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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뮤지컬 빅3 되는건 시간문제”

    “올 한해 공연되는 뮤지컬만 100편이 넘습니다. 뮤지컬 시장이 짧은 기간에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 협회를 중심으로 현안들을 해결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뮤지컬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27일 출범한 사단법인 한국뮤지컬협회의 초대 이사장 윤호진씨는 한국 뮤지컬의 앞날을 장밋빛으로 낙관했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가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뮤지컬 시장의 빅3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 하지만 뮤지컬 시장이 안정적인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려면 풀어야 할 난제들이 적지 않다. 한국뮤지컬협회는 뮤지컬인의 권익보호와 더불어 뮤지컬산업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제작자, 배우, 스태프 등이 뜻을 모은 단체이다. 프로듀서, 배우, 크리에이티브, 무대예술 등 4개 분과로 구성되고, 조만간 대구 등 전국 각지에 지회를 둘 예정이다. 윤 이사장은 ‘뮤지컬업계의 현황 파악’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대학로도 정극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제 뮤지컬이 대세”라며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위해 외국 뮤지컬의 시스템을 적극 소개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계발하겠다”고 밝혔다.뮤지컬 전용극장과 창작뮤지컬 지원 기금 등 뮤지컬계의 숙원을 해결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기획사들의 난립으로 인한 수입 뮤지컬의 로열티 과당경쟁을 막는 일에도 나선다. 창작뮤지컬과 수입뮤지컬의 대관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그는 “스크린쿼터처럼 스테이지쿼터제를 법적으로 도입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극장들에 창작뮤지컬을 배려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용산구 원어민 영어교실 인기

    용산구 원어민 영어교실 인기

    “영어 마을 없어도 최고의 영어 교육, 용산구가 책임집니다.” 다음달 개강하는 용산구 원어민 영어교실에 참가 희망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초·중학생 540명을 대상으로 무료 원어민 영어 교실을 운영해 왔던 용산구는 올해 수강생을 160명 더 늘리기로 했다. 용산구는 지난 13일 현대아이파크몰이 전용강의실을 제공하기로 해 원어민 영어교실의 수혜자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관내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급당 15명 미만으로 운영한다. 미국 공립초등학교 교재를 사용해 가르치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어마을은 물론 양질의 영어 교육 기관도 많지 않은 용산구가 이처럼 무료로 원어민 영어 교실은 운영하게 된 것은 현재 구가 떠안고 있는 난제를 오히려 기회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용산구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도시 개발 계획을 세우는 데 큰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러나 용산구는 2004년부터 봉사활동을 희망하는 미8군 군무원과 가족들을 원어민 강사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자원봉사를 자처한 주한 미군과 군가족 부인 등 60명이 원어민 강사로 활약한다. 구청 관계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초·중학생 때 원어민 강사와 직접 이야기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의 원어민 영어 교실은 주중반과 주말반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주말반은 한강로 제2동 주민자치센터와 현대 아이파크몰 9층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4개 반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용산구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 100명을 선발한다. 주중반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씨줄날줄] 뮌헨/이목희 논설위원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역시 영악했다. 동족인 유태인은 물론 아랍인에게도 크게 욕먹지 않을 정도로 영화 ‘뮌헨’을 만들었다. 일방적으로 유태인 편을 들지 않은 점에서 그는 용감했다. 팔레스타인쪽을 이해하는 듯 비쳤으나 동등하게 대접하지 못한 점에서 그는 비겁했다. 동서 이념대결이 끝나면 기독교와 이슬람교간 문명충돌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새뮤얼 헌팅턴의 예고는 현재진행형이 되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9·11테러에 이은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 이란핵 문제도 일촉즉발의 위기다. 최근엔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세계 곳곳에서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스필버그는 영화 ‘뮌헨’에서 교과서적 해답을 제시한다.“다투는 양쪽 모두 고민하고 있다.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 적절한 선에서 복수를 자제하자.” 틀린 얘기는 없다. 초강국 미국의 스타이자, 유태인으로서 이 정도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대단하다. 그럼에도 스필버그를 ‘평화의 전달자’로 부르기엔 왠지 찜찜하다. 스필버그의 영화는 뮌헨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테러단이 벌인 행위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도발은 아랍쪽이 했다는 인상을 준다. 또 나라의 명령으로 복수에 나선 이스라엘쪽 주인공이 겪는 인간적 고민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아랍 출신으로 스필버그에 필적할 영화감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뮌헨 테러가 있기 이전 이스라엘의 공격행위가 강조되고, 테러 실행을 둘러싼 팔레스타인 진영의 고뇌가 부각된 ‘뮌헨’을 제작했을 것이다. 복수영화 시리즈를 낸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인간의 가장 강렬한 욕망”이라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인간본성을 성적 추동과 공격적 추동으로 풀이했다. 복수 자체가 가진 마력에 종교, 애국심이 덧붙여지니 말리기 힘들다. 가족·종족이 처참하게 당한 현장은 복수심에 기름을 붓는다.“용서가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먹힐 리 없다. 문명충돌을 막으려면 스필버그식 양비론으로는 약하다. 강자가 먼저 양보해야 복수의 악순환이 끊어진다. 지금은 미국과 서유럽, 이스라엘이 강자다.“이슬람과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미국과 서유럽이 이스라엘을 감싸는 만큼 아랍권을 이해해 줄 때 난제는 풀리기 시작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창의적 난제해결 능력”

