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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기원 맛세상]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송기원 맛세상]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그대가 아무리 먹는 일에 무관심할지라도 얼핏 남대문 시장의 갈치조림골목에 대해서 한두 번은 흘려들은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그렇게 들은 풍문에 따라 어느 날 정오 무렵 문득 갈치조림 골목을 찾아간다면,그대는 우선 남대문 시장 초입에 있는 본동상가라는 낡은 건물을 발견할 것이다.그리고 그 본동상가 건물 사이사이로 두 사람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쳐야 하는 골목도 발견할 것이다.너무 비좁고 어두운 데다가 지저분하게만 여겨지는 골목 앞에서 그대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었을 때,문득 골목 안 저편에서 한 줄로 늘어서서 무언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일단의 행렬을 발견할 것이다.마침내 호기심을 이겨내지 못한 그대가 그 행렬을 따라가보면,그대는 마침내 푸른 가스불 위에서 맹렬하게 끓고 있는 열 개 남짓한 뚝배기들도 발견할 것이다. 어디 그 행렬 앞에서 뿐이랴,문득 고개를 돌려보면 골목 여기저기에서 끓어대는 뚝배기들로 인하여 그대는 삽시간에 정신마저 혼미해지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그리고 그렇듯 혼미해지는 정신 속에서,야릇도 해라,그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부터인가 가슴마저 두근두근 뛰고 있는 것을 느낄지도 모른다. ●여기저기서 끓어대는 뚝배기 뚝배기 속에서 맹렬하게 끓고 있는 것은 바로 갈치조림이다.그대로 하여금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가슴마저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다름 아닌,겨우 5000원짜리 갈치조림이라는 사실에 그대는 피식,헛웃음이 나올지도 모른다.그러나 좀더 안으로 기억을 더듬어오르다 보면,그대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따라나선 시골장터 풍물에까지 이를지도 모른다.장터의 모든 풍물들이 무슨 요술처럼 신기하기만 한 어린 촌놈인 그대에게,더군다나 흡사 넋이라도 빼앗아 갈 것처럼 현란한 것은 여기저기에서 한 솥 가득 넘치게 끓고 있는 국밥이며 팥죽이며 칼국수며 갖가지 떡들이었을 것이다. 어떤가.그대의 기억이 끓고 있는 갈치조림 뚝배기에 겹쳐 저 까마득한 시절의 장터풍경에 이르렀다면,하찮은 갈치조림 앞에서 가슴마저 두근거리고 있는 자신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지 않으랴.어쩌면 그대뿐만이 아니라 저렇듯 길게 늘어선 행렬들은 갈치조림 보다는 정작 장터에서 보았던 국밥이며 팥죽이며 떡같은 추억을 먹고 싶은 것이리라. 갈치조림 골목을 지나 반대편 입구에 다다르면 그대는 무심코 1950년대 적산가옥처럼 생긴 낡은 이층건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 이층 건물에 붙어 있는 ‘막내횟집’(02-755-5115)이라는 입간판도 아울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 내가 그대에게 소개하고 싶은 곳은 갈치조림 골목보다는,바로 골목의 연장선상에 있는 ‘막내횟집’이다. ●특색이라고는 별로 없는 허름한 풍경 금방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횟집의 문을 열면,그대는 별로 넓지 않은데다 별 특색이라고는 없는 허름한 횟집 풍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아니,그대가 이제 막 어스름이 지기 시작한 저녁 무렵에 횟집의 문을 밀쳤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그대는 이미 좌석을 꽉 채운 손님들로도 모자라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문 앞에서 서성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을 바로 그대 앞에서 만날 것이다. 그대가 손님들 뒤에서 언제까지 서성이고 있어봤자 손님은 물론 회 접시를 들고 분주하게 오가는 주방 아주머니들까지 누구도 그대를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결국 그대가 먼저 나서서 주인인 듯싶은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 수밖에 없다. “저어,자리가 없을까요?” 약간 당돌한 듯,그리고 무슨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어딘가 건방져보이기까지 한 주인 아주머니는 그때에야 비로소 그대에게 아는 채를 할 것이다. “예약은 하고 오셨어요?” “아니요.” “그럼,오늘은 안되겠네요.” 그대는 결국 명함 한 장만 달랑 손에 들고 가파른 계단을 되짚어 내려오는 수밖에 없다.만일 그대가 예약을 하고 다음 날 저녁에 막내횟집을 다시 찾는다면 그대는 당연히 자리를 잡을 수 있다.그대가 횟집에 오면서 설마 일행도 없이 혼자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대가 일행과 같이 자리를 잡고 앉은 다음에,메뉴판에 적힌 대로 주문을 한다면,느닷없이 여기저기서 킥킥,웃음소리가 터질지도 모른다. 막내횟집의 메뉴판이야말로 엉터리다.광어 얼마,도다리 얼마,농어,우럭,아나고,낙지 얼마,얼마하고 적혀 있지만,누구도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는 사람은 없다.이 집에서 나오는 메뉴는 단 한 가지 ‘모듬회’뿐이다.대중소로 나누어져서 각각 4만원,3만원,2만원 하는 모듬회도 손님 마음대로 시킬 수가 없다.대중소로 나누는 것마저도 주인아주머니 마음대로이다.손님이 두 명이면 소,세 명이면 중,네 명 이상이면 대다. ●엉터리 메뉴판… 주문도 주인 마음대로 어떤가,횟집 주인이 이 정도로 횡포를 부리면 정의감 넘치는 그대는 이쯤에서 당연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그러나 그대 이외에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주인의 횡포에 항의하여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손님이 없다.만일 그대가 다시 슬그머니 자리에 앉아서 주인아주머니가 주는 대로 회며 기본안주를 먹고 소주를 마신다면,결국 계산대에 서서야 그대는 비로소 주인아주머니의 횡포에 대하여 왜 누구 한 사람 나서서 항의를 하거나 따지지 않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막내횟집의 모듬회는 완도에서 날마다 직송해오는데,철에 따라 횟감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 어느 때는 광어와 도다리,어느 때는 우럭과 농어,어느 때는 숭어로 대개 두세 가지를 함께 낸다.기본안주는 달랑 5가지이다.어린아이 주먹만큼 큼직큼직한 감자조림과 고등어조림,오징어볶음,매운탕이 나오고,회를 다 먹으면 야채비빔밥이 나오는데 이 비빔밥이 별미다.만일 정말로 회를 많이 먹는 이라면 회 또한 덤으로 더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실컷 먹고 마신 가격이 한 사람당 1만 5000원 수준이다.아무리 많이 먹고 마셔도 결코 2만원 수준은 넘지 않는데,주인아주머니의 특별한 배려 때문일 터이다.그렇게 계산이 끝나고 나서야 그대는 비로소 약간 당돌한 듯,그리고 무슨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어딘가 건방져보이기까지 한 주인아주머니의 표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리라.막내횟집은 결국 넘쳐나는 손님들을 주체하다 못해 다음 골목의 연세악세서리 주차장 옆에 똑 같은 이름으로 별관(02-776-6445)을 내었다. ●계산 마치고 나면 모든걸 이해 나에게 처음 막내횟집을 소개해준 극작가 안종관 선배는 소위 놀량패로 호가 난 이다.놀량패답게 마음씨 좋은데다가 마당발이기도 해서 문단은 물론 연극계며 음악,무용같은 예술인들과 두루 통하고,그이들 중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남모르게 뒷바라지 잘하기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이이가 또 호사가 기질이 다분하여 엉뚱하게도 호텔 일식당 주방장 출신을 데려와 막내횟집 횟감을 시식하게 한 바,일류 일식집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다는 것을 흔쾌하게 인정받았다고 한다.나를 처음으로 데려간 날 안종관은 자랑스럽게 주방장 출신의 말을 전하면서 덧붙였다. “나,이번 주일에만 오늘로 네 번 왔어.” 주인아주머니 김선자(金善子) 여사는 강원도 양양 출신으로 스무 살이 갓 넘어 당시 남대문 시장에서 역시 좋은 횟집으로 이름이 높던 ‘할머니횟집’의 종업원으로 들어와 15년 가까이 막일을 하다가 마침내 자신의 횟집을 차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막내횟집이란 옥호의 ‘막내’는 아마도 할머니가 부르던 호칭이지 않았나 싶은데,주인아주머니는 자신이 지금은 없어진 할머니횟집의 정신적 계승자임을 분명히 한다. 돌이켜보면 주인아주머니는 회를 만지는 일로 청춘을 보내고 어느덧 반백 년의 나이에 이른 셈이다. 결국 주인아주머니의 손님들에 대한 횡포나,표정에 있어서의 당돌함과 건방져 보이기까지 한 자신감은 20년도 훨씬 넘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인지도 모른다.회에 대해서 만큼은 대한민국의 누구와 견주어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나에게는 그런 자부심이 어쩔 수 없이 눈부시다. 막내횟집의 한쪽 벽에는 우리은행에서 강연을 하는 주인아주머니의 사진이 생뚱맞게 걸려있다.내가 무슨 사진이자고 묻자,주인아주머니는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회 뜨고 손님들 접대하고 그런 것에 대해서 부장급 이상 간부들한테 이야기하래요.그래서 그대로 이야기해줬더니 그걸 보고 마케팅전략인가 뭔가 그러대요.” ●갈치조림 골목의 이모저모 점심시간에 갈치조림 골목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은 곳은 희락(02-755-3449)과 중앙식당(02-752-2892)이다.이 두 집은 서로 원조임을 내세우고 있는데,적잖게 매스컴을 타서 식당 홀 중앙에 TV에 방영된 사진이 위압적으로 걸려있다.갈치조림 골목에 온 첫날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렬의 끝에 붙어서서 두 집 중 한 곳으로 들어가 어렵사리 자리를 차지하고는 쫓기듯이 서둘러 갈치조림을 먹어야 했다.두 번째 갔을 때 나는 두 집을 피하여 다른 집을 찾아들었다.당연하게 손님이 적어서 넉넉한 시간에 천천히 갈치조림 맛을 음미할 수 있었는데,그래서일까,첫 번째 집보다 훨씬 맛이 깊은 느낌이었다.모름지기 너무 매스컴을 믿지 말 일이다. 갈치조림 골목에서 나는 갈치조림보다는 닭진미(02-753-9063)의 닭곰탕(5000원),닭내장탕(4000원),고기백반(6000원) 같은 각종 닭요리나 진주집(02-753-9813)의 해장국(4500원),설렁탕(5000원)이나 꼬리곰탕,방치찜,꼬리찜 같은 별미를 권하고 싶다.두 곳 다 40,50년이 넘는 동안 다져온 맛과 솜씨가 숨은 보석처럼 갈치조림 골목에서 빛나 보인다.
  • 서울 중구 ‘복지특구’로

