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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박·소나기… 변덕 날씨 ‘대기 불안’ 탓

    우박·소나기… 변덕 날씨 ‘대기 불안’ 탓

    요즘 날씨의 변덕이 심상찮다. 한여름처럼 덥다가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가 하면 굵직한 우박도 심심찮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9일 소나기와 우박 현상에 대해 “대기가 불안정한 탓”이라고 밝혔다. 본래 밀도가 높은 차가운 공기가 아래에 있고 밀도가 낮은 따뜻한 공기가 위에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최근 들어 계속 더워지면서 대륙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바람에 정상적인 관계가 뒤집어졌다는 설명이다. 상공의 차가워진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자 상하층 공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점점 소나기 구름이 형성되고 얼음입자가 커지게 됐다. 이때 지역에 따라 소나기와 무게를 견디지 못한 얼음입자인 우박이 쏟아졌던 것이다. 지난 28일 충북 보은과 경북 영주 등지에 내린 우박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심술맞은 날씨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30일 대기 불안정으로 중부지방에 비가 시작된 뒤 31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다. 다음 주부터는 무덥겠다. 특히 올여름은 지난해처럼 장마가 끝나도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등 폭염과 폭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평균기온은 평년(19~23도)보다 높겠다. 다음 달 말쯤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뒤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겠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람 잡은 꽃샘추위

    사람 잡은 꽃샘추위

    올 들어 3월까지의 사망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고령층 사망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사망자는 2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1%(1800명) 증가했다. 2월(19.6%)에 이어 두 달 연속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1~3월 누계 사망자 수는 7만 31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6300명) 증가했다. 서운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초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고령자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서울의 평균 기온은 영하 2도로 평년보다 2.4도가량 낮았고, 3월 들어서도 세 차례의 꽃샘 추위와 함께 최저 영하 5.7도(3월 12일)를 기록하는 등 추운 날씨가 계속됐다. 출생아 수는 ‘흑룡의 해’를 맞아 3개월 연속 4만명대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3월 출생아 수는 4만 33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2%(100명)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5~12월 8개월 연속 3만명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4만 5400명과 4만 600명을 기록했다. 3월 혼인 건수는 윤달(4월 21일~5월 20일)을 피해 결혼을 앞당긴 부부가 많아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2만 8100건으로 집계됐다. 이혼 건수는 9500건으로 200건(-2.1%) 줄었다. 지난달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이동한 사람은 63만 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만 3000명(6.4%) 줄었다. 3월(-13.1%)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 추이다. 통계청은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집을 사서 이사하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연아 vs 연재… 삼성·LG ‘에어컨 판촉戰’

    연아 vs 연재… 삼성·LG ‘에어컨 판촉戰’

    ‘피겨여왕’ 김연아(22)와 ‘체조요정’ 손연재(18)를 각각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성은 “매출이 올해 1분기부터 LG를 따라잡았다.”고 선언하자, LG는 “올 들어 (만년 2위인) 삼성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시장 규모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조사자료가 없다보니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7일 “자체 분석 결과, 1분기 에어컨 판매량에서 LG전자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면서 “2분기에도 이런 리드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는 1990년대부터 국내외 에어컨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과감한 마케팅을 앞세운 삼성이 꾸준히 따라오면서 2010년부터는 점유율 차이가 2~3% 이내로 좁혀졌다. 자사 에어컨 모델인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도 주효했다. 특히 삼성은 올해 ‘스마트 에어컨’을 콘셉트로 가습과 제균 등 부가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통해 LG를 1~2%가량 앞서고 있다고 판단,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LG 측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삼성이 에어컨 시장에서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한 것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삼성을 여유있게 앞서고 있는 데다 올해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봄 추운 날씨 탓에 1분기 에어컨 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1위 업체(LG전자)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면서 “그 격차가 5% 이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7월에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서 자사 모델인 손연재가 체조 메달권에 오르는 등 선전한다면 ‘손연재 에어컨’의 판매량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독일계 시장조사기관인 ‘GfK’의 자료를 인용한다. GfK는 전국 가전 전문매장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점 자료에 근거해 가전시장 내수 자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지난해 가전유통업체 하이마트가 GfK에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등 통계 작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신력을 조금 잃은 게 사실이다. LG는 지난해부터 이런 GfK 자료 대신에 전국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자체 조사해 수집한 자료를 활용한다. 그러나 판매업체가 독자적으로 수집한 자료인 만큼 경쟁업체들은 자료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에어컨 시장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지만, 선두업체가 되면 대대적으로 ‘1등 마케팅’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전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연아는 한국CM전략연구소가 집계한 지난달 ‘광고효과 톱10’ 광고에 동서식품, 하이트맥주, LS네트워스 등 3개 기업의 광고작을 진입시키며 ‘광고의 여왕’으로도 등극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세워만 놔도 모기 차단” 방충제 신제품 잇따라

    “세워만 놔도 모기 차단” 방충제 신제품 잇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덥고 비는 적게 올 것으로 예상됐다. 맑은 날씨를 반기는 쪽으론 음료, 빙과업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잦은 비로 장사를 망쳤던 살충제 업체들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출입구에 걸어 놓거나 세워 두는 것만으로도 모기 접근을 차단시킬 수 있는 ‘홈키파 게이트키파’를 출시했다. 모기가 드나들기 쉬운 현관과 베란다, 창문 등에 걸거나 세워두면 그물망 시트에 포함된 특허 살충성분 ‘메토플루트린’이 퍼져 모기 침입을 막아준다. 비나 바람이 불어도 95% 이상의 일정한 모기 기피 효과가 지속된다. 가격은 8900원. 한국존슨은 뿌리는 모기약의 찜찜함을 덜어낸 신제품을 선보였다. ‘에프킬라 유칼립투스’는 코알라가 주로 먹는 식물인 유칼립투스 오일을 넣은 제품. 유칼립투스는 페퍼민트와 비슷한 향이 나는데 이를 벌레가 싫어한다고 한다. 인공 성분의 향을 따로 첨가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롯데마트는 마트 내 살충제 코너를 지난해보다 2주 정도 앞당겨 신설했다.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살충제 수요가 늘어 별도 행사장을 일찌감치 마련한 것. 물량도 1.5배가량 확대 진열했다. 30일까지 전점에서 30여종의 살충제 중 하나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제품을 추가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미주통신] 태양열 비행기 첫 대륙횡단 비행 이륙 성공

