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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7] 맥적과 3양 불고기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7] 맥적과 3양 불고기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적어도 한 끼니는 불고기를 먹을 것이다. 육식이 주식인 그들이 새삼스럽게 소고기 구이에 이토록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맛의 비밀은 양념에 있다. 서양인들은 안심과 등심 등 맛 좋은 부위만 골라 고기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테이크로 먹지만, 가축이 귀했던 우리는 나머지 부위까지 알뜰하게 먹여야 했다. 이럴 땐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색다른 맛과 향이 배인 양념으로 잡아야 한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양념간장에 재웠다가 불에 굽는 불고기는 본래 돼지고기에 된장을 무쳐 먹던 우리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됐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빨갛게 고추장 양념을 한 제육볶음이 생각난다. 제육볶음은 도톰하게 썬 돼지고기 목살을 고추장과 설탕,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은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구워 먹는다. 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 맛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 맛, 그윽한 불의 향이 어우러져 푸짐한 느낌을 준다. ● 고구려 선조인 맥족이 먹던 직화구이서 ‘맥적’ 유래 그런데 이 돼지고기 볶음 구이는 고추장이 아닌 된장으로 양념한 뒤 꼬챙이에 꿰어서 직화 구이를 했던 우리의 옛 음식 맥적(貊炙)에서 유래됐다. 고대 중국은 동북방의 ‘맥족’이 먹던 이 돼지고기 구이를 신기하게 여겼으며, 맛이 좋다는 기록을 남겼다. 꼬치구이인 맥적은 돼지고기나 양고기에 된장과 마늘, 부추, 달래, 술, 꿀 등을 발랐다고 했다.  맥족은 고구려인의 선조로 한(韓)족, 예(濊)족 등과 함께 선사시대에 한국인의 형질을 구성하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고구려 병사들이 막강한 수나라나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적군을 궤멸시킨 데에는, 밤에 불가에 모여 맥적으로 회식을 하면서 사기를 북돋은 저력도 있지 않을까. 그런 전통이 오늘날에 이어져 외국인들도 감탄하는 양념 불고기를 탄생시킨 것이다.  소고기 불고기의 원형은 전통 음식인 너비아니에 있다. 너비아니란 고기가 얇아서 바람에 나부끼길 정도로 너붓너붓 한데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가늘게 저민 살코기를 간장과 꿀,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등으로 재운 뒤 석쇠에 구운 고기다. 다 구우면 잣가루까지 뿌린다. 우리 선조는 몽골의 영향 등으로 고려 시대까지 그런대로 고기를 먹다가 조선에 이르러 농사가 국가정책으로 장려되면서 소의 도축을 함부로 하지 못했다. 소가 늙어서 죽거나 다쳤을 때나 관아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다.  그러나 왕가에서나 양반은 눈 내리는 겨울에 설하멱(雪下覓)이라고 해서 남몰래 맛보았다. 남자 하인이 굽는다고 해서 방자구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소고기의 등심과 안심, 갈비, 사태, 양지, 차돌박이, 곱창, 양, 꼬리 등 39가지 부위를 여러 가지 요리법을 통해 먹을 줄 알았다. 오죽했으면 세계적인 인류학자가 “소고기 부위별로 맛을 세분해 내는 고도의 미각 문화를 가진 민족은 한국인과 동아프리카의 보디족만 있다”라고 했을까. ● 日 야끼니쿠의 원조인 한양식 불고기... 언양-광양식과 함께 ‘3양 불고기’ 불고기는 ‘3양(陽) 불고기’가 유명하다. 우선 누리끼리한 청동 불판에 각종 양념을 한 불고기를 넣고 달짝지근한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먹는 한양식(서울식) 불고기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소고기 사육이 늘면서 당시 경성에서 양념 솜씨가 발휘된 불고기다. 이때 우리의 불고기는 일본으로 전해져 야끼니쿠가 된다. 야끼니쿠는 구운 고기를 양념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육식을 근세기 이전까지 수백 년 동안 금기했던 일본에선 잊을 수 없는 불고기의 맛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한양식 불고기는 서울 종로에서 강남 압구정로로 본점을 옮긴 76년 전통의 고깃집 H점이나 창경궁로에서 65년째 영업하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 W점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울산의 언양식 불고기가 3양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육수가 없는 ‘바싹 불고기’다. 소고기를 배즙에 재웠다가 국간장, 설탕 등 양념으로 버무린 뒤 잘게 다져 석쇠에서 굽는다. 고기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양념이 강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언양에는 일제 때 대규모 소고기 도축장이 있었고, 덕분에 신선한 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점차 서울 등지에도 그 진가가 전해진다.  나머지 하나는 광양식 불고기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불에 굽기 직전에 양념을 부어 빠르게 살짝 구워 먹는 불고기다. 양념에는 그 주변에 흔한 매실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1980년대 광양제철소가 건설될 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근로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불고기다.  결국 불고기는 궁해서 통할 수밖에 없었던 혼이 담긴 음식이다. 넉넉한 서양을 부러워하기만 할 수 없었던 우리식 먹거리다. 혁신은 어려운 현실을 어떻게 하든 뚫고 나가려는 의지에서 나오지 않을까.  <돼지고기 두어 근 끊어왔다는 말> 시인 안도현   어릴 때, 두 손으로 받들고 싶도록 반가운 말은 저녁 무렵 아버지가 돼지고기 두어 근 끊어왔다는 말 정육점에서 돈 주고 사온 것이지마는 칼을 잡고 손수 베어온 것도 아니고 잘라온 것도 아닌데...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흔들어 봐~” 춤추는 ‘아기 곰’ 포착

    “흔들어 봐~” 춤추는 ‘아기 곰’ 포착

    “너희도 흔들어 봐~” 마치 이렇게 말하듯 춤추는 ‘아기 곰’의 귀여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州)에 있는 레이크 클라크 국립공원 보호지역에서 야생동물 사진작가 마크 시슨이 촬영한 흥미로운 사진을 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사진 속 새끼 곰은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 눈이 녹고 있는 설원 위에서 두 발로 서서 몸을 흔들고, 그 옆에는 갈매기 한 쌍이 무심한 듯 서 있는 모습이 마치 관객 앞에서 댄서가 춤을 추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아직 어린 이 귀여운 곰은 마치 갈매기들의 관심을 끌어보기 위해 손, 아니 앞발을 좌우로 펼치는 춤 동작을 선보이는 듯하다. 작가는 당시 두툼한 털옷을 입은 어린 곰을 촬영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아기 곰’은 마치 디스코(춤)를 추는 것처럼 왼발로 원을 그리며 두 번이나 ‘흔들기 춤’을 추는 듯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두 발’ 걸음마가 서투른 이 곰은 춤을 오래 못 췄다. 작가는 “어린 곰이 다시 수줍게 어미 곁으로 ‘네 발로’ 걸어가기 전까지 춤 동작은 단 몇 초밖에 계속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뒤 찍힌 사진에도 춤으로 체력을 소진한 새끼 곰은 편히 쉬기 위해 다시 어미 곰 곁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엘니뇨 영향 국제 설탕값 한달새 17% 폭등

    엘니뇨 영향 국제 설탕값 한달새 17% 폭등

    지난달 설탕을 비롯해 세계 주요 식량 가격이 급등했다. 엘니뇨(적도 부근 바닷물 수온이 평균 0.5도 상승하는 현상)의 영향으로 브라질과 동남아시아 등 세계의 농장에 기상 이변이 생겨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0월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162포인트로 한 달 새 3.9%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2년 7월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설탕 값은 전월 대비 17.2%나 급등했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브라질의 중남부 지역에 폭우가 내렸고 인도와 태국,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 등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사탕수수 재배가 타격을 입어서다. 유지류 가격도 엘니뇨 때문에 동남아시아 지역의 내년도 팜유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 달 새 6.2% 올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달부터 내년 3월 사이에 1997~1998년 이후 18년 만에 ‘슈퍼 엘니뇨’(적도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현상)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세계 농산물 가격은 더 들썩일 전망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추울 땐 촉촉한 한 방울

    추울 땐 촉촉한 한 방울

    추운 겨울을 눈앞에 둔 요즘, 추위도 추위지만 건조함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찬바람이 불수록 얼굴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볼이 빨갛게 트는 게 고민인 이들이 많다. 실제 날씨가 건조한 가을·겨울철 피부건조증이 심각해진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부건조증 진료 인원은 월평균 10월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3만 4506명)은 9월(1만 3529명) 대비 2.5배 이상 진료 인원이 증가했고 전월 비교 시 10월이 52.6%로 가장 크게 늘었다. 평가원에 따르면 피부건조증은 피부가 건조해져 피부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원인은 건조한 날씨와 냉·난방기, 자외선 등의 외부적인 요인과 유전, 아토피 피부염, 피부 노화 등의 내부적인 요인이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피부가 유난히 건조해지는 가을·겨울철을 대비한 페이셜 오일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헬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페이셜 오일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안 후 수분크림에 페이셜 오일을 한두 방울 섞어 얼굴에 바르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도와주고 촉촉함을 유지시켜준다”고 조언했다. 또 화장할 때 화장이 떠보이는 느낌이라면 페이셜 오일을 이용해보자. 파운데이션이나 BB크림을 바를 때 페이셜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섞어 발라주면 화장이 얼굴에 잘 받게 도와줄 수 있다. 페이셜 오일의 종류도 다양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어떤 건지 성분과 질감 등을 꼼꼼히 따져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핀란드의 화장품 브랜드인 루메네의 ‘브라이트 나우 비타민씨 드라이 스킨 칵테일 세럼’은 북극산 클라우드베리와 크랜베리 씨앗 추출물이 주성분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코코넛 오일이 주성분인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의 ‘오가닉 버진 코코넛 오일’은 100% 유기농 코코넛을 속껍질째 압착해 추출한 오일이다.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오일밤’은 독특한 질감으로 요즘 주목받는 제품이다. 고농축 밤 타입의 내용물을 손의 온도로 녹이면 오일로 변하는 제품이다.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세라마이딘 성분이 들어가 있다. 일명 ‘김남주 오일’로 유명한 눅스의 ‘윌 프로디쥬스 멀티오일’은 얼굴만이 아니라 팔다리, 머리카락 등 전신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송학식품, 쌀쌀해진 날씨에 먹는 즐거움을 더한 콩생칼국수 출시

