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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서해 불법 고래 포획/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해 불법 고래 포획/이동구 논설위원

    울산, 포항 등지의 동해안 바닷가에서는 고래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울산의 장생포항 주변에서는 고래 고기 전문판매점들이 성업 중이다. 고래 고기의 12가지 특별한 맛을 잊지 못하는 미식가들이 여전히 이곳을 즐겨 찾는다. 고래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고래의 실수(?)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다른 어류를 잡기 위해 쳐 놓은 그물망에 갇혀 숨진 고래들만 유통할 수 있다. 어부는 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었을 때만 일반 생선처럼 거래할 수 있다. 물론 어부의 고의에 의한 포획이 아니라는 것을 검찰이 인증해 준 후에야 판매할 수 있다. 동해안에서 자주 잡히는 몸집이 비교적 작은(200㎏ 미만) 돌고래도 마리당 평균 1000만원 안팎으로 거래된다. 간혹 덩치가 훨씬 큰 밍크고래(6~7t)가 걸려들면 어부는 1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거머쥘 수도 있다. 동해안 일대에서만 연간 500마리 가까운 고래가 그물에 잡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뱃사람들은 고래를 ‘바다의 로또’라 부르며, 자신의 그물에 고래가 갇히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고래를 잡고 싶은 욕망은 동서고금이 비슷하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는 선사시대인들의 고래 잡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암각화가 사냥과 어로의 풍요를 비는 주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당시 주민들이 고래가 잡히길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요즘은 축제(울산고래축제)나 고래 떼를 직접 찾는 관광 프로그램 등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미국의 매사추세츠주는 19세기 포경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 따르면 향유고래는 값비싼 향료를 얻을 수 있어 포경산업이 육지의 골드러시와 비교되기도 했다. 고래기름은 윤활유로, 등잔불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사용돼 엄청난 부를 안겨 줬다. 우리에게 백경이란 영화로 잘 알려진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이 19세기 위대한 미국 소설로 불리는 배경에는 고래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잘 보여 줬기 때문이다. 국제협약에 따라 1986년 이후 고래 포획이 금지됐지만 일본은 연구 목적이란 핑계로 여전히 남극 등지에서 한 해 수백 마리를 잡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호주의 고래보호구역에서 고래를 불법 포획하다 적발돼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고래 불법 포획은 우리 해역에서도 은밀히 발생하고 있다. 고래 불법 포획에는 벌금(3000만원 이하)과 무거운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인간의 욕심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엔 불법 포획 어선이 동해에서 서해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하니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몇 해 전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낸 온 국민의 마음을 다시 기억해 줬으면 한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이게 가능해?’ 일본원숭이와 사슴의 이종 간 짝짓기 포착

    ‘이게 가능해?’ 일본원숭이와 사슴의 이종 간 짝짓기 포착

    수컷 일본원숭이가 사슴에게 짝짓기를 시도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부교수이자 동물학자 세드릭 쉬외르(Cédric Sueur)가 지난 9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2015년 11월 일본 가고시마현 구마게에 있는 야쿠시마 섬에서 포착된 것이다. 영상에서 수컷 일본원숭이는 암컷 사슴 등에 올라타 짝짓기를 시도한다. 이런 시도는 몇 차례 계속되는데 원숭이는 사슴에게 접근하는 다른 원숭이를 내쫓기도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 일본원숭이의 이런 행동은 암컷 원숭이에게 접근할 기회가 제한돼 박탈 상태에 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수컷은 사슴을 따라가 올라타는 과정에서 공격성을 나타내지 않았다”면서 “원숭이와 사슴의 짝짓기는 강제성을 띠는 성폭행이 아닌 합의된 성교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 간 이종 교배가 관찰된 것은 이번이 학계에 두 번째다. 다른 하나는 지난 2006년 남극 인근 인도양 매리언섬에서 물개가 킹펭귄을 성폭행한 사건이다. 사진=ALEXANDRE BONNEFOY, 영상=Cédric Sueu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의 거대 빙하…그 아래에는 뭐가 있을까?

    [아하! 우주] 화성의 거대 빙하…그 아래에는 뭐가 있을까?

    태양계에서 극지방에 거대 빙하를 가진 행성은 지구만이 아니다. 화성 역시 '극관'이라는 거대한 빙하 지형을 가지고 있다. 지구와 다른 점은 물의 얼음뿐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얼음인 드라이아이스 성분이 풍부하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수천m 두께의 거대한 얼음이 극지방에 있다는 점에서 화성과 지구는 닮은꼴 사촌인 셈이다. 하지만 화성 극지방의 빙하 위에 착륙선을 보내기는 매우 위험해서 지금까지 상세한 탐사가 이뤄진 적은 없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직접 가서 탐사는 어려워도 위성을 이용한 탐사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사의 화성 탐사선인 MRO에 얼음을 투과할 수 있는 레이더 장치인 SHARAD를 탑재해 오랜 기간 화성의 북극과 남극을 선회하며 데이터를 수집했다. 2000회 이상의 관측 데이터를 모은 후 이제 과학자들은 화성 빙하의 3차원 입체 지형을 확보했다. 3차원 지형 데이터를 연구한 행성 과학 연구소의 나다니엘 푸치히와 그의 동료들은 화성의 두꺼운 빙하 아래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지형을 발견했다. 지구의 남극이나 그린란드 빙하처럼 화성 극관의 빙하도 아래에 숨겨진 지형이 존재하는데, 크레이터의 흔적으로 보이는 지형이 보였던 것이다.(사진) 이와 같은 지형은 과거 화성 극지방이 지금과는 달리 두꺼운 빙하가 없던 시기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오래전 형성된 크레이터가 나중에 나타난 수천m 두께의 빙하에 가려진 것이다. 동시에 빙하가 수축과 성장을 반복한 흔적도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화성이 과거 지금보다 더 추운 빙하기를 겪었던 시기도 있고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만큼 따뜻했던 시기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구의 빙하처럼 화성의 빙하 역시 행성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화성의 경우 드라이아이스의 빙하이므로 더 극적인 기후 변화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드라이아이스의 빙하가 이산화탄소가 되면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기후 변화는 지구에서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현재는 위성 관측만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 미래에 직접 착륙선을 보내서 정확한 두께와 빙하의 특징에 대해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아직 화성의 빙하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미스터리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서울 10배’ 빙산 표류 우려…남극 빙붕 균열 가속

