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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다 말고 누가 총리 돼도 지금보다 낫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노다 요시히코 총리 말고 다른 누가 총리가 돼도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일왕(日王) 사과 발언은 어떻게 나왔나. -일본이 여러 얘기하는데 일본 반발에 따른 조치를 감당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발언한 것이다. 일왕 방한은 논의된 게 없다. (다만) 방한한다고 하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가 전제돼야 하며 그 사과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일 재무장관회담이 연기됐는데, 첫 번째 의제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한·일 통화스와프일 것이다. 실제로 한·일 간 통화스와프가 연장이 안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우리 쪽 이익만을 위해 일본이 시혜적으로 한 게 아니라 상호 이익을 위해 한 거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배경은. -대통령이 독도 가신 것은 즉흥적인 게 아니라 취임 초부터 못 갈게 뭐 있냐며 가시겠다는 뜻을 밝히셨다. 지난해 휴가 때 울릉도 가서 독도 가려다가 날씨 때문에 못 갔다. 이번엔 애초에 토, 일요일에 가려고 했는데 날씨 때문에 당일치기로 간 것이다.→독도 실효지배는 포기한 건가. -실효적 지배 포기했다는 건 잘못된 거다. 울릉도와 독도는 친환경적으로 보존을 강화한다. 실효적 지배 강화해도 환경을 저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활주로를 만든다든지, 대형 건물을 만들어서 사람 많이 들어가는 게 독도 보존에 도움이 안 된다. 방파제는 지금 정도로 충분하다고 보지만 정부 내 토론이 필요하다. 해양과학기지는 구조물이 만들어졌는데 어디 세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경축사 준비는.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다녀오면서 피터 언더우드가 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라는 책을 읽으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한국 사회가 진전하기 위해서는 앞서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참모진에게도 나눠주고 읽어 보라고 권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밧줄 몸에 묶고 ‘태풍 중계’하는 女리포터 논란

    밧줄 몸에 묶고 ‘태풍 중계’하는 女리포터 논란

    태풍 때문에 굵은 밧줄을 몸에 묶고 날씨를 전하는 한 여성 TV리포터의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주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에 상륙하면서 저장성, 장쑤성 등 일대에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같은 태풍의 상황을 전하는 현지 지역방송의 한 여성 리포터는 허리에 밧줄을 묶고 방송을 진행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비바람이 사람이 제대로 서있지 못하게 할 만큼 거셌기 때문. 최악의 환경에서도 아랑곳 않고 방송을 진행하던 리포터는 그러나 거센 비바람에 주저앉기도 했으나 끝까지 멘트를 이어가는 투지를 발휘했다. 이같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자 그녀의 용기를 칭찬하는 반응보다는 방송사를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환경에서 현장중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위험한 상황에서 방송하는 그녀가 불쌍하다.”, “바람에 무엇인가 날아와 맞았다면 큰일났을 것” 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현대車 ‘신고객 상담 시스템’ 선보여

    현대차는 16일부터 고객 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해 ‘신고객상담 시스템’을 선보인다. 고객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스마트폰 앱 상담 서비스, 영상통화 상담 서비스, 문자 토크 서비스 등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3가지 정보기술(IT) 연동 상담 서비스와 긴급상황에서의 실시간 상담 기능을 강화한 긴급출동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다. 스마트폰 앱 상담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전화상담, 문자상담, 이메일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영상통화 상담 서비스는 휴대폰 영상통화 기능으로 고객 차량의 현재 상태를 더 정확히 파악한 후 실시간으로 상담하는 시스템이다. 문자 토크 서비스는 고객이 앱을 통해 궁금한 사항을 문자로 보내면 답변 내용을 문자 등으로 회신하는 서비스다. 또 고객이 현장에서 긴급출동을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GPS를 활용해 고객의 위치, 교통 정보 및 날씨 상황 등의 정보를 긴급출동 직원에게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도착 예상 시간 등을 안내해 고객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현대차를 탈 수 있도록 각종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형님스타일 최강스타일

