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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겁고, 차갑게, 그대의 것” 소치 겨울올림픽 슬로건 확정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의 슬로건이 ‘뜨겁고, 차갑게, 그대의 것’(Hot. Cool. Yours)으로 확정됐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조직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열린 대회 개막 D-500 행사에서 이를 발표했다. ‘뜨겁게’는 소치의 따듯한 날씨와 참가자들의 열정을, ‘차갑게’는 추운 겨울 스포츠를 뜻한다. 또 ‘그대의 것’은 모두가 함께 즐기는 대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체르니셴코 위원장은 “흑해 연안 리조트에 건설 중인 시설의 공정률이 70%에 이르는 등 준비가 순조롭다.”며 “세계 앞에 내보이는 러시아의 ‘시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모든 것을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 대학생 화제

    과거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세세히 기억하는 한 청년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영국 카디프에 사는 오를레앙 헤이먼(20)은 10대 시절 일어난 모든 일을 자세히 기억한다. 예를들어 수년전 특정한 날의 날씨와 그날 먹은 음식, 그날 입은 옷 등에 대한 질문에 헤이먼은 막힘없이 술술 대답한다. 헤이먼의 이런 증상은 일종의 희귀질환으로 전세계에 수십명 정도 겪고 있다는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의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헤이먼은 “14살 때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고 밝혔다. 진행자가 2006년 10월 1일에 대해 묻자 헤이먼은 “그날은 일요일로 날씨가 흐렸으며 한 소녀에게 데이트 요청했다 거절당했다.” 면서 막힘없이 대답했다.   뇌 전문의들에 따르면 오랜 기억은 보통 사람의 경우 우전두엽(right frontal lob)에 저장되지만 헤이먼의 경우 좌전두엽(left frontal lobe)에도 저장돼 기억능력이 훨씬 더 오래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이먼은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수단과 방법은 없다.” 면서 “마치 폴더에 저장된 사진(기억)이 내 눈앞에 지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의 이같은 비상한 능력이 공부를 하는데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 현재 더럼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중인 헤이먼은 통째로 기억하는 좋은 기억력이 공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헤이먼은 “좋은 기억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험을 보거나 에세이를 쓰는데는 이 기억력이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가을야구 새달 8일 개막… 24일부터 한국시리즈

    ‘가을야구’가 다음 달 8일부터 펼쳐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시즌 남은 경기와 포스트시즌(PS)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남은 경기 일정이 발표된 지난달 17일 이후 태풍과 비 때문에 미뤄진 11경기를 다음 달 3~6일로 재편성했다. 따라서 포스트시즌은 다음 달 8일 3위와 4위 팀이 벌이는 준플레이오프(준PO·3선승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플레이오프(3선승제)는 같은 달 16~22일 열리며 대망의 한국시리즈(KS·4선승제)는 24일 시작된다. 이날 이후 또 날씨 탓에 페넌트레이스 경기가 취소되면 예비일에 우선 거행하고 예비일이 없을 때에는 이튿날 연속경기(더블헤더)로 열린다. 이튿날까지 취소되면 나중에 편성된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다음 날로 순연된다. 연장전은 15회까지 치르고 승부를 내지 못하면 무승부로 처리한 뒤 추후 승부를 가린다. 경기 시작 시간은 평일 오후 6시, 토·일요일은 오후 2시다. 현재 4강 팀은 확정적이다. 하지만 SK·롯데·두산의 2위 싸움이 박빙이어서 남은 경기 일정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2위 SK는 30일 하루를 빼고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문학-목동-문학-광주-대전-잠실-대구-문학을 잇는 고생 길에 나섰다. 롯데는 경기 수는 적지만 원정 부담이 있고 두산은 남은 경기 대부분을 잠실과 목동에서 치러 이동에 부담이 없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굿모닝 닥터] 눈가 주름 때문에 마음껏 웃지 못하세요?

    눈가에 주름이 생길까봐 마음 놓고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눈가 주름은 피부노화로 콜라겐이나 엘라스틴의 섬유구조가 흐트러지면서 피부가 탄력을 잃어 생긴다. 특히 눈가 피부는 다른 부위보다 얇아 자글자글한 잔주름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피지선이 적어 쉽게 건조해지고, 탄력도 떨어진다. 노화의 문제를 빼면 눈가 주름의 첫째 원인은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색소침착뿐 아니라 피부의 콜라겐 섬유를 파괴해 주름을 만드는데, 피부과 의사들이 외출할 때는 계절이나 시간, 날씨에 관계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나이가 들면서 체내 수분이 줄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런 경우 아이케어 제품으로 눈가 피부 보습에 꾸준히 신경을 쓴다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그래도 문제는 있다. 얼굴 표정 근육이다. 이 근육은 다른 근육과 달리 한 쪽 끝이 피부에 붙어 있어 표정을 지을 때마다 주름을 만들어 낸다. 물론 표정 주름은 생활습관을 개선해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무의식 중에 찡그리는 버릇은 미간과 눈가에 주름을 만들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이런 표정을 짓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생긴 주름은 전문적인 치료가 아니면 개선이 어렵다. 최근에 관심을 끄는 치료법이 고주파 시술인 서마지 CPT다. 이 치료법은 콜라겐을 재생시키고 자연스레 피부 리프팅을 유도해 주름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기존 서마지 시술의 단점이었던 통증을 크게 즐여 시술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다. 싱싱한 피부는 모두의 꿈이지만 나이 든 사람의 열망이 더 강하다. 이번 추석을 부모님의 피부 걱정을 덜어주는 기회로 삼는 건 어떨까. 주름 펴고 환하게 웃는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만만찮은 즐거움일 테니.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각각의 수많은 자아가 인간의 마음 움직인다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한쪽 손으로 단추를 채우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단추를 푸는 것처럼, 자기가 제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순의 현상을 말한다. 인간의 행동은 철저하게 하나의 마음으로 통제되어 나타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외계인 손 증후군’처럼 대개 일관성이 없다. 밤참을 먹고 싶어 하면서 건강을 생각해 거부하거나, 개인의 자유를 지지한다면서 낙태에 결사반대하고 나서는 행위가 그런 것들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왜 모든 사람은 나만 빼고 위선자인가’(로버트 커즈번 지음, 한은경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는 바로 그 모순과 위선의 원인을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파고든 책이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인간의 마음은 각각의 기능을 가진 수많은 자아로 이루어졌다.’는 모듈 이론이다. 이른바 ‘마음의 모듈성’이랄까. 이 이론은 뇌 속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어 감정을 통제, 생각, 판단해 행동하게끔 지시한다는 보편적인 착각을 철저하게 깨부순다. 저자가 이해를 돕기 위해 든 예는 이렇다. 아이폰에 게임 앱, 검색 앱, 메신저 앱, 날씨 앱 등이 각각 특화된 기능을 수행하듯 인간 ‘마음 모듈’도 따로따로 기능을 담당한다. 문제는 각 모듈이 서로 소통하면서 정보를 처리하기도 하지만 독자적 판단을 내리고 움직여 모순적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마음 모듈’을 알고 나면 획일적이고 통제된 자아(self)나, 나에 대한 뿌리 깊은 개념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알게 된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면 이렇게 분화되고 특화된 ‘마음의 모듈’은 어떻게 모순과 위선의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저자는 그 실체를 ‘언론 담당관 모듈’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부 대변인이나 언론 담당관은 설사 나쁜 일이라 하더라도 국가를 위해 좋게 각색해 말하는 습성을 갖는다. 인간의 마음에도 정부 대변인처럼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거짓말하는 모듈이 있다는 것이다. 겉모습만으로 다른 사람의 성격이며 지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어서 자신을 과대포장하거나 실제 모습보다 더 멋지고 좋은 사람으로 착각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조작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어떤 인상을 받을지에 영향을 미치는 언어와 행동을 야기하는 모듈은 우리의 속성과 능력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도덕성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섹스나 약물, 낙태, 장기 매매와 같은 불법 거래에서도 자신은 부도덕해 보이는 행동을 저지르고 싶고, 심지어 저지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게 된다. 독특한 이론을 따라 고리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읽는 재미’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는 결국 “마음의 모듈을 이해하고 나면 제 자신의 착각과 오만, 그리고 다른 사람의 위선과 모순이 전혀 특별하거나 수수께끼 같은 게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만 6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백화점 추석 상품권 가을 세일에 걷는다

    주요 백화점들이 추석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은 추석 연휴 직후인 새달 3일부터 21일까지 19일간 세일을 진행한다. 징검다리 연휴 효과를 노려 ‘개천절’에 세일을 시작해 추석 기간에 다소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소비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심산이다. 또한 추석 때 선물로 풀린 상품권을 회수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때문에 ‘금요일 시작’이라는 공식도 깨졌고 세일 일수도 예년(17일)보다 2일 더 늘어난 19일이 됐다. 보통 가을 세일 규모는 봄·여름에 비해 크지 않다. 아직 참여업체들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매출 부진에 울었던 의류업체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가을옷은 여름 의류보다 단가가 높지만 갑작스럽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세일 첫 주에 대형 행사를 집중 배치했다. 추석과 개천절까지 5일 연휴를 실시하는 기업이 많아 가족 단위 고객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행사 기간이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과 맞물려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이벤트도 함께 준비했다. 롯데는 소비자를 최대한 끌어 모으기 위해 상품권 회수를 위한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주말마다 수입 주방용품, 침구류 등 감사품을 선착순 증정한다. 신세계는 10~30% 정도의 기존 할인율에는 꿈쩍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해 브랜드별 기획 특가 상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 숫자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새달 6~9일 강남점은 해외 명품 초대전 행사도 연다. 돌체앤가바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마르니, 알렉산더 맥퀸, 신세계 슈 컬렉션 등 20개 브랜드가 참여해 30~50% 인하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삼았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새달 5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아 맨스 웨어 엑스트라 바간자’ 행사를 연다. 톰포드, 란스미어, 휴고보스 등 64개 남성 브랜드가 참여해 맞춤 정장 서비스, 스타일링 클래스 등 이벤트를 기획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유해진, 유쾌했던 이 남자 ‘살벌하게’ 변했다

    유해진, 유쾌했던 이 남자 ‘살벌하게’ 변했다

    20일 개봉한 영화 ‘간첩’에서는 배우 유해진(42)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북에서 남파된 생활형 간첩들의 이야기를 코미디와 액션 첩보물로 버무린 이 영화에서 북한 첩보조직 간부인 최 부장 역을 맡아 웃음기를 쫙 뺀 카리스마 넘치는 간첩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유해진을 만나 영화 얘기를 나눠 봤다. →전작 ‘미쓰고’에 이어 웃음기가 사라진 진지한 역할인데, 이미지 변신이 필요했나.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이미지 변신을 해 봤자 얼마나 되겠나(웃음). 그냥 좋은 작품을 선택한 것뿐이다. 이미지 변신을 한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작품의 어떤 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나. -작품에 등장하는 네 명의 간첩들이 기존에 생각하는 간첩 이미지와 상당히 달랐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소시민이 된 그들에게 우리의 모습이 녹아 있었고,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사는 그들의 ‘정겨운’ 모습을 통해서 서민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무겁지 않게 그린 것이 좋았다. →이번에 맡은 최 부장은 먹고살기 바쁜 남파 간첩들에게 지령을 전달하러 내려온 북한 최고의 암살자로 다른 캐릭터와는 구분되는데. -최 부장의 목적은 다른 간첩들과 함께 북에서 남으로 귀순한 고위 간부를 암살하려는 것이다. 곁가지가 없고 라인이 분명해서 오히려 밀고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김 과장(김명민), 강 대리(염정아) 등 다른 간첩 네 명은 굉장히 말랑말랑한 간첩들이다. 저마저 말랑하면 안 될 것 같아 기둥을 든든하게 박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극의 조합이 맞을 것 같았다. →유해진에게 재밌고 유쾌한 이미지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배신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재밌는 역할을 할 때는 그렇고, 이런 역할을 할 때는 또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연기 변신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굳어져 가는 틀을 깨려고 노력한다. 연기 경력이 쌓이면서 나도 모르게 형식화되고 정형화되는 것을 깨려고 하는 편이다. →북한 사투리가 실감났는데, 이번 연기의 포인트는. -북한 사투리를 지도해 준 선생님이 따로 있었고, 다큐 영화 ‘굿바이 평양’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의 생활과 말투를 참고했다. 최 부장이 북한에서 갓 넘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겁게 가고 싶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세 보이는 것이 아니라 농담을 하다가도 결정적인 부분에서 강한 모습이 슬쩍 스며드는 식으로 연기했다. 부드러운데도 날이 서 있는 연기를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세련된 정장을 입고 매서운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빈틈 없고 멋있는 역할만 맡기로 작정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내가 멋있어 봤자 얼마나 멋있겠나. 그런 척하면서 연기를 한 것이다. 처음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의외였다. 그런데 우민호 감독이 같이 해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아마도 영화 ‘부당거래’가 시발점이 된 것 같다. 그 작품에서 류승완 감독이 약간 나쁜 놈이긴 하지만 카리스마도 있고 예쁜 옷도 입혔는데 그런 모습이 우 감독의 눈에 들지 않았나 싶다. 한동안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부당거래’ 이후 빈틈 없는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연극할 때 진지한 정극에서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다. →연극배우 출신 배우들이 생명력이 길고 오래가는 것 같다. 본인의 경우는 어떤가. -1987년 연극배우로 데뷔했고, 연극이 내 연기의 뿌리가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뿌리가 얕은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려도 견딜 수 있도록 뿌리가 깊게 있기 때문에 튼튼하다. 연극을 하고는 싶은데 무대에 다시 서는 것이 두렵고 겁이 난다. 가끔 연극을 보러 가는데 어느 세기로 대사를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무대 위의 배우들을 보면 내가 그만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연극과 너무 떨어져 나와 있는 것 같다. →연기파 배우 김명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명민이) 서울예대 선배지만 한 번도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없었다. 예전에 서로 다른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액션 스쿨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욕심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기싸움 같은 것은 없었다. 위험한 액션장면이 많았는데 날씨나 스태프들이 잘 도와 줘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 →영화계에서 10년 넘게 롱런하고 있는데, 원톱 주연의 욕심은 없나. -그런 것은 없다. 2007년 ‘트럭’의 주연을 해 본 적이 있는데 혼자 짊어져야 할 책임이 무겁더라. 원톱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투톱이 의지도 되고 좋은 것 같다. 좋아하는 이 일을 꾸준히 계속 하는 것이 가장 큰 욕심이다. →배우로서 콤플렉스는 없나. 앞으로의 목표는 -사춘기 때는 내 얼굴을 대단히 싫어했는데, 지금은 외모에 불만은 없다. 이제 불만이 있더라도 보듬으면서 살아야 할 나이 아닌가. 특별한 목표는 없고 나중에 ‘걔가 배우야?’ 이런 말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재미를 주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재미는 감동이든 웃음이든 광범위하고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마찬가지다. →마흔이 넘었는데 결혼 계획은 없나. 최근 여배우와의 열애 소문도 간간이 들리던데.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현재 결혼 계획은 없다. →최근 출연작의 흥행 성적이 다소 좋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 -대중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고, 많은 분들이 봐 주시는 작품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은 생활형 간첩들의 에피소드로 웃음 코드도 있고 액션도 있어서 추석 명절과 잘 어울릴 것 같다. 흥행은 관객의 몫이겠지만 스스로 이번 작품에 만족하고 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세계 최대의 호수 바이칼호

