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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동 총리체제의 과제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가 가까스로 서리 꼬리표를 뗐다.헌정 사상 처음인인사청문회라는 ‘신고식’을 거쳐 29일 국회동의라는 관문을 통과했다. 혹독한 통과 의례를 거침으로써 정치 장래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있는 반면 이 총리의 전도는 아직 탄탄대로는 아니다.이한동 내각이 안정권에 접어들기까지는 고비가 많이 남아 있다. [이한동내각의 과제] 우선 이 총리 개인으로선 청문회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추스리는 게 급선무다.말 바꾸기 등 갖가지 전력 시비로 구겨진 이미지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30일 오전 예정된 그의 공식 기자회견이 주목된다.일단은 자성과 비전을 동시에 제시하는 정치력을 보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청문회라는 ‘지뢰밭’을 건너는 동안 챙겨야 할 국정이 적잖게 꼬였다는 점이다.의약분업 파동과 롯데 호텔 등의 노사 분규사태가 그 일단이다. 집단이기주의나 사회 기강 해이를 다잡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난제 중의 난제다.이외에도 남북 정상 공동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과제들에 대해선 국민 각 계층이 처한 위치에 따라 각론적 입장 차이가상당하다.더욱이 전례없이 단합된 강한 야당을 상대로 이들 문제의 해법을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내각의 위기 관리 능력이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도있다. 그 전 단계로 민주당과 자민련간 공조 강화 과정에서 이 총리의 정치력이 검증받게 될 것이다.특히 경제 및 교육부총리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기능 개편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후속 개각 전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일단 어렵사리 관문을 통과한 이한동 내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집권 후반기 정국의 안정적 운용을위해서다.각료 추천권을 가진 이 총리를 위해서 개각을 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언제쯤,어느 정도 폭으로 개각을 단행할지는 미지수다.임박한 정부조직 개편으로 개각 수요가 생겼지만,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등 몇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임시국회가 끝나는 7월 하순부터 민주당 전당대회때까지다양한 시기가 검토될 수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MK 홀로서기와 과제

    정몽구(鄭夢九·MK) 현대·기아자동차 총괄회장의 ‘홀로서기’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26일 현대차-다임러간의 전략적 제휴발표로 MK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현대차 계열분리를 앞두고 정몽헌(鄭夢憲·MH) 전 현대 회장의 현대건설이 보유하던 현대차 지분 2.8% 가운데 2.1%를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에게 넘기는 등 MK·MH간의 긴장국면은 계속되고 있다. ◆MK 홀로서기는?=MK는 26일 현대차-다임러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면서“겸허한 마음으로 자동차사업을 계속할 의사를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그동안 “나는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간접적인 언급으로 회장직을 계속할 뜻을 밝히기는 했지만 속내를 드러내기는 처음이다. MK는 그동안 정 전 명예회장의 ‘3부자 동반퇴진’선언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IFC사와 연료전지공동개발 협정을 맺고,현지에서 전략회의를 소집해 브라질시장 개척을 논의하는 등 홀로서기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같은 MK의 행보를 ‘경영능력’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MK의 과제=정 전 명예회장의 지분 9.1%의 정리 여부가 MK로서는 최대 난제다.가뜩이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정 전 명예회장의 지분을 3%대로 낮추라는 요구를 받고있는 터에 오히려 정 전 명예회장의 지분을 늘린 데는 MK를위협하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우차 인수 성사여부도 관건이다.인수에 성공한다면 MK는 ‘빅6’와의 공조를 등에 업고 힘을 받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MK는 여론의 ‘경영능력 검증’이라는 시험대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 남북 화해시대/ 장소변경 따른 문제점

    8·15 이산가족 상봉 관련 남북 적십자회담이 북한 지역인 ‘금강산호텔’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우리측으로서는 통신 등 연락체계와 기자단의 취재활동 등이 난제(難題)로 떨어지게 됐다. 회담 진행 상황에 관한 의견을 서울과 수시로 조율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울∼금강산호텔간 직통전화 등 원활한 통신 수단이 필요하다.또 남측취재진이 대표단과 함께 금강산호텔에서 숙식하면서 취재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감안,우리측은 21일 북한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직통전화5회선이 보장되고 취재기자 6명의 취재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판문점에서보다는 아무래도 여러모로 불편한 게 사실이다.판문점에서는 북측과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서울로 돌아와 깊숙한 대책회의를 가질 수 있지만,금강산에서는 서울과의 협의 수단이 전화밖에 없다. 우리측이 취재기자 수를 성급하게 6명으로 정해 북측에 통보한 것도 경솔한감이 있다. 방송 중계장비 인력만 해도 상당한 인원이 필요한데 취재진 6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지적이 기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기자단은 회담 생중계를 위해서는 휴대용 위성생중계장비(SNG)의 반입이 필수적이라는 반응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6·15선언과 金대통령 통일론/(상)현주소와 성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은 ‘30년의 뿌리’를 갖고 있다.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도 김 대통령이 오랜 준비 끝에 도출해 낸 ‘인고의승리’로 보는 시각이 많다.6·15선언과 김대통령의 통일론을 두차례에 걸쳐심층 조명한다. ◆ 3단계 통일론의 전개. 3단계 통일론은 시대별로 발전해 왔다.‘통일론 구상기’인 70년대에 씨를뿌리고 싹을 틔워 갔고 80년대 ‘통일론 발전기’에서 통일의 현실성을 높이며 제도적 접근을 모색했다.이후 90년대부터 ‘통일론 완성기’로 가장 평화적이고 안전한 통일의 길을 찾으며 6·15 선언에서 열매를 맺은 셈이다. 김대통령의 지난 30년은 냉전 수구세력으로부터의 온갖 박해 속에서 자신의통일론을 ‘절차탁마’(切磋琢磨)하면서 구체적 실천방안을 찾았던 인내의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반독재·민주화 투쟁의 험난한 여정을 걸어오면서도 스스로 점진적 평화통일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결실인 것이다. 3단계 통일론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은 71년 대통령 선거였다.당시 김대통령은 ‘평화공존·평화교류·평화통일’이라는 3단계 통일방안을 ‘4대국평화보장론’과 함께 제시했다. 냉전적 반공논리가 지배하는 냉전의 최전선에서 “북한의 실체를 인정하고남북대화를 역설한 것”은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고 그후 김대통령에 대한 용공음해 공작과 덧칠된 ‘색깔론’으로 이용되는 등 정치적 수난의 주요 원인이 됐다. ◆ 3비론(非論)과 통일론. 김대통령은 3단계 통일론 가운데 1단계인 ‘남북연합단계’를 가장 중시했다.평화공존에 이어 남북교류가 이뤄지고 남북이 자유롭게 오가게 될 경우 ‘사실상의 통일’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대통령의 또다른 통일인식의 주요한 기반은 ‘선(先) 민주화,후(後) 통일론’의 개념이다. 이는 그의 3단계 통일론의 주요 철학인 ‘3비론’(三非論) 즉 비폭력(非暴力)·비용공(非容共)·비반미(非反美)와 맞물려 3단계 통일론의 주요 배경이됐다. 그는 역대 독재정권과의 끈질긴 투쟁 속에서 “민주주의만이 공산세력의 침투를 막는 방패”라고 역설,남한민주화를 위해 싸웠고 지난 대선에서 50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통일 대통령’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 햇볕정책과 통일론 연결. 3비론은 민주화 과정에서의 평화적 정권교체와 공산주의 적화통일의 절대 반대, 자주적 민족통일과 주변국들의 협조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과 북한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북측에 충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3단계 통일론은 햇볕정책 즉 포용정책 없이는 실현될 수 없었다는지적이 많다.포용정책은 30년간 일궈 온 자신의 3단계 통일론과 6·15 선언의 ‘연결 고리’로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남북정상회담장으로이끌어 낸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남북연합·낮은 단계 연방제 비교. 남북한이 통일방안에 합의하기는 6·15 남북공동선언이 처음이다.남측의 ‘남북 연합’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유사점을 인정하고 통일에 대한 공동 모색을선언한 것이다.남북 양측이 통일 논의의 접점과 논의의장(場)을 마련했음을 뜻한다. [유사점] ‘남북 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남과 북이 별도의 국방·외교권을 보유하며 대등하고 독립된 실체로서 행동한다는 점에서 같다.당장 통일하자는 자세가 아닌 점진적 교류협력을 통해 통일문제를 풀어나가자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징] 민족이란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두 국가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 가정아래 교류를 추진·심화시켜 나가자는 것이 특징.대외적으론 독립된 실체이자 별개의 국가이지만 내부적으로 보통의 외국관계와 다른 ‘민족내부’란특수관계를 갖는다. 경제·사회·문화의 교류활성화로 사실상 통일 단계인 ‘공동체 형성’을목표로 한다.외국과의 무역관계에선 관세를 물지만 남북끼리는 한 국가안의교역으로 취급한다.남북간에는 수출·수입이란 표현 대신 반출·반입이란 말을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가연합과 연방] 일반적인 연방제는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주종·상하 관계를 뜻한다.남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연합은 국제법상의 연합국가(Confederation),낮은 단계의 연방은 느슨한 형태의 연방(Loose form of federation)으로 정리했다.남북연합은 민족이란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두 실체의 대등한 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이 일반적인 연방제나 국가연합과는 다르다. [차이점과 전망] 남측이 상정하는 국가연합은 교류를 통한 점진적인 기능 통합을 염두에 둔다.평화공존의 전제 아래 교류를 심화시켜 사실상의 통일 단계를 거쳐 제도적 통일을 이룬다는 것이다.남북연합이란 틀 아래서 정상회의·국회·각료회의 등을 통해 교류의 폭을 넓혀나가는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북측의 연방제는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국가통합이 언제든 가능하다. 통일국가 전단계로 남측은 2개 주권의 국가연합 단계를,북측은 단일 주권의연방국가를 거쳐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한민족공동체 통일안과 '대동소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3단계 통일방안은 역대 정부가 다듬어온 공식 통일방안인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과 명칭이다르다. 그러나 명칭만 다를 뿐 내용상의 함의는 큰 차이가 없다.남북이 신뢰·협력의 폭을 넓히면서 단계적으로 완전통일을 지향한다는 기본 개념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기 때문. 민족공동체 방안은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 등 3단계로 통일을 추진하는 시나리오다.이에 비해 3단계 통일론은 국가연합-연방-통일국가 등의 단계를 거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공동체 방안의 남북연합과 3단계 통일론의 국가연합은 사실상 같은개념.공히 정상회담·각료회의·연합의회 등을 두고 있기 때문. 처음엔 양자간 간극이 있었다.하지만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시절 국회 상임위에서 이론적 접목이 이뤄졌다.이홍구(李洪九) 당시 통일부장관이 김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의 원류인 공화국연방제가 정부안과 취지가 별반 다르지않다고 언급한 것이다. ‘국민의 정부’ 인사들도 3단계 통일론의 연방제는 북한의 고려연방제와는전혀 다른 통일국가의 초기단계라고 설명,혼선을 정리한 적이 있다. 물론 통일방안은 통일이라는 큰 목표로 가는 가공의 설계도일 따름이다.김대통령이 집권 후 통일방안을 구체적으로 강조한 적은 별로 없다.제도적 통일은 훗날의 일이고 당장엔 화해협력 기조 정착이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구본영기자 kby7@. *金대통령 평양회담 소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와 “처음 햇볕정책을 추진할 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으로 확신했다”고 털어놨다.역사적인 남북 두 정상간 만남을 햇볕정책의 산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햇볕정책 추진과정과 정상회담 협상에 이르는 길에는 숱한 고비와위기가 있었다.지난 98년 6월 동해안 잠수정 침투사건과 99년 6월 서해 연평해전은 국민의 정부의 햇볕정책을 좌초위기로까지 몰고갔다.당시 김대통령은“북한의 태도에 따라 우리가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며 홀로 ‘역풍’(逆風)을 막았다. 김대통령은 이번 단독정상회담때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두 사건을거론하며 섭섭함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또 “회담도중 여러차례 절망을 느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위원장과의회담이 그만큼 어려웠다는 얘기다.무엇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독특한 협상 스타일에 따른 현장 대처가 난제였던 것 같다.김대통령에게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옳다’고 판단되면 즉각 수용하는 합리적인 성품을드러냈으나 그는 거칠 것 없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였다.김대통령이 얘기하는중간에 가로막고 자기 말만 하는 ‘독선적인 모습’도 간혹 내보여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김대통령은 그래도 김위원장의 말을 묵묵히 듣곤 했다.우리측에선 상상도할 수 없는 일인데도 별로 싫은 기색없이 다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했다.‘대선 4수(修)’라는 정치역정에서도 정평이 나 있듯이 탁월한 끈질김과 기회포착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이는 1,000여쪽에 이르는 북한 자료 숙지등 그의 철저한 준비자세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또 한번도 김위원장의 주장에 ‘노’(NO)라고 하며 의제에서 배제한 적이없었다.한 수행원은 “김위원장의 웅변조 얘기하는 소리가 회담장 밖으로 흘러나왔으나 김대통령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며 설득에 주력했음을 시사했다.공동선언문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라는 문구와 두 정상의 직접 사인,한밤 서명식 등은 김대통령이 일궈낸 작품들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외교안보硏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외정책’ 세미나