    [와우! 과학] ‘서울 10배’ 빙산 표류 우려…남극 빙붕 균열 가속

    남극에서 네 번째로 큰 빙붕인 라슨C 빙붕의 균열이 심해져 거대 빙산이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6일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오랜 기간 진행된 라슨C의 균열이 지난달 급격히 확산해 약 20㎞의 추가 균열이 발생했으며, 이 상태로 분리되면 면적 5000㎢의 빙산이 표류하게 된다. 라슨 빙붕은 구역에 따라 A, B, C로 나뉘는데 그중 라슨C는 가장 북쪽에 있으며 그 크기는 약 5만5000㎢로 한국 면적의 절반에 달한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100~900m 두께의 얼음층을 말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스완지대 연구진은 만일 빙붕의 분리가 이뤄지면 남은 빙붕에서 더 많은 분리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 350m의 두께를 가진 라슨C는 서남극 대륙 끝자락에서 빙하가 흐르는 것을 막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남극탐사대인 ‘프로젝트 미다스’는 라슨C 빙붕의 균열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지난달 균열 속도가 훨씬 더 빨라져 2주 만에 18㎞의 추가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에이드리언 럭먼 스완지대 교수는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빙붕이 분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구름이 없는 랜싯 위성 사진은 충분하지 않지만, 유럽우주국(ESA) 센티널-1의 레이더 사진 몇 장에서 균열 확대가 확인됐다”면서 “빙붕 분리는 불가피한 일이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럭먼 교수는 또 분리될 빙산은 약 5000㎢의 크기로, 역대 사례 중 10위권 안에 든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빙붕의 분리는 기후 변화와 관련한 현상이 아니라 지리학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균열은 몇십 년 동안 존재해 왔던 것으로, 최근에서야 분리가 임박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지구 온난화가 빙붕의 분리를 가속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빙붕의 분리가 빙붕 전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2002년 붕괴한 라슨B에 비슷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럭먼 교수는 “다른 의견도 있지만 남은 빙붕이 현재보다 불안정해지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앞으로 몇 달이나 몇 년에 걸쳐 빙붕 분리가 계속돼 결국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빙붕의 분리로 만들어진 거대 빙산은 바다에 떠있다고 해서 해수면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빙산이 더욱 붕괴하면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즉 이런 빙산은 바다에 뜨지 못하므로 해수면 높이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라슨C 빙붕이 현재 막고 있는 모든 빙하가 바다로 들어가면 해수면은 지금보다 최대 10㎝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모든 것은 미래의 이야기다. 현재 확실한 사안은 남극 빙붕의 해안선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럭먼 교수는 “최종 결과는 빙붕이 앞으로 몇 년이나 몇십 년 동안에 걸쳐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범금융 신년회… 경제 위기감 한목소리

    범금융 신년회… 경제 위기감 한목소리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경제계와 정계 주요 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초(超)불확실성의 시대’, ‘크레바스’(남극 빙하지대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깊고 좁은 틈)라는 표현을 쓰며 올해 경제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앞줄 왼쪽부터 김희태 신용정보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임 위원장, 이 총재, 심재철 국회부의장, 유 부총리,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이현재 기재위 의원,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아하! 우주] 우주 이글루?…화성 인류가 살 집은 ‘얼음집’

    [아하! 우주] 우주 이글루?…화성 인류가 살 집은 ‘얼음집’