    송학식품, 쌀쌀해진 날씨에 먹는 즐거움을 더한 콩생칼국수 출시

    요리 프로그램 유행과 추워지는 계절에 맞춰 다양한 국수제품이 나오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국수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학식품이 어린아이부터 어른 입맛까지 고루 사로잡을 신제품 콩생칼국수를 선보였다. 송학식품이 새롭게 선보인 콩생칼국수는 콩을 이용해 담백하고 부드러운 면을 만들었다. 콩생칼국수는 끓는 물에 5~6분이면 면이 삶아져 간단하게 즐길 수 있고, 부드러운 목넘김과 국수의 쫀득함을 그대로 살려냈다. 또한 기존의 칼국수에서 나오는 탁한 맛을 줄여 조리 후 탁하지 않고 맑고 깔끔한 칼국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송학식품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따뜻한 국물요리가 인기”라며 “이번에 선보인 콩생칼국수는 모든 세대가 선호하는 칼국수를 더욱 부드럽고 담백하게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한 계절요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콩생칼국수를 선보인 송학식품은 국내 및 해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국수외에도 다양한 한국식 전통 음식들을 출시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심각하면 사회생활 기피”...’안면인식장애’ 자가진단 20문항

    “심각하면 사회생활 기피”...’안면인식장애’ 자가진단 20문항

    모처럼 날씨가 좋은 주말, 사람 가득한 거리로 쇼핑을 나선 당신에게 낯선 누군가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건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당신의 이름을 정확히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진땀을 빼며 속으로 아무리 돌이켜 생각해 봐도 상대가 누군지 알 방도는 없고, 우물쭈물 하는 내게 상대는 이상하다는 눈빛을 보낸다. ‘안면인식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이렇게나 불편한 문제다. 최근 자신이 이러한 장애를 가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 얼마간 짐작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자가진단 설문지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소속 연구팀이 만들어 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흔히 안면인식장애라고도 불리는 안면실인증은 타인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장애로 전체 인구의 2%라는 적지 않은 수가 이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사람은 심할 경우 친구는 물론 배우자나 가족들의 얼굴을 못 알아보기도 한다. 대신 걸음걸이, 헤어스타일, 목소리, 옷 입는 방식 등 얼굴을 제외한 요소들을 통해 사람을 구분하고자 애쓰지만 이 방식이 항상 유용한 것은 아니므로 많은 불편을 겪는다. 또한 이들은 타인의 얼굴을 못 알아봄으로 인해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 혹은 실제로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그러한 실수를 저질렀을 때 느끼는 민망함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꺼리기도 한다. 이는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스스로 해당 증상을 가졌다고 의심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줄 자가진단 설문지를 만들어 냈다. 연구팀은 안면실인증을 가진 사람들이 이 조사를 통해 자신의 증상을 빠르게 확인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킹스칼리지 런던의 사회·유전·발달정신의학 센터 퓨니 샤 박사과정 연구원은 그는 “안면실인증은 한 때 매우 드문 증상으로 여겨졌었지만 최근 들어 발견되는 숫자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임에도 불구, 아직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간단하고도 신뢰도 높은 테스트를 만들었다”며 테스트의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계를 이용해 개인의 실제 안면인식능력을 측정, 이 데이터를 설문지의 결과와 서로 비교하는 등 설문지의 ‘타당성 검증’(validation study, 시험 또는 조사 내용이 측정하고자 한 요소를 정확하게 측정하는지 확인하는 시험) 또한 수차례 실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해당 설문조사의 내용이다. - 안면실인증 측정 20개 문항(20-item Prosopagnosia Index) 다음은 당신의 안면인식 능력에 관한 질문들이다. 각 항목에 대해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1~5사이의 숫자 중 하나를 골라 응답하라. 1은 ‘매우 동의함’ 5는 ‘매우 동의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각 문항을 세심하게 읽고 최대한 솔직하게 응답할 것. 1. 나의 안면인식 능력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좋지 않다.2. 나는 항상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해왔다.3. 특별한 특징이 있는 얼굴을 기억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얼굴을 기억하는 것 보다 월등히 쉽게 느껴진다.4. 만나본 사람들과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자주 서로 혼동한다.5. 학창시절, 같은 반 친구들의 얼굴을 쉽게 알아보지 못했었다.6. 누군가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모자를 쓸 경우 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7. 새로 사람을 만나면 미리 ‘나는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경고해줘야 할 때도 있다.8. 개인의 얼굴을 쉽게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9. 다른 사람의 얼굴에 ‘별명’을 잘 붙이는 편이다.10.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사람들을 구분하기가 힘들다.11. 사람들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에 여러 사회적 상황, 직업적 상황을 기피하게 된다.12.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13. 사진 속에서 나 자신의 얼굴을 찾아내는 능력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느낀다.14. 주인공들의 얼굴을 분간하지 못하는 탓에 가끔 영화의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다.15. 친구들과 가족들은 나의 안면인식능력 혹은 안면기억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16. 다른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함으로 인해 그들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일이 자주 생긴다고 느낀다.17. 사람들이 서로 유사한 의상(양복, 제복, 수영복 등)을 입어야 하는 상황일 때 그들을 서로 구분하는 것이 쉽게 느껴진다.18. 친척들과 모임을 가질 때 간혹 그들 중 일부를 서로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다.19. 어떤 유명인의 ‘유명세 타기 전’ 사진을 봐도 그것이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해당 사진의 모습이 그 인물의 현재 모습과 크게 다르더라도 마찬가지다.20.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을 늘 만나던 것과 다른 상황 혹은 다른 장소에서 만날 경우 그들을 알아보기가 힘들다(예: 직장동료를 쇼핑 중에 만나는 등의 상황). 각 질문에 대한 대답의 숫자를 더하되, 8,9,13,17번 문항에 대해서는 점수를 거꾸로 계산한다 (5번=1점, 4번=2점, 3번=3점, 2번=4점, 1번=5점). 점수의 총합이 100점일 경우 심각한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것이므로, 이에 가까운 숫자가 나왔다면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해외여행 | 이탈리아-뚜벅뚜벅 돌로미티에서 일주일