    형님스타일 최강스타일

    “잠비아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대표팀에 더욱 다양한 선수들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축구팀이 15일 오후 8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잠비아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2전승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강희호는 다음 달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잠비아를 상대로 기량 점검에 나선다. 최 감독은 “더운 날씨에 많은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에게 강한 의지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자고 강조했다.”며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평가전은 대표팀을 100% K리거로 구성해 치른다. 최 감독은 올림픽 대표나 해외파 선수들을 무리하게 소집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을 비롯해 이근호 김신욱(이상 울산), ‘뼈트라이커’ 김정우(전북), 이승기(광주), 하대성(서울) 등 기량만큼은 해외파에 뒤지지 않는다. 태극마크를 좀처럼 달지 못했던 중앙 수비수 김진규(서울)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고, 고요한(서울)과 황진성, 신광훈(이상 포항)의 활약도 기대된다. 특히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모습을 볼 수 없던 김형범(대전)과 정인환(인천), 송진형(제주) 등이 승선했다. 김형범은 “부상 때문에 4년 넘게 대표팀에 못 들어왔지만 과거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수비에 곽태휘(울산), 박원재 심우연(이상 전북)과 골키퍼에 김영광(울산) 김용대(서울)가 이름을 올려 아프리카 챔피언 잠비아와 맞선다. 잠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지만 올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랭킹 18위의 코트디부아르를 꺾으며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강팀. 잠비아 대표팀의 별명은 ‘치폴로폴로’, 주 수출 품목인 구리로 만든 총알을 뜻한다. 네이션스컵에서 3골을 터뜨려 MVP로 뽑힌 중국슈퍼리그 출신 크리스토퍼 카통고(허난)와 제임스 차망가(다롄 스더)가 경계대상 1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MB “국제사회 日 영향력 예전 같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의 반발과 관련,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제67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의 경우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만큼 추가적인 강경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일본군 위안부 및 과거사 문제 개선을 지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한 신임 국회의장단을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이병석 새누리당 국회부의장이 “독도 방문은 참 잘한 일”이라고 말하자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반발하는 가운데 나와 배경이 주목된다. 박정하 대변인은 “독도 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본이 과거 주요 2개국(G2)의 위상을 갖고 있다가 최근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려워진 측면을 전반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일 관계가 다소 악화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자신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부정적으로 평가,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또 “‘독도는 우리 땅이다.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본 같은 대국이 마음만 먹으면 풀 수 있는데 일본 내 정치문제로 인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행동으로 보여 줄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독도 방문은) 3년 전부터 준비했다. 지난해에도 독도 휘호를 갖고 가려 했는데 날씨 때문에 가지 못했다.”며 “이번에 주말인 토·일요일 1박 2일로 자고 오려고 했는데 날씨 때문에 당일로 갔다 왔다. 일본 측 반응은 예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언급되겠지만 일본 정부의 적극적 개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독도 방문 이후 대일 외교를 강경 모드로 전환한 것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경축사 문구는 아직 손질 중이어서 어느 정도 수위의 발언을 담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직설적인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현재까지는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미 이 대통령이 행동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만큼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과거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원론적 수준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유효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대일외교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최종 문구를 조율하고 있지만 대일 메시지와 관련해 과거에 안 하던 얘기를 갑작스럽게 꺼내들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문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양국 간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필요하다는 식의 원론을 강조했던 2010년과 2011년 광복절 경축사와는 확연히 다른 표현이 담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4대강 vs 날씨’ 녹조원인 논란 가열

    한강,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진행 중인 강에 녹조가 확산되면서 그 원인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폭염과 가뭄이 녹조를 확산시켰다고 보지만 시민단체 등은 4대강 사업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다. 논란은 유해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하는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4대강 사업 지역에서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우선 4대강 사업에 책임을 묻는 쪽의 입장은 이렇다. “강을 정비하면서 생긴 수중보 등이 유량·유속 등 강물 흐름에 변화를 일으켰고 이것이 녹조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한강의 6개 댐이 강물의 체류시간을 늘렸고 낙동강도 8개 보가 새로 생겨 유속이 완만해지면서 중류까지 녹조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려면 4대강 16개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염은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올 7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38%나 많았기 때문에 정부가 지적하는 가뭄은 녹조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학영 전남대 생물학과 교수도 “아무리 폭염이 심해도 물 흐름이 활발하면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녹조가 좀체 생기지 않던 낙동강에 보가 많아진 뒤 녹조가 생겼으니 4대강 사업 탓이 크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유재정 낙동강 물환경연구소 담수생태연구과장은 “보가 녹조 확산의 원인이라면 새로 생긴 8개 보 모두의 상황이 똑같아야 하는데 실상은 제각각”이라면서 “보를 설치했기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녹조가 발생했다는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장성일 대구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은 “통상 조류검사는 클로로필-a(엽록소) 수치를 먼저 확인한 뒤 농도가 짙은 하류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조류를 확인하는 단계로 진행된다.”면서 “클로로필-a가 15㎎/㎥ 이상이면서 남조류 세포 수가 ㎖당 500개 이상일 때 조류 주의보가 발령되는데 시민단체들이 중류까지 올라와 검사하면서 마치 남조류가 올해 처음 검출된 것처럼 발표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녹조 확산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확산된 녹조 가운데 일부는 죽어 강바닥에 쌓이겠지만 이미 확산된 조류는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면서 “부영양화를 유발하는 영양염류의 유입을 차단해야 녹조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폭염으로 생태계 몸살] 모기도… 서식환경 줄어 발육 저하

    오는 23일은 절기상 모기 입도 돌아간다는 처서(處暑)다. 날씨가 선선해져 극성을 부리던 모기도 기세가 꺾인다는 속담이지만 올가을은 예외일 듯하다. 늦더위가 다음달까지 이어져 모기와의 전쟁도 길어질 전망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모기 개체 수(서울 내 52개 지점 집계)는 2672마리로 지난해 7월 1142마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 집계자료(전국 39개 지점 집계)에 따르면 모기는 지난 6월 마지막 주 1161마리, 7월 첫째 주 1769마리, 7월 둘째 주 2897마리로 증가세를 보이다 7월 셋째 주 1156마리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다시 7월 넷째 주 1559마리로 늘기 시작했다. 최근 폭염 전까지만 해도 올여름은 모기가 성장하기에 최고의 해였다. 평년보다 기온도 높았고 장마기간도 짧아 집중호우에 모기알이 쓸려가는 일도 적었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25.5도로 평년(24.5도)에 비해 1도 높았다. 모기는 스스로 체온조절을 하지 못해 주변 온도에 민감하다. 보통 알에서 성충이 되는 데 10~11일이 걸리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성충이 되는 속도도 빨라진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모기 개체 수가 늘었다 해도 평년(2007~2011년)에 비하면 그 수는 오히려 23.5% 감소했다. 폭염이 변수였다. 높은 기온이 모기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35도가 넘는 더위는 모기의 발육 저하를 가져다준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기온이 적당히 올라가고 비도 적당히 내리는 것이 모기가 자라는 데 최적인데 이런 기준이라면 처서를 지난 9월 에 지금보다 더 많은 모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더위는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런던통신] 마지막 올림픽 티켓 구하려 노숙하는 시민들

