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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청와대회동 무엇을 논의하나

    ◎“「총체적 난국」 타결”… 공동대처 협의/당내분 정리ㆍ노사문제등에 강력 대응/경제등 난제산적,처방엔 어려움 많아 7일하오 청와대에서 열리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ㆍ박태준최고위원대행 등 민자당수뇌 4인회동은 전당대회준비및 당결속다짐등 당무논의를 넘어서 정부ㆍ여당이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한 현 시국수습방안을 폭넓게 협의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의 정치ㆍ경제ㆍ노사ㆍ방송 등 국정 모든 분야가 처한 어려움을 고려할때 이날 청와대회동에서 난국을 한꺼번에 풀 수 있는 묘책이 제시되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최근 국정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큰 요인중의 하나가 민자당의 내분과 정치력부재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 지적이고 보면 집권여당의 수뇌 4인이 난국해결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공통인식을 내외에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호전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ㆍ여당은 올초 3당통합을 이룩하면서 이같은 정계개편이야말로 경제를 비롯해 우리가 처한 위기국면을 해소하는 길이었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그러나 통합이후 민자당내부는 「되는 것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삐거덕거렸다. 기존 여당의 순응적 체질에 불만을 품은 민주계는 끊임없이 「도전적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당내 갈등양상이 첨예하게 표출됐다. 이에 따라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그 어느 때에 비해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는가 하면 야당이나 재야에서는 「거국내각구성」 「정권퇴진」등 극한요구를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아래 정부ㆍ여당의 수뇌부는 KBS사태등 방송문제,현대중공업파업등 노동문제,물가ㆍ증시ㆍ토지투기 등 경제ㆍ사회 전반의제문제에 대한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했으며 청와대 4자회동이 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 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4자회동에서 시국수습을 위한 공통인식이 도출되고 포괄적으로나마 난국극복대책이 제시된다면 일반국민의 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정부ㆍ여당의 위기관리능력이 의심받게돼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미상태로 빠져들 우려마저 없지 않다. 이번 청와대 4자회동의 성패의 관건은 김영삼최고위원의 태도에 달렸다고 보여진다. 김최고위원은 그동안 민자당내 민정ㆍ공화계,그리고 청와대와는 국정운영방법에 있어 상당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내부적으로 탈당의사까지 내비췄던 것으로 알려진 지난번 박철언파동때보다는 김최고위원의 심기가 최근 많이 누그러지긴 했으나 아직도 앙금이 완전히 가신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지난 2일 노재봉비서실장을 상도동 김최고위원자택에 파견,KBS사태등을 둘러싼 김최고위원의 자제와 이해를 당부했으며 이때 김최고위원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최고위원이 청와대측에 요청하고 있는 사항은 ▲재벌의 부동산 투기근절 ▲KBS사태에 대한 정부입장 재검토 ▲안기부장ㆍ내무부장관 등의 경질,그리고 전당대회이후 민심수습을 위한 대규모 당직개편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측은 이중 부동산투기에 대해서는 김최고위원의 의견을 대폭 수용,정부가 앞장서 재벌들의 토지투기를 막기 위한 고단위 처방을 강구중에 있으며 청와대회동에서도 이를 재확인하게 되리라 전망된다. 그러나 KBS사태와 현대중공업분규등 노사문제에 대해서는 김최고위원이 정부측 입장에 동조토록 「설득」 당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ㆍ여당의 불법분규에 대한 강경대처의지가 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측은 특히 김최고위원이 안기부장ㆍ내무부장관의 경질등 대통령의 통치권을 훼손할 수 있는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자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청와대회동시 당직개편을 포함한 인사문제는 9일로 예정된 창당전당대회이후 논의하자는 선에서 마무리짓겠다는 생각이다.
  • 여야의 난국수습책 마련 이모저모

    ◎“시국 난기류 타개”… 정치권도 총력대응/“위험수위” 판단… 정치안정 회복 주력/임시국회등 초당적 대처방안 모색/상황인식ㆍ처방방법 견해차 해소가 급선무 「총체적 난국」으로 진단되고 있는 현재의 시국을 타개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자당과 야권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처방전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외견상 정치권이 발벗고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현상황에 대한 인식과 처방방법은 각양각색으로 표출돼 이들 처방전의 효과는 미지수다. ○…민자당은 부동산투기심화 및 증시붕괴직면등으로 이어지는 경제상황악화와 노사갈등심화,각종 민주화입법추진 미흡등으로 인한 정치ㆍ사회전반의 난기류형성은 단순한 경제ㆍ사회적 위기상황을 넘어 정치권을 위협하는 수위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난국상황이 3당통합이후 더욱 심화됐다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정책위산하의 각급 정책회의 및 당무회의ㆍ당직자회의ㆍ당정회의등을 통해 당차원의 대응책 제시에 적극적인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주택난 해소를 위한 대국민토론회등을 통해 주택문제해결 및 부동산투기 억제대응방안등을 논의한 데 이어 3ㆍ4일의 당무회의ㆍ부동산투기대책 당정회의 등에서도 민자당의 대처방안을 제시할 예정. 이와함께 야권의 노동위 소집요구등 국회차원의 대책논의주장에 대해 미온적이었던 자세를 바꿔 각종 상위소집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적극적인 노력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자당의 이같은 적극적인 의욕과시에도 불구,각종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가 처방전 제시에는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정리된 당의 입장을 내놓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민주계측이 각 분야에 걸쳐 개혁정책추진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민정ㆍ공화계는 「야당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습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치부하고 있어 계파간 감정대립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는 양상. 민정ㆍ공화계는 『모든 문제는 완급을 가려 순서대로 풀어나가야지 목소리만 높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민주계의 개혁일변도의 정책수정 요구에 떨떠름한 표정. KBS사태 발생직후 열린 국회 문공위에서 민주계의원들이 당정회의결과등을 무시,서기원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등 정부의지와 상반된 주장을 펴는 바람에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든 데서 볼 수 있듯 인기성발언 및 정책추구에 익숙해져 있어 민주계의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민정ㆍ공화계의 주문. 이에대해 민주계는 민주계대로 『3당통합이후 오히려 정부ㆍ여당의 안일한 국정운영 태도때문에 위기국면을 부채질했다』면서 『가시적인 개혁정책 제시없이는 현난국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계파별 조율작업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 ○…민자당내 일각에서는 정부ㆍ여당의 효과적인 대응책 수립을 위해서는 기존의 당정회의방식이 전환돼야 할 것으로 분석. 정부가 정책수립을 한뒤 당관계자들을 모아놓고 형식적인 브리핑정도만 하는 당정회의 방식을 탈피,현안에 대한 난상토론 방식을 거쳐 최종안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당정협의의 모델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 이와함께 당의 목소리가 충분히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식 당정회의 뿐만 아니라 정부부처 실무선의 전문가들과 당정책팀과의 유기적인 협의체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 민자당은 이와함께 정부측에서도 과거타성에서 벗어나 여당이 정부정책과 견해를 달리하는 대안을 제시했을 경우 보다 진지한 자세로 반영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평민ㆍ민주당(가칭)등 야권도 일련의 위기상황이 기존 정치권 전반에 심각한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아래 종전까지의 관망적 자세에서 탈피,초당적 대책마련을 위해 부심. 정치불신의 차원을 넘어 정치파국까지 생각해봐야 할 절박한 상황에서 사태의 책임을 「현 정권의 통치력 부족」이나 「3당야합의 결과」로만 밀어붙이며 반사적 이익만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야권 저변에 흐르는 대체적인 인식. 평민당이 공휴일인 2일 상오 비상시국대책회의를 소집해 당차원의 대책을 모색한 것도 이같은 상황인식에서 기인. 평민당은 이날 당초 8명으로 구성됐던 대책위원회를 시국의 중대성을 감안해 부총재단ㆍ상임고문단ㆍ당3역등을 모두 포함시켜 31명으로 확대하는 등 난국타개를 위해 명실상부한 총력체제에 돌입. 이날 회의는 2시간여에 걸친 자유토론 끝에 현재의 위기상황이 ▲노태우대통령의 통치력 부족 ▲민자당창당에 따른 여권의 내분악화 ▲민주개혁조치의 후퇴때문이라고 결론짓고 모든 난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임시국회의 즉각 소집을 여당에 촉구하기로 결정. 평민당은 이와함께 김대중총재가 이미 제안했던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담의 조속한 실현이 난국극복의 지름길이라고 거듭 주장. 평민당측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3당통합이후의 정치경색과도 밀접하게 연관됐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여야대화의 활성화를 통한 정치적 안정기반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임시국회 즉각소집과 여야 영수회담의 조기실현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 평민당 핵심간부들은 『민자당측이 창당대회 일정등을 이유로 국회 소집과 여야 영수회담을 기피하고 있으나 창당사유가 국사에 우선할 수는 없다』고 공격. ○…민주당(가칭)은 작금의 「총체적 난국」이 3당통합이후 내분등 거여의 잇따른 자충수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주장에는 평민당과 궤를 같이 하며 임시국회소집ㆍ시국대책위원회구성등에 평민당과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입장. 그러나 거여의 자충수로 인한 반사적 지지가 지역적 한계가 뚜렷한 평민당보다는 민주당쪽으로 쏠릴 것으로 보고 2,3일 이철ㆍ박찬종의원을 반장으로 KBS,현대중공업 등에 대한 독자적 조사활동도 병행.
  • 「21세기의 세계」 미ㆍ소 두 석학 강연 요지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을 앞두고 세계는 동구와 소련의 변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과연 동구의 격변은 앞으로의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같은 문제를 점검해 보기 위한 강연회가 「21세기의 세계」라는 주제로 1일 하오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에는 최근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저서에서 미국의 몰락을 예언,세계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미 예일대의 역사학자인 폴 케네디교수와 소련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개혁파 정치인이기도 한 유리 아파나셰프 모스크바 국립 역사자료대학총장이 강연했다. 다음은 이들 두학자의 강연요지이다.(편집자주) ◎미래사회 3요소는 「민주ㆍ도덕ㆍ생산성」/통신혁명으로 「북한 폐쇄」 지탱 힘들어/폴 케네디교수 우리들은 혁명적인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동안 역사를 통해 볼때 단일사건이 엄청난 변화와 불안을 야기시킨 경우가 많이 있다. 동구와 다른 곳에서 일어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맥락에서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우리들은 헝가리에서 다당제가 실시되고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독재자가 처형되고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단일사건에 대해 알고있지만 이러한 것이 있게된 장기적인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겠다. 먼저 경제적인 요인을 들수 있겠다. 이것은 마르크스경제와 서구의 자유시장 경제사이에 경제성장 및 생활수준 등에서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80년대의 세계는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했지만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심해졌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사회주의(마르크스) 국가들은 쇠퇴했으며 그밖의 지역은 성장을 기록했다. 마르크스주의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과학적 사회주의가 노동자 시민들에게 높은 생활수준을 약속했지만 이것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통신의 혁명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70∼80년대는 마르크스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탈린시대와 비교해서 많이 해외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학생 기업인 등은 세계의 여러나라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소련인들은 영국의 BBC와 미국의 소리방송 등을 통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지난 80년대초 동독정부는 일부 관료를 드레스덴으로 이주시키려고 했지만 이들의 반대에 봉착하였는데 이는 이 지역에서는 서독 미국의 TV방송을 시청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독 폴란드인들은 서방의 방송을 통해 자국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서구에서 누리고 있는 부를 그들이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은 성공을 거둘것인지 아니면 인종분규 보수파의 반발 등으로 실패,동구에 악영향을 미칠것인지 주목되고 있지만 어떤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마르크스사회는 결코 89년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성공한 사회와 실패한 사회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과 통신의 혁명등 2가지 기본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요소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변화가 평화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등은 평화적이었지만 중국은 지난해 천안문 사건에서 보듯 개혁운동을 물리적으로 탄압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탄압은 변화의 속도를 늦출뿐 개혁과 자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욕구를 말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변화물결을 초래한 통신혁명은 북한에도 영향을 미쳐 김일성체제는 오래갈 수 없게 될 것이다. 현대 사회는 다음과 같은 도전을 받고 잇다. 첫째,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기술발전 둘째,산업의 자동화로 인한 직업의 안정문제 셋째,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른 농민들의 생존위협 넷째,전세계적인 기온상승 다섯째,선후진국간의 인구변동 등이다. 이런 도전들은 상호 상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은 통신기술이 발달되고 로봇과 산업자동화의 발달로 많은 국민의 실직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에 무관심한 정부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치적ㆍ이념적으로 큰 도전을 받게 된다. 그 예는 동구와 중남미사태에서 잘 보아왔다. 마지막으로 21세기초 성공적인 사회가 되자면 효과적인 제조업 생산기반을 갖춰야 한다. 민주주의만으로는 성공적인 사회를 충분히 갖출 수 없다. 자립할 수 있고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는 상품생산기반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제조업 능력이 부족해도 의료업 호텔업등 서비스업으로 이를 커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같은 견해에 반대한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성공적인 사회는 건전한 도덕적 윤리적 기반과 함께 굳건한 산업생산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89년의 동구사태는 도덕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 모두에서 파산됐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세계 여러 나라에 보여준 좋은 경종이었다. 동시에 물질적 풍요와 도덕적 기반이 잘 갖추어진 사회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교훈도 주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유토피아건설 완전 포기/소련의 동ㆍ서양결합의 중계자역할 기대/유리 아파나셰프 공산권국가에 대한 세계의 이목집중은 이제 우연한 일이 아니다. 체르노빌원전 사고,원자력잠수함화재 및 핵무기ㆍ화학무기 등은 결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련의 질낮은 생활수준ㆍ국경선폐쇄ㆍ소련공화국들의 탈소움직임도 그 대상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변화는 현존 세력균형 질서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탄생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현재 소련과 동유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 변화가 세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지 얘기하고 싶다. 변화는 상호연관이 있다고 하지만 현재 이들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변혁들은 시작과 종결을 동시에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인류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지속적인 대규모의 사회실험이 끝나고 있다. 마르크스ㆍ레닌이즘이 종결됨과 동시에 현대판 거대 러시아제국이 종말을 맞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양적 공업화에 대한 종결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같은 현상들은 전후 2개의 진영으로 갈라놓은 얄타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최근 소련의 각계에서는 소련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논의를 해왔다. 사회주의ㆍ비사회주의ㆍ반사회주의ㆍ스탈린주의등 뿐아니라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수많은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하튼 이런 논란들은 의식적으로 계획된 행위의 결과다. 소련의 현체제는 볼셰비즘 혁명 이후 72년간 지속된 사회주의,정통 마르크시즘의 부산물이다.물론 이 사회주의 실험이 수많은 희생자를 내지 않았거나 외국에 피해를 주지도 않았더라면 긍정적으로 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사회주의 유토피아 건설을 완전히 포기했다. 소련 사회조직의 기본요소는 경제적으로는 국유생산,시장경제폐지,상품경제 청산,중앙집중화된 계획경제,사유재산 몰수였다. 사회적으로는 정부권력이 인간생활의 모든 영역에 간섭을 해 국민들에게 무력감을 심화시켰다. 즉 생산에 대한 관심보다 소비ㆍ분배문제에 우선을 두었다. 그리고 사회계층도 노멘클라투라(특권층)와 「분배를 받을 권한이 있는 사람」으로 양분됐다. 소련사회의 국유화는 칼 마르크스의 견해와는 달리 사유재산제도의 「극복」이 아니라 「폐지」에 문제가 있다. 또한 권력과 정보에 대한 당의 독점,노동의 결과에 대한 당의 독점,다당제부재,허울좋은 헌법제도,형식적인 선거제도 등도 소련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인간화ㆍ민주화를 부정하는 이같은 제반 요소들은 정통마르크시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인위적ㆍ작위적 사회주의의 결과요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회주의의 이상실현은 최근 10년간 크게 왜곡돼 그릇된 방향으로 치닫게 됐다. 소련의 양적 경제발전은 한계점에 이르러 뒤로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은 자연환경파괴도 마찬가지다. 지난 85년 고르바초프 등장이후 추진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도 소련사회의 난치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전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소련의 모든 불행과 재난에는 페레스트로이카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소련국내에서는 요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찬ㆍ반 논의가 분분한데 1천9백만명의 소련 공산당원중 9백만명가량이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실로 미뤄 소련사회의 개혁은 급진적ㆍ과격한 방법으로 추진되지 않으면 안된다. 고르바초프는 집권초기에는 개혁방향을 제대로 잡았으나 최근엔 이를 번복,대외정책 뿐아니라 「인간적 가치」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뀐 느낌이다. 특히 현재 경제ㆍ문화ㆍ윤리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잇는 소련에서 가장 난제는 민족문제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따라서 현재 소련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제반현상들이 21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학자로서 소련이 어떤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즉 21세기에는 제국주의 국가로서 소련이 차지할 자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양의 동서에 정신적ㆍ문화적 바탕을 공유하고 있는 소련은 향후 동서양을 결합시키는 좋은 중계자 역할은 할 것으로 본다.
  • 「민자호 출범」앞으로 9일… 전당대회준비 이모저모

