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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전한 집의 크기와 욕구(사설)

    서울시가 의미있고 흥미있는 통계비교 작업을 했다. 공식자료를 통해 서울집과 도쿄집들의 평수별 소유현황을 분석해 본 것이 그것이다. 89년말까지의 현황에서 도쿄의 주택크기 평균은 18평이고 서울집의 평균은 28평이다. 그동안 상식적인 말로서 해오던 이야기는 있다. 도쿄에서는 40세가 되었을 때 12평의 집을 마련하면 성공한 샐러리맨으로 본다,그러나 왜 우리는 직장도 불안정한 20대가 결혼을 하면서 즉시 30평짜리 아파트를 바라는가,이런 것이 가장 사회를 불안케 만들 수 있는 가치관의 오류일 수 있다고 지적하는 관점이 있어 왔다. 이제 이 지적을 구체적 수치로 보는 느낌은 착잡하다. 평균면적 28평이 너무 큰 것이 아니냐라는 문제는 아니다. 주거수준을 연구하는 전문분야의 합의된 견해에 따르자면 「1인당 주거면적이 2.5평 이하일 때 입주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며,가구별 1인당 면적이 4.2평 미만이면 개인적 및 가족적인 거주의 융통성을 보장할 수 없다」가 정설이다. 세계가족협회의 권유기준에도 1인당 4.0평부터 5.4평까지가 지켜져야할 적정치로 나와 있다. 5인가족 기준으로 볼 때 20평은 되는게 좋고 27평까지도 그다지 큰 집으로 볼 수는 없다. 이번 비교자료에서 심각한 것은 큰집과 작은 집들의 비율이다. 전용면적기준으로 도쿄의 집들은 31평 이상 14.7%,21평 이하 60.4%임에 비해 서울의 집들은 29평 이상 35.0%,19평 이하 30.8%로 되어 있다. 특히 도쿄의 46평 이상이 4.7%임에 비해 우리는 49평 이상만도 11.4%에 이르고,도쿄의 9평 미만이 29.8%인데 우리의 9평 미만은 단 4%라는 부분이 집소유 욕구에 대한 특수성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 특수성이 바로 우리의 국가적 난제인 주택수요충족의 가장 본질적이고 해결하기 어려운 핵심적 과제일 수 있다. 모름지기 국가적 주택정책이란 그 첫 항목이 소득이 평균 소득보다 낮은 사람을 위하여 주택건설을 정당화하며 추진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주택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임대주택도 건설하면서 이 저소득층을 위해 특별한 세제 및 정책적 배려를 해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연 고소득층과 평균소득층 이상에서 거의 대부분의 주택을 소유케 된다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이상의 왜곡현상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이 보다 큰 집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현실이 있고 이 큰집들이 또 자산증식의 지름길이라는 구체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럴 경우 이 비좁고 한계가 명백한 땅위에서 집짓기정책이란 누구든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먼저 세울 수 밖에는 없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서울집들의 크기는 왜곡돼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서지구 택지특혜사건도 결국 따지자면 이 왜곡된 집의 욕구와 그 정책적 대안이 만들어내고 있는 사례에 불과하다. 평균소득 이상자의 큰 집들에도 저소득층 주택에만 주어져야할 특혜들이 배려되고 이 배려속에서 집의 소유는 계속해서 내가 살집만이 아니라 내가 장사할 수 있는 집들로 변하는 것이다. 집의 크기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세우기에 이제는 더 근원적인 관심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 “청단위 행정기관 대전이전 순조”/26일 본회의 의정중계

    ◎UR대비 농어촌대책위 구성 용의는/질문/특계자금 30∼50% 무역진흥공사 전용/답변 ◇김문원의원(민자)=공공요금을 포함한 모든 물가를 90년 12월말 현재가격으로 동결하고 정부재정 지출도 긴축을 유지해야 한다고 확신하는데 총리는 물가동결 및 긴축과 같은 특별조치 시행계획을 밝혀라. 토지실명제와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여 공평과세를 실현함으로써 경제정의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 유주택자는 적어도 10년간 아파트 추첨참가자격을 제한해야 한다. 선진국에 전시판매장을 많이 만들어서 국내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은. 해외원유개발 및 비축기지의 추가건설과 에너지 소비절약운동을 산업체까지 확대하는 대책은. 91년도 항만건설 투자사업비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6.5%인 1백42억원이 감소된 이유는. ◇김득수의원(평민)=재정지출 증가에 의한 초과수요를 막기 위해 재정투융자 우선순위가 재조정돼야 하고 금년 상반기 중에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인플레무드가 불식될 때까지 동결해 실행예산을 집행할 용의는. 2001년까지 기초과학 투자비를 국민총생산(GNP) 대비 5%까지 증액투자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밝혀라. 대체에너지를 개발한다고 석유사업기금을 사용했으나 오히려 석유사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에너지절약 실패,대체에너지개발 부진의 이유는. 상위 1백순위까지의 개인별 토지과다보유자 현황을 공개하라. 택지 초과취득에 대한 구체적인 억제대책은. 현재 핵폐기물처리장 건설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건설후보지는 결정됐는지 밝혀라. ◇정동호의원(민자)=농수축산물 수입에서 징수한 관세액을 농어촌 발전특별조치법이 정한대로 새출예산으로 계상,농어촌 정주생활권개발 사업비로 지원할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10년 이내에 정주생활권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을 밝혀라. 농어촌진흥공사의 정상적인 기능수행을 위해 약속된 1조원의 자본금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정부의 계획은. ◇이희천의원(평민)=쌀·보리·콩·쇠고기 등 15개 비교역적 대상품목(NTC)의 절대고수를 여러차례 약속해 놓고도 최근 쌀을 제외한 전품목을 개방하고 유예기간까지도 요구하지 않기로 후퇴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무역특계자금이 대통령 비서실·안기부·상공부·외무부·경제기획원·공보처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왔고 88년부터 국회활동에도 지원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각 사용처별 지출명세를 밝혀라. UR 협상타결에 따르는 대책과 농어촌 위기극복을 위해서 대통령 직속하에 여야정당·사회단체·관계부처·학계·농어민 등을 총망라하는 「농어촌 위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용의는. 농민들의 소득보장과 수매량 확대요구를 수용하는 의미에서 농협으로 하여금 정부의 차액 보전조건으로 최소 1백50만섬 이상을 추가수매할 용의는. ◇유기준의원(민자)=경제전반에 걸친 국민들의 불안심리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퇴폐·향락·과소비풍조를 타개하기 위한 국민의 자발적 의식개혁 창출에 관한 정부의 방안은. 온 국민이 참여하는 경제정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계 각층의 모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범국민대표로 구성된 경제자문회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대한 정부의 견해는. 국가적인 난제로 등장한 교통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21세기를 향한 종합교통망의 기본정책 등을 담당하는 기구를 대통령 직속하의 상설기구로 설치할 용의는. 경부고속 전철사업을 북방정책과 연계해 추진할 용의는 없는가. ◇노재봉국무총리=행정수도 건설계획은 지난77년 2월 수립된바있으나 80년 여러가지 여건변화 등으로 중단된 뒤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달청 등 청단위로 행정기관을 대전 둔산지역으로 옮기는 계획은 차질없이 추진중이다. 과잉유동성에 의한 물가불안과 인플레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통화량 증가율을 17∼19% 수준에서 억제토록 하겠다. UR 협상타결 이후에도 농어촌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농업구조 조정,유망품목 개발,소득보전대책 등 보완대책을 강구중이다. 또 농수산물 수입관세·축산기자재 부가가치세 등의 전액을 농어촌예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도권을 이전촉진지역·제한정비구역 등 5개권역으로 구분,지역특성에 맞는 시책을 추진중이다. 노인복지세 신설문제는 국민의 조세부담능력과 기타 복지제도와의 형평 등을 고려,검토해 나가겠다. ◇이승윤부총리=걸프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통화의 절제운영과 재정의 절약집행 및 부동산투기 억제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생필품의 가격동향을 매일매일 점검하고 개인 서비스요금의 편승인상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토록 했다. 또한 정부의 시설공사중 도로 항만 등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회간접자본외의 나머지 시설공사는 자재 및 인력의 수급동향을 고려,가급적 늦추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재정투융자 특별회계의 석유사업기금 조기상환 문제는 국제 유가동향과 국내석유류 가격의 조정에 따른 완충의 필요성을 감안,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 UR협상에 대비,우리 농업을 경쟁력있는 농업으로 육성발전시켜 농어촌의 실질소득이 증대될수 있도록 생활환경 개선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정부는 농어촌 발전을 위해 91년에 전체예산의 11.2%인 3조3천억원을 계상해 놓고 있다. ◇이봉서 상공부장관=상공부장관이 해외여행시 일부 무역특계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자금의 사용목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무역특계자금은 반덤핑제소 등과 관련,중소업체의 변호사 고용비용을 비롯해 어려운 무역환경을 극복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의 국고지원 예산부족분을 위해서도 80년대에 매년 1백20억원 이상 사용됐고 이는 연간 무역특계자금의 30∼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무역자동화 사업에도 이 자금이 사용되고 있으며 80년 이후 종합무역센터 건설차입금 상환에도 사용되고 있다. ◇임인택 교통부장관=호남선 고속전철 게획은 경부고속전철 사업과 연계추진하기 위해 1억5천만원의 연구비를 들여 조사한 결과 천안∼목포간 2백67㎞를 고속전철화 하는 것이 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올해부터 건설부예산 10억원으로 사업에 착수하고 있다. 자기부상 방식열차가 실용화 될때까지 경부고속전철 사업을 연기하는 것은 현재 바퀴식열차가 속도나 안전성면에서 뿐만 아니라 경부간 체증심화로 인해 장기간 투자를 유보할 입장이 아니다.
