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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꼬이는 ‘IPTV 해법찾기’

    IPTV(인터넷TV) 정책방안 결정이 세 가지 쟁점에 묶여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1월에서 한 달간 연기됐지만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달로 미뤄졌다.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융추위)는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정책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다음달 초 전체회의 때까지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사업자의 자회사 분리 여부, 적용 법률, 사업권역 등 세 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초 전체회의에서도 결론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달 2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첫 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여야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에 대한 이견이 워낙 크기 때문에 IPTV 정책까지 논의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 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 KT 등 IPTV 사업자와 유사서비스인 케이블TV 사업자들 사이의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자회사 분리 여부. 지난 13일 융추위 전문위원 워크숍에서는 KT 등 지배적 기간통신사업자들의 경우, 자회사를 통해 IPTV 사업에 진출토록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지만 언론시민단체와 KT 등의 강력한 반발로 융추위 전체회의에서 결론이 유보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은 시장점유율 제한 등 일부 전제조건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초기에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IPTV는 자본력이 있는 KT가 직접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방송위원회와 케이블TV사업자 등은 “전국망을 보유한 KT가 사실상 케이블TV와 똑같은 서비스인 IPTV 사업에서까지 시장지배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며 자회사 분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적용 법률도 난제다. 방송위 등은 방송법을 개정,IPTV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보통신부 등은 융합서비스인 만큼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 진흥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융추위 전문위원회의에서는 신설될 방통위가 관할하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법의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IPTV의 사업권역도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현재 전국을 77개 권역으로 나눠 사업권을 분배한 케이블TV와는 달리 IPTV의 경우, 전국사업권을 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따라서 케이블TV 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 융추위 관계자는 “IPTV와 관련한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사안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방통위 등 융합기구의 통과가 먼저 이뤄져야 IPTV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탈당 막고 新與구축’ 승부수 먹힐까

    ‘탈당 막고 新與구축’ 승부수 먹힐까

    9회말 만루 위기에 몰린 여당의 마지막 구원투수로 정세균 의원이 14일 등판했다. 정세균 신임 당의장은 당내에 팽배한 탈당의 관성(慣性)을 틀어 막으면서 열린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도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현재로선 ‘승부구’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정 의장을 비롯한 신임 지도부가 신당 추진의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당내 각 계파의 동상이몽은 여전하다. 친노(親盧)세력 중심의 기존 당 사수파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유지에 관심이 많은 반면, 신당파는 호시탐탐 ‘도루’(탈당)의 기회만 엿보는 형국이다. 실제로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등은 한달 정도 신당 추진작업을 지켜본 뒤 성과가 없을 경우 탈당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충청권 의원과 재선그룹도 탈당에 따른 득실을 놓고 거듭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신당 추진 계획을 밝히고 나선 것은 이같은 당내 난기류를 의식한 제스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희망대로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의 ‘허브’(hub)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바닥을 기고 있는 당 지지도가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이미 탈당한 천정배·김한길그룹이나 민주당 등 다른 정파가 ‘관중’의 외면을 받는 열린우리당의 헤게모니를 인정해 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등 거론되는 외부 ‘잠룡’(潛龍)들중 일부라도 실제로 탈당파로 합류할 경우 열린우리당의 입지는 급속히 위축될 게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신당 추진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은 우호세력 확보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장이 최근 “통합신당은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한 것은,‘노무현 색깔’의 탈색이 신당으로 가는 길목에서 불가피한 과제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 의장의 ‘최종 승부구’는 개헌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열린우리당은 정국을 개헌 대 호헌의 구도로 몰아가면서 주도권을 행사하려 들 가능성이 크다. 이 승부구가 여론의 호응을 얻어 보기 좋게 스트라이크존에 꽂힐 경우 열린우리당은 범여권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노려볼 만하다. 반면 무리한 개헌 추진으로 친노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상처만 입는다면,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만루홈런을 맞고 자멸하는 꼴이 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민생·평화 신당명분 내세워야”

    “민생·평화 신당명분 내세워야”

    정치컨설팅업체인 A사가 지난 9일 김한길 의원 주도의 집단탈당파에 제시한 신당 추진 전략을 비유법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새로 짓는 집의 문패로 ‘민주’나 ‘개혁’은 식상하다.‘민생’과 ‘평화’를 내걸어야 이웃과 손님들이 선뜻 노크할 수 있을 것이다.”A사의 보고서는, 민생이란 씨줄로 민심을 얻고 평화라는 날줄로 피아(彼我)를 가르면서 외연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신당 성패의 관건이라고 주문한다. ●“탈당으로 노대통령 영향력 약화” 보고서는 “탈당에 대한 국민 다수의 여론 흐름은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호남지역의 경우 정치적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으론 “탈당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제3세력 확보로 유리한 고지 선점해야” 보고서는 “17대 대선에선 민주 대 반민주, 산업화 대 민주화라는 전통적 선거구도가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여권 몰락의 주요 원인이 ‘민생 외면’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민생을 신당의 첫번째 명분으로 강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탈당 그룹이 전문가 중심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하며, 김한길·이강래 등 전략통이 아닌 민생전문가를 전면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 성향의 유권자를 가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분야는 외교·안보·대북정책이며, 이런 구도에서 평화라는 정치적 명분을 획득하는 것은 필수사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학규를 포함한 제3세력의 기착지로 기능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명분이 평화”라고 적시, 야권을 흔드는 정계개편을 지향했다. 보고서는 이어 “정계개편 주도권 경쟁에서 제3세력의 확보는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며 “민생을 해결할 경제전문가 또는 국민생활에 뿌리 박은 개혁주의자의 합류는 국민 지지를 위해 필수 요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운찬, 박원순, 최열 등의 영입도 이런 차원에서 판단해야 하며, 이들의 합류는 정통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단정했다. ●“정체성 정립이 난제” 보고서는 “신당의 정체성에 대한 전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입장의 혼선이 노출된다면 정치적으로 힘든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분양원가 공개와 같은 민생 법안을 놓고 한나라당과 유사한 입장을 취할 경우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탈당파가 12일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확인한 것은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결국 ‘열린우리당 2중대’와 ‘한나라당 2중대’라는 비판 사이에서 주체적인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난제가 탈당파를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對北 에너지 분담방법 최대 난제로

    對北 에너지 분담방법 최대 난제로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은 무리한 것을 요구하면 안 되고, 다른 5개국은 상응조치를 취하는 데 인색하거나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이 연간 중유 50만t 이상의 상응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11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회담 첫날 강조했던 상응조치에 대해 참가국이 취할 입장을 단호한 어조로 되풀이했다. 그만큼 북한의 요구조건이 만만찮을 뿐만 아니라 다른 5개국의 입장 조율도 쉽지 않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다. 회담의 핵심 쟁점은 북한이 취할 초기이행조치의 폭과 속도, 범위에 따른 대북 에너지 제공 규모 등에 대한 5개국의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지 여부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핵폐기의 어느 단계까지 나갈 때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 제공의 규모와 시기, 방법, 나머지 5자의 분담비율 문제 등이다. 북한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보다 더 많은 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초기조치의 이행대가로 전력 200만㎾ 수준의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연간 50만t 이상의 중유와 전력 200만㎾를 함께 희망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측의 증량 요구는 핵폐기 초기조치의 내용이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단순한 ‘동결’이 아니라 ‘폐쇄’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동결=50만t’이었지만 이번엔 ‘폐쇄=50만t 이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을 비롯, 다른 5개국이 북측의 증량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더욱이 규모를 조율, 합의한다 해도 시기와 분담문제가 남는다. 제공시기는 영변 핵시설 등의 폐쇄를 60일 내 마무리짓는다고 할 때 북한은 중유 제공도 이 기간에 맞춰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기간에 재원 마련과 구매, 용선, 수송을 완료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대북 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북 채권을 보유한 러시아의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에너지·경제 지원 워킹그룹’이 구성될 경우, 한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측 천 수석대표는 이날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의 오찬협의 후 “러시아가 대북 상응조치로서의 에너지 지원에 가장 적극적이고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의 동참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양자회담에서 에너지·경제 지원뿐 아니라 ‘조(북)·미 관계 워킹그룹’ 구성을 통해 테러지원국 삭제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 철폐를 우선적으로 논의키로 했으며,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미국과 한국측에 요구했다고 조선신보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회담 쟁점인 에너지 지원문제에 대해 소식통을 인용,“산수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조선(북)의 목적은 에너지 지원을 통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전환 의지를 가려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측이 이날 베를린 회담의 합의내용을 공개한 것은 5개국간 대체에너지 제공문제로 회담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을 압박하고, 에너지 지원 외에 다른 요구사항도 상응조치로서 합의문에 담으려는 의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chaplin7@seoul.co.kr
  • “FTA 무역구제 車·의약품 연계”