    외교안보연구원은 21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대외정책 세미나’를가졌다.참석자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냉전구조 청산을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만큼 한·미 공조의 틀을 ‘탈냉전 상황’에 부합하는 방향으로발전시키는 등 한반도 4강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한·미 동맹관계의 발전을 중·장기적 차원에서 모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같이했다. ■남북 정상회담 평가와 대북정책 방향(金學俊 인천대 총장). 남북 정상회담은 탈냉전의 세계적 흐름이 냉전의 섬으로 남았던 한반도에 도착했음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이번 회담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촉진시킴으로써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증대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특히 언론의 자유가 만개한 남한언론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극적으로 이미지가 반전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관계에는 군사적 문제 등 많은 난제들이 있다.특히 주한미군문제는 남북공동선언의 제1항인 통일의 자주 원칙과 관련,앞으로 남북 대화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미국과의 관계라는 틀 안에서 지혜롭게 다뤄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은 앞으로 몇차례 더 열리고 실무회담이 내실 있게 뒷받침해 준다면 남북관계는 평화 공존 단계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92년 2월 발효한 ‘남북 화해와 교류 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가 향후 남북관계의 큰 틀로 받아들여지고 통신·통행·통상의 ‘3통(通)’이 실현된다면 ‘남북경제공동체’의 출범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엔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놓여 있다.군사적 문제의 경우 군비 통제와 군비 축소,현행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등의 과제가 있고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투명한 규명이 요청된다.당분간 남북이 경제협력을 중심축으로 대화를 진행시키려고 하겠지만 군사 과제들을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대북정책 방향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일관성 유지 ▲남북정상 사이의 지속적인 신뢰 유지 ▲정부의 북한 대미·대일 수교 지원 ▲남한경제력에 맞는 남북경협 추진 ▲국민적 지지 기반 확대 등으로 요약될 수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해야하며 김일성·김정일 등 북한 지도자들과 북한의 실체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수용도 바람직하다. ■정상회담과 대미·대일 외교 방향(安秉俊 연세대 교수). 정상회담 이후 한국은 평화,핵·미사일 비확산,안정 및 통일을 위한 한·미·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미·일의지지를 확보하고 우리의 외교 지렛대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남북 협상과 미·일의 대북 협상을 병행해 양자간 조화를 이룰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 평화 과정을 미사일 방어에 대한 강대국들간의 세력 다툼에서 분리하는 4강 외교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중장기 한·미동맹 계획을 수립하면서 동북아지역 안보 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남북 협상과 ‘페리 프로세스’를 병행하면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외교적해결을 시도한다면 한반도문제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나 일본의 전역미사일방어(TMD)에 대한 미·중 대결에서 분리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또 동북아 안정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장기 한·미동맹을 계획하고 이를 위한 정치적·공식적 지지를 구축해야 한다.이같은 노력에 중국과러시아를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2(남북한)+4(미·일·중·러)’형태의 동북아 안보 대화를 본격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향후 대중·대러 외교방향(朴斗福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영향력 확보를 위한 주변 강대국들의 경쟁관계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때문에 한반도문제 해결의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있다.▲미국과 중·러간 대립 ▲양안관계를 둘러싼 미·중관계의 불안정성 ▲러시아 외교정책상의 불확실성 ▲미·일 동맹체제의 신추세와 중국의 반발 등이 그것이다. 향후 미국의 세계전략이 ‘중국 포위’로 전개될 경우 한반도에서 미·중간경쟁과 갈등을 증폭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한반도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중국의 순기능을 확보하기 위해선 한·중 동반자관계의 위상을 확립하고 한·미 공조의 틀을 탈냉전 상황에 적응시키는 방향에서 재확립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한반도문제 해결 과정에서 그 역할이 중국에 비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군사적 지원 등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나설 경우 한반도문제해결 과정에 결정적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그간의 소강 상태를 개선,양국간 건설적 동반자관계를 현실화하는 등 중장기적 측면에서 대러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포럼] 휴전선에 오는 봄

    휴전선에 마음의 봄이 온다.남북한군이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다음날부터 상호 비방방송을 중지했다.기적같은 변화다.남북한 정상회담을통해 조성된 화해·협력 분위기에 호응,첫번째 나타난 군사적 변화이다.어느누군들 고착된 적대행위가 하루 아침에 바뀌리라고 생각이나 했던가.모처럼찾아온 휴전선 봄의 훈풍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퍼져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이영원히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폭 4㎞ 비무장지대(DMZ) 248㎞는 지구촌에서 가장 위험하고 유일한 이념의대결장이 된지 오래다.비무장지대 곳곳에 남과 북이 초대형 확성기를 설치하고 상대방을 헐뜯고 폄(貶)하다 못해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던 부끄러운 민족분단선이었다.72년 7·4 공동성명 이후 한 차례 상호 비방방송을 중지했으나,북한은 1년 후 비방방송을 다시 시작했고 우리 군도 80년부터 재개했었다. 변화는 또 있다.북한이 남한내 지하방송으로 주장하고 있는 ‘민민전’방송의 남한당국에 대한 비난도 사라졌다.북한군은 또 백령도 해역에서 조업중스크루가 어망에 걸려 북한해역에 들어간 어선과 어부를 18시간만에 되돌려보냈다.북한이 월경한 어선을 돌려보낸 전례가 없는 만큼 북한군이 ‘어민을 잘 보호하고 있다.곧 돌려보내겠다’고 우리 해군에 전해온 것은 파격적 변화이다. 우리군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군이 북한 비방을 중단하고 ‘북괴’ 대신 ‘북한’이란 용어를 사용키로 한 것이나 한국전쟁 50주년 기념행사를 최소화한 것 등은 군사적 신뢰관계를 쌓으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더욱이 정상회담 후속조치 기획단을 구성해 군사적 화해와 협력의 폭을 넓혀나가기로 한 것은 남북간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필요한 조치이다.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에 걸쳐 남북한군은 휴전선을 경계로 힘의 대결로 맞서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고성능 확성기 16개 또는 32개가 한 세트인 대형스피커를 비무장지대 전역에 배치,하루 14시간상대방 전방초소나 전방마을을 대상으로 비방방송을 실시해 남북간 갈등을증폭시켜왔다.그러나 가청거리가 12㎞ 정도여서 후방지역에는기구를 이용해 한해 1,000만장에 이르는 전단을 날려보내온 것이 휴전선의 이제까지 모습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지금 남북간 군사적인 대치와 긴장의 최일선인 휴전선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커다한 의미가 있다.휴전 이후 지속된 반목과 비방에서 신뢰와 협력의 관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남북한 군사적 신뢰야말로 이 땅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때문이다.이제 시작된 군사적 신뢰구축의 초석을 더욱 다져나가야 할 때다. 그동안 휴전선 일대에서 지속돼온 비방전 자체가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점을감안할때 하나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인다고 하겠다. 남북간 군사적 화해가 전력의 약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있다.그러나 분단국이 아니더라도,전시가 아닌 평상시에도 군은 외부로부터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기본임무가 있다.군이 존재하는 이유는 전쟁억지력이며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국익을 확보하는 일이다.어느 나라고 군은 고도의전투력이 요구되며 분단시대 뿐만 아니라 통일 후에도 군은필요한 요소이니 만큼 군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앞으로 남북한간 군사관계를 정립해 평화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제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양측 협의를 거쳐 군사 직통전화를 개설하고 상호 군사훈련 사전통보 및 참관 등을 이끌어내야 한다.이같은 군사신뢰관계가 이뤄지면 이를 토대로 군비동결 내지는 군비축소 등 실질적인 전쟁예방조치가 성사되어야 할 것이다.모처럼 조성된 휴전선에서의 화해 기운이평화정착의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李基伯 논설위원]kbl@
  • 정치학회 ‘남북정상회담 평가‘ 학술세미나

