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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목디스크

    [Weekly Health Issue] 목디스크

    많은 의사들이 목디스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컴퓨터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 되면서 목이 겪는 혹사의 강도가 적정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는 위험신호다. 일찍 온 추위에 질려 몸을 잔뜩 움츠리다 보면 전신이 결리고 뻐근하기도 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목에도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목 근육이 뻐근하고 어깨가 무거운 증상이 일반적인데 목디스크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런 증상을 단순히 계절 탓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목디스크(경추 수핵탈출증)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겨울철에 목디스크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척추센터 김우경(신경외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목디스크란 어떤 질환인가. 목디스크란 목 부위의 척추 부위인 경추와 경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 속의 수핵이 밀려서 빠져나와 신경근이나 척수를 압박하는 질환이다. 7개의 경추뼈 가운데 운동이 가장 활발한 5∼6번 디스크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생기고, 이어 6∼7번, 4∼5번 순으로 발생빈도가 높다. ●발생 추이는 어떤가. 근래 환자가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느라 목뼈가 소위 ‘거북목’이라는 일자목으로 변한 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폭넓게 보급되면서 발생 추이가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실제로 의료계에서는 이 때문에 향후 목디스크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겨울에 환자가 많은 이유가 있나. 최근 내원하는 환자들 상당수는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다. 운전을 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직장인들이 장시간 목을 거북이처럼 앞으로 빼고 앉아 일을 하다보면 인대나 근육이 긴장에 노출돼 점차 약해진다.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다. 경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지면 디스크가 쉽게 밀려 나오게 된다. 물론 겨울이라고 디스크 질환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겨울에 환자가 많은 이유는 추운 날씨 때문에 몸을 움츠리게 되고,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평소 좋지 않았던 부위가 과도하게 긴장해 디스크를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최근에 발생하는 목디스크 특성이 과거와는 어떻게 다른가. 목디스크도 퇴행성 질환이다. 디스크는 수분과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탄력을 잃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쉽게 빠져나오게 된다. 고령 환자에게서 목디스크 등 척추질환이 잘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목디스크 환자가 최근 들어 30∼40대는 물론 20대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경우는 디스크 퇴행보다 잘못된 습관과 자세가 문제다. 여기에다 레저활동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한 환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 후방 추돌로 갑자기 충격을 받으면 목이 순간적으로 앞으로 쏠렸다 뒤로 젖혀지면서 경우에 따라 심각한 디스크를 유발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디스크가 생긴 부위에 따라 증상이 약간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목디스크는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와 팔이 저리며, 등 뒤 날개뼈 사이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5∼6번 디스크가 탈출한 경우 젓가락을 들지 못할 정도로 팔 근력이 약해지기도 한다. 또 디스크가 바깥쪽이 아니라 몸통 중심 부위로 밀려나 척수를 압박할 경우 배뇨 및 보행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부 환자군에서는 목디스크임에도 목에 통증이 없는 대신 어깨나 등 부위에만 통증이 나타나 오십견이라며 방치하는 사례도 흔하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하나. 가장 기본적인 진단 요소는 환자의 증상이다. 증상에 따라 신경학적 검사와 단순 X레이검사를 통해 상태를 파악하며, 목디스크가 의심되면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검사로 충분히 진단이 되지만 그래도 미흡하면 근전도를 통해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또 디스크는 수술치료가 어렵다는데 사실인가. 치료는 비교적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증상이 초기인 경우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의 완화를 관찰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유발하는 화학인자를 조절해 통증을 줄일 수는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없을 경우 인공디스크 삽입, 유합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인공디스크 삽입은 자연스러운 관절 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주변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춰 합병증도 줄여준다. 이 방법은 퇴행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연성 디스크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디스크가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가 진행된 경우라면 디스크를 제거하고 뼈를 하나로 유합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디스크 상태에 따라 뼈를 이식하거나 인공디스크 등 대체물질을 넣지 않고 정상 디스크를 그대로 활용하도록 하는 ‘전방경유경추 추간공확장술’도 시행된다. 6∼7㎜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현미경을 삽입한 뒤 디스크의 병변 부위를 직접 보면서 원인 부위를 찾아내 치료한다. 수술후 보조기 착용이 필요 없어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는 수술법이다. 이 방법은 부드러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거나,디스크 탈출은 아니어도 신경 구멍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협착증에 효과적이다. 이런 수술적 치료는 보존적 치료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 적용하는 마지막 치료 수단이지만 알려진 것처럼 환자들이 두려워할 만큼 어려운 치료는 아니다. ●치료에 따른 후유증 등의 문제는 없나. 목부위는 근육과 혈관, 신경조직이 밀집한 곳이어서 허리 쪽보다 치료를 위한 접근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치료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어렵지는 않다. 당연한 말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병원을 찾아야만 보존 치료가 가능해 수술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증상 악화에 따른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추억 씽씽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추억 씽씽

    동장군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16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날 개장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내년 2월 3일까지 51일간 운영된다. 입장료는 1000원.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온천욕으로 건강한 겨울나기