  • 「UR」 새달 타결 불투명/개전따라/이달 실질협상 무기연기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발발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2월말 타결 전망이 매우 불투명해졌다. 19일 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당초 대의회 신속승인절차 신청마감 시한인 2월말까지 UR협상을 타결할 예정이었으나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일어남으로써 이달중 개최예정이던 미­유럽공동체(EC)간 서비스협상 등 UR재개를 위한 실질협상 일정이 모두 무기 연기돼 미국의 계획대로 UR이 타결되기는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올들어 한국을 비롯 EC 등 주요국에 관세인하 및 비관세장벽 축소 등을 위한 양자간 협상을 벌이자고 주장해 왔으나 이날 현재 이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농업문제 등 주요 난제까지 상존하고 있어 UR협상의 2월말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UR협상은 앞으로의 일정이 매우 불투명 해졌으며 미 행정부가 의회에 신속승인절차를 요청하더라도 의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상자체가 무산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19일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EC공동의 농업정책 개혁을 위한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에는 UR협상이 급진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19일 회의에서 EC국가들이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우려되는 올해 노사관계/노사정의 협력이 절실하다(사설)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난제는 물가와 노사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새해 초부터 각종 공공요금과 서비스 요금이 큰 폭으로 올라 물가문제가 심상치 않음을 이미 예고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인상 러시는 올해 노사협상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나 움직임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전국 16개 대기업노조가 「연대회의」를 출범시킨 바 있다. 대기업노조의 결속은 올해 노동운동을 강성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우리 노동계는 체제내의 합법투쟁을 표방해 온 노총과 재야 노동세력으로 대별되어 있다. 지금까지 재야 노동계를 대변해온 중소기업 중심의 전노협과 화이트칼러 중심의 업종별 회의에다가 대기업 노조의 연대회의가 새로 탄생,올해 봄철 임금교섭기에 이 3대세력이 연대 투쟁을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야 노동계의 강경투쟁 활동은 상대적으로 온건노선을 견지해온 노총의 투쟁방향을 강경으로 선회시킬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노동계자체의 움직임 이외에도 임금협상의 주요지표가 되는 물가가 몹시 불안정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9.4% 올랐으나 근로자들은 체감가로 따져 20∼30% 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월세가격 폭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지표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1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다가 올해 연초부터 공공요금과 각종 서비스요금,그리고 유가인상 등 물가상승행진이 잇따르고 있다. 물가불안정이 바로 노사협상의 불확실성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노조의 정치참여 움직임과 지자제 실시를 노조의 정치참여의 시발점으로 보고 노조활동 방향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정치참여는 노사간의 갈등뿐 아니라 노정간의 대립을 불러 일으킬 소지마저 있다. 노사문제가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노사안정대책은 한자리수 임금인상이다. 정부는 내년도 기본임금이 한자리수 내에서 타결되도록 유도하고 임금안정에 대응하여 근로자복지증진시책을 병행하여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자리수 인상방침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말 이승윤 부총리와 노총산하 20개 산별노조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근로자측은 국회의원 세비를 23%나 올리면서 근로자 임금은 한자리수 내에서 억제하라고 하느냐며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물가안정을 위하여 근로자만이 희생해야 하느냐는 강한 불안을 표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올해 노사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제반여건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는 노사문제가 올해 경제현안중에서 최대 난제라는 판단에 이르게된다. 바꿔말해 임금협상이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는 셈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노·사·정의 시각과 사고에 일대 변혁이 있어야 함은 물론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먼저 정부의 선언적인 한자리수 임금유도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마땅하다. 일방적인 한자리수내 억제라는 소득정책은 지양되어야 한다. 고임금 업종과 저임금 업종을 구분하여 임금인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현재 임금수준이 높은 업종과 직종은 고율인상이 억제되도록 유도하고 대신 중소하청·협력기업 등 저임금부문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로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정부는 노사문제에 있어 사쪽 편향적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절대로 안되며 불법행동에 대해서 공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사용자 또한 책임전가식 사고나 발상을 불식할 때가 되었다. 경영자측의 대응 미숙이나 과오로 빚어진 대외경쟁력 약화의 몫까지를 모두 노동의 생산성저하나 고임금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사고는 시정되어야 한다. 노사문제에 있어 사용자의 정부의존적인 성향도 아울러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 노사간 대립이 격화되면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하여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정부의존의식에서 탈피할 때도 되었다.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율의 원칙이 존중되는 풍토조성에 앞장서야 할 주체가 바로 사용자이다. 그 풍토조성을 위해서절대로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경영의 민주화라고 생각한다. 근로자들의 의식 및 인식 전환은 사·정의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약자이기 때문에 불법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조합이 이제 막강한 사회세력으로 부상해 있는 이상 국민경제를 외면하고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워서는 곤란하다. 임금협상에서 자제하고 양보하는 대신 복지 등 다른 형태의 소득보상방안을 사용자와 함께 협의하는 전향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새해에 새내각에/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미국의 국방장관은 왜 전통적으로 문관출신의 맡는가」라는 글을 오래전 미국의 한 안보관계전문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국방안보와 관련한 특수훈련이나 그 교육을 받고 온몸으로 「국방」을 해온 무관이 적재일듯한 자리에 왜 항용 문관이 기용되는가 하는 문제제기와 그 연구에 관한 간략한 논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논문의 필자가 전개한 논지는 대체로 다음 내용이었다. 『만약 기갑사단출신이 국방장관이 된다면 전력편제에서 탱크의 기능을 너무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전투기 조종사출신이라면 항공전력증강에 편중될 우려가 있다』 대체로 상식선의 해석일지 모른다. 요컨대 개별적인 각 분야의 기능과 요구를 편견없이 수용하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전체로서의 국방력을 증진하는 데에는 특수분야 전문가보다는 아무래도 사고의 폭과 시야가 넓고 유연한 문관이 유리하다는 해석일 법하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양식은 대개 자기체험의 한계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우리에게도 가까운 경험이 있다. 지난해 11월인가 핵처리시설관계를 둘러싼 안면도 주민들의 시위사건으로 과기처장관이 전격 경질된 경우다. 세계적인 석학이며 전문가인 정근모장관이 물러가고 후임으로 비전문가인 언론인출신이 임명됐을 때 사람들은 당시 사태의 범상치 않음을 놓고 아쉬움과 우려를 보인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다음날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장관으로서는 전문성도 중요하나 때로는 다양한 능력과 균형된 판단을 갖춘 인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명언했다.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전문성은 물론 긴요하다. 그러나 내각의경우 관계부처간의 협조가 필요할 때가 많다. 전문가장관의 편협한 시각과 경직성이 때로 문제의 종합적이고 원만한 해결과정에 장애가 될 수도 있음을 일깨워주는 명쾌한 설명도 된다. 인사란 한마디로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다. 조직사회에서 중요한 인간사인 만큼 경우에 따라 위기를 예상하고 이에 대처하는 인사가 있을 것이고 위기관리가 끝난뒤 평상체제로의 복귀를 뜻하는 인사도 있을 것이다. 구랍에 단행된 새내각 구성이 전자에 해당된다면 선거같은중대한 정치일정이 끝나고 단행되는 정부인사·정당의 당직개편 등은 두 측면의 의미를 아울러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말이 그렇지 적재적소의 인사는 그리 쉽지 않다. 민주주의란 어느 한 지도자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없고 제도로서 운영되는 것이라고는 하나 「사람은 있으나 인재는 없다」는 한탄들은 제도와 조직,인사의 진실과 어려움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인사의 쉽지 않음을 다음의 고사는 교훈해 주고 있다. 진의 탁공이 노재상 기□가 물러나려 할 즈음 그에게 후임자를 추천해 보라고 했다. 노재상은 뜻밖에도 자신의 오랜 정적을 천거하는게 아닌가. 공은 의아해서 『그 사람은 당신의 적수가 아닌가』고 물었다. 기□는 『상감께서는 재상재목을 추천하라고 하셨지 제 적수가 누구냐고 묻지 않으셨습니다』고 대답했다. 신임재상이 병으로 일찍 죽자 공은 다시 기□에게 적임자를 추천토록 일렀다. 노재상이 천거한 인물은 뜻밖에도 그 자신의 장남이었다. 연유를 묻는 공에게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상감께서는 적임자를 물으셨지 제자식놈이 누구냐고 묻지는 않으셨습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주는 논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 데 국민의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이토록 지지부진하며 불안속에 살아야 하는가는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올해 우리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 등의 불안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상호불신과 극단적 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의 만연으로 혼란이 가중되어 사회공동체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정치 경제사회의 안정과 민주화정착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과제가 효과적으로 지향될 수 없다. 새해에 새 내각은 우선 이 흐트러진 세태와 사회기강을 바로 잡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 세상은 염량세태라는 말로 얼버무릴 수가 없다. 마음놓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말도 된다. 이들 우리사회 전분야에 걸친 난제들은 어떤 일괄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고 차단하는 자세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는 지난해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이후 오히려 강력번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병리원인을 찾아내 그야말로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할 것이다. 남북문제해결을 위한 북방정책의 계속적인 추진도 중요하다. 경제도 바로잡아야 하고 지방화시대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이 혼탁하고 폭력과 범죄에 시달리고 있는 사태를 그대로 두고서는 안된다. 막힌 곳을 찾아 뚫어야 한다. 새 내각이니 「적재적소」의 묘도 가졌을 것이다. 일을 이룸은 하늘의 뜻(성사재천)이나 일을 꾀함은 사람에 달렸다(모사재인)고 옛사람은 가르쳤다. 또 정치는 인화를 통해서만 이룩되며 지도자가 인화만 얻으면 백가지 폐단을 물리칠 수가 있다고 현인은 이르고 있다. 새 내각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 “올 경제 최대 난제는 물가불안”/본사,11개 경제연구소 설문조사