    세계 최대의 호수 바이칼호

    날씨 따뜻한데 춥다. 느껴 보기 전엔 설명이 좀 어렵다. 대기가 워낙 맑다 보니 하늘은 진공상태처럼 느껴진다. 유목민들은 하늘을 숭상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을 정도다. 그래선지 햇살이 화살 같다. 내려꽂히면 따끔따끔하다. 드넓은 풍광에 취해 휘적대면 금세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햇살이 있을 때만 그렇다. 대낮이라도 그늘에 들어서면, 여기에 바람까지 불어주면 으스스해지는데 1분도 안 걸린다. 아침저녁으로는 입김이 나면서 온 몸이 떨린다. 딱 대륙 내부의 기후다. 그래서 두꺼운 옷 하나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여러 겹 걸쳐 입었다 벗었다 해야 한다. 교통 엉덩이가 무척 불쌍하다. 도로에 나서면 저런 걸 대체 누가 타나 싶었던 전 세계 대형 4륜구동 SUV들을 다 만나 볼 수 있다. 처음엔 겨울에 눈이 많으니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른 이유도 있었다. 비포장도로가 많다. 비포장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나름대로 길을 다져 놨는데 포장만 안 한 게 아니다. 다니다 보니 만들어진 길, 바퀴가 쑥쑥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모랫길도 많다. 비포장보다 무포장이다. 포장됐다 해서 그다지 안심할 것도 못 된다. 상태가 고르지 않다. 한 두시간 달리고 나면 온몸이 뻑적지근하다. 좋게 말하자면 헬스장 벨트마사지를 받는 느낌이다. 음식 못 먹을 정도는 아니겠으나 만족하긴 쉽지 않다. 샐러드와 과일주스 한 잔, 메인 요리, 디저트, 끝. 아, 점심때 메인 요리 전에 수프를 준다. 수프라 쓰고 붉은 무국이라 읽으면 된다. 밍밍하다. 과일주스마저 상큼하다기보다 밍밍한 쪽이다. 말린 과일을 즙낸 거라 그렇다. 식재료가 부족한 탓이다. 러시아정교회 때문에 식문화 자체가 발달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 허리띠가 끊어지도록 먹어야, 된장찌개 하나를 먹어도 맛을 꼭 따져야 속 시원한 사람은 갑갑증이 날 수 있다. 바이칼호에서만 잡힌다는 민물생선 ‘오믈’도 마찬가지다. 5~6시간 소나무를 태워 연기로만 훈제하니 먹기에 거북스럽지 않다. 그래도 한두번은 먹겠으나 계속 먹긴 부담스럽다. 물론 이건 비위 약한 기자의 기준이다. 편의시설 마땅치 않다. 아직 사회주의적 성향이 남아 있어 관광지로서의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나 이해가 많이 부족할뿐더러 시설도 낙후된 곳이 많다고 한다. 물론 차츰 나아지고는 있다. 이르쿠츠크에는 지난 2월부터 메리어트 호텔이 영업에 들어갔다. 언뜻 판자촌처럼 보이는 알혼섬 민박촌에도 현대적 시설을 갖춘 민박집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수영장까지 갖춘 바이칼 뷰 호텔처럼 현대적 시설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제일 곤욕스러운 것은 야박한 화장실 인심. 이용료 10루블을 받는 화장실은 그나마 고맙다. 대개는 말 그대로 ‘자연이 부르는 곳’으로 가야 한다. 더 불리한 건 평원지대라 몸 숨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이다. 이 네 가지 없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은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고향, 한민족의 시원이라 불리는 바이칼 호수, 알혼 섬, 부르한 바위의 잊을 수 없는 풍광이다. 바이칼호는 2500만년 전에 형성된, 남한 면적의 30%를 넘는 3만 1500㎢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담수호다. 길쭉한 형태여서 남북 길이는 636㎞, 동서 너비는 30~80㎞를 오간다. 수심도 깊은 곳은 1600m에 이른다. 워낙 다양한 민물 생태계가 펼쳐져 있어 수십명의 러시아 과학자들이 수십년간 연구하고 있는데도 아직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이런 바이칼호가 빚어내는 풍경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곳곳이 감탄을 자아낸다. 카메라에 담아보겠답시고 연신 셔터를 눌러보긴 하는데 눈에, 머리에, 가슴에 날아와 콱 박히는 풍경이 더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10여년 동안 이르쿠츠크 현지에 머물면서 바이칼 호수 주변 관광 코스를 개발해 온 박대일 BK투어 대표는 이 점을 몹시 아쉬워했다. 좋은 음식에 좋은 숙소에 좋은 쇼핑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자연 그 자체의 참 맛을 느끼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유럽 사람들은 2~3주간 머물면서 자연 그 자체를 한껏 즐기다 가고, 심지어는 한달 정도 집을 바꿔서 생활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아직 개발이 덜돼서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이칼호만의 참맛을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시베리아 = 동토’라는 선입관도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1~3월은 바이칼 호수의 얼음이 가장 두껍게 얼 때라 갖가지 행사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가령 매년 3월 8일에는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마라톤코스라고 해 봐야 고작(!) 42.195㎞니까 호수를 한번 가로질러 뛰면 된다. 환바이칼 철도도 이용할 만하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가운데 지금은 쓰이지 않는 구간에다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갈 때는 속도를 내서 달리지만, 올 때는 바이칼호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천천히 운행한다. 중간중간 구경할 만한 마을이나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역사에 얽힌 구간이 나타나면 정차해서 관람객들이 둘러볼 시간을 준다. 계절이나 요일에 따라 약간의 변동이 있지만 대개 10시간 남짓 운행하기 때문에 하루 코스로 잡아야 한다. 먹을 것이 따로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와인 한병, 샌드위치 몇 조각, 책 몇권을 들고 기차에 오르는 유럽인들이 여럿 눈에 띈다. 짧은 기간이지만 바이칼호에 푹 젖었다 떠나는 길에 오르면 이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스파시바 바이칼! 스파시바 알혼! ‘스파시바’는 러시아말로 고맙다는 뜻이다. 글 사진 이르쿠츠크(러시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여행수첩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뒤 바이칼 알혼섬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시간 여유가 없다면 이르쿠츠크로 직행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에서 6~9월 매주 2차례 직항편을 띄운다. 비행시간은 4시간 정도. 동계편을 띄우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르쿠츠크가 몽골 바로 위쪽이라 한국과 시차가 있을 것 같지만 없다. 시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정책적으로 시차를 줄인 결과라고 한다. ▶통화는 루블. 달러도 쓸 수 있다.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달러=30루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외지에서 물건들을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물가가 비싼 편이다. 정찰제 가게가 아닌 이상 흥정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물건이 그리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지 않다. 전통 목각인형 마트로시카나 러시아정교회 전통에 기댄 몇 가지 기념품을 제외하면 딱히 살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 서부, 그러니까 모스크바쪽을 여행하고 온 이들 가운데 치안불안과 함께 격렬한 인종차별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시베리아 지역 중심지 역할을 해 온 이르쿠츠크는 몽골, 중국 등 아시아 사람들과 오랫동안 접촉해 온 곳이라 적어도 인종차별은 훨씬 덜하다. 그러나 불법체류 문제 때문에 아시아 사람에 대한 시각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고 한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르쿠츠크 시내도 볼 만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혁명 당시 반혁명 지도자였던 코르차크의 동상과 그 코르차크를 비밀공작으로 굴복시킨 키로바를 기념하는 광장이다. 키로바의 공작, 코르차크의 패배 덕분에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으니 참 묘한 인연이다.
  • 기상전문가의 꿈 이루세요

    기상전문가의 꿈 이루세요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날씨 정보를 다루는 기상전문직의 인기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올해 기상청 9급 공무원시험 일반직 경쟁률이 35.9대1을 기록했을 정도다. 기상공무원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희소식. 기상학 관련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이 국내 처음 문을 열었다. 1977년 기상직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기상 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김승배(54)씨가 자신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차린 ‘김승배 기상아카데미’가 화제의 학원이다. ●기상캐스터·보험사 등에 취업 문 김 대표는 “TV 뉴스의 꽃으로 주목받는 기상캐스터는 물론 기상감정기사, 기상직 공무원 등 미래의 유망직업을 선정할 때 매번 기상전문가가 빠지지 않는다. 바야흐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상전문가가 요구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특히 기상캐스터 지망생에게 방송 이론과 실습 외에 일기도, 기상위성 등 기상전문 지식을 두루 가르치는 곳도 이곳이 유일하다. 그는 “기상캐스터는 태풍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으면 기상청이 내놓은 정보를 기계적으로 전달할 수밖에 없지만, 태풍의 발생과 진로에 대해 기상학적 이해가 있다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방송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 학원에서는 기상예보 기술사, 기상기사, 기상감정기사와 같은 국가기술자격증 대비반과 기상직 9급 공무원 고시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필기시험을 치른 기상감정기사는 올해 처음 신설된 국가기술자격증으로 날씨 정보가 중요한 보험회사나 일반회사 또는 기상청, 민간기상기업 등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기상아카데미 측의 설명이다. 기상기사 자격증 대비반은 기상관측법, 대기열역학, 대기운동학, 기후학, 일기분석 및 예보론의 이론과정과 대기선도 작성, 지상일기도 및 상층일기도 그리는 법, 일기도 분석 등의 실기과정으로 구성된다. 첫 강의는 다음 달 30일 시작된다. 기상감정기사는 일반기상학, 기상관측법, 일기해석, 기상통계, 감정 일반의 이론과정과 일기사례 분석의 실기과정으로 구성된다. ●11월 기상직 9급 고시반도 운영 기상청 9급 공무원은 기상청에서 매년 1월 2일 채용계획을 밝힌다.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기상학개론, 일기분석 및 예보법 등 5개 과목이다. 김승배 기상아카데미에서는 오는 11월 기상직 9급 공무원 고시반을 열어 매년 3월쯤 치러지는 필기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상직 9급 공무원에 응시할 때 기상예보기술사, 기상기사, 지질 및 지반기술사, 응용지질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터키(TURKEY)-바이블보다 오래된 터키 이야기

