선출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 일성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었다. 전임 박용만 회장이 ‘규제 철폐’에 역점을 뒀다면, 최 회장은 SK그룹 오너로서도 누누이 강조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해 대한상의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임시의원총회에서 신임 회장에 선출된 뒤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의제 해결에 경제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대한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대한상의가 앞으로 기업의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이미 최근 인사에서 ‘기업문화팀’을 ‘ESG경영팀’으로 바꿨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사회적가치) 위원장이 합류한 것도 마찬가지의 행보로 해석된다.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경제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 경영 애로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경제단체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에 공식적으로 오르며 단체에 무게감이 더 실리게 됐다. 이전까지 경제단체들의 ‘맏형’ 역할을 맡아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류돼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힘을 잃었다. 기업 활동을 위한 정부·여당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내고, 반기업 정서 해소에 앞장서며, 주요 경제단체들과의 공고한 연대관계를 구축하는 것 등이 최 회장이 받아든 과제다. 최 회장은 이날부터 임기 3년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공식 취임식은 오는 29일 따로 열 계획이다. 본업인 SK그룹 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챙기면서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남대문 인근의 대한상의 집무실로 출근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포토]최태원 신임 회장 맞이 하는 박용만 전임 회장

    [서울포토]최태원 신임 회장 맞이 하는 박용만 전임 회장

    박용만 전임 대한상의 회장(왼쪽)이 24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의원총회에 앞서 최태원 신임 대한상의 회장을 맞이 하고 있다. 2021. 3. 24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로’ 시민특별위원회 선언문 내기까지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보증금 500만원이 월세로 사라지고, 석 달치 연체로 도시가스가 끊긴 서울 동대문구의 동우(가명)네 네 식구는 한기를 내뿜는 반지하방에서 전기장판과 솜이불로 버티며 두 달간 ‘집콕’했다. 초등학교 1학년 동우와 중2, 중3 세 남매는 등교하지 못했다. 네 식구는 코로나 방역보다는 궁핍한 삶과의 사투에서 생존하는 게 먼저였다. 겨우내 두문불출했던 남대문 쪽방촌 주민 최모(53)씨는 지난 1월 중순 3.3㎡(1평) 남짓 골방에서 간경화로 숨졌다. 인근 급식소가 문을 닫고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려웠던 그는 지난해 단 한번도 병원을 간 적이 없다. 최씨처럼 지난 두 달간 남대문 쪽방촌에서 철저히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된 채 숨진 주민이 4명이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보름간 ‘혜지쌤’으로 시설 아이들을 돌봤던 탐사기획부 고혜지 기자는 간식을 먹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렸던 초등학교 1학년 예진(가명)이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충치가 갉아먹은 아이의 치아는 새까맣게 됐다. 마스크는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보호만 했던 게 아니었다. 예진이 같은 아이들을 사회에서 감췄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연재한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다. 국가적 재난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고립되고 사라졌다. 어느 때부터 광화문 네거리 지하보도에서 노숙인들이 보이지 않는 건 ‘집에만 있으라’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은 아닐 게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전대미문의 이 재난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고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희망적이지 않다. 정부가 전쟁하듯 현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가계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 4분기 연속 악화일로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4.72배로 벌어졌다. 정부는 고용 불안정성이 큰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폭이 둔화된 것이 재난지원금과 각종 지원 정책 덕이라고 자평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마이너스 경제 성장부터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후유증이 전부가 아니다. 코로나 이전 존재했던 격차와 불평등은 재난 스트레스, 삶에 대한 가치관까지 차별적으로 변화시킨다. 다들 잘사는 것 같은데 나만 못사는 것 같다는 우울감과 상대적 박탈감, 교육 저하, 지난해 내내 과로사가 이어진 플랫폼 배달 노동자들, 돌봄과 건강 결핍까지 삶의 환경 곳곳에서 격차 문제는 전대미문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 1월 18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진행한 초등학생 학부모(저소득·차상위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 200명에 대한 심층조사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 학부모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 지수가 더 컸다. 이들은 자녀의 경제적 미래마저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비관하고 있었다(서울신문 2월 22일자 1·4·5면). 미국의 불평등 연구 권위자인 키스 페인 교수는 불평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불평등은 공중보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전 취임식에서 외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슬로건이 궁색하다. 평등이나 공정, 정의는 그 가치들이 실현되는 과정이 눈에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같다. 슬라보이 지제크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로 돌아간 그 다음날”이라고 했다. 내년 3월 차기 대선까지 꼭 임기 1년을 남겨 둔 문 대통령의 시간이 우리 사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쓰여지길 바란다. ipsofacto@seoul.co.kr
  • 학폭 의혹 박혜수 드라마 방영연기, 지수 피해자 2차 폭로