    온천욕으로 건강한 겨울나기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면 온천욕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온천욕이 추위로 위축된 몸을 따뜻하게 풀어 줘 심신을 안정시키는 치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의보감 탕액(湯液)편에서는 ‘근육과 뼈의 경련, 둔한 피부 감각과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온천욕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온천욕이 만병통치는 아니다. 질환에 따라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몸을 알고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좋다. ●관절 둘러싼 근육 경직 풀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염 통증이 더 심해진다. 실제로 관절연골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지만 날씨에 따라 통증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것은 뼈와 관절을 둘러싼 인대와 근육 등의 염증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 체온이 떨어지면 혈관도 함께 수축한다. 이 때문에 영양분과 통증완화 물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근육이나 인대의 유연성이 줄면서 염증이 잘 생긴다. 이럴 때는 온천욕이 효과적이다. 온천욕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근육의 경직이 풀려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절 통증 때문에 온천욕을 한다면 몇 가지 알아 둬야 할 점이 있다. 물의 온도는 38∼42도가 적당하며, 처음에는 하루 1∼2회, 회당 15분, 이후에는 하루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또 온천욕 후에는 온천수를 수건으로 닦지 말고 그대로 말려야 온천의 미네랄 성분이 충분히 피부로 스며들게 된다. 단,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뜨거운 온천수가 염증 반응을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너무 뜨거운 온천욕은 피하는 게 좋다. 바로병원 이철우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욕탕에서 가볍게 걸을 것을 권하는데, 온천수의 부력으로 관절의 체중 부담이 줄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 메마르면 가려움증 유발 온천욕이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 온천수에는 각질을 녹이는 유황 성분이 함유돼 있어 잘만 이용하면 피부가 기분 좋게 매끄러워지지만 지나치면 각질층을 없애 피부가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특히 날씨가 춥고 건조해 가뜩이나 피부가 메마른데 지나치게 온천욕을 하면 피부가 더욱 건조해져 심한 가려움증과 건조증을 유발하게 된다. 또 안면홍조증이나 딸기코 증상이 있는 사람은 혈관이 확장돼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먼저 수온이 낮은 온탕부터 이용해야 하며, 뜨거운 물에 오래 몸을 담그지 않아야 한다. 피부 건조를 막으려면 온천욕 직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줘야 한다. 피부가 촉촉할 때 보습제 흡수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열탕은 심혈관 질환에 ‘독’ 심혈관계 만성질환자와 고령자들은 온천욕을 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 등을 가졌다면 혈관에 부담을 주는 열탕이나 냉탕 사용을 삼가야 한다.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온도가 심혈관계를 자극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미지근한 온도의 탕욕이나 샤워 정도가 적당하다. 노약자 역시 자율신경계가 활발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온천욕으로 신체 온도가 갑자기 변하지 않도록 해야 심장이나 혈관, 소화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철우 원장은 “적당한 온천욕은 심신을 안정시켜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질환의 유형에 따라 효능이 다르고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文 “인터넷 여론조작 충격적… 빙산의 일각”

    文 “인터넷 여론조작 충격적… 빙산의 일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안철수 전 후보도 대구·경북(TK) 지역의 핵심인 대구를 찾아 문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두 후보는 같은 시간에 울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유세를 펼치며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부산 유세에서 문 후보는 직접 마이크를 들고 노래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진정성 있는 TV찬조연설로 화제가 된 문 후보 캠프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도 처음으로 유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는 이날 경남 거제·창원·양산, 울산, 부산을 돌며 대선 막판 표심 흔들기에 열을 올렸다. 그는 이날 부산 서면 유세에서 “투표 한장의 가치는 4500만원”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문 후보는 “내년도 예산이 350조원이고 (대통령 임기) 5년이면 총 1800조원인데, 인구를 4000만명으로 계산해 나누면 1인당 4500만원”이라면서 “귀한 가치를 포기하지 말라. 행사하면 반값등록금,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등 다 할 수 있다. 포기하면 다시 강바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고향인 경남에 돌아와 살겠다.”고 밝혔다. 임기 후 귀향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따르며 서민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오전 “문 후보 측의 흑색선전에 전면전을 선포한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문 후보는 “여권의 최고실력자이자 유력 대선 후보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수사를 덮으라는 것 아니냐.”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여직원 여론조작 의혹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선관위에 적발된 여론조작 부분은 사실관계를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안 전 후보는 앞서 문 후보와 박 후보가 다녀갔던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울산 남구 신정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안 전 후보는 울산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를 찾은 문 후보와 ‘울산 작전’을 펼치며 유세를 이어 갔다. 그런가 하면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한 TV 찬조연설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민주당의 틀 안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한 것과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부총재직을 비롯해 5선 의원을 지낸 강삼재 전 의원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강 전 의원은 문 후보와 경희대 법학과 동기로 강 전 의원은 총학생회장을, 문 후보는 총무부장을 맡아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창원·부산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대구·울산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김정은, 로켓발사 현장서 명령

    김정은, 로켓발사 현장서 명령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발사를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며 발사를 명령했다.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로켓 발사 당일인 지난 12일 오전 8시 ‘은하 3호’ 발사와 관련해 최종 ‘친필명령’을 하달하고 발사를 1시간 앞둔 오전 9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았다. 이날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박도춘 당비서가 김 제1위원장을 수행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오전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를 기습 발사할 때까지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우리 정부 당국이 북한이 기만전술을 폈기 때문이라며 책임 회피에 나서는 등 변명하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북 정보 취득이 쉽지 않고,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북 정보력에 번번이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연평도 포격(2010년 11월) 때 기습적으로 공격을 당했던 우리 군·정부 당국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도 이틀간이나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데 이어 이번에도 대북 관련 ‘정보 부재’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군은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북한이 미사일을 해체하고 수리하는 작업을 한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3~15일은 날씨 때문에 안 쏠 것이 확실하다.”고까지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11일 오후 미사일 발사체가 발사대에 장착돼 있어 언제라도 발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3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 예고 일자를 19일로 일주일 늦췄고, 정보망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린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고도의 기만전술을 펼친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 효과를 극대화하고, 우리 군 정보 당국의 군사 대응을 사전에 막기 위한 북한의 기만전술에 결과적으로 속았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장거리 미사일 궤도를 추적하기 위해 비밀리에 몽골과 중국에 기술자들을 파견해 궤도 추적용 안테나를 세우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다른 고위 당국자는 “대북 정보 수집 자체에는 한계가 있고 제한된 정보도 수시로 바뀐다.”면서 “정부가 전날(11일) 정보를 핸들링(분석)하는 데 일부 미숙한 점이 있었지만 본질은 아니며, 기만전술을 쓰며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기술적 결함이 있다고 발표하고, 지난 10일 발사 일정을 일주일 연기한 것 등이 기만전술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틀 후에 발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면서 “다만 미리 간파해서 기만술로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주먹구구식 전력수요 예측

