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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각계파 “내 방식대로 변해야 산다”

    한나라 각계파 “내 방식대로 변해야 산다”

    “당명을 개정하되 전당대회를 열어 임기 1년의 대표를 뽑자.”“우리가 혁신적 중도보수로 입장을 정리해도 국민은 현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한나라당이 3일 충북 제천에서 이틀 동안의 일정으로 의원연찬회를 열고 당의 진로와 노선 등을 놓고 ‘끝장토론’에 돌입했다.110여명의 의원들은 차기 집권을 위한 당의 노선·비전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전선(戰線)’은 박근혜 대표를 중간에 놓고 ‘친박(親朴)’과 ‘반박(反朴)’으로 나뉘었다. 이 과정에서 국가발전연구회 소속 전재희·고진화·안상수 의원 등은 직간접적으로 ‘대표 퇴진론’까지 거론했다. 연찬회는 박형준 의원의 ‘나라 선진화의 비전과 전략’과 박세일 정책위의장의 ‘당의 이념과 노선’, 허태열 선진화추진위원장과 윤건영 여의도연구소장의 ‘당의 혁신 방안’ 등의 주제 발표를 들은 뒤 25명의 의원이 모임별·개인별 입장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 2월 임시국회 주요 쟁점법안과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당 정체성과 이념 노선 의원들은 ‘선진화 전략’엔 대체적으로 공감했지만 보수의 방향에 대해선 입장이 엇갈렸다.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공동체 자유주의’와 ‘혁신적 중도보수’를 키워드로 꼽으며 “역사적 성찰과 자기 변화, 끝없는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장파 주축의 새정치수요모임의 정병국 의원은 “영남에 기반한 냉전·강경 보수 등의 이미지를 벗자.”면서 “개혁적 중도 보수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도 성향인 국민생각의 박진 의원도 “부자를 위한 정당, 반(反)통일·부패 정당 이미지를 탈피, 교육·복지·여성 등 중도적 이슈를 선점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자유포럼 소속 김기춘 의원은 “총선과 대선 관련 ‘영남의원 책임론’에 반대한다.”고 반박했고, 이방호 의원도 “지지도 하락과 당 우경화는 관련이 없다.”면서 “정통보수라는 대전제 하에서 사안별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당명 개정 시각차 대다수 의원들은 당명 개정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시기와 방식을 놓고는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수요모임의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당명개정엔 찬성하지만 그 전에 혁신적 중도보수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구체적 현안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 지도부의 개정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국민생각의 임태희 의원은 “식당 간판만 바꾸면 안 된다.”는 논리로,3선의 권철현 의원도 “새옷을 입기 전에 몸의 때를 씻자.”는 비유로 당명 개정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이방호 의원도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들어 당명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특히 박 대표는 “개정 시점과 관련 새 인물을 대거 영입하거나 합당을 추진하는 등 이벤트에 맞추자는 의견이 많지만,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또 그런 계기라는 게 영영 안 올 수도 있으니 이번 기회에 당명을 바꾸자.”고 주장했다. ●대권 후보군 거론 논란 대권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계파간 견제와 신경전도 치열했다. 특히 최근 박 대표에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선 수요모임과 원래부터 비판 입장이던 발전연측은 박 대표를 겨냥해 “대권과 당권은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요모임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대선 경쟁은 안 된다.”면서 “누구나 뛰어들고 싶은 게임의 무대로 대선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최근 당 안팎에서 누가 대권후보로 좋겠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먼저 당을 사랑받는 정당으로 바꿔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2년 뒤 공정한 경쟁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뽑으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권철현·임태희 의원 등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박근혜 대표가 당당하게 맞서라.”고 주문했다. 임 의원은 “박 대표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은 자랑하고 역사에 빚진 부분은 갚으면서 정치적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제천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한나라 “이대로 가면 250만표 진다”

    “이대로 가면 250만표차로 진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2일 내놓은 ‘2007년 승리를 위한 당 혁신방안 보고서’의 내용이다. “전멸”“패배주의”“근성 부족”“구심력 없다.”등 통렬한 자성이 담겨져 있다. 이런 가운데 3일 시작되는 연찬회는 박근혜 대표를 겨냥한 비주류의 공세로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보고서는 ‘위기의 한나라당’을 보여주는 6가지 징후를 들었다. 무엇보다 ▲당 지지층조차 귀족적이고 수구적인 정당으로 꼽고 있고 ▲전체 유권자 과반을 차지하는 20,30대의 33.2%가 한나라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당과 보수는 이 사회의 소수일 뿐이라는 게 골자다.20대와 30대의 표심이 한나라당에 부정적이고, 인터넷 대응능력이 부족하며, 당 체질은 둔감하다는 지적도 포함됐다. 이를 밑바닥에 깔면서 전체적인 기류는 ‘희망’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중도 실용주의에 기반한 민생 정치로 내부를 혁신해야 한다.”는 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주된 처방이다. 보고서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해 지도부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대선에서 두번이나 실패하고도 제대로 반성하지 못한 당 전체의 체질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중도 실용주의에 기반한 민생정치 ▲반부패·탈기득권을 위한 내부혁신 ▲외연확대를 통한 전국정당화 ▲정책·디지털·도덕정당화 등을 이루면 대권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소속 의원이 여름에는 농활을, 겨울에는 공활을 가도록 했고, 의원 세비를 재원으로 나눔펀드를 조성하고 의원 한명이 소년소녀 가장을 한명씩 후원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8가지 제시했다. 당의 이미지 쇄신 방법으로는 국가보안법 명칭을 변경하고 ‘한반도 선진공동체통일방안’을 제시하는 등 반(反) 통일정당 색채도 씻자고 제안했다. 반면 비주류로 손꼽히는 이재오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전연과 수요모임 의원 13명이 모여서 의논한 결과 연찬회에서 함께 목소리를 낼 사안을 6가지로 압축했다.”며 ‘반박(朴) 행보’를 공식화했다. 모임에는 홍준표·김문수·박계동·배일도·이재웅·고진화·정병국·남경필·권오을·권영세·이성권·박형준 의원이 참석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야 대표연설때 ‘딴청’ 백태

