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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엑스포 아쿠아리움 입장객 선정방법/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엑스포 아쿠아리움 입장객 선정방법/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여수 엑스포에서 예약제가 현장 선착순으로 바뀐 후 대기시간이 3~7시간으로 늘었다고 한다. 혜택이 한정되어 있을 때 수혜자를 선정하는 방식은 경제학의 오랜 주제이다. 좋은 방식이란 기회를 공평히 주고, 열망이 강할수록 우선권을 주며, 선정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추첨, 예약, 선착순, 가격 조절의 네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추첨은 일정기간 신청 받은 후 무작위로 이용객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일본에선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때 이 방식을 쓴다. 남녀노소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수요자로선 가장 편한 방식이다. 그러나 욕구가 간절한 사람이 아니라 운 좋은 사람을 선택하는 문제가 있으며, 추첨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비용이 든다. 절차가 불투명하므로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사회에서는 채택이 어려울 수 있다. 둘째, 예약방식은 좋은 컴퓨터와 빠른 클릭이 성공을 보장하므로 추첨에 비해 컴퓨터 소외계층에 불리하다. 또 시간에 맞추어 치열한 클릭 경쟁을 해야 하므로 신청만 하면 되는 추첨에 비해 다소 불편하다. 반면 간절한 사람을 선택하는 데에는 추첨보다 약간 유리하다. 우리나라의 아이돌 콘서트는 이 방식을 따른다. 단, 암시장 형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셋째, 현장 선착순을 택하면 이용자는 지루한 대기시간과 헛걸음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체력과 끈기가 관건이니 바쁜 사람이나 노약자에게 불리하다. 여러모로 수요자에겐 불편이 많다. 그러다 보니 간절한 사람 고르기에는 최적이다. 가요 순위프로는 무료 청중을 선착순으로 받아야 열성 팬들로 객석을 채울 수 있다. 또 추첨이나 예약에 비해 절차가 단순하여 관리 비용이 적으며, 예약 취소 등의 문제가 없어 공급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넷째, 가격 조절 방식은 가격을 올려 수요를 낮추는 방법이다. 경매는 수요자가 1명 남을 때까지 가격을 올리는 극단적인 예이다. 시장원리에 가장 잘 부합하는 방식이나 소득이 낮은 사람이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다. 여수엑스포에 가장 적합한 방식은 무엇일까? 수요자가 다양한 만큼 위 네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그중 현장 선착순의 비중은 가장 낮아야 한다. 선착순은 추첨이나 예약에 비해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을 주며 노약자에게 원천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5시간 대기를 감수할 사람을 위해 선착순도 어느 정도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전면 선착순제는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은데 장시간 대기는 싫은 사람을 엑스포에서 멀어지게 한다. 추첨과 예약은 대동소이한데, 보편적 기회 제공에는 추첨제가 나으며 욕구 강도에 따른 배분에는 예약제가 좋다. 엑스포는 아이돌 콘서트와는 달리 수요층이 다양하므로 기회 제공을 중시하여 추첨의 비중을 더 높게 하는 것이 좋겠다. 예약은 추첨과 차별화하여 기존의 방식처럼 현장에서 스마트앱이나 키오스크를 통해 받는 것이 좋겠다. 이와 함께 ‘가격조절’도 수요통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부 전시관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결과적으로 다른 전시관에 대한 상대적 홀대를 야기한다. 기본 입장료를 낮추고 인기 전시관에서는 별도 요금을 받아야 한다. 놀이공원에서도 자유이용권이 있어도 일부 시설은 별도로 돈을 받는다. 서울대공원에서 동물원은 무료지만 동물공연장은 유료이다. 동물공연장은 좌석이 제한되어 있어 요금으로 적정 관객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유료관람의 한 배경이다. 인기관에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대신 8개 인기관 관람은 배제한 할인 입장권을 발행할 수도 있다. 그래도 72개 전시관이 남아 있다. 구매자가 지금과 같이 모든 시설을 볼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미리 사는 한 인기 전시관 관람을 하지 못한 이용객들의 불만을 피할 수는 없다. 위의 가격조절 방식을 도입하면 그 반발도 해결할 수 있다. 유료관 입장 시 돈을 내거나 박람회장을 나갈 때 몰아서 지불하면 된다. 만약 전면 자유이용권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면 낙첨자가 원할 경우 환불해 주는 것이 맞다. 추첨 결과는 미리 알려 주되, 예약은 당일 아침 현장에서 하도록 하고 선착순의 가능성까지 남겨 놓으면 여수행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객을 어찌 선정하든 여수 박람회는 한번 가볼 생각이다.
  • [김문이 만난사람] 아리랑 연구 30년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김문이 만난사람] 아리랑 연구 30년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누구나 부른다. 남녀노소 할 것 없다. 우리의 역사요 한이다. 영혼의 울림이다. 언제 어디서나 방방곡곡 퍼져나가는 마음의 메아리로 늘 존재한다. 남과 북은 물론 해외에 사는 모든 동포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바로 ‘아리랑’이다. 새달 2일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4만 5000명이 아리랑 대합창을 부른다. 생각만 해도 감동적이다. 이 광경은 전 세계에 알려진다.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이 장면을 모아 미국 뉴욕의 번화가 타임스스퀘어에 아리랑 광고를 할 예정이다. 따지고 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여기서 잠깐, 중국은 지난해 5월 국무원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재)으로 지린성 옌볜 자치주의 아리랑(阿里郞)을 등재했다. 왜?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당연히 깔려 있다. 2004년 고구려의 고분벽화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사실을 되돌아볼 때 아리랑 역시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화할 수순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새달 10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8월쯤 실사과정을 거쳐 올 연말 등재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이 있다. 30여년간 아리랑만을 연구해 온 김연갑(58)씨. 그의 공식 직함은 사단법인 한겨레아리랑연합회(이사장 이윤구) 상임이사이지만 ‘아리랑 박사’, ‘아리랑 연구가’로 통한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연합회 자료실에서 그를 만났다. 들어서자마자 ‘네가 아리랑을 아느냐’라는 붓글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속으로 ‘어떻게 답을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글씨는 아리랑을 사랑하는 한 지인이 지난해 써줬단다. 아울러 자료실 안에는 온통 아리랑 관련 책자와 음반, 그리고 각국에서 수집한 자료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몇 권 정도 되는지 묻자 “2만권 정도 되는데 이만 한 넓이의 아리랑 자료실이 정선과 서울 등 세 곳에 있다.”고 했다. 30여년 동안 정성껏 모아 온 자료들이란다. ●‘아리랑 기행단’이 연합회 모태 아리랑연합회는 1979년 김씨가 중심이 된 ‘아리랑 기행단’에서 출발했다. 이후 허규, 박재삼, 고은 선생 등과 함께 ‘모임 아리랑’(1983), ‘전국아리랑보존연합회’(1989)에 이어 1994년 사단법인으로 재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각종 문헌 연구, 자료 수집 등을 하면서 아리랑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일에 매진해 왔다.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이 개봉된 10월 1일을 ‘아리랑의 날’로 제정하고 남북 아리랑 모음 음반 출반 등 아리랑에 관련된 갖가지 기념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아리랑의 세계화와 국가 브랜드 사업을 연동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연합회는 전국 14개 지부와 해외 지부를 두고 활동 중이다. “노래로서의 아리랑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세계화는 아리랑의 3대 정신(저항·대동·상생)을 보편가치로서 강조하는 데 있지요.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가 아닙니다. 음악적인 것 이상으로 우리 민족의 신앙이 담겨 있죠. 아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이 노래는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 145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사회 구성원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입니다. 어느 민족도, 어느 국가도 이처럼 불려지는 노래는 아리랑 외에는 없습니다.” 하여 아리랑은 어떤 노래도 갖지 못한 ‘민족의 노래’, ‘조국 정서의 어머니’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지난해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등록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신청을 하게 됐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해 “판소리, 전통가곡 등에 이어 아리랑도 등재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왜냐 하면 2009년 정선아리랑을 단독으로 신청했으나 정선 외에 진도, 밀양 등 여러 아리랑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계류상태에 있다가 이번에 문화부가 보완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등재를 장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저러고 있는 마당에 어차피 국민정서상 반드시 등재돼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번에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해외동포들에게 불려지는 아리랑으로 범위를 넓히는 선언적 의미도 함께 담겨 있어 뜻이 깊다고 말했다. ●전세계 145개국 동포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다시 말하지만 아리랑의 3대 정신은 저항, 대동, 상생입니다. 이 정신에 따라 광복 직후에는 좌·우익이 ‘아리랑’으로 애국가를 대신했고, 1961년 ‘국토통일학생총동맹’에서 아리랑을 민족의 노래로 규정했습니다. 1953년 휴전회담 조인식 직후 북한과 유엔군이 동시에 아리랑을 연주했습니다. 아울러 1989년 3월 판문점에서 남북이 아리랑을 단일팀 단가로 하기로 합의했으며 2002년 아리랑 축전과 월드컵대회를 통해 상생의 노래가 됐지요.” 따라서 아리랑을 통해 남북문제는 물론 해외동포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동시에 아리랑 정신을 세계적 보편정신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조선족 문화를 보존한다는 명분 아래 자국 무형문화재로 등재, ‘아리랑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인접 국가 간 문화전쟁의 서막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과 함께 합작 영화 ‘아리랑’을 만들었습니다. 중국 청년이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보러 왔다가 북한 처녀를 만나 사랑을 하면서 항일운동 등 과거의 혁명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줄거리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동북3성과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 무대로 알려진 지역 등을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요. 고구려 고분군을 북·중 공동으로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리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북한과 해외동포를 포괄한다는 선언적 문구를 반드시 삽입해야 하며 ‘아리랑상’을 복원하는 등 동일한 권위의 상을 제정, 운영할 필요가 있고 더 나아가 중국이 부러워하는 문화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우리가 ‘아리랑’을 얘기할 때는 본조아리랑(~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을 가리킨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별 아리랑을 쓸 때 지명 접두어(밀양, 정선, 진도 등)를 사용한다.”면서 본조아리랑은 아리랑 전승의 역사, 광범위한 문화적 파장, 대중적 호응력, 현대문화와 문학에 끼친 영향력까지 엄청난 콘텐츠를 가진 작품이라고 역설한다. 아리랑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지역적이면서도 국제적이고, 구비적이면서 기록적이고, 전통적이면서 최첨단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아리랑은 언제부터 불려졌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본조아리랑은 오래전에 백두대간 강원·경상지역 메나리조 아라리가 문경아리랑으로 불려지다 대원군이 경복궁 중수 공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시름을 달래기 위해 전국의 소리꾼들을 불러들여 위로의 노래를 들려 주는 과정에서 아리랑이 나옵니다. 이후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뒤 밀양, 진도 등 지역 아리랑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역사책에 보면 1894년 매천야록에 아리랑 관련 내용도 나오구요.” ●광복 직후에는 아리랑이 애국가 대신 김씨와 아리랑과의 인연은 군복무 때 시작됐다. 1975년 강원도 철원 북방 6사단 철책근무를 할 때 북한에서 보내는 대남방송을 자주 들었다.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해 뜨고 달 뜨고 별도 뜨네~’ 남쪽에서 듣지 못한 아리랑 노래를 들으면서 귀가 솔깃했다. 제대하자마자 양주동·이병도 박사의 아리랑 관련 논문을 단숨에 읽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아리랑 고장을 순회·기행했다. 특히 당시 사북사태 때 노동자들이 아리랑을 불렀다는 사실에 ‘찐한’ 감동을 받았다. 이후 시위가 있는 곳마다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갔다. 시위 끝무렵에는 항상 아리랑이 나왔고 이 장면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진도아리랑은 여성성이 강하고, 밀양아리랑은 남성적이며, 정선아리랑은 삶을 노래했고, 해외동포의 아리랑은 눈물이며 조국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저의 꿈은 비무장지대(DMZ) 안에 남북 공동의 ‘아리랑 박물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모아 온 모든 자료들을 평화롭게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아리랑 공동체를 통해 세계 보편화정신을 널리 펴는 것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리뷰] ‘스노우 화이트… ’ 백설공주와 다른 점은?