    중앙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단위 사회안전망 구축 및 체계화사업에 기초자치단체가 나섰다. 서울 중구 성낙합 구청장은 17일 “1990년대말 외환위기와 최근의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중산층과 가족이 해체되는 등 위기 앞에 노출된 저소득 영세주민,노약자,장애인을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해 지역 사회안전망 구축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기초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짜 지역단위 안전망 구축에 나선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이를 위해 저소득가구별 거주형태와 부채액수,지원현황 등에 대한 방문조사에 이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쪽방 거주자와 홀로 사는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주요 대상이다.올 하반기부터 55개 사업에 모두 7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내년 말까지 40여억원의 예산이 집중 투입된다. 우선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는 슬로건 아래 구청과 15개 동별로 ‘사회안전망 협의회’를 설치키로 했다.지원 대상자들의 실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5015가구 1만 100여명과 개인독지가,사회복지 관계자 등 후원자가 1대1로 결연하는 ‘중구 한가족 되기’사업을 병행한다. 또 장애인복지관을 지을 계획이다.지하 1층,지상 5층규모의 연면적 350여평에 물리치료 시설과 작업장을 갖춰 장애인들이 경제적으로 재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것이다.예산 30억원이 들어가며 완공되면 종교단체나 사회복지법인에 운영을 맡긴다.지역 업체와 손을 맞잡고 우선 취업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노인 기금도 조성한다.1차 목표는 20억원이다.이를 통해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이 생활할 ‘경로식당’을 만든다.이곳에선 연간 1억 7046만원을 들여 하루 100여명에게 식사를 대접한다.점심식사용으로 매월 쌀 80∼120㎏을 지원한다.동별로 노인복지관을 짓는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저소득 모·부자가정 110가구 275명에게는 자녀 수업료 및 입학금,교통비는 물론 학용품 비용을 대준다.6세 미만의 어린이에겐 월 2만원의 양육비를,보호시설 입소와 임대주택 입주 우선권을 준다.이들 가구에는 복지자금을 1500만원 한도에서 빌려준다.예산 1억여원을 책정했다. 결식아동 대책도 마련했다.245명을 심각성 정도에 따라 나누어 지원금을 준다.극빈층 71명은 하루 2000원씩,나머지 174명은 토요일·휴일과 방학 등 학교급식이 끊기는 때 굶고 지내지 않도록 돕는다.책정된 사업비는 1억 1400여만원이다.민간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대상도 현재 2세 이하에서 900여명 전원으로 넓힌다. 성 구청장은 “고루 잘 사는 여건을 만드는 일도 좋지만 소외계층이 최소한의 삶을 누리도록 거들어줘야 사회 전체가 밝아진다는 측면에서 기본계획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구는 이날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남대문시장에 이어 동대문시장에도 전자상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12개 재래시장에 2년간 155억원을 투입,환경개선 사업을 벌이는 내용의 ‘중구발전계획안’을 발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유행1번지’ 명동 되살리자

    서울 명동이 ‘젊음과 쇼핑의 거리’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중구 명동 1·2가 일대 8만 4000여평을 국제적인 관광ㆍ쇼핑ㆍ문화의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2007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도심 재생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다음 달부터 명동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가로환경개선 계획과 블록 및 택지별 지구단위계획 마련에 들어간다. 또 자치구 주관으로 가로포장과 환경시설물을 설치하는 한편 민간 차원에서 건축물 리모델링과 외관 정비,간판 정비 등을 유도할 방침이다. 2000년 남대문로,북창동과 함께 관광특구로 지정된 명동에는 골목길을 따라 쇼핑가가 몰려 특색을 이뤘으나 최근 퇴계로 쪽 간선 도로변에 초대형 쇼핑센터 등이 들어서면서 내부 쇼핑몰의 경쟁력이 약화돼 명동 고유의 특성이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이 일대 건물 410개 동의 70% 이상이 30년 이상된 노후 건물이지만 대부분 법정건폐율을 넘어선 불법 건축물로 사실상 신축 및 증·개축이 어려운 점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시는 이런 상황에서 최근 청계천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삼일고가가 철거되면서 명동 일대에 대한 보행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명동성당측도 최근 지역사업과 연계해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같인 종합대책을 추진하게 됐다. 김효수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도심환경 변화에 맞춰 명동을 남대문시장과 충무로,청계천 및 남산 등과 연계한 문화중심지로 만들 것”이라면서 “주민들의 요구를 수렴해 개발계획을 세우고 법정건폐율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 포토] 남대문시장 90년…난전서 e마켓으로

    [서울 포토] 남대문시장 90년…난전서 e마켓으로

    조선 후기 베와 곡식을 보관하던 남미창이 자리잡았던 이곳에 전국 보부상들과 난전(亂廛)이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1912년 3월 ‘남대문 시장’으로 문을 열었다.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국내 농산물거래의 70%를 차지함으로써 ‘재래시장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운 백화점과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할인점 공세에 밀려 빈사상태에 빠지며 커다란 시련기를 맞고 있다.그 활로를 인터넷에서 찾기 위해 ‘e남대문시장’을 9일 공식 개장,88년 만에 변신을 꾀했다.사진 아래는 추석을 맞아 붐비던 남대문시장 모습.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지하상가]시청·명동·을지로권… 관광객 북적

    [지하상가]시청·명동·을지로권… 관광객 북적

    시청,을지로3·4·5가,명동으로 이어지는 서울 심장부의 지하에는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지하상가들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시청역에서 동대문운동장역까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장거리’ 지하상가와 건널목 역할을 하는 ‘단거리’ 지하상가 10여개가 서울 중구 도심가에 위치한다. ●시청역∼동대문운동장역 서울 시청앞 광장을 가로지르는 새서울지하상가,소공지하상가는 인근 롯데백화점,프라자호텔과 연결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이용도가 높은 곳.서울광장이 생기면서 지상으로 횡단보도가 설치돼 오고가는 사람들의 수가 줄었지만,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가게들이 많이 남아 있다. 소공지하상가의 토산품,도자기,민속 공예품 가게에는 아기자기한 저가의 관광상품이 많다.일본인 관광객이 많아 일본어 가격표를 쉽게 볼 수 있다.내년쯤 서울시에서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어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을지로입구,을지로3가,을지로4가,동대문운동장역을 연결하는 을지로지하상가는 최장거리 지하상가.사무기구,의류,미술품,잡화 등을 파는 가게 160여군데가 있다. ●명동∼남대문시장 일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쇼핑 필수 코스인 남대문시장에서 명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회현,충무,남대문지하상가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 앞 네거리를 잇는 회현지하상가는 중고 LP와 우표상들이 많아 유명한 곳이다.약 25년 전부터 각각 10∼15개의 우표상과 음반가게들이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지난해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밝고 쾌적한 모습으로 변했다. 충무지하상가는 패션 1번지 명동에 위치해 중구 지역 지하상가 중 점포수가 가장 많다.4호선 명동역 및 명동 밀리오레와 이어져 젊은 여성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라 전체 228개의 가게 중 의류,장신구 등 패션용품점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울 북창동 관광단지로 개발

