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남긴다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 영장 청구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69
  • [지금, 이 영화] ‘쇼콜라’, 19세기 프랑스를 사로잡은 흑인 광대와 백인 광대 실화

    [지금, 이 영화] ‘쇼콜라’, 19세기 프랑스를 사로잡은 흑인 광대와 백인 광대 실화

    쇼콜라(Chocolat)는 프랑스어로 초콜릿을 뜻하는 보통명사다. 그런데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쇼콜라는 한 남자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이기도 했다. 그의 진짜 이름은 라파엘이다. 하지만 그는 쇼콜라라는 예명으로 사람들에게 불렸다. 유럽에 노예로 여덟 살에 팔려 온 흑인 남성 라파엘에게 관심을 갖는 프랑스인은 없었다. 다들 무대에서 우스꽝스럽게 발길질당하는 흑인 광대 쇼콜라를 구경하며 깔깔대고 싶어 할 뿐이었다. 순진무구한 웃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웃음은 웃는 사람과 웃기는 사람의 위계에서 생긴다. 웃는 사람은 정상인 척, 웃기는 사람은 바보처럼 군다. 웃는 사람은 웃기는 사람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암묵적으로 믿는다.“인간은 웃음으로써 물어뜯는다.” 19세기 중반 프랑스를 산책하듯 살았던 시인 보들레르의 말이다. 그는 웃음의 본질에 대해 쓰면서 웃음은 이렇듯 ‘악마적’이므로 또한 철저하게 ‘인간적’이라고 언급한다. 로슈디 젬 감독의 영화 ‘쇼콜라’를 보는 일이 그렇다. 분명 이것은 100여년 전 실존했던 웃기는 광대에 관한 작품이다. 그러나 관객은 박장대소하지 못한다. 이를 통해 악마적이어서 오히려 인간적인 웃음의 속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식민주의에 기반을 둔 인종차별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감독은 그것을 회피하지 않았다.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대스타가 된 흑인 광대. 이 흥미롭고 놀라운 스토리와 함께 우리의 식민주의 과거를 얼버무리지 않고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포부를 밝힌 대로 그는 ‘자유·평등·박애’의 가치를 내세우던 프랑스가 어떻게 쇼콜라(오마 사이)를 ‘억압·차별·조소’의 대상으로 취급했는가를 낱낱이 보여 준다. 그렇기 때문에 상투적 재현(쇼콜라를 경찰이 고문하는 장면)을 답습하거나, 과잉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쇼콜라가 길에서 절규하는 장면)도 나온다. 관객이 자문하도록 하지 않고, 관객에게 그냥 설명해 버리는 신(scene)도 눈에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장점이 더 많다. 그중 하나가 쇼콜라의 파트너 백인 광대 푸디트(제임스 티에레)라는 인물의 등장이다. 그의 진짜 이름은 조르주다. 그렇지만 그는 쇼콜라와 마찬가지로 평생을 푸디트라는 예명으로 불렸다. 영화에서 푸디트의 개인사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한데 그는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푸디트가 양면적인 캐릭터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공연장에서 그는 식민주의의 대리자를 연기한다. 제국―푸디트는 식민지―쇼콜라를 발로 걷어찬다. 반면 공연장 밖에서 푸디트는 쇼콜라를 돕는 유일한 친구다. 이와 더불어 무대에서는 최고의 익살꾼인 그가 현실에서는 더없이 과묵한 남자라는 사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푸디트의 이중적 모습은 웃으면서 우는 우리네 인생살이와 닮았다. 달콤하고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보통의 삶. 9일 개봉. 12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특검 “수사 종료 시점 朴대통령 시한부 기소중지”

    특검 “수사 종료 시점 朴대통령 시한부 기소중지”

    오늘 이영선 행정관 피의자로 소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을 시한부 기소중지한다는 방침 아래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탄핵심판 결론 뒤 또는 퇴임 이후 검찰이 박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겠다는 것이다. 1차 수사 종료 기한(28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특검이 사실상 수사를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이규철 특검보는 23일 브리핑에서 “수사 기간 종료 시점에 그때까지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조건부 기소중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소중지는 통상 검찰이 소재 불명이거나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 등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내리는 처분이다. 박 대통령이 현직에서 전직으로 신분이 바뀐 뒤 특검 수사를 이어받은 검찰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 수사를 비롯해 특검이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담당한다.특검팀은 또 수사 종료 이후 공소유지를 위해 인력을 최대한으로 남긴다는 계획이다. 이 특검보는 “관련법상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수사를 담당한 파견검사들을 위주로 현 20명의 절반인 10명은 남아서 공소유지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검법(8조)에 따르면 수사 완료 뒤 공소유지를 위해 인력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사실상 무산됐다. 특검팀은 이날 앞서 법원의 ‘압수수색 집행 불승인 처분 취소’에 대한 각하 결정에 대해 항고하지 않기로 했다. 특검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향후 특검 수사 내용을 넘겨받을 검찰이 남은 의혹을 얼마나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이번 특검은 사상 최대 인원을 기소할 전망이지만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일가의 불법 재산 형성 ▲이재만, 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의 전횡 ▲세월호 7시간 의혹 등 수사 과제는 미완으로 남게 됐다. 한편 특검팀은 24일 비선 진료 수사와 관련해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이대 교육 특혜 수사와 관련해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이 행정관이 박 대통령과 최씨가 사용한 차명폰을 개통하고 관리한 정황을 확보하고 관련 내용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영화 ‘어폴로지’ 특별영상 본 누리꾼들 분노 폭발

    영화 ‘어폴로지’ 특별영상 본 누리꾼들 분노 폭발

     “온갖 거짓말로 구걸하지 마!”,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습니다” 영화 ‘어폴로지’의 특별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이 그 속에 담긴 일본인들의 막말에 분노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어폴로지’가 3월 16일 개봉을 확정 짓고, 최근 한일 갈등을 적나라하게 담은 특별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딩고무비’ 페이스북을 통해 최초 공개된 후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현재 조회수 18만 건, 좋아요 6760명, 공유 1100회를 훌쩍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향해 “돈이나 뜯어낼 속셈인 걸 누가 모를 줄 아나?”, “우리가 사죄할 거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다”며 거칠고 몰상식한 언행을 쏟아내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분노를 자아낸다. 특별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화가 치밀어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울 것 같다”, “마지막 할머니의 말씀이 너무 가슴 아프다”, “봐야 하는데 마음이 아파서 못 볼 것 같다”, “예고 영상만 보고도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작품은 처음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 후반부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그 당한 사람들은 열세 살에 당해서 지금 86세입니다. 70년을 넘겨 날마다 하루도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 보지 못했어요”라며 “사과를 한다고 그 상처가 없어집니까? 아니죠. 상처는 안 없어지지만, 마음은 조금 풀어지니까 그날을 기다리고 있죠…”라는 말은 그녀의 아픔이 오롯이 느껴져 보는 이들을 숙연케 한다. 이처럼 한일 갈등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특별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카피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 12세 관람가. 10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계절 테마가 가득한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일본여행 인기