    전력 당국의 ‘수요 예측 시스템’이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7일과 10~13일 전력예보가 전부 틀렸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력대란 해결책의 기본인 전력수요 예측 시스템의 과학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3일 전력산업계에 따르면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수요 예측으로 수십억원의 국민 혈세와 공장 가동 중단 등 유무형의 큰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전력 당국은 최대전력 수요를 7450만㎾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는 7330만㎾를 넘지 않았다. 무려 120만㎾ 차이가 났다. 또 올해 총 4번의 관심 단계가 발동됐지만 전력 당국이 예상한 시간대와는 차이가 있었다. 지난 12일 역시 전력 당국은 오전 10시~낮 12시 사이 최대 전력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훨씬 이른 오전 8시 51분쯤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관심’ 단계가 발동됐다. 10일과 11일에도 비슷한 오차를 보였다. 지난 7일에는 아예 전력경보가 발령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가 번복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예비력이 321만㎾까지 떨어지면서 급히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이렇게 부정확한 전력수요 예측은 국민 불안뿐 아니라 세금 낭비와 국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전력 당국은 7일과 10~13일 5일 동안 수요 관리를 위해 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전력발전기금이라고 변명하지만 크게 보면 모두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정밀하게 수요 예측만 했다면 모두 아낄 수 있는 돈이다. 또 오전과 오후 2시간씩 공장 라인 가동 중단으로 산업계 역시 유무형의 피해를 보았다. A공장 관계자는 “한전 등에서 전력이 모자란다고 해서 공장 가동을 하루에 4시간 이상씩 줄였지만, 전력 상황은 예측과 달랐다.”면서 “야근과 잔업 등이 늘면서 공장 직원의 불만이 아주 커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빗나간 전력수요 예측은 ‘보신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당국은 자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게 가려고 과도한 수요관리 등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요 관리가 도입된다면 많은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영탁 한밭대 경영학과 교수도 “정부는 변화된 날씨와 전력 다소비 구조로 변경된 산업구조, 국민의 생활패턴 변화 등에 맞게 중장기뿐 아니라 단기 수요예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무비유환/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주말 찬 바람을 갑자기 쐰 탓에 목 감기에 걸려 버렸다. 겨울 야외활동은 장비를 완벽하게 갖춰야 하는데 일단 한번 해 보고 필요한 것을 준비해야겠다며 대충 차려입고 나선 게 후회스럽다. 그렇게 춥고 바람 부는 혹독한 날씨에 밖에서 4시간 넘게 걸은 건 아마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무비유환(無備有患)이다. 다음을 위해 필요한 리스트를 만들어 보니 이것저것 사야 할 게 많다. 체인형 아이젠과 다리 보호대인 스패츠, 두꺼운 모자와 여벌 장갑, 모자 달린 보온 파카, 가벼운 스틱 한쌍 등. 다 준비하고 나면 겨울이 지나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돈도 들고, 춥고, 귀찮은데 그냥 따뜻한 집에서 주말을 편히 쉴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갑자기 정신이 퍼뜩 들었다. 겨울 날씨보다 더 혹독한 세상에 나서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새삼스레 가슴에 꽂힌다. 한번뿐인 인생. 이제부터라도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부실한 전력대책이 불안감 키워

    부실한 전력대책이 불안감 키워

    삼일 연속 올겨울 네 번째 전력경보인 ‘관심’(예비전력 300만 이상~400만㎾ 미만) 단계가 발령되면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연일 전력경보가 발령되는 등 사상 초유의 전력수급 비상사태는 정부의 안이한 전력수요 예측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12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전력수급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전체 발전량의 32%를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소 23기 가운데 4분의1인 5기(468만㎾)의 가동 중단에 있다. 하지만 전력당국의 단기 수요 예측 실패가 전력난으로 인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원전의 재가동이 연말에나 가능한 상황인데도 전력 비상대책 시행 시기를 내년 1월 7일에 맞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때이른 한파가 더해지면서 전력대란의 우려가 더 커졌다. 전력당국이 전력 다소비건물 실내 온도 준수 의무화, 산업체 강제절전 등 비상대책 시행 시기를 앞당겼다면 이런 혼란이 줄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단기수요를 예측할 때 날씨와 원전 재가동 등 변수에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혼란을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공장과 에너지 다소비건물의 강제 제한만 시행하더라도 전력소비 10%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1분 전력수급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348만㎾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달 7, 10, 11일에 이어 올겨울 네 번째 관심 경보다. 오전 11시 40분까지 이어졌다. 이날 최대전력수요는 오전 10시 25분 7399만㎾, 예비전력은 347만㎾였다. 전력당국은 수요관리(213만㎾), 구역전기사업자 공급 확대(59만㎾), 전압조정(120만㎾), 열병합발전소 출력 상향(25만㎾), 석탄 화력발전소 출력 상향(19만㎾) 등을 실시해 예비전력을 440만㎾가량 추가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마추픽추 너머의 페루… 사막·호수·섬