    한국정치학회(회장 金學俊 인천대총장)는 지난 1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평가와 향후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세미나에서 경남대 북한대학원 류길재(柳吉在)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통일연구원 박종철(朴鍾喆)남북협력연구실장은 ‘정상회담이후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제문을 발표했다. ◆류길재 교수=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이번 회담은 남북 화해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되었다.발표 시점을 놓고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회담 과정에서 드러난 파격과 충격,기대 이상의 합의문 도출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 손색이 없다. 남과 북은 2000년 중반에 왜 정상회담이 필요했는가.첫째 우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중요한 목표는 한반도에서의 분쟁재발 방지와 평화상태 구축이다. 남북간 대화·교류·협력 노력도 따지고 보면 평화를 얻기 위해서다. 둘째 경제교류·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대북 경제 지원이다.북한이 경제회생에 꼭 필요하다고 여길 만큼 앞으로 경협은 대규모 자금과 사업내용이 포함돼야 한다.항구적인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합작사업 방식과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셋째 북한을 국제사회가 준수하는 관행과 규범속으로 끌어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넷째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은 분단 구조의 혁파라는 중요한 상징성을지녔다.다섯째 상시적인 당국자 대화채널의 마련이 필요했다. 남북 공동선언문을 구체적으로 평가해 보자.첫째 남북 경제교류·협력과 관련,우선 제도적 정비를 위해 투자보장,이중과세 방지,분쟁조정 절차 등을 협의해야 한다. 둘째 ‘8·15에 즈음해서’ 고령의 이산가족 100명씩을 교환하는 사업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후속적으로 이산가족의 생사·주소 확인,서신교환,면회소설치 등이 빨리 가시화 되어야 한다. 셋째 당국간 대화 채널과 김정일 답방 문제이다.당국간 대화 채널은 기본합의서에 명시된 각 분과위원회 형태라면 무난하다.김정일의 ‘통 큰 스타일’로 봐서 서울 방문도 거의 문제가 없다. 넷째는 통일방안의 합의 건인데 논란의 여지가크다.‘연합’ 또는 ‘연방’이든 이는 정치적 통합이 아니며 통일을 의미하는 단계도 아니다.남북이하나의 틀 속에서 최소한의 정치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할 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자주적 해결의 문제다.외세 배제를 전제로 하지만 예를 들어 주한미군,핵,미사일 문제 등은 미국과 협의해야 해결될 난제들이다. ◆박종철 실장=남북 정상회담은 부침을 거듭해 온 남북관계에 한 획을 긋고남북관계의 질적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남북 공동선언의 이행 전망과 앞으로의 과제는 다음과 같다. 통일문제에 대한 자주의 원칙을 재확립했다.이에 대한 남북의 의견차는 줄지 않았으나 남북한의 연합제안과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점을인정했다.다만 그 내용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가족과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한것은 남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납치인사,국군포로 송환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진전이 기대되는 것은 경제분야의 교류및 협력이다.일방적 대북 지원이 아니라 민족 전체의 균형 발전과 공영을 위한 것이다.법제도가 정비되면 기업차원에서 경제적 논리에 의해 추진될 것이다.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각 분야에서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사회·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을 위해 ‘사회문화 공동위원회’가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차선책은 사업별 개별 접촉을 하는 것이다.공동 협의통로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후속 사항들을 이행하고 남북관계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대화창구를 다원화하고 남북대화를 정례화하는 것이다.이미 구성돼 있는 4개 공동위원회(화해,경제,사회문화,군사)를 가동하고 KOTRA 등이 남북대화 창구역할을 할 수도 있다. 대내적으로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령을정비해야 한다.국가보안법 또한 개정해야 한다.WTO체제 안에서 남북교역을민족 내부거래로 인정받는 문제도 검토되어야 한다.남북 국회회담 추진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 [기고] “정상만남은 재통일 위한 디딤돌”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조지 O.토튼 남가주대(USC)명예교수(정치학·한반도프로젝트 책임자)는 11일 연합뉴스에 보낸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고문을 통해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재통일을 위한 첫 디딤돌이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기고문 요약. ■의의와 전망/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궁극적 통일절차 개시에 가장 중요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국제사회의 어느나라도정상회담에 반대하지 않으며 지금보다 타이밍이 좋을 수는 없다. 북한은 남한을 물리치고 미국,일본 등과 독자적으로 거래하고 싶어해 왔지만 한-미-일 공조가 굳은 편이고 대미·일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중국,러시아로부터의 대북원조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전면적인 남북 교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생전에 남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 김일성도 이에 찬성할 만하다. ■통일과 극복과제/ 김대중대통령은 독일 흡수통일에서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단계적 통일론’을 제시했다.김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은 현 남북상황에 적용하기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지도층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북의 자본주의·민주발전을 도와야 하며,북한의 군사력 강화를 종식시켜야 한다.무조건적인 폄하보다 북한지도층을 정확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자들과 외국정부들의 오랜 연구결과 김정일의 ‘협상스타일’은 현상황에서 북의 목적을 가장 잘 관철시키고 있다.전역미사일(TMD)구상 옹호론자들은북한을 이라크,이란 등과 유사한 세력으로 절하하려 하나 북한은 미무기사찰단에 핵의혹시설을 개방하고 오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 점 등 이들과 다르다.남북한 관계가 증진되면 군축에 대한 논의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북한의 변화가능성/ 북한에서는 지난 10년간 외국투자와 경영 촉진을 위한새로운 제도와 규정이 대거 만들어졌다.경수로 건설공사를 위해 이미 수백명의 남한 기술자 및 미국인 등 외국인이 북한에 머물고 있다.북한 지도층이억누르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는 북한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점진적인 개방,경제의 민영화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방보다 더 어려운 것은 대북 무기감축 협상으로 남북한 동시 군축이 바람직하다.한반도 군비통제와 무기감축 이후 남북한과 주변국이 유럽의 안보체제에 비견되는 집단안보체제를 형성할 수도 있다. ■동북아조약기구(NEATO) 구상 / 군축문제와 관련,무엇보다 북한 군부의 저항이 난제가 아닐수 없다.상호 사찰로 군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장차 남북연합형태의 한반도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변국의 전면 군축을 위한상설조직으로 가칭 ‘동북아조약기구’의 창설을 고려해봄직 하다.역내의 군사적 조직변화나 현대화에 대한 이같은 민주적 합의체제가 마련되면 일본 군국화에 대한 우려,미군주둔의 필요성 등은 사라질 것이다.미국은 NEATO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각 회원국에 동수의 미군을 형식적으로 주둔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조지 토튼 美 남가주대 명예교수
  • 급류타는 은행합병/(상)추진 어떻게