    정부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에서 무역구제와 자동차·의약품을 연계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8일 국회 FTA특위에 보고한 ‘한·미 FTA 7차 협상 대응방향’에서 “핵심쟁점 타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각 분야별로 쟁점들을 연계 타결하거나 수정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측의 반덤핑 절차 개선 수준에 맞춰 우리측의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및 의약품 분야 양보 수준을 정해 제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의약품의 경우, 신약 특허심사와 관련해 심사기간이 길어질 경우 이 기간을 특허기간에 포함시켜 달라는 미측 요구 등에 대해 절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자동차와 관련된 29개 공산품에 대한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앞당기면서 전체적인 공산품 양허(개방)안에 대해 즉시 및 3년내 철폐 품목이 95%가 될 수 있도록 미측에 양허안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7차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 될 농업분야는 세이프가드와 관세할당제도(TRQ)의 대상품목과 발동수준, 수·임산물 등에 대한 우리측 민감성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7차 협상은 11∼14일 열린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쌀을 생각한다/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필자가 강의하다 청중에게 불쑥 던지는 질문 중의 하나가 “쌀 관세율이 몇 퍼센트입니까?”이다. 정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이다. 기습적인 질문이기도 하지만 바른 답이 금방 나오기 어려운 문제이다. 십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에서 정한 국제무역 원칙이 ‘예외 없는 관세화’이다. 무역에서 수입 물량을 제한하던 관행을 모두 없애고 국내 값과 국제 값의 차이를 관세로 인정한 것이다. 관세는 일정한 기간에 걸쳐서 낮추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나라의 쌀은 사력을 다한 협상 끝에 국제 사회에서 정치적인 민감성을 인정받아 관세화의 예외를 받았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지라, 일정한 물량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조건으로 10년 동안 예외를 받았던 것이다. 예외 상태를 연장할지 여부는 2004년에 다시 협상하고, 연장하게 되면 의무 수입량을 늘리기로 합의하였다. 2004년에 쌀의 관세화 유예 연장을 협상하였는데,10년 간 더 유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조건은 의무수입량을 10년 사이에 두 배로 늘려 주고, 그동안 가공용으로만 사용하던 수입쌀의 일부는 밥쌀용으로 시판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2014년까지는 관세화가 늦춰졌고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았다. 2015년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관세화로 전환하고 관세율을 정해야 한다.2014년 연간 40만t에 달할 의무 수입량을 더 늘려 주고 30년 간 관세화를 유예하는 것은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2014년 전에 관세화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이 경우 의무수입 물량은 증가를 멈춘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연구원의 식당에서 점심 식사하는 인원은 평균 150명 정도이다. 강의때 또 다른 질문은 “20㎏ 쌀 한 포대로 150명이 먹는다면 남겠습니까, 모자라겠습니까?”이다. 정답은 “2㎏ 남는다”이다. 성인은 한 끼에 평균 120g 먹으므로 150명은 18kg을 먹는다. 쌀은 20㎏에 4만원 정도이므로 1g 당 2원꼴이고 한끼 쌀값은 240원이다. 따라서 150명이 한 끼 먹는 쌀은 3만 6000원이다. 다시 질문한다.“쌀값이 쌉니까, 비쌉니까?” 청중은 “쌉니다.”라고 합창한다. 또 묻는다.“비슷한 쌀 20㎏이 베이징의 까르푸에서는 1만 5000원이고, 샌프란시스코 세이프웨이에서는 2만원인데, 그러면 쌉니까 비쌉니까?” 이쯤 되면 대개 혼란스러운 표정이 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사상 처음으로 80㎏ 아래로 떨어졌다. 한 사람이 하루에 216g, 공깃밥 두 그릇이 못되는 분량이다. 우리 국민의 쌀 소비량은 1979년에 136㎏으로 정점에 이른 뒤, 계속 줄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쌀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팔리는데, 우리는 쌀을 덜 먹고 다른 것을 많이 먹어서 비만과 성인병이 날로 늘어나지 않나 의심스럽다. 쌀 생산량은 별로 줄지 않는데, 의무수입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소비량이 계속 줄면 재고량이 늘고 결국 시장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시장가격 하락분의 일부는 재정에서 메워 주는 ‘쌀소득보전직불제’가 시행되고 있어 다행스럽지만, 이 몫은 납세자가 부담해야 한다. 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면서 관세화 개방에 대비하는 것은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난제 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쌀에 대한 토론은 농가소득, 식량안보, 다원적 기능에다가 심지어는 문화와 역사까지 가세하여 감정적으로 흐르기 일쑤다. 그래도 쌀의 수요를 늘리고, 공급을 줄이며, 적정한 가격을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독자들에게 질문을 드려야겠다.“아침밥 드셨습니까?”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2007 자치구 핫이슈] (8) 서대문구 홍제천 복원

    [2007 자치구 핫이슈] (8) 서대문구 홍제천 복원

    서대문구의 이미지는 극과 극이다. 신촌 일대를 중심으로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가 하면 북아현동·유진상가·홍은고가처럼 개발이 절실한 낙후 지역이 뒤에 있다. 현동훈 구청장이 서대문구를 가로지르는 ‘홍제천’을 맑은 물이 흐르는 곳으로 개발하려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현 구청장은 1일 “환경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바닥이 훤히 드러난 하천을 맑은 물길로 만들고 음지식물의 보고(寶庫)로 조성하면 홍제천은 청계천 못지 않은 명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제천의 현재 모습 홍제천은 서대문구 중심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총 8.52㎞ 중 6.12㎞가 서대문에 걸쳐 있다. 지역내 21개 동 중 10개동에 접한 하천으로 주변에 각종 체육시설과 꽃길,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어 주민들의 발길이 잦다. 하지만 이 곳은 비가 오는 우기에만 잠시 물이 흐를 뿐 연중 대부분은 바닥을 보이는 건천이다. 내부순환로가 지나고 차량 통행이 많아 소음, 분진, 자동차 매연 등으로 주변의 생태환경까지 위태롭다. 또 내부순환로의 교각은 미관을 해치기도 한다. 이용하는 주민들은 많지만, 실제로 그만한 환경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대문구가 홍제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이다. ●어떻게 바뀔까 현 구청장은 “이곳에서 물장구치고 가재와 송사리도 잡았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아이들도 경험할 수 있도록 시골정서가 묻어나는 하천으로 만들 것”이라며 구상의 첫머리를 밝혔다. 이를 위해 2009년까지 하천시설물, 둔치, 주변환경 정비 등에 408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홍제천 주변에 공원, 산책로, 체육시설, 휴게시설, 폭포, 분수, 겨울철 얼음썰매장 등 누구나 즐겨찾는 휴식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품격 상업지역으로 개발하는 홍제균형발전촉진지구와 연계해 쇼핑과 자연공간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경제하천의 역할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류에는 5m이내의 저수로를 설치해 자연유수가 흐르도록 하고, 하류는 현재의 수면폭(20여m)을 그대로 유지한 채 30㎝ 깊이 하루 7만톤의 물이 흐르게 한다. 물은 한강과 만나는 홍제천 하류에서 끌어올린다.6.12㎞구간에 지름 350∼800㎜의 송수관을 매설해 물을 순환시킬 계획이다. 올해는 103억원을 투자해 물을 걸러내는 하상여과시설과 송수펌프장 등을 설치하고, 수위를 유지하는 시설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진상가 철거여부가 관건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홍은동 유진상가를 비롯해 하천 주변 불량주택을 정비해 2008년에는 사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올해 예산을 제외하고도 255억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계획대로 되려면 서울시의 예산 지원과 유진상가 철거가 필수적이다. 특히 유진상가는 홍제천 상류 부분 물길에 놓여있어 완전한 홍제천 복원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현 구청장은 “유진상가의 경우 이주비용, 재개발 등 민감한 사안을 많이 안고 있다.”면서 “상인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설득해 연내에는 난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백내장·노안환자 치료길 활짝