    경영자들은 직원 등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토론을 통해 검증되는 ‘지식과 능력의 깊이’ 등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기업 임원급 대상 정보사이트 ‘세리’를 통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문 참가자 752명 중 39%는 ‘어려운 일을 시켜 얼마나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관찰한다.’는 제갈량의 감정법에 공감했다. 이어 20.9%는 ‘해당분야 쟁점에 대한 토론을 통해 지식과 능력의 깊이를 관찰한다.’는 방법에 ‘그렇다’고 답했고,20.2%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을 제시, 가치판단 기준과 이유를 듣고 관찰한다.’는 방식을 지지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문화마당] 한류와 아류/이왕주 부산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지난 1,2일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가졌던 ‘비’의 공연을 두고 내외 언론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국내 언론들은 대체로 ‘한류가 드디어 아메라카에 상륙했다.’며 흥분했으나 미국 현지 언론들은 ‘아직 멀었다.’고 깔아뭉개는 분위기였다. 그쪽 분위기를 정리하자면 모방하는 재주는 있었으나 독창성이 없었고, 가능성은 있었으나 카리스마는 없었다는 것이다.2월4일자 뉴욕 타임스 음악 담당 존 파를리스의 칼럼은 첫문장부터 도발적이고 선정적인 어휘들로 채워져 있다.‘23살의 아시아 슈퍼스타, 한국인 팝 가수 ‘비’가 미국을 정복하러 왔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쉽지 않은 이유가 어떤 새로운 것, 차별화된 것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흉내내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마이클잭슨의 패션, 베이비페이스의 발라드, 팀버레이크의 가벼운 펑크 팝, 조지 마이클의 중얼거리는 창법 등을 모방하고 적당히 얼버무려서 장난치는 식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를 분노하게 했던 것은 ‘장난친다’는 영어 표현 ‘dabble’이었는데, 이 단어가 행간에서 풍겨주는 뉘앙스는 못 먹는 감 찔러보는 식의 경박한 취미로 이것저것 장난삼아 해본다는 것이다. 나는 이 단어 하나에 저 유서 깊은 저널,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가 ‘비’에 대해 품은 모든 정서가 집약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파를리스의 이 균형 잃은 비평은 한편으로는 아시아에 대한 그들의 우월감, 자부심 등 이른바 오리엔탈리즘의 역겨운 냄새를 풍겨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대중문화의 심장부, 뉴욕 맨해튼이 이 키 작은 아시아 가수에 의해 당장 접수될 위기 상황에라도 내몰려있는 것 같은 그들의 히스테리컬한 불안감도 환기시켜준다. 그러나 그 뒤틀린 의도와 상관없이 거기에는 또한 우리가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할 난제도 정확히 표현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세계 문화 시장에서 한류가 당당히 독립된 하나의 장르로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결된다. 그것은 결국 ‘닮으면서 다르게 하기’,‘특수성 안의 보편성, 보편성 안의 특수성을 어떻게 하나의 문화 상품 안에 담아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색다른 것이면서 감동을 주는 것을 보여달라. 미국 현지 언론이 ‘비’에게 요구했던 것이 정확히 이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시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도 또한 이땅을 기웃거리는 외국의 문화 상품에 대해 같은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 시대의 문화, 예술의 화두는 차이이다. 독창성이란 이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이고, 다양성이란 이 차이가 서로를 인정하여 나란히 서는 것이다. 왜 우리가 차이에 집착하고 조금이라도 튀려고 안달하는가. 이제 늙어버린 후기 자본주의의 권태 때문일 것 같기도 하고, 독재 권력의 획일주의에 대한 저항 같기도 하고, 독창성이 고갈되어버린 시대에 대한 짜증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것이 문화제국주의의 권력을 등에 업고 제3세계의 대중 문화를 억압하거나 배척하는 이데올로기, 즉 너희는 그래봤자 원조인 우리의 서투르고 엉성한 아류 아니냐는 식의 비판 논리로 둔갑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류가 할리우드의 파고를 넘으려 한다면, 어쨌든 우리는 그런 요구 앞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지켜내는 데에도 뭔가 새로운 것, 다른 것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마침내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이준익의 ‘왕의 남자’와 500만 관객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곽경택의 ‘태풍’이 다른 점은 무엇이었던가. 결국 차이에서의 차이가 아니었나. 할리우드와 닮게 하기에서는 ‘태풍’이 앞섰고, 기존 역사물 코드와 다르게 하기에서는 ‘왕의 남자’가 앞섰던 것 같다. 색다른 이야기, 차이나는 얼굴, 별난 관계, 곧 차이에 대한 끌림이 ‘태풍’에서 ‘왕의 남자’로 사람들의 발길을 돌려놓았던 게 아닐까. 오만과 편견으로 얼룩진 저 칼럼니스트의 글을 ‘한류는 아류가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충고로 받아들이면 이 상처 받은 자존심이 다른 방식으로 보상 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이왕주 부산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 “에펠탑 디자인이 웬말” 제2롯데월드 심의보류

    “에펠탑 디자인이 웬말” 제2롯데월드 심의보류

    서울 잠실에 건설될 에펠탑 모양의 112층짜리 제2롯데월드 건물(<B>조감도</B>) 디자인이 다른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에 대한 ‘지구단위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안’(설계변경안)이 8일 열린 건축공동심의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위원들로부터 심의보류 결정을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제2롯데월드 설계변경안은 위원들로부터 한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건물 디자인이 파리 에펠탑을 모방한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류 결정도 이에 기인한다. 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의 설계변경안은 조만간 위원 중 관련 분야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다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라면서 “소위원회에서는 그동안 문제가 됐던 디자인 등 설계와 관련된 각종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소위원회에서는 특히 사업을 추진중인 롯데물산측에 독창적이고 새로운 건물 디자인 제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디자인 변경 과정에서 층수 문제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측은 지난해 12월 가장 큰 난제로 꼽혔던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한 이후 설계변경안의 통과를 낙관했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행하는 마지막 실질적 행정절차에서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설계변경안이 시 건축공동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최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송파구청장이 최종 건축허가를 내 줄 수 있기 때문. 이 경우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연내 착공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소위원회 개최일정은 정해지지 않아 2주 뒤인 22일 열리는 제4차 건축공동위원회의 재상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제2롯데월드는 연면적 17만평, 높이 555m,112층에 이르는 초대형 건물이다. 롯데는 이번 심의보류로 설계를 첨성대 등 전통적 모양으로 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韓·美 FTA협상 막올랐다

    韓·美 FTA협상 막올랐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마침내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양국간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농민단체 등의 반발로 국내 공청회가 무산되면서 협상 과정에서의 난항을 예고했다. 3일 새벽(한국시간) 김현종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워싱턴 미 의회의사당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양국간 FTA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2일 오후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FTA 협정 개시를 결정했다. 협상 개시 전 행정부와 의회가 3개월 동안 협의하도록 돼 있는 미 국내법 절차에 따라 양국간 본협상은 5월 3일 시작되며, 이때까지 양국 정부는 예비 협의를 진행한다. 양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을 지낸 외교통상부의 김종훈 대사와 USTR의 웬디 커틀러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협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1년도 채 안되는 한·미 FTA협상 기간 동안 농민 등 국내 이익집단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관련 공청회를 농민단체 등이 저지, 공청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농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오전 9시30분 공청회 시간에 맞춰 회의장에 입장한 뒤 “한·미 FTA 졸속 추진 중단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며 FTA 협상 추진을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공청회는 3차례나 정회를 거듭했고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측은 오전 11시40분 결국 ‘회의 중단’을 선언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대치 40일만에 협상 길 열리나

