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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첫 올림픽 가보지 않은 길, 넘어져도 ‘희망 트라이’

    사상 첫 올림픽 가보지 않은 길, 넘어져도 ‘희망 트라이’

    럭비 대표팀 주장 박완용(38·한국전력)에게 1년 전 올림픽 연기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96년 만에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라는 역사를 만들어 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애써 따낸 올림픽 티켓을 날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으로 견뎌 온 시간이 벌써 1년이 넘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많은 것이 변했지만 1승을 넘어 메달을 따고 싶은 박완용의 꿈은 변하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이 14일로 개막까지 딱 100일을 남겨 뒀다. 올림픽이 점점 눈앞에 다가오는 요즘 박완용은 대표팀 선수와 함께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 중이다. 박완용은 “일주일만 쉬어도 몸에 변화가 크게 오는데 10개월 넘게 제대로 훈련을 못 했다”면서 “조금씩 끌어올리고는 있는데 7인제에 맞게 몸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근황을 전했다. 훈련을 제대로 못 했다니 지난 1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96년 만의 역사적 순간, 코로나로 날릴 뻔 박완용은 지난해 3월 미국 LA에서 열린 2020 월드 세븐스 시리즈에 럭비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했다. 대표팀이 2019년 11월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낸 후 처음 제대로 치르는 국제대회였다. 그러나 대회 직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돈에 빠졌고 결국 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가 결정됐다. 박완용은 “모두 열심히 준비했고 기대했는데 올림픽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하니 많이 아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해 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서 단체훈련이 어려워졌고 결국 비대면 개인훈련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각종 대회마저 취소됐다. 지난해 박완용은 선수의 삶보다는 한국전력 직원으로서 직장인의 삶을 주로 살았다. 홈 트레이닝과 러닝 훈련 위주로 회사 업무와 훈련을 병행했다. 열심히는 했지만 한계가 컸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다시 안 올지 모를 기회라는 생각 때문이다. 럭비를 시작한 지 어느덧 24년째로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박완용은 “올림픽 출전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에 한 번이라도 참가하는 자체가 힘든 건데 그동안 했던 모든 걸 쏟아부어 후회 없이 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비인기 종목 설움… “후배들 위해 온 힘 다할 것” 또 다른 이유는 럭비에 대한 책임감이 누구보다 크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인 럭비는 실업과 대학 선수를 통틀어 100명 안팎에 불과해 고사 위기에 놓였다. 훈련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 전용훈련장도 없는 데다 코로나19로 진천선수촌 입촌 인원이 18명으로 제한된 탓에 연습 파트너 선수들의 입촌이 어려워 현재 외부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박완용은 “지금이 아니면 럭비 붐을 일으킬 수 없을지 모른다”면서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최고참이자 주장이기에 책임감이 남다르다. 럭비 변방국인 한국이 쟁쟁한 럭비 강국을 상대하기란 만만치 않다. 1승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좌절할 수 없다. 박완용은 “메달은 신이 정해 주는 거니까 목표를 메달권 진입으로 크게 잡고 열심히 준비하겠다”면서 “올림픽 출전에 만족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둬서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기쁜 소식과 희망을 전해 드리고 싶다.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덴버 날벼락’ 보잉 777기 엔진과 같은 계열 엔진 쓰는 17대 국내 운항 중

    ‘덴버 날벼락’ 보잉 777기 엔진과 같은 계열 엔진 쓰는 17대 국내 운항 중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상공을 비행하다 엔진에 화재가 발생해 파편들이 주택가에 날벼락처럼 떨어진 보잉 777 여객기와 같은 계열의 엔진을 사용하는 항공기가 현재 국내에서 17대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의 ‘프랫 앤드 휘트니(PW) 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은 대한항공이 6대, 아시아나항공이 7대, 진에어가 4대를 현재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 777-200 12대, 777-300 4대, 777-300ER 등 여객기 42대와 보잉 777F 등 화물기 12대를 합해 보잉 777 기종 총 5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PW 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은 16대이고,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10대는 운휴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PW 4000 계열 엔진의 보잉 777 9대를 보유 중이며 현재 2대가 운휴 중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는 진에어가 유일하게 보잉 777을 보유해 PW 4000 계열 엔진이 장착된 보잉 777-200ER 여객기 4대 모두 운항하고 있다. 다만 사고 항공기와 완전히 동일한 엔진을 장착한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의 보잉 777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항 편이 많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 내용에 따라 추후 운항 중단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FAA는 해당 기종의 취항이 금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항공 당국도 지금 운항 중단보다는 안전 조치를 강화하라고 했다”며 “미국 당국 조치 등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덴버 회항 사건의 당사자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보잉 777 24대의 운항을 사실상 중단했고, 일본 국토교통성도 일본 양대 항공사인 JAL과 전일본공수(ANA)가 각각 보유한 13대와 19대의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 덴버 주택가에 여객기 엔진 파편 날벼락, 다행히 다친 사람 없어

    미 덴버 주택가에 여객기 엔진 파편 날벼락, 다행히 다친 사람 없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근처 브룸필드 주택가에 20일 오후 1시(한국시간 21일 오전 5시)쯤 날벼락이 떨어졌다. 231명의 승객과 10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덴버 공항을 이륙해 호놀룰루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의 보잉 777 여객기 오른쪽 엔진 하나에 화재가 일어나 긴급 회항하던 중 파편이 일대 주택에 떨어져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여객기는 덴버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고 기내는 물론, 주택가에 사는 누구도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미카엘라란 누리꾼은 트위터에 “유나이티드 항공 328편 엔진이 불에 휩싸였는데 우리 부모님도 타고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가 괜찮단다”고 적었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엔진에서 연기가 치솟는 것도 있고 여객기 안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엔진에 불이 나 덮개가 떨어져 나간 것도 알 수 있다. 브룸필드의 주민 키어런 케인은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파편들이 비행기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자녀들과 함께 숨었다고 털어놓았다. “위를 지나가는 것을 봤다. 커다란 굉음도 들려 위를 쳐다봤다. 하늘에 시커먼 연기가 있었다. 파편들이 비오듯 쏟아졌다. 어떤 때는 아주 무겁지는 않아 떠다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가까워졌을 때는 모든 공간을 덮칠 만큼 거대한 금속 물체였다”고 털어놓았다. 브룸필드 경찰은 주민들에게 항공기 파편에 손을 대거나 옮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연방항공청(FA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손실보상’ 형평성 논란, 꼼꼼 지원으로 최소화해야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제1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조차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으로 100조원을 확보해 코로나 피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 손실보상’에 이미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좋을 만하다. 정부·여당은 영업권을 침해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손실보상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나 돼지열병 등에 노출된 농가가 살처분 등을 하면 정부가 농가의 피해를 일정한 수준 보상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방역에 협력한 자영업자 등에게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 또 일본 정부 등에서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가게문을 닫는 음식점 등에 매출액에 해당하는 충분한 금액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제도라고 하기에도 어렵다. 천문학적 재원이 수반될 ‘손실보상제’는 과감한 지원 정책인 만큼 손실보상의 조기 법제화도 중요하지만, 법제화하는 만큼 보상의 대상과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 집합금지 업종이나 영업제한 업종뿐만 아니라 일반 업종도 포함할지 여부나 보상액의 수준 등도 검토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소외되는 자영업자들이 없도록 꼼꼼하게 중앙·지방정부가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 대상인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사업자 코드가 같은데 새희망자금이나 디딤돌자금 등을 서울에서는 받고, 경기도에서는 받지 못한 일이 있다”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원받고 불만스러워하는 국민도 최소화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손실보상 의미는 반감된다. 따라서 여당이 “3월 내, 늦어도 4월 초엔 보상금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4월 보궐선거용이라는 비판이 있는 만큼 시기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또 ‘지난해 피해액을 소급보상하지 않는다’는 여당의 원칙 도입도 피해 자영업자들에게는 날벼락처럼 부당하게 느껴질 수 았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과 3차 대유행으로 이미 폐업 위기에 처한 탓이다. ‘형평성’ 논란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입은 국민은 자영업자뿐이 아닌데 손실보상제 도입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비정규직도 굶고 있다”는 지적과 “실직자와 저소득층 등 직간접 피해자를 광범위하게 지원 대상에 포함해 달라”는 목소리에도 당정은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지나치게 서둘러 소탐대실하기보다 소외 없이 촘촘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 “세금이 아깝다”…조두순 기초생계비 지급 반대 국민청원