    [런던통신] 마지막 올림픽 티켓 구하려 노숙하는 시민들

    수많은 런던 시민들이 마지막 3일 남은 올림픽의 ‘골든게임’ 티켓을 구하기 위해 무려 18시간 혹은 그보다 오랜 시간 동안 박스오피스 밖의 길거리에 줄을 서서 밤을 보내고 있다. 런던의 이브닝스탠다드 신문은 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익명의 한 런던 시민은 소말리아 출신 영국의 국가대표 육상선수 모패러가 11일 예정인 5000m 결승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며 밖에서 밤을 새며 줄을 섰다. 49세 회사원은 무려 3일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에 줄을 섰을 때가 12시간이 됐으니까, 티켓 오피스 문을 통과하면 28시간을 채울 것이다. 나는 모패러의 엄청난 팬이고, 이렇게 해서라도 티켓을 구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영국인에게 육상 파이널 은 가장 사랑 받는 큰 경기 중 하나인데다 툭하면 비가 오는 영국의 날씨답지 않게 올림픽의 마지막 3일간 햇빛과 함께 축복받은 날씨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한 몫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런던 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줄을 서고 있는 곳은 영국이 아닌 다른 해외 국가들을 위한 박스오피스라는 것이다. 런던 이슬링턴, 알렉산드라 광장, 올드빌링스게이트에 위치한 박스오피스는 프랑스, 체코, 네덜란드와 헝가리 등을 위한 것이지만 유럽연합(EU) 법상, 영국 팬도 동등한 조건으로 티켓을 살 수 있다.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열린세상] 올림픽과 국가주의/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과 국가주의/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올림픽이 뜨겁다. 참가한 선수들의 승리 이야기와 그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열대야만큼이나 뜨겁다. 가장 감동을 주는 장면은 역시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승리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선수들의 인터뷰다. 그런데 메달을 딴 선수들의 인터뷰에도 문법이 있고 격이 있어 보인다. 1972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하계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의 리호준은 세계신기록으로 북한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후 “적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고 했다. 국제사격연맹은 이 야만적인 인터뷰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도록 하였다. 죽기 살기로 승리만을 추구하는 전사의 모습이었다. 40년 후의 런던 올림픽에서 북한의 안금애 선수는 유도에서 첫 금메달을 딴 후 “조국의 명예를 걸고 금메달을 땄다.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진화한 흔적이 뚜렷하다. 전투적 적개심이나 지배자에 대한 충성 다음 단계로 나타나는 것이 국가주의의 모습이다. 올림픽을 국가의 우월성이나 인종적 우수성을 과시하는 장으로 생각하고, 메달의 영광을 국가에 바친다는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 본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나라별로 메달을 집계하여 국가 순위를 매기는 것조차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국은 메달 수와 색을 따져 나라별 순위를 매기기에 정신이 없다. 한국은 금메달을 우선 고려하여 국가별 순위를 매기고, 미국은 전체 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한다. 국가의 영광을 거론하는 것보다 더 보편적이고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불굴의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이야기다. 유난히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의족 스프린터, 26살의 피스토리우스다. 남자 육상 400m 준결승 조 경기에서 그는 꼴찌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그러나 1위로 골인한 키라니 제임스는 뒤로 돌아 배에 붙어 있던 이름표를 피스토리우스와 교환하고 손을 잡았다.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여기 출전한 지금이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승자는 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친구다. 그게 올림픽”이라고 화답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대체로,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발전한 나라일수록 올림픽의 열기를 국가주의로 직결시키지 않는다. 인간 자체가 존재론적으로 국가를 벗어나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냥 내버려 두어도 승리 일부는 국가의 몫이 되는 판에, 인위적으로 국가주의에 불을 지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방식, 중계방송의 내용, 응원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그런 성숙함이 필요해 보인다.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에 따라 어떤 종목은 아예 경기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승리, 그것도 국가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 지나쳤다. 역시 백전노장의 차범근 전 감독이 해설하는 축구 중계는 무게 중심을 잘 잡고 있었다. 얼핏 국가의 승리에 대한 열망을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방송이 누구보다 우리 사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국가주의는 승리의 기쁨도 격을 낮추고, 패배했을 때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기도 어렵게 한다. 올림픽의 본래 목적인 스포츠 정신과 지구촌의 축제 혹은 화합이 오갈 데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88올림픽이 있던 해 필자는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지도교수는 처음 만났을 때 요크셔 지방의 육상선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던 영국의 육상선수 가운데 요크셔 지방의 선수 한 명이 지도교수 동네에 살았다. 영국보다 덥고 습한 서울 날씨에 대비하느라 그는 동네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거기서 맹연습을 했노라고 지도교수는 이야기했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영국 사람들은 그런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중국에서 체조선수로 키우려는 어린 아이의 다리를 찢고 밟는 사진이 외신에 실려왔다.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숭어처럼 찢어질 듯 입을 벌린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 아이의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 바다로 태풍 마중가는 기상관측전문가

