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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초당 30마리 잡는다”…모기 겨냥한 ‘레이저 방공망’ 등장 [핫이슈]

    [영상] “초당 30마리 잡는다”…모기 겨냥한 ‘레이저 방공망’ 등장 [핫이슈]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습한 날씨가 예상되면서 모기와 해충 방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포충기와 방역 장비를 확대하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모기를 감지해 레이저로 제거하는 개인용 ‘모기 방공망’까지 등장했다. 기상청은 22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온다습한 남풍 유입과 높은 해수면 온도 영향으로 ‘찜통더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서울 일부 자치구는 모기와 러브버그 등 해충 활동 증가에 대비해 공원과 하천 주변 포충기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개발자가 자율주행차와 군사 장비 등에 쓰이는 라이다(LiDAR) 기술을 활용해 모기를 찾아내고 레이저로 제거하는 장치를 공개했다. 개발자 측은 이 장치가 최대 초당 30마리까지 모기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바이스 등에 따르면 중국 창저우의 개발자 짐 웡은 모기 감지·제거 장치 ‘포톤 매트릭스’(Photon Matrix)를 공개하고 크라우드펀딩에 나섰다. 웡은 이 장치를 “고성능 라이다 기술로 모기를 식별하고 무력화하는 모기 방공 시스템 시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중국 기술매체 콰이커지는 지난달 19일 포톤 매트릭스가 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에서 목표 모금액 2만 달러(약 3000만원)를 크게 넘긴 160만 달러(약 24억 2600만원) 이상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2600명이 넘는 해외 후원자가 몰렸고 일부 주문 물량은 빠르게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톤 매트릭스는 주변을 스캔해 날아다니는 작은 물체를 찾는다. 장치가 모기를 감지하면 3밀리초 안에 위치와 거리를 계산한 뒤 레이저 빔을 쏜다. 감지부터 제거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다는 게 개발자 측 설명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어두운 야외에서 포톤 매트릭스가 모기를 추적하는 장면이 담겼다. 장치가 주변을 스캔하자 풀숲 주변을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들이 화면에 잡히고 이어 레이저가 짧게 발사되는 모습이 이어진다. 개발자 측은 이 장치가 야간에도 작동하며 모기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기술로 모기 추적…“사람·반려동물은 회피”핵심은 라이다다. 라이다는 빛을 쏴 물체와의 거리 및 형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로봇, 군사 장비 등에서 쓰인다. 포톤 매트릭스는 이 원리를 모기 퇴치에 적용했다. 업체 측은 이 장치가 AI 비전 모듈을 탑재해 2~20㎜ 크기의 작은 비행 물체를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이나 반려동물처럼 큰 대상은 자동으로 구별하고, 위험이 있을 경우 레이저를 쏘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실내외에서 사용할 수 있고 일반 보조배터리로도 작동한다고 개발자 측은 밝혔다. 이어 방수 기능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제품은 기본형과 프로형으로 나뉘며 기본형은 약 3m, 프로형은 약 6m 범위를 감시한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초기 후원 가격은 기본형 468달러(약 70만원), 프로형 668달러(약 100만원)로 제시됐다. 콰이커지는 4월 초 기준 주문량이 3000대를 넘었고 누적 판매액도 2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첫 생산 물량 5000세트를 올여름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든 날벌레를 잡는 장치는 아니다. 개발자 측은 포톤 매트릭스가 초속 약 1m로 나는 물체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집파리보다 느리게 나는 모기를 주된 표적으로 삼은 셈이다. 말라리아·뎅기열 옮기는 모기…실제 성능은 검증 필요 모기는 단순히 성가신 해충에 그치지 않는다. 말라리아,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뇌염 등 여러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매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나온다. 살충제나 모기장, 방역 장비를 보완할 기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국내 지자체들이 포충기와 친환경 방역 장비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살충제를 무차별적으로 뿌리는 방식보다 생활권 주변에서 해충을 유인·포획하는 장비를 확대해 주민 불편을 줄이려는 흐름이다. 콰이커지는 업체 측 설명을 인용해 초기 시제품보다 감지 범위도 넓어졌다고 전했다. 2024년 초에는 3m 이내 모기 탐지율이 97%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유효 거리를 6m까지 늘렸고 탐지율도 95%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포톤 매트릭스는 아직 크라우드펀딩 단계의 제품이다. 실제 환경에서 어느 정도 성능을 낼지, 다양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작동할지, 장기간 사용 때 문제가 없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업체 측이 제시한 탐지율과 제거 성능도 독립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모기 방공망’이라는 발상은 눈길을 끈다. 드론이나 미사일을 요격하듯 마당이나 방 안의 모기를 찾아 레이저로 제거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라이다와 레이저를 앞세운 이 장치가 실제 생활용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첫 출하 이후 평가를 받아야 할 전망이다.
  • 초대형 태양광 단지 10곳 짓는다… 재생에너지 100GW 승부수

    초대형 태양광 단지 10곳 짓는다… 재생에너지 100GW 승부수

    12GW 보급 땐 원전 8기 규모 발전100% 가동 땐 서울 1년 전기 생산소비 많은 수도권·강원·충청 유력 공공 사업엔 국산 자재 사용 지원 정부가 설비용량이 1GW(기가와트)가 넘는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수도권·충청·강원에 10개 이상 짓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2030년까지 100GW 달성’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 공급망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력 생산의 무게추를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대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38차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올해 3월 개정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수립됐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 중 하나다. 정부는 ‘GW급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10곳 이상 조성해 12GW를 보급할 수 있는 발전 설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기존 0.3GW(330㎿)급 태양광 단지의 3배가 넘는 규모의 발전 단지를 10곳 이상 지어 발전의 중심축을 재생에너지로 옮겨놓겠다는 것이다. 12GW는 서울시 430만 가구가 전기를 1년 내내 넉넉하게 사용하고도 남는 규모다. 최신 원전 1기가 1.4GW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설비 용량 자체는 원전 8기 규모다. 다만 태양광 발전의 가동률이 날씨와 시간 영향으로 15%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전기 생산량은 가동률 85%의 원전 1~2기를 새로 만드는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태양광 발전 단지는 전력 소비량이 많고 추가 전력망 확충 부담이 적은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에 조성된다. 주요 후보지는 경기 시화·화옹지구, 충남 태안·서산 등 간척지와 경기 북부·강원의 접경지역이 꼽힌다. 기존 송전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부지도 유력한 후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범정부 ‘초대형 계획입지 발굴 추진단’을 만들어 발전소 입지와 사업 방식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4대 정책 입지’에는 총 44.2GW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다. 4대 정책 입지는 산업단지·공장 지붕(19.0GW),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발전 설비(11.1GW), 도로·철도·농수로(4.4GW), 학교·주차장·전통시장 등(2.5GW)이다. 올해 10만 가구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아파트 200만 가구에 ‘베란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보급한다. 정부는 대규모 공급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내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태양광 발전 계약 단가는 현재 1㎾h (킬로와트시)당 150원이다. 이를 2030년에 33.3% 저렴한 100원으로, 2035년에 현재보다 46.7% 내린 80원 이하로 내릴 방침이다. 육상 풍력은 현재 1㎾h당 180원에서 2030년 150원, 해상 풍력은 현재 330원에서 250원으로 인하한다. 아울러 무너진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제2의 조선업’으로 키우기 위해 공공 재생에너지 사업엔 국산 자재를 쓰도록 하는 등 지원책도 기본계획에 담겼다.
  • 아산 ‘경남아너스빌 랜드마크49’ 견본주택 내일 오픈