    ◎수출활성화·노사안정도 급선무/과도한 임금인상 자제·기술개발 주력을/경상적자 55억불 예상… 경쟁력 배양 시급 새해 우리경제의 최대 난제는 물가불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부진에 따른 국제수지 적자,임금상승과 노사분규,제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이 우리경제가 헤쳐나가야 할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3일 서울신문사가 국내 11개 경제연구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새해 우리경제는 지난해의 성장률 9%(추정)를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불안을 비롯,수출부진과 노사분규 등이 가장 어려운 과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경제연구소들은 또한 우리경제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로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회복과 사회분위기 이완에 따른 과소비풍조를 들었다. 이밖에 △국제유가 불안 △기업의 투자마인드 위축 △사회 간접자본의 확충 △주택난 해소 △과학기술의 혁신 △제조업체의 자금난 △금융자율화 등도 올해 예상되는 우리경제의 난제로 제시됐다. 국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농수산물의 수급불안,생산성 증가율을 앞지르는 두자릿수의 임금상승,유가상승 등의 물가불안 요인들이 쌓여 9.4%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새해에도 노동생산성을 앞지르는 임금상승과 유가불안 등 비용상승 압력의 지속과 그동안 억제됐던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지자제선거 등 경제외적인 요인까지 가세함으로써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10% 내외의 고물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게 경제연구소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또 지난 86년이래 4년 동안 계속해온 흑자에서 90년 20억달러 내외의 적자로 반전된 경상수지는 새해들어 적자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임동승 삼성 경제연구소장은 『노동비용이 추가되는 데다 물가불안,미국의 통상압력 등으로 원화의 큰폭 절하를 기대하기 어려워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같다』고 밝히고 『반면 수입은 우리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있는 가운데 시장개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물가안정을 위한 부족물자 수입,유가상승에 따른 원유도입 부담증가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새해 경상수지적자는 지난해 22억달러에서 더욱 늘어난 55억달러선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함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진전으로 이제는 수출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기술력·구매력 등에서도 고도로 선진화된 세계 유수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특히 금융·통신·서비스 분야에서 국내산업의 경쟁력열세로 개방에 대비한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 배양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풍 현대 경제사회연구원장·이한구 대우 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앞으로 모든 경제정책의 초점을 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맞춰 우리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배양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현재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도로·항만 등 산업의 하부구조를 확충하고 ▲국제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재정의 기능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연구소들은 또 올해 노사관계는 물가불안과 각종 선거일정 등 노사안정의 틀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이 많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달리 적지 않은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오동휘 쌍용 경제연구소장은 『올해는 기본급 인상률이 지난해처럼 한자리수로 억제된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부담해야 할 총 인건비의 인상률은 인플레 압력의 확산과 노사분규 등의 영향을 받아 15%선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올해의 민간소비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것이지만 부유층에 의한 사치성 소비풍조가 지속되면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더욱 감퇴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며(김태원 고려 종합경제연구소장),지자제선거 과정에서 나타나는 투기적 기대심리 및 부정적 현상이 사회전반적으로 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저해할 것(이승재 신한 조합연구소장)으로 우려된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결론적으로 새해 경제운용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고 정부·기업·국민이 삼위일체가 되어 제 역할을 다하는 한편 노사관계의 안정을 토대로 수출의 활성화에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족의 전역량을 결집하는 지혜/다시 새해를 맞으며(사설)

    또 한해를 맞는다. 흐르는 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겠는가 마는 한해를 보내고 다시 한해를 맞는 가운데 사람들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는 것이다. 격동과 소용돌이 속에 역사로 사라진 지난 한해의 연장선위에서 올 한해는 다시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새해의 문턱에서 가슴설렘마저 느끼게 된다. 밖으로 국제적인 화해분위기와 탈냉전추세는 전세계 평화애호민의 성원속에 지속될 것이다. 안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국민의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누리며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로 가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의 새 위상 90년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위대한 변모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탈냉전의 역사적 추세속에서 전개된 동서 양진영의 화해와 미소간 군축은 긴장완화의 차원을 넘어 이 세계에 사람의 힘과 노력에 의한 영구적인 평화가 가능함을 깨닫게 해줬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는 불완전한 평화속에는 항상 전쟁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고 그래서 인류의 전쟁과 평화는 모두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줬다. 소련의 대변혁과 유럽 대변동의 한반도파급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체제의 해체를 의미했다. 중소는 이미 미국의 적이 아니라 동맹국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병탄한 이라크에 대한 미소공동전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과 북미의 34개국 정상들이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 서명 공포한 파리헌장은 21세기 새시대 개막을 극적으로 상징했다. 파리헌장은 실로 인류가 앞으로 민주주의와 대화해 시대로 전진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동서독의 완전한 통일은 이 세계적인 추세위에서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사실의 전개일 뿐이다. 급격한 세계의 변동속에서 눈부시게 맺어진 한국·소련의 수교는 어떠했는가. 그 연장위에서 이제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의 길을 걷고있다. 그동안 그저 막연했던 전방위외교는 북방외교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이제 「세계속의 한국」으로 서게 된 것이다. ○「북방」에서 「남북」으로의 귀착 한반도 주변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냉전체제 하에서 북한이 미제국주의만 마도하면 공산체제가 유지되고 한국이 반공만 앞세우면 이른바 개발독재도 정당화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남북한은 유럽이 EC통합으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듯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국제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이 변하듯이 북한도 변해야 한다. 한소 수교과 한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고 체제의 우위를 내세운 제로 섬(명합)의 경쟁도 아니다.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이다. 새해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의 차원에서 북한의 폐쇄성과 호전성을 비난하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지 않을 것이다. 북한 실상을 바로 아는 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들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다. 하지만 동서독간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 그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의 대화의지와 노력이 변함없고 북한의 슬기로운 현실인식이 접점을 찾을때 남북한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잡혀질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외에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없다. 올해 남북한은 책임있게 약속하고 신뢰위에서 실천해야 한다. ○경제·사회안정의 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 경제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데 국민은 왜 불안속에서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게다가 올해 우리 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의 불안요인 등도 도사리고 있다. 이들 사회 경제적 난제들은 어떤 일과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 이후 오히려 강력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찾아 내어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한다. 또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장래에 낙관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데도 왜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지지부진한가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과 척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운명은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될 수도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윤리적 평가와 위상은 경제사회적 안정에 달려 있다는 교훈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땀흘려 부를 쌓아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게되는 이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새해 우리경제의 과제(사설)

    내년도 우리경제는 성장이 둔화되고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며 물가불안이 지속되는 등 3중고의 시련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9%에서 내년에는 6∼7%선으로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성장률의 둔화에 따른 체감경기는 지표상의 예상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반면에 물가가 10% 안팎의 상승을 지속함으로써 스태그플레이션을 실감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경제가 내년에 침체국면을 맞게 되는 원인과 배경은 대내외 모두에서 찾아진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급등과 이에 따른 선진국 경제의 둔화가 우리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켜주고 있다. 선진국의 수입수요둔화는 우리의 수출회복을 지연시켜 설비투자를 위축시킬 것 같다. 올해에 이은 설비투자의 부진은 곧바로 성장둔화의 요인이 된다. 대내적으로는 지난해 성장을 주도했던 소비와 건설수요가 내년에는 진정국면에 접어듦으로써 내수주도의 성장이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게 민·관경제연구소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올해 과열경기를 보였던 건설경기가 내년에는 다소 진정되고 올해 하반기 이후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소비는 내년에 둔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내년 성장률이 둔화되기는 하지만 성장의 내용자체는 상당히 견실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상수지를 가름하는 수출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진상을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원화의 평가절하·엔화강세 등 환율요인의 측면지원을 받아 올해보다는 기력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여겨지기는 한다. 수출이 이처럼 부진상을 면치 못하는데 반하여 수입은 국제유가 인상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폭이 올해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다. 내년 경제에서 최대 변수는 물가이다. 민간연구기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자리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도 물가상승행진은 비용측면의 인상압력에 의해 주도될 것 같다. 새해 초부터 각종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될 것이고 국제 유가상승과 원화평가절하 및 엔화강세로 수입단가가 상승함에 따라 기업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게 되어있다. 비용측면 이외에도 통화팽창과 재정지출의 확대 등 수요부문에 의하여 물가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제실시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화공급 확대,그리고 19%나 증가한 정부 일반회계 예산은 총수요억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가불안은 내년도 임금협상을 몹시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내년 경제운용에서 예상되는 1차적 난제는 물가와 노사분규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가안정과 노사안정이 맞물려 있는 셈이다. 산업평화를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이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수요면에서 금융과 재정의 긴축이 그 어느해 보다도 절실하다. 또 비용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을 제거하기 위하여 공공요금과 서비스요금의 안정은 물론 지나친 임금인상 요구가 자제되어야 한다. 이른바 물가안정과 산업평화를 동시에 이룩하는 총체적안정이 요망된다. 93년까지 선거라는 정치행사를 감안하여 국민을 안정에로 집결시키는 일이 매우 긴요하다.