    마추픽추 너머의 페루… 사막·호수·섬

    마추픽추 없는 페루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데 역설적으로 페루에서 마추픽추를 지워야 또 다른 페루의 모습과 만나게 됩니다. 잉카 제국이 남긴 수많은 유산들에 앞서 페루의 자연을 먼저 이야기하려 하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척박함과 아름다움의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사막과 100만 마리 바닷새들이 살아가는 절해고도, 그리고 하늘이라도 능히 담아낼 것 같은 넓고 아름다운 호수를 먼저 알아야 그 안에 깃든 문화와 역사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지구 반대편에 나와 비슷한 키에 나보다 다소 검은 얼굴을 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도 그제야 새삼 깨닫게 되지요. ■ 개성 넘치는 자연, 천의 얼굴을 가진 사막 페루에는 독특한 기후를 가진 세 지역이 공존한다. 칠레까지 길게 이어진 태평양 연안의 해안지역과 안데스 산맥의 고원 지대, 그리고 아마존의 정글 등이다. 독특한 기후는 독특한 풍경을 낳는다. 마추픽추로 상징되는 오래된 풍경들 말고도 페루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많다. 다만 잉카의 유산들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수도 리마를 통해 입국한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건 1800마일(약 3000㎞)에 달하는 사막지대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태평양 연안의 적갈색 땅은 그 전조였던 셈. 잉카의 제국에서 사막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유려한 곡선과 음영을 가진 전형적인 사막에서부터, 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1996년)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그로테스크한 마을 풍경까지, 척박하고 단조로운 풍경이 주는 감동은 넓고 또 깊다. 사막으로 가는 첫 관문은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다. 북쪽 알래스카에서 남쪽의 아르헨티나까지, 남북아메리카를 잇는 2만 6000㎞ 길이의 고속도로다. 리마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300㎞쯤 남쪽으로 달리면 이카(Ica)다. 건조한 사막 도시지만, 관개농업 덕에 아스파라거스 생산량 세계 1위에 오를 만큼 농업 도시로 성장했다. 이카 외곽에 와카치나 오아시스가 있다. 오래전엔 인근에 7개의 오아시스가 있었으나, 농업용수로 끌어다 쓰는 통에 지금은 2개만 남았다. ‘아름다운 여인’이란 뜻의 와카치나에는 전해오는 설화가 있다. 오래전 한 여인이 한 달에 한 번씩 이 오아시스에 와서 목욕을 했더란다. 그러던 어느날 여인은 자신의 알몸을 훔쳐보던 한 남자를 거울을 통해 보게 됐고, 수치심에 달아나다가 오아시스의 인어가 되었다는 것이다. 어딘가 우리 ‘선녀와 나무꾼’의 데자뷔처럼 느껴진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건조한 기후 탓에 오아시스가 계속 말라가고 있다. 급기야 지방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물을 채워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현재는 50%만 자연적으로 용출되는 물이고, 나머지는 공급된 물이다. 와카치나 오아시스 주변으로는 300m 높이의 모래언덕이 에둘러 펼쳐져 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산을 힘겹게 오르면 놀라운 풍경이 펼쳐진다. 움푹 파인 오아시스 마을 너머 수없이 중첩된 모래산들이 황톳빛 마루금을 펼쳐낸다. 모래 언덕 위엔 샌드 보드와 버기카, 지프 등을 타며 스릴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파라카스 국립자연보호구역 내 캘리포니아 사막도 가볼 만하다. 와카치나 오아시스에 견주자면 전형적인 사막의 모습을 하고 있다. 모래가 바람을 만나 칼날 같은 경계선을 그리고, 그 위로 햇살이 깃들며 깊은 음영을 그려낸다. 몽환적인 풍경이다. 와카치나와 달리 캘리포니아 사막은 찾는 사람들이 드물다. 대중교통은 없고, 여행사에서 운용하는 어드벤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야 한다. 수없이 많은 모래언덕을 지프를 타고 돌아보는데, 짜릿하고 스릴 넘친다. ■ ■ 남미의 작은 갈라파고스… 바예스타스 섬 사막도시 이카와 위도상 비슷한 위치에 파라카스 반도가 있다. ‘모래바람’이란 뜻의 반도는 퍽 인상적인 풍경을 지녔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자락들이 여인의 허리를 연상시키는 곡선을 그리며 바다로 줄달음친다. 파라카스 반도의 끝자락에서 한발짝 내디디면 바예스타스 섬이다. 100만 마리가 넘는 바닷새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바예스타스 섬으로 가는 들머리는 파라카스항이다. 페루의 주요 어항 가운데 한 곳이라는데, 우리의 항·포구에 견줘 한적하기 짝이 없다. 반면 항구 앞바다는 부산하다. 돌고래들이 물고기를 쫓고, 페루비안 부비새들은 수면 가까이 떠오른 물고기떼를 공격하기 위해 날개를 접은 채 화살처럼 내리꽂힌다. 펠리컨들도 경쟁하듯 자맥질에 한창이다. 바예스타스 섬까지는 19㎞, 배로 30분 정도 걸린다. 오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이 장관이다. 저 유명한 ‘칸델라브로’(Candelabro), 이른바 ‘촛대 그림’도 바로 이 길에서 만난다. ‘촛대 그림’은 파라카스 반도 위에 그려져 있는 문양으로 나스카 라인에 빗대 ‘작은 나스카’라 불린다. 세로 길이는 180m, 가로는 70m다. 폭은 4m, 선의 깊이는 30㎝ 정도다. 현지 가이드 호세는 “주변에 유기물이 없어 탄소연대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언제 만들어졌는지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나스카 라인이 있는 남쪽을 가리키고 있어 이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바예스타스 섬은 새들의 낙원이다. 남미 바다사자 등 포유류도 눈에 띄지만, 절대 다수는 새들이다. ‘남미의 작은 갈라파고스’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겼다. 섬에 서식하는 바닷새는 모두 60여종. 페루비안 부비새와 가마우지 등이 우점종이고, 훔볼트 펭귄 등 진귀한 새들도 세들어 살고 있다. 100만 마리의 새가 한 자리에 모여 재잘대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지, 혹은 수 만 마리 바닷새가 동시에 섬 주변을 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지. 단언컨대, 그 순간 만큼은 배멀미를 하거나, 새똥 냄새에 역겨워하는 당신은 없다. 섬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새는 과나이 가마우지다. 인산질 비료로 이용되는 새똥, 구아노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섬에서 최초로 구아노를 채취한 이들은 16세기 잉카인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7년에 한 번씩 채취하는데, 대개 5월에 시작해 6개월쯤 소요된다. 한번에 채취하는 양은 6000t 정도. 1㎏ 당 1.25 유로(약 1750원)의 고가에 팔린다. 재정이 취약한 페루로서는 새들에게 톡톡히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다. 바예스타스 섬은 모두 3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졌다. 자세히 보면 섬 곳곳에 구아노가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돌담을 쌓아 뒀는데, 19세기 초반 그리스인들이 조성한 것이다. 