    1,2일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맞은 여야 의원들의 ‘방청 태도’는 그다지 양호하지 않았다. 국회 본회의장 기자석에서 지켜본 의원들은 소속 당의 대표 연설일 때는 비교적 집중했지만, 상대당의 대표연설에는 딴청을 부렸다. ●연설하시오, 잡담할래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이 연설한 1일 한나라당 의석쪽으로 맨 뒷줄에 앉은 김형오·김용갑·김영선 의원은 무슨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지 깔깔 웃어가며 연설 3분의2 무렵까지 대화를 나눴다.2일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연설 때는 열린우리당 김영주 의원이 김선미 의원과 대화를 시작해, 나중에는 같은 당 정봉주 의원이 합류해 릴레이로 계속 얘기를 주고받았다. 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의자를 돌려놓고 뒷자석에 있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과 담소했다. ●휴대전화 애용족 2일 열린우리당 유승희·정성호 의원은 휴대전화 문자를 확인한 뒤 책상 밑에서 열심히 답문자를 보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도 휴대전화 메시지를 꼼꼼히 살폈다.1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휴대전화로 책상 위에서 날아온 문자메시지를 살펴보다가 국회 사무처 직원에게 제지받았다. 그러다 전화가 걸려오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휴대전화를 들고 본회의장 뒤편을 왔다갔다 하며 딴청을 부렸다. ●아침부터 졸려요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은 맨 뒷줄에 앉아서 홀로 외롭게 꾸벅꾸벅 졸았다.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도 쏟아지는 졸음을 참기 위해서 무테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며 졸음을 쫓기 위해 애썼다. ●신문을 읽자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본회의장에 신문 반입이 안 되기 때문에 A3용지에 S신문을 여러장 복사해와 꼼꼼히 읽고 있었다. 한나라당 홍준표·김태환 의원은 연설은 거의 듣지도 보지도 않으면서 책상에 비치된 ‘뉴스레터’를 정독했다. ●결점을 찾아라 반면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모범생’답게 연설문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메모를 남겼다. 한나라당 안명옥·주성영·김기현 의원도 연설문을 고시공부하듯 탐색했다. 박근혜 대표는 손바닥만 한 종이에 뭔가를 메모하며 연설을 들었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한나라 창조적 갈등중?

    “치열한 논쟁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창조적 갈등’이어야 한다.” 당의 활력을 위해서는 ‘격론’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해온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이 당내 무차별적 비판이 분출되자 1일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지만 인신공격성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가급적이면 대안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병석 원내부대표 등이 박근혜 대표 등 지도부를 공격한 것에 대한 ‘마뜩찮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푸른정책연구모임도 이날 모임을 갖고 대표 한 사람을 놓고 비판하는 ‘네거티브 주장’은 지양해야 한다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회장인 박진 의원은 “지금 당이 직면한 총제적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대표 한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당을 새롭게 하려는 의지가 있는 의원이라면 누구나 적극 참여하되 당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진보적 이슈에 뒤처진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총력을 모을 때”라고 밝혔다. 푸른모임 소속 한 의원은 “당의 발전을 위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의도적으로 특정인을 흠집내려는 움직임은 견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병석 의원은 이날 원내부대표직을 사임하면서 “한나라당은 ‘집단적’으로 정권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라고 날선 질문을 던진 뒤 당의 노선과 관련,“범보수나 개혁적 중도 보수는 한계가 있기에 국민 대부분의 이념과 지향을 대변하는 지점인 ‘기하학적 중도’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고건 열풍?/이목희 논설위원

    고건 전 국무총리가 새해 들어서도 차기 대통령감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독점하고 있다.2위와 더블스코어 가까이 벌어진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정치에서 벗어나 있다. 이상현상이 아닐 수 없다. 공직에 있을 때나 최근이나 대권 도전의사를 물으면 답변은 ‘NCND(시인도 부인도 않음)’다. 그와 가까운 인사들은 “주요 정당의 추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단정한다. 이전투구식 당내 후보경선에는 끼어들지 않으리란 것이다. 미니 정당을 급조하거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때문에 ‘고건 대통령후보’의 탄생은 두 전제가 충족되어야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 첫째, 고공(高空) 인기행진이 차기 대선 직전까지 이어져야 한다. 둘째,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중 한 곳이 “당내 후보로는 승산이 없다.”는 절망감에 빠져야 한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엊그제 ‘대권후보 영입론’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고 전 총리 등을 영입해 대선후보로 검토하자는 주장이었다. 남 의원의 주장은 ‘박근혜 대표 견제용’일 뿐, 고 전 총리가 영입된다면 열린우리당쪽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고 전 총리의 인기배경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짙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정희구 심리’와 ‘노 대통령의 장관제청 요청 거부’ 등을 꼽고 있다. 경제상황이 호전되면 고 전 총리의 인기가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그의 지지도가 계속 높으려면 여권 다른 주자들이 죽을 쑤어야 한다. 한나라당에는 고 전 총리와 비슷한 이미지의 예비후보가 있다. 박근혜 대표 지지도가 떨어지면 이명박 서울시장이 뜨게 돼있다. 경제 실용주의가 화두가 된 근래 들어 이 시장이 여론조사 3위로 올라선 것도 고 전 시장의 높은 지지도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지지자보다는 열린우리당 지지자가 ‘전략적 투표’에 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승리’를 위해선 집단지지가 쉽게 이동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인제-노무현-정몽준에서 다시 노무현으로 지지도가 옮겨간 경로를 보면 알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의 주된 지지층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는 아직도 이회창씨 지지가 수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난다.‘영입 유연성’에서 여당쪽 여건이 앞서는 셈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남경필-이성헌 논쟁…反朴 vs 親朴 대리전?