    [미주통신] 태양열 비행기 첫 대륙횡단 비행 이륙 성공

    태양열만을 이용한 비행기가 처음으로 대륙 횡단 비행에 나서 이륙에 성공했다고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비행기는 스위스를 출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 잠시 도착한 뒤 목적지인 모로코로 향하게 된다고 안드레 보시버그 기장은 말했다. 이번 비행의 총 거리는 2,500 Km이고 날개 길이만 63m에 달하는 이 비행기는 시속 약 70 Km로 비행을 하게 된다고 비행기 제작사인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 측은 밝혔다. 이번 비행에서는 궂은 날씨는 물론 스페인과 프랑스에 걸쳐있는 피레네 산맥을 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낙하산을 준비해 두었지만 보시버그 기장은 “우산을 준비한 날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농담을 던지며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번 비행은 대규모 태양력 발전소를 건설 중인 모로코 국왕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대륙 횡단 비행이 성공하고 나면 내년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일주 비행에 나서게 된다고 보시버그 기장은 말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까지 100만 달러 정도가 투자되었으며 작년에는 1만 2000개의 태양판이 장착된 비행기가 26시간의 비행을 성공한 바 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남미서 ‘경마 마비사태’…경주마 절반이 인플루엔자

    남미서 ‘경마 마비사태’…경주마 절반이 인플루엔자

    선수들이 집단으로 병에 걸려 매주 열리던 대회가 무기한 연기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남미 파라과이에서 이런 사태가 실제로 벌어졌다. 다만 병에 걸린 선수들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다.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경주마 절반이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경마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고 현지 언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순시온 경마장에 등록돼 있는 경주마는 총 120마리다. 60여 마리가 인플루엔자에 걸려 시름시름하면서 매주 일요일 열리는 경마대회는 당분간 기약 없이 열리지 않게 됐다. 당국에 따르면 경주마 집단 감염은 날씨가 원인이다. 남미는 현재 비가 많이 내리고 매우 습한 가을철이다. 사람들도 호흡기 장애를 많이 일으키는 계절이다. 파라과이 경마협회는 “인플루엔자에 걸린 경주마들이 쟈키클럽 빌리지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면서 “고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은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한편 경마협회는 “경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경마장에서 TV로 중계되는 뉴욕경마나 캘리포니아경마에 배팅할 수 있다.”며 경마 열기가 식을 걸 걱정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9)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9)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사람의 사유를 키운 건 나무였다. 사람은 길 위에 직립한 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추어야 했고, 비로소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을 바라보며 사람은 사유의 힘을 키웠고, 사람의 마을엔 철학이 태어났다. 잇따라 초록의 언어로 지은 시(詩)가 나무 앞에 내려앉았으며, 그곳에 시인이 있었다. 긴 세월 내내 시인은 나무를 맴도는 침묵의 소용돌이에서 생명의 길을 물었고, 허공으로 흩어지는 사람들의 무심한 언어 사이에서 시어(詩語)를 건져 올렸다. 하늘을 향해 나무가 키를 키우는 만큼 시인은 나무를 따라 시심(詩心)을 키웠다. 나무가 있어 우리 사는 세상은 아름답고, 시인이 그곳에 함께 있기에 사람살이는 언제나 찬란한 빛으로 살아난다. ●이팝나무에서 시를 쓰는 이유를 찾아 “이팝나무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양식인 밥을 닮은 꽃을 풍성하게 피우죠. 우리도 이팝나무가 밥을 짓듯이 영혼의 양식인 아름다운 시를 짓는 마음으로 이팝나무를 찾습니다. 첫 시집 출간을 기념하는 잔치도 그래서 이팝나무 앞에서 하기로 했어요.” 경남 양산 상북면 신전리 조붓한 마을 공원에 이 지역의 젊은 시인들이 모였다. 다섯 명의 여자 시인으로 이뤄진 ‘이팝시 동인’의 첫 시집 ‘12시 5분에 돌아간다’의 출간을 축하하는 모임이다. 나무를 닮고자 한 시 동인의 이름은 아예 ‘이팝’이다. 회장인 김광도 시인은 이팝나무가 곧 자신들이 시를 쓰는 이유라고 이야기한다. 이팝시 동인들은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날을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고 한다. 양산을 상징하는 이팝나무의 꽃이 절정을 이룬 때에 맞춰 출판 기념 모임을 하고 싶었던 때문이다. 이팝나무는 비교적 개화기간이 긴 편이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개의 중부 지방에서는 이미 낙화를 마쳤다. 중부지방에서 이팝나무를 볼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지 않다.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는 이팝나무가 견딜 수 있을 만큼 기후가 변화한 결과다. 게다가 토종 이팝나무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면서, 도시에서도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어 키우게 됐고, 이제 우리나라 전역에서 이팝나무의 꽃을 볼 수 있다. 대개의 이팝나무 꽃들은 낙화를 마친 뒤였지만,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는 지난 주말에 비로소 절정의 개화를 이뤘다. 어린 나무에 비해 개화에서부터 낙화와 낙엽 등 모든 생태 활동의 속도가 늦은 늙은 생명체인 까닭이다. 큰 나무 전체에 물을 골고루 끌어 올려 꽃 피울 에너지를 모으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다. 사람이나 나무나 늙은 생명의 속도가 느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350년 된 국내서 가장 큰 이팝나무 천연기념물 제234호인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는 전남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팝나무다. 350년 동안 마을 앞 논을 지키고 서서 풍년을 불러오는 신전리 이팝나무는 키 16m, 줄기둘레 4.5m의 큰 나무로, 여느 이팝나무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양산시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양산시는 아예 시목(市木)을 이팝나무로 정했고, 시내 곳곳에도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많이 심어 키운다. 신전리 이팝나무는 특이하게도 비슷한 나이의 팽나무와 바짝 붙어 서있는 흔치 않은 풍경을 가졌다. 서로 다른 종류의 두 나무가 사이좋게 서서 마을을 지키는 풍경은 볼수록 살갑다. 