    [리뷰] ‘스노우 화이트… ’ 백설공주와 다른 점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읽은 동화 ‘백설공주’ 속 백설공주는 ‘공주’라는 단어의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공주는 아름다운 외모를 질투한 계모 왕비를 피해 들어간 산 속에서 일곱 난쟁이를 만나고 그들의 집에서 허드렛일을 며칠 하는가 싶더니, 이내 독이 든 사과를 먹고 거의 죽은 상태로 있다가 왕자의 키스로 살아난다. 사실 동화 속 주인공은 백설공주가 아니라 그녀에게 쉴 새 없이 저주를 내리는 왕비 또는 그녀에게 눈이 먼 일곱 난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샤를리즈 테론, 크리스틴 스튜어트, 크리스 햄스워스 주연의 블록버스터로 다시 태어난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다르다. 백설공주(스노우화이트)는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자신을 수 년 간 옥탑방에 가두고 백성들을 피폐하게 만든 왕비를 향해 복수의 칼을 든다. 백설공주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일곱 난쟁이는 그대로지만, 그녀를 왕비의 저주에서 깨어나게 하는 왕자 역시 백설공주만큼이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그는 멋진 말(馬)도, 부유한 왕국도 없고 그저 험악한 왕비로 인해 아내를 잃은 허름한 행색의 술주정뱅이 일 뿐이다. 영화에서 왕자가 아닌 ‘헌츠맨’으로 등장하는 백설공주의 상대는 애초 왕비의 명령으로 백설공주를 죽이려다 그녀의 순수함에 매료돼 결국 공주를 구하고 더 나아가 나라를 구하는데 일조한다. 이렇듯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세계인들이 이미 ‘지나치게’ 익히 알고 있는 동화를 판타지액션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 걸맞게 다양한 측면에서 반전을 꾀했다. 영화가 ‘기존의 동화를 잊어라’ 라는 멘트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것 역시 케케묵은 스토리와 샤방한 드레스를 입고 왕자와 일곱 난쟁이의 도움이나 받는 연약한 공주 따위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할리우드에서 태어나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판타지 장르의 유행에 발 맞춰, 화려한 비주얼과 스타급 캐스팅을 자랑한다는 점까지 더하면, 영화의 대대적인 흥행은 이미 확정된 듯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타이틀 부터 ‘백설공주’(스노우 화이트)를 언급한 이 영화가 원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한계는 극명하다. 관객들은 주인공의 결말을 이미 불 보듯 뻔히 알고 있다. 3부작으로 제작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만큼 1편 스토리 전개의 지지부진함 역시 감점요인이다. CG 비주얼이 잠시 눈을 즐겁게 하지만, 이미 전 세계 관객들은 동화 속 세상을 그린 숱한 판타지를 접한 터라 눈이 높아졌다. 웬만한 비주얼로는 관객들이 입을 떡 벌리고 내뱉는 감탄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영화 속 세상은 다소 식상하다. 전 세계에 마니아 층을 확보한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스노우 화이트 역)와 최근 ‘어벤져스’로 몸값이 한층 오른 크리스 햄스워스(헌츠맨 역)의 캐릭터도 1편에서는 다소 모호하다. 스튜어트는 여전히 남자들의 보호를 받는 ‘트와일라잇’ 속 벨라를 연상케 해 아직은 ‘갑옷 입은 벨라’ 정도로 비춰질 뿐이다. 그나마 영원한 젊음을 꿈꾸는 동시에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왕비 역의 샤를리즈 테론은 명성답게 명연기를 선보인다. 표독스러움과 내면의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한 그녀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1편을 빛낸 1등 공신이다. 국내 누적 관객수 630만 명을 돌파한 ‘어벤저스’와 SF 블록버스터의 선두주자 ‘맨 인 블랙3’ 등 외화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 국내 영화시장에서 외화 흥행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월 31일 개봉.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콘텐츠산업과 사회적 책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문화콘텐츠산업과 사회적 책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예술에 대한 검열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데올로기는 물론 반정부·반체제와 연계될 0.01%의 낌새만 보여도 가위질은 예사였고 제작 관계자들이 치도곤당하는 것 또한 다반사였다. 음란성과 폭력성 측면은 검열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여전히 예리한 검열의 칼날을 피할 순 없었다. 한국 영화와 공연이 걸어온 발자취는 바로 검열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영화감독이나 제작자들은 더 많은 예술 창작의 자유를 외칠지 모르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천국이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 야한 영화들이 대대적인 홍보 공세를 취하며 스크린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연 배우의 성기 노출과 전라 연기로 화제가 된 영화 ‘은교’와 ‘간기남’이 상영 중이고, 적나라한 베드신을 내세우는 ‘후궁’이 조만간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의도야 어떻든 노이즈 마케팅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들이다. 인터넷에는 호기심 어린 기사와 댓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요즈음 이런 영화를 두고 너무 음란하다거나 정도가 심하다는 얘기라도 했다간 시대에 뒤떨어진, 예술을 모르는 얼간이 취급 받기 십상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너그러워졌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화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다 미화되어야 하는지 의문스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여기서 영화 작품의 주제나 구성 등 영화문법을 들어 시시콜콜 비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다 보니 최근의 영화 세 작품을 예로 들었지만, 감독이나 제작진의 진지한 고민이나 예술성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한 예술성을 가진 작품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 창작의 자유를 부정하려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만, 진정한 의미의 예술가라면 외형적으로는 직접적인 노출을 자제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더 심금을 울리는 영상을 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말 예술가라면 그런 내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 지나친 욕심이고 편견일까. 지금은 문화콘텐츠의 시대라고들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강의실에서나 회사에서나 어디서든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래를 듣거나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노래도 콘텐츠고 스마트폰 속의 볼거리, 즐길거리도 모두 콘텐츠다. 집에 들어가면 마주치게 되는 텔레비전도 콘텐츠 덩어리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문화콘텐츠에 포위되어 살아간다. 최근의 콘텐츠 특성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재미(fun)와 자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마다 온종일 연예인 천지인 것도 같은 맥락일 터다. 재미와 자극은 적당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이것만 추구하다 보면 내용이 말초적이고 가벼워지기 쉽다.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친다.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심대하다. 이미 출판, 방송, 광고, 영화,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등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의 연간 매출은 2000조원을 훌쩍 넘어설 만큼 큰 산업이 되었다. 우리나라 시장도 82조원을 넘었다. 그래서 정부도 문화콘텐츠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여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류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 영화나 방송 드라마가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아프리카 등 세계 속으로 진출하려면 타문화에 대한 고려가 꼭 필요하다. 무리한 벗기기 식의 작품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든 방송드라마든 연예프로그램이든 문화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거의 사라진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예술을 가장하여 재미와 자극에 치우쳐도 좋다거나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콘텐츠산업을 삶의 의미나 인류의 가치와는 무관한, 가치중립적인 돈벌이로만 치부하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콘텐츠가 회자되는 지금, 정부는 물론 무엇보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문화산업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할 때가 되었다.
  • [커버스토리-스마트폰의 노예들] 스마트폰 중독 남녀노소 없다