    터키(TURKEY)-바이블보다 오래된 터키 이야기

    바이블보다 오래된 터키 이야기 이름도 생소한 터키의 말라티아Malatya와 샨르우르파 Sanliurfa에 다녀왔다. 태어나 처음 가본 지역들은 신생의 시간으로 충만했고, 낯선 지명만큼이나 생경한 풍경으로 가득했다. 태초의 자연과 신비로운 유적이 새로 태어난 시간 속에서 뒤채였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02-336-3030 유프라테스 강변의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유프라테스 강가에 살포시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메소포타미아문명을 배출한 강에 저녁노을이 고여 흥덩흥덩 넘칠 것만 같았다. 강안의 풍경은 평화로웠고, 강바람은 선들선들했다. 살구 도시의 건강 밥상 터키 동남부에 위치한 말라티아의 6월 말 날씨는 무더웠다. 낮 기온이 32도로 높았으나 대기는 건조했다. 그늘에 몸을 숨기면 금세 열기가 가라앉았다. 물기가 사라진 공기에서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고, 바싹 메마른 땅에서는 누런 흙먼지가 풀썩풀썩 일었다. 그렇다고 해서 황량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도처에 과실수들이 즐비했고, 군데군데 수풀이 우거졌다. 말라티아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 도시가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살구였다. 시市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온 미디어와 여행사 관계자들을 위해 내건 플래카드에는 ‘살구의 도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말라티아는 전세계 말린 살구의 80%가 생산되는 곳이다. 살구 이외에 오디와 체리도 유명하다. 말라티아에 머문 3박 4일 내내 과일의 향기가 진동했다. 예실유르트Yesilyurt의 한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대접받았다. 예실유르트의 ‘예실’은 녹색을 뜻한다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식당은 연한 녹음에 싸여 있었다. 대여섯 가지의 빵, 서너 가지의 치즈, 올리브와 각종 채소, 살구 잼과 직접 벌치기를 해서 얻은 꿀, 호박튀김, 살구와 체리 등이 식탁에 올랐다. 한눈에도 재료의 싱싱함이 느껴졌다. 이만한 건강 밥상이 또 있을까 싶었다. 누군가 터키 동부 지방 사람들은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는다고 귀띔했다.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성대한 아침상이었다. 먼 길 달려온 손님을 위해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음식을 준비했나 싶었지만 다른 상차림을 엿보아도 2인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양과 종류 모두 푸짐했다. 말라티아의 옛 시가지인 에스키 말라티아를 찾았다. 1637년에 지어져 대상들의 숙소로 쓰였던 케르반사라이Kervansaray가 흥미로웠다. 여기서 대상은 ‘大商’이 아니라 ‘隊商’이다. 즉 장사를 크게 하는 상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막이나 초원과 같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지방에서 낙타나 말에 짐을 싣고 떼를 지어 먼 곳으로 다니면서 특산물을 교역하는 상인 집단을 의미한다.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이 사라진 오늘날 케르반사라이의 역할도 바뀌었다. 소박한 예술이 숨쉬는 공방으로 변모한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에브루Ebru 작업실이었다. 터키 전통의 에브루는 마블링 기법의 일종이다. 물이 담긴 네모난 철판 위에 유성물감을 떨어뜨리고 송곳처럼 생긴 도구로 모양을 만든 다음, 종이를 물 위에 덮으면 물감이 묻어난다. 물과 기름과 종이의 상호작용에 전문가의 손길이 보태어지니 어느 틈에 꽃 한 송이가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케르반사라이에서 나와 바탈가지Battalgazi 골목을 걸었다. 바탈가지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공공 미술의 거리였다. 투박하지만 개성 있는 작품들이 살림집의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었다. 조붓한 골목길과 예스런 집들보다 더 마음 밭에 밟혀드는 것은 동네 주민들과 아이들의 얼굴이었다. 스카프로 멋을 낸 여인들은 수줍은 듯 두 뺨에 홍조가 떠올랐으며, 천둥벌거숭이 같은 꼬맹이들은 함께 사진을 찍자며 들까불었다. 아이들의 청량한 웃음소리가 비스듬한 오후 햇살에 실려 나붓거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말라티아 시내에서 차로 30~40분을 달려 만날 수 있는 레벤트 협곡은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흡사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터키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을 합쳐 놓은 듯한 모습이다 2 다렌데의 소문주바바 사원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신도 3 레벤트 협곡의 동굴 집 4 토흐마 강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 수크르 쿠르트씨의 동굴 집 내부는 조붓했다. 살림에 필요한 가재도구들이 집주인의 검박한 생활을 말해 주는 듯했다. 오랜 세월 대대의 어른들이 살았던 집은 그 자체로 생활사 박물관이라 이를 만했다. 1,000년을 살아온 동굴 집 케르반사라이와 바탈가지, 그리고 기원전 3000년부터 기원전 1600년까지 7개 시대 문명의 흔적이 켜켜이 아로새겨진 아슬란테페Aslantepe 유적지를 돌아본 날 저녁식사를 한 장소는 유프라테스Euphrates 강변의 레스토랑이었다. 메인 요리인 송어 구이가 나올 무렵, 태양은 이미 고도를 한참이나 낮춰 거의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있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에 강과 하늘이 불콰해졌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일컬어지는 유프라테스 강의 면모는 평범했다. 도드라진 특징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유프라테스는 풍경의 강이 아니라 의미의 강이었다. 말라티아가 간직한 풍경의 절창은 시내에서 차로 30~40분 떨어져 있는 레벤트Levent 협곡이었다. 직각에 가까운 바위 절벽은 아찔했고, 귀부로 다듬은 듯한 바위기둥은 기기묘묘했다. 지금이야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1,400m에 이르지만 6,500만년 전 협곡은 바다였다. 어느 순간 거대한 융기 현상이 일어났고 길고 긴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작용을 겪으며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됐다.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레벤트 협곡에는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28개나 있다. ‘지질학의 교과서’로 불리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레벤트 협곡의 안쪽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트레킹을 해야 한다. 28km와 48km의 두 가지 코스가 있다. 그런데 협곡을 찾았을 때 한쪽에서는 전망대 공사가 한창이었다. 번지점프대를 필두로 각종 레포츠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을 꼭 이런 식으로 소비해야 하는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연을 어디에나 있는 인공 시설에 의지해 감상해야 하는 것일까. 앞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편의 시설 확충을 검토하게 될 것이고, 고육지책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늘지 않는다면 시설물은 흉물로 남을 수도 있다. ‘Let it be’는 위대한 자연 앞에서 가장 절절한 문장이다. 레벤트 협곡 일대에는 9,500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다. 자연 동굴은 물론이고 인공 동굴을 만들어 집, 창고, 무덤, 교회 등으로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요즘도 동굴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퀴추크퀴르네 마을의 수크르 쿠르트씨가 그 주인공이다. 1949년생인 그는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다. 자식만 19명이다. “조상 대대로 1,000년 이상 동굴에서 살았다”고 전한 쿠르트씨는 현재 말라티아 시내에 거처를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자식들 교육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동굴은 주로 여름철에 이용하고,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들른다. 동굴 집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1985년의 일이었다. 당시 마을 촌장이었던 쿠르트씨가 말라티아가 고향인 수상에게 편지를 보내 동굴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했던 것이 주효했다. 그전까지는 동굴 내부의 천연 냉장고에 물건을 보관했다. 자신의 동굴 집 내력을 담담하게 밝히는 할아버지의 얼굴은 갑작스런 이방인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일지 않는 강물처럼 고요해 보였다. 그의 일상도 그의 얼굴만큼이나 평온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말라티아와 아드야만 주의 경계에 위치한 넴루트 산. 산 정상의 서쪽 테라스에 안티오코스 1세의 조각상이 있다 2 넴루트 산 유적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기념엽서들 3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는 레벤트 협곡 4 숯불에 구워 먹는 닭고기와 토마토 5 다렌데의 토흐마 강을 따라 만들어진 트레킹 코스 넴루트 산 정상의 주인은 콤마게네 왕국의 통치자 안티오코스 1세의 명을 받들어 조성된 돌무덤과 조각상들이었다. 스스로를 신이라 믿으며 영원불멸을 꿈꿨던 왕의 과대망상은 지진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신의 영역을 넘봤던 왕 레벤트 협곡을 떠나 다렌데Darende의 토흐마Tohma 협곡을 방문했다. 래프팅과 트레킹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석회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색깔이 뿌연 강 주변으로 야외 식당과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그들은 숯을 피우고 부채질을 해가며 닭고기와 토마토를 구워냈다. 맛있는 냄새가 계곡을 지배했다. 군침을 흘리며 지켜보고 서 있으려니 사람 좋은 인상의 한 사내가 고기 한 점을 맛보라며 권했다. 올해 들어 먹어 본 숯불구이 중 단연 최고의 맛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람들이 대형 고무보트를 실은 차량을 타고 강의 상류로 나아갔다.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노를 손에 쥐었다. 탑승이 완료되자 이내 보트가 출발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직접 래프팅에 참가하지는 못했다. 다시 차를 타고 하류로 내려와 ‘피니시라인’ 부근에서 보트의 귀환을 기다렸다. 나중에 래프팅을 경험한 이들에게 전해 들으니 생각보다 물살이 빨라 흥미진진했다고 한다. 트레킹 코스는 대략 1.3km에 달했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웅장한 절벽을 벽면으로 삼은 야외 수영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협곡의 생김새에 순응하며 조성된 트레일은 신비한 풍경화를 거듭거듭 만나게 해주었다. 바위에 쪼그려 앉은 중년의 사내는 계곡물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자못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트레킹이 끝나는 지점에서 차를 타고 5분가량 이동했다. 40m 높이의 균프나르 폭포를 앞에 두고 미리 주문해 놓은 닭고기 요리를 음미했다. 단단한 바위산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물줄기를 바라보자니 자연의 신비가 새삼스러웠다. 말라티아에 작별 인사를 고하기 전, 도심의 재래시장에 잠시 들렀다. 말라티아의 재래시장에는 요즘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에서도 사라져 가거나 이미 사라진 풍경들이 여전히 자리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대장간이었다. 벌겋게 달궈진 쇠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선 사내들이 번갈아 망치질을 해댔다. 땅, 땅, 대장간의 망치 소리가 저잣거리에 울려 퍼졌다. 말라티아에서 가장 맛있다는 케밥 식당도 이곳 시장에 자리했다. 말라티아는 넴루트Nemrut 산 여행을 위한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말라티아에서 차로 3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넴루트 산 정상 아래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강풍을 뚫고 해발 2,150m의 정상에 오르니 50m 높이의 돌무덤과 거대한 조각상들이 시야를 막아섰다. 넴루트 산의 유적은 콤마게네 왕국의 통치자 안티오코스 1세에 의해 조성됐다. 신이 되고자 했던 그는 신들과 악수하는 자신의 조각상을 비롯해 대표적인 신들인 아폴론·제우스·헤라클레스 등의 조각상과 사자 및 독수리의 조각상을 세웠다. 자신이 건설한 능과 조각상이 결코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던 안티오코스 1세의 호언장담은 지진에 의해 물거품이 됐다. 조각상의 머리 부분은 몸통에서 떨어져 내렸고, 조각상이 앉아 있던 의자는 무너져 내렸다. 신의 영역을 넘본 인간의 욕망은 한낱 부질없는 꿈에 불과했다. 1 샨르우르파의 할페티 마을. 대형 댐의 건설로 마을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2 아브라함이 15년간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하란 3 아브라함 탄생 동굴과 메블리드 이 할릴 자미 4 도넛 모양의 빵에 깨를 듬뿍 뿌린 시미트를 머리에 이고 어딘가를 향해 가는 행상들. 터키 사람들이 특히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다 샨르우르파 곳곳에서 아브라함과 관련된 이야기들과 마주쳤다. 그가 태어났다는 동굴을 비롯해 화형을 당하기 직전,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는 전설을 품은 연못, 그리고 그를 흠모했던 여인이 투신했다는 연못 등에는 관광객들과 순례자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도시에 새겨진 아브라함의 흔적들 넴루트 산에서 내려와 샨르우르파를 향해 길을 재촉했다. 자정이 가까워서야 호텔의 문을 열어젖힐 수 있었다. 이튿날 본격적인 도시 탐험에 나섰다. 아브라함과 관련된 장소들이 주요 볼거리인 샨르우르파는 말라티아에 비해 종교적인 색채가 훨씬 진했다. 아브라함이 태어나 자랐다는 동굴은 남자와 여자가 들어가는 출입문이 각기 달랐다. 내부에는 간단한 수도 시설이 갖춰져 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서 나오는 물을 성수로 여기는 듯했다. 동굴의 안쪽은 유리를 통해서만 들여다보게 돼 있었다. 아브라함 탄생 동굴에서 나와 조금 걸어가니 직사각형 모양의 ‘성스러운 연못’이 나왔다. 연못에는 이런 전설이 내려온다. 아브라함이 지역에 만연한 우상숭배를 비난하자 격노한 지배자는 그를 화형에 처한다. 불길이 아브라함을 덮치려는 절체절명의 순간, 불은 돌연 연못으로 변하고 화형에 쓰인 장작은 물고기로 바뀌었다. 한낮의 연못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노닐었고, 연못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몇몇 사람들이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었다. 한 아이는 바닥에 엎드린 채 연못의 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신성한 연못의 기운을 받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더위를 식히려는 것인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 성스러운 연못 남쪽에 또 다른 연못이 자리했다. 님로트 왕의 딸인 젤리하가 평소 연모하던 아브라함이 화형을 당하게 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해 몸을 던졌다는 곳이다. 공주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구하는 기적을 끝내 보지 못했다. 슬픈 전설을 안고 있는 연못은 아름다웠다. 호수 주변을 푸른 수목이 호위했고, 햇살이 호면에서 자글거렸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룻배를 타고 연못을 유람했다.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샨르우르파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하란Harran은 아브라함이 15년 동안 머물렀던 곳이자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가 정착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이 아내가 될 라헬을 만나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인 야곱의 샘도 이곳에 있다. 하란에서는 원추형 지붕의 흙집이 눈에 띄었다. 지붕 모양 때문에 천장의 공간이 넓어져 여름에는 태양열을 분산시키고 겨울에는 온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흙집에는 사막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가 숨어 있었다. 샨르우르파 일정의 마지막은 외곽의 괴벡리테페Gobeklitepe가 장식했다. 괴벡리테페는 어수선했다. 1963년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까닭이었다. 육중한 석회암 기둥과 그 위에 돋을새김된 동물들이 앞선 문명의 위엄을 웅변하는 듯했다. 1만2,000년 전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을 지탱했던 돌기둥 중 가장 큰 것은 높이가 무려 5.5m에 달한다. 어떠한 도구도 없었던 그 옛날, 수레나 짐을 나르는 동물의 힘을 빌리지 않고 어떻게 거석을 운반하고 다듬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인간의 머리로 풀어낼 수 없는 역사의 비밀 앞에 돌연 마음이 숙연해졌다. 선뜻한 바람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travie info 항공편 터키항공(www.turkisharilines.com)이 매일 인천~이스탄불 구간의 직항 편을 운영한다. 비행시간 약 10시간 50분. 이스탄불에서 말라티아와 샨르우르파까지는 국내선으로 각각 1시간 20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화폐 터키의 화폐단위는 리라. 1리라는 약 640원이다. 날씨 터키는 한반도 면적의 3.5배에 달한다. 각 지방마다 기후가 다르지만 대체로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다. 여름은 고온 건조하고 겨울은 우기로 비가 많이 내린다. 샨르우르파는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 바람이 많이 부는 넴루트 산을 오를 때는 한여름에도 긴팔 옷이나 얇은 점퍼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쇼핑 말라티아는 살구, 체리 등의 과일이 풍성하다. 말린 살구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샨르우르파는 고추의 집산지다. 대부분의 음식에 고추를 곁들인다. 호텔 말라티아의 숙소 중에는 아네몬 호텔(www.anemonhotels.com)이 깔끔하다. 말라티아 공항에서 20km, 말라티아 시내로부터는 6km 떨어져 있다. 샨르우르파에서는 힐튼 가든 인(hiltongardeninn3.hilton.com)을 추천할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뉴질랜드 퀸스타운(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뉴질랜드 퀸스타운(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Queenstown. 