주변으로 넓게 펼쳤던 마을 논은 최근 작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나무에게는 느닷없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변함없이 수백 년을 지켜오던 풍경이 그리웠던지 나무는 그 뒤로 급격히 수세(樹勢)가 나빠졌다. 나무를 잘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지어낸 새 풍경이 낯설었던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나무가 스쳐온 세월의 풍진을 견디기 힘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팝나무의 수세가 약해지면서, 팽나무와 이팝나무의 사이가 벌어졌다. 시름에 젖은 이팝나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왕성한 수세로 잎을 피워 올린 팽나무 때문에 이팝나무는 더 애처로워 보인다. 높이 솟아오른 이팝나무의 줄기 곳곳에는 잘라 낸 가지의 흔적이 뚜렷하다. 더 심각한 건 뿌리와 연결된 줄기 부분이다. 오래전부터 부식이 진행된 듯, 썩은 줄기 안쪽에 깊은 허공이 들어찼다. 하릴없이 가늣이 나뉜 줄기가 자신의 거대한 몸뚱어리를 겨우 버티고 있는 안타까운 형상이다. 천연기념물 관리를 담당하는 문화재청 조운연씨는 “지난해 이미 나무의 상태를 확인했다.”며 “충전재로 동공을 메우는 외과수술만으로는 회생이 쉽지 않을 듯해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찾는 중”이라고 한다. ●시인들의 관심으로 건강 회복 희망 “어릴 땐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하얗게 피는 꽃이 좋아 자주 찾아와 놀았어요. 팽나무와 이팝나무가 아주 사이좋은 부부처럼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토라진 부부가 등을 돌리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네요.” 어린 시절을 이 마을에서 보냈다는 정일근(경남대 교수) 시인도 나무 곁에서 보낸 옛 이야기들을 떠올리면서 급격히 약해진 나무의 건강을 안타까워했다. 동인지 시인들의 스승으로 모임에 참석한 그는 “시인들의 관심과 아름다운 시(詩)에 의해 말라가는 나무가 다시 건강을 회복해서 푸르러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나무가 그런 것처럼 나무 앞에서 길어올린 한 편의 시는 더불어 살아가는 모두를 살리는 생명의 양식이다. 이팝나무 앞에서 이팝나무를 노래하는 시인들의 영롱한 시편들이 마침내 이팝나무의 시름을 거둬내리라 믿게 되는 이유다. 나무가 사람을 키우고, 사람이 다시 나무를 키우는 아름답고 고마운 풍경이다. 글 사진 양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남 양산시 상북면 신전리 95. 경부고속국도의 통도사 나들목에서 국도 35호선을 이용해 양산 방면으로 1.2㎞ 남하하면 통도사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여 6.7㎞를 가면 오른쪽으로 양산휴게소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600m 남짓 더 가면 신전마을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신전교를 건너면서 550m쯤 마을로 들어가서 좌회전한다. 250m쯤 가면 왼쪽으로 이팝나무 공원이 나온다. 나무 앞에 주차할 공간이 마련돼 있다.
  • 노타이 근무 OK… 지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노타이 근무 OK… 지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지방자치단체들이 ‘쿨 비즈룩’(복장 간소화)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정부가 여름철 냉방기준을 27도에서 28도로 올린 뒤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운동’을 벌였지만 공무원사회의 동참이 저조하자 올해부터는 연중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하도록 복무조례를 개정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을 확정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간편 복장을 권장하도록 전달했다. 행안부 자체적으로는 장·차관실을 방문할 때 상의재킷을 입지 않도록 했다. 지자체들은 여기에 더해 여름으로 분류되는 5~9월뿐만 아니라 시기를 따지지 않고 연중 복장 간소화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시청과 시 산하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절기에 진행하는 복장 간소화 제도를 연중 캠페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동작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하루 간편 복장으로 근무하는 ‘프리 패션데이’ 제도를 1년 내내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 고양시의 경우, 연중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입도록 ‘지방공무원 복무조례’를 개정했다. 공식행사 참석 등 반드시 필요한 장소 외에는 넥타이를 아예 착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면바지나 남방, 노타이 정장을 입어 더운 날씨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유도하는 한편 편안한 복장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갖도록 한다는 목적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8월까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를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민원 담당자를 제외한 나머지 공무원에게 반바지 및 샌들을 허용하기로 했다. 슈퍼 쿨비즈룩은 2004년 일본에서 처음 도입한 에너지 절약 운동이다. 이달 초 내부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은 “다리 털이 많은 공무원은 반바지를 입으면 보는 이나 본인 모두 부담스럽지 않나.”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범국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 운동 차원에서 이를 적극 도입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다음 달 5일에는 한국패션협회와 공동으로 ‘쿨비즈 패션쇼’를 열고 박 시장이 직접 모델로 참여하기로 했다. 서울 성동구는 이달부터 9월까지 전 직원이 노타이 정장, 남방, 면바지 등을 입는 간편 복장 근무를 한다. 넥타이는 공식회의와 손님접대 등 의전상 필요할 때만 착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복장 간소화 분위기가 제대로 정착될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도 공문을 보내 샌들을 신고 반바지를 입는 슈퍼 쿨비즈룩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다수 자치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원인들을 많이 만나는 업무특성상 샌들신고 반바지를 입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정현용기자·전국종합 junghy77@seoul.co.kr
  • 벌써 여름?… 아지랑이 핀 도로

    벌써 여름?… 아지랑이 핀 도로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핀 아지랑이 사이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시론] 스마트 TV와 스마트 홈/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원

