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난투극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0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폭력은 안된다

    축구장이 위험하다. 그라운드가 거친 폭력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격렬한 몸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축구의 특성상 유리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잡아 끌거나 팔꿈치로 슬쩍 가격하는 것은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상대 선수의 발목을 향해 백태클을 감행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지금 선수들은 끔찍한 피해자가 되고 있다. 가해자 역시 다름 아닌 동료들이다. 올림픽대표팀이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카타르 선수가 연거푸 폭행을 하는 바람에 한국 선수들도 맞붙어 싸웠다. 물론 양 팀 선수들은 경기 도중 시비와 폭행이 결코 올바른 일이 아님을 의식하였고, 자칫 출장 정지 같은 제재를 받을 것을 염려해 거리의 패싸움처럼 난폭하게 행동하지는 않았다. 기세 싸움에서 눌리지 않기 위해 우루루 몰려 가 과시적인 행동만 했고 실제 폭력은 쓰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카타르 선수의 거친 행동은 물론이고 상대 반칙에 보복 행위를 한 하태균이나 상대를 걷어차려 한 오장은의 행동을 ‘우리 편’이라고 해서 두둔할 수는 없다. 축구장이 비극적인 무덤이 되는 경우가 있다. 폭력 때문은 아니지만 최근 스페인 세비야의 안토니오 푸에르타가 경기 도중에 쓰러져 결국 숨졌다. 이 같은 참사는 더 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선수들끼리 시비를 붙거나 거친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경기장을 떠나는 비극도 막아야 한다. 최근 K-리그의 몇몇 경기는 판정 시비로 얼룩이 졌다. 무리 없이 진행했다는 심판들의 항변에도 부당하게 졌다는 주장이 앞선다. 물론 그 경기의 승리자는 말이 없다. 이러한 판정 시비는 오프사이드처럼 접촉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선수들끼리의 몸 싸움이나 반칙을 두고 일어난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거친 플레이를 한 선수들에 대한 비판은 들려오지 않는다. 판정에 대한 의견 표시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소속 선수나 상대 선수를 막론하고 거친 플레이를 한 선수에 대한 따끔한 질책도 반드시 해야 한다. 무엇을 위해서? 깨끗한 경기를 위해서?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거친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승부사적인 기질을 키우기 위해서? 이 또한 필요한 덕목이다. 어린이들에게 비교육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기 때문에?이 점도 중요하다. 그러나 진심으로 중요한 것은 젊은 선수들 모두가 축구장에서 살아남아 건강한 삶을 지속해야 한다는 절대 과제 때문이다. 하루 이틀 공을 차고 마는 게 아니라 축구를 평생 직업으로 삼을 선수들이 이 험난한 세상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깨끗한 경기를 하라고 준엄하게 가르쳐야만 한다. 경기는 짧지만 축구는 영원한 법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동영상] 무기력한 90분…카타르전 난투극 까지

    [동영상] 무기력한 90분…카타르전 난투극 까지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카타르와의 친선전에서 졸전 끝에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4일 UAE 두바이의 알 알리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불안정한 조직력과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채 아쉽게 득점없이 비겼다. 이날 경기는 단조로운 공격과 불안한 수비라는 기존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특히 이 경기에서 후반 투입된 백지훈은 상대선수와 난투극 끝에 레드카드로 퇴장 당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9일 열리는 가상 바레인전을 목표로 평가전을 준비한 박성호 감독은 새롭게 승선시킨 박주호등 7명을 선발 출전 시켰으나 경험부족을 드러낸 채 이렇다 할 공격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들어 박감독은 백지훈, 김승용, 오장은등의 주전멤버를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30분 하태균이 상대 수비수 빌랄의 거친 태클에 넘어지면서 양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 소동으로 빌랄과 백지훈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며 경기는 어수선한 가운데 득점 없이 막을 내렸다. 한편 한국올림픽 대표팀은 6일 바레인에 입성해 9일(오전 1시, 한국시간) 아시아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 나우뉴스 스포츠팀@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디워’는 전쟁 중…1000만돌파 가능할까?

    ‘디워’는 전쟁 중…1000만돌파 가능할까?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가 개봉하고 나서 극장가는 전쟁터로 변했다. 착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놓고 싸우는 ‘드래곤워’(Dragon War)가 아니라 심형래 감독과 충무로의 영화인. 평론가. 언론. 그리고 일반 관객과 네티즌들이 전쟁터에 뛰어들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각각의 주장이 워낙 뚜렷해 어느 한편은 크게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역대 한국 영화 가운데. 최소한 ‘대박 영화’의 부류에 넣을 수 있는 영화 중에서 이렇게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린 영화는 없을 듯싶다. 과연 ‘디 워’에는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충무로 vs 심형래 일부 영화인들이 ‘디 워’와 심형래 감독에 대해 강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심형래 죽이기’ 논란이 촉발됐다. 독립영화 ‘후회하지 않아’를 만든 이송희일 감독은 ‘디 워’에 대해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영화를 잘 만들어서 승부하라. 심형래 감독은 겸손했으면 좋겠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에 심 감독과 ‘디 워’의 열성팬들이 분노해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두 영화인은 곤욕을 치렀다. 일부 언론은 이런 현상을 ‘심형래 죽이기’와 ‘충무로 길들이기’의 시각으로 다뤘다. 마치 충무로 영화인 전체와 심형래 감독의 팬들이 싸우는 양상으로 비쳤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디 워’에 대해 비판적인 일부 영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 영화인들이 심 감독의 능력과 ‘디 워’의 완성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애국심 마케팅 이 부분도 논란이 됐다. 우리의 전통 음악인 ‘아리랑’을 엔딩곡으로 사용하고. 영화 곳곳에 한국적인 요소를 넣은 것을 놓고 “국민의 애국심을 이용한 애국주의 마케팅”이라는 혹평이 나왔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심형래 감독의 개인적인 스토리를 넣은 것에 대해서도 ‘동정심 마케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집 잡기’ 식 비난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할리우드 영화에 물결치는 성조기와 미국식 영웅주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박했으며 개봉 일주일만에 4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디 워’를 관람하면서 심형래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애국심 마케팅’이든. ‘동정심 마케팅’이든 관객의 정서를 자극하는데 큰 효과를 봤고. 흥행의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했다. ◇1000만 돌파 가능할까? ‘디 워’의 관객 동원 추세는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인 ‘괴물’(1300만명)과 엇비슷하다.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이 ‘디 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주제로 ‘디 워 신드롬’을 다룰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봉 전. 심형래 감독의 학력위조 논란에서 시작해 최근 한 방송사가 엔딩 장면을 무단으로 촬영해 방송하면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화제의 중심에 섰고. 이런 면이 흥행 속도에 탄력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극명하게 엇갈리는 시각들이 부딪히면서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극장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1000만 관객 돌파는 무난할 것 같다”며 “‘괴물’의 기록을 깨는 문제는 뒷심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흥행은? ‘디 워’는 원래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뒤 국내 개봉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쇼박스 측이 미국내 배급사와 협상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개봉을 앞두고 “국내 흥행에 실패하면 김이 빠져 미국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그러한 우려감은 일단 떨쳐냈다. 1500~1700개의 스크린을 확보했고. 미국 개봉 때 뚜렷한 블록버스터 경쟁작이 없다는 점. 미국내 대도시에 있는 다수의 교민 관객 등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도 일정 수준의 흥행성적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서울 제휴/이평엽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범여권 배틀 로열/이용원 수석논설위원