  • 지미 카터/세계평화 조성자로 맹활약(특파원코너)

    ◎미 대통령 퇴임 이후의 발자취를 보면/에티오피아 내전·시리아문제 등 협상 중재/인권·빈민구제 등 16개난제 해결노력 계속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미 카터 전미국 대통령은 10년전 대통령 재선 실패의 상처를 씻고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미국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 주택건설에 앞장서다가 어느새 아프리카로 달려가 내전종식 협상을 중재하고 중미의 위험지역에서 선거 감시역을 담당하는 등 세계를 상대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백발과 눈가의 주름이 66세라는 나이를 감추지 못하게 하는 이 독실한 침례교 신도는 초헌법적 역할을 통해 훌륭한 전직 대통령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는 다루기 어려운 인류문제에 조용히,그리고 조직적 방법으로 달라붙어 레이건­부시 시대를 살아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전직 대통령의 새로운 행동규범을 보여주었고 미 민주당의 자유주의 유산에 자신의 족적을 다시 남겼다. 카터를 제외한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며 말년을 보내고 있다. 1980년 선거에서 카터를 패배시킨 로널드레이건은 전직 대통령의 「딱지」로 일본에서 2백만달러를 챙기는 탐욕성을 드러냈고 카터의 전임자인 제럴드 포드는 사기업 중역실에 이름을 걸어 놓고 연 1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은 염치없게도(?) 원로 정치인으로서의 명망 회복을 노려 두번째 책을 펴냈다. 이들은 또 자신의 정치역정을 기리는데만 봉사할 기념도서관을 건립하면서 부자나 저명인사와 어울려 골프로 소일하고 있다. 물론 카터도 자신의 공식 기록물을 보관할 도서관을 건립중이다. 그러나 이 도서관은 역사물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다른 어느 전직 대통령의 기념도서관 보다 일찍 개관될 예정이다. 카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타적인 정치문제를 다룰 기구도 세웠다. 연 1천7백50만달러의 예산과 1백10명의 요원을 거느린 카터 센터가 그것이다. 지난 10년간 그는 기념도서관 및 카터센터 건립기금으로 1억5천만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조지아주 아틀랜타시에 소재한 카터센터는 인권·교육·빈자문제 및 중동·중남미·아프리카의지역분쟁 해결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아동 생명구출특별대책반,지구촌 2000년 국제협상망(INN) 자유선거정부 수뇌회의 등의 명칭을 가진 이 사업들은 카터로 하여금 선거정치의 제약을 받지 않는 대통령처럼 활동케 한다. 카터 일가는 이 센터내에 작은 아파트를 두고,한달에 닷새는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사저를 떠나 여기서 머문다. 플레인스 집엔 백악관,국무성 직통 보안전화가 가설돼 있어 카터는 부시 행정부와 비밀사항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레이건 시대와는 달리 최근 그는 부시 대통령 및 베이커 국무장관과 정기적인 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가 조지아에 없을 때면 흔히 그는 각계의 헌금자가 마련해준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가 있다. 지난 봄 그는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3번째 여행에 나서 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 대통령을 만났다. 그후 그는 야세르 아라파트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을 만나 이스라엘을 화나게 했다. 작년에 그는 두차례 아프리카로 날아가 근 30년간 계속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을 중재했다. 카터가 니카라과 좌익 정권의 다니엘 오르터가 대통령에게 선거결과에 승복하도록 설득했던 일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이에 앞서 그는 파나마에서 선거부정을 자행하는 마누엘 노리에가의 부하들에게 『너희들은 정직한 국민이냐,도둑이냐』라고 호통을 쳐 주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카터의 뒤에는 세계 각국의 인권을 감시하는 2명의 상근 참모가 있다. 카터는 이들로부터 한달에 한 두차례 브리핑을 받는다. 국제사면위나 휴먼 워치 등의 인권단체에 카터는 그들의 청원이 통하지 않는 난제를 풀어주는 「귀중한 무기」다. 카터와 그의 부인 로절린은 각국의 인권문제에 개인적으로 개입,매년 30∼40명의 구속자를 대신해 해당국 정부 수뇌에게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쓴다. 그결과 몇몇은 생명을 건졌고 수백명의 수감자가 조용히 풀려났다. 카터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에 기꺼이 자기 개인의 위신을 걸고 덤벼든다. 하이티가 좋은 예다. 얼마전 거기서 그는 이 나라 최초의 공명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협상을 시도하면서 1주일을 보냈다. 카터는 선거가 실시될 수 있으며 유엔이 대규모 선거 감시단을 보낼 경우 극도로 부패된 이 나라에서도 공명선거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귀국했다. 그후 유엔은 카터가 말한대로 충분한 선거 감시단 파견기금을 마련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거나 하고 있는 분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공백을 메우는 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카터가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같은 국제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이라는 광장이 마련돼 있지만 에티오피아 내전이나 레바논 내전,그리고 팔레스타인 문제와 같은 내부분쟁의 해결을 돕는 광장은 없다. 이 간격을 메우기 위해 카터는 아틀랜타에 국제협상망(INN)을 세웠다. 지금 INN은 전세계에 걸쳐 약 16개의 내전·혁명·기타 내부 갈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적대세력들간의 협상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카터가 전화기를 들어 수단의 반군지도자 존 기랑이나 에티오피아 국가수반 멩기스루를 찾으면 아무도 통화를 거부하지 않는다. 카터의 철저한 중립성 견지가 이들에게 「카터는 정직한 브로커」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카터에게 정치적 야망은 없다. 그의 가장 야심적인 목표는 「세계평화 조성자」로 봉사하는 것이다.
  • 1백여 이민족 연방/오늘의 소련 국세

    ◎2천만㎢ 면적에 인구 2억9천만명/12국과 접경… 한인 50만명 거주 추정/개혁추진속 침체경제·민족분규 몸살 한때는 붉은 곰·철의 장막·동토의 나라를 먼저 연상케했던 소련이 노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고 있다. 15개 공화국과 1백개 이상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연방국가 소련은 유라시아대륙의 북부에 위치,세계 육지면적의 6분의 1이나 되는 2천2백40만㎢의 광활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국이다. 동유럽에서 북아시아 및 중앙아시아에 걸쳐 동서로는 1만1천㎞,남북으로는 5천㎞에 달하는 광대한 이 나라는 세계 최장의 국경선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지역에서 모두 12개국과 접경하고 있다. 인구는 90년 현재 2억8천9백만명으로 중국과 인도 다음의 세계 제3위이며 인구밀도는 1㎢당 13명을 약간 웃돈다. 정식명칭인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연방이라는 국호가 공식채택된 것은 1917년 11월 혁명으로 제정이 무너진후 22년 12월30일에 개최된 제1차 전소련 소비에트대회에서 였다. 처음에는 러시아연방,자카프카즈연방,우크라이나공화국,백러시아공화국 등 4개 사회주의국가 연방으로서 성립했다. 그뒤 일부 연방의 해체에 따른 새 공화국의 탄생,그밖의 공화국의 가입과 통합 등을 거쳐 지금은 15개의 공화국(러시아 우크라이나 백러시아 우즈베크 카자흐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몰다비아 키르기스 타지크 투르크멘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이 소비에트 연방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15개 공화국의 통치구역내에는 각기 상이한 소수민족들이 자치권을 인정받아 20개의 자치국,8개의 자치주,10개의 민족관구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민족구성은 러시아인(51%)·우크라이나인(15%)·우즈베크인(6%) 등 12대민족이 전체 인구의 89%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개는 유럽계이지만 아시아계도 상당수 혼재해 있다. 현재 소련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의 수는 5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1백여개 이상의 소수민족 가운데 수적으로 29위를 차지한다. 소련의 공용어는 러시아어이지만 민족수와 거의 같은 숫자의 언어가 민족어로 사용되고 있다. 소련은 1917년 11월7일의 혁명으로 로마노프왕조를 무너뜨리고 탄생한 최초의 사회주의국가이다. 24년 레닌이 죽자 대권을 잡은 스탈린은 28년부터 2차대전까지 3차례의 5개년 계획을 실시,국민경제의 사회주의화와 공업화를 이룩했으며 농업을 집단화 했다. 오늘날 소련이 가진 강대한 군사력과 경제력은 이때 형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4년말부터 38년까지 대숙청을 단행한 스탈린은 2차대전 이후 동유럽과 아시아에서 태동한 사회주의국가들의 대부가 됐다. 그후 흐루시초프(53∼64년),브레즈네프(64∼82년),안드로포프(82∼84년),체르넨코(84∼85년) 등을 거치며 가쁜 숨을 몰아쉬던 세계 공산권의 종주국 소련은 85년 3월 현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시대를 맞으면서 개혁과 개방의 탈바꿈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헌법개정을 통해 공산당 일당독재를 포기하고 사유재산권을 인정하는 등 일련의 대개혁조치를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지금 이같은 개혁조치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경제문제와 각 공화국의 분리 독립요구,민족문제등 소 연방체제의 운명을 좌우할 양대난제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동구 대변혁의 기적을 만들었던 고르바초프는 민족분규의 확산과 군부의 동요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고르비의 개혁을 지원하려는 EC 등 서방측은 소련의 취약한 경제구조와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구체적 지원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심각한 생필품 부족현상은 국민들의 불만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실정이며 70년대 이후 계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제성장률,노동생산성의 저하,낮은 투자효율 등은 86년부터 시작된 제12차 5개년경제계획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 「대처리즘」 골격속 개혁 추구할 듯/메이저총리와 영 보수당의 진로

    ◎인플레 억제·당내분 치유 등 난제 많아/페만사태·유럽통합엔 유연대응 예상 메이저 총리체제의 출범은 앞으로 영국이 내정에 있어서의 부분적인 개혁과 외교면에서 다소간의 유연성을 띠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대처리즘의 골격을 유지해나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저 신임총리가 대처에 의해 일찌감치 후계자로 지목받은 충실한 추종자이고 대처의 영향력이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으며 메이저총리 자신도 대처의 정책에 큰 무리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처의 영향력은 이번 2차 투표에서 후보자 3명의 득표분포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번 1차투표 당시 1백52표였던 헤즐타인 전 국방장관 지지표가 21표나 줄어든 반면 대처총리 지지표 2백4표중 90% 이상이 메이저에게 돌아갔다. 따라서 메이저총리 당선의 1등공신은 대처의 공개지지 및 설득작업이었으며 보수사회라는 특성에 비춰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젊은 나이와 고교중퇴 학력이 오히려 입지전적인 인물로서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라는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보인다. 대처라는 인물개인에 대해서는 염증을 느끼지만 대처리즘에는 이의가 없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반해 헤즐타인은 다소 괴팍한 비주류로서의 한계때문에,허드 외무장관은 대처파이면서도 낙점받지 못했기 때문에 고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메이저총리가 안고 있는 과제는 크게 보아 경제문제등 내정과 유럽공동체(EC)통합 및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대응 등 외교로 대별된다. 