    학폭 의혹 박혜수 드라마 방영연기, 지수 피해자 2차 폭로

    배우 박혜수 측이 학교폭력 의혹 주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작한 가운데 그가 주연을 맡은 KBS 2TV 금토드라마 ‘디어엠’의 첫 방송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디어엠’은 지난달 26일 처음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주연 배우인 박혜수에 대해 학폭 의혹이 제기되면서 방송을 연기했다. 오는 5일에도 방송 편성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KBS의 ‘디어엠’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 주연 배우 지수까지 학폭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20일부터 박혜수에게 학폭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고, 이에 소속사인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달 22일 공식입장을 내고 온라인에서 제기된 학폭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며 고소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고소장을 제출했고, 다음날에는 ‘자칭 피해자 모임’이 연락을 취해왔다며 이들의 의혹 제기를 경제적 이윤을 도모하기 위한 악의적 공동 행위로 의심할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성을 입증할 상당한 증거를 확보해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박혜수 학폭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해자 모임의 공식입장을 내고 “‘박혜수 학폭 피해자 모임방’ 십여 명은 단 한 번도 금전을 요구한 바 없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박혜수의 진심이 담긴 사과”라고 주장했다.지수의 학폭 의혹에 대해서는 전날 피해자가 2차 글을 올려 “누군가의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추잡한 거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면서 “김지수가 저지른 악행은 그 수위부터 남달랐다”고 주장했다. 항상 일진의 곁과 밑엔 또 다른 이진, 삼진등이 대거 포진해있는 완벽한 먹이사슬 피라미드 구조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학생들이 작당하여 한다기에는 생각보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조직으로 철저한 상명하복 구조가 모교인 서라벌 중학교에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미 중학교 2학년들이 특정 일진에게 상납하는 구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진들은 남대문 시장에서 사온 자칭 ‘수제 리바이스 바지’와 기타 다른 옷들도 거의 강매에 가깝게 팔아서 돈을 벌었고, 배우 김지수는 지나가는 평범한 학생들에게 실수인 양 슬리퍼, 분필 지우개, 물폭탄, 침 등을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 이러한 행동을 저질렀고, 물풍선에 물풍선에 물을 담았는지, 콘돔에 담았는지 기억은 헷갈린다고 부연했다. 피해자는 “소속사 측이나 개인적으로 법적인 절차로 겁을 준다거나 한다면, 당연히 그에 맞서고 응할 생각”이라며 “100억원을 줘도 필요 없다. 보상따위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걸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피해자들과 믿었던 팬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장은 月 400만원 적자, 직원은 낙향… 다섯 청춘 희망도 닫혔다