    은행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7일 금융지주회사법 도입과 자발적 합병에관한 기본 방향이 제시됨으로써 합병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은행 합병의방향과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7일 열린 경제장관회의는 정부 정책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줬다.은행 합병에방관하다시피하던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정부주도로 정책 변경 ‘시장자율에 맡기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던 정부의태도 변화는 시장의 불신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뒤편에서 ‘지원 사격’만 하겠다고 한 것이 시장의 불신만 낳았던 것이다.베일에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은행 합병의 움직임이 경제위기설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때문에정부가 은행 합병을 신속히, 주도적으로 이끌어 장래를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장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이런 배경에서 정부는금융개혁의 드라이브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헤쳐모여’식 통합 은행 합병의 방식은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 투입되지않은 은행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전자는 한빛·조흥·외환은행으로,합병이라기보다는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해통합하는 방식이다. 각 은행과 그 자회사를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증권,보험,여신전문업(종금 리스 등)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3개은행의 같은 기능끼리합치는 방식이다.‘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인 셈이다.통합작업은 금융지주회사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뒤인 7월초부터 시작될전망이다. 금융지주회사에 의한 통합은 시일이 많이 걸리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각 은행의 중복인원과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 난제다.정부는 기능별 특화를 하면 감원대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에 의한 통합은 지방은행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거론된다.정부가우선주 지분을 갖고 있는 평화은행은 중소벤처업체와 서민은행으로 존속될전망이다. ■우량은행들은 스스로 합병 국민 주택 한미 하나은행 등 우량은행들은 자발적인 합병을 유도할 계획이다.우량은행의 합병은 대형화,겸업화로 세계적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은행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상대를 찾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진행중이다.하나·한미,국민·주택의 합병설이 시장에 끊임없이나오고 있다.정부도 합병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합병할 때 후순위채 인수,인허가 우대 등의 방안이다. ■‘유리알 경영‘ 유도 은행 합병에 앞서서 은행들의 경영상태가 완전 노출된다.구조조정의 전제 조건이다.미래의 상환능력까지 감안한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에 따라 잠재 부실이 6월말까지 드러난다.부실이 많은 은행들에게는 다시 공적자금을 투입,‘클린뱅크’로 바꾼다.이 경우 물론 자구노력과 경영진 문책이 따른다.시장기능에 의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내년부터 예금은 2,000만원까지만 보호받을 수 있으므로 부실이 극심한 은행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밖에 없다. 손성진 박정현기자 sonsj@. *투신사 부실막기 ‘고육책’. ‘채권시가평가제는 예정대로 7월1일부터 시행한다.’ 7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내린 결론이자 시장에 주는 메시지다.그동안 시가평가제 시행을 앞두고금융시장은 불안감을 가져왔다. 불안감은시가평가제 시행의 전격 유보설(說)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경제장관회의에서 시가평가제 시행방침을 거듭 확인한 데는 이런 소문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왜 실시하나/ 투신사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다.투신사는 채권을 운용해 손해를 보면서도 투자자에게는 장부가로 배당해 부실을 누적시켰다.시가평가제를실시하면 투신사는 이익을 보면 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하고, 손해를 보는대로 투자자와 손해를 분담하게 된다.채권이 완전히 시가평가되는 6개월∼1년뒤면 투신사,나아가 금융시장이 튼튼해질 것이라는게 정부의 전망이다. ■금융시장 동요는 없을까/ 금융시장은 환매가 몰리는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불안감은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나온다.하지만 정부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가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채권형 펀드 42조9,000억원 가운데 98년11월 이후에 이미 시가평가된 채권펀드 9조8,000억원과 세금우대 펀드를 제외하면 27조원이 남는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23조원을 빼면 개인 등이 소유한 채권은 4조원이다.재경부 관계자는 “4조원 정도는 일시에 환매가 들어와도 투신사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금융기관이 23조원어치를일제히 환매하겠다고 나설 경우는 문제다.정부는 보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금융기관이 손해를 보면서 채권 환매에 나설 까닭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완책은/ 정부가 이날 밝힌 보완책은 투신사가 갖고 있는 대우담보 기업어음(CP)을 자산관리공사가 시가평가제 시행전에 매입한다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16대 국회 우리는 맞수] 박상천 대 박희태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의원과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의원은 얼굴과 고향만 다르지 경력 등에서 닮은 점이 무척 많다.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을 ‘천적’ 또는 ‘영원한 맞수’로 부르지만 사실은 절친한 사이다.격식도 없다.대화 방식도 “어,얼굴 좋아졌네”(박상천)“너를 안보니까 그렇지…”(박희태) 하는 식이다. ■공통점/ 닮은꼴이 한 두개가 아니다.둘다 남쪽 바닷가 출신이다.박상천 의원은 소록도가 보이는 전남 고흥이 고향이고,박희태 의원은 경남 남해다.밀양박씨 종친이기도 하다.57학번으로 서울대 법학과에 들어간것도 같고,고등고시 사법과 13회에 나란히 합격한 것도 같다. 13대때 정치에 입문,내리 4선을 기록하고 있다.시간 차는 있지만 대변인,원내총무(2회),법무부장관을 지낸 점도 그렇다. ■차이점/ 성격에서는 큰 차이점이 발견된다.박상천 의원은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다.반면 박희태 의원은 원만하다 못해 둥글둥글하다.그래서 총무시절둘이 협상을 하면 박상천 의원이 먼저 핏대를 올려 손해를 본 적이 많다. 또 박상천 의원은 성실한노력형이라면,박희태 의원은 재치가 번득이는 재사형이다.결국 한 사람은 흥분한 나머지 손해를 보고,또 한 사람은 머리가너무 좋아 손해를 입는다.그러면서 두 사람의 ‘영원한 우정’은 커져만 간다.법조인 시절에는 박희태 의원이 앞섰다.그가 검사장을 할 때 박상천 의원은 지청장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 들어와서는 그야말로 ‘난형난제(難兄難弟)’로 바뀌었다. 박상천 의원은 야당으로 출발,여당이 됐고 박희태 의원은 여당으로 출발,야당에 몸담고 있다.박희태 의원은 문민의 정부 초대 법무장관을,박상천 의원은 국민의 정부 초대 법무장관을 한 것까지는 같지만 결과는 달랐다.박희태의원은 단명으로 끝났고,박상천 의원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상대 평가/ 박상천 의원은 박희태 의원을 가리켜 “명석하고 똑똑하다”고평한다.박희태 의원은 박상천 의원을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맞수 행진은 ‘진행형’인 동시에 ‘미래형’일 수밖에 없다. 강동형기자 yunbin@
  • [대한광장] 독도 그 존재의 깊이

    해군 복무시절 동해로 출동을 나가면 가끔 독도 주변을 경비한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일개 수병이었지만 독도가 동도 서도로 나뉘어진 두 개의 섬이어서 이름처럼 하나의 섬이 아니라는 사실에 약간 실망했다.또한 그 주변이 암초가 많이 깔려서 함부로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역시 이름처럼 고독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그러나 독도근방의 해도를 보면서 바로 그 주변의수심이 2,000여m가 된다는 것을 알고 수면위로 솟아난 산의 높이란 실로 아무 것도 아니로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마도 내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출동기간 동안 나날의 일상이 주는 수병의 곤혹감이나 괴로움 때문이었으리라.외출이나 외박을 나가면 세일러 복장의 해군 복장이 아름다워 으시대곤 하지만 배에 돌아오면 특히 60∼70일의출동을 나가면 수병은 영락없는 막일꾼이었다.하루종일 함정 갑판의 페인트칠(거기서는 ‘깡깡’이라 불렀다)을 하거나 놋쇠로 된 부품의 녹닦이를 하고 식사때가 되면 식사당번을 하는데 따르는 곤혹감이 밖의 풍경을 보면서자신의 처지를 이입시키는 이른바 ‘객관적 상관물’을 모색한 것이리라. 그러나 선입견 없이 독도를 떠올리면 역시 동해 깊은 바다에 하나의 점처럼 가물가물 있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주는 묘한 배반감이 없지 않다.그런데 최근 한국자원연구소가 독도 주변 바다밑에 거대한 산 3개가 울릉도 쪽으로 연이어 있는 사실을 밝혀내고 거기에다 독도해산(海山),탐해해산,동해해산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참 반가웠다. 짙은 남빛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검정색에 가깝다고 느낀 그 바다 아래 결코드러난 바 없는 거대한 암벽이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려주었기 때문이다.우선은 엄연히 실제로 존재하는 산이 자신의 이름을 갖게 됨으로써 어떤 철학자의 말처럼 비로소 존재의 영역으로 진입했구나 라는 충족감이 들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감추어진 바다의 저 밑에대한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주는 묘한 기쁨이었으리라. 지난 5월은 5·18 20주년이어서 여러가지 행사가 있었고 5·18의 의미가 광주라는 지역을 벗어나 국가전체의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했다.그러나 아직도 그때 일어났던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에는 멀었다는 주장도 들린다. 가령 발포명령자는 누구였고,당시 암매장이 있었다는데 그 풍문의 실체는 무엇인가.더 나아가 미국과 광주의 상황은 어떤 것인가 등등 수많은 난제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모쪼록 당시의 상황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사실과 진실의 규명이 행사에 즈음한 덕담조로 잠시 제기되다가 실종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말이 나온 김에 더하자면 우리의 역사에 수많은 미제의 사건을 지니고 있다.물론 그 많은 사건들은 당시의 정치권력과 현재의 정치권력 그리고 우리를둘러싼 주변 열강의 역학관계가 작동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를 늘 거느리고 있다.4·3 제주 민중항쟁도 그렇고 가까이는 6·25의 문제도 그렇다.50여년이 다 되어서야 파편적으로 조금씩 그 실체의 일부를 보일 따름이다.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이나 보도연맹사건 등 관련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그리고 자주 경기를 일으키는가.가려진,아니 숨겨진 많은 진실들이 자신의 이름을 가지기 위해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수많은 사람들의삶과 생애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또한 그러한 진실이나 사실의규명에 미흡함으로써 오늘 우리는 많은 불행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도밑의 바다에 감추어져 수많은 세월을 견딘 해산들은 자신들에게 이름이 붙게 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할 테지만 우리가 그 해산들에 이름을 붙여 부르는 순간 그것은 바다 속에 들어있는 돌덩이가 아닐 것이다.우리에게 진실의 위력과 진실의 힘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지표일 것이다. ◆姜亨喆 숭의여대 교수·시인
  • 역대 회담대표들의 조언

    ◆정원식(鄭元植·대한적십자사 총재·91,92년 고위급회담 대표) 남북한간의여러 현안과 난제를 풀어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 접근을 이뤄나가는 계기로 기억될 것이다. 난제와 현안 중에서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새로운 길이 회담을 통해 트이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대한적십자사 차원에서도 많은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에 결정된 인도적 차원의 대북 비료지원에 대해 북측은 깊은 감사와 호의를 보내오고 있다. 뜨거운 기대와 열망이 성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국민적 역량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 ◆이병웅(李炳雄·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위원·97,98년 베이징 적십자회담대표) 정상회담 개최는 북한도 변화를 받이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보여주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엇갈려 갈 수는 없다.남북간 교류협력만이전쟁위협과 냉전으로 인한 서로의 공멸을 전진할 수 있는 길임을 느끼고 있다. 94년 정상회담 합의때와 지금의 북한은 다르다.북측도 폐쇄와 자립만으로는국가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 98년의 적십자사간 베이징회담이 98년 당국회담으로 이어졌듯이 정상회담이 각종 후속회담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정용석(鄭鎔碩·단국대교수·85년적십자회담대표) 정상회담 개최로 남북간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정상간의 만남만으로도 남북관계의 분위기를 크게 호전시킬 수 있다. 첫 만남은 냉전체제 해체를 위한 탐색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회담 개최로남북한은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그러나 이제 시작이며 틀을 잡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동서독은 통일전 9차례나 정상들의 왕래가 있었다.앞으로도 갈길은 멀다.지나친 기대나 과대한 요구는 금물이다.차분한 마음으로 후속조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교류협력의 제도화 등은 꼭 이뤄나가야 한다. ◆이우정(李愚貞·91,92년 남북여성회담대표) 정상회담은 만남 자체만으로도큰 의의를 갖는다. 91·92년 두 차례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을주제로 한 서울·평양간의 토론회 대표를 맡으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서로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가득 안고 시작한 만남은 포옹과 아쉬움,서로에 대한 깊어진 이해 속에서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이 서로의 필요와 결단에 의해 주체적으로 개최를 합의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가 있다.94년 정상회담 합의는 우리의 필요가아닌 미국의 역할 등 주변상황에 의한 것이었다.
  • [새세기를새롭게 비전’한국21’](18)남도 좀 생각합시다