    해외여행 | 이탈리아-뚜벅뚜벅 돌로미티에서 일주일

    ‘유럽을 걷자’라는 주제로 유럽 트레킹 여행 계획을 세웠다.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뚜르 드 몽블랑TMB을 비롯해 쿵스레덴Kunsleden, 웨스트하이랜드웨이WHW 등 비교적 유명한 트레킹 코스를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눈에 들어온 돌로미티 Dolomites! 사진 속 풍경은 어마어마했고 이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돌로미티에서 행복했던 뚜벅뚜벅 일주일. 돌로미티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 사이 이탈리아 북동쪽 남티롤 지방에 위치한 돌로미티의 어원은 ‘돌로마이트’라는 암석에서 유래되었다. 백운암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이 거대한 산을 이루고 3,000m가 넘는 18개의 암봉과 41개의 빙하, 드넓은 초원과 맑은 계곡, 아름다운 자태의 숲이 어우러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산행이 가능한 시기는 6월 초부터 9월 중순까지. 그 밖에는 대부분의 산장이 문을 닫는다. 멀고 먼 돌로미티와의 만남 돌로미티Dolomites. 유럽에서는 유명한 트레킹 코스지만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정보도 적다. 일단 돌로미티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치메Tre Cime와 트레킹 코스 알타비아Alta Via1을 걷기로 결정했다. 돌로미티의 관문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볼자노Bolzan에 도착하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는데 목적지인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일단 직행버스가 없다. 기차로 포르테짜 도비아코Fortezza Dobbiaco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야 코르티나 담페초에 도착한다. 도비아코는 알타비아1이 시작되는 라고 디 브라이에스Lago di Braies와 돌로미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트레치메의 중간에 위치한 곳이다. 숙박에 대한 아무런 예약도 정보도 없었고 굳이 코르티나 담페초까지 갈 필요성도 못 느껴, 역 앞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생각보다 깨끗했고 가격도 저렴했다(2인실 기준, 저녁·아침식사 포함 43.9유로). 특히, 같은 방을 쓴 스위스 알베르토 아저씨가 알타비아1 종주를 막 끝내고 온 덕분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돌로미티의 하이라이트 ‘트레치메’ 트레치메까지는 도비아코에서 444번 버스를 타면 한번에 갈 수 있다. 버스도 30분에 한 대 정도로 자주 있는 편이다. 소요 시간은 한 시간 정도. 길이 막혀도 차창 밖 장면들이 환상적으로 아름다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창밖으로 오토바이와 자전거족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돌로미티는 트레킹 코스 외에 바이크와 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해 매년 자전거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고. 버스는 해발 2,233m 아우론조 산장Rifugio Auronzo 앞에 정차한다. 본격적으로 돌로미티의 상징인 트레치메를 보러 가는 길, 길이 평탄해서 걷기에도 좋다. 여기에 환상적인 날씨까지 더해지니 발걸음도 가볍다. 세 개의 봉우리란 뜻인 트레치메는 가장 작은 봉우리 ‘치마 피콜로2,856m’, 동쪽 봉우리라는 뜻의 ‘치마 오베스트2,972m’ 그리고 가장 큰 봉우리라는 뜻의 ‘치마 그란데3,003m’로 이루어져 있다. 가까이서 트레치메를 보니 그 모습이 사진으로 접했을 때보다 훨씬 웅장하다. 수많은 암벽등반가들이 트레치메를 오르는데 암벽등반가들에게는 훌륭한 훈련장이될 것 같다. 풍경은 시간에 따라 황금빛과 분홍빛으로 바뀌며 해가 질 무렵에는 짙은 장밋빛으로 물든다고 한다. 그래서 트레치메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로카델리 산장은 돌로미티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산장이며 예약 또한 어렵다. ‘알타비아1’ 코스와의 깜짝 신고식 도비아코에서 442번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라고 디 브라이에스Lago di Braies, 1,493m다. 알타비아1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한다. 수많은 길들이 산장을 기점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 오랜 기간 걷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투명한 코발트 색 호수가 인상적인 라고 디 브라이에스 코스는 총 150km로 돌로미티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라고 디 브라이에스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너무나 아름답고 평온했기에 잠시 무거운 가방을 내리고 천천히 호수 주변을 돌며 경치를 감상했다. 여기서 하룻밤을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경치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발걸음도 가벼웠다. 트레킹을 시작할 때는 언제나 설렘과 떨림이 교차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시작부터 오르막이 대단했다. 걷다 보니 하루에 해발 1,500m에서 최대 2,700m까지 오르락내리락, 게다가 20kg가 넘는 배낭까지 나를 더 지치게 했다. 오르다 쉬고를 반복하다 보니 해가 저물고 어두움이 찾아왔다. 영문 가이드북에는 첫 산장까지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했지만 무거운 배낭 탓인지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래도 가보자라는 심정으로 꾸역꾸역 올라가던 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하늘을 보니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계속 가야 할지 멈춰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텐트를 치기로 했다. 사실 돌로미티에서는 텐트 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어두운 밤, 초행길에 비까지는 내리는 상황에서 어쩔 수가 없었다. 텐트를 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어 돌로미티 알타비아 입성을 축하하듯 천둥과 번개까지 번쩍거리며 요란을 떨었다. 알타비아1은 쉽지 않다. 하루에 15~20km 정도 되는 거리를 오르내려야 하고 고지대이기 때문에 날씨도 예측할 수 없다. 갑자기 일기가 표변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비가 내린다. 누군가와 같이 누리고 싶은 감동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로미티는 그 어떤 길보다 아름답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힘들어서 쉬기보다 돌로미티가 선사하는 아름다움에 빠져 걸음을 멈추고 광경을 바라보게 된다. 중간중간 산장도 많기 때문에 시원한 생맥주나 맛 좋은 커피를 마시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멋진 길과 시설 좋은 산장이 잘 갖춰져 걷기에 도움이 됐지만 큰 위기도 있었다. 길을 잘못 들어 2,000m 고지대에서 미끄러져 2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던 것.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하지만 크고 작은 우여곡절에도 트레킹은 계속되었고 알타비아 코스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해발 2,750m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보낸 하룻밤과 그곳에서 맞은 일출이다. 산장 테라스에서 바라보던 파노라마 뷰와 조금씩 떠오르는 빛을 받으면 바뀌던 풍광은 말할 수 없이 환상적이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힘들게 올라왔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돌로미티에서의 일주일은 매일 15km가 넘는 길을 걸으면서도 매번 새로운 경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던 시간이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트레킹뿐만 아니라 자전거로도 돌로미티 구석구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내가 느꼈던 감동을 같이 누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에디터 김기남 기자 글·사진 트래비스트 전상우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DOLOMITES​ 돌로미티 가는 법 돌로미티의 메인 도시 코르티나 담페초까지는 직항 노선이 없다. 베네치아 공항에서 코르티나 담페초까지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면 된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7일 트레킹 이동코스 도비아코를 기점으로 버스를 타고(444번) 트레치메의 시작점 아우론조 산장으로 향한다. 여기서 3시간 정도 걸으며 트레치메를 감상할 수 있다. 로카델리 산장에서 하룻밤 자는 걸 추천한다(미리 예약할 것). 알타비아1은 라고 디 브라이에스에서 시작해 벨루노Belluno에서 끝난다. 8/31 Bolzano▶Dobbiaco 기차로 이동(€15.5, 중간에 Fortiezza에서 환승, 2시간 정도 소요)9/1 Dobbico▶Tre Cime(444번 버스로 이동, 1시간 정도 소요, 왕복 €15)▶Dobbiaco▶Lago di Braies(버스로 이동, 40분 소요, 편도 €5/ Alta Via1 시작점) 9/2 Rifugio Billa▶Rifugio Senes▶Rifugio Pederu▶Rifugio Fanes(휴식 포함 8시간 정도 소요), 숙박 €34(아침식사 포함, 저녁식사는 따로 주문을 해서 먹을 수 있음)9/3 Rifugio Fanes▶Rifugio Lagozuoi(숙박, 아침·저녁식사 포함 €53, 샤워 €3.5 별도)9/4 Rifugio Lagazuoi▶Rifugio Averau▶Rifugio Nuvolau(숙박 €20, 아침·저녁식사는 따로 주문)9/5 Rifugio Nuvolaui▶Rifugio Passo Giau▶Rifugio Citta di fiume▶Rifugio Passo Staulanza(숙박, 아침·저녁식사 포함 €54) 9/6 Rifugio Passo Staulanza▶Rifugio Coldai▶Rifugio Sansebastiano(Passo Duran)(숙박 €25, 아침식사 포함)9/7 Rifugio Sansebastiano(Passo Duran)▶Agordo(버스 편도 €3.5)▶Belluano(기차편도 €8)▶Venezia 여행 TIP가능하면 짐을 가볍게 하면 좋다. 산장에서는 숙식은 물론 맛 좋은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또한 고지대이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바뀌며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비가 내리니 방수등산화, 고어텍스, 판초우의, 레인커버. 등산 스틱은 필수. 매번 물을 사 먹어야 하지만 휴대용 정수기를 가져가면 산장이나 냇가에서 물을 정수해서 마실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지도를 다운받으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산장은 아침과 저녁식사를 포함한다. 저녁은 스타터와 메인, 디저트 코스로 구성되는데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산장에서는 샤워도 가능하지만 숙박비에 샤워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때 샤워 비용은 보통 €4 정도며 뜨거운 물도 잘 나온다. 대부분의 산장에서는 와이파이를 제공한다(Rigugio Sansebastiano 제외). 트래비스트 전상우7월에 노르웨이부터 ‘유럽을 걷자’라는 주제로 트레킹을 즐기는 여행자다. 길에선 만나는 따뜻한 만남과 추억을 간직하며 걷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아차 하다 큰불… 서울 ‘마른 산’ 비상

    아차 하다 큰불… 서울 ‘마른 산’ 비상

    ‘100년 만의 가뭄’을 맞아 서울 각 자치구도 산불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대비에 나섰다. 임야가 많은 관악구 등은 산에 무인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산불진압 훈련을 하는 등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서울에는 연평균 50건의 산불이 발생하며 지난 5년간 산불로 소실된 임야 면적은 축구장 20여개 크기인 8만 8000여㎡에 이른다. 산불 발생은 등산객이 몰리는 3~4월과 주말에 가장 많지만, 현재 전국의 산이 가뭄으로 바짝 말라 거대한 부싯돌과 같은 비상 상황이다. 구 전체 면적 가운데 임야가 59%인 관악구는 다음달 15일까지를 산불방지 집중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산불방지대책본부는 직원과 산불전문 예방진화대원이 한 조가 돼 청룡산 유아숲체험장을 시작으로 관악산 신림계곡지구, 삼성산 천주교 성지, 장군봉 근린공원, 남현동 관음사를 돌아 낙성대공원까지 곳곳을 순찰한다. 최근 5년간 구에서 발생한 산불은 대부분 등산객의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동네 뒷산의 소형산불로 피해 면적이 100㏊ 이상의 대형 산불로 번진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주민의 휴식처인 관악산 등을 지키기 위해 주요 등산로에 산불예방 현수막을 설치했다. 등산객이 많은 주말과 공휴일에는 관련 기관과 산불조심 캠페인을 벌이며 산불위험지수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공무원, 진화대 등에게 보낸다. 또 산불이 일어나면 위성위치확인(GPS) 단말기를 이용해 구, 서울시, 산림청에 실시간으로 보고되는 산불위치관제시스템을 운영한다. 녹지관리초소 외에도 관악산의 연주대, 모자봉, 삼성산 등에 무인감시 카메라 4대를 설치하고 진화 차량 3대, 등짐펌프 등 435점의 장비도 갖췄다. 진화인력 345명 외에도 관악소방서, 경찰서, 수도방위사령부 등과 공조체제를 강화해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1800여명의 비상 인력과 동별 담당자, 통장 등 700여명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개화산, 봉제산, 우장산, 궁산, 수명산, 염창산, 까치산 등 크고 작은 산이 많은 강서구도 다음달 15일까지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꾸리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산불이 나면 초동진화를 위해 지상진화대 30명이 긴급 투입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조진화대 106명도 편성했다. 지난 5월 개화산 등 5개 산에 모두 15개를 설치한 ‘산불장비 보관함’도 재정비한다. 보관함 진화장비 상태를 꼼꼼히 살펴 불량한 시설은 교체하고 부족한 시설은 보충한다. 강서구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더욱 바짝 죄고 있다”며 “산불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한 만큼 산에 오를 때는 화기 물질을 절대 갖고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저장성-강남 문화예술의 메카 저장성浙江省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저장성-강남 문화예술의 메카 저장성浙江省