    2020~2030년 대 화성에 인류의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의 장애물은 하나 둘이 아니다. 머나먼 화성까지 인류를 안전하게 태울 로켓과 우주선은 기본이다. 가혹한 환경에서 살 집도 필요하다. 감자만 먹고 살 수 없으니 일용할 양식 역시 선결돼야할 과제다. 여기에 장시간 우주여행으로 야기될 신체적, 정신적 문제도 화성행을 가로막는 난제 중 하나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우주인들이 살 집에 대한 초안을 내놔 관심을 끌고 있다. 화성 인류 기지의 첫번째 조건은 바로 가혹한 온도와 방사능으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안전한 집이다. 화성의 기온은 지역에 따라 다르나 최고 -140°C~20°C 정도다. 물론 남극과 북극에도 집을 짓는 현재의 과학기술로 화성에도 안전한 기지를 건설할 수는 있으나 문제는 '자재 배달'이다. 이 자재를 모두 지구에서 수송해온다면 그 비용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치솟고 시간 또한 오래 걸린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방법은 현지에서 최대한 물자를 조달하는 것. 이번에 NASA 산하 랭글리연구센터(LRC)가 내놓은 방법은 다름아닌 '얼음'이다. 마치 이글루를 연상시키는 '화성 얼음집'(Mars ice home)의 특징은 표면이 얼음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이다. 이 얼음이 화성의 유해한 방사능과 먼지를 차단하고 가혹한 온도를 견디게 해준다는 것이 NASA의 설명. NASA 측이 구체적인 화성 얼음집 건설 방법은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예상되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핵심적인 거주공간이 될 팽창식 모듈을 우주선으로 화성까지 실어나른다. 이 모듈은 접혀있다가 화성 땅에 도착해 부풀어오른다. 화성 집 건설의 핵심은 안쪽 거주공간과 화성 대기 사이에 존재하는 두 겹의 빈 공간으로 이 안을 얼음으로 채우겠다는 것이 NASA의 복안이다. NASA는 화성 지하에 묻혀있는 얼음 층에서 물을 추출한 뒤 이 물을 빈 공간 내벽에 발라 여러 겹의 얼음 층을 덧씌우게 된다. 이렇게 화성에 그럴듯한 얼음집이 완성되지만 아직 단점은 남아있다. LRC 수석연구원 케빈 캠튼 박사는 "집을 건설하는 모든 물질이 햇빛이 투과되는 반투명인 탓에 집같은 아늑함을 느끼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집의 벽을 얼음으로 채우는 시간도 족히 400일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2017년이 밝았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힘겨웠던 2016년을 뒤로하고 이제 다시 희망의 끈을 동여맬 때다. 새해 아침 지구촌 곳곳에서 묵묵히, 그리고 힘차게 내일의 꿈을 키워 나가는 우리 대한국인들로부터 2017년 활짝 웃는 대한민국을 소망하는 응원 메시지들을 받았다. 자원봉사자에서부터 건설근로자, 과학자, 유학생, 대기업의 해외 주재원에 이르기까지 하는 일도 다르고 저마다의 꿈도 달랐지만 단 하나, 대한민국이 더 많이 웃고 이 땅의 모두가 좀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소망은 모두가 같았다. “아들 자전거부터 가르쳐 줄 것” 쿠웨이트 건설현장 지키는 이정헌씨 “지난 휴가 때 아내가 큰애 자전거 타는 법 좀 알려주라고 했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냥 돌아오고 말았네요. 이번에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부터 알려줄 겁니다.” 2012년 12월 이후 4년 넘게 쿠웨이트 건설현장을 지키는 현대건설 토목엔지니어 이정헌(42)씨는 가족 얘기부터 꺼냈다. “가족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아빠와 남편이 되고자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발령 초기에는 지나가는 한국차만 봐도 울컥할 정도로 향수병을 겪었다. “이제는 발주처 직원들이나 감리원들이 업무차 한국을 방문하고는 우리나라에 대한 경험과 칭찬을 늘어 놓을 때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웃었다. 쿠웨이트의 외국인 정책은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 등과 달리 매우 엄격하다. 이씨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른 외국인에 비해 비교적 관대하다. 달라진 국가 위상 때문인 듯해 자랑스럽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람과의 약속도 있지만 제가 일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모든 게 약속입니다. 공정도, 안전도, 품질도 약속이죠. 하기로 했으면 꼭 지켜야 하는 게 약속이듯 제가 담당하는 일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모든 약속들을 잘 지켜 나가고 싶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한국 경제도 활력 되찾았으면” 러시아 시베리아서 일하는 김인호씨 “2017년에는 세계 경제 회복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활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도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길 기원합니다.” 9년째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파견 근무하는 김인호(52)씨는 “유라시아 철도가 관통하는 물류의 중심지라 세계 경기 침체와 회복을 최전선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러시아 물류·교통의 요충지로 유럽, 중앙아시아, 극동으로 가는 모든 화물이 거친다. 이곳 오리온공장에서 만든 초코파이, 고래밥(현지명 ‘마린보이’) 등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뻗어 나간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선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불꽃 축제가 열린다. 그는 시베리아 하늘을 뒤덮은 불꽃을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가장 그리울 때”라는 그는 “하지만 회사를 대표해 사업을 개척한다는 자부심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지난해는 러시아 법인 판매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그 자부심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 “올해 경제 침체기에서 벗어나 더더욱 좋았던 한 해라고 기억하고 싶어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해외진출 한 기업들 결실 맺길” 쿠바 코트라 근무 정덕래씨 “시장 개척을 위해 땀 흘리는 우리 기업인을 도와 조그마한 결실이 이루어지기 시작할 때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남미통’으로 불리는 정덕래(43) 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은 올해 소망도 ‘작은 결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칠레, 과테말라 등 남미에서만 8년 5개월째. 쿠바 생활은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생필품이 부족하고, 한국 음식 재료를 구하려면 멕시코, 파나마 등으로 가야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보며 자긍심으로 이겨 내고 있다. 정 관장은 “지난해 한·쿠바 경협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제 교류행사가 정례화됐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접하면서 한국을 동경하고 더 알고 싶어 하는 쿠바인들도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뒤 쿠바는 변화의 중심에 섰다. “사회주의 시스템이 견고하고 통제력이 강해 외부의 기대만큼 빠른 변화를 없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책상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쿠바인들과 쿠바 사회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하고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들의 문화 속으로 파고들어 ‘작은 결실’을 이루고 그것을 모아 큰 성과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보편적 복지 확대됐으면” 프랑스 유학생 문경훈씨 “복지가 상대적으로 나은 프랑스를 경험하다 보니 우리나라도 보편적 복지가 좀더 확대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에서 10년째 공부 중인 문경훈(44)씨는 “한국 사회는 경쟁 논리에 갇힌 느낌이 드는데 프랑스의 ‘연대’와 ‘관용’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보편적 복지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학(철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6년 아내와 결혼하자마자 유학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내는 지난해 3월 먼저 아이와 한국에 들어갔죠. 혼자 생활하니 가족이 그립고 한국이 그리워요.” 문씨는 유럽의 연말도 어두웠다고 전했다. “연쇄 테러로 총을 든 군인이 순찰하고, 가방을 검색하는 게 일상이 됐죠. 새해에는 모든 나라가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중산층 삶의 질 향상” 재미교포 이수정씨 “한국에서 사업하는 친구나 친척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더군요. 미국은 몇 년 전에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이제는 좀 나아졌거든요. 한국 경기도 좋아져서 중산층이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미교포 이수정(50·여)씨는 “미국은 금융 위기 때 주(州)정부 공무원들도 많이 해고됐다”며 “나 같은 연방정부 공무원은 해고되진 않았지만 이민을 올 때부터 정착했던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400㎞ 떨어진 아이오와주 디모인으로 떠나야 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한류’ 인기로 미국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 뿌듯해요. 저도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국제 경기가 있을 때 한국을 응원하죠. 어느 나라에 있든 한국 사람들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물질보다 정의” 에티오피아 허디모데씨 “새해에는 우리나라 사회가 물질적 가치보다 정의에 더 관심을 두었으면 합니다. ”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허디모데(35)는 2016년을 “2보 전진을 위한 고통스러운 1보 후퇴”라고 봤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 소속으로, 18개월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머물며 기아차, 코이카 등과 함께 직업훈련과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 퍼진 한국의 이미지를 ‘정의롭고 멋있는 국가’라고 소개했다. “‘REPUBLIC OF KOREA’(한국)라는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면 시민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죠. 새해에는 이런 자부심과 따뜻함이 다른 어두운 곳들도 비추는 한 해가 되길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진실 규명 되길” 日 광고기획자 김리원씨 “일본에서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 성숙한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웠어요.” 일본에서 광고기획자(AE)로 일하는 김리원(30)씨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일본 동료들이 물을 때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부끄러웠다”며 “우선 내가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새해에는 정치, 사회 분야를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한인들도 꾸준히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나 헌법재판소가 지속적으로 진상 규명에 힘을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의 글로벌광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김씨는 “많은 청년들이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데 먼저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충분히 공부하고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안전한 한 해” 필리핀 파견 서승환 경정 “필리핀에 있으면서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았습니다. 전세계 교민 모두 ‘안전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필리핀 마닐라 ‘코리안데스크’에 파견된 서승환(40) 경정은 “돌아오는 6월이면 필리핀 근무 5년 2개월 만에 한국으로 복귀한다”며 “범인 검거율이 10%도 안 되는 곳에 근무하면서 치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서 경정은 이곳에서 강·절도 사건과 관련한 교민 민원을 접수하고, 필리핀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오면 외사업무를 하게 된다. “재외동포만 700만명이고, 해외 여행객은 수없이 많죠. 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일과 삶의 균형” 호주 워킹홀리데이 장유진씨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더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 멜버른의 대학 부설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는 장유진(25)씨는 “호주가 낙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일 쪽으로 치우쳐 있어 아쉽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에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음악을 틀고 손님과 춤추며 음식을 만드는 상점도 있죠.” 그는 지난 2월 ‘한상기업 해외 인턴사업’에 지원해 처음 호주에 갔다. “3개월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에 가니 아쉬웠어요. 다시 준비해 올해 7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왔죠. 4년제 대학교에서 마케터로 일하자는 목표도 생겼구요.”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인간 위대함 긍정할 일 많기를” 남극세종과학기지 근무 김성중 박사 “2016년은 과학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경이로움을 목격할 수 있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많은 역경 속에서도 인간의 위대함을 긍정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제30차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 중인 김성중(51·극지연구소) 박사는 지난해 11월 동료들과 함께 남극에 파견됐다. 남극은 지금 여름인데도 평균 기온은 영하 2~3도이고, 바람이 세차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밤에도 밝은 백야 현상이 이어져 체력적으로 힘든 여건이다. 겨울인 7~8월에는 영하 20~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하루 종일 어두운 극야 현상이 나타난다. 기후 자체가 극한으로 몰아가지만 김 박사는 “이론으로만 공부해 온 기후 변화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인류의 도전에 기여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남극세종과학기지는 29년 만의 첫 증축 공사가 진행돼 내년 4월 중순 무렵 완공된다. 연구 공간은 지금보다 80%가량 넓어진다. 김 박사는 “보강된 시설에서 무사히 연구를 마치고 내년 말 대원들 모두 건강히 돌아가는 게 새해 목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해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은 도전하며 발전하는 인간을 증명한 아름다운 패배였습니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라고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회·문화적으로 인류는 분명히 전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청탁금지법 같은 건 문화선진국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는 시도라고 생각해요.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무채색 남극의 얼음 아래, 로봇카메라가 찍었다