    “세금이 아깝다”…조두순 기초생계비 지급 반대 국민청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이 기초생계급여 등 복지급여 지급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두순에게 기초생활수급 지원금 주지마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조두순이 동사무소에 가서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고, 이게 승인되면 매달 120만원 정도가 지원금으로 지급될 것이라는 날벼락 같은 뉴스를 접했다”며 “같은 국민으로서 창피할 정도로 파렴치하고 괴물같은 인간에게 국세를 투입해야 한다고 하니 세금 낸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청원 이유를 적었다.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고 국세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모두 성실히 납부했다”며 “언젠가 우리를 위해 쓰일 것이고 나라가 튼튼해져야 모든 필요한 행정이 제때 진행될 수 있는 걸 알기에 납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두순은 말도 안 되는 악행을 저질렀고 그로 인해 한 가정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며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 매달 120만 원씩 준다고요?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초생활수급이든 노령연금이든 경제적 생활이 가능할 때 수입에서 공제해 각종 세금을 낸 사람에게만 그 혜택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2년 동안 세금 한 푼 안내고 교도소에서 세금만 쓰고 나온 괴물 같은 인간에게 죽을 때까지 생활비까지 챙겨줘야 하는 법이라니요”라고 적었다. 그는 “제발 저 행정이 집행되지 않게, 그래서 국민이 노하지 않게 올바른 행정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청원 글은 게시 이틀만인 10일 오후 4시 현재 1만8000여명이 동의했다.앞서 조두순은 출소 닷새 뒤 배우자와 함께 단원구청을 방문해 65세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함께 저소득층에게 지급하는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부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되면 2인 기준으로 92만여원의 생계급여와 26만여원의 주거급여 등 매월 최대 120만원 가량의 복지급여를 받게 된다. 안산시는 현재 금융 기관 등을 통해 조두순과 배우자의 금융자산 등을 조사 중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남자라 오해받았던 ‘파워 주포’… 92연승 대기록 이끌어… 센 언니 원천은 ‘연습 또 연습’

    남자라 오해받았던 ‘파워 주포’… 92연승 대기록 이끌어… 센 언니 원천은 ‘연습 또 연습’