    아산 ‘경남아너스빌 랜드마크49’ 견본주택 내일 오픈

    충남 아산에 새로 들어서는 초고층 주거복합단지 ‘아산 경남아너스빌 랜드마크49’가 15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간다. ‘아산 경남아너스빌 랜드마크49’는 충남 아산시 온천동 14-7 일원에 지하 4층~지상 49층, 3개동으로 조성되는 단지다. 전용면적 84·89·105㎡의 아파트 총 467가구와 전용 105㎡ 오피스텔 32실로 구성된다. 지하철 1호선 온양온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온천대로를 통해 아산·천안 도심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수도권 급행광역철도(GTX)-C 노선 연장 추진도 거론된다. 원도심 중심의 생활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 문화의 거리, 하나로마트 등 상업시설과 행정복지센터와 병원 등 편의시설이 가깝다. 온천천과 곡교천 산책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단지에서 약 500m 거리에 온양천도초가 있고 온양고등학교도 도보권에 있다. 원도심 학원가와도 인접해 있다. 단지 5층에 조성되는 커뮤니티에는 웰니스라운지와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북카페, 어린이 놀이터 등 주요 시설을 하나로 연결한 ‘원패스’ 동선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외부 이동을 최소화한 구조로 설계돼 날씨와 계절에 관계없이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순환형 보행로와 그리팅라운지, 스트레칭존, 어린이 놀이터 등 실내외 공간을 함께 조성해 산책, 운동, 육아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입주민들의 활용도와 만족도를 높일 전망이다. 단지 인근에는 원도심 뉴딜사업과 온양온천역지구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공영주차장 조성, 도로·보행환경 개선, 공원 확충, 행정시설 정비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시티, 현대자동차 등 산업단지와도 인접해 직주근접 여건도 갖추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교통 접근성과 일상 편의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입지”라며 “원도심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데다 정비사업까지 진행 중이라 주거 환경 개선이 기대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견본주택은 충남 아산시 온천동 1960번지에 마련돼 있다. 입주는 2030년 12월 예정이다.
  • 한국수자원공사, ‘물’에서 에너지 안보 해법 찾는다… 재생에너지 전환 박차

    한국수자원공사, ‘물’에서 에너지 안보 해법 찾는다… 재생에너지 전환 박차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물 기반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국가 에너지 구조를 ‘수입’에서 ‘자립’으로 바꾸는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의 약 4.3%를 점유한 국내 1위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수상태양광이다. 수상태양광은 물의 냉각 효과 덕분에 육상보다 발전 효율이 5~10% 더 높고, 기존 수력 발전의 송전망을 공유할 수 있어 경제적인 재생에너지로 평가받는다.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누적 6.5GW의 수상태양광을 개발해 에너지 자립의 핵심축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 및 AI 열풍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 역시 물로 해결하고 있다. 소양강댐 심층수를 활용해 수온이 낮은 댐 심층수를 데이터센터 냉방에 활용하고, 수온이 올라간 물은 인근 스마트팜 난방에 재이용한 후 춘천시로 공급한다. 수열 클러스터 데이터센터에 수열을 활용하면 연간 약 64%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최대 약점인 간헐성은 양수발전이 보완한다. 전력 소비가 적을 때 물을 끌어 올렸다가 피크 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양수발전은 거대한 천연 배터리 역할을 수행하며 전력망을 안정화한다. 여기에 날씨와 상관없이 하루 두 번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시화조력발전소의 운영 노하우를 더해 24시간 끊김 없는 청정 에너지 공급 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 탄소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물 에너지는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수자원공사는 네이버,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과 직접전력거래(PPA)를 체결하며 국가 RE100 달성을 지원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030년까지 누적 재생에너지 10GW 시대를 열 것”이라며 “물 에너지를 통해 국가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지역 주도의 녹색 성장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구글 날씨, 국내 지역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논란

    구글 날씨, 국내 지역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논란

    구글이 국내 지역 날씨 서비스에서 ‘동해’보다 ‘일본해’를 우선 표기해 논란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12일 “지금까지 일부 동해안 지역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가 포착돼 논란이 됐는데 최근에는 창원·창녕 등 경남 지역까지 일본해 우선 표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경남 창원 지역에서 실행된 구글 날씨 알림 서비스에 ‘일본해’(동해)로 표기됐다. 그는 “국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날씨 알림 서비스에서 ‘일본해’(동해) 표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서 교수는 “동해의 경우 한국에서 구글 지도를 사용할 때는 ‘동해’로, 일본에서 접속할 때는 ‘일본해’로 표기되는 방식인데 현재 국내에서의 표기는 자체 관례도 어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구글이 진정한 세계적 기업이라면 해당 국가의 기본적인 정서를 제대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처사”라며 “우리 정부에서도 구글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고, 구글은 이번 날씨 표기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세계 바다지도에서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가 사라질 전망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국제수로기구(IHO)의 제4차 총회에서 바다 이름을 지명 대신 고유 식별 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표준 방식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단독] 사랑스럽지 않은 러브버그… 올해는 더 빨리 온다

    [단독] 사랑스럽지 않은 러브버그… 올해는 더 빨리 온다

    올해 수도권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성충이 지난해보다 이틀 빠른 6월 중순부터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됐다. 올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영향이다. 예년 창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지만, 한꺼번에 많이 나타나면 시민 불편이 커지는 만큼 미리 방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수도권의 러브버그 주요 발생 기간을 6월 15일부터 29일까지로 내다봤다. 기온 변화에 따라 곤충의 생애 주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는 ‘기온 기반 생물계절 모델’을 활용한 결과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활동 최성기’는 6월 24일로 예측했다. 예측에는 자연 관찰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 등에 올라온 2023~2025년 관찰 기록 439건과 2022년 1월부터 올해 5월 3일까지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일별 기온 자료가 쓰였다. 지난해 러브버그 주요 발생 기간은 6월 17일부터 7월 4일까지였다. 활동 최성기는 6월 24일로 올해 예측일과 같다. 다만 출현 시점이 빨라지면서, 인천 계양산 일대 등 지난해 여름 수도권 곳곳을 뒤덮었던 검붉은 러브버그 떼를 올해는 이틀가량 일찍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전망 시기가 앞당겨진 건 올 봄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러브버그는 주변 기온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지는 변온동물이다. 산림과학원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애벌레에서 번데기, 성충으로 자라는 속도가 빨라져 출현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 주요 발생 기간도 지난해 18일에서 올해 15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발생 기간이 짧아지면 성충 활동이 한꺼번에 몰린다. 특정 지역에 떼지어 출현하는 장면이 지난해보다 더 도드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많이 나타났던 러브버그가 알을 낳은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선 올해 개체 수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밀집 지역 주민 불편도 커질 수 있다. 앞서 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가 많이 나타났던 서울 은평·서대문구 백련산 일대의 2023~2025년 민원 6780건을 예측 결과와 맞춰봤다. 그 결과 모델이 예측한 주요 발생 기간과 실제 민원이 몰린 기간의 차이는 연도별로 하루 안팎에 그쳤다. 김민중 산림과학원 박사는 “앞으로의 기상 변화를 반영해 러브버그 주요 발생 시기 예측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줄이려면 주요 발생지에서 미리 방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단독] 러브버그 올해 더 빨리 온다…수도권 6월 중순 ‘기승’ 전망

    [단독] 러브버그 올해 더 빨리 온다…수도권 6월 중순 ‘기승’ 전망

    올해 수도권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성충이 지난해보다 이틀 빠른 6월 중순부터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됐다. 올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영향이다. 예년 창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지만, 한꺼번에 많이 나타나면 시민 불편이 커지는 만큼 미리 방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수도권의 러브버그 주요 발생 기간을 6월 15일부터 29일까지로 내다봤다. 기온 변화에 따라 곤충의 생애 주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는 ‘기온 기반 생물계절 모델’을 활용한 결과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활동 최성기’는 6월 24일로 예측했다. 예측에는 자연 관찰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 등에 올라온 2023~2025년 관찰 기록 439건과 2022년 1월부터 올해 5월 3일까지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일별 기온 자료가 쓰였다 지난해 러브버그 주요 발생 기간은 6월 17일부터 7월 4일까지였다. 활동 최성기는 6월 24일로 올해 예측일과 같다. 다만 출현 시점이 빨라지면서, 인천 계양산 일대 등 지난해 여름 수도권 곳곳을 뒤덮었던 검붉은 러브버그 떼를 올해는 이틀가량 일찍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전망 시기가 앞당겨진 건 올 봄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러브버그는 주변 기온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지는 변온동물이다. 산림과학원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애벌레에서 번데기, 성충으로 자라는 속도가 빨라져 출현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 주요 발생 기간도 지난해 18일에서 올해 15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발생 기간이 짧아지면 성충 활동이 한꺼번에 몰린다. 특정 지역에 떼지어 출현하는 장면이 지난해보다 더 도드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많이 나타났던 러브버그가 알을 낳은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선 올해 개체 수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밀집 지역 주민 불편도 커질 수 있다. 앞서 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가 많이 나타났던 서울 은평·서대문구 백련산 일대의 2023~2025년 민원 6780건을 예측 결과와 맞춰봤다. 그 결과 모델이 예측한 주요 발생 기간과 실제 민원이 몰린 기간의 차이는 연도별로 하루 안팎에 그쳤다. 김민중 산림과학원 박사는 “앞으로의 기상 변화를 반영해 러브버그 주요 발생 시기 예측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줄이려면 주요 발생지에서 미리 방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주말 27도 ‘초여름 날씨’…큰 일교차 옷차림 주의