    ‘배틀 로열’ 하면 일본의 만화·영화부터 떠올리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학원 폭력이 극심해지자 일본정부는 ‘배틀 로열법’을 제정한다, 이에 따라 군대는 전국의 중3 학급 가운데 한개 반을 무작위로 골라 학생 전원을 무인도로 끌고간다, 각종 무기를 지급받은 주인공 일행은 친구들을 모조리 살해해야 홀로 살아남게 되는 서바이벌 게임을 강요 받는다는 줄거리이다. 극단적인 상황 설정에 폭력·선정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기성세대와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아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소설로 먼저 발표된 뒤 잇따라 만화·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대혼전, 큰 싸움’등을 뜻하는 영어 배틀 로열(battle royal)은 옛 로마제국 검투사들의 결투 형태에서 유래했다.3명이상의 검투사들에게 난투극을 벌이게 해 ‘마지막으로 우뚝 서 있는 자’를 승자로 뽑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방식은 서양 문명에 길이 이어져, 미국에서는 흑인 노예 5∼6명에게 눈을 가린 채 떼싸움을 벌이게 하고 이를 즐기는 ‘게임’이 19세기까지 유행했다고 한다. 하긴 옛날 일만도 아니다. 미 프로레슬링계는 초대 챔피언을 뽑거나 챔피언이 공석이 됐을 때, 숱한 희망자 가운데 챔피언 도전자를 가릴 때 지금도 배틀 로열을 한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어제 대선출마를 선언해 범여권 주자 대열에 정식 합류했다. 유력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돼온 그의 출마선언은 익히 예상된 일. 문제는 범여권에서 출마를 선언했거나 곧 선언할 사람이 스무명 가까이 된다는 데 있다.2007년 대선 정국을 보면서 배틀 로열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배틀 로열에는 장점이 있다. 흥행성을 최대한 높이고, 참가자의 특장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그 역사에서 보듯 배틀 로열에는 오락성·야만성이 혼재돼 있다. 스무명 가까운 주자군(群)에서 국민 기대를 모을 만한 대선후보를 선정하는 일은, 범여권을 자처하는 정치세력이 떠맡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이 희화화해 국민에게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범여권은 지혜와 의지를 모아야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사설] ‘카더라 폭로’ ‘묻지마 해명’ 모두 안된다

