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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원내 사령탑 강재섭 “두나라 막자” 안정 선택

    한나라 원내 사령탑 강재섭 “두나라 막자” 안정 선택

    ‘이미지보다 안정을….’ 한나라당 의원 과반이 11일 새 원내대표로 강재섭 의원을 선택했다.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없어 결선투표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강 의원에게 표가 몰린 것은 대부분 의원들이 내부 갈등을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친박(親朴)’에 가까운 강 원내대표를 선택해 박 대표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 투영된 셈이다. ‘한나라당=영남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의원들의 표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그보단 당의 조기 안정이 더 급선무라는 판단이 대세를 장악한 것으로 여겨진다. 강 신임 원내대표는 박 대표와 같이 대구·경북 출신이고 김무성 사무총장은 부산 출신으로 당 지도부가 모두 영남출신이다. ●당 안정화 수순 박차 속 내분 수습 등 과제 산적 강 원내대표가 선출됨으로써 당 지도부는 당 안정화 작업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15일 박근혜 대표의 미국 방문 이전에 공석 중인 정책위의장을 임명하고 6명의 정조위원장들과 원내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또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등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날 박 대표에게 일괄사퇴서를 제출했다. 박대표와 강 원내대표로 구성된 ‘투톱체제’는 이들의 재신임을 묻는 수순을 거쳐 당 내분을 수습하고 정상화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강 원내대표가 떠안을 짐도 만만치 않다. 먼저 행정도시특별법 무효화 투쟁을 벌이면서 장외로 나설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수투위) 의원들과 지도부간의 갈등을 푸는 게 ‘발등의 불’이다. 수투위 주축인 이재오·김문수·박계동·배일도 의원은 이날 투표에 불참한 것은 내부 불화를 방증한다. 강 원내대표는 “수투위 의원들의 입장도 애당심의 발로라고 보고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도시법 무효화를 주장하면 정책위의장직과 의원직을 사퇴한 박세일 의원과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전재희 의원 등 ‘뜨거운 감자’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대 쟁점법안부터 대여 협상력 시험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 3대 쟁점법안도 강 원내대표에겐 난제다. 강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정견발표회에서 “국민을 먹여살리는 것과 맞지 않는다.”면서 “해당 상임위와 논의해 고수할 것과 양보할 수 있는 것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이 굳이 처리하자면 못할 것도 없다.”면서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협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일단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5선의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연륜을 가진 분으로서 여야의 협력적 관계에 많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치열한 정견 발표회 이날 오전 소속 의원 101명이 참가한 의원총회에서 강 의원과 권철현·맹형규 의원 등 세 후보는 저마다 ‘적격’임을 내세우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질문에선 ‘과거 인물’ 등 은근히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결선투표 연대설’ 등을 추궁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賃協 무교섭 타결 잇달아…‘춘투’ 대신에 상생?

    賃協 무교섭 타결 잇달아…‘춘투’ 대신에 상생?

    ‘올 노사관계 출발은 좋다.’ 노동계의 ‘춘투(春鬪)’를 앞두고 대기업 산업현장에서 노사간 상생의 모습을 잇달아 선보여 달라진 노사문화를 예고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STX에너지, 동국제강, 유니온스틸 등 일부 대기업 노조는 최근 임금협상을 아예 무교섭으로 타결짓거나 임금 인상을 사측에 맡겨 ‘신(新) 노사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음달부터 노동계의 총파업과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싼 노사간 힘겨루기가 본격 점화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상생의 ‘불씨’가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5단체는 이와 관련해 이날 조선호텔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현재의 경기회복 기미가 실물 경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안정이 최대 변수”라고 밝혔다. ●E1 무교섭 타결 첫 테이프… STX에너지등 뒤이어 올해 무교섭 타결의 첫 테이프는 E1(옛 LG칼텍스가스)이 끊었다. 이승현 노조위원장은 지난 1월 “올해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일임한다.”는 위임장을 사측에 전달, 임금협상을 10년째 무교섭으로 타결했다. STX에너지와 동국제강도 최근 E1의 무교섭 타결 ‘바통’을 이어받았다.STX에너지 노조는 이달 초 조합원 총회와 찬반 투표를 거쳐 올해 임금에 관한 무교섭 위임을 결의했다. 김형석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회사와 쌓아온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차원에서 교섭없이 올해 임금을 회사에 위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니온스틸도 이날 ‘무교섭 대열’에 합류했다. 노조는 ‘임단협 무교섭 결의대회’를 열고 임금협상을 사측에 넘겼다. 유니온스틸의 임단협 무교섭 행진은 12년째다. LG전자 노조도 최근 이례적으로 올해 임금인상 결정을 사측에 맡겼다. 노조측은 급격한 환율하락과 내수시장 부진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 등을 감안,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측에 전격 위임하고 기업 경쟁력 확보 활동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비정규직 법안 최대 난제… 파업 불씨는 여전 노사 상생의 분위기가 확산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올해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해 무교섭으로 임단협을 타결한 코오롱 노사가 한 달도 안 돼 합의안을 파기한 것에서 보듯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채용비리 파문으로 대국민 사과까지 하며 상생을 다짐했던 기아차 노사도 여전히 불협화음이 들린다. 특히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싼 경영자측과 노동계의 갈등은 올해 노사 상생의 문화를 가로막는 최대 난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이날 발표한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 처리 문제에 대한 경제계 입장’에서 다음달 1일 총파업을 예고한 노동계에 강력한 경고장를 던졌다. 경제5단체장은 “정부와 국회는 노동계의 위압에 밀려 추가적 양보를 통해 기존 법안에서 후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노동계도 무조건 총파업을 통해 저지하겠다는 집단이기주의적, 파업만능주의적 태도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한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 방안인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연구원 김훈 박사는 “올해 일반 대기업 노사관계는 안정적인 반면 비정규직과 맞물린 사업장은 강경 투쟁이 예상된다.”면서 “예전과 같은 노동계의 전면 투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고] 한·일 역사교과서 부교재 출간 환영/김정훈 전남과학대 일문학 교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와 일본교직원조합 히로시마지부가 3년 전부터 공동으로 개발해온 역사교과서 부교재가 3월 초 양국에서 동시에 출간된다고 한다. 양국 정부에서 역사교과서의 공동연구를 한다고 하지만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그 합일점을 찾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때 보수수구 세력을 견제해 오던 양국의 교원단체가 연대해 민중의 관점에서 기술한 부교재를 선보인다고 하니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사실 일본 정부는 역사교과서 문제를 ‘국가주의’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현 고이즈미 내각의 행보에 맞추어 나카야마 나리아키 현 문부과학상이 일본 역사교과서에 자학적인 내용이 많다고 연이어 망언을 하는 현실은 그 사실을 여실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국가주의’는 결코 ‘상호주의’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와 맥락이 맞닿아 있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그것은 일반 민중의 개성을 말살하고서라도 관철시켜온 그들의 독특한 이데올로기 논리에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메이지유신 후 제국주의 행보를 가속화하던 일본은 국가와 왕에 대한 절대복종을 강요했음은 물론 그를 위해 일반 민중의 사상과 자유를 철저히 억압했다. 오로지 팽창주의로 일관하며 동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치른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자 그들은 혹독하게 민중을 탄압했던 것이다. 한반도 지배, 국가주의, 일왕 절대화의 일본 정부정책에 반기를 들고 일왕 암살을 기도하려 한 고토쿠 슈스이 등 12명을 ‘대역 사건’이라며 즉시 처형한 점으로 보아도 당시의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은 오로지 일왕 절대화와 ‘국가주의’를 위해 극도로 제한되며 언론과 사상활동도 탄압의 대상이 된다. 한반도의 식민지화가 일본 내의 이런 일련의 사건과 동시에 진행되었거니와 ‘국가주의’를 내세워 일본 내 양심세력과 민중을 탄압한 데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국가주의’를 일본과의 관계에서 경계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러·일전쟁 당시 한때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던 일본 근대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도 오죽하면 강연을 통해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개인주의’를 강조하며 “어떤 사람은 지금의 일본은 꼭 국가주의가 아니면 자립할 수 없는 것처럼 선전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주의 요소를 유린하지 않으면 국가가 망할 것처럼 주창하는 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터무니없는 일은 결코 있을 리가 없습니다.”라고 설파하였겠는가. 어쩌면 역사교과서 문제는 ‘국가주의’를 강조하며 끊임없이 보수로 회귀하고 있는 현 고이즈미 정권과 자민당 체제하 정부 차원에서의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시점을 지닌 현안만큼 풀어헤치기 어려운 난제는 없기 때문이다. 한·일협정 관련 문서 공개 건이나 군위안부 및 원폭피해자 배상문제만 보더라도 한·일 관계를 정부 입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난관에 봉착하는 일인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국 지성을 대표하는 민간 교원단체가 연대해 개가를 올린 만큼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다. 현재 일본 내에는 ‘9조(條)의 회’‘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워크 21’‘시민의 교과서 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양심세력이 한국의 여러 단체와 연대를 모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교과서, 헌법개정과 자위대 파견, 이라크전쟁 문제에 공동대처하고 있다.‘국가주의’ 체제하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놓고 권력과 투쟁하며 그들의 주장을 줄기차게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역사교과서 부교재 출간을 계기로 양국간의 민간단체가 다시 연대해 산적한 현안의 활로를 개척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일문학 교수
  •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⑧ 정통부 양청삼 사무관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⑧ 정통부 양청삼 사무관

