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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월 두 번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월 두 번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월 두 번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시각 예술가 파트리샤 비엘의 개인전 ‘스모크 시그널 투 아더 월드(Smoke signals to other worlds)’가 다음 달 2일까지 부산시 해운대구 뮤지엄 다에서 열린다. 파트리샤 비엘의 첫 국내 개인전으로 미디어 영상 작품 3점과 사진 작품 20점을 포함해 총 23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의식적으로 어느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는 행위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방법인 연기 신호를 통해 소통의 가능과 불가능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18년부터 4년에 걸친 작업은 파타고니아의 황량한 풍경에 연기 신호를 발사하기 시작해 대서양의 해변, 고원의 협곡, 안데스산맥 등지에서 진행됐다.김도형 사진전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 번째, 겨울’이 오는 14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신문 서울갤러리가 진행한 ‘제 2회 전시 작가 공모’ 선정작가 11인 중 첫 번째 전시다.  김 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해 30여 년간 언론사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40여 년간 찍은 많은 분량의 사진 중에 비교적 최근에 찍은 겨울풍경을 선보인다.  그가 담아낸 풍경사진은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닌 인간 내면의 감정이 담겨있다. 새, 나무, 안개, 눈 등의 피사체를 즐겨 포착하며, 대부분 사진에는 여백이 있다. 여백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심리적 이완을 주면서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이정숙, 한정혜, 최향정, 신승혜 외 총 17인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 ‘자수 오디세이’가 다음 달 27일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자수 문화의 발전을 연대기 별로 살펴보며 작품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기법을 소개한다. 동시에 자수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주목한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인 자수장들의 인내와 끈기가 담긴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시에는 새해를 맞아 복되고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자수의 주요 테마인 길상의 의미를 담았다. 전시를 돌아보며 저마다 새해 소망과 염원을 함께 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정남선 작가의 개인전 ‘태평성대 -호랭이 꽃愛 빠지다’가 다음 달 5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장은선 갤러리에서 열린다. 호랑이 작가로 알려져 있는 정 작가가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어려운 시국에 태평성대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에 빠진 행복한 호랭이’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묘사하는 호랑이는 포효하는 용맹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상징적이고 친근감 있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호랑이와 까치, 모란, 나비 그리고 가옥과 아이들이 어우러지는 구성은 조형공간을 뛰어넘는 문학적인 서정미를 발설하고, 환상의 세계를 넘나든다. 작품 속 호랑이는 희화적이고 해학적인 이미지로 묘사해서 핑크와 하늘색의 따듯한 색감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 해의 시작을 유쾌한 호랑이 기운을 받으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산지천갤러리 기획전 ‘산지천, 복개를 걷어내고’가 오는 3월 13일까지 제주도 제주시 산지천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김기라, 박지혜, 이승수, 진계영, 프로젝트레벨나인 등이 참여했다. 복개와 복원을 거치며 변화해 온 산지천의 역사와 기억을 미디어, 설치, 증강현실 등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통해 조명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산지천갤러리에서 아카이빙한 자료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하며 산지천을 예술적 시각에서 탐구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식물원, 극장, 게임 플레이그라운드와 같은 다양한 컨셉을 통해 제시된다. 더불어 증강현실을 통해 산지천의 미래 풍경을 제시한다. 전시는 산지천 지역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모색하고자 한다. 더 많은 전시 소식과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전시장 운영 상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방문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우주를 보다] 아름다운 꼬리를 남기고…8만년 길 떠난 레너드 혜성

    [우주를 보다] 아름다운 꼬리를 남기고…8만년 길 떠난 레너드 혜성

    태양계 끝자락에서 수만 년에 걸쳐 날아온 ‘손님’이 아름다운 긴 꼬리를 남기고 우리 일생에 다시 볼 수 없는 머나먼 여정을 떠났다. 지난해 1월 3일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된 이 손님은 발견자의 이름을 따 '레너드 혜성'으로 불리며 정식 명칭은 ‘C/2021 AI’다. 1년 전 미국 애리조나 대학 그렉 레너드 연구원은 당시만 해도 극도의 희미한 상태로 보였던 레너드 혜성을 발견했으며, 최근에는 태양과 가까워지면서 지상에서 쌍안경을 가지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레너드 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진 날은 지난해 12월 12일로 그 거리는 약 3490만㎞, 속도는 시속 25만㎞가 넘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태양에 9200만㎞까지 최근접했으며 이후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다.레너드 혜성이 태양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8만 년. 이 때문에 전세계 각지의 천문가들은 마지막으로 레너드 혜성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하늘로 돌렸다. 레너드 혜성은 태양과 가까워지면서 혜성 특유의 긴 꼬리를 남겼는데 이는 사진에도 그대로 담겼다.애리조나의 천체사진작가인 앤드류 맥카시가 지난해 12월 26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레너드 혜성은 파란색, 녹색, 주황색의 꼬리를 달고 우주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처럼 혜성이 긴 꼬리를 남기는 이유는 있다. ‘태양계의 방랑자’로 불리는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특히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긴다.
  • 치유의 풍경을 만나다…사진작가 김도형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번째, 겨울’

    치유의 풍경을 만나다…사진작가 김도형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번째, 겨울’