잉카의 후예들에게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 티티카카 호수다. 잉카의 창조신인 비라코차 또한 호수 남쪽 ‘태양의 섬’에서 태어났다고 페루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다. 높이는 해발 3800m. 지구를 통틀어 배가 오갈 수 있는 호수 가운데 하늘과 가장 가깝다. 우리 백두산(2744m)도 티티카카 호수보다 낮다. 타원형으로 생긴 호수는 가장 긴 곳이 165㎞, 짧은 곳도 60㎞에 이른다. 이쯤되면 호수라기보다 바다에 가깝다. 최고 수심은 284m. 페루 북쪽의 아마존강과는 형제나 다름 없다. 같은 산에서 발원한 뒤 흘러 가는 방향만 달리한다. 호수는 페루 남쪽에서 볼리비아와 경계를 이룬다. 호수의 60%는 페루에, 40%는 볼리비아에 속한다. 티티카카에서 티티는 푸마, 카카는 회색(아이마라어), 또는 바위(케추아어)라는 뜻이다. ■ ■ ■ 잉카 후예들에게 마음의 고향… 티티카카 호수엔 건기와 우기만 존재한다. 11~4월이 우기에 속하는데, 밤이 되면 비가 쏟아지고, 낮에는 흐리거나 맑은 날씨가 반복된다. 기온 또한 낮엔 30도 가까이 치솟고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는 등 변덕스럽기 짝이 없다. 호수 내 섬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우로스 섬’이다. 갈대섬과 갈대배로 유명하다. 현지 관광청 직원인 훌리오 세자르에 따르면 페루 지역에만 모두 73개의 갈대섬이 물에 떠 있다. 주민수는 800여 가구에 2900여명. 유치원 2개, 초등학교 5개, 고등학교 1개가 있다. 각각의 섬에는 5~10가구가 산다. 모든 가구는 혈연으로 연결돼 있다. 주민들은 갈대섬에서 태어나 갈대섬에서 인연을 만나고, 생을 마감한단다. 믿기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갈대섬 문화는 기원전 1000년쯤 볼리비아에서 먼저 시작됐다. 갈대섬 조성 방법은 간단하다. 호수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갈대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호수 바닥과 함께 물 위로 떠오른다. 뿌리 안에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호수 바닥과 연결된 부분을 자른 뒤, 이 블록을 다른 블록과 연결하면 섬의 기반이 완성된다. 처음에는 밧줄로 블록들을 연결하지만, 5년 정도 묶어 두면 갈대 뿌리들이 서로 뒤엉켜 자라면서 자연스레 튼튼하게 연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반 위에 싱싱한 갈대를 한 층은 가로로, 그 위층은 세로로 얹고 단단히 밟아 바닥을 완성한다. 이 위에 갈대집 ‘우타’를 짓고 생활한다. 갈대섬은 모계 중심 사회다. 낚시로 물고기를 잡거나 물새알 채집, 새 사냥 등으로 끼니를 장만한다. 갈대는 집 짓는 자재이자 식량이다. 옥수수대처럼 뿌리 쪽 하얀 부분을 먹는데, 치아에 좋은 성분이 많아 섬 주민들이 평생 치과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유명세에서는 밀릴지언정 풍경의 깊이로는 몇 곱절 빼어난 곳이 타킬레 섬이다. 섬 내 가장 높은 곳은 4050m에 이른다. 섬에 들면 먼저 유칼립투스 나무가 진한 향기로 이방인을 맞는다. 섬은 전남 완도의 청산도를 닮았다. 섬 전체에 이리저리 돌담길이 나 있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당리의 보리밭길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섬 주민들이 착용한 현란한 색상의 모자와 허리띠 등의 직물이다. 특히 남자들의 뜨개질 솜씨가 일품이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섬 총각이 장가를 들기 위해선 모자를 견고하게 잘 만들어야 한다. 혼인을 허락받기 위해 장인 앞에서 자신이 만든 모자로 시험을 치르는데, 모자에 물을 담아 물이 샌다거나, 모자를 세워 조금이라도 옆으로 쓰러지면 가차없이 퇴짜를 맞는다. 이렇게 튼튼한 모자를 만들기 위해선 꼬박 8개월~1년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섬에서 모자는 신분의 상징이다. 결혼 유무와 섬 내 지위, 심지어 기분의 좋고 나쁨까지 모자로 표현한다. 글 사진 이카·푸노(페루)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페루의 화폐 단위는 솔(Sole)이다. 국내에서 미국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다시 솔로 바꾼다. 1달러에 2.5솔 정도다. 현지에서 ‘프라피노’(팁)를 줘야 하는 상황이 자주 생기므로 잔돈을 여유있게 바꿔 가는 게 좋다. >>관광지마다 전통 복장을 하고 ‘모델’로 나서는 현지인들이 많다. 특히 프라피노를 요구하며 달려드는 어린이들의 ‘습격’에는 버틸 재간이 없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누구나 프라피노를 요구하는데, 2~3솔 정도가 일반적이다. 어린이를 위해 초콜릿 등 과자나 연필 등 학용품을 선물로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계절 옷을 전부 준비하는 게 좋다. 리마 등에서는 가벼운 복장으로도 충분하지만, 안데스 등 고산 지역과 사막에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한낮에도 덥긴 하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곧 서늘해진다. >>입국할 때 반드시 비행기 왼쪽 좌석에 앉을 것. 태평양 연안을 따라 리마까지 가는 동안 웅장한 안데스 산맥의 ‘백만불짜리’ 풍경과 줄곧 동행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택시를 탈 땐 흥정을 잘 해야 한다. 우리처럼 계기판 요금제가 아니기 때문에 차 타기 전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정하는데, 특히 화폐 단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무심코 숫자만 불렀다간 솔이 아닌 달러로 계산해야 하는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 눈밭서 새끼들 보살피는 어미 북극곰 포착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든 겨울 어느날, 하얀 눈밭 위에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새끼 북극곰들을 보살피는 어미 곰의 모습이 포착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1일(현지시간) 중국계 미국인 사진작가 케렌 수가 최근 캐나다 와푸스크 국립공원에서 마주친 한 북극곰 가족을 촬영한 사진을 대거 공개했다. 케렌은 당시 북극곰 사진을 찍기 위해 한 탐험대에 참여했다. 이들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 속에서도 북극곰을 보기 위해 며칠 동안 여행한 끝에 마침내 눈밭에서 쉬고 있는 한 북극곰 가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케렌의 말로는 어미 북극곰은 모성애가 강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진 속 어미 곰은 이들 탐험대를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곧 경계심을 풀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케렌은 이들 북극곰에게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고 이처럼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캐나다 와푸스크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북극곰 출산지역 중의 하나로 많은 북극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눈의 여왕’ 변기?…폴란드 열차 화장실 논란