트레킹, 번지점프, 스키, 스카이다이빙 등 사계절 즐길거리가 무궁한 이 작은 마을에서 걷고, 뛰고, 날았다. 퀸스타운을 겪고 나니, 스포츠, 레포츠, 어드벤처로 이름지어진 세상 모든 것들이 시시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뉴질랜드관광청 www.newzealand.com 퀸스타운에서는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루트번트랙을 하루 코스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우거진 숲 속을 걷다가 만난 협곡의 풍경이 황홀하다 Trekking Routeburn Track 산소의 농도가 다른 숲을 걷다 뉴질랜드 남섬은 두 발로 구석구석 걸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퀸스타운에서 시작되니 이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유럽의 알프스, 캐나다의 로키와는 다른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전세계 등산광들이 버킷리스트로 뉴질랜드 남섬을 꼽는지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 가벼운 등산 장비를 챙겼다.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루트번 트랙Routeburn Track, 케플러 트랙Kepler Track의 관문 도시가 바로 퀸스타운이다. 가장 짧은 코스라 해도 40km가 넘고, 완주를 위해서는 최소 3일이 필요하다. 3대 인기코스 중 퀸스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루트번 트랙을 선택했다. 초행길인 데다 모든 등산 코스를 개방하는 여름철이 아니었던 만큼 산악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1일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 퀸스타운에서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1시간쯤 달려 루트번 트랙 진입로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40km의 등산로는 서쪽의 피오르국립공원 테아나우Te Anau에서 끝이 난다. 16세기 마오리족이 그린스톤을 찾기 위해 개척했던 길이 이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등산로가 된 것이다. 기자가 도전한 코스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루트번 플랫 코스로, 가이드 숀Shaun과 천천히 이야기하며 왕복 14km를 약 3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이끼에 뒤덮여 가지까지 초록으로 물든 너도밤나무, 허리춤까지 자란 고사리, 잎사귀에서 매운 맛이 나, 마오리족 여성들이 아기 젖을 뗄 때 가슴에 붙였다는 페퍼트리, 연중 노란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취목 등, 우거진 숲길을 걷노라면 휘황찬란한 풍경이 없어도 좋았다. 등산길 중간중간 나타나는 계곡의 물빛은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바다보다 더 영롱했다. 등산 중에는 방울새가 나타나 앙증맞은 소리로 지저귀고, 유유히 상공을 가르는 매가 시시로 나타나 루트번 트랙의 때묻지 않은 매력을 증명했다. 드넓은 평원 루트번 플랫에서 숀과 함께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를 마쳤다. 숀은 루트번 폭포를 가리키며 바로 폭포 옆에 산장이 있다고 말했지만 더 이상 허락된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머금은 채 발길을 돌렸다. 지금까지 밟아 보지 못한 루트번트랙의 나머지 26km가 아련하기만 하다. Crusing Milford Sound 주름진 바닷길에 압도당하다 여행지 중에는 이름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곳들이 있다. 바이칼, 마추픽추, 샹그릴라, 마다가스카르 같은 곳들 말이다. 이곳들이 여행지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사람들에게 동경을 일으킨다면, 마치 록음악의 한 장르 같은 ‘밀포드 사운드’는 이름만으로 끌리는 그런 곳이다. 좁은 해협, 그러니까 바닷물이 숲과 언덕, 산 사이로 비집고 흘러든 풍경은 우리에게는 꿈에서나 봄직한 그런 풍경이 아니던가. 호주 방향의 태즈먼해로 나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을 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밀포드 사운드를 한바퀴 둘러보는 크루즈 안에서 이 모든 꿈꿨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야 말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퀸스타운에서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길, 천장까지 유리로 된 버스를 타고 파노라마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2 태즈먼해에서 육지 방향으로 비집고 들어온 15km의 해협, 밀포드사운드는 흡사 칼데라 호수를 연상시킨다 3 밀포드사운드 크루즈를 타면서 돌고래, 물개 등 야생 동물을 마주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4 크루즈는 절벽 가까이 붙어 운항한다. 해협 속에 배 한 척 떠가는 풍경은 물개잡이 어선이 이곳을 처음 발견한 19세기를 연상케 한다 돌고래가 사는 육지 속 푸른 바다 퀸스타운에서 4시간. 버스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길은 다소 지루했다. 풀 뜯는 양떼들의 풍경은 ‘복사하기+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무한반복됐고, 비를 뿌릴 채비라도 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밀포드 사운드의 장관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바위산을 관통하는 호머터널을 지나자 전혀 다른 색의 하늘이 펼쳐졌다. 기어이 도착한 밀포드 사운드의 선착장. 거대한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해협은 흡사 백두산 천지 같은 칼데라 호수처럼 보였다. 배에 올라타지 않아도 그 풍경만으로 황홀했다. 여행 가이드북과 뉴질랜드 여행깨나 했다는 이들이 했던 말들, ‘남섬에서 날씨는 기대하지 말라’거나 ‘갈 때마다 비가 와서 실망했다’는 말들은 모두 나를 비껴갔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허기부터 달래려 뷔페 식사(중국식 요리에 김치까지 나오는 걸 보면 관광객의 상당수는 아시아인인가 보다)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돌고래 두 마리가 지나가는 것 아닌가. 브이자 모양의 꼬리를 치켜 올린 범고래는 아니었지만 동물원이 아닌 야생에서 돌고래를 본 것 자체만으로 흥분할 만했다. 유람선은 절벽 가까이 붙어 태즈먼해로 천천히 나아갔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겹겹의 봉우리들이 모두 걷히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태즈먼해의 수평선뿐이었다. 배는 갔던 길을 돌려 다시 해협으로 접어들었다. 절벽을 타고 돌아오는 길,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물개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배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털링 폭포 쪽으로 바싹 다가갔다. 150m 높이에서 쏟아붓는 폭포는 갑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관광객들의 전신을 적셨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밀포드 사운드를 굽어보고 있는 산봉우리에는 토성의 고리 같은 모양의 얇은 구름이 걸려 있었다. 지구 밖 풍경처럼 밀포드 사운드의 모습은 끝까지 경이로웠다. 리얼 저니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는 다양한 일정의 상품을 운영하는 관광업체인 리얼저니Realjourneys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퀸스타운과 밀포드 사운드까지 왕복 버스를 포함한 크루즈 상품은 198뉴질랜드달러, 크루즈만 이용할 경우는 95뉴질랜드달러다. 버스 대신 왕복 경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약 425뉴질랜드달러. www.realjourneys.co.nz Skydiving Queenstown 4,500m 상공에서의 아찔한 추락 퀸스타운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액티비티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스카이다이빙이라 말하겠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안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4,000m 상공에서 추락하는 쾌감을 유보한다면 평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1 상공 1만5,000피트(약 4,500m)에서 수직 하강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와카티푸 호수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2 스카이다이빙 포인트까지는 경비행기를 타고 올라간다. 다이빙을 하기 바로 전, 최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3 낙하 조교와 한몸이 되어 뛰어내려 약 50초간 직하강을 하며, 함께 다이빙을 한 포토그래퍼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았다. 물 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기분이었다 4 지상에 착지하는 순간, 아쉬움과 함께 가벼운 현기증이 느껴졌다. 땅 위에 중력을 받고 서 있는 기분이 오히려 어색했다 하늘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어 볼까 먼저 밝혀 두자면 본 기자는 테마파크에 가도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는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데다가 돈을 써가면서 기계한테 고문당하는 느낌이 퍽 유쾌하지 않은 까닭이다. 테마파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허나 스카이다이빙, 이건 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번지점프를 포기하고 스카이다이빙을 선택한 것도 왠지 이 이상의 극한 체험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버스를 타고 다이빙 출발지로 갈 때까지도, 신상명세를 기입하는 등록절차를 하고 안전복장을 착용할 때까지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았다. ‘다이빙 하는 순간 팔다리를 개구리처럼 만들어라’, ‘안전띠를 꽉 잡아라’, ‘착륙할 때 다리를 높이 들어라’ 이것이 전부였다. 4,000m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안전교육치고는 너무 단순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함께 착륙할 조교 닉Nick과 악수를 하고 일행과 함께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금까지 7,000번 이상 다이빙을 했다는 닉은 집 앞 산책을 나가듯 휘파람을 불며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경비행기는 마음을 가다듬을 여유도 주지 않고 짧은 활주로를 달려 순식간에 와카티푸 호수 위로 날아올랐다. 경비행기의 안전장치는 상당히 허술해 보였다. 1번 주자로 뛰어내릴 내 옆의 문은 구멍가게 셔터처럼 닫혀 있는 게 전부였다. 지금까지 12만명 이상이 안전하게 뛰어내렸다니 믿는 수밖에 없었다. 1만5,000피트(4,572m) 상공.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탄 리키Ricky는 주저없이 비행기의 셔터를 올리더니 먼저 뛰어내렸다.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이 절정에 달한 순간이었다. 거침없이 나를 출구 쪽으로 내몬 닉은 원, 투, 쓰리를 외쳤고, 닉과 나는 하나의 점이 되어 약 50초 동안 시속 200km의 속도로 수직 하강했다. 와카티푸 호수와 산맥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반면 닉은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리키가 찍는 사진에 7,000번 다이빙을 하면서 익숙해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해발 1,000m 정도 높이가 됐을 때 닉은 낙하산을 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내 속도가 급감했고, 귀가 떠나갈 듯한 소음도 사라져 그야말로 평화로이 발 아래 풍경을 유유히 감상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약 5분간의 낙하 시간, 목장에서 풀 뜯는 양도 또렷이 보였고 호숫길 따라 산책 중인 사람도 보였다. 안전하게 착지를 마치고 나니 미세한 현기증이 느껴졌다. 하늘을 자유로이 날다가 두 발로 중력을 받으며 걷는 게 오히려 어색했나 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스카이다이빙 NZONE은 남섬 퀸스타운과 북섬 로토루아에서 스카이다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격은 낙하 높이에 따라 269~429뉴질랜드달러. 사진과 비디오 촬영은 각각 179뉴질랜드달러가 추가되고, 사진과 비디오를 함께 신청하면 219뉴질랜드달러. www.nzone.biz Driving Queenstown 빙하가 훑고 간 길을 달리다 퀸스타운은 빅토리아 시대의 여왕이 살면 어울릴 법한 풍경을 지녔다 하여 이름지어진 마을이다. 그러나 마을이 형성된 과정은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영국 여왕의 우아한 이미지와 상반된, 거칠기 짝이 없었는 것이다. 수만년 전, 산보다 더 큰 빙하가 훑고 지나간 길에 물이 고여 와카티푸 호수가 생겼고, 19세기 금광 채취를 위해 모여 든 유럽인들은 뗄감을 얻기 위한 무분별한 벌목으로 호수 주변을 모두 민둥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마을이 전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액티비티의 천국이 됐으니 어떤 여행지의 숙명이란 이다지도 아이러니한 것이다. 퀸스타운의 거친 자연풍광을 만끽하려면 4륜구동 RV차를 타고 곳곳을 누비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영화 <반지의 제왕>이 촬영된 장소들은 영화보다 더 SF적인 풍광으로 여행자를 압도했다. 퀸스타운 드라이브 여행은 낭떠러지길을 달리며, 번지점프 장소로 유명한 카와라우Kawarau 다리를 지나 금광개발 시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애로우타운Arrowtown으로 향했다. 강가에서 금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상권이 형성됐던 마을은 생각보다 일찌감치 쇠락해 지금은 박물관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애로우강에서 내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직접 사금 채취도 해보았다. 엄마뻘 되어 보이는 가이드는 겨자씨만한 금을 채취하는 시범을 보였고, 이곳이 <반지의 제왕>에서 악당들이 말을 타고 등장한 ‘그 장면’의 배경이라 설명했지만 금도, 영화도 상상으로 즐길 수밖에 없었다. 다음 코스는 스키퍼스 캐니언Skippers Canyon.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절벽길은 그 자체로 음산했다. 날씨 때문이었을까? 낮게 구름이 깔려 있는 주름진 바위산 어느 틈에 골룸이 숨어있을 것처럼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전망대에 서자 퀸스타운과 와카티푸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이 빙하와 사람의 손으로 쓸어내린 지형과 묘하게 교차됐다. 퀸스타운의 거친 자연 풍광을 만끽하려면 와카티푸호수와 숏오버Shotover강과 카와라우Kawarau강을 제트 보트를 타고 온몸으로 체험하는 방법도 있다. 배가 뒤집힐 듯 거친 물살을 가르며 호수와 강, 계곡으로 이어지는 물길을 질주하는 쾌감이 짜릿하다. 노매드 사파리 <반지의 제왕> 촬영지 투어, 19세기 마을 풍경을 간직한 애로우타운Arrowtown, 글레노키Glenorchy 등 퀸스타운 주변의 명소를 4륜구동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165뉴질랜드달러. www.nomadsafaris.co.nz 카와우라 제트 퀸스타운 선착장에서 출발해 카와우라강, 숏오버강을 가로지르는 제트보트. 가격은 코스에 따라 245뉴질랜드달러부터. www.kjet.co.nz 1 제트보트를 타고 카와라우강과 숏오버강을 질주하면서 퀸스타운의 광활한 풍경을 감상했다 2 번지점프는 뉴질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기분이다 3 스키퍼스 캐년에서 내려다본 퀸즈타운의 풍경. 수만년 전, 빙하가 거칠게 훑고 간 자리에 물이 고이고, 사람이 살고, 양이 풀을 뜯으며 살고 있다 Walking Around Queenstown 호수가 보이는 언덕에서의 달빛 정찬 연간 20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퀸스타운은 인구 2만명에 불과한 소도시다. 도심의 규모도 도보로 10분 이내에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이 작은 도시에도 쇼핑과 다이닝을 즐길 만한 매력적인 곳들이 많아 평화로운 호반의 풍경과 잔디밭에 누워 한가로이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여유를 누리다가 아담한 다운타운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퀸스타운 가든에서는 주말마다 장터가 펼쳐진다. 미술 작품, 수제 공예품이 전시되며, 히피 같은 음악인들의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이곳 타운에서는 뉴질랜드산 아웃도어 제품, 옥으로 만든 액세서리 등을 구매하면 좋다. 특히 양모 중에서도 메리노울Merino wool로 만든 옷들은 땀 배출이 잘 되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나다. 퀸스타운에서 가장 근사하게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는 케이블카를 타고 봅스힐Bob’s Hill로 올라가 와카티푸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인Skyline을 꼽을 수 있다. 저녁을 기다리면서 마오리족의 전통공연을 보거나 창가에 앉아 너른 호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누가 익스트림 스포츠의 메카가 아니랄까 봐, 이곳에서도 패러글라이딩, 언덕썰매,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라인 퀸스타운 다운타운에서 곤돌라를 탑승하고 산에 올라 다양한 액티비티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곤돌라 탑승은 성인 25뉴질랜드달러, 뷔페 식사와 곤돌라 탑승 패키지는 성인 72뉴질랜드달러. www.skyline.co.nz 4, 5 봅스힐에 자리한 스카이라인에서는 원주민의 전통공연을 관람한 뒤, 석양을 마주보며 근사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6 호반에 위치한 주민들의 쉼터, 퀸스타운 가든에서는 라이브 공연과 다양한 수제품을 파는 노천시장이 주말마다 열린다 ▶travie info 항공 뉴질랜드 퀸스타운까지 가려면 최소한 한 차례 이상 환승을 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북섬의 오클랜드에 취항하고 있지만, 국내선 항공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도쿄에서 출발하는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하면 북섬의 오클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를 경유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문의 에어뉴질랜드 02-737-4025 기후 퀸스타운은 남반구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다. 우리의 여름철인 6~8월 퀸스타운은 스키의 메카로 변신하고, 11월부터 4월까지는 온화한 날씨로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환율 1뉴질랜드달러 = 914원(8월 기준). 물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인도-마지막 샹그릴라 라다크(Ladakh)