    [시론] 스마트 TV와 스마트 홈/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원

    그동안 바보상자로 불리던 TV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과 애플 같은 글로벌기업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최고의 제조사가 앞다퉈 스마트TV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뿐 아니다. 내년 초부터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TV 시장에서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예견된다. 이 같은 스마트TV 시대의 변화는 여러 요소가 맞물려 진행될 것이다. 단말은 물론 콘텐츠 제작과 유통, 소비방식에서의 가치사슬 전반이 재구성될 전망이다. 다소 생소한 단어이지만 N스크린 서비스와 빅 데이터(big data), 디지털 기술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방송산업의 가치사슬인 제작-배급-방영에서의 근원적인 변화가 예견된다. 단말이 스마트화하면 TV 수상기가 PC 모니터처럼 역할이 바뀐다. 기존의 TV 단말이 방송사가 보내는 영상신호만을 재현했다면, 스마트TV 단말은 이외에도 비방송사가 제공하는 인터넷과 게임·앱(App)·책·음악 등의 신호를 재생하는 등 다재다능하다. TV 수상기에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되고 운영체계(OS)까지 장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의 TV 화면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게임도 하고 문자도 하고, 트위터도 가능하다. 산업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TV 수상기에서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유통이 활성화되면 전통적 의미의 방송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방송의 스크린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까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이 약 36억대 보급될 것이라고 한다. 동영상을 유통시켜 돈을 벌 수 있는 거대한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특히 빅 데이터는 인터넷과 스마트 단말, SNS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데이터를 융합하고 결합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맞춤형 개인방송을 가능케 한다. 바야흐로 누구나 콘텐츠만 있으면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빅 데이터 기술이 UI(User Interface)에 적용되면 음성을 인식하고 인공지능을 갖춘 ‘시리’(Siri)와 같은 개인비서 서비스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리는 음성을 알아듣고서 음악을 재생하거나 멈추고, 전화를 걸고 날씨를 안내하는 등의 서비스를 해준다. 스마트TV는 부가서비스도 가능케 한다. 가령 방송사가 야구중계 방송을 송출하면 ‘여타 사업자’(3rd party)들은 투수와 타자의 데이터, 선수의 수비 위치와 감독의 작전 패턴 정보를 서비스한다. 소비자는 이를 앱 스토어 형태의 서비스 플랫폼에서 사서 시청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방송시장은 지금보다 수백배 커질 것이다.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 60만개 이상의 앱이 등록된 것을 상기하면 TV 앱 스토어에 얼마나 많은 채널과 앱이 등록될지 충분히 상상이 가능한 수치다. 스마트TV 시장의 의미는 이것뿐일까? 아니다. TV 시장의 경쟁은 스마트 홈 시장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스마트 홈 시장은 에너지와 가전, 보안, 렌털, 의료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가정에 정보통제 허브를 구축해야 하는데, 가장 적합한 후보가 TV 셋톱박스이다. 구글이 지난해 세계 1, 2위를 다투는 셋톱박스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과 다음이 셋톱박스형 스마트TV를 출시한 것, 애플이 애플TV를 99달러라는 저가에 판매하는 것은 모두 스마트 홈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누가 셋톱박스 기능을 가진 단말을 더 많은 가정에 보급하느냐에 따라 스마트 홈 경쟁에서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스마트TV를 거쳐 스마트 홈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책의 환경이다. 방송법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방송 프로그램의 유통 부문은 대부분 정책의 공백지대로 남아 있어 단말 제조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에 차별적인 규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책 환경이 얼마나 빨리 정비되느냐에 따라 7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TV 관련 시장과 그것보다 수십배, 수백배가 큰 스마트 홈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과실의 크기가 결정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 칸이 여덟 번 부른 남자 그래도 별 느낌없다는 남자… 그는, 홍상수다