    서울신문 서울갤러리가 지난해 진행한 ‘제 2회 전시 작가 공모’ 선정작가의 전시가 7일부터 막을 연다. 총 11명의 선정작가 중 김도형 작가가 첫 주자로 나섰다. 사진작가 김도형은 오는 14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전시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 번째 ‘겨울’>을 선보인다. 지난 2018년 5월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열린 <풍경이 마음에게 그 첫 번째 ‘시작’> 이후 두 번째 전시다. 스스로를 ‘풍경 택배 작가’라고 칭하는 김 작가는 그동안 주로 인스타그램(@photoly7)을 통해 전국 각지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했다.이번 전시에서는 40여 년간 찍은 많은 분량의 사진 중에 비교적 최근에 찍은 겨울풍경을 선보인다. 풍경사진은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닌 가장 근원적인 자연풍경의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을 담아낸다. 작가 자신만의 언어로 탐색하고 사색하는 풍경에는 그리움의 감정이 배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말로도 위로받을 수 없던 공허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치유의 풍경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새, 나무, 안개, 눈 등의 피사체를 즐겨 포착하며, 대부분 사진에는 여백이 있다. 여백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심리적 이완을 주면서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김 작가는 “풍경을 프레임에 가둘 때 느꼈던 그 행복감이 관람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팬데믹에 지친 일상에 잠시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사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한편, 중학교 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김 작가는 당시 사진관에서 빌린 올림푸스 하프사이즈 EE3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후 경성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언론사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암의 상흔마저 성별을 갈랐다… “女 실직 위험, 男의 1.6배”

    암의 상흔마저 성별을 갈랐다… “女 실직 위험, 男의 1.6배”

    건보공단 데이터로 실직률 조사“유방암·자궁경부암, 복귀율 최저생존율 비슷한 전립선암은 최고 男, 양질 일자리·휴직 가능한 환경女 직업 안정성 적어 복귀 어려워”“암환자가 비환자에 비해 노동시장에서 불리하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암 생존자끼리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20대가 30·40대에 비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가 높은 분위들에 비해 실직 위험이 높다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 암. 이 불행한 질병은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고, 털어 버린 뒤에도 성별·연령·소득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에 따른 상흔을 남긴다. 최윤주(40)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전임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젠더리뷰’ 겨울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젊은 암 생존자의 노동이행과 소득변화’를 발표했다.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통해 직전 3년간 꾸준히 노동을 지속해 오다가 암 진단을 받은 생산가능연령(19~50세) 신규 환자의 실직률과 복귀율을 조사했다. 6일 서울 중앙대 의대에 있는 연구실에서 만난 최 연구원은 “암 발생 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실직 위험을 겪을 확률이 1.6배 높다”고 말했다. 여성 특정 암인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생존자의 실직 위험이 가장 컸다. 반면 남성 특정 암인 전립선암 생존자는 실직률이 가장 낮았다. 유방암·자궁경부암을 앓은 여성의 실직 비율도 전립선암을 겪은 남성의 1.6배다. 사회 복귀율도 전립선암 생존자의 70%에 그친다. “셋 다 생존율 90% 이상의 예후가 좋은 암들인데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최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최 연구원은 “일반 고용시장 내 성차별이라는 인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노동 활동을 유지해 온 이들이라 할지라도, 갑작스럽게 질병에 맞닥뜨린 경우 직장 유지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남성들이 가진 일자리 자체의 질이 좋아서, 병가·휴직을 원하는 만큼 쓰고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고요. 여성이 종사하는 노동시장은 직업 안정성이 적기도 하고, 가정에서 돌봄노동자 역할을 맡으면서 암과 같은 ‘건강 충격’을 겪었을 때 쉽사리 복귀하지 못하는 거죠.” 연구에 따르면 암이라는 건강 충격의 최약체는 20대 청년 여성이다. 생애 첫 직업 형성기에 겪은 시련이 좀처럼 회복이 안 되는 까닭이다. 그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암환자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리턴십’처럼 청년 암 생존자를 고용할 의사가 있는 기업을 모집해 매칭시켜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올 7월부터 시행되는 ‘한국형 상병수당’도 더욱 폭넓게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암의 상흔도 성차별적으로… “여성 실직 위험, 남성의 1.6배”

    암의 상흔도 성차별적으로… “여성 실직 위험, 남성의 1.6배”