    주말 27도 ‘초여름 날씨’…큰 일교차 옷차림 주의

    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미세먼지 없는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겠다. 주말에는 낮 기온이 영상 27도까지 오르며 초여름 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금요일인 8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강원 내륙과 산지에 오후 한때 비가 내린다.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으로 적지만 비가 오는 지역은 가시거리가 짧고 도로가 미끄러워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7~14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7~23도 분포를 보인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날 유입된 국외 미세먼지로 오전 한때 농도가 높을 수 있으나 오후부터 청정한 북서 기류가 유입되며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주말인 9일과 10일은 낮 기온이 최대 27도까지 오르며 초여름에 가까운 여름 날씨가 예보됐다. 9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4~12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20~25도로 예보됐다. 10일은 낮 최고기온이 영상 21~27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특히 다음 주 월요일인 11일부터는 기온이 더 올라 낮 최고기온이 영상 29도까지 육박하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는 만큼 기온 변화에 따른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 봄날은 갔다… 냉해 맞은 과수원

    봄날은 갔다… 냉해 맞은 과수원

    이상기온으로 영호남 지역에 때아닌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과수 농가들의 냉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습 한파로 착과율이 떨어지고 과수 품질이 낮아져 올가을에도 ‘금사과’, ‘금배’ 사태가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들어 일교차가 20도 이상 벌어지는 널뛰기 날씨로 개화기·착과기에 있는 사과·배·복숭아·자두·살구 등이 냉해를 입어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3월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해 과수들의 개화 시기가 7~10일 앞당겨졌다. 하지만 이달 초순부터 전국 곳곳의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전북 진안·장수와 경북 청송 등 산간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까지 발령됐다. 이로 인해 활짝 폈던 꽃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착과율이 떨어지고 형태가 변한 기형과가 증가할 전망이다. 전북 지역은 21일 무주, 진안, 장수 등지의 최저 기온이 영하 5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배꽃과 사과꽃의 50%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남 나주 등 배 주산지에는 이달 중순 우박이 내리면서 꽃잎이 떨어지고 줄기가 꺾였다. 국내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 청송군은 지난 8일 새벽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고지대 사과밭을 중심으로 꽃눈이 얼어붙는 피해가 발생했다. 하얀 꽃눈 속이 검붉게 변한 갈변이 나타났다. 경남 거창과 함양 일대 사과 농가들은 미세 살수 장치와 방상팬을 전방위로 가동하며 사투를 벌였지만 몰아치는 찬 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북 장수군에서 조생종 사과 홍로를 재배하는 A씨는 “꽃이 일찍 피고 바로 얼어버린 사례가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농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반토막이 났다”고 허탈해했다. 과수 농가의 냉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마다 피해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농가들이 농업 재해 국비 지원을 받으려면 이상저온은 시군당 50㏊ 이상, 서리는 시군당 30㏊ 이상 피해가 발생해야 한다.
  • 검은 모래, 푸른 바다, 흰 산… 자연이 쌓아올린 성취