    ◎「총재임기ㆍ대표최고위원 선출」 막바지 진통/「대권」맞물려 민정 ㆍ공화­민주계 이해 엇갈려/「시도지부위원장 배분」도 이견… 7대4대3 유력/일사불란한 진행으로 “내분”당이미지 쇄신 총력 민자당은 오는 5월9일로 예정된 창당전당대회를 계기로 그동안 일련의 당내분사태로 인해 저하된 당이미지를 고양,새로운 출범을 대내외에 과시한다는 목표아래 전당대회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도체제」고비 넘겨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큰 난제였던 향후 당지도체제의 골간이 지난 26일 최고위원들의 청와대회동에서 마무리됨에 따라 전당대회준비의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다만 지도체제에 대한 합의사항을 당헌개정에 조문화하는 과정에서 대표최고의원의 선임방법,총재임기 등에 대한 절충과 함께 시도지부위원장 배분문제등이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대회준비◁ ○…민자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단합된 모습을 과시,그동안의 불협화음을 털어버리려 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유스럽지만 중구난방식의 야당전당대회 모습보다는 일사불란한 진행을 보여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최근의 경제난국을 감안,요란스런 행사는 자제키로 하고 본행사와 기념리셉션외에 당초 계획했던 전야제행사등은 모두 취소했다. ○요란한 행사 자제 민자당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박준병사무총장)산하에 기획 ㆍ총무,조직ㆍ상황,선전ㆍ홍보,진행운영,안내ㆍ지원,정강정책 등 6개 실무반을 구성해 대회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대회장소는 서울 올림픽공원내 펜싱경기장으로 잡았다. 대회초청인원은 대의원을 포함,1만여명이며 그중 8천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원이외의 초청인사 3천명은 사회 각계각층으로 구성되며 민자당이 초청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대상은 전직대통령을,전두환 전대통령은 백담사에 머물고 있고 윤보선 전대통령은 와병중이어서 최규하 전대통령만 초청할 수도 없어 결국 전직대통령은 참석지 않게 되리란 관측이다. 전당대회의 주요 의제는 당헌개정에 이어 총재와 최고위원 선출이며 과도체제를 청산,굳센 결속으로 새시대를 이끌겠다는 대국민메시지도 채택할 예정이다. 민자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 주기로 함에 따라 총재및 최고위원 선출은 만장일치 박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대의원 구성 당최고의결기구로서 전당대회는 총재,최고위원뿐 아니라 앞으로 대권후보까지 뽑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그 대의원구성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즉 민자당내 민주계측이 「차기 대권후보는 김영삼」이란 밀약이 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해 민정계측은 「결국 수로 결정될 것」이란 반응이어서 3계파간 대의원 안배가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당헌에 따르면 창당전당대회 대의원은 당연직과 선출직으로 나뉜다. 당연직 대의원으로는 ▲최고위원및 당무위원 46명 ▲당소속의원및 지구당위원장 2백18명 ▲중앙당,시도지부,지구당 사무처 부장급이상 요원 7백37명 등이며 선출직 대의원은 ▲당무회의선출대의원 1천2백명 ▲시도대회선출대의원 1백10명 ▲지구당대회선출대의원 2천50명 ▲지구당선출상무위원 4백10명 ▲지역구당선국회의원 추천대의원 7백9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정계 56% 점유 2백24개 지역구중 2백6개 지구당조직책이 임명된 현재 대의원 수을 산출해보면 5천5백66명이며 나머지 18개 지구당조직책이 추가임명된다면 총 대의원수는 5천9백60명에 이르게 된다. 일단 총대의원수를 5천5백66명으로 상정할 때 그 구성은 ▲지구당 관련대의원 3천9백29명 ▲중앙당 당연직 대의원 2백23명 ▲시도지부 대의원 2백14명 ▲당무회의 선임대의원 1천2백명 등으로 구분된다. 1개 지구당별로 확보할 수 있는 대의원수는 지구당위원장과 당연직(지구당 사무국장ㆍ조직부장)을 포함해 15명이며,지역구의원이 위원장인 경우 5명이 추가된다. 또 당무회의 선임대의원 1천2백명은 민정ㆍ민주ㆍ공화계가 5ㆍ3ㆍ2로 분배하기로 의견접근을 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 2백6개 지구당조직책에 대한 각 계파별 안배를 감안할때 전체 전당대회대의원중 민정계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는 3천1백33명(56%),민주계는 1천4백76명(27%),공화계는 9백57(17%) 등이다. 앞으로 중앙상무위 구성과 14대 총선결과 등에 따라 대의원수가 약간의 변동은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기본구성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이러한 대의원 구성은 당내경선제도가 정착되거나 계파별 표대결이 불가피해졌을 때 민정계의 독주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임기ㆍ선출방법◁ ○…지난 26일의 청와대 4자회동에서 그동안 논란이 된 당지도체제 문제가 이번 정당대회에서 총재중심체제로 전환키로 재확인됨에 따라 지도체제 전환에 따른 당헌개정작업의 큰 틀은 잡혔으나 향후 대권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총재의 임기와 대표최고위원의 선출방법을 규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민정ㆍ공화계와 민주계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 민주계측은 형평성이라는 일반론에 입각,총재ㆍ대표최고위원ㆍ최고위원의 임기를 모두 2년으로 규정할 것을 요구한 반면 민정ㆍ공화계는 총재가 현직 대통령인 점을 감안하여 통수권의 누수현상과 불필요한 억측을 방지하기 위해 현직대통령이 총재일 경우 총재임기와 대통령의 임기를 동일하게 규정하는 부칙조항을 신설할 것을 주장. 민정ㆍ공화계는 특히 민주계측이 발설한 것으로 알려진 「차기대권각서설」을 민주계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이용,『총재임기를 2년으로 규정할 경우 당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한 「92년 김영삼총재설」을 사실상 뒷받침하는 꼴이 된다』며 민주계측의 양보를 요구. 이와함께 대표최고위원의 선출방식의 경우 민주계측이 대표최고위원으로 내정된 김영삼최고위원의 위상 격상을 노려 총재나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정ㆍ공화계는 청와대 4자회동때 발표된 합의문에 대표최고위원의 선출방식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상식논리에 입각,총재가 지명해야 한다는 입장. 또한 민정계는 민주계측의 요구대로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할 경우 민주계측의 계산과는 달리 현장에서 김영삼대표최고위원 선출에 이의가 제기되고 「반란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을 해줄 수 없다고 민주계측을 설득했으나 민주계측은 이에 총재가 최고대표위원을 지명한 뒤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양측의 절충형 형태를 띤 타협안을 들고 나와 주목. 그러나 민정ㆍ공화계는 민주계가 대표최고위원의 총재지명을 새로 추가한 것은 총재의 권위를 빌려 반란표를 방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으며 사실상 총재와 대표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됐다는 명분획득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전당대회 현장에서 총재가 대표최고위원을 지명한 뒤 대의원으로부터 이에대한 「동의」박수를 받으면 대표최고위원의 체모를 어느정도 살려줄 수 있다는 최종 타협안을 제시. ▷시도지부구성◁ ○…30일 당3역회의에서 전당대회이전까지 결성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는 시 도지부 결성 역시 계파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문제. 각 계파는 전당대회이전까지 시도지부를 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아래 시도지부장의 선임대상을 초ㆍ재선급의원을 포함한 「중진급」의원으로 하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8도및 서울과 5개 직할시등 모두 14개 시도지부를 결성하며 합당이후 최초 전당대회인 점을 감안,경선제를 도입하지 않고 계파간에 사전절충을 통해 시도지부위원장을 선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계파간의 배분비율및 지역선정에서는 이견이 계속. ○「배분지역」이견 계속 민정계는 14개 시도지부중 민주계가 부산ㆍ경남ㆍ광주 등 3곳,공화계가 충남ㆍ대전 등 2곳을 맡고 나머지 9곳을 차지하는 것이 원내의석 점유율이나 각시도지부의 지역구의원 분포비율로 볼 때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으나 민주계는 서울과 강원도및 대구시지부,공화계는 경기도지부를 추가로 할애할 것을 요구중. 그러나 민정계는 서울과 경기 대구지역은 구여권의 아성이라는 이유로 양보가 절대불가능하다는 입장과 함께 특히 경기지역의 경우 공화계가 도지부위원장으로 내세우고 있는 김병룡의원에 대해 민정계 경기출신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 결국 7대4대3의 배분비율에 따라 민주계는 부산ㆍ경남ㆍ강원ㆍ광주지부 등 4곳,공화계는 충남북ㆍ대전 등 3곳,서울을 비롯한 나머지 7개 시도지부를 민정계가 차지하리라는 관측이 우세. 이같이 시도지부가 계파간에 안배될 경우 서울은 서정화의원,부산 정재문 혹은 문정수의원,대구 김용태ㆍ유수호의원,인천 심정구의원,광주문준식의원,대전 박충순의원,경기 이성호 혹은 김영선의원,강원 최정식의원,충북 오용운의원,충남 이인구 혹은 박병선의원,전북 임방현 혹은 양창식 전의원,전남 이도선 혹은 지연태의원,경북 이진우의원,경남 김태조의원이 자천타천으로 유력한 것으로 거론중.
  • 농민위하는 민주농협으로(사설)