    이 화장실 변기에서 ‘큰 일’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최근 해외언론에 눈으로 덮힌 채 꽁꽁 얼어버린 열차 화장실 변기가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눈의 여왕의 왕좌’(throne of the snow queen)라는 이름이 붙은 이 변기는 최근 폴란드 슈체친에서 바르샤바로 운행하는 열차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이다. 이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 아그네스츠카는 “볼일을 보기위해 화장실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면서 “화장실에 눈이 내린 것 처럼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고맙게도(?) 아무도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아 이같은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진이 인터넷에 게재되자 폴란드 시민들의 여론은 후끈 달아올랐다. 눈에 덮힌 변기가 열악한 현지의 교통 수단을 한 눈에 보여주기 때문. 시민들은 “우리나라의 기차 수준이 과거 공산주의 시대로 되돌아 간 것 같다. 정부가 교통 수단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확산되자 해당 열차 회사 측은 “당시 추운 날씨에 화장실 창문이 열려 있었으며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에 눈이 들어와 이같은 일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인터넷뉴스팀 
  • 시민단체 “내수용차도 ‘언더코팅’ 의무화를”

    현대자동차의 다목적 차량인 싼타페를 구입한 H(43·자영업)씨는 최근 출고 즉시 차체 하부에 언더코팅을 했다. 25만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차체 하부가 겨울철 제설용으로 사용되는 염화칼슘 등에 의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H씨는 “기본 코팅이 돼 있다지만 차체 하부 철판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부분이 마음에 걸려 언더코팅을 했다.”고 말했다. ●무방청 지역분류… 차체 일부만 코팅 내수용 자동차들도 차체 하부의 부식방지를 위해 수출용처럼 완전 방청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현대,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내수용 자동차에 대부분 기본적인 언더코팅만 한다. 차량 바퀴와 가까운 부분, 차체 이음매 부분이다. 이 때문에 가운데 부분이나 트렁크 아랫부분 등은 철판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무방청 지역으로 분류돼 언더코팅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도적 장치도 미흡하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운영과 박균성 사무관은 “차체 부식은 안전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품질에 관한 것이어서 제조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라며 “제도적으로 정해 놓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내수용 차량도 수출용처럼 방청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보증기간도 수출용보다 짧아 불공평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을 펼치는 임지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차체가 부식됐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제설용 염화칼슘이 대부분 공업용으로 차체 부식 위험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자동차 10년 타기 정비센터’ 이진명 서울대표는 “차제 하부를 보면 30~40%가량만 언더코팅이 돼 있다.”며 “북미 수출 차량은 보증기간이 10년인 데 비해 내수용은 3~4년 정도로, 짧은 것은 그만큼 방청작업이 부실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 수출하는 차량은 추가 방청작업을 하지만 내수용은 기본 방청만 한다.”며 “우리나라 날씨는 기본 방청만으로도 어느 정도 부식이 방지되는 만큼 별도의 언더코팅보다는 눈길 주행 후 차체 하부를 세척해 주는 게 부식 방지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길섶에서] 눈꽃 트레킹/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주말 12㎞를 걸었다. 강원도 대관령과 선자령을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였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망설이던 중 “아침 추위만 떨치고 나서면 하루가 즐겁습니다.”라는 팀리더의 휴대전화 문자에 용기를 얻고 새벽길을 나섰다.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솟아 있는 대관령과 선자령은 적설량이 많아 겨울 눈꽃 트레킹의 최적지로 꼽힌다. 추위 쯤이야 걷기 시작하면 큰 문제가 안 될 것이기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트레킹을 시작했다. 한데 바람이 문제였다. 선자령은 우리나라에서 바람이 제일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풍력발전기를 세웠을까. 칼바람은 살을 에는 듯했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세게 몰아쳤다. 경치 감상은 커녕 날려가지 않고 한발한발 내딛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이런 고생을 사서 하다니. 후회도 됐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역시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가 대견했고 무엇보다도 머리가 아주 맑아졌다. 낭만은 없었지만 극기훈련은 제대로 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18대 대선 이후/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18대 대선 이후/김성수 정치부 차장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 한파가 어느 해보다 매서운 세밑이다. 출·퇴근길에 오가며 마주치는 헐벗은 가로수는 볼수록 허허롭다. 코트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너나없이 무표정한 얼굴들은 날씨만큼이나 강퍅해 보인다. 서민들에겐 다른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였다. 신산(辛酸)했던 한 해를 조용히 마무리해야 하는 끝자락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듯싶다. 올 초부터 넘쳐나는 정치구호로 시끌벅적했던 2012년 임진년은 아직 마지막 정치 세리머니를 남겨놓고 있다. 12월 19일. 18대 대통령선거일까지 정확히 8일이 남았다. 데드라인에 몰렸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섣불리 어느 한쪽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 2030 젊은 세대가 얼마나 투표장을 찾을지, 늦었지만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효과는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TV 토론에서는 누가 표심을 얻을지…. 막판까지 감안해야 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초박빙의 승부라서 그런지 종착점을 코앞에 두고도 박근혜, 문재인 후보 양측은 여전히 ‘담대한’ 공약을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일 내놓은 ‘국정쇄신정책회의 신설’(박근혜), ‘대통합내각 구성’(문재인) 등이다. 정치 쇄신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겠다는 뜻이겠지만, 실제로 당선되더라도 이런 정도의 정치개혁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막판 부동층을 노리는 마지막 승부수 성격이 더 짙다. 하지만, 이번 18대 대선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대대적인 정계 개편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결과가 ‘정권교체’로 나오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든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된다. 권력을 잡은 쪽에서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지만, 구태 정치의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낙관론인지는 모르겠지만, 2013년 이후 예상되는 이 같은 정치변화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꽃놀이패’에 가깝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정치 변화의 규모도 크고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여의도발(發) 정치개혁의 바람은 주로 ‘야당’ 쪽에서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재인 후보가 졌을 경우다. 민주당은 쇄신 압력에 시달리며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지난 4·11 총선 때부터 보여줬던 ‘무늬만 야당인’ 무기력함을 벗어나라는 국민적 요구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친노, 비(非)친노로 갈라지고 당이 깨지면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이다. ‘안철수현상’이 기성 정치에 대한 극심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철수발(發)’ 정계 개편의 결과물인 새로운 야당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박근혜 후보가 지면 새누리당은 5년간의 짧은 여당생활을 접고 다시 야당의 길을 걷게 된다.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지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게 확실시된다. 결국 당내 친박계도 위상이 흔들리면서 급격히 힘이 빠지게 된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이라 당장 당이 깨지지는 않겠지만, ‘포스트 박근혜’ 자리를 놓고 생산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서히 정계 개편의 회오리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보다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보수세력이 결집하면서 특정인에게 줄만 서서 세력을 키워가는 ‘패거리정파’가 아닌, 건전한 상식을 갖춘 ‘세련되고 정제된 보수야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3%만 돼도 잘했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한 조사결과 최고경영자(CEO)들의 절반이 내년 경영기조를 ‘긴축’으로 잡았을 정도다. 투자가 줄면 소비도 따라 줄고 서민들은 더욱 어려워진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정치마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해서는 안 된다. 대선 이후 정계 개편이 국민들의 삶에 희망을 주는 쪽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sskim@seoul.co.kr
  • “단속에 걸리니 재떨이 대신 종이컵 쓰세요”

    “단속에 걸리니 재떨이 대신 종이컵 쓰세요”