    중국 최고의 낭만적인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저장성절강성, 浙江省이다. 누구나 시인이 되는 항저우항주, 抗州의 서호西湖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용정차龍井茶밭 그리고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쑤이창수창, 遂昌의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는 귀족문화로 대표되는 강남 문화예술의 메카. 중국 7대 고도 중 하나이자 중국국가여유국과 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중국 최우수 관광 도시’ 중 하나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미인을 닮은 서호 항저우가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서호와 용정차밭이 있기 때문이다. 항저우 지도를 살펴보면 번화가 서쪽에 서호가 자리하고 있다. 용정차밭은 서호의 서쪽에 펼쳐져 있어 서호를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 도심과 전원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서호는 항저우 서쪽을 말하는 지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대표적인 미인으로 꼽히는 서시西施처럼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호수다. 서호의 북쪽 보석산에는 보숙탑이, 남동쪽 오산에는 성황각이, 남쪽에는 뇌봉탑이 랜드마크처럼 펼쳐져 있다. 서호 동편은 중심가와 맞닿아 있으며 음악분수와 저장성박물관, 서호천지, 나루터가 이곳에 몰려 있다. 소동파蘇東坡와 백거이白居易같이 문장력이 뛰어났던 문인들이 아니더라도 서호를 거닐면 저절로 시인이 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제방과 단교를 찬찬히 거닐면 색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낭만적인 기분이 샘솟는 곳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런 서호의 인상을 종합공연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 <인상서호印象西湖>다. 이 작품은 장예모張藝謨, 왕조가王潮歌, 번약樊躍 3인의 공동 연출 작품. 장예모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연인>, <영웅>, <붉은수수밭> 등의 영화와 오페라 <투란도트> 등 야외공연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감독이다. 음악에는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의 거장 기타로가 참여해 더욱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인상서호> 공연은 극장에서 상연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서호의 수면 위가 무대고 서호의 풍경이 그대로 극의 배경이 된다. 무대는 밤에만 나타난다. 환경보호를 위해 수축계단형 관중석을 설치해 낮에는 공연장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공연은 중국 전통 설화인 ‘백사전’을 뼈대로 서호 문화를 응축하고 있다. ‘백사전’은 인간이 되고픈 백사 ‘백소정’과 서생 허선이 서호 단교잔설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세속적인 벽에 부딪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백사전’은 왕조현과 장만옥이 주연한 영화 <청사>로도 제작돼 국내에서도 개봉된 바 있다. 황제의 차, 서호용정西湖龍井 중국차의 대명사이기도 한 용정차는 항저우 용정마을에서 생산된다. 용정차가 유명해진 이유는 차의 품질도 우수하지만 무엇보다 황제에게 진상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징에서 항저우까지 내려와 용정차를 즐겼던 청나라 건륭황제는 차를 구별해내고 물을 구별해내는 전문적 식견을 자랑했으며 용정차가 유명해지는 데 일조했다. 도시 사람들은 휴일이면 용정마을을 찾아 가정식 요리를 즐긴다. 전원을 벗 삼아 차를 마시고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여유로운 휴식을 만끽한다. 농가에서는 일반 방문객을 대상으로 차와 식사를 판매한다. 따로 주방장이 있는 것은 아니고 평소에 먹던 요리나 별미를 만들어서 내놓는다. 서구화된 도시 음식과 다른 담백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용정마을에는 찻잎박물관이 있어 중국 전 지역의 찻잎을 관찰할 수 있다. 모두 ‘차’라고 부르지만 토질에 따라, 기후에 따라 찻잎 모양이 다르다. 차의 역사나 문화를 알게 되는 것도 즐겁지만, 여러 지역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모양의 차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용정차를 맛있게 해주는 호포천 용정마을 옆에 위치한 매가오梅家塢 마을은 외지인들의 방문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매가오 마을은 검정 지붕과 하얀 벽의 집들이 이어져 유럽의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떠오른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고급 승용차와 대형 관광버스 등을 볼 수 있는데, 외지인들이 찾아와 농가 요리를 즐기거나 차를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이다. 차 맛을 이야기할 때 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항저우에서는 서호용정차를 가장 맛있게 해주는 물로 ‘호포천虎砲泉’을 꼽는다. 한 승려가 절을 세우려고 했으나 물이 없어 걱정하던 차에 꿈 속에 두 마리 호랑이가 나타나 땅을 파니 샘이 솟았다는 전설이 있어 유래된 이름이다. 호포천으로 향하다 보면 ‘천하제삼천天下第三泉’이라고 쓰여진 벽을 보게 되는데, 호포천에 천하제삼천의 등급을 부여한 사람은 다름 아닌 청나라 건륭황제이다. 그는 일찍이 중국의 많고 많은 물들을 평가했는데 천하제일천으로 베이징 옥천玉泉, 지난의 박돌천?突泉, 천하제이천으로 전장 중랭천中冷泉, 천하제삼천으로 항저우 호포천, 우시의 혜산천惠山泉을 꼽았다. 물의 밀도가 높아서 동전도 뜰 정도다. 건륭 황제가 차를 마시는 모습을 그린 그림 앞에는 호포천 물에 직접 동전을 띄워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태극다관에서 주전자 묘기도 중국에서 차 음용은 일찍이 전설 속 신농씨가 등장하는 고대 삼황오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과 같이 차 문화가 급격히 발달하게 된 것은 청나라 시대에 이르러서다.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상업이 발달하고 차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다관이 발달한 것.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강남의 부가 집중되는 항저우는 다관 문화가 매우 번창했다. 오산광장 앞 하방가河坊街는 청나라 때 상점들이 번성했던 곳으로 오늘날도 청나라 시절의 전통 가옥이나 근대시기에 세워진 유럽풍 건물들이 이색적이고 멋스럽다. 골동품이나 치파오 등을 취급하는 상점뿐 아니라, 수백 년 이상 된 전통 상점에서는 여전히 옛 방식을 고수하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7대째 운영되고 있는 하방가 ‘태극다관’은 현재 정씨 집안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과거의 물건들을 잘 보존해 소규모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다. 차를 마시는 방문객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 하나 태극다관의 재미는 사람 팔 길이보다 긴 주둥이가 달린 찻물 주전자 묘기. 청나라 복장을 한 점원이 기술을 선보이는데 멀리서 따르는데도 물 한 방울 안 흘릴 뿐 아니라 다양한 포즈까지 취해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여유 있는 물의 도시, 시탕서당, 西塘 저장성에는 항저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남 6대 물의 도시 중 하나인 시탕이 있다. 상하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로 대도시의 현란함과 번잡함 대신 여유와 푸근함이 천년 수로를 따라 흐른다. 시탕의 물길은 춘추전국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접경지역이었던 탓에 양국이 시탕을 두고 서로 견제하면서 교역한 역사가 있다. 이후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사람들이 늘고 수로를 중심으로 거리 곳곳에 건물들이 들어섰다. 당시의 수로마을 구획이나 건축양식이 양호하게 보존돼 있어 건축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탕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속도감과 박진감 때문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마지막 장면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타고부터 평범한 시골마을이었던 시탕은 일약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탕은 느린 매력이 있다.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나룻배 뱃사공은 빠른 손놀림으로 종착지까지 서둘러 가려 하기보다는 기꺼이 젓던 노를 여행객에게 내어주는 여유를 지녔다. 외지인들의 호들갑에는 무신경한 듯 수로 양옆 보도에는 옷가지가 햇볕을 쬔다. 후덕하고 수수하니 이맛살 찌푸릴 일 없고 경계할 필요도 없다. 시탕의 3대 명물은 농당弄堂과 랑붕廊棚 그리고 다리다. 농당은 마을 깊숙이 들어간 좁다랗고 아늑한 민가의 골목길로 시탕 곳곳에서 길고 짧은 여러 종류의 골목을 만날 수 있다. 랑붕은 지붕이 있는 복도를 말하는 것으로 수로 양옆으로 길게 조성되어 있다. 비가 많은 강남 지역 특성상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수로의 굴곡을 따라 굽이굽이, 혹은 일직선으로 조성돼 있어 호젓함을 만끽할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 3>에서 톰 크루즈가 쏜살같이 내달렸던 길이 바로 랑붕이다. 마지막으로 다리. 시탕에는 가로, 세로로 흐르는 하천을 따라 100여 개의 다리가 있다. 역사가 오래된 석교의 경우 송·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탕 수로변에서 랑붕을 걷고 다리를 건너고 골목길을 누비는 것만으로도 시탕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꾸밈없이 고운 얼굴, 쑤이창 저장성의 아름다운 곳으로 쑤이창을 빼놓을 수 없다. 항저우가 화려한 여인이라면 쑤이창은 수줍은 여인이다.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쑤이창현은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703개나 솟아 있어,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꼿꼿한 대나무 무성한 산자락과 그 사이로 떨어지는 아찔한 폭포 줄기, 그 아래로 계단식 논밭이 그림처럼 포개진다. 쑤이창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남첨암풍경구南尖岩風景區. 저장성 최초의 생태여행시범구이자 문명풍경여행구역, 유네스코와 중국 민속촬영협회가 공동으로 지정한 국제민속촬영창작기지, 저장성 5A급 삼림여행지이자 국가 4A급 풍경구 등, 남첨암풍경구는 수많은 훈장을 달고 있다. 남쪽에 있는 산봉우리가 뾰족해서 ‘남첨암’이라 했다. 수직절리가 갈라져 형성된 거대한 천주봉과 그 맞은편에 얼굴을 맞대고 있는 천장암은 올려다보기에도 고개가 아플 정도로 가파르고 아찔하다.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많은 비가 내리고 마르지 않는 폭포가 있으니 안개가 자욱한 날이 많다. 기이한 형태의 운해와 계단식 논밭 위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안개는 남첨암풍경구 특유의 경관이다. 산 좋고 물 좋은 저장성. 낭만의 도시 항저우를 출발해 물의 도시 시탕, 아련한 동양화 한 폭이 펼쳐진 쑤이창까지 여행길을 돌아보면, 긴 꿈을 꾼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글의 제목은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 이외의 모든 한자는 번체자를 사용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Airline인천-항저우, 부산-항저우 등 직항이 운항되고 있다. 인천-항저우 노선은 중국국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1회씩 왕복한다. 항저우는 상하이에서 버스나 일반 기차로 2시간 거리로 고속열차를 타면 1시간 20여 분이면 도착한다. TIP음식 | 항저우는 동파육의 본고장이다. 이곳의 관리로 근무했던 소동파가 즐겨 먹던 음식으로 간장을 이용한 달콤한 소스가 발달한 강남 지역 요리의 특색을 잘 살렸다. 항저우의 용정차와 새우를 함께 볶은 용정하인龍井蝦仁과 서호의 이름을 붙인 서호초어西湖醋魚도 추천한다. 날씨 | 여름에는 매우 무더운 반면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편이다. 비 내리는 날도, 강우량도 많은 편이니 저장성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날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인상서호 www.hzyxxh.com, 항저우여유국 www.gotohz.gov.cn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채지형 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트래비CB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홍콩-“그땐 왜 몰랐을까?”