국내문제에 있어서 메이저총리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실업자를 대폭 줄이며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주민세를 개선하는 등 부분적으로 개혁을 추진해 나가면서 긴축정책을 골자로 하는 대처리즘을 보완,계승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소득에 관계없이 머리수대로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현행 주민세는 저소득층의 부담이 경감되는 차등과세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92년 총선에 대비,현재 10.9%에 달하는 인플레를 내년말까지 5.5%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선 14%인 현행 금리를 연내에 0.5∼1% 인하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최근 10년간 사상최고였던 불명예를 씻기 위해 국내저축 및 연구개발투자 부양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메이저는 또 정부의 경제간섭주의를 배격하지만 의료기관등 공공기관의 지나친 민영화는 자제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원처우개선 등 교육제도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플레 억제와 침체경기 부양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데 메이저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외교정책면에서는 허드 외무장관을 유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듯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게 공통적인 관측이다.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해서는 대처의 초강경주의에서 다소 완화는 되겠지만 강경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EC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영국의 주권을 유럽에 양도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안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유럽단일통화제 반대입장을 고수,대처와 비슷한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파운드화를 유럽통화체제(EMS)에 가입시키기 위해 대처를 끈질기게설득했던 다소 진보적 자세가 평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단일통화 및 단일금리제도는 영국의 경제침체와 실업을 가속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통합의 속도는 매우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달 로마에서 열릴 EC 정상회담에서도 메이저총리는 단일통화 대신 자신의 아이디어인 유럽통화단위(ECU)를 경화로 발행,각국의 기존통화와 병행시키는 방안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의 이같은 아이디어는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로부터는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프랑스나 독일 등 통합주도국들로부터는 냉담한 반응을 받고 있다. 유럽의 경제통합 뿐 아니라 정치통합에 대해서도 매우 완만한 속도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무마해 나가면서 영국의 고립을 예방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처총리의 사임까지 몰고 왔던 당내 분열은 헤즐타인과 허드의 3차투표 불출마선언을 계기로 어느정도 치유됐지만 앞으로 각종 정책추진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찰을 수습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는 메이저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92년 총선에서 노동당에 비해 10% 가까운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저총리가 후보사퇴한 헤즐타인과 허드진영을 망라한 초당파내각을 구성,당의 단합을 과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처의 황태자」가 총선전까지 인플레를 잡고 경제를 회복시켜 보수당의 4기 연속집권을 이룩할 수 있다고 속단하기에는 영국경제의 문제점이 간단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 다가선 지자제… 선거구 조정이 난제/여야의 입법추진 구도

    ◎선거운동등 당리 얽혀 쟁점 산적/「광역」 소·중선거구로 상반된 입장 17일 여야총무회담에서 지자제문제 타결은 4개월여 파행을 겪던 정국을 정상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를 넘어 향후 장기 정국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야간 지자제 절충성공은 단기적으로 평민당의 19이 등원을 유도함으로써 정기국회가 1백일의 회기중 30여 일을 남기고 가까스로 정상화되도록 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야가 내년 상반기중 지방의회 구성,92년 상반기중 자치단체장선거 실시에 합의함으로써 빠르면 내년 2,3월쯤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지자제선거가 실시케 됐다는 사실이며 이는 「지자제 정국」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지자제가 실시된다면 이는 우리 정치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모멘트가 될 수도 있으며 14대 총선,나아가 차기 대권경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자당이 현재 그리고 있는 정치일정은 농번기를 피해 내년 2,3월쯤 서울시·직할시 및 각 도의 광역의회선거와 시·군·구의기초의회선거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어 14대 총선을 92년 1,2월로 다소 앞당겨 치른 뒤 광역 및 기초단체장선거를 총선 2∼3개월 후 실시한다는 생각이다. 여권이 평민당측의 단체장·총선 동시실시 주장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지방의회·총선·단체장·대선의 순으로 따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은 것은 일단 지방의회선거를 실시해본 뒤 그 과열상 및 부작용이 극심할 경우 단체장선거는 차기 정권으로 이월시킬 수도 있다는 복안을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 지자제협상이 타결되기 직전인 16,17일 양일간 열린 당정회의에서 내무부측과 안기부측이 대선 이전 단체장선거까지를 포함한 전면 지자제 실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것이 여권 일각의 지자제 기피심리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경제계 등에서도 현재의 경제불안상황 등을 이유로 들어 지자제 실시연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 때문에 민자당측이 선거구 조정 등 지자제법 세부절충에서 완고한 자세를 고수,지자제선거법의 정기국회 회기내 통과를 저지시켜 내년 봄지자제 실시를 사실상 어렵게 만들 것이란 극단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야가 지난 85년 이래 5차례나 지자제 실시일정에 합의한 바 있고 또 이 일정을 입법화하기도 했으나 하위선거법 마련 미비 등을 이유로 이제까지 지자제 실시를 지연해왔다는 전례가 이같은 전망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권의 주류는 일단 지방의회선거는 한번 치러보자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는 노태우 대통령의 수차례에 걸친 공약을 이행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지자제 실시를 끝내 외면할 경우 내년 이후 정국안정을 약속받을 수 없다는 우려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 지난 1월 창당 이후 내분이 끊이지 않고 있는 당내 복잡한 상황이 선거라는 절차를 거치면서 해소되고 보다 끈끈한 결속력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게 민자당측의 기대이다. 여권이 속마음은 일단 내년 상반기 지방의회선거를 치르고 그 후유증이 심각할 경우 단체장선거는 연기하자는 여론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선거법도 의회선거법과 단체장선거법으로 분리,의회선거법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고 단체장선거법은 내년 국회에서 심의토록 한다는 게 민자당측의 생각이다. 민자당의 이같은 방침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지자제법 절충에서는 부단체장 임명문제보다는 선거구 조정 및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지원 허용범위 등이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측은 광역지방의회선거에서 당초 1구 3∼5인 선출이라는 중선거구제를 상정했으나 정당공천제가 도입됨으로써 중선거구제하에서의 승리를 담보받기 힘들다고 판단,소선거구제로의 전면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선거운동 지원도 상당부분 억제토록 해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자신의 대권쟁탈의 전초전으로 지자제선거를 활용치 못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평민당측은 중선거구제 채택으로 자신의 기반인 호남에서 압승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야성표를 모아 일부만이라도 진출을 시도해본다는 전략이다. 평민당측이 이번 여야 총무간 지자제 절충과정에서 기초단위의 정당공천 배제라는 양보를 해준 것도 등원명분을 찾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지자제를 실시,김대중 총재의 14대 대권도전 기반을 구축하려는 속셈으로 분석된다. 평민당은 특히 서울지방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려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여당의 인기가 최저인 상황에서 주요 지방의회에서 여소야대 상황이 벌어진다면 여권의 정국주도 능력이 상당부분 저하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야가 이같이 동상이몽인 상황에서 지자제 실시일정 및 정당공천 문제에 합의했으므로 과연 예정대로 내년 봄부터 지자제가 실시될지,실시된다면 그 결과가 어찌될지 속단키 어려운 상황이다. ◎5개항 합의문 ①내각제개헌 문제는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아니하며 13대 국회에서는 더이상 거론하지 아니한다. ②지방자치제선거 실시문제는 (가)광역과 기초의회선거는 91년 상반기중에 실시한다. (나)광역과 기초자치단체장선거는 92년 상반기중에 실시한다(의원선거로부터 1년 이내). (다)정당공천제는 광역의회와 단체장선거에만 허용하고 기초의회와 단체장선거에는 이를 배제한다(다만다음번 선거부터 정당공천제 여부를 여야가 협의한다). (라)지방자치선거법은 이상의 합의에 따라 이번 회기내에 최우선적으로 입법한다. ③국군보안사령부는 군 본래의 역할과 기능에 국한하도록 축소·개편하며 일체의 민간 정치사찰을 할 수 없도록 제도화한다. ④물가·치안 등 민생문제를 초당적으로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국회내 여야 공동대책위를 구성하여 대처한다. ⑤민주적 국회운영을 위한 국회법 개정과 지자제선거법,보안사관계법,국가보안법,안기부법 및 기타의 개혁입법을 위한 여야 실무협상을 조속히 추진한다. ◎지자제 골격에 합의 보기까지 ○김윤환 민자 원내총무/“여권내 의견조정이 어려웠다” 『지자제에 대해선 국민 각 개인마다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으리라 봅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국민은 정치권이 「풀뿌리」 민주주의로 약속한 지자제가 실시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7일 여야총무회담에서 정국정상화협상의 최대 장애물이었던 지자제 실시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본 김윤환 민자당 총무는 이같이 협상소감을밝히고 그동안 경색정국으로 인해 실추된 정치권의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자제 실시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찮은 것으로 아는데. ▲물론 지자제 실시방법 등에 대해 아직 국민의 공감대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지자제 실시를 합의한 것은 무엇보다도 14대 대선 이전까지 지자제를 전면 실시하겠다는 민주화 의지가 강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총무는 지자제협상이 타결되기까지 야권의 무리한 요구 못지않게 여권내에서도 지자제 실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이들 여권내 반발세력을 설득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19일부터 평민당이 등원하면 의사일정을 어떻게 조정할 생각인가. ▲하루로 책정한 대정부 질문을 2∼3일 정도는 연장할 수 있고 교섭단체의 대표연설을 추가하는 정도는 조정할 수 있지만 그외의 일정은 민자당이 이미 계획한 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정기국회가 차질을 빚게 된다. ­평민당은 국정감사기간의 연장을 요구할 텐데. ▲관계법에 따르면 피감사대상기관에 1주일 전까지 통보키로 돼 있기 때문에 설혹 평민당측이 요구하더라도 국정감사기간 1주일,피감사기간 1백6개 등 기존계획을 변경할 수는 없다. ­정치권이 그동안 계속 약속해온 국가보안법 안기부법 경찰중립화법 등 개혁입법에 대해선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그동안 두 달여 지속된 국회공전으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란 사실상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런 정치성 법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도 없기 때문에 내년 1월말이나 2월초쯤 임시국회를 소집해서 여야합의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본다. ○김영배 평민 원내총무/“관련선거법 예산과 연계처리” 『무엇보다도 30년 동안 중단됐던 지자제선거를 내년 상반기에 실시토록 한 점을 소득으로 생각합니다』 김영배 평민당 총무는 17일 우여곡절끝에 타결된 여야총무협상의 의의를 「지자제 실시」합의로 요약했다. 