    사계절 테마가 가득한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일본여행 인기

    온라인 여행사 설문조사 결과 지난 2년간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해외여행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여행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바쁜 일상으로 인해 막상 계획을 짜서 여행을 떠나기엔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패키지 여행은 여행의 아쉬움을 남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계절 내내 대자연속에서 여러가지 테마활동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리조트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가 한국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북해도 중심과 가까이 위치한 이곳은 삿포로와 도토를 고속도로로 잇고 있어 공항에서 이동해 오기도 쉽다. 리조트의 호텔 리조나레 토마무는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지역 끝자락에 세워졌다. 숲에 둘러싸인 산 중턱에 멈춰서 도시의 복잡함을 잊고 힐링여행을 즐길 수 있다. 200개 객실이 모두 스위트룸으로 되어 있으며 새단장 작업을 마친 books&café, 정원, 라운지, 등 고급스러운 공간을 자랑한다. 사우나와 자쿠지도 보유 중이다. 호텔 더 타워는 커플, 가족 여행객에게 안성맞춤 객실이다. 토마무의 랜드마크로 레스토랑이나 여타 시설과의 가까운 거리로 외부활동 및 체험을 원하는 고객에게 알맞다. 겨울철에는 객실 앞 겨울 카페 라운지 유쿠유쿠에서 문 밖으로 펼쳐지는 설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름철 웰컴 코트에서 펼쳐지는 모닥불 와인 바와 음악 콘서트는 꼭 즐겨야 할 인기 코스이다. 사계절 별로 즐길 수 있는 테마도 다양하다. 겨울철 무빙테라스는 13분간 공중산책을 즐기며 새하얀 눈꽃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따듯한 커피, 마시멜로와 초콜릿으로 만든 무빙 스모어 디저트를 함께 즐기며 사진촬영하기에 적합하다. 겨울철 무빙테라스가 5월부터 10월, 여름·가을에는 운카이(운해)테라스로 모습을 바꾼다. 운카이테라스를 타고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들이 바다를 이룬듯한 멋진 파노라마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토마무 블루라 불리는 새파란 하늘 아래에서 푸르른 자연에 둘러싸여 골프를 칠 수도 있다. 넓은 페어웨이와 긴 홀거리로 비교적 큰 리조트 골프 코스를 전략적으로 설계했다. 맛, 분위기를 모두 잡은 병설 레스토랑 ‘그린 키친’도 준비되어 있다. 얼음 호텔에서는 얼음 침대, 얼음 소파 등 얼음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눈에 둘러싸인 자작나무 숲을 바라볼 수 있며 노천온천에 몸을 녹일 수 있다. 얼음 교회는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건설했다. 이음새가 없이 한판의 얼음으로 만들어진 얼음교회는 ‘2명의 순수한 마음이 끊어짐 없이 계속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매년 1,000 커플 이상의 결혼식이 치러진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사계절 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즐길거리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오기 좋은 여행지로 손꼽힌다. 봄에는 유채꽃밭 피크닉, 래프팅, 와일드 허브 레스토랑으로 싱그러운 매력을, 여름에는 운해 테라스를 시작으로 리조트 골프, 구름 밑 카페, 구름 다리, 카누 등의 활동적인 매력을, 가을에는 모닥불 와인바와 동화 숲의 할로윈, 운해 노천 온천 등의 풍요로운 매력을 만나게 된다. 한편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서 즐기는 삿포로 일본여행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잠룡들 이미지 경쟁, 실상은 메시지 전쟁

    잠룡들 이미지 경쟁, 실상은 메시지 전쟁

    때로는 말 한마디보다 한 컷의 사진이 정치인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눠 본 한국인은 드물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백악관 청소노동자와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는 모습이나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엎드린 모습이 담긴 사진은 감동을 준다. 사진 속 이미지를 품고 오바마의 연설을 들으면 더욱 감화되기 쉽다.정치인의 이미지는 곧 메시지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뜻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 의미 없이 정말 목이 말라 물을 한 잔 마셔도, 옆에 앉은 동료 의원에게 “식사는 하셨냐”고 귀엣말을 해도 카메라 플래시가 연달아 터지는 것은 그것 또한 정치이기 때문이다. 여야 대선 주자들의 이미지 경쟁이 뜨겁다. 소셜미디어 라이브를 통해 주자들의 숨소리까지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시대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앞서 누가 하는 말인지가 더 중요하다. 가뜩이나 후보도 많은데, 누가 더 대중이 원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잘 구현해 가느냐가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 꾸미고 포장하는 것도 이제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지도자의 필수 요건이 된 셈이다. ●안희정·유승민·남경필 등 예능 출연 잇따라 최근 이미지 정치를 가장 잘 활용하는 주자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꼽힌다. 안 지사의 이미지 관리는 ‘엔터테이너’ 수준이다. ‘안깨비’, ‘충남 엑소’ 등 연예인 패러디도 거침없다. 안 지사가 지난달 19일 SBS 모비딕 프로그램 ‘양세형의 숏터뷰’에 출연해 개그맨을 번쩍 안아 들고 끙끙거리던 모습은 정치보다는 ‘예능’에 가까웠다. 그 다음주 방송에선 입에 한가득 상추쌈을 물고 “어버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줬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1월 3주차 안 지사의 지지율은 4.7%에 그쳤다. 그런데 숏터뷰 1편이 방송된 뒤 1월 4주차 지지율은 6.8%, 2편이 방송된 뒤 2월 1주차 지지율은 무려 13.0%로 뛰었다. 물론 2월 첫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등 다른 요인도 작용했지만, 방송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지 않았더라면 수혜를 누리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실제 대선 주자로서 유명해지기 전엔 안 지사의 이름만 보고 여성인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다. 안 지사의 ‘숏터뷰 효과’는 다른 주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숏터뷰’ 출연을 고려하고 있고 KBS 예능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에 대선 주자들이 함께 출연하는 일정이 조율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적이고 불통의 이미지에 실망했기 때문에 대선 주자들에게 소통과 친화적인 면모가 무엇보다 크게 요구된다”면서 “과거의 카리스마만 있는 권력자가 아니라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 같은 지도자를 원하는 만큼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소통이 효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장 쉬우면서 강하게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패션이다. 새빨간 드레스와 호피무늬 구두를 즐겨 신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중대결심을 발표할 때마다 초록색 체크무늬 정장을 입기로 유명하다. 체크무늬만을 놓고도 갖가지 해석이 나올 정도다. 남성 리더에게는 짙은 남색 정장에 하얀색 셔츠,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가 패션의 정석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단정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리더의 모습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 도전자들은 이 공식에서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남성 리더 정석 ‘짙은 남색 정장’ 안 지사는 지난달 22일 출마 선언 때 처음으로 앞머리를 올리고 와이셔츠 대신 터틀넥 니트를 입고 ‘깜짝 변신’했다. 지지율이 선두 그룹에 오르면서 코디네이터도 따로 고용했다. 일정의 목적에 따라 이마를 드러내는 ‘깐희정’과 앞머리로 이마를 가리는 ‘덮희정’을 적절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협회장은 “터틀넥은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데 안 지사의 ‘대연정’ 메시지가 통합과 포용을 상징하게 되면서 패션과 메시지가 딱 들어맞아 효과가 커졌다”면서 “이 시대의 감성에 가장 잘 맞추면서 내면과 외면을 잘 표현하고 있는 베스트 주자”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장엔 구두’라는 틀을 깨고 2월 초부터 양복에 스니커스를 신고 다닌다. 리더가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 운동화는 이 시장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물했다. 제 의원은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정의로운 남자 주인공이 운동화를 신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좋아 보여 이 시장의 콘셉트도 그렇게 잡았다”고 했다. 사실 예능 출연을 통해 인기를 얻은 정치인의 원조는 2009년 6월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다. 하지만 오히려 대선 주자가 되고선 젊은 층의 마음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 특유의 2대8 가르마와 굳은 표정에 딱딱한 말투가 정치인의 정형화된 모습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앞머리를 짧게 잘라 위로 넘기면서 이마를 드러내고 있다. 밝고 안정적인 모습과 동시에 단호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 관리에 제일 어색해하면서도 변화에 조금씩 속도를 내는 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다. 공식 행사에 나설 땐 제발 BB크림을 발라 달라고 참모진이 애원을 해도 어색하다며 거부했던 그들이다. 문 전 대표는 패션의 정석에 맞게 주로 감청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을 고수한다. 문 전 대표에게 양복은 곧 ‘예의’라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지난 1일 4차 산업혁명 정책을 발표하면서 넥타이를 풀고 콤비 정장에 푸른색 셔츠 차림으로 참석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은 문 전 대표에겐 큰 변화였다. 요즘은 방송 출연 때 간혹 붉은색 스웨터 등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주기도 했다. 옷은 대개 부인 김정숙씨가 골라 주는 것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안경’으로 더 알려진 덴마크 ‘린드버그’ 안경도 새삼 화제다. 2012년 대선에선 70만원대 고가 안경이라며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5년째 같은 걸 쓰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소박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얇은 테 안경이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와 결연함을 동시에 풍긴다고도 평가받는다. 다만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012년 문 전 대표는 유약해 보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강인한 이미지가 오히려 굳어졌다”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러움과 열린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재인·유승민 측근 “BB크림 바르세요” 경제학자 이미지가 짙은 유 의원은 인위적으로 꾸미는 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이미지 관리는 없는 걸 있어 보이게 하는 게 아닌, 있는 걸 더 잘 보이게 부각시키는 것이란다. 캠프 대변인인 민현주 전 의원은 “유능하고 역량 있는 모습을 통해 믿을 수 있는 리더의 이미지를 주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밝은 색의 넥타이를 주로 하고 자연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부스스한 앞머리는 최근 깔끔하게 올렸다. 측근들의 설득 끝에 최근 방송 출연이나 공식 행사 시 도움을 주는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동행하게 됐고 조만간 시간이 나면 미용실에 가서 가르마를 타는 머리로 바꿔 신뢰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김 교수는 “차기 주자에게 바라는 모습 중에는 참신하고 개혁적이면서도 유능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도 크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패셔니스타’로 유명했다. 터틀넥과 카디건은 원래 남 지사의 상징이기도 했다. 남 지사는 옷차림이나 신발, 헤어 등 대부분을 혼자 결정하고 캠프 참모진에게 의견을 묻는 정도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자신이 시대를 바꾸는 젊은 리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친의 멋진 여행 사진 속 숨겨진 비밀은?