    민주화에의 열기 속에서 88년 개정된 농수축협법에 따라 각 단협 조합장 선거가 있었고 그들에 의해 중앙회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13일에는 축협 회장이 선출되었고 18일에는 농협 회장이 선출된 데 이어 19일에는 수협 회장이 선출되었다. 지난날의 관선 회장에서 벗어나 첫 민선 회장들이 탄생한 것이다. 이 또한 민주발전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위조합장 선출 때부터 일부지역에서는 금품 공세등 타락상을 보인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특히 농협회장 선거의 경우 상경하는 조합장들을 위해 특급 호텔을 예약하는등 선심공세를 펴다가 여론의 화살에 부딪쳐 취소하는 촌극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로 원만하게 치러진 선거에 의해 당선의 영예를 안은 세 회장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그러면서 민선 회장으로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줄 것도 아울러 당부하고자 한다. 그 가운데서도 농협회장의 임무는 실로 막중하다. 앞으로 4년동안 2백만 농민 조합원과 1천4백여개에 이르는 단협을 이끌어 나가는 것뿐 아니라 더 넓게는 8백만 농민들의권익옹호와 신장이라는 책무가 지워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늘의 농촌은 여러가지로 복합된 난제를 안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 지켜보고자 한다. 비대해진 농협에 대해서는 그동안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관선 회장이었을 때는 「정부의 시녀」라는 말을 흔히 들어왔고 과연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이냐 하는 비난을 들어왔음도 부인할 수가 없다. 농민들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경제사업은 등한히 한 채 신용사업쪽에 치중해 왔음은 지난해의 국정감사 때도 지적된 사항이었다. 이때까지의 「정부 대리인」같은 역할로 해서 농민들은 불신의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불신을 불식하여 진실로 농민의 농협,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되도록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오늘의 우리 농촌은 노동력이 부족하다.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곧 일삯이 비싸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심각한 것은 지어 놓은 농작물이 제 값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되게 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방화의 물결 따라 농산물 수입개방의 폭은 더욱 더 넓어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새 민선회장도 자체 무역회사의 설립,수입 개방 압력국에 대한 로비 활동,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 등으로 대처해 나갈 뜻을 밝히고는 있다. 하지만 대체작물의 지도등 수입개방에 따르는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인 안목으로 접근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실 오늘의 우리 농민들은 무엇을 심어야 할 것인가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심을 때는 전망이 좋았는데 거두고 나니 품삯도 못 건지는 경우를 번번이 당해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농협의 농민의식조사 결과도 말해주고 있다. 고민의 으뜸이 『작목 선택이 어렵다』로 5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심은 보람이 있게 하는 지도 노력은 그래서 더욱 더 절실히 요청된다. 어느 부문이고간에 민주화란 높은 책임성을 요구한다. 민주화한 농수축협이 과연 관치시대보다 낫구나 하는 말이 나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도로 최선을 다해야 하고 또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된다.
  • 중소의 「개혁이견」좁히기 여로/이붕의 모스크바행 안팎

    ◎공산권의 민주화ㆍ소수민족문제 주요의제로 부각/“사회주의노선 지속”이념적결속에 총력 기울일듯 중국 이붕총리가 오는 23일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26일까지 머물면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양국 현안 및 국제정세 등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 이총리의 이번 방소는 지난해 5월 중소정상회담때 고르바초프의 요청에 의한 것이며 그의 양부이기도 한 주은래전총리의 지난 64년 방문이후 중국고위층 인사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의 이번 모스크바행이 큰 주목을 받는 것은 미소간 냉전시대 복귀가능성이 엿보이는 등 최근의 국제정세가 짙은 불확실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소 모두 개방ㆍ개혁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6ㆍ4천안문사건」이후의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개혁의 부작용에 대해 소측과 공동처방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이의 나들이에 많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에 중국과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5월말 워싱턴에서열리는 미소정상회담이나 다른 서방국가들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자신의 입지를 보다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중소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소련ㆍ동구 등 공산국가의 민주화와 소수민족 독립 및 종교분쟁에 관한 것들이 될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중소 두나라에 모두 해당되는 난제이기도 한 것이다. 중소가 점차 동병상련의 입장이 돼가고 있는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생각키 힘든 것이었다. 6ㆍ4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던 중국은 동구에 개혁물결이 거세게 일고 소련도 공산당 일당통치를 포기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서자 이같은 변화가 고르바초프의 섣부른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해 5월 등소평ㆍ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기시작 했던 중소관계를 적잖은 긴장상태로 몰아가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고르바초프가 리투아니아 공화국의 탈소독립선언에 의외의 강력한 수단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미의 개입에 내정간섭이란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소련공산당은 당내 급진개혁파를 공격하고 나섰고 군부는 그들대로 리투아니아사태 강경진압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측통들은 요즘 고르바초프가 보여주고 있는 단호한 태도와 관련,『그는 공산당독재를 포기한다고만 했을 뿐 결코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를 없앤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개혁도 소의 공산당을 위기에서 건져낸 뒤 더욱 강화시키려는 전략이란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견해를 모으고 있다. 이붕도 지난달 29일 북경에서 소련관영 타스통신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는데에 완전무결한 유일의 방법은 없다. 소련은 그들 나름대로,우리는 우리 현실에 맞는 방법으로 사회주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소의 개혁이 사회주의를 버리는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볼때 이는 고르바초프와 갖게 될 회담때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다른 공화국들의 소연방탈퇴 움직임에대해 현재 모스크바 당국이 취하고 있는 강경책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보이며 중소 두나라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사회주의노선을 견지키 위해 내밀한 결속을 다짐하는 등 새로운 이념적인 공동전선을 구축하게 될것 같다. 중국은 또 미의 리투아니아 사태 개입으로 미소간에 틈이 벌어질 경우 미의 적극적인 대중접근이 예상되므로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이붕의 모스크바 방문기간중 중소 두나라는 국경선 철군및 경제협력,과학기술교류 방안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를 하게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경협문제의 경우 두나라 모두 정책실패로 인한 곤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라/송복연세대교수ㆍ사회학(KBS사태를 보며…)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우리사회 어느 일각도 요동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 어느 구석이고 안정되고 정리된 모습을 찾아 보기란 가뭄에 콩보기보다 더 어렵다. 정계는 정계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우왕좌왕하고,학교는 학교대로 언론계는 언론계대로,심지어는 가장 낫다는 경제계까지도 방향타를 잃은 선체처럼 뒤뚱거리고 있다. 요 얼마 사이는 실명제 토지공개념 지방자치 타락선거 등으로 나라가 온통 갈팡질팡하더니,전세값 폭등 주가폭락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시민생활이 말이 아니게 강타를 당하고 있다. ○여전히 악수되풀이 여기에 KBS 무기한 제작거부사태까지 터져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하잔 말인가. 어째서 난제들이 이렇게 줄을 이어 계속 되는가. 도시 나라를 결딴내자는 것인가. 이제 모두 손털고 그만 두자는 것인가. KBS사태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잘못하고 있고,KBS노조는 노조대로 잘못하고 있다. 단순히 잘못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다 아주 나쁘다는 생각이다. 정부의 하는일도 그렇고 KBS도 방송 안듣고 안보아도 좋으니 모두들 그만 나가주었으면 싶다. 흔히 우리 사회내에 자주 거론되는 양비론이 어쩌면 이렇게도 절실히 체감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무슨 일만 터지면 공권력부터 투입하고 연행부터 해 놓고 보자는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고,노조는 노조대로 마음에 안들면 거부하고 기분에 안차면 파업부터 해놓고 보자는 악수를 여전히 되풀이 하고 있다. 어떻게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들이 그렇게도 치졸한가. 어떻게 냉정이라는 것을 그렇게 깡그리 버릴 수 있겠는가. 머리를 가지고도 어떻게 지성이라고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야만으로만 가득찰 수 있겠는가. 국민은 그렇게도 안중에 없는가. 자기들 계산만 있고 자기들 이해관계만 있고 국민은 먼 발치로라도 보이지 않는가. 정부는 그렇다치자. 한해 두해 보아온 것도 아니고 지난 40년간 보아온 것이 아닌가. KBS부장단들이 하는 말 그대로 사태발생 24시간도 안돼서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말 개탄스럽기 한량없는 조치다. 또 부장단들의 주장대로 당국은 이번 사태에 KBS사원은 물론이고 국민에게 잘못되었음을 겸허하게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제 제발 그 버릇 안갖도록 철저히 자성해야 한다. 우리도 이제 근대국가로 들어선지 60년대 이래 최소한 30년을 지냈다. 30년이면 꼭 한세대­그간 갈등체험도 많이 했고 그 갈등해결의 지혜도 많이 터득했다. ○갈등해결 지혜부족 한발짝만 더 물러서서 생각하면 얼마든지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아직도 초전박살 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니,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그것이 통할 수 있겠는가. 그같은 초전박살은 국민소득 2천달러이하 시대에나 하는 행위다. 1인당 GNP가 벌써 5천달러를 넘어서면 갈등해결의 방식도 신중하고 느긋하고 여유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성숙이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30년의 경험이 쌓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KBS노조는 좀 나은가. 정부를 삿대질하고 우리는 잘했소 할만큼 잘하고 있는가. 지금 KBS노조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공감하는 국민이 도대체 몇사람이나 될 것인가. 노조가 이렇게 이사회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선출해 놓은 사장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가. 노조가 사장을 선출할 수 있는가. 자기 비위에 안맞다해서 노조는 사장을 그렇게 무소부지로 거부할 수 있는가. 노조는 노조가 할 일이 있고 경영자는 경영자가 할 일이 있다. 모두다 자기 영역이 있고 자기 족보가 있다. 어떻게 남의 영역을 자기 영역인 양 그렇게 함부로 유린할 수 있는가. 어떻게 남의 족보를 자기 요구에 자기 구미에 안맞는다 해서 함부로 고칠 수 있는가. 이번에 KBS노조가 하고 있는 행동은 철저히 남의 영역에 대한 유린이며 월권행위다. 그 유린이 유린임을 모르고 그 월권이 월권임을 모른다면 KBS 노조야말로 격앙에 눈이 아직 뜨이지 못한 상태라 할 수밖에 없고,아직도 이성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못한 상태라 규탄할 수밖에 없다. 사장은 경영으로써 말한다. 판사가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경영자는 오직 경영으로써 경영으로써 말할 뿐이다. 그가 누구이든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선출되었다면 그 사람의 경영행위와 그 결과를 기다려서 내쫓든 파업을 하든결정할 일이다. 사장이 사장실 문턱에도 들어서기 전에 내가 요구하던 사람이 아니라 해서 거부한다면 그 이사회는 왜 있고,그 이사회의 선출행위는 왜 있었는가. 왜 원인행위는 받아들이고 그 결과는 수용하지 못하는가. 둘째로 KBS는 도대체 누구의 방송인가. KBS는 왜 존재하는가. KBS사원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KBS노조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어떻게 국민을 그렇게 우습게 보는가. 도대체 시청자는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고,또 이용되어도 좋은 어질기만한 백성들인가. 어떻게 국민을 담보로 해서 파업할 수 있는가. 선생이 학생을 담보로 해서 「참교육」이란 명분으로 파업할 수 있는가. 성직자가 신도를 담보해서 기도를 거부할 수 있는가. 간호원이나 의사가 환자를 담보로 해서 진료를 중단할 수 있는가. 지하철노조가 승객을 담보로 해서 지하철운행을 중지시킬 수 있는가. KBS의 파업은 그 이상의 것이다. 교사도 성직자도 의사도 간호원도 지하철노조도 국민의 일부를 대상으로 할 뿐이다. KBS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그 국민을 볼모로 잡아 제작을 거부한다면 그 KBS는 누구의 KBS인가. 그러고도 국민의 KBS라 할 수 있는가. ○누구위한 방송인가 우리는 병원을 국가의 종속기관이라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지하철도 교회도 사원도 국가의 종속기관이라 하지 않는다. 그러나 KBS는 국가의 종속기관이다. 어떻게 종속기관을,개인에게 있어 척추를 마비시켜 놓고 얼굴을 들고 활보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더이상 KBS노조의 제작거부와 농성을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다. 우리는 더이상 KBS노조원의 유린과 월권행위를 계속 지켜볼 관용성을 갖고 있지 않다. 이제 제발그만 KBS도 정부도 제자리로 돌아가 달라. ○고침 본지 4월15일자 3면에 게재된 송복교수의 「KBS사태를 보며 제하기고중 「종속기관」은 「중추기관」의 잘못이었기에 바로 잡습니다.
  • 통독행보에 가속 붙었다/동독연정 출범 계기로 본 이정표