    이명박·박근혜 두 한나라당 대선주자와 관련한 검증 논란으로 대선 정국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범여권이 공방에 뛰어들면서 피아(彼我) 구분조차 되지 않는 난투극으로 치닫고 있다. 주가조작 개입 논란에다 부동산 투기 논란, 재단자금 횡령 논란 등 갖가지 ‘의혹’들이 연일 터져 나온다. 이에 질세라 청와대 배후설이니, 아무개 죽이기니 하며 법적 대응을 외치는 반발 또한 필사적이다. 검증은 없고, 공방만 춤 추는 형국이다. 진상을 알 길 없는 국민들로서는 짜증스럽기만 하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후보 검증은 철저해야 한다. 이를 위한 의혹 제기도 마땅히 활발해야 할 것이다. 다만 여기엔 충분한 근거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저 이상하니 밝히라는 식의 주장은 상대 주자를 깎아 내리는 흠집내기 공세일 뿐이다. 열린우리당이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주가조작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 박근혜 전 대표의 탈루 의혹 등을 제기했으나 보다 국민적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두 주자에 대해 중요자료를 갖고 있다는 장영달 원내대표의 어제 발언도 유감스럽다. 자료가 있다면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뭔가 쥐고 앉아 누가 후보가 되는지 지켜 보겠다는 투의 발언은 공작정치의 악취만 풍길 뿐이다. 이·박 두 주자의 대응도 아쉬움이 남는다. 해명이란 것이 고작 사실무근이라거나 옛날에 끝난 얘기라는 식이다.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을 죽이려는 청와대의 정치공작이라고 했으나 이 또한 근거를 대지 못한다면 위기 탈출용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론 의혹을 씻지 못한다. 범여권이 내세운 국정조사나 이 전 시장의 법적 대응은 검증 정국을 정치공방으로 변질시킬 뿐이다. 국민이 원하는 실체 규명과는 거리가 멀다. 단 하나라도 제대로 된 의혹 제기와 해명을 촉구한다.
  • [열린세상] 대통령과 대통합/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열린세상] 대통령과 대통합/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대선을 앞두고 온통 난리다.‘잘되는 집’ 한나라당은 잘돼서 싸우지만,‘안되는 집’이라고 조용한 것도 아니다. 대통령과 측근들은 ‘원칙없는 지역주의 회귀는 안 된다.’며 일갈하고, 구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은 ‘뽑아준 국민을 모욕하지 말고 대선판에서 빠지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얼핏 보면 난투극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통합’이라는 것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갈등이기도 하다. 대통합을 추진하는 이들의 주장이 만만치 않다. 탈당한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말 정치개입은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옛날이든 외국이든 최고지도자가 임기 말에 목소리를 낮추는 것은 자신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다음 사람에게 새로운 정치를 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최소한의 예의로 여겨진다. 게다가 책임정치라는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가능케 한 지지기반, 즉 호남과 충청의 유권자를 무시하지 말라는 논리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또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실제 여론조사(KSOI,5월8일 조사)에서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고,‘열린우리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응답도 수개월 전보다 높아지고 있어 차기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대통합의 당위성에 수긍하는 여론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통령이 저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정치인 노무현’의 삶 자체가 망국병이라던 지역주의 타파였기 때문이다. 그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0년에 감행한 3당 합당에 반대해 외톨이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2000년 16대 총선에서 지역구인 종로를 버리고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해 떨어진 것 역시 지역주의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소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지금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비(非)한나라당 진영에서 추진하는 대통합이라는 것은 노무현만 배제한 호남신당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 노무현’의 한국 정치에 대한 피끓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한 여론은 별로 좋지 않다.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지난 5월8일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이후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던 지지도가 다시 내리막으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유를 분석하자면 복잡할 것 같지 않다.‘국정운영 안 하고 왜 또 저러냐.’는 것이다. 그동안 ‘싸우면 이긴다.’며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노 대통령이지만 지금까지의 여론흐름만을 보자면 판정패인 셈이다. 다만 국민 입장에서는 범여권이든 구여권이든 그들이 추진하는 대통합이라는 것이 어정쩡한 것만은 분명하다.‘우리가 이기려면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는 그들만의 명분일 뿐이다. 또 기껏 모을 수 있는 세력도 예전에 뿌리치고 나온 민주당뿐이어서 ‘서부연합 정당’ 복원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총선 때도 민주당 없이 과반을 얻어 풍성한 의석수를 자랑하던 열린우리당이 이제 와서 ‘호남이 하나되어야 한다.’는 논리 역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소리이다. 지난 3년 동안 열린우리당이 보여주었던 무능과 혼란의 ‘잡탕’ 이미지는 정당정치의 근간인 노선과 정책의 모호함 때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은 새로 만드는 대통합 신당이 ‘이기기 위해 노무현을 배제하는 것’ 말고 어떤 원칙, 어떤 노선, 어떤 비전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 만일 서로 견주어 봐서 노선과 이념이 다르다면 일단 각자의 길을 가는 것도 정상의 정치이다. 원칙 없이 합쳐 놓고, 안 뜨면 또 싸워서 갈라서는 모습만은 더 이상 안 봤으면 좋겠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 열린우리 네티즌들도 ‘내홍’

    “친노세력은 차라리 갈 데가 없으니 집만은 없애지 말라고 사정을 해라.(아이디 야초,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홈페이지)”,“민주당 들어가기엔 차마 낯 뜨거워서 제물로 우리당 해체를 준비하는 것 다 안다.(김승현, 열린우리당 게시판)”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열린우리당 의장간의 공방이 거세지자 인터넷에서는 지지자들간 ‘난투극’이 벌어지고 있다. 노 대통령과 두 전직 의장간의 싸움이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는 것 이상으로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갈 데까지 간’ 험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아이디 ‘고질병’은 정 전 의장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천박한 기회주의자 DY’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어떻게 하면 열린우리당을 멋지게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는 듯하다.”며 정 전 의장을 공격했다.‘김근종’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서 김 전 의장에게 “더 이상 분란과 앞뒤없는 선동은 그만하라.”며 당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두 전직 의장의 지지자들은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을 응원했다. 아이디 ‘대한국인’은 김 전 의장의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놈현(노무현)씨와 그 일당들(노빠)이 조잡하고 시원하게 싸움을 걸어왔는데 꼰대(김근태)도 좀 멋지고 시원하게 한판 싸움을 주도하길 바란다.”며 싸움을 부채질했다.‘대막리지’는 정 전 의장 홈페이지에 “물귀신도 아니고 지금 하는 정치적 행태 볼썽사납다.”며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뿐만 아니라 친노직계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겨냥한 글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아이디 ‘막걸리’는 김 전 의장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유시민, 넘칠 만큼 동지들을 많이도 우려 먹었다. 아직도 부족하여 동지의 피로 궁물(국물)을 만들고 동지의 눈물로 간을 맞추려 하는가?”라고 공격했다.‘정종원’은 열린우리당 게시판에 “당원들의 의사에 충실한 정동영이 기회주의자냐.”면서 “유시민이 기회주의자이고 분열주의자다.”라고 적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울다 웃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왕중왕’ 대결에서 리버풀이 웃었다. 04∼05년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인 잉글랜드의 명문 리버풀은 7일 앤필드 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번 시즌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디펜딩 챔프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0-1로 무릎을 꿇었다.그러나 리버풀은 지난달 22일 원정 1차전 2-1 승리와 합쳐 2-2를 기록,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바르셀로나를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리버풀 외에도 첼시(잉글랜드),AS로마(이탈리아), 발렌시아(스페인)가 8강에 합류했다. 전반에는 리버풀의 공세가 돋보였다.1차전 역전승의 주역 욘 아르네 리세가 전반 11분에 날린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32분에는 바르셀로나 골키퍼 비토르 발데스가 걷어낸 공을 모하메드 시소코가 장거리 슛으로 연결했지만 다시 크로스바를 맞혔다. 또 크레이그 벨라미, 디르크 카윗의 강슛에 리세의 다이빙 헤딩슛까지 모두 바르셀로나 문전을 향했지만, 발데스와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이 걷어내는 바람에 무득점이 이어졌다. 그러자 바르셀로나는 아이슬란드 출신 공격수 에이두 르 구드욘센이 교체 투입된 지 4분 만인 후반 30분,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고 데쿠가 절묘하게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결승골을 뽑았다. 그러나 그 게 전부였다. 첼시는 런던에서 열린 FC포르투(포르투갈)와 홈 2차전에서 미하엘 발라크의 결승골로 2-1 승리,8강에 합류했다. AS로마(이탈리아)는 프란체스코 토티, 알레산드로 만시니의 연속골로 프랑스 리그 챔피언 올랭피크 리옹을 2-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발렌시아(스페인)는 홈 경기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 인터 밀란과 득점없이 비겼지만 지난달 원정에서 2-2로 비긴 덕에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뒤 두 팀은 난투극을 벌여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추락하는 유럽축구