    사장은 月 400만원 적자, 직원은 낙향… 다섯 청춘 희망도 닫혔다

    월 최고 매출 1억… 지금은 모은 돈 ‘바닥’직원 떠나고 막내 실업급여 못 받아 막막임대료 감면 안 돼 대출 받아서 버텨야 해 1년간 ‘나홀로 사장님’ 3만 2000명 늘어“손실보상제 소급 적용 등 실질적 정책을”2019년 12월 31일. 서울 홍대 상권 중심지인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5년간 알렉스(가명)라는 펍(호프집)을 운영해 온 사장 최현우(34·가명)씨와 20대 직원 4명은 그날 한 달치 매출액을 정산한 뒤 환호성을 질렀다. ‘1억 15만 2000원’. 사장 최씨와 직원 4명이 똘똘 뭉쳐 99㎡(약 30평)가 채 되지 않는 점포에서 달성한 역대 최고 매출액이었다. 최씨는 직원들에게 특별 보너스와 고급 갈비세트를 선물했다. 그는 “직원들이 ‘식당에서 일하면서 처음 받아 보는 보너스와 선물’이라며 감격하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들의 환희는 불과 두 달 만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 1년, 홍대의 ‘핫플레이스’로 통했던 펍은 무너지기 직전이다. 현재 매출은 하루 20만원, 월 600만원 정도다. 매달 700만원의 임대료와 운영비 100만원, 식재료 지출 200만원 등을 빼면 다달이 40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최씨는 1년 가까이 무임금 상태이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버티는 게 목표다. 최씨는 “지난해 6월과 11월 소상공인버팀목자금으로 받은 250만원이 전부”라며 “코로나의 모든 피해를 나 같은 자영업자들이 다 떠안고 있는 것 같다”고 울분을 터뜨렸다.최씨와 일한 20대 정직원들의 터전도 공중분해됐다. 2019년 연말 성수기에 뽑은 막내 C(24)씨가 이듬해 2월 가장 먼저 짐을 쌌다. C씨는 두문불출하다가 몇 달 만에 최씨를 찾아와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게 서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수급 자격인 6개월 근무를 채우지 못했던 C씨는 결국 최씨의 멱살을 잡았다. 홍대에서 클럽 매니저(MD)로 투잡을 뛰던 B(26)씨는 홍대를 떠났다. 가장 마지막으로 펍을 떠난 최고참 직원 A(28)씨는 평소 “사장님처럼 요식업을 창업하고 싶다”고 했지만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채 사라졌다. “돈을 모아 패션 사업을 하고 싶다”던 D(27)씨는 제주도로 낙향했다. 최씨는 “내가 직원들을 해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랫동안 같이 일했던 직원들에게 연락할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월 전국 자영업자 수는 533만 5000명으로 지난해 1월 546만 2000명 대비 12만 7000명이 줄었다. 이들 자영업자가 고용한 인력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규모는 145만명에서 129만 2000명으로 15만 8000명이 급감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401만 1000명에서 3만 2000명이 더 늘었다. 불황으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나홀로 사장님’이 된 자영업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최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사가 잘되던 때 비축한 1억원도 은행 대출금 이자와 임대료로 바닥났다”며 “권리금 1억 5000만원도 지금 0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건물주에게 한시적 임대료 감면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최 사장님도 힘들지만 저도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라는 거절이었다. 텅 빈 펍에서 인터뷰하는 도중 건물주가 보낸 분기 임대료 세금명세서가 등기우편으로 최씨 손에 건네졌다. 그는 “어떻게 하든 소상공인 대상 대출이라도 받아 월세를 내고 버텨야 하지 않겠느냐”고 씁쓸해했다. 홍대 H부동산 김순금 대표는 “홍대 메인 상권조차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해 줬다고 뉴스에서 얘기하지만 80%는 그대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부장은 “자영업자 대다수가 극한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지원한 저금리 대출이나 재난지원금은 이들의 위기를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등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3억 가게 7000만원에 후려쳐… 자영업자 눈물로 돈 버는 ‘점포 사냥꾼’

    3억 가게 7000만원에 후려쳐… 자영업자 눈물로 돈 버는 ‘점포 사냥꾼’