    여친의 멋진 여행 사진 속 숨겨진 비밀은?

    여행 중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들. 한껏 여유를 즐기며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포즈를 취하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사진들은 도대체 누가 찍어주는 걸까?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매셔블은 ‘여자친구의 완벽한 인스타그램 사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성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멋진 인스타그램 사진이 탄생하기까지 남자친구의 노고를 소개했다. 이 사진들은 페이스북에서 실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의 남자친구들’(Boyfriends of Instagram)이라는 페이지에 공개된 사진들이다. 매셔블이 공개한 사진 속에서 남성들은 여자친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내고자 몸을 사리지 않는다. 멋진 구도를 위해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는 것은 물론이고 땅바닥에 그대로 엎드리거나 드러누운 남성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애잔함을 남긴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SF 주전” 빅리그 기대주 황재균

    “SF 주전” 빅리그 기대주 황재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도전장을 내민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에 대해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해볼 만한 도박’이라는 평가를 내렸다.SI는 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오프시즌 선수 영입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황재균 영입은 무척 흥미롭다. 지난해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2015년과 비교해 삼진을 122개에서 64개로 줄인 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고 소개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타율 .335, 27홈런, 113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기록을 낸 황재균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이후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의 재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MLB 명문 구단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신분에 따라 보장 금액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에 진입하면 연봉 150만 달러, 인센티브 160만 달러를 합쳐 최대 310만 달러(약 35억원)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MLB 평균 연봉이 440만 달러(약 50억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단에 손실이 적은 ‘도박’이라고 봐도 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새크라멘토 리버캐츠 로스터에 속해 있다. 황재균은 스프링캠프에서 초청선수 신분으로 빅리그 진입에 도전한다. 지난해 이대호(35·롯데)는 시애틀에서 이 과정을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SI는 “황재균은 왼손 타자 3루수 코너 길라스피(30)와 플래툰(하나의 포지션에 둘 이상을 주전으로 기용하는 것. 예컨대 우투수 때 좌타자, 좌투수 땐 우타자 출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 브랜던 크로퍼드(30)가 지키는 유격수 백업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SI는 “마크 멀랜슨(32)은 불펜을 향상시킬 전망이고 황재균 역시 3루에서 도박을 걸어 볼 만하지만 포수와 좌익수에 대해 돈을 아낀 건 버스터 포지(30)와 헌터 펜스(34)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큰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구단 성적을 ‘C+’로 낮게 매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영화를 만나다] 사과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재심’의 용기