    이탈리아와 독일 축구장의 폭력 사태 이후 잠잠하던 유럽 축구가 지난 주말 다시 폭력으로 얼룩졌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를 함께 연고지로 한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와 파르티잔의 경기 직후 양팀 서포터스와 경찰이 연쇄 충돌, 경찰관 4명을 포함해 13명이 다치고 27명이 체포됐다. 두 팀 팬들은 파르티잔이 4-2로 이긴 뒤 투석전을 벌였고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과 부딪쳤다. 레드스타와 파르티잔은 불과 100m 거리에서 각각 홈 구장을 쓰고 있고 과거에도 수 차례 폭력 사태를 빚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가 끝난 뒤 아틀레티코 팬들이 난동을 일으켜 경찰이 고무 총탄을 난사했다. 흥분한 팬들은 경기장 주변의 차량을 파손했고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는 등 17명이 다쳐 4명이 병원에 후송됐다. 웨일스 카디프에서는 런던 라이벌 첼시와 아스널의 칼링컵 결승에서 두 팀 선수들이 종료 직전 난투극을 벌였다. 존 오비 미켈(첼시), 콜로 투레,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이상 아스널)가 주먹을 휘두르다 레드카드를 받았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난투극’ 두 주인공 함께 골맛

    #장면 1 약 4개월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토는 지난 12일 프리메라리가 라싱 산탄테르전에서 후반 막판 감독의 교체투입 지시를 거부했다. 호나우지뉴와 에토가 설전을 주고 받는 등 불화가 생겼다. 사건은 에토가 팀 훈련에 복귀하고 호나우지뉴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며 진화됐다.#장면 2 리버풀(잉글랜드)은 바르셀로나와 대결을 앞두고 포르투갈에서 전지훈련을 했다.17일 훈련 뒤 가진 파티에서 크레이그 벨라미는 욘 아르네 리세에게 노래를 재촉했고, 리세는 신경질적으로 거절했다. 격분한 벨라미는 새벽녘 리세의 방을 찾아가 골프채를 휘둘렀다. 동료들의 만류로 큰 사고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벨라미는 리세와 화해했고, 벌금 8만 파운드를 물었다. 22일 스페인 누캄프 스타디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리버풀의 16강 1차전이 열렸다. 프랑크 레이카르트 바르셀로나 감독은 에토를 엔트리에서 아예 뺐다. 에토는 사복 차림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반면 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은 벨라미를 왼쪽 공격수로, 리세를 왼쪽 미드필더로 내보내 호흡을 맞추게 했다. 리버풀이 2-1로 역전승했다. 벨라미는 팀이 0-1로 뒤지던 전반 43분 스티븐 제라드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뽑았다. 벨라미는 골프채를 휘두르는 세리머니로 동료들을 웃겼다. 벨라미는 후반 28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공을 따냈고, 노마크 상태인 리세에게 패스했다. 리세는 침착하게 역전골을 뽑아냈다. 결승골을 합작한 두 선수는 진한 포옹을 나누며 기뻐했고, 관중석에 있던 에토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한편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잉글랜드)를 이끌고 옛 팀 FC포르투와 승부를 겨뤘으나 1-1로 비겼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야구방망이 진압 논란

    경찰이 성인오락실에 감금된 사람들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난투극이 벌어져 경찰관 2명과 피의자 4명이 다쳤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자기들이 운영하는 오락실에 권모(37·회사원)씨 등 4명을 가두고 폭행해 1100만원을 뜯어낸 프로레슬러 출신 업주 김모(48)씨 등 4명에 대해 7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 등은 검거되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둘러 영등포경찰서 소속 민모(37) 경장 등 경찰관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오락실 폐쇄회로(CC) TV 화면에는 민 경장 등이 6일 오전 7시10분쯤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규정에 어긋난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CC TV 화면에는 경찰이 신분증을 제시하며 야구방망이와 당구채 등으로 김씨 등을 때렸으며 수갑을 채우고 나서도 구타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워낙 거세게 저항하며 주먹을 휘두르다 보니 침착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내부 감찰을 통해 진상을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천정배의 ‘허언(虛言)’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천정배의 ‘허언(虛言)’