    [커버스토리-스마트폰의 노예들] 스마트폰 중독 남녀노소 없다

    현대인의 삶 속에 스마트폰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남녀노소 예외가 없다.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모습은 흔한 일상이 됐다. 이른바 ‘스마트폰 홀릭 신드롬’이다. 스마트폰은 필요한 기능이 집적으로 이뤄져 있다. 통화 기능을 제외하고도 채팅, 검색, 음악감상,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갖춰져 있다. 이런 기능들을 놓고 세대별로 전혀 다른 이용 행태를 보이는 것도 스마트폰의 특징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들은 단순한 게임을 즐긴다.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즐길 수 있어 유아들이 홀릴 만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사는 황모(48)씨는 최근 다섯살배기 조카 때문에 진땀을 뺐다. 스마트폰을 한 시간 넘게 갖고 놀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 ‘타요타요 차고지’라는 게임이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간단한 화살표 조작으로 모양을 맞춰 자동차를 수리하는 게임이다. 10대들은 주로 게임과 채팅을 즐기고, 음악감상을 하는 데 사용한다. 특히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인기다. 가상의 공간에서 건물을 짓고, 작물을 키우면서 공간을 가꾸어 나가는 게임이다. 사용자끼리 의견도 주고받고, 꾸민 공간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중독이 무섭다. ‘룰 더 스카이’라는 게임에 중독된 수험생 정모(18)양은 앱을 과감하게 지워버렸다. 3시간 넘도록 게임에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느 순간 한심하게 느껴져서다. 정양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 “쉬는 시간마다 모여 게임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지만 다시는 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20~30대들은 스마트폰을 가장 다양하게 활용한다. 채팅, 뉴스보기, 인터넷 검색, 게임, 음악감상, 버스·지하철 노선찾기 등은 물론 금융거래, 공연예매, DMB보기, 스포츠정보 확인 등에도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특히 카카오톡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메신저는 그야말로 ‘필수앱’. 이미 스마트폰의 통화 기능을 넘어섰다. 직장인 김모(25·여)씨는 출퇴근길 내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노래를 들으며, 게임을 하고 수시로 채팅도 한다. 김씨는 “채팅창에 새 메시지가 뜨지 않으면 서운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배터리가 금방 바닥나 보조 배터리를 2개나 구입했다. 40~50대 마니아도 적지 않다.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보낼 수 있는 카카오톡이 중심에 있다. 특히 중년층이 인터넷 신조어에 눈을 뜨게 하는 데도 일조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이모(58·여)씨는 “우리 아들 밥 먹었쪄ㅋㅋㅋ”, “아들이 선물 보내 깜놀했삼ㅎㅎ” 등 인터넷 은어를 제법 구사한다. ‘ㅇㅇ’은 ‘응’, ‘ㅊㅋ’는 ‘축하’, ‘깜놀’은 ‘깜짝 놀라다’, ‘레알’은 ‘정말’, ‘ㄴㄴ’는 ‘NO, 아니다’라는 의미라는 건 벌써 섭렵했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계층 간에 소통의 통로가 되고 있는 것. 문제점도 있다. 문자로 대화하다 보니 목소리를 주고받는 빈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회사원 박모(54)씨는 “카카오톡으로 평소 대화를 자주 못했던 아들과 자주 연락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는 것이 더 정감 있고 좋다.”고 말했다. 명희진·이영준기자 mhj46@seoul.co.kr
  • 강서구 ‘어울림 공원’ 개방

    강서구에 세대 간 벽을 허물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원이 들어선다. 구는 28년이 된 공항동 노후 공원을 어울림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해 15일 주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어울림공원은 놀이시설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결합해 남녀노소가 다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공원이다. 이번에 문을 여는 다솔 어울림공원은 2492㎡의 부지에 산철쭉 등 초화류 6종 3250포기, 감나무 등 22종 474그루를 심어 아름답게 꾸몄다. 특히 아이들이 시원하게 뛰어놀 수 있는 바닥 분수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놀이시설, 영유아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모래놀이터, 인근 주민들의 아늑한 쉼터와 노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운동 공간도 두루 마련했다. 또 야외 평상과 테이블을 설치해 노인들이 야외에서 쉽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인근 직장인들을 위한 산책로와 그늘막도 갖췄다. 노현송 구청장은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노인들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어울림공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효리 비립종, 채식 때문이 아니라면 왜?