    서울 북창동 관광단지로 개발

    음식점과 대형 유흥업소 등이 밀집한 서울 중구 북창동 일대가 관광단지로 개발될 전망이다. 서울 중구(구청장 성낙합)는 북창동 104번지 일대 2만 8000여평을 도시환경정비구역(옛 도심재개발구역)에서 해제,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주민공람을 다음달 2일까지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북창동은 지난 198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상업용 대형복합건물이 들어서도록 유도됐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년간 개발사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2000년 3월에는 남대문과 함께 관광특구로 지정됐지만 별다른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구별로 80% 이상의 주민동의를 얻어야 재개발이 가능한 도심재개발사업과 달리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되면 소규모 필지별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이 함께 들어서게 돼 개발이 한결 수월해진다.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면 구는 북창동 지역의 기존 상권을 살리면서도 공원과 내부 도로망 등을 새롭게 갖춘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특구로 육성할 방침이다. 구에 따르면 북창동 중심부에는 지하에 주차시설을 갖춘 400여평 규모의 공원이 조성된다. 태평로,소공로 등 주요 간선도로변에는 공연장,전시장,숙박시설 및 쇼핑시설 등을 유치한다.또 한국은행 인근 지역에는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유치,금융거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북창동 내부는 남대문시장과 시청앞 광장이 연결되는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고 도로의 양옆은 ‘음식문화거리’로 꾸며진다.북창동 내부길인 옛물길거리에는 유흥주점 등을 유치해 현재의 상권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구는 근·현대 건축물이 공존하는 지역적 특색을 살려 구역별로 특색있는 건축양식과 재료·색채 등을 반영,건축물을 짓도록 유도할 방침이다.이에 따라 한국은행 본관(사적 제280호)이 위치한 소공로변은 주변 건축물과 가로시설물에 화강석을 이용해 르네상스풍의 가로로 조성하고,숭례문(국보 제1호)이 위치한 남대문로변에는 전통문양 및 색상을 사용해 한국적 이미지를 살린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구단위계획은 주민공람과 구·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내년 초에 최종 확정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서울시의회, 대중교통개편 중간점검

    서울시의회, 대중교통개편 중간점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위원장 이대일·59·성북2)가 지난 7월 1일 서울시가 시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합격점’을 줬다.개편 초기 집행부를 질타한 양상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20일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서울 역사상 혁명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단절노선 등 부분적인 문제점이 터져 나오고 있는 만큼 30일 열리는 제 151회 임시회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의장단·운영위원장 회의에서 임동규 의장이 특별위원회 구성을 언급했으나 “필요없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반응이다.필요하다면 소위원회를 구성,지금까지 노출된 문제점을 다루면 된다고 보고 있다. 교통위원들도 대부분 이 위원장의 판단에 동의했다.후반기 14명의 교통위원 가운데 이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은 전반기에도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다.그만큼 서울교통에 대해서는 알 만큼 아는 베테랑이다.신영선(60·송파5)·이임주(61·강남3)·이종은(51·노원4)·이한기(62·강서2)·조성대(66·서초2)·최홍우(50·성동1)·문진국(55·비례대료)·손석기(47·강동1) 의원 등이 그 멤버다. 교통위는 큰 뼈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그동안 노출된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작정이다.집행부를 불러 따지고 보완책을 찾겠다는 게 이 위원장을 포함한 교통위원들의 생각이다. 우선 배차시간에 대해 짚기로 했다.러시아워를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대에 배차시간이 개편 이전보다 길어져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이는 서울시가 적자보전 금액을 1000억원대에 맞추기 위해 손님이 없는 시간대의 운행 차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정상적으로 운행됐을 때 버스업체의 적자폭은 2500억∼3000억원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러나 배차를 줄여 적자폭을 맞추려는 시의 정책방향은 틀렸다고 지적했다.개편을 통해 단절된 노선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남대문시장(주) 및 상인 3926명이 교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버스노선 전면 개편으로 시장을 경유하던 버스노선이 대폭 줄어 상인과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해결을 호소했다. 교통위원회는 이같은 고통을 겪는 시민,지역이 상당수 있다고 보고 집행부에 자료제출을 요구한 상태다.정밀 검토를 통해 연장 운행돼야 할 노선이라고 판단될 경우 노선조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선 안내판도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정류장에 설치된 노선표의 글씨가 너무 작아 노약자들은 불편하기 그지없다.버스번호가 네 자릿수로 변경돼 노인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교통위는 이에 따라 버스 옆면에 개편 이전의 번호를 넣도록 요구하기로 했다.이 위원장은 “노출된 문제는 개선하면된다.”면서 “큰 줄기인 개편은 성공”이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메트로 탐방] 남대문경찰서

    [메트로 탐방] 남대문경찰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959년 10월 출범했다.처음에는 서울역 수도경찰병원의 일부 공간을 썼지만,1970년 현재의 청사를 지어 입주했다. 수도 서울의 관문으로 하루 유동인구가 200만∼300만명에 이른다.특히 지난 4월부터 고속철도(KTX)가 하루 110차례 운행해 평균 4만5000명이 이용한다.지하철 1·2·4호선이 통과하는 역을 이용하는 승객도 47만명에 이른다. 관내에 남대문시장과 주요 호텔,백화점,남산공원 등이 있어 여행성 범죄의 우려가 크다.미국 대사관저와 서울시청,상공회의소 등 주요 시설과 언론사들이 밀집,집회·시위와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는다.요인들이 주로 묵는 롯데·힐튼·프라자·조선호텔 등이 몰려 있어 경호 경비 수요가 많다. 관할 면적은 중구 27개동 2.67㎢이다.유동인구가 많은 대신 상주인구는 서울 전체의 0.21%에 불과한 2만 1647명이다.2개 지구대,4개 치안센터,1개 파출소를 운영한다.경찰관 411명,전·의경 165명 등 576명이 근무한다.경찰관 한 사람이 50명 남짓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셈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의류업계 ‘짝퉁과의 전쟁’

    의류업계 ‘짝퉁과의 전쟁’

    “불황기엔 짝퉁이 진품을 이긴다.” 그동안 루이뷔통,닥스,아놀드파마 등 외국 유명브랜드에만 한정됐던 가짜상품(속칭 짝퉁·짜가)이 경기불황을 타고 국내 유명브랜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보다못한 국내 의류브랜드 업체들은 최근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강도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짝퉁 식별법 안내는 기본이고,신고를 하면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건 업체도 있다. 업계에서는 짝퉁의 확산이 의류업계의 장기불황이 큰 원인이지만 국산브랜드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유명 브랜드,지금은 짝퉁과 전쟁 중 ‘짝퉁과의 전쟁’에는 EXR코리아,신원,휠라 등 국내 유명브랜드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선봉은 ‘캐포츠 브랜드’로 명성을 얻고 있는 EXR코리아가 맡았다. EXR코리아는 6일 “‘EXR’ 브랜드를 위조한 가짜상품이 대거 유통됨에 따라 이를 적발하기 위해 최고 1000만원의 위조상품 신고포상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EXR의 상표,디자인을 도용한 위조상품 제조업자나 제조공장을 제보하는 사람에게 위조상품 적발규모 등 기준에 따라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EXR코리아는 이를 위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www.exrkorea.com)에 짝퉁 판별법과 신고 코너를 만들고 전화신고센터도 개설했다. EXR코리아는 올해 들어서만 자사 브랜드의 위조상품 신고가 1000건 가량 접수돼 위조상품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지난 한해의 총 매출액과 맞먹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원은 캐주얼 브랜드 ‘쿨하스’의 유사 로고 사용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현재 브랜드 홈페이지(www.koolhaas.co.kr)에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게시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있다.쿨하스 사업본부장 조춘호 이사는 “아직까지는 소송 등 본격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면서 “우선 제품의 독창성을 살려 유사 제품 생산이 어렵도록 하고,짝퉁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휠라는 직원 3명으로 구성된 단속반을 두고 시장을 직접 돌아다니거나 제보를 통해 시장단속에 나서고 있다.발견한 즉시 현장에서 압수를 하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의류·액세서리 등 넘치는 짝퉁 짝퉁은 외견상 진품과 구별이 잘 안된다.‘EXR’의 유사 브랜드 ‘EXP’만 해도 ‘R’와 ‘P’가 다르기 때문에 상표등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유명 브랜드의 유사성을 노린 제품명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그러나 버젓이 상표등록을 한 제품이라서 적발을 해도 처벌이 어렵다. 네티션닷컴은 최근 자사의 스포츠 브랜드 ‘A6’와 유사한 ‘A6 city spirit’를 만든 모 업체로부더 권리범위 확인심판이란 소송을 당해 1심에서 패했다.이 회사 이계현 과장은 “A6는 2000년 출원된 브랜드로,인기를 끌자 한 업체가 A6 뒤에 city spirit를 작은 글씨체로 교묘히 붙여 A6와 구별이 잘 안되는 가짜상표를 만들어 팔았다.”고 말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외견상 상표가 구분된다.’고 판결,항소를 해놓은 상태다. 의류산업협회는 이에 따라 올 3월 지적재산권센터를 설립,의류와 가방,액세서리 등 위조상품에 대한 자구적 단속에 나서고 있다.의류산업협회 지적재산권센터는 최근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에서 단속을 벌여 총 21건 2000여점의 위조상품을 적발했다. 3월 출범 이후 상반기 동안 검·경 합동단속에서 적발한 상표권 침해사례는 양말,의류,액세서리 등 80건에 7만여점이나 된다. EXR 관계자는 “위조상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라면서도 “갈수록 유통 규모가 커지고 있어 위조방지와 단속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동형 최여경기자 yunbin@seoul.co.kr
  • [전환시대의 뉴리더십] ② 정동영