    바다로 태풍 마중가는 기상관측전문가

    8~9일 오후 10시 40분 EBS 극한직업은 기상관측전문가를 해부한다. 날씨는 이미 우리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매체의 발달 덕분에 이제는 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간단하게 실시간 날씨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먼 바다 해역에서 위험기상 현상을 잘 파악한 뒤 그 기상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 나갈 것인지 예측하기 위해 땀 흘리는 이들이 있다. 태풍과 싸우며 망망대해를 누비는 기상 1호의 선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한 달의 절반가량을 바다에 나가서 생활하고, 일부러 거센 파도와 바람을 찾아다니면서도 힘들지 않다는 이들. 태풍이 온다면 철수하는 게 아니라 태풍으로 나아가는 생활을 하는 이들의 활약상을 1·2부로 나눠 조명한다. 1부는 태풍 카눈(KHANUN)의 북행을 추적하는 기상관측선의 움직임을 담았다. 태풍을 마중하러 나가면 10일에서 길게는 15일 정도 바다 위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식재료, 생필품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모두가 태풍을 피해 항구로 들어올 무렵, 관측선은 오히려 태풍에 가장 가까이 전진하기 위해 항구를 떠난다. 꼬박 하루를 달려 태풍 근처 해역에 도착한 기상 1호 선원들. 한밤중 태풍이 상륙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기상 관측을 위한 준비가 분주하다. 그런데 이때 하늘에 날린 고층기상관측장비가 태풍의 강한 바람에 배에 걸려 찢어지고 만다. 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부에서도 관측선 대원들의 행적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바람이 거세지고 관측은 점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 시작한다. 결국 관측선은 안전을 위해 관측 위치를 옮기기로 결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빠져나갈 수는 없는 노릇. 강력한 진로를 피하면서도 최대한 가까운 곳에 위치를 잡기 위해 갖은 관측과 분석작업을 병행한다. 밤새도록 계속되는 태풍에 정작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은 그들의 가족들. 관측선 대원들이야 어떻게든 괜찮은 정보를 수집해서 보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전화도 터지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고생하고 있을 그들 걱정에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교통사고, 눈 오는 겨울보다 여름에 더 잦다

    교통사고, 눈 오는 겨울보다 여름에 더 잦다

    겨울보다는 여름에 교통사고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위 탓이다. 겨울철 눈길·빙판길 교통사고가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 그렇다는 얘기다. 경찰청이 보유한 전국 월별 교통사고 통계를 7일 분석한 결과 1977년부터 2011년까지 35년간 혹서기인 7월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63만 9237건(8.8%), 8월 사고는 64만 5987건(8.9%)으로 집계됐다. 반면 혹한기인 1월은 51만 1494건(7.0%), 2월은 47만 2535건(6.5%)이었다. 7~8월과 1~2월의 합계로 비교해 보면 각각 128만 5224건과 98만 4029건으로 혹서기가 혹한기보다 30만 1195건 많았다. 연 평균으로 치면 약 8600건에 이른다. 자동차 보급이 늘어난 최근 10년간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봐도 7~8월이 많았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교통사고는 7월에는 월 평균 1만 9209건(8.6%), 8월에는 1만 9151건(8.6%)이었다. 반면 1월은 1만 6652건(7.5%), 2월은 1만 4990건(6.7%)이었다. 여름철 교통사고가 더 많은 이유는 더위로 인한 졸음운전과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으로 지적됐다. 최석훈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과장은 “여름에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면 내부 공기 순환이 제대로 안 돼 운전자가 졸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면서 “고온다습한 날씨에 불쾌지수까지 높아지면 운전자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름철 교통사고가 겨울보다 잦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5년간 휴가철 7~8월에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62%가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전방주시 태만’이었다. 이어 최 과장은 “여름은 겨울보다 낮 시간이 길어 야외활동이 많고, 휴가철이 끼어 있는 것도 사고율을 높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여름철 뜨거운 햇살 때문에 생기는 눈부심과 도로의 신기루 현상 등도 사고 유발 원인이 된다. 특히 복사열에 가열된 도로에 빛이 굴절돼 마치 도로 위에 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도로 신기루 현상은 마주오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못 보게 할 가능성이 크다. 1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찜통 열대야와 런던올림픽과 같은 수면방해 요인들도 사고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경찰 관계자는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시차가 큰 나라에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이 벌어질 때 졸음 운전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뜨겁고 건조한 ‘8월 더위’ 이상해~