    검은 모래, 푸른 바다, 흰 산… 자연이 쌓아올린 성취

    일본 혼슈 중부, 후지산과 스루가만의 품에 안긴 도시가 있다.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다. 동쪽의 도쿄와 서쪽 나고야 등 일본을 대표하는 두 거대 도시 사이에서, 시즈오카는 양쪽 주민 모두의 탈출구가 돼 왔다.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 북풍을 막아주는 남알프스 산맥, 태평양과 맞닿은 드넓은 해안선 덕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후지산의 존재감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밥을 먹다가도, 차를 마시다가도, 무심코 고개를 들면 그 산이 하늘을 채운다.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온 자가 선택한 땅도 시즈오카였다.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말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의 유년의 기억이 깃든 땅이었고, 권력의 심장인 에도(도쿄)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일본 한류의 원조’라 할 조선통신사가 최소 10번 이 도시에 발걸음했다. 지금도 시즈오카를 돌다 보면 조선의 선진 문물을 전하던 조선통신사의 흔적과 마주할 수 있다. 새벽녘, 미호노 마쓰바라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시즈오카 남쪽의 7㎞에 걸친 해안선을 따라 흑송 5만 4000여 그루가 검은 모래 위에 빽빽하게 들어찬 솔숲이다.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이를 ‘일본 3대 솔숲’ 중 하나로 꼽는다. ‘후지산 구성 자산’으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미호노 마쓰바라의 풍모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곳은 사실 도심 건너의 니혼다이라 일대다. 후지산이 그렇듯, 미호노 마쓰바라 역시 조금 떨어져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 우리 금강송 솔숲에 견줘 웅장한 느낌이 덜한 이 솔숲을 부러 새벽에 찾은 이유는 단 하나다. 검은 모래 해변 너머로 솟은 후지산이 동틀녘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드는 광경과 마주하기 위해서다. 이쯤 돼야 시즈오카 여정의 시작으로 제격이라 할 수 있겠다. 日 관광지 1위 니혼다이라솔밭 끝에 서면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검은 모래 해변이 펼쳐진다. 바다 너머로는 흰 눈을 인 후지산이 홀연히 솟았다. 검은 모래, 검푸른 바다, 흰 산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새벽 풍경은 어떤 그림보다 선명하게 눈에 새겨진다. 미호노 마쓰바라가 8세기부터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경승지였다는 사실이 이 순간만큼은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솔숲 인근의 니혼다이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즈오카시 해안에 솟은 300m 높이의 야트막한 구릉이다. 현지 안내판은 “일본 관광지 100선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시즈오카시의 대표 경승지”라 적고 있다. 승용차로 5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곳이지만, 땅 아래 깃든 역사의 지층은 무척 깊다. 일본이 대부분 그렇듯, 시즈오카 일대도 4개의 지각판이 경계를 맞대고 있다. 북아메리카판과 태평양판, 필리핀해판, 유라시아판이다. 이 가운데 필리핀해판이 누르는 힘에 의해 유라시아판이 서서히 솟구친다. 이 때문에 니혼다이라는 지금도 1년에 3㎜씩 융기하고 있다. 역산하면 현재의 해발 300m는 10만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자연의 성취인 셈이다. 지각의 융기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100만 년이 지나면 이 완만한 구릉은 일본의 명산 지대인 남알프스에 버금가는 3000m급 산으로 우뚝 서 있을 것이다. 니혼다이라의 핵심 관광시설은 유메테라스다. 꿈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테라스라는 의미다. 건물을 설계한 이는 쿠마 켄고(72)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2020 도쿄 올림픽 메인 경기장 등을 설계했다. 시즈오카현에서 생산되는 목재를 사용해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3층짜리 목조 건축물로 만들어 냈다. 전망층은 3층이다. 사방이 360도 형태의 유리 전망대다. 아래로 시즈미항과 스루가만이 펼쳐지고, 푸른 구릉 너머로는 후지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멀리 이즈 반도까지 아우르는 파노라마 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3층 회랑은 낮, 밤, 휴관 등과 관계없이 언제든 입장할 수 있다. 야간에 방문하면 2016년 일본 야경유산에 등재된 니혼다이라의 야경도 즐길 수 있다. 유메테라스에서 구노산(久能山)까지 로프웨이(케이블카)가 놓였다. 이 덕에 구노산 정상의 도쇼궁(국보)을 쉽게 돌아볼 수 있다. 도쇼궁은 원래 서기 600년경 백제계 도래인이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자신을 이곳에 묻어달라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언에 따라 신사로 변했다. 도치기현의 닛코로 이장하기 전까지 도쿠가와가 묻혔던 묘역이 신사 뒤편에 남아 있다. 니혼다이라 호텔에서 보는 풍경도 놓쳐서는 안 된다. 거의 호텔 한 면에 달하는 거대한 유리 통창 너머로 후지산과 시즈오카 일대가 오롯이 담긴다. 조금만 입소문 나면 문 걸어 잠그고 돈 받는 우리 몇몇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과 달리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아무 거리낌 없이 자연이 만든 풍경을 공유할 수 있다. 후지산을 그대로 품은 테라스이웃한 후지시에도 볼거리가 많다. 니혼다이라를 기준으로 좀 더 북쪽으로, 후지산에 가까운 지역이다. 그중 후지산 세계유산센터는 원픽이라 할 만하다. 후지산을 향한 일본인들의 경외심을 만나는 공간이다. 후지산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외관의 건축물로, 세계적인 건축가 반 시게루(69)가 2017년 설계했다. 내부 전시동은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오르도록 설계됐다. 벽면 가득 펼쳐지는 타임랩스 영상으로 후지산의 사계를 감상할 수 있다. 후지산의 진면목을 담은 고서적과 미술 작품, 수백 년에 걸쳐 이 산을 올랐던 순례자들의 기록까지 촘촘히 담겨 있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이다. 최상층에 후지산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있다. 테라스 안쪽에서 보면 후지산이 건물 안으로 들어온 듯한 차경(借景)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후지산을 향해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절경이 숨어 있다. 일본 폭포 100선에 선정된 시라이토(白糸) 폭포다. 후지산의 눈이 녹아 만들었다. 높이 20m, 폭 150m의 말발굽 모양 절벽 곳곳에서 크고 작은 수백 개의 물줄기가 흰 실처럼 흘러내린다. 2013년 후지산의 구성 자산으로 세계문화유산에 함께 등재됐다. 폭포 초입에 찻집 치도리야가 있다. 1910년 문을 연 노포다. 커피와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피로를 씻기 맞춤하다. 후지시 북쪽 경계엔 오부치 사사바가 있다. 2ha가 넘는 광활한 계단식 녹차밭 너머로 후지산이 솟아오르는, 시즈오카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을 품은 곳이다. 이른바 ‘오선지’로 시야를 방해하는 전선 하나 없이 탁 트인 뷰가 자랑이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연중 개방된다. 현장에서 녹차 시음도 즐길 수 있다. 시즈오카 북쪽의 후지산 기슭에서 내려와 다시 남쪽 해안으로 향한다. 미호노 마쓰바라에서 해안을 짚어 올라가면 꽤 많은 볼거리와 만난다. 시미즈항은 스루가완 페리의 출항지다. 멀리 이즈 반도의 토이항을 잇는 페리다. 수심 2500m로 일본에서 가장 깊다는 스루가만 위에서 후지산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맛집과 놀거리가 널린 시미즈항을 지나 해안선을 따라 오르면 세이켄지(淸見寺)가 나온다. 옛 한일 교류의 상징과도 같은 오래된 절집이다. 조선통신사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남긴 흔적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유이항(由比港)이 멀지 않다. ‘벚꽃 새우’ 사쿠라에비의 고향 같은 곳이다. 우리 섬진강 하구의 벚굴처럼 선홍빛 투명한 몸체가 벚꽃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쁜 외모처럼 맛도 섬세하다는 것이 일본 식객들의 상찬인데, 글쎄 한국 여행자의 식감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사쿠라에비는 유이항 근해에서만 나온다. 봄(3~6월)과 가을(10~12월)이 제철로 꼽힌다. 항구 인근 식당에서 갓 잡은 사쿠라에비를 바삭한 가키아게(작은 어패류에 반죽을 묻혀 기름에 튀긴 음식)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유이항 주차장에서 조금 떨어진 이스츠야가 맛집이다. 창업 100년을 넘긴 노포다. 최강 전투력 뽐내는 ‘스시 장인’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전망 포인트인 삿타토게 고개를 지나 더 올라가면 타고노우라항과 타고노우라 공원이 기다린다. 이른 아침 어선이 출항하는 풍경과 후지산이 어우러지는 그림 같은 조합으로 유명한 장소다. 무수한 연관 작품으로 이어진 괴수 영화 ‘고질라’가 최초로 명성을 얻은 장소이기도 하다. 1971년 공해 괴수 영화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 ‘고질라 대 헤도라’의 무대가 바로 이 타고노우라항이다. 당시 항구 주변 제지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공해 괴수 헤도라를 만들어냈다는 설정으로, 당대 일본에 충격파를 안겼다. 그간 꾸준한 환경 정화 노력이 이어져 현재는 주민 가족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됐다. 산책로와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후지산 드래건’, ‘하지마리의 종(始まりの鐘)’ 등 조형물도 있다. 특히 ‘하지마리의 종’은 ‘후지산 루트 3776’ 등정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성지와도 같다. ‘루트 3776’은 해발 0m에서 후지산 3776m 정상까지 오직 자신의 발로 오르는 코스를 일컫는다. ‘하지마리의 종’ 소리는 그 여정의 출발과 응원을 알리는 소리로 여겨진다. 시즈오카 최고의 핫플은 사실 ‘인스타그램에 나왔던 곳’이다. 그중 하나가 ‘후지산 꿈의 대교’다. 이웃한 야마나시현의 ‘로손 편의점’과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선다. TV 외신 등에서도 화제가 됐던 곳으로, 육교 위에 올라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날씨 탓에 후지산이 가릴 경우 ‘폭망’하는 장소다. 후지산 세계유산센터에서 멀지 않다. 이제 바다와 땅이 차려낸 밥상 이야기를 할 차례다. 시미즈항 가시노이치 어시장은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해산물의 성지다. 냉동 참치 하적량 부문의 일본 1위 항구답게, 1500~2000엔대에 그릇 넘치도록 담긴 참치 덮밥을 맛볼 수 있다. 시즈오카 현민의 솔 푸드는 구로한펜이다. 색이 유난히 검은 빛이어서 ‘구로’다. 생선 뼈까지 통째 갈아 만든 오뎅으로,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시즈오카 도심에 두 곳의 ‘오뎅 거리’가 형성돼 있다. ‘거리’라기보다는 작은 ‘요코초’ 정도의 골목이다. 구로한펜이 안주로 쓰이는 술집들이 밀집한 거리여서 우리가 생각하는 ‘어묵’ 값보다는 훨씬 비싼 편이다. 어떤 관광 명소보다 시즈오카를 깊고 오래 기억하게 만든 곳은, 치열한 구글링 끝에 우연히 찾은 초밥집 스시야스(寿し安)다. 동향의 동갑내기 70대 노부부가 결혼 뒤 50년 넘게 지켜온 노포다. ‘영업력’에서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이는 역시 안주인이다. ‘특상’(特上) 초밥 세트를 앞세워 손님에게 끈질기게 잽을 넣는다. 무수한 잔펀치에 그로기(비틀거림) 상태까지 몰리지 않으려면 적당할 때 ‘상(上)급 스시’를 힘줘 주문해야 한다. 사실 이 정도로도 초밥 장인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스시야스는 니혼다이라와 시미즈항 사이쯤에 있다. 일단 문을 열기로 결심했다면, 지갑 털릴 각오는 하는 게 좋다. 상급 스시의 경우 1인 5만원 정도다.
  • LG이노텍 ‘차량 와이파이7 모듈’, 독일 부품사에 1000억 공급 잭팟