    열린우리당이 너무 시끄럽다.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는 망각한 채 정계개편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서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통합신당론’과 도로 민주당은 안된다는 ‘재창당론’으로 나뉘어 친노(盧) 그룹과 반노·비노 그룹간의 첨예한 세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마디로 당 해체냐, 당 사수냐의 선택이다. 당청 갈등도 위험 수위를 오락가락한다. 급기야 김한길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실정치에서 손을 떼줄 것을 요구하는 ‘하극상’의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 국면이 심화된 데는 대권 예비주자인 천정배 의원의 지난달 29일 발언을 빼놓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천 의원은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주춧돌 역할을 한 ‘천·신·정’ 트리오의 한 명이다. 개혁 성향이 돋보인다 해서 원내 제1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노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더욱이 그는 노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후보 경선의 깃발을 들었을 때 이를 지지한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우리당이 출범하기 전 민주당 신·구주류간 갈등이 치열할 때는 노 대통령의 뜻을 가장 충실히 실천한 ‘향도’역이란 얘기도 들었다. 그만큼 노 대통령과 천 의원은 동지적 관계였다. 당시 천 의원은 미국의 공화당이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이나 보수당처럼 100년 이상 지속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장담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특히 지역주의 극복과 아래로부터의 공천을 골자로 한 정당 개혁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했었다. 비스름한 시기에 이광재 청와대 상황실장의 경질을 주장하면서는 “노무현 정부는 수십년, 아니 수백년간 민초들이 피흘리고 싸우고 희생해서 가까스로 만든 정부”라고 했던 천 의원이다. 그런 그가 당의 간판을 내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통합신당 논의를 공식 제안한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그 많은 명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며 산고 끝에 당을 만들어 놓고 3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사실상 당을 해체하는 쪽에 섰으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것도 3년 전 낯 뜨거울 정도의 난투극 끝에 이혼한 민주당과 재결합을 추진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치 도의적 측면에서 한번쯤은 당의 간판으로 대선이나 총선을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천 의원은 그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행사에도 참석했다. 대권까지 노리는 그로선 호남이란 전략적 요충지를 버릴 수 없는 현실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런 것들은 포말 정당의 주역이었음을 자기고백하는 것에 진배 없다.100년 정당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쳐 놓고는 어떤 이유에서 3년 만에 간판을 내리겠다고 하는지 천 의원은 대국민 속죄록부터 써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정치사의 망령인 지역주의 복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렇게까지 이른 데는 노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 국민들의 커다란 실망감과 경제적 낭패감은 상상 이상이다. 그럼에도 오로지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이합집산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더구나 지금은 북핵 실험으로 남남갈등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명분과 원칙, 이념적 좌표는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결국 정도(正道)로 가야 훗날 훌륭한 평가를 받게 된다. jthan@seoul.co.kr
  •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2) ‘짝사랑’은 이제 그만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2) ‘짝사랑’은 이제 그만

    “당신, 일본 사람인가요?” “아닌데요.” “그럼 중국사람?” “아니요.” “그러면…한국인?” “네.” “남한이요? 북한이요?” “물론 남한이죠. 북한사람들은 자유롭게 외국에 나올 수가 없어요.” “맞아, 그렇지. 남한의 수도가 평양이던가요?”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한국을 모른다. 동양하면 으레 일본을 먼저 떠올리고, 그리고 중국을 얘기한다. 한국은 언제나 그 다음이다. ●지금껏 짝사랑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프랑스에 대해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멋과 낭만의 나라 프랑스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만큼 그들도 우리에게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완전한 착각이다. 우리가 상식선에서 프랑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나폴레옹부터 에밀 졸라, 생텍쥐페리, 장폴 사르트르 등 각계의 명사는 물론이요, 루브르박물관 등 명소들을 본 것처럼 알고 있다. 프랑스 와인은 또 어떤가. 무슨 무슨 샤토의, 몇년도 포도주가 최고라는 것을 읊을 줄 알아야 분위기와 유행을 아는 사람으로 친다.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우리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까?불행하게도 프랑스인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아니 우리나라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고, 초고속인터넷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삼성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있는데 우리를 몰라?KTX도 프랑스에서 들여왔는데….”라고 반박할 테지만 사실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일본어나, 중국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한반도가 지구상의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서래마을 냉동영아 사건은 프랑스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례다. 한국의 전문가들이 유전자 감식 결과 쿠르조 부부가 냉동영아들의 부모임이 드러났는데도 이들은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뗐다. 지난 8월22일 쿠르조 부부가 투르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프랑스 기자들도 이 사건이 너무 많은 수수께끼를 갖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수사결과는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변호사도, 수사당국도, 여론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프랑스를 일방적으로 좋아한 셈이다.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20년을 맞았지만 상황은 1886년 수교 당시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한국측은 몇해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했고, 총리가 기념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는 등 부산을 떤 것과는 대조적으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아예 관심조차 없다.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 문제도 그렇다. 우리 정부는 1993년 이래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한국의 프랑스에 대한 ‘짝사랑’은 관광객수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연간 프랑스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40만명 정도다. 반면 한국을 찾는 프랑스의 관광객수는 연간 4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은 찬밥신세 프랑스인들은 일본을 매우 좋아한다. 그들에게 일본은 ‘이국적’인 것의 표상이다. 일본은 기술력이 세계 최고이며 독특한 문화를 가졌다고 높이 평가한다. 프랑스에서는 일본식 스시바가 인기다. 망가(Manga)는 일본 만화, 기모노는 일본 전통의상이라는 것 쯤은 다 알고 있다.19세기 말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문화에 심취했듯이 일본은 그들에게 언제나 흥미로운 탐구의 대상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 다음으로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갖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에어버스 항공기, 초고속열차(TGV) 등 프랑스의 기술력을 수출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부터 나서서 중국의 환심을 사려고 난리다. 반면 한국은 영원한 찬밥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꼽지만 한국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프랑스를 찾지만 한국어 안내문을 갖춘 관광지는 루브르 박물관이 고작이다. 베르사유궁전의 박물관장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관장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베르사유궁”이라고 자랑하면서 “한국인들은 베르사유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매년 적어도 10만명은 베르사유궁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관장조차도 이렇게 모르고 있다니 기가 막혔다. 한국어 안내문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국가이미지 개선노력 절실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계기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20년전 프랑스 언론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한국의 이미지는 대학생 시위대가 전경들과 난투극을 벌이는 것이 고작이었다.10년 전에는 재벌기업과 맞선 노조의 폭력시위가 단골 메뉴였다. 지금은 북한 핵문제가 한국 관련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나마 최근 몇년간 한국 영화가 프랑스의 극장가에서 선전한 덕분에 영화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 사이에서 한국을 보는 눈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신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났던 기 소르망은 말했다.“프랑스인들은 한국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무관심하다. 한국 정부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lotus@seoul.co.kr ■ ‘파리 신드롬’이란 ‘파리 신드롬’이란 게 있다. 2004년 정신치료학 전문저널 네르뷔르(Nervure)에 처음 보고됐다고 하는 파리 신드롬은 불친절한 주민, 지저분한 환경 등 상상과는 다른 파리의 실상에 외지인들이 파리에서 겪게 되는 정신적 충격과 피해를 뜻한다. 일본인 관광객들 중에서 그 사례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 프랑스의 대중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는 최근 호에서 매년 10여명의 일본인들이 파리를 관광하고 난 뒤 너무나 지저분한 거리와 파리 사람들의 불친절함에 큰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을 지경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중 3분의1은 파리 방문 당시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정신병으로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좀 과장된 듯 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파리는 누구에게나 동경의 도시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만화나 영화를 통해 본 프랑스인은 고상했으며 여행 가이드북에 소개된 프랑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런데 직접 와보니 상상과는 너무 다른 것이다.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길거리에는 개똥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지하철에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술에 절어 있는 노숙자들도 많다. 이런 모습에 실망하고, 스트레스받으며 관광을 하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날치기라도 당하면 심리적 공황상태를 맞을 수 있다. lotus@seoul.co.kr
  • “편견은 이제 버려”…코믹·퇴폐 발레가 온다