    이효리 비립종, 채식 때문이 아니라면 왜?

    최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포착된 이효리의 비립종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시청자와 네티즌은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효리의 눈 밑에 난 비립종에 많은 관심을 끌며, 이효리가 최근 채식으로 식단을 바꾼 사실 때문에 그녀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이효리는 피부트러블 비립종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채식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얘들(비립종)은 엄마에게 물려받아 30년을 같이 해오던 얘들이다.”라고 해명했다. 사실 비립종은 채식주의 등과 같은 식단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것과는 큰 관련이 없다. 비립종이란 피부의 얕은 부위에 나는 각질 낭종(물혹)을 일컫는 말로, 1mm 내외 크기의 흰색 혹은 노란색의 공 모낭 주머니가 생겨 안에는 각질이 차게 되는 피부병변이다. 특히 뺨과 눈 밑에 흔히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립종은 원인에 따라서 원발성 비립종과 속발성 비립종으로 나뉜다. 원발성 비립종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얼굴 특히 눈꺼풀과 뺨 부위에 잘 생기고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다. 속발성 비립종은 물질 질환 이후, 피부 박피술, 화상 등 스테로이드 도포로 인한 피부 위축 등 피부가 손상을 받은 자리에 발생한다. 비립종 치료법은 바늘로 구멍을 낸 후 면포(피지) 압출기로 피부 속의 하얀 알갱이 내용물을 빼내는 방법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하다고 해서 자가적인 방법으로 잘못 짜게 되면 자칫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피부과를 방문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김지현 그랜드피부과 원장은 “비립종과 같은 피부병변을 가볍게 생각하고 집에서 손톱깎이로 잘라내거나 실 면도로 제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같은 경우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상태가 더욱 진전되기 전에 전문의에게 조기치료를 받아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비립종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평소 피부 관리를 깨끗하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잦은 스크러브나 필링 등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며 피부에 메이크업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세안해주는 것이 피부 관리에 도움을 준다. 사진=자료사진(SBS 방송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전통과 현대를 잇는 대금산조의 명인

    전통과 현대를 잇는 대금산조의 명인

    죽향(竹鄕) 이생강(75).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과 함께 부산으로 귀국했다. 어린 시절부터 관악기에 재능이 뛰어났던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에게 단소를 배운 것을 시작으로 이덕희, 지영희, 전추산 등을 스승으로 모시고 피리, 단소, 퉁소, 소금, 태평소 등을 익혔다. 그는 또 대금 산조의 시조로 알려진 한숙구(1849~1925), 박종기(1879~1939)의 가락을 이어받은 한주환(1904~1963)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대금 산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신라 삼죽(三竹)의 하나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대금(大笒)에 매진해온 제45호 중요무형문화재 및 대금 산조 예능보유자 이생강 선생을 24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되는 EBS ‘직업의 세계-일인자’에서 만나본다. 일흔을 훌쩍 넘긴 그는 현재도 대금 연주자로 활동하며 제자들을 양성하고, 어린아이에게까지 단소를 가르치는 등 국악 대중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예능인으로서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전수하려고 후진들을 양성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올 초에는 가까이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강’(인터넷 동영상 강의·www.leesaengkang.co.kr)을 개설하기도 했다. 대금을 불고자 하는 뜻만 있다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제자로 삼아 가르치는 일에 열성을 다한다. 그 결과 300명의 전수자와 130명의 이수자를 거느리는 최고의 대금 산조 스승이 됐다. 가장 한국적인 소리가 세계적인 소리가 된다고 믿는 이생강 명인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40여개국을 순회하며 연주를 펼쳤다. 특히 1960년 5월 프랑스 국제 민속예술제에 참가해 반주 악기로만 여겨왔던 대금으로 독주하는 기회를 얻었다.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마치 수십만 마리의 꿀벌들이 꽃을 나르기 위해 날아다니는 듯한 소리와 비슷하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로도 유럽과 미주 순회공연 등 세계 각지를 돌면서 민속악을 알리려고 애썼다. 그는 대금뿐 아니라 국악의 매력을 알리고 우리의 소리를 조금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이 우리의 소리를 즐길 수만 있다면 때와 장소,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영남교방청춤·문둥북춤의 대가 박경랑의 공연에 선뜻 특별출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또한 지난 19일에는 대표적인 관악기인 대금과 소금, 퉁소, 피리로 연주한 26곡의 찬송가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를 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명인의 모습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80년대 주름잡던 ‘공포의 외인구단’ 추억 넘어 전설로