    무채색 남극의 얼음 아래, 로봇카메라가 찍었다

    얼음을 깨고 남극 해저로 내려가면 어떤 풍경과 만날까? 이런 의문이 부분적으로 풀렸다. 호주의 국립기관인 호주남극연구소가 남극 해저 생태계를 촬영해 공개했다. 베일을 벗은 남극 해저는 울긋불긋 다채로운 색상이 화려한 생태계였다. 호주남극연구소의 생물학자 글렌 존스톤은 "남극의 바다라고 하면 펭귄, 물개, 고래 등을 상징적 동물을 연상하게 되지만 활영한 영상을 보면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다채로운 색상을 자랑하는 생물다양성의 세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 카메라에 잡힌 남극 해저세계를 보면 통념을 깬다. 끝없이 펼쳐진 얼음으로 덮힌 남극은 일견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얼음을 깨고 내려가면 다양한 해저생물이 살고 있는 해저세계는 꽤나 화려하고 신비해 보인다. 무성한 해조류 속에 바다거미, 성게, 해삼, 불가사리 등이 어울려 묘한 신비감을 연출한다. 남극의 무채색 이미지를 깨버리는 색상이 특히 인상적이다. 호주남극연구소는 남극 케이시 연구스테이션 주변 오브라이언 베이에서 얼음을 깨고 구멍을 뚫어 로봇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해저촬영을 실시했다. 그곳은 연중 10개월 동안 두께 1.5m 얼음이 바다를 덮고 있는 곳이다. 간혹 빙산이 이동하면서 해저세계가 엉망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얼음 덮개는 해저 생물다양성에 보호막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존스톤은 "남극을 덮고 있는 얼음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얼음 보호막 덕분에 해저 생물다양성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호주남극연구소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면서 진행되고 있는 남극해의 산성화가 해저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영상기록과 조명장치 등을 장착한 원격제어 로봇이 사용됐다. 로봇은 수심 30m까지 내려가 해저세계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차가운 바닷물에 화들짝 놀란 어린 펭귄 (영상)