    “편견은 이제 버려”…코믹·퇴폐 발레가 온다

    발레가 귀부인처럼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모르시는 말씀. 발레도 때로는 이웃집 아가씨처럼 장난기 넘치고, 선술집 요부처럼 퇴폐적일 수 있다. 못 믿겠다면 새달 잇따라 무대에 오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10월14·15일 성남아트센터)와 스웨덴 출신 마츠 에크가 안무한 국립발레단의 ‘카르멘’(10월24∼28일 예술의전당)을 놓치지 마시길. 짝을 찾는 선남선녀의 좌충우돌 코믹극, 유혹과 질투로 점철된 처절한 난투극이 발레에 대한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날려버릴 것이다. 둘다 국내 초연작으로, 발레의 다양한 얼굴을 만나는 흔치않은 기회다. ●이보다 더 코믹할 순 없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소문으로만 알려진 발레리나 강수진의 코믹 연기를 마침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애절한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던 강수진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며 남자를 골탕 먹이는 고집불통 아가씨로 분한다. 섬세하고 절제된 표현력으로 드라마틱 발레의 주역을 독차지해온 강수진은 1997년 이 작품으로 처음 희극에 도전했다. 당시 레이드 앤더슨 예술감독에 의해 강제로 카트리나역을 떠맡았던 강수진은 자신도 미처 몰랐던 내면의 숨은 끼를 발산하면서 발레리나로서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1960년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을 최정상에 올려놓은 안무가 존 크랑코의 작품.‘로미오와 줄리엣’‘오네긴’‘카르멘’등 고전문학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즐겼던 그는 말괄량이 아가씨가 온순한 아내로 길들여지는 과정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뛰어난 안무력을 가미해 재치넘치는 희극 발레를 만들어냈다. 2002년 ‘카멜리아 레이디’,2004년 ‘오네긴’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고국을 찾은 강수진의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5만∼18만원.(031)783-8022. ●이보다 더 치명적일 순 없다 토슈즈를 벗어던진 무용수, 허공에 자욱한 담배 연기, 대담한 성적 유희와 격투가 난무하는 무대…. 국립발레단의 ‘카르멘’은 파격의 연속이다.1992년 이 작품을 초연한 마츠 에크는 대머리 백조가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로 국내에도 이미 소개된 적 있는 안무가. 유머가 깃든 독창적 안무로 유럽의 모던발레 선구자라는 찬사를 얻고 있는 그는 비제의 걸작 ‘카르멘’을 50분 분량으로 압축해 자신만의 기발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재창조해냈다. 마츠 에크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진행중인 이번 공연에는 초연 당시 카르멘을 연기했던 안나 라구나와 스위스 바젤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허용순, 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 주역 무용수 유룩 시몬이 조안무자로 참여해 단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시아 초연인 만큼 무대 세트와 의상 등에도 해외 스태프가 참여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치명적인 유혹과 질투가 번득이는 무대를 장악해야 하는 건 역시 무용수들.‘팜프 파탈’카르멘으로는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과 노보연, 영화 ‘셸 위 댄스’의 여주인공 구사카리 다미요가 번갈아 출연하고, 호세로는 장운규와 이원철이 더블 캐스팅됐다.‘카르멘’에 이어 비제의 음악에 조지 발란신이 춤을 입힌 ‘심포니 인 C’가 함께 공연된다.2만∼10만원.(02)587-618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온라인 시비 말고 진짜 싸워라”

    인터넷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끼리 실제 만나 싸움을 벌이는 ‘현피(현실PK)’를 조장, 현장 폭력을 즐기고 이를 확산시키는 일부 네티즌의 그릇된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현피’는 ‘현실’의 앞글자인 ‘현(現)’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다. 온라인에서 같이 게임하던 사람을 직접 찾아가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다. 게임 이외에도 온라인상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폭행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현피(現 Player Kill)´ 부추기는 행태 도마에 18일 디씨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사 패션갤러리 게시판에서 옷을 흥정하던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말싸움을 벌이자 주변의 네티즌들이 “그러지 말고 진짜 만나서 제대로 싸우라.”며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을 올렸다. 당사자들은 14일 “혼내주겠다.”며 이날 오후 9시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자신들도 현장에 따라나가겠다고 환호했고, 특히 한 네티즌은 아예 e포스터까지 제작해 배포하는 황당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게시판에 올려진 문제의 포스터에는 ‘(싸움에)지면 게시판을 떠나야 한다.’는 등의 자극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분쟁 당사자인 2명의 고교생은 이날 약속장소에 나타나 10∼20명의 네티즌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먹을 휘둘렀고 5분가량 난투극을 벌였다.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한명의 구경꾼이 이들을 말려 싸움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곧바로 인터넷에 올려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관련, 디씨인사이드 패션갤러리 관리자는 “15일 오전 1시부터 약 5시간 동안 관련 사진과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웹사이트에 접속장애가 발생할 정도였다.”면서 “게시판의 접속시도가 폭주해 이후 수 만건의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억압된 폭력 본성 대리만족 하려는 것” 하지만 여전히 관련 글과 사진이 다수 게시돼 있다. 디씨 뉴스란에도 여과없이 게재돼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해당 사진과 글은 대형 포털사이트에 옮겨져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에 들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해당 게시물이 관련 인물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14일 오후 관련 검색단어를 검색순위에서 제외시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네티즌의 ‘현피’ 조장에 대해 “사회환경에 의해 억압된 폭력적 본성을 대리만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에서는 익명의 다수 속에서 개인성이 사라져 개인의 도덕성마저 무감각해진다.”며 “이같은 군중심리는 책임감을 분산시키고 더욱 과격해진 개인은 폭력을 조장하는 것도 서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강남서 60여명 난투극