    [영화를 만나다] 사과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재심’의 용기

    영화 ‘재심’이 지난 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감성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노련한 세공술로 신파를 피하고 깊은 울림을 전한 ‘재심’의 세 가지 매력을 꼽아봤다. ●‘재심’의 매력1. 최군과 박준영 변호사의 아름다운 동행 우연히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작은 어촌 마을에서 다방 배달원으로 일하는 현우(강하늘 분)다. 사건 발생 후, 그는 누군가의 목적에 의해 목격자에서 살인자로 뒤바뀌는 참담한 악몽을 꾸게 된다. 아픈 엄마를 두고 교도소에 있어야 했던 그는 10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세상에 던져진다.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힌 현우는 이제 누군가를 참혹하게 살해한 살인자로서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그에게 남은 삶은 악몽의 연장선일 뿐이다. 이때 누군가 그에게 다가온다. 어떤 이유로 다가왔든, 상대는 끔찍한 악몽에서 현우를 깨우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바로 현우의 변호사 이준영(정우 분)이다. 영화 ‘재심’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악몽과 같은 오늘을 사는 ‘최군’과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온힘을 다해 고군분투하는 ‘박준영 변호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그렸다. ●‘재심’의 매력2. 공론화의 동력, 무비 저널리즘 ‘재심’은 2000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한 작품이다.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은 ‘재심’이 영화화되기 전,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세상에 사실을 전한 것으로 언론의 몫을 한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었다면, 세상에 진실을 전하기 위해 공감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택한 것은 영화 ‘재심’의 제작진이다. 강자가 휘두른 칼에 의해 희생자가 된 이야기를 접한 관객이 공론화를 이끌어내고, 세상을 조금 더 정의로운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영화가 선보인 묵직한 주제의식과 대중상업영화 옷을 입은 ‘재심’의 노련한 표현술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재심’은 소통을 추동하는 무비 저널리즘 요소를 탁월하게 선보인다. ● ‘재심’의 매력3.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용기 영화 ‘재심’은 명확해 보이는 살인사건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불의한 방식으로 권력을 행하는 이들에 의해 힘없는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찰과 검사, 그리고 또 한 명의 변호사까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거리낌 없이 가해자 되기를 선택하는 이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휘두른 인격 살인 행위에 대해 결코 사죄하지 않는다. 애초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한 것이므로. 영화는 그들의 태도라는 것이 어떤 목적으로 결정되는 것인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그렇게 생성된 힘을 가진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가변적 진실을 바로잡아야만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사죄하지 않는 뻔뻔한 이들을 향해 당당하고 차분하게 사과를 요구한다. 영화 ‘재심’은 이렇게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함께 사과를 요구할 용기가 필요함을, 또 연대함으로써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말한다. 뜨거운 영화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유산을 남긴다. 특히 한국 부모들이 그러하다. 하다못해 숟가락 하나라도 전해 주고 싶어 한다. 그것이 한국 부모들의 마음이다. 이러한 한국 부모들의 유산상속 행위에 서구인들은 토큰상속(token heritage)이라는 재미있는 말을 붙인다. 재산을 흩지 않고 한쪽으로 몰아주는 서구인들이나 일본인들과 달리 한국 부모들은 예부터 장자든 차자든 자식이면 빠트리지 않고 재산을 나눠 줬다. 물론 균등하게는 아니라 해도 많이 주든 적게 주든 나눠 주는 관례 때문에 가난한 집의 여러 형제들은 겨우 토큰 하나 받는 정도의 유산이 될 수밖에 없었다.이러한 유산 중에서 최고의 유산은 무엇일까. 재산일까 권력일까. 재산은 많든 적든 유산으로 쉽게 남겨 줄 수 있는데, 권력은 어떻게 세습화될 수 있는가. 재산과 달리 현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 세습화란 상상할 수가 없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중동 아랍권이나 북한 그리고 현대 중국의 혁명 2세대처럼 지금도 권력이 재산처럼 세습되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권력 세습화는 전통사회에서 보는 양반 상놈 하는 신분(身分)을 통해서였다. 신분은 계급과 달리 획득하기도 어렵지만 한 번 획득하면 잃기도 어렵다. 양반은 권력은 물론 권리를 가진 양반으로서 계속 세습화되고, 상민·천민은 권력은 물론 권리가 전혀 없는, 오로지 의무만 있는 상민·천민으로 세습화됐다. 설혹 그렇다 해도 재산처럼 이 신분도 후손으로 계속 상속되고 지속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자 3대 못 간다는 말이 그것이고, 세불삼대(勢不三代)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또한 그것이다. 아무리 큰 부자도 손자 대까지 백 년을 넘기기 어렵고, 아무리 센 권(權)과 세(勢)도 길고 짧음에 차이만 있을 뿐 어느 날에는 끝이 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산과 권력은 유산으로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금수저’라 해도 허무하게, 그것도 조만간 끝나게 돼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재여권불구절(財與權不久折)이라는 말을 늘 써 왔다. 재산과 권력은 오래 못 가고 끊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이 긴 오래오래 내려가는 유산은 없는가. 수수백 년을 내려가는 유산, 그 수수백 년 동안 수많은 후손들이 싸우지 않고 골고루 물려받아서 대대로 향유하고 만끽하는 유산, 그런 유산은 없는가. 그 유산이 바로 ‘위신’이다. 이 위신에는 근대 사회과학을 만든 독일의 막스 베버가 말하는 카리스마 저장량(stock of charisma)처럼 일정 ‘저장량’이 있다. 예컨대 석가, 공자, 예수는 카리스마 저장량이 많기 때문에 2천 수백 년이 지나도 그 저장량이 계속 유지돼 신도들이 줄을 잇는다. 위신도 그처럼 위신 저장량(stock of prestige)이라는 것이 있어 위 성인들만큼 오래가지는 못한다 해도 최소한 수백 년은 갈 수 있다. #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더 큰 가문의 영광 위신이 어떻게 권력 재산과 비교되지 않게 오래 남는 유산이 될 수 있는가. 구태여 따질 것 없이 실제 경험의 세계에서 보라. 세종대왕이나 세조대왕 혹은 영·정조대왕의 후손이면 왕손으로서 능히 자랑할 만도 하다. 그런데 지금 누가 “내가 그 대왕들의 후손이오” 하고 자랑하는가. 자랑 못할 바도 아니지만 자랑한다고 누가 칭송하고 부러워할 것인가. 누가 그 가문의 영예나 권위를 높이 인정하고 널리 선양(宣揚)해 줄 것인가. 삶이 아무리 어렵고 미천한 사람이라 해도 그 대왕들의 후손을 부러워하거나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지는 않는다. 반면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퇴계(退溪) 이황(李滉),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의 후손이라 하면 은연중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하고 부러움을 쌓는다. 어딘지 모르게 법도가 있고 예의가 바르고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생각한다. 그 후손들의 현재 지위가 높든 낮든, 재산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일정 가치를 갖고 그들을 대한다. 이유는 선조들이 당대에 높이 쌓은, 많은 저장량의 위신 때문이다. 높은 학덕과 고매한 행적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과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부터 ‘이조판서 셋이 대사성 하나보다 못하다’(三吏判不如一大司成)는 말을 해 왔다. 이조판서는 6조(六曹) 중 인사를 맡은 최고의 벼슬이다. 품계도 정이품(正二品)이다. 반면 대사성은 성균관에서 유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정삼품(正三品) 벼슬이다. 비록 성균관 으뜸의 자리라 해도 권력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조판서보다 가문의 더 큰 영광이 될 수 있을까. 이뿐이 아니다.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더 낫다’(三領議不如一大提學)는 말도 늘 해 왔다. 영의정은 내각을 총괄하는 정일품(正一品) 최고의 지위이고, 대제학은 경서와 문서, 문장을 관장하는 홍문관의 제일 윗자리다. 품계(정이품)나 지위, 권력이 영의정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 어떻게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가문의 더 큰 영광이 될 수 있을까. 더 기막힌 것은 ‘정승 열보다 왕비 하나가 더 낫고’(十政丞不如一王妃), ‘왕비 열보다 산림 하나가 더 낫다’(十王妃不如一山林)는 말이다. 왕비 하나가 정승 열보다 가문에 더 큰 힘이 되고 영광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산림(山林) 하나가 왕비 열보다 가문의 더 큰 영예라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렵다. 산림은 학문이 최고 경지에 이른, 그러나 벼슬은 전혀 해 본 일이 없는, 글자 그대로 산림에 묻혀 있는 학자다. 이 학자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하단 말인가. 문제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이고, 또 ‘왜 그렇게 받아들였을까’이다. # 벼슬 사양한 최고의 학자 ‘산림’에 높은 가치 부여 이 역시 간단하다. 권력과 재산은 무상하다. 덧없이 사라져 버린다. 거기에 세인들의 지탄이 끊임없이 따른다. 당사자인 자기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자손 대대로 이어 간다. 그 권력을 잡고 그 재산을 모을 때까지의 그 험난한 여정을 세인들은 잘 안다. 아무리 청렴하고 청부(淸富)했다 해도 권력 재산이 갖는 희소가치 때문에 세인들은 그들의 어두운 면만 보고, 역사는 그들의 부정한 면만 비추어 준다. 이는 오늘날의 최고 권력자나 최고 재산가 혹은 수많은 고위직자를 선조로 둔 100년 후의 자손들도 마찬가지다. 당시의 신문을 보면 ‘당신 할아버지가 이러이러한 인물이더라.’ 혹은 ‘오만과 위선에 가득찬 이러이러한 정치인이더라’라고 한다면, 설혹 대통령을 할아버지로 둔 자손일지라도 그 옛날 어느 왕의 후예들처럼 얼굴이 뜨거워지고 고개를 바로 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존경도 없고 명예도 없다. 비록 치욕은 아니라 해도 자랑할 조상은 못 된다. 당시의 그 아들은 금수저를 물려받았다 해도 3대를 내려가지 못해 그 수저는 부끄러운 유물로 바뀐다. 그에 비하면 권력도 없고 재산도 없지만 널리널리 존경을 받고 깊이 감동을 준 인물들, 그 인물들이 쌓았다 물려준 ‘위신’이야말로 두고두고 후손들이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산림이 그러하다. 오직 벼슬하기 위해 공부하고 벼슬만이 최고의 길로 생각하던 그 시대, 어떻게 산림에 최고의 위신, 최고의 가치를 부여했을까. 더구나 정당성과 정통성을 갖기 위해 최고의 학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던 당시 권력층의 압력과 유혹 그리고 위협을 과감히 뿌리치고 어떻게 학문에 그 산림들은 독존(獨存)할 수 있었을까. 오늘날 정치권을 쉼 없이 기웃거리는 대학의 교수들을 보면, 그런 선조에 대해 갖는 자부심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긍지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만큼 또한 누구에게나 모범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서나 존경과 찬사와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후손에게 위신보다 더 큰 유산이 있을 수 있을까. 권력과 재산처럼 남과 다투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희소가치, 오직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만 달려 있는 최고의 유산,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자손들에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연세대 명예교수
  • “대통령과 경제공동체 자백 강요” 고함친 최순실

    “대통령과 경제공동체 자백 강요” 고함친 최순실

    “어린애·손자도 멸망시키려 해” 출두 중 작심한 듯 취재진에 외쳐 특검 측 “수사에 흠 내려고 트집 묵비권 행사해도 조서 남길 것” 崔 변호인 오늘 ‘강압수사’ 회견 “여기는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25일 오전 10시 체포영장이 집행돼 특검 사무실로 끌려 나온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취재진을 앞에 두고 큰 소리로 외쳤다. 양팔을 붙잡은 교도관들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작심한 듯 “너무 억울하다”, “어린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려고 한다”며 특검팀의 체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31일 처음 검찰에 출석하면서 “죽을죄를 지었다”며 고개를 숙이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24일 첫 조사 이후 한 달 만에 최씨를 강제로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23일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시·학사 특혜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최씨가 각종 사유로 여섯 차례나 조사를 거부하자 강수를 둔 셈이다. 최씨의 ‘자백 강요’ 주장에 특검 관계자는 “근거 없는 트집을 잡아 수사에 흠을 내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최씨가 소위 ‘경제공동체’를 말한 걸로 봐서 미리 발언을 준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26일 최씨의 강압 수사 주장에 대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특검팀은 정씨의 특혜 과정에 최씨가 관여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해도 이를 그대로 피의자 조서에 남긴다는 방침이다. 업무방해 혐의가 적힌 체포영장은 최대 48시간까지 유효하다. 특검팀은 이대 비리 조사 마무리 후 최씨의 뇌물죄 조사를 위한 별도의 체포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뇌물공여 혐의를 받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만큼 재청구 결정에 앞서 뇌물수수 공범인 최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종중(61)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김신(60) 삼성물산 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삼성 관계자 수사도 이어 갔다. 김신 사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사장 자리에 있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슈&이슈] 강원 탄광도시 ‘제2의 몰락’ 위기… 다시 드리운 ‘유령도시’ 악몽