    [한국만화 명작 100선] 80년대 주름잡던 ‘공포의 외인구단’ 추억 넘어 전설로

    전문가 100명을 통해 엄선한 ‘한국 만화 명작 100선’은 우리 현대사의 흐름과 삶의 패턴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포함된 가운데 한국 만화의 황금기로 평가되는 1980~1990년대 작품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황금기에 한몫했던 순정만화와 2000년대 이후 한국 만화를 이끌고 있는 웹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 ‘아기공룡 둘리’ 2위에 선정 만화 전문가들에게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 작품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1982)이었다. 당시 사회상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등 억눌린 젊은이들의 감성을 대변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 만화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뒀고, 그 주제가도 인기를 끌었다. 김수정의 ‘아기공룡 둘리’(1983)는 1위를 놓고 끝까지 경합하다 아쉽게 2위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허영만 ‘오! 한강’(1987), 고우영 ‘삼국지’(1968), 이두호 ‘임꺽정’(1991), 윤승운 ‘맹꽁이 서당’(1983), 길창덕 ‘꺼벙이’(1970), 양영순 ‘누들누드’(1995), 김산호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1959), 윤태호 ‘이끼’(2007) 등을 시대별로 고르게 10위권에 포진시켰다. 독자들의 선호도는 크게 달랐다. 인기 1위는 여전히 ‘공포의 외인구단’이었다. 그러나 그 뒤를 허영만 ‘식객’(2002), 박소희 ‘궁’(2002), 강풀 ‘그대를 사랑합니다’(2007), 전극진·양재현 ‘열혈강호’(1994), ‘아기공룡 둘리’, 천계영 ‘오디션’(1998), 조석 ‘마음의 소리’(2006), 허영만 ‘타짜’(1999), 이원복 ‘먼나라 이웃나라’(1987)가 이었다. 비교적 창작 시기가 오래되지 않은 1990년대 이후 작품이 다수 포함되며 톱 10 목록이 달라졌다. 일반 독자 선호도 조사는 전국 15세 이상 49세 이하 남녀 가운데 명작 100선에서 5편 이상 읽은 1000명을 대상으로 올 1월 26~30일 이뤄졌다. 오차범위 ±3.1%로 신뢰수준 95%다. 선호도를 떠나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읽었는지를 뜻하는 열독률에서도 순위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1위는 ‘아기공룡 둘리’(67.5%)가 차지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와 배금택 ‘열네살 영심이’(1988)가 63.1%로 공동 2위였다. 이진주 ‘달려라 하니’(1985), ‘공포의 외인구단’, ‘식객’, 이두호 ‘머털도사님’(1985), ‘꺼벙이’, ‘궁’, ‘타짜’가 뒤를 이었다. 남녀노소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명랑 만화체 작품이 크게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허영만 다섯 작품 선정돼 최다 영예 명작 100선 선정은 작가가 아니라 작품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100선에 1편 이상 뽑힌 작가도 16명에 달했다. 이현세와 함께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허영만이 무려 다섯 작품을 올려 1위를 했다. 초창기 ‘각시탈’(1974)에서부터 ‘오! 한강’과 ‘비트’(1994)를 거쳐 ‘타짜’, ‘식객’까지 포함됐다. 데뷔 40년이 가깝도록 항상 변화를 추구, 여전히 정상을 지켜내며 시대를 뛰어넘는 이야기꾼임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만화는 어린이만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린 성인만화의 개척자 고(故) 고우영도 시대를 반영한 해학과 풍자를 섞어 고전을 재해석한 ‘삼국지’와 ‘수호지’, ‘임꺽정’(이상 1974), ‘일지매’(1977) 등 네 편을 올렸다. ‘순정만화 레전드’ 가운데 한 명인 김혜린과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그리며 ‘국보급 작가’로 꼽히는 이두호가 각각 세 편을 100선에 진입시켰다. 이두호는 ‘머털도사님’, ‘객주’(1988), ‘임꺽정’이고 김혜린은 ‘북해의 별’(1983), ‘비천무’(1988), ‘불의 검’(1992)이다. 이 밖에 강풀·권가야·김수정·신문수·신일숙·양영순·윤태호·이상무·이정문·이희재·최규석·황미나도 두 편의 작품을 100선에 진입시켰다. ●1980~90년대 순정만화 14개 ‘약진’ 성별에 따라 선호도가 확연하게 갈리는 순정만화가 대거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모두 열네 작품이 포함됐다. 김혜린의 작품을 비롯해 황미나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1983)과 ‘레드문’(1994), 이진주 ‘달려라 하니’, 신일숙 ‘아르미안의 네딸들’(1986)과 ‘리니지’(1993), 강경옥 ‘별빛속에’(1987), 김진 ‘바람의 나라’(1992), 원수연 ‘풀하우스’(1993), 박희정 ‘호텔 아프리카’(1995), 천계영 ‘오디션’, 박소희 ‘궁’이다. 각종 만화 잡지가 쏟아지며 한국 만화가 황금기를 이뤘던 1980~90년대에 집중된 점이 눈길을 끈다. 대개 타 장르도 비슷한 상황이긴 하나 순정만화 장르가 잡지 시장이 열악해진 1990년대 후반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2000년대 ‘웹툰’ 주류가 되다 역사는 짧지만 현재 한국 만화를 견인하고 있는 웹툰이 다수 포함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웹툰은 1990년대 후반에 싹을 틔워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된 한국의 톡특한 만화 장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만화와 달리 독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또 ‘디지털 키즈’를 끌어당기는 스토리텔링과 연출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전통적인 만화 플랫폼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성 만화가들은 디지털에 아예 진입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만화 문법에 적응하지 못하며 도태되는 경우가 많아 한국 만화계에 희망과 고민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강풀의 ‘순정만화’(2003)와 ‘그대를 사랑합니다’, 양영순의 ‘천일야화’(2005),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2006), 조석의 ‘마음의 소리’(2006), 윤태호의 ‘이끼’(2007), 주호민의 ‘신과 함께’(2010) 등 2000년 이후 작품 가운데 절반인 일곱 개가 웹툰이다. 웹툰 고유의 스크롤 방식은 아니지만 온·오프라인 동시 연재를 했거나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였던 허영만 ‘식객’과 최규석 ‘100도씨’(2009)까지 넓은 의미의 웹툰으로 포함한다면 웹툰이 한국 만화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확연해진다. ●이제 만화도 스마트 시대 명작 100선 선호도 조사와 함께 진행된 만화 열독 방식에 대한 조사 결과도 매우 흥미롭다. 만화를 즐기는 방식에 있어서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1000명에게 만화를 보는 주된 방법을 물었더니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 등으로 본다는 응답이 42.7%로 가장 많았다.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21.6%에 달했다. 결국 디지털 방식으로 만화를 즐기는 비중이 64.3%에 이른다는 뜻이다. 반면 전통적인 방식은 크게 위축됐다. 단행본 등 책 형태로 본다는 응답자는 22.9%, 스포츠신문에서 본다는 응답자는 9.4%에 머물렀다. 최근 흐름에서 가장 눈여겨볼 지점은 스마트 기기 부문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보유한 비중은 79.2%로 집계됐다. 10명 중 8명이 스마트 기기를 보유한 셈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 기기를 통해 ‘매일’ 만화를 본다는 응답자는 16.0%였다. 매일 보는 경우를 포함해 ‘주 2~3회 이상’ 스마트 기기로 만화를 보는 비율은 44.3%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스마트 기기 보유자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만화를 월평균 8.3회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만화계가 스마트 기기에 어울리는 만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까닭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2010년 8월 ‘비정시공’ 출판기념회 이후 1년 8개월 만에 만난 이현세 화백은 수척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 화백은 수술 경과가 좋다며 웃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일단 끊었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동네 술집 주인들이 모두 비상이란다. 보리밥만 먹고 집에서 화실까지 걸어 다닌다. 창작 활동에 지장은 없느냐고 했더니 “평생 살면서 이렇게 머리가 맑은 상태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술 먹을 시간에 더 그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이 그릴 수 있다. 전혀 지장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한국 만화 명작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회화적 완성도에서 완벽한 작품도 아니고 더 좋은 작품이 많으니까…. 굳이 분석해보자면 캐릭터 설정, 갈등 구조, 중첩된 복선 등 당시로선 익숙지 않은 이야기 구조와 한국 전통 곡선에서 벗어나 직선의 미학을 사용한 점 등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지 않았나 싶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동 만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모두 읽을 수 있는 만화를 그려보려 했다. 집요한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사로잡았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 도전하고 승리한다는 메시지는 남성층을 만족시킨 것 같다. 통과 의례를 거치면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 주겠다는 메시지는 암울한 사회에 좌절하고 번민했던 수많은 젊은이의 일성이 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많은 작품은. -‘천국의 신화’다. 우리 민족 상고사를 주제로 한 대작을 그리려고 했다. 필생의 역작으로 생각해 100권을 목표로 했다. 음란물 시비로 6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절반가량 줄여 끝내야 했다. →최근 웹툰 심의 논란이 있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심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웹툰 작가들은 상당히 개인적이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일로 한자리에 모여 뜻을 나누게 됐다. →‘천국의 신화’ 사건 뒤 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는데. -‘천국의 신화’를 하며 신명이 없어졌다. 협심증과 당뇨도 그때 생겼다. 일단 의지도, 체력도 꺾였으니 그런 평가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현세라는 작가 개인에겐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으로 만화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부드러워지는 등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 →한국 만화의 미래는.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게 문제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행복한 거다. 세계적으로 자체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일단 웹툰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또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영화, 드라마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새로 제정된 만화 진흥법은 작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해외 마케팅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만화가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이미 일본과 유럽에 우리 작가들과 작품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남은 게 미국 그래픽 노블 시장인데 작가를 직접 보내 현지에서 공략하는 게 어떨까 싶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다면 소녀시대나 빅뱅을 뛰어넘는 한류 만화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 작품 계획은? -‘천국의 신화’가 끝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인기 캐릭터 베스트 10에 까치와 엄지가 없더라. 까치와 엄지로 밥 먹고 살 때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 자리를 찾으려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10년 동안 해왔다. 내 만화를 좋아하던 독자들이 골프를 즐기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세대가 됐더라. 그래서 세계사·한국사와 ‘버디’를 그렸다. ‘창천수호위’ 등 이현세류 작품도 냈지만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이 크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70세 이후엔 동화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눈이 보이는 한 붓을 놓지 않을 것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100選 만화방’ 놀러오세요~