    지난해 10월1일,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간에는 몇해나 묵어있던 현안 하나가 시원스레 해결됐다. 두 부처가 게임정책과 관련, 모든 사안을 협의 아래 추진할 것을 합의한 것이다. 업무 영역이 겹치면서 양보없이 다퉈오던 ‘게임분야 밥그릇 싸움’이 해결된 것을 두고 언론은 부처간 첫 MOU(양해각서) 교환이라며 의미를 부여해 보도했다. 게임산업은 IT분야 중에서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아 두 부처간의 주관 싸움은 해가 지날수록 더했었다. 사태 해결의 최일선에 섰던 정보통신부 양청삼(37·지식정보산업과 게임산업 담당) 사무관은 ‘실무진들의 도전과 신뢰 회복’ 결과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8∼9월에만 해도 이를 놓고 10번 정도 만났지만 최종 문안을 놓고 ‘기’만 쓰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곤 했다고 했다. 기술개발을 어느 부처 소관으로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두 부처 실무진에서 해결책을 도출해 보세요.” 이런 와중에 양 사무관 등 실무진에게 ‘전권 위임’이란 지시가 떨어졌다. 그는 “90년대 말부터 5년간 두 부처간에 한치의 양보가 없었고,MOU 교환 직전에는 갈등이 최고조였다.”면서 “시급한 것은 실무자간의 신뢰 회복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모든 현안을 ‘국민과 기업의 관점’에서 보자는 공감대를 갖고 수없는 만남을 가졌다.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은 결과물이 마침내 도출됐다. 문화관광부가 ‘문화 콘텐츠’ 관련 분야에서,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콘텐츠 기술’ 관련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국·과장과 실무자로 구성된 정책협의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 향후 인사 교류도 해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불법 복제 등 또다른 협력이 필요한 현안에도 공동 대처하고 홍보와 교육도 같이 하기로 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지적도 나왔지만 결과는 모두 녹록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는 임무를 받고서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 보자는 욕심과 오기가 발동했다.”며 5년 묵은 난제를 푼 곡절들을 소개했다. 그동안 공직은 조직의 능력을 떠나 ‘대응’에만 치중한 측면이 많았다며,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일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서 두 부처의 게임기술 개발분야 중복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도 사태 해결에 큰 원군이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합의 도출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았다.“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불만과 함께 이에 따른 강·온파가 갈리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어떤 이는 “외부기관의 압력에 시늉만 낸 게 아니냐. 구체적인 사안에 가서는 또다시 갈등이 재현될 것”이란 냉소도 보였다. 실무진의 값진 합의 결과는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두 부처는 오는 11월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되는 ‘글로벌게임엑스포-지스타(Game Show & Trade,All-Round)’ 준비를 위한 국제게임전시회 조직위원회를 함께 출범시켰다. 두 부처는 5억원씩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이 행사를 세계 3대 게임 행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지고 있다. 혁신담당관실에서 일하기도 한 양 사무관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전에 수없은 기획을 하듯 정책도 사전 기획이 꼭 필요하다.”면서 “젊은 공직자들의 조직 변화 몸부림은 어느 때보다 큰 요동을 치고 있다.”고 공직자들의 일에 대한 열정을 전했다. 밥그릇 싸움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그에겐 남은 일이 많다. 업계 일각에서 이번 합의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행정 영역이 컨버전스(융합)란 과정을 겪고 있기에 정책도 부처간, 사업간의 파트너십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방재훈의 PSAT특강]제시문 독해