    ◎새정부 최대과제 통일로 규정/시기ㆍ방법등 서독입장 거의수용/화폐 단일화 이견ㆍ경제격차등이 암초로 남아 자유총선에 의해 구성된 동독의 연립정부가 12일 정식출범함으로써 그동안 분위기조성 단계에 머물러있던 동서독의 통일작업이 본격화되게 됐다. 새 동독정부도 연정에 참여한 제정당간의 합의문서인 정부정책협정을 통해 통일협상의 기본지침을 발표함으로써 새 정부의 최대과제를 통일로 규정하고 있다. 동독정부는 통독의 기본원칙에 대해 우선 동독의 각주가 서독으로의 편입을 결정하면 자동적으로 통일이 가능하도록 해놓은 서독의 기본법 「제23조」에 따른 통독방식을 따르기로 하고 있다. 그동안 통일방식 문제를 싸고 기본법 「1백46조」에 의거 새로운 헌법제정을 통한 보다 신중한 입장을 지지해온 연정파트너 사민당과의 의견조정에 일단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통독의 전단계가 되는 경제 및 사회통합의 시한을 오는 7월1일로 못박음으로써 통일의 시기와 방법에 있어 서독의 입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헬무트 콜서독총리가 현재 제시하고 있는 통독의 기본일정표는 오는 5월말까지 양독이 통화통합에 관한 협상을 마무리 지은 다음 7월1일부터 이를 발효시키고 12월 서독총선을 통해 서독국민들의 최종의사를 확인,내년도에 통일독일의 초대총선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 문제에 대해서도 동독정부는 잠정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잔류키로 결정함으로써 서독정부의 기본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현재 유럽안보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대체할 새 안보체제가 만들어질 때까지 일정 과도기간동안 나토 회원국으로 남아있되 바르샤바조약기구와도 비군사부문의 협력관계는 계속 유지한다고 되어있다. 군사문제와 관련한 동독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11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제의한 통일독일의 두 기구 동시가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물론 현재 당사자인 서독을 포함한 미국 등 서방측의 입장은 통독이 사실상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되는 방식을 취하는 이상 군사적으로도 당연히 나토로 편입돼야 한다는 것이어서 동독 및 소련측 입장과는 조정의 여지가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군사적 위상문제는 앞으로 동서독과 전승4개국간의 「2+4회담」을 통해 정리돼 나갈 문제이다. 그리고 현재 헝가리ㆍ체코등지에 주둔하고 있는 소련군의 철수협상이 진행되는 등 바르샤바기구의 군사동맹으로서의 성격이 상당부분 약화되고 있다. 사실상 유럽대륙에서 과거의 군사대결구도 자체가 무너지는 마당에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문제가 큰 난제로 등장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한때 콜 서독총리의 애매한 입장표명으로 폴란드 등 주변국으로부터 우려의 대상이 됐던 독일ㆍ폴란드 국경문제도 「2+4회담」에서 국경문제 논의때 폴란드의 참석을 받아들였고 동서독 정부 공히 현재 국경인 오데르ㆍ나이세선을 인정하겠다는 다짐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세부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면 앞으로 통일독일이 거쳐지나가야 할 어려움은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우선 통화통합시 양독 화폐간의 교환비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서독내부에서도 의견통일이 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서독중앙은행은 동독국민 1인당 2천 마르크까지만 1대1교환을 하고 나머지는 2대1로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독 정부는 1인당 3만 마르크까지 1대1교환을 요구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다 큰문제는 동서독의 경제사정이 너무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경제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동독경제의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져 양독경제가 등가관계로 발전하려면 최소한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 과정에서 동독측이 겪게될 기업 도산,실업문제,정부보조금 철폐페에 따른 인플레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문제이다. 서독정부가 여기서 파생되는 부담을 어떻게 질 것이냐도 문제가 된다. 현재 동독의 사회보장수준을 서독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서독정부가 지원해야될 경비는 연간 3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통일작업이 오는 92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EC(유럽공동체)통합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통일독일의 EC가입을 적극 바라는 건 오히려 동독측이다. 이는 뒤집어 보면 앞으로 EC측이 동독경제를 위해 질 부담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독정부는 동독흡수에 따르는 부담의 80%정도를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타 EC회원국들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나 이런 여러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독전망은 밝은 게 사실이다. 통독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유럽」이라는 유럽인들의 오랜 꿈의 실현을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라는 게 동서독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시각이다. 이 주변정세가 동유럽의 변화와 함께 극히 통독에 긍정적으로 움직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동서독 양국민들의 적극적인 자세,금년 하반기중 타결될 것으로 보이는 빈 재래무기 감축협상,그리고 EC통합등 여러 요인들이 통독을 위한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고 있다.
  • 민자당은 단합하라(사설)

    박철언정무제1장관이 13일 장관직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민자당 내분은 수습의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민자당은 이제 하루라도 빨리 제자리를 찾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집중시켜야 하겠다. 우선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김종필최고위원 등이 당장이라도 수습의 자리를 마련하여 반성과 자책속에 단합된 새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번 내분을 통해 민자당이 제 역할을 하려면 3계파간의 화합과 공존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야의 이질적 요소가 한데 모였기 때문에 그야말로 「화학적 결합」을 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시간을 단축시키려면 각계파가 「우리는 하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자제와 양보의 미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때 내분이 재연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번 내분을 당권싸움의 성격으로 파악하는 시각에서 본다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최고위원들의 회동에서는 당권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선적으로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노대통령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산적한 국정과 난제들을 처리해 나가려면 정부와 당을 함께 장악하고 효율적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물론 당무의 많은 부분을 대표최고위원 등에게 위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국정과 당무를 엄격히 분리시킬 경우 마찰의 소지가 많을 뿐 아니라 우리 정치 풍토에서 때이른 레임덕현상을 초래해 가뜩이나 어려운 국정이 더욱 혼미해질 우려가 있다. 민주계는 이번 내분을 당권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해왔지만 앞으로 행동을 통해 자제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민자당은 이번 내분을 통해 국민의 비판과 불신을 자초했다. 현재 민자당에 대해 갖고 있는 국민 대다수의 생각은 「지금 국정전반에 난제가 쌓여 있음에도 이를 타개해 나가는 모습은 보여 주지 않고 거여의 오만에 빠져 내분에 영일이 없으니 말이 되느냐」는 것이리라. 물가불안,국제수지적자,부동산투기,증시침체 등 경제난국이 가중되고 다발 및 흉포화 되는 범죄,환경오염,교통난 등 사회불안요인이 심화되는 지금 여당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할 일은 하지 않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는 3당통합 당시의 약속도 저버린 채 내분에 허덕이는 모습은 참으로 한심하게 보인다. 이제라도 민자당은 철저히 반성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야할 일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민자당이 새로운 각오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수습함에 있어 당지도부는 표출된 몇가지 사안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어느 특정인에게 독점적 권한이 집중되었을 때의 폐해라든가 민주화를 표방하는 대세의 흐름에 맞지 않는 공작정치의 시비등에 대해 성찰해 보고 시정할 것은 즉각 시정해야 마땅하다. 또 외교를 한건주의의 시각에서 수행하는 것은 국가이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충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단합해서 국력을 키우는 것이 외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내치에도 요체임을 지적한다.
  • “증시침체는 수출부진 탓/부동산투기가 한국경제의 난제”

    ◎동서증권,외국96개기관 조사 외국의 주요기관투자가들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동산 투기를,한국증시침체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수출부진을 꼽고 있다. 10일 동서증권이 뉴욕ㆍ런던ㆍ도쿄ㆍ홍콩 등의 96개 외국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경제의 최대문제점으로 전체의 25.4%가 부동산투기를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수출부진(18.6%),노사 분규(16.6%),정치적 불안정(15.6%),물가불안(11.7%) 등의 순으로 지적했다. 한국증시의 침체요인으로는 수출부진(70.8%)외에 물량공급과다,통화긴축의 순으로 지적,국내전문가들과 비슷한 시각을 나타냈으나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통화긴축을 큰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정부의 증시정책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25.5%,「그저 그렇다」가 27.6%,「정부의 능력이 부족하다」와 「적절치 못하다」는 39.2%로 드러났으며 7.4%는 증시대책이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도쿄의 투자가들은 40%가 「정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은 올해 한국증시를 낙관하는이유로 경기호전과 자본자유화진전을 꼽은 반면 비관적 전망의 요인으로는 노사분규와 임금상승에 따른 경기 및 수출부진(58.8%)을 지적,실물경제의 회복을 증시활성화의 열쇠로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증시에 대한 직접투자와 관련,3대 유망업종으로는 전기전자(50%)ㆍ증권(42.7%)ㆍ화학(40%)을 들었으며 미국의 경우는 화학분야를,일본은 건설을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꼽았다.
  • 미ㆍ소관계에 리투아니아 한냉전선/새달 정상회담 앞두고 “찬바람”