    칸이 여덟 번 부른 남자 그래도 별 느낌없다는 남자… 그는, 홍상수다

    우연적 만남이 빚어내는 관계의 변주. 반복되는 듯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상황의 디테일. 명징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기보다는 툭툭 일상의 단편을 던진다.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맞다. 홍상수 영화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된 ‘다른 나라에서´(31일 개봉) 역시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홍상수 식 화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보증을 잘못 선 어머니와 함께 모항이란 해변마을로 잠적한 영화과 학생(정유미)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는 안느(이사벨 위페르)란 이름을 가진 3명의 여인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쓴다. 첫 번째 안느(사진 위)는 잘나가는 영화감독인데 한국인 부부(권해효·문소리)와 함께 여행을 온다. 두 번째 안느(아래)는 남편이 해외출장을 간 틈을 타 연인관계인 영화감독(문성근)과 모항에서 접선한다. 세 번째 안느는 한국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기고서 지인인 민속학 교수(윤여정)와 모항에 온 이혼녀다. 각각 에피소드는 별개로 존재한다. 그런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인물과 소품들은 다른 에피소드 속 상황과 묘하게 얽혀 들어간다. 칸 출국을 이틀 앞둔 홍 감독을 지난 11일 만났다. →칸영화제 경쟁부문만 해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이후 벌써 세번째인데. -고생한 배우들한테는 좋은 자리가 될 거란 생각은 든다. 하지만 칸 영화제 측에서 경쟁부문이라고 이름 붙였을 뿐이지 내가 영화를 만들 때 다른 작품들과 경쟁하려고 만든 건 아니니까(특별한 소감이나 기대는 없다)…. 다만 내 영화를 보고, 느끼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를 텐데 그 반응을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란 점은 좋다. #글쎄 왜 칸이 날 좋아하는지 안 궁금해 →13편의 연출작 중 8편이 칸에 초대받았다. 왜 칸은 홍상수를 선호할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알 길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장소(전북 부안군 모항)를 먼저 정했다. 영화를 찍을 만한 곳인지 여행 겸해서 2011년 초 1박 2일로 갔다. 아담하고 좋더라. 어떤 영화를 찍을지는 모르지만 그해 7월쯤 찍기로 했다. 그러다 그해 5월쯤 이사벨 위페르가 사진전을 위해 서울에 왔다. 인터뷰를 보니 한국 감독 중 나와 다른 누군가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더라. 전에 파리에서 두번쯤 만나 안면은 있었다. 그래서 점심을 같이했다. ‘7월에 뭔가 찍을 건데, 뭔지는 모르는데 혹시 관심있느냐.’고 물었다. 더 묻지도 않고 하겠다더라. 그 친구를 주인공으로 정해놓고, 할 수 있는 얘기가 뭘까 생각했다. (한국 사람이) 외국인과 만날 때 수줍음과 과잉 친절을 떠올렸다. →촬영 당일 아침에 쓴 ‘쪽대본’을 주는 걸로 유명한데. -‘하하하’(2009)까지는 그래도 트리트먼트(시놉시스를 발전시킨 형태. 그림 없는 콘티의 개념)가 있었다. 전체의 30~40% 정도의 디테일은 있었다. 그런데 ‘옥희의 영화’(2010)부터 미리 알고 시작하는 부분이 확 줄어들고 있다. #아침마다 쪽대본 쓰는 게 적성 맞아 →점점 즉흥 작업을 선호한다는 얘기인데. -주어진 시간이나 준비가 없으니까 다른 머리를 쓰게 되고 현장에 더 집중한다. 그러면 튀어나오는 게 달라진다. 이번에도 촬영 2~3주 전 이사벨에게 1인 3역을 시키기로 결정했다. 스쳐가는 생각들을 메모해 놓고, 하루 분량을 찍고, 촬영한 분량을 생각하며 잠든다. 아침에 집중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식이다. →당일 시나리오를 써서 완성한 영화가 처음 구상과 얼마나 비슷한가. -처음 구상이란 게 별 게 없었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만날 때 표피적이고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양상들이 있다. 직감적으로 이걸 하면 되겠다 싶은 거다. 내가 조각가라고 치자. 어딜 갔다가 큰 돌을 봤다. 그 안에서 언뜻 형상이 보여 스튜디오로 갖고 온다. 깎아 들어가다 보면 돌 안에도 숨겨진 색도 있고 엉뚱한 결도 드러난다. 그러면 얼굴을 조각하려던 부분에 다른 형상을 새길 수도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날의 날씨, 촬영하는 동네 상황. 배우의 인품 같은 게 모두 결이 된다. 새로운 결이 튀어나올 때 판단하고 반응을 한 게 모여 영화가 된다. 뚜렷한 메시지나 주제의식이 있는 영화는 10명이 보면 다 비슷비슷한 반응이다. 하지만 (내 영화처럼) 이렇게 만들어진 경우에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게 그런 거다. →충무로에선 보기 드문 방식인데. -특별할 건 없다. 작곡가, 화가, 소설가들이 다 이런 방식이다. 전체를 다 구상해 놓고 소설을 쓰거나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드물다. 매번 일어나는 반응과 결정들이 반복되는 건데 기질에 맞는다면 좋은 방법이다. 나에게는 잘 맞는다. →당신의 영화 속 남성 캐릭터는 주로 교수나 시인, 영화감독들인데 십중팔구 위선적이고 찌질하다. 왜 그런가. -그 사람이 다룰 수 있는 인간형, 타입이란 게 정해져 있다. 그걸 평생 반복하는 거다. 평생 소시민들만 다루는 감독들도 있지 않나. 내가 뜬금없이 장르영화 감독처럼 대통령이나 공군조종사를 캐릭터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나야 찌질한 캐릭터 평생 다룰 수밖에 →초기 작품과 비교하면 갈수록 경쾌해진다. -첫 작품을 35살에 찍었고, 지금 52살이다. 사람이 겪는 게 있으니까 영화적 표현도 계속 옮겨가는 것 아니겠나. 그렇다고 내 변화에 대해 정리하고,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해봐야 소용도 없다. 말이란 게 구속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경계하는 편이다. →왜 좀 더 명료하고 익숙한 영화를 찍지 않나. -나에게 영화란 귀한 기회이고 발견의 장이다. 하루, 하루의 삶이 단순하지가 않다. 복잡하다. 모순되고. 설명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해결 안 되는 일들도 많다. 그런 느낌들은 영화를 지금처럼 만들 때 더 근사치로 표현된다. 영화로 삶에 대한 해답을 내놓고자 하는 게 아니다. 삶의 복잡함을 비슷하게 구현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런 영화를 스크린 앞에서 공유하는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오초희, 화보서 S라인 반전 몸매로 ‘올킬’

    오초희, 화보서 S라인 반전 몸매로 ‘올킬’

    방송인 오초희가 파격적인 화보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초희 반전 몸매 화보 보러가기 21일 공개된 오초희의 스타화보 ‘블루밍 걸(Blooming Girl)’은 피어나는 꽃보다 더욱 아름다운 오초희의 매력을 의미한다. 이날 선 공개된 화보를 보면 오초희가 비키니는 물론 란제리룩, 시스루룩, 미니원피스 등의 다양한 의상을 입고 완벽한 몸매를 뽐내고 있다. 이번 화보는 지난달 말 태국 푸켓에서 촬영됐으며 당시 오초희는 완벽한 화보를 위해 총 50여 벌의 의상을 갈아입었다고 전해졌다. 관계자들은 “오초희가 청순한 외모는 물론 관능적인 분위기와 매력적인 S라인 몸매를 뽐냈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스태프들은 그녀에게 ‘반전몸매녀’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라고. 또한 오초희는 덥고 습한 날씨에도 항상 밝고 활발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오초희는 캐이블채널 tvN ‘롤러코스터2’와 스마트폰 전용 방송인 손바닥TV 등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사진제공=스타화보닷컴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1만여명 하나 되어 ‘달리는 기쁨’ 나눴다