    ‘조종사 정동영’은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그의 시선은 발진 준비를 완료한 갈색 전투기에 꽂혀 있었다.한겨울의 칼바람이 목에 감긴 빨간 머플러를 흔들어 때렸지만,그는 오히려 흥분을 억누르느라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마침내 조종석 뒤칸에 몸을 실은 정동영은 활주로 끝에 선 수행원들을 향해,좀더 정확하게는 그를 겨누고 있는 카메라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 장면을 위해 그는 오랫동안 연습한 배우 같았다. 지난 1월20일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 활주로에서 찍힌 이 사진은 정동영이 의장으로 있던 내내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에 걸려 있었다.그날의 공군부대 방문은 설 연휴에 장병들을 위문하는 행사였다.그런데 며칠 전부터 정동영은 굳이 ‘전투기 탑승’에 집착을 보였다고 한다.참모들에게 “꼭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는 것이다. 이런 정동영의 모습에서 ‘기꺼이 미디어 상품이 되고자 한 최초의 정치인’으로 꼽히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젊고 화려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케네디.정동영은 과연 ‘한국의 케네디’를 꿈꾸는 것일까. ●“보이는 것에 집중하라” 정동영은 지난 1월11일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됐다.그런데 전날 그의 참모들은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그들은 남대문시장을 헤집고 다녔다.정동영이 의장에 뽑힌 뒤 하게 될 ‘민생행보’를 위해 일찍이 사전답사에 나선 것이다.의장에 선출되자마자 정동영은 노란 점퍼를 입고 새벽부터 재래시장을 누볐다.중국 칭다오(靑島)의 공단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일정도 감행했다.그의 ‘이미지 정치’는 당사를 여의도 고급빌딩에서 영등포의 폐(廢)공판장 부지로 옮긴 데서 절정에 달했다.불법자금이 창당자금으로 흘러들었다는 뉴스가 나온 바로 다음날 아침 그는 “오늘부로 당사 퇴거를 명한다.”고 전광석화처럼 선언했다. 정동영의 이미지 정치는 정적(政敵)과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하지만 그는 ‘큐(Q)사인’을 멈출 의향이 없었다.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시장바닥을 무턱대고 돌아다닌다고 재래시장이 살아나느냐.”고 몰아붙였지만,그는 “정치인이 재래시장에 관심을 갖는 게 뭐가 나쁘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고는 며칠 뒤 국회로 전국의 재래시장 상인들을 불러모아 한바탕 ‘눈물바다’를 만들어냈다.어느날 택시기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정결의’도 했다.“나는 전에 골프도 치고 폭탄주도 마셨다.그런데 시장상인과 서민들을 만나면서부터 많은 반성을 했다.이제 정치하는 동안에는 골프를 안 치겠다.”3위권에서 맴돌던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정동영 의장 취임 이후 1위로 치솟았다.“정동영식 정치가 먹힌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다.급기야 한나라당이 벤치마킹에 나섰다.박근혜 대표는 파란 점퍼를 입고 당사를 천막으로 옮겼으며 시장을 돌았다. 이쯤되면 무작정 “쇼한다.”고 깎아내릴 수만도 없다.운동권 출신의 당직자 A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말과 행동으로 권위주의를 깼다면,정동영은 이미지로 권위주의와 결별한 것이다.국민이 원하는 스타일에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눈높이로 내려왔다는 얘기가 된다.어떤 의미에서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의 공백을 대체할 리더십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미지 정치는 더 이상 정동영의 전매특허가 아니다.더욱이 ‘스타성’에 있어서는 이미 박근혜 대표가 그를 추월했다.정동영이 올초 한 여고에 특강을 갔다가 학생들로부터 “뭐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것은 충격이었다.지금 정동영은 이미지 정치와 명예로운 결별을 하든지,아니면 ‘새로운 버전’의 걸출한 이미지 정치를 다시 출시해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다. ●“대세를 읽어라” 정동영은 결정적 타이밍에 폐부를 찌르는 발언으로 대세에 몸을 싣는 천부적 정치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2000년 말 최고 실세인 권노갑씨를 치받으면서 중진의 반열에 오른 이래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승리하는 편에 서서 이슈를 선점했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 중진과 소장파가 당권을 놓고 치열한 세싸움을 벌일 때 정동영이 소장파의 총대를 메고 노 대통령의 정치적 사부인 김원기 의원을 밀어낸 것은 그가 보여준 정치감각의 백미였다. 당직자 B씨는 “이미지 정치도 자질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정동영에게 탁월한 정치적 식견이 없었다면 그렇고 그런 얼굴마담 역할로 끝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정동영에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른다.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대선때 노무현 후보의 연설을 들으면 그 주장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 뭔가 찌릿찌릿한 게 있었다.그런데 정 의장은 처음 몇 마디 듣고 나면 지루해진다.한마디로 감동이 없다.” 그런 정동영이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찌릿찌릿함’을 선사한 적이 있다. 4월말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선명한 이념 정립을 맹렬히 요구하는 일부 당선자들에게 그는 이렇게 일갈했다.“미국의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정강정책을 정하는 전형적인 실용정당이다.공화당에 비교하면 진보적이지만,유럽의 사민당에 비해선 보수적이다.규제 철폐는 서구 입장에서 보면 보수가 될 수 있지만,우리의 입장에선 진보가 될 수 있다.개혁을 진보와 동일시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6·5 재·보선 지원유세를 끝낸 뒤 쉴 틈도 없이 지난 7일 일본 방문에 나선 것도 최근 ‘공부’에 대한 그의 왕성한 의욕을 보여준다. 그는 도쿄에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도쿄대 총장,아사히신문 사장 등을 만난다.주말에 잠시 귀국한 뒤 바로 미국으로 떠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연방 상·하원 외교위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정동영식 제3의 길 당시 워크숍에서 정동영은 단호하게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다.이런 정동영식 실용주의 노선은 빌 클린턴이나 토니 블레어가 주창한 ‘제3의 길’을 연상시킨다.하지만 두 정상이 중도노선을 표방했을 때의 당내 형편과 지금 열린우리당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당시 미국 민주당은 24년 동안 대통령을 단 1명밖에 배출하지 못했을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잃고 있었고,영국 노동당도 19년 넘게 야당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반면 지금 열린우리당의 주류는 정권 재창출과 총선에서의 압승으로 이념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이다.이 때문에 정동영식 제3의 길은 대통령선거 본선에서는 몰라도,당내 경선과정에서는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정동영으로서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다. 더욱이 클린턴은 중도로 옮겨와서도 노년층 의료보험과 교육예산,환경보호 등 민주당의 전통적 핵심 어젠다를 결코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당심(黨心)을 잃지 않았다.그렇다면 정동영이 고수할 핵심 어젠다는 무엇일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약력 ▲1953.7.27 전북 순창 출생 ▲1969 전주고 ▲1972 서울대 국사학과 ▲1976 영국 웨일스대 석사 ▲1978 문화방송(MBC) 보도국 기자 ▲1995 MBC 뉴스데스크 앵커 ▲1996 새정치국민회의 입당 및 대변인 ▲1996 15대 국회의원 ▲2000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2000 16대 국회의원 ▲2004.1 열린우리당 의장 ▲2004.4 총선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 ▲2004.5 의장직 사퇴˝
  • [길섶에서] 그 자리/우득정 논설위원