    “당 지도부가 보수·우경화됐다.” “왜 박근혜 대표 보고 그렇게 말하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성헌 제2사무부총장이 2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정치적 공통분모가 많은 남 수석과 이 사무부총장의 논쟁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남 수석부대표는 박 대표를 추대한 소장파 의원의 한 축이었고, 이 부총장은 지난해 총선 때 박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포문을 연 것은 남 수석부대표. 이날 “한나라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데 이에 담긴 메시지를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완고한 보수주의와 폐쇄적인 당 운영에 그 이유가 있다.”고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부총장이 발끈했다. 이 부총장은 “‘4대 악법’ 협상을 둘러싼 박 대표의 행보는 강경·보수가 아니라 오히려 이전보다 왼쪽으로 한 클릭 옮긴 중도적 입장이었다.”면서 “객관적 상황을 기준으로 당 노선을 비판해야지 심정적 유추나 확대해석을 하면 무리”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논쟁은 지난해 말 4대법안 협상을 둘러싼 시각 차이에서 비롯한다. 남 수석부대표는 4자회담 등 여야의 협상 과정에서 박 대표가 지나치게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당의 수구적 이미지가 부각됐다고 본다. 이는 그가 속한 소장파 의원 모임인 수요모임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반면 이 부총장은 “국가보안법만 해도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폐지론에 맞서 개정의 폭을 대폭 넓히는 유연성을 보여줬다.”면서 “박 대표에 대해 강경·보수니 하는 주장은 열린우리당의 입장인데 그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당 통합을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두 사람의 논쟁은 한나라당 내 박 대표의 지지세력과 비판세력의 대리전 양상으로도 비쳐지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라면서 “의원연찬회에서도 이 문제로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與野 유화행보…다음달 임시국회 ‘봄날’ 오나

    與野 유화행보…다음달 임시국회 ‘봄날’ 오나

    ‘2월 임시국회는 조용한(?) 국회가 되나.’ 법사위원회 점거, 본회의장 점거, 손바닥 법안 상정 등 여야가 정면 충돌했던 지난 연말 국회의 모습을 2월 임시국회에서는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말 여야 정쟁의 근원이자 ‘뜨거운 감자’였던 국가보안법, 출자총액제한제,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등에 대해 열린우리당 원내 새 사령탑인 정세균 원내대표와 신임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실용 노선’을 표방할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정-원 체제’가 민생경제 정책에 대한 협조를 받는 대신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했던 이들 법안에서 상당부분 양보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정세균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검토” 원내 사령탑 출범 첫날인 25일 이러한 흐름은 본격화됐다. 열린우리당 집행위 회의에 첫 참석한 정세균 원내대표가 출자총액제한제 규제완화 검토의사를 밝힌 것이나, 원 정책위의장이 국가보안법 처리에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이 이를 말해준다. 또한 한나라당 출신으로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에서 한나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왔던 김부겸 의원을 수석부대표로 선임하는 것 역시 ‘조용한 국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김 수석부대표는 과거 한솥밥을 먹던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카운터파트로 하면서 임채정 의장이 제의한 ‘여야 무정쟁의 해 협약’을 이끄는 데 실무 협상주역으로 나서게 됐다. 유화적인 태도는 한나라당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다음달 3∼4일 한나라당 연찬회에 파격적으로 열린우리당 정 원내대표를 초청하자는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채택 직전까지 갈 정도로 여당의 원내 사령탑 체제를 흔쾌히 반기고 있다.25일 오후 인사차 예방한 정 원내대표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덕담을 던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일색이었다. ●국보법등 여당내 반발 걸림돌 김 원내대표는 “경제가 어려운 이 시점에 경제통으로 알려진 정 의원이 여당 원내 사령탑을 맡게 돼 기대가 크다.”고 잔뜩 추켜세운 뒤 “민생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하며 개혁법안 논의 자체를 꺼내지 못하도록 미리부터 단속했다. 박 정책위 의장은 “야당과 정책협의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한 원 정책위의장에게 “우선 민생현장부터 같이 가자.”고 제안하는 등 ‘찰떡궁합’의 모양새를 과시했다. 하지만 마냥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2월 임시국회로 떠넘겨진 국보법 폐지안 등 개혁 법안을 어떤 형태로든 다뤄야 하는 데 고민이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민생 경제를 살리자는 새 원내 지도부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국보법 폐지안 당론을 바꾸거나 다른 개혁법안에 대해 물타기 하는 식으로 무원칙하게 한나라당과 타협하는 식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새 원내 지도부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박록삼 박지연기자 youngtan@seoul.co.kr
  • “테러 차단” 군·경 1만명 입체작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철통경비속에 전날 내린 눈으로 취임식장인 의사당 주위가 하얗게 변한 가운데 제43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4년 전 대선 결과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텍사스 촌뜨기’가 재선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긴장하면서 취임식장에 들어섰던 것과는 달리 한결 여유있는 모습으로 취임식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가슴 속에는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또 다른 부담감을 안고서.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 부시 대통령은 취임식 참석에 앞서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열린 전통 취임 예배에 참석했다. 이어 오전 11시30분 취임식장으로 이동, 딕 체니 부통령이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정오에 취임선서를 했다.21발의 예포가 울려퍼진 뒤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취임사를 17분간 읽어내려 갔다. 부시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과 함께 의회 지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의장대를 사열하고 전용 리무진에 탑승, 백악관까지 약 2.7마일 구간에서 2시간 동안 퍼레이드를 벌였다. 오후 7시부터 21일 새벽 1시까지 워싱턴내 9곳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모두 참석, 잠깐씩 얼굴을 비치고 로라 여사와 춤추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취임사 21번 수정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의 최대 목표는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이를 향한 첫 걸음으로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버금가는 명연설을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취임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는 19일 오후까지 무려 21번이나 수정됐을 정도다. 취임사의 화두는 ‘자유의 행진’. 미리 배포된 취임사 요약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자유를 향해 전진하는 세계를 향해 자유의 의미와 약속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며 “미국에서의 평화는 전세계에서 자유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테러와의 전쟁과 총선을 열흘 앞둔 이라크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 이견으로 분열된 국가의 단결과 단합을 호소했다. 이번 취임식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삼엄한 경비속에 진행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1만여명의 군과 경찰이 투입돼 공중·지상·지하에서 입체적인 경계작전을 펼쳤다. 폭약 탐지견은 물론 생화학·방사능 물질을 탐지하는 첨단 장비와 경찰 헬리콥터, 군 항공기들까지 투입됐다. 취임식장 부근의 건물들에는 중무장 저격수들이 배치됐고, 연방수사국(FBI) 소속 인질구출팀, 독극물 전문가, 폭탄 기술자들이 대기했다. 군 당국은 다목적 특수차량인 험비에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까지 장착해 워싱턴 일원에 배치했다. 19일 오후 7시부터 21일 오후 4시까지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 도로들에 대해 통행 및 주차도 금지했다. ●한국 의원들 대거 참석 취임 선서식에는 한승주 주미대사를 비롯해 열린우리당 신계륜·이종걸·신중식·최성·우윤근·이광재·이인영·김태년, 한나라당 정형근·박진·남경필·나경원·박형준·안명옥·정의화, 민주당 한화갑·김효석 의원 등이 참관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나라 각계파 목소리 높인다