    한반도에 뜨거운 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약 1.8도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1911~1920년만 해도 여름철(6~8월)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은 평균 18.8도로 선선한 편이었다. 하지만 도시화와 지구온난화가 함께 진행되면서 서울의 밤 기온은 급격히 상승했다. 1961~1970년에는 19.6도를 기록했고 2001~2010년에는 20.6도까지 올랐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1910년대 밤 최저 기온이 19.3도던 부산은 2000년대 들어 20.2도까지 올랐다. 대구도 1910년대 19.3도에서 2000년대 21도로 1.7도가 올랐다. 기상청은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면 계절적으로 여름으로 분류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90년 동안 1.8도가 올랐다고 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 한라봉의 북방 한계선이 전북까지 와 있다.”면서 “작물재배 북방 한계선이 최고 기온보다 최저 기온의 영향을 더 받는데 이는 생태계 등에 변화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열대야도 늘어나고 있다. 1910년대 서울에서 열대야 기준인 25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연평균 2.25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는 3.42일, 1990년대는 6.55일, 2000년대에는 4.88일로 증가했다. 열대야 발생 일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1990년대 열대야 일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불리는 1994년(24회 발생)이라는 변수가 있고 2000년대 들어 폭우가 잦아진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열대야 증가에는 도시화도 한몫했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제주도와 부산 등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자주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내륙에서 열대야가 증가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면서 “지구온난화와 함께 도시화로 인한 열섬 효과가 열대야 일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전했다. 올여름 더위도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습도도 70~80%를 기록해 덥고 습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올여름의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어서고 있지만 습도는 봄철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여름 더위는 찜통 더위가 아니라 ‘오븐 더위’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습도 속 더위를 의미하는 찜통 더위나 무더위라는 말이 올여름을 표현하는 데는 맞지 않다는 뜻이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지역의 상대습도 평균은 63.3%였다. 다른 여름철보다 습도가 10~15%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나마 이달 들어서는 50%대로 떨어졌다. 지난 6일 서울의 상대습도는 54.1%를 기록했다. 가뭄을 걱정하던 봄철과 비슷하다. 올해 3월과 4월의 평균 습도는 51.8%와 54.1%였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임에도 불쾌지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에 습도가 50%대로 나타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면서 “그늘에 가면 서늘함을 느낄 수 있거나 온몸이 끈적끈적해지지 않는 것은 낮은 습도 덕”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억수로 덥데이~” 영남권 냉방가전 ‘불티’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영남권에서 선풍기, 에어컨, 냉풍기 등을 비롯한 냉방가전과 냉방상품 수요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은 7월 한달간 지역별 냉방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영남권(부산·대구·울산 포함)이 전체 판매량의 3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고 6일 밝혔다. 이어 경기권(인천 포함)이 24%, 서울이 18%, 충청권이 11% 등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영남권 소비자들은 선풍기와 냉풍기 등 이동식 에어컨을 많이 찾았다. 전체 판매량에서 각각 34%, 34.4%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냉매가 들어 있는 쿨매트도 전체 판매량 중 영남권 비중이 30%를 차지했다. 인구밀도가 높기도 하지만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인 만큼 오래 기다려야 하는 설치형 에어컨보다 빨리 사용할 수 있는 소형 가전과 냉방상품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습기는 호남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됐다. 전체 냉방기기 판매 비중은 10%가량이지만 제습기 판매 비중은 17%로 서울(15%)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7월 태풍 ‘카눈’이 호남 지역을 관통하면서 많은 고객들이 찾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설치형 에어컨은 경기권과 서울 고객들의 구매가 많았다. 전체 에어컨 판매 비중에서 경기권과 서울이 각각 30%와 26%를 차지하는 등 수도권 비중이 절반이 넘었다. 김문기 옥션 가전담당 팀장은 “폭우와 폭염이 이어진 7월 한 달 동안 여름 가전상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0%가량 늘었다.”며 “날씨에 따라 종류별 판매량이 크게 달라졌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접근성·유사성… 대표팀 ‘촌내 연애’의 법칙

    런던올림픽을 취재하는 한국 기자단에게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선수들의 연애사는 빼먹지 말고 물어야 한다는 것. 철칙이 생긴 이유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회 마지막날, 한 신문이 양궁 금메달리스트 박경모와 박성현의 결혼을 단독 보도해 타사 기자들을 호되게 ‘물먹였다’. 그 뒤 여러 신문사 데스크들이 “누가 누구랑 연애하는지 예의주시하라.”며 현장 기자들을 닦달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양궁의 금메달 커플 오진혁과 기보배가 열애 중이란 사실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표돼 천만다행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궁금해졌다. 왜 유독 ‘촌내 커플’이 많을까. 사실 거슬러 올라가면 올림픽 메달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커플들의 역사가 있지 않았던가. 마감을 제쳐두고 선수단의 위·아래 사람들에게 캐물었다. 이렇게 얻은 결과를 종합하면 이렇다. 먼저 ‘접근성’이다. 1년의 대부분을 태릉선수촌에서 보내고, 전지훈련도 함께 다니고, 같은 대회를 출전하다 보면 동선이 자주 겹친다. 자주 보면 정드는 건 인지상정. 다음으로는 ‘유사성’을 들 수 있겠다. 양궁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목에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치열한 내부 경쟁과 엄청난 훈련량을 견뎌야 한다. 함께 모여 신세한탄을 하다 보면 애틋한 감정도 쌓이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태릉선수촌 구석의 으슥한 곳은 죄다 커플 차지고, 선수촌 바깥의 구릉 지대는 밤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옛 국가대표들의 제보는 상당히 믿을 만한 것이었다. 다만 옛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젠 스스럼없이 공개 연애를 한다는 것이다. 연애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느니, 커플이 생기면 대표팀 분위기를 망친다느니 하는 지도자들의 사고방식도 이제는 바뀌었다. 일과 사랑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거머쥔 오진혁과 기보배의 당당한 로맨스는 얼마나 축하해줄 일인가. 한 가지 부작용이 있기는 하다. 공개연애의 길을 걸었던 선배 국가대표들을 취재해 본 결과, 연애가 끝나고 나면 조금 난감해지는 경우가 생긴단다.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되면 인터넷에 버젓이 올라 있는 옛 사랑의 흔적을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한 국가대표는 심각한 얼굴로 “옛날 기사를 지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해 오기도 했다. 그런 부작용이야 나중에 생각하면 될 일이고. 아무튼 지금 런던은 연애하기 좋은 날씨다. haru@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폭염이 주는 병