    우리나라 50대의 60%,65세를 넘기면 거의 대부분 겪게 되는 백내장과 노안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제노안연구소장(소장 박영순 아이러브 안과 원장)은 미국 알콘사가 개발한 최신 다초점 인공수정체인 ‘레스토아 렌즈’를 삽입해 근·원시를 동시에 해결하는 거리 ‘레스토아 렌즈삽입술’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최근 전국 주요 안과에서 시술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95%가 25세의 평균 시력을 되찾은 ‘레스토아 렌즈삽입술’은 특수 렌즈를 삽입해 백내장 치료와 동시에 노안 문제도 해결해 준다. 레스토아 렌즈는 렌즈 표면 중심부에 머리카락의 50분의 1 정도인 0.1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0분의 1㎜)의 미세한 동심원을 깎아 이곳에서 이뤄지는 빛의 굴절을 이용해 근거리와 원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제작돼 있다. 또 렌즈 삽입 시술 때 ‘인피니티’라는 첨단 백내장 수술장비를 사용해 안전성과 정확성이 보장되며, 수술 소요시간도 5∼10분 정도로 간편한 것이 특징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박영순 소장은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레스토아 렌즈삽입술을 시술할 때 지금까지는 렌즈의 도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난제였으나 최근 도입된 ‘IOL 마스터’를 사용하면 이미 라식수술을 받았던 환자는 물론 다른 종류의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받았던 사람도 인공수정체의 도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이전보다 훨씬 정교한 시력교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월드 이슈-세계의 大選 (상)] 시동 건 ‘2008 美 대선’ 주자와 관전 포인트는

    [월드 이슈-세계의 大選 (상)] 시동 건 ‘2008 美 대선’ 주자와 관전 포인트는

    2007년 세기의 대선(大選)레이스가 펼쳐진다. 오는 4월 여성 대통령 탄생 여부를 두고 ‘혁명 선거’의 기운마저 일고 있는 프랑스, 연말 대선을 치를 한국과 인도·베트남·아르헨티나 등 모두 24개국에서 무한 경쟁 시대를 헤쳐갈 지도자를 뽑는다.2008년 11월 치러질 미국의 대선도 유력 대선 주자들의 탐사위원회 출범이 잇따르면서 본격 점화됐다. 국제사회 정치·외교 지형의 방향을 가를 미국의 대선 동향과 ‘21세기 혁명’을 앞둔 프랑스 대선, 그리고 각국 대선 관전포인트를 상·하로 나눠 소개한다. 16일 미 정계의 검은 핵(核) 배럭 오바마(46·일리노이주·민주당) 상원의원이 대선 출마를 위한 탐사위원회 구성을 공식 발표하면서 2008년 11월 제 44대 미 대통령 선출을 위한 전쟁에 불이 붙었다. 같은 민주당의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60·뉴욕주) 상원의원의 출마 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2008년 미 대선의 화두는 ‘미 국민의 상처난 자존심 회복’. 이라크전 실패 등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으로 추락한 미국의 이미지를 복원할 지도자가 누구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넘쳐 나는 ‘최초’의 가능성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 흑인인 오바마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217년간 지속돼온 와습(WASP·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도)출신 대통령 전통이 깨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또 40대의 오바마와 70대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앨라바마)간 세대간 대결 가능성도 화제의 중심에 있다. 또 1928년 이후 처음으로 현직 정·부통령이 출마하지 않은 채 치러진다. 공화당 후보들의 군웅할거가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빌 클린턴 42대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가 대통령에 선출된다면 41·43대 조지 부시 가문의 부자 대통령에 이어,42·44대 대통령을 클린턴 가문의 부부가 맡게 된다. ●공화·민주 4강 후보로 압축 지난해 중간 선거 이후 여론 조사 결과로는 민주당의 힐러리와 오바마 의원,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매케인 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으로 압축됐다. 민주당내 최대 강자는 지난 1993년부터 2001년까지 8년간 백악관 안주인 역할을 한 힐러리다. 퇴임후에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원은 큰 자산. 민주당 지지자들은 “힐러리의 당선은 빌의 3선이며, 한표로 두 대통령을 가질 수 있다.”고 호소한다. 힐러리의 장점은 많은 경력과 언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금 동원 능력이다. 오바마는 그가 가진 신선함 덕분에 날로 힘을 얻고 있다.4년 전 그는 이라크전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나는 모든 전쟁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구절을 반복하는 연설은 유명하다. 흑백 통합 이미지로 돌풍을 몰고 있는 오바마는 백인 어머니와 미국에 유학온 케냐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두살때 케냐로 돌아간 뒤 하와이, 인도네시아를 전전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버드 법대학원 졸업 뒤 시카고로 돌아가 빈민 지역민을 위한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주 상원의원으로 7년간 일한 뒤 2004년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힐러리에 비해,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이다. 힐러리 대통령, 오바마 부통령 연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최대 강력 주자는 존 매케인 의원과 루돌프 줄리아니(63) 전 뉴욕시장이다. 고희를 맞는 4선 의원 매케인은 베트남전에 참전,5년여 포로 생활을 했다. 가족 대대로 군대에 복무했고, 본인도 23년간 군대생활을 했다. 이라크전에는 부시 정책과 입장을 같이 한다. 이민개혁법안 등에서 좌파적 입장을 취하고, 우파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막말을 하는 언행으로 골수 보수파의 불신을 얻기도 하지만 초당파적 드라이브로 힘을 결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9·11 테러 당시 뉴욕시장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미국의 시장’이란 명성을 얻은 줄리아니 전 시장은 동성결혼, 낙태 등에서 공화당 주류와 다른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세차례의 결혼과, 도나 하노버와의 결별시 불거진 혼외정사 등 사생활 문제로 정통 보수표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이에서 미트 롬니(59)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정동 보수의 이미지로 도전장을 냈지만, 모르몬교도란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역대 대통령의 주요 외교정책 2008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의 정치·외교 지형도가 다시 그려지기 때문이다. 냉전부터 베트남 전쟁, 소련 붕괴, 중동 사태와 북한 핵문제까지 미국의 군사·외교 정책의 중심엔 ‘총사령관’인 대통령이 있었고, 미 국익 극대화를 중심에 둔 행정부의 대외 정책은 지구촌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 왔다. 집권 초기인 2001년 일어난 9·11 테러를 계기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對)테러전 수행을 위한 ‘선제공격론’과 ‘일방주의’로 집중됐다.‘네오콘(신보수주의 강경파)’의 노선은 베트남 패전 후 미 외교의 주류가 된 ‘현실주의 외교’에 대한 반발이 그 뿌리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는 ‘도덕적 낙인’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그는 외교에선 탁월한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닉슨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상징하는 ‘핑퐁외교’ 등 실용 노선을 견지했다. 닉슨은 미·소 군축을 통한 ‘데탕트 시대’를 열었다. 경제 분야의 낙제점으로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인권 외교’를 주창했지만 대외 정책에서 큰 성공은 맛보지 못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강력한 미국 재건’을 내세우며 강경일변도의 대외 정책을 구사했다. 그는 소련과의 대결 구도로 신냉전을 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제3세계 분쟁에 적극 개입했던 그의 외교정책은 집권 후반기 소련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 소련의 개방 정책을 이끌어 낸다. 레이건 행정부의 외교노선은 현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외교의 주축으로 삼았다. 전임자인 레이건의 정책을 견지했다. 초강대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자간 협력체제 구축이 주요 외교전략이었다. 아버지 부시는 아들 부시가 벌인 이라크전의 전초전인 걸프전쟁(1990-1991)을 감행한 주역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깊이 관여한 행정부가 됐다.1994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일련의 핵 위기가 난제가 됐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체결했지만, 핵은 제거하지 않은 채 북한 요구에 굴복, 당근(중유와 경수로 제공)만 줬다는 공화당의 비판에 시달렸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은 “클린턴 때 한 것 빼고는 다 한다.”는 이른바 ‘ABC’(Anything But Clinton)에서 출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대통령 어떻게 뽑나 유권자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간접선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이들을 선거인으로 뽑아 선거인단 숫자로 대통령을 결정한다. 때문에 미국 대선은 각 당이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예비선거와 유권자가 대통령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본선거 등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민주, 공화 양당이 대선 후보를 가리는 예비선거는 1월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를 시작으로 6월까지 각 주에서 전당대회에 참가할 대의원들을 뽑는다.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법은 지역에 따라 당직자회의를 통한 당대회(코커스)와 유권자 투표로 결정하는 예선대회(프라이머리)로 구분된다. 이어 각 당은 8·9월중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공식후보를 지명한다. 11월초 대통령 선거일에 유권자들은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각 당이 내세운 선거인단에 투표한다. 여기서 뽑힌 선거인단이 12월 한자리에 모여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거인 538명중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대통령에 최종 당선된다. 선거인단은 미리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기 때문에 사실상 승패는 선거인단 투표일에 결정난다. 미 대선 제도의 또다른 특징은 승자독식제도. 한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이 때문에 전체 유권자 득표율이 높아도 선거인단 수 확보에서 밀려 패배하는 경우가 생긴다.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가 조지 W 부시에 비해 전체 유권자로부터 53만여표나 더 얻고도 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픈 역사에서 배운다-병자호란 다시 읽기] 10만 포로의 눈물