    대치 40일만에 협상 길 열리나

    ‘협상은 시작, 등원은 암초?’ 개정 사학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40여일째 얼어붙은 정국 예측도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 체제가 구축되면서 국회 정상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합의 뒤 등원 원칙’ 등 변수가 많아 2월 임시국회가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한,“5대 현안 일괄타결” 김 원내대표는 25일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4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사학법과 관련, “성서도 아니고, 일점 일획도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한나라당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성실하게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재건 의장이 전날 “일점 일획도 못 고친다.”고 밝힌 입장에 견줘 훨씬 유연해졌다. 한나라당 이 원내대표도 이날 “대여 협상에서 ▲사학법 재개정 합의 ▲윤상림 게이트와 황우석 파문 국정조사,X파일 특검 ▲서민생활보호대책특위 ▲기초의원 선거구제 재검토 ▲김원기 국회의장 사퇴 등 5대 현안을 일괄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협상 창구로 원내수석부대표와 수석정책조정위원장급으로 구성된 4자실무회담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실무회담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원대대표가 직접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히면서 내용과 형식 등 ‘협상 매뉴얼’을 제시했다. 나아가 이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만나 30일 북한산에서 ‘산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협상이 시작된 셈이다. ●사학법이 협상의 단초이자 암초 이같은 ‘해빙 무드’에도 불구하고 ‘암초’가 많다. 사학법이 핵심 관건이다. 한나라당은 재개정안 초안을 만들어 협상의 단초를 마련했지만 열린우리당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항이 많다. 초안에는 초·중·고에는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지 않고, 대학만 ‘추천이사’를 도입하되 구체적 선임방법은 정관에 반영하도록 해 사실상 사학법인 자율에 맡겼다. 면직 사유에 지난 달 9일 통과된 개정안에서 제외한 노동운동을 다시 포함한 것도 난제다. 다음달 2일 예정된 한나라당과 사학법인의 토론회와 박근혜 대표의 ‘재개정 원칙’ 고수도 넘어야 할 산이다. 박 대표가 2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여기에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을 겨냥,“국가 일을 하는데 가출한 딸아이 달래듯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며 돌아오라고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양당의 간극을 좁히는 데 난항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 합의 뒤 등원’이라는 마지노선을 긋고 있고, 열린우리당도 좀처럼 양보할 기색은 아니다. 유 의장이 ‘재개정 용의’를 두번이나 밝혔다가 거센 당내 반발로 ‘일점일획 수정 불가’로 돌아선 것만 해도 그렇다. 김 원내대표가 이런 당내 기류를 바꾸지 못한다면 이날 발언은 한나라당을 원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용’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양극화 해소 실천이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TV 신년연설을 통해 경제·사회 양극화 해소를 올해 화두로 제시했다. 정치·외교안보 등 다른 현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뒤로 미룰 정도로 양극화 해결에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관건은 실천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초 비슷한 약속을 했지만 지금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1년 내내 의지를 갖고 양극화 해법을 챙길 때 내각과 사회 각 부분이 따라오게 된다. 노 대통령은 ‘책임있는 자세로 미래를 대비합시다’라는 제목의 신년연설에서 각계가 새로운 사고, 현실의 직시, 대안있는 비판, 대화와 타협, 상생의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첫번째 주체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이다.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정쟁에 정신을 쏟는다면 양극화는 더욱 깊어질 뿐이다. 경제회생, 특히 양극화 해소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대에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결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차기정부에 떠넘기기보다는 현 정부에서 재원확보 등 실질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의 핵심 해법으로 일자리 창출을 들었다. 정부는 지난해초 일자리 40만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취업자 숫자는 29만 9000여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것도 단시간 취업자가 많아 일자리 창출 약속이 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노 대통령은 올해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 육성을 밝혔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기대한 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못한다. 결국 성장잠재력 확충과 분배정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난제를 풀어야 하는 셈이다. 성장·분배를 함께 이루려면 사회통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및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노 대통령이 촉구한 대로 경제계와 노동계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사학법 개정으로 대치중인 여야 정치권도 하루빨리 타협점을 찾아 부동산값 안정,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민생 현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 러·중, 이란핵 안보리 회부 ‘제동’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기려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안보리 회부 찬성으로 입장이 기울었다던 러시아와 중국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반대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푸틴 “자극적인 움직임 삼가야” 이상기류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감지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이란이 핵 활동 동결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안보리 이관은)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자극적이고 잘못된 움직임은 삼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EU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모든 관련국들이 절제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가세했다. 이날 런던에서 러시아·중국과 긴급협의를 가진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 등 EU 3국은 IAEA에 다음달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란핵의 안보리 이관 문제를 논의해 줄 것을 요청키로 합의했다.EU측 외교관계자는 그러나 안보리 이관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 문제는 당장 합의되기 힘든 사안”이라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게르노트 에를러 독일 외무차관도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 IAEA 결의안의 내용과 목표에 관해서도 참석자간 의견이 엇갈렸다.”고 밝혔다.●IAEA 이사회서도 합의 어려워 이날 6개국이 합의한 대로 IAEA의 임시이사회가 열려도 안보리 이관을 둘러싼 이사회 내부의 진통은 불가피하다.IAEA의 35개 이사국에는 러시아·중국뿐 아니라 이란에 우호적인 시리아, 리비아, 베네수엘라, 쿠바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관례대로라면 이사국 중 일부가 적극적으로 반대할 경우 결의안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더 큰 난제는 이란의 핵활동 재개 선언이 IAEA의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EU와의 약속을 어긴 것 뿐이라는 데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다른 나라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사국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자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러시아로 옮기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골람레자 안사리 모스크바 주재 이란 대사는 러시아 TV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제안을 건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끝나지 않은 2000년의 전쟁/마크 가브리엘 지음

    이른바 세계종교라 불리는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한 뿌리에서 나온 종교다. 이슬람은 강고한 유일신 신앙과 종말론 사상 때문에 기독교의 한 파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형제종교’는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 왔다. 그것은 두 종교의 신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은 동정녀 탄생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나아가 이슬람은 예수가 무함마드 이전 시대에 마지막으로 부름받은 위대한 예언자이자 치유자임도 인정한다. 하지만 예수를 신의 아들이나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 메시아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원죄의 개념을 모르는 만큼 대속(代贖)의 필요성도 인정하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두 종교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독교 대 이슬람,2000년간의 전쟁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기독교와 이슬람의 진정한 화해는 불가능한 것인가. 독실한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슬람 학자 마크 가브리엘이 쓴 ‘끝나지 않은 2000년의 전쟁’(김명신 옮김, 퉁크 펴냄)은 이같은 난제에 성의있는 답변을 시도한다. 서구의 시각에서 볼 때 이슬람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종교도 없다. 서양에서의 이슬람상(像)은 적잖이 왜곡돼 왔다. 이슬람은 흔히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공격적이란 얘기를 듣는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적 근거가 희박하다.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해 이스탄불로 개칭한 오스만제국은 이스탄불을 종교적인 국제도시로 만들려고 했다. 패전국의 기독교문화까지도 수용하는 정책을 폈다. 학자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예로 이스탄불에 남아 있는 그리스 정교회 본부를 들기도 한다. 이슬람과 기독교, 이들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기에 더욱 더 싸우는 것일까. 두 종교의 화해를 위해 노력해온 한 신부는 아직도 ‘반(反)코란적인 광견병’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들은 성경과 코란이 너무도 흡사함에 놀랄지도 모른다. 아담과 이브가 따먹은 금단의 열매, 노아와 홍수, 롯과 악의 도시, 이집트의 모세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 코란에 나오는 성경 이야기는 한둘이 아니다. 모름지기 종교란 본질이 다를 수 없다. 악을 가르치는 종교는 없고, 악을 뿌리뽑기 위해 악을 행하라고 명하는 종교 또한 없다. 종교는 죄가 없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혹자는 오늘날 이슬람과 서방세계의 갈등을 문명충돌론이나 선과 악이 대결하는 성전으로 몰고가기도 한다. 테러와 전쟁의 원인은 석유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것들은 물론 일면적인 고찰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명쾌한 답변을 유보한다. 다만 종교적인 관점에서 이슬람과 기독교는 결코 다른 명제를 추구하지 않음을 강조할 뿐이다. 아랍에는 “커가면서 제 아비를 닮는 것은 죄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란 어차피 환경의 산물이다. 이슬람도 기독교도 숙명적으로 자신의 옹색한 울타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어쩌면 성경에도 나오듯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다.”는 사실만이 진실인지 모른다. 이 책의 결론 또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NBA] 아이버슨-코비 득점왕 시소경쟁