    한나라 각계파 목소리 높인다

    한나라당 내 계파들이 잇따라 국내외에서 모임을 갖고 계파별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16일 “그동안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 ‘무조건 단결’ 논리에 사로잡혀 당내 이견을 자제하면서 ‘쉬쉬’해 왔다.”면서 “이제는 다양한 목소리를 분출하고 그 과정에서 변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아프리카 의회 시찰을 마치고 16일 귀국,21일 의원총회에서 박세일 정책위의장 내정자와 정조위원장들의 임명 절차를 밟은 뒤 당명 개정을 비롯, 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마련한 선진화 프로그램을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영종도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당 일각에서 당명 개정을 사당화 움직임으로 보고 있는 데 대해 “당 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의 정병국·남경필·원희룡 등 소속의원 10여명이 22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미 상하원 원내총무 등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동맹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한다. 이들은 그동안 당직을 맡아 목소리를 자제했던 데서 벗어나 ‘더 많은 개혁’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성향의 국민생각도 회장인 맹형규 의원을 비롯해 소속 의원 20여명이 17일부터 3일 동안 제주도에서 ‘당의 변화와 당내 온건·중도세력의 역할’을 주제로 합숙토론회를 갖는다. 토론회에 ‘뉴라이트’ 운동의 한 흐름을 주도하는 서경석 목사가 초청됐다. 3선의원 중심의 국가발전연구회도 29일부터 새달 1일까지 ‘장보고 프로젝트’에 나선다.‘21세기 장보고 비전을 세운다.’는 슬로건 아래 전남 완도 청해진과 일본 규슈 등을 방문한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제소 봇물 17대국회

    [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제소 봇물 17대국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여야간 제소 남발로 인해 또다른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17대 들어서는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된 지 불과 7개월인 지난해 12월 말 현재 국회의원에 대한 윤리심사요구 3건, 징계요구 14건 등 모두 17건이 윤리특위에 제소되는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기 시작 7개월민에 17건 제소 이는 지난 16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이뤄진 제소건수와 맞먹는다.16대 국회에선 윤리심사 3건, 징계 16건 등 모두 19건이 윤리특위에 제소됐고, 이 중 윤리심사 3건과 징계 1건만 처리됐다. 나머지는 모두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물론 16대 윤리특위가 동료 의원 감싸안기와 솜방망이 징계로 제 구실을 못했다는 비판을 듣긴 했지만 여야가 적어도 윤리특위를 정쟁의 도구로는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15대 국회에서도 4년간 윤리심사 11건, 징계 44건 등 모두 55건의 제소 가운데 윤리심사 9건, 징계 13건이 처리됐고 나머지는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 처리됐다. 그러나 17대 들어서는 1년도 안돼 17건의 제소 가운데 7건이 처리됐고, 처리된 의안와 징계 수위를 놓고도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국정감사장에서 국가 안보 관련 사안을 공개한 한나라당 박진·정문헌 의원에게 ‘경고’ 징계를 내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박 의원은 11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은 물론 소명 기회를 박탈하는 등 절차적으로도 하자가 있는 만큼 무효”라며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이의를 제기해 절차상 하자를 인정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박진 “소명 기회 박탈 문제있어” 박 의원은 이어 “검은 돈 수수, 막말과 폭언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제도 가하지 않던 윤리위가 성실한 의정활동에 대해 징계를 결정한 것은 징계 기준의 자의성과 윤리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17대 들어서는 여야 의원들간 정치적 공방도 제소대상이 되고 있다. 당사자간 유감 표명과 해명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윤리특위에 제소, 상대편 흠집내기에 혈안이 된 듯하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맞제소 역시 ‘감정섞인’ 정치 공방에서 비롯됐다. ●정치적 공방도 제소 대상 남 의원은 지난해 28일 운영위에서 박 의원이 “남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런 것 같다. 가슴이 있어야지 잔머리만 굴리면 안된다.”는 발언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막말’에 대한 사과 대신 남 의원이 여야가 합의한 사안에 대해서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인데도 그런 사실을 지적한 자신을 윤리특위에 제소해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맞제소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의원외교’에 부인동반 왜?