    [아픈 역사에서 배운다-병자호란 다시 읽기] 10만 포로의 눈물

    조선은 왜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태종에게 항복하는 비참한 환란을 겪어야 했을까. 한마디로 17세기초 명·청 교체기의 격랑 속에 조선 지배층이 국제정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2007년은 병자호란이 끝난 지 370년이 되는 해이다. 북핵 문제를 놓고 6자 회담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듯,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안팎의 정세는 예측불허다. 우리가 과연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러시아·일본 등과의 숨가쁜 외교전에서 북핵이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며, 미래를 당당하게 개척해 나갈 수 있을까. 병자호란을 살피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자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와 한민족의 운명에 외교가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되짚어보기 위해서이다. 지대 사학과 한명기 교수의 눈을 통해 ‘병자호란´의 안과 밖을 살펴본다. 역사평설 ‘병자호란´이 매주 목요일 연중기획으로 독자를 찾아간다. 편집자 주 ●준비 없이 전쟁을 선택하다 1636년(인조 14년) 봄. 조선 조정에서는 청나라를 황제국으로 인정하느냐의 여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같은 해 3월, 청의 수도인 선양(瀋陽)에서 누르하치의 여덟째 아들 홍타이지(皇太極)가 황제로 즉위한다는 소식이 조선에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척화파(斥和派) 신료들은 “개·돼지만도 못한 오랑캐 추장에게 황제 칭호는 가당치도 않다.”며 “정묘년(丁卯年,1627년)에 그들과 맺은 맹약을 파기하고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들은 이어 ‘황제 운운’하는 내용을 담은 국서를 가져온 청나라 사신 용골대(龍骨大)의 목을 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주화파(主和派) 신료들은 “청이 명을 능멸할 정도로 세력이 강해진 현실을 인정하여 그들의 요구를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사신을 박대해서도 안된다.”고 맞섰다. 최종 결정권자인 국왕 인조는 양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척화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곧 이어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조정이 청과 맺은 맹약을 파기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장차 발생할지도 모르는 청의 침략에 대비하라는 내용으로 인조가 평안감사에게 보내는 극비교서(敎書)를 가져가던 금군(禁軍) 전령이 용골대 일행에게 교서를 빼앗긴 사건이었다. 자신의 목을 치라는 험악한 분위기에 놀라 황급히 달아나고 있던 용골대 일행에게, 다른 곳도 아닌 조선 영토 안에서 국왕의 밀찰(密札)을 빼앗긴 것이다. 척화냐, 주화냐를 놓고 정쟁만 무성했던 와중에 정작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정보 전달체계가 부실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1636년 12월6일. 청군은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질풍같이 내달렸다. 병자호란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병력을 의주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대로(大路) 바깥에 위치한 산성들 속으로 집결시켰던 조선군은 청군의 침입 사실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했다. 청군이 조선군과의 접전을 피해, 곧장 서울로 진격하는 속전속결의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임진강 이북의 방어를 책임진 도원수 김자점(金自點)은 청군이 침입했다는 최초의 보고를 묵살하고 조정에 제때 알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적이 다가오자 싸우지도 않고 도주해 버렸다. 청군이 이미 개성을 지나 양철평(良鐵坪-지금의 은평구 녹번동)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월14일. 서울 도성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아이들과 노약자들, 부녀자들의 울부짖음속에 피란행렬이 줄을 이었고, 조정 신료들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거렸다. 인조는 왕실 가족들과 종묘에 모셔져 있던 역대 국왕의 신주(神主)들을 강화도로 먼저 옮기도록 했다. 이어 자신도 강화도로 들어가려 했으나 청군이 이미 김포에서 강화로 이어지는 길을 차단해 버렸다. 인조는 어쩔 수 없이 남대문까지 갔다가 강화도 행을 포기하고 남한산성으로 들어갔다. ●‘돼지´에게 무릎을 꿇다 1637년(인조 15년) 1월 중순. 준비 없이 들어왔던 남한산성의 상황은 참혹했다. 청군이 산성을 완전히 포위했고, 삼남으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를 차단했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군량이 점점 바닥을 드러냈다. 청군은 연일 서양식 최신 대포인 홍이포(紅夷砲)를 쏘아대면서 항복하라고 종용했다. 조선 조정이 목이 빠져라 고대하던 지원군은 오지 않았다. 혹독한 추위 때문에 동상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성을 지킬 의욕을 잃은 장졸들 가운데는 항복하자고 시위를 벌이는 자들까지 나타났다. 그 와중에도 신료들은 척화와 주화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인조는 눈물을 보이며 대책을 호소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1월26일. 강화도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청군은 바다에 익숙하지 못하여 수전(水戰)을 치를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강화도 조선군 지휘부의 방심이 불러왔던 결과였다. 청군은 이에 앞선 1월22일, 조선에서 노획한 선박에 홍이포까지 싣고 강화도에 대한 상륙작전을 벌였다. 조선군이 변변한 저항도 해보지 못한 채 강화도는 함락되었고, 피란했던 왕실 가족과 중신들은 전부 포로가 되었다. 강화도의 함락 소식은 남한산성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 놓았다. 1월30일. 인조는 남한산성의 서문을 나와 현재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삼전도(三田渡)로 향했다. 