    [Weekly Health Issue] 폭염이 주는 병

    결코 만만하게 볼 더위가 아니다. ‘찜통’이나 ‘가마솥’에 견줄 만큼 혹독한 무더위가 전국 곳곳에서 연일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름은 여름다워야 한다.’던 사람들조차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이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노약자는 물론 평소 건강을 자신하는 사람들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열성 질환에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말이 쉬워 ‘더위 먹었다.’고 하지만 자칫 열사병에라도 걸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맹위를 더해가는 폭염과 건강 문제에 대해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건강 관점에서 폭염이 왜 문제가 되는가.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낮에는 더위에 지쳐서 무기력하고, 밤에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잦다. 그런 상횡이 반복되면 직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져 실수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며, 신체적으로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다 덥고 습한 날씨는 왕성하게 세균을 번식시켜 복통이나 설사 등 장염도 빈발한다. ●인체가 이런 더위를 수용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설명해 달라. 날씨가 더우면 체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혈관이 확장되며, 이 때문에 혈류량이 늘어 다시 피부 온도가 올라가 피부혈관이 확장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 온도가 34.5도를 넘으면 땀이 나기 시작하고 이어 근육 이완, 호흡 증가, 체표면적 증가 등의 신체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더위로 인해 유발되는 대표적인 질환을 들어 달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발생하는 심각한 체온조절 장애를 말한다. 열사병에 걸리면 중추신경계의 장애와 더운 환경 때문에 체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지 못해 체온이 상승하는데, 직장 온도가 40도를 넘기도 하며,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중에서도 태양 광선에 의한 열사병을 일사병으로 구분하는데, 혹심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때 잘 생긴다. ●이런 열성 질환은 유형별로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열성 질환은 실신·경련·피로 등과 관련이 많은데, 이 중 열실신(Heat Syncope)은 고온환경에서 일할 때 두통이나 현기증이 나타나며, 주로 폭염 속에 오래 있거나 무리하게 운동이나 작업을 할 때 발생하기 쉽다. 열경련(Heat Cramp)은 임상적으로는 근육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하면 2∼3분간 지속되기도 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생기지만 많이 사용하는 피로한 근육, 즉 팔다리의 사지근육이나 복근·배근(등근육)·수지(손가락)의 굴근에서 주로 발생한다. 열피로(Heat Exhaustion)는 좀 심하게 더위를 먹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이 나타난다. 여기에다 흔하게 두통·변비·설사가 동반되기도 하며, 심하면 실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열사병이다. 열사병(Heat Stroke)은 열피로와 달리 아주 심각한 질병이다. 중추신경 장애가 주요 증상이며, 현기증에 오심·구토·두통·발한 정지, 즉 땀이 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피부건조와 허탈·혼수상태·헛소리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이런 열성 질환에 취약한 신체 조건과 질병군이 있을 텐데…. 최근과 같은 폭염이 계속되면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어렵다. 그런 만큼 노인이나 어린이, 심장병 및 뇌졸중 환자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등 건강관리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산업현장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 야외활동이 많은 군인과 운동선수들도 열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대처 방법을 유형별로 짚어 달라. 열실신이 발생하면 서늘한 곳에 환자를 눕혀 안정을 취하게 하되 수분 안에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병원으로 옮기거나 의료팀을 불러야 한다. 의식은 2∼3분 안에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열경련이나 열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긴 뒤 물 1ℓ에 소금 1티스푼을 섞은 식염수를 마시게 하고, 경련이 발생한 근육을 마사지해 준다. 열사병은 지체 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히는 게 중요하다. 환자의 옷을 물로 흠뻑 적신 뒤 선풍기를 틀어 열을 식히는 등 수단을 가리지 말고 열을 내리는 것이 급선무다. ●열성 질환은 유형 별로 어떻게 치료하는가. 대부분의 열성 질환은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겨 안정을 취하게 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그러나 열사병은 예외다. 열사병의 경우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얻거나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열사병 환자가 병원에 오면 얼음물에 담그거나 냉각팬이나 냉각담요 등을 사용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체열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혹서기의 바람직한 열성 질환 예방책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은 고온·고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여름에는 낮의 무더위와 열대야 등으로 수면 리듬을 잃기 쉬운데, 이럴 때는 밤새 에어컨을 켜고 자기보다 이른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한 뒤 찬물로 목욕을 해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자리에 들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또 지나치게 에어컨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가능한 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에어컨을 사용할 때도 실내외 온도차를 5∼8도 이내에서 유지하도록 한다. 또 매 1시간마다 환기를 시키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산부인과 의사, 30대女 수면제 주사했다 사망하자