    코로나 불황에 폐업한 점포 헐값 매입 ‘갭투자’상가 자산 증대 31%… 근로소득자 못 따라잡아경기 부천시에서 72석 규모의 PC방을 운영해 온 박진형(27·가명)씨는 지난해 7월 코로나19로 적자가 이어지자 폐업했다. 박씨는 역세권 학원가에 있는 PC방 입지와 창업자금 3억 5000만원을 감안해 양도양수 대금으로 2억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폐업한 점포를 매입하는 전문업자들이 제시한 인수가는 턱없이 낮았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폐업 PC방만 인수한다는 업자들이 제시한 권리금은 6000만~7000만원에 그쳤다. 박씨는 “폐업하는 것도 서러운데 인수가를 후려치는 전문업자들을 보면서 절망감이 들었다”며 “직접 PC들을 중고로 팔고 내부 시설도 철거해야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불황을 틈타 폐업하는 점포들을 헐값이나 무권리금으로 매입하는 일명 ‘점포 사냥꾼’들이 대목을 맞고 있다. 대부분 입지가 좋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노린다. 코로나가 끝난 후 상권 가치가 다시 오를 때의 차익을 노린 투자 방식이다. 점포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계 관계자는 28일 “서울의 상가 공실률이 현재 50%에 육박할 정도로 좋지 않다”며 “무권리금으로 점포를 넘기는 사례를 넘어 돈을 더 얹어 양도하는 ‘마이너스피’ 현상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PC방이나 스크린골프장 등 시설업종이 점포 사냥꾼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권리금의 80%가 설비 가격으로 잡히는 시설업종은 되팔 때 수익이 보장돼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 상황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만큼 매입 후 권리금을 붙여 다시 차익을 남기는 방식도 리스크가 따른다”면서도 “코로나로 권리금 약세 현상이 심화돼 당분간 핵심 상권 점포들을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400명을 분석(2020한국 부자(富者) 보고서)한 결과 지난해 종합자산가치가 상승한 이들 가운데 주식으로 수익을 거둔 비율은 6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상가(30.8%)와 아파트(26.9%) 순이었다. 일반 근로소득자들이 기존 자산소득으로 더 많은 부를 얻는 부자들을 따라잡기 어려운 이유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공재개발서 빠진 남대문 쪽방촌 “주거권 대책을”

    공공재개발서 빠진 남대문 쪽방촌 “주거권 대책을”

    남대문 쪽방촌의 재개발 사업 추진과 함께 소유주들이 주민 퇴거를 압박하면서 공공이 이들의 주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가 서울역 일대의 쪽방촌 공공재개발 계획에서 빠져 있는 남대문 쪽방촌의 주거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쪽방촌 세입자들의 이주 대책과 주거권 보호 등을 정부가 세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대문 쪽방촌의 경우 이미 재개발 수익을 기대하고 지분매입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공공재개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김지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매매가 이뤄진 남대문 쪽방촌 지분 중 신탁을 맡긴 곳이 많다는 의미는 신탁 수수료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신속하게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소유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공공재개발이 논란이 되기 전에 민간 주도의 재개발을 빨리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달 5일 ‘서울역 쪽방촌 정비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하자 지역의 토지·건물 소유주들은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은 소유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변호사)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민간이 재개발을 하더라도 주거이전비를 지급하는 등 추가 손실 보상을 해야 하는데 민간이 개발하면 다양한 편법으로 이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남대문 쪽방촌 매입자가 세입자 퇴거를 계약 조건으로 거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임대아파트 건설 등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등 정부가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코로나 확산에 공동대응마저 좌절… 그사이 주민 절반 뚝

    코로나 확산에 공동대응마저 좌절… 그사이 주민 절반 뚝

    시민단체 홈리스행동 이동현(44) 활동가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본가들이 신속하게 쪽방촌 지분을 사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 활동가는 “쪽방촌 주민들이 강제 퇴거에 저항할 유일한 수단이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그마저도 불가능했다”며 “남대문 쪽방촌 소유주들이 재개발을 목적으로 세입자들을 내쫓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주거권 보호를 위한 모임과 집회가 활성화되던 상황이 코로나 확산으로 좌절됐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코로나 2차 유행이 결정적 타격이 됐다. 그는 “지난해 2월 코로나 최초 확산 이후 5~6월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주 한 차례 문화제를 열어 강제 퇴거에 저항할 방안 등을 논의하다가 확진자가 급증한 8월부터는 아예 주민들이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방역에 더 취약한 쪽방촌의 한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2019년 10월 남대문 쪽방촌을 재개발할 수 있는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쪽방촌 소유주들의 ‘세입자 쫓아내기’가 본격화됐다”며 “쪽방촌 주민 80명이 중구청에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그중 절반이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몰라 홈리스행동이 대필로 의견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기초수급이나 일용직 급여로 생활하는 쪽방촌 주민들이 코로나로 생계가 어렵고 이사비 명목의 퇴거비용 50만~60만원을 거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지난 한 해 남대문 쪽방촌 주민이 400여명에서 200명으로 절반이 줄었다”고 밝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독] 1년새 50% 뛴 쪽방촌 “나가라”… 58만원 받고 노숙인될 판