이윽고 그는 높다란 수항단(受降壇) 위에 앉은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의 예를 바쳤다.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 세번 큰절을 올리고, 한번 절할 때마다 세번씩 머리를 바닥으로 조아리는 오랑캐식 항복 예식이었다. 원래 조선의 지식인들은 홍타이지를 포함한 여진족들을 인간이 아닌 ‘금수(禽獸)’로 경멸했다. 일부 인사는 심지어 청 태종을 ‘황태극(皇太極)’ 대신 홍태시(紅泰豕)라고 불렀다.‘붉고 큰 돼지’란 뜻이다. 그런데 인조가 ‘인간’도 아닌 ‘돼지’에게 무릎을 꿇는 치욕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청 태종은 인조로부터 항복을 받은 뒤 사로잡은 포로들을 이끌고 철수길에 올랐다. 그러면서 인조에게 또 다른 다짐을 받아냈다. “내가 끌고 가는 조선인 포로들 가운데 압록강을 건너기 전에 도망치는 자는 불문에 부친다. 하지만 압록강을 건너 단 한발짝이라도 청나라 땅을 밟은 뒤에 도망쳐 오는 포로는 조선 조정이 도로 잡아 보내야 한다.” 무시무시한 약조였다. 날이 갈수록 영토는 넓어지는데 인구가 부족했던 청은 조선인 포로들을 보배로 여겼다. 그들은 훌륭한 노동력이자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청은 10만이 훨씬 넘는 조선인 포로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인조로부터 이같은 다짐을 받아냈던 것이다. 훗날 실제로 청에 끌려갔다가 탈출해 왔던 포로들은 이 ‘약조’ 때문에 청으로 다시 박송(縛送)되었다. 그리고 그 포로들은 청군에 끌려가 발뒤꿈치를 잘리는 혹형에 신음해야 했다. 호란 후에도 인조는 어렵사리 왕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조선인 포로들의 통곡소리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누가 안추원의 비극을 책임질 것인가? 1664년(현종 5년). 항복 후 27년이 지나 한 남자가 청에서 도망쳐왔다. 마흔한살의 안추원(安秋元)이 그였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전 개성 부근에서 살았던 열세살의 소년 안추원은 가족과 함께 강화도로 피란했다. 하지만 이듬해 강화도가 함락될 때 그는 청군의 포로가 되었고, 선양으로 끌려갔다. 그는 선양에서 한족 출신 대장장이에게 팔린 신세가 되었다. 호란이 끝난 뒤, 포로로 끌려왔던 조선인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몸값을 치르고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하지만 안추원은 그렇지 못했다.1644년 명이 멸망하자 청은 베이징에 입성한다. 베이징을 새로운 수도로 정한 청 조정은 선양의 거주민들에게 베이징으로 이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스물한살이 된 안추원은 그의 주인에게 이끌려 베이징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18년이 지난 1662년(현종 3). 서른아홉의 장년이 된 그는 조선으로의 탈출을 결행한다. 산해관(山海關)을 통과하여 만주 벌판을 가로질러야 하는 일생일대의 모험이었다. 하지만 산해관에서 청군에 붙잡히고 말았다. 베이징으로 송환된 그는 이마에 글자가 새겨지는 묵형(墨刑)에 처해졌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비원(悲願)은 처절했다. 다시 2년이 지난 1664년, 안추원은 마침내 청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정확히 27년 만의 귀향이었다. 그가 사선을 뚫고 조선에 도착했을 때 조정은 고민에 빠졌다. 여전히 조선인 포로들의 탈출을 금지하고 있던 청의 존재 때문이었다. 하지만 27년만에 목숨을 걸고 탈출한 자국 백성을 어찌 차마 돌려 보내겠는가. 청이 알까봐 쉬쉬하는 가운데 안추원은 내륙으로 옮겨졌다. 안추원은 고향을 찾았다. 하지만 고향에는 아무도 없었다. 병자호란으로 그의 가족은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목숨을 걸고 다시 찾은 고향이었지만 그는 당장 생계조차 막막했다. 조정은 그를 받아주었을 뿐 생계대책을 마련해 주지는 않았다. 귀향의 감격도 잠시 뿐 배고픈 그에게 아무런 피붙이도 남아 있지 않은 고향은 그저 또 다른 이역이었을 뿐이다. 안추원은 절망 끝에 베이징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청으로의 귀환은 탈출보다 훨씬 위험했다. 1666년(현종 7). 그는 결국 고국을 탈출하려다 체포되었다. 체포된 이후 그가 어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다. 아마도 처형되었을 것이다.2번이나 탈출을 시도했던 그가 온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백성 도탄에 빠뜨렸던 김자점 영의정까지 올라 안추원의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하지만 위정자들의 오판에 떠밀려 나락으로 떨어진 그의 비극은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할까? 병자호란을 통해 수많은 ‘안추원’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비극’을 불러왔던 최고책임자인 인조는 왕위를 유지했고, 책임을 져야할 신료들의 상당수도 멀쩡하게 살아남았다. 전쟁 발생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적과의 싸움마저 회피하여 국왕과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던 김자점은 인조 말년 최고위직인 영의정까지 올랐다. 오늘날. 병자호란의 참상을 떠올리면서 현실을 돌아본다. 꼭 10년전 ‘IMF 외환위기’가 불러온 칼바람 속에서 스러져갔던 수많은 민초들. 비극을 초래한 책임자들의 과실 또한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수많은 생령들을 도탄에 빠뜨려 놓고도 자신의 과실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들의 ‘무책임’은 시공을 초월하여 유전되는 것일까. 비극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내지 못하면 또 다른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했던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소용돌이치고 정치권의 난맥상과 민생의 어려움 때문에 걱정이 쌓여가고 있는 오늘, 370년전 병자호란의 비극을 되돌아보는 마음은 여전히 착잡하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교수> ●필자 한명기 교수는 ▲1962년생 ▲1985년 서울대 인문대 국사학과 졸업 ▲1997년 서울대 대학원 국사학과 졸업(문학박사) ▲1998∼2001년 서울대 규장각 특별연구원 ▲현재 명지대 사학과 교수. 계간 ‘역사비평’ 편집위원 ▲논저 ‘임진왜란과 한중관계’(1999),‘광해군’(2000) 외 다수 ●청태종 송덕비(위 사진) 병자호란 이후 청이 조선에 강요해서 세운 청 태종 송덕비. 병자호란의 전말을 적었다. 사진은 일제시대에 촬영된 것으로 당시 경기도 광주군 중대면 송파리 삼전도에 있었다. 현재도 삼전동에 있으며 사적 101호로 지정돼 있다.
  • [‘과학 한국’의 희망-국가석학에 듣는다] (1) 세포사멸 세계적 권위자 최의주 고려대 교수