    LG이노텍 ‘차량 와이파이7 모듈’, 독일 부품사에 1000억 공급 잭팟

    LG이노텍은 최첨단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와이파이7 통신 모듈’을 독일 전장부품 고객이 생산하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에 내장된 상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수주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차량용 와이파이7 통신 모듈은 기존의 6세대 확장 와이파이보다 채널당 전파 대역폭이 2배 넓은 320㎒(메가헤르츠) 초광대역폭을 지원한다. 덕분에 데이터 전송 속도가 3배 이상 빨라졌다. 모듈에는 디지털 데이터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인 4K-QAM(직교진폭변조) 기술이 적용됐다. QAM 값이 높을수록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의미다. 4K-QAM 값은 기존보다 4배 높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이 20% 더 많다. 퀄컴의 통신칩과 안테나 등 150여개의 부품이 내장돼 있지만 크기는 신용카드의 6분의 1 크기로 작고 기존 제품과 부품처럼 호환이 가능하다. 영하 40℃부터 영상 105℃까지 극한의 외부 온도를 버틸 수 있는 내구성도 갖췄다. 이에 따라 대용량 콘텐츠를 전송할 때 생기는 발열이나 한겨울 날씨에도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모듈의 첫 양산은 2027년이다. LG이노텍은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AVN을 넘어 뒷좌석 엔터테인먼트(RSE), 자동차용 통신장비(TCU) 등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차량용 와이파이 시장은 올해 209억 달러(약 31조원)에서 2035년 477억 달러(약 70조 6000억원)까지 연평균 9.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세 개의 산이 모여 만든 석모도, 그 중심의 해명산 [두시기행문]