    [이슈&이슈] 강원 탄광도시 ‘제2의 몰락’ 위기… 다시 드리운 ‘유령도시’ 악몽

    폐광 지역을 살리려고 설립된 강원 지역 공기업들이 줄줄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강원도 태백 ‘오투리조트’와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영월 ‘동강시스타’와 ‘크라크라 상동테마파크’,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등 공기업들이 정리 수순을 밟거나 적자가 누적돼 기업으로서 가치를 잃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출자기업인 강원랜드 등이 회생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폐광 지역 전체의 공동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주민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석탄 중심인 ‘주탄종유’에서 기름 중심의 ‘주유종탄’으로 바뀌면서 광산 지역 도시들이 직격탄을 맞은 이후 또다시 회생 불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한다. 당시 전국 광산 지역은 석탄산업 합리화로 수많은 탄광이 문을 닫았다. 탄광촌들은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 도시가 공동화되는 퇴락의 길을 걸었다. 당시 광산도시에는 돈이 넘쳐나 ‘개가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거나 ‘서울 남대문 밖에서 가장 번창한 곳이 광산도시다’라는 말까지 떠돌았지만, 사람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유령의 도시로 전락했다. 광부들이 더는 산업의 역군이 아니었다. 강원도 광산 도시는 2000년 강원 정선에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들어서면서 다시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폐광 지역을 살리려던 특별법 덕분이었다. 폐광 지역을 회생시키려고 설립한 강원랜드는 이익금으로 태백과 영월, 삼척에 출자 회사를 속속 설립했다. 태백 오투리조트와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영월 동강시스타와 크라크라 상동테마파크, 삼척 추추파크다. ‘황금알을 낳는’ 강원랜드를 기반으로 설립된 공기업이지만, 이들 출자기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등 잘 운영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대주주인 영월 동강시스타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1530억원을 투자해 콘도와 골프장 등으로 2011년 문을 연 동강시스타는 현재 400억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직원들 월급이 3개월째 밀렸다. 법원은 앞으로 동강시스타 회생 계획안 등을 토대로 기업 회생과 청산을 결정하게 된다. 강원랜드가 600억여원을 투자한 태백 하이원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게임과 애니메이션 사업을 접고 올해 기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미 100여명의 직원 중 80%는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470억여원이 투입된 영월 크라크라 상동테마파크는 준공을 코앞에 두고 2014년 공사가 중단된 채 3년째 방치됐다. ‘문을 열면 손해 볼 게 뻔하다’는 이유에서 강원랜드가 손을 떼고 민간 업자에게 넘기려 하고 있지만 누구 하나 선뜻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없어 애물단지가 됐다. 그나마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가 정상 운영 중이지만 이곳도 해마다 적자가 누적돼 미래가 불투명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는 정부와 출자회사인 강원랜드 등의 책임이 크다고 진단한다. 최소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고 접근했다는 것이다. ‘폐광 지역을 살리자’는 슬로건 아래 천편일률적으로 관광을 목적으로 한 리조트 위주 사업을 추진한 결과가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원발전연구원 이원학 기획팀장은 “대부분의 폐광지 공기업들이 콘도미니엄과 테마공원, 9홀 규모의 골프장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한 소규모 리조트 위주로 만들어진 데다 주변의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하지 못하고 외진 곳에 설립된 것이 패착”이라면서 “이들을 회생시키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주변과 어우러진 규모를 갖춘 관광지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은 주먹구구식 경영이다. 규정에는 ‘지방공기업 대표이사는 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임한다’고 정해 놓고 있지만, 실상은 정치권과 정부의 부처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져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의 전문성이 미흡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변심도 실패의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기업회생을 신청한 영월 동강시스타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대주주이고 강원랜드와 강원도, 영월군 등이 출자해 설립했다. 당초 1530억원으로 풍광이 뛰어난 동강 지역에 골프장을 갖춘 리조트를 지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공사가 마무리되자 약속했던 출자자들이 1080억원만 투자하고 공사대금 일부 등을 분양과 은행 차입으로 메우면서 경영이 꼬이기 시작했다. 동강시스타 홍태성 노조위원장은 “사업 초기 의지를 갖추고 추진하던 산업자원부가 중간에 이사회에서 빠지고 공사 미납금 450억원도 5년 단기 조건 분양 등으로 처리하면서 지금의 어려운 지경까지 왔다”면서 “정부와 출자자들이 설립 당시 약속을 지키고 살리려는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회생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2015년 기준으로 매출 1조 6337억원을 기록한 강원랜드가 국세로 2774억원, 관광기금 1556억원, 최대 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배당금 760억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는 지방세 221억원과 강원도와 폐광 지역 지자체에 내는 폐광기금 1621억원만 남긴다. 황금알을 낳지만, 중앙정부와 기관에서 이익을 다 빼가기 때문에 강원도 폐광 지역을 살리는 자원은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강원랜드는 공기업으로 수익 창출에 따라 공기업 경영평가를 받고, 상장기업으로 주가도 관리해야 하는 등으로 지역 회생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점도 있다. 줄줄이 좌초하거나 좌초 위기를 맞은 폐광 지역 공기업들을 살리려면 큰 그림을 다시 그리자는 주장이 나온다. 회생 절차에 들어간 동강시스타는 기존의 콘도미니엄과 9홀 골프장 중심의 소극적인 운영에서 벗어나 동강시스타는 주변의 온천장과 동강 생태공원, 나비곤충박물관, 별마로천문대 등 민간 자본 등을 더 끌어들여 이벤트 케이블카로 연계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크라크라 상동테마파크도 2㎞ 떨어진 인근 백두대간 화절령 운탄고도까지 모노레일을 놓고 공원으로 개발하면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박상헌 선임연구위원은 “폐광지 공기업 회생 방안이 자치단체 종합발전계획에 담겨 타당성 검토 단계에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강원랜드 등 주요 출자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외식업 가맹본부 ‘식자재 갑질’ 못한다

    프리미엄 김밥집 등 외식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식재료를 판매하면서 과도한 이윤을 챙기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기존 점주의 영업지역을 본부가 멋대로 축소하는 것도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외식업종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외식업종에서 영업지역 축소, 원·부자재 구입 강요 등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분쟁이 잇따르자 거래질서 개선을 위해 내놓은 조치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위에 등록한 가맹 브랜드 5273개 중 76.2%가 외식업종이었다. 외식업종 가맹본부는 맛과 품질의 균일화를 목적으로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하면서 웃돈을 얹어 파는 식으로 이윤을 남긴다. 두부, 채소 등을 도매가보다 3~5배 정도 비싸게 팔아 점주들의 원성을 산 분식점 브랜드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가맹본부는 표준계약서에 반드시 식자재 마진을 기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맹본부는 또 계약 기간 중 가맹점의 영업 범위를 축소할 수 없게 된다.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도 상권과 유동인구, 수요의 급격한 변화 등 일정 요건에 충족할 때만 영업지역을 조정할 수 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冬하다…겨울이라 더 운치 있는 그곳,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낭만