    ‘배구 레전드’ 장윤희(51) 17세 이하 여자유스대표팀 감독. 그녀는 천생 여자였다. 단정하지만 자신감 있게 인터뷰실에 앉은 장윤희에게 ‘그 사건’ 때 “여성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았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장윤희는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는 여자배구의 원조 슈퍼스타다. GS칼텍스의 전신인 호남정유의 주포였던 그는 1991~99년 슈퍼리그 9년 연속 우승과 92연승 신화의 주역이다. 국가대표 시절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베이징·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던 전설의 장윤희를 만났다. 처음 본 기자의 질문에 장윤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괜찮았고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그 사건은 이랬다. 1994년 10월 28일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첫 경기인 독일전을 앞두고 배구 여전사들은 상파울루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이상하게 어수선했어요. 그래도 우린 몸을 풀고 있었지요. 그런데 김철용 감독이 와서 ‘장윤희, 오늘 경기 못 뛴다’고 하는 거예요.”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장윤희가 브라질에 도착해 받은 도핑검사 결과 ‘남성 호르몬’이 높게 검출됐다는 것이다. 당시 장윤희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후위공격의 강력한 스파이크는 남성 못지않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김 감독이 경기감독관에게 “장윤희가 오늘 경기를 뛰고 다시 검사받아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몰수패를 당하겠다”고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불과 10여일 전인 같은 달 16일 폐막한 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32년 만에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소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바로 경기장을 나왔다. “마침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한 남성 교포분이 밖으로 나가는 저를 알아보고 ‘어디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사정을 설명했더니 그 교포가 동행해 줬어요. 통역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그분이 택시를 잡아 주고 병원까지 따라다니며 통역과 안내를 다 해 줬어요. 참으로 고마운 팬입니다.”24살 장윤희는 이날 부인과 병원 3곳에서 검사를 받으며 1.5ℓ짜리 물병 5개를 비웠다. 여성이 맞다는 ‘당연한’ 검사 결과를 재확인하고 경기장에 돌아오니 팀은 패해 있었다. 물론 다음 경기부터 출전했다. 단장인 여무남 전 대한역도연맹 회장이 국제배구연맹(FIVB)에 공식 항의했고 FIVB 회장이 사과했다. 그래서 장윤희는 “괜찮다”고 쿨하게 답했단다. “수치스럽지 않았느냐”고 묻자 장윤희는 “성격상 속상하고 마음에 상처받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내가 남자가 아니면 됐지, 뭐’ 하고 편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후배들이 여자가 맞는지 검사를 받았다는 기사가 난 신문을 이만큼 주더라고요.” 그는 엄지와 중지로 가늠해 보이며 웃었다. 장윤희는 태릉선수촌에서 사랑을 꽃피운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이경환과 1997년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평범한 아내가 꿈이었다”는 장윤희는 맏딸을 낳고도 선수로 뛰다가 2002년 은퇴했다. 배구 재능을 타고났을까. “학교 시절부터 신체 조건의 불리함을 극복하려고 줄넘기를 무척 많이 했습니다. 매일 이단뛰기를 1000개 이상, 삼단뛰기를 500개 이상 했습니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자 태릉선수촌 트레이너도 ‘연습 벌레’라고 인정했습니다. 재능은 있는데 훈련을 게을리해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는 많습니다만 훈련을 거듭해 빛을 보지 못한 선수는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공격수로 부족한 높이(신장 170㎝)를 훈련을 통한 점프력으로 보완했다. 장윤희는 전주 근영여고 시절부터 연습 벌레였다. “학교 감독님이 ‘윤희는 키가 작고 재능이 부족해 실업팀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연습뿐이었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1970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남원초등학교에서 배구에 입문했다. ‘삐삐한 소녀’ 장윤희는 학창 시절부터 혼자 남아 개인 훈련을 하면서 ‘악바리’, ‘장똘’이라는 별명 속에 거포로 성장했다. 그는 배구에서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맞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비시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흘린 땀은 팬들이 알아주고 기록으로 보답받죠.” 지금은 그때보다 리그가 길고 경기가 많아 체력 소모가 심해 훈련량이 더욱 중요하다. 그 시절 보통 여자 선수들은 풀세트를 뛰면 몸무게가 3㎏ 정도 빠졌다. 하지만 장윤희는 몸무게에 1.5㎏ 정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화려한 배구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기로 뜻밖에도 ‘준우승’을 이야기했다. “고3 때인 1988년 11월 호남정유에 입단해 배구대전에서 준우승했을 때입니다. 당시 여자배구는 미도파와 현대건설이 주름잡았고 호남정유는 잘해야 3위 팀이었지요. 그때 저뿐만 아니라 여고생 4인방(홍지연·김호정·이정선)이 무서운 줄 모르고 날았습니다. 결승에서 현대건설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자신감을 확인했던 겁니다.” 배구 인생을 시작하면서 땀을 흘리면 우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리그 우승컵 사냥은 3년 뒤인 1991년부터 시작됐다. 기억에 남는 경기는 93연승이 막혔을 때라고 말했다. “1995년 1월 선경합섬과의 경기였어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준비했는데 그날따라 경기가 풀리지 않고 범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한 실수는 득점으로 연결되고…. 결국 패했지만 우리끼리 라커룸에서 마구 웃었어요. 너무 기뻐서. 패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다음 경기부터 경기력이 더 좋아지더군요.” 연승을 이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것이다. 장윤희라는 거포를 장착했던 호남정유는 1990년 11월부터 1995년 1월 2일까지 무려 4년 2개월 동안 92연승을 내달린 무적함대였다. 그에게도 1995년 슬럼프가 찾아왔다. “코트가 좁아 공을 때릴 곳도 없고 보기도 싫었어요. 배구를 그만두겠다고 부모님께 상의도 했지요. 거의 한 시즌 슬럼프가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저를 일으켜 세운 건 ‘잘한다’며 다독거린 동료의 믿음이었습니다. 그게 배구이고 인생 같더군요. 좌절할 뻔했지만 극복하니 제가 더 성장해 있더군요.” 최근 여자배구의 인기가 높다. 아기자기한 랠리에 국제대회 성적도 받쳐 준다. 장윤희는 이런 요소에 ‘김연경 효과’도 강조한다. “김연경 선수는 기량도 기량이지만 팬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월드 클래스예요. 연경이는 해외 리그에서 뛸 때 경기를 보러 온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따뜻하게 대하더군요. 이건 본인의 노력입니다. 사실 경기를 뛰고 나면 힘이 하나도 없어요. 아쉽게 패한 경기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심지어 짜증도 납니다. 그런데도 연경이는 웃으면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분명 일류의 모습이었습니다.” 김연경의 그런 팬 서비스가 부러운가 보다. “우리 때는 카메라가 어색하고 두렵고 카메라만 다가오면 몸이 경직돼 버리더군요. 카메라가 상대팀보다 더 무서웠거든요. 경기 끝나고 밖에서 기다리는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분들에게 다가서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린 선수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럽고 말도 잘하더군요. 참 보기 좋아요.” ‘센 언니’ 장윤희에게 진로를 상담하는 후배도 많다. “지도자로 배구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후배도 많습니다. 그런 목표를 가졌다면 철저히 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여자배구에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등 여성 지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성팀에서 여성 지도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재확인된 것이다. “배구는 감독이 말로써 지시하는 지도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 명의 선수처럼 팀에 녹아들어 볼을 때리고 선수들과 교감해야 하거든요.” 배구 말고 즐거웠던 순간을 묻자 자녀를 가졌을 때도 좋았지만 딸(21)과 아들(13)이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볼 때라고 했다. 두 자녀 모두 배구를 한다. “관중석에 앉아 애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공을 때리는 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상대 코트에 꽂아 넣으면 저도 모르게 두 손이 번쩍 올라가는 희열도 느낍니다. 애들 앞에선 배구 선배이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엄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이 스스로 배구를 시작했으니 이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배구도 인생의 한 길이지 않겠습니까.”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장윤희가 걸어온 길 ▲ 1970년 5월 전북 남원 출생 ▲ 근영여고, 한국체대 졸업 ▲ 배구 레프트 공격수 ▲ 국가대표(1989~1998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1990년 베이징·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 -1994년 세계선수권·1998년 월드컵 4위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 호남정유&LG정유(1988~2002년) -베스트6 10회 수상(1993~2000년 연속) -MVP 5회 수상(1997~1999년 연속) ▲ MBC 플러스 해설위원(2009~) ▲ 17세 이하 여자유스대표팀 감독(2020~)
  • 1조 5000억짜리 낙하산… 체육진흥공단, 또 날벼락?

    오는 21일 임기가 만료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체육공단) 이사장에 어떤 인물이 임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 조재기 이사장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에 대학교수,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등의 경력을 쌓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것이 이사장 임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오며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들 중 3명을 추려 청와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두 명의 최종 후보 중 한 명을 이사장으로 확정한다. 현재 청와대 검증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사장에 지원한 인사는 황용필 전 스포츠레저사업본부장과 정병찬 전 경륜·경정 총괄본부장 등 공단 내부 인사 2명과 조현재 전 문체부 차관, 김영득·전윤애 전 체육공단 상임감사 등 5명이었다. 이 중 문체부가 청와대에 추천한 인물은 김영득·전윤애 전 상임감사, 조 전 차관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계 관계자는 4일 “최종 후보 중 내부 인사는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인사가 최종 후보군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출신의 김영득 전 상임감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을 역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인연을 맺었다는 말도 들린다. 볼링 국가대표 출신으로 부산시체육회 부회장, 대한체육회 생활체육위원을 지낸 전윤애 전 상임감사는 이사장에 오르게 되면 공단 최초의 여성 이사장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2002년 7대 이사장에 임명된 이종인씨가 상임감사를 거쳐 수장의 자리에 오른 걸 감안하면 공단 내부의 ‘저항’을 무마하고 연착륙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조 전 차관은 문체부에서만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불이익을 당한 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체육계 모임을 주도한 공신이다. 12대 이사장 후보로 나섰지만 현 이사장에게 ‘막판 뒤집기’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체육공단은 지난해에만 1조 4696억원의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집행했다. 올해에도 국민체력센터 건립과 국민체력인증 등에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스포츠토토로 대표되는 투표권 사업과 경륜, 경정 등 수익 사업 대부분이 사행성이 짙어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체육공단은 한국 스포츠의 ‘화수분’으로 30년 이상을 꿋꿋하게 자리 잡았다. 이번 이사장 자리도 낙하산 인사 논란보다는 이런 기금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수출 막고 접종 차별… 바이러스보다 지독한 ‘백신 이기주의’