    “암 환자가 비환자에 비해 노동시장에서 불리하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암 생존자끼리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20대가 30·40대에 비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가 높은 분위들에 비해 실직 위험이 높다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 암. 이 불행한 질병은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고, 털어버린 뒤에도 성별·연령·소득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에 따른 상흔을 남긴다. 최윤주(40)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전임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젠더리뷰’ 겨울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젊은 암 생존자의 노동이행과 소득변화’를 발표했다.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통해 직전 3년간 꾸준히 노동을 지속해 오다가 암 진단을 받은 생산가능연령(19~50세) 신규 환자의 실직율과 복귀율을 조사했다. 6일 서울 중앙대 의대에 있는 연구실에서 만난 최 연구원은 “암 발생 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실직 위험을 겪는 확률이 1.6배 높다”고 말했다. 여성 특정 암인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생존자의 실직 위험이 가장 컸다. 반면 남성 특정 암인 전립선암 생존자는 실직율이 가장 낮았다. 유방암·자궁경부암을 앓은 여성의 실직 비율도 전립선암을 겪은 남성의 1.6배다. 사회 복귀율도 전립선암 생존자의 70%에 그친다. “셋 다 생존율 90% 이상의 예후가 좋은 암들인데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최 연구원은 부연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최 연구원은 “일반 고용시장 내 성별이라는 인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노동활동을 유지해온 이들이라 할지라도, 갑작스럽게 질병에 맞닥뜨린 경우 직장 유지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남성들이 가진 일자리 자체의 질이 좋아서, 병가·휴직을 원하는 만큼 쓰고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고요. 여성이 종사하는 노동시장은 직업 안정성이 적기도 하고, 가정에서 돌봄노동자 역할을 맡으면서 암과 같은 ‘건강 충격’을 겪었을 때 쉽사리 복귀하지 못하는 거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노동 시장 내 성별 격차가 가장 크며, 여성들이 진입하는 일자리의 임시직근로자 비율이 높은 한국의 현실이다. 연구에 따르면 암이라는 건강 충격의 최약체는 20대 청년 여성이다. 생애 첫 직업 형성기에 겪은 시련이 좀처럼 회복이 안 되는 까닭이다. 그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암 환자 재활 프로그램을 청년들에게까지 확대하고, ‘리턴십’처럼 청년 암 생존자를 고용할 의사가 있는 기업을 모집해 매칭시켜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올 7월부터 시행되는 ‘한국형 상병수당’도 더욱 폭넓게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두바이 박람회장에 세계최대 스크린 등장...2030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두바이 박람회장에 세계최대 스크린 등장...2030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2020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초대형 올레드(OLED) 스크린이 등장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두바이몰 아쿠아리움 수족관 상단에 가로 50m, 세로 14m 크기의 세계 최대규모의 올레드 스크린을 설치하고 ‘부산의 파도’를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4일까지 노출한 영상은 해운대와 한국의 전통 회화재료인 수묵을 모티브로 한 이상원 작가의 작품 ‘더 파노라믹(The Panoramic)-해운대’로 부산의 랜드마크인 해운대와 한국 전통 회화재료인 수묵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화선지 결을 따라 번지는 수묵의 먹선이 해운대의 수평선으로 변하고 해운대의 파도와 해변, 이곳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풍경으로 이어진다. 과거와 현재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부산의 새 물결을 관람객들이 느끼도록 했다. 이어 2월 4일까지 송출되는 영상은 미디어 아티스트 유닛 에이스트릭트의 작품 ‘웨이브’(Wave)다.시는 착시 현상으로 입체감을 구현하는 ‘아나몰픽 일루전’ 기법을 적용한 이 작품은 90초간 보는 이를 집어삼킬 듯 힘차게 다가오는 파도가 유리 벽에 부딪히며 사그라지는 모습으로, 강렬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남긴다고 설명했다. 축구장 200개를 합친 약 34만평 규모의 두바이몰은 연간 8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명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오는 16일 2020두바이세계박람회 ‘한국의 날’에 맞춰 현지를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 호랑이는 죽어서 ‘표본’ 남긴다… “박제, 국가자연유산 만드는 일”

    호랑이는 죽어서 ‘표본’ 남긴다… “박제, 국가자연유산 만드는 일”

    2019년 서울대공원에서 15살의 나이로 자연사한 시베리아호랑이 ‘강산’이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재탄생했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바위에 앉아 금방이라도 “어흥” 하며 부르짖을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서울대공원 윤지나 박제사의 손끝에서 활력을 되찾은 ‘강산’은 서울대공원의 네 번째 시베리아호랑이 박제 표본이다. 그는 국내 유일 동물원 소속 박제사로 그동안 290여점의 표본을 제작한 경력 10년차 베테랑이다. 윤 박제사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병들거나 고령으로 자연사한 동물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한다”며 본인을 소개했다. 윤 박제사는 “전시나 교육, 연구에 활용되는 표본 작업은 하나의 국가자연유산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윤 박제사는 동물이 좋아 박제사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시작했지만 마음 속 한 켠에는 동물을 연구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며 “진로를 고민하던 중 수의대 동물해부학연구실에서 인턴을 하면서 골격 표본을 만드는 일을 처음 해 봤다”고 말했다. 윤 박제사는 동물의 습성, 특징 등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강산’의 박제 역시 고양이과 동물들이 높은 곳을 좋아하는 습성을 반영해 바위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제작했다. 윤 박제사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해 아이디어를 얻어 위엄이 풍기는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박제사는 후대 연구 자료로 남기기 위해 멸종위기종 동물들을 우선적으로 작업하는 편이다. 이번에 작업한 시베리아호랑이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윤 박제사는 “박제는 미래에 멸종했을 때 후대가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며 “‘잔인하다’거나 ‘동물이 불쌍하다’고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표본 제작 과정에서 3D 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윤 박제사는 박제 표본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생물학·수의학 교보재로 활용하는 등 연구 데이터로 많이 활용해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에도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허웅과 함께할 DB 외국인을 찾습니다