    ●문제 다음 제시문에서 추론한 것 중 가장 합당한 진술을 고르시오. 독서는 두 눈으로 시작된다.(중략)성 아우구스티누스도 두 눈을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구”라고 극찬했으며(후에는 저주했지만), 토마스 아퀴나스도 시력을 “지식을 획득하는 감각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라 했다. 어느 독서가라도 문자들이 시력을 통해 파악된다는 사실만큼은 쉽게 이해한다. 그렇지만 문자들이 분명한 뜻을 지니는 단어로 탈바꿈하는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란 말인가? 텍스트를 마주하고 있을 때 우리 내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눈에 보이는 물체들, 즉 두 눈을 통해 우리 내부의 ‘실험실’에 도착하는 대상 사물이나 문자의 모양, 색깔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서 읽을 수 있게 되는가? 우리가 흔히 독서라고 부르는 행위는 실제로는 어떤 것인가? BC 5세기에 엠페도클레스는 눈을 여신 아프로디테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묘사했는데, 이 여신은 “양피지와 우아한 의상 밑에 불을 가둬 두고서 양피지와 옷 주변으로 깊은 물이 흐르도록 하고 불꽃심만 표면에 나오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1세기가 지난 뒤 에피쿠로스는 이 불꽃을 두고 모든 대상물의 표면에서 흘러 나와 우리의 두 눈과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원자들의 얇은 막이라고 상상했다. 그 흘러드는 모습은 마치 끊임없이 거세지기만 하는 비라고나 할까, 그렇게 해서 대상물이 지닌 모든 특징으로 우리가 흠뻑 젖는다는 것이다. 에피쿠로스의 동시대인인 유클리드는 이와 상반되는 이론을 제안했다. 즉 관찰자의 두 눈에서 관찰 대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빛이 나온다는 주장이었다. 언뜻 보기에 두 이론에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는 듯했다. 예를 들면 첫번째 이론의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삽입(intromission) 이론’ 즉 코끼리나 올림포스 산과 같이 거대한 대상에서 방사하는 원자들의 피막이 어떻게 인간의 눈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일으킨다. 두 번째의 경우는 ‘방출(extromis sion) 이론’이 문제이다. 도대체 우리 눈에서 어떤 빛이 나오기에 밤마다 나타나는 아득한 별까지 단숨에 닿을 수 있단 말인가? 이보다 몇십 년 앞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또 다른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관찰 대상의 특징들이 원자의 피막이기보다는 공기를 통해서 (아니면 다른 매체를 통해서) 관찰자의 눈으로 여행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 의해 이해되는 것은, 산을 예로 들면 실제의 치수가 아니라 상대적인 크기와 모양이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의 눈은 마치 카멜레온과 같아서 관찰 대상의 다양한 형태와 색깔을 받아들여 그 정보를 눈이 지닌 이해력을 통해 전지 전능한 내장, 즉 심장, 간, 폐, 쓸개, 혈관을 포함하는 장기의 집합체로 전달함으로써 인간의 모든 동작과 감각을 지배하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1)인간의 행위와 감각의 전부를 지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독서를 통해 함양된 이성이라는 사실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발견하였다. (2)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물에 대하여 이해할 때 반드시 실제의 모습과 변형된 모습을 함께 지각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3)유클리드의 ‘삽입이론’과 에피쿠로스의 ‘방출이론’은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지니고 있었다. (4)아우구스티누스는 두 눈에 대하여 일관된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으나, 다른 감각에 비하여 시각이 지식을 획득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인식하였다. (5)아리스토텔레스는 에피쿠로스의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는 이론을 내놓고 있다. ●풀이 및 정답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찰 대상의 특징들이 원자의 피막이기보다는 공기를 통해서 (아니면 다른 매체를 통해서) 관찰자의 눈으로 여행한다고 주장했다.‘원자의 피막’은 에피쿠로스의 주장과 관련이 깊다. (1)‘이성’이 아니라 인간의 ‘눈’이다.(2)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 인간이 인식하는 것은 실제의 치수가 아니라 상대적인 크기와 모양이다.(3)이론의 연결이 잘못되어 있으며 피상적으로 고찰할 경우,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4)다른 감각에 대하여 아우구스티누스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정답은 (5).
  • 이·팔 정상 1주일내 후속 회담

    8일(현지시간) 열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회담이 4년여에 걸친 유혈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극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 속에 중동평화 무드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죽음과 고통을 초래한 폭력을 종식시키는 데 합의해 평화절차가 재개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9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상급 후속회담이 1주일 안에 다시 열릴 것”이라고 밝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기대를 부풀렸다. ●유혈분쟁 종식 선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공격 중지와 평화회담 재개 합의를 공식 선언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500명을 즉각,400명은 추후 석방하기로 하고, 석방 수감자와 수배 해제 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위원회와 요르단강 서안 5개 도시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및 치안 이양을 논의하는 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또 샤론 총리와 아바스 수반은 각각 자신의 농장 방문과 라말라 자치정부 청사 방문을 초청, 서로 상대방의 수락을 받아냈다. ●후속조치 착수 정상급 후속회담에서는 휴전 합의를 확고히 하고 두 공동위원회 구성을 위한 실무적인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고 샤스 장관은 분명히 했다. 특히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통행 제한을 없애고 검문소 몇 군데를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스라엘군도 이를 확인했다. 요르단 정부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지난 2000년 9월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 발발 이후 공석이었던 주 이스라엘 대사를 새로 내정해 아그레망을 요청했다. ●난민 귀환 등 난제 수두룩 과거 양측은 10차례의 휴전 합의를 위반한 전력이 있다. 각국이 기대를 걸면서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상호 공격중단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인 10일 아침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가자지구 남부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30여발의 박격포탄과 로켓포탄을 퍼부어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내각장관과 도브 와이스 이스라엘 총리 비서실장간의 실무회담이 이틀이상 연기됐다. 독립국 출범을 위해 2008년까지 이스라엘군을 가자지구에서 철수시키는 문제가 가장 민감한 내용이 될 것 같다.6일전쟁 이후 생긴 40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과 가자지구 및 요르단강 서안의 영토 반환을 이스라엘에 요구하고 약속을 받아내는 문제 역시 간단치 않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이 꾸준히 요구해온 하마스 등 무장단체의 제도권 수렴을 통해 이스라엘에 신뢰를 심어 주어야 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청와대, 민주당 각개격파 시도”

    노무현 대통령은 왜 민주당 의원들한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일까. 노 대통령이 김효석 의원뿐 아니라 추미애 전 의원한테도 입각을 제의했고, 그밖에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도 잇따라 면담했다는 주장이 24일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쯤 되면 일개 의원의 차원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에 대한 ‘구애’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지난해 말 청와대측이 미국에 있는 추미애 전 의원에게 입각을 타진했고, 추 전 의원은 거절했다고 추 전 의원 본인이 오늘 내게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추 전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뉴욕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연수중이다. 특히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 의원 8명 가운데 강경 반(反)합당주의자인 한화갑·이승희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 대부분은 한번 이상 청와대로 초청돼 식사를 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림’은 지난해 총선 직전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가리켜 “반(反)개혁 정당”이라고 비판했던 발언과 비교하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다음달 다수의 선거법 위반 유죄판결로 과반 의석을 잃을 것을 우려해서란 관측도 있으나, 그보다는 상황을 노 대통령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올해로 집권 3년차다. 뭔가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다.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해결, 경제회생 등 대형 난제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하다. 만일 올해도 여야간 첨예한 정쟁으로 국론이 분열된다면 업적 달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우군을 최대한 늘리고 반대세력은 가급적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관측은 연초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이미 제기됐었다.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을 둘러싼 정쟁을 피하고자 지도부를 사실상 공백에 가까운 비상체제로 가져가기로 여권 전체가 공감했다는 분석이었다. 이렇게 보면, 노 대통령의 대(對)민주당 유화 제스처는 ‘합당’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당과 호남지역의 반노(反盧)정서를 다독여서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지기반 확대를 겨냥한 노 대통령의 ‘희망’이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입각 제의 파문이 정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이 “추 전 의원에게 입각을 제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음에도 불구,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당적 이탈을 요구하고 한나라당은 정계개편 의도가 깔린 공작정치가 드러났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지구촌 의미 일깨운 재앙/박종삼 월드비전 회장