    [‘과학 한국’의 희망-국가석학에 듣는다] (1) 세포사멸 세계적 권위자 최의주 고려대 교수

    ‘세포가 나고 죽는 비밀을 벗겨 난치병 정복에 나선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 세포사멸연구센터. 네 벽면은 물론 책상 위에도 연구 논문이 사람 키 높이만큼 첩첩이 쌓인 한 연구실.‘세포 사멸(死滅)’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의주(50)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묵묵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곳만큼 어지럽고 엉망인 곳도 없을 겁니다. 허허.” 그러나 그의 연구는 일목요연하고 명쾌했다. 그는 지난달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선정한 ‘2006 국가석학(Star Faculty)’ 10명 중 한 사람이다. 세포가 탄생하고 죽는 과정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하게 손사래친다.“제 연구를 인정받은 것은 기쁘지만, 그냥 상을 홍보하기 위한 과찬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세요.” 그는 지난 13년간 ‘세포는 왜 죽어야 하는가?”란 질문에 끊임없이 답을 얻으려고 시도해왔다.1990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세포신호전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지금까지 세포의 생성과 사멸 과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96년 6월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연구논문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논문은 국제과학논문색인(SCI)에 등재된 논문에만 100회 이상 인용될 만큼 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 교수는 요즘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 죽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세포는 염색체 돌연변이, 구조 변화 등 각종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컨대 자외선, 감마선, 항암제 등 특성 독성 물질을 통해 ‘DNA 손상’을 겪는다. 세포의 죽음에 유독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세포의 죽음은 세포신호 전달과정으로 생겨나며 질병의 원인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세포 죽음의 원리를 밝히면 난치병의 원인이 되는 주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최 교수는 세포 죽음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우리 몸에는 때나 머리카락처럼 세포 죽음이 일어나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뇌와 같이 세포 죽음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이 현상이 거꾸로 일어나면 여러 질환이 생겨나게 됩니다.” 최 교수는 치매나 파킨슨병·퇴행성 뇌질환·뇌졸중·심근경색 등은 비정상적인 세포의 죽음으로, 반면 암은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아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세포의 비정상적 생성과 죽음을 일으키는 유전자 등을 조절하면 치료제 개발의 정확한 ‘타깃’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공계 위기는 세계 석학도 절감하는 난제 중의 난제다. 최 교수는 “보다 쉬운 길을 택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어쩔 수 없지만, 정부의 지원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모두 기여도 측면에서는 동등한데, 정부 지원은 응용과학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룹 형태 위주의 과학기술 지원 정책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21세기 프런티어 사업’같이 연구 지원 대상을 그룹화시켜 놓으면, 이제 막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시작하려는 젊은 연구자들이 정작 하고 싶은 연구를 하지 못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과학은 정말 재미있는 학문이에요. 한번 해봄직한, 정말 후회하지 않는 분야죠. 과학은 솔직하거든요. 뿌린 만큼 거둘 수 있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최의주 고려대 교수 1957년 서울에서 출생한 최 교수는 1976년 경기고,1980년 서울대 약학대를 졸업했다.1982년 KAIST 석사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1990년 하버드대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93년 귀국한 뒤 97년부터 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를 맡고 있다.2002년 한국과학상,2003년 생명약학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 [사설] 서울시 분양가 거품빼기 주목한다

    서울시가 아파트 분양가 인하와 집값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공공분양의 경우, 시세의 75∼85%에 공급하겠다고 한다. 대책에는 중산층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공공주택과 신혼부부용 임대주택 공급방안도 있다. 분양가 원가공개 항목을 대폭 늘린 점도 눈에 띈다. 실수요자 위주 주택공급과 주택의 거주개념화를 시도한 점도 주목된다. 정책이 공공주택에 한정돼 실효성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민간부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효과에 얽매여 서두르면 또 시장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서울시 주택정책의 영향력은 연간 공급량의 20%인 공공주택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그 효과가 이르거나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의미가 있다. 공공부문이 분양가의 투명성을 위해 꾸준히 선도하고 모범을 보이면 민간 건설업체들이 턱없는 폭리를 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 도입된 전세공공주택은 정치권에서 논란 중인 ‘반값 아파트’의 비현실성을 보완한 대안이다. 질 좋고 다양한 맞춤형 주택의 개발로 입주자들이 ‘스위트 홈’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야 성공한다. 신혼부부·노인용 임대주택도 질이 우선이다. 그간 임대정책의 실패는 공급도 모자랐지만, 그보다는 ‘살고 싶은 집’이 아니었던 탓이다. 마침 건설교통부도 채권입찰제의 보완을 통해 현재 시세의 90% 선인 분양가를 8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공조가 잘 이루어지면 분양가 거품빼기와 집값 안정이 그리 난제는 아닐 것이다. 분양가 거품과 집값 폭등의 악순환이 거듭된 것은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들의 정책 엇박자에도 상당부분 기인할 것이다. 서울시가 신경써서 주택정책의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한 만큼,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말기 바란다.
  • [2007 월드 포커스] (1) 난제에 포위당한 조지 부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07년 12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시카고에 도착한다. 부시 대통령은 ‘반(反) 부시’ 시위가 거세게 벌어지는 가운데 가까스로 연설을 마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행사장인 호텔을 떠나려는 순간 인근 빌딩에 숨어 있던 저격수의 총격을 받는다.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5시간 만에 사망하고 만다….” 영국 출신 가브리엘 레인지 감독이 지난해 제작한 영화 ‘대통령의 죽음’의 이같은 내용이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부시 대통령은 2007년에 어려운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 의회 중간선거에서의 패배로 사실상 ‘레임덕’에 빠진 부시 대통령이 올해 국내외에서 매우 힘겨운 시간들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미국은 올해 이라크라는 수렁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부시 대통령은 점점 고립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를 틈타 중국과 러시아가 부상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라크에 발목 잡힌 부시 부시 대통령은 연초부터 이라크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연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전격 처형되면서 이라크 정국은 요동치고 있다. 후세인의 사망이 이라크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하기는 이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파병을 고려하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현장의 미군 지휘관들조차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한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초당적인 이라크연구그룹(ISG)이 제시한 대로 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시키면서 이라크 정부에 치안유지권을 넘기는 시나리오를 택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사실상 통제 능력을 상실한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행정부를 대체할 새 연정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말고도 중동 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레바논 문제까지 불거진 상태여서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핵 가진 이란-북한의 도전”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 말고도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수단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특별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핵 6자회담과 관련,“회담이 실패함에 따라 6자회담 형식이 폐기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회담 주최국인 중국이 투자한 외교적 노력 등 때문에 6자회담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상황이 미국의 처지”라고 분석했다. 부시의 임기가 끝나갈수록, 힘이 떨어질수록 북한측은 더욱 강경한 태도로 나서면서 더욱 많은 요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정권을 잡은 지 6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도 확고한 대북 정책을 확립하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딕 체니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와 국무부 협상파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시 대통령은 중국, 일본, 유럽 국가들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의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 개발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핵 시설 선제공격 조치를 취하라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여전히 초강대국의 최고 권력자” 미 국내적으로는 2007년에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대권 후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입김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려고 하는 세금 감면 확대나 의료 보험 개혁 등은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12년 만에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청문회를 통해 이라크전 등과 관련한 부시 행정부의 실정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부시 대통령에게도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비록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했지만 미국에는 여전히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와도 협력관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외적으로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며,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최고 지도자라는 것이다. 국제 정세나 국내 정책이나 부시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논의가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재선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선거에 나갈 필요가 없는 부시 대통령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자세로 나간다면 남은 임기 동안에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라운드 협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지구온난화 등 국제 환경문제 분야에서 업적을 이룰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조언했다. dawn@seoul.co.kr
  • “주한미군 지상군 추가 철수 2008년이후 최대 이슈될 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08년 이후 주한미군 지상군의 추가 철수가 한국과 미국간에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22일 다음달 개원하는 미 의회가 다루게 될 외교·안보·통상 이슈를 종합, 분석하는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의회조사국은 이 보고서를 통해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도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쌓여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110회 의회의 임기는 다음달부터 2008년 말까지이다.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현재의 한·미 합의에 따른 지상군 감축이 2008년 9월까지 마무리된 뒤 지상군 전투병력의 철수가 중대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2008년까지 3만 20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줄인다는 합의에 따라 감축을 이행중이다.그러나 2008년 이후 주한미군 주둔 규모에 대해서는 양국간에 이견이 있다. 한국 정부는 추가 감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측에서는 추가 감축을 시사하고 있다. 미 의회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의원들은 한국내에서의 반미 감정을 지목하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핵 문제와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의 생산과 수출, 위조지폐 유통과 돈세탁 등 불법 행위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고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미 의회가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dawn@seoul.co.kr
  • 2007년 美·日·中 경제 기상도