    해외여행 | 홍콩-“그땐 왜 몰랐을까?”

    홍콩은 짚ZIP파일 같은 도시다.집약된 외형의 압축을 풀고 자세히 탐색하면 매력적인 볼거리가 넘쳐난다.그러니 부지런히 다닐 것!이 도시에서는 발품 파는 만큼 행복해진다. 상반되는 자극을 즐기는 ‘센트럴’ 세계 금융의 중심이자 최고급 호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밀집해 있는 홍콩의 심장부는 단연 센트럴이다. 거주 외국인, 여행객, 홍콩 시민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메트로 폴리스의 이미지 그대로다. 고개를 한참 뒤로 꺾어야 그 끝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의 고층 빌딩들은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폭풍과 폭우가 잦은 홍콩의 날씨에 대비하고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란다. 사람들은 그 위를 동동 떠다니고 아래로는 자동차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구름다리를 걷는 중간에 폭우가 내렸다. 자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을 유영하노라니 진짜 미래인이 된 기분이다. 여기까지만 보자면 홍콩은 미래도시의 클리셰들을 모두 모아놓은 비현실적 공간이다. 하지만 거대한 마천루 숲 사이 곳곳에 과거의 향수를 오롯이 간직한 아름다운 골목들이 숨어 있다. 때문에 여정 내내 축지법과 타임슬립의 초능력을 번갈아 쓰며 복잡한 도심과 고즈넉한 골목을, 과거와 미래를, 현실과 초현실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구름다리를 건너 찾아간 곳은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20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지상에서 해발고도 135m까지, 800m 거리의 언덕길을 잇는다.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홍콩의 명물이다. 영화 <중경삼림>에서 여주인공 왕페이가 짝사랑하는 남자 주인공 양조위를 훔쳐보면서 설레던 곳이 여기다. 재래시장을 비롯해 홍콩 전통 음식을 파는 노포들과 레스토랑, 캐주얼한 펍과 카페, 수제 맥주 브루어리, 아기자기한 소품 숍, 옷 가게 등이 에스컬레이터 주변으로 늘어섰다. 그 뒤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골목들이 수십 개.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에스컬레이터 위에 선 채 어디에 내려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 것은 짜장면과 짬뽕을 두고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도심의 슈퍼 루키, 포호로 가는 길목 할리우드 로드를 따라 포호Poho까지 가보기로 결정했다. 길고 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중간지점에 내리면 포호까지의 거리는 1.5km, 20분 거리지만 길목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스폿들이 많아 두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PMQPolice Married Quarter. 이곳은 1889년 지어진 홍콩 최초의 서구식 학교 건물로 1951년부터 2000년까지는 기혼 경찰들의 숙소로 사용되다 10년여 방치됐던 것을 홍콩 정부가 2009년 개방해 신진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했다. ‘ㄷ’자 구조의 4층 건물에 레스토랑, 카페, 디자인 스튜디오, 편집숍, 작업실 등 110여 개의 업체들이 몰려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PMQ는 홍콩 디자인과 예술의 인큐베이터로 불린다. 여기서 이름이 나, 소호나 센트럴 중심으로 진출하는 아티스트들과 디자인 브랜드가 많기 때문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생활용품과 디자인 제품, 홍콩 신진 디자이너들의 의류 브랜드들이 몰려 있는 만큼 봉인된 물욕이 한꺼번에 분출된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지갑은 얇아질 수 있다. 외형은 우리나라의 쌈지길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창의적이고, 약간 덜 상업적이다. PMQ에서 5분 거리에 자리한 만모 사원Manmo Temple도 들러 보자. 1847년에 건립된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사원으로 향 냄새가 가득한 사원 안은 소원을 이루고 싶은 현지인과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두 개의 입구가 있는데 왼쪽 문으로 들어가 오른쪽 문으로 나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들어간 문으로 되돌아 나오면 현재의 고민을 평생 가져 가게 된다고 하니, 출구는 세심하게 찾아 나오는 게 좋겠다. 서울의 인사동 골동품 골목과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다가 오래된 담벼락에 그려진 화려한 그래피티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곳이 바로 포호다. 타이핑산 스트리트Tai Ping Shan Street 인근의 골목을 일컫는 홍콩식 이름으로 과거 인쇄소 골목이었던 곳인데 최근 젊은 아티스트들과 작은 갤러리들이 소호의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해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핫 플레이스로 태동하기 시작하는 곳들이 으레 그렇듯, 거리 곳곳에는 창의적인 기운이 조심스럽게 꿈틀댄다. 갤러리, 레스토랑, 카페, 아기자기한 숍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고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이들이 조금씩 몰려들기 시작하는 곳이다. 아직까지 현지인들에게 이곳은 ‘나만 알고 싶은 동네’다. 바글바글 붐비기 전에 서둘러 간 것이 행운이다. 세계 예술품의 블랙홀 각인된 만화의 한 장면이 있다. 세계의 진귀한 물건들이 바람을 타고 마녀의 집으로 날아드는 내용이었다. 어린 시절 본 만화 속 이야기 그대로 전 세계의 예술품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 부동산이 오르고, 세계 금융의 중심이 되고,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사람들은 예술에 지대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고속 성장으로 인한 예술의 자본화와 투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비교적 건강한 외형으로 자라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의 경매 업체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홍콩에 지점을 냈고 아트 바젤은 홍콩 아트 페어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아시아 미술시장에 손을 뻗었다. 세계 미술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갤러리들도 앞 다퉈 홍콩에 전시장을 열었다. 그중 대표적인 갤러리를 꼽자면 화이트 큐브White Cube, 페로탱Perrotin, 가고시안Gagosian, 리먼 머핀Lehmann Maupin, 펄램Pearl Lam, 벤 브라운 파인아트Ben Brown Fine Art 등이 있다. 이 갤러리들이 한 도시에 몰려 있다는 건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축복이고, 쇼핑과 맛집 탐방이 식상해진 여행자에겐 최고의 대안이다. 게다가 갤러리들은 센트럴 중심 두 개의 건물에 나뉘어 모여 있어 덥고 습한 날씨에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 준다. 먼저 찾은 곳은 센트럴 코노트 로드Connaught Road의 농예은행Agricultural Bank of China 건물. 조금 더 쉽게 찾고 싶다면 홍콩 포시즌 호텔 맞은편으로 가면 된다. 이 건물 1층과 2층에는 데미안 허스트를 발굴한 영국의 화이트 큐브 갤러리가, 17층에는 프랑스의 페로탱 갤러리가 있다. 화이트 큐브 갤러리 2층에는 지금까지 전시장을 거쳐 간 아티스트들의 작품집과 전시도록이 있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신진 작가를 양성해 스타 작가로 키워 내는 데 탁월한 페로탱 갤러리는 넓고 쾌적하다. 전망도 훌륭하다. 도심의 마천루들이 빼곡한 하버뷰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4~6주 기간의 기획전이 연중 열리고 상설전시장에서는 무라카미 다카시, 소피 칼, 라이언 맥긴리, 박서보 등 세계적인 전속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농예은행 건물에서 나와 느긋한 걸음으로 10분만 걸으면 페더 빌딩에 도착한다. 1층에 아베크롬비 매장이 있어 찾기 쉽다. 비교적 작은 건물이지만 홍콩 도심의 어느 곳보다도 알차다. 3층에는 벤 브라운 파인아트와 사이먼 리 갤러리, 4층에는 국내 작가 서도호와 이불을 전 세계에 알린 리먼 머핀 갤러리, 6층에는 펄램, 7층에는 뉴욕을 기반으로 전 세계 미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고시안 갤러리가 옹기종기 모였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갤러리 안내가 없으니 건물 입구에서 확인하고 올라가는 게 좋겠다. 제일 위층의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부터 내려오면서 차례로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갤러리를 모두 둘러본 후에야 홍콩이 뉴욕, 런던에 이어 세계 3대 미술시장이 됐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리고 이 시장은 곧 거대한 공룡이 될 태세다. 홍콩 정부는 서구룡 반도를 세계 최대의 예술섬으로 변모시킬 계획에 착수했다.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견줄 만한 M+미술관을 비롯해 다목적 전시장, 콘서트홀, 오페라 극장 등이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선단다. 이미 누릴 것이 많은 홍콩, 점점 더 다양한 얼굴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볼수록 예뻐지는 한창때의 소녀처럼 말이다. ▶travel info Airline코드셰어를 포함해 전 세계 51개국에 188개 이상의 다양한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캐세이패시픽이 인천-홍콩 노선을 매일 6회 운항한다. 차별화된 고품격 프리미엄 서비스로 업계 최초 스카이트랙스 선정 ‘세계 최고 항공사World’s Best Airline’ 상을 2003년, 2005년, 2009년, 2014년 총 4회 수상하였으며 ‘세계 최고 승무원World’s Best Cabin Staff’ 상과 ‘태평양 횡단 최우수 항공사Best Airline Transpacific’ 상도 수상한 바 있다. 홍콩으로 향하는 최적의 프리미엄 항공사로 평가받고 있다. FOOD홍콩에 가서 딤섬만 먹고 돌아오는 당신에게 신세계를 안겨 줄 면 요리 두 가지를 추천한다. 하나는 완탕면, 다른 하나는 탄탄면이다. 말갛고 뜨거운 육수에 꼬들꼬들한 에그 누들이 새우 딤섬과 사이좋게 담겨 나온다. 영혼을 위로하는 맛이라 할 만하다. 코즈웨이 베이의 호흥키 완탕면이 가장 유명하고 맛있다. 쓰촨 요리 탄탄면은 고추, 마늘, 생강을 우려낸 기름지고 걸쭉한 국물에 직접 뽑은 쫄깃한 면발을 말아낸다. 크리스탈제이드 홍콩 공항지점의 탄탄면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멀리 돌아가는 비행 일정이라도 홍콩이 경유지면 탄탄면 맛볼 생각에 설렐 정도다. ACTIVITY세계적인 건축가가 완성한 마천루들을 시원하게 내려다보자. 홍콩대관람차Hong Kong Observation Wheel가 지난해 12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대관람차는 최대 8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관람차가 도달하는 최고 높이는 해발고도 60m, 세 바퀴 도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행한다. 입장료는 HKD100. SHOPPING홍콩은 무수한 아이템과 퀄리티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쇼핑의 메카. 그중 단 한 곳을 추천하라면 ‘HOMELESS’. 인테리어와 디자인 전문 편집매장이다. 최근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북유럽 스타일의 소품들과 기발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한번 입장하면 시간이 쏜살같이 흐를 정도로 탐나는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센트럴과 침사추이, 코즈웨이 베이, 스탠리 등 홍콩 여러 곳에 지점이 있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www.discoverhongkong.com/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추위에 저체온·괴저병 속출…설상가상 ‘혹한기 난민캠프’