    1만여명 하나 되어 ‘달리는 기쁨’ 나눴다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며 1만여명이 출발선을 나섰다. 20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모인 1만여명은 출발을 알리는 폭죽과 함께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내달았다. 아빠의 손을 꼭 잡은 초등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 연인, 노인 등 모두 달리는 기쁨 자체를 즐겼다. 제11회 2012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가 이날 오전 월드컵공원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하프 코스(21.0975㎞), 10㎞, 5㎞ 등 3개 부문에서 실력을 겨뤘다. ●1번 참가자는 초등 4학년 김정한군 대회 시작 30분 전 참가자들은 사회를 맡은 개그맨 배동성씨의 “자, 몸을 풀어주세요. 하나, 둘, 셋, 넷” 하는 유쾌한 목소리에 맞춰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서로 팔을 맞잡고 허리를 숙여 몸을 푸는 부부부터 어린이들까지 열심히 따라했다.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은 곳곳에서 별도로 응원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대회 1번 참가자는 초등학교 4학년 김정한(9)군이었다. 아들에 이어 3번째로 등록된 아버지 종식(47)씨는 “지난해까지는 혼자 참가했지만 올해는 가족과 함께 뛰고 싶어 대회 공지를 보자마자 신청했다.”면서 “4년째 대회에 참가하면서 삶의 활력을 얻게 됐는데 달리는 즐거움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일고 마라톤클럽 선후배 50여명 참가 고교 선후배 50여명이 함께 참가한 신일고 마라톤클럽은 출발 전부터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완주를 다짐했다. 이 대회에 6번째 참가했다는 김해만(58)·한동표(58)·허일배(58)씨는 “동기들끼리 대회에 참가하니까 서로 의지할 수 있어 든든하다.”면서 “앞으로도 오래오래 서로 인생의 버팀목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3년 연속 단체로 참가한 신한카드 마라톤 동호회(대표 손호규·39)는 올해도 130명이 완주, 대회 최다 인원 참가상을 수상했다. 동호회 대표 손씨는 “첫 출전 회원도 있었는데 부상 없이 대회를 마쳐 기쁘다.”면서 “1년 동안 열심히 연습해 다음 대회 때에는 순위권 선수를 배출하겠다.”며 내년 대회를 기약했다. 마라톤 애호가로서 17번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기록을 보유한 김이수 사법연수원장도 사법연수원 연수생 및 직원들과 함께 하프 코스를 뛰었다. 25도의 다소 더운 날씨였지만 결승선을 들어오는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만족한 표정이었다. 하프코스 남자부 4등을 차지한 이한민(24)씨는 “학교 다닐 때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올해 2월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뒤 일상생활에서 쉽게 포기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스스로를 다잡아 줄 수 있게 해준 운동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글 신진호·명희진기자 sayho@seoul.co.kr 사진 손형준·박지환기자 boltagoo@seoul.co.kr
  • 김태희가 밭매는 나라에 미녀 대신 모기떼가…

    김태희가 밭매는 나라에 미녀 대신 모기떼가…

    ‘김태희가 밭매는 나라’로 유명한 벨라루스에 미녀 대신 모기떼가 속출해 이목을 끈다. 14일 러시아 영문 정보 블로그인 잉글리쉬러시아에는 ‘모기 지옥’을 방불케 하는 십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마치 큰 행사라도 벌이듯 주변을 까맣게 메운 이들 사진은 지난 13일 미녀대국으로 유명한 러시아 인접 국가인 벨라루스에 있는 한 마을 근교에서 촬영됐다. 공개된 사진마다 까만 점으로 보이는 물체가 구름처럼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근접 촬영한 사진에서는 풀밭이나 가드레일, 심지어 자동차 위에도 잔뜩 앉아 있어 소름이 돋을 정도다. 정보에 의하면 당시 이들 모기떼는 너무 많이 몰려 있어 심지어 지나가던 자동차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날갯짓 소리를 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불쾌할 수밖에 없겠지만 개구리 등 곤충을 잡아먹는 동물들에게는 아마 잔칫상이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이들 모기는 수컷이어서 사람의 피를 빠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한편 갑작스러운 모기떼 출몰에 이 블로그는 아마 갑자기 더워진 날씨 때문에 모기가 대량으로 발생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우리나라 역시 점차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해충 방제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겠다. 사진=잉글리쉬러시아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경북 상주·서울 구로 ‘여성 예비군 훈련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경북 상주·서울 구로 ‘여성 예비군 훈련장’을 가다

    때 이른 초여름의 날씨로 신록이 제 빛깔을 온전히 드러낸 5월 초순. 경북 상주시 육군 50사단 상주대대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군복을 입은 한 무리 아주머니들의 구호 소리가 요란하다. “충성! 신고합니다. 강영숙 외 00명은 훈련 입소를 명 받았습니다!” ●아줌마 특유의 억척스러움·진지함… 현역 장병들도 박수 갈채 여성예비군 소대 훈련 입소식이다. 구호와 대열은 엉성해 보여도 표정만은 여느 장병들 못지않게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다. 훈련은 안보교육, 응급 처치술, 화생방, 모의전투 순으로 빡빡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특유의 억척스러움과 진지함으로 ‘아줌마 부대’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다. 특히 서바이벌 장비를 활용한 모의전투에서는 평균 나이 50대 중반의 전업 주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 현역 장병들도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연령은 4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지만 훈련에 대한 열정과 봉사정신은 한결같이 뜨거워 농번기인데도 전원이 입소했다. 군에 입대한 아들을 둔 강영숙(51) 상주여성예비군 소대장은 “군복을 입어 보니 오히려 아들에 대한 걱정이 줄어든다.”며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예비군 활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원들 중 ‘고참병’ 격인 김삼순(63)씨는 “총을 든 순간 여자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군인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기력이 닿는 대로 향토 방위에 힘을 보탤 생각”이라며 의욕을 내보였다. 서울 구로구 여성예비군은 창설된 지 4년째인 도시 여성예비군이다. 평시 급식 지원 활동을 하는 날, 남자예비군들에게 줄 간식을 챙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농촌 지역에 비해 연령대가 낮아서인지 군복을 입었지만 꽃핀을 꽂은 파마머리에 귀고리를 착용한 모습 등이 사뭇 이채롭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하니 모두 작업을 멈춘 채 거울 보고 화장을 고치기에 바쁘다.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 속에는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남자들의 아성에 도전한 ‘맹렬 여성’의 패기가 배어 있다. 처녀 시절 여군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신혜숙(39)씨는 “총을 들고 직접 싸우지는 않아도 여성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하는 것 같아 보람 있다.”며 “군복 입은 모습이 잘 어울려요?”라며 수줍어했다. 여성예비군은 향토예비군설치법(1961년 제정, 1968년 전면 개정)에 따른 ‘지원 예비군’으로서 각 지역 군부대가 지자체에 협조하여 소대 1개씩을 편성하고 있다. 1989년 인천 백령도에 첫선을 보인 후 5월 10일 현재 전국적으로 139개 소대에 5382명이 활동 중이다. 국방부 예비전력과 조병철 과장은 “평시에는 향방작계훈련 참여는 물론 재난 재해 구호 활동과 각종 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민·군의 가교 역할을 하고 전시에는 동원 및 향방작전 간 급식 지원, 응급 구호, 후송 지원, 선무 활동 등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1989년 인천 백령도에 첫선… 전국 139개 소대 ‘가동’ 노인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오는 구로구 여성예비군 김옥휘(46)씨는 “각 가정의 버팀목인 여성들이 국가 안보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예비군 활동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바람처럼 여성예비군이 여성 국방 안보 참여의 모범적인 모델로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기상청장, 입찰때 특정업체 특혜의혹