    수출 막고 접종 차별… 바이러스보다 지독한 ‘백신 이기주의’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새해 들어 자국민부터 접종을 끝내기 위한 각국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해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강조·약속하기도 했지만, 거세지는 확산세 앞에 각국은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우며 이 같은 공동의 약속을 외면하고 있다. AP통신은 인도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계약하며 자국 백신 제조사 세룸인스티튜트가 위탁생산하는 물량의 해외 수출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르 푸나왈라 세룸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는 AP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인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는데, 세룸이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않기로 한 조건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또 민간에도 백신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물량은 인도 정부에만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1034만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인도로서는 자국민부터 백신을 접종받도록 하겠다는 절박감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지만, 백신을 간절히 기다리던 수입국들로서는 새해부터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된 셈이 됐다. 세룸은 당초 WHO의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의 일환으로 10억회 접종분을 개도국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푸나왈라 CEO는 “코백스용 백신 수출은 3~4월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접종 모범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정작 자국 정착촌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접종 대상에서 배제하며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백신 접종을 시작해 누적 접종자가 109만명을 돌파하는 사이 27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를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가디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 상황은 백신 접종이 더욱 불평등하게 추진될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빠르게 경제를 정상화하는 사이 가자지구 등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빈곤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미국이 전시법인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동원해 백신을 싹쓸이하는 등 주요국들이 백신 물량을 대거 확보하는 사이 아프리카의 빈곤국 국민들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을 맡고 있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의료진에 우선 접종할 5000만회 접종분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한 사실을 알리며 모더나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주요 제약사들은 올해 아프리카에 공급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백신 구입과 관련해 선택권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우리나라 먼저” 새해 더 거세진 백신 이기주의

    “우리나라 먼저” 새해 더 거세진 백신 이기주의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새해 들어 자국민부터 접종을 끝내기 위한 각국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해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강조·약속하기도 했지만, 거세지는 확산세 앞에 각국은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우며 이같은 공동의 약속을 외면하고 있다. AP통신은 인도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계약하며 자국 백신 제조사 세룸인스티튜트가 위탁생산하는 물량의 해외 수출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르 푸나왈라 세룸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는 AP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인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는데, 세룸이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않기로 한 조건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또 민간에도 백신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물량은 인도 정부에만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1034만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인도로서는 자국민부터 백신을 접종받도록 하겠다는 절박감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지만, 백신을 간절히 기다리던 수입국들로서는 새해부터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된 셈이 됐다. 세룸은 당초 WHO의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의 일환으로 10억회 접종분을 개도국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푸나왈라 CEO는 “코백스용 백신 수출은 3~4월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접종 모범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정작 자국 정착촌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접종 대상에서 배제하며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0일 백신 접종을 시작해 누적 접종자가 109만명을 돌파하는 사이 27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를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가디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 상황은 백신 접종이 더욱 불평등하게 추진될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빠르게 경제를 정상화하는 사이 가자지구 등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빈곤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미국이 전시법인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동원해 백신을 싹쓸이하는 등 주요국들이 백신 물량을 대거 확보하는 사이 아프리카의 빈곤국 국민들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을 맡고 있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의료진에 우선 접종할 5000만회 접종분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한 사실을 알리며 모더나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주요 제약사들은 올해 아프리카에 공급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백신 구입과 관련해 선택권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촬영감독 코로나19 확진 날벼락 배구 리그 중단 우려

    촬영감독 코로나19 확진 날벼락 배구 리그 중단 우려

    V리그가 새해 첫날부터 날벼락을 맞으며 중단 위기에 처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1일 “중계방송사 관계자(카메라 감독)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주말 개최될 예정인 남녀 4경기를 잠정 연기한다”고 긴급히 발표했다. 해당 감독은 지난 2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KB손해보험의 경기를 촬영했다. 이 경기의 중계 방송은 SBS스포츠가 맡았다. 이에 따라 3일 공중파 방송을 위해 시간까지 조정했던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를 포함해 남녀부 4경기 모두 열리지 않게 됐다. KOVO는 “선제적 조치를 위해 모든 연맹 관계자, 선수단, 구단 사무국, 대행사 등 경기 관련자 전원이 주말동안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확진 판정을 받은 카메라 감독은 26일 경기 전후로 다른 경기장에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KOVO는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2일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촬영팀을 비롯해 다른 스태프들까지 추가 확진이 발생할 경우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KOVO는 리그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리그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 인천, 수원, 의정부, 안산, 화성 등 대부분의 남녀 배구팀이 수도권에 집중된 V리그는 거리두기 2.5단계의 위기 속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없이 무사히 리그를 치러오고 있었다. 그러나 구단 내부가 아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난관을 만나며 리그 전체가 초토화될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힘 없는 청송 주민들은 코로나에 걸려 죽어도 된답니까”

    “힘 없는 청송 주민들은 코로나에 걸려 죽어도 된답니까”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힘없고 소외된 청송 주민들은 코로나19에 걸려 죽어도 좋다는 말입니까.”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대거 경북 청송군의 경북북부제2교도소(옛 청송교도소)로 이송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27일 청송군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5일 법무부, 질병본부 등와 논의해 서울 동부구치소 확진자 500여 명 중 경증에 해당되는 400여 명을 오는 28~29일 이틀간에 걸쳐 청송의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결정 배경에는 경북북부제2교도소 850여 개의 수용실 중 90%가 독방인 관계로 수용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적격이라고 결론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송군과 지역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언론 등을 통해 뒤늦게 이런 소식을 접한 청송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법무부와 질병본부, 청송군청에 잇따라 항의전화를 걸고 있으며, 저지 투쟁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청송지역에도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이번 결정이 ‘지방 역차별’이란 주장까지 들끓고 있다. 청송 주민들은 “서울지역 교도소 수용자들을 살리려고 시골에서 순박하게 살아가는 청송 주민들은 죽이자는 겁니까, (이감)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청송군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25~26일 잇따라 대책 회의를 갖는 등 주민 설득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청송 주민과 교도소 직원들은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전국적인 유행에서도 다소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하던 청송이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되지는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청송읍,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 등에 거주하는 경북북부교도소 직원 1500여명과 이들 지역 주민 간의 접촉으로 코로나 감염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정공무원은 “서울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의 이감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의 공포와 불안감이 벌써부터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면서 “확진자들을 관리하게 될 직원들이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가족간, 지역사회 전파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조두순 집 앞, 공포와 분노 사이