    세 개의 산이 모여 만든 석모도, 그 중심의 해명산 [두시기행문]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 속한 석모도는 이름보다 먼저 ‘풍경’으로 기억되는 섬이다. 강화도 서쪽 끝에 자리한 이 섬은 과거에는 배를 타야 닿을 수 있었지만, 2017년 석모대교가 놓이면서 한결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체감 거리는 여전히 멀다. 길 위에서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섬이기 때문이다. 북쪽으로는 교동도, 서쪽으로는 DMZ와 맞닿은 바다를 두고 있어 지리적 특수성까지 품고 있다. 이 섬의 중심에는 해발 327m의 해명산이 자리한다. 삼산면이라는 이름처럼 섬에는 세 개의 산이 있다. 해명산, 상봉산, 그리고 상주산. 이 가운데 해명산은 석모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산이다. 바다와 맞닿아 바로 솟아오른 지형 덕분에 높이 이상의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다. 해명산은 흙길 위로 이어지는 완만한 구간과 바위가 섞인 능선,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전망 포인트가 매력적이다. 특히 서해를 향해 열린 시야는 다른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개방감을 준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수평선 위로 작은 섬들이 점처럼 떠 있고, 해질 무렵에는 바다가 붉은 빛을 머금는다. 그래서 해명산은 ‘일몰 명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등산코스는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이지만, 중간중간 암릉 구간과 로프 구간이 있어 단조롭지 않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노을은 계절과 관계없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대표적인 등산 코스는 전득이 고개에서 시작된다. 도로 맞은편에 마련된 주차장과 함께 들머리가 잘 정비되어 있어 초입 진입이 어렵지 않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곧바로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길지 않은 다리지만 발걸음에 따라 살짝 흔들리며 긴장과 재미를 동시에 준다. 이 구간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초반 구간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점차 경사가 가팔라진다. 흙길과 바위길이 번갈아 이어지며 체력을 요구한다. 다만 중간마다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무리 없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열리며 바다가 등장한다. 산행 중 만나는 이런 장면들은 정상 못지않은 보상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암릉 구간이 등장한다.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짧은 구간이 있지만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 오히려 이 구간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약 한 시간 남짓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 오래된 정상 표지목은 화려하진 않지만 섬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해명산을 찾았다면 주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낙가산 자락에 자리한 보문사는 석모도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위치와 절벽 위에 자리한 마애불이 인상적이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산행의 여운을 정리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석모도와 강화도 일대는 새우젓, 꽃게, 밴댕이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특히 간장게장이나 꽃게탕은 이 지역을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는 메뉴다. 소박한 식당에서 맛보는 한 끼는 화려하지 않지만 여행의 기억을 더 오래 남게 만든다.
  • 청명과 곡우 사이, 제철의 봄 맛보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청명과 곡우 사이, 제철의 봄 맛보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알맞은 시절을 산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촘촘히 느끼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챙겨야 할 기쁨에 무엇이 있는지 살피는 일… 그러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보였다. 좋아하는 것들 앞에 ‘제철’을 붙이자 사는 일이 조금 더 즐거워졌다.” -김신지, ‘제철 행복’ 중에서 봄이 차오르는 청명과 곡우 사이, 청명은 청명이라서 또 곡우는 곡우여서 알아챌 수 있는 행복이 있다. 그러니 오늘 제철을 살면 다음 절기에도 제철에 제철의 행복을 잇대어 살아갈 수 있겠지. 봄날의 한가운데 제철을 맛보러 충북 괴산군을 찾아간다. 거역할 수 없는 봄의 ‘침샘’에서청명과 곡우 사이 어디쯤을 지난다. 24절기 가운데 청명은 4월 5일 무렵이다. 청명한 하늘이라고 말할 때 그 청명과 같은 한자다. 날씨가 맑고 밝다는 뜻이다. 곡우는 4월 20일 무렵이다. 봄비가 내려 곡식이 윤택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스민 절기다. 김신지 작가의 ‘제철 행복’(인플루엔셜)은 절기마다 꼭꼭 챙겼으면 하는 소소한 행복을 말한다. 거창하지 않다. 봄이라서 할 수 있고 여름이라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온통 꽃 천지다. 흥과 신이 넘치는 우리 민족이 이를 어찌 그냥 지나칠까. 꽃을 따서는 전이라도 부치며 즐겨야지. 작가는 “청명엔 꽃달임이 제철”이라고 부추긴다. 꽃달임은 진달래 등의 꽃잎을 따서 전을 부쳐 먹으며 즐기는 화전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통 음력 삼짇날에 행한다. 삼짇날은 ‘3’이 두 번 겹치는 음력 3월 3일이다. 올해는 청명과 곡우 사이 4월 19일이다. 청명주와 곁들이면 이보다 화려한 봄날이 없겠다. 곡우 편에서는 화전 대신 돌미나리전으로 유혹한다. 경기 양평군으로 벚꽃 배웅을 나갔던 작가는 남양주시 ‘돌미나리집’에 들른다. 미나리는 3~4월이 제철이다. 특히 돌미나리는 밭에서 자라 향이 짙다. 돌미나리집은 꽤 소문난 맛집이다. 자리에 앉으면 기본 차림으로 생미나리와 초장이 나온다. 작가는 생미나리로 텁텁한 입안을 맑게 씻고 나서 바삭한 돌미나리전을 한입 베어 문다. 입안에 봄이 가득하다. 비빔국수를 곁들이면 환상의 조합이란다. 달고 쓰고 매운맛이 한데 무리 지어 밀려드는 거역할 수 없는 맛이겠다. ‘제철 행복’을 읽다가 나처럼 군침을 삼키며 곧장 지도 앱을 켜는 이들이 분명 있을 거다. 하지만 어찌할까. 아쉽게도 돌미나리집은 임시 휴업 중이다. 5월에는 문을 열기를 바랄 수밖에. 입하(5월 5일)나 소만(5월 20일) 무렵에는 머리 위로 보라색 등나무꽃이 활짝 피어날 테니 조금 미뤄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봄날의 제철 먹거리가 미나리 뿐일까. 봄날에는 겨울 추위를 꿀꺽 삼키고 견뎌 자란 식재료가 많다. 그러니 저마다 나만의 돌미나리를 찾아 떠나볼 일이다. 작가 역시 나에게 의미 있는 장소에서 나만의 “사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 “삶의 생기”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입안 가득, 들풀한아름곡우를 기다리는 단비가 내린 다음 날, 괴산 목도시장의 들풀한아름을 부러 찾아간다. 들풀한아름은 김진은, 김진원 자매가 운영하는 로컬 밥집이다. 지인들에게 전해 듣고, 제철 채소가 소담스레 담겨 나오는 밥상으로 2026년의 봄을 개시하리라 굳게 마음먹은 터였다. 들풀한아름의 대표 메뉴는 현미채소밥. 더불어 이번 주의 덮밥 메뉴 하야시라이스를 주문한다. 지난주에는 연어 스테이크와 쑥 크림 파스타가 나왔다는 걸 알고는 뒤늦은 군침을 삼킨다. 그러다 ‘이번 주 반찬 소개 글’을 보고는 다시 기대에 부푼다. 4월 둘째 주 현미채소밥은 괴산군 사리면의 쌀에 괴산 차조를 넣어 지은 차조밥과 괴산 메주로 맛을 낸 된장국 그리고 냉이 튀김과 봄나물 생채, 풍년초절임 등이다. 정성스레 차려 나온 차조밥 위에는 연분홍 진달래꽃 한 송이가 놓여 계절 감각을 더한다. 먼저 봄나물 생채부터 한 입. 반디나물, 전호나물, 민들레 등을 괴산 고춧가루로 무쳐낸 생채가 입안에서 ‘방긋’ 한다. 다음은 괴산 불정면 농가의 냉이에 괴산 통밀가루를 입혀 튀긴 냉이 튀김을 베어 문다. 향긋한 봄 냉이가 바삭하며 부서질 때는 돌미나리전이 까마득히 잊힌다. 들풀을 입안에 한 아름 넣고서는 우적우적 씹는다. 자매는 어린 시절 친구의 할머니가 우리네 마당과 밭이 모두 “슈퍼마켓이고 마트”라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한다. 그 후로는 산과 들의 풀도, 나무순도 먹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고. 십 대 시절인 2013년부터 이미 경기 하남시 검단산 자락에서 풍년초, 쇠별꽃, 돌미나리 같은 들꽃과 들풀을 채집해서 ‘농부시장 마르쉐@’(농부, 요리사, 수공예가가 함께하는, 대화하는 농부시장. 목동 오목공원 등에서 열린다)에 출점했다. 괴산에 ‘지역과 계절을 담아내는 작은 식당’을 연 건 2023년. 오빠가 먼저 터를 잡았고 자매 역시 괴산에 내려왔다. 지역의 좋은 작물을 더 많이 소비할 방법을 고민하던 게 식당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자매의 오빠가 농사지은 작물과 괴산 로컬푸드, 알음알음 알게 된 지역 농장에서 받은 재료로 요리한다. 고추장과 집된장, 맛간장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메뉴는 철에 따라 매주 바뀌어 차림표에 올라온다. 현미채소밥의 반찬이 바뀌고 덮밥 종류가 바뀐다. ‘제터머기 피자’ 또한 별미다. 제터머기는 내 터에서 나는 먹거리를 뜻하는 우리말로, 제터머기 피자는 괴산 들풀한아름이 자랑하는 채소 피자다. 봄날의 양조장 또는 트리하우스들풀한아름에서 우아한 제철 미식을 즐기는 사이, 누군가 들깨소고기덮밥을 서둘러 먹고서는 “계좌 이체할게요.”라며 급히 뛰쳐나간다. 동네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테다. 그 목소리가 봄소식처럼 다정하게 들렸던 건 그이가 목도양조장의 이정우 대표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청명이나 곡우에 술을 빚으면 맛과 색이 좋다는 말 때문이었을까. 목도양조장은 1920년 지어졌고 유증수 대표가 1936년 인수했다. 그의 외증손인 이정우 씨가 유기옥, 이석일 부부에 이어 4대째다. 무엇보다 원형에 가깝게 보존한 양조장과 부속 건물(충북 등록문화유산)이 눈길을 끈다. 안채와 종국실 등 내·외부를 두루 개방한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에도 자주 나온다. 자료관에는 ‘불암양조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 수사반장 박영한(이제훈) 집안의 양조장으로 나온 흔적이다. 본관 마당 역시 ‘술꾼도시여자들2’에서 세 주인공이 웅덩이주를 마시던 장소다. 목도양조장은 일주일에 금, 토, 일요일 사흘 문을 연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맞춰 가길 권한다. 창고 느티에서 무료 시음이 이뤄져 목도생막걸리, 괴산백주, 목도맑은술, 괴산약주 느티 4종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이정우 씨의 설명을 들으면 각각의 차이가 선명하다. 제철 별미와 별주를 맛봤으니 다음은 제철 풍경 차례다. 곡우가 가까워지면 슬슬 봄꽃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기인데 괴산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산지와 구릉이 많아 지역마다 봄의 속도가 다르다. 괴산 트리하우스의 봄은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온다. 트리하우스는 임철오, 홍정의 부부가 긴 세월 공을 들여 가꾼 정원이다. 2024년에는 산림청 선정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도 뽑혔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티-가든(T-Garden)에서 음료를 주문한 후 이용한다. 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는 임 대표가 아내의 이름을 따 ‘정의산’이라 이름 붙인 꽃과 나무의 동산을 산책한다. 막 봄이 돋아나는 정원은 연둣빛이 생기롭다. 장미 정원과 느낌표 정원, 물고기 정원을 차례로 돌아보고는 트리하우스도 들른다. 그리고 자작나무길 가기 전에는 숲의 정원에서 길게 머문다. 숲의 정원에만 이르러도 전망이 탁 트인다. 발아래는 정원의 용버들과 황금회화나무가 노란 봄빛을 뽐낸다. 멀리로는 고양봉 능선이 넘실댄다. 이곳에서는 그물의자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흔들의자에서 흔들흔들 풍경을 즐기는 이들이 적잖다. 김신지 작가는 오븐 속의 빵이 부풀어 오르듯, 봄볕에 부푸는 마음이야말로 “살아있다는 확인”이라고 했던가. 봄에는 그리 볕을 쬐는 것만으로 마음이 부푼다. 또 하나의 제철 농(農)라이프임 대표의 머릿속에는 몸으로 겪어 아는 트리하우스의 24절기 풍경이 겹쳐 흐른다. 왕벚나무가 지고 나면 곡우쯤에는 산벚나무가 꽃을 피울 거란다. 아직은 조금 이르다. 대신 진달래꽃이 만개한다. 진달래는 좀 더 빨리 피는 꽃이라 여겼는데 이곳에서는 제철이다. 과거에는 벚나무보다 진달래가 봄의 전령이었다. 숲에 초록이 나기 전, 분홍빛이 앞장서 봄을 알렸다. 잊었던 지난봄의 그리움이 새삼 활짝 피어난다. 진달래가 지고 산벚꽃이 피는 트리하우스의 풍경은 또 어떠할까. 산벚꽃이 지고 나면 곡우의 다음 절기인 입하다. 입하는 여름의 첫 번째 절기다. 그러니 남은 봄을 악착같이 즐길 일이다. 오후 느지막이는 에트하우스에 들렀다. 이곳 또한 제철의 행복을 찾기에 꼭 맞는 괴산의 명소다. 에트하우스는 뭐하농하우스가 리뉴얼하며 새롭게 붙인 이름이다. 뭐하농하우스는 제철 식문화 공간이자 농업문화플랫폼이다. 그간 카페로 상시 운영하다가 주말 라운지 형태로 전환했다. 라운지는 ‘티스테이션’과 티스테이션을 포함한 ‘라운지’의 두 가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티스테이션’은 뭐하농에서 재배한 허브로 블렌딩한 차를 제공한다. 먼저 쑥과 딜, 레몬밤, 민트 등의 허브 플레이팅 테이블 앞에 선다. 이지현 대표가 허브 향을 맡아보길 권한다. 각각의 잎을 조금 뜯어서 손바닥에 놓고 팡팡 소리가 나게 손뼉을 치니 향이 올라온다. 그 가운데 유독 끌리는 향이 오늘의 내게 필요한 허브다. 레몬밤이 유독 좋았는데 잠을 못 자서 피곤한 이들이 반응하는 향이란다. 선택한 허브는 티팟에 우려 차로 제공된다. ‘라운지’는 여기에 제철 요리로 가벼운 식사를 더 하는 형식이다. 에트하우스는 실내에 품은 중정이 무척 편안하고 아름답다. 큰 움직임 없이 길고 느긋하게 머물며 반나절 정도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인다. 김 작가는 이럴 때 제철의 행복을 미리 심어두라 했다. 트리하우스 임 대표도 닮은 말을 했다. 그는 정원의 꽃과 나무를 보며 “예쁘지 않아요?”를 되풀이했는데, 그저께 심었다는 들풀보다 낮은 묘목 하나를 두고는 “미래를 심었으니까, 얼마나 보고 싶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이미 해가 뉘엿뉘엿해서 서둘러 돌아 나오는 길, 미래의 나를 위해 에트하우스에 나만 아는 행복 하나를 미리 심어둔다. 다음 계절에 찾을 즈음에는 그 행복이 제철만큼 또 높게 자라 있기를 기대하면서. 에트하우스는 4월 동안 리뉴얼 기념으로 40% 할인 중이다. 그러므로 봄날의 제철 행복이어도 무방하겠다.
  • 기상 예보만 정확해도 폭염 사망 25% 줄인다