    허웅과 함께할 DB 외국인을 찾습니다

    “아무나 데려올 수도 없고, 상황이 쉽지 않네요.” 이상범(53) 원주 DB 감독은 요즘 외국인 선수 고민이 크다. 프로농구가 한창 순위 경쟁에 힘을 낼 시기지만 지난 3일 조니 오브라이언트(29)와 계약이 종료돼 당분간 외국인 선수 1명만 뛰게 돼서 그렇다. 마치 단기 아르바이트처럼 14경기만 뛴 오브라이언트와의 예고된 이별에도 DB가 아직 대체 선수를 확보하지 못 한 이유는 최근 미국프로농구(NBA)를 덮친 코로나19 확진의 나비 효과 때문이다. 이 감독은 4일 “오브라이언트가 NBA에 갈 가능성이 있으니 여기까지밖에 계약을 못 한다고 우리에게 먼저 제시했고,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면서 “당장 다른 대체 선수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NBA 사무국이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10일 격리 후 복귀하도록 규정을 적용하면서 NBA 하부리그인 G리그 선수들이 대거 부름을 받았고, 이 여파로 DB의 외국인 선수 수급이 막힌 탓이다. 미국 ESPN에 따르면 지난달 NBA에서 한 경기라도 뛴 선수는 544명이다. 이는 역대 월간 최다 기록이다. NBA는 심판도 70명 중 25명이 격리됐을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애덤 실버(60) NBA 커미셔너가 시즌 초반 “바이러스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을 정도로 NBA는 리그 강행 의지가 확고하다.꿈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밟아 보려는 선수들이 많아지다 보니 당장 대체 선수를 구해야 하는 DB가 비상이다. 이 감독은 “아직 정확하게 누구를 데려올지 못 정했다”라면서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엄청 다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팀의 간판스타 허웅(29)이 이번 시즌 평균 16.4점 4.3어시스트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다는 점에서 외국인 선수가 2옵션 레나드 프리먼(26) 1명만 있게 된 상황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프리먼이 11.7점 9리바운드로 2옵션 선수로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프리먼으로만 시즌을 꾸려가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가드와 외국인 선수의 호흡이 팀 경기력을 좌우하는 만큼 DB로서는 허웅의 플레이를 살려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수급이 시급하다. 당장은 DB의 고민이지만 프로농구 나머지 9개 구단도 외국인 선수가 부진해도 쉽게 교체를 단행하기가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어도 이번 시즌만큼은 지난해 안양 KGC가 제러드 설린저(30)를 영입해 우승한 것과 같은 극적인 사례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담담하게, 애틋하게… 중화권 멜로 영화 두 편 개봉

    담담하게, 애틋하게… 중화권 멜로 영화 두 편 개봉

    새해를 맞아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중화권 멜로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담담하게 현실을 관조하면서도 현실에 좌절하는 청춘 남녀의 애틋함이 모처럼 눈물샘을 자극하며 한겨울 추위를 녹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39년 만에 한국 온 ‘해탄적일천’ 다음달 6일 개봉하는 대만 거장 고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해탄적일천’(1983)은 제작 39년 만에 한국을 찾는 작품이다. 그동안 복잡한 판권 문제로 해외 개봉이 어려웠다. 영화는 유명 의사 집안의 딸인 자리(실비아 창)와 13년 만에 유명 피아니스트가 돼 고향에 돌아온 웨이칭(후인멍) 두 사람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 가는 시간을 담는다. 하루아침에 연인과 헤어지게 된 웨이칭이 귀국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옛 연인의 동생 자리를 만나며 행복을 바랐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자리는 사랑을 포기하고 정략결혼을 택한 오빠의 불행한 인생을 지켜보다 결국 집안이 정해 준 혼처를 거부했지만, 결혼 생활은 한없이 외롭고 위태롭다. 같은 시대를 살았음에도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인생선을 그리게 된 두 여인이 나누는 이야기에는 평생 가부장제의 그늘에서 산 자리의 엄마, 미혼모가 됐지만 여전히 사랑을 좇는 친구 등 다양한 여성상이 녹아 있다. 1970~80년대 전통과 변화의 기로에 선 대만의 시대상을 견디며 살아온 여인들의 감정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그려 냈다. 황혼의 아름다운 해변과 복잡한 도시의 풍경은 한 편의 서정시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풋풋한 사랑의 여운 남긴 ‘청춘적니’ 12일에는 중국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샤모 감독의 ‘청춘적니’(2021)가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는 결혼을 앞둔 연인 뤼친양(취추샤오)과 링이야오(장징이)의 순애보와 10년 세월을 함께한 이들이 여러 현실적 이유에 지쳐 가고 운명적 선택을 하는 과정을 다뤘다. 열일곱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인이던 두 사람은 건설 현장 노동자와 대학원생이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특히 뤼친양은 자신이 짓는 아파트엔 정작 자신을 위한 집이 한 칸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뒤 빚까지 짊어지자 박탈감과 절망을 견딜 수 없다. 바닥난 통장 잔고를 보며 오지인 신장의 새 일터로 떠날 결심을 하고 링이야오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눈보라 치는 신장의 허허벌판에서 연인을 만나고자 눈밭을 헤치는 뤼친양의 절박함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청춘의 풋풋한 사랑에 대해 여운을 남긴다. 사랑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현실적이면서 가슴 아픈 메시지를 내포한 이 작품은 아련하면서도 그리운 첫사랑의 추억을 환기시키는 듯하다. 두 편 모두 12세 관람가.
  • [어린이 책] 외롭고 힘들어도 함께라면 괜찮아

    [어린이 책] 외롭고 힘들어도 함께라면 괜찮아

    지구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은 어렸을 때 코끼리들과 함께 자랐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족을 잃은 노든은 오른쪽 눈을 다친 펭귄 ‘치쿠’를 만나 친구가 된다. 하지만 치쿠는 죽고 치쿠가 품고 있던 버려진 알에서 아기 펭귄이 태어난다. 노든은 이 어린 펭귄에게 안전한 곳을 찾아주기 위해 그를 데리고 바다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루리 작가의 그림책 ‘긴긴밤’은 코끼리와 코뿔소, 펭귄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를 품어 안으며 ‘우리’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독자는 이들을 통해 사랑과 연대의 가치, 생명의 존엄을 느끼게 된다.야생과 동물원 등을 오가며 살았던 노든에게 바깥 세상은 행복했지만 그만큼 고통도 따랐다. 야생에서 사는 게 서툰 노든을 ‘엉뚱하지만 특별한 코뿔소’라고 불러 준 아내, 악몽을 꾸지 않고 긴 밤을 견딜 방법을 알려 준 친구 ‘앙가부’ 등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린 펭귄은 견고한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었다. 이들이 파란 지평선을 찾아가는 여정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의 세계를 통과해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눈앞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용기와 위로를 주는 듯하다. 굵직하게 변하는 감정을 깊이 파고든 작가의 그림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독자는 노든이 소중한 이들과 함께 걸었을 길을 통해 누군가의 시간이 멈춘다 해도 그가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 핵전쟁 뒤 다시 세워진 2475년 서울의 모습은