    서재에 꽂힌 책들을 뒤적이다 10년 전쯤 표지 뒷면에 친필로 쓴 내 이름과 함께 받았던 은사의 ‘눈뜸과 귀뜸 글’ 모음집에 손길이 머물렀다.건성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니 ‘겉돌아버린 강의들’이라는 글이 눈길을 끌었다.1978년 학구열과는 거리가 먼 제자들의 시선을 대하며 2학기 강의를 마친 뒤 소회를 담은 글이었다. “저 친구의 옷차림이 왜 저리 남루할까 싶어 곰곰이 살펴보면 멋을 부리기 위해 일부러 사입은 블루진이 아닌가!… 국산 담배지만 가장 비싼 브랜드인 ‘썬’을 꼬나 물고,1000㏄짜리 생맥주 잔을 기울이며,‘고우 고우’ 음악을 들어야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든가?” 선생님은 그러면서 1950년대 중반 남대문시장에서 산 염색한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고 다니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당신의 학창시절과 비교하시며 씁쓰레해 하셨다. 며칠 전 대학 동창 몇명이 모여 젊은이들의 의식구조와 행태를 나무라며 열을 올렸다.그중에서도 대학 교수인 녀석이 가장 흥분했던 것 같다.우리도 그 시절 은사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득정 논설위원˝
  • [2004 서울 범죄리포트- ①메트로 범죄를 읽는다] 술집 몰린 ‘서초署’ 강도 으뜸

    서울의 범죄율 분포는 도심이 높고 주변의 주거 지역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전형적인 동심원 구조를 이룬다.상업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범죄율 또한 높을 것이라는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도심의 범죄율은 서울 전체 평균의 6∼7배에 이른다.서울 전체의 10만명당 범죄율은 3723건이지만,중부경찰서가 관할하는 중구 필동과 장충동·을지로·명동 일부 지역은 2만 6841건,남대문경찰서가 관할하는 소공·회현·중림동은 2만 1987건이다.중부경찰서와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31개 경찰서 가운데 범죄율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주거타운의 총범죄율은 도심의 8분의1 수준이었다.도봉경찰서가 관할하는 상계·도봉·방학·창동 일대와 양천경찰서가 관할하는 신정·신월·목동 일대는 10만명당 총범죄율이 각각 2882건과 2991건으로 29위,28위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이같은 차이가 생활환경과 인구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유동인구와 유흥업소가 많은 것은 범죄자와의 근접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면서 “특히 많은 유동인구는 지역 성원간 유대와 결속력을 떨어뜨리고 문제청소년들에 대한 통제력을 약화시켜 범죄율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부와 남대문경찰서 관할 지역은 관공서와 사무빌딩,대규모 쇼핑센터가 밀집한 데다 재래시장(남대문시장)과 교통거점(서울역)까지 자리잡고 있어 상주인구 대비 유동인구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2003년 서울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중부와 남대문경찰서 지역의 상주인구는 각각 2만 2976명,2만 2504명으로 서울 31개 경찰서에서도 최하위권이다.하지만 이들 지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각각 50만 7297명과 52만 7268명으로 상주인구보다 무려 22∼23배나 많다.서울지역 전체 유동인구가 상주인구의 2.3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반면 도봉·양천경찰서 지역은 한강 이북과 이남의 대표적인 주거타운답게 1인당 유흥업소 비율이 31·29위,상주인구 대비 유동인구 비율도 20·31위 수준이다.이들 지역은 총범죄뿐 아니라 대부분의 범죄유형에서 하위권에 속했다.도봉경찰서는 5대 강력범죄율에서는 29위,지능범죄율에서는 28위를 차지했고,양천경찰서는 5대 강력범죄율과 지능범죄율 모두 27위로 나타났다.특히 전체 면적 가운데 주거지역이 70%에 이르고 전체가구의 44%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양천경찰서 지역은 서울에서 강도범죄율이 가장 낮은 곳으로 조사됐다. 지역간 경제수준에 따른 범죄율과 범죄유형의 차이도 확연했다.지역내 재산세 총액을 기준으로 상위 5개 지역과 하위 5개 지역의 10만명당 총범죄율을 비교한 결과 강남·서초·송파·동부·수서 등 상위 지역 범죄율이 은평·종암·서부·중랑·노원 등 하위 지역보다 32%나 높았다.서울 전체 평균과 비교할 때 상위지역은 12%가 높고 하위지역은 15% 낮은 수치다. 직무유기·직권남용·사기·횡령·배임을 포괄하는 지능범죄율은 상위 지역이 654건으로 서울 평균 558건보다 17%,하위지역의 472건보다는 38%나 높았다.반면 5대 강력범죄율은 상위 지역이 1359건,하위지역이 1297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지역사회의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재산범죄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통설을 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강력범죄 중에서도 강도와 강간범죄율은 상위 지역이 하위지역보다 각각 88%,37%씩 높았다.강도범죄율은 가장 높은 서초서와 가장 낮은 노원서 사이의 편차가 무려 7배에 달했다.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이들 지역의 경제수준보다는 유흥업소 수 등 주로 대인범죄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실제 상위 5개 지역의 유흥업소는 7472곳인 반면 하위 5개 지역은 4677곳에 불과하다. ‘도심-주거지역’이나 경제적 수준에 따른 분석과 달리 한강을 경계로 한 강남·북 지역의 범죄율 편차는 크지 않았다.한강 이북의 18개 경찰서와 이남의 13개 경찰서 지역을 비교할 때 10만명당 총범죄율은 강북이 3831건,강남은 3614건으로 두 지역의 편차는 6% 정도에 불과했다.실제 두 지역은 상주인구나 유동인구,유흥업소 수 등 범죄율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학적·사회적 변인간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을 모두 더한 10만명당 5대 강력범죄율은 강북지역이 1507건으로,1297건에 그친 강남지역보다 16% 정도 높았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계량화하기 힘든 주거환경의 차이나 도심 재개발 등으로 인한 지역해체적 요인들이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세영 고금석기자 sylee@seoul.co.kr˝
  • [꼬불꼬불 뒷골목] 강동구 성내동 장신구 부품거리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효녀 ‘가내 부업’의 신화를 기억하십니까? 부녀자들이 봉제 인형에 눈 하나 붙이고 치마 하나 입히는 데 50전,1원 받으며 수출역군 역할을 해내던 때가 있었다.1980년대 중반만 해도 아랫집,윗집없이 서민들 사이에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게 가내 부업이다.국민소득 2만달러 운운하지만,지금도 ‘애들 반찬 값이나 벌자.’며 가내 부업을 하는 여성이 적잖다. 서울 강동구 성내1∼2동 뒷골목엔 액세서리 부품 업소가 130여곳 몰려 있다.이웃 주택가는 물론 고덕·명일동 일대에 이르기까지 줄잡아 2만여명의 여성이 이들 업소를 통해 부업으로 살림살이에 보태고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이 여기선 옳다. 이 뒷길에는 넥타이 핀에서부터 여성 필수품인 머리핀,목걸이 등 액세서리란 액세서리 부품은 몽땅 다룬다. 1만여종에 이른다는 취급품목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게 바로 체인(Chain)이다.액세서리 중에서도 대표적인 목걸이,넥타이핀 등 고리가 들어간 물품에 흔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손에 얼른 잡히지도 않을 만큼 자그마한 고리들이 사람 손을 거쳐 길게 이어지면 목걸이 끈,짧게 하면 넥타이핀 줄이 되는 것이다.국내에서 유일한 액세서리 특화단지인 데도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모조품을 전문으로 하는 탓이다. 업계 연합체인 서울강동장신구조합 최병실(49) 전무이사는 “간단히 말해 이틀 쓰고 버릴 것들”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세우는 ‘무기’로 쓰는 우리네 여성들은 보통 이미테이션(모조품)을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수출 주무대인 중남미·유럽인들은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만든 부품들은 서울 남대문시장 등으로 보내져 완성품이 되고,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뻗어나가 지구촌 구석구석 ‘액세서리 마니아’들의 몸을 화려하게 치장하게 된다.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는 현장에 근면정신이 살아 숨쉰다. 성내2동 편모(33·여)씨는 “팀장으로 불리는 알선업자로부터 액세서리 부품을 받아 부업을 해온 지 3년째”라면서 “취업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다섯살배기 딸을 맡기는 비용 등을 따지면 제법 괜찮은 벌이가 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이러한 부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달 내내 매달릴 경우 1인당 70여만원.대개 가정생활 짬짬이 틈을 내 하기 때문에 20만∼30만원 안팎이다.‘○개 들이 봉지 일까지’ 하는 식으로 일을 맡는다.목걸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을 한 예로 들어보자.민물새우의 눈 크기만한 모조 다이아몬드 부품을 꽃받침 모양의 구리판에 한개 접착하는 데 4∼5초 정도 걸린다.똑같은 시간이라도 받는 돈은 한 건에 2원에서 많으면 20원.이처럼 10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숙련도 차이에서 생긴다. 일을 알선받는 시민은 업소나 오퍼상 한 곳당 10∼20명,많게는 80∼100명에 이른다.평균 20명으로 잡아도 업소 130개에 오퍼상 800여곳을 합치면 2만명 가까이 된다. S상사 대표 W씨는 “부업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임금은 96년에 비해 거의 달라진 게 없다.”면서 “그 당시 개당 1원 80전∼1원 90전하던 게 2원 단위로 바뀌었으니 부품 하나 붙이는 경우 10∼20전 오른 것으로 보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10년 전이나 마찬가지의 인건비를 치르는 탓에 ‘살판 났을’ 듯한 액세서리 특화단지는 지금 내리막길 산업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였다.4∼5년 전부터 중국 등 인건비가 싼 나라에 시장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장신구조합 최 이사는 “앞으로 4∼5년 뒤면 사실상 붕괴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면서 “다른 산업과 연계,이탈리아 ‘구찌’나 프랑스 ‘샤넬’ 등과 같은 식으로 브랜드화하는 등 저물량-고단가 전략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경공업 부문까지 저임금국에 ‘포위’ 당한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재래시장 경기 최악