    ‘방학’을 맞은 국회의원들의 외국행이 줄을 잇고 있다. 이달 한달 동안 23개팀 100여명이 이미 외국에 나갔거나 출국할 예정이다. 부부동반 출장으로 눈총을 받거나,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거나, 지진·해일 피해지역을 방문하는 등 천차만별이다. ●이달 한달만 100여명 출국할듯 11박12일 일정으로 지난 4일 남아공, 이집트, 영국, 케냐 방문을 목표로 출국한 의회운영제도 시찰단 소속 한나라당 김덕룡·남경필·유기준 의원은 모두 동부인했다. 물론 부인 경비는 개인 비용으로 충당했지만 시선은 별로 곱지 않다.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합쳐 1인당 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상 부인들이 특별하게 동행해야 할 이유는 없다. 공식 일정에는 빠지고 현지 한인회와의 만남 정도에 참석하는 게 전부다. 한 보좌관은 “부부 동반이 비난받을 소지는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그동안 국회일로 바빠 가정에 소홀했던 의원들이 이를 만회하려는 의미도 들어 있다.”고 외유성을 간접 인정했다. ●출장계획 심사 별도기구 없어 선진 증권선물거래 시찰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10일부터 10박11일간 미국 시카고와 뉴욕을 방문할 열린우리당 문석호,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 등도 부부동반으로 나갈 예정이다. 엄 의원측은 “일정 가운데 부부동반 만찬이 포함돼 있어 아내와 함께 가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일정에 변동이 생겨 만찬이 취소될 경우에는 의원들만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미국행 비행기 1등석을 모두 예약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의원들의 해외 출장이 외유성이 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 출장에 대한 느슨한 심의시스템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출장 계획을 심사하는 기구가 별도로 없고, 출장 뒤 보고서 제출도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 해당 상임위의 재촉으로 3∼4개월 뒤에 보고서가 이뤄진다. ●아프리카 오지 방문도 잇따라 이번에는 아프리카로 떠난 의원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의원외교의 영역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특히 오는 13일부터 이집트, 케냐, 짐바브웨, 남아공을 방문할 교육위윈회 시찰단은 현지의 열악한 한국인 학교 운영실태를 자세하게 살필 계획이다. 반면 한나라당 원희룡·정병국·주호영 의원은 당 차원에서 해일·지진피해 지역인 인도네시아를 위로 방문하기 위해 5일 현지로 떠났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한나라 소장·온건파 안티朴?

    “박근혜 대표에게서 이전의 참신하고 개혁적 마인드를 찾아볼 수 없다.” 한나라당 박 대표의 강경·보수화 움직임에 실망한 당내 소장·온건파 의원 10여명이 22일 워싱턴에서 만나 향후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朴대표 개혁마인드 사라져” 회동에는 원희룡 최고위원과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정병국 의원 등 당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소속 의원 대다수와 권오을·박진·임태희 의원 등 중도성향 의원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초 ‘강경 보수의 리더’임을 자처했던 최병렬 전 대표체제의 퇴진을 앞장서 이끈 데 이어 지난해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친 전당대회에서 박 대표를 추대한 선봉장들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자칫 박 대표의 당내 지지기반은 중진과 영남권으로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이 박 대표와 ‘거리 두기’에 나선 주된 이유는 지난해 말 4대법안 협상과정에서 박 대표가 보여준 보수적 대응과 김덕룡 원내대표와 빚은 갈등 때문이다. 특히 박 대표가 고비 때마다 김기춘·장윤석·이한구·유승민 등 강경 보수파들의 입장을 옹호한 데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22일 워싱턴회동 입장 표명 한 의원은 “국가보안법 협상에서 군대 얘기는 왜 하냐.”면서 “국보법이 없어지면 군대도 없어져야 하느냐는 식의 발상은 바닥을 드러낸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상임위에서 여야가 대부분 합의한 과거사법과 신문법조차 거부하면 협상과정에 참여한 의원들은 도대체 뭐가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이들은 협상과정에서 김덕룡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집중 포화를 받을 때 박 대표가 팔짱을 끼고 방관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탈이념·탈색깔론 선언하라/박대출 정치부 차장