    핵전쟁 뒤 다시 세워진 2475년 서울의 모습은

    인류가 여러 번의 핵전쟁을 통해 멸망 위기를 겪고 난 다음에는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세상으로 회귀한다면 인류는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2019년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심너울 작가가 최근 낸 장편소설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는 이런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2475년의 서울을 묘사했다. 핵전쟁의 폐허 위에 다시 세워진 서울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단위에 속해 있지 않고, 자본과 권력으로 시민을 좌지우지하는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는 사회다. 인공 배양통에서 태어난 ‘배양인’들은 인간 자궁에서 태어난 소수 잉태인들의 노예 같은 삶을 살게 된다. 서울의 지배 그룹 ‘코란트’의 서윤안 회장은 인류를 조종할 ‘초지능’을 소유하기 위해 비밀 실험 중 암살당하고, 야심 가득한 그의 딸 서지아는 ‘25세기형 방주’라 불리는 우주개척 우주선 ‘별누리’를 통해 초지능을 통제하며 전 인류를 지배하려는 음험한 계획을 세운다. 이 와중에 뒷골목에서 마약을 만들어 파는 신원 미등록 배양인 신록은 우연한 기회에 별누리에 탑승해 서지아의 음모를 알게 된다. 소설은 사회적 약자인 배양인 신록이 사악하고 부유한 잉태인 출신 엘리트 서지아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작가는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신록이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대해 자각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이를 통해 독자는 태생을 떠나 누가 진정한 인간인지를 가늠하게 된다. 작가는 인간이 서로를 존중하고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맑고 선한 마음씨를 가진 약자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잘것없는 신록을 돕는 ‘별누리’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도 영웅 심리에 도취되지 않은 채 순수한 마음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의 흐름을 따르다 보면 인간의 욕망과 계급 갈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십이간지 동물 중 호랑이만큼 한국인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동물이 또 있을까. 1988 서울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뽐낸 한국의 캐릭터는 ‘호돌이’와 ‘수호랑’이었고, 2020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캐치프레이즈는 ‘범 내려온다’였다. 대한민국 육군의 마스코트는 군모를 쓰고 있는 ‘호국이’고, 축구 국가대표팀은 상징 엠블럼을 태극 마크에서 호랑이로 바꿨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호랑이 중에서도 검은 호랑이의 해다. 십간 중 아홉 번째인 ‘임’이 검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호랑(이)’이라는 용어는 범과 이리를 뜻하는 호(虎)와 랑(狼)에서 비롯했다. 원래 무서운 동물을 의미했지만, 후대로 가면서 범이라는 특정 동물을 일컫는 단어로 굳어졌다. 범은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전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시아 대륙에만 분포해 있었는데, 한반도에서는 적어도 10만년 이상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충북 청주 두루봉 동굴유적에서 발견된 호랑이 뼈는 12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호랑이는 오랫동안 한민족과 함께했지만,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포호정책과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정책 등 맹수 사냥의 여파로 20세기 후반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남한에서 마지막으로 호랑이가 잡힌 것은 1940년대다. 북한에서는 1987년 자강도에서 수컷 호랑이가 포획됐다. 수천년간 호랑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었다. 우선 사람을 해치는 파괴력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꼈다. 호랑이에게 해를 입는 것, 즉 호환(虎患)을 역병 못지않은 재앙으로 여겼을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힘과 용맹함을 사랑하고 부러워했다. 때문에 호랑이는 영험한 동물로 대접받았고, 산신령이나 산군으로도 여겨졌다. 선조들은 호랑이가 많이 나오는 지역 또는 호랑이의 형상을 한 지역을 일컬어 범골 마을, 복호봉, 범바위 등으로 불렀다. 여기서 호랑이는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을 대변해 징벌받는다는 의미일 때도 있고, 반대로 신성성이 강조돼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는 의미일 때도 있다.그만큼 우리 문화에서도 익숙하고 관련이 깊다. 고조선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차지한 것은 곰이었지만, 전통 풍습과 민속에서는 호랑이가 훨씬 많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등은 모두 범의 용맹함에 기대 불운을 막으려 했던 조상들의 풍습이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내기도 했다. 전통문학이나 설화 등에서도 호랑이는 매우 자주 등장한다. 구비문학 자료를 모은 한국구비문학대계에 따르면 십이지와 관련한 설화 1283건 중 호랑이와 관련된 게 501건으로 약 40%에 달한다.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 제목만 들어도 낯익은 각종 전래동화에서 복합적인 모습으로 읽혔다. 설화 속 호랑이는 때로 인간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소통하고 선한 사람의 은혜를 갚지만, 때로는 포악하고 어리석으며 우스꽝스럽다. 호랑이를 둘러싼 각종 단어, 속담, 고사성어도 여럿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현재까지도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 많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인년 호랑이띠 해를 맞이해 3월 1일까지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과거 혼례 때 신부의 가마에 덮곤 했던 호피 모양 천, 상여 장식에 조각한 호랑이 모양 인형 등 각종 전시품을 선보인다. 호랑이의 민족답게 고위 관리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호랑이를 큰 상징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
  • ‘사랑의 불시착’에 꽂혀 스위스 호숫가 찾는 이들, 버스 투어 상품도