    21일 한낮 남대문시장의 상가 건물에 들어서자 서너명의 상인들이 들러붙어 뭘 찾느냐고 묻는다.거리에서도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이 부지기수다.상인들의 절박한 생존 몸부림이다. 중앙상가 C동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이영구(58)씨는 “20년동안 남대문에서 잔뼈가 굵었는데 재작년부터 갈수록 장사가 안된다.”면서 “의류상가에서만 현상유지를 못하는 점포가 80%”라고 밝혔다.하루에 1만 3000∼1만 5000원짜리 티셔츠를 2∼3장 팔아 관리비와 임대료도 못 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서민 및 내수 경기를 반영하는 재래시장의 체감경기가 심각한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민·내수경기를 진단하기 위해 시장경기실사지수(MSI)를 개발해 2·4분기 재래시장의 체감경기 전망을 처음 조사한 결과,MSI는 45로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아 서민들의 경기가 심각한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MSI는 서울과 6대 광역시 재래시장 상인 720명을 대상으로 체감경기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웃돌면 해당 분기의 경기가 전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낙관하는 상인이 더 많다는 것이며 100 아래면 반대를 의미한다. 1·4분기 실적MSI는 20으로 극도의 부진양상을 드러냈다. 재래시장의 업종별 2·4분기 전망은 농산(MSI 63),수산(44),축산(27),의류(49),가전(40) 등 전 분야에서 침체를 면치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축산은 광우병파동 여파와 내수경기 부진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도 서울(48),부산(38),인천(20),대구(46),울산(51),광주(81),대전(24) 등 전 지역이 모두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윤창수기자 geo@˝
  • [인사]

    ■ 굿데이 △경영전략실장(부사장 대우) 朴大根 ■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중앙 朴昌羲△중부 羅淙奭△송파 黃義善△강남1 朴泰永△서초 이해균△강서 金東午△강북 康源福△동대문 金政秀△동부 李承瑞△서부 玄昌鎬△경기서부 許德晨△경기동부 朴泳浩△경기중부 李時雨△부산경남1 李千烈△충청 李明雨△호남 金龍日△서울시청 李澈榮△본점기업 金祥銖△삼성〃 崔相求△종로〃 朴義善△서부〃 李正一△강남〃 許煥△부산경남〃 朴正民△전략〃 李彰雨△영업부 鄭圭章◇본부 부서장△방카슈랑스팀 柳官秀△개인여신팀 崔七岩△기업영업전략팀 金桂晟△기관영업팀 李暢植△공금영업팀 申相浩△시장운용팀 金裕鍾△재무기획팀 金勝奎△자금팀 全圭煥△회계팀 朴成一△인사팀 鄭大植△리스크총괄팀 金景喜△여신정책팀 趙容興△여신관리팀 辛鎭基△가계여신센터 崔永道△수신서비스센터 權德上△준법감시실 李載邦◇본부 부서장급△주택금융사업단 林采權△기업금융단 李慶喜 李斗榮(대우경영관리단) 李玄德(대우전자〃) 金元東(신우계열〃)△영업지원단 金玉崑 趙誠吉△리스크총괄팀 趙成國△가계여신센터 安成玉△기업영업전략팀 李東鍵△기관고객본부 김기수△종합금융단 金鍾根△카드영업전략팀 朴慶福△카드영업지원팀 權基赫△시너지마케팅팀 洪鉉豊 金承祿△전략기획팀 林翼鳳△자금팀 李敏宰△인사팀 南基明△기업여신팀 李東彬△준법감시실 金榮華△검사실 金鎭培 문호선 徐元基 李龍雨 朴永模 盧相寅◇지점장△가락중앙 林東湖△강남 柳榮得△고덕 郭泳煥△광나루 李漢秀△광장동 宋基福△광희동 徐泰揆△구의동 宋明宰△길동 鄭喜溶△낙성대 金政鎰△난곡 金鎭美△남대문시장 宋會用△노원 蘇弘錫△대림서 韓信福△대치동 黃大植△대치북 변재봉△대치역 韓榮洙△대흥동 趙成勳△도곡동 氷宰官△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權丙圻△도화동 廉東桓△독산본동 裵洛亨△동소문 朴松玉△롯데월드 金同根△마들역 李權浩△명동역 李和映△명동 金明壽△명일역 金基敦△목동4단지 兪炳權△무교 金東秀△문정동 丁海寬△미아동 全純周△반포남 鄭基和△발산역 金碩年△방이역 魯吉用△법조타운 李昌煥△북가좌동 金承玖△사당북 高哲賢△삼선교 吳炳基△삼성센터 尹成源△상도동 韓康澤△서여의도 朴相仁△서울디지털 黃夏船△서초남 洪石杓△석계역 朴鍾九△석촌동 諸廷助△선릉 金國瑞△성균관대학교 梁熙雄△성수남 金鎭沃△소공동 金完中△송파남 金吉分△수송동 李益基△수유동 李英植△신길서 徐相鐵△신림로 崔明淳△아시아선수촌 李龍雨△암사동 朴建用△압구정현대아파트 崔鎬翔△여의도북 朴鎔喆△여의도중앙 金炯敏△연세 張榮洙△영동중앙 李賢雨△영등포6가 李致彦△용산구청 權銀伊△용산전자랜드 方憲啓△용산 尹炳玟△우이동 田珍九△원남동 尹在旭△자양동 李奉煥△잠실5단지 池六植△잠실 金東哲△장안1동 李點洙△장충남 曺信一△재동 姜玉永△전농동 徐成翰△종로3가 許憲根△종로 李錫虎△종암 吳信培△중계동 洪性雨△중계본동 權五淑△창신동 李聖塤△천호동 趙鎭衡△청계 金淵中△청파동 李畯柄△총신대역 金文哲△평창동 元承茂△포이동 尹政漢△학동역 金澈鎬△한남동 尹汝一△합정동 文洪樂△혜화동 尹京彦△홍제동 李昌憲△화곡동 金英修△회기동 吳康熏△효자동 金泳煥△구월1동 許金亮△남동공단 崔喆洙△부평북 金範左△부평서 朴完植△산곡동 朴柱植△작전동 元杓喜△주안서 韓泳洙△경안 朴用基△과천 金善勇△금촌 朴浩全△동수원 朴二洙△반월공단 許權△부천중앙 林洪祚△분당시범단지 權奇亨△분당 朴鍾燁△분당YMCA 안재동△산본역 申天秀△산본 梁承泰△상록수 曺善敎△성남중앙 金承國△시화공단 白南九△안양중앙 洪興基△역곡 宋鍾晩△영통 鄭東成△오리역 李南姬△오산 金培鎬△용인 白夏英△의정부중앙 정우석△이천 潘雲炳△전곡 金周權△중동중앙 李哲徽△평택 李奉容△한일타운 金承圭△대전중앙 安順哲△둔산 羅正浩△엑스포 朴重鉉△당진 林宬浩△서산 구재후△신방동 尹賢△홍성 宋賢煥△서청주 趙載煥△거제동 具萬謨△남천동 黃洛鎭△모라동 朴天錫△부산 千錠佑△수영역 金熙鎭△양정동 申彦東△영도중앙 朴柄閏△중앙동 金時勳△하단동 許成石△해운대 趙鐵濟△화명동 金喜洙△삼산동 朴一坤△김해 趙于濟△반림동 金哲洙△사천 李相五△창원공단 尹鍾賢△대봉동 李斗壽△성당동 具世宇△유통단지 李海萬△연일 姜英洙△포항포스코 金龍鎭△광주 沈春燮△목포 牟文基△순천 李海徹△김제 李泰烈△전주 丘道完△서귀포 金學善△싱가포르 崔鍾錫△우리아메리카은행 李庸在 金塡◇기업영업지점장(RM)△기업금융단 金大永 許南濟△본점기업영업본부 裵天一 趙德濟△삼성〃 黃守永 金炯男△포스코〃 許均 崔東信△중부〃 裵先進 權度均 李起會△종로〃 林文煥 房仁培 高載憲△서부〃 崔貞愛△강남〃 李起萬 安萬龍 金炯男△테헤란로〃 孔玉禮△경인〃 鄭萬燮 朴大一△부산경남〃 朴点默 崔栽榕△전략〃 韓宗元 趙章熙 ■ 현대오일뱅크 ◇전무△재무부문장 徐玉錫◇상무 △서울직매본부장 鄭珍春△대전소매〃 郭廣鎭△생산본부 혁신추진팀장 姜達鎬△정유사업본부 〃 韓九英
  • [인사]