    [NBA] 아이버슨-코비 득점왕 시소경쟁

    “코비도 득점왕 할 때가 됐지.”“천만에 아이버슨이 뒤집을 걸.” 미프로농구(NBA) 관련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은 요즘 코비 브라이언트(28·LA 레이커스)와 앨런 아이버슨(31·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팬들이 펼치는 입씨름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두 슈퍼스타가 펼치는 득점왕 경쟁이 소수점 이하의 시소게임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 출발은 아이버슨이 좋았다. 크리스 웨버와 짐을 나눠 지면서 부담을 덜은 아이버슨은 꾸준히 34점대를 찍으며 경쟁자 브라이언트와 르브런 제임스(클리블랜드)보다 평균 3점가량 줄곧 앞섰다. 그때만 해도 아이버슨이 마이클 조던(10회)과 윌트 챔벌레인(7회)에 이어 역대 3번째로 5차례 이상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전설’의 반열에 오르는 데 큰 장애물은 없을 듯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가 뒤늦게 발동이 걸리면서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브라이언트는 챔벌레인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4경기 연속 45점 이상을 쓸어담는 등 최근 못 말리는 득점력을 뽐냈다. 특히 지난 7일 필라델피아전에선 아이버슨의 눈 앞에서 48점을 쓸어담아 득점 1위를 빼앗았다. 브라이언트로선 지난시즌 3.1점 차로 아이버슨에게 득점왕 자리를 내준 것을 설욕할 기회를 잡은 셈. 아이버슨과 브라이언트는 수많은 별들을 쏟아낸 96년 NBA 드래프트 동기생이다. 당시 조지타운대 출신의 아이버슨이 전체 1순위로 뽑혔지만, 역대 최연소로 NBA에 입성한 브라이언트(18순위)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두 선수는 10시즌 동안 줄곧 필라델피아와 레이커스에서 활약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고, 동시에 최강 클러치슈터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12일엔 두 별이 나란히 40점대를 터뜨렸다. 아이버슨은 유타전에서 46점, 브라이언트는 포틀랜드를 상대로 41점을 올리는 ‘난형난제’의 실력을 과시한 것. 이로써 브라이언트와 아이버슨의 평균득점은 각각 34.3점과 33.7점이 돼 하루 만에 0.8점차에서 0.6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소속팀 레이커스는 103-113으로 졌고, 필라델피아도 102-110으로 무릎을 꿇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

    10년 남짓 예루살렘 시장을 지냈지만 그가 이스라엘의 총리 후보로 거론될 것을 내다본 이는 드물었다.‘만년 2인자’,‘샤론의 오른팔’ 평가를 면키 어려웠고 일부는 “정치인보다 중고차 딜러가 더 어울린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총리의 유고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스라엘 내각의 부총리이자 재정장관인 에후드 올메르트(61)가 총리 대행을 맡은 뒤 급격히 정치적 기반을 확대, 유력한 차기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침착한 정치가의 풍모를 보여줌으로써 그를 약삭빠른 기회주의자쯤으로 여겨온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샤론의 공백을 감안, 정치 공방을 자제하자는 합의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카디마당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샤론의 개인적 인기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 양측의 거센 협공 앞에서 카디마당의 이질적 분파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올메르트에게 남겨진 난제다. 고무적인 사실은 트지피 리브니 법무장관이 올메르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리브니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최근 몇달 동안 당내 2인자 자리를 두고 올메르트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올메르트는 1973년 28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샤론과 함께 강경 시온주의에서 외교적 실용노선으로 돌아선 우익인사 가운데 하나다.1990년대 후반 샤론과 함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1998년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당시 올메르트 예루살렘 시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하지만 2003년 정계 복귀 후 자신의 신념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샤론보다 적극적이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씨줄날줄] 사자성어 홍수/육철수 논설위원

    백과사전에 실린 한자는 8만 5000개라고 한다. 여기서 명사·동사 가리지 않고 달랑 네 글자만 뽑아서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만들면 경우의 수는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말라. 한 글자가 1개에서 4개까지 겹치기로 출연할 수 있다면, 자그마치 8만 5000의 4제곱이다. 실로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사자성어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어떤 뜻이든 담아낼 수 있다. 그렇다고 사자성어가 모두 말이 되거나, 의미있고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 누가 어떤 글자를 무슨 뜻으로 골라 만들었으며, 표현의 적합성에 따라 그 맛과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또 사자성어의 묘미는 현상이나 소망을 네 글자에 얼마나 압축적이고 어울리게 담았느냐에 달려 있다. 촌철살인의 지혜가 번뜩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럴듯한 사자성어도 빛을 잃게 마련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사자성어가 유난히 난무한다. 그 가운데 정계·경제계·학계에서 쏟아내는 사자성어는 하도 많아 주워섬기기조차 힘들다. 현상을 한마디로 꿰뚫을 수 없다는 것은 아마도 힘겹고 어지러운 세태 탓이 크다 하겠다. 지난 연말, 교수들은 2005년의 사자성어로 주역에서 골라낸 상화하택(上火下澤)을 선정했다. 그 반대의 뜻인 상택하화나, 택중유화(澤中有火:화합하는 가운데 변화와 혁신)는 새끼치기일 뿐이다. 교수들은 또 올해의 소망으로 약팽소선(若烹小鮮: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을 꼽았다. 노자의 치대국(治大國) 약팽소선에서 따온 것인데, 건드리지 말고 가만히 놔두는 게 최상의 정치라는 뜻이다. 사자성어가 여기서 그쳤으면 참 좋았을걸 그랬다. 실천은 안 하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정치권이 아니나 다를까 입이 근질근질했던지 너도나도 사자성어랍시고 들이댄다. 여당 의장은 눌언민행(訥言敏行:말은 느려도 행동은 민첩하게)을, 대통령 비서실장은 천지교태(天地交泰:하늘과 땅의 화합)를 내놨다. 경제계도 숙아유쟁(熟芽遺爭:싹은 틔웠으되 쟁점은 남았다)과 운니지차(雲泥之差:구름과 진흙처럼 차이가 큼)를 들먹였으니 정치권과는 난형난제다. 유식함을 국가(기업)경영에 쏟아야지 말 만드는데 신경써서야 원…. 나라가 시끄럽고 경제가 어려워 유구무언이어야 할 사람들이 이렇듯 앞장서서 중구난방이니, 할 말 많은 국민은 올해도 은인자중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학법 투쟁 갈데까지 간다”

    한나라당이 ‘개정 사학법 무효화’ 장외투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황우석 파동’ 등의 악재가 불거지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당 ‘사학법 무효화 및 우리아이지키기 투쟁본부’는 18일 대책회의를 열고 19일 부산,22일 수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확정하고 대구·인천·대전 등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규택 투쟁본부장은 “국내에 친북·좌경 핵심세력이 1만 2000명, 동조세력이 32만명이고 일부는 청와대와 국회, 언론사, 학교 및 학원에서 맹활약한다고 한다.”며 “사학에 전교조 출신, 친북 세력을 개방형 이사로 침투시켜 사학을 분쟁의 장으로 만들고 초·중·고에 좌파 이념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 사학법 처리 의도”라고 색깔론 공세를 강화하면서 ‘전의’를 다졌다. 박근혜 대표도 17,18일 국회의장실을 점거농성하는 의원들을 두 차례 격려 방문한 뒤 부산집회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같은 강경 드라이브는 지난 16일 서울시청 앞 광장의 대규모 집회에서 어느 정도 여론 환기에 성공했고 종교계가 ‘우군’이라는 판단에 바탕한다. 한 의원은 “종교계가 18일부터 미사, 강론, 법회 등의 형식으로 개정 사학법의 문제점을 알리며 홍보에 나선 것도 큰 힘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속내는 단순하지 않다.‘황우석 파동’과 호남 폭설 피해, 예산안 처리 시한 등이 주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홍보본부측은 ‘황우석 파동’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면서 ‘사학법 투쟁’이 관심을 끌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아울러 폭설피해에 시달리는 호남 지원문제와 예산안 처리 등도 짐이다. 전국 순회집회에서 호남 지역을 제외한 것도 이런 고민의 방증이다. 그러나 정병국 홍보본부장은 “일단 갈 데까지 간다.”며 “이 문제는 국가 정체성이 걸린 문제이기에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기에 ‘딜’ 형식으로는 풀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기조 속에 오는 23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행사 여부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의 ‘투쟁 파고’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홍준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이 지난 96년 12월의 ‘노동법 날치기 파동’을 반면교사삼아 개정 사학법에 대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문제를 다시 헌법재판소로 가게 내버려 둔다면 재임 중 난제 대부분을 헌재에 떠넘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에 임시국회 정상화를 위해 등원을 촉구키로 하는 등 압박 강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수학의 도전/진경호 논설위원