    새해 첫날 정치인 자택으로 취재 겸 인사 겸 다니며 들은 정담(政談) 3제(三題). 하나.“지금 헌법은 1987년 제9차 개헌으로 탄생했다.6월 항쟁의 산물이다. 당시 주역은 ‘1노 3김’. 노태우,YS(김영삼),DJ(김대중)는 모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JP는 최고 권좌의 ‘절반’을 누렸다. 그들 모두 지금 헌법의 ‘단물’을 다 빼먹었다. 그래서 헌법은 수명이 다 됐다. 새 헌법이 필요하다. 내각제든, 정·부통령제든 차후의 문제다.” 둘.“충청권은 아노미 상태다.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야기됐다. 민심은 한나라당에 분노하고, 열린우리당에 낙담하고 있다. 여도, 야도 발 붙일 데가 없다. 충청민심을 대변할 ‘충청당’이 절실하다.” 셋.“정치권엔 대립과 갈등만 존재한다. 좌와 우만 있다. 상생(相生)은 없고, 상쟁(相爭)만 있다. 중간지대가 없다. 중도통합 정당을 띄울 적기다.” 셋 다 실현되기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얘기한 당사자들이 정치권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원외들이다. 뜻은 있으되 힘이 없다. 다소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이들의 진단은 그러나 그럴싸한 배경과 논거를 깔고 있다. 실현 여부를 떠나 논쟁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때가 아니다.‘민생’과 ‘상생’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이념도, 색깔도, 지역도 끼어들 여지가 없으며 끼어들어서도 안 되는 위기 상황이다. 모처럼 연초부터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는 탈갈등·관용·화해로 요약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과 건강한 긴장관계와 건강한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가 실행 프로그램 1호를 내놓았다. 언론과의 협력을 주문한 홍보매뉴얼이었다.‘정치인 김근태’가 수장으로 있는 부처여서 그런지 빠르다. 현 정권의 언론 관계는 ‘긴장’에 가까웠다. 적대적 언론을 기준으로 하는 얘기다. 시발점은 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새해부턴 ‘협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그 진원지 역시 노 대통령이다. 빗장을 잠그는 자물쇠도, 푸는 열쇠도 노 대통령에게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국 운영에서도 이는 그대로 적용된다. 노 대통령이 ‘통합’을 올해 키워드로 제시하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이렇게 화답했다.“민생, 국민 통합으로 가겠다는 것을 믿고 싶다. 실천했으면 좋겠다. 적극 협조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여야 수뇌부의 한목소리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상쟁을 자제할 분위기다. 그런데 여야간이 조용해지니 각당 내부가 심상치 않다. 열린우리당은 4대 입법 처리 무산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부영 전 의장이 “과격 노선과 투쟁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내자 강경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칫 노선 투쟁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한나라당 역시 소장파들이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은 이른바 ‘남원정’ 연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최병렬 전 대표를 옹립하고, 축출했을 때 보였던 행보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정담 3제’를 한낱 얘깃거리로 남겨놓고, 각 당의 내홍을 수습하고 나면 다시 민생·상생으로 귀결된다. 그러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이념 논쟁·색깔 논쟁은 ‘악마의 유혹’이다.‘보수꼴통’,‘빨갱이’와 색깔론, 역색깔론이 그렇다. 한쪽에서 욕하면 다른 한쪽은 그 욕을 인용해 ‘욕하지 말라.’고 반격한다. 그러면서 둘 다 실컷 욕설을 내뱉는다. 을유년 새해에는 이념·색깔 논쟁을 탈피해야 한다. 그러면 욕할 일도, 그 욕을 되받아 욕할 일도 없어질 것이다. 여야 모두 탈이념·탈색깔 선언이 필요하다. 박대출 정치부 차장 dcpark@seoul.co.kr
  •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국민들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면 이 나라를 떠나버리고픈 심정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토론 여부를 놓고 보여준 행태는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여야 의원들은 나라의 운명을 온통 짊어진 것처럼 핏대를 올리며 싸우다가 누군가 농담성 발언을 던지면 킬킬거리며 폭소를 터뜨리는 언행을 반복, 도대체 국사(國事)를 논하는 자리인지 한바탕 놀아보자는 희극무대인지 헷갈리게 했다. 특히 실망스러운 점은 코미디의 ‘주연배우’들이 대부분 개혁을 자임한 초선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소동은 열린우리당측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1시50분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개의와 함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전격 선언하고, 이를 듣고 최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개의가 무효라고 지적했으나,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제안 설명을 강행했다. 이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달려들어 노 의원의 책상을 넘어뜨리고 의자를 걷어찼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이 주 의원의 가슴을 밀치는 등 양당 의원들이 몰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법사위원이 아닌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가 들어와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치자, 노회찬 의원이 “자네, 누구야.”라고 쏘아붙여 폭소가 터졌다. 이에 남 수석부대표가 “그러는 자네는 누구야.”라고 받아쳤고, 노 의원이 다시 “뭐,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구먼.”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등 유치한 언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선병렬 의원 자리로 다가가 여당이 국회법을 어기고 있다며 국회법 책자를 들이밀자, 선 의원은 그것을 잡아채 바닥에 내팽개쳤다. 옆에 있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어때, 김 의원은 우리 선 의원한테 안 되지.”라고 약을 올렸다. 주성영 의원이 우원식 의원한테 “야, 야”라고 신경질을 내자, 우 의원은 “말조심해. 주 의원 몇살이오. 나이도 어린 사람이 어디서….”라고 받았다. ‘코미디’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지도부로부터 본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전해듣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퇴장하면서 1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원색’ 입대결 4인회담 결렬 “네탓” 책임회피