    ‘사랑의 불시착’에 꽂혀 스위스 호숫가 찾는 이들, 버스 투어 상품도

    스위스 인터라켄은 두 호수 사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서쪽에 툰 호수, 동쪽에 브리엔츠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브리엔츠 호수의 부두에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딱히 보트를 타기 위해서 오는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인생샷’을 남긴다며 찾아오는 것이었다. 2019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tvN에서 방영돼 세계에 K드라마의 위력을 심어준 ‘사랑의 불시착’ 가운데 적지 않은 분량이 이 부두 갑판에서 촬영된 것을 알고 사람들이 찾아드는 것이었다. 줄지어 선 이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조금 더 욕심 많은 이들은 더 완벽한 장면을 얻겠다며 드론을 띄워 촬영한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 여성 야니나 자이페르만은 “완전히 다른 두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맞닥뜨려 사랑에 빠지는, 아주 아름다운 사랑 얘기다. 가슴이 데워지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라고 생각해” 이곳을 찾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이어 “놀라운 일이었다. 난 곧바로 K드라마를 촬영한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게 하면 캐릭터들에 더 연결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둣가에서 5분 거리에 호텔 샬레 두 락이 있는데 종업원 카를로 피티팔디는 원래 인터라켄에서 자동차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살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본 아내가 이젤발트 호수 근처 일자리를 찾아 취업하라고 해 일하고 있다. 그는 이제 드라마 촬영 장소가 어디냐고 묻는 관광객들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역시 “과거에는 이젤발트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는데 하느님 덕분에, 아내 덕분에, 한국 드라마 덕분에 알게 됐다”고 경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여행이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지난 여름에도 수십명이 줄을 서 대기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아침 출근 때마다 본다고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고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다. 한 누리꾼은 사진을 찍고 잘 찍혔는지 확인하는 자신이 “운하를 건너는 길목을 가로막은 악어 같았다”고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했다.인터라켄 윗동네 그린델발트에서도 사람들은 드라마 장면을 재해석해 카메라에 담고 있다. 영국 런던에 산다는 나나 장도 이젤발트 호수와 인터라켄을 굽어보는 피르스트 산을 모두 찾았다. 남자친구와 함께 드라마 장면이 촬영된 바로 그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드라마에 쓰인 음악을 깔아 동영상을 만들었다. “원래 엄청난 K드라마 팬은 아니었는데 이 드라마 때문에 빠져들었다. 코로나 봉쇄가 불러온 지겨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더불어 시청했던 대만 친구들과도 연락을 재개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코로나 봉쇄 얼마 전에 많은 나라들에 배급돼 엄청난 흥행을 일으켰다. 국내 역대 케이블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전국 평균 시청률은 21%에 이르렀다. 중국 스트리밍 횟수는 마지막 편이 방영된 날 밤에 절정에 이르렀다. 아시아을 넘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인터라켄 관광 당국은 이 드라마가 기적 같은 행적을 연출했다고 돌아봤다. 눈치 빠른 버스업체들은 벌써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젤발트와 시그리스빌, 브리엔츠 호수 등을 돌아보는 투어 상품을 선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 [우주를 보다] ‘8만 년만의 혜성’ 품은 오로라…中 우주망원경 촬영 버전 공개

    [우주를 보다] ‘8만 년만의 혜성’ 품은 오로라…中 우주망원경 촬영 버전 공개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지구를 찾아왔던 레너드 혜성의 또 다른 모습이 공개됐다. 중국 우주자원 개발 스타트업인 오리진 스페이스는 자사의 소형 우주 망원경인 양왕 1호를 통해 레너드 혜성의 새로운 모습을 포착했다. 레너드 혜성의 정식 명칭은 ‘C/2021 AI’로, 지난 1월 3일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원 그렉 레너드가 처음 발견했다. 첫 발견 당시에는 극도의 희미한 상태인 16등급 천체였으나 지금은 태양과 지구에 가깝게 접근하면서 4~5등급까지 밝아졌다. 레너드 혜성은 태양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8만 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 생애에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오리진 스페이스가 공개한 사진은 레너드 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졌던 지난 12일 촬영된 것으로, 강한 오로라 너머로 빠르게 이동하는 혜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중국 오리진 스페이스의 소형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이용해 우주를 촬영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오로라의 푸른 빛과 오로라 빛깔의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이동하는 혜성의 신비로운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스트레오-A(STEREO-A)와 유럽우주국(ESA)의 태양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도 레너드 혜성을 촬영했지만, 중국 최초의 상업적 소형 우주망원경이 오로라를 포함한 헤성의 모습을 포착하고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천문학자들은 레너드 혜성이 5200억㎞ 떨어진 ‘오르트 구름’(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상의 천체집단)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계 끝자락에 있는 명왕성과 지구의 거리가 대략 60억㎞인 것을 감안하면, 인간이 도달할 수도 없고 상상하기도 힘든 먼 거리다. 지난 12일 지구 표면에서 약 3400만㎞ 떨어진 우주 상공을 지나간 레너드 혜성은 오는 2022년 1월 4일, 9200만㎞ 거리에서 태양에 가장 가까운 근일점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는 지구에서 관측이 불가능하므로, 레너드 혜성을 다시 보기 위해서는 수 만 년이 시간이 흘러야 한다. 한편,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이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긴다.
  • [우주를 보다] 4만 년 날아온 크리스마스 손님…레너드 혜성 포착