    [시론] 지구촌 의미 일깨운 재앙/박종삼 월드비전 회장

    2004년 12월26일 아침 7시에 수마트라 해안에서 160마일 떨어진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류는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구체적인 가능성을 탐험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 냉혹한 국제관계 속에서 미증유의 대재앙은 지구촌 모두에 나눔과 협력이라는 새로운 시험의 장을 제공했다. 각국 정부가 약속한 42억 6000만달러와 전 세계 일반 시민들이 국제구호NGO에 기부한 8억 6000만달러. 이것은 돈의 액수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더 많은 돈이 국제사회에서의 더 많은 영향력을 의미하고, 그래서 군비경쟁처럼 구호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빈정거림도 있지만) 전 세계의 애도의 마음과 지원의 손길은 이제 인류의 역사가 다른 차원에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국민에게도 이 재앙은 우리를 성숙한 세계인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우리’의 영역을 인류로 확장시켰다. 뜨거운 관심과 사랑은 바로 세계인으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었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도,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했어도, 죽은 아이의 손을 붙들고 통곡하는 스리랑카의 어머니를 보며 함께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바로 세계인이다. 내가 받은 세뱃돈으로 10명의 인도네시아 어린이에게 깨끗한 물을 주려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존경받는 세계속의 한국을 만든다. 세계 13위의 무역 대국, 가장 큰 PDP를 만들 수 있는 대단한 나라라는 부러움이 커갈수록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은 지구촌 인류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다. 이번 대재앙에서 우리는 세계를 껴안을 수 있는 큰 마음을 가진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인 나눔의 물결이 제대로 열매를 맺기 위해선 어려운 숙제가 남아있다. 우선 첫째는 각국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이행되도록 세계의 언론과 시민이 함께 지켜봐야 한다. 2003년 12월26일 일어난 이란 밤시의 대지진 이후 각국 정부는 1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했으나 실제 지원된 금액은 200만달러도 안 됐다. 둘째는 국제적인 긴급구호 시스템의 구축이다. 지난 6일,19개국 정상급 대표와 7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함께한 아세안특별정상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 결과 이번 대재앙에서는 유엔이 구호활동을 주도하게 되었지만,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들의 역할 분담과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하는 효율적인 긴급구호 시스템 구축은 난제로 남아있다. 유엔이 종합 통제센터 등을 통한 구호체계의 틀을 갖추고, 전반적인 계획을 세워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면, 각국 정부는 유엔과 긴밀하게 협조해서 수송과 복구 등 보다 넓은 차원에서 구호활동을 실행하고, 전문적인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월드비전과 같은 국제 NGO들은 신속하고, 긴급하게 피해지역 주민들과 직접 대면해서 구석구석 구호·개발활동이 미칠 수 있게 해야 한다. 월드비전은 피해지역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현재 3700명의 구호요원과 50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식량, 식수, 의료지원을 하고 있으며, 긴급구호 대응 이후 지역사회 재건과 경제회복 등 총 4단계 계획을 가지고 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자금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는 1억달러 이상의 복구비가 필요할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재난의 회복이 1∼2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우리의 남은 숙제는 명백해진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나눔의 물결이 피해지역에 고루 미치고, 완전한 복구가 가능해질 때까지 우리의 관심이 지속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박종삼 월드비전 회장
  • 내년 2월 與 과반의석 유지가 변수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처리가 결국 해를 넘겨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31일 하루가 남아있긴 하지만, 여야 합의를 통해 순조롭게 처리될 가능성은 없는 분위기다. 따라서 여야는 내년 첫 임시국회가 열리는 2월로 전선(戰線)을 이동시키게 됐다. 하지만 전황(戰況)은 올해보다 훨씬 더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2월’이란 시기는 더이상 후퇴하기 힘든 ‘마지노선’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역시 4대 법안 처리를 완강히 저지할 태세에는 변함이 없다. 열린우리당으로선 무엇보다 내년 4월을 전후해 당의장 선출 전당대회와 국회의원 재·보선 등 당 안팎에 대형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2월을 넘어가면 당력을 집중하기 쉽지 않다. 정치 일정상 2월을 놓치면 하반기 이후에나 ‘작전 타임’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2월을 기해 열린우리당의 ‘화력’이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2월쯤 의원직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현재 150석인 열린우리당은 과반이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여당 단독의 회의 소집이 불가능해지는 등 올해보다 국회 운영이 훨씬 열악해지게 된다. 이때문에 여야 합의가 또다시 불발될 경우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올해보다 훨씬 강도높게 단독 국회를 불사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2월에는 올해처럼 예산안이나 이라크 파병안 등 시급한 현안이 없어 ‘밀어붙이기’에 한결 부담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여기에 원내대표 임기(5월)가 얼마남지 않은 천정배 원내대표의 의지까지 가세하면 화력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월 국회에서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국보법의 경우 연말 지도부 회담에서 여야가 대체입법을 방향으로 상당부분 의견을 접근시켰다는 점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최대 난제인 국보법 7조의 찬양·고무 조항 조율 여부가 타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2월을 놓치면 17대 국회 임기 안에 국보법 폐지안 처리는 영영 힘들 것”이라며 “강행 처리냐 타협이냐의 관건은 여론의 향배”라고 말했다. 4대 법안 가운데 과거사진상규명법과 언론관계법 처리는 비교적 낙관적인 상황이다. 여야의 의견차가 대부분 좁혀진 단계다. 하지만 과거사법의 경우 심의과정에서 원안의 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등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어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관계법 역시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방송법 등 민감한 법안에 대한 이견은 여전히 현격한 상황이어서 역시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김상연 박록삼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쌀 개방협상 타결] 정부 “최상의 결과” 농민 “농촌 다 죽어”

    [쌀 개방협상 타결] 정부 “최상의 결과” 농민 “농촌 다 죽어”

    30일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쌀협상 관련 발표문의 절반 이상을 향후 농민 지원 및 농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 할애했다. 발표문 7장 가운데 4장이 소득보전, 복지확충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9개국과 피 말리는 협상을 통해 쌀 의무수입 물량, 소비자 시판 규모 등을 최소화했다고 농림부는 자평하지만 농민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농민 설득은 정부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다. 현재 농민들은 정부가 협상시한에 쫓겨 수입쌀 시판 허용 등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협상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연대는 이날 정부 발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정부의 쌀협상 결과는 농업·농촌의 파탄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행계획서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출계획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정부가 국민적 합의도 거치지 않고 강대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쌀시장 개방은 시간문제일 뿐이며 지금은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보다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초 국회비준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여기서도 최대 관건은 농심(農心)이다. 농민 반발이 거셀 경우, 유권자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야 의원들이 비준안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농민 설득과 국회비준 성공이 사실상 한묶음인 셈이다. 허 장관은 “법적으로만 따지면 올해 말로 쌀 관세화 유예가 끝나기 때문에 내년 1월1일부터는 공백상태가 시작되는 셈”이라면서 “국회비준 동의안 처리가 장기화되면 WTO 회원국들의 문제제기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태권도공원 경주·무주·춘천 어디로 갈까?