    “우리 만화 100선을 어떻게 볼 수 있나요?” 한국 만화 명작 100선 가운데 중장년층이 향수를 느끼는 1980년대까지의 작품은 절판 등으로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다음 달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내 만화도서관에 ‘한국 만화 명작 100선 만화방’을 만들기 때문이다. 기존 만화도서관 서가에 100선 개별 작품을 비치하는 특별 코너를 마련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박물관 수장고에 소장된 희귀 영인본도 복사본 형태로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 진흥원은 또 명작 100선을 번갈아가며 상세하게 소개하는 순서도 마련할 예정이다. 만화도서관은 월요일(정기휴관),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를 빼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 입장은 무료이지만 ‘고우영 기념관’, ‘만화가의 머릿속’ 등 각종 전시·체험 코너가 마련된 만화박물관을 이용하려면 4000~5000원이 필요하다. 진흥원은 23일부터 만화 전문 사이트 ‘디지털 만화규장각’(www.kcomics.net)을 통해 서울신문과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 만화 명작 100선’ 목록 전체를 공개하고 상세한 작품 정보도 제공한다. 또 온라인서점 ‘대교 리브로’(www.libro.co.kr)와 함께 한국 만화 응원 이벤트도 진행한다. 25일부터 두 달 동안 리브로 코믹 사이트에 명작 100선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응원 댓글이나 100선에 얽힌 추억 또는 감상 등을 남긴 독자 가운데 10명을 추첨해 최근 복간된 허영만의 ‘각시탈’을 선물한다. 이 밖에 진흥원은 ‘한국 만화 명작 100선’을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만화 복간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악기 ‘나무상자’ 동시에 연주하기 기네스 기록

    남미 페루에서 ‘나무상자’ 연주하기 기네스기록이 수립됐다. 14일(이하 현지시각) 수도 리마의 아르마스 광장에 1476명이 모여 악기 ‘나무상자’를 연주, 최다 인원 동시 연주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살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무상자’를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새 기록을 썼다. 페루에서는 지난 10일부터 2주 일정으로 제5회 ‘나무상자 국제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행사에선 풍성한 기록이 나오고 있다. 기네스에 등재된 종전의 최고 기록도 2009년 1050명이 모여 세운 것이다. ’나무상자’는 페루 전통음악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악기로 중남미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을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남미로 건너온 아프리카인 노예들이 북을 칠 수 없게 되자 상자를 두드린 게 악기의 시초다. 스페인 당국은 북이 통신수단이 된다는 이유로 북을 두드리지 못하게 했다. 이처럼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악기지만 ‘나무상자’가 악기로 공식 인정을 받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나무상자’를 악기로 기록한 문서는 1850년대에야 등장한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런던올림픽 성화주자 이승기

    런던올림픽 성화주자 이승기

    런던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를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 무선통신 분야와 성화봉송의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남녀노소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온화한 성품으로 선행을 실천하고 한류스타로서 국제적인 영향력도 있어 이승기를 성화봉송 주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 18일 그리스에서 채화되는 런던올림픽 성화는 영국의 1000여개 도시를 거쳐 7월 27일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 도착한다. 성화봉송 주자는 모두 8000명이다. 이승기는 6월 셋째 주에 영국으로 이동해 성화 봉송에 참가할 예정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배 불러도 자꾸만 먹는 당신, ‘이 유전자’ 때문”

    비만은 남녀노소와 국가를 불문하고 이미 전 사회가 고민해야 할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불규칙한 생활패턴, 스트레스 등이 비만인구가 느는 이유로 지목됐지만, 최근 해외의 한 연구팀은 비만을 유도하는 끊임없는 음식섭취가 특정한 유전자로부터 기인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메디컬센터의 바오키 쉬 박사 연구팀이 찾은 이 유전자의 이름은 ‘Bndf’, 일명 ‘탐욕스러운 유전자’(Greedy gene)이다. Bndf 유전자가 변형될 경우, 우리 몸은 충분한 음식물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먹게 된다. 뇌가 ‘그만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과도한 음식물 섭취로 체중과 지방이 늘어 비만으로 발전한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는 ‘짧은’ 버전과 ‘긴’ 버전 두 가지가 있는데, 긴 버전의 Bndf를 가진 사람의 경우 음식물을 그만 먹어도 된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뇌에 전달하지만, 짧은 경우 반대의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유전자가 변형돼 ‘짧은’ 버전이 되면 적당한 신호를 뇌에 전달할 수 없게 되며, 유전자의 변형 여부에 따라 섭취량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길고 짧은 것은 태아가 자궁에 있는 초기 단계에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유전자가 어떤 상황에서 변형되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며, 전문가들은 이 발견이 몸무게를 조절하는 뇌의 신호를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잘못된 신호전달체계를 수정해 비만을 예방하거나 고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밝히는 것 역시 비만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네이처 메디신 (Nature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판소리로 풀어낸 대학로 이색공연 ‘구름을 흐르는 바람처럼’

    판소리로 풀어낸 대학로 이색공연 ‘구름을 흐르는 바람처럼’

    상업 연극과 뮤지컬 일색의 대학로 공연계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우리춤 무대’가 펼쳐진다. 지난 해 2월 개관한 대학로 소극장 꿈꾸는 공작소에서는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익살스러운 판소리 입담과 우리 춤의 만남 ‘구름을 흐르는 바람처럼’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한국춤예술센터와 대학로 전통예술전용공간 성균소극장을 운영하며 그 동안 전통예술의 소극장 운동에 힘써온 전통무용가 이철진이 총감독 및 안무를 맡았다. ‘구름을 흐르는 바람처럼’은 이철진의 전통춤과 판소리꾼 채수정(전남대 국악과 겸임교수), 김지영(극단 꼭두광대 대표)이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만든 익살스러운 창작 판소리해설을 곁들인 작품이다. 춤사위와 춤에 얽힌 이야기를 판소리로 풀어내 자칫 몸짓의 특성상 모호한 의미로 느껴질 수 있는 우리 춤을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뿐만 아니라 태평무, 승무, 살풀이 등 조선시대 명무 故한성준-한영숙-이애주(무형문화재 보유자)-이철진 계보로 전해온 진귀한 무대도 함께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중 이철진의 ‘살풀이’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여 중절모를 쓴 양장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우리 춤 공연의 진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책 기부하고 재즈에 푹~