    冬하다…겨울이라 더 운치 있는 그곳,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낭만

    문화체육관광부가 14~30일 겨울여행주간(korean.visitkorea.or.kr)을 시행한다. 비수기인 겨울철 여행을 활성화하고 겨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처음 시도하는 행사다. 문체부와 여행작가들이 함께 선정한 ‘알뜰 여행코스 10선’을 소개한다. 꼭 기억할 것 하나. 모든 여행지에서 여행주간에 맞춰 다양한 할인이 제공된다. ① 미리 만나는 평창동계올림픽 어느새 1년 뒤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그 감동의 현장으로 ‘미리 가 보는 평창올림픽 로드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평창에서는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올라 선수들의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K98 점프대’가 압권이다. 선수 대기석까지 구멍 뚫린 철제 구조물을 딛고 오가는데, 한 발짝 내딛기가 어려울 만큼 오금이 저린다. 대관령눈꽃마을과 고즈넉한 월정사도 겨울 여행지로 좋다. 특히 올 초 새로 국보(48-2호)로 지정된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반드시 만나 보는 게 좋겠다. 강릉의 ‘2018평창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에선 동계올림픽 종목에 대해 알아보고 간단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바닷속 신비를 알아보는 경포아쿠아리움, 겨울 바다를 감상하며 커피를 즐기는 강릉커피거리까지 보고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② 아름다운 강줄기 따라 겨울 풍경 여행 강원도의 겨울 바다를 감상하고, 호수를 배경으로 다양한 재미도 맛볼 수 있게 꾸려졌다. 속초 영랑호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스토리 자전거’를 탄다. 속초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 수도 있다. 춘천 의암호에서는 아찔한 스카이워크를 거닌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소양강스카이워크’다. 전체 길이 174m에 강화유리 구간이 156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스카이 워크 중 하나다. 수상 카페 ‘둥둥아일랜드’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호수 옆에 있는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호숫가에 자리한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만화 주인공도 만난다. 이어 홍천의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에서 물놀이와 별빛축제를 즐기며 강원도 물길 여행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③ 우리 역사의 재발견 경기 수원과 용인을 거쳐 안성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우리 역사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수원에선 ‘조선 성곽 건축의 꽃’으로 불리는 수원화성을 만난다. 화성행궁 건너편의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행궁동 공방거리 등은 수원화성의 ‘연관 검색어’ 같은 곳이다. 조선 시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한국민속촌에서는 당시 서민의 삶을 간접 체험한다. 어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서일농원의 맛깔스런 밥상도 놓치기 아깝다. ④ 청정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코스다. 충북 제천의 청풍호(충주호)가 품은 옥순봉과 구담봉에서, 영롱한 별빛이 가득한 강원 영월의 밤하늘에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마주한다. 남한강에 발 담근 단양의 도담삼봉은 여정의 백미다. 제천 산야초마을에서 향긋한 약초비누를 만드는 것도, 뚝딱뚝딱 목공예 체험도 재밌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고기 생태관인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은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한 여정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⑤ 겨울 온천과 어우러진 세계문화유산 충남 보령과 공주, 아산은 서로 없는 것을 보완해 주는 여행지다. 신나는 레저 스포츠와 겨울철 계절 놀이가 많아 겨울방학 체험 여행지로 제격이다. 보령에선 다양한 겨울 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한화리조트 대천파로스의 ‘박물관은 살아 있다’를 비롯해 ‘대천 짚트랙’ ‘보령야외스케이트장’ 등이 마련됐다. 공주는 무령왕릉, 공산성 등에서 백제의 역사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아산은 국내 대표적인 온천 여행지다. 외암민속마을 등에선 옛 시골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⑥ 영남의 선비 문화를 엿보다 경북 영주와 안동은 한국의 정신문화를 이끈 선비의 고장이다. 선비들이 태어난 마을, 공부한 서원 등이 남아 있다. 문경새재의 옛길박물관엔 옛 지도, 괴나리봇짐 등 조선의 선비들이 들고 다닌 물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하회마을, 소수서원처럼 선비의 흔적이 묻어나는 곳을 찾아 그들의 삶과 기질을 만나 보는 것도 좋겠다. 풍기 인삼박물관도 재밌다. 풍기군수로 있던 주세붕이 인삼을 들여온 과정을 엿볼 수 있다. ⑦ 한국전쟁의 흔적과 가야의 역사 부산은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곳이다. 복작거리는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감천동 문화마을 등에서 시간의 흔적과 만날 수 있다. 키자니아 부산, 부산 아쿠아리움 등 체험형 테마파크도 들러볼 만한다. 부산과 이웃한 김해는 ‘잃어버린 나라, 가야’를 품은 도시다. 수로왕릉과 왕비릉, 대성동 고분군, 봉황동 유적 등 가야 문화가 밀집된 김해 시내는 2000년 전의 ‘가야테마파크’나 다름없다. 태극전과 가락정전 등으로 복원한 가야 왕궁, 허황옥의 고향인 인도 이야기를 다룬 인도갤러리, 일본에 철과 토기를 수출한 해상무역 강국 가야의 모습을 담은 가야스토리관도 꼭 들러야 한다. ⑧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기행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가득한 도심 나들이가 콘셉트다. ‘아시아의 밀라노’를 꿈꿨던 대구에선 ‘DTC섬유박물관’에 들른다. 가수 윤복희가 처음 입었던 미니 스커트부터 광섬유 조형물, 400℃ 이상 고온을 견디는 미래 섬유까지 만나 볼 수 있다. 밤에는 별빛축제가 한창인 이월드를 찾는다. 경주 보문정 옆의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거대한 유리 온실이 압권인 경주동궁원, 포항의 연안크루즈와 로봇의 세계를 펼쳐 놓은 로보라이프뮤지엄 등도 볼만하다. ⑨ 역사, 야경과 와인, 보석 더한 감성 여행 환상적인 설경과 신비로운 불빛 축제가 펼쳐지고, 근대 유산을 중심으로 문화와 역사, 예술 탐방을 즐긴다. 여기에 머루와인과 보석으로 우아함까지 더한다. 무주에서 완주, 익산, 군산으로 이어지는 전북 겨울 여행에서는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올라 상고대와 설경을 감상하고, 완주 힐조타운에서 ‘산속여우빛축제’를 즐긴다. 일제강점기 흔적에 문화 예술의 향기를 더한 삼례 문화예술촌과 군산근대건축관, 군산근대미술관 등을 돌아보는 코스는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⑩ 숲과 바다, 그리고 도시의 즐거움 예술이 숨 쉬는 도시, 생생한 자연이 반기는 곳, 역사가 깃든 바다를 하나로 엮었다. 전남 목포와 담양, 광주를 묶은 이른바 ‘삼색 체험 로드’다. 옛 전남도청 뒤편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를 집대성한 공간이다. 총면적 15만 6817㎡로 우리나라 문화 공간 중 가장 넓다. 목포는 다양한 박물관을 품은 도시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엿보는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근대역사관 등은 아이들이 놀며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담양은 메타세쿼이아숲과 죽녹원, 담양온천 등 힐링 명소들이 많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사드 철회 요구가 부당한 이유/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중국의 사드 철회 요구가 부당한 이유/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7명이 자당 대권 후보의 ‘메시지’를 가지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를 중단해 달라고 중국에 다녀왔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을 다음 정부에서 사드 배치는 재논의할 것이니 보복을 중단해달라는 것이다. 정권을 잡기도 전에 대한민국의 핵심적 외교정책을 뒤집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중국의 사드 배치 불가입장만 교육받고 왔다니 분통이 터진다. 필자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아시아연구원이 주최한 오찬을 겸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당시는 사드 배치의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이었고, 한국은 사드와 관련한 어떤 이야기도 내놓지 않았던 때였다. 추대사는 약 1시간 정도 한·중관계에 대하여 강연을 했는데, 그중 50여분을 사드 반대에 할애했다. 마치 추 대사의 한국 부임 유일한 미션이 사드 배치를 막는 것처럼 보였다. 사드의 전술적 효용성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사드의 전략적 가치는 바로 한·미동맹 그 자체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머리 위에 얹고 사는 우리는 한·미동맹 이외에 이를 억지할 대체 무기체계가 없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핵 억지력을 갖든지, 아니면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드의 전략적 가치다. 시진핑 주석은 사드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백 보를 양보해서 그가 옳다고 치자. 방어시스템인 사드가 중국 안보를 위협한다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 않은가? 방어무기에도 자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사드를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 한국은 북한 핵 위협에 노출되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국가 안보의 위협이라는 점 외에도 중국의 사드 철회 요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수용할 수 없다. 우선 사드 배치는 정부 간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외교정책이다. 정부가 바뀐다고 이를 철회한다면 더이상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없다. 한·미동맹 자체가 위협을 받을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정부가 바뀌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나라로 낙인이 찍힐 것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의 내정간섭을 수용하는 매우 심각한 선례를 남긴다는 점이다. 이번 중국의 보복조치에서 보듯이 중국은 한국을 대등한 상대로 보지 않는다. 만일 중국의 이번 요구를 수용한다면 이는 우리 스스로 중국의 속국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지난 70년간 유지되어 온 한·미동맹 관계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한·미관계가 본질적으로 비대칭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갈등은 미국의 요구를 한국이 수용하는 형태로 결론지어졌다. 그러나 미국의 압력이 아무리 강해도 국제적 규범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2000년을 넘게 머리를 맞대고 살아온 중국은 우리에게 가혹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한두 번 해온 것이 아니며, 그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번 중국의 보복조치를 보더라도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중국은 국제규범이나 정도를 벗어난 일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히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가 아니라 중국 인민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이라고 핑계를 댄다. 대국이 하는 일이라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변명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한한령(限韓令)이라는 유치한 중국의 보복으로 보게 될 경제적 피해가 아무리 크다 해도 국가 안보와 바꿀 수는 없다.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를 철회해도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리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 사드 배치를 철회해도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 중국의 내정간섭에 굴복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사드 철회를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자체적 핵무장이라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안보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한·미동맹의 가치는 도외시하고 경제적 피해만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 [핵잼 사이언스] 미래 범죄현장 목격자 ‘세탁기·냉장고’