    태권도공원 경주·무주·춘천 어디로 갈까?

    마지막에는 웃는 곳은 어디일까. 태권도공원을 놓고 전개되어 온 유치 전쟁이 오는 29일이나 30일 끝난다. 지난 2000년 사업계획이 처음 발표됐으니 햇수로 따져서 5년 만에 결론이 나는 셈이다. 그동안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은 지자체들의 과잉경쟁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고, 정부도 사업자체를 전면 재검토했다가 재추진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최종후보지는 춘천시, 무주군, 경주시 등 3곳. 자치단체들간에 경쟁과 로비전이 워낙 치열했기 때문에 최종후보지가 발표되고 나면 탈락한 지역에서 공정성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등 후유증도 우려된다. ●사업 발표에서 선정까지 처음 사업계획이 발표된 것은 국민의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4월이다.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태권도를 21세기 국가전략상품으로 키우기 위해 2007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100만평 규모의 태권도 성전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30여개의 자치단체들은 이런 발표가 나온 뒤 태권도 공원을 자기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후임 김한길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태권도 공원 사업 착수시기와 규모, 예산조달방안에 대해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가라앉았다. 이후 3년여간은 ‘무기연기’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다가 올초부터 사업이 다시 추진돼 해를 넘기지 않고 최종후보지를 선정하게 됐다. ●후보지 어떻게 선정하나 문화관광부는 지난 7월 태권도계, 체육계, 관광계, 도시계획 및 환경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태권도공원 조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대순)를 출범시켰다. 추진위원회에서는 총 1000점 만점의 76개 평가항목을 마련,2단계의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지를 선정키로 했다. 1단계 심사의 평가기준은 75개 항목에 900점 만점. 접근 용이성(175점), 시장성(100점), 경제성(100점), 태권도발전 기여성(125점), 개발 용이성(75점), 환경성(125점), 지역여건(100점), 공공정책 부합성(100점) 등이었다. 1단계 심사때 태권도공원 유치신청서를 낸 자치단체는 모두 17곳. 부산 기장, 광주 광산, 인천 강화를 비롯해 경기도의 양주 양평 여주 포천, 강원도의 강릉 원주 춘천, 충북의 보은 진천, 충남의 금산 천안, 전북 무주, 전남 여수, 경북 경주 등이다. 추진위는 지난 10일 1단계 심사를 통해 후보를 춘천, 무주, 경주 세 곳으로 압축했다. 이어 지난 22일 이들 세곳의 시장·군수 등 관계자를 불러 설명회도 가졌다.28∼29일에는 현장실사를 거쳐 2단계 심사기준인 종합평가(100점)점수와 1차 심사점수를 합산, 오는 29일이나 30일쯤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 ●태권도공원 왜 탐내나 태권도인구는 전 세계 178개 나라에서 6000만명에 달한다. 태권도의 본산이며 성전인 태권도공원을 자기 지역에 세우면 각종 관련대회를 유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관광수익 등 엄청난 경제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태권도 공원이 들어서면 연간 250만명의 태권도인과 가족들이 한국을 찾게 되고, 연간 3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는 종업원 100명에 연매출 200억원인 공장 150개를 짓는 것과 같은 효과다. 자치단체들로서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태권도 공원은 2013년까지 공공자금 1385억원, 민자 259억원 등 모두 164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20만평의 부지에는 태권도 명예의 전당, 종주국 도장, 생활관, 종합수련원, 세계문화촌, 호텔, 스포츠컴플렉스, 전통 한방요양원 등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은 2009년까지 정부가 중심시설 6만여평을 직접 매입해 개발하는 1단계 사업과 2010년∼2013년까지 14만평을 대상으로 자치단체 및 민간자본을 유치해 개발하는 2단계 사업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세 곳 모두,“우리가 최적지” 1차 후보지로 선정된 세 곳은 모두 자기 지역이 최적지라며 막바지 유치전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해당 시·군뿐 아니라 소속 도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형국이다. 강원도는 최종 후보지 선정의 중요사항이 될 수 있는 사유지 매입비 가운데 소요액의 50%(150억원)를 특별지원하고, 각종 기반시설 확보를 위한 재정지원계획도 마련키로 하는 등 춘천시를 측면지원하고 있다. 경주시는 신라화랑도와 태권도가 연관돼 있다는 역사적 의미 등을 강조하고 있다.1차 심사에서는 경주가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2차 현장 실사때 역사적 상징성이 점수에 제대로 반영만 된다면 최종후보지로 낙점받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무주군은 ‘태권도공원이 무주이어야 하는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홍보책자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고 있다. 또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태권스타’ 문대성을 홍보모델로 내세워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최근에 미국 투자개발회사인 윈휠 블리언사와 5억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 난제로 평가됐던 민간투자 부문을 해결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후보지 경쟁에서 평창에 밀렸다는 점에서 이번 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고려를 할 때 이번에는 무주의 차례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그러나 “탈락한 지자체에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고려 운운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면서 “다만,1차 심사결과 세 곳의 점수차가 크지 않아 변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유종수 춘천시장, 백상승 경주시장, 김세웅 무주군수 등 세 곳 후보지역의 자치단체장들은 ‘최종 후보지 선정 결정에 절대 승복한다.’는 확약서에 이미 서명을 했다. 최종후보지가 발표된 뒤에도 이 약속이 계속 지켜질지 주목된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자치단체간의 과열경쟁으로 태권도계가 오히려 공원 선정과정에서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김성수 임일영기자 sskim@seoul.co.kr
  • [2004 지구촌 인물] ④ 푸틴 러시아 대통령