    대한매일은 ‘남도 좀 생각합시다’라는 주제를 끝으로 ‘새 세기를 새롭게’시리즈를 끝냅니다.날로 개별화되고 이기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이냐를 살펴보는 것이이번 시리즈의 기획의도였습니다.때문에 이웃을 생각하고 공동체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합니다.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함으로써 사회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북한까지를 포함,따뜻한 민족공동체를 추구하고 지구촌 가족으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게 역사적 책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그와 관련한 사회 현실과 개선책,그리고 시민단체 움직임 등을 살펴봅니다. 1년 동안 미국 UCLA 대학에서 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회사원 이모씨(35·여). 그는 서울에 도착,김포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짐가방을 귀찮아 하는 택시운전사.도심의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끼어들기,신호위반,난폭운전….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간 강남의 한 식당에서는 어린애들이 식탁 사이를 뛰면서 누비고 장난을 쳐 분위기를 망쳤다. 이씨는 집으로 돌아와 TV뉴스를 보면서 다시한번 허탈감을 느꼈다.국가 현안을 도외시한 채 권력 쟁탈전만 벌이는 정치인,겉으로 개혁을 외치면서도여전히 뇌물을 챙기는 공무원,주주들이 모아준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사이비 벤처기업인,휴일만 되면 전국의 산과 강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리는 행락객들. 이런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 현상은 대부분 이씨가 연수를 떠나기 전 일상적으로 체험했던 것이다.그러나 1년 해외체류를 계기로 이씨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멋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됐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자기반성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도 ‘남도 좀 생각하자’는 자성(自省)의 소리가 커져가고 있다.단순히 남을 배려하는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적’ 차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사회학자들은 최근 우리사회에 기승하는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의 원인을 대체로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자원이 없는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데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경쟁과 편가르기 양상. 둘째,1가구 1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완된 가정 교육. 셋째,동료 대신 컴퓨터와 일하는 정보화시대의 근무환경. 넷째,사회적 신뢰가 무너지면서 생긴 타인에 대한 막연한 피해의식. 다섯째,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시스템의 부족과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을 위한 사회보호망 미비 등이다. 이들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두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개인에 대한 도덕교육의 강화이고,다른 하나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정책의 개선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상균(金尙均) 교수는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인 이기주의가 부각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룰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쟁에서 이긴 자는 너무 많은 보상을 받고,진 쪽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상”이라고 진단했다.김 교수는 “정치·경제·사회각 분야의 경쟁에서 예측가능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투명성이 중요하며,경쟁에서 진 사람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보장체제 구축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를 맞아 정부가 서민층을 위한 ‘정보분배’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도운기자 dawn@. *시민사회운동 현황.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첨병으로 단연 시민사회단체가 꼽힌다. 지난해 시민의 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는 4,000여개에 이른다.각 단체의 지역지부까지 합하면 2만개가 넘는다. 지난 83년 창립된 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협의회는 가정윤리에서부터 경제살리기,예산감시까지 하면서 ‘나누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도 빼놓을 수 없다.자칫 물질문명의 노예로 전락하기쉬운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가치관 확립을 위한 세미나,열린가족 만들기 운동,윤리총서 발간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이 단체 구영주(具英珠·35) 간사는 “굶주리는 사람이 없어지고 생명질서가 파괴되지 않는 공동선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창립돼 7만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이웃사랑회는 매년40억원 이상의 성금을 모금해 국내외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98년에는 북한남포에 젖소 200마리를 지원했다.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활동도 돋보인다.매달 회비를 내는 2만여명의 회원과 동전 모으기 등의 사업으로 매년 60억원의 기금을 마련,이 중 75%를 제3세계 어린이 지원사업에 쓰고 있다. 생활속에서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단체도 많다.6,500명의 회원이 참가하는사랑실은 교통봉사대는 14년 역사를 자랑한다.외출이 힘든 장애인과 노인들을 병원까지 무료로 태워주는 것이 이 단체의 주된 활동이다. 이 단체 봉사대장 손삼호(孫三鎬·62)씨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면 더불어 사는 사회는 성큼 다가올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표적 인권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은 매일 ‘인권하루소식’을 발행하며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하고 있다.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 등 외국인을 위한 노동자센터들은 각 공단에서 폭행이나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외국인 노동자의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당면과제 무엇.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에서 벌어진 해프닝 하나. “00일에 다시 회담하자”는 북측 대표단의 제안에 우리측이 다른 날짜를제시했는데 북측이 선뜻 “그렇게 합시다”라고 해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한다.그런데 확인과정에서 북측의 말뜻이 ‘자신들의 뜻대로 하자’는 말을 강하게 권유한 표현이었던 것으로 판명돼 양 대표단이 부랴부랴 다시 자리에앉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내에서 ‘공동체의식’을 키우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남북공동체’에 대한 준비다.이제는 북한도 ‘남’이 아닌 것이다.북한 주민들과어울려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면 가장 먼저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언어 이질화’가 꼽힌다. 북한 주민과 만나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못해 난처한 표정을 지은 경우가 있다고 한다.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남북간에는 일부 어휘상의 차이만 있을 뿐 문법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왕래(往來)를 북한이 ‘래왕(來往)’으로발음하고,이해(理解)를 ‘요해(了解)’로 말하는 식이다. 그러나 외래어가 봇물처럼 들어오면서 어휘상의 이질화는 갈수록 심화될 공산이 크다.지난해말 국립국어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모르는 남한의 외래어는 8,284개에 달한다.‘모델’‘뮤지컬’‘콘돔’ 등 남측 주민들이 순우리말이나 다름없게 사용하는 단어를 북한 주민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이같은 언어 이질화가 폭발적으로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컴퓨터 언어는 둘째치고,당장 컴퓨터 자판과 코드 등 기본적인 기준이 일치되지 않으면 통일후 매우 심각한 정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정치적 색채를 일체 배제한 상태에서 남북 상호간 통일맞춤법 제정 및 음운구조 공동연구는 물론,정보화 부문에서 컴퓨터 언어및 자판 통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協 徐聖喆 사무총장. “사회가 급변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상생(相生)의 정신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 서고 있는 ‘공동체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공개협)’ 서성철(徐聖喆·43)사무총장은 28일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질서의식이 흐려지는 등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는 인성발달에 관심을 두기보다 경쟁력만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나’만 챙기는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극복되지 않고는 평화통일이나 환경살리기 등 국가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으며 가족-이웃-나라사랑으로 이어지는 ‘작은 실천’이 바탕을 이뤄야 가능하다”고말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사회의 각종 문제에 대해 ‘나몰라라’하는 방관주의와 직결된다고 덧붙였다.그는 “의식개혁을 짧은 기간 안에 이룩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가정은 물론 사회의 각 단체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백년대계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협은 이를 위해다음달 초 전국 109개 지부를 통해 초·중·고교와 대학교별 의식개혁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YMCA와 YWCA를 포함,1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범국민적인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의식개혁 실천 프로그램은 가족·이웃간 인사 잘하기,교통질서 지키기 등의실천항목을 담게 된다. 공개협은 학계와 종교계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을 총망라해 지난 93년 순수민간단체로 발족됐다.자아확립,사회,경제,민족부문에서 100대 공동체 의식실천과제를 선정해 국민운동을 펼치고 있다.한·일간 독도 영유권 마찰 등현안으로 떠오른 사회문제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도 힘쓰고있다. 공개협 임원으로 강영훈(姜永勳) 전 국무총리와 강원룡(姜元龍) 목사,전택부(全澤鳧) YMCA 명예총무,홍일식(洪一植) 전 고려대 총장 등 각계 인사들이활동하고 있다송한수기자 onekor@
  • 전자책 현황과 전방, 전자책시장 선점 경쟁 ‘후끈’