    6일 오전 4시54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S사우나에서 건물주와 세입자가 상가 영업권을 두고 용역업체 직원까지 동원,60여명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4명이 다쳤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들 가운데 33명을 연행해 건물주 이모(45)씨와 세입자 대표 정모(50)씨 등 1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사우나는 2002년 3월 구두공과 이발사, 식당 주인들이 6억 80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입주했지만 이후 제대로 운영되지 않다가 건물주가 보증금과 세입자들이 쓴 확장공사비용 19억 5000여만원을 돌려주지 않은채 영업권을 요구하자 세입자들이 반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서로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대치하다 전날 오전 4시20분쯤에도 충돌, 용역업체 직원 황모(25)씨가 다치는 바람에 경찰 지구대 직원까지 현장에 출동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60여명이 집단 충돌하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피로 얼룩진 선거

    카리브해의 소국 아이티 대선 투표가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유혈 사태 속에 7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투표소에선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2명이 깔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부 그로스 모르네 지역에서는 한 유권자가 경찰관과 시비를 벌이다 총에 맞아 사망하자 군중들이 이 경찰관을 폭행, 숨지게 했다. 유권자들끼리 난투극을 벌여 수십명이 다치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로 반미 성향의 장 메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축출된 지 2년 만에 실시된 이날 선거는 유엔 평화유지군 9400명과 경찰 6000명의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졌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남아공에 망명해 있는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 추종세력의 재기 여부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킨 르네 프레발(63) 전 대통령은 아리스티드의 충실한 계승자를 자부하고 있다. 군부세력을 결집, 아리스티드 축출 쿠데타를 주도했던 귀 필립(37)이 얼마나 프레발을 추격할지가 관심거리다. 무려 33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달 19일 결선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반발해 대규모 소요가 벌어질 개연성은 여전하다.8일 치러진 네팔 지방선거도 결국 피로 얼룩졌다. 정부군과 공산반군의 충돌 속에 투표율마저 저조해 정정은 끝모를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반군은 선거사무소 등 12곳의 관공서에 폭탄 공격을 가했으며, 정부도 30여명의 시위 정치인을 체포했다. 사흘 동안 여당 후보 2명 등 모두 9명이 반군에 살해됐다. 로이터 통신은 반군의 공격을 두려워한 후보자들의 출마 기피로 4000여개 의석 가운데 2200개 이상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머지 선거구도 삼엄한 경계 속에 투표가 진행됐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권자를 찾기는 힘들었다.7개 야당연합과 마오이즘을 추종하는 반군은 이번 선거가 지난해 2월 친위쿠데타로 집권한 기아넨드라 국왕의 철권 통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투표 불참과 총파업을 선언했다. 또 투표하는 유권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해 왔다. 심지어 여당 소속 후보조차 선거운동 기간에 출마를 포기했으며, 남은 후보들도 군부가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이세영 박정경기자 sylee@seoul.co.kr
  • [쉬어가기˙˙˙] 英법원, 패싸움 축구팬에 징역 2년

    영국 법원이 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한 축구팬에게 징역 2년에 10년간 축구경기 관람금지를 선고.AP 통신은 5일 런던 남서부 킹스톤크라운법원 앤드루 캠벨 판사가 라이벌팀 팬들과 길거리에서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팬 데이비드 심(33)에게 이같이 판결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심은 2004년 3월 애스턴빌라 팬들과 사전에 패싸움을 약속하고 런던 킹스크로스역 인근 번화가에서 만나 유리 조각과 병 등을 집어던지며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 서로 머리채잡고 “이년아”

    서로 머리채잡고 “이년아”