김 총무는 평민당 의원들의 등원문제에 대해서는 『당지도부에서 합의 건의할 사항이지만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등원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자당이 지자제선거법 입법화를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이를 기피,또는 지연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일 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지금까지의 협상진행 과정에서의 느낌을 감안할 때 실무협상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오늘 김윤환 민자당 총무에게 지자제법을 예산문제와 연계해서 처리하겠다고 분명히했다. 처리 안될 경우 모든 것을 각오하라고 얘기했다. 앞으로 문제가 야기되면 전적으로 여당 책임이다. ­실무협상은 어떤 식으로 추진될 것인가. ▲양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이 책임지고 추진토록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합의문에 나타난 대로 지자제선거법은 다른 개혁입법에 비해 최우선적으로 처리될 것이다. ­지방의회선거법과 자치단체장선거법을 분리 입법화하는 방안이 여권에 의해 고려되고 있다는데. ▲어떤 방식이든 합의문에 나타난 대로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입법과정에서 실무팀들이 할 얘기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 일정을 놓고 논란이 예상되는데. ▲국회법상 국정감사를 위한 문서제출과 증인출두는 1주일 전 요청하도록 돼 있는만큼 국정감사는 어차피 회기 말미에나 가능할 것이다. ­합의문에서 국군보안사가 정치사찰을 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겠다고 했는데 제도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입법화하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안사의 수사분실과 지대 등 불필요한 기구들을 축소하도록 법제화시키겠다는 의미다.
  • 소련의 「사회주의」 국호 삭제(사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그의 국제적인 성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데 반해 국내적으로 봉착하고 있는 시련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소련이 맞고 있는 위기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정치불안과 경제난 해결이 2대 과제이며 어느 것도 풀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지난달에 발표된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8일 밝혀진 새 연방조약 초안이 바로 이들 난제의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이 두 가지 개혁안을 동전의 양면에 비유하면서 새 연방체제가 이룩되지 않고서는 시장경제도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방조약 초안에서 국명을 「주권공화국」으로 명시하고 「사회주의」를 삭제한 것만 봐도 시장경제에 부응하고 이데올로기 색채를 일소하겠다는 의지를 읽게 한다. 새 연방조약안은 「연방주권은 가맹공화국의 주권으로부터 나오며 각 공화국은 평등의 입장에서 가맹한다」고 규정해 자유화 바람으로 날로 거세지는 공화국들의 이탈움직임을 방지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공화국이 연방에 이양한 권한에 대해 연방법이 공화국법보다 우선하고 공화국이 연방에서 이탈할 권한은 갖되 이탈절차는 연방법이 정한다는 애매한 부분을 남겨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소련연방내 15개 공화국 중 14개가 중앙정부에 맞서 독립 또는 주권을 선언하고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독립보장이지만 1922년에 체결된 구연방조약에서 법률적으로 이들 공화국의 위치가 불분명한 데다 지나치게 모스크바 중심적이어서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레바논화 현상」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권선언의 속출은 결국 고르바초프의 권력기반 약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특히 고르바초프가 수레바퀴의 한 쪽으로 보고 있는 시장경제로의 이행은 다른 한쪽인 공화국들의 지지없이는 굴러갈 수 없을 만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이다. 공화국이나 그 이하 수준에까지 경제운영의 권한을 양도해야 한다는 것이 고르바초프의 기본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공화국의 지도층은 개혁에 있어서 급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고르바초프의 온건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련 최대의 공화국인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이미 고르바초프의 「완만한」 경제개혁방침에 반기를 들어 독자행동을 선언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가 공화국들의 반발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 『공화국지도자들,특히 러시아공화국의 옐친이 정치적 야심 때문에 현실을 무시하고 국민들의 인기에 영합,급속한 개혁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이 비난은 옐친 없이는 문제해결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옐친은 소련에서 정치비중이 가장 크고 경제중심인 거대 공화국을 통치하고 있다. 때문에 고르바초프가 정치ㆍ경제현안을 풀려면 우선 옐친과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이들의 협력여부가 소련의 장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 일,대북한 수교협상/「배상」문제등 유연 입장

    【도쿄 연합】 일본은 앞으로 북한과 국교정상화회담에서 전후 45년간의 배상문제도 논의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5일 일 외무성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외무성 고위당국자는 이날 저녁 『전후 45년간의 배상문제를 포함,다른 여러 가지 난제들을 북한 당국자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언급,일 외무성이 북한과 국교정상화회담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임을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 「마르크스ㆍ고르비」의 평화/이재근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오늘의 세계에서 혜성과 같은 사나이다. 국제 정치무대의 스타플레이어이다. 안으로는 개혁과 개방,밖으로는 세계의 화해를 논하더니 하루아침에 노벨 평화상마저 거머쥐었다. 고르비의 노벨평화상을 서방측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부시 미 대통령은 『세계의 평화적 변혁을 추진한 용감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고 통일독일의 콜 총리는 『동서관계의 근본적 개선,유럽대륙분단의 종식,군축,지역분쟁해결에 기여한 공로』라고 찬양했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세계와 유럽의 화해 및 민주화 성공에 있어 그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했다. 이밖에 「일­소관계의 근본적 개척자」(가이후 일본총리),「지당한 일」(대처 영국수상),「소련 및 동구의 사회변혁 촉진 공로」(하벨 체코대통령)라는 찬사가 나왔다. 정작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쪽은 소련 내부였다. 그동안 소련인들 사이에는 고르비의 개혁정책이 너무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며 위선적이라고 하여 불만ㆍ불신의 소리가 높아온 터였다. 평화주의자,개혁의 기수,이 시대의영웅 고르비의 얼굴은 그래서 하나가 아니다. 언젠가 소련과학아카데미는 투표를 통해 고르비가 「레닌이후 최대의 인물」이라는데 동의했다. 반면 전소련 최고회의의장 그로미코(작고)는 고르비를 평하되 「철의 이빨을 가진 사나이」라고 했다. 두얼굴의 사나이 고르비의 관상은 어떤가. 우선 독일의 빌트지가 소개한 그것은 서양쪽의 「눈」이 될 것이다. 훤한 이마(대머리부분을 포함해서)는 지성과 의지력을,날카로운 눈은 탁월한 기억력,눈과 눈 사이의 깊은 골은 냉엄한 현실주의,듬직한 귓바퀴는 집요한 권력에의 의지를 나타낸다. 동양쪽의 고르비관상은 좀더 감칠 맛이 있다. 관상가 C씨에 의하면 고르비는 한세기에 한두사람 나올까 말까한 극귀의 상을 가졌다. 눈ㆍ코ㆍ귀 등 오관은 물론 두상과 체상전체가 둥글다. 북방계에 많은 정수체상으로서 마치 공이 비탈길을 굴러내려가듯 머물지 못하는 성격이다. 대단한 정력가이다. 게다가 아주 멀고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한 위력적인 눈은 세상사를 바로 볼줄 안다. 코끝이 굵고 둥글며 산근보다 코허리부위가 더 잘룩한 것은 코믹한 면도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쇼맨십도 풍부해서 대인관계가 부드럽다는 설명이다. 결론컨대 C씨는 『물은 흐르는게 자연법칙이다. 계곡을 타고 강을 이루어 평화의 바다에 이르는 날이 멀지않다』고 했다. 고르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예언했다고 봐줄 수 있다. 관상얘기가 좀 길어졌다. 어쨌든 고르비가 탁월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는 견해들이다. 소련은 강대국이다. 마르크스­레닌이념으로 무장된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종주국이다. 그 소련에 대한 침략이나 도발 또는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팽창적인 패권주의는 용납되지 않는다. 소련자신에 대한 보위와 같은 차원에서 그들을 보호할 것이다. 이것이 프롤레타리아혁명 70여년을 일관해온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연방의 세계전략이었다. 80년대초 브레즈네프 독트린개념이 담고 있는 것도 이것이었다. 마르크스­레닌은 전쟁이전에 폭력을 거론했다. 그들에 있어서는 폭력이야말로 피착취자가 착취자를 타도하는 수단으로서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사회관계는 착취자의 폭력과 피착취자의 폭력사이의 계급투쟁이며 그것의 확대가 전쟁이다. 마르크스­레닌은 전쟁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다만 프롤레타리아 사회주의 혁명에 있어서는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제국주의가 사회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침략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확신에 따른 이른바 「전쟁불가피론」이다. 그러한 논리에 따르면 완전한 사회주의 아래서는 전쟁이 없어지고 따라서 군대의 필요성도 없어진다. 마르크스주의의 그러한 근본적인 사고방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회주의 소련은 적대하는 진영에 포위된 사회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아래 현저한 군국화의 길을 걸어온게 사실이었다. 그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에서 희대의 인물 고르비가 천명한 페레스트로이카의 최대의 배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소련적 사회주의가 막다른 곳에 왔고 소련체제와 그 이데올로기의 권위가 소련내부로부터 붕괴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그렇게 보면 고르비의 개혁과 평화는 어디까지나 권력유지와 국제전략적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르비는 누가 뭐래도 마르크스­레닌의 후예이다. 그런 고르비가 무엄하게도 「마약」과 같은 자본주의와 타협하여 시장경제ㆍ사유재산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마르크스­레닌에의 반역이지만 그 후예일 수 밖에 없는 고르비가 노벨상을 그것도 평화상을 탄 것이다. 무덤속의 마르크스와 레닌,스탈린 세사람이 만난다면 그들 후예 고르비의 행각을 놓고 무슨 의논들을 할 것인가. 물론 정치인으로서의 고르비의 정책이념과 성과가 세계평화에 기여했다고 인정되어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앞날에 있다. 그 앞에는 발트3국 등의 분리독립문제,소수민족의 자치요구,경제재건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고르비가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으로 회귀하는 사태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이 본의아니게도 평화파괴나 전쟁도발의 결과가 되지말란 법도 없다. 물론 상상이고 기우이지만 그런 상상해봐서 무익한 것은 없다. 소련과의 수교이후 새 관계를정립해 나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고르바초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른 것이어서 생각해본 것이다.