    ◎부시,소련의 발트3국 「압력」으로 곤혹/“전략무기 양보”약속 철회로 틈새 벌어져 지난 수개월간 순항해온 미소관계가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의 첫 전면정상회담을 불과 7주일 앞두고 위험 수역에 빠져 들었다. 동구 제국에 혁명이 일어나고 두 독일간의 통일 움직임이 급진전 하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의 지주인양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던 것이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관계였다. 그러나 지난 수주일간 특히 지난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의 워싱턴 방문을 고비로 미소협조관계의 극적 진전에 관한 기대는 사라지기 시작하는 한편 표류 정체 그리고 분열의 조짐이 미소관계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미소는 워싱턴 정상회담을 당초 예상보다 한달 가량 빠른 5월30일∼6월3일에 열기로 결정함으로써 미소관계에 있어 향후 수주간은 이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이 정상회담 일자는 고르바초프의 일정에 맞추어 당겨진 것이었지만,소련측은 2개월전 모스크바를 방문한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에게 다짐했던 전략무기 양보를 철회함으로써 정상회담 준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리투아니아 문제를 둘러싼 미소간의 분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부시와 그의 고위 보좌관들은 근 3주일간 모스크바에 대해 소련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리투아니아공화국과 크렘린간의 분쟁이 미소관계 전반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사적으로 얘기해 왔으며 얼마전부터는 이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백악관 대변인 말린피츠워터는 리투아니아 위기 때문에 『미국은 미소관계를 위험상태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부시와 베이커도 미국의 대소관계에서 리투아니아 문제의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소련이 리투아니아에서 강경책을 쓸 경우 미국은 소련에 대해 전향적인 문제 해결자세를 취할 수가 없으며,페레스트로이카나 고르바초프를 지원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주 부시는 정상회담 일자를 수락하면서 『중도에 회담을 해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리투아니아에 대한 탄압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험하게 만들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무력진압 못지않게 부시 행정부의 속을 썩이는 것은 리투아니아를 비롯하여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소련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려는 발트 3국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가중되고 있는 소련의 압력과 협박이다. 모스크바의 이같은 압력 전술은 미의회와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지난 6일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발표문을 내게 한 이유가 되었다. 미 소식통들에 의하면 지난주 미소 외무장관 회담에서 셰바르드나제는 베이커에게 리투아니아에 위기를 가져올 예기치 않은 통제불능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우려 한다는 점을 아주 분명히 했다. 워싱턴과 모스크바중 어느쪽도 통제할 수 없는 사태 때문에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관계가 당분간 상처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겠다. 리투아니아 상황은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포함한 전략무기협상의 비밀 쟁점과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략무기 협상에서 이 문제에 대한 소련의 번의는 발트 사태등을 둘러싼 크렘린의 내분을 보여준 것이었다고 워싱턴의 일부 고위 관리들은 믿고 있다. 워싱턴의 눈으로 보면 고르바초프는 불안에 싸여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무겁고 고된 국내외 정책 결정을 잘 처리할 수 없는 경우에 종종 부딪히고 있다. 소련 군부와 소련 공산당내 보수파들은 고르바초프 정책의 문제점을 점점 더 많이 그리고 점점 더 날카롭게 제기하고 있다. 전략무기 협상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에 대한 소련측 번의의 이면에는 소련 군부의 반대가 있었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 정책 입안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셰바르드나제가 이끈 소련측 협상단은 이들 무기를 다루는데 있어 베이커가 제안한 「선언적 접근법」 즉 엄격한 수적 제한과 어려운 검증에 기초한 것이 아니고 각기 무기 숫자를 선언하는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베이커는 이 협정이 매듭지어진 것으로 생각했었다. 지난주 미소 외상회담에서 소련 협상단은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선언적 접근법」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시사했다. 지난 2월의 정책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소련 군부가 무기 창고를 넘겨 주었다고 협상단을 비난하면서 이 방안의 수락을 거부하는 바람에 소련측이 뒷걸음을 치려는 것이라고 미국측은 분석하고 있다. 소련은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정상회담 때까지 전략무기 기본협정을 타결하기 위해 언명한 목표를 깎아 내려야 할 만큼 강경한 입장을 보이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에서 양보하는 대가로 크루즈 미사일에 대한 후퇴를 협상하려들지 모른다. 양측은 또 독일 문제를 놓고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워싱턴은 통일된 독일이 나토 맹방으로 남는 것이 유럽에서의 미국의 국가이익에 중요하다고 보는 반면 모스크바는 독일의 나토 편입을 공격적이며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문제의 해결 방안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 서울ㆍ모스크바 교류의 파장 긴급진단

    ◎“「한ㆍ소 접근」 동북아 냉전구조 와해에 기여”/구체적 「방소결실」 조만간 가시화 확실/“「두개의 한국」 노선 채택” 대북압력 효과/소,「통독」 여세 몰아 「한반도」 카드 제시 가능성/북의 「하나의 조선」 정책 포기 여부가 변수로/일본도 「북방섬 문제」 해결되면 시베리아 진출 서둘 듯 한국과 소련의 관계가 최근들어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규모의 경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서울과 모스크바에 영사처가 개설된데 이어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방소를 계기로 수교문제가 본격 거론되는 등 한소간의 정치 경제관계가 한 차원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한소관계의 급속한 개선은 동북아 세력균형의 중심고리로 간주되는 한반도와 그 주변의 중국ㆍ일본ㆍ미국간의 상호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4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권력승계설까지 나돌고 있는 북한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급변하는 한소관계의 배경과 전망 그리고 주변국가들에 미치는 영향등을 종합진단하기 위해 이기탁 교수(연세대),최종기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김부기 교수(외교안보연구원) 등 소련 및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좌담을 마련했다. ◇특별좌담: 이기탁(연세대 교수) 최종기(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부기(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이기탁 교수=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치며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낸 북방정책은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중요한 정책으로 부각됐습니다. 지금 모스크바에는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과 그동안 북방정책을 실제로 담당했던 박철언 정무제1장관이 함께 가 있으며 김최고위원이 고르바초프와 회담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소양국은 현재의 영사처 관계를 총영사관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한소관계에 관한 이같은 보도만으론 그 외교적 틀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같은 사실은 지금까지의 비공식적 차원의 한소관계를 공식적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기 교수=김최고위원의 이번 소련방문은 여러가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그중에서도 가장 큰 의미라면 소련이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선 이념을 초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점입니다. 소련은 지금 국내적으로 심각한 생필품 부족현상에 직면하고 있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존의 군수공장을 민영화하여 민간 소비제품을 생산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필품의 해결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에 소련이 김최고위원을 초청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자국의 경제난 타개를 위해 우리나라를 경제협력의 파트너로 지목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협 파트너로 지목 ▲김부기 교수=소련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을 바라는게 한소관계 진전의 동인이라는 말씀에 덧붙여 이번 소련 초청의 몇가지 배경을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동유럽의 대변화,그리고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소련자체의 변화는 냉전체제하의 「구사고」로 부터 몰타회담 이후 국제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신사고」로의 전환을 가능케 했습니다. ○남북관계 악화위험이같은 사고의 전환은 소련으로 하여금 더이상 냉정의 산물인 북한을 의식하지 않게 만든 요인입니다. 또 몰타회담 이후 증대된 미소협조관계는 한반도외교를 적극화하려는 소련의 생각을 가속화 시켰으며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등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다진 고르바초프는 과감한 방향설정이 가능케 됐습니다. ▲이교수=김최고위원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앞으로 한소양국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의사 타진 단계가 아닌 양국관계 공식화의 첫걸음이라 해석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교수=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궁극적으로는 한소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련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련은 지난 88년 9월 크라스노야르스크 선언을 통해 한소양국간의 경제문제를 처음 언급한 뒤 올림픽을 계기로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북방외교의 목적이 북한 배후세력과의 관계증진을 통한 대북관계개선이라면 이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구체적 결실을 조만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교수=북한은 현재 동유럽 민주화라는 커다란 충격파에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는 4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체제내부를 단속하고 이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응코자 하고 있으며 현재는 정책조정기간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번 소련 방문을 통해 한소관계가 증진되면 이는 북한에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며 소련은 이를 이용,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몰타회담 이후 국제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련은 그동안 한국이 정치적으로만 접근하지,자신들이 필요한 경제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불평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은 소련에 경제협력을 해주는 대신 소련은 한반도에는 2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한반도의 현실적 노선」을 북한이 깨닫게 하도록 만들 것 입니다. ▲이교수=북한은 지난 45년부터 「하나의 조선정책」을 권력체계의 아킬레스건으로 삼아 줄곧 남조선해방을 주장해 오고 있는데,한소 양국의관계개선은 이 정책에 악영향을 끼쳐 남북관계의 악화를 초래할 위험성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이 자신들이 고수해오던 「원 코리아」 정책을 포기하고 「투 코리아」 정책을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교수=소련은 동서독문제에 있어 양국을 모두 승인했으며 한반도에서도 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을 통해 「투 코리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로 보아 소련은 장차 동북아의 평화정착을 위해 헬싱키조약과 같은 카드를 아시아에서도 던질 것이며 이로 인해 남북대화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김교수=북한은 오는 4월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계기로 상당한 지도부 개편을 단행할 것입니다. 젊은 신세대의 부상을 통해 사고의 개방성이 이루어지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현실주의태도가 늘어나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죠. ▲이교수=소련이 우리나라에 대해 갖는 기대는 크게 정치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것은 앞에서 지적됐지만 정치적인 문제,특히 미군주둔문제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탈냉전화 목표 ▲김교수=소련의 한반도에 대한 외교목표는 탈냉전입니다. 한반도의 탈냉전화로 동북아시아의 냉전구조 와해를 기대하고 있으며 탈냉전을 통한 군비축소로 경제재건을 꾀하는 것입니다. 소련은 북한의 주한미군철수를 지지하고 있지만 군사적 팽창주의는 포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탈냉전은 해외주둔기지의 철수와 함께 자연스럽게 주한미군의 철수를 유도할 것입니다. ○한중 관계 영향없어 또 한소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소련은 원칙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할 것이지만 이를 전제조건으로 고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교수=이번의 김영삼 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회동 등을 통해 한소관계가 급진전되고 있으며 수교단계가 임박했다는 느낌까지 갖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의 천안문사건 이후 소련이 한국에 접근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대해 중국이 심한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중소에 대한 관계가 최근 들어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최교수=지난해 중국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한국은 소련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밀접했으며 무역고도 30억달러로 소련과의 무역고인 5억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천안문사건으로 최근 분위기가 「중국바람」에서 「소련열기」로 갑자기 바뀌었지만 한중관계에 그렇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집하듯이 중국은 대만관계 때문에 「하나의 중국」이라는 주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중국으로서는 소련이 먼저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하면 그 뒤를 이어 따라가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에 한소관계 개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한국이 너무 서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올 가을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한중관계는 한 차원 높은 발전을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교수=소련의 적극적인 대한관계 전환은 중국으로 하여금 대한관계 증진에 적극 나서도록 자극할 것이며,중국을 자극하는 만큼 소련의 정책전환은 북한에 압력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해 12월의 미소정상회담 이후 미소의 협조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어 있고,지난해 5월의 중소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관계가 정상화되었기 때문에 한반도문제에 대한 외부적 압력이 가중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즉 중소관계 정상화가 한반도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협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한소관계의 정상화가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곧 개최될 미소외무회담ㆍ정상회담을 통해 소련은 동서독 문제를 해결한 여세를 몰아 한반도 문제를 푸는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 움직임 주시해야 ▲이교수=일본이 한국의 북방정책에 「의외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국이 동구권 국가들과 국교수립을 맺을 때 일본인의 도움이 있었다는 말이 있고,김영삼 당시 민주당총재 및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소 등도 일본인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하는데 왜 이처럼 일본이 한국의 북방정책에 「우호적」으로 나오는 것일까요. 또한 소련은 일본이 시베리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일본이 시베리아로 진출하여 일소관계가 완화될까요. ▲최교수=일본은 지난 50년대부터 시베리아로 진출한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는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소련과 북방도서문제가 남아 있고 미국의 눈치를 무시할 수 없어서 결단을 내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일본의 시베리아개발 참여문제는 일본이 미국안보체제를 중요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이를 묵인,협력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일소관계개선을 좋아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련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북방도서문제도 시베리아 진출의 큰 걸림돌로 계속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김교수=동감입니다. 일본은 미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며 북방도서문제도 난제로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의 미소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소강경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분위기이므로 일본은 미국을 덜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며 소련이 북방도서문제에 대한 「제3의 길」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본의 시베리아진출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전후하여 장애물이 해결되면 일소관계는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소관계는 일본이 한편으로는 견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려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소관계가 진전된 만큼 일본은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소련에 진출하는 것이 쉬워지는 면이 있지요. 그리고 한국의 기업이 소련에 진출하는 것은 일본과 충돌되는 면도 있지만 한일 두나라의 경제력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양국의 소련진출이 상충되는 범위는 넓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먼저 소련에 진출할 경우 이러한 「선례」를 미국의 눈치를 덜 의식하고 일본이 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소련진출을 견제하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사실을 일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교수=북방정책은 미국ㆍ일본ㆍ서구와의 남방정책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서방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미국ㆍEC(유럽공동체)의 시장을 기반으로 소련ㆍ동구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또 일본이 그들의 막대한 저축을 시베리아개발에 투하할 것인가,아니면 지금처럼 「소련의 실질적인 아시아 군사력 감축이 없다」며 방위예산증액에 힘을 기울일 것인가에 따라 동북아의 정세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점 우리로서는 일본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서방정책 너무 소홀 ▲김교수=현재 세계질서는 탈냉전화로 나가고 있으며 제로섬게임이라는 냉전시대 유물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공존적 협력시대로 구조적인 변화를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대소관계 개선으로 한미우호관계가 나쁜 영향을 받으리라는 것은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서구의 대소경제협력도 활발해지고 있으니까요. ▲이교수=현재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이 북방정책을 너무 급속히 추진하여 오히려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 같습니다. 헝가리와의 수교를 계기로 남북한의 통로가 두절되어 남북한의 평화와 안전보장이라는 북방정책의 목표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북한 정권이 「하나의 조선」 정책을 포기하게 되면 한반도의 현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자연스럽게 남북한 교차승인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북방정책의 종착역은 평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의 대소관계개선으로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김교수=소련이 한국과의 정치관계를 가속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현재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는 북한이 한반도에 두나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현실적인 노선을 택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한소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냉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도록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소관계의 압력속에서 북한은 신사고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움직임은 올해초 동구공관장회의때 나타난 바 있습니다. ○정부간 공식화 필요 ▲최교수=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정권 전복 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인정하고 나왔습니다. 따라서 한소관계정상화는 북한에 선의의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으며 폐쇄체제가 완화될 것 같습니다. 한국이 소련과 가까워질 수록 북한이 불장난을 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겠지요. ▲이교수=그동안 우리는 비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소련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제는 외무부 등 공식채널이 기능을 발휘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고르바초프­김영삼 회동을 통해 한국의 외교사상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으며 이제 비공식외교는 마무리하고 외무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한소관계를 공식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 한소경협시대 본격 “발진”/양국 경제교류의 진도 어디까지