    조두순 집 앞, 공포와 분노 사이

    지난 12일 오후 11시 경기 안산의 주택가. 구글 지도에 ‘두순이의 집’으로 소개된 빨간 벽돌 건물 앞에서 청년 두어 명이 취사도구를 꺼내 밥을 지어먹었다. 같은 시간대 10대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집 주위를 돌며 경적을 울려대 동네 주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아동 성폭행 혐의로 12년을 복역하고 이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의 집을 극성 유튜버들이 에워싸고 연이틀째 소란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가뜩이나 조씨의 재범 우려에 마음이 불안한 주민들은 일부 유튜버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안산 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조씨 집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편 신고가 70건이 접수됐다. “조두순 XXX야. 나와라”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큰 소리로 내뱉으며 이틀째 소란을 피웠다. 일부 유튜버는 조씨의 집 뒤편 난간에 올라서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창문을 비추며 생중계하기도 했다. 조씨 집 주소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거나 가스 밸브를 잠그는 이들도 있었다. 조씨의 집에 찾아온 A(17)군은 집 뒤편 가스 배관을 타고 벽을 오르다 적발돼 주거침입 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방송 경쟁을 벌이던 유튜버들 사이에 폭행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 12일 오후 2시 50분쯤 유튜버 B(22)씨가 조씨 집 앞에서 짜장면을 먹는 것을 방송하자 또 다른 유튜버 C(24)씨가 “이런 것까지 방송하느냐”며 시비를 걸다 B씨를 폭행해 체포됐다. 경찰은 조씨 집 근처 주민들의 생활권 보장과 코로나19 50인 이상 집합금지 지침에 따라 지난 12일 밤 10시부터 조씨 주거지 반경 50m 내에 이륜차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그럼에도 유튜버들은 돌출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동네를 배회하며 행패를 부리다 주민과 말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근처 산에 올라가 조씨 집을 촬영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조씨의 재범 가능성에 근심하고 있다. 안산시와 경찰은 무도 실무관 등 12명을 24시간 순찰조로 투입하고 조씨 주거지 인근에 방범용 CC(폐쇄회로)TV도 15대 추가해 재범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 동네에서 25년째 사는 한 주민은 “이사 가고 싶어도 못 간다”며 “누가 또 이 동네에 들어오려고 하겠나?”라며 혀를 찼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며칠 전부터 (조씨가 그 집에 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을 내놓겠다는 세입자가 많았다”며 “그 건물에 초등학교 학생도 산다고 하는데 그 집은 심정이 어떻겠나”라고 되물었다. 여성 주민들은 조씨가 재범을 저지를까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조씨 집 근처 빌라에 사는 한 여성(50)은 “오후 9시에 퇴근하는데 조씨 집 앞을 지나쳐야 집에 갈 수 있다”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83)은 “조씨 집 앞에 있는 어린이집에 엄마들이 다들 아이를 안 보내겠다고 하더라”면서 “어린이집은 무슨 날벼락이냐. 차라리 조두순에게 징역형 12년을 준 판사 옆집으로 보내거나 이렇게 경찰이 지킬 바엔 경찰서로 갔으면 좋겠다”고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서 22년 거주한 동네 주민(75)은 “옛말에 열 사람이 한 도둑 못 지킨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은 당장 여론 때문에 경찰이 나왔지만 관심이 끊기면 같은 일(성범죄)이 또 터지지 않을 보장이 있겠나”라며 걱정했다. 글 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조두순 집 앞 극성 유튜버들 말썽... 주민들은 울상

    조두순 집 앞 극성 유튜버들 말썽... 주민들은 울상

    취사도구 꺼내 밥짓고 짜장면 시켜먹고유튜버끼리 폭행 사건으로 현행범 체포 집 뒤편 난간 타고 오르다 주거침입미수애꿎은 옆집 주민에게 욕설하기도지난 12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이 귀가한 뒤 13일까지 경기 안산의 집 앞에는 유튜버들이 취사 도구를 꺼내 밥을 지어먹고, 난간을 타고 오르다 체포되는 등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주민들은 조두순의 재범 우려로 공포에 떠는 한편 극성 유튜버들의 소란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조두순이 출소 후 집으로 돌아온 지난 12일 오전부터 하루가 지난 13일 현재까지 조두순의 자택 앞에는 유튜버들과 이들의 과잉 행동을 제지하려는 경찰들로 가득했다. 이 동네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조두순의 귀가를 지켜본 뒤 “이사를 가고 싶어도 못 간다”며 “누가 또 이 동네에 들어오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며칠 전부터 (조두순이 그집에 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을 내놓겠다는 세입자가 많았다”며 “이 집에 초등학교 학생이 산다고 하는데 그 집은 심정이 어떻겠나”라며 혀를 끌끌 찼다. 조두순 자택과 같은 거리에 있는 한 빌라에 사는 한 여성(50)은 “9시에 퇴근하면 밤 10시에 조두순 집 앞을 지나쳐야 집에 갈 수 있다”며 “너무 무섭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83)은 “조두순 집 앞에 있는 어린이집에 엄마들이 다들 안 보낼 거라고 한다”며 “어린이집은 무슨 날벼락이냐. 차라리 조두순을 12년 때린 판사 옆집으로 보내거나 이렇게 경찰이 지킬 바엔 경찰서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곳에서 22년째 거주 중인 동네 주민(75)은 “옛말에 열 사람이 한 사람 못 지킨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 당장 여론 때문에 경찰들이 나왔지만 관심이 끊기면 나중에 이런 일 또 터질 것 같다”고 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두순이 집밖을 나서는 순간 평균 2~3명이 따라 붙는다”며 “조두순이 자의적으로 행동하기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동네 주민들은 조두순 집 앞을 찾아 온 유튜버들이 소란을 피워 불편을 겪고 있다. 유튜버들은 “조두순 XXX야. 나와라”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큰소리로 내뱉으며 아침부터 밤까지 소란을 피웠다. 조두순의 자택 뒤편 난간에 올라서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조두순 집 창문을 비추며 생중계하기도 했다. 조두순의 집 주소로 배달 음식을 주문시키거나 집 뒤편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가스 밸브를 잠그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12일 밤에는 조두순 옆집에 살던 사람이 소란을 참다가 외출을 위해 나왔는데 유튜버들이 조두순으로 착각해 욕을 퍼붓기도 했다. 조두순의 집에 찾아온 A(17) 군은 집 뒤편 가스 배관을 타고 벽을 오르다 적발돼 주거침입 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유튜버들 간의 폭행 사건도 있었다. 전날 오후 2시 50분쯤 유튜버 B(22) 씨가 조두순의 집 앞에서 짜장면을 먹는 것을 방송하자 또 다른 유튜버 C(24) 씨가 “이런 것까지 방송하느냐”며 시비를 걸다 B씨를 폭행해 체포됐다. 조두순 후송차에 올라 탄 유튜버를 뜯어 말리던 한 경찰관이 어깨 탈골 부상으로 다쳐 119구급차에 실려갔다. 차량 지붕 위에 올라가 차량을 찌그러뜨린 유튜버 3명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안산시 관계자는 “어젯밤에는 조두순 자택 주변을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클락션을 울리는 일이 반복돼서 경찰이 오토바이와 차량 통행을 제지했다”며 “주민들의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경찰은 계속 경비를 설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12일 오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조두순 자택 주변 유튜브들의 소란으로 인한 불편 신고가 70건에 달했다”며 “12일 22시부터 조두순 집 앞 반경 50m 밖으로 밀어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상 50인 이상 집합 금지 조처를 해야 했고, 주민들의 사생활이 유튜버들로 인해 노출을 막기 위해 취한 조처다”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안산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2021학년도 수능] 수능일 ‘확진 날벼락’ 병원서 시험… 감독관 31명 긴급교체 홍역