  • 외언내언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놓고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 만큼 쇠처럼 강한 목소리를 내는 서방지도자도 없다. 일부 지도자들이 협상이다,타협이다 해서 뭔가 양보의 타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데도 그만은 이라크의 무조건 쿠웨이트 철수만이 해결방안이라며 석달 가까이 초지일관. 중동위기에 대처하는 그의 언행을 보면 역시 「철의 여인」이란 생각이 든다. 대처 수상은 페르시아만사태가 터지면서부터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강경자세에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선언,서방세계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군대를 파병. 그의 이니셔티브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서방국들도 군대를 보내 위기진압에 나서게 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 ◆1979년 영국 최초의 여 재상이 된 대처는 「영국병」으로 불리는 노동문제와 북아일랜드 종교폭동에 강경일변도로 나가 무쇠의 이미지를 심었다. 1982년 포클랜드전쟁 때도 그러했다. 그의 집권 좌우명은 『영국을 맡겼으면 내 말을 믿어달라』는 것이라고. 이러한 확고한 신념이 난제가 산더미같은 국내외 문제에서 「대영제국」을 이끄는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 「철의 여인」이 눈물을 보였다 해서 화제.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대처는 지난 1일 뉴욕에서 국제관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정치가에게 주어지는 한스 모겐소상을 받았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의 찬양과 부시 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받고는 그만 「따뜻한 찬사」에 감격해 눈시울을 적셨다는 영국신문들의 보도. 이에 대해 수상관저는 감기 기운이 있던 수상이 시상식장의 에어컨 때문에 눈에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 ◆이 해명은 대처 수상이 중동사태에 대응하는 단호한 태도와 국내경제정책 성공으로 인기하락을 점차 만회,내년 가을로 예정된 총선에서 4선고지 통과에 청신호를 보내는 마당에 그의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온 배려라는 후문. 이 「눈물논쟁」은 총선결과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가 판가름날 때의 태도를 보면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는 게 관측자들의 얘기다.
  • “물가고삐 잡기”가 최대 난제/미리 살펴본 「91 경제운용계획」

    ◎안정기조속 성장률은 7%로 낮춰/국제수지 적자 최소화ㆍ인플레억제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불황하의 인플레)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물가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출은 되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제수지는 시간이 갈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도두지 경제가 소생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는 보통 3∼4년을 주기로 불황과 호황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성장하는 것이 상례다. 불황때는 물건이 안팔리기 때문에 물가는 떨어진다. 반대로 경기가 호황국면에 있을때는 물가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경제가 불황국면일 때는 재정과 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수단이 구사된다. 재정ㆍ금융의 확대정책은 일반적으로 물가를 다소 회생시키는 대가로 경기회복을 이끌어내는데 유효한 정책수단이다. 불황국면에서는 다행하게도 물가가 떨어지는 속성이 있어 재정ㆍ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경기변동의 과정중에는 불황국면인데 불구하고 물가가 폭등하는 특수한 경우도 나타난다. 즉 불황과 인플레가 겹치는 경우다. 이 때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ㆍ금융을 확대해야 하지만 이 경우 물가불안이 극심해진다. 물가를 잡기 위해 재정ㆍ금융을 긴축하면 불황은 더욱 가속화 한다. 따라서 불황과 인플레가 겹치는 상황에서는 모든 정책수단의 효력이 정지되며 정부는 경제를 「조정」할 수 있는 힘을 상실한 채 무력증에 빠지게 된다. 이같은 상태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며 경기변동 과정중에서 최악상태라고 할 수 있다. 불행히도 내년에 가면 우리경제가 이같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도달할 것이라는 경고가 최근 들어 국내외의 전문연구기관들로부터 속출하고 있다. 10월 초순 발표된 「IMF(국제통화기금) 연차보고서」와 이어 나온 KDI(한국개발연구원),금융통화운영위원회 등의 내년도 경제운용에 관한 정책건의들은 모두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의 정책건의 내용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성장률 목표를 낮추어 잡을 것과 ▲강력한 긴축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예년보다 한달여 앞선 시점에서 내년도 경제운용계획 수립작업에 들어갔으며 25일 청와대에 그 골격을 보고,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검토작업을 마친 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의 주요내용을 보면 정책기조를 「안정기조하의 적정성장」에 두고 내년도 실질성장률 목표를 7%로 설정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아우성쳤던 올 상반기의 실질성장률 실적치 9.9%에 비해 3% 가까이,올해의 연간 성장률전망치 8∼9%에 비해서도 1∼2% 가량 낮추어 잡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한자리수 이내로 억제하고 국제수지는 15억∼20억달러의 적자를 내는 수준에서 관리토록 하고 있다. 이를 1년전 발표됐던 「90년 경제운용계획」과 비교하면 내년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는 90년 운용계획의 5∼7%보다 3∼5%가 높아졌고 국제수지는 90년 운용계획상의 「20억달러 흑자」 목표가 내년에는 「15억∼20억달러 적자」 예상으로 바뀌고 있다. 결국 정부가 마무리 손질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내년도의 경제운용계획을 정리해 보면 「저성장」「고물가」「국제수지 적자」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정부운용계획에 비친 내년도의 우리 경제는 정치ㆍ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던 80년 봄 이후 가장 어두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특히 성장률의 하향조정은 스태그플레이션의 「함정」을 피해가기 위해 고민하는 「이승윤 경제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성장을 해야 안정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성장론」을 대변해온 이부총리의 정책성향은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의 성장률목표 하향조정과는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간 실질성장률 7%는 미일 등의 선진국 경제에서는 결코 낮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난 60∼90년의 과거 30년동안 평균성장률 8.9%에도 훨씬 못미치는 저조한 것이다. 기획원은 내년도의 성장률목표를 7%로 낮추면서 「잠재적 성장률」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잠재적 성장률이란 한나라의 경제가 주어진 노동ㆍ자본 등의 생산요소와 기술수준 아래서 무리없이 도달할 수 있는 적정수준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기술향상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생산요소의 부족이 심화돼 잠재적 성장률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적 성장률은 이미 7%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무리하게 10%대의 「과잉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인플레가 유발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획원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물가가 최대난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연말 또는 내년초에 국내유가를 평균 35% 가량 올리지 않을 수 없으며 버스ㆍ택시ㆍ철도ㆍ지하철요금과 공납금ㆍ의료수가 등 각종 공공요금이 적자누적으로 10∼25% 인상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 따른 시장개방요구와 세계경제의 경기둔화,내년초의 노사분규 위험 등 각종 불안요인이 겹치고 있어 물가안정에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는 방향으로 정책기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동서화해의 조율사” 고르비/올 노벨평화상 수상 공적