    ◎포괄논의 벗어나 분야별접촉 활기/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도 크게 기여/소 개혁 성패 불투명… 정상궤도 진입까진 난제 “첩첩” 한소간의 경제협력템포가 한결 빨라지고 있다. 방소중인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전격회담과 한소간 총영사관개설합의등 정치권에서 메가톤급 뉴스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23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한소경제인합동회의,그리고 럭키금성그룹계열인 럭키개발의 레닌그라드개발사업참여 발표등은 양국 경협관계가 급진하고 있는 상황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한소경제인합동회의는 소련경제인들이 23명이나 대거 참여,우리나라 경제인들과 실질교역과 투자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상담을 벌일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의 1차회의에 이어 열린 이번 한소경제인합동회의는 이제까지의 포괄적인 경협논의에서 벗어나 교역ㆍ산업ㆍ투자ㆍ기술 및 금융등 3개분과 위별로 심도있는 협의를 벌임으로써 양측의 경협사업발굴이실질차원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국민생활 향상이라는 개혁ㆍ개방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소련은 이번회의에서 자기네들의 군수산업을 민간소비재 산업으로 전환하는데 한국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또 지난 1월 현대종합상사에서 이어 대우ㆍ삼성물산ㆍ럭키금성상사등 3개 종합상사에게도 모스크바지사 설치허가서를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이같은 경협관계진전은 소련이 야심적으로 추진중인 시베리아 극동개발사업에 우리나라 대기업을 끌여들이기 위한 일환이지만 우리측으로서도 새상품시장확보와 시장다변화를 추구할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이해타산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로 이해된다. 한소경협이 이처럼 「봄바람」을 맞고 있는 것은 국제정치관계와 맞물려 양국경제가 서로 보완적인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은 극동지역개발을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발전 및 국제시장진출 경험이 절대 유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소련극동 지역의 풍부한 천연자원개발에 참여,안정된 자원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소련정부가 나홋카 등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경우 한국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양호하다는 것이 우리업계의 분석이다. 이번에 럭키개발이 소련의 최대 종합철강ㆍ중공업체인 이조르스키자보드사와 함께 레닌그라드개발 사업에 참여키로 합의한 것은 소련정부가 한국기업을 평가한 좋은 예로 보여진다. 레닌그라드개발 사업에는 럭키개발과 이조르스키사외에도 세계최대의 엔지니어링업체인 미국의 벡텔사까지도 참여,한ㆍ미ㆍ소 3국기업간의 기업공동진출방식을 띠고 있어 이례적인 성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소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소련을 방문,시베리아 톨보스크의 대규모 석유화학플랜트건설에 참여키로 합의한 사례 등은 그동안 다각적인 한소경협관계 증진 움직임이 이제 피부로 느낄만큼 가시화되고 있는 증거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대소수출 주종품목이 섬유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어 선박ㆍ전기ㆍ전자ㆍ신발ㆍ비누ㆍ치약등 소비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비해 수입은 선철ㆍ니켈ㆍ석탄ㆍ원면ㆍ수산물등 원자재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앞으로 양국간 교역확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소경협이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양국간에 아직 국교가 수립돼 있지 않고 한국기업들의 소련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다행하게도 김영삼 최고위원의 방소를 계기로 오는 7월쯤 양국간 총영사관개설과 함께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될 전망이다. 그러나 소련의 경제침체ㆍ인플레ㆍ재정적자와 민족분규에 따른 사회불안으로 고르바초프가 내건 경제개혁의 성패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한소경협이 완전한 정상궤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여러 난제가 남아있다. 소련측은 현재 방소중인 김최고위원 일행을 통해서,또 방한중인 골라노프소련연방 상의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소투자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지나치게 소련진출에 신중한 한국기업들에게 다소 불평을 표시 할 정도로 우리나라와의 경협에 능동적인 자세로 전환해 있다.그만큼 소련측은 정식수교같은 공식관계보다 경제협력강화를 통한 실리추구의 입장을 중시하고 있는 느낌이다. 초기단계인 한소간의 경협에 성급한 기대를 갖는 것보다는 국제정치,외교에의 파급효과를 감안해 가능한 분야부터 단계적인 경협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시점에 온 것 같다.
  • 가시화된「독일 재결합」을 보며/서병철 외교안보연 교수(특별기고)

    ◎「통독의 길」한반도까지 뻗치길… 민족자결원칙에 입각한 접근을 통한 점진적인 통일을 추구해온 서독은 미ㆍ영ㆍ불ㆍ소등 전승4대국과 주변 군소국가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급속한 통일을 기대하지는 않아 왔다. 그러나 서독은 동독내 사태가 급속하게 변화함에 따라 통일정책을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하게 되어 콜총리는 작년 11월28일 국가연합(Confederation)형식의 10개항 통일안을 내놓았다. 한편 겐셔외무장관(자민당)은 콜총리(기민당)가 연립정부 구성 정당간의 협의없이 통일방안을 수립한데 대하여 「통일된 독일이 나토회원이 되고 미군과 소련군이 각각 현재의 동ㆍ서독지역에 계속 주둔한다」는 내용의 독자적인 통일방안을 제시하였다. ○미ㆍ소,기선잡기 바빠 통일논의는 선거를 앞두고 더욱 가속화되었다. 동독의 경우 3월18일 총선거에서 민주사회당(전사회주의통일당)과 「노이에스포룸」등이 집권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분당」에서 「통일」로 정책을 바꾸었으며 사민ㆍ기민ㆍ자민당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통독논의에 열의를 보인다.서독에서도 국민의 주관심사가 통일문제로 되자 12월2일 실시될 예정인 12대총선거를 의식하여 각당이 통일문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동독총선거를 서독의 지방선거와 같은 형태로 간주하여 동독정당들의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정치지도자들이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주역이 되기 위하여 새로운 통독안을 제시하는등 기선을 잡으려 경쟁한다. 미ㆍ영ㆍ불ㆍ소 4대전승국은 독일의 통일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원칙적으로 통일을 추진한다는 정책을 채택하였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콜총리의 통일방안은 동구의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며 통독은 당장 논의해야 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작년 12월6일 불ㆍ소 정상회담에서 발언하여 작년말까지도 「2개독일정책」을 고수하였었다. 그러나 그는 통독문제의 긴급성을 인식하고 금년 1월29일 모드로브 동독총리와의 회담에 이은 2월10일 콜 서독총리와의 회담에서 독일통일에 찬성한다는 정책상의 변화를 보였다. 이로써 통독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제거된 셈이다. 소련은통독이 「신사고」에 입각한 「유럽공동의 집」구성계획에 부합되고 붕괴직전의 동독을 양보하는 대신 중립화를 통하여 독일전체를 자국에 일보접근시키는 결과를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급선회하였다. 미국은 통일될 가능성이 높아진 독일문제에서 민족자결원칙에 따른 통독에 적극 협조하고 또한 소련과의 경쟁적 입장에서 기선을 잡으려 서독의 통일노력을 적극 지원한다. 미국은 통일된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회원이 되고 체제도 자유민주화 된다는 전제아래 통일을 추진한다. 한편 프랑스 미테랑대통령은 『통일된 독일은 지나치게 강화되어 1차대전 발발직전인 1913년 상황에 도달한다』는 이유로 통독을 반대하였으나 민족자결에 의한 통일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협조지도 정책전환을 하였다. ○양동맹기구가 걸림돌 영국의 대처총리는 최근까지 『10∼15년 후에야 통독문제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었으나 통독추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대세에 동조하고 있다. 통독이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극복하지 않으면 안될 분란이도사리고 있다. 첫째,통독은 4대전승국의 동의를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승국들은 독일조약에서 통독문제에 대한 결정권과 추진책임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민족자결에 따라 양독이 통일합의에 도달하더라도 미ㆍ영ㆍ불ㆍ소의 동의는 필수적이다. 2차대전을 종결짓는 평화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상황을 변경하는 통일은 원칙적으로 종전 네나라 결정사항인 것이다. 둘째,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문제이다. 몰타 미소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군사블록을 해체하는 것이 긴급한 사항이 아니라는데 의견일치를 보았고 고르바초프는 『2000년까지 군사동맹을 해체하자』는 과거의 제의를 의식적으로 되풀이하지 않았고 부시도 유럽에서의 미군 주둔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소련은 동유럽 국가들이 바르샤바기구에 잔류할 것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어 중립화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동독을 동맹권에서 서방측으로 해방시켜 줄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11개주(서독)가 나토에 속하고 5개주(동독)가 바르샤바기구에 잔류해야하므로 이것이 가장 큰 난제이다. 셋째,주변국들이 통독에 대해 원칙적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독이 되면 7천6백만명의 인구(서독6천만,동독1천6백만)를 묶어 서독의 자본과 기술,동독의 숙련되고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제2의 경제기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주변국들은 유럽 중심부에 강력한 국력을 갖는 독일의 부상에 위협을 느껴 현상태를 선호한다. 통독이 이루어지면 군사동맹체제가 실질적으로 붕괴되고 강력한 중부유럽이 형성되어 현존하는 유럽질서가 크게 변화할 것이다. 즉 유럽을 가르는 바르샤바 나토 군사동맹의 군사적 성격이 약화되고 정치적 기구로 변질될 것이다. 통독은 사실상 유럽분단의 종결을 의미하므로 고르바초프의 「유럽공동의 집」달성이 가시화되어 소련의 적극적인 유럽사회 참여를 유도할 것이다. ○중부유럽 새질서 형성 한편 미소의 영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독일의 비중이 커지고 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주변국가들의 구심점이 되어 중부유럽의 발언권이 강화된 새로운 국제질서가 조성될 것이다. 2차대전후 패전국으로서 독일이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던 오데르나이세 동독ㆍ폴란드 국경선은 이미 1950년 동독이,그리고 1972년 서독이 각각 인정한 바 있으나 통일된 후에 재론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현시점에서 통독가능성에 대하여 전망해 보면 동ㆍ서독은 경제면에서 통일을 먼저 달성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양독은 2월13일 통화단일화 원칙에 합의하고 경제통화동맹 창설을 위한 합동실무위원회를 발족시킴에 따라 경제면에서의 통일이 향후 수개월안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독연방은행이 양국의 통화금융을 운영하고 하루 2천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서독으로 이주하여 붕괴위기에 처한 동독경제를 서독이 흡수하게 된다. 동ㆍ서독간 최초의 합의도 경제에 관한 베를린협정(1951년 9월 체결)이었던 경험을 고려할 때 경제적 통일이 정치적 통일을 유도할 것이다. 동독총선거에서 사민당(당수­뵈메,명예당수­브란트)의 압승이 예상되며 이 당은 국민의 대다수(여론조사 결과 75%)가 희망하는 통일추진을 주요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통일논의는 선거후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마침 2월13일 오타와 나토ㆍ바르샤바조약기구 외무장관회의에서 미ㆍ소ㆍ영ㆍ불과 동ㆍ서독 6개국이 2단계의 통독방안에 합의하여 통독논의의 체계적인 추진이 제도화되었다. 이는 거쳐야할 과정과 순서를 명시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통독전망을 밝게 한다. ○경제통합이 정치견인 끝으로 독일의 통일은 전후 형성된 불합리한 상황의 해결이라는 의미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강대국의 협조의무를 상기시켜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또한 통독이 한반도 통일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북한을 대화에 응하게 하여 남북한간 접근을 촉진시킬 것이다. 북한은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을 분단을 영구화하기 때문에 거부한다고 하지만 1972년 12월 기본조약이 체결되고 1973년 9월 유엔에 동시가입하였으며 1974년 3월 상주대표부를 교환설치한 동ㆍ서독이 통일을 이루는 일은 대화조차 거부하는 북한의 이론을 오류로 만든다.
  • 고르바초프,소 초대 대통령 취임/개혁가속… 경제긴급조치 강구