    어린 펭귄이 차가운 바닷물에 화들짝 놀라 발을 동동 구르는 재미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포클랜드 지역 내 방송국인 FITV는 섬 동쪽에 위치한 케이프 돌핀에서 촬영한 펭귄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화면 속 주인공은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현존하는 펭귄 중 세 번째로 몸집이 크다는 젠투펭귄(Gentoo Penguin). 촬영 당시 어린 펭귄은 해변가에서 놀다 흘러온 파도를 맞고는 두 발로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차가운 바닷물을 생전 처음 접한 듯 깜짝 놀란 것. 추운 남극 지역의 바다를 터전 삼는 펭귄이 '이름값' 못하는 장면은 당연히 큰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작가인 스티븐 호프는 "아마도 어린 펭귄이 바다를 처음 본 것 같다"면서 "예상보다 차가운 물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진기한 장면"이라며 웃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영토 분쟁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포클랜드 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펭귄 서식지다. 이곳에는 총 5종의 펭귄 50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젠투 펭귄은 12만 마리 정도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차가운 바닷물에 화들짝 놀란 어린 펭귄 (영상)

    어린 펭귄이 차가운 바닷물에 화들짝 놀라 발을 동동 구르는 재미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포클랜드 지역 내 방송국인 FITV는 섬 동쪽에 위치한 케이프 돌핀에서 촬영한 펭귄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화면 속 주인공은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현존하는 펭귄 중 세 번째로 몸집이 크다는 젠투펭귄(Gentoo Penguin). 촬영 당시 어린 펭귄은 해변가에서 놀다 흘러온 파도를 맞고는 두 발로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차가운 바닷물을 생전 처음 접한 듯 깜짝 놀란 것. 추운 남극 지역의 바다를 터전 삼는 펭귄이 '이름값' 못하는 장면은 당연히 큰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작가인 스티븐 호프는 "아마도 어린 펭귄이 바다를 처음 본 것 같다"면서 "예상보다 차가운 물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진기한 장면"이라며 웃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영토 분쟁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포클랜드 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펭귄 서식지다. 이곳에는 총 5종의 펭귄 50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젠투 펭귄은 12만 마리 정도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독가스실 같은 도시 ‘스모그 지옥 베이징’

    20일 새벽 4시. 눈이 따끔거려 더는 잠을 이어 갈 수 없었다.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니 검은색 눈곱이 떨어졌다. 목구멍은 마치 밤새 줄담배를 피운 것처럼 갑갑했다. 5년 전 애써 금연에 성공했는데, 목구멍에 시커먼 먼지가 다시 켜켜이 쌓여 가는 느낌이었다. 새벽 6시. 아직도 해는 뜨지 않았다. 아니 오늘은 해가 뜨지 않을 것이다. 평소 같으면 환하게 밝았어야 할 창밖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캄캄한 어둠이 아니라 하얀 안개처럼 보이는 가스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한다. 가시거리 0m. 어젯밤 깨끗이 닦았던 식탁을 행주로 훔치니 가스의 색깔이 흰색이 아닌 검은색이었음을 새삼 느낀다. 베이징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고 고속도로는 폐쇄됐다. 아침 7시. 가시거리가 10m 정도 확보됐다. 실외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00㎍/㎥ 고지를 향해 치솟고 있었다. 공기 청정기 4대를 최대 출력으로 켜 놓은 실내의 공기질은 300㎍/㎥.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가 25㎍/㎥이니 기준치를 12배 초과하는 독가스실에서 잠을 잔 셈이다. 베이징 인근 스자좡은 1000㎍/㎥를 초과해 계측 한도를 넘어섰다. 아침 8시. 전조등을 켜면 겨우 운전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출근 시간이지만, 도로는 유령이 나올 듯 스산했다. 적색경보에 따른 차량 홀짝제 탓이 크지만, 아무리 스모그에 무덤덤한 중국인이라도 이런 악조건 속에서 운전대를 잡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학생을 실어 나르던 통학 버스는 휴교령으로 5일째 거리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아침 9시. 지하철 14호선 둥후취역. 희뿌연 스모그 속에 아득히 보이는 지하철 역사가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하양, 빨강, 파랑에 정화 장치까지 달린 첨단 마스크까지 전철은 흡사 마스크 박람회장 같았다. “결혼하면 무조건 베이징을 떠날 겁니다. 아이에게 이런 공기를 마시게 할 순 없어요.” 20대 여성의 눈에는 핏발이 섰다. ‘베이징 탈출’은 이미 현실이 됐다. 북부 사람들이 남쪽으 로 대피하는 ‘피난 여행’이 줄을 잇고 있다. 온라인 여행예약 사이트인 취날왕에 따르면 하이난, 윈난, 푸젠 등 남부 해안 도시로 향하는 비행기 좌석은 모두 동났다. 부유층은 발리, 푸껫, 하와이, 제주도로 향했다. 일부는 남극으로까지 줄행랑치고 있다. 베이징에 남은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베이징 의대 호흡기내과 전문의 왕치는 “최대한 호흡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 정도 스모그라면 실내외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면서 “실내에서도 절대 운동을 하지 말고 최대한 숨을 살살 쉬어 폐활량을 최소화하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또 참패했다. 1200여개 공장의 문을 강제로 닫게 하고 휴교령, 차량 홀짝제, 단축 근무, 구이 음식점 영업 정지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지난 닷새 동안 적색경보가 내려진 중국 도시는 무려 71곳으로, 중국 전체의 15%가 스모그 지옥으로 변했다. 중국인들이 지금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얼어 죽어도 좋으니 제발 바람아 불어다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국내 첫 해저분화구 이름은 ‘탐라분화구’

    국립해양조사원은 남극과 동해, 전남, 제주 해역 지형 48개에 우리말 이름을 공식 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지역 주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현지 방언과 모양, 유래 등을 종합해 명칭이 정해졌다. 지난해 제주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국내 최초의 해저 분화구에는 제주의 첫 이름인 ‘탐라’를 따서 ‘탐라분화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완도 앞바다의 낚시 명소인 ‘출운초’는 일제강점기 일본 선박의 침몰사고가 일어났다는 뜻이어서 ‘완도초’로 바뀌었다. 전남 고흥 내나로도 부근에 나란히 있는 ‘각시여’와 ‘이참봉여’는 배가 난파해 떠내려온 부인과 남편이 각각 발견됐다는 전설에서 따왔다. 전남 여수 ‘통싯여’는 화장실(지역방언 ‘통세’) 모양을, 제주 ‘바금지초’는 바구니 모양을 닮아 명명됐다. 해양조사원은 우리말 이름 48개를 이달 말 고시하고 국내외 해도에 명시해 널리 쓰이게 할 계획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무한도전’ 정준하·박명수, 북금곰 만났다...‘힐링 교감’ 가능할까