    2007년 美·日·中 경제 기상도

    세계화 진전속에 개별 경제권의 상호의존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2007년 세계 경제 기상도는 어떠할까.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중장기 전망도 밝다는 최근 세계은행의 분석에도 불구,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불안한 유가와 요동치는 중동정세. 사상 최대의 재정·무역적자에 짓눌리고 있는 미국,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잇단 경고음속의 중국 등 세계경제의 복병도 적지 않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특파원들의 현지 진단을 통해 내년도 지구촌 경제 상황을 짚어봤다. ■ 미국 - 미국發 주택경기 하락…세계 경제 ‘걸림돌’ 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07년의 미국 경제는 “침체는 피하겠지만 썩 좋지는 못할 것”으로 미국 및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무엇보다 주택 경기 하락 때문에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했다. 국제경제 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가 2006년 갑작스러운 주택 경기의 소멸로 하반기부터 둔화 현상을 보였으며, 이같은 흐름이 짧아도 내년 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방크도 ‘2007년 세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주택 경기 하락이 내년에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 재무부는 의회에 국제경제 및 환율 정책을 보고하면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JP모건은 내년부터 2010년까지의 경제 성장률이 매년 2.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차대전이 끝난 1945년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다. 이코노미스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브라이언 파딩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가 하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저성장을 우려해 이자율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이자율을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딩은 특히 FRB가 이자율 인상 추세를 너무 오래 가져갈 경우에는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 경기와 함께 무역 및 재정 적자, 달러화 약세도 내년도 미국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됐다. 파딩 박사는 미국의 대규모 적자가 이자율 상승과 맞물려 2007년에 달러화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릴 것이며, 이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투자 심리에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과 국제 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07년의 세계’ 특별판을 통해 미국인의 소비가 줄어들 경우 다른 나라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2007 회계연도 재정 적자가 1270억달러(약 120조원)를 기록,2006년 회계연도의 2480억달러보다 크게 줄 것이라고 의회에 보고했다. 미국의 고용 상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시건 대학 경제학과의 사울 하이만스, 조언 크레어리 교수는 연례 경제 예측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180만개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dawn@seoul.co.kr ■ 일본 - ‘前弱後强’… 약하지만 경기 불씨 살아 |도쿄 이춘규특파원|내년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전반 흐림-후반 맑음’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은 “약하지만 경기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정부나 민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것이 개인소비의 불투명성이다. 내년 1월부터 소득세의 정률감세가 폐지되고,6월에는 개인주민세 정률 감세도 없어진다.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소득세 감세 폐지→ 소비 위축 이처럼 새해 일본경제는 소비 불확실성에다 금리인상, 환율, 미국경제 감속 등 복병이 많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19일 재거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개인소비와 소비자물가 부문이 약하다며 추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일 2007년도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을 2.0%로, 명목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기업부문과 가계부문을 양 축으로 하는 내수주도의 경기회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그러면서 15년 가까이 일본경제를 짓눌렀던 디플레이션에서도 내년도에는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의 주요 싱크탱크들도 내년도 일본 경제의 실질 GDP성장 전망을 1.6∼2.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0.3% 안팎 상승예상이고, 개인소비는 1.5% 안팎 신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상당히 보수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질성장률 1.6~2.5% 예상 종합적으로 내년 일본경제에 대해 비관론자는 물론 낙관론자까지도 공통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경기조정설을 유력하게 제기한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재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마나카 유지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턴트의 투자조사부장은 따뜻한 겨울로 계절상품이 팔리지 않아 생산도 늘지 않아 내년 초 강한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봤다. 내년 일본경제의 중요한 변수는 금리인상과 엔화 환율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1999년이후 계속중인 초저금리의 후유증으로 제2거품이 우려되지만, 조기에 인상할 경우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금리문제가 난제가 될 전망이다. 환율도 중요변수다. 현재 일본경기 확장은 엔저효과를 보는 자동차와 전기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중국 - 위안화 변수 속 9~10% 고공성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무착륙 비행’ 2007년에도 이어질 중국의 고공 성장을, 삼성경제연구소 북경대표처는 이같이 압축 표현했다. 장기 고도 성장의 후유증으로 수년간 ‘경(硬)착륙이냐, 연(軟)착륙이냐.’ 논란을 빚어왔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경제대국→강국´ 전환 토대 마련 대신 후진타오(胡錦濤)의 4세대 지도부는 ‘체질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고도 성장의 부작용을 해소해나갈 계획이다.2007년을 ‘경제대국’에서 ‘경제강국’으로 이행하는 기점으로 삼고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며, 후 주석의 ‘과학적 발전론’이 그 핵심이다. 국내적으로는 우선 제조업에 대한 집중·과잉투자가 야기해온 산업간 불균형, 환경 파괴, 양극화 문제 등을 해소해나가는 게 목표다. 동시에 선별적인 긴축정책과 투자억제, 내수 확대 정책의 확대·강화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강력한 경기과열 억제조치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지난 수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외적으로 중국은 GDP 세계 4위, 수출규모 세계 3위, 외환보유고 1조달러의 경제력에 알맞는 경제 외교를 보다 강화하는 중이다. 국제사회의 압력에 대응, 무역흑자를 줄이고 평가 절상 속도를 높여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독점법´ 외국인 투자환경 악화 위안화는 2005년 7월 중국정부가 환율을 절상한 이후 지금까지 달러화에 대해 5.8%가량 절상됐다. 특히 환율조정 1주년이 되는 올 7월이후부터는 위안화의 평가절상 폭이 크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의 부분적인 자본 유출 자유화 결정은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과 외환보유고 확대 필요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7년 외국인의 대중국 투자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외국인투자와 관련된 주요 법안이 속속 제정되고 있다. 외국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외국기업이 자국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지 가려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높은 시장지배력을 가진 외국기업들은 내년 중 입안될 ‘반(反)독점법’에 의해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노동계약법도 도입돼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노사관계 감독도 한층 강화된다. jj@seoul.co.kr
  • 비정규직 3100명 정규직 전환