    ‘책 한 권 기증하고 아름다운 재즈의 선율을 감상하세요.’ 은평구는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국내 최고의 여성 재즈 뮤지션 ‘말로’(본명 정수월)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구는 입장료를 대신해 1인당 도서 한 권씩을 기증받아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구립도서관에 전달한다. 공연에서는 말로의 앨범 수록곡인 ‘빨간 구두의 아가씨’와 ‘서울야곡’ 등 귀에 익은 전통 가요들이 어떻게 재즈화하고, 현대적 감각을 얻을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말로는 카리스마와 섬세함을 갖춘 한국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2010년 전통가요를 재즈로 재해석한 스페셜 앨범 ‘동백아가씨’를 출시해 음악계에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공연은 만 7세 이상 입장 가능하다. 전화와 인터넷(cult.ep.go.kr)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구는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개그콘서트, 모차르트 오페라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창작연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유아를 동반한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지하 2층 문화쉼터에서 유아 놀이방도 운영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길섶에서] 직업병/주병철 논설위원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가끔 만나면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소릴 듣는다. 예전과 달리 성격이 급하고 말주변이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얘기를 끝까지 들으려고 하지 않고, 뭘 물어볼 때도 다그치듯 한다고 핀잔을 준다. 집으로 가면서 자문해 본다. 결론은 직업병이다. 식구들도 친구들과 비슷한 얘기를 한다. 대표적인 게 전화(휴대전화) 통화다. 전화를 얼른 받지 않으면 짜증 섞인 투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일부러 받지 않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약간의 전화 노이로제 같은 걸 갖고 있지 않나 싶다. 대개 벨소리가 두세 번 나기 전에 전화를 받고, 잘 때도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놓아둔다. 영락없는 직업병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부터 어디를 가든 시도 때도 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식사할 때도 옆에 둘 정도다. 그런데 버스나 전철을 타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런 것도 직업병일까, 아니면 휴대전화 중독일까. 헷갈린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정부 작년 에너지 얼마나 아꼈나

    정부 작년 에너지 얼마나 아꼈나

    지난해 9월 사상 최악의 대규모 ‘정전대란’ 이후 정부가 동절기 에너지 절약 대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정부청사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내복은 남녀노소를 떠나 필수 아이템이 됐다. 최근 기록적인 한파까지 겹치면서 정부는 에너지 관리에 초비상을 걸었다. 지난해 이후 ‘에너지 초절전 모드’로 일관하는 정부. 과연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얼마나 거뒀을까. 7일 행정안전부 소속 정부청사관리소의 ‘2009~2011년 정부청사 에너지 사용 현황’에 따르면 중앙(서울)·과천·대전·광주·제주청사 등 5개 청사와 춘천지소의 지난해 에너지 총사용량은 1만 7753TOE(1TOE는 석유 1t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정부는 전기, 도시가스(LNG·LPG), 지역난방 등에 모두 99억 1311만원을 썼다. 이는 2010년 에너지 총사용량보다 281TOE 줄어든 것으로 약 1억 5700만원가량 절약한 셈이다. 지난해 총사용량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 목표의 기준이 되는 2007년 사용량보다 16.8%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2007년 ‘공공부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운영 등에 관한 지침’을 만들어 2011년까지 2007년 대비 5% 절감을 목표로 잡은 바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2015년까지는 2007년 대비 20%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청사별로는 대전청사의 에너지 사용량이 6858TOE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앙청사(4824TOE), 과천청사(4370TOE), 광주청사(914TOE) 순이었다. 월별로는 5개 청사에서 겨울철인 1~2월에 에너지 소비가 집중됐는데, 제주청사는 다른 지역보다 높은 평균기온 탓에 여름철인 7~8월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썼다. 민병대 청사관리소 시설운영과장은 “정부기관은 해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가고 있지만 민간 분야의 절약 노력은 미흡한 것 같다.”면서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 고발(KBS1 밤 7시 30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먹거리 삼겹살. 우리나라의 1인당 삼겹살 소비량은 연평균 9㎏에 이를 정도다. 그런데 메뉴판에 적힌 중량보다 양이 부족한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와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인 정량. 과연 돼지 고깃집들은 메뉴판에 표시한 1인분 정량을 제대로 지키고 있을까. ●의뢰인 K(KBS2 밤 7시 55분) 남자 봉씨는 나이트에 갔다가 일명 부킹으로 여자 하씨를 만났다. 봉씨는 청순한 외모에 상냥한 말투로 얘기하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녀도 봉씨에게 호감을 느꼈는지 선뜻 그에게 연락처를 건네줬다. 다음 날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 들어가 코스 요리를 주문한다. 그렇게 그들은 와인 몇 잔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소라는 아침부터 지원의 오피스텔을 찾아간다. 연숙은 집으로 찾아온 지원에게 앞으로 유라와 거리를 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편 소라는 자신과는 안 된다고 말하는 지원에게 애당초 유라와는 만나지 말아야 했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지원에게 유라에게 가겠다면 자신은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애원한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푸른 도포와 삿갓, 그리고 푸른 신발 차림으로 다니며 하늘의 계시로 담배꽁초를 줍는다는 정도령. 남쪽으로부터 난세의 영웅이 온다는 정감록의 정도령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다. 그는 올해 63세의 김영일씨다. 그가 담배꽁초가 버려진 길만 따라 걸은 지 30여년. 왜 이것이 사명이라고 하는 것인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금요극장(EBS 밤 12시 5분) 팔레스타인 여인 살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계에서 레몬 농장을 가꾸며 혼자 산다. 어느 날 이스라엘 국방장관 부부가 살마의 이웃에 이사를 오고, 며칠 뒤 그녀는 장관 부부의 안전을 위해 레몬 농장을 없애야 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이에 살마는 레몬 나무를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 대법원에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다. ●건강 버라이어티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섹시 아이콘 김지현과 개미 허리의 종결자 개그우먼 김미연이 출연해 여전한 섹시미를 보여 준다. 또한 김지현과 김미연은 ‘스타 건강검진’ 코너를 통해 여성 최대 관심사인 피부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김지현·김미연 모두 건강 신호등에 황색불이 들어 온다. 과연 그녀들의 피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 [김문이 만난사람] 마지막 서커스단 ‘동춘’ 박세환 단장의 서커스 인생 50년