    현상금은 대개 범인 잡는 데 걸린다. 그런데 종종 아주 많은 현상금이 걸리는 대상이 또 있다. 바로 수학문제다. 풀기 어려운 문제에 현상금을 내걸고 수학자들의 자존심과 영예를 겨뤄 왔다. 풀면 현상금을 타지만, 실패하면 목숨을 내놓기도 한다. 수학사의 난제 중 난제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이다.‘x3/4+y3/4=z3/4;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y,z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문제다. 만만해 보이는 이 문제는 1637년 프랑스의 아마추어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가 제기했다. 취미로 읽던 수학책의 귀퉁이에 자신이 이 정리를 증명했으나 여백이 좁아 옮기지 않겠다고 적어 놓은 것이 수학 역사상 최대 난제가 된 것이다. 이후 당대의 내로라하는 수학자들이 앞다퉈 달려들었으나 끝내 참담한 좌절을 맛보았고, 결국 1908년 독일 사업가 파울 볼프스켈에 의해 현상금까지 내걸렸다.2007년까지 100년 안에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 10만마르크를 주기로 한 것이다. 이 문제는 현상금 시효를 13년 남긴 1994년 마침내 40대의 영국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에 의해 풀렸다. 인류 최고의 천재 수학자로 통하는 가우스(1777∼1855년)조차 이솝우화의 신 포도 취급을 한 문제가 357년만에 베일을 벗은 것이다. 버금가는 난제들도 적지 않다.‘힐버트의 기본문제’와 ‘골드바흐의 추측문제’, 그리고 미국의 클레이 수학재단(CMI)이 지난 2000년 각각 1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7대 밀레니엄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7대 문제’의 1번인 ‘P대 NP’를 우리나라의 한 수학자가 풀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학계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P대 NP’를 푸는 데 적용한 S이론이 미국의 수학잡지에 최근 게재돼 채택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과 이미 실패한 해법이라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혜성 충돌실험은 ‘날아가는 총알을 다른 총으로 쏘아 맞힌 것’에 비유된다. 그만큼 고도의 수학적 계산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우주항공입국의 꿈을 위해 이 땅에서도 세계적 수학자가 배출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빌어 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시론] 남북관계 발전의 주춧돌을 보며/김하중 통일부장관 법률자문관

    [시론] 남북관계 발전의 주춧돌을 보며/김하중 통일부장관 법률자문관

    올정기국회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이는 남북관계 발전사에 한 획을 긋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1990년 제정되어 남북간 교류협력에 관한 절차를 규율하여 왔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달리 이 법률은 남북관계의 실체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발전의 기본법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 법률은 헌법에 산재하고 있는 평화통일 관련 조항들에 근거하여 제정된 법률이라는 점에서 헌법제정권자인 국민들의 평화통일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법률인 셈이다. 나아가 1992년에 체결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의 중요부분과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합의서를 이행하는 법률이기도 하다. 사실 남북기본합의서는 그 내용 면에서 남북한 기본관계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담고 있지만 법률적 효력을 갖지 못한 정치적 합의에 불과하여 남북관계를 규율함에 있어서는 실효성을 갖지 못하였다. 그동안 합의서에 법률적 효력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 없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헌법적 난제들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결실을 맺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 이 합의서의 기본정신을 구현하는 법률이 여야 합의로 제정되어 남북관계 발전의 법적 토대로 작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함께 기뻐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법률의 제정으로 그동안 통치권자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때로는 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남북관계에 관한 기본계획과 남북합의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되었다. 국회의 통제가 남북관계 업무의 효율성과 적시성을 침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염려도 없지 않지만, 오히려 투명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관계부처도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법률의 내용 중 무엇보다도 남북관계를 ‘국가간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잠정적인 특수관계’라고 정의하였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의 속에서 북한은 결코 외국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점에서 이 법률은 헌법의 영토조항에도 합치된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이 법률은 남북간의 거래를 민족 내부거래라고 규정하여 남북교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없는 법률적 근거를 분명히 하였다. 물론 이 법률이 규정한 남북관계나 남북교역의 성격을 국제사회에서 통용받기 위해서는 또 다른 차원의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적어도 국제사회에서 남한과 북한간의 거래를 민족내부간 거래로 취급하여 달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국내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 법률은 북한에 남한의 공무원을 파견하여 상주근무를 하게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개성에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가 개설되어 남과 북의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행정처분에 불과한 인사발령만으로 공무원을 특수한 지역인 북한에 파견하여 특수한 복무에 종사하게 하는 행위는 국가안보 및 해당 공무원의 기본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없지 않았다. 이 법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북한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할 경우 이에 대한 법률적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도 뜻 깊은 일이다. 1972년 분단상태에 있던 동서독 사이에 체결되었던 기본조약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각종 법률들이 독일 통일의 법적 기초가 되었듯이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과 내용을 상당부분 계승하고 있는 이 법률이 민족 통일의 법적 토대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하중 통일부장관 법률자문관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림산업-이준용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림산업-이준용 회장家