    기상 예보만 정확해도 폭염 사망 25% 줄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닥치더라도 제때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다면 사람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위험에 대비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렇다면 기후 변화 시대에 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높인다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까.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학부, 오리건대 경제학과, 프린스턴대 환경학 연구소, 애리조나대 경제학과, 국가경제조사국(NBER), 독일 괴테대 비판적 계산 연구센터, 프랑스 경제정책 연구센터(CEPR) 공동 연구팀은 단기 기상 예보의 정확도만 개선해도 2100년 폭염 관련 사망률을 최대 25%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4월 1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4년 여름 이후 미국 본토 전역을 대상으로 한 기상청(NWS)의 ‘하루 전 예보 데이터’와 오리건주립대 프리즘(PRISM) 기후 연구그룹이 전국 기상 관측소 수만 곳에서 매일 수집하는 ‘기상 관측 데이터’를 결합했다. 여기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날씨 원인 지역별 사망 기록을 더해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과 사망률의 관계에서 결정적 변수가 기상 예보의 정확도라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예보가 더위를 과소평가했을 때 위험이 가장 커졌다. 이는 더 정확한 예보가 극한 폭염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기상학자들을 대상으로 기상 예보 기술의 미래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은 기상학자들이 제시한 인공지능(AI) 발전, 기후변화 영향, 예보 관련 예산과 인력 변화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전망을 반영해 ▲가장 낙관적 전망(예보가 잘 맞는 상황) ▲가장 비관적 전망(예보 정확도가 낮은 상황) ▲한치의 오차 없는 정확한 기상 예보 등 세 가지 미래 예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에 과거 기후 및 사망 데이터를 적용해 2095~2100년 기온이 2015~2020년 수준과 비교해 ▲변화 없는 상황 ▲1.6도 상승 ▲2.7 상승 ▲3.8도 상승하는 극단적 시나리오 등 네 가지 기후 조건에서 사망률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정확한 기상 예보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관련 사망자 발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예보에 대한 투자가 줄어 예보 품질이 저하될 경우 폭염 사망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연구를 이끈 데렉 르모인 애리조나대 교수는 “혹한도 치명적이지만 사람들이 기상 예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며 “기후변화로 극한 폭염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요즘 정확한 기상 예보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르모인 교수는 “기후변화로 위험이 커질수록 개선된 예보로 구할 수 있는 생명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기상 예보에 대한 투자는 매우 높은 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그늘 밑은 이미 만석

    그늘 밑은 이미 만석

    낮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오른 15일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민들이 그늘막 아래 모여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16일 전국 낮 최고기온은 영상 14~28도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의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17일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며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겠다. 연합뉴스
  • 짧아서 아쉬운 봄… 성큼 다가온 초여름 날씨

    짧아서 아쉬운 봄… 성큼 다가온 초여름 날씨

    낮 최고기온이 영상 23도까지 올라간 12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은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영상 25도 이상으로 크게 오르며 평년을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교차는 15도 안팎으로 벌어져 환절기 건강 관리에 유의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 “활짝 핀 선홍빛 힐링 선사할게요”[현장 행정]

    “활짝 핀 선홍빛 힐링 선사할게요”[현장 행정]

    ‘숲멍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 준비‘뷰맛집’ 등 30만 방문객 맞을 채비 “올해도 불암산 자락에 선홍빛 철쭉이 가득 차도록 아침저녁 꽃을 돌보고 있습니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지난 3일 중계동 노원정원지원센터에서 열린 ‘불암산 철쭉제’ 점검 회의에서 “날씨에 맞춰 꽃을 피워내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줄 몰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밭이던 불암산 자락에 힐링타운을 조성한 이후 올해로 5번째 철쭉제를 맞았다. 지난해 32만 7000여명이 방문한 대표적인 노원의 봄 축제다. 벚꽃이 질 무렵인 16~26일 철쭉과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다. 올해는 ‘뷰(view)맛집’으로 소문난 카페 포레스트와 정원지원센터의 리모델링을 거쳐 더 많은 방문객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불암산 피크닉장, 불암산 전망대 등 힐링타운 곳곳에 푸드트럭을 추가 배치했다. 산림치유센터는 새로운 프로그램 ‘숲멍(때리기)대회’도 연다. 또한 힐링 쉼터에서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열린다. 철쭉밭 위에서 펼쳐지는 전통 줄타기, 가수 박승화(유리상자)씨와 남준봉(여행스케치)씨의 특별 공연으로 봄의 낭만을 완성한다. 주말 위주였던 문화 공연을 올해는 평일까지 확대했다. 주인공 철쭉은 어느새 조그만 분홍색 꽃망울을 머금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냉해를 피하기 위해 농업용 부직포를 덮은 데 이어 올해도 야간에 비닐을 씌우는 등 냉해 예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부터 3년 동안 심은 10만그루의 철쭉나무는 불암산 화강암에 색을 입혔다. 무장애길을 따라 진분홍 철쭉 물결을 가로지르는 상춘객들이 매년 늘면서 서울 전역에 입소문이 났다. 단체 버스를 통째로 빌려 방문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 올해는 인근 학교에 협조를 구해 버스 주차장까지 마련했다. 오 구청장은 “지난해보다 활짝 핀 꽃, 풍성해진 프로그램으로 불암산 자락에서 완벽한 하루를 선사할 것”이라며 “철쭉제를 통해 마음에 봄기운이 가득 깃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인천 내달린 5000개의 심장… ‘바다 위 하늘길’ 두 발로 열다[청라하늘대교 마라톤]

    인천 내달린 5000개의 심장… ‘바다 위 하늘길’ 두 발로 열다[청라하늘대교 마라톤]