    여야가 28일 다시 한번 격돌했다.‘격투기장’으로 변한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는 ‘이 새끼’,‘날치기’,‘미꾸라지’,‘잔머리’ 같은 막말이 또다시 오갔다. 양 지도부는 서로를 가리켜 “고집을 꺾지 않더라.”며 4인 대표회담의 결렬 책임을 떠넘겼고,‘유신공주’와 ‘못난 여당’이라는 인신공격과 폄하 논평도 줄을 이었다. ●여야 모두 ‘우리만 양보’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의총에서 “21세기와 1950년대가 함께 앉아서 대화하는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4인 대표회담 결렬 소회를 대신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절망 그 자체”,“절벽에 대고 소리지르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은)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다시 냉전시대로, 유신시대로 돌아가는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김현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표는 수첩에 적어온 것에서 1㎜도 나가지 않는 태도로 일관해 협상장에 유신의 망령이 배회하는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고 공격했다. 또 “‘유신공주’의 모습에서 숨이 답답했다.”고 박 대표를 원색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사석에서 여권의 ‘수첩’ 공격에 대해 “저쪽은 법전과 서류까지 들고 와서 더 꼼꼼히 했는데 왜 나만 문제삼느냐.”며 서운한 감정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도 “우리는 엄청 양보했는데 여당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면서 “국보법만 해도 우리가 시대에 맞게 획기적인 안을 내놓았는데, 여당은 그저 더 양보하라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이 애초에 4대 국론분열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가 비판 세력을 죽이고, 친노 세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목적이 불손했다.”며 배경을 의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국회는 이념의 광기가 넘쳐 흐르고, 악령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논평했다. ●운영위, 거친 의사봉 쟁탈전 운영위의 몸싸움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병석·유기준·최경환·주성영 의원 등이 들어와 “날치기는 인정할 수 없다.”고 언성을 높이면서 여야 충돌이 시작됐다. 남 수석은 “한나라당 간사인 제가 전체회의 소집 일정에 합의한 적이 없다. 날치기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제 더 이상은 말장난, 거짓말을 하지 말라.”면서 “항상 거짓말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다.”고 윽박질렀다. 주변에 있던 의원들은 “미꾸라지처럼 말장난하지 마라.”,“날치기당”,“폭력 저지당” 등 추임새를 곁들이며 2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손학규지사, YS·昌 만난 까닭은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최근 들어 대권을 염두에 둔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중앙당 인사들과 연거푸 식사를 같이 해가며 스킨십을 다져나가고 있다. 또 이미 두터운 인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학규 사단’을 한 차례 더 보강하기도 했다. 특히 손 지사는 지난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 등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저녁을 같이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년 모임이었지만, 사실상 ‘정치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성격이 짙었다.YS는 지난 1993년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손 지사를 공천한 ‘정치적 스승’이고, 최 전 장관은 손 지사를 정치특보로 가까이 뒀던 돈독한 관계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현 정국에 대해 자문을 구했고, 대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하며 지원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대권주자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외곽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로 이를 녹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와 만난 데 이어 지난 15일 정병국·남경필 의원 등 ‘새정치수요모임’과 저녁을 함께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손 지사의 최근 움직임은 올 상반기에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등 ‘도정(道政)’ 우선을 외쳤던 것과 비교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학규 사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당 국장급 출신 인사 두 명을 경기개발연구원과 경기도 서울사무소에 배치하는 게 구체적 사례다. 이로 인해 오는 29일 열리게 될 ‘손학규 사단’의 송년 모임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리라는 추측도 나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 “23일이 협상 마지노선”

    與 “23일이 협상 마지노선”

    국보법 폐지안 등 4대 법안을 놓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정상화 시기를 놓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19일 “오는 23일까지 당내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대야 접촉도 계속할 것”이라고 협상의 ‘마지노선’을 설정했다. 이어 여당은 이날 밤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갖고 이번주 원내 전략을 숙의했다. 한 핵심 중진의원은 “한나라당이 합의처리만을 주장하며 등원을 하지 않을 경우 23일 파병연장동의안과 예산안을 처리한 뒤 30일 국보법 폐지안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회의 결과를 전했다. 회의에서는 사회권을 거부하고 있는 김원기 국회의장을 설득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를 전제삼아 등원하겠다는 박근혜 대표의 제의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한발짝도 물러설 기색이 아니다. 이와 관련, 박 대표가 연내에 비교섭단체 3당 대표들과 연쇄적으로 개별단독 회동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야권연대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측은 이같은 내용을 갖고 20일 오전 의총에서 의원들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당의 최종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열린우리당 천정배,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주말 비공식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 의장과 김 원내대표도 19일 오후 단독으로 만나 협상을 계속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이라크파병 연장동의안과 새해 예산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4대 법안 처리방식을 놓고 각각 ‘협의 처리’와 ‘합의 처리’를 요구하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천 원내대표는 “야당이 요구하는 4대 법안 합의 처리 및 연내 처리 유보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든 현안에 대해 양당 입장이 강경하게 맞서 있어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이 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도부에 협상을 위임키로 한 지난 17일 40여명의 의원들이 ‘4대 입법 연내처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면서 “당내에서는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흐름이 존재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손바닥 상정’시킨 열린우리당 법사위 최재천 간사는 “여야 지도부의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23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게 확실해지면 장소를 변경해서라도 법사위에서 밀고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사위 농성이 12일째인 만큼 직무대행의 권한문제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제안에 대해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예결특위 소속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일요일인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계속했다. 문소영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여야 원내대표 강·온 틈새서 녹초

    요즘 여야 원내대표는 피곤하다. 연말 정국이 얼어붙은 뒤로 양당간 회담에 참석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느라 숨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표를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원총회만 열었다 하면 뭇매를 얻어맞기 일쑤다. 강온파 틈바구니에서 입장을 조율하기가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냉온탕 오가며 입장 조율해야 150석을 진두지휘하는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강온파 사이에서 입장 조율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16일만 해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전날 제안한 임시국회 등원조건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했다. 오전 7시30분 원내부대표단 회의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2시간 뒤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에서는 “박 대표의 제안은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등원’이라는 말을 들으니 날씨가 좋은 것 같다.”는 이부영 의장 등의 긍정적 의견이 이어졌다. 오후 들어서는 당내 40대 긴급조치세대 모임인 ‘아침이슬’이 “2004년이 아직 15일 남았다. 국보법 폐지를 위해 남은 것은 논의가 아니라 결단의 행동이다.”라며 천 원내대표를 다시 압박했다. 강온 틈새에 낀 천 원내대표는 “일단 등원하면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연내에 4대입법을 처리하려는 우리의 기존입장이 변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애매한 입장을 표했다. ●하루 17∼18시간씩 강행군 한나라당은 의총이 열리면 강경파가 보혁으로 나뉘어 핏대를 세운다. 그러면서 양쪽 모두 “지도부는 도대체∼”라면서 김덕룡 원내대표 등을 압박하곤 한다. 그러나 이날은 일단 의총이 열리지 않아 한 시름을 덜었다. 오히려 주요 당직자들이 입을 모아 “박 대표의 제안을 빨리 받아들이라.”고 여권을 압박해줘 힘을 얻었다. 그러나 ‘살인적인 일정표’가 김 원내대표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이날만 해도 7시에 시작된 일정이 30분 단위로 바뀌었다. 공식적인 일정은 몇개 되지 않았지만, 수시로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 천 원내대표와도 만났다. 또 벌써 9일째 법사위 회의실을 점거하는 동료 의원들을 챙기느라 하루 평균 17∼18씩 국회에 머물고 있다. 하루 세 끼를 본청의 2층 의원식당에서 해결하느라 점심·저녁 약속은 모두 포기했다. 지역구 행사는 꿈도 못 꿀 지경이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릴레이 고소…정치는 없고 訟事만 있다