    ◎탈소운동 막게… 연방주권 강화촉구/“군부도 수술,의회승인없인 파병안해” 【모스크바 로이터 AP AFP 연합】 강력한 권한을 지닌 소련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15일 자신에게 주어진 광범위한 힘을 이용,민족분규 및 경제난제를 극복하고 개혁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인민대회에서 비밀투표로 진행된 초대대통령 선거결과,찬성 1천3백29,반대 4백95로 당선된후 대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단상위에 올라 바로 취임선서를 가졌다. 그는 당선확정발표가 난뒤 단상위로 안내돼 붉은 장정의 소련헌법책위에 손을 얹고 『나는 인민을 위해 충실히 봉사하며 헌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며 나에게 부과된 소련 대통령직이라는 숭고한 의무를 완수할 것을 엄숙히 서약합니다』라는 취임선서문을 낭독,소련역사상 최초의 대통령직에 취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인민대회에서 행한 대통령직 수락연설을 통해 『보다 급속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해야 함이 분명하다』면서 『나는 무엇보다도 이같은 목적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변화에 대한 가장 큰 장애는 경직된 사고』라고 지적하고 소련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기위해선 긴급조치가 필요하며 변화를 더욱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령의 권한을 사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고르바초프는 경제분야에 언급,보다 급속한 경제개혁과 독점의 폐기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인플레 퇴치에 노력하는 한편 예산을 삭감할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군사부문의 개혁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직을 사용,군부에 대해 광범위한 개혁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소련은 앞으로 공격을 받지않는 한의회의 승인없이 소련영토밖에서 자국 군대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점증하는 민족주의 및 국수주의 경향에 맞서 싸울것이며 국가가 분열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현재 문제를 일으키려하는 기도가 있으며 심지어는 내전을 거론하는자도 있다』며 『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단결과 아울러 연방공화국의 정치·경제적주권부여에 관한 조치를 강화할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십년에 걸친 소련의 관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독재자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 실업교육 “끝없는 도전이어야 한다”/김종철 덕성여대대우교수(세평)

    최근 문교부는 실업계고교 지원자의 전원 수용시책등을 포함하는 일련의 실업교육 진흥책을 발표하였다. 95년까지 일반계고교의 일부를 실업계로 개편하여 6만명을 수용하고 실업계고교의 신설및 학급증설을 통해서 6만명을 받으며 도합 12만명에게 실업계고교 교육의 기회를 확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그렇게 된다면 실업계고교 지원자 전원이 수용되는 셈이 될 것이다. ○문교정책의 최대 난제 또한 실업계고교의 실험ㆍ실습 등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비롯하여 도합 2천3백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업계고교 교육의 확충과 개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몇가지 중요한 관련 시책도 제시되고 있다. 즉,일반계고교에서의 비진학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과정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 농어촌지역의 공고에도 직업교육과정을 신설 운영하며 전문대학을 95년까지 22 개교 신설하고 그 수업연한도 다양화하는 등의 시책을 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업교육의 진흥은 교육정책의 주요 현안과제의 하나였으며 문교당국이 일련의 시책을 추진하고자 한 정책의지를 구체화하고 계획과 시책을 마련하였음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업교육의 진흥은 지난 40여년간 문교부가 내세운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교육정책의 과제중 하나였음을 되새겨 보면서 이번만은 좀더 알찬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동시에 우리는 실업교육의 진흥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가를 절실히 인식하여야 하겠다. 28대에 걸친 역대 문교부장관이 한두 분의 예외는 있었을망정 거의 빠짐없이 실업교육의 진흥을 강조해 왔다. 그것은 도의교육의 강화와 더불어 중점 문교시책 내지 장학방침의 하나였고 표현은 달라도 계속 추구해온 정책목표의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0여년 동안 계속해서 미결의 과제로 남게 된 셈이다. 도의교육의 진흥이 지극히 어려운 과제이고 어느 의미에서는 항구적인 과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실업교육의 진흥은 계속적인 정책의 과제로 인식되어야 할지 모른다. 우리 사회의 역사적 현실로 보거나 미래사회의 필요로 미루어볼 때,실업교육ㆍ과학기술교육의 진흥은 절실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교육이오늘과 내일의 삶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인간의 삶에 있어서 실업ㆍ산업등이 중요한 일면을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농ㆍ공ㆍ상ㆍ수산ㆍ해양ㆍ가정 등 실업교육진흥의 당위성과 중요성은 제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점 간과해선 안돼 따라서 문교부가 일련의 실업교육 진흥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뜻을 높이 평가하며 그 성공적 시행이 실업교육의 발전에 기여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실업교육의 진흥이 제시된 계획과 시책만으로 성취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문제점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며 안이한 접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실업교육의 진흥은 시설의 확충과 학생정원의 증대등 외곽적인 시책만으로써 성취될 수 없는 것임은 자명하다. 문교부의 계획이 외곽적인 것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보다 종합적인 대응과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이 필요할 것이며 시설과 기회의 확충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점이 개재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되고,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아니될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부문의 교육과 마찬가지로 내실화의 여러 조건,예컨대 커리큘럼,교과서와 보조교육재료,교사 등에 관련된 조건을 정비하고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고 중요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하나도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 어려운 점은 실업교육의 진흥이 교육외적인 요인,특히 취업과 임금구조등 더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감히 대응하기조차 어려운 인문숭상의 가치관과 일반계학교에 대한 상대적 선호,따라서 실업계학교는 성적이 나쁘거나 가난한 학생이 가는 곳이라는 막연하고 불합리한 편견 같은 것이 우리사회의 구석구석에 아직도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아무튼 실업교육의 진흥은 만만치 않은 과제요 도전이며 그 문을 넓히고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극히 한정된 기본조건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문교당국자나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다같이 인식할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을 전제로 하여 몇가지 방향으로의 노력이 동시에 그리고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첫째,기회의 확대와 시설의 확충등 시책은 반드시 내실화를 위한 다른 시책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실업교육의 기회확대는 취업과의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물론 여러 부문별로 적절한 조절이 필요할 것이다. 1970년대에 일부 농고를 일반고교와 공업고교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실을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동 아래 임금구조의 개편을 꾸준히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 편견을 버려야 끝으로 실업교육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국민적ㆍ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유인구조의 개편과 가치관의 내면화등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며,실업계학교에 보다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실업교육의 진흥은 값있는 도전이며 영속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 「신사고」 앞세워 동서데탕트시대“견인”/고르바초프 집권5년의 평가

    ◎새로운 「자결원칙」 제시,동구 대변혁 “촉발”/강력한 대통령제 신설,개혁 가속화의 기틀 다져/“발등의 불”경제난ㆍ민족분규등 현안 “첩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겸 최고회의의장이 11일로 집권 5주년을 맞았다.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사고의 대전환을 통한 대담한 개혁정책 추진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역사적 업적을 남겼으면서도 소연방내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민족주의 물결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경제난 때문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르바초프는 12ㆍ13일 열리는 인민대표대회에서 비상대권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닌 소련 최초의 서방식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취임 5주년 기념일인 11일에는 리투아니아공화국 최고회의가 독립국가를 선포하기 위한 표결을 준비하는 등 그에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는 개혁정책과 신사고외교를 성공리에 추진,소련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아니라 끝없는 군비경쟁으로만 치닫던 냉전체제에 종지부를찍으며 국제적인 데탕트 기류를 몰고 온 장본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대담하게 개혁 추진 지난 85년 체르넨코 서기장 사후 그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오른 고르바초프는 지난 88년말 유엔총회연설에서 일방적인 국방비삭감과 50만명의 소련군 감축을 선언,세계의 군비경쟁에 결정적 브레이크를 걸었다. 또 소련의 동구개입을 뜻하는 브레즈네프독트린을 폐기하고 이른바 시내트러독트린(프랭크 시내트러의 히트곡「My Way」처럼 각국이 제갈길을 찾아가라는 의미)이라 불리는 새로운 자결원칙을 제시,지난해 동구의 민주화변혁을 가능케 했다.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없었다면 베를린장벽의 제거와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몰락도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함께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을 철수시키는등 지역분쟁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ㆍ재편)와 글라스노스트(개방ㆍ정보공개)를 세계적인 유행어로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평화의 위협자에서 수호자로,동구제국의 지배자에서 해방자로,혁명수출국에서 분쟁중재국으로 소련의 역할전환을 이룩해낸 것이다. 시사주간 타임지는 고르바초프를 지난 8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플라톤의 정치의 도를 터득한 사람』이라고 극찬하면서 「80년대의 인물」로 선정했다. 지난달 미CNN방송이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직 사임설을 보도하자 뉴욕ㆍ도쿄등 자본주의 사회의 주요 증권시장에서 주가폭락을 초래했을 정도로 그는 이미 전세계의 기대와 희망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군비경쟁에 쐐기 국내에서도 국제무대에서 만큼 가시적인 효과를 얻어내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소련의 정치체제를 뒤흔드는 일련의 개혁정책을 성공리에 추진하고 있다. 볼셰비키혁명이후 70년이 넘도록 유지돼온 공산당 권력독점을 포기,고질적인 관료제를 타파하고 정치적 다원주의의 물꼬를 텄다. 강력한 대통령직을 신설,개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 인민대표대회의 권한을 강화,자유로운 토론의 장으로 변모시켰는가 하면 각급 선거를 복수후보경쟁에 의한 비밀투표로 실시토록 했다. 정치범 석방,언론ㆍ종교ㆍ출입국 자유화 등의 민주화 조치도 취했다. 경제적으로도 관료적인 중앙집중식 계획경제의 비능률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의 독립채산제를 채택하고 협동조합기업(코페라티브)설립과 합작을 통한 외국자본의 유입을 허용하는등 시장경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침체의 늪에 빠져든 소련 경제를 소생시키지는 못했다. 생산수단 사유화및 임금노동과 토지의 개인영구임대 및 상속을 허용하는등 보다 실질적인 조치들이 곧 입법화될 예정이지만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물자부족등 피부에 와닿는 경제혼란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과 급진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배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정보의 공개와 언론자유에 힘입어 소수민족공화국들의 민족적 자각과 그에 따른 분리독립요구가 높아져 연방해체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같은 페레스트로이카와 신사고에 대해 고르바초프는 관료체제를 타파하고 「인간의 얼굴을 가진 민주적 사회주의」로의 발전을 위한 제2의 혁명이며 「보편적 인간 가치」를 위한 자본주의 국가와의 협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 분쟁해결 앞장 일부 서방전분가들이 지적하는 「공산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마르크스­레닌주의의 포기」「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주의의 재생이라는 주장이다. 개정된 공산당 강령은 레닌주의를 전적으로 받아들여도 안되지만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생산수단의 국유 또는 사회소유에 반하는 사적소유와 인간노동의 착취행위로 금지돼왔던 임금노동을 허용하는 문제들을 놓고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던 것처럼 아직도 사회주의적 「사회정의」와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상반된 개념중 어느 것을 취할 것인지 완전한 의견의 일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소련과 동구의 변혁이 일방적이 아닌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것처럼 소련내의 개혁도 집권층과 국민들간의 상관관계속에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에측불허인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개혁작업이 어떤 동기에 의해 추진됐건간에 전임자들도 똑같이 느꼈던 문제를 고르바초프만이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일단 그의 대담한 실천력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고 볼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제 대통령으로서 집권2기를 맞으며 앞으로 4년의 임기동안 실각의 우려를 덮어둔채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게 된다. ○부분적 시장경제로 개혁을 가속화시켜 국민들로부터 계속 지지를 받게될지 아니면 일부의 우려처럼 독재자로 변신할지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오는 94년의 2대 대통령은 국민들의 직접비밀투표에 의해 선출된다는 점에서 스탈린식 강권통치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자유의 맛을 느낀 소련국민들도 두번다시 과거행 타임머신에 동승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강제이주 이전 거주지인 크림반도로 돌아가겠다는 타타르족등의 단순한 요구로부터 발트해연안 3국의 즉각 분리독립요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족문제들이 고르바초프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또 루블화의 태환성 부여,가격ㆍ금융제도의 개선,완전자유시장의 도입등 근본부터 흔들어 놓아야 할 경제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세기의 영웅 고르바초프가 70년동안 타율성과 의욕상실증에 찌들대로 찌든 국민들을 다독거려 이같은 난제들을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것인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취임5돌 고르바초프 공과 ■외교 정책 ▲동구 각국에 대한 불간섭정책을 선언함으로써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등 동유럽에 엄청난 변혁이 일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핵전쟁 발발 가능성의 공포와 유럽 및 중국에 대한 소련의 선제공격 우려를 현저히 불식. ▲국방비를 삭감하고 병력 50만명과 탱크 1만대 감축을 일방적으로 선언 ▲중부유럽 주둔 병력의 철수를 미국과 잠정적으로 합의 ▲미국과 중거리핵미사일 폐기를 합의한데 이어 오는 90년까지 장거리 핵미사일도 절반으로 삭감한다는 목표를 협상중.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 11만5천명을 철수. ▲앙골라ㆍ나미비아ㆍ캄보디아ㆍ니카라과 등 분쟁국에 대해 협상을 종용 ■민주화 ▲지난 89년 경선제를 도입하고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지도부를 설득,동의얻어냄. ▲강력한 대통령제 도입을 제안. ▲언론ㆍ집회ㆍ종교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법으로 보장하겠다고 약속. ▲정치범 수백명을 석방하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에 대한 탄압을 종식 ■경제정책 ▲일반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생화수준 개선을 위한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 ▲당지도부가 공장의 개인소유제도를 받아들이게 하는데 성공 ▲개인이 토지를 임대차하는 것은 물론 이 권리를 상속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으나 개인의 토지소유는 거부. ▲합작을 통한 외국자본의 유입을 대폭 완화. ▲90년도 적자가 1천5백억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함으로써 재정적자를 처음으로 공개. ■국내정책 ▲발트해연안 3개 공화국의 독립요구 운동을 묵인. ▲아제르바이잔 공화국 등 일부 공화국에서 민족분규가 발생해 진압군 수십만명을 파견. ▲관료들의 부정 근절 실패,폭력범죄도 계속 증가.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환경개선에는 아직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했음.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성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음.
  • 서독,옛독일 영토회복 공식 포기/콜총리의 대폴란드 국경 인정 의미