    이제는 사람이 아닌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기기가 목격자가 되는 시대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최첨단 세탁기와 냉장고가 미래 범죄현장의 중요한 증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스마트한 세상에 출현한 ‘사물인터넷’이 경찰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형사들은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 가전제품에서 증거를 찾는 훈련을 받고 있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사물인터넷이 피해자나 범죄자의 ‘디지털 흔적’(특정인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남긴 활동 정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냉장고 내부 무선카메라가 움직임 기록 런던경찰청 사이버·정보통신수사단의 책임자 마크 스토크스는 “냉장고 내부에 장착된 무선카메라가 주인과 용의자의 움직임을 기록할지 모른다”며 “냉장고를 열고 닫을 때 나는 소리가 사용자의 폰 속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되어 있어서 누가 문을 울리게 했는지, 주인 혹은 다른 사람이 원격으로 울리게 했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모든 장치가 일상의 기록과 활동 내역을 남긴다”는 점을 이유로 들면서 “미래의 범죄현장은 곧 사물 인터넷이 목격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예컨대 삼성의 최신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내부의 카메라 3대를 통해 보관 중인 식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수사에 사용할 경우, 사람들이 냉장고에 로그온한 날짜와 시간이 알리바이를 제공하고 그들의 존재유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셈이다. 스토크스는 “마이크로칩을 분석하거나 현장 관련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등 미래의 수사는 디지털 포렌식(저장매체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수단으로 변할 것”이라고 답했다. ●美 경찰 ‘아마존 에코 시스템’ 수사에 활용 반면 가전제품이나 기기를 만드는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의 사생활을 우선시해야 하기 때문에 경찰에 저항하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 한 예로, 미국 아마존은 현재 에코 시스템(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디지털 음성 보조 기기)의 기록을 경찰에 넘겨주는 것을 거부하며 정부당국과 씨름 중이다. 실제 미국 아칸소주 경찰은 지난달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제임스 앤드류 베이츠의 에코 음성 데이터를 아마존 측에 요구하는 등 수사에 활용하려 하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범죄 핵심증인은 냉장고…사물인터넷 시대 풍속도

    범죄 핵심증인은 냉장고…사물인터넷 시대 풍속도

    이제는 사람이 아닌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기기가 목격자가 되는 시대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즈는 2일(현지시간) 최첨단 세탁기와 냉장고가 미래 범죄현장의 중요한 증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스마트한 세상에 출현한 ‘사물인터넷’이 경찰에게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형사들은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 가전제품에서 증거를 찾는 훈련을 받고 있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사물인터넷이 피해자나 범죄자의 ‘디지털 흔적’(특정인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남긴 활동 정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런던 경찰청 사이버·정보통신수사단의 책임자 마크 스토크스는 "냉장고 내부에 장착된 무선카메라가 주인과 용의자의 움직임을 기록할지 모른다"며 "냉장고를 열고 닫을 때 나는 소리가 사용자의 폰 속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되어 있어서 누가 문을 울리게 했는지, 주인 혹은 다른 사람이 원격으로 울리게 했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모든 장치가 일상의 기록과 활동 내역을 남긴다"는 점을 이유로 들면서 "미래의 범죄현장은 곧 사물 인터넷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의 최신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내부의 카메라 3대를 통해 보관중인 식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수사에 사용할 경우, 사람들이 냉장고에 로그온 한 날짜와 시간이 알리바이를 제공하고 그들의 존재유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셈이다. 스토크스는 "마이크로칩을 분석하거나 현장 관련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는 등 미래의 수사는 디지털 포렌식(저장매체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수단으로 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가전제품이나 기기를 만드는 회사입장에서는 고객의 사생활을 우선시해야하기 때문에 경찰에 저항하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 한 예로, 미국 아마존은 현재 에코 시스템(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디지털 음성 보조 기기)의 기록을 경찰에게 넘겨주는 것을 거부하며 정부당국과 씨름중이다. 경찰은 지난 12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제임스 앤드류 베이츠의 에코 음성 데이터를 아마존 측에 요구했다. 사진 = 삼성홈페이지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사설] ‘블랙리스트’ 다시는 발 못 붙이게 해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에서 작성했다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일부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한 달 전쯤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인사 등의 문제로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다 2014년 7월 면직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김 전 실장이나 조윤선 문체부 장관 등은 부인으로만 일관했으니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이 작성하고 문체부가 관리했다는 ‘블랙리스트’에는 그동안 소문처럼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것으로 분류된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가 대거 포함됐다고 한다. 문명사회, 그것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권력의 횡포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참담하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 국가에서 어떤 가치보다도 앞선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더구나 문화예술 활동의 핵심 가치가 표현의 자유라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념을 기준 삼아 국민을 반쪽으로 가르는 ‘블랙리스트’는 우리 사회 어떤 분야라도 용서할 수가 없다. 하물며 ‘문화융성’을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가 같은 시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해가 불가능하다. 지원해야 할 문화예술인과 지원하지 말아야 할 문화예술인을 철저히 가리는 문화예술 정책은 결국 반쪽짜리 문화, 반쪽짜리 예술만 남긴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묻고 싶다. 다양한 사고를 가로막는 문화예술 정책은 필연적으로 상상력 빈곤을 낳을 수밖에 없다. 빈 껍데기만 남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어떻게 창조경제 문화산업 강국이 될 수 있다는 뜻인지 답답한 일이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김기춘 전 실장의 자택과 문체부 조윤선 장관 및 정관주 전 차관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권남용죄와 권리행사방해죄 등의 혐의가 적시됐다고 한다. 특검은 이들이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피폐하게 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1만명에 육박한다는 리스트의 실체를 모두 밝히는 것도 특검에게 주어진 소임이다. 한편으로 블랙리스트가 실제 문화예술 지원 정책에 어떻게 악용됐는지도 속속들이 조사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 어떤 정부도 기본권 침해 범죄는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준엄한 제재가 이루어지기 바란다.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서울 근대의 풍경을 찾아… “마포종점에서 내립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서울 근대의 풍경을 찾아… “마포종점에서 내립니다”

