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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친노와 비노의 컷오프 셈법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묻고 자답(自答)했다.“두 분 다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원균 장군과는 달리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라는 세세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는 것입니다.” 요즘 청와대에서는 ‘기록’과 ‘원칙’이 화두로 떠오른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잘잘못을 있는 그대로 기록으로 남기라고 지시하고 있다. 다음 정권이 참여정부의 기록만 봐도 인수·인계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공과(功過)를 후대가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는 바람도 깔린 듯하다. 청와대 참모들은 아프간 피랍자 협상과 용산미군기지 이전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북핵 협상을 참여정부의 4대 협상으로 꼽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권력으로 난제를 해결했다면, 노 대통령은 원칙과 실용으로 4대 협상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아프간 협상에서는 외교부가 대테러 집단과 접촉이나 현지 풀기자단 운영 문제 등에서 국제 관행과 국격(國格)을 앞세우는 바람에 청와대와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고 한다.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과 이치범 환경부 장관 등의 부적절한 처신을 참여정부가 어떤 원칙으로 풀어나가고 어떻게 기록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주 정가의 시선은 3∼5일 진행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컷오프)에 쏠려 있다. 예비후보 9명 가운데 4명이 탈락하는 경선의 초점은 추미애 후보의 당락에 달려 있다. 추 후보가 떨어지면 본경선에서 이해찬·유시민·한명숙 등 친노(親盧) 후보의 단일화에 정치적 파괴력이 실리게 된다. 비노(非盧)인 손학규·정동영 후보를 친노 3인방이 협공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참여정부에 몸 담았다가 등을 돌린 정 후보나 ‘짝퉁 한나라당’ 공세를 받고 있는 손 후보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참여정부와 줄곧 거리를 둔 추 후보가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이해찬·유시민으로 예상되는 친노 후보 2명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친노 3인방의 단일화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고, 어쩔 수 없이 떠밀리는 형식의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후보의 2순위표는 이같은 계산을 깔고 숨가쁘게 움직일 것이다. 지난 주 지리산 연찬회를 반쪽짜리 행사로 치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번 주에도 계속 딜레마로 고민할 것이다. 수도권·호남의 지지층 이탈을 감수하고라도 보수 성향의 전통 지지층을 적극 껴안을 것인지, 박근혜 전 대표와 영남의 역풍을 무릅쓰고 개혁과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인지가 관건이다. 경선 직후 상승세를 보이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5∼10%포인트 정도 내려앉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복’ 효과로 이 후보쪽에 쏠리던 박 전 대표 지지층이 다시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 봉합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백의종군’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결과를 빚을 것인지를 박근혜와 영남으로 상징되는 전통 지지층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순회경선은 이번 주 막바지로 접어든다.3일 부산,5일 울산을 거쳐 9일 수도권에서 마무리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0∼15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권영길 후보가 막판 뒷심으로 과반수를 유지할지, 결선까지 간다면 노회찬·심상정 후보 가운데 누가 맞짱 상대가 될지 주목된다.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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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공무원연금 개혁의 주요 과제/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공무원연금 개혁의 주요 과제/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이 확정되면서,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제 개혁 필요성은 이미 작년부터 국민연금 개혁과 연계되어 제기되어 왔으며, 연초에 정부에서도 개혁안을 마련하여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더 내는 개혁’에서 ‘덜 받는 개혁’으로 수정되어 통과됨에 따라, 국민연금과 연계되어 운영되도록 설계된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그 내용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번에 이루어진 국민연금 개혁이 매우 복잡한 과정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힘들게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보면, 공무원 연금개혁의 길도 결코 순탄치 않은 항해가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시일을 끌면 끌수록 국민 부담이 증대되고 이해관계자가 늘어나며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국민적인 합일점을 도출하여 개혁해 나가야 할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공무원연금은 외국의 경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제도의 하나로서 도입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연금을 퇴직 후 노후생활보장적 성격만이 아니라, 재직 중의 낮은 보수와 신분적 제약에 대한 공로보상적 성격, 재해보상적 성격, 퇴직금적 성격 및 기타 인사정책적인 요소 등을 포함한 종합적 복지 프로그램으로 활용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 발전에 따라서 공무원 근무여건도 점차 발전되어 왔다. 