    추위에 저체온·괴저병 속출…설상가상 ‘혹한기 난민캠프’

    “영하까지 떨어진 날씨는 생전 처음이라 두렵습니다. 지난 한 달간 수용소에서 하루 12시간씩 줄을 서 기다렸지만 언제쯤 이곳을 벗어날지 알 수 없어요.”(베를린 난민 캠프의 16세 시리아 소녀 누르) 혹한기가 다가오는 유럽에서 난민 생존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유럽연합(EU)과 유엔난민기구(UNHCR), 국경없는 의사회(MSF) 등이 앞장서 겨울철 난민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일부 난민 수용소에선 벌써부터 추위로 얼어죽는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 곳곳의 난민캠프에선 벌써부터 두꺼운 담요를 뒤집어쓰고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난민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터키 인근 그리스 남쪽 레스보스섬의 난민 수용소는 영상 13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저체온층과 괴저병 환자가 속출한다고 국제구호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 측이 밝혔다. 북구 스웨덴의 리메스포르센 난민 수용소와 독일 베를린 난민 수용소에선 이달 들어 기온이 영하를 밑돌면서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영하 1.7도를 기록한 리메스포르센 수용소에선 지난달 29일 도착한 14명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들이 추위 탓에 사흘이나 버스에서 내리길 거부했다. 이곳에는 매주 수천명의 난민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어 영하 1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는 다음달 중순 이후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슬로베니아의 브레지체(4.4도), 프랑스 칼레(5.7도), 그리스 북쪽의 이도메니(9.4도)의 수용소들도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가디언은 “푸근한 겨울철 날씨에 익숙한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에게 이 같은 날씨는 한파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칼레의 난민 수용소도 매일 100명 넘는 난민이 몰리면서 수용 인원이 한 달 사이에 60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으나 월동 장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크로아티아 국경에 자리한 슬로베니아의 브레지체 난민 수용소는 열악한 시설로 악명이 높다. UNHCR이 담요와 침낭 등을 공급하고 있으나 시리아에서부터 국경을 넘어 걸어온 난민들은 널빤지와 쓰레기 더미로 몸을 감싼 채 몸을 녹이고 있다. 하지만 추워진 날씨에도 유럽으로 가는 ‘발칸 루트’에 오르는 난민들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매일 1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그리스를 통해 유럽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국경에선 온몸을 담요로 감싼 난민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난민 브로커들이 어린 소녀들을 타깃으로 인신매매에 나서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난민 위기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추위에 많은 난민들이 얼어 죽을 것”이라며 회원국들의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으나 별무소용이다. 국제구호기구들은 난민들이 머무는 동유럽 지역의 기온이 곧 영하 15도 내외로 떨어지기 때문에 시급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유럽의 산기슭과 강둑에서 수천명의 난민 가족들이 노숙하고 있는데 이들이 겨울 추위에 곧 얼어 죽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정동 밤길, 10만명이 걸었다

    정동 밤길, 10만명이 걸었다

    10월의 마지막 주말을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한국근대문화유산과 즐기는 ‘가을 정동야행’ 축제에 10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달 29~31일 정동야행과 연계된 27개 문화시설 관람객 6만 3523명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총 10만 322명이 방문했다.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는데도 역사의 현장을 보려는 발길은 이어졌다. 경술국치의 배경이 된 중명전에는 평소 주말 방문객의 10배 이상인 3068명이 다녀갔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1035명이 찾았고, 지난 8월 국세청 별관이 철거되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도 2856명이 방문하는 등 평균 관람객의 8배를 훌쩍 넘겼다. 90년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된 성공회 성가수녀원은 29일 금요일 오후에 단 2시간을 개방했는데 227명이 찾으면서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특히 천경자 화백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작품이 전시된 서울시립미술관에도 사람들이 몰려 총 5497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종이 한지와 함께 중구의 역사를 체험하는 ‘한지 축제’도 인기를 끌었다. 한지로 야광한약향첩을 만들고, 상소와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족자를 제작하면서 학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5월에 이어 10월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 야행 축제를 즐겼다”면서 “혼잡한 체험부스에서도 차분하게 순서를 지키고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는 등 시민의식도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준비해 정동야행축제를 중구의 대표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잘 꿰어야 보배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잘 꿰어야 보배

    “빅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 원유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2년 빅데이터를 ‘미래를 바꿀 세계 10대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고, 그 이후 매년 전략기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의 활용과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빅데이터를 단순히 ‘거대한 정보 덩어리’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렇게 이해해서는 빅데이터를 결코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빅데이터는 기업이나 정부에서 일상적으로 생산되는 정형화된 데이터 이외에 활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꾸준히 생산되고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 비정형화된 데이터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빅데이터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크기(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의 3가지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크기는 데이터의 물리적 크기, 다양성은 데이터의 형태, 속도는 데이터 처리 능력을 말한다.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빅데이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단순히 데이터양이 많다고 해서 빅데이터가 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빅데이터의 시대가 되면서 중요해진 것은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로부터 ‘질’ 높은 정보를 선별하고 발굴해 내는 일이다. 이렇게 선별된 빅데이터 정보는 소개팅에서부터 질병 예측까지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소셜미디어 기업인 태그드닷컴은 관계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개인 맞춤형 네트워크 데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데이트 정보 제공 서비스는 개인적 친분이나 나이, 직업, 재력, 학벌 등 만남 대상의 프로필 매칭에 주로 의존하지만, 태그드닷컴은 사용자 1억명에 대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람 간 관계를 예측, 연결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해 상대를 소개해 준다. 이를 통해 남녀 교제가 성사될 확률을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의료정보 시스템인 ‘메디시스’는 의학전문 사이트 400개와 뉴스포털 3750여개 등에서 수집한 뉴스를 수백 개 그룹으로 분류해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탐지, 위험을 사전에 경고한다. 수많은 데이터 중 주기적 사건 등 정보 가치가 낮은 데이터를 필터링해 중요한 이벤트만 찾아낸다. 검색 엔진인 구글은 발열·기침 등 감기나 독감과 관련한 단어 검색 빈도를 바탕으로 독감의 유행 형태를 파악하는 ‘구글 독감 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별 독감과 관련한 키워드 검색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독감 확산 여부를 의료 당국의 조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의 에너지 기업 센트리카는 소비자들에게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해 검침 데이터와 날씨, 기온, 습도 등 데이터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고객별 에너지 소비 패턴을 파악한다. 이를 그룹화해 미래 전력 소비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생물학과 천문학, 기상학 등 연구개발(R&D)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지구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입체 지도를 그리는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 프로젝트에서 활용되는 데이터는 40테라바이트 정도로, 두꺼운 단행본 책 100만권에 해당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 또 전 세계 천문대에서 생산되는 천문 데이터는 하루 30테라바이트 분량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천문학에서도 수많은 정보 중 필요한 것만 뽑아 쓰는 기술이 강조되고 있다. 천문학만큼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은 분야가 기상학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매일 정확한 예보를 위해 1.7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기상 빅데이터들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도 활용되고 있다. 날씨라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의 배치나 주문량 조절을 한다. 기업들이 매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지 안 올지를 예측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날씨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생물학 분야에서는 DNA, RNA, 단백질 서열 및 유전자들의 발현과 조절에 대한 데이터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를 활용해 생명 현상을 이해하려는 생물정보학이 주목받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이 확대될수록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 중 질 높은 정보를 선별적으로 발굴해 낼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빅데이터 큐레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연구 분야보다는 기업들의 마케팅 분야에서 특히 수요가 높다.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현실을 잘 반영하는 빅데이터가 있더라도 전문가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슈퍼컴퓨터 등 빅데이터에 대한 하드웨어 투자는 불필요한 낭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추울 때 심해지는 치질… 배변 시간 줄이길 가을은 치질 환자에게 가혹한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 순환이 잘 안 돼 통증이 다른 계절보다 심하다. 치질의 정확한 명칭은 치핵이다. 항문 내 점막 안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생긴다. 항문 속에 생긴 것은 내치핵, 항문 밖에 생긴 것은 외치핵이라고 한다. 두 가지가 동시에 생길 수 있으며, 치핵이 항문 밖으로 돌출될 수도 있다. 서양은 전 인구의 5% 이상이 치핵 환자일 정도로 아주 흔하다. 50세 이상의 약 50%가 치핵 환자라고 한다. 치핵이 왜 발생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변비, 항문 괄약근의 이상과 긴장 등이 원인으로, 항문강 내 정맥총에 상처가 반복적으로 생기고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다고 한다. 점막 하층 지지층이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약해져 정맥에 이상이 생기면서 치핵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출혈이다. 초기에는 배변 시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다가 중기에는 배변 후 피가 뚝뚝 떨어지며 말기에는 배변과 상관없이 피가 날 수 있다. 대개 통증이 없으며, 통증이 심하면 혈전증이나 합병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말기 환자는 항문 주위가 매우 가려운 소양증이 함께 나타나고, 점액성 삼출물이 속옷에 묻을 수도 있다. 출혈만 있고 치핵이 항문으로 돌출되지 않는다면 1기 치핵이다. 배변 시에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고서 저절로 제자리를 찾으면 2기 치핵이다. 3기에는 시간이 더 흘러야 항문 밖으로 나온 치핵이 제자리로 들어간다. 손으로 밀어야 들어갈 때도 있다. 4기는 손으로 밀어도 치핵이 들어가지 않아 괴사하거나 통증이 생긴다. 치핵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증상이 거의 없는 1, 2기는 좌욕과 식이요법, 배변습관 개선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물도 자주 마신다. 음식은 꼭꼭 씹어 먹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달리기, 수영 등의 운동을 하는 게 좋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강에 높은 압력이 가해져 치핵이 더 심해지므로 되도록 배변 시간을 줄인다. 증상이 심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외과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 환자에게는 ‘고무결찰방법’이란 치료법을 사용한다. 심한 치핵 환자는 ‘냉동수술’, ‘레이저수술’, 혹은 ‘절제수술’을 받아야 한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치핵절제술’이다. 수술을 잘만 받으면 통증이 심하지 않고 재발도 거의 없다. ■도움말 김진천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동장군, 이제 천천히 오소