    ‘철권통치의 독재자인가, 개혁적인 지도자인가.’ 블라디미르 푸틴(53) 러시아 대통령에게 2004년은 시련의 한해였다. 테러 및 분리주의, 유코스 해체, 서방과의 관계 등 난제들과 1년 내내 씨름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권력을 한층 강화했다.“대통령이 아니라 황제가 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국내 문제에서 푸틴 대통령은 철저하게 ‘중앙집권 강화’를 선택했다. 때론 엄청난 희생과 국제사회의 비난도 마다하지 않았다. 베슬란 학교 인질극, 유코스 사태가 대표적이다. 분리주의를 내세운 체첸 반군은 끊임없이 테러를 자행했다. 지난 2월 39명의 사망자를 낸 모스크바 지하철역 폭탄테러,8월 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러시아 여객기 2대 연쇄 추락사고가 체첸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9월에는 급기야 북오세티야 베슬란의 학교를 점거했다. 어린 학생 수백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푸틴은 ‘협상 불가’를 선언했다. 결국 러시아는 무력진압을 선택했고,3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낳은 참사로 막을 내렸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였던 유코스는 푸틴 대통령의 ‘에너지 산업에 대한 통제권 회복’ 방침 속에 해체되고 있다. 유코스측이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내고, 서방국가들은 해외투자 위축 등을 내세우며 압력을 넣었지만 푸틴은 지난 19일 핵심 자회사 유간스크네프테가즈를 매각해 버렸다. 주지사·시장선거 폐지와 의회와 언론에 대한 통제 강화도 푸틴의 절대 권력과 맥이 닿는다. 푸틴이 이처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지난 3월 재선에 성공한 뒤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고유가 덕분에 연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 지지자들은 “러시아에 만연한 부패와 비효율성을 일소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푸틴이 독재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에 대한 일련의 도전에 푸틴은 ‘중앙집권 강화’라는 매번 같은 답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적으로도 적잖은 상처를 입은 한 해였다. 그루지야 등 옛 소련 국가들이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푸틴은 우크라이나 대선에 개입, 친러시아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유럽의 반발과 야당후보 지지자들의 시위에 밀려 결국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유코스 매각 강행에 대해서도 서방국가들은 “자본주의 경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국과는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지만 미국·유럽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앞으로 푸틴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권위주의 강화와 강력한 통제권 확보를 통해 ‘강한 러시아’를 만들고자 했던 푸틴의 전략이 근본적인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증권 집단소송제 D-9] 과거 분식회계도 집단소송대상인가

    [증권 집단소송제 D-9] 과거 분식회계도 집단소송대상인가

    내년 초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의 최대 쟁점은 과거분식에 대한 법 적용 여부다. 그동안에는 집단소송법 제정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행을 앞둔 지금은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과거 분식에 대한 처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회 재경위원회와 재계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과거분식을 ‘없던 것으로 하자’는 입장인 반면 재정경제부·법무부·금융감독위원회 등 정부측은 다소의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 일각의 개혁파 의원들은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며 ‘예외없는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법시행 이후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분식의 처리 여부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과거분식의 최대 난제 재계는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증권 집단소송제가 강행될 경우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집단소송제 관련 법안이 ‘2005년부터 새로 발생하는 분식회계를 소송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기업회계의 경우 연속성이 있는 만큼 2004년 이전의 분식회계도 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해야 한다.”며 집단소송법 부칙 개정을 국회에 입법청원했다. 국회 재경위도 재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동조하고 있다. 정부는 과거분식을 털어줄 수는 없지만, 털 수 있는 기회는 주겠다는 생각이다. 향후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권의 개혁파 의원들은 강경한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법 시행과 동시에 과거분식도 소송 대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법시행 이후의 분식도 논란 재계는 현재의 기업여건으로 볼 때 집단소송법이 시행된다고 기업의 관행화된 분식이 곧바로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향후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법시행 이후의 기업회계가 투명해질 수 없기 때문에 향후 2년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 개혁의원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한마디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한다. 법시행 이후의 분식은 소송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이냐, 개혁의지의 표현이냐를 둘러싼 과거분식 적용 여부 등의 난제는 논란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사상 첫 공무원파업 주도 김영길 전공노위원장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사상 첫 공무원파업 주도 김영길 전공노위원장

    ‘공무원이 웬 파업이냐.’는 따가운 눈총 속에 지난달 15일 사상 초유의 공무원 총파업을 강행했던 김영길(46)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총사령탑으로서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은 듯하다. 파업은 사흘 만에 사실상 노조의 ‘참패’로 끝났다. 하지만 그의 힘겨운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은 ‘철밥통’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명분도 내걸었지만 주목을 끌지 못했다. 대신 ‘철밥통’을 가진 공무원들이 무엇 때문에 밥통을 차버렸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한다. 그는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노조법은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하는 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공무원노조법이 통과되면 공무원들은 가슴에 리본 하나만 달아도 처벌받게 된다고 강조한다. 공무원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파업을 했고, 이런 투쟁은 결국 역사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소신을 폈다. 김 위원장은 9일간의 단식을 포함한 사무실 농성을 지난 1일부터 계속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법은 있지만 공무원노조는 법외단체로 남는, 이 모순을 막기 위해 정부는 노조와 더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의 ‘투쟁’에도 불구, 상황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공무원노조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허성관 행자부장관 지명수배 패러디 포스터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대량 징계 문제도 난제다. 현재 수배상태인 김 위원장이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세계 일류에서 배운다] 日 강소기업의 힘