    사람들은 더이상 옆구리에 책을 끼고 다니지 않는다.끙끙대며 책가방을 들고 다니는 일은 더더욱이나 없다.손바닥만한 휴대용 독서단말기 하나면 도서관이 따로 필요없다.자동차가 기름을 넣듯 읽을거리가 떨어지면 길가 편의점에 설치된 단말기에서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아 내용물을 채우면 된다. 영화속에서나 나올 법하지만,멀지않아 현실이 될 풍경이다. 출판시장이 e-Book(전자책)으로 들썩거린다.미래형 출판에 적극 대응하려는업계의 움직임이 속속 구체화되고 있다.김영사를 비롯해 출판사 100여개가공동출자한 인터넷 출판정보 사이트 '북토피아'(booktopia.com)는 다운로드시스템 개발과 함께 일부 전자책의 웹서비스에 들어갔다.‘바로북’(barobook.com)이나 '와이즈북'(wisebook.com) 역시 기존 PC로 책을 다운로드받아 전용뷰어로 볼 수 있게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민음사 중앙M&B 등 메이저출판사와 저작권 대행사 등 8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운영하는 '에버북'(everbook.com)도 물밑전략이 치열하다.지난 4월27일부터 소설 '스타크래프트''키친'등 근작들을 올려놓고 시험서비스중이다. 이밖에도 현재 어떤 방식으로든 전자책 출판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IT업체까지 포함해 20여개가 넘는다. 그러나 전자책 시장이 기반을 다지는 데는 앞으로 수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전용단말기 보급 등 기술적인 문제가 당장은 걸림돌이다.e-Book의 적용방식은 크게 두가지.인터넷 접속으로 다운로드받아 일반컴퓨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PC뷰어용과,휴대용 기기 형태의 전용단말기로나뉜다.현재 '이키온'(대표 임중연)같은 벤처기업에서 독서단말기 개발을 끝내가고는 있지만,그것이 보급형 가격으로 상용화되기는 먼 얘기다.저작권을 보호해줄 기술적 장치를 완비하는 것도 만만찮은 난제다. 유명 작가를 확보하기 위한 제살깎기식 인세경쟁도 벌써부터 말이 많다. 이인화·윤대녕·구효서씨 등 간판급 저자들이 e-Book 참여를 선언하기까지의 내막은 여간 복잡하지 않다.이문열씨의 경우 그의 다수 작품이 민음사에서 출간됐지만 민음사가 주주인 ‘에버북’으로 전작들의 판권이 승계되진못했다.기천만원의 선불,40∼50%대의 인세에 스톡옵션까지 제시하면서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입질'했고,결국 그의 신작 저작권은 인터넷 서점 예스24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들의 인세 상향조정 요구는 일면 당연하다.종이책에 비해 제작비가 크게 줄어 권당 책값이 떨어질 것이니 현재 10%로 책정된 인세는 응당 따라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그래서 아예 유명작가를 포기하는 신중파 업체도 있다.'에버북'의 홍대욱 팀장은 “40%가 넘는 인세를 주면서까지 모험하기는시기상조”라면서 “때문에 초반기에는 국내 유명작가를 영입대상에서 제외 할계획”이라고 귀띔했다. e-Book이 새로운 형태의 출판시장으로 원활히 뿌리내리는 데는 관련 업계들의 컨소시엄 구성이 급선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17일 전자책 심포지엄에 참석,'전자책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주제발표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근수씨는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도서시장을 선진국에 먹히지 않으려면 정부의 적극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최근 문화관광부는 해마다 문화산업기금에서 60억원을 떼어내 관련 업계에 장기저리 융자할 방침을 내놓았다. 황수정기자 sjh@kadily.com.
  • [녹지를 가꾸자] 산림행정 간벌·산촌개발 역점

    우리나라는 지난 70년대 초부터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범국민적 치산녹화사업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녹화(綠化)성공국이 되었다.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추진한 제1,2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73∼87년)은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원천이었다. 그러나 산지의 70% 이상이 개인소유로 돼있고 산주 1인당 평균 소유규모가고작 2.1㏊에 이르는 등 소유구조의 취약 등으로 임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있는게 사실이다. 산림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으려면 적어도 5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적인사정때문에 대부분의 산주들은 간벌과 경영임업 등에 소홀히 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녹화된 산림이 제때에 가꿔지지 않아 일본 등 다른 산림 선진국에 비해 숲의 생산성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산림청이 조림이나 산불방지 등이 산림정책의 전부가 아니라며 21세기 산림행정 방향을 간벌과 산촌개발 등에 비중을 두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현재 간벌대상 면적은 106만1,000㏊에 이르고 있으나예산부족 등으로 연간 간벌실행 면적은2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환경·공익적 측면에서도 간벌은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등장했다. 간벌을 했을 경우 하지 않았을 때보다 목재 생산량 등 경제적 가치가 3배이상 된다고 산림청 관계자는 설명한다.간벌을 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 나무의 키만 커지고 줄기는 가늘어 목재로서의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고 병충해에도 취약하다는 것이다. 경제적 가치 못지 않게 중요한 가치는 환경·공익적 가치다.숲이 빽빽하면햇빛이 침투하기 어려워 관목류를 비롯한 작은 나무들과 여러가지 풀 등 하층식물들이 자라지 못하는 주원인이 된다. 반대로 간벌을 통해 하층식물이 발달하면 물저장능력은 2배로 늘어나고 야생동물의 서식공간도 그만큼 활성화된다. 숲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등한시해서는 안될 일 가운데 또 하나는 산촌개발이다.우리나라는 일본보다 10년 이상 뒤진 지난 95년부터 산촌개발에 나섰다. 현재 강원도 춘천시 지암리 등 산림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9개 산촌마을조성사업이 완료됐으며 올해에도 50곳에대한 개발사업이 진행중에 있다. 산촌개발은 설계와 공사를 포함,평균적으로 4년 정도 걸리며 정부에서 마을당 14억원을 지원한다. 임업연구원의 지난 97,98년 정밀조사를 통해 나타난 산촌개발 대상마을은 2,034곳에 이른다. 이처럼 정부가 산촌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산림정책의 근간 가운데 하나인 조림·육림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산촌의 인력이기 때문이다. 산촌의 인구유출을 막고 이들을 산림육성의 전위대로 삼기 위해서는 산촌개발이 불가피하다.산림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산촌개발방식은 정주환경개선과 소득사업 지원이다. 정광수(鄭光秀) 산림청 임업정책국장은 “세계 일류의 산림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20세기 녹화임업정책 시대를 마감하고 21세기 새로운 임업정책 추진을 위한 산림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양평 옥천면서 25년째 육림사업 이규현 씨. “간벌(솎아베기)을 한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는 성장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육림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척도가 곧 간벌인셈이지요”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산77 일대 27만여평에서 25년째 나무를 가꿔오고 있는 이규현(李圭鉉·66)씨는 인근에서 산할아버지로 통한다.전문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틈틈이 익힌 지식과 산경험으로 도내 최고의 육림가로도 통한다. “이웃한 나무들 사이에 성장 경쟁이 치열해지면 경쟁력이 뒤지는 나무는말라버립니다.이렇게 되면 입목의 성장도 둔화되고 병충해와 풍해,설해까지입게 되지요” 이같은 경쟁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건강한 입목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잘라서숲의 밀도를 조절하고 남은 나무에 햇볕을 충분히 받게하면 성장률을 2배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씨의 산 증언이다. 그는 심은지 15년만에 간벌을 한 잣나무는 이후 10년동안 반지름이 8∼10㎝가량 자랐으나 간벌을 하지 않은 잣나무는 3∼5㎝ 자라는데 그쳤다고 밝혔다.또 나무를 솎아내면 햇빛과 공기가 잘 통하고 나무 사이에서 다른 어린나무가 자라 작은 동물들의 휴식처와 미생물의 온상이 돼 토질도 개선된다고지적했다. “적정시기에 간벌을 해주면 대략 나무의 크기를 2배,부피는 6∼8배 가량늘게 해 가지치기로 없어지는 나무를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3배가량 숲이 느는 효과를 가져옵니다.하지만 반드시 가치치기와 덩굴제거 작업을 병행해야 하죠” 이씨는 우리나라 숲은 이같은 작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면적당 나무식재비율이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간벌과 가치치기등을 위해서는 임도(林道)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길이 있어야 숲에 가까이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씨는 25년 전 육림을 시작하면서 관할 행정기관에 임도개설을 요구했고 그 결과 지금은 폭 5∼6m의 임도가 이씨의 산 곳곳을 이어준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 중턱 계곡의 2평남짓한 움막에서 생활하는 이씨는현재 자신이 기르고 있는 나무들의 가치가 200억여원에 달한다며 과학적인육림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산골에 자리잡은 '동화 마을' 춘천 사북면 지암리. 호수와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산촌마을’은 현대화된 동화속의 산간마을이다.이곳은 지난 97년 산림청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산촌마을을 되살리고 국토를 균형개발한다는 취지에서 전국 처음으로 산촌현대화 시범마을로 조성했다. 춘천 도심에서 20㎞쯤 거리를 두고 2.2㏊의 넓이에 조성된 46가구(170여 주민)의 조그만 마을이지만 주민들은 도시생활이 부럽지 않다.간이상수도는 물론 오수처리장,전기,보안등,잘 포장된 도로 등 기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마을 안에는 보건진료소와 마을회관 임산물직판장까지 있어 대부분의 일을자체 해결하고 있다. 인근에는 강원도에서 운용하는 집다리골 자연휴양림과 오월리 고정수렵장까지 자리잡고 있어 언제든 이들과 연계한 휴양·관광마을의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다. 마을주민 대부분(30가구)은 당초부터 이곳에 정착,화전(火田)과 산나물 채취로 생활해오던 화전민들로 요즘은 정부 융자와 각종 주민소득사업 지원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정부는 마을 주변에 눈썰매장과 공동매점을 운영하게 하고 산림을 이용한 산더덕재배와 흑염소를 기르는 임간방목장,시설채소가꾸기 등을 지원하며 생활안정을 이끌어내고 있다. 마을이 조성된뒤 정부의 소득지원사업 등으로 개발 전 연간 940여만원에 불과하던 농사외 평균소득이 1,200여만원으로 늘어난 것만 보아도 일단은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주민들은 앞으로 임산물직판장을 활성화하고 인접한 자연휴양림과 고정수렵장 입장객들을 상대로 민박을 유치,농외소득을더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대화된 주택을 짓고 입주하는데 저리의융자를 알선해 줬다고는 하지만 아직 주민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버거운 짐으로 남아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낙후된 산촌을 개발,잘 사는 마을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산림청 등이 19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만큼 주민 소득증대에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기고] 숲의 생산성 높이기. 국토면적의 65%에 이르는 우리나라 산림은 울창하기는 하지만 쓸모있는 나무가 별로 없다.임업선진국의 경우 ㏊당 축적된 임목이 150∼250㎥에 이르지만 우리는 56㎥에 불과,목재 자급률이 6%에 그치고 있다.따라서 부족한 목재14억달러어치(99년 기준)를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단위면적에서 보다 질이 좋고 많은 양의 목재를 생산하려면 토지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향상시켜야 한다.먼저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우리처럼 인구가 조밀하고 산업화된 환경에서는 집약적인 산림관리가 요구된다.과거 좋은 나무만 베어내 유전적으로 형질이 우량한 나무가 많지 않은 우리 숲에 집약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품종을 개발하고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우량종묘를 생산,산림수종을 품종화해야 한다.우리 연구원에서는 최근 우량종자를 대량생산할수 있는 무성증식기술을 개발중이다.특히 세계 육종학계에서도 난제로 여기던 침엽수종자 대량복제기술의 개발에 성공하여 내년부터 솔잎혹파리에 강한소나무 묘목을 대량생산,동해안 산불피해지역 등 소나무가 잘 자라는 곳에조림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개발 보급된 묘목의 조림단계에서는 반드시 생태적이고 경제적인 숲가꾸기기술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가장 훌륭한 조림사업이란 자연을 가장 잘 모방하는것이라는 임업적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심은 어린나무는 주위의 잡초를 제거하고 최대한 비료를 주며 병해충 방제도 잘 하여 생장량을최대로 늘려야 한다. 숲가꾸기 과정에서도 장래 용도에 따라 솎아베기와 가지치기를 차별적으로해야 한다.목재시장에서는 원목의 형질(길이,굵기)이나 목재등급(옹이,무늬)에 따라 용도가 다르고 가격이 수십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이렇게 시장에 맞추어 나무를 심고 가꾸면 벌채시기에 단위면적당 목재생산량과 판매수입을 알 수 있으므로 조림하는 산주는 예측가능한 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고 국가는 투명한 목재수급계획을 수립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것이다. 환경이 조화된 집약적인 산림자원의 조성 및 이용기술 개발로 숲의 생산성을 높이면 인간과 숲이 상생하는 21세기 산림비전과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달성할 수 있다. 노의래 임업연구원장.
  • 印인구 10억 넘었다