    때이른 가을 추위가 2일부터 풀려 한 주 내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6도, 낮 최고기온은 15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지난주 한반도를 감쌌던 찬 기온이 물러나고 중국 중부 지방에서 오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월요일부터 평년 기온을 되찾아 이번 주는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1~2도 높은 포근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1일 밝혔다. 2일 아침 최저기온은 전국적으로 2~9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아침 최저기온도 0~8도, 낮 최고기온은 11~16도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오늘도 ‘쌀쌀’… 다음주에 추위 풀려요

    오늘도 ‘쌀쌀’… 다음주에 추위 풀려요

    서울에서 올가을 들어 첫 서리가 관측된 30일 명동에 나온 시민들이 몸에 담요를 걸친 채 걸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31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7도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추위는 다음주부터 풀릴 전망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살 빠지게 해주는 ‘주방 생활습관’ 모아보니

    살 빠지게 해주는 ‘주방 생활습관’ 모아보니

    날씨가 추워지고 점점 두꺼워지는 옷을 입게 될수록, 몸 곳곳에 붙는 살을 의식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집안에서의 ‘건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주방 조리대에서 요리할 때 혹은 요리를 먹을 때의 습관만으로도 몸무게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컨대 주방 조리대에서 앉아서 아침식사(시리얼)를 먹는 여성은 아침식사를 서서하는 여성에 비해 몸무게가 무려 9㎏이 더 나갔고, 식사 도중 콜라 등 청량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 몸무게가 12㎏ 더 많이 나갔다. 전문가가 설명하는, 몸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식탁에서 음식을 치워라 연구를 이끈 코넬대학교의 브라이언 완싱크 박사는 “사람들은 음식이 보이면 먹는다. 그저 그곳에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먹거리는 주방의 보이지 않는 곳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첫 번째는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먹고 싶다는 생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꼭 필요할 때(배가 고플 때)에만 직접 찾아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찬장 같은 곳에 음식이나 간식을 넣어두면 자신이 진짜 음식을 먹고 싶은지 아닌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조적인 컬러의 접시를 쓰자 접시의 색깔과 먹는 양의 연관관계는 이미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음식과 접시의 색깔이 대조적일수록, 그 접시에 담긴 음식을 덜 먹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붉은 파스타를 흰색 접시에 담아 먹는다면 대조적인 컬러 차이 때문에 파스타의 양이 많다고 느낄 수 있고, 이 때문에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흰색소스의 파스타를 같은 색의 흰색접시에 담아 먹는다면 대조적인 컬러의 접시에 담았을때에 비해 18~19% 더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을 담는 그릇의 크기도 중요하다. 완싱크 박사에 따르면 전 세계의 성인은 일반적으로 그릇에 담긴 음식의 92%를 먹어치운다. 작은 크기의 그릇에 음식을 담는 것이 큰 그릇에 담는 것보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이유다. ◆재즈음악을 들으며 식사하라 음식을 담는 접시의 색깔과 크기뿐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도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친다. 완싱크 박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부드러운 재즈 음악과 70년대 로큰롤 음악을 번갈아 틀은 뒤 먹는 양을 조사한 결과, 재즈 음악을 들은 쪽이 록큰롤 음악을 들은 쪽에 비해 18%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싱크 박사는 “재즈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줌으로서 음식을 천천히 먹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음식을 빨리 먹는 사람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라고 느껴 많이 먹게 되는 반면, 천천히 먹으면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음식은 곧바로 눈앞에서 치워라 눈앞에 남은 음식이 있을 경우 음식을 더 빨리,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남은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지 않을 경우, 테이블 위에 놓았을 때보다 20% 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싱크 박사는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주변의 환경이 먹는 양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집에서 요리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미묘한 습관의 변화만 있어도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빵이나 과자대신 과일 바구니를 식탁 잘 보이는 곳에 두면, 군것질을 줄이고 과일 섭취를 늘일 수 있다. 주방의 ‘지방 점수’(Fat Score)를 수시로 체크해서 주방이 당신을 얼마나 살찌게 하고 있는지 깨닫는다면, 살 빠지는 주방생활습관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국화꽃 짙은 향에 나비만 끌릴까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국화꽃 짙은 향에 나비만 끌릴까

    “국향 그윽한 ‘함평천지’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해 보세요.” 전남 함평군 함평읍을 가로지르는 함평천변에 지난 25일 들어서자 국화 향이 코끝을 스친다. 2만종 100억 송이의 국화가 15만여㎡ 규모의 엑스포 공원 내 억새와 습지, 구릉에 자생하는 나무들과 뒤섞여 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국화꽃 무리에 넋을 잃을 정도이다. 주변은 알곡이 여물어 고개 숙인 수수와 형형색색의 가지, 호박, 초가집 등이 어우러져 시골의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가족이나 연인들은 국화 옆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느라 바쁘다. 매표소 옆 출입구는 국화 무더기에 예술가의 손길이 더해진 ‘마법의 성’이 우뚝 솟아 있다. 터널식 성문을 지나는 동안 농도 짙은 국화향이 온몸에 가득 밴다. 늦가을 휴일을 맞아 국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국화향기가 들려주는 가을 이야기’란 주제로 펼치는 ‘2015 대한민국 국향 대전’은 지난 23일 개막,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진다. 함평군은 매년 봄 열리는 나비축제장(엑스포 공원)을 가을엔 전국 최대 규모의 국화축제 장으로 바꿔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로 12년째이다. 꽃과 자연, 생태를 소재로 한 이 축제가 거듭될수록 함평이 청정지역으로서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지역 농수축산물에 대한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향대전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배치된 각종 체험장을 순회하는 코스로 즐기면 된다. ‘마법의 성’(출입문)을 지난 얕은 개울을 건너 왼쪽으로 돌면 다육식물관이 나타난다. 칸네, 데로사, 백망릉, 암석극, 메니넨시스, 크리스마스, 대극과, 기린각, 금청각 등 모두 2500여종 2만 1000여분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자라고 있다. 내부에 조성된 인공 구릉지 곳곳에는 각종 국화가 사람 키보다 큰 아프리카산 선인장류와 섞여 이국적 운치를 선사한다. 이곳과 자연생태관을 연결한 호박터널도 일품이다. 폭 6m 길이 40m로 조성된 호박터널엔 보우짱 등 10여종 100여그루의 호박이 심어졌다. 녹색, 황색, 흰색 등 형형색색의 호박이 넝쿨째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터널은 관람객들의 사진찍기 필수코스이다. 공중에 아슬아슬 매달린 호박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히 셔터를 눌러댄다. 호박 터널을 지나 자연생태관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천국이다. 출입문에 나무로 조성된 다람쥐 집이 눈에 띈다. 다람쥐들이 먹이를 먹거나 철망 터널을 지나며 나무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80㎡의 자연 생태관은 관람로를 따라 물길이 이어지고, 중앙에 조성된 인공폭포 연못엔 대형 잉어들이 노닌다. 함평만에서 서식하는 농게, 달랑게 등을 볼 수 있는 갯벌 관찰장을 비롯해 양서·파충류 존, 패류·갑각류 존, 수생식물관찰장 등으로 나뉜다. 살아 움직이는 남생이, 민물조개, 민물 새우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미영(37·여·광주시 서구)씨는 “휴일을 맞아 국화 구경도 하고 아이들에게 생태공원 체험을 시켜주기 위해 왔다”며 “풍경이 인공적인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자연생태관과 이웃한 전시관에는 160㎏짜리 슈퍼 호박을 비롯해 지역 특산품인 왕골 돗자리 체험관, 나비 등 곤충 표본 만들기 체험 공간 등이 이어진다. 이들 관람 코스를 지나 밖으로 나오면 억새와 국화길을 따라 대형 국화탑이 눈에 들어온다. 국화탑 꼭대기엔 한자로 ‘광화문’이란 문패가 붙어 있다. 주변의 노송과 어우러진 대형 국화꽃 탑이다. 광화문 꽃 터널에 들어서자 각종 동물 모형이 눈에 띈다. 돼지, 소, 말, 코끼리, 기린, 개 등 동물 모형들이 국화꽃으로 재현됐다. 또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존도 마련돼 있다. 국화로 장식된 뽀로로와 친구들, 하트 모형, 나비모형 등이다. 주변에는 어린이와 연인들이 이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각 작품 사이에는 억새와 색깔이 각기 다른 수십종의 국화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지천이 국화로 깔렸다. 관람객 이모(56·대구시)씨는 “중앙 광장에 이번 축제의 주제가 모두 집약된 것처럼 보인다”며 “한 뿌리에서 1536송이를 피워낸 ‘천간작’ 등 모든 국화 조형물이 예술 그 자체”라고 감탄했다. 중앙 광장 주변에 조성된 ‘국화분재 전시관’은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 등이 정성스레 길러낸 370여점의 국화분재는 고아한 자태와 앙증맞은 포즈로 관람객을 유혹한다. 유영미(50·광주 북구)씨는 “국화 분재가 이렇게 기품이 넘치는 작품으로 만들어진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직접 길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육식물관 등을 거치지 않고 ‘마법의 성’에서 곧바로 중앙광장으로 향해도 된다. 광장~식용국화 따기체험장~군립미술관~버드(새)존~제1천간작~9층 꽃탑~촛불길~자연생태관 순으로 둘러보는 코스이다. 함평군은 엑스포공원(15만여㎡)과 생태습지공원(7만㎡)에 오색옥국·현애국 등 국화 30만본과 197개의 조형분, 식용국화 5만본, 산책로 국화 55만본 등을 식재했다고 밝혔다. 이 일대는 그야말로 국화 천지를 방불케 한다. 주변엔 특산품 판매장, 공예품 판매장, 체험장, 휴게소, 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배치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올가을엔 날씨가 좋아 국화 품질 역시 예년보다 우수하고 나들이하기에도 적절하다”며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4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17일 동안 열리는 이번 국향대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20여만명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평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올 ‘가을산불’ 10년 평균의 4배… 가뭄 극심 중부 화재 무방비