    인도-마지막 샹그릴라 라다크(Ladakh)

    마지막 샹그릴라 라다크 Ladakh 신이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절경을 한곳에 모두 모아놓고 자신의 정원으로 삼으려고 했던 게 아닐까. 추위와 폭설, 분쟁 등의 이유로 긴 세월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고 지금도 일 년에 고작 3개월 정도만 여행자들의 자유로운 방황이 허락되는 곳.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샹그릴라’라는 수식어를 겸허히 인정하게 되는 그곳,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김수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인도정부관광청 www.incredibleindia.co.kr 1 카르길-스리나가르 이동 구간에는 유목민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드넓은 자연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그들은 소박하지만 실로 위대하다 2 레-카르길 이동 구간에는 웅장한 사막, 협곡, 바위산의 절경이 이어진다 3 꼬마아이부터 10대, 80대까지, 라다크 여행에서는 다양한 모습의 승려들을 만나게 된다 4 바람에 휘날리는 ‘타르촉’이 무미건조한 라다크 지역에 화려한 색감을 더해 준다 5 라마유르 곰파 축제를 찾은 라다키 할머니들. 잠시 졸기도 하지만 정성을 다해 불교 의식을 참관하고 있다 인도지만 인도가 아닌, 라다크 뉴델리공항에 도착해 새벽녘 몇 시간을 뜬 눈으로 보낸 후, 인도 국내선을 타고 라다크로 향하는 길. 비행기 안에서 눈을 붙이고 피곤함을 달랠 계획이었다. 하지만 라다크의 레Leh 공항까지 창밖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풍경에 잠 따위는 잊어버린 지 오래. 만년설로 뒤덮인 황홀한 산맥들이 손에 닿을 듯 발바닥을 간질이는가 하면, 벌거벗은 모래산, 바위산이 자신만만하게 요염한 자태를 드러낸다. 게다가 도무지 생명체라고는 존재할 수 없을 듯한 메마른 땅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미지의 초록세상. 이제껏 그 어느 비행기 안에서 봤던 영화보다 한층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거짓말 같은 풍광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즈음, 산 위를 배회하던 비행기는 3,500m 높이의 공항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진부하지만 가장 적합한 표현인 듯하다)과 코를 감치고 드는 알싸한 바람이 반갑게 맞이한다. 인도어를 모르는 가이드 라다크가 속해 있는 잠무카슈미르 주는 중국, 티베트,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전략적인 요충지라는 이유로 오랜 세월 여행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1974년경에야 외부에 개방됐다. 그나마도 1년 중 라다크 여행이 가능한 시기는 6월부터 9월까지 정도. 혹독한 추위와 폭설로 인한 도로 통제 때문에 일반인들이 라다크를 여행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길어야 고작 3~4달 정도가 전부다. 라다크는 인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잠무카슈미르 주에 속하나, 단지 행정구역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만큼 라다크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인도와는 내적, 외적으로 참 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라다크는 아주 오래 전에는 티베트의 일부였으며 10세기경에는 9백년 정도 독립된 왕국을 유지했다. 그러다 19세기 무렵 힌두 도그라스의 침입을 받으면서 인도에 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라다크는 인도 라다크라기보다 그냥 라다크다. 역사적이니 행정적이니 하는 복잡한 내용보다는 직접적으로 라다크의 상황을 깨닫게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게 낫겠다. 우리 팀을 안내하는 가이드는 라다키(라다크 사람)였다.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신나는 인도 노래가 나온다. 노래가 하도 흥겨워서 “이거 무슨 내용이에요” 하고 물으니 “인도 가수가 인도어로 노래하는 거라 저도 모르겠어요” 한다. 공식적으로 인도에는 14개의 공용어가 있고 영어가 상용어이며 수백 개에 달하는 지역 언어가 있다. 인도어는 그렇다 하더라도 같은 주에 속해 있는 카슈미르 지역에 갔을 때도 라다크 사람인 가이드가 그들과 언어가 전혀 달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가이드의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 오히려 이방인인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인도 사람들끼리 언어가 통하지 않아 한국인이 그들의 소통을 도와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언어뿐이 아니다. 종교적으로 보더라도 인도는 힌두교도가 80%가 넘고 이슬람교도가 13% 정도에 달하며 불교도는 1% 정도다. 최근에는 불교도가 기독교도보다도 숫자가 적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라다크에서는 다르다. 카르길Kargil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라다키들이 티베트 불교도이며, 곳곳에 ‘곰파’라고 불리는 불교사원이 가득하다. 1 연륜이 느껴지는 노승의 손. 척박한 땅에서 삶을 이어가는 라다키들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일까 2 고지대에 위치한 곰파들은 하늘과 맞닿아 더욱 신성하게 느껴진다 3 곰파를 방문하면 마니차(겉에는 만트라가, 안에는 경문이 들어 있는 통으로,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를 돌리는 경험은 필수. 꼭 곰파만이 아니라 라다크 곳곳에서 마니차를 만나게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라다크의 ‘조용한 곳’ 곰파에 가다 라다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곰파를 둘러보는 것. 해발 약 3,500m 높이에 위치한 레는 라다크의 수도로 예전에는 히말라야 설산을 지나는 대상들이 머물렀던 실크로드 요충지이자 인도에서 불교가 전파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왕오천축국전>을 저술한 신라시대 혜초 스님과 <대당서역기>를 남긴 중국 당나라 현장 스님 역시 인도로 가던 길에 이 지역에 들렀다고 한다. 그런 역사를 반증하듯 라다크에는 오래되고 유명한 곰파가 많다. 그래서 라다크에서 곰파 탐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여행 코스.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이 지역의 역사와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스폿들이기 때문이다. 곰파는 티베트어로 ‘조용한 곳’을 뜻하는데, 그에 걸맞게 다소 외떨어진 산 위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라다크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헤미스 곰파Hemis Gompa에 이르는 길 역시 만만치 않다. 헤미스 곰파는 큰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멀리서는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거의 입구까지 가야지만 건물이 보이는데, 이는 사원으로의 접근이 어려울수록 참된 경지에 이른다는 종교적인 믿음 때문이다. 헤미스 곰파는 1630년 남걀 왕조 때 건립됐으며 매년 6월 열리는 ‘헤미스 축제’가 유명하다. 특히 12년에 한 번씩 원숭이 해마다 특별한 ‘탕카(티베트 탱화)’가 공개되는데, 이때는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레에서 남쪽으로 17km 떨어진 틱세 곰파Tiksey Gompa는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엽서 같은 풍경이 멀리서 봐도 눈에 띈다. 라다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곰파로 손꼽히는데, 느낌은 사뭇 다르지만 그리스 산토리니 같은 분위기도 얼핏 풍긴다. 언덕에 펼쳐진 곰파 자체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이곳에서 내다보는 전망 또한 기가 막히다. 잠시 아무 곳에나 걸터앉아 히말라야 산맥의 운치를 즐겨 봐도 좋다. 라다크에서 가장 큰 20m 높이의 미륵불이 모셔진 전각도 놓치지 말고 살펴보자. 곰파 중에 드물게 평지에 위치한 알치 곰파Alchi Gompa도 인상적이다. 라다크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곰파 중 하나로 카슈미르 양식이 티베트 양식과 결합된 유일한 사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독특한 건축 양식은 물론, 내부의 프레스코화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각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내부는 어둡지만 그 속에서 빛을 발하는 벽화와 불상들은 입장객들의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특히 독특한 3층 건물로 이뤄진 숨첵Sumtsek 전은 꼭 들러 보자. 관세음보살상과 1,000여 개에 달하는 소형 좌불상이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레-스리나가르 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한 라마유루 곰파Lamayuru Gompa를 찾았을 때는 운이 좋게도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라마유루 승려들이 모두 모여 가면춤을 추는 축제로 어떻게 알고들 모였는지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부터, 동네 꼬맹이들과 할머니들까지,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경건하고도 흥겨운 축제 한판이 벌어진다. 승무복의 화려한 빛깔은 색이 바랬어도 공들인 손짓 몸짓 하나하나는 눈부시기 그지없다. 하늘과 가까워 더욱 따갑게 느껴지는 태양 아래서, 그들의 정성 어린 춤사위를 바라보면서 라다키들에게 종교와 곰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조금씩 이해할 것 같았다. 카르길에서 스리나가르로 가는 길에 만나는 그림은 또 다르다. 이제껏 라다크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푸르른 초원이 등장하며 곳곳에는 꽃까지 피어 있고 멀리로는 만년설의 모자를 쓴 산들이 덤덤하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라다크로 가는 3개의 관문 곰파 여행과 함께 라다크 여행의 핵심은 레-스리나가르Srinagar 이동 구간이다. 라다크 여행은 주로 스리나가르나 레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육로가 아닌 항공으로 라다크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스리나가르 공항이나 레 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스리나가르는 라다크가 속해 있는 잠무카슈미르 주의 주도이며, 레는 라다크의 수도이다. 잠무카슈미르 주는 라다크 지역, 잠무 지역, 카슈미르 지역으로 이뤄지는데, 3개 지역 모두 문화와 언어, 생활방식이 다르다. 레와 스리나가르만 방문하더라도 그 차이는 확연하다. 고산지대에 형성된 레는 라다크 여행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돌로 지어진 9층짜리 레 왕궁을 중심으로 형성된 소박한 시내에는 작은 상점들과 시장이 들어서 있다. 시장에는 척박한 자연환경을 잊게 해주는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이 가득하고 불교 관련 용품과 히말라야 지역의 특산품들이 많이 보인다. 또한 티베트 망명자 시장과 네팔 시장 등 소규모 특색 있는 시장들은 라다크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황량하고 험준한 땅에 삶의 터전을 꾸려낸 이들이라 그런지 레에서 만나는 라다키들은 당차고도 위대해 보인다. 레와 스리나가르를 잇는 도로는 총 434km 정도로 오가는 데 이틀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레에서 출발하든 스리나가르에서 출발하든 보통 하룻밤은 카르길Kargil 마을에서 묵게 된다. 카르길은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라다크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구역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시간이 된다면 카르길 시장에 가보길 권한다. 레의 시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승복을 입은 라마승이나 라다크 전통 복장을 한 여성들 대신 히잡을 쓴 여성들과 마주하게 된다. 곰파와 타르촉(불교 경전 등을 적어 놓은 갖가지 색의 깃발), 라마승들이 가득하던 라다크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한편, 카슈미르 지역 해발고도 1,585m에 위치한 스리나가르는 풍경, 언어, 풍습, 종교,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라다크와 완전히 다르다. 고도가 레와는 약 2,000m 정도 차이가 나니 풍경이 다른 것도 당연하다. 또한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도로 티베트 불교문화가 전반에 깔려 있는 레와는 생활 문화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라다크가 회색빛 천지라면 스리나가르는 초록이 반기는 곳이다. 어둠이 깔릴 무렵 스리나가르에 도착했을 때, 달 호수Dal Lake는 풍선을 든 아이들, 노천카페, 야시장 등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막 라다크를 떠나온 사람이라면 물이 풍성한 호수의 풍경도, 여름밤 호수 주변으로 펼쳐지는 유원지 같은 풍경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고산병 방지를 위한 고도 적응 측면으로 본다면 스리나가르로 들어가 레로 이동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으나 기후, 문화 적응 측면에서 본다면 레로 들어가 스리나가르를 거쳐 델리로 가는 게 나을 듯하다. 레에서 바로 델리나 서울로 간다면 찌는 듯한 무더위에 몸은 힘들고, 번잡한 도시 풍경에 마음은 답답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스리나가르는 레보다는 덥고 델리나 서울보다 시원한 기후에, 레보다는 번잡하지만 델리나 서울보다는 한가로와 어찌 보면 도시인의 라다크 여행에 완충지 같은 역할을 해준다. 1 스리나가르는 라다크와 인접해 있지만 종교도 사는 모습도 아주 다르다. 라다크에서는 볼 수 없는 커다란 호수가 있어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 노를 저어 어디론가 향하는 여자들의 자태가 한 폭의 그림 같다 2 달 호수에서 노를 저어 가는 노인의 모습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3 카르길 시장의 이발소 풍경 4 시장의 과일 가게. 푸근한 주인아저씨의 미소가 넉넉하다 ▶travie info 스리나가르 여행의 백미, 하우스보트와 시카라 스리나가르에는 달 호수 등 3개의 유명한 호수가 있어, 물 위에서 즐길거리 또한 다양하다. 그중 하우스보트 체험은 꼭 한번 해봐야 한다. 하우스보트는 이름처럼 배를 집으로 사용하는 공간. 과거 식민지 시대에 토지를 소유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물 위에서 배를 집 삼아 살았던 것인데, 지금은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이용되는 곳이 많다. 일반 호텔처럼 모던하고 깔끔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고택에 머무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물 위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갖가지 보트 상점들을 만나게 된다. 음료수와 과자 등을 실은 매점 같은 작은 배부터, 기념품, 꽃 등을 파는 배들이 오가는 풍경이 정겹기 그지없다. 또, ‘시카라’라고 불리는 작지만 화려한 배를 타고 달 호수를 떠다니는 경험도 멋지다. 1 높은 낭떠러지 길을 지나는 양떼들. 보는 사람은 조마조마한데 양들은 의외로 여유로워 보인다. 양치기 아저씨에 업혀 가는 녀석은 말썽을 핀 걸까, 아픈 걸까? 2 카르길-스리나가르 구간에서는 양떼, 산양떼, 말떼 등 다양한 가축들의 이동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3 도로 양 옆으로 높이 쌓여 있는 만년설이 위용을 뽐낸다 길에서 만나는 최고의 여행 Every Moment, Best Memory 세계적인 명산인 히말라야와 카라코람을 끼고 위치한 라다크는 어찌 보면 여행 목적지라는 개념이 따로 없다. 고로 목적지를 향한 이동이라는 개념도 무의미하다. 어디를 향해 가든 여정의 모든 순간이 최고의 여행이 된다.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지치거나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도 다이내믹하기 때문이다. 