    [세계 일류에서 배운다] 日 강소기업의 힘

    “세계 1위 수준인 일본 대기업의 기술력은 강력한 중소기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들 한다.‘기술의 나라 일본’은 수많은 중소기업인들이 만들어 간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인이라기보다는 ‘강소(强小)기업인’이라는 표현이 생겼을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2002년 현재 종업원 299명 이하의 일본 중소 제조업체 28만 7514개(일본 경제산업성 통계)중 10% 이상을 강소기업인이 이끌고 있다. 강소기업인들은 심각한 불황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력으로 무장, 무한경쟁에서 일본을 버텨내게 하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제산업성의 공업통계표에 따르면 일본의 제조업체수는 2002년 기준으로 29만 725개다. 그 중 300인 이상의 대기업은 3211개에 불과하고,4인 이상 299인 이하의 중소기업이 28만 7514개이다.99% 가까운 수치다. 이들 중소기업의 종업원 수가 전체 종업원의 72.4%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사회의 고용에 대한 공헌도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부가가치 창출 비율은 57.0%이고, 제조업 전체 출하액 중 51.1%가 중소기업의 몫이다. 이처럼 일본 중소기업은 수치상으로도 강함이 입증된다. ●끝없는 도전 오타구중소기업공단 도쿄의 옛 구로공단격인 남부 오타구는 강소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이 공단은 강소기업의 힘을 실감케 하는 지역이다.13일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한 건물에서 업체별로 4∼6명의 종업원들이 기름때 묻은 기계를 움직이고 있었지만 세계적인 특허를 갖고 있는 회사가 수두룩했다. 많은 자본이 필요한 금형은 공동의 금형틀을 이용, 작업했다. 세계최고의 항공기 부품을 수작업해내는 사출금형업체도 이름이 자자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공단인 오타구 지역에는 이날 현재 5000여개의 중소기업들이 조업 중이다. 이 가운데 10% 정도인 500여개 기업들이 ‘경기가 나빠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마구치 가즈히코 ‘오타구산업진흥협회’ 기획홍보팀장이 소개했다. 이 공단에는 거품붕괴가 최고조이던 2000년 전후 ‘줄도산’이 이어져 6000여개의 기업이 통계상으로는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5000여개 업체가 조업 중이다. 이들 대부분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일반기계, 금속제품, 전기기계기구, 정밀기계, 출판·인쇄 등의 업체들로 장기불황을 이겨내고 ‘기술 일본’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하마구치 팀장은 “최악은 벗어났고, 앞으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공단의 분위기를 전한다. 작업물량은 늘어났지만 이익증가로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종업원 9인 이하의 기업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영세하지만 ‘세계일류’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아니라 ‘강소기업’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기술력은 모험정신이 넘치는 강소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 재계의 평가다. 이같은 사실은 대기업 단체인 일본 게이단렌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일본 경제홍보센터 사쿠와 도루 차장은 “일본에는 강한 중소기업들이 많다. 강력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일본 전체 기업의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인들이 기술 일본을 선도한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 등 한국의 경제연구소들은 일본이 10년 불황의 수렁에서 견뎌낼 수 있었던 저력이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육성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노력, 그리고 모험정신이 넘치는 강소기업인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일본 강소기업인들의 기술력이 장기불황을 견뎌낸 일본경제의 최대 공헌자라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 강소기업들은 1999년 이후 정보통신 기기와 반도체 제조 장치용 기계부품, 프린트기판, 광학렌즈 등에 투자하며 디지털카메라 및 디지털 TV분야에서 대기업의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주일 한국대사관 서가람 상무관보는 “일본에는 세계 수준의 독자기술과 장비를 갖고 활동하는 종업원 10∼20명의 중소기업들이 매우 많다. 저변이 튼튼하다.”면서 “허름한 공장인데도 사장이 직접 일하면서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 전환기 맞은 강소기업인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강소기업 경영자들의 고령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전문가들은 ‘중대 전환기’라고도 한다. 고령의 경영자들이 급사하거나, 과거와는 달리 2세들이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가업 계승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소기업의 기술 전수가 무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일본 중소기업청 백서는 분석했다.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2세 중심이 아닌, 종업원 등 제3자 가운데서 후계자를 선정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사업을 계승하고, 기술력을 보전하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세대교체’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기술력에 의한 대출 전환도 난제중의 난제다. 일본 정부는 중소기업 생존전략의 하나로 해외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해외 자회사 설치 등 직접투자를 돕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이나 해외생산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 해외기업과의 업무제휴를 권장하고 있다. 물론 내수부진 탈출을 위해 강소기업 중심으로, 기업 자체의 노력에 의한 해외 진출도 적지 않다. taein@seoul.co.kr
  • [오늘의 눈] ‘시각 교정’ 필요한 노동장관/최용규 공공정책부 차장

    우리나라의 노동부장관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한다. 노동계가 워낙 강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투자자들도 한국의 노사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다. 실제로 양대 노총은 조합원 수에 비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김대환 노동장관이 최근 노동계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민주화가 노동운동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며 대기업 노조는 노력에 비해 과도한 과실을 따먹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그들만의 잔치’라고 깎아내리면서 도덕성 문제까지 걸고 넘어졌다. 노동계의 역할과 존재의미를 송두리째 부정했으니 노동계가 발끈했음은 물론이다. 민주노총은 즉각 ‘김대환 장관은 함부로 노동운동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논평을 냈다. 대중운동을 때리기 전에 지식인인 김 장관은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라는 충고도 곁들였다. 하지만 김 장관이 노동계를 비판하고 노동계가 이를 맞받아치는 선에서 문제가 끝날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전공노 사태로 정부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극에 달해 있는 노동계는 김 장관을 진정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비정규직 법안, 노조 전임자 문제 등 노·정이 풀어가야 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참여정부가 현 노동계에 빚진 게 없고 오히려 노동계가 참여정부에 빚을 졌다는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또 현재의 노동운동이 권리를 찾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유지쪽으로 변질됐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가 이런 생각을 기초로 노동계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이라면 시각교정이 필요하다. 노동계를 아우를 책무 역시 노동장관에게 있기 때문이다. 경색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은 김 장관이 앞장서 풀어야 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길은 보인다. 바로 상생(相生) 해법이다. 최용규 공공정책부 차장 ykchoi@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46)

    유림 219호에는 ‘艱難辛苦’(어려울 간/어려울 난/매울 신/쓸 고)가 나오는데, 이 말은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을 뜻하며,‘艱難險阻’(간난험조),‘千辛萬苦’(천신만고)와 뜻이 類似(유사)하다. ‘艱’자의 원래 뜻은 ‘다루기 힘든 흙’이었으나 점차 ‘어렵다’‘괴롭다’‘고생하다’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艱苦’(간고:고생)와 ‘艱深’(간심:시문의 뜻이 깊어 해석하기 어려움)등에 쓰인다. ‘難’자는 본래 ‘菫’과 ‘鳥’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劃數(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일종’을 가리켰는데, 점차 ‘어렵다’‘쉽지 않다’‘근심’‘재앙’‘나무라다’‘원수’‘우거지다’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難堪’(어려울 난/견딜 감:견디기 어려움),‘難關’(난관:수월하게 넘기기 어려운 고비),‘難産’(난산:해산이 순조롭지 못하여 고생함),‘難兄難弟’(난형난제:양자간에 낫고 못함이 없음) 등에 쓰인다. ‘辛’자는 손잡이가 있고 양날이 있어 자를 수 있으며 끝이 뾰족하여 찌를 수도 있는 刑具(형구)의 상형이다. 후에 ‘맵다’‘매운 맛’‘고통’ 등의 뜻으로 확대됐다. 辛의 用例(용례)에는 ‘辛苦’(신고:어려운 일을 당하여 몹시 애씀),‘辛勤’(신근:고된 일을 맡아 부지런히 일함),‘辛辣’(신랄:가혹하고 몹시 매서움),‘辛酸’(신산:슬프고 괴로움) 등이 있다. ‘苦’자는 ‘씀바귀’를 가리킨다. 뜻에는 ‘쓰다’라는 의미 외에도 ‘괴로워하다’‘괴롭히다’‘맑다’‘거칠다’‘간절하다’‘멀미’ 등이 있다.‘苦樂’(고락:괴로움과 즐거움),‘苦辭’(고사:간절히 사양함),‘苦學’(고학:학비를 자력으로 벌어 공부함),‘甘呑苦吐’(감탄고토:자신의 비위에 따라서 사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쓰인다. 家系的(가계적)으로 보면 공자는 滅門家(멸문가) 출신인 60대 노인과 10대의 소녀 사이에서 많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태어났다. 게다가 父親(부친)은 세살 때 돌아가시니 生業(생업)을 위해 온갖 직업에 종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사에 성실을 다하는 성품에 힘입어 微官末職(미관말직)을 거쳐 마침내 한 나라의 재상의 반열에 올랐으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그의 이상 실현의 꿈은 守舊(수구) 실세(實勢)들에 의해 좌절되고 만다. 이에 다시 자신의 經綸(경륜)을 펼치기 위한 13년간의 轍環(철환)은 목숨을 담보로 한 行步(행보)라 해도 過言(과언)이 아니다.政治(정치)의 꿈을 접고 다시 故國(고국)에 돌아온 그는 後進(후진) 養成(양성)과 傳統文化(전통문화)의 繼承(계승)을 통한 새로운 문화 창출에 專念(전념)하였다. 그런 와중에도 본인의 離婚(이혼), 자식 부부의 결혼생활 실패, 외아들 리와 愛弟子(애제자) 顔回(안회)의 사망과 같은 不幸(불행)은 계속되었다. 그야말로 超人的(초인적)인 의지가 없이는 극복하기 힘든 逆境(역경)의 연속이었다. 어떤 고통 속에서도 배고픔과 시름조차 잊은 채 자기완성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러므로 萬代(만대)의 師表(사표)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과표 2배이상 늘어 ‘약발’ 의문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보유세제 개편안이 16일 당·정 협의를 통과하면서 입법추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 그러나 등록세의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골자로 한 최종 개편안이 부동산경기 활성화라는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주택구입 때 거래세율 4.0%로 당·정 합의대로 등록세율이 0.5%포인트 추가로 하락하면 세율은 현행 3.6%(지방교육세율 0.6% 포함)에서 1.8%(〃 0.3% 포함)가 된다. 여기에 취득세 2.2%(농특세율 0.2% 포함)를 더하면 집을 사는 단계에서 내는 거래세는 총 5.8%에서 4.0%로 1.8%포인트가 감소한다. 전체 세액으로 환산하면 31.0%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같이 거래세율을 내리기로 한 것은 내년 부동산 과세표준이 주택은 국세청 기준시가, 토지는 공시지가의 각각 50%로 변경돼 과표가 2배 이상 상승해 세금부담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기는 미흡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거래세율은 낮췄지만 과세표준이 현재 실거래가의 30∼40% 수준인 지방세 과세시가표준액에서 70∼80% 수준인 기준시가로 바뀌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래세가 오르는 지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내 입법 가능할까 열린우리당 안팎의 기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내 입법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많다. 당내 이견이 외견상 ‘봉합’되기는 했지만 반대의견도 적지 않다. 거래세를 0.5% 더 낮추는 것이 ‘상징성’은 있지만 실질적 세부담 완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의문이고, 부동산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세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려면 등록세 외에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도 함께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거래세수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 234개 지방자치단체의 ‘세원조정’ 문제도 난제다. 또 당론을 거쳐 발의를 하더라도 상임위 심의단계에서부터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경기 자극” “효과 미미”…금리인하 ‘약발논쟁’ 재연