    기상청장, 입찰때 특정업체 특혜의혹

    조석준(58) 기상청장이 기상 탐지장비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입찰 정보를 제공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입찰 방해 혐의로 조 청장과 박광준(59)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날씨 정보회사인 K사 대표 김모(42)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기상 탐지장비 입찰 과정에서 자격 조건을 못 갖춘 K사를 선정하기 위해 심사 기준을 임의로 변경했는가 하면 이 업체에 입찰과 관련된 중요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한국기상산업진흥원(기상진흥원)과 K사 사무실, 김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사업 문건과 입찰 제안서 등을 확보했다. 또 기상진흥원 구매업무 담당 등 8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기상청 산하 항공기상청은 지난해 1월 레이더 장비인 ‘라이다’ 2대를 도입하기 위해 9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뒤 기상진흥원에 조달을 의뢰했다. 라이다는 적외선을 이용해 순간돌풍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장치로,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갑작스러운 돌풍을 피해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시 입찰에는 K사, W사 등 2곳이 응찰했다. K사는 측정 거리가 10㎞인 프랑스 제품을, W사는 15㎞인 미국 제품을 제시했다. 기상진흥원은 지난해 12월 K사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선정 과정에서 장비의 측정 거리 규격이 ‘15㎞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변경됐는가 하면 갑자기 납품 심사위원이 교체되면서 “입찰 과정이 K사에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경찰은 조 청장 등이 K사에 입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측정 거리 규격을 변경한 뒤 다시 장비규격평가위원 선발에 관여해 K사가 납품업체로 선정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기상청 측은 “K사가 낙찰된 것은 낮은 가격을 써냈기 때문”이라면서 “입찰 과정에서 외부 심사위원 외에 조 청장 등 기상청 수뇌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아이~ 신나… 아빠는 더 신나

    아이~ 신나… 아빠는 더 신나

    봄날씨가 화창한 15일 서울 반포 서래섬을 찾은 일가족이 유채꽃 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 청주시 흥덕구 두꺼비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 청주시 흥덕구 두꺼비로