    대림산업은 지난 1976년 상장 이후 주주들에게 기업 이익을 돌려주고 있다. 건설업체 가운데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배당을 한 기업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다.30여년 동안 배당을 거르지 않았다는 것은 부침이 심한 건설업계에서 대림이 오랜 전통을 지켜온 명실상부한 전문 건설업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업종으로 출발했던 현대건설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늘린 것과 사뭇 다르다. 특히 단순 제조업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대림산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떠올린다. 대림 스스로도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는 아니다. 단지 정통 건설 기업에서 벗어나지 않고 조용하게 기업을 일구겠다는 것이 대림산업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1세대, 정미소에서 건설 명가로 성장 고 이재준(수암) 대림산업 창업주는 경기도 시흥(현재 산본 신도시 일대)에서 부친 이규응 옹과 모친 양남옥 여사의 5남4녀 가운데 차남(넷째)으로 태어났다. 고 이재형 전 국회의장이 이 창업주의 바로 손위 형이며 이재연(74) 아시안스타 회장이 막내 동생이다. 부친은 장남에게는 공부를 시켰지만, 사업 기질이 보였던 차남에게는 장사를 배우라면서 보통학교만 졸업시킨 뒤 자기 밑에 두었다. 수암은 이 때부터 부친이 경영하던 서울 서대문 한일정미소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것이 오늘날의 대림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대림의 태동은 1939년 부평에서 목재와 건자재상으로 문을 연 부림(富林)상회에서 출발했다. 초기 부림상회를 이끈 주인공은 3명. 이재준 창업주와 그의 고종 사촌형인 이석구 전 대림산업 사장, 이석구의 매제 원장희로 알려졌다. 사촌지간은 각각 1만 5000원씩 출자했고, 원장희씨는 1만원을 출자했다는 것이다. 이석구는 풍림산업 이필웅 회장의 부친. 결국 대림과 풍림의 뿌리는 부림상회로 같다. 부림상회는 원목을 개발, 사세를 키웠고 광복 이후 군정청으로부터 원목을 값싸게 인수해 교실을 짓는데 들어가는 목재 등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후 사업이 번창해 1947년 건설업에 진출하면서 상호를 대림산업으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평경찰서 신축 공사 수주는 건설업체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계기였다. 주한미군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즈음부터 우리나라 건설업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당시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대림산업·현대건설·삼환기업 등이었다. 49년부터는 건설업이 목재업을 앞질러 주력업종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전쟁 중에는 피란민 수용소를 짓는 등 군 시설 공사를 맡았고, 한국경제 재건기를 거치면서 굵직한 공사를 따냈다.58년 시작된 청계천 복구공사와 청계고가도로 건설, 경부고속도로, 소양강댐건설 등 굵직한 사회간접자본시설 현장마다 대림의 깃발이 나부꼈다. 60년에는 풍림산업을 인수, 자회사 형태로 두었다. 서울 영동·잠실·반포지구 개발과 광진교, 영동대교, 양화교 등 한강 다리 공사에도 대림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지하철 시대를 여는데도 대림은 처음부터 참여했다. 동시에 해외공사 수주를 늘리는 등 사세를 키웠다. 54년에 설립한 서울증권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9년 구조조정차원에서 소로스에 매각했다. 지금은 지분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 있다. 대림통상은 아예 동생 재우씨에게 떼어줘 형제간 사업 분리를 마무리지었다. 대림요업 역시 98년 매각하면서 지분을 대림통상에 넘겼다. 창업주가 생전 계열 분리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씨앗을 남기지 않았다. ●난형난제(難兄難弟)…운경 이재형 대림산업을 말할 때 흔히 고 운경 이재형 전 국회의장을 끌어들인다. 수암 이재준 창업자와 비교하기도 한다. 정계와 재계에서 각각 독특한 개성으로 주목받으며 거목으로 우뚝 섰던 인물이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고집스러운 면모,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말을 아끼는 점에서 같았다. 운경은 자유당·공화당 시절 내내 골수 야당을 했다. 그래서 동생이 운영하는 대림은 자주 곤욕을 치렀다. 대림에서 정치자금을 대주지 않나 하는 의심과 함께 야당 정치인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대림은 수시로 세무사찰을 받아야 했다. 민정당 시절에도 운경과 수암, 그리고 이준용(67) 회장은 형과 동생, 백부와 조카라는 혈연 빼고는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았다. 운경이 정치한다고 자금을 요구하지 않았고, 대림 역시 운경에게 베풀거나 받지도 않았다. 서로 철저하게 독립된 길을 걸어온 것이다. ●2세대, 건설업에 유화부문 키워 양대축 형성 수암 이재준은 열아홉 되던 해 수원지역 대지주의 딸인 이경숙과 결혼했다. 이 여사는 그러나 장남 준용(현 대림산업 회장)을 낳은지 4년만에 세상을 떴다. 창업주는 박영복 여사와 재혼, 차남 부용(전 대림산업 부회장·61)을 얻었다. 단출하게 두 아들만 두어 경영권 이양 등에서 큰 불협화음이 없었다. 이 회장은 부친과 달리 정규 교육 혜택을 입고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았다. 경기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미국 덴버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귀국했다. 귀국 후에도 영남대와 숭실대에서 잠시 강의를 맡는 등 학자풍의 엘리트였다. 그러면서 한경진 여사와 결혼하고 66년부터 대림산업 사무실에 출근했다. 경영 참여와 관련, 이 회장은 “본격적으로 해외 건설시장을 개척할 시기였는데 해외감각과 국제업무에 정통한 사람이 필요했고, 명예 회장의 강력한 요청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내외 공사를 막론하고 창업주를 도왔다. 유창한 영어는 해외공사 수주는 물론 각종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국내에서는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다.78년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건설업계 최초로 업무 전산화 작업을 추진하는 등 경영정보시스템 구축에 앞장섰다. 업계는 이 회장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79년에는 사장에 오르면서 색깔을 내기 시작한다. 동생 부용씨는 상무로 승진했다. 건설과 양대 축을 이루는 유화부문의 틀도 이때 마련됐다. 창업주가 목재상을 건설업으로 키웠다면, 이 회장은 여기에 유화부문을 더해 건설과 석유화학의 양대 사업을 구축해 안정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대림산업은 66년 베트남 진출로 국내 최초 해외건설시장을 개척한 이래 중동건설붐의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지금까지 해외건설 맥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포항제철 3,4호기 건설공사 등도 대림의 손을 거친 건축물이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대림은 국내외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이미지가 실추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86년 개관 11일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에서 화재가 발생,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87년 8월까지 당초보다 더 완벽한 복구공사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88년에는 이란-이라크 전쟁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란 캉간가스정제공장 현장에서 이라크 공군기의 무차별 폭격으로 13명이 죽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대림이었다. 그런데도 대림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속죄양으로 몰리기도 했다. 대림 역사상 최대 위기였다. 대림은 그 뒤 국내 아파트 공사, 관공서 건물, 평화의 댐공사 등 굵직한 일감을 따내면서 덩치를 키웠으나, 사업 다각화 등으로 몸집을 불린 다른 업체와 달리 한 우물만 고집, 업계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렸다. ●3세대, 건설·유화 오가면서 경영 보폭 확대중 이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37) 대림산업 부사장은 건설과 유화부문을 오가면서 경영 수업을 쌓고 지난 7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 덴버대 경제학과를 나와 부친과 동문을 이룬다.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2000년 건설부문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4년부터 전무를 맡았다. 지난 5월에는 대림산업 지분의 21%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공동 대표이사에도 취임했다. 대림산업은 계열사 12개를 거느린 재계 27위 규모의 대림그룹 모기업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대림산업 0.47%, 삼호 1.85%, 비상장 종합물류 회사 대림H&L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 움직임이 없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라기보다 다양한 경험 축적 과정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혼맥 1세대는 평범,2·3세대는 화려 이재준 창업자는 조선 선조대왕 7번째 왕자인 인성군(仁城君)의 9대손이다. 가문이 번창했기 때문에 수암의 집안은 늘 북적댔다. 생가가 서울로 향하는 길목이라서 오고 가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500여섬지기 자작농 겸 지주였고 서울에서 큰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경영의 덕목을 키워나갔다. 창업주 세대는 대부분 평범한 가정과 연을 맺었다. 큰 누이는 평범한 가정으로 출가했고, 둘째 누이도 작은 사업가에 시집을 갔다. 형님 이재형 전 국회의장 역시 평범한 집안의 류갑경 여사를 아내로 맞았다. 수암도 예외는 아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배필을 맞았다. 아래 동생들도 일반적인 가문과 결혼을 올렸다. 하지만 막내 이재연 아시안스타 회장의 결혼에서는 국내 굴지의 재계와 혼인을 맺는다.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차녀 구자혜(68)여사와 결혼하면서 대림과 LG는 사돈의 연을 맺는다. 이를 계기로 이 회장은 줄곧 LG그룹 경영에만 참여하고 있다. 자녀들도 명문가문과 연을 맺었다.LG카드 부회장을 지냈으며 LG그룹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회장은 장인이 강세원 전 희성금속 사장과, 박동복 전 금호전기 회장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어 이들과는 한다리 건너 사돈지간이다. 이준용 회장의 형제로 이어진 2세부터는 본격적으로 정·관계, 재계 혼맥이 형성된다. 이 회장은 1965년 연애끝에 이화여대 출신의 한경진 여사와 혼인했다. 장인인 한순성씨는 천안 사업가 집안 출신이었다. 처음에 양가에서 두 사람의 연애결혼을 반대하는 바람에 결혼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차남 이부용 전 대림산업부회장도 경희대 출신의 이선희 여사와 결혼, 재계 인맥을 쌓는다.1970년 집안 어른의 중매로 만났으며 장인이 서울주철회장과 헌정회 이사를 지낸 이종수씨다. 이 회장의 백부인 이재형 전 국회의장은 은행간부 출신인 배상준씨 집안에서 큰 며느리를 맞았다. 이어 큰 딸은 원용덕 전 헌병사령관 아들에게 시집을 보냈다. 작은 사업가와 결혼했던 둘째 고모 고 이임출의 딸은 윤용구 일동제약 회장 아들과 혼인을 맺었다. 숙부 이재연 아시안스타회장은 오세중 세방회장과 추경석 전 건설교통부장관 집안에서 며느리를 얻었다. 3세에 들어서 재계 혼맥은 더욱 두터워진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은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34) 여사와 결혼했다. 장모가 구자경 회장의 큰 딸 구훤미 여사, 장인은 희성금속 회장을 지낸 고김화중씨다. 이들은 친지의 소개로 만나 연애결혼했다. 이로써 대림산업은 LG가와 두번째 혼맥을 만들었다. 차남 이해승씨의 부인 김경애 여사는 전 미국 미주리대 김현영 박사의 딸이다. 3남 이해창(34)씨의 부인 최영윤(30) 여사는 같은 건설업종인 삼환기업 최용권 회장의 큰딸이다. 초창기 우리나라 토목 건설산업을 일군 두 집안이 사돈을 맺게 된 것이다. 아는 사람이 소개해 연애결혼했다. 결혼 당시 양가 부모들은 청첩장에 결혼 일자만 표시하고 장소, 시간은 넣지 않았다. 친지들에게 두 사람의 결혼 사실만 알리고 식장 참석과 축의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막내딸 윤영(33)씨 남편은 외국계 금융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이다. 가족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요일마다 이 회장 집에서 모인다. 이 회장은 손자들이 보고 싶을 땐 아침 일찍 자식들 집을 찾곤 한다. ●전문 경영인, 업계 최장수 베테랑 대림산업㈜ 이용구(59) 사장은 6년 가까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71년 대림에 입사, 해외·주택 영업 담당 임원, 기획조정실장, 행정본부장, 사우디 사업본부장, 공사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정통 건설맨. 몇 안되는 해외건설 전문가로, 국제감각이 탁월한 국제신사로 알려져 있다.35년간 이 회장과 함께 하면서 임직원들의 맏형 역할을 하는 등 이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대림산업의 한 축인 유화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CEO는 한주희(53) 대표이사 부사장.80년 입사해 관리, 기술기획 및 영업 핵심 업무를 맡았다. 대림 코퍼레이션 기획 담당 임원, 대림 H&L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다. 중국 전문가로 바이어 협상에 있어 귀재로 평가받는다. 고려개발㈜ 오풍영(63) 사장은 95년 관리인 사장으로 임명돼 10년 넘게 장수하는 최고경영자.ROTC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대림산업에 근무하다가 87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로 옮겨 기획·재무부문을 담당했다. 관리인 취임과 동시에 경영혁신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당초 2007년까지 계획됐던 법정관리를 9년 앞당겼다. ㈜삼호 신일철(56) 사장은 현장중심 경영자.2001년부터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81년 입사하기 전 금융기관과 제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기획, 예산, 재경 등을 담당하다가 임원 승진 이후 인사, 자재, 안전 등 전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업계 최상위 수준의 안전경영을 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 H&L을 동시에 맡고있는 박준형(53) 사장은 76년 대림 석유화학에 입사한 여천 석유화학단지 건설의 역군. 유화 부문 공장장, 구조조정 담당 임원,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석유화학 주력 무역회사, 대림H&L은 유화 부문 물류 회사. 석유화학 산업 위기를 구조조정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했다. 대림콩크리트공업㈜ 서봉삼(61) 사장도 장수 CEO.200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70년 대림산업 입사 이후 주요 건설 현장을 누볐다. 상·하 구분없이 조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인 경영을 하는 CEO로 평가받는다. 지시와 통제보다 자율과 협력을 강조한다. 오라관광㈜ 김부경(57) 사장은 국내 최대 관광지인 제주에서 512실 규모의 특급호텔과 국제적 수준인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83년 오라관광에 입사, 국내·외 판촉, 객실 운영 등 회사의 주요 업무를 두루 거쳤다. 제주도 관광업계의 산증인. 제주관광협회 부회장, 제주지역골프협회장으로 활동중이다. 대림 I&S 김영복(46) 사장은 38세에 임원,40세 대표이사 등 대림그룹내 최연소 기록을 두루 갖고 있다. 늘 새로운 발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해 ‘아이디어 뱅크’로 소문났다.81년 대림산업에 입사,4년 6개월간 쿠웨이트 현장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한 것이 인연이 돼 대림그룹의 디지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대림자동차공업㈜ 박노균(57) 사장도 2000년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73년 대림산업에 입사, 사우디아라비아 현장과 대림엔지니어링 재무담당 이사 및 행정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장경영을 중시해 수시로 지방 사업장을 둘러본다. 외환위기 이후 이륜차 산업의 극심한 침체로 인한 경영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냈다. 웹텍 창업투자 이대영(50) 사장은 금융 전문가.79년부터 94년까지 은행, 레이니어은행, 한미은행,JP모건, 한국신용정보에서 근무하고 화동창업투자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95년 대림엔지니어링 국제금융 이사로 인연을 맺어 대림산업 구조조정 담당 상무로 있다가 99년부터 웹텍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chani@seoul.co.kr ■ ’닮은꼴’ 창업주 父子 대림산업 창업주 이재준 명예회장과 이준용 회장은 여러 면에서 닮은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곁눈질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파는 고집쟁이라는 점에서 같다.66년 된 회사지만 건설에서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다. 건설이 제자리를 잡을 즈음해서 확장한 분야라고 해봤자 유화 부문 정도다. 덩치를 키우는 것을 자제한 것도 닮았다.‘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라.’는 말이 있지만 대림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회사다. 하지만 옳다싶으면 금방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장점도 지녔다. 청탁을 하지도 않고 받을 줄도 몰랐다. 창업주는 인사 청탁에 있어서는 매우 완곡해 부모님이 살아 돌아와 청탁해도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빽’이나 동창생을 찾아다니면 아예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고 박정희 대통령 생전에 청와대에서 들어온 인사 청탁을 거절한 일화도 있다. 그는 대통령의 부탁을 감히 거절할 수는 없겠지만, 본인이 경영일선에서 물러서 있을 때면 몰라도 당시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명예회장과 현 회장 모두 쉽게 권력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사업가로서 자기 일에만 매달렸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이어져 형제간 독립된 사업을 일구거나 아예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친인척이 배제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움직인다. 그래서 친인척들로부터는 ‘남남만도 못한 회사’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이 회장은 “대림은 대주주라고 무조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본인의 의지와 그에 합당한 능력이 뒤따라야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친인척 경영에 있어서 창업주와 똑같은 모습이다. 이 회장의 동생 부용씨는 대림산업 부회장을 지냈지만 지금은 대림산업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 전 부회장은 대림통상 지분을 놓고 숙부와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chani@seoul.co.kr ■ 李회장 부부 ‘남다른 문화사랑’ 서울 종로구 통의동 경복궁 옆에 위치한 대림미술관. 화려하지 않지만 멋스러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유난히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대림산업 임직원들은 물론 점심 때는 주변 사무실 직장인과 공무원들이 단골 관람객이다. 대림 관련 업체들은 단체로 다녀간다.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문화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이 문화예술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준용 회장 부부가 문화예술에 갖는 관심의 크기와 비례한다. 이 회장은 94년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탄생할 때부터 부회장으로서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외 직함을 좀처럼 갖지 않으려는 이 회장이지만 10년넘게 이 단체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문화예술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한경진 여사의 역할도 크다. 한 여사는 대림미술관을 맡아 대림의 문화공헌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대림이 120억여원을 출연해 문을 연 사진매체 전문 미술관.93년부터 대전에서 운영해 온 한림미술관이 모태인데 2003년 서울로 옮겨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 미술관은 프랑스의 미술관 전문 건축가인 뱅상 코르뉘와 루브르 미술학교의 장 폴 미당 교수가 설계했다. 대지 253평에 지상4층, 연면적 366평 규모다. 대부분의 기업은 미술관 설립 때 한번 출연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대림은 운영에도 적극적이다.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현실에서 미술관이 자립운영을 해나가기에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대림은 전시가 바뀔 때마다 직원들에게 전시를 관람토록 장려하고 경영전략회의나 송년회 등 사내 각종 모임을 미술관에서 열기도 한다. 예술에 대한 친숙도는 직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키워주고 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림이 개발한 아파트 외벽 디자인은 미술저작권 등록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건축조형물들이 건축분야의 저작권에 등록되는데 비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술분야의 저작권을 얻기는 쉽지 않다. 이 외벽디자인이 적용된 역삼 e-편한세상의 경우 외관의 차별화로 주변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 가격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은 문화적 소양과 미적 안목이 결국 다른 업체와 다른 품질 경쟁력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열린세상] 세계화와 보호자본주의/김화진 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미국변호사