    [우주를 보다] 4만 년 날아온 크리스마스 손님…레너드 혜성 포착

    태양계 끝자락에서 4만 년에 걸쳐 날아온 '손님'이 첫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현재 태양 쪽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레너드 혜성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레너드 혜성의 정식 명칭은 ‘C/2021 AI’로 발견자의 이름을 따 이같이 불린다. 레너드 혜성은 지난 1월 3일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원 그렉 레너드가 처음 발견했다. 첫 발견 당시에는 극도의 희미한 상태인 16등급 천체였으나 지금은 태양과 지구에 가깝게 접근하면서 4~5등급까지 밝아졌다. 레너드 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날은 지난 12일로 그 거리는 약 3400만㎞, 속도는 시속 25만㎞가 넘었다. 현재 레너드 혜성은 태양에 가장 가까운 근일점에 접근 중으로 새해 1월 4일 약 9200만㎞의 거리까지 접근한 후 총알같은 속도로 태양계를 벗어난다. 레너드 혜성은 태양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8만 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 생애 두번 다시 볼 수 없다.이 때문에 세계 각지의 전문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레너드 혜성을 관측 중인데 역사상 최초로 태양 극지를 탐사하는 유럽우주국(ESA)의 태양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의 카메라에도 잡혔다. 지난 17~19일 탐사선이 포착한 레너드 혜성은 특유의 꼬리를 단 유성처럼 보인다. 지상에서 망원경과 쌍안경으로도 관측 가능한 레너드 혜성은 인간의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힘든 ‘숫자’로 설명된다. 무려 5200억㎞ 떨어진 ‘오르트 구름’(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상의 천체집단)에서 날아왔기 때문이다.태양계 끝자락에 있는 명왕성이 지구와 대략 60억㎞ 떨어진 것에 비춰보면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상상하기 힘든 먼 거리다. 한편 ‘태양계의 방랑자’로 불리는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행성이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긴다.    
  • ‘버럭’ 박명수 “거짓말 너무 하잖아” 대선 후보 직격…“하차 당할라” [이슈픽]

    ‘버럭’ 박명수 “거짓말 너무 하잖아” 대선 후보 직격…“하차 당할라” [이슈픽]

    ‘대통령 후보는 ○○○을 남긴다’ 주제로 문자“대통령 후보는 거짓말을 남긴다”에 “좋았어”“대통령 후보는 포토존을 남긴다”에 “맞다!”네티즌 “박명수 소신발언하다 하차당할듯”개그맨 겸 가수 박명수가 23일 대선 후보들을 겨냥해 “거짓말 너무 하잖아”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거짓말을 많이 하는 후보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명수는 이날 KBS 라디오프로그램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사람은 죽어서 ○○○를 남긴다’라는 주제로 청취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박명수는 또 “‘대통령 후보는 ○○○을 남긴다’라는 주제로도 보내 달라”고 청취자들에게 요청했다. 이에 한 청취자가 “대통령 후보는 거짓말을 남긴다”라고 보내자 박명수는 “좋았다”라고 호응한 뒤 “거짓말을 너무 하잖아”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청취자가 “대통령 후보는 포토존을 남긴다”라고 보내자 박명수는 “맞다. ‘성실히 답변할 것을 말씀하겠다’고 하는데 여기서 하셔라. 거기서 하나 여기서 하나 똑같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방송에서 이른바 ‘호통 개그’를 선보이며 ‘버럭 명수’라는 별칭이 붙은 박명수는 종종 정치인을 방송 소재로 다뤘다.  박명수는 영화 ‘나 홀로 집에 2’에 출연한 미국 정치인(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누군지 맞히는 퀴즈를 낸 뒤 “우리도 정치 쪽으로 한 명이 나와야 한다. 연예계에서”라면서 “한 명 있는데 추천은 못 하겠다. 그분이 싫어할까 봐”라고 말했다.네티즌들 “박명수 무사하길 빈다” 온라인에서는 박명수가 지목한 대선 후보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던 여야 대선 후보들이 조명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자신이 비호감을 가지고 있는 후보들을 주로 언급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주어가 없는데 왜 발끈하느냐”며 박명수를 비판하는 일부 글들에 반박해 박명수의 발언에 지지를 보내는가 하면 “소신 발언하다가 박명수 방송 하차하는 것 아니냐”, “무사하길 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개념 연예인, 더 좋아졌다”, “급호감 상승”, “박명수 멋지다” 등 그의 거침 없는 발언을 칭찬하는 댓글을 다는 한편 “간이 부었다”, “정치판 끼어들지 말고 그냥 코미디만 하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 “댓글 사과 후 이슈 즐겨”…이동국 딸 ‘학폭루머’ 유포자는 동네 중학생