    리허설이 시작하려던 참에 찾아온 최(崔)가 지(池)의 따귀를 두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머리끄덩일 맞잡고 들어붙었다. 참아 입에 담지못할 아름답지 못한 욕설과 주먹질, 발길질이 오가고 급기야 우산대 까지 동원. 연기가 아니었다. 6월2일(月) 하오 2시30분 KBS-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이 난투극은-. 칼부림 반보직전의 공포분위기까지 몰고 갔던 이들 아가씨 「액션·스타」들은 한창 연기공부에 열중해야 할 풋나기 여배우란 점에서 안팎서 빈축. 게다가 향기롭지 못한 뒷 소문까지. KBS-TV 「스튜디오」에서는 연속 「드라마」『그림자』의 「리허설」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출연자중에서 남정임(南貞妊), 정혜선(鄭惠先), 지연주(池姸周)등 여배우들이 한편에 몰려 있었다. 이 때 자주 「스튜디오」안에도 드나드는 영화배우 최인숙(崔仁淑)이 들어 왔다. 최양이 이 날 KBS-TV를 찾아온건 Y모PD로 부터 새 「프로」의 출연교섭을 위해 들러 달라는 전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한 옆에 있던 지연주(池姸周)가 최를 흘낏 보고는 안색이 변했다. 그리고는 침착하려고 애쓰면서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최는 지연주와 눈이 마주치자 『너 이뻐 졌구나』하더니 옆에있는 남정임 보고 『언니 쟤 알지? (남정임 우물쭈물 대답) 나 저거 한 버릇을 고쳐 줘야겠어』지 『뭐 버릇을 어쩐다구』 티격태격 옥신 각신 둘만이 알아 들을 내용 없는 말다툼을 오래 했다. 그러다 최가 먼저 지의 따귀를 때리자 가볍고 빠른 손찌검이 왔다 갔다. 둘은 못참겠다는 듯이 동시에 서로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여자가 싸울땐 구구한 사설을 늘어 놓게 마련이다. 이들은 『날 죽여라』 『너 죽인다』외의 사설을 생략한 싸움을 했다. 주위의 배우들이 뭔가 남자관계가 아닐까? 짐작하게 하는 풍경이었다. 거의 무언의 난투는 치고받을수록 분을 돋우는 것. 최는 힘으로는 못당하겠다는 듯 두리번 거렸다. 마침 옆에는 지의 우산이 놓여 있었다. 최가 그 우산을 집어 들고 휘두를 기새를 보였다. 이때부터 지는 본래 지병이었던 고혈압이 악화되어 쓰러질 상태에 있으면서 최에게 『너 죽고 나죽자』고 덤벼들었다. 지와 그렇고 그런 남자가 최와 동거 했다 소문인데 여자들은 감히 그 틈에 끼여 말려 볼 생각도 못하고 발을 구르며 『살인 나겠다』고 뛰어 다녔다. 정혜선은 『여자들의 치부(恥部)를 보이는 것 같아』문을 꼭 닫아 쥐고 악을 써서 말리고 있을때 건장한 남자 「탤런트」최불암(崔佛岩)이 뛰어 들었다. 최불암은 우선 최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며 뜯어 말겨 분장실로 몰고 들어 갔다. 그러자 분이 안풀린 지는 그대로 펄펄 뛰고 있었다. 주위에서 말리는 통에 정신을 차린 지는 자기가 맡은 「리허설」을 끝냈다. 머리 한옆 머리칼이 뭉턱빠지고 목밑으로 손톱 자국이 시뻘겋게 난 최는 『너는 내 칼에 맞아 죽을 줄 알어』하면서 퇴장했다. 1시간의 난투극은 끝났다. 그러나 두 아가씨의 난투극은 지저분한 그 뒷소문때문에 또 한번 말썽. 이 날 『그림자』의 녹화를 끝내고 지가 KBS-TV를 나서자 한 청년이 나타나 그녀를 자가용차에 태우고 사라졌다. 이 문제의 청년D는 지가 녹화가 있는 날이면 늘차를 몰고 와 기다리며 때로는 2~3시간씩 연습광경을 지켜보기도 한다는 것. 그 D군과 지가 요즈음 「그렇고 그런」사이라는것. 그런데 소문은 더 한층 「쇼킹」하다. 바로 지와 싸움을 벌였던 최가 D군과 한때 동거생활을 한 적이 있다는 것. 그러나 D군이 지는 만나자 지에게 빠져버려 최와 지는 앙숙의 사이가 되어버렸고 이 날의 난투극도 이런 감정의 축척이 폭발한 것이란다. D군과 지의 정사는 「그린 파크」등 여러곳서 사람들 눈에 띄었고 근래에 와선 아예 터놓고 D군이 차를 물고 방송국에 찾아와 지의 녹화가 끝날때까지 기다린다는 것. 지는 KBS-TV에서 『아로운』을 방영할때 「히데꼬」역으로 특채된 아가씨. 그러니까 KBS-TV 전속은 아니다. 최측선 만난일도 없다 엉뚱하게 조롱했기 때문 대전태생의 외동딸로 서울에는 혼자 올라와 있으며 신촌 외갓집과 금호동 고모집을 전전하는 「주거부정」의 아가씨. 한편 최는 인천태생으로 인천 인화(仁花)여고를 졸업. 그해 申「필름」에 발을 들여놓은 병아리 여배우다. 그동안 『8도(道)기생』『제3지대』등에 조역으로 출연했으나 그리 빛을 보지 못한 편. TV쪽에는 아직 한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다. 이런 최가 KBS에 자주 들른 것은 AD(보조PD)로 있는 L씨와의 관계때문. 이들은 약 5년전부터 사실상 동거해온 사이였다. 그래서 최쪽의 해명을 따르면 이날 난투극의 진상은 소문과는 전혀 다르다. 평소 서투른 연기때문에 PD·AD들에게서 꾸지람은 자주 들은 지가 그 앙가품으로 최와 L모씨의 관계를 필요이상으로 『나팔을 불고 다녔다』는 것. 이 날도 최가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지는 조롱하는 어투로 『오늘 조감독 안나왔어』하고 한마디 던지는 바람에 최는 확 기분이 상해버렸다는 것이다. 최의 말로는 D군이란 청년을 한번 만난 적도 들어본적도 없다는 것. 이 말을 뒷받침하듯 최와 동거중인 L씨는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내가 어떻게 더 이상 같이 살았겠느냐?』고 펄펄 뛰고있다. 이래서 이 날의 난투극은 서로 누가 더 때리고 얻어 맞았느냐는데서 부터, 누구든 D군과 어떻고 누구는 L씨와 어떻고 하는 뒷 소문에, 3각 4각의 관계로 까지 발전, 방송가에 심심찮은 화제를 던져 주고 있다. 한편 이 난리를 보고 겪은 KBS-TV의 「프로듀서」와 연기인들은 한결같이 『마치 우리들 일처럼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면서 『한창 공부를 해도 될까말까 한 풋나기들이 그런 지저분한 싸움을 벌이다니-』하며 분노가 대단하다. 사실상 KBS-TV의 「프로듀서」들은 곧 회의를 열고 지·최 두 사람을 TV에 출연시키지 않을 결의를 할 움직임이다. 이래저래 연예계에 화젯거리가 생겼지만 이런 여배우들이 안방극장에까지 나타난다는 건 좀…. [ 선데이서울 69년 6/8 제2권 23호 통권 제37호 ]
  • 쉬어가기˙˙˙

    18일 열린 미국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빈볼 시비에 이은 집단 난투극으로 양 팀에서 7명이 퇴장당했다.6회말 캔자스시티 선발 에르난데스가 던진 볼이 기옌의 머리에 맞자 양팀 선수들이 뛰어나와 충돌 직전까지 갔다가 진정되는 듯했지만, 갑자기 디트로이트의 투수 카일 펀스워스가 상대 마무리 제레미 애펠트를 넘어뜨리며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결국 캔자스시티의 버디 벨 감독과 선수 3명 등 4명, 디트로이트의 선수 3명 등 모두 7명이 퇴장 명령을 받았다고.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