    올해 초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미국 3위의 석유회사인 유노칼을 인수하려 했다. 그러자 미국 2위의 석유회사인 셰브론이 끼어들었다.CNOOC는 셰브론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미국 의회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부시 대통령이 거래를 승인하지 못하게 결의함으로써 인수는 무산됐다. 미국의 엑손·플로리오법은 대통령이 외국기업의 미국기업 인수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그를 중지시킬 수 있게 하고 있는데 여기서 ‘국가안보’가 무엇인지는 정의되어 있지 않다. 입법보고서에 의하면 일부러 정의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나온다. 작년부터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이나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 통상정책이 미국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중국은 심각한 에너지 문제를 안고 있다. 늦게 중앙아시아로 눈을 돌려보니 러시아의 양해 아래 이미 미군이 들어와 있다. 러시아 최대의 난제는 체첸 문제다. 미국은 유독 체첸 문제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중국기업이 미국 9대 기업인 유노칼을 인수하는 것이 애당초에 가능했을까? CNOOC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의 강력한 지원을 받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올 7월에는 미국의 펩시가 에비앙 생수를 만드는 세계 1위의 요구르트 제조 회사이자 프랑스 13대 기업인 다농을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가 퍼졌다. 그러자 프랑스에서는 총리와 장관, 심지어는 시라크 대통령까지 나서서 외국 회사가 다농을 적대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라 했다. 기이하게도 세계 최대의 경제지들 중 하나가 그를 거들었다. 유럽연합은 프랑스의 그런 행동에 대해 경고를 보냈으나 프랑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펩시가 다농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른다. 프랑스는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2배의 의결권을 허용하면서 그것을 프랑스인 주주에게만 허용하던 나라다. 현재는 유럽연합 주주들도 같은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자국 석유회사들을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의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1차 걸프전 후 토탈과 엘프가 미국으로부터 일종의 배신을 당했고 사담 후세인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을 이라크 석유개발 계획에서 배제했다는 사실이 이라크전의 구도를 설명하는 데 활용된다. 중국과 인도도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연고를 총동원해 자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기업들이 대변하는 경제적 힘이 국가의 정치·외교력으로 연결되는 것이 21세기 국제무대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세계시장에서의 위치가 바로 우리 나라의 위상을 결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의 국적이 모호해지면서 기업들이 한 국가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두 가지 조류가 혼재되어 전개되고 있어 정책결정자들을 곤란케 한다. 최근,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개방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기 나라는 철통같이 감싸는 강대국들의 2중 잣대가 이른바 보호자본주의(Financial Protectionism)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적대적 M&A와 관련한 입법이 얼마나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가. 완전한 상호주의에 의할 때만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태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시장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우리 나라가 어떤 속도와 강도로 세계화와 시장개방을 추진할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다. 이는 세계화와 시장개방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와는 별개다. 얼마 전 서구의 유력 언론이 지분공시제도 개선에 대해 우리 기업의 경영진을 사기꾼이라 표현하고, 우리 정부를 정신분열적이라고 험구해서 정부 당국이 강력 대응했던 사례가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의 편입 속도를 조절할 힘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자산운용업 중심의 자본시장 정비가 정부의 외교력을 담보해주고 이른바 ‘평화로운’ 개방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김화진 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미국변호사
  • 北의식 엉거주춤한 정부