    올 ‘가을산불’ 10년 평균의 4배… 가뭄 극심 중부 화재 무방비

    100년 만의 가뭄으로 중부지역 산과 들에 대형 산불 발생 경고등이 켜졌다. 낙엽이 쌓이는 가을부터 내년 봄까지 건조한 날씨 탓에 ‘바스락’거리는 숲은 화약고로 변했다.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2020년까지 가뭄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9~10월의 산불 빈도는 최근 10년 월평균보다 4.1배 높아졌다. 서울과 강릉, 경북, 충청도 등 가뭄이 극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잇따랐다. 무엇보다 극심한 기후 변화로 낙뢰에 의한 자연발생 산불이 2012년 한 해 22건이나 발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자연 발생적인 대형 산불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지자체는 10월부터 조기 산불 경계에 나서고 있다.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거리며 모두 부서진다. 이렇게 메마른 숲 속에 불씨라도 옮겨 붙으면 큰 산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경기도 포천 영북면 산정리에서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홍수(60)씨는 산속에 마련한 보금자리를 산불로 잃지나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어느 해보다 심각한 가뭄 속에 행락객이 많은 단풍철까지 겹치며 바짝 마른 산이 언제든 산불 화약고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 4월 대형산불로 피해를 본 강원도 강릉 등 영동지역 주민들도 산악 지형과 높새바람 영향으로 해마다 봄철 동안 산불을 걱정했는데 이제는 ‘산불 비수기’인 9~10월에도 산불을 걱정한다. 산불 피해를 보았던 사천면 최종민(53)씨는 26일 “바짝 마른 산에서 언제 또 큰불이 날지 몰라 요즘에는 바람 소리만 들려도 불안해 잠을 이룰 수 없다”면서 “버섯을 캐고 도토리를 주우려는 사람들이 아예 산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강원지역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단 1건에 불과하던 9, 10월 가을 산불이 올 들어 11건이나 발생했다. 동부지방산림청 김정황 보호팀장은 “최근 강릉 삼산마을에서 발생한 0.8㏊ 산불은 불씨가 땅속까지 파고들어 낙엽을 걷어 내고 고압 펌프까지 동원하며 진화에 3일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강원지역에는 올가을 대기 중 평균 습도가 9월에 72.5%, 10월 들어 6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30년 평균 9월 76.5%와 10월 70.5%에 크게 못 미쳐 가을 산불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형 산불은 1996년 강원 고성산불로 3일 동안 진화했고, 3762㏊의 산림이 훼손돼 당시 피해액이 230억원이었다. 2000년 강원 동해안 산불은 9일 만에 진화했고 2만 3794㏊ 소실돼 피해액이 360억원이었다. 강원 양양 산불은 2005년에 발생해 3일 동안 재산 피해가 213억원이었다. 경북에서도 예년에 없던 여름, 가을 산불이 잇따라 산불 비수기인 지난 5월 15일 이후 최근까지 모두 38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9.57㏊의 임야를 태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건(피해면적 3.03㏊)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피해 면적은 3배나 늘어났다. 마른장마를 겪으며 6월에만 13건이 발생했고, 10월에는 10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20일 발생한 산불로 순식간에 임야 0.2㏊가 불에 탄 경북 봉화군 문촌마을 금용락(60) 이장은 “마을 주민이 쓰레기를 태우다 삽시간에 산불로 번졌다”면서 “헬기 투입 등 신속한 초동 대처가 없었다면 아마도 대형 산불로 번졌을 것이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11건에 그쳤던 산불 건수가 10월 26일 현재 28건을 기록하고 있다. 25건이 봄 가뭄 때 발생했다. 피해 면적도 지난해의 6배에 가까운 6.63㏊에 달한다. 괴산진화대 양석근(63) 조장은 “너무 건조해서 불씨만 있으면 산불이 날 것 같다”며 “특히 요즘은 농가에서 고춧대를 태우는 시기라서 산과 가까운 곳에 고추밭이 있는 지역을 집중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수리나무 등 활엽수가 많은 충남 서산시 대곡리 가야산 자락은 메마른 낙엽 더미가 발목 높이까지 차올라 주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1992년부터 10년 동안 100건이 넘는 산불이 나면서 주민들이 ‘도깨비불’이라 부르며 치를 떨던 산불의 발화지역이기 때문이다. 마을 이장 김근복(64)씨는 “무서운 산불이 한두 해 잠잠해 마음 놓고 있었는데 올 들어 가을 가뭄이 이어지면서 그때 악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당시 서산시는 해마다 산불이 끊이지 않자 방화범을 잡고자 3000만원 포상금을 걸었다. 주민들은 민심이 흉흉해지자 굿판까지 벌였다. 시는 산불감시 요원을 이달 1일부터 투입했지만, 등산로가 많은 가야산을 완벽 방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접한 산수리 주민 강현목(68)씨는 “도깨비불 방화범으로 몰릴까 봐 주민들은 요즘 아예 산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활용수 제한 급수까지 겪는 충청지역은 저수지 등이 말라붙어 산불 진화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소방헬기가 진화할 때 물을 퍼갈 저수지는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 쩍쩍 갈라진 탓이다. 충남 서산시 대곡리 산수리 주민들은 대부분이 70~80대 노인들로 불을 끌 수 있는 기력이 없다. 주민은 “큰 산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끌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긴장했다. 산림청과 자치단체들이 진화대와 감시원을 조기에 구성·모집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봄 가뭄의 무서움을 실감했던 충북도는 가을 가뭄으로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지난 12일 시·군별로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보다 3주나 앞당겼다. 괴산군도 37명으로 진화대를 구성해 자체 순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산불 진화대 모집은 쉽지 않다. 충북 보은군 김남훈 산림담당은 “당초 산불 진화대 3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대부분 노인인데다 가을 수확기라 모집이 안 된다”면서 “3차 모집까지 19명밖에 못 뽑았다”고 했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가뭄이 지속되면 2000년 전후로 동해안에 발생했던 대형 산불이나 미국 LA지역 대형 산불이 우려된다”면서 “우리나라 동해안 산악 지형과 높새바람, 광범위한 침엽수림 지역 등이 미국 LA지역과 꼭 닮은꼴이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포천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내일 5도 이상 기온 떨어져 ‘쌀쌀’

    27일 전국적인 가을비에 이어 28일부터 날이 한층 쌀쌀해지겠다. 약한 황사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7일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리고 저녁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28일 아침에는 전날보다 5도 이상 떨어진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2~11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 분포로 아침 기온은 전날(9~16도)보다 5~7도 떨어질 전망이다. 강원 내륙 일부 지역에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30㎜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충청 일부 지역에서는 10~4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강수량은 현재 중부지방의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내몽골 쪽에서 모래바람이 불어 27일 오후부터 28일 오전 사이에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황사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황사가 대부분 한반도 서쪽 상공을 비켜 지나가기 때문에 공기질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전국적으로 ‘보통’ 단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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