    산부인과 의사, 30대女 수면제 주사했다 사망하자

    수면유도제를 투여받은 30대 여성 환자가 숨지자 시신을 한강공원 주차장에 승용차에 실은 채 버린 산부인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A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를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30)씨에게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주사한 뒤 사망하자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2㎞가량 떨어진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으로 가 승용차와 함께 버리고 도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의사 7∼8명을 둔 해당 병원에서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의사)로 일하는 김씨는 1년 전쯤 이씨를 수술한 뒤 알고 지냈다. 3개월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종종 김씨와 간호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만큼 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피곤하다.”며 찾아온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를 놓아주기도 했다. 이씨는 평소 우울증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왔다. 김씨는 경찰에서 “30일 저녁 병원을 찾은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에 미다졸람 5㎎을 섞어 주사했다.”면서 “당시 옆에 간호사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미다졸람은 내시경 검사 등을 할 때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나 신중한 투약이 요구되는 약물이다. 김씨는 “투약 뒤 2시간쯤 지나 이씨를 깨웠지만 사망한 상태였다.”면서 “심폐소생술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 날인 31일 오전 3시쯤 숨진 이씨의 시신을 휠체어에 환자처럼 태워 병원 현관으로 내려간 뒤 자신의 승용차에 이씨의 시신을 싣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3시간 뒤 “병원에 응급환자가 왔다.”는 전화를 받고 이씨의 시신을 실은 채 오전 6시쯤 병원으로 돌아갔다. 환자 진료를 마친 김씨는 이씨의 핸드백에서 이씨의 아우디 승용차 키를 꺼내 주차장으로 내려가 시신을 자신의 차에서 아우디 보조석에 옮긴 뒤 한강공원 잠원지구로 갔다. 이어 시동을 끄고 이씨의 손에 강제로 차 키를 쥐게 한 뒤 도주했다. 경찰 측은 “31일 오후 6시 40분쯤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에 놀러온 전모(40)씨가 아우디 승용차 조수석에 부자연스럽게 엎드려 있는 이씨를 발견,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흰색 셔츠에 짧은 청반바지 차림이었으며 더운 날씨에 손이 빨갛게 그을려 있었다. 속옷이 찢어져 구멍이 몇 개 나 있었고 속옷 안쪽으로 흙이 들어가 있었지만 발목의 조그만 상처 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 김씨는 31일 오후 9시 30분쯤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로 와 “병원에 누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에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한 것”이라면서 “죄책감을 느껴 변호사와 상담한 뒤 자수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또 “미다졸람은 처음 투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정확한 사인과 성폭행 여부를 가리기로 하는 한편 미다졸람 투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김씨가 전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캐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수면유도제 투여 환자 숨지자 의사가 사체유기

    수면유도제를 투여받은 30대 여성 환자가 숨지자 시신을 한강공원 주차장에 승용차에 실은 채 버린 산부인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A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를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30)씨에게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주사한 뒤 사망하자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2㎞가량 떨어진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으로 가 승용차와 함께 버리고 도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의사 7∼8명을 둔 해당 병원에서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의사)로 일하는 김씨는 1년 전쯤 이씨를 수술한 뒤 알고 지냈다. 3개월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종종 김씨와 간호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만큼 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피곤하다.”며 찾아온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를 놓아주기도 했다. 이씨는 평소 우울증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왔다. 김씨는 경찰에서 “30일 저녁 병원을 찾은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에 미다졸람 5㎎을 섞어 주사했다.”면서 “당시 옆에 간호사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미다졸람은 내시경 검사 등을 할 때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나 신중한 투약이 요구되는 약물이다. 김씨는 “투약 뒤 2시간쯤 지나 이씨를 깨웠지만 사망한 상태였다.”면서 “심폐소생술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 날인 31일 오전 3시쯤 숨진 이씨의 시신을 휠체어에 환자처럼 태워 병원 현관으로 내려간 뒤 자신의 승용차에 이씨의 시신을 싣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3시간 뒤 “병원에 응급환자가 왔다.”는 전화를 받고 이씨의 시신을 실은 채 오전 6시쯤 병원으로 돌아갔다. 환자 진료를 마친 김씨는 이씨의 핸드백에서 이씨의 아우디 승용차 키를 꺼내 주차장으로 내려가 시신을 자신의 차에서 아우디 보조석에 옮긴 뒤 한강공원 잠원지구로 갔다. 이어 시동을 끄고 이씨의 손에 강제로 차 키를 쥐게 한 뒤 도주했다. 경찰 측은 “31일 오후 6시 40분쯤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에 놀러온 전모(40)씨가 아우디 승용차 조수석에 부자연스럽게 엎드려 있는 이씨를 발견,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흰색 셔츠에 짧은 청반바지 차림이었으며 더운 날씨에 손이 빨갛게 그을려 있었다. 속옷이 찢어져 구멍이 몇 개 나 있었고 속옷 안쪽으로 흙이 들어가 있었지만 발목의 조그만 상처 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 김씨는 31일 오후 9시 30분쯤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로 와 “병원에 누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에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한 것”이라면서 “죄책감을 느껴 변호사와 상담한 뒤 자수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또 “미다졸람은 처음 투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정확한 사인과 성폭행 여부를 가리기로 하는 한편 미다졸람 투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김씨가 전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캐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보육원 아이들 찜통더위에 ‘헉헉’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찜통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빠듯해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이른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부천의 소사지역아동센터에는 대여섯 명의 중학생들이 거실에 모여 바둑을 두고 있었다. 선풍기 한 대를 켜 둔 거실에서 아이들은 손으로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내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 센터는 최근 2~3개월간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을 내지 못했다. 배영옥 대표는 “운영비로는 전기료를 감당할 수 없어 에어컨이 있어도 켤 수가 없다.”면서 “자원봉사자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더운 날씨지만 아이들은 불평도 하지 않고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여름철 지역아동센터가 ‘찜통’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수에 비례해 월 평균 395만원의 지원금을 받지만 교사 인건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빼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또 소사지역아동센터처럼 설립한 지 2년이 넘지 않은 곳은 그나마 정부 지원금을 받지도 못한다. 2년간 민간에서 자비로 운영한 뒤 평가를 통과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준섭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팀장은 “지역아동센터에 공공요금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여름철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보육원도 마찬가지다. 보육원을 비롯한 아동양육시설에 각 지자체가 지급하는 관리운영비는 아동 1인당 7만~10만원 선. 교통비와 학용품비, 이·미용비, 영아 분유값 등이 모두 포함돼 줄일 수 있는 건 공공요금뿐이다. 서울의 한 보육원 관계자는 “에어컨을 틀지 않다가 아이들이 너무 힘겨워하는 데다 폭염 때문에 영아들의 건강도 걱정돼 낮시간에만 잠깐씩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더위 때문에 실내생활이 어렵다보니 보육원들은 물놀이·캠프·견학 등 외부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은 전기요금을 20% 할인받지만, 수십 명이 함께 생활하는 시설 전체에 에어컨을 가동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 연말연시에는 적으나마 후원금이라도 들어오지만 여름에는 이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노은경 서울시 아동복지시설연합회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전기요금을 지원해주거나, 전기요금을 추가로 할인해주면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女하키 텃세에 눈물