    서울신문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진행한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 지난 3일 마포대로 일대 답사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7월부터 시작해 5개월간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을 찾아 나선 여정에는 서울시민 1000여명이 참여했다. 횟수로는 20회를 진행하면서 서울의 역사를 지탱하고 있는 서울미래유산 372개 중 150여개를 찾아다니며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났다. 답사에는 성인뿐만 아니라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및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노소가 함께 서울의 큰길과 골목을 누볐다. 미래유산은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말한다. 비록 지금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미래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답사를 주관한 문화지평이 답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답사 후기를 받아 본 결과 대부분 그런 가치를 충분히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와 페이스북 그룹 ‘문화지평’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미래유산을 홍보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는 또 내년에도 더 깊고 촘촘한 역사탐방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충정로에서 마포로 넘어가는 작은 고개를 예부터 애오개로 불렀다. 애오개란 이름 유래는 매우 다양하다. 모두 그럴 듯한 해설이 붙어 어떤 게 정설인지 모를 정도다. 지난 3일 오전 10시 애오개역에서 시작된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애오개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전상봉 서울미래유산 해설사는 “애오개는 인근 만리재에 비해 고개가 아이처럼 작다는 뜻의 아이고개가 변한 것이라든지, 옛날 도성에서 어린아이가 죽으면 서소문을 통해 이 고개 밖으로 묻어서 ‘아이고개’라고 했던 데서 유래했다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고 운을 떼면서 답사를 시작했다. 이날 답사 주제는 ‘마포대로 위에 남은 근대 서울의 풍경’이다. 마포대로 주변에 있는 60년이 넘은 노포 음식점과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성당 등 근대 역사를 담은 서울미래유산을 중심으로 둘러봤다. 마포대로는 교통이 발달하기 전 도성에서 남대문을 지나 배가 있는 삼개(마포) 나루를 가려고 발달된 길이다. 현재는 마포대교 북단부터 아현교차로까지 길이 2.8km에 달하는 도로다. 마포대로는 과거 ‘귀빈로’라는 별명이 있다. 외국 정상들이 김포공항을 통해 국빈 방문을 하면 마포대로를 통해 서울 도심에 진입했다. 이때 도로 인근에 있는 초·중생들이 연도에 나와 양국 국기를 흔들며 정상을 맞이했다고 한다. 인근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한선영(46) 씨는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교 때 불려나가 작은 국기를 흔들었던 기억이 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 방한 때가 아니었나 싶다”고 회상했다. 카터 대통령이 오기 전 VIP들은 한강대교를 건너 지금의 한강로를 통해 도심으로 들어왔다. 1975년 방한한 아프리카 가봉의 봉고 대통령은 김포가도, 제2한강교(지금의 양화대교), 신촌로터리를 통해 시청으로 진입했다. 1979년 6월 29일 방한한 카터 대통령은 이튿날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시민환영행사를 마치고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마포대로를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귀빈로는 사실 카터 대통령 때문에 만들어졌다. 서울시민환영대회뿐 아니라 다음날 여의도침례교회와 국회 방문 일정 등 두 차례나 마포대로를 지났기 때문에 귀빈로 중에서도 특히 이 구간 정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서 마포대로가 귀빈로를 대표하는 별명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카터 대통령 방한 전인 1979년 5월 공항에서 여의도, 서울대교(지금의 마포대교), 마포로, 서소문, 시청 간 총연장 20㎞에 달하는 길을 귀빈로라 명하고 환경정비를 명한다. 시야에 들어오는 상가, 빌딩, 심지어 개인 주택까지 건물, 간판, 담장 등을 자비로 고쳐야 했다. 물론 시예산도 2억 6200만원을 배정했다. 이때 신민당사, 마포중고등학교 등이 재개발됐고 아현초등학교, 마포경찰서는 제외돼 지금도 볼 수 있다. 마포대로 일대에는 마포옥, 최대포집, 역전회관 등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3개의 식당 ‘노포’(鋪)가 있다. 마포옥은 1949년경 개업하여 2대째 가업을 이어 오고 있는 설렁탕 전문점이다. 1970년 리모델링해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음식 맛은 그대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대포집은 1955년 공덕로터리 인근에서 처음 문을 연 돼지갈비 전문식당이다. 역전회관은 서울시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62년 용산역 앞에서 창업주 홍종엽씨가 ‘역전식당’으로 개업한 바싹불고기 전문식당이다. 2012년 현 위치로 이전해 창업주 대를 이어 2대 김도영 씨가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창업주는 전라도 순천에서 불고기, 수육을 팔았던 호상식당 김막동이란 할머니에게 전수받았다고 한다. 답사 날 잠시 들른 역전식당엔 김도영 대표가 없었다. 김 대표는 요즘 미슐랭가이드에서 발표한 빕 구르망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이날도 답사팀이 방문했지만 명동교자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오느라 자리에 없었다. 대신 박덕자(63) 역전식당 매니저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후 이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며 “종업원들이 선정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름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들 서울미래유산 마포지역 식당 노포들은 반세기를 꾸준하게 한결같은 입맛으로 식객들을 사로잡았고 그 맛은 현재진행형이다. 마포대로를 걷다가 마포트라팰리스 2차 길 건너편 언덕바지를 보면 고색창연한 돔 지붕을 가진 교회건물이 보인다.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이다. 안토니우스 임종훈 신부는 “성 니콜라스 대성당은 한국정교회 한국 관구의 중심이 되는 교회로 1903년 고종이 하사한 정동 땅에 축성한 것을 1968년에 지금 장소로 옮겨 신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정교회는 1899년 대한제국에 진주해 있던 러시아군과 러시아 외교관들을 위해 러시아정교회에서 신부를 파견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러시아 볼셰비키혁명과 한국전쟁 등으로 한국정교회는 그리스정교회 산하로 소속이 바뀐 뒤 뉴질랜드 그리스정교회 대주교청 관할기를 거쳐 2004년 6월 한국 대교구로 독립했다. 성 니콜라스 대성당은 1968년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비잔틴 양식의 국내 유일의 정교회 성당으로 종교사적, 건축사적 보존 가치가 높은 종교시설물이다. 안토니우스 신부는 “현재 한국정교회는 서울에 1곳을 포함 전국에 7개 교회 건물이 있으며 3000여명의 신자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에서 지금 자리로 이전한 원인은 고종이 하사한 땅을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수탈당하고 해방 후에는 정부에 귀속됐기 때문이다. 정부와 부지반환 소송을 벌이면서 승소했다. 하지만, 막대한 소송비용 감당하기 어려워 땅을 팔아서 소송비용을 제하고 남는 금액으로 현재 터를 샀다. 지금 자리는 경성감옥 교도소장 관저가 있던 자리다. 경성감옥은 마포경찰서 건너편 지금의 서부지방법원이 있는 자리다. 전 해설사는 “일제는 경성감옥에서 1㎞ 정도 떨어진 마포연와공장에 죄수들을 데려가 강제 노역을 시켰다”며 “연와공장은 지금 삼성마포아파트 자리”라고 설명했다. 옛 신민당사가 있었던 자리에는 현재 SK허브그린 빌딩이 들어서 있다. 이 빌딩 앞 인도에는 신민당사 터 황동표지판이 박혀 있다. 삼각형 표지판에는 ‘1979. 8. 11 야당 당사에서 농성하던 YH무역 노동자 김경숙이 경찰 진압과정에서 사망’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 도화동에 살았던 이봉규(55) 중산고 역사교사는 “당시 전투경찰 차가 즐비했는데 11일 아침에는 모두 사라지고 소방차가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며 “신문에는 여공이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도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삼각형은 국가폭력을 의미한다. 원형은 시민저항, 사각형은 제도 내 폭력이란 의미로 인권과 관련된 표지판이 서울에만 38개소에 설치돼 있다. 청계천 피복 노동자 전태일의 분신에 이어 김경숙의 희생으로 노동운동이 민주화운동을 견인하는 기폭제가 됐다. 아현중학교 자리는 조선시대 가난한 전염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도성 밖 서쪽에 설치했던 의료기관 ‘활인서’ 터다. 공덕동 396-4번지에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인 아소당(我笑堂) 인근에 설치된 ‘공덕리 금표’ 표지석이 있다. 아소당은 대원군이 권력 무상을 스스로 비웃으면서 지은 이름이다. 공덕리 금표에는 아소당에 120보 내 접근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답사팀은 마포내로 남단 한강변에 이르러 강변한신코어, 마포타워를 끼고 옛 마포장터에 올랐다. 오르막을 오르며 만난 안정호(78)씨는 “지금도 일주일에 1회씩 현장을 나가 역사 공부를 한다”며 “후손에게 유산으로 남겨주기 위해 답사 후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긴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마포장은 현재 마포동 419번지 벽산빌라 일대로 추정되는 곳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해방 후 귀국해 잠시 머물렀던 곳이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대단원의 막은 마포종점에서 내렸다. 마포어린이공원에는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 노래비가 서 있다. 대학 간호학과 동기인 유은주·변선주·이현주 씨와 함께 나온 김묘경(49) 씨는 “서울신문을 보고 친구들과 같이 나오게 됐다”면서 “내년에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면 모두 참여하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네티즌수사대 자로, ‘세월X’로 세월호 진실 예고…그는 누구?

    네티즌수사대 자로, ‘세월X’로 세월호 진실 예고…그는 누구?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제가 찾아낸 세월호 진실의 흔적들을 세상에 공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진실을 봤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면서 다큐멘터리(‘세월X’) 영상을 25일 유튜브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 영상을 “세월호 참사로 별이 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자로는 티저영상을 통해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범죄학자 에드몽 로카르의 말을 인용하며 “세월호 사고 시각 ‘8시49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자로는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트위터 계정 ‘누들누들’은 국정원 심리전담팀 소속 이아무개씨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트위터 아이디 수백개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인정했고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형을 받았다. 2014년 6월에는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가 트위터에 올린 정치 편향적인 글을 수집해 공개했고, 정 내정자는 국회 검증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그는 2015년 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경선 중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트윗이 대량유포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후 한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자로는 그 이유를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자로는 지난해 2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40대 초반 남성이라는 것만 밝혔다. 그는 “언제 신상이 털려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두렵다”면서 “신상을 공개하고 편히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개봉작> ‘블루 벨벳’ 티저 예고편 공개

    <재개봉작> ‘블루 벨벳’ 티저 예고편 공개

    데이빗 린치 감독의 문제적 걸작 ‘블루 벨벳’이 오는 29일 재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블루 벨벳’은 어느 날 잘린 귀를 발견하고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 대학생 ‘제프리’(카일 맥라클란)와 용의자로 지목된 매력적인 여가수 ‘도로시’(이사벨라 로셀리니), 그리고 그들을 위협하는 ‘프랭크’(데니스 호퍼)를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로맨스 영화다.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블루 벨벳’에서 손꼽히는 명장면과 함께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로버트 다이머리)으로 회자되는 OST ‘In Dreams’ 곡이 흘러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이어 모든 사건의 시작인 ‘잘린 귀’를 발견하는 제프리(카일 맥라클란)의 모습과 도로시의 붉은 입술과 푸른색의 아이 메이크업을 한 모습, 또 어두운 도로 위에 선명한 노란색 차선과 함께 프랭크(데니스 호퍼)의 강렬한 눈빛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블루 벨벳’은 사랑과 관능, 억눌린 욕망이 뒤엉킨 잔혹한 로맨스로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제59회 아카데미 감독상, 제44회 골든글러브 각본상 노미네이트 되었고, 제12회 LA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 제21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을 받으며 데이빗 린치를 거장의 반열로 올린 작품이다. 영화 ‘블루 벨벳’은 개봉 30주년을 기념해 2016년 12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120분. 사진 영상=유로커뮤니케이션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