    [2021학년도 수능] 수능일 ‘확진 날벼락’ 병원서 시험… 감독관 31명 긴급교체 홍역

    수능날 새벽까지 수험생 대상 진단검사 대전서 감독관 2명 확진… 접촉자도 제외“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 취소된 2002년생코로나로 학교도 제대로 못 가 안쓰러워”전자기기 반입… 경기·부산 등 19명 적발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에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방역 역량이 총동원된 초유의 ‘살얼음판 수능’이었다. 시험 당일 새벽까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이어졌으며 감염 방지를 위한 보호구와 방역복이 등장했다. 상당수 수험생들은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며 안도했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부정행위로 적발되기도 했다. ●확진 45명·자가격리 456명 별도로 시험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수능시험에 응시한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45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456명이었다. 이들은 각각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와 별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수능 하루 전까지 수험생들의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이어져 총 414명 중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 수험생들에게도 응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각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등 관련 기관은 밤샘 작업을 벌였다. 교육부는 “3일 새벽 4시 34분 수험생의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완료됐다”면서 “시험 시작 전에 신속하게 확진 수험생의 시험장 배정과 학생 안내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 교통경찰 2665명, 지역경찰 3579명, 기동대 1356명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수능이 치러진 고사장들에는 예년처럼 학생들의 열띤 응원이나 따뜻한 차 나눔 없이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수험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줄을 지어 시험장으로 들어갔고 학부모들도 대화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일선 교육청들이 “교문 앞에 모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대부분 학부모들은 곧바로 자리를 떴으나 시험을 치르는 자녀에 대한 걱정에 발길을 돌리지 못한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고에서 교문 앞을 떠나지 못하던 수험생 부모 김모(50)씨는 “2002년생은 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이 취소되는 등 ‘비운의 세대’라고 불리는데 수험생이 된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해 마음이 쓰인다”면서 “그렇지만 딸은 ‘평소처럼 하고 오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감염 우려에 반찬 없이 주먹밥만 먹기도 시험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딸이 수능을 치렀다는 황모(48)씨는 “반찬통 여러 개를 펼쳐 먹는 도시락은 꺼려진다”며 “한입씩 먹을 수 있는 주먹밥 이외에 다른 식사거리는 준비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유모(47)씨도 “딸에게 여분의 마스크와 소형 손소독제를 줬다”며 “시험장에서 쉬는 시간마다 손에 꼭 바르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감독관이었던 교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밀접 접촉자까지 포함해 모두 31명을 교체하느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유난히 힘든 하루였다고 토로했다. 대구 수성구 고3 수험생인 조모(18)군은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르니 집중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면서 “생각보다 점수가 안 나올까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의 한 여고에서 시험을 친 이모(18)양은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오후에는 평소와 달리 졸음까지 오는 것 같았다”며 “시험지를 넘기는데 책상 가림막이 걸리적거려 힘들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에서는 수능을 마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수험생이 선별진료소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쯤 서구 지역 시험장에서는 시험을 마친 20대 수험생이 기침, 콧물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로 옮겨졌다. 이 수험생은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할 예정이다.●“수능 후에도 모임·외출 최대한 자제해야” 일부 수험생들의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수능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된 수험생은 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정행위 유형별로는 ▲전자기기 등 반입금지 물품 소지 4명 ▲종료령 후 답안지 표기 4명 ▲4교시 탐구영역 응시 절차 위반 1명 등이다. 경북도교육청 관할 구역에서는 3명, 부산시교육청 관할 구역에서는 7명의 수험생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수능이 끝난 뒤에도 수험생들이 방역 수칙을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험생들이) 학업에 열중하느라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수능이 끝난 후에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다든가 밀폐된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장시간 얘기를 나누는 등의 활동은 최대한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반장은 이어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는 “오늘 같은 날 식당에서의 외식 계획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식당과 같은 밀폐된 환경은 위험한 만큼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31일까지를 ‘학생 안전 특별기간’으로 지정하고 PC방과 노래방 등 수험생의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전국종합·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손흥민 45초 만에 ‘벼락골’… 그 손 뺐더니 ‘날벼락’

    손흥민 45초 만에 ‘벼락골’… 그 손 뺐더니 ‘날벼락’