    맑았던 하늘에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소나기가 되어 들이닥쳤다. 영국다운 날씨에는 익숙하다는 듯 객석을 꽉 채운 관중들은 아랑곳없이 ‘팀 GB’를 연호했다. 여자 하키 B조 한국-영국전이 열리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4시 런던 올림픽파크 리버뱅크 아레나. 유니언잭 일색인 이곳에서 붉은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스틱을 휘두르는 11명의 한국 선수들은 마치 덩그러니 떠있는 섬 같았다.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1차 중국전에서 0-4로 진 참이었다.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려면 이날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 했다. 전반전. 비가 온 터라 필드는 미끄러웠다. 한국 선수들의 패스는 매끄럽지 않았다. 주장 이선옥(31·경주시청)이 송곳같이 공을 찔러 주며 공격의 물꼬를 터 보려 했지만 선수들은 덩치 큰 영국의 수비에 가로막혀 좀처럼 스트라이킹 서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전반 6분. 니콜라 화이트의 황소 같은 돌파를 막지 못하고 선제골을 허용했다. 스틱을 잡은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후배의 조급한 마음을 짐작한 언니들은 “괜찮아, 시간 많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전반 18분 드디어 찬스가 왔다. 김다래(25·아산시청)가 골키퍼를 앞에 두고 짧고 강하게 공을 밀어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여자하키팀이 넣은 첫 골이었다. 후반 17분 한혜령(26)의 페널티골, 22분 박미현(26·이상 KT)의 그림 같은 장거리골이 터져 3-3이 됐다. 아직 10분이 남아 있었다. 해볼 만했다. 한 골만 넣으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자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쉼 없이 내달린 다리를 재촉해 상대 골문을 두들겼다. 그때, 일이 터졌다. 천은비(20·KT)가 스틱을 갖다대 고의로 영국 선수의 슛을 방해했다며 주심이 페널티 코너를 선언했다. 그러나 공은 스트라이킹 서클 밖에 있었다. 서클 안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면 페널티 코너는 성립되지 않는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홈 텃세’이기도 했다. 임흥신 감독은 모자를 벗어던지고 “말도 안 돼!”라며 항의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주심의 선언에는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조지 트위그가 페널티슛 후 흘러나온 공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한국의 수비진은 흔들렸다. “어, 어~.” 하는 사이 클로에 로저스가 또 골을 넣었다. 1분 만에 두 골을 내줬다. 순식간에 점수는 3-5로 벌어졌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박미현은 “그게 골이 아닌데…. 그것만 아니었으면 역전시킬 수 있었는데….”라며 눈물만 뚝뚝 흘렸다. 임 감독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어서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우리 애들은 어쩌나. 4년을 올림픽만 바라보고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억울해서 어쩌나.”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대표팀은 2일 일본과 3차전을 갖는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벨기에 호텔업계 “믿지 못할 기상예보, 배상하라!”

    벨기에 호텔업계 “믿지 못할 기상예보, 배상하라!”

    여름철 관광객 감소로 고전한 벨기에 호텔업계가 한 기상예보회사를 불경기의 원흉(?)으로 지목,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외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벨기에 여름날씨가 나쁠 것이라는 예보를 남발하는 바람에 관광객이 줄어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게 호텔업계의 주장이다. 외신에 따르면 잔뜩 화가 난 피해자(?)는 벨기에 해변가 호텔업계다. 업계는 올 여름 벨기에 바닷가를 찾은 관광객이 줄어 약 700만 유로(약 96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인터넷 기상예보회사 메테오 벨지크를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다. 벨기에 호텔업계는 “회사가 내는 일기예보가 신뢰도 낮고, 비관적 내용 일색”이라며 여름철 불경기의 책임은 회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엉터리 예보로 관광객이 줄게 만든 책임을 지고 피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호텔업계는 하루 20만 명이 벨기에 바닷가를 찾고, 1인당 하루 평균 35유로(약 4만8000원)을 지출한다는 기준으로 청구액을 산출했다. 한편 엉터리 예보 논란에 대해 메테오 벨지크는 “기상예보의 정확성이 65%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사진=유럽프레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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