    [뉴델리 DPA 연합] 인도 인구가 11일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10억명을 돌파했다. 인도 인구는 이날 낮 12시 31분(현지시간) 10억을 돌파했다.유엔인구기금(UNFPA)은 델리의 사프다랑 병원에서 태어난 이 아기를 인도의 10억명째 인구로 지정했다. 매분 29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인도에서는 매년 1,553만 1,000명의 인구가증가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인구 10억명 돌파를 계기로 지난 수년간 실시해온 가족계획 및국민건강 증진계획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새 국가인구위원회를 설립키로 했다. 유엔의 인구 전문가들은 현 추세로 볼 때 2040년이 되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최대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유엔은 앞으로 이 지역의 인구문제가 인류공동의 난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12일 60억명을 돌파한 세계인구는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경우 물과 식량부족, 인구팽창에 따른 개발가속화로 지구온난화등 각종 환경재앙이 뒤따를 것이란 지적이다.
  • [역사를 바꾼 정상회담] (5)브란트 슈토프 회담

    *70년 동·서독 정상회담. “직접 회담을 통해 양쪽의 심각한 견해차를 확인했다.에르푸르트는 시작일뿐이며 2차회담을 갖는 것 이상의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1970년 3월19일 동독의 접경도시 에르푸르트에서 역사적인 동서독 정상회담을 가진 뒤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이 서독으로 돌아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던진 첫마디다.그는 이 자리에서 통일에 대한 환상없이 침착하게 긴장을 제거하고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거짓된 희망’을 경고했다. 1945년 종전이후 25년만에 열린 정상회담은 긴장완화를 위한 대외적 여건변화를 동서독이 적극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1969년은 2차대전 종전후지속돼온 동서간 냉전구조에 처음으로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미국과 소련간전략무기감축조약(SALT I) 협상이 시작됐고 나토도 바르샤바조약기구에 상호균형감군협정을 제안했다.3월 동서화해를 추구해왔던 하이네만의 서독 대통령 취임,4월 서독의 ‘동독 국가승인’ 방침이 발표됐다.10월 ‘동방정책’을 제창한 빌리 브란트 총리의 사민당 연립정부가 출범했다.브란트 총리는취임연설에서 “서독 정부에 의한 동독의 국제법상 승인은 고려될 수 없지만독일에는 두개의 국가가 존재하며 둘은 외국이 아니라 특수한 관계에 있을뿐”이라고 밝혔다. ‘두개의 독일 인정 발언’은 동독을 소련의 위성국가로,‘비합법적’국가로 간주 동독을 승인하는 국가와는 외교관계 단절까지 불사하는 ‘할슈타인원칙’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었다.야당은 즉각 반(反)통일노선,분단고착화,심지어 ‘매국행위’라며 비난했다.반면 동독은 두달 뒤인 12월 서독에 무력사용·위협 포기,외교관계 수립 등을 요구,정상회담의 계기를 마련했다. 브란트는 동독이 국제법상 승인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직접 동독총리를 만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 70년 1월 빌리 슈토프 동독총리 앞으로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슈토프도 이에 즉각 합의했다.양측은 곧바로 실무접촉에 들어갔고 4차례의 실무접촉과정에서의제가 아닌 회담장소가 최대의 난제로 떠올랐다.서독은 브란트 총리가 서베를린을 거쳐 동베를린으로 가길 원했고 동독은 서독 정상의 베를린 장벽통과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결국 제3의 장소인 동독의 에르푸르트로합의했다. 3월19일 브란트가 탄 기차가 에르푸르트 역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동독 국민들이 열광적으로 그를 환영했다.숙소인 ‘에르푸르트 호프 호텔’까지 몰려와 환호하는 군중앞에 나서 이들을 진정시키던 브란트의 모습을 지켜보는수행원들 눈엔 눈물이 고였다. 회담장 밖의 분위기와는 달리 회담장안은 냉랭했다.동독은 군비감축, 유엔동시가입,국제법상 동등한 관계수립 등 7개항을 요구했다.서독은 동·서독은서로 외국이 아니며 양측의 선린우호관계의 제도화를 위해 노력한다등 6개항을 제시했다.양쪽은 각자의 입장만 확인한 뒤 5월21일 서독의 카셀에서 2차회담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만 발표하고 헤어졌다.두달뒤 카셀 2차회담도 양쪽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1차때처럼공동성명도 발표하지 못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쪽은 공존의 필요성을 공감했다.실무접촉은 계속 돼 기본조약이 체결된 72년 12월21일까지 70여차례나 열렸다.73년 9월 유엔동시가입,74년 3월 상호대표부개설로 이어졌다.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 10월 통일때까지 양독은 9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조금씩 가까워짐으로써 변화를 촉발한다’는 브란트의 접근이 결실을 맺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브란트 당시 서독총리. 인류평화·공존 철학속에 동방정책을 싹틔운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옛 동서독인을 막론하고 ‘통일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1913년 12월18일 북부 독일의 소도시 뤼베크의 노동자 가정에서 소비조합여점원의 사생아로 태어났다.사회당원인 외할아버지를 ‘아빠’라 부르며 성장한 그는 17세때 독일사회민주당 당원이 돼 반나치 청년운동에 가담했다. 히틀러 집권후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노르웨이로 망명,종전때까지 그곳에서 활동했다. 49년 연방의회 베를린 시의원으로 독일 정계에 입문한 뒤 15년만인 64년 당수로 선출된다.69년 자민당과 제휴,전후 최초의 사민당 정권을 창출하고 총리에 올라 ‘동방정책’을 밀고 나갔다.동서독 정상회담 개최등 공로로 71년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보좌관이 동독 스파이로 밝혀지면서 74년 총리직에서 물러났다.87년 사민당 당수직 사임으로 정계에서 물러난 그는 사회주의인터내셔널(SI) 의장직을 6회 연임하면서 국제정의 실현과 인권신장에 앞장섰다.92년 10월8일 운명했다. *슈토프 당시 동독총리. 빌리 브란트의 상대였던 빌리 슈토프 동독 총리는 1989년 거세게 전개됐던반정부 시위에 밀려 사임할 때까지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 치하의 마지막 총리로 일했다. 1914년 7월9일 베를린 출생인 그는 벽돌공과 기술자,건축설계사 등으로 일했다.그는 동독의 내무·국방장관 등을 비롯해 공산당과 행정부에서 요직을두루 역임했다.70년 1차 정상회담직후 브란트 서독 총리로부터 ‘확고하고경직된 견해를 가진 정치가로 다루기 매우 어려운 회담 상대’로 불리웠다. 89년 10월18일 호네커 실각으로 함께 사임했다.사임하고 이틀 뒤 여행규제가 풀리면서 동독인들의 대탈출극이 벌어졌다.독일이 통일된지 1년만인 91년 60년대 베를린 장벽과 국경을 넘어 서독으로 탈출하는 동독민들에 대한 사살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된 혐의로 구속됐다.92년 이와 관련 재판을 받고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석방됐다. 독일 정부는 99년 4월19일 그의 사망소식을 발표했다.사망 원인은 공표되지 않았다. 김균미기자
  • [굄돌] 미래를 밝히는 불빛

    종종 자정 가까운 시간에 연구실을 나서며 관악산 기슭으로까지 뻗어 있는학교 건물들의 수많은 창에서 흘러나오는 환한 불빛을 본다. 그리고 그 불켜진 창들을 비추는 밝은 달과 신선한 밤내음에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복제송아지 영롱이의 탄생과 함께 사회의 주목과 기대가 모아지면서 그 동안꽤 많은 외부 강의요청을 받았다.그중에는 학계가 아닌 일반 사회의 요청도많았는데, 그것들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이루어지는 스터디 모임의 성격이 주종이다. 기업의 사옥이나 호텔 등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심야에 연수원이나 대학 강의실 등에서 경제, 언론, 학계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그곳에는 2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직업에 구분 없는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했고, 최신 과학 기술 및 정보에 접하고자 하는 열의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IMF 사태를 맞기 전,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과신했고 너나할것 없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여기며 외화(外華)를 좇는 전형적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국가적 외환 위기를 맞았고, 이로 인해 국민적 각성의 계기가 되었으며 모두의 노력에 의해 우리는 다시 한번 일어섰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언제 그랬냐는 듯 사회 일각에서는 과거의 그릇된 행태를 다시금 반복하고 있다. 우리 나라가 IMF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기업들의 구조적 개혁이 미흡하고 각종 경제 지표들 또한 불안정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주마가편의 성실한 자세가 아직도 절실한 실정인 것이다. 많은 외부 강의를 하면서 그래도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른 아침부터늦은 밤까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내일의 도약을 위하여 새로운정보, 첨단기술에 접하고자하는 열의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설령 경제적 난제, 정치적 갈등, 사회적 모순이 아직 남아 있다해도 건전하고 성실한 정신을 지닌 일꾼들이 캠퍼스를 밝히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독서모임, △△경제포럼, □□아카데미가 지속되는 한 우리는 희망봉을 향하는 진행형 민족이리라. 이것이야말로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아니던가.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온‘오프라인의 ‘윈윈전략’