    ◎국내외 거센 반발에 「조건부 인정」철회/통독 최대장애 제거… 나토잔류가 문제 헬무트 콜 서독총리가 6일 현 동독­폴란드 국경선에 대한 독일측의 「무조건 인정」용의를 표명하게 된것은 국내는 물론,국제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볼수 있다. 콜 총리는 얼마전 동독­폴란드 국경선,즉 현재의 오데르­나이세강선을 인정하는 대가로 폴란드측이 독일에 전쟁 배상요구를 하지 않을 것,폴란드내 독일계 주민들에 대한 신분보장을 요구하는 조건부 안을 제시했었다. 콜총리의 조건부 안이 밝혀지자 서독내 야당은 물론 소속 기민당(CDU)과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민당(FDP)까지도 혹독한 비판을 퍼부었고 콜 총리는 결국 무조건 「인정」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콜 총리의 지난번 기습제의는 일종의 악수(?)로 이안이 나오자 프랑스ㆍ폴란드를 포함한 주변국가들의 비난은 물론,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경고」등 국제적 압력은 더욱 거세었다. 독ㆍ파국경문제가 콜총리의 이번 양보조치로 일단 불은 꺼졌으나 독일통일에 대한 유럽제국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독일이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해결해야할 외부 문제의 두가지 최대 난제는 통독의 군사적 지위와 영토문제. 통일독일이 중립화하느냐,아니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머무르느냐 하는 것이 군사적 지위 문제라면 통독이 구독일영토를 회복해야 하느냐,아니면 현재의 동서독이 단순히 합치느냐는 영토문제이다. 독일이 옛영토를 회복하려할 경우 우선 당사자는 바로 폴란드. 현재 동독과 폴란드의 국경인 문제의 「오데르­나이세선」은 2차대전이 독일의 패배로 끝나면서 지난 45년 포츠담회담에서 「잠정협정」에 의해 국경으로 결정됐었다. 소련은 폴란드의 동쪽 렘베르지방을 점령하는 대신 오데르강과 나제르강을 경계로 하는 실레지아 지방등의 동독땅을 폴란드에 떼어주었던 것이다. 폴란드에 편입된 동독땅은 넓이가 10여만 ㎢로 남한보다도 크다. 현재 이 지역에는 전체 폴란드 인구의 3분의1이 살고 있으며 중요한 산업시설이 밀집돼 있다. 오데르­나이세문제는 동독 또는 「통일독일」과 폴란드간의 「옛땅논쟁」에서 한걸음더 나아가 전후재편된 전유럽 국경선 문제와 연결돼 주변 유럽국가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개방되면서 통독이 현실로 나타나자 이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국제법상 동서독이란 두개의 국가가 소멸하고 새로운 나라가 탄생하게 되면 동서독이 기왕에 외국과 맺었던 조약도 무효라는 논리가 가능하며 그렇게되면 자연히 현재의 동독ㆍ파국경도 새로 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법하다. 이같은 사태에 직면하게 되자 폴란드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통일독일이 구영토를 주장하게 되면 폴란드는 소련에 옛 폴란드 영토의 반환을 요구해야 되고 이런 상황이 되면 결국 전쟁이 불가피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통일독일만이 국경문제를 논의할수 있다고 한 콜총리의 발언은 오는 12월 총선에 대비,우익세력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서독내에선 통독열기가 높아가면서 민족주의적 분위기가 고조,옛 독일땅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우익정당측이 이에 편승해 일부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게사실이다. 콜총리는 그러나 이번 「양보」로 인해 그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게 됐다. 이는 그가 이끌고 있는 기민당의 세력기반이 현 폴란드령 독일지역 출신 실향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후 폴란드 영토로의 편입과 함께 대거 서독으로 이주해온 이들 실향민 및 후손들은 약 1천2백만명에 달하며 그동안 기민당의 주요 득표기반이 돼왔는데 콜총리가 실지문제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밖에 콜총리의 이번 「양보」는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독일통일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4+2)을 원활하게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4개전승국에 두 독일이 참여하는 통독 6자회담이 국경선 문제로 난항을 겪게 되면 통독문제 그 자체가 벽에 부딪힐 공산이 큰 것이다.
  • 한ㆍ중 본격적「경협의 길」트인다/홍콩 스탠더드지,「양국관계」특집

    ◎수출촉진ㆍ북한견제 노려 한국/고도의 기술ㆍ자본등 필요 중국/대사교환등 정치성 수교는 “시기상조” 최근의 한중관계개선 움직임은 멀지않아 두나라가 준정부 또는 완벽한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맺게될 것이란 점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홍콩 스탠더드지가 분석,전망했다. 이 신문은 2일자의 한 페이지에 걸친 한중관계특집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두나라는 21세기 아시아ㆍ태평양시대 개막에 앞서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풀이했다. 스텐더드지는 동구ㆍ소련에서 민주개혁이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중국은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북한과 유대강화를 꾀할 것이고 특히 6ㆍ25동란 등을 통해 김일성과 혈맹관계를 맺었던 중국 군부 원로들은 북한과 소원해지는 데 크게 반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등소평이 경제개방ㆍ개혁을 추진하고 중국외교정책이 실용주의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겨냥한 공리주의를 지향함에 따라 북한과의 이념적인 유대의식은 전반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보았다. 게다가중국은 북한측이 한국과 정식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동구 여러나라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크게 낮추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북한은 한중관계 개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동구국가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있으며 중국도 이같은 사실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지만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한국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이에더해 동구권의 개방이 서구 선진공업국의 관심을 끌고 있는 사실도 한중관계개선을 가속화하는 요인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스탠더드지는 미국등 서방국가들의 자본과 기술이 동구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그들의 현대화계획 추진을 일방적으로 서방국가에만 의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6ㆍ4천안문 사건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계속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신흥공업국인 한국이 아ㆍ태지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깊이 인식,한국의 개발경험과 그동안 축적된 경제적 능력이 자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보다 가까운 관계정립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도 수출부진 등의 경제난국에서 벗어나고 북한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을 분쇄하기 위해 중국과 수교하길 바라고 있음을 이 신문은 강조했다. 스탠더드지는 그러나 한중 두나라가 서로 가까워지고 싶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가시돋친 난제들 때문에 한계선에 부딪힐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6.25동란때 북한과 동맹국이었던 중국은 한국에 대한 정치ㆍ군사적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완전히 청산치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지도층은 한국과 정식외교를 하기 이전에 중국 군부와 북한측을 설득할 수 있는 당위론을 선뜻 내세울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한국과 대만이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중국이 두개의 한반도국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등이 한중 두나라의 접근에 쐐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탠더드지는 양국이 정부차원의 경제 외교관계를 맺게 될 것으로 확신하지만 상호 대사교환등과 같은 정치성 수교는 현실적으로 상당기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 3월을 맞으며(사설)

    3월은 명예로운 달이다. 우리민족이 세계만방에 「독립국임과 자유민임」을 선언한 3ㆍ1절의 달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잃고서,나라잃었음에 절치부심하며 「새로운 나라 만들기」의 정신운동을 자생적 열기로 합의하였던 그 숭고한 뜻이 오늘 더욱 빛난다. 3월은 또 봄이 바람으로 내음으로 따뜻한 볕으로 우리 곁을 찾아오는 절기의 달이다. 가난하고 힘들고 불편한 사람들에게 어렵던 겨울이 가고 움츠렸던 기개를 펼 수 있는 달이다. 「미운 7살」을 벗어난 어린이가 국민학교에 가고,6년 동안 「어린이」였던 국민학생이 중학생이 되고,새 고교생이 생기고,새 대학생이 생기는 「신입생」의 달이다. 1ㆍ4분기로 시작되는 경제적 분절이 출발하는 것도 3월이다. 모든 실질적인 출발이 이 3월로부터 이뤄진다. 게다가 우리의 3월은 본래의 새로움에 더많은 「새로움」을 얹고 있다. 정국은 거여소야의 인위적 변혁을 시도해 놓았고 국제환경은 거대한 개혁의 물결을 이루고 거슬러 흐르는 새 여울목을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신사고」의 질서를 타고 참여하기를재촉하는 기운이 안팎에서 밀려들고 있다. 3월이 이렇게 아름답고 새로운 달이지만 우리에게는 난제들이 가로막혀 밝고 희망적인 앞날을 예측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겨우 흑자구조를 만드는가 싶던 경제는 순식간에 비틀걸음으로 돌아서고 있고 불황과 실업의 위협은 서서히 숨길을 죄어오고 있다. 잠수함의 토끼처럼 경기를 선행해서 나타내주는 증시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과대평가된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노사는 갈등을 증폭시킬 징조를 보이며 일부 노동운동권에선 3월에 대대적인 투쟁을 벼르고 있다. 벼르고 있는 세력은 노동운동권만이 아니다. 통합반대운동을 활성화 계기로 삼으려는 운동권이 대학가에도 있고 정가에도 있고 재야세력에도 있다. 그 모두가 「3월」을 신호로 삼고 있다. 더욱 우울한 것은 우리 사회가 타락하고 피폐해가는 징후에 단단히 오염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약과 폭력,퇴폐한 풍조를 만드는 일에 모두가 공범이 되어가고 있다. 상업주의와 선정주의의 유혹을 이기심 때문에극복하지 못하고 불감증세를 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만연한 징후들은 공직자의 부패와 무기력과 무능을 측면 지원하고 조직 폭력과 사회악을 조장시키는 결과를 빚고 있다. 가정에서 다스려주지 못한 청소년들은 밖에 나가 다른 동료를 물들이고,학교는 그들을 포기하고 사회는 그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더욱 비관스런 일은 잘못은 남에게 핑계대고 자신의 책임은 다하지 않는 고질적인 습성이다. 비방하기에만 탁월해진 사회지도자들의 독기와 증오심은 불지르고 분탕질치는 세력의 입지를 합리화시키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3월에 실패하면 우리 모두는 회생할 기회를 잃게 될지 모른다. 성장 잠재력도 아주 잃게 되고 황폐함이 극에 달해 붕괴될지도 모른다. 3월은 그러기에는 너무도 숭고한 교훈이 있는 달이다. 나라와 민족은 한번 잃으면 죽음처럼 되물리기 어려운 것임을 일깨우는 달이다. 이 교훈을 되새겨 자제하고 노력하여 소생하는 달이 되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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