공무원 보수 수준과 민간 보수 수준과의 격차는 많이 줄어들고 있으며,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이 허용되는 등 공무원과 민간과의 차별성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 최근에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공무원연금의 종합 복지프로그램적 성격을 분리하여, 필요한 것은 남기고 나머지는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공무원연금의 특수성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개혁을 이루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공무원 보수가 대폭 인상되기 이전의 퇴직자와 보수인상이후의 퇴직자간 형평성 확보 방안, 개혁 후 예상되는 신규 공무원과 기존 공무원간의 연금 차별에 따른 위화감 해결방안, 성과급 비중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성과급의 연금반영 방법, 은퇴 후 삶의 질 보장을 위한 적절한 연금하한액과 상한액,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낮은 정부와 공무원의 부담률 상향 조정 방안, 그리고 연금재정적 요인에 따른 공무원 정년연장의 타당성 여부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대부분의 쟁점들이 국민과 공무원, 퇴직자와 현직자, 현직자와 신규자, 상위자와 하위자 등 각 집단간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으며, 서로가 이익을 양보하지 않는다면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따라서 정부당국만이 아니라, 언론과 시민단체 및 공무원노동조합, 학계 전문가 등 관계자들이 합심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여러 선진국에서 연금제도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고, 연금개혁은 빠르면 빠를수록 국가적으로 이익이며 그만큼 재정손실을 줄일 수 있다. 지금이 다음세대에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선배 세대가 아닌 자랑스러운 조상이 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용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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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붙는 범여권 대선레이스…‘李 대항마’주자별 대응책

    불붙는 범여권 대선레이스…‘李 대항마’주자별 대응책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수년간 당내 대세론을 구가해 온 이인제 후보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맞서 이길 수 있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도화선이 됐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저마다 “내가 이명박의 맞수”라며 대항마론을 펴는 근저엔 이런 2002년의 기적에 대한 향수가 자리한다. 이명박 후보의 싸움터인 경제 대통령 논쟁에 뛰어들어 정면 승부를 불사하겠다는 인파이터형 후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고지를 지키며 원거리 공격을 꾀하는 아웃복서형도 있다. ●조순형 ‘도덕적 자질론´으로 차별화 민주신당 손학규 대선 예비경선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업적을 부각시키며 서울시장 출신의 이 후보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손 후보는 “이 후보가 청계천으로 일자리 12만개를 창출했다면 나는 LCD로 일자리 75만개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범여권의 제3후보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경제 대통령의 모자를 쓰고 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이 후보는 1970∼1980년대 개발독재시대에나 적합한 인물”이라며 지금은 자신과 같은 환경친화적 마인드와 양극화 해소 의지가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후보는 햇볕정책의 적자론을 집중 부각시키는 아웃복서형이다. 자신이 개성공단 활성화에 기여했다며 이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을 공격한다.“‘개성 동영’이 ‘운하 명박’을 이긴다.”는 주장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후보는 성장과 복지를 다 안고 가자는 ‘사회투자 국가론’으로 승부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인파이터형과 아웃복서형을 막론하고 결국은 경제 대통령을 둘러싼 공방이라는 점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이명박 프레임’에 걸려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경제 대통령론에 아예 눈길을 주지 않고 자신의 전공으로 승부하려는 후보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해찬 후보는 시종일관 남북정상회담 등의 성과에 매진하면서 자신의 싸움터로 이명박 후보를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 역시 도덕적 자질론 등으로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론을 폄하하고 있다. ●일부선 “검증공세로 우선 전세 흔들어야” 하지만 한편에서는 범여권 후보들의 대항마론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2002년과 달리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범여권 후보들이 자력만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하고, 범여권이 집단적으로 ‘이명박 대 반(反) 이명박’의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범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증 공세를 통해 전세를 흔들어 놓는 일이 선행돼야 역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 대한 공습이 총체적으로 전개되는 와중에 휘발성이 강한 범여권 표심의 인화점을 적시에 따로 찾아내야 하는 난제를 각자 한아름씩 안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최병례 전 열린우리당 국정자문위원 등 6명이 등록, 전날 5명에 이어 11명이 예비경선에 나서게 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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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내 인공생명 탄생할 것”