스리나가르에서 레로 여행하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는 레에서 스리나가르로 이동했다. 하루는 레에서 카르길까지 234km를, 또 하루는 카르길에서 스리나가르까지 204km를 이동했다. 이따금씩 쭉 뻗은 도로를 달리기도 했으나 주로 좁고 험한 길을 내처 달렸다. 울퉁불퉁, 덜컹덜컹, 꼬불꼬불, 아슬아슬 달리는 길, 어질어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은 고지대에서 일어나는 고산병이나 아찔한 질주로 인한 불안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지칠 줄 모르고 순간순간 모습을 바꾸는 절경이 어지럼증을 배가시킨다. 레에서 카르길로 향하는 첫째 날, 고산지대 사막과 오아시스, 바위산, 협곡 등 거칠고도 웅장한 풍경이 이어졌다. 어느 하나 놓치기 아쉽지만, 특히 포투 라Fotu La(스리나가르-레 고속도로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산길로 해발 4,108m)와 나미카 라Namika La(해발 3,700m 높이의 산길)에서는 반드시 차를 세우고 대자연과 교감해야 한다. 그곳에 서면 누구나 마음 속 잡념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내 눈 앞에 존재하는 자연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튿날, 가르길에서 스리나가르로 향했다. 초원을 지나 얼마를 달리다 보면 거짓말처럼 빙하가 코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추운 지역, 드라스Drass’라는 표지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길의 클라이맥스는 조지 라Zoji La. 산을 따라 꼬불꼬불 나 있는 이 도로는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산길이 해발 약 3,528m까지 이어진다. 차창으로 아래를 쳐다보면 끝없는 낭떠러지다. 물론, 안전 펜스 같은 것도 없다. 육로로 스리나가르와 레를 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다. 하지만 설사 다른 길이 있다 하더라도 많은 여행자들이 이 길을 택할 만큼 이 길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길 위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웅장한 자태와 멀리서 바라보는 조지 라 패스, 그 길의 신비로운 그림은 일생에 한번 마주할까말까 한 위대한 순간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레에서 스리나가르로 가는 길, 마음은 수백 번 요동쳤다. ‘바그다드 카페’가 홀홀히 나타날 듯한 풍요롭고(사막은 보통 황량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만난 라다크의 사막은 한없이 풍요로웠다) 단단한 사막을 만나는 순간, 철퍼덕 주저앉아 <바그다드 카페>의 주제곡인 제베타 스틸Jevetta Steele의 ‘콜링 유Calling You’를 미치도록 듣고 싶었다. 그랜드캐니언에서 봤음 직한 층층이 쌓인 단층과 위용 있는 바위산과 절벽을 불쑥 마주했을 때는 그대로 그 자리에 몇 시간이고 서서 마냥 바라보고 싶었으며, 설산을 배경으로 꽃향기 가득한 푸른 초원이 펼쳐지는 순간에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마구 들판을 뛰어다니고 싶었다. 어디 그뿐이랴. 산악빙하를 만지는 순간에는 그만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 버릴 정도로 감동에 벅찼다. 사막, 바위산, 협곡, 초원, 빙하를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접하면서, 눈에 와 닿는 시각적인 풍경에 더해, 자연이 만들어내는 그 경이로운 질감 때문에 더욱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1 카르길 마을에서 만난 행복한 여인들. 한 손에 아이를 안고 한 손으로는 머리에 인 짐을 붙잡고 어디론가 향한다. 맨발의 발걸음이 사뿐사뿐하다 2 카르길 시장 치킨집 앞에서 만난 그녀는 델리대학교에 재학 중이란다. ‘이 집 닭이 정말 맛있다’며 꼭 먹어 보라고 추천한다 3 라다크에서 차들은 모두 과격하게 달린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하나같이 해맑은 표정의 순수한 사람들 4 라다크로 가족여행 온 시크교 아이들 풍경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아찔할 정도로 찬란한 풍광만으로도 감흥은 충분했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순수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여행의 순간을 감동으로 만들었다.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슴에 계속 새겼던 말은 ‘동정금물’. 현대문명사회의 기준으로 그들의 삶을, 행복을 감히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질 중심적인 사회에 길들여진 나 자신이 물질이라는 잣대로 그들의 행복도를 가늠하는 실수를 범할까 두려웠다. 그들이 물질적으로 덜 가졌다고 해서, 덜 행복하다 그 누가 얘기할 수 있겠는가. 사람 사는 곳 중에 세계에서 시베리아 툰드라 다음으로 춥다는 라다크 지역에서 유목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만났을 때, 가슴이 울컥했다. 그들은 안락한 보호막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보다 강인하고 자유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초원을 배경으로 한 유목민들의 삶의 모습은 이방인의 ‘철없는’ 시각으로는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물론 초원을 벗어나자마자 찾아오는 빙하 지역의 풍경은 그들의 혹독한 겨울을 상기시켜 주었으나 적어도 그 순간만은 참 평화로워 보였다. 혹독한 겨울을 반증하듯 볼이 발그스레하게 튼 꼬맹이 승려부터 연륜이 느껴지는 노승까지…. 자줏빛의 승복 하나로 고귀해 보이던 라마승들. 낯선 이방인들을 바라보던 라다키들의 순순한 눈망울. 라다키 전통 복장을 입고 총총히 걸어가던 할머니들. 카르길에서 아기를 업고 머리에 짐을 이고 맨발로 지나던 한 무리의 여성들. 그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참 이상했다. 우리가 보기엔 물질적으로 가진 것도 없고 척박하고 혹독한 터전에서 살아가는 그들이건만, 모두들 웃고 있었고 행복해 보였다. 라다크에서 서울로 돌아온 날, 서울 거리의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무표정하고 지친 얼굴들. 그 순간, 라다크를 세계에 남은 ‘마지막 샹그릴라’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travie info 라다크 스타일 운전에 익숙해지기 경적을 울려주세요! 처음 라다크에서 차를 타면 당혹스러운 경우가 많다. 트럭이나 버스의 후면에는 ‘Horn Please’, ‘Horn OK Please’, ‘Blow Horn’ 등의 글자가 붙어 있다. ‘please’라는 단어까지 붙여 가며 경적을 울려 달라고 하는 이유는 좁은 길 때문에 아예 왼쪽 사이드미러를 닫고 다니는 차들을 많기 때문이다. 연신 이어지는 경적소리와 추월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다니면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시비가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 Speed thrills but kills 라다크 산길을 달리다 보면 기발한 교통 표지판이 눈에 띈다. ‘스피드는 짜릿하지만, 목숨을 앗아갑니다Speed thrills but kills.’, ‘인생은 짧습니다. 워낙에도 짧은 인생을 더 짧게 만들지 마세요Life is short. Don’t make it shorter.’,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고 하지만 당신의 목숨은 단 하나A cat has nine lives. But you have one only.’, ‘서두르지 않으면 걱정도 없습니다.No hurry, no worry.’ 등 재치 넘치는 문구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라다크 가는 길에 델리 서울에서 라다크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델리Delhi에 내려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인도를 바라보다 인디아 게이트 뉴델리의 중심도로인 라즈파트Raj Path를 따라 한쪽으로는 대통령관저가 자리하고 있고 다른 한쪽으로 전쟁기념물인 인디아 게이트India Gate가 자리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인도 병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물로, 벽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9만명에 달하는 인도 병사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다. 아픔과 환희를 품고 있는 곳 붉은성 붉은 사암으로 지은 높은 벽 때문에 ‘붉은 성Red Fort’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무굴 제국의 샤 자한 황제가 아그라 성에서의 천도를 목적으로 공들여 지었던 건축물이다. 화려하고 정교한 치장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으나, 세포이 항쟁 당시 영국군에 의해 크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초대 총리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곳도 여기다. 시장과 어우러지는 모스크 자마 마스지드 델리 최대의 이슬람 사원. 사원 주변으로 ‘찬드니 초크Chandni Chowk’라는 대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번잡한 시장과 성스러운 모스크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붉은 사암으로 지은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는 웅장하고 화려하다. 인도와 이슬람 양식이 융합된 건축 형태로, 무굴 제국 최고의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뜨거운 태양 아래 화려한 역사 꾸뜹 미나르 델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로, 높이 5층 규모(72.5m)의 웅장한 탑이다. 인도 최초 이슬람 왕조의 술탄이었던 꾸뜹우드딘 에이백이 세운 승전탑이라 꾸뜹 미나르Qutb Minar(탑이라는 뜻)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의미 있는 유적지. 승전탑 외에도 모스크 등 여러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흔적만 남았다. 흔적만 남은 유적군을 돌아보더라도 이슬람 왕조의 번성기를 상상할 수 있다. 원래는 탑 꼭대기 전망대까지 입장이 가능했으나 1970년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 관람은 금지된 상태다. 델리에서 만나는 타지마할 후마윤 무덤 후마윤 무덤을 보면 누구나 타지마할을 떠올린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실제로 타지마할은 후마윤 무덤Humayun’s Tomb을 모델로 지은 건축물이다. 무굴 제국 왕비 하지 베굼이 남편이자 2대 황제였던 후마윤을 기리기 위해 건설한 묘 건축물로, 페르시아 양식이 곁들여진 무굴 제국 건축물의 초기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사암으로 된 건물에 흰색 대리석 돔이 어우러진 풍경이 세련미가 넘친다. 건물 안에는 후마윤 무덤 외 150여 명의 무덤이 함께 안치돼 있다. 델리 시민들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정원의 평화로운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건물 안은 대리석으로 된 묘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경건하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돈다. 인도 라다크 여행자를 위한 ★★★★★ Travie writer 김수진의 ‘주관적인’ 여행 정보 Ladakh 1 레의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휴식처 라피카 호텔Hotel Rafica ★★★☆ 단아하고 정겨운 표정이 레와 잘 어울린다. 작은 정원까지 있어 마치 집 같은 느낌이다.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도 친절하고 정감 있다. 여행 중 궁금하거나 필요한 사항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면 정성껏 응대해 준다. 틀에 박힌 도시 호텔의 서비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이 넘쳐난다. 레의 주요 시장 거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여서, 걸어서 시내를 둘러보기도 좋다. 주소 Fort Road Leh-Ladakh 문의 +91 1982 252258 www.hotelraficaluh.com Ladakh 2 소박한 식당, 화려한 전망 니란자나 호텔 레스토랑Hotel Niranjana Restaurant ★★★ 라마유르 곰파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이름은 호텔이지만 게스트하우스 같은 느낌이다. 간소한 스타일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라마유르 곰파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인도 음식과 티베트 음식 등을 판매하며, 점심은 뷔페식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소박한 가게지만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예술이다. 위치 라마유르 곰파 바로 옆 문의 +91 1982 224555 가격대 1인 기준, Rs.70 정도 Delhi 럭셔리한 궁전에서의 하룻밤 릴라 호텔The Leela Palace New Delhi ★★★★ 40도를 넘는 델리의 한여름 폭염을 피해 릴라 팰리스 호텔에 들어서자 딴 세상이 펼쳐진다. 폭염을 잊게 해주는 시원한 환경과 델리 도심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고즈넉한 분위기. 인테리어에서 인도 정통 양식을 살린 품격 있는 모던함이 묻어난다. 고급스럽고도 시크한 레스토랑과 바도 유명하다. 인도풍 정원과 전망 좋은 야외 인피니티 풀은 보너스. 주소 Chanakyapuri, Diplomatic Enclave New Delhi 문의 +91 (11) 3933 1234 www.theleela.com Srinagar 호수 위에 떠 있는 특별한 호텔 빌루 하우스보트Habib-Ullah Billoo & Sons ★★★☆ 스리나가르 달 호수에는 꽤나 많은 하우스보트들이 모여 있는데, 여러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어 저마다 이름도 다르고 스타일도 조금씩 다르다. 이곳은 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하우스보트로, 내부에서 그 역사를 느껴 볼 수 있다. 달 호수 선착장에서 시카라를 타고 들어가게 되며 보트 안에서 아침,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보트 안에 주방이 따로 마련돼 있어 직원이 즉석에서 식사를 만들어 내놓는다. 하우스보트 특성상 습하고 다소 꿉꿉한 느낌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이므로 놓치지 말자. 주소 Nehru Park, Dal Lake, Srinagar 문의 +91 9858070475 라다크 가는 길 라다크로 들어가는 방법은 항공과 육로 중 선택해야 한다. 델리에서 레로 가는 항공편은 매일 이용이 가능하며 에어인디아, 제트에어웨이즈, 킹피셔에어라인이 운항된다. 스리나가르-레 항공편도 일주일에 1~2회 운항 중이다. 육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마날리로 들어가 버스나 지프로 레까지 이동한다. 단, 마날리에서 레로 가는 버스는 6월에서 9월 정도까지만 운행되는데 그나마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고 이용해야 한다. 24시간 정도 소요. 고산병 라다크는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여행 전 고산병에 대비해야 한다. 항공편으로 레에 도착하면 첫날은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휴식을 취하면서 고도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여행시에도 뛰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이는 행동은 금물. 항상 여유를 갖고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고산병 예방약이나 1회용 산소를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주의사항 라다크는 오지이기 때문에 전기, 수도 사정이 좋지 않다. 호텔에서도 가끔 정전이 되거나 수압이 약할 때가 있다. 인도 정부 관광청 Indiatourism 주소 Tokyo Isei Building,7~8Fl.1-8-17,Ginza,Chuo-ku,Tokyo,Japan 문의 +81-3-3561-0651/52 www.incredibleindia.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영화 팬은 왜, 이 액션배우에 열광하는가