    ■ 굿데이 △경영전략실장(부사장 대우) 朴大根 ■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중앙 朴昌羲△중부 羅淙奭△송파 黃義善△강남1 朴泰永△서초 이해균△강서 金東午△강북 康源福△동대문 金政秀△동부 李承瑞△서부 玄昌鎬△경기서부 許德晨△경기동부 朴泳浩△경기중부 李時雨△부산경남1 李千烈△충청 李明雨△호남 金龍日△서울시청 李澈榮△본점기업 金祥銖△삼성〃 崔相求△종로〃 朴義善△서부〃 李正一△강남〃 許煥△부산경남〃 朴正民△전략〃 李彰雨△영업부 鄭圭章◇본부 부서장△방카슈랑스팀 柳官秀△개인여신팀 崔七岩△기업영업전략팀 金桂晟△기관영업팀 李暢植△공금영업팀 申相浩△시장운용팀 金裕鍾△재무기획팀 金勝奎△자금팀 全圭煥△회계팀 朴成一△인사팀 鄭大植△리스크총괄팀 金景喜△여신정책팀 趙容興△여신관리팀 辛鎭基△가계여신센터 崔永道△수신서비스센터 權德上△준법감시실 李載邦◇본부 부서장급△주택금융사업단 林采權△기업금융단 李慶喜 李斗榮(대우경영관리단) 李玄德(대우전자〃) 金元東(신우계열〃)△영업지원단 金玉崑 趙誠吉△리스크총괄팀 趙成國△가계여신센터 安成玉△기업영업전략팀 李東鍵△기관고객본부 김기수△종합금융단 金鍾根△카드영업전략팀 朴慶福△카드영업지원팀 權基赫△시너지마케팅팀 洪鉉豊 金承祿△전략기획팀 林翼鳳△자금팀 李敏宰△인사팀 南基明△기업여신팀 李東彬△준법감시실 金榮華△검사실 金鎭培 문호선 徐元基 李龍雨 朴永模 盧相寅◇지점장△가락중앙 林東湖△강남 柳榮得△고덕 郭泳煥△광나루 李漢秀△광장동 宋基福△광희동 徐泰揆△구의동 宋明宰△길동 鄭喜溶△낙성대 金政鎰△난곡 金鎭美△남대문시장 宋會用△노원 蘇弘錫△대림서 韓信福△대치동 黃大植△대치북 변재봉△대치역 韓榮洙△대흥동 趙成勳△도곡동 氷宰官△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權丙圻△도화동 廉東桓△독산본동 裵洛亨△동소문 朴松玉△롯데월드 金同根△마들역 李權浩△명동역 李和映△명동 金明壽△명일역 金基敦△목동4단지 兪炳權△무교 金東秀△문정동 丁海寬△미아동 全純周△반포남 鄭基和△발산역 金碩年△방이역 魯吉用△법조타운 李昌煥△북가좌동 金承玖△사당북 高哲賢△삼선교 吳炳基△삼성센터 尹成源△상도동 韓康澤△서여의도 朴相仁△서울디지털 黃夏船△서초남 洪石杓△석계역 朴鍾九△석촌동 諸廷助△선릉 金國瑞△성균관대학교 梁熙雄△성수남 金鎭沃△소공동 金完中△송파남 金吉分△수송동 李益基△수유동 李英植△신길서 徐相鐵△신림로 崔明淳△아시아선수촌 李龍雨△암사동 朴建用△압구정현대아파트 崔鎬翔△여의도북 朴鎔喆△여의도중앙 金炯敏△연세 張榮洙△영동중앙 李賢雨△영등포6가 李致彦△용산구청 權銀伊△용산전자랜드 方憲啓△용산 尹炳玟△우이동 田珍九△원남동 尹在旭△자양동 李奉煥△잠실5단지 池六植△잠실 金東哲△장안1동 李點洙△장충남 曺信一△재동 姜玉永△전농동 徐成翰△종로3가 許憲根△종로 李錫虎△종암 吳信培△중계동 洪性雨△중계본동 權五淑△창신동 李聖塤△천호동 趙鎭衡△청계 金淵中△청파동 李畯柄△총신대역 金文哲△평창동 元承茂△포이동 尹政漢△학동역 金澈鎬△한남동 尹汝一△합정동 文洪樂△혜화동 尹京彦△홍제동 李昌憲△화곡동 金英修△회기동 吳康熏△효자동 金泳煥△구월1동 許金亮△남동공단 崔喆洙△부평북 金範左△부평서 朴完植△산곡동 朴柱植△작전동 元杓喜△주안서 韓泳洙△경안 朴用基△과천 金善勇△금촌 朴浩全△동수원 朴二洙△반월공단 許權△부천중앙 林洪祚△분당시범단지 權奇亨△분당 朴鍾燁△분당YMCA 안재동△산본역 申天秀△산본 梁承泰△상록수 曺善敎△성남중앙 金承國△시화공단 白南九△안양중앙 洪興基△역곡 宋鍾晩△영통 鄭東成△오리역 李南姬△오산 金培鎬△용인 白夏英△의정부중앙 정우석△이천 潘雲炳△전곡 金周權△중동중앙 李哲徽△평택 李奉容△한일타운 金承圭△대전중앙 安順哲△둔산 羅正浩△엑스포 朴重鉉△당진 林宬浩△서산 구재후△신방동 尹賢△홍성 宋賢煥△서청주 趙載煥△거제동 具萬謨△남천동 黃洛鎭△모라동 朴天錫△부산 千錠佑△수영역 金熙鎭△양정동 申彦東△영도중앙 朴柄閏△중앙동 金時勳△하단동 許成石△해운대 趙鐵濟△화명동 金喜洙△삼산동 朴一坤△김해 趙于濟△반림동 金哲洙△사천 李相五△창원공단 尹鍾賢△대봉동 李斗壽△성당동 具世宇△유통단지 李海萬△연일 姜英洙△포항포스코 金龍鎭△광주 沈春燮△목포 牟文基△순천 李海徹△김제 李泰烈△전주 丘道完△서귀포 金學善△싱가포르 崔鍾錫△우리아메리카은행 李庸在 金塡◇기업영업지점장(RM)△기업금융단 金大永 許南濟△본점기업영업본부 裵天一 趙德濟△삼성〃 黃守永 金炯男△포스코〃 許均 崔東信△중부〃 裵先進 權度均 李起會△종로〃 林文煥 房仁培 高載憲△서부〃 崔貞愛△강남〃 李起萬 安萬龍 金炯男△테헤란로〃 孔玉禮△경인〃 鄭萬燮 朴大一△부산경남〃 朴点默 崔栽榕△전략〃 韓宗元 趙章熙 ■ 현대오일뱅크 ◇전무△재무부문장 徐玉錫◇상무 △서울직매본부장 鄭珍春△대전소매〃 郭廣鎭△생산본부 혁신추진팀장 姜達鎬△정유사업본부 〃 韓九英
  • [나의 창업노트 ③] 창업일기 훔쳐보기

    신은경 사장은 창업을 결심한 순간부터 1호 매장을 내기까지 4년쯤 걸렸다.모든 준비를 혼자서 한 탓도 있지만,되든 안 되든 5년은 버텨보기로 작정했기에 인테리어 소품 하나조차 허투루 할 수 없었다.사무실 벽 여기저기에 써붙여진 ‘창업메모’를 살짝 훔쳐보았다. ●창업강좌 부지런히 귀동냥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지원센터(www.sbdc.or.kr)는 물론 백화점,구청 등이 주관하는 강좌를 부지런히 쫓아다녔다.자꾸 듣다 보니 나름대로 ‘감’이 생기고,실속정보도 낚을 수 있었다.더러 허탕치는 ‘부실강좌’도 있었지만,알찬 강좌를 건졌을 때는 강의가 끝난 뒤 따로 상담을 신청해 개별조언을 받았다. ●종자돈이 너무 빠듯하면 뒷심이 달린다 남대문시장에서 ‘몸 상해가며’ 옷가게를 한 덕분에 1억원의 여윳돈을 모았다.서울 송파동 직영매장을 여는 데는 8000만원(권리금 4000만원,보증금 1500만원,인테리어 비용 2500만원)이 들었다.회현동 사무실 임대료 등을 합쳐도 1억원이면 얼추 꾸려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중소기업청에서 창업자금 5000만원을 더 빌렸다. ●소품 하나도 치밀하게 ‘오블리쿠아’가 추구하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임신부 이미지컷을 구하기 위해 충무로 바닥을 몇날며칠 헤매고 다녔다.고생끝에 마음에 꼭 드는 사진을 구했지만 저작권료가 너무 비쌌다.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온라인 쇼핑몰에 50만원을 주고 1회 사용했다.매장에 내건 대형 포스터 등은 좀 더 싼 이미지사진을 사용했다.그토록 꼼꼼하게 따지고 준비했어도 막상 사업에 뛰어드니 생각지도 못한 시행착오들이 튀어나왔다.옥외 광고판에 세금이 붙는다는 사실을 몰라 과태료를 낸 것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될 세가지 품질과의 타협,가격과의 타협,자기와의 타협이다.책상에서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큼지막하게 써붙여 놓았다.값싼 원단에 흔들릴 때마다,시장에 물건을 풀고 싶을 때마다,이 메모를 들여다보며 ‘유혹’을 이겨냈다. ●공짜는 없다 주요 일과중 하나는 ‘산부인과 접속하기’이다.매장 인근의 산부인과 홈페이지에 접속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일일이 읽어본 뒤 예비엄마들에게 홍보용 e메일을 보낸다.게시판 글을 일일이 읽어보는 까닭은,혹시라도 불임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부부에게 ‘상처’를 줄까봐서다. ●돈 흐름은 정확히 신 사장은 디자인 계통의 일을 하는 남편의 사무실 한쪽을 빌려 쓰고 있다.제품 패턴도 남편에게 의뢰하고 있다.그러나 사무실 임대료와 패턴 제작비 등은 정확히 계산해 지불한다.그래야 돈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손익분기점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 [나의 창업노트 ③] 임부복전문 ‘오블리쿠아’ 신은경 사장