    인터넷 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등장과 변화의 물결은 기업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세계 어느 곳의 상품이라도 구입할 수 있게 되어선택의 폭이 무한히 넓어지지만 기업에는 세계 1위 기업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의 새로운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제품 수명주기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효율적 조직운영과 비용절감은 기본적인 요구가 되고 있고 기업들은 가장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가장 저렴한 가격이라는 난제를 풀어가야만 하는 상황이되었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인터넷 등 정보기술의 활용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물류업체인 페더럴 익스프레스사는 전자우편과 운송추적시스템 등 체계적인 정보시스템을 통해 수백만 건의 화물운송에 정시배달률이 99.5% 이상이라고 한다.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는 1,700여개의 협력업체와 디자인팀,생산공정을 인터넷을 통해 연결하여 항공기 제작 기간을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했다.또 최근에는 AOL과 타임워너의 예와 같이 이른바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업간에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제휴·결합 등도 숨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선진 기업들의 쉴새없는 움직임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조직 내부의지식정보 창출·축적·활용 및 정보기술과 네트워크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정부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노조와 인터넷 자동차판매 사이트간의 문제와 같이 인터넷이 야기하는 단기적인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다.어느 세계적인 신발업체는 기존 유통망을 통해서는 중저가 상품,인터넷을 통해서는 고품질·고가의제품을 판매하여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기존 산업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적극적인 재교육과 기존유통채널 통합 및 사이버화 등을 통해 인터넷 환경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여 공존공영할 수 있는 현명한 길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安炳燁 정통부장관
  • 與·野 영수회담/ 향후 정국 어떻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는 24일 영수회담에서 국민대통합과 여·야협력을 통한 상생(相生)의 정치 실천에 합의했다.16대 국회개원을 앞두고 새로운 정치를 향한 모양새를 갖췄다는 평가다.특히공동발표문에서 새 정치의 명분으로 ‘21세기 세계사적 전환기에 능동적이고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를 제시,그 방향을 분명히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11개 항의 합의를 통해 국정 전반을 포괄적으로 논의,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공동발표에는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정치권의 공동 노력 ▲남북정상회담 개최 환영 ▲의회중심의 정치▲정치개혁, 개혁입법 처리 ▲집단이기주의적 불법행동에 대한 단호한 대처▲산불과 구제역 등 민생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 등이 포함돼 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대변인이 “회담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데서도 이번 회담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한마디로 여야 어느 일방의 독주를 용인하지 않고 총선민의에 따라 협력하고 타협하는 ‘순리(順理)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는 다짐이다. 나아가 ‘정례화’보다 실용적이고 탄력적으로 영수회담을 수시로 개최키로합의함으로써 여야관계를 정상 복원의 궤도에 올려놓았다.‘신뢰를 갖고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않고’ ‘부정선거에 대한 수사를 공정하고 엄정하게처리한다’고 합의한 것도 이 연장으로 이해된다. 남북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 범국민적 초당적 지지속에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가 공동 노력키로 했다.‘큰 정치’에 대한 지평을 넓힌 대목으로 평가된다.대한민국의 정체성 유지및 상호주의 원칙 준수,또 국민부담의 대북지원의 경우 국회동의를 발표문에 명시했다.영수회담과관련한 여야의 요구를 총체적으로 수용한 결과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날 회담을 통해 여야 협력정치를 위한 큰정치의 틀이 마련된 셈이다.국회에 설치될 ‘미래전략위원회’와 공약실천을 위한 ‘여야정책협의체’,그리고 ‘정치개혁특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되면 협력에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정안정 속에 김 대통령의 후반기 개혁의지가 탄력을 받을 것임을 의미한다.한나라당 이총재에게는 야당총재로서 수권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등으로 볼때 이날 회담이 ‘여야간 냉전구도’를 해소하는 단초가 될 수 있지만 순탄한 정치복원의 길로 이어질지는 여진히 미지수라는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당장 16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이해대립 등의 난제가 복병으로 자리잡고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핵심 5개분야 합의내용과 전망. 24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영수회담에서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여야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쟁점사항과 후속 조치들을 분야별로 짚어본다. ■對北경협 국회동의. 24일 영수회담 공동발표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대북 경협사업의 국회동의부분이다. 남북정상회담 등에 있어 야당이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는 대신 여당은 국민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국회 동의를 받겠다는 약속을 해준 셈이다. 헌법 제60조에 따르면 국민에게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은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남북관계는 국내 문제도 아니고,그렇다고 국가간 문제도 아니어서 지금까지 그 위치가 모호했던 게 사실이다. 당초 영수회담 실무협상에서 한나라당은 대북 경협사업의 국회동의 도입을줄기차게 주장했다.4인 실무회동이 영수회담 당일인 24일 오전까지 진통을겪는 과정에서도 여야는 국회동의 조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여권은 역사적인 남북회담이 범국민적·초당적 지지속에 이뤄져야 한다는 시대적 명분에 따라 한나라당 주장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16대 국회에서는 나라살림이 소요되는 대북 경협사업의 국회 동의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활발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그동안 대북 경협사업과 관련,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던 밀실협의 논란이 희석되는 반면 사업의 투명성과 공개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박찬구기자 ckpark@. ■정책협의체·미래전략위 구성. 국회에 미래전략위원회(가칭)와 여야 정책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것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청산하고,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16대 국회 의석분포가 낳은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여야가 협조하지않고서는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115석인 민주당은 자민련(17석)과 친여 무소속(4석)의 도움을 받아도 과반수에 1석이 부족하다. 한나라당 역시 133석이지만 민국당(2명)과 한국신당(1명)을 끌어들여도 1석이모자란다. 따라서 미래전략위원회와 정책협의체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임시구성체인 셈이다.그렇기는 하지만 이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를 싹틔우는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미래전략위원회를 설치,국가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키로 한 것은 국회와 정당이 정치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정책협의체 구성은 팽팽한 여야 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생산적인 국회가 되는 데 촉매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여야의 16대 총선공약 가운데 공통분모를 찾아 우선적으로 실천키로 한데서도 이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다.여야는 많은 총선 공약을내놓았고 그중에서 비슷한 내용도상당수다. 강동형기자 yunbin@. ■정치개혁·민생안정. 영수회담에서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다시 구성하기로 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총선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을 여야 모두 공감한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의원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서 선거운동을해야하는 원외위원장들과 무소속 후보자를 배려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보인다.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전과 등의 기록과 관련해서도 선거법 보완의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가 개혁입법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다짐한 부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인권법,통신비밀보호법,부패방지관련법 등은 지금까지여야간 이해 대립으로 처리가 미뤄져 왔다.이회창(李會昌)총재가 “우리당은개혁입법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이들 법안들의 처리가 빨라질 전망이다. 민생안정을 위해서도 여야 모두 초당적인 입장을 밝혔다.선거로 인해 등한시 했던 민생에 대한 자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여야 영수는 ‘중소기업의 육성,농어민과 봉급생활자의 권익향상,효율적인 실업대책 등을 통해민생을 안정시킨다’는 입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여야 영수가 민생·개혁입법의 조속 처리를 합의한 만큼 곧 후속조치가 기대된다. 박준석기자 pjs@. ■인위적 정계개편 포기. 야당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명쾌한 답변을 했다.이번 회담에서 야당이 얻은 가장 큰 수확중의 하나로 보인다. 총선후 한나라당은 검찰의 ‘선거사범사정’에 이은 여권의 ‘야당의원 빼가기’를 가장 경계해왔다.일단 야당의 가장 큰 불안감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정계개편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또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도 신중을 기해 진행될 전망이다.오랜만에 복원된 여야 화해무드를 깨지 말아야된다는데 여야의 생각이 일치한다. 정국과 관련한 야당의 불안감을 해소해줌으로써 여당은 야당으로부터 더 많은 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야당으로서도 더이상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국정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직 변수는 많다.민주당과 자민련의 재공조,자민련의 교섭단체 달성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미지수다.이들 문제의 향배에 따라 또다시 정계개편 논란이 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16대 원구성 협상 등이 난항을 겪으면 여권으로서는 정계개편 추진 유혹을 떨치기 힘들 것이다.또 부정선거에대한 야당의 공세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한나라당이 부정선거와 관련,조사특위까지 구성한 마당에 낙선자들과 당내 강경파들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어느정도 ‘액션’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준석기자. ■영수회담 수시 개최. 여야관계의 정상화는 영수회담을 앞두고 여야가 가장 비중있게 다룬 대목이다.여기에는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겸허히 수용,정치권도 불신을 씻기 위해서는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바탕에 깔고있다. 국민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도록 ‘국민대통합’의 정치를 펼쳐나가고,여야 영수회담을 필요한 경우 수시로 개최한다고 합의한 데서도 두 총재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지난 98년 8월 이총재의 취임 이후 두 차례 가졌던 김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발표문 또는 합의문에 들어 있었으나 당시는 ‘선언적’ 의미가 컸다.때문인지 합의내용이 지켜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정국이 오히려 꼬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측 모두 ‘정치복원’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선거에서 제1당의 위치를 유지한 한나라당은 영수회담의 합의내용이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이총재가 펴온 ‘상생(相生)의 정치’도 국민앞에 보다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실질적으로 달라진 여야 관계의 ‘잣대’는 다음 영수회담에서 재 볼 수 있을 것 같다.이를 가시화시키려면 두 총재가 다시 만나 국정을 함께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다음 영수회담은 이르면 이를수록좋다는 얘기다. 오풍연기자 poong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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