    그러고 보면 두꺼비는 늘 우리네 삶과 함께해 왔다. 아들을 업고 있는 아낙을 만나면 흔히 “아이고, 그놈, 떡두꺼비처럼 생겼네.”라는 덕담을 건넸다.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고사리손을 넣어 흙무덤을 만들고 두드리며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고 노래불렀다. 뿐인가. 멀지 않던 어느날, TV가 툭 끊기면 아버지는 플래시를 들고 집 뒤로 돌아가 ‘두꺼비집’을 열어 끊어져버린 전기 퓨즈를 다시 연결하곤 했다. 또한 오래된 주당(酒黨)들이라면 ‘두꺼비’라는 말에 이미 조건반사적으로 입가를 스윽 훔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뿐만 아니다. 고전작품 속에서 못된 계모의 심술에 곤혹스러워하는 콩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도 두꺼비였다. 비록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생명의) 샘을 더러운 두꺼비가 알을 까는 웅덩이로 만들어 버리다니!’(‘오셀로’ 중 독백)라며 추악함의 화신인 듯 표현하기도 했지만, 우리네 사회에서만큼은 두꺼비는 아주 오랫동안 울퉁불퉁 못생긴 외모와 달리 길복(吉福)의 상징이었다. 두꺼비는 충북 청주시에 이르러 ‘생태의 상징’이자 ‘주민자치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느릿하지만 끈질긴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개발과 건설의 논리와 어우러져 살아남을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마을 공동체와 시민사회의 참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청주시 흥덕구 두꺼비로와 원흥로 주변은 2007년 새롭게 만들어진 택지 지구다. 6800여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고, 그 안팎으로 상가가 무수히 생겨났고, 청주지검과 청주지법 등 새로운 공공청사 건물이 자리잡았다. 일종의 신도시인 셈이다. 그 한가운데 두 개의 연못이 있다. 3만 6000㎡ 규모의 원흥이 방죽이다. 원흥이 방죽 뒤편으로는 병풍처렁 구룡산이 늘어서 있다. 해마다 2월 말, 3월 초 즈음이면 구룡산에 사는 두꺼비들이 엉금엉금 기어 내려와 알을 무더기로 낳고 올라간다.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것은 2006년이었다. ●어린 두꺼비, 생태통로 따라 구룡산으로 때 이른 여름 날씨 속에 원흥이 방죽을 찾았다. 연못가에는 국수나무, 생강나무, 우산나무, 노랑꽃창포 등이 푸릇푸릇하게 우거져 있었다. 또 연못 위에는 물개구리밥, 마름, 생이가래, 연잎 등으로 뒤덮여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연못 속에서는 두꺼비 올챙이들이 무리지어 신나게 꼬물거리고 있을 것이다. 청주시 도로명주소를 담당하는 김대석 계장은 “3월 초쯤 알을 낳았으니 아마도 지금쯤 뒷다리가 나와 있을 것이고 5월 초쯤 어린 두꺼비들이 생태 통로를 따라 구룡산으로 줄지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에는 대모잠자리가 처음으로 발견됐고, 흰뺨검둥오리가 찾아오고, 두꺼비뿐 아니라 금개구리, 청개구리, 참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들이 가득하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맹꽁이, 가재, 고라니, 새매, 황조롱이 등 20여종의 희귀 조류와 수생 생물들도 서식하고 있다는 자랑도 이어졌다. 원흥이 방죽 옆 원흥로 22번길에 있는 두꺼비생태관은 2009년 개관했다가 지금 한창 내부공사 중이다. 조만간 문을 열면 구룡산과 원흥이 방죽 등의 생태를 더욱 풍성하게 담게 된다. ●주민들 서로 대화하며 ‘2년 투쟁’ 지금이야 이처럼 근사한 곳이 됐지만 많은 곡절을 거쳐야 했다. 원흥이 방죽은 당초 흙으로 메워질 뻔 한 곳이었다. 2003년 3월 한국토지공사가 청주시 산남지구 택지개발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알을 낳기 위해 원흥이 방죽으로 가는 모습이 지역 주민의 눈에 띄었고, 이곳이 두꺼비 집단 산란지임이 확인되면서 지난한 싸움도 함께 시작됐다.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돼 시민대책위원회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듬해 학계, 종교계 등 전문가와 충북지역 시민사회가 함께 결합해 ‘원흥이생명평화회의’를 만들었다. 또한 운동 초기에는 ‘두꺼비가 중요하냐, 사람이 중요하지.’, ‘두꺼비가 밥먹여주냐.’라는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들은 서로 대화하고 논의하는 법을 스스로 깨쳐갔다. 평범한 주민들의 참여가 뜨거웠기에 시위 방법도 창조적이었다. 도청 앞 60만배, 3보 1배, 원흥이 방죽 인간 사슬로 껴안기, 국정감사 사절단 보내기, 충북도청 껴안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펼쳤다. 처음에는 토지공사와의 다툼이 중심이었던 것이 차츰 즐겁고 유쾌한 운동으로 변화한 것이다. 결국 2004년 11월 원흥이 방죽 원형 보전 등 조성에 합의하며, 토지공사가 택지개발 이익금 중 82억원을 공사비로 책정하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폭 20~50m, 길이 200여m의 두꺼비길 4개를 원흥이 방죽과 구룡산 사이에 만들었다. ●‘두꺼비 신문’·100인 원탁회의 만들어 원흥이 방죽이 보전되면서 이로워진 것은 두꺼비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다. 아파트별 다양한 협의체를 만들어 나갔고, 2007년에는 ‘산남두꺼비생태마을 아파트협의회’를 만들었다. 아파트 이웃끼리는 물론 단지를 넘어서까지 협의체를 만든 것이다. 2009년 1월부터는 ‘산남 두꺼비 마을신문’을 창간했다. 지난해 한 아파트는 도색 작업을 새로 하면서 벽면에 아예 자랑스럽게 두꺼비 마을이라고 써붙이고 두꺼비가 이동하는 모습을 디자인해 놓기도 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100인 원탁회의’를 열어 주민참여자치의 깊이를 더했다. 그 결과 환경부는 ‘자연생태복원 우수마을’로 지정했고, 건설교통부는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시범사업지구’로 선정하기도 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 있기도 하다. ‘두꺼비 친구들’ 박완희 사무처장은 “단순한 두꺼비 지키기를 뛰어넘어 도시 내 마을 공동체의 복원, 주민자치의 확대 발전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면서 “올 초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 이상이 이 마을에 계속 살고 싶으며 80% 가까이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생태공동체마을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두꺼비로, 원흥로에 있는 식당, 부동산 등 가게 앞에는 ‘두꺼비 생태기금 마련’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여 놓은 곳들이 많았다. 진짜 길복은 스스로 참여하고 결정하는 과정, 그리고 성과와 책임을 나누는 데 있음을 청주시 두꺼비로가 느릿느릿 보여주고 있다. 청주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3회는 전남 여수 돌산읍 ‘방답길’을 소개합니다.
  • 6월, 여름의 습격 시작된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특히 이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다음 달 중순부터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 더위는 7월까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대륙에서 발생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다음 달 초부터 맑고 건조한 날씨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15일 예보했다. 양쯔강 유역에서 발생, 한반도 남서쪽으로부터 유입돼 때 이른 더위와 함께 ‘봄의 실종’을 가져온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 계속돼 일부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고온 현상도 보이겠다. 이동성 고기압이 흘러가지 않고 한반도 주변에서 정체되면서 동서고압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 중순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까지 더해져 이동성 고기압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운 날이 많아지고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 같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7월 초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기압골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겠다. 그러나 점차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덥고 습한 무더운 날씨가 자주 나타나고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 초에 나타나는 맑고 건조한 날씨는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올해 대륙이 평년보다 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발생해 한반도로 오는 이동성 고기압의 온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기상캐스터, 절대 녹색옷 입으면 안되는 이유는?

    기상캐스터, 절대 녹색옷 입으면 안되는 이유는?

    미국의 한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오늘의 날씨를 소개하던 기상 캐스터의 몸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폭스2(Fox2)채널의 기상캐스터인 제시카 스타르는 최근 생방송에서 초록색의 무늬가 없는 심플한 스타일의 원피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 결과 옷이 감싸고 있지 않은 얼굴과 팔 등만 화면에 나타나고, 나머지 신체 부위는 투명하게 처리돼 촬영 현장에 있던 진행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제시카가 초록색 옷을 입고 크로마키 앞에 섰기 때문인데, 초록색 옷 위에 기상정보 이미지나 동영상이 투과되면서 그 앞에 선 사람이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시각적 ‘효과’를 낳는다. 일반적으로 그린 또는 블루 컬러는 사람의 피부색과 가장 무난하게 어울리기 때문에 많은 옷들이 이 컬러들로 제작되지만, 기상캐스터라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제시카는 자신의 사라진 몸을 모니터로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짓다, 이내 적응한 듯 장난을 치며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이 장면은 방송사고가 아닌,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크로마키는 텔레비전 카메라의 적·녹·청 3원색 신호를 이용한 화상합성 특수기술로, 기상안내 프로그램 뿐 아니라 영화 속 특수장면을 찍을 때도 널리 사용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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