    우리은행 노사가 금융권을 포함한 대규모 사업장으로서는 최초로 비정규직 직원 3000여명을 내년 3월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합의했다. 대신 정규직 직원의 임금은 동결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을 비롯해 민간 영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20일 본점 강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 10월27일 산별노조 공동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중점과제로 삼고 협의를 벌인 끝에 서로 양보를 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은행들이 별도 시험을 통해 일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는 있으나 시험 없이 비정규직 전체를 정규직으로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사원들에게 우선 복리후생 수준을 기존 정규직과 같게 해주고 급여는 마케팅, 고객만족(CS), 사무직군 등 직군별로 차등해 적용한 뒤 순차적으로 정규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정규직은 1만 1000여명이며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28% 수준인 3100여명이다. 비정규직은 대부분 영업점 창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변호사 등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 계약직 120명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황 행장은 “노사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라는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를 끼웠다.”면서 “비정규직 직원들이 고용불안에서 벗어나면서 우리은행의 생산성과 영업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시 행정부 소방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취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로버트 게이츠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18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게이츠 장관은 ‘내전’ 상태에 들어간 이라크를 안정화시켜야 하는 난제를 안고 출발한다. 앞으로 한·미 동맹의 방향을 잡아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철군 방안에는 유보적 입장 게이츠 장관은 이날 펜타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라크 문제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곧 이라크를 방문해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야전 지휘관들과 이라크 문제의 해결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연구그룹(ISG)이 제시한 2008년까지 단계 철군 방안에 대해 게이츠 장관은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게이츠 장관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아들과 딸들이 귀환하는 방법을 찾기 원한다.”고 철군 주장에 대해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할 경우 미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향후 수십년간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당초 크리스마스 이전에 새 이라크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게이츠 장관의 ‘신선한 견해’를 참고하겠다며 1월 초로 발표 시기를 늦췄다. 그는 취임식에서 아프가니스탄 역시 위험에 빠져 있다고 인정한 뒤 “아프간이 극단주의자들의 안식처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이 치안 유지를 맡고 있으나 일부 파병 국가에서 병력 철수를 검토 중이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백악관에서 조슈아 볼튼 비서실장 주재로 취임선서를 했으며, 오후 1시15분 국방부에서 공식 취임행사를 가졌다. 취임식에서 부시 대통령은 “게이츠 장관은 국방부에 신선한 식견을 가져올 능력있고 혁신적인 지도자”이며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직면할 새로운 도전들에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부시 대통령은 또 물러난 도널드 럼즈펠드 전 장관에 대해서도 거듭 노고를 치하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군복을 입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 관계자 수십명을 배경으로 딕 체니 부통령을 따라서 선서문을 낭독했다. ●“한·미동맹은 안정적 관리할 듯” 북핵 문제에 대해 그는 인준 청문회에서 선제공격론을 배제한 채 군사적 억지력과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전시작전권 이양,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등 기존의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서는 럼즈펠드 전 장관이 추진해온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는 최근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이 연기된 사례 등을 제시하며 양국의 기존 합의 사항이 외부 요인들 때문에 신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럼즈펠드 전 장관이 한국에 대한 ‘애증’ 때문에 다소 감정적으로 양국 관계를 풀어나간 데 비해,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게이츠 장관은 냉철하게 정보와 자료에 입각해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또다른 한반도 전문가는 예견했다. dawn@seoul.co.kr ■ 게이츠는 누구 로버트 게이츠(63) 신임 미 국방장관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인 1991∼93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내는 등 CIA에서만 26년을 근무한 정보통이다. 캔자스주 위치토 출신인 그는 윌리엄앤 메리대학 졸업후 인디애나대학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조지타운대에서 러시아역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시절 CIA에 채용돼 정보 분석가로 일한 것을 시작으로 9년간 국가안보회의에서 4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것 외에는 줄곧 CIA에서 성장했다. 1987년 CIA 국장에 지명됐다가 이란-콘트라 사건 연루 사실 때문에 철회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아버지 부시때 CIA 책임자가 됨으로써 CIA 사상 말단에서 출발해 수장이 된 첫 인물이 됐다.CIA를 떠난 뒤에는 여러 기업체의 임원으로 활동했고,2002년부터 텍사스 A&M 대학 총장으로 일했다. CIA국장 시절 강경매파로 인식됐던 그는 지난 5일 국방장관 내정자 인준청문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적인 태도로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1994년 북한 핵위기 때 “핵시설 공격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던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북핵 해법으로 군사행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이 달라졌다. 외교가 최선”이라고 답해 대북 온건정책을 펼 것임을 암시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도 “대북 강경파였던 전임 도널드 럼즈펠드와 달리 게이츠는 온건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3개 난제 못풀면 ‘반쪽 아파트’

    정치권에서 ‘공공택지 전면 공영개발’을 전제로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를 이용한 ‘반값 아파트’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행수 주택공사 사장이 13일 “내년에 토지임대부 주택 시범실시를 검토중”이라고 밝혀 실현 가능성에 무게는 더 실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값 아파트’의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자칫 ‘반쪽 아파트’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주택도시연구원 이영은 박사는 “토지임대부로 아파트를 공급할 경우 소비자는 집값으로 건축비만 내면 되는 만큼 분양가가 싸진다.”면서 “그러나 토지에 대해서도 별도로 매달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택지조성비가 거의 들지 않는 송파신도시나 성남비행장과 같은 국·공유지가 아니라면 아파트값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측은 용적률을 지금 수준(200%)의 두 배인 400%로 높이면 서울 기준 30평대 토지 임대료를 월 30만원대로 맞출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연기금 등의 재정 지원을 통해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정치권에서 검토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요즘은 용적률을 낮춰 집을 쾌적하게 짓는 게 대세인데 용적률이 400%나 되는 답답한 집을 소비자들이 원할지 의문”이라며 “재정이 남는 것도 아닌데 과연 ‘반값 아파트’를 지원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저소득층 등 더욱 필요한 곳에 배분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美 “쌀시장도 FTA 대상”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측 수석대표는 “쌀 개방 논의도 어느 시점에서는 개시될 것”이라고 말해 쌀을 개방 예외 품목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쌀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는 7일(이하 현지시간) 협상단 숙소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측이 쌀의 FTA 적용 예외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나는 반대로 FTA에서 개방 예외는 없고 완전한 개방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8일까지 미국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열리는 이번 5차 협상에서는 쌀 문제를 들고 나오지 않았지만 한·미 FTA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어 내년 1월 한국에서 열리는 6차 협상에서는 쌀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또 6차 협상에 이어 추가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무역구제와 자동차·의약품에다 쌀·쇠고기 등 민감한 농산물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난제들만 남겨놓고 있어 6차 협상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고위급 차원의 빅딜(주요 현안의 주고받기식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이용섭 건교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용섭 건교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6일 이용섭 건교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어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과 ‘코드인사’에 따른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부동산 공청회를 방불케 하는 청문회였다. ●또 세금 정책으로 해결?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장 출신인 이 후보자가 공급 확대가 아닌 세제를 통한 투기 수요 억제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열린우리당 한병도 의원은 “행자부 장관 취임 뒤 ‘공급 확대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했는데 세금으로 투기를 억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은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세금 일변도로 가다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됐다.”면서 “후보자도 조세 전문가지 부동산 전문가는 아닌데 세금만 가중시키는 정책을 펴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후보자는 “취임 후 발언은 공급확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였고 부동산 문제는 투기억제, 투명성 확보, 공급확대라는 세가지 대책이 적절하게 조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투기 목적이라면 아파트 사지 말것” 이 후보자는 열린우리당 정장선·강길부 의원이 토지 임대부 분양제도에 대한 견해를 묻자 “토지임대부 분양제든 환매조건 분양제든 취임 후 면밀히 검토해서 빠른 시일 내에 결론 내겠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지금 아파트를 사야하냐.’는 질문에는 “주거 목적이라면 사야하지만 투기 목적이라면 사지 말것을 권유하고 싶다. 조만간 물량이 쏟아지면 손해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고 대답했다. 아파트 택지비 원가 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확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공급은 어느 정도 늘겠지만 그 효과보다는 주택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의원들의 질타에 “실패를 논하는 것은 빠르다.”고 소신 답변했다. 그러자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부동산 문제로 인한 국민의 고통에 둔감한 것 아니냐.”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코드 인사 또 도마에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반 FTA 폭력 시위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 건교부 장관으로 영전했으니 전형적인 코드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문외한이 어떻게 난제를 풀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석준 의원은 “‘보은인사’로 보는 사람이 많다.”면서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양보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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