    [단독] 1년새 50% 뛴 쪽방촌 “나가라”… 58만원 받고 노숙인될 판

    코로나19가 덮친 쪽방촌은 자본가들에게 재개발 수익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건설사와 사모펀드가 쪽방촌 건물들을 사들이면서 주거 취약계층인 주민들은 3.3㎡(1평)의 보금자리에서도 밀려나고 있다. 서울의 ‘황금 입지’인 남대문 쪽방촌이 재개발돼도 주민들이 갈 공간은 없다. 코로나 1년간 남대문 쪽방촌은 우리 사회의 부동산과 주거 격차의 현실을 첨예하게 드러낸 욕망의 공간이다.28일 서울신문과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이 2019년 의결된 서울시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에 포함된 토지·건물 28곳 가운데 지난해 소유권이 변경된 12곳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9곳 소유주가 D건설과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D건설이 지난해 4~6월 매입한 쪽방 건물 지분이 3곳이다. D사 대표 이모씨가 사내이사인 S개발과 T사, 또 다른 T사가 각각 2곳(2020년 12월), 2곳(2020년 5월), 1곳(2020년 12월)을 인수했다. 남은 1곳(2020년 8월)도 D사와 연관된 법인 대표가 매입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변호사)은 “주거환경정비법상 특정 법인이나 개인이 재개발 지역의 3분의2를 확보하면 바로 사업을 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시기에 명의를 분산해 외부 주목을 받지 않고 매입한 행태”라고 말했다.지난해 D사에 지분을 넘긴 박철규(50·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설사가 좋은 가격으로 매입을 제안했다”고 했다. 부친 명의의 지분을 관리해 온 박씨는 강남 거주자다. 쪽방촌 시세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1년 만에 50% 이상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대표는 “2019년 3.3㎡당 5000만원 정도였는데 지난해 거래 대부분이 개인 간 거래로 가격조차 비공개 상태”라면서 “최소 평당 8000만원 이상 거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업체를 통하지 않는 개인 간 거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아 매매 가격을 알 수 없다. 쪽방촌 건물의 소유권이 바뀌면서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들의 주거 불안도 팽배해졌다. 특정 건설사와 사모펀드는 원 소유주와 거래할 때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는 특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소유주가 세입자에게 보낸 내용 증명에는 “한 달 이내에 퇴거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과 법적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소유주는 같은 해 6월 D사에 지분을 팔았다. 퇴거 고지 배후에 D건설이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월세를 받고 건물을 관리하는 중간 관리자들도 지난해부터 적극 퇴거를 종용하고 나섰다. 무보증금 세입자들이라 큰 부담이 없다는 점도 작용한다. 신체 장애로 노숙을 전전하다 2018년부터 남대문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김호규(59·가명)씨는 최근 3년간 연이은 퇴거 통보로 세 차례 쪽방을 옮겼다. 김씨는 “관리인이 ‘집주인이 나가라고 한다’고 하면 그날 짐을 싸야 한다”며 “윽박지르든 달래든 버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버티다 이사비 58만원을 쥐여 주는데 딱 한 달 생활비라 더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건설사와 사모펀드의 최종 목적은 재개발이다. 남대문 쪽방촌(양동 지구)은 정부가 발표한 공공재개발 대상에서도 빠져 있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의 공공재개발 대상 지역에서 남대문 쪽방촌은 제외된 상황이다. 서울 동자동은 2종 일반주거지역인 반면 남대문 쪽방촌은 상업지역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200~250%로 15층까지만 건축할 수 있지만 상업지역은 최대 800%로 4배 높이의 건물 건축도 가능하다. 민간 주도로 개발되면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은 법적으로 보장받기 어렵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건설개혁운동 본부장은 “쪽방촌 세입자들은 월 20만~25만원의 임대료로 생활하는 주거 약자들”이라면서 “이들이 쪽방촌을 벗어나 갈 곳은 사실상 노숙밖에 없다. 정부가 최소한의 주거권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민간에 재개발을 맡기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남대문 쪽방촌 소유주 대표로부터 ‘정비계획변경신청’을 받은 중구청은 이달 시구 합동 토론회를 열고 해당 지역의 민간 재개발 방안을 본격 협의할 예정이다. 정비계획변경신청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소유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전체 28곳 토지·건물 중 D건설사와 관계사 매입한 9곳 이외에도 이미 재개발을 위한 10곳의 동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합동 토론회에서 변경신청안 입안 여부가 결정되면 주민 설명회, 공람 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 재개발 최종 허가인 사업시행인가를 통해 쪽방촌 철거와 재개발 착공이 이뤄진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독] 28곳중 12곳 투기 표적… 무너진 ‘1평 쪽방의 삶’