    “여기 재떨이 좀 주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음식점 금연구역 확대 시행 첫날인 지난 8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W호프집. 150㎡(45평) 이상 음식점과 카페, 호프집 등에서 원칙적으로 흡연을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시행 첫날이지만 주인도 손님도 시행 사실을 몰랐다. 테이블 곳곳에선 담배 피우는 손님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종업원들도 손님들이 재떨이를 요구하자 별말 없이 가져다 나르기 바빴다. 새로 들어온 손님은 “여긴 담배 피워도 되나 보네…”라면서 빈자리를 잡기도 했다.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150㎡ 이상의 소규모 음식점과 호프집 등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은 8일부터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됐다. 위반하는 업소에는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흡연자들은 금연지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될 경우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과태료가 내년 7월부터 부과되는 탓인지 현실은 사뭇 달랐다. 같은 시간 경기도 성남의 A 호프집. 가게 안은 담배 연기가 가득했다. 종업원들은 재떨이 대신 종이컵을 건넸다. 종업원은 “호프집 전체가 금연구역이다. 단속에 걸릴 수 있으니 재떨이가 필요하면 종이컵을 주겠다.”고 설명했다. 재떨이 대신 종이컵이 등장한 것은 단속에 걸려도 손님만 벌금을 물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주인 이모(53)씨는 “호프집도 금연구역이라는 걸 모르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일일이 말씨름을 할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종이컵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흡연자와 주인 간의 실랑이도 곳곳에서 보였다. 8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H음식점에서는 ‘절대 금연 시설’이라는 스티커와 ‘1차 과태료 170만원, 2차 과태료 330만원, 3차 과태료 500만원’이라는 안내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가게 안 재떨이는 이미 치워진 상태였다. 하지만 3층 규모의 대형 음식점 한쪽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손님이 간간이 보였다. 종업원이 말려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게 주인은 “손님 10명 가운데 꼭 한두 명은 말려도 보란 듯이 안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이 있다.”면서 “업주가 제지하면 벌금을 안 내도 된다고 하던데 녹음기라도 갖고 다니면서 말렸다는 증거를 만들어야 하나 갑갑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작은 술집으로 손님이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이날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작은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들어오면서 ‘여기는 흡연 가능하죠’라고 묻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2차로 오는 손님 대부분은 흡연자일 정도”라고 귀띔했다. 실내 금연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 C치킨 앞에는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이 보였다. 김영환(54)씨는 “1만원짜리 통닭 먹으러 왔다가 벌금 10만원을 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궁금해, 대선 후보 TV 토론…무서워, 중부 폭설 폭풍 추위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궁금해, 대선 후보 TV 토론…무서워, 중부 폭설 폭풍 추위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심하다 해도 대선 같은 큰 이벤트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대선 관련 소식이 줄줄이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했다. 1위는 ‘대선 후보 TV토론’이 올랐다. 지난 4일 처음 열린 TV토론회에서 이정희가 박근혜를 정면으로 비판한 사실이 큰 화제였다. 아주 작정하고 나온 듯 실컷 비판해 줘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거꾸로 ‘피해자 박근혜’ 이미지가 부각돼 오히려 보수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위는 ‘안철수 캠프 해단식’이다. 문재인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한 안철수는 지난 3일 캠프 해단식을 열었다. 10위는 ‘안철수 문재인 회동’이었다. 문재인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한 뒤에도 문재인 지지에는 미적지근한 행보를 보이던 안철수가 지난 6일 양자 회동을 갖고 마침내 적극적인 지원을 선언했다. 5위는 ‘이춘상 보좌관 영결식’이었다. 박근혜의 정치활동 전부를 따라다닌 이춘상 보좌관이 강원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박근혜에 대한 충성심은 물론 남다른 인간적인 면모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뜻을 나타냈다. 박근혜도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영결식에 참석, 깊은 애도의 뜻을 보냈다. 연말 강추위도 화제다. 8위는 ‘중부 폭설’이다. 12월 초임에도 눈이 자주 휘날리는 데다 섭씨 영하 10도를 넘나들 정도로 강추위가 이어지는 날씨에 많은 네티즌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무리 춥다한들 솔로들의 마음속 시베리아에는 못 미친다. 7위엔 ‘솔로대첩 3만 5000명’이 올랐다.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솔로들끼리의 대규모 미팅을 벌이자는 아이디어에 3만 5000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원래 서울 여의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행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13개 도시로 확대됐다. 3위는 ‘뉴욕 지하철 한인 사망’이다. 뉴욕포스트가 흑인에게 떠밀리는 바람에 지하철 선로에 떨어져 숨진 한인의 사고 직전 사진을 실어 죽음마저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받았다. 4위는 ‘검찰 성추문 피해자 사진 유출’이다. 성추문 검사 사건의 피해 여성 사진을 검찰 측 수사 관계자들이 유출한 게 아니냐는 경찰 수사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6위는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정보를 공개한 ‘나사 중대 발표’, 9위는 경기도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군생활을 마친 ‘현빈 제대’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 어제 -13도 올 들어 가장 추워… 10일 -9도

    서울, 어제 -13도 올 들어 가장 추워… 10일 -9도

    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2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10일부터 점차 기온이 올라 주 후반쯤 평년 수준의 날씨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이 12월 초순 기준으로 1985년 12월 10일 영하 13.6도를 기록한 이래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기상 관측 이래 서울의 12월 초순 최저기온은 1926년 12월 9일 기록한 영하 16.9도다. 한파와 대설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난 최근의 날씨는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부근에 형성된 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의 공기 흐름을 막으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저기압이 지나간 뒤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한파가 닥쳤다. 10일부터 기온이 조금씩 올라 주 후반에는 평년 날씨를 회복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0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9도, 철원 영하 16도, 춘천 영하 14도, 대구 영하 7도 등 영하 17~영상 4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커버스토리] 1000원 흥정 넘치는 인정 ‘소통’ 1번지