    7호 골로 리그 득점 선두… 통산 60호 골후반 교체 아웃 뒤 3실점 무승부 그쳐 “우리가 경기 진 것 같아… 너무 슬프다”베일 20분 출전했지만 실전 감각 무뎌손흥민(28·토트넘)이 킥오프 45초 만의 벼락 골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정규리그 통산 60호 골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토트넘이 허망하게 비겨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5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경기 시작 45초 만에 벼락같은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특유의 콤비 플레이가 빛났다. 케인이 자기 진영에서 전방으로 뿌려 준 공을 전력 질주해 상대 박스 안 왼쪽 공간에서 따낸 손흥민이 문전 중앙으로 치고 나가다가 수비 사이로 보이는 먼 골대를 겨냥한 오른발 감아 차기로 골망을 가른 것. 리그 7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도미닉 캘버트르윈(에버턴)과 함께 다시 득점 공동 선두로 나섰다. 시즌 전체로는 8골. 손흥민이 부상 없이 현재 분위기를 계속 이어 간다면 득점왕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최고 순위는 2017~18시즌 공동 10위였다. 손흥민은 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통산 60호 골 고지를 밟았다. EPL 역대 득점 순위로는 공동 73위. 잉글랜드 국적을 제외한 외국인 선수만 따지면 공동 38위다. 손흥민과 케인의 찰떡궁합은 선제골에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8분 상대 서클 근처에서 짧은 패스를 건네며 케인의 득점을 거들었다. 리그 2도움(시즌 4도움). 케인은 리그 7도움(5골)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했다. 전반 16분에는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세르히오 레길론이 문전으로 띄운 크로스를 케인이 가볍게 이마로 받아 넣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으나 토트넘은 후반 37분 웨스트햄의 파비안 발부에나에게 헤딩골을 내준 데 이어 40분 다빈손 산체스의 자책골이 나오고 후반 49분 마누엘 란시니에게 환상적인 중거리포를 얻어맞으며 승점 1점만 챙겨야 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너무 슬프다”며 “우리가 경기에서 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일은 절대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면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과 케인의 통산 27, 28번째 합작골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개러스 베일이 후반 26분 그라운드를 밟으며 기대를 모았던 ‘KBS 라인’이 첫선을 보였다. 손흥민이 8분 뒤 교체 아웃되며 짧은 시운전에 그쳤다. 7년 5개월 만에 EPL 복귀전을 치른 베일은 박스 안에서 잡은 결정적인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등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져 보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신한은행, 진짜 최약체 맞아? 1위 우리은행 잡고 깜짝 2연승

    신한은행, 진짜 최약체 맞아? 1위 우리은행 잡고 깜짝 2연승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약체로 평가받은 인천 신한은행이 깜짝 2연승을 달리며 여자농구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은 15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19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단비의 활약을 앞세워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 우리은행을 73-61로 꺾었다. 2연승을 달린 신한은행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16점 14리바운드, 김소니아가 16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12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박혜진이 부상으로 빠진 탓에 공격을 풀어 줄 선수가 없어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1쿼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3점슛은 두 팀이 4개씩 터뜨렸지만 성공률이 달랐다. 신한은행이 5개 중에 4개를, 우리은행이 10개 중에 4개를 성공시킨 것. 신한은행은 수비 리바운드 우위를 점하며 27-17로 앞섰다. 주도권을 잡은 신한은행은 이후에도 내내 리드를 이어 갔다. 순도 높은 3점슛이 큰 무기였다. 신한은행은 2쿼터와 3쿼터 각각 3점슛 3개를 꽂아 넣으며 2점슛에서 밀리고도 우리은행을 따돌렸다. 4쿼터 우리은행이 반격에 나섰지만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신한은행은 시즌을 앞두고 센터 김연희가 우측 무릎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러지는 탓에 국내 빅맨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그러나 플랜B의 전력으로도 깜짝 2연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광화문집회 안 갔어” 속인 청주 70대 최소 7000만원 구상금 날벼락

    “광화문집회 안 갔어” 속인 청주 70대 최소 7000만원 구상금 날벼락

    “나 아무 증상 없거든” 검사거부 A씨 확진… 7명에 코로나19 전파옥천·대전 확진자 치료비 포함 안 돼 구상권 규모 더욱 늘어날 듯청주시가 지난 8월 광화문 집회에 참석 사실을 숨기고 검사를 거부하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7명에게 퍼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70대 여성 A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절차를 밟겠다고 11일 밝혔다. 구상금 규모는 7000만원 정도인데 일부 확진자들의 치료비용은 반영되지 않아 향후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행선지에 대해 거짓말하고 검사까지 늦추면서 방역을 방해한 대가를 호되게 치르게 됐다. 90대 시어머니 확진될 때까지검사 거부… 이후 참석 사실 실토 청주시에 따르면 충북 127번 확진자인 A씨는 시어머니인 90대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이튿날인 8월 29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시는 집회 참가자 명단을 토대로 진단검사를 권유했으나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집회 참석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또 시어머니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기 전까지 무증상을 이유로 검사를 거부했다. A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청주시민 5명과 충북 옥천군민 1명, 대전시민 1명이다. 충북도는 A씨가 코로나19를 7명에게 전파한 지표환자(원 감염자)로 보인다는 내용을 최근 청주시에 통보했다.청주시 “확진자 입원치료비·검사비 등 7000여만원 1차 청구” “방역수칙 위반시 즉시 고발·구상권 청구” 시 관계자는 “확진자 입원치료비, 자가격리자 생활지원금, 검사비 등 추정 비용 7000여만원을 1차로 청구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제소 기준을 마련하는 대로 정확한 금액을 산정해 보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금액에는 옥천과 대전지역 확진자의 치료비 등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방역수칙 위반자에 대해서는 즉시 고발하고 구상금을 청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염 사실과 관련해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검사·입원 치료 거부 등 방역 활동을 방해했을 경우 개인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청주시는 8월 31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올해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한 강원도 화천…또다시 터져 확산 우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생한 강원도 화천에서 또다시 재발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는 11일 화천군 상서면 봉오리 A씨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중 30 마리의 혈액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2 마리에서 ASF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처음 발생한 B씨 양돈농가와 2.1㎞ 떨어진 농장으로 살처분(반경 10㎞ 이내) 대상이었다. 강원도와 방역당국은 이날 A씨 농장 1020 마리, B씨 농장 721마리, 또다른 반경 10㎞ 이내 C씨 농장 450마리 등 총 2196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굴착기가 농장 구석에 구덩이를 파 대형 용기(FRP)를 묻고 돼지를 계속 밀어넣었다. 농장 관계자가 돈사에 있던 새끼돼지 뒷다리를 붙잡아 살처분 장소로 옮길 때마다 날카로운 비명이 연신 허공을 갈랐다. 주민 황모(81)씨는 “어제까지도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돼지 비명에 이웃의 아픔이 느껴져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방역당국은 화천 뿐 아니라 이들 농장과 인접한 철원, 양구, 인제, 춘천, 홍천, 양양, 고성 등 8개 시·군 114개 농장에 대한 대대적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이 일대에는 총 29만 2911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최원종 도 ASF방역담당은 “농장마다 10 마리씩 채혈검사해 모두 음성이 나왔지만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것이어서 방심할 수 없다”고 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경기·강원지역 양돈농장과 축산차량 등에 내린 이동 중지 명령을 12일 오전 5시까지로 연장하고 정밀검사, 소독작업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9월 17일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생했고, 이번에 강원 화천에서 1년여 만에 재발했다.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시의 갑질?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의 앞날은