    세계 최대 높이 184m 전망대 유명佛과학자·80세 노인·유모차 참가“바다 위에서 마치 수영하는 기분”“배·산·영종대교까지 보여서 신기”경찰·해경 투입해 안전 관리 총력 프랑스에서 온 양자물리학 연구원부터 노익장을 과시한 여든의 동호인, 그리고 5명이 똘똘 뭉친 가족까지. 29일 인천 청라하늘대교 일대는 전국에서 찾아온 달리기 애호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참가자들의 열기는 봄이라기엔 다소 쌀쌀한 날씨를 잊게 했다.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인천시가 후원하는 ‘2026 청라하늘대교 마라톤 대회’에 나선 50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출발선에 모여 대교(총 4.67㎞) 중심으로 도는 하프, 대교를 왕복하는 10㎞ 종목별로 출발을 준비했다. 이른 아침부터 몸을 풀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이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액션캠’(카메라)을 몸에 부착하거나 셀카봉을 들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손목시계 기록을 확인하는 참가자도 보였다. 유모차에 딸을 태우고 달리는 아빠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는 인천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세 번째 연륙교인 청라하늘대교의 개통(1월 5일)을 기념해 열렸다. 대교 주탑에 설치된 전망대는 해발 184.2m로 영국 기네스북과 미국 세계기록위원회에 ‘세계 최대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로 등재되기도 했다. 안미현 서울신문 상무이사는 대회사에서 “조금 쌀쌀하지만 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라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분들은 청라하늘대교를 달리며 건너는 최초의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웠다. 신재경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주탑의 전망대가 4월 개장하면 인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는 물론 대한민국의 명소가 되리라 기대한다”며 “대회 참가자 모두 서해 풍광을 즐기며 안전하게 달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최고 높이의 해상 교량 전망대뿐만 아니라 두 발로 뛰거나 걸을 수 있는 최고의 다리에서 멋진 추억 한가득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어린이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다. 유도윤(9)군은 “마라톤은 두 번째 참가인데 10㎞는 처음”이라며 “멋지게 완주하고 부모님과 맛있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준우(12)군은 “청라하늘대교를 뛰면 마치 수영하는 기분일 것만 같다”며 “첫 마라톤 대회를 바다 위로 달리게 돼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봄나들이 삼아 추억을 남기러 온 가족 단위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가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한다는 박수준(42)씨는 “동네에서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동반 참가했다”면서 “평소에는 빠른 페이스로 달리지만 오늘은 아들과 맞춰 달리며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의 매력 포인트로 다리 위를 자유롭게 달릴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모(42)씨는 “오늘 같은 날이 아니면 언제 바다를 가로지르는 큰 다리 위를 달릴 수 있겠나”라며 “바다 공기를 느끼면서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달리며 인증샷도 찍었다”며 웃었다. 정철수(64)씨는 “2009년 인천대교 개통 기념 대회를 통해 마라톤에 입문했는데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며 “대교 개통 기념 대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있어 이번에도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동호회도 단체로 참가했다. ‘건사마’(건강 사랑 마라톤) 회원들은 이날 17명이 청라하늘대교를 내달렸다. 동호회 임원을 맡고 있는 이규준(65)씨는 “20년 넘게 마라톤을 하면서 매월 대회에 참가하는데 대교 위를 뛰는 대회는 흔치 않다”고 귀띔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에서 온 알렉시나 올리에(32)는 “이화여대 기초과학연구소(IBS)에서 양자물리학 연구원으로 일하며 3년째 서울에 살고 있지만 한국 곳곳을 둘러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달리면서 한국을 탐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며 “평소에도 달리기를 좋아해 기쁜 마음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오전 9시 40분쯤을 지나자 10㎞ 참가자들부터 속속 결승선을 통과했다. 거친 숨을 내쉬었지만 표정에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10㎞ 코스에 참가한 우선옥(49)씨는 “차로 지나면 금방인데 걷고 뛰면서 건너니 여유롭고 좋았다. 일부러 다리 가장자리를 달리다 보니 평소 보이지 않던 배와 산, 영종대교까지 보여 신기했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아내, 세 자녀와 함께 가족 5명이 모두 참가했다는 박상봉(44)씨는 “아이들에게 달리기 체험을 시켜주려고 왔는데 내가 꼴찌를 했다”며 “좋은 경험이었던 만큼 내년에도 또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일찍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인천 중·서부경찰서는 교통 통제 인력을 투입해 우회 차량 유도를 비롯한 현장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인천해양경찰서는 해상에 경비함정을 띄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지난해 우리가 겪은 산불은 분명한 경고였다. 2025년 한 해 산불 발생 건수는 45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529건)보다 적었다. 그러나 피해 면적은 10만㏊로 10년 평균 대비 7배를 웃돌았다. 단 6건의 대형 산불이 전체 피해의 99%를 차지하며 대형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얼마나 자주 불이 나는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불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가’로 주요 지표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불은 더이상 나무만 태우는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순간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일상화, 대형화하고 있다. 불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형화된 산불은 숲을 태우는 것을 넘어 송전망을 끊고 통신 기지국을 집어삼키며 주거 단지를 초토화했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핵심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산불은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2025년 산불 발생의 68%는 산림 외부, ‘산림 인접지’에서 시작됐다. 산불이 숲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발생해 숲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재난의 시작점이 구시대적 ‘관행’에 자리하고 있다.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여전히 산불의 주된 원인이다. “내 땅에서 내 쓰레기를 태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안일한 고집과 농산 폐기물 소각이라는 악습이 국가적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관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고의적인 방화뿐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실화도 공동체 안전을 파괴한 대가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 ‘소각 행위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할 때다. 행정적 권한의 ‘사각지대’도 해결이 시급하다. 현행 규정에 산림청은 산림 내부만 관리할 수 있어 산불의 ‘입구’가 되는 산림 인접지 주택가나 농경지에 대한 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다. 산불이 자주 산림 밖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의 예방 및 관리 권한을 산림 인접지까지 확대·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 불이 난 뒤 헬기를 띄우는 대응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인접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예방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화’는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강도·성폭행과 함께 4대 강력 범죄에 포함된다. 산불 위험 시기에 산림 인접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을 다루는 행위를 ‘준방화’ 행위로 규정해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적 대응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감지 시스템과 위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고도화된 기상 예측 정보의 활용 등은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형 산불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정부 역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국민 개개인이 공포에 가까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건조한 봄철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 금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지난해 값비싼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산불은 ‘안전과 안보’의 문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백 년의 숲과 이웃이 삶터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와 국민적 절제가 맞물리는 강력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불타는 산림을 보고 싶지 않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쫓기는 트럼프, 결국 ‘레이저 무기’ 꺼냈다…“다급한 상황 인정” [밀리터리+]

    쫓기는 트럼프, 결국 ‘레이저 무기’ 꺼냈다…“다급한 상황 인정” [밀리터리+]

    이스라엘과 함께 대이란 군사작전을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이저 무기를 언급했다. 값비싼 요격 미사일로 저렴한 드론을 떨어뜨려야 하는 소모전이 이어지자 전황을 바꿔보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공식 석상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은 훌륭하지만 레이저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 곧 공개될 예정”이라며 “레이저 무기는 (패트리엇보다) 비용이 더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레이저 무기는 군용 레이저 방공 시스템으로, 포탄이 아닌 강력한 에너지 빔을 조사해 드론이나 로켓의 센서·엔진·외피를 과열시키고 몇 초 내 파괴할 수 있다. 현재 미군은 육군 장갑차, 해군 구축함, 전투기 등을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방식의 레이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레이저 무기는 탄도 미사일 격추에는 한계가 뚜렷하지만 이란이 대규모로 사용하는 샤헤드 드론 등을 상대하기에는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레이저 무기는 안개나 먼지, 비 등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고출력 전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발전기와 냉각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등 아직 실전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국방부 역시 레이저를 단독 방어 체계가 아니라 요격 미사일 방어 체계와 혼합해 운용하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레이저 무기를 언급한 것은 현재 미군이 보유한 방공 체계 부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군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서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방공 포대를 중동으로 반출했다. 이란의 거센 반격에 중동 내 미군기지에 있던 방공 체계들이 줄줄이 파괴되거나 소진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레이저 무기 언급은 그동안 여러 차례 탄약과 무기 재고에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영원히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것과 온도 차가 있다.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미군의 방공망 우려가 일정 부분 현실에 가까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우리가 이겼다” 승리 선언 다음 말은?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우리가 이겼다”며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켄터키주 히브런을 찾아 연설을 하면서 이란 전쟁 성과를 설명하던 중 “우리가 이겼다”고 거듭 강조하며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뒤이은 연설에서는 “(이란에서) 일찍 떠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임무를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이란은 사실상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전쟁 승리’ 선언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의 출구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앞서 여러 차례 자신의 말을 번복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만큼,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한 혼선만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레이저 무기 언급 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혼조 마감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 대비 0.3% 상승했고 전년 대비 2.4% 오르며 모두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3월 CPI부터는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반영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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