    ‘무한도전’ 정준하·박명수, 북금곰 만났다...‘힐링 교감’ 가능할까

    ‘무한도전’ 행운의 편지 대망의 마지막 미션이 공개된다. 26일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북극곰과의 교감 프로젝트 ‘북극곰의 눈물’ 특집이 그려진다. ‘북극곰의 눈물’은 지난 1월 방송된 ‘행운의 편지’의 마지막 미션으로, 유재석이 동물들의 아버지 정준하에게 “이번엔 북극곰을 만나 교감을 나누고 오라”고 작성한 편지에서 시작됐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북극곰을 만나기에 앞서 MBC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연출한 조준묵 PD와 김진만 PD를 만났다. 동물 전문 다큐멘터리 PD들에게 야생 동물을 촬영하는 방법, 영하 20도 이하의 극지방에서 촬영할 때의 노하우, 만약 북극곰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이번 촬영에 필요한 팁을 얻었다. 모든 준비를 끝낸 정준하와 박명수는 북극곰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 처칠로 향했다. 캐나다 처칠은 11월 평균 기온 영하 25도로, 북극곰의 여름 서식처와 가까이 있고 북극해와 붙어 있어 겨울이 되면 북극곰이 여름잠에서 깨어 북극해로 이동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10~11월 즈음에는 약 1000마리의 북극곰들이 북극해가 얼기를 기다리며 이곳에 머무른다. 이에 정준하와 박명수가 어떤 북극곰을 만나 어떻게 교감을 나누게 될지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이날 오후 6시 25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생존 위협하는 온난화 새 ‘인류 대이동’ 오나

    생존 위협하는 온난화 새 ‘인류 대이동’ 오나

    북극해 빙하 비율 23%로 줄어 남극 온난화 완충 역할도 미지수 호킹 “지구서 생존 1000년 뿐” 지난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에서 세계기상기구(WMO)는 “2016년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 역시 올 들어 매달 전 세계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을 발표해 세계기상기구의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WMO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평균기온은 19세기 산업혁명 이전보다 1.2도 상승해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기온 상승제한 목표치(1.5도)의 턱밑에 다다랐다. 온도 상승의 요인으로 물론 지난해와 올여름까지 위력을 발휘한 엘니뇨 현상을 꼽는다. 하지만 1998년에 비하면 강도가 약했기 때문에 결정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엘니뇨만큼 위험한 요소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최신호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지구 온난화는 중국의 거짓말’이라면서 이산화탄소의 감축 대신 화석연료의 사용을 주장하면서 전 세계 지구온난화 대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난화로 향후 기온 최대 6도 상승 지난 18일 대전에서 기초과학연구원(IBS) 개원 5주년 행사로 열린 과학대중강연에 참석한 액슬 티머먼 미국 하와이대 해양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온난화 추세가 계속돼 급격한 기후변화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인류 대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양기후학 분야 석학으로 내년 IBS 기후변화연구단 단장으로 합류할 예정인 그는 이날 ‘초기 인류 대이동의 천문학적 요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티머먼 교수는 컴퓨터 기후모델을 이용해 12만 5000년 전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후변화와 초기 인류의 이동경로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지난 9월 ‘네이처’에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다. 기후모델은 기후에 영향을 주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와 세차운동, 공전궤도 이심률의 변화 같은 천문학적 요인들에 다양한 변수를 넣어 만들었다. 변수들은 고문서 기록, 빙핵, 바다와 호수 밑 퇴적층, 나이테 등이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추정한 과거 기후변화에 해수면 변화와 식량 생산성, 기온, 지형 등을 변수로 한 인류이동모델을 결합시켜 기후에 따른 초기 인류의 이동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에 거주하던 초기인류가 10만년 전 아라비아 반도로 처음 이동했으며 8만년 전 중국으로, 6만년 전에는 호주로, 4만 5000년 전에는 유럽, 2만년 전에는 국동아시아와 시베리아, 1만년 전에는 북아메리카로 이주하며 영역을 넓혔다는 것을 밝혀냈다. 티머먼 교수는 “앞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최대 4~6도까지 평균기온이 상승할 경우 특히 지중해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인류 대이동이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남극해의 열(熱)포화도 한계 ‘네이처’는 최근호에 ‘남극해가 지구온난화를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의 분석에서 남반구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 열평형에 관여하는 남극해가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와 열을 더이상 흡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반구의 바다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와 열을 흡수해 순환시키면서 지구 전체의 열적 균형을 만들어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인간이 만드는 이산화탄소와 열 생성 속도가 빨라 바다의 수용 능력을 초과해버린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높은 평균 기온 때문에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지난 8월 기준 북극해의 빙하 비율이 23.1%로 줄어들어 1979년 이후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NOAA가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남극조사단 소속 해양학자 마이클 메레디스 박사는 “남반구의 바다는 지구 전체의 기후라는 입장에서 봐도 상당히 큰 ‘완충지대’(buffer zone) 역할을 하는데 미래에도 이런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과학적 사실들을 뒷받침하듯 유명한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난 18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과학콘퍼런스에서 “현 지구에서 인류는 1000년 이상 생존할 수 없어 새로운 장소를 찾아 나서야 한다”며 “현재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핵심요소는 다름 아닌 지구 온난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마주 앉은 간송과 백남준 “우리 세상 좋지 아니한가”

    마주 앉은 간송과 백남준 “우리 세상 좋지 아니한가”