    ◎신사고 앞세워 동구대변혁 촉발/핵감축등 실현,평화분위기 조성/독립요구ㆍ경제난 등 내홍겪기도 노벨상이 수상자 개인에게 가져다 주는 영광과 명예는 몇십만 달러의 상금으로 측정되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노벨상이 갖는 권위와 함께 수상자 선정과정의 비밀성,의외성이 곁들여져 무명의 수상자까지도 하루아침에 최상의 명예를 누리게 된다. 그러나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경우는 이러한 명예와 감동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그의 수상으로 오히려 노벨평화상의 권위가 더 빛나게 됐다고나 할까. 몇몇 후보자가 거론됐지만 금년도 평화상이 그에게 돌아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금년초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10년을 마감하며 그를 「80년대의 인물」로 선정했다. 당시 타임은 『세계역사의 무대에 기적이 펼쳐지고 있다. 견고했던 냉전의 껍질이 깨지고 새로운 세계가 전개되고 있다. 이 기적의 물꼬를 튼 기적의 마술사. 그가 바로 미하일 고르바초프다』라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이 설명은 노벨평화상의 경우에도 그대로 합당하다. 동유럽 전역을 휩쓴 사회주의권의 대변혁과 그에 이은 역사적인 독일통일,미소관계는 물론 유럽ㆍ아시아에까지 밀어닥친 화해의 대기운속에서 그는 처음부터 이 모든 과정의 훌륭한 지휘자였다. 지난 85년 당서기장으로 집권한 이래 그는 개혁을 통한 사회주의의 재생을 기치로 사회주의 혁명 70년의 낡은 유물들을 몰아내기 위한 일대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소련은 전임 서기장들 시대의 암울하던 모습을 벗고 점차 새로운 힘을 되찾아가게 됐다. 이 새로운 기운은 동유럽 전역으로 번져가 증폭된 힘으로 동유럽의 거의 모든 사회주의 정권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무서운 힘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놀라운 균형감각을 발휘,급진 보수의 양극단을 적절히 조절하며 「무혈」 변혁을 유도해냈다. 물론 국내적으로는 개혁에 따른 많은 부작용들을 겪게 되었다. 발트해 연안 공화국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분리독립요구는 점차 그 기세를 더하고 있고 개혁의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항의시위등으로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트해 3국의 독립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그의 태도는 소련내의 전반적인 인권문제와 함께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결격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질서의 탄생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결단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미소 중거리핵무기(INF) 감축협정,아프간 주둔 소련군 철수 그리고 소련군의 대규모 일방감축선언 등은 냉전시대를 마감하고 동서화해의 새시대를 여는 중요한 견인구실을 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86년 블라디보스토크선언,88년 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 등을 통해 아시아지역으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노태우 대통령과 가진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과 그에 이은 두 나라의 수교는 고르바초프의 극동중시 아시아정책과 우리정부의 북방정책이 맞아 떨어진 극적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59세로 31년 남부러시아 프라볼르노 태생. 모스크바대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78년 농업담당서기로 당중앙위에 진출,80년 정치국원이 됐다. 지난3월 헌법을 개정,임기 5년의 대통령직에 선출돼 현재 당서기장직과 겸직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위가 밝힌 수상 이유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는 90년 노벨평화상을 오늘날 국제사회의 중요한 부분들을 특징지우는 평화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미하일 세르게예비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수년동안 동서관계에서는 수많은 극적 변화들이 일어났다. 대입이 협상으로 전환됐으며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많은 민족국가들이 자유를 되찾았다. 군비경쟁의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군축과 무장해제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확실하고도 능동적인 진전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일부 지역분쟁들이 해결됐거나 마침내 타결을 향해 접근해가고 있으며 유엔은 법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창설 당시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같은 역사적 변화들은 몇가지 요소들로부터 파생된 것이나 90년 노벨평화상위원회는 이같은 역사적 변혁과정에서 수많은 결정적 역할을 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치하하고자 한다. 그가 소련사회에서 일으킨 엄청난 개방물결은 국제적 신뢰를 증진시키는 데도 크게 도움을 주었다. 노벨평화상위원회의 견해로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대한 공헌을 한 이같은 일련의 평화과정이 이데올로기ㆍ역사ㆍ문화적 갈등으로 점철된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려는 세계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한다.
  • 남북 문화교류의 신호등(사설)

    평양에서 「통일축구」의 열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11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남북한 영화제가 시작된다. 그리고 오는 18일에는 평양에서 또 「범민족통일음악회」도 열리게 된다. 통일을 위해 「문화」가 정식 교류되기 시작하는 신호들이다. 정치적 남북대화가 경직된 속성 때문에도 난제의 장애물들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것에 비하면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로 왕래의 물꼬를 트는 노력은 당연하고 현명한 방법이다. 스포츠의 교환경기나 순수문화예술의 교류,학술의 교환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 마땅한 분야들이다. 그중에서도 문화예술의 교류는 특별히 효용성이 높은 분야다. 우선 남북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핏줄의 동족이므로 아무런 중간장치 없이 문화예술의 내용을 서로 받아들이고 소화시킬 수 있다. 같은 신화와 같은 정의를 지니고 있으므로 똑같은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몇십년쯤의 인위적 분단쯤은 얼마든지 뛰어넘어 동질성을 확인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잃어버렸던 정감,퇴화했던 감수성을 서로 자극하고 회복하여 진한 우애의 기반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음악회」나 「남북 영화교류」가 모두 「남한 밖」에서 출발되고 있는 현상은 겉보기에 주도권이 남쪽으로부터 소외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체제적 한계성 때문에 이쪽의 제의를 무조건 수렴할 수 없는 북측의 형편을 감안하여 오히려 수동적 입지를 선택하고 있는 쪽에 아량이 있는 셈이다. 그런 경위 때문이겠으나 모처럼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문화예술의 남북 교류는 몇가지 짚어보아야 할 일들이 없지 않다. 이른바 통일음악회의 경우 교류내용을 「순수전통음악」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매우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취재진을 한정하는 문제 같은 것에서는 편견이나 협량한 결정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갈등을 푼다는 것은 가장 갈등적인 소인이 풀려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자기편에 친화적인 구성원만을 불러 끼리끼리 어우러질 궁리를 한다는 것은 갈등을 좀더 견고하게 하는 데 기여하게 할 수도 있다. 특히 형제애를 회복해야 하는 육친관계외 사람들은 잘못 편애를 만들면 관계를 악화시킬수도 있다. 「민간」이라는 말이 지닌 순수한 뜻의 민간을 구성하기 위해서도 체제적 이해에 집착하는 방식의 상투성을 빨리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북 영화제」의 경우에도 몇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정치색 없는 순수 극영화만을 참가시켜 종당에는 그중 몇작품이 교환 상영까지 되게 한다는 것이 취지였었다. 그러나 도중에 정치색 짙은 영화를 고집하고 거부하는 과정을 양측은 겪어야 했고 그 사단 끝에 영화제의 방향이 다소 수정되는 불행을 겪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결과 모처럼 상호교환의 기회는 천연되고 말았다. 문화교류가 지닌 기능은 「순수한 민족적 동질성의 회복」이라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키면 그 본래의 기능을 피폐하게 만든다. 북쪽에는 아직도 그 점의 의심을 촉발시키는 요소가 많이 있어 유감스럽다. 우리측은 우리측대로 좀 덤비며 준비성이 약해서 「계략」에 말려들 우려도 없지 않고 성과도 반감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차분히 들뜨지 말고 통일을 위해 실리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 외언내언

    잠롱 스리무앙 방콕시장이 지난해 태국 내무장관을 고소한 일이 있다. 명예훼손죄로. 시장쯤 된 사람이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 귀빈들을 맞으면서 농민복으로 무명적삼 같은 셔츠를 입은 결례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 때문. ◆그런 만큼 지나친 결벽이 아니냐는 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오늘날 청백리의 대명사로서 세계인의 입입에 오르내리는 건 사실이다. 시장의 신분으로 창고 등 월세방을 전전하면서 우리 돈으로 70여만원 되는 봉급은 각종 자선단체로 보낸다. 부인은 국수 가게를 차리고 있는 처지. 오죽했으면 방콕시민들이 사글세집 면하게 해주자면서 모금운동까지 벌였을까. 하루 한끼 채소만 먹고 사는 그는 적게 먹고 적게 쓰는 삶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태국의 정치 풍토도 우리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지난 1월에 치러진 방콕 시장 선거에서 역시 돈이 뿌려지면서 갖은 술수가 난무했던 것. 적잖이 16명의 후보가 난립하여 혼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 선거에서 그가 쓴 돈은 후보등록비와 벽보 제작비 등에 우리 돈으로 쳐 28만원 정도.그랬건만 62%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더욱이 함께 실시된 시의원 선거에서까지 그가 이끄는 「진리의 힘」 당이 57석중 51석을 차지해 버린다. 신선한 충격을 준 「청백의 승리」였다. ◆이같은 승리에는 물론 「청백」 외적인 요인도 없는 것은 아니다. 「초라한 옷차림」 비난으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던 프라만 아디렉산 내무장관이 음으로 양으로 잠롱씨를 겁박한 데 대한 방콕 시민의 반발­동정표도 적지 않았기 때문. 그렇다고는 해도 어쨌든 방콕 시민의 선택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개도국이 안고 있는 최대의 난제를 부패라고 보는 그는 부패분자들에 의한 암살음모를 모면하는 위기도 겪은 바 있다. ◆잠롱 스리무앙 부부가 엊그제 우리나라에 왔다. 부정부패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대화도 나눈다. 우리의 정치풍토도 그에게서 「청백의 승리」술을 배우게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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