    릴레이 고소…정치는 없고 訟事만 있다

    17대 국회 첫해가 저물어가지만 정치권은 넘쳐나는 고소사건으로 국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가보안법 폐지안 변칙상정과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 노동당 가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간의 대치정국이 ‘고소정국’으로 이어지고 있다.12월 들어 명예훼손 4건, 폭행 1건 등 모두 5건의 고소가 이뤄졌다. 지난 12일 노동당 가입 의혹과 관련, 당사자인 이철우 의원이 한나라당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 등 3명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면서 ‘고소정국’의 막을 올렸다. 국회 본회의에서 주 의원 등이 자신을 과거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였다. 이와 함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냈다. 민·형사 양쪽으로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사소송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중도에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물꼬가 트이자 여기저기서 고소사건이 쏟아졌다.14일에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과거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과 관련, 자신으로부터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한 당시 중부지역당 강원도 위원장 양홍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같은 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와 전여옥 대변인을 역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법사위 국보법 폐지안 변칙상정 과정에서 자신은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을 폭행한 사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측에서 폭행이라고 주장한 것에 발끈했다. 그러자 이번엔 한나라당이 노회찬 의원 고소라는 맞불작전으로 나갔다. 최구식 의원의 김태경 비서가 노 의원으로부터 뺨과 목덜미 등을 폭행당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면서 노 의원을 폭행혐의로 고소했다.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자 엉뚱한 곳까지 불똥이 튀었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이날 남경필 수석부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 3명을 고소했다. 남 수석부대표가 지난 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과거 유시민 의원이 학생운동 시절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관을 폭행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삼았다. 여야는 대화로는 풀기 어려운 듯 여야는 걸핏하면 소송으로 일을 해결하려는 자세다. 최근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사위 회의실을 점거한 채 문을 열어주지 않자 업무방해로 고소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여야 “더 협상은 없다” 접점없는 마이웨이

    여야 “더 협상은 없다” 접점없는 마이웨이

    “더이상 협상은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17대 국회가 침몰하고 있다. 개원과 함께 스스로 내걸었던 ‘상생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다. 국가보안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둘러싼 여야간 정쟁은 기싸움 수준을 넘어섰다. 서로에 대한 멸시와 냉소는 물론이고 동료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친 채 연일 ‘이전투구식 설전(舌戰)’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고도 여야는 13일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각자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단독으로 연말 ‘반쪽 임시국회’를 강행한 반면 한나라당은 “할테면 해보라.”며 법사위 점거 농성을 계속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와 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전체 상임위를 단독 강행키로 하고,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 처리를 목표로 정한 61개 민생·개혁 법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가 이날 여당 단독으로 소집됐고, 통일외교통상·문화관광위 등 일부 상임위의 전체회의 또는 법안심사소위가 여당 및 민주노동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또 한나라당이 계속해서 임시국회를 거부할 경우, 새해 예산안도 여당 단독으로 심의해 처리키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한나라당의 국보법 폐지 당론 철회 요구를 일축하고,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계속 시도키로 해 또한번 물리적 충돌을 예고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법사위 점거와 관련,“여당으로서 한나라당의 의사진행 방해에 끌려다니거나 방치할 수 없다.”고 말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중임을 시사했다. 국보법 처리문제와 맞물린 ‘이철우 의원 파문’과 관련해서도 열린우리당은 ‘고문·조작 의혹 국정조사’ 방침을 재확인하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을 과거사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칼날을 곧추 세웠다. 한나라당도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국보법 폐지 등 4대 법안에 대한 합의처리 약속을 요구하며 임시국회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국보법 개폐와 관련한 당론을 빠르면 이번 주에 마련해 “당론도 없이 반대만 한다.”는 열린우리당의 공격을 차단키로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국회 파행의 근본적 이유는 여당이 오로지 보안법 폐지 등 4개 분열법을 밀어붙이는 데 올인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여당은 국회 파행을 자기들이 하고도 엉뚱하게 책임을 야당에 몰고, 일부 언론이 이를 잘못 보도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임시국회 소집도 단독으로 하고 진행도 단독으로 한다는 것은 수의 힘으로 4대 법안과 예산안 등을 단독으로 강행처리한다는 힘의 정치 선언”이라고 규정하고 “오만한 태도를 벗어나 지금이라도 수에 의한 단독처리 강행 방침을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철우 의원 파문’과 관련해서도 한 핵심 당직자는 “이 의원이 현재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과거 운동권에서 행했던 자신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며 “이 의원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솔직히 고백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밝혀야 한다.”고 강경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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