    텔레비전 앞에 나무로 된 토끼 조각상이 놓여 있다. 토끼가 들여다보는 것은 달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을지도 모르는 둥근 달. 백남준의 작품 ‘달에 사는 토끼’다. 텔레비전이 갖고 있는 정보매체로서의 풍부한 가능성을 달에 비유하며 ‘달은 가장 오래된 TV’라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던 백남준의 설치작품 뒤로 우리 옛 그림 한 점이 보인다. 오동나무 너머로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는 장승업의 ‘오동폐월’이다. 오동나무 둥치 아래에 노란 국화가 활짝 피어 가을의 정취가 물씬 나는 그림의 주인공은 고개 돌려 달을 바라보는 얼룩무늬 강아지다. 시대와 장르, 표현 방식은 완전히 다르지만 두 대가는 달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시적 감수성을 일깨운다. ●작품 간 연관성에 의미 두어 전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간송과 백남준의 만남: 문화로 세상을 바꾸다’는 간송이 소장한 전통 회화와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를 연결시킨 전시다. 백남준 10주기를 맞는 해의 막바지에 열리는 전시로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백남준아트센터가 공동 주관했다. 간송은 조선 중기 화단의 대가 김명국과 남종화의 대가 심사정의 대표작품, 기이하고 독특한 품행으로 많은 일화를 남긴 조선후기 화가 최북의 산수화 및 인물화, 조선말의 대표적 화원화가 장승업의 작품들을 출품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1950년대 독일 ‘플럭서스’ 활동기의 자료들부터 1960년대 퍼포먼스 영상인 ‘머리를 위한 선’, 1970년대 대표작 ‘TV 부처’와 ‘TV첼로’, 1980년대 이후의 대표적 설치작품인 ‘비디오 샹들리에 1번’, ‘코끼리 마차’, ‘달에 사는 토끼’, ‘TV시계’ 등 28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전시는 단순히 작품의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에 의미를 두어 작품 간 연결을 시도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우리의 DNA 속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성과 동양정신 속의 ‘이상향’이라는 주제가 그 연결고리다. 심사정의 ‘촉잔도권’은 굽이굽이 험준한 산길과 일렁이는 물길을 건너야 갈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으로 가는 여정을 그린 그림이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자연경관을 8m가 넘는 비단 두루마리에 담았다. 심사정이 62세 되던 해에 심혈을 기울여 그린 이 그림과 짝을 이룬 작품은 백남준의 ‘코끼리 마차’다. 마차에 TV를 가득 실은 작품은 장구한 인류사의 발달 과정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사람과 사람의 미래에 대한 작가들의 낙관적인 믿음을 보여 준다. 연담 김명국은 불교의 선과 도교의 신선사상으로 이상향을 꿈꾸었다. 수성(壽星)이라고도 불리는 남극성을 의인화한 수노인이 거북을 끌고 가는 모습을 그린 김명국의 ‘수로예구’는 백남준이 종이에 잉크로 그린 작품 ‘머리를 위한 선’과 짝을 이뤘다. 최북은 호가 ‘붓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생관이지만 실제는 유유자적하고 은거하는 선비의 이상향을 사랑했다. 그의 작품 ‘관수삼매’는 가부좌한 스님이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작품은 TV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는 부처를 설치한 백남준의 ‘TV 부처’와 병치시켰다. 옛 그림과 현대 거장의 작품에는 끝없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성찰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복록을 기원하는 장승업의 ‘기명절지’는 부귀를 상징하는 ‘비디오 샹들리에 1’과 함께 전시됐다. ●긍정적 세계관·치열한 창작혼 연결 주제를 놓고 작품을 선별하다 보니 좀 무리하게 엮은 듯한 느낌도 배제할 수 없다. 유불선 삼교회통을 그린 최북의 작품 ‘호계삼소’와 백남준의 텔레비전 로봇 ‘슈베르트’ ‘율곡’ ‘찰리 채플린’을 엮은 것이나 파격과 일탈이라는 주제 아래 백남준이 가담했던 플럭서스 운동과 김명국의 ‘철괴’를 연결시킨 것은 좀 어색하다. 화면이 현란하게 움직이는 물성이 강하게 부각되는 비디오 아트 작품에 고아한 전통 회화가 묻혀버리는 아쉬움도 있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전성우 이사장은 “언뜻 서로 다르게 보이는 김명국·심사정·최북·장승업 그리고 백남준의 예술세계에는 세상을 낙천적으로 바라보는 긍정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치열한 예술창작의 태도가 일관되게 흐른다”며 “엄혹한 시기에 우리문화를 지켜낸 간송 전형필과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린 백남준의 만남은 특별한 에너지를 보여 줄 것”이라고 이번 공동기획의 의미를 강조했다. 전시는 내년 2월 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日 “고래 100마리 더 잡겠다” 포경안 제출 논란

    일본 정부가 내년에 북서 태평양에서 포획할 고래를 314마리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조사포경 계획안을 9일 국제포경위원회(IWC)에 제출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올해 포획량인 217마리보다 100마리가량을 더 늘린 것으로, 최근 IWC 총회에서 일본의 고래잡이 과정을 엄격히 규제하겠다는 취지로 통과시킨 결의안에 오히려 역행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호주 등 고래잡이를 반대하는 국가들과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북서 태평양을 비롯한 남극해에서 ‘조사포경’이라는 명목으로 고래잡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2028년까지 12년간 연구 목적으로 매년 314마리, 총 3768마리의 밍크고래를 잡을 예정이다. 또한 일본은 상업적인 포경의 재개를 목표로, 밍크고래와 보리고래에 대해 영구적인 포경을 허용하는 포획량을 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홋카이도 연안을 포함한 북서 태평양에서 포획과 맨눈 조사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리시타 조지(森下丈二) 일본 국제포경위원회(IWC)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조사에 필요한 인원수를 과학적으로 산출한 결과, 고래 포획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2014년 3월, 일본이 남극해에서 행하고 있는 고래잡이가 연구 목적이 아니며 이에 따라 포경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전까지 포경을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그해 4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남극해에서 고래잡이를 잠정 중단했으나 그해 3월부터 다시 고래잡이를 시작해 무려 333마리나 포획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올해 포획량은 217마리까지 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바닷새는 왜 쓰레기 먹나?…크릴새우 비슷한 냄새 나 (연구)