    “스무살 시절부터 제 브랜드를 갖는 것이 꿈이었습니다.그때는 풋내기 디자이너들이 으레 그렇듯 저도 ‘오브제’처럼 튀는 브랜드를 꿈꿨지요.임부복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임부복 전문브랜드 ‘오블리쿠아’로 창업전선에 뛰어든 신은경(41)씨는 5일 중국에서 막 도착했다는 임신부용 니트 샘플을 보여주며 웃었다.오블리쿠아는 열대어 이름으로,부드러운 발음이 마음에 들어 따왔다고 한다. 제품을 출시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신씨가 주목받는 것은 ‘10만원 안팎의 출퇴근용 임부복’이라는 틈새시장 공략과 ‘임부복 렌털(대여)’이라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정장·청바지등 2만원에 렌털까지 오블리쿠아의 옷들은 경쾌한 정장 느낌을 주면서도 가격이 10만원을 넘지 않는다.값은 싸지만 직장에 입고 가기는 민망한 ‘시장표’ 임부복과,옷맵시는 훌륭하지만 가격이 비싼 ‘백화점표’ 고급임부복의 사각지대를 겨냥한 셈이다.아직은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 이르지만 일단은 반응이 좋다.임신부용 청바지 등 온라인 쇼핑몰(www.obliqua.co.kr)의 인터넷 주문도 늘고 있다.“출산율은 떨어져도 일하는 임신부는 늘어난다.”는 사회적 추세에 착안한 것이 주효했다. ‘렌털 서비스’는 덤이다.오블리쿠아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공짜로,제품을 구입하지 않은 고객은 2만원만 내면 아무 때고 필요한 임부복을 빌려 입을 수 있다.렌털 쿠폰의 유효기간은 아기를 낳을 때까지.덕분에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송파동 직영매장 한 곳으로 출발했던 취급점이 지금은 대리점을 포함해 다섯 곳으로 불어났다.최근에는 전국 250개 산부인과와 연계해 1층 로비에 입점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난 2월까지는 몹시 힘들었다.겨울에는 두툼한 외투로 배가 쉽게 가려져 임부복이 잘 팔리지 않는 데도,겨울철을 앞두고 런칭(브랜드 출시)한 것이 화근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도 몇번이고 물건을 다른 데 풀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습니다.동대문이나 남대문시장에 풀면 반응도 빠르고 돈도 쉽게 벌 수 있거든요.” ●10만원 안팎… 색상 유행안타 하지만 어렵사리 실천에 옮긴 자신의 브랜드를 그렇게 망가뜨릴 수는 없었다.다행히 3월부터 ‘제품이 돌고,돈도 돌기’ 시작했다. 신씨는 원래 의상학(성균관대 의상학과)을 전공했다.나래패션 등 의류전문업체에서 20대를 보냈다.결혼 후 “떼돈 번다.”는 소문에 남대문시장으로 진출했다.‘BMW’ ‘조세핀’ 등의 숙녀복 브랜드로 정말 돈을 쉽게 벌었다.대신 기관지가 심하게 상했다. 때마침 둘째아이가 생겨 9년만에 임부복 가게를 다시 찾았다.그런데 “품질이 괜찮고,디자인 좀 뽑혔다 싶으면 20만∼30만원”이었다.품질과 디자인을 잡으면서 가격을 10만원 밑으로 끌어내린다면? 이거다 싶었다.본격적인 시장조사에 착수했다.임부복은 사이즈가 기껏해야 한두개여서 재고부담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색상과 디자인도 유행을 타지 않아 이월상품을 팔기가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임부복은 안 망한다.”는 시장상인들의 격려와,소상공인지원센터 양승근 상담사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특히 양 상담사는 창업 준비작업부터 상권 분석까지 꼼꼼하게 도와줬다. 안미현기자 hyun@˝
  • [씨줄날줄] 민생투어/우득정 논설위원

    금융권의 한 고위 인사는 한국의 금융업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첫번째 원인으로 금융기관간 상품 베끼기 경쟁을 지목했다.돈만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따라하는 바람에 금융기관들이 내놓은 상품이나 수익률 구조,부채 상황까지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이라고 다를 바 없다.이 땅에서 정당의 대표가 되거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되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국립현충원과 4·19 또는 5·18 묘역을 참배한 뒤 제조업체를 찾아 근로자들과 식사를 하며 사진을 찍는다.새벽에는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고 출근길은 택시를 이용한다.이른바 ‘민생투어’다.평상시 천상에서 살다가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이 대단한 이벤트라도 되는 양 정당 대변인들은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선전한다. 정치 지도자들은 서민들의 애환을 몰라 민생투어에 나서는 것일까.맞을 수도 있고,틀릴 수도 있다고 본다.서울 여의도 의사당에서 민의와 동떨어진 정쟁에 골몰하는 것을 보면 백성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그래도 아쉬울 때면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보면 민심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 같기도 하다.그래서 요즘 총선 정국을 맞아 각 당 대표들이 ‘복사기’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서로의 일정표를 베끼기하는 경쟁을 벌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금융기관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공적자금을 수혈받고서도 베끼기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듯이 표심을 겨냥한 정치권의 상상력이 천편일률적인 민생투어의 범주에만 맴돌고 있다면 불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상상력이 빈곤한 지도자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물이란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체육관’에서 최고 권력이 탄생하던 시절이나 호텔과 음식점,광장에 ‘동원된’ 민심을 통해 여론이 전달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민생투어는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겠다.출근길 택시기사에게서 혼쭐이 난 정당 대표가 새삼 민심을 알게 됐다는 듯이 너스레를 떠는 것을 보면 말이다.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극히 단순하다.민생투어를 통해 확인한 민심을 의정활동에 제대로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지금처럼 때가 되면 의례적인 일정표에 따라 왔다가는 민생투어는 ‘점퍼투어’일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총선 D-19] 中企協·거래소·商議 잇단 방문 박근혜 ‘경제투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독특한 ‘실리 행보’가 화제다.대표로 당선되면 으레 다른 정당을 찾아 인사를 나누던 관례를 깨고 각종 경제 현장부터 누비고 있다.또 ‘어른’인 당내 중진급 인사를 만나는 것에 앞서 탄핵안 철회를 주장하는 소장파 ‘애들’부터 찾았다.26일로 4·15총선을 불과 20일 남겨놓으면서 이 눈치 저 눈치 볼 것 없이 ‘바쁜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원조’ 천막당사 방문 소장파와 토론 박 대표는 이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증권거래소,대한상공회의소를 잇따라 방문했다.전날 새벽 남대문시장에서 민생 경제의 바닥을 경험한 데 이어 이틀째 경제 행보에 주력한 것이다.천막 당사 회의실에 실업률,물가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를 적은 ‘경제 현황판’을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가 하면 이날 저녁에는 당 소장파가 세운 ‘원조’ 천막당사를 찾았다.개혁 목소리를 드높인 소장파와 만나 구겨진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자는 것이었다.수도권 공천자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탄핵안 철회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토론도 벌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표 경선에서 적잖은 도움을 준 소장파에게 ‘보은(保恩)’하는 의미도 있지 않으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소장파가 박 대표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 광주 5·18묘역 참배 28일에는 광주 5·18묘역을 찾을 계획이다.당내 안팎에서 일고 있는 ‘독재자의 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다.26일 당 운영위에서 이원복 인천 운영위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당 대표가 되는 바람에 3공 시절로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이 있다.”고 성토하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돌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연기자 ann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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