    서울시의 갑질?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의 앞날은

     서울시가 지난 7일 송현동의 대한항공 부지를 공원 용지로 지정했다.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대한항공이 2008년 6월 2900억원을 주고 삼성생명에 부지를 매입한 뒤 여러 부침을 겪은 곳. 아직 공원 결정의 효력이 생기는 결정고시는 하지 않았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도 남아 있지만 공원 강행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만은 확고해 보인다. 서울시가 사기업의 부지를 강제로 공원 부지로 지정했다며 서울시의 ‘갑질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서울시는 경복궁 바로 옆에 있는 송현동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는 서울시의 뜻대로 문화공원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경복궁 인근을 산책하다보면 경복궁 동쪽으로 높은 펜스로 둘러싸인 곳이 있다. 펜스 틈새로 빼끔히 들여다보면 풀만 무성히 자라 있다. ‘이런 금싸라기 땅이 왜 그냥 남아 있을까‘ 싶은 이곳이 바로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다. 3만 7141.6㎡(1만 1235평)의 부지는 그동안 대한항공이 한옥호텔이니, 문화체험공간이니 여러번 계획을 발표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송현동이라는 지명은 소나무 송(松), 언덕 현(峴)을 사용해 소나무 언덕이라는 뜻이다. 조선 초기 궁궐 옆의 소나무 숲이었다. 소나무 숲이 경복궁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조선 중기 이후에는 선조의 부마 영의정 심상규가 소유했다. 후기 들어서는 순조의 부마 창녕위 김병주의 집이, 우국지사 김석진의 집이 자리했다. 일제 강점기 들어서는 친일파 윤덕영·윤택영 형제의 집터로 사용됐다. 이후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소유한 조선식산은행의 사택이 됐다. 광복 후에는 미군 숙소로, 이후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사택으로 이용됐다. 1997년 삼성생명이 1400억원에 매입했고, 2008년에 다시 대한항공이 매입했다.  북촌한옥마을에 있는 해당 부지는 역사를 대표하는 경복궁, 광화문광장이 지근거리에 있다. 청와대, 헌법재판소, 대사관 등 주요 행정기관도 인근에 자리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미술관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대한항공도 이런 특성을 살려 2010년 7성급 한옥호텔을 짓겠다고 추진했지만 인근에 당시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등 학교가 3개나 있어 서울중부교육청에서 퇴짜를 맞췄다. 관광호텔 건립은 학교 주변 50m 이내에는 불가하고, 200m 내에서는 교육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행정소송에서도 패소한 대한항공은 계획을 접고 2015년 문화체험공간 ‘K-익스피어리언스’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사업을 철회했다.  서울시는 호텔을 짓는다고 할 때부터 송현동 부지를 공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유흥시설이 없을 경우 호텔 건립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할 때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부지 매각을 두고 대한항공과 협상을 벌였다. 지난 5월에는 문화공원을 짓겠다는 구상을 외부에 밝혔다. 시 관계자는 “110년 잃어버린 세월을 간직한 서울 도심 한복판의 마지막 남은 미개발 대규모 부지인 송현동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입지적 중요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공공적 활용이 가능한 공원으로 개발하고, 이후 시민과 전문가 공론화를 거쳐 공원의 세부적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시민 3080명을 상대로 온라인에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숲이나 공원 조성에 80%가 찬성했다는 결과를 들어 공원 조성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5~7월 사회주요인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85%가 매입에 찬성했고, 72%가 공원 조성에 찬성했다. 건축가인 승효상 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 사회 주요 인사 10명을 면담한 결과 송현동의 공적활용에 동의했다고도 한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날벼락 그 자체다. 부지 매매 관련 서울시가 공원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는 15곳이 매수 의사를 밝혔지만, 발표 직후 예비 입찰에서는 입찰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서울시가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으로 책정해 공고하는 등 공원화가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인허가 없이 개발이 불가능한만큼 다른 기업에서는 부지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대한항공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 4월 대한항공에 1조 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한 상태다. 기내식 사업 부문을 팔아 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자본 확충의 핵심 방안으로 꼽히는 송현동 부지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송현동 공원화 작업은 제일 중요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이 남아 있다. 권익위는 이달 안으로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익위에서도 공원 결정에 대해서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나 항공산업이 어려운 점에 초점을 맞춰서 논의중이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권익위 조정이 나오는대로 결정고시를 하고 내년까지 부지 매입을 완료한 뒤 2022년 공원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지난 7일 열린 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서울시의 계획대로 ‘문화공원’이 아니라 ‘공적 공원’으로 조성하라고 수정가결됐다. 또한 삼청동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은 공원에 반대하고 있다. 송현동 부지 반경 1∼2㎞ 이내에 삼청공원, 사직공원, 낙산공원 등이 있어 공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는 게 지역 주민의 입장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500안타’ LG 박용택 새 역사 치다

    ‘2500안타’ LG 박용택 새 역사 치다

    2002년 데뷔 후 2222경기 만에 금자탑2018년 양준혁 2318개 기록 뛰어넘어삼성 상대 9회말 2대2 상황에서 2루타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LG 트윈스 박용택(41)이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2500안타 고지에 올랐다. 박용택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9회 말 대타로 출전해 이승현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 냈다. 이 안타로 박용택은 지난 3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김민수를 상대로 2499안타를 때린 지 3일 만에 2500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박용택은 프로 19년째인 올해를 은퇴하는 해로 못박고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기록한 안타는 2439안타. 이번 시즌 61안타만 치면 되는 기록이었기에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5월에 19안타로 순항하던 박용택은 6월에도 안타 행진을 이어 갔고 기록 달성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6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회 말 유격수 쪽 내야 안타를 치고 1루로 전력 질주하다 오른쪽 허벅지에 햄스트링 통증이 왔다. 이날 포함 6월에 20안타를 기록하던 박용택에게는 날벼락이었다. 한동안 자리를 비운 박용택은 8월 12일 복귀했다. 그러나 부상 복귀 후에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출전했다. 1타석씩 들어서는 박용택의 안타 행진은 느리게 진행됐고 8월 한 달간 5안타에 그쳤다.9월에는 선발 출전 기회가 조금 더 많아졌고 덕분에 14안타를 때렸다. 10월 들어 2일과 3일 1안타씩 추가했다. 그리고 통산 출전 2222경기째인 이날 대망의 2500안타를 만들어 냈다. 박용택은 이미 2018년 6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존에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2318안타를 뛰어넘으며 이 분야 신기록을 매번 새로 쓰고 있었다. 2002년 4월 16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2루타를 때리며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뒤 꾸준히 만들어 온 결과물이다. 프로데뷔 후 줄곧 3할 이하를 기록하던 박용택은 2009년을 계기로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그해 0.372의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한 뒤 2018년까지 프로야구 최초로 10년 연속 3할을 넘겼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을 겪으며 64경기에 출장해 0.282의 타율로 기록이 끊겼고 올해 0.302의 타율로 다시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LG가 경기를 뒤집지 못해 연장으로 접어들었지만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박용택의 2500안타를 축하하는 행사가 마련됐다. 양팀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일렬로 서서 박용택을 축하했고 박용택은 꽃다발과 함께 환한 미소를 그라운드에 남기고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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