    바닷새는 왜 쓰레기 먹나?…크릴새우 비슷한 냄새 나 (연구)

    넓은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해외 연구진이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바닷새 등 해양생물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바닷새와 물고기 등 해양 생물들은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었다가 결국 목숨을 잃는 일이 잦아지고 있으며, 이런 동물들이 쓰레기를 섭취하는 이유는 쓰레기에서 나는 음식 냄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양생물이 시각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잇감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이를 주워 먹는 것이라는 추측이 강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의 생각은 달랐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캘리포니아 해변에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담은 주머니들을 바다에 담근 뒤 부표로 표시했다. 이들 플라스틱은 총 3가지 타입으로, 각각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일반 폴리에틸렌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고밀도폴리에틸렌은 전선이나 호스, 파이프 등에, 저밀도폴리에틸렌은 포장재나 단열재 등에 주로 쓰인다. 연구진이 한 달이 흐른 뒤 바다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건저 살펴본 결과, 3가지 타입의 플라스틱 모두에서 실험 처음에는 없었던 냄새가 배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냄새는 플라스틱이 바다에서 미생물에 의해 일부 분해되는 등 다양한 과정에서 유발된 것이며, 결과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에 흡수돼 해양생물들을 ‘유인’하는 역할까지 하게 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알바트로스나 슴새 등 바다에서 먹잇감을 찾는 바닷새들에게 있어 후각은 먹이를 찾기 위한 매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오랫동안 바다에 머물렀던 플라스틱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순간, 이러한 바닷새들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먹잇감을 구별하기 힘들어진다. 연구진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에서는 크릴새우(남극 근해에 살며 고래 등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생물)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면서 “플라스틱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이를 삼킨 바닷새들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다”고 우려를 표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獨동물원 ‘게이 펭귄커플’ 10주년… “우리 사랑 이대로”

    獨동물원 ‘게이 펭귄커플’ 10주년… “우리 사랑 이대로”

    "우리 계속 사랑하게 해주세요" 독일 브레머하펜 동물원의 명물인 게이 펭귄 커플이 최근 10주년을 맞아 관심을 끌고 있다. 동물계에서는 흔치 않은 동성 커플인 이 펭귄들의 이름은 각각 도티와 지. 멸종위기 1종으로 지정돼 있는 훔볼트 펭귄인 이 수컷들은 10년 전 사귄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따르면 동물 세계에서도 동성애는 존재하며 대략 450여 종에게서 이같은 모습이 관찰된다. 이중 펭귄은 대표적인 동성애 동물로 남극이나 동물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게이 커플을 관찰할 수 있다. 브레머하펜 동물원에 사는 열 쌍의 펭귄 중 무려 세 쌍이 게이 커플일 정도. 문제는 훔볼트 펭귄이 멸종위기 종이라 개체수를 늘리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들이 채워줄 수 없다는 점이다. 이같은 이유로 전세계 몇몇 동물원들은 강제로 게이 커플을 갈라놓고 암컷과 합사를 시켰다가 시민단체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동물원 측은 "훔볼트 펭귄의 개체수는 약 2000마리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면서 "번식을 위해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티와 지의 경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한 유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펭귄이 유독 동성애가 강한 이유에 대해 학계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펭귄들의 경우 암수의 겉모습이 너무 비슷해 자기들끼리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다. 또 프랑스 기능·진화적 생태학 센터 연구팀은 수컷 펭귄들이 다른 수컷들과 짝을 이루는 이유는 단지 ‘외롭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의 아우성, 놀라운 경험할 것”

    “지구의 아우성, 놀라운 경험할 것”

    영국 국영방송 BBC가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Planet Earth)’의 후속편 ‘플래닛 어스 2’ 예고편이 공개됐다. ‘플래닛 어스’는 제작기간 5년, 62개국 로케이션, 제작비 2500만 달러를 들인 초대형 다큐멘터리다. 사막, 산, 강, 바다, 남극과 북극 등 총 11가지 주제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위기에 처한 지구환경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 대해 BBC 측은 “TV 자연 다큐멘터리의 랜드 마크가 된 ‘플래닛 어스’는 십년 전 우리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우리는 ‘플래닛 어스 2’를 통해 또 한 번 놀라운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플래닛 어스 2’는 데이비드 애튼 버러의 해설과 전설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의 음악, 상당히 진보된 촬영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후속편 역시 전편에 이어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90)가 해설을 맡았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이며 배우 리처드 애튼버러(1923-2014)의 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 =BBC Earth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대장 기획전 7일부터 연말까지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대장 기획전 7일부터 연말까지

     ´안나푸르나의 별´로 스러진 고(故) 박영석 대장의 5주기를 맞아 그의 자취를 기리는 특별한 기회가 마련됐다.    강원 속초시 미시령 넘어 속초한화리조트 못 미처 자리한 국립산악박물관(관장 박종민)이 7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희망을 말하다´를 펼친다. 이번 기획전은 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를 뜻하는 지구 3극점과 7대륙 최고봉,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뜻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 대장의 등반사를 조명하고, 사회 환원 활동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희망, 나눔, 실천의 의미를 조명한다. 박 대장은 5년 전 10월 18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의 코리아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후배 신동민·강기석 대원과 함께 실종됐다. 구조대가 여러 차례 파견돼 수색했지만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번 기획전은 네 부문으로 나뉘는데 프롤로그는 전시 개요와 박영석 연표로 구성되며, 1부는 박 대장의 어린 시절과 대학 산악부 활동을 사진과 산악부 등반계획서 등을 통해 조명한다. 2부는 1993년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작으로 K2, 남·북극점 등 주요 등반사를 각종 유물을 통해 소개한다. 3부에선 사진과 발 동판을 활용한 추모공간으로 꾸며진다. 4부에선 희망원정대·가족·동료 등의 자료를 통해 박 대장의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선 영원한 산사나이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와 희망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한다.    관람은 무료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산악박물관 학예연구사 이광일(033-638-4462)에게 문의하거나 홈페이지(http://nmm.forest.go.kr) 참조.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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