    [단독] 28곳중 12곳 투기 표적… 무너진 ‘1평 쪽방의 삶’

    지난 1월 17일 최선주(53)씨는 20년 넘게 살았던 서울 남대문 쪽방촌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다. 후암로 60길 24 2○○호. 서울 남대문경찰서 뒷골목, 낡은 건물 2층에 3.3㎡(1평) 크기로 벌집처럼 붙어 있는 10여개 쪽방 중 하나다. 1986년 건축된 4층 규모의 이 건물에는 50명 남짓한 사람이 살고 있다. 최씨는 숨진 지 하루가 지나 쪽방촌 통장에게 발견됐다. 사인은 간경화. 최씨의 마지막을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른 이들도 쪽방촌 주민들이었다. 최씨와 가깝게 지낸 주민 박환식(65·가명)씨는 “코로나19로 바깥출입도 없이 혼자 술만 마시다 병세가 악화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3일과 지난달 26일까지 올 들어 4명이 쪽방에서 숨졌다. 이들의 장례는 모두 무연고장으로 치러졌다. 쪽방 주민들이 코로나로 단절된 그들만의 세상에서 벼랑 끝 삶을 이어 가는 동안 남대문 쪽방촌은 투기 자본의 사냥감이 됐다. 28일 서울신문이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함께 서울시가 남대문 쪽방촌 일대에 지정한 12관리지구(토지 6곳, 건물 10곳)와 11정비지구(토지 7곳, 건물 5곳) 등 토지·건물 28곳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쪽방촌 관리·정비지구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2곳의 소유권이 바뀐 게 확인됐다. 서울시가 2019년 10월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킨 후 이 지역 등기부등본 전체를 조사해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남대문 쪽방촌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소유자는 중소 건설사인 D사와 이 회사 대표 및 관계사 등으로 드러났다. 숨진 최씨가 살았던 쪽방 건물(남대문로5가 614) 지분 전체도 지난해 5월 D사 대표 이모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T사가 매입했다. 소유자들은 지난달 서울 중구청에 12관리지구·11정비지구를 통합한 정비계획변경신청안(재개발계획)을 제출했다. 소유권이 바뀐 쪽방촌 지분 상당수는 신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탁을 맡겼다는 건 돈을 댄 실제 소유주들이 사모펀드 형태로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D사 관계자는 서울신문의 인터뷰 요청에 “남대문 쪽방촌 지분 매입과 관련해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들은 코로나 유행이 반복되던 지난해 퇴거를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받았다. 홈리스행동은 쪽방촌 주민들이 대부분 빈곤층이고 무연고자라 노숙자로 전락할 상황을 우려한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서울시와 중구가 남대문 쪽방촌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해 재개발 수익의 길이 열렸다”며 “코로나로 쪽방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시기에 특정 건설 자본이 명의를 분산해 쪽방촌 지분을 집중 매입하고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의 ‘도시빈곤층의 공동체 형성 고찰-서울시 쪽방 밀집지역 저렴 쪽방 중심으로’(2019년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남대문 쪽방촌이 위치한 중구 지역 쪽방 주민은 717명이며, 이 중 45%인 323명이 기초생활수급자다. 쪽방촌 주민들을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 남대문상담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후 대면 자원봉사가 완전히 끊겼다”며 “지금은 공동생활 공간인 쪽방촌 내 코로나 감염 차단을 막는 데 집중하느라 주민들의 퇴거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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