    [김문이 만난사람] 마지막 서커스단 ‘동춘’ 박세환 단장의 서커스 인생 50년

    고독한 예술가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다. 외롭고 쓸쓸한 영혼으로 몸부림치기 때문이다. 피카소가 남긴 ‘곡예사의 가족’ 또한 그렇다. 하여 곡예사를 떠올린다. 그들은 언제나 고독하고 아찔한 인생길을 걷는다. 가느다란 줄에 의지한 채 늘 기적의 안식처를 찾아 헤맨다. 문득 슬픈 어릿광대의 노래가 들려온다. ‘줄을 타며 행복했지/춤을 추면 신이 났지/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 노래 불렀었지/공 굴리며 좋아했지 노래하면 즐거웠지/~영원히 사랑하자 맹세했었지/~어릿광대의 서글픈 사랑~’ 1970년대 후반 박경애씨가 불러 인기를 끌었던 ‘곡예사의 첫사랑’이다. 허름한 천막극장에서 많은 사람들은 곡예사들의 아찔한 곡예를 보면서 그들의 애환과 고단한 삶을 이해했기에 수많은 남녀노소들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로 추억된다.2004년 8월 국립극장 무대.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매우 이례적으로 서커스가 ‘극중극’ 형식으로 등장했던 것.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서커스를 관람했다. 이어 만담과 차력, 마임, 트로트, 공중 곡예, 마술, 악극 화술 등이 곳곳에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파격은 이윤택 감독에 의해 이루어졌다. 서커스의 애환과 묘기를 담아 내기 위해 동춘서커스단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새로운 대중극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 동춘서커스단은 허장강, 서영춘, 배삼룡, 남철, 남성남 등 당대의 스타를 배출하는 산실이었기에 관객들은 추억의 곡마단을 연상하며 많은 향수를 누렸다. 2009년 11월 동춘서커스단은 서울 청량리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정부 당국의 무관심한 처사를 거세게 비판했다. 아고라 토론방에 ‘동춘이 문닫으면 유인촌이 무인촌이 된다.’ 등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접속 건수만 무려 16만건에 달했다. 결국 동춘서커스단은 다시 살아났다. 동춘서커스단의 박세환(68) 단장. 올해로 서커스 인생 50년을 맞는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이 시대의 마지막 서커스단’을 꿋꿋하게 이끌어 오고 있다. 박 단장의 열정으로 요즘 동춘서커스단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해 안산시 대부도에서 6개월 동안 장기공연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도 지방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경기 포천(5일)과 울산 해맞이 공연(6일)에 이어 다음 달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경남 고성 공룡엑스포장 내 특설빅탑극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월부터 1년간 대부도에서 상설 공연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약수동 사무실에서 박 단장을 만났다. 먼저 다음 달 공연 준비가 잘 되는지부터 물었다. 그는 “동춘서커스단의 이미지가 있는 데다 공룡엑스포가 합쳐져 많은 관객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매율도 나쁜 편이 아니라는 얘길 듣고 있다.”면서 “지난해 대부도 공연 때에는 안산시 측과 협의를 통해 특산물과 음식물 판매를 연계했더니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달라진 서커스의 모습을 설명한다. “작년에도 시도했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아트 서커스’의 면모를 보여 줄 생각입니다. 공중 곡예뿐만 아니라 연극과 음악, 악극, 뮤지컬 등이 다 들어간 한 차원 높은 예술 서커스를 말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앞으로 해외에 나갈 때에는 ‘코리아 로빈 후드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된 동춘서커스를 보여 줄 계획입니다.” 그가 밝히는 ‘코리아 로빈 후드 서커스’는 이미 지난해 국내 공연에서 ‘뉴 홍길동 서커스’로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막과 막 사이에 홍길동과 포졸, 그리고 사또 등이 등장하면서 곡예 서커스로 이어지는 ‘막간극’ 형태를 새롭게 추가했더니 아주 재미있게 달라지더라는 것이다. 박 단장은 이러한 ‘뉴 홍길동 서커스’에 자신감을 얻어 ‘코리아 로빈 후드 서커스’라는 브랜드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특히 내용과 곡예면에서도 세계적인 서커스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줄타기할 때 한복을 입고 등장하고 부채춤과 국악 곡예 등 한국적 테마를 되도록 많이 삽입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계 모든 관객들에게 100분 공연 내내 1분1초도 따분하지 않게 할 자신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커스는 눈속임이 없는 비언어적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선사할 수 있다.”고 거듭 자신한다. “저는 ‘태양의 서커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1985년 국가에서 100억원을 지원받아 연간 매출 1조원을 올리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국가에서 지원받지 않고 외롭게 공연을 하면서도 묘기만큼은 ‘태양의 서커스’보다 더 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 이르자 그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진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대예술이 서커스라는 판단 아래 오래전부터 라스베이거스 호텔에 상설 전용극장을 마련했으며 독일 등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북한 등도 여러 곳에 전용극장을 만들어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뭡니까. 전용극장이라고는 한 곳도 없고 국가에서 관심조차 없습니다. 동춘서커스단이 잘 살려고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유일한 서커스단이 없어지면 문화의 한 장르가 없어질뿐더러 이는 국가적 망신 아니겠습니까.” 이어 박 단장은 68세된 한 노인의 얘기를 꺼냈다. 지난 1월 17일 그 노인이 전화를 걸어와 “서커스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텐데 3000만원을 기부하겠소.”라고 했던 것. 이에 박 단장은 “우리나라 서커스 발전을 위해 뜻깊게 쓰겠다.”고 여러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런 일이 있는가 하면 돈 잘버는 대기업이 동춘서커스단 상표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경우도 있어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렇다면 서커스단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잘나갈 때는 단원만 150명이 넘었습니다. 무용수만 7~8명이고 가수에 10인조 악단까지 있었지요. 지금은 고정단원이 30명이고 계절별로 50~80명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원들의 급여도 조금씩 다르지요. 관객들이 많은 봄과 가을에는 아무래도 많이 지급할 수가 있습니다. 손해볼 때도 있고 이익이 좀 날 때도 있지요.” 요즘에도 서커스를 배우고 싶어 하는 지망생이 있느냐고 하자 “대학에서 7년 동안 강의하면서 느낀 것이기도 하지만 연극과 뮤지컬 배우가 되려는 지망생들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서커스를 여전히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50년 서커스 인생을 살아온 소감이 간단치 않을 터. 잠시 벽에 걸린 왕년의 포스터를 쳐다보다가 “참 세월 빠르다. 배삼룡, 남철, 남성남, 이봉조 악단 등 서커스단을 거쳐 간 많은 단원들이 새삼 생각난다.”면서 “송해 형님이 지금도 노래자랑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데 저 역시 계속 사회를 보고 있다.”며 웃었다. 서커스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궁금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트럼펫을 배우고 있었지요. 마침 동춘서커스단 공연을 보게 됐습니다. 까만색 양복에 하얀 머플러를 걸친 사회자가 관객들을 사로잡는 것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커스단을 찾아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지요. 한 3개월 동안 심부름하면서 지내다가 1년쯤 지났을 때 처음 노래를 불렀어요.” 그러던 얼마 후 사회자가 서커스단에서 나가 버리자 사회 보는 연습을 했다. 당시 사회자는 원맨쇼와 가수, 배우 역할까지 했다. 이때 연극 ‘물레방아 도는 내력’, ‘원한 맺힌 두 남매’, ‘홍도야 울지 말아’ 등에 1인 다역으로 출연했다. “동춘서커스단은 1925년 목포에서 창설됐습니다.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던 동춘 박동수씨가 독립해 30여명의 조선인으로 출발했지요. 노래, 코미디, 연기 등 예능에 자질 있는 사람들은 전부 서커스단으로 몰릴 정도로 인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박 단장은 계속되는 할아버지의 반대로 1975년 서커스단을 떠나 부산극장에서 선전부장을 지낸 뒤 생필품 도매상을 차려 돈을 벌기 시작했다. 1978년 9월, 인천에서 공연 중인 동춘서커스단 빅탑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동춘서커스단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박 단장은 얼른 달려가 500만원을 선금으로 주고 인수한 뒤 오늘날까지 동춘서커스단을 이끌고 있다. 그가 요즘 간절히 바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서커스 전용극장 설립이다. 이어 서커스 아카데미와 박물관을 만들어 후대에 남기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내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세계서커스 경연대회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세환 단장은… 1944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경주고 1학년 때 동춘서커스단 공연을 처음 보고 감동해 1962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동춘서커스단에 입단했다. 이후 가수와 연극배우, 사회자 등 1인 다역을 했다. 1975년 서커스단에서 잠시 나와 부산극장 선전부장으로 일했고 부산극장 옆에서 생필품 중간도매상을 운영했다. 이때 번 돈으로 1978년 동춘서커스가 매물로 나오자 인수했다. 이후 서커스단 운영은 물론 총감독과 배우, 사회까지 맡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커스단을 이끌어 오고 있다. 1982년 연세대 사회과학원을 거쳐 서울예술대 등에서 7년간 강의를 했으며 1989년부터 지금까지 한국곡예협회 총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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