    “경기 자극” “효과 미미”…금리인하 ‘약발논쟁’ 재연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를 놓고 ‘금리약발’ 논쟁이 뜨겁다. 때마침 미국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금리를 1.75%에서 2%로 높이는 등 국제적 추세와 반대로 가는데 대한 우려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에 대한 효과가 작다는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경기부양에 대한 심리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가보다 경기진작에 무게 한은은 물가부담보다는 경기진작에 무게를 뒀다고 말한다. 고유가 행진이 주춤하고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물가부담이 덜한데다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없어 경기부양적인 측면에서 콜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돼 손놓고 방치할 수 없었다는 설명도 있었다.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힘을 보탠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콜금리 인하 효과 있다? 한은은 지난 8월의 콜금리 인하를 예로 든다. 주식시장에 모멘텀(계기)을 제공하는 등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물시장에서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적어도 6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경기부양 심리에는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재정경제부도 반기는 분위기다. 소비, 설비투자, 건설경기 등 실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콜금리의 인하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연구원 박재하 연구위원은 “한은의 콜금리 인하는 우리 경제가 그만큼 나쁘다는 것을 방증해 주고 있다.”며 “금리인하 자체가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과장은 “콜금리 인하는 금융시장으로서는 호재임이 틀림없다.”며 “특히 투신권으로 빠져들고 있는 자금이 주식시장쪽으로 서서히 옮겨갈 수 있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외적인 금리 격차로 자본의 해외 유출이 우려되고 있지만, 이는 환율하락 등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보다는 재정확대로 해야 미래에셋 이덕청 이코노미스트는 “콜금리 인하는 기업의 투자확대 여부와는 별 관계가 없다. 가계측면에서도 콜금리가 내리면 금융권의 변동금리도 덩달아 인하돼 다소간의 금융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가계 부채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실업률 증가 등의 난제가 가로놓여 있어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 이후 지속적이고 큰 폭으로 콜금리를 인하했더라면 효과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경기부양은 금리보다는 재정확대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 신동준 애널리스트는 “콜금리가 인하됐다고 해서 채권시장에 쏠려있는 법인 위주의 자금이 당장 주식시장으로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은의 콜금리 결정은 예측가능하지 않을 경우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은의 최근 콜금리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잇따라 비켜나고 있어 시장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강한 금감위’ 유도 총력전

    ‘강한 금감위’ 유도 총력전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퍼즐 풀듯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우리 감독 당국자들이 참고할 만한 대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주변사람들에게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추리소설 ‘다 빈치 코드’를 선물했다.‘시장자율 확대’와 ‘금융의 공공성 확보’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개의 코드를 한 틀에 담아내겠다는 자신의 포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사람들은 해석한다. 금감위와 금감원이 ‘선 굵은 감독’,‘힘 있는 감독’을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지난 8월4일 취임 이후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내부혁신 노력을 해온 두 기관의 최고경영자(CEO) 윤증현 위원장이 있다. 윤 위원장은 “시장자율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회복하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기업활동을 도와야 할 은행들이 오히려 위축시킨다고 몇차례에 걸쳐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법과 원칙을 지킴으로써 ‘인위적인 관치(官治)’의 경계는 절대로 넘어서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감독당국의 위상 강화’를 강조한다. 금감위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위상이 높아져야 책임감도 확실히 부여되고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게 위원장의 생각”이라면서 “반면에 오랫동안 외부의 불만을 사온 고압적 자세를 버리라는 말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은행, 보험, 증권 등 각 금융권역 기관장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시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메시지였다. 또 금감위 인터넷 홈페이지에 위원장과 금융소비자를 잇는 ‘핫라인’도 개설했다. 직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취임 한달여만에 사무관급 이상 금감위 직원과 국실장급 이상 금감원 직원 100여명 전원과 점심·저녁을 갖는 강행군을 했다. 윤 위원장 취임 이후 크게 달라진 것 한 가지. 주요 회의에 금감위와 금감원 담당자들이 동시에 참석한다. 이전에는 따로따로 위원장실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두 기관이 업무를 이중으로 처리해 비생산적이고, 의사결정도 늦어진다.”며 윤 위원장이 오자마자 취한 조치다.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윤 위원장이 방카슈랑스 2단계 확대, 집단소송제 도입, 경기침체 속 금융기관 건전성 확보 등 산적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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