    “댓글 사과 후 이슈 즐겨”…이동국 딸 ‘학폭루머’ 유포자는 동네 중학생

    학폭 루머 유포자는 동네 중학생사과에도 법정 대응 예고한 이유“댓글로 사과하고 이슈 즐겨” 전 축구선수 이동국의 쌍둥이 딸 재시·재아(15)의 학교폭력(학폭)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이 “친구들에게 들은 확실하지도 않은 루머를 듣고 유포했다”며 댓글로 사과했다. 이 네티즌이 댓글로 사과하고 뒤에서는 반성하지 않자,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씨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씨는 17일 인스타그램에 재아의 유튜브 영상 밑에 달린 댓글 하나를 캡처해 올렸다. 댓글에는 최근 재시·재아의 학폭 폭로 글을 작성했던 네티즌의 사과글이 담겼다. 이 네티즌은 “저는 재아 유튜브 댓글에 ‘잡초를 먹였다’, ‘화장실에서 몰래 사진을 찍었다’ 등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유포했다”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들은 루머를 듣고 확실하지도 않은 사실을 댓글에 생각 없이 유포했다. 상처 받으셨을 재시, 재아뿐만 아니라 가족분들, 팬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음부터 이런 일 절대 없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수진씨는 이 네티즌에 대해 “알고보니 집 근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더라. 댓글로는 사과해놓고 뒤에서는 반성하지 않더라”라며 “오히려 이슈가 됐다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참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씨는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 선처는 없다”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이동국 딸 재시·재아, 학폭 루머에 “그 학교 다닌 적도 없다” 앞서 이재아는 16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댓글을 캡처해 올렸다. 댓글에는 “재시·재아는 채드윅 국제학교에서 친구들 왕따시켜서 강제 전학 당했다. 친구에게 강제로 잡초를 먹이고 화장실에서 사진을 찍는 등 피해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재아는 “저와 재시는 채드윅 국제학교에 다닌 적도 없고 다른 학교에서도 강제 전학을 당한 적이 없다. 저와 재시는 5년간 홈스쿨링을 했으며 이 댓글은 허위 사실”이라며 “저희에게 이런 억울한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글을 올렸다.이수진씨도 논란이 된 댓글에 “해명 가치도 없는 댓글이지만 당신의 글을 보시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답글을 남긴다”며 “재시·재아는 채드윅 국제학교를 다녀본 적도 없고 강전을 당한 적도 없고 그 어떤 친구와도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어린 학생이 재미로 이러는 것 같은데 당장 사과하고 다시는 어디에서도 이런 댓글로 장난하지 말아달라. 경찰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국은 2005년 미스코리아 출신 이수진씨와 결혼해 슬하에 4녀 1남을 두고 있다. 이재시, 이재아는 과거 이동국과 함께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재아는 테니스 선수로 활약 중이며, 이재시는 모델 지망생이다.
  • 한 가족의 믿음과 사랑, 신자유주의에 맞서다

    한 가족의 믿음과 사랑, 신자유주의에 맞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집권한 1980년대 영국은 신자유주의의 파고 속에서 노동조합을 짓밟고 저소득층 복지를 대폭 줄인 시절로 꼽힌다. 실업률은 급등하고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 계층은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지난해 ‘부커상’을 받은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소설 ‘셔기 베인’은 이처럼 ‘대처리즘’의 상흔 속에서 절망에 빠진 글래스고를 배경으로 파괴된 한 가정에서 빛난 모자간의 사랑을 생생하게 그렸다. 자존심 강한 여인 애그니스 베인은 가학적이고 이기적인 바람둥이 남편 셕이 떠나면서 외진 탄광촌에 아이 셋과 버려진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주민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수당에 의존해 살아가는 이곳에서 애그니스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잊고자 점차 술에 의존하며 자기파괴적 행위를 일삼는다. 애그니스의 곁을 지키던 아이들도 한 명씩 떠나간다. 하지만 남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막내아들 셔기는 자신이 노력하면 어머니를 알코올중독에서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 남자다움을 숭배하는 사회에서 셔기가 겪는 폭력은 스스로에 대한 수치심을 주입하는 정신적 폭력이다. 아들이 다른 소년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애그니스의 사랑은 셔기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작가는 인간의 추한 이면을 폭로하면서도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어머니와 아들이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어두운 현실을 헤쳐 나가는 숭고한 인간미와 희망을 제시한다. 특히 범죄·중독·가난을 개인의 잘못에서 비롯된 사회악으로 치부한 대처리즘에 맞서 환경·시대적 요인을 강조한다. 셔기의 절망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과 애그니스의 용감한 투쟁은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독자에게 공감과 울림을 선사한다. “욕망의 파괴력과 가족에 대한 성찰이 가슴 절절하게 슬프지만 희망의 여운을 남긴다”는 부커상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무엇보다 적확하게 느껴진다.
  • [단독] 우리금융, 부실채권투자사 신설… 민영화 첫발

    공적자금 투입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이 내년 1월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 F&I’를 출범시킨다.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추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인수합병이 아닌 신규 설립을 택한 우리금융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우리금융은 1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우리금융F&I 대표이사 최종 후보에 최동수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어 우리금융F&I 설립을 결의하고 상호 가등기, 상표권 확보를 완료했다. 우리금융은 내년 출범하는 우리금융F&I를 부동산 등 기초자산 분석 전문 역량을 보유한 자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NPL 시장은 부실채권을 인수한 뒤 발생하는 자산을 관리해 이익을 남긴다. 우리금융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NPL 업계 1위인 ‘우리F&I’를 경영하면서 국내 시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 설립 이후 자산운용·캐피탈·저축은행 등 비은행 사업을 확대하면서 종합금융그룹 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터라 다른 금융지주보다 은행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NPL 투자전문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보험사 편입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매물이 줄고 몸값이 높아진 데다 신규 설립은 인력과 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터라 일단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과거 증권사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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