    북한인권국제대회가 개막된 8일 정부의 자세는 ‘엉거주춤’했다. 북·미간 금융제재 문제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북한은 범죄정권’ 발언으로 북측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의 ‘정부 때리기’ 공세도 이어져 양쪽 뺨을 다 내놓고 있는 신세다. 정부는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워크숍, 실무회의 등에서 북한인권대회를 6자회담 진전의 주요 난제로 꼽을 정도로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이다.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제이 레프코위츠 미 북한 인권특사의 면담 요청도 정부로선 ‘뜨거운 감자’. 주무부서인 통일부는 정동영 장관에 대한 레프코위츠 특사의 면담요청을 거절하는 대신, 고경빈 사회문화협력국장이 특사를 만났다. 겉으로 밝힌 이유는 국장급인 특사의 격(格)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외교부의 경우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ASEAN+3)회의 출장을 떠났고, 유명환 제1차관이 특사를 9일 오전 만난다. 조찬이 아닌 ‘티타임’으로, 장소도 정부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만나기로 해 공식적 모양새를 피하려는 기색이다.8일 레프코위츠 특사는 천영우 외교정책실장과 만나 “북한 인권 문제는 한국정부에도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고 천 실장은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에 공감하지만 목표를 이루는 방법에서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정책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공개적인 요구보다 우선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인권문제 제기를 체제전복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공개적인 대북 인권개선 요구는 남북관계에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8일 인권대회 만찬에는 외교부 최성주 군축심의관이 참석했으며 통일부 당국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9일 회의에는 김문환 외교부 인권사회과장이 ‘참관’한다.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 강금실 여성인권대사, 박경서 인권담당대사 등은 참석하지 않는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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