    영화 팬은 왜, 이 액션배우에 열광하는가

    오랫동안 그는 불운의 대명사였다. 빼어난 연기력에도 번듯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은 것은 1996년 베니스영화제(‘마이클 콜린스’)뿐이다. 골든글로브상 후보로 3차례나 지명됐지만 번번이 헛물을 켰다. 같은 아일랜드계인 대니얼 데이루이스(55)가 두 번의 오스카상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피를 휩쓴 것을 떠올리면 속이 쓰릴 법도 하다. 하지만 최근 그를 지켜보는 동년배들은 배가 아플지도 모른다. 올해에만 ‘다크나이트 라이즈’ ‘배틀쉽’ ‘타이탄의 분노’ ‘더 그레이’ ‘테이큰 2’ 등 5편을 개봉시키면서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리엄 니슨(60)의 얘기다. 북미(10월 5일 개봉)보다 1주일 앞선 27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뚜껑을 여는 ‘테이큰 2’의 홍보를 위해 니슨이 한국을 찾았다. 태풍 산바와 함께 나타난 니슨은 “안녕하세요.”란 인사말로 입을 떼더니 “끔찍한 날씨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반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테이큰’의 성공은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할리우드에서 나를 액션 배우로 새롭게 정의했고 이후 액션물 대본이 쏟아졌다. (60살이 넘었지만) 건강 관리를 잘한 편이어서 몸이 허락할 때까지 액션 장르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니슨은 “한국에서도 어린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동유럽에서는 인신매매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흉악 범죄가 만연한 게 현실이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외동딸을 납치당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브라이언 밀스(니슨)가 공권력에 의지하지 않고 알바니아 인신매매 조직을 직접 쓸어버린다는 줄거리로 대박을 터뜨렸던 ‘테이큰’의 제작·출연진이 4년 만에 다시 뭉쳤다. 1편에서 몰살당한 인신매매 조직의 가족, 친구들이 2편에서 복수를 꾀한다. 터키 이스탄불로 여행을 온 밀스의 전처와 딸, 밀스까지 납치한 것이다. ‘복수의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영화 카피에서 내용을 짐작할 만하다. ‘본 시리즈’와 더불어 액션영화에서 근접 격투 유행을 불러온 니슨의 맨몸 액션은 여전하다. 다만 나이 탓인지 영화 내내 한 번도 뛰지 않는 점은 좀 서글프다. ●193㎝의 큰 키 덕에 극단 입단·영화 캐스팅도 북아일랜드 북동부 밸리미나의 가난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소년에겐 두 가지 재능이 있었다. 9살부터 17살까지 복싱을 배웠다. 얼스터(영국인은 북아일랜드를 옛 아일랜드 행정구역인 얼스터로 부른다) 헤비급 청소년 챔피언이 됐고 올림픽 출전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후 몇 분 동안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상태를 경험한 후 그만뒀다고 한다. 축구에도 소질이 있었다. 벨파스트의 퀸스대학 시절 보헤미안FC란 클럽의 지명을 받아 명문 클럽 샴록 로버스와의 경기에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물론 더 큰 재능은 따로 있었다. 11살 때 처음 영어 교사의 권유로 무대에 선 후 연극반 활동을 했다. 퀸스대에선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만두고 맥주회사 기네스에서 지게차 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1976년 벨파스트의 리릭시어터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단에서 키 큰 배우를 찾던 상황이라 운이 좋았다. 셰익스피어부터 현대극까지 섭렵하면서 내공을 갈고닦았다. 1980년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생쥐와 인간’에 출연할 무렵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193㎝의 거한을 눈여겨본 영국인 감독 존 부어맨이 ‘엑스칼리버’에 원탁의 기사 거웨인 역으로 그를 캐스팅한 것이다. 1987년 미국 할리우드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영화 ‘다크맨’(1990)으로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어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의 리스트’로 평단의 지지를 끌어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필라델피아’에서 열연한 톰 행크스에게 내줬지만 연기파란 수식어를 얻었다. 마흔이 넘어서 비로소 빛을 본 셈이다. 이어 1996년 베니스영화제에선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을 만든 아일랜드 혁명가의 일대기를 다룬 ‘마이클 콜린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앞서 출연한 ‘롭로이’(1994) 또한 18세기 영국에 맞선 스코틀랜드의 영웅 이야기다. 한동안 전체주의(혹은 잉글랜드)의 폭정에 맞선 영웅 캐릭터를 도맡았다. ●압제에 맞선 영웅에서 멘토로, 맨몸 액션의 달인으로 4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출연 장르도 공상과학·액션(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협·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2002년, 배트맨비긴스·2005년), 로맨틱코미디(러브액추얼리·2003년), 갱스터 시대극(갱스 오브 뉴욕·2002년, 킹덤 오브 헤븐·2006년) 등으로 한껏 넓어졌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 보면 멘토나 스승, 아버지 역할이었다. 50대 후반에 찍은 ‘테이큰’(2008)은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다. 딸을 구하기 위한 전직 CIA 요원의 고군분투기는 2500만 달러(약 279억원)의 ‘저예산’으로 찍었지만 2억 2683만 달러(약 2534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근육 속에 잠자던 권투 선수의 본능을 끌어낸 니슨은 ‘중년의 제이슨 본’이 됐다. 이후 ‘언노운’(2011), ‘더 그레이’(2011), ‘테이큰 2’(2012) 등 중·장년의 사내가 맨몸으로 악전고투하는 캐릭터들이 그에게 쏟아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즐기면서 한 샷 한 샷 집중…좋은 결과 낸 나에게 만족”

    “첫 홀 트리플 보기는 쇼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기고 게임을 즐겼다.” 악천후와 하루 36홀을 도는 강행군 끝에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컵을 4년 만에 되찾은 신지애(24·미래에셋)는 시상식 직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2주 연속 우승했는데 소감은. -지난주 1박 2일 연장전을 펼친 뒤라 체력적인 부담이 컸는데 큰 성과를 거둬서 정말 기쁘다. 게임을 즐기려고 노력하면서 한 샷 한 샷 집중한 게 효과가 컸다. 좋은 결과를 만든 나 자신에게도 만족한다. →4년 만의 타이틀 탈환과 2주 연속 우승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지난주 모처럼 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담이 적었다. 편한 마음으로 대회에 나서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회가 진행되면서 주위의 기대도 커지고, 성적도 좋아져 부담감이 커졌다. 성원해 주시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4라운드 첫 홀 트리플 보기를 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쇼크 그 자체였다. 그러나 곧바로 어려운 코스와 나쁜 날씨를 고려하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링크스 코스에서는 으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남은 17개 홀에서 파를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4라운드에 다시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정상적으로 경기하기가 아주 어려운 날씨였다. 하지만 타수 차가 넉넉해 무리하지 않고 집중했다. 스코어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결과가 좋았다. →우승 예감은 언제 했나. -오늘 3라운드를 시작할 때부터다. 타수에 여유가 있어서 부담이 적었다. 라운드 내내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풀었다. 한편 신지애는 두 개의 우승컵을 들고 18일 오전 11시 4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Weekend inside] 복지공무원의 하루