    [커버스토리] 1000원 흥정 넘치는 인정 ‘소통’ 1번지

    지난 6일 찾은 충남 공주시 공산성. 유유히 흐르는 금강에 둘러싸인 산성은 전날 내린 눈이 쌓여 하얗게 변했다. 매서운 강바람이 몰아쳤고 잎을 떨궈낸 산성의 나무들은 바람에 간간이 흔들리다 얼어붙은 듯 꼼짝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 아래에 장이 섰다. 코끝이 시린 날씨였지만 산성장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양손에 비닐봉투를 바리바리 들고 시장통을 바쁘게 오가는 인파로 동장군은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 “여기 나오면 재미있어. 사람들 얼굴 보며 웃고, 말 한마디 건네고 웃고.” 30여년간 산성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김정애(70) 할머니는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 세상 물정 모르지.”라며 활짝 웃었다. 공주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인 정안에 사는 김 할머니 옆에는 손수 가꾼 토란, 호박 등이 놓여 있었다. ●할인점·SSM 골목상권 점령 시대서 ‘명맥’ 유지 대형 할인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농어촌 골목까지 점령한 시대에 ‘5일장’이란 말이 등잔불처럼 희미해지고 있지만 농어촌 주민에게는 여전히 인정을 나누고 세상 물정을 알아가는 소통의 장소다. 고드름 추위에 갖고 나온 푸성귀들이 금세 얼었지만 김 할머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정담을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김 할머니는 “장날 때마다 저 친구를 만나. 저 집 신랑도 종종 와 점심을 사 주기도 하고.”라고 은근히 자랑했다. 둘은 얼마 후 바로 옆 정육점에서 콩 자루 무게를 쟀다. 친구가 김 할머니 콩을 샀다. “1000원 빼 줄게. 차비 혀.”, “고마워.” 둘이 나누는 말이 정겹다. ●농촌 주민 세상물정 알아가는 창구로 봉황동 손기채(76) 할아버지는 “친구들 만나 술 마시려고 나왔어. 장날 아니면 장터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라며 피식 웃었다. 더러 젊은 주부도 보였다. 아이를 둘러업고 가던 윤모(29)씨는 “내가 원하는 만큼, 1000원어치도 살 수 있어 좋다. 흥정도 할 수 있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은 손님이 평소의 3분의1밖에 안 됐다.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농촌 주민들이 장터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 얘기다. 장터에는 동태 등 생선 좌판이 늘어섰고 산 가물치도 물 채운 고무대야에서 몸을 꼬았다. 80대 할머니는 “이웃이 장에 가자고 해서 따라 왔어. 나오니까 기분이 좋아.”라며 직접 기른 콩나물을 시루째 갖고 왔다. 노인 10여명은 나무 난로를 피우고 둘러앉아 윷놀이를 했다. 대선 선거운동 차량의 확성기 소리가 고막을 찌른다. 빨간색, 노란색 옷을 입은 운동원들은 물건을 사 주며 지지를 부탁했고 장터 할머니들은 “○○○? 알았어.”를 연발했다. 좌판에서 순대를 파는 할머니는 “사람들은 옛날처럼 다 착해. 장터는 많이 변했지.”라고 했다. 장터 분위기를 달구던 국밥집과 뻥튀기 장수는 보이지 않았다. 철공소, 포목점, 국수집도 사라졌다. ‘메밀꽃 필 무렵’의 허 생원 같은 장돌뱅이도 이젠 찾기 어렵다. 해방 후 이곳에 5일장이 서면 논산, 강경의 황포돛배들이 금강 물길을 타고 올라와 생선을 한짐 풀어 놓았다. 공주 시내 제민천 둑에 조기 등이 지천이었다. 6·25전쟁 때 폭격을 맞아 장터가 통째로 날아갔지만 민초들이 하나둘 난전을 펴 또다시 5일장이 열렸다. 그러나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대부분 노인이다. 윤여헌(85) 전 공주향토문화연구회장은 “5일장도 점차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글 사진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전력대란, 난 몰라… 장사하려면 어쩔 수 없어”

    “전력대란, 난 몰라… 장사하려면 어쩔 수 없어”

    “출입문을 열어 놔야 손님이 들어오니 우리도 어쩔 수 없어요.” 7일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서 올겨울 첫 ‘관심단계’가 발령됐지만 서울 중구 명동의 상가 대부분은 심각성을 모르는 듯 여전히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또 명동과 강남 일대 고층 빌딩과 대형 마트 중 정부의 실내 권장온도 20도를 지키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날 오후 1시, 명동 거리의 상가 중 60여곳은 영하 3도의 추운 날씨에도 문을 열어 놓았다. ‘전력난’이 다른 나라 이야기인 듯했다. 이는 큰 도로보다는 뒷골목 상가들이 심했다. A화장품 매장의 전기 온풍기에는 ‘희망온도 30도’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온풍기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활짝 열린 문을 통해 밖으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 매장 직원은 “왔다 갔다 하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출입문을 닫고 영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문을 닫고 영업하면 우리만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대학생 신모(26)씨는 “들어온 지 10여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더워서 점퍼를 벗었다.”고 말했다. 인근 A스포츠 사장은 “전기료 손해보다 매출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문을 닫고 영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인들의 그릇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상점의 문이 닫혀 있으면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문을 열고 영업을 하면 실내외 온도 차가 심한 겨울이라 여름보다 에너지 낭비가 훨씬 심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3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3개월간을 ‘겨울철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기간’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절전 캠페인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 백화점, 호텔 등의 실내온도가 20도 이상이거나 문을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다만, 내년 1월 6일까지는 계도 기간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원전 5기가 멈춰 있는 등 최악의 전력난을 이기려면 국민적 에너지 절약 운동이 절실하다.”면서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형 백화점과 일반 상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민간인’ 현빈 “연기 너무 하고 싶었다”

    ‘민간인’ 현빈 “연기 너무 하고 싶었다”

    “그동안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톱스타 현빈(김태평·30)이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6일 전역했다. 지난해 3월 해병대 1137기로 자원 입대한 현빈은 백령도 6여단에서 전투병으로 군 복무를 했다. 현빈은 오전 10시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 역사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국내외 팬들에게 큰절을 하며 ‘전역신고’를 했다. 현빈은 “날씨가 춥고 도로사정이 안 좋은데 새벽부터 전역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1개월 전 큰절을 올리고 입대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지나 다시 인사드리게 됐다.”면서 “군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고 좀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현빈은 “그동안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휴가 때 제가 연기할 수 없으니까 후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견뎠다.”면서 “여러분들이 기다린 만큼 준비해서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려 군대에서 받은 좋은 에너지를 돌려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영하의 추위에도 새벽부터 500명이 넘는 팬들이 현빈을 기다렸다. 일본과 홍콩 등 외국 팬들도 눈에 띄었다. 팬들은 화환 수십 개와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3t가량의 쌀도 가져다 놓아 현빈 전역의 의미를 더했다. 팬들은 ‘아름답게 빛났던 당신의 640일을 기억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당신의 시간들을 기대합니다’, ‘멋진 남자 현빈,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블링블링 까도남’, ‘오매불망 현빈’ 등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현빈의 전역을 환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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