    [Weekend inside] 복지공무원의 하루

    14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구월2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 김영우(40)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받은 20㎏ 쌀포대를 들고 윤모(76)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이 있다는 통장의 제보를 받고 1주일 전 방문했을 때 “가끔 쌀이나 가져다 주면 좋겠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날씨가 좀 추워졌는데 방바닥이 차갑네요. 공과금이 밀리지는 않으세요?” 방 구석구석을 둘러본 김씨는 “필요한 게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라며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를 건넸다. 이어서 찾은 곳은 한국인 남편과 사별하고 세 자녀를 혼자 키우는 일본인 다니모토 지아키(48)의 집이었다. “큰아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영어가 좀 떨어져요.” “저희가 학원을 연결해 드리지 않았나요?” “학원은 안 간다고, 혼자 공부하겠다네요.”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다니모토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이들은 점점 크는데,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살기가 쉽지 않네요.” 김씨는 방문상담 조사표에 다니모토의 건강상태와 자녀들이 다니는 학원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는 “연결해 드릴 수 있는 주거지원과 학원이 있는지 일주일 내로 알아봐 드리겠다.”고 말했다. 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기초수급자 확인 조사에 매달렸다. 소득, 가족관계 등에 대한 자료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주민센터로 찾아와 언성을 높이는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날 김씨는 아침 일찍 출근해 공문을 처리하고, 방문상담 대상자들의 집 위치와 가정 실태를 파악했다. 오후에도 기초수급자 가정 한 곳을 더 방문한 뒤 상담한 내용을 정리하고, 각종 민원상담과 공문 처리를 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됐다. 김씨는 “예전에는 항의하는 수급자들을 마주하면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제는 작은 관심에도 고마워하는 주민들을 보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해 6월 ‘찾아가는 방문상담’을 시작했다. 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이 관할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지원 대상자들을 찾아가 상담하고 필요한 복지지원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시행 1년 동안 공무원 30명이 4296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공무원 1명당 141건의 상담을 한 셈이다. 인천 남동구의 이러한 구상은 ‘주민들의 현실을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주민센터 안에만 머물러 있던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임문진 남동구 복지자원관리팀장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주민센터에 찾아와 ‘내가 어떻게 사는지 찾아와서 살펴본 적 있나’라고 항의하면 공무원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의 복지담당 공무원들도 올 들어 달라진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산시는 올해 초 동 주민센터와 읍·면 사무소마다 복지종합상담 창구를 개설하고 복지담당 공무원 6명을 상담 업무에 배치했다.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찾아오는 민원인들과 마주 앉아 생활의 어려움을 묻고 한줄 한줄 기록한다. 또 순번을 정해 저소득층 가정으로 방문상담도 나간다. 민원인들이 찾아와 머리를 조아릴 때마다 난처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그런 지원은 어렵습니다.”를 연발해야 했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10년 복지지원 대상자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사통망)이 도입되면서 기초수급자 등 복지지원 대상자들에 대한 조사·관리 업무가 읍·면·동에서 시·군·구로 이전됐다. 읍·면·동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복지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다. 차상위계층 등 기존의 복지지원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늘어나면서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도움을 줄 필요성이 커진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발로 뛰는 건 비단 복지직 공무원뿐이 아니다. 동장을 비롯해 통·이장까지 동참하는 지역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 2월 충현동과 남가좌2동을 ‘동 복지허브’ 시범 동으로 지정했다. 동장이 직접 저소득층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결해 주는 ‘복지동장제’와 통장들이 소외된 이웃을 발굴하는 ‘복지도우미제’가 동 복지허브 시범 사업의 한 축이다. ‘복지동장’인 이현근 남가좌2동장의 일과도 이전의 동장과는 사뭇 다르다. 동장은 보통 환경정비와 주민들의 민원 해결 등의 업무를 한다. 이에 더해 이 동장에게는 하루 한 가정씩 취약 계층을 방문하는 업무가 추가됐다. 주민센터 내 동장실에 머물다가도 하루 1~2시간씩은 마을의 골목을 돌며 장애인,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의 집에 직접 찾아간다. 아픈 곳은 없는지, 집에 수도나 전기는 잘 들어오는지 등을 점검하고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결해 준다. 또 ‘복지도우미’인 통장들은 지역 내 소외된 이웃을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이를 상담일지에 기록해 동장에게 제출하면 동장은 이를 검토하고 관리한다. 이렇게 동장과 통·이장을 활용하는 복지행정은 은평구·노원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활발하다. 이러한 변화들이 가져온 가장 큰 효과는 ‘복지 체감도의 상승’이다. 임문진 팀장은 “복지 지원 대상자들의 현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나니 맞춤형 복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지금껏 해 왔던 전화나 방문상담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주거환경, 건강, 교육 등 다양한 어려움을 살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저소득층 주민들도 위축된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현숙 남가좌2동 주민생활지원팀장은 “주민센터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잔뜩 경계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먼저 전화해서 어려움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시작된 ‘풀뿌리 복지’의 변화는 이제 정부 차원의 제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읍·면·동 단위의 지역복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5월 ‘희망복지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시·군·구에 설치된 지원단이 읍·면·동의 복지 업무를 지원하고, 읍·면·동이 해결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주민들의 어려움은 시·군·구 차원에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해결하도록 하는 체계다. 이 지자체들은 희망복지지원단이 본격 출범하기도 전에 한 발 앞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복지 실험을 해 왔다. 인천 남동구는 팀 단위로 만들도록 한 희망복지지원단을 아예 독립된 과로 만들었다. 또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을 단순 상담 업무에서 배제해 방문상담에 치중하도록 했다. 충남 아산시 역시 시청의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을 읍·면·동으로 보내 복지담당 인력을 충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일부 지역에서는 읍·면·동이 복지의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동 단위에 ‘동복지협의체’를 만든 서울 성북구가 대표적이다. 동장과 민간단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저마다의 상황을 고려한 특색 있는 복지사업을 전개한다. 저소득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하고 있는 정릉3동, 저소득 노인들에게 주민들이 직접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주는 돈암2동 등이 눈에 띈다. 흔히 복지 확대를 두고 지자체가 호소하는 어려움은 ‘인력’과 ‘예산’의 부족이다. 이 지자체들에게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주민센터 1곳당 3명 정도인 복지담당 공무원에게는 각종 방문상담과 전화상담, 공문 처리 등 쉴 틈 없이 업무가 쏟아진다. 임문진 팀장은 “한 사람당 하루 한 가정 상담을 목표로 했지만, 공무원이 자리를 비울 틈이 없어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예산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젓는다. 이현숙 팀장은 “민간단체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은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4년까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담당 공무원을 7000명 정도 충원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읍·면·동의 인력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관심과 노력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송준헌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가장 필요한 것은 지자체의 의지”라면서 “몇몇 지자체에서 시작되는 흐름을 다른 지자체도 자연스레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거대한 거품파도 위에서 서핑…희귀 장면 포착

    바다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거대한 ‘거품’ 위에서 서핑을 하는 서퍼들의 모습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 작가인 크리스 가든은 뉴질랜드 카리타네 바다에 나타난 황색의 거대한 바다거품 속에서 능숙하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이 황색 바다거품은 카리타네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한 뒤 바닷물이 갑자기 범람하면서 생긴 것으로, 파도와 마구 섞여 빠른 속도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다. 100m 가까이 이어진 거품들은 그 규모가 일반적인 파도와 달리 매우 거대해 장관을 이뤘다. 크리스 가든은 “당시 날씨가 매우 추웠지만 서퍼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희귀한 ‘거품바다’를 만끽했다.”면서 “10년간 바다와 서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일부 서퍼들은 거품을 타고 높이 3m 가까이 뛰어오르는 장관을 연출했다.”면서 “거품은 파도와 부딪히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나는 매우 보기 드문 장면을 포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대 취업문 갈수록 좁아진다

    20대 취업문 갈수록 좁아진다

    20대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29세 취업자 수는 1년 새 16만 5000명이나 줄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 규모 역시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36만명 선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는 2485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만 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작은 증가 규모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8월 취업자 수가 49만명이나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면서 “올 8월에 비가 잦았던 점 등 날씨가 안 좋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1만 8000명, 60세 이상이 19만 2000명, 30대가 4만 2000명 각각 늘었다. 반면 20대 취업자 수는 36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만 8000명 줄었다. 인구 증감을 감안하더라도 8만 8000명 감소했다. 20~24세 취업자 수는 늘어났지만 주된 취업 연령층인 25~29세는 6.6% 줄었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 기업이 고용 규모를 줄이고 근로자들은 이직을 안 하려고 해 첫 취업이 어려워진다.”면서 “취업자들이 질 좋은 직장에 대한 의지 때문에 취업 준비 기간을 길게 잡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분석했다. 8월 취업 준비자는 56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늘었다. 산업별로는 사회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정책 지원이 증가하면서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8월보다 9만 2000명(7.0%) 늘었다. 반면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과 금융·보험업은 각각 4만 1000명(5.7%), 3만 6000명(4.2%) 감소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돌아온 神지애 청야니 잡는다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챔피언십에서 날을 바꿔 9차례 연장전까지 펼친 ‘끝장 승부’ 끝에 22개월 만에 정상을 밟은 신지애(24·미래에셋)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영국의 로열 리버풀 골프장(파72)에서 13일 밤(한국시간) 개막돼 나흘 동안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달 런던올림픽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이달 열리게 됐다. 세상에 하나뿐인 오픈대회라는 자부심에 찬 남자대회 브리티시오픈과 달리 이 대회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94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편입돼 2001년에야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올해 총 상금은 275만 달러.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이 깊다. 2001년 초대 챔피언이 박세리(35·KDB금융그룹)였다. 당시 준우승자는 김미현(35). 2003년에 박세리는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게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2년 뒤에는 장정(32)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07년에는 이지영이 준우승, 이듬해에는 당시 국내 1인자였던 신지애가 우승하면서 LPGA 투어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킹스밀대회가 끝난 뒤 세계 랭킹이 3계단 뛰어 10위가 된 신지애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준비에 차질은 없겠느냐는 질문에 “좋은 기분을 유지하겠다. 체력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영국으로 건너가려던 일정이 하루 늦어졌다. 체력을 회복해 컨디션을 되찾고 영국 날씨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기분과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이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선수는 15세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다. 아마추어지만 지난달 27일 CN캐나디안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고보경은 “작년에 잉글랜드 북서부의 골프장을 찾아 어떤 샷이 필요한지 전략을 짰다.”며 브리티시오픈 대회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뒤 “처음 출전하는 이 대회가 몹시 기다려진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세계 1위 청야니(타이완)의 3연패 여부. 시즌 초반 일찌감치 3승을 올린 청야니는 하반기 주춤거리고 있지만 지난 한 주를 쉬면서 이번 대회를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대항마는 역시 한국선수들. 신지애를 비롯, 올해 한 번씩 메이저 우승 맛을 본 유선영(26·정관장·나비스코챔피언십), 최나연(25·SK텔레콤·US여자오픈) 등이 도전장을 냈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 마스터스 챔피언 박인비(24)도 가세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굿모닝 닥터] ‘프티성형’ 하려면

    최근 동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베이비 페이스’와 ‘글래머’를 합성한 ‘베이글녀’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나이보다 어려 보이려면 의상과 헤어스타일도 중요하지만 역시 생생한 피부가 우선이다. 물리적인 나이가 40대에 접어들면 진피조직이 얇아지고 피부의 결합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피부 탄력을 지켜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양도 덩달아 줄기 시작한다. 이런 조건을 극복하고 주름 없는 피부를 만들려면 자외선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계절이나 날씨, 시간에 관계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은 기본이고 평소 비타민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A·C와 ‘토코페롤’(비타민E)은 주름을 예방하는 중요 성분이다. 이 밖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분팩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은 탱탱한 피부를 위한 기본 조건이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주름을 치료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프티성형’은 보톡스나 필러 등의 주사를 이용해 간편하고 빠르게 효과를 보게 하는 시술이다. 이 중 보톡스는 이마, 미간, 눈가, 콧등, 입술, 목 등의 주름은 물론 종아리 알통과 사각턱까지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프티성형은 시술 시간이 10분에 불과하고 흔적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주사 때문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기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간혹 안전성을 검증받지 않은 약품을 사용하거나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시술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누구나 늙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늙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꾸준한 자기 관리는 물론 전문의와 충분히 의견을 나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병행한다면 보다 격조 있고 아름답게 나이를 먹을 수 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우리동네 소식 스마트폰에 쏙~

    강서구는 주민들이 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정보들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한다고 5일 밝혔다. 구는 지난달 모바일 홈페이지 개발에 들어갔으며, 모바일 홈페이지는 시범 운영을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주민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구는 모바일 홈페이지를 자체 개발해 3000여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도 했다. 모바일 홈페이지는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민원24’와 함께 주차위반조회 등 각종 행정 조회는 물론 날씨, 교통 등 다른 공공기관 서비스와 연계해 생활민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또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 창구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고유의 QR 코드도 제작해 쉽고 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게 만든다. 노현송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모바일 기기를 통한 유비쿼터스 행정을 보여 줄 것”이라면서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우리 동네의 소식과 생활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더욱 애쓰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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