    사람 손으로 빚어낸 생명체가 탄생될 수 있을까? 학자들은 이르면 3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이런 꿈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탈리아 프로토라이프 연구소의 마르크 베다우 박사는 “인공세포의 탄생은 우주 창조와 인간의 역할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 가운데 하나를 풀어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인공세포가 언젠가는 질병 퇴치에서부터 온실가스 가둬 놓기, 유독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다우 박사는 그러나 ▲좋은 분자는 세포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나쁜 분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세포막 형성 및 세포 증식 ▲환경으로부터 먹잇감 물질을 채취해 이를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대사 능력을 부여하는 게 인공세포 합성의 최대 난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버드 의대의 잭 조스탁 교수는 학자들이 현재 지방산을 이용해 이 문제의 해결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6개월 안에 세포막 제조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님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수기자·연합뉴스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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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자호란 다시 읽기] (32) 모문룡의 작폐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32) 모문룡의 작폐 Ⅱ

    인조반정 이후 조선 조정이 모문룡을 ‘은인’으로 여겨 송덕비까지 세우게 되자 모문룡은 기고만장했다. 그는 조선에 군량을 비롯하여 전마(戰馬), 조총, 병선 등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더 큰 문제는 그 휘하의 장졸(모병:毛兵)과 요민들이 끼치는 민폐였다. 모병과 요민들은 청북으로 밀려들었고, 후금을 자극했다.1627년의 정묘호란은 그 같은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밀려드는 遼民과 毛兵들 조선 조정은 모문룡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두 가지 난제에 직면했다. 하나는 모문룡의 진영에 막대한 양의 군량을 보내주어야 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시로 조선으로 들이닥쳤던 모문룡 휘하의 명군과 요민들에게 시달리게 되었던 것이다. 모문룡은 수시로 차관을 서울로 보내 양곡을 공급하라고 요구했다. 인조반정 직후 조선 조정은 그의 요구를 거의 들어주었다. 책봉 과정에서 모문룡의 ‘은혜’를 입었던 데다 그가 내세운 ‘요동 수복’이라는 슬로건에 공감했기 때문이다.1623년에만 6만석 이상의 양곡이 가도로 운반되었다. 조선을 길들여 모문룡을 지원하는 배후기지로 삼으려 했던 명 조정의 계산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당시 요동의 한인들은 계속 가도로 몰려들었고, 그곳에서 식량을 구하지 못하면 철산 등지로 상륙했다.1624년 이괄의 난이 일어나 청북 지방의 방어가 허술해지자 요민들의 유입은 극에 이르렀다. 요민들 가운데는 가재도구나 청람포(靑藍布) 등을 가져와 조선 사람들과 식량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빈 손으로 무작정 몰려왔다. 조선은 후금을 탈출해온 요민들을 가달(假 )이라 불렀다.‘가짜 달자( 子-오랑캐)’를 줄인 말로 한족 가운데 후금에 귀순하거나 포로로 잡혀가 머리를 깎인 사람들을 가리킨다. 고향을 떠나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그들은 거칠고 난폭했다. 1624년 3월 의주부윤(義州府尹) 유비(柳斐)의 보고 내용은 끔찍했다. 당시 날마다 수많은 가달들이 청북 지역으로 밀려들었다. 그들은 수십명씩 떼를 지어 들녘에 흩어져 봄갈이 한 곡식과 보리 싹을 죄다 캐 먹었다. 마을로 들이닥쳐서는 약탈하거나 밥을 지어달라고 떼를 썼다. 어느 가난한 백성이 음식을 내어주지 못하자 그들은 가달의 시체를 가져다가 그 집에 내팽개쳤다. 그러고는 ‘조선인들이 그를 때려죽였다.’고 한 뒤 온 마을 사람을 죄다 묶어놓은 뒤 재물을 빼앗아 갔다. 유비는 심지어 ‘길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으면 서로 뜯어먹는다.’는 내용도 보고했다. 철산, 가산, 선천, 정주, 곽산 등 청북 지역은 몸살을 앓았다. 가달뿐 아니라 가도에서 상륙한 모문룡 휘하의 장졸들이 끼치는 민폐도 심각했다.1625년 2월, 모병들의 작폐를 참다 못한 의주부윤 이완(李莞)은 실력 행사에 나섰다. 그는 난동을 피운 모문룡의 부하 주발시(朱發時) 등을 붙잡아다가 곤장을 쳤다. 모문룡의 부하들은 ‘이완이 상국인을 몰라보고 재조지은을 배신했다.’며 그를 잡아가야 한다고 아우성을 쳤다. 조선 조정은 결국 이완의 직급을 한 단계 강등하는 조처를 취했다. ●모문룡의 불장난 모병들은 때로는 청북 지역을 벗어나 함경도 지방까지 몰려들었다.1623년 4월 모문룡은 조선 조정에 사람을 보내 ‘회령(會寧)을 경유하여 오랑캐 지역으로 원정할 것’이라며 군량을 제공해줄 것과 길 안내를 위한 향도(嚮導)를 붙여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회령 너머 두만강 건너편의 여진 부락들은 거의 비어 있었다. 일찍이 누르하치가 조선과의 접경에 살던 여진인들을 포섭하여 내지로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두만강을 건너 며칠 동안 깊숙이 들어가야만 여진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문룡이 그럼에도 원정 운운했던 것은 진짜 후금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제스처’이자 ‘쇼’였다. 당시 명 조정에서 조선으로 사신이 올 것이라고 예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모문룡은, 가도에 들를 사신 일행에게 자신이 가만히 앉아 군량만 축내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후금 원정’을 내세워 조선으로부터 군량 등을 얻어내려는 목적도 있었다. 조선 조정은 고민에 빠졌다. 당시 함경도 지역은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어 모병들을 접대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들이 행군하는 도중에 민폐를 자행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장만(張晩) 등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의 함경도 행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의 우려에 귀 기울일 그들이 아니었다.4월16일, 이미 모병들이 함흥까지 들어왔다는 보고가 올라왔다.5월15일에는 군량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경도 수령들을 포박하고 구타까지 자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날아들었다. 수령들은 그들의 협박에 못 이겨 민간에서 곡물을 징색하고, 승사(僧舍)까지 뒤지는 형편이었다. 조선 조정의 예상대로 모병들은 후금 지역으로 원정은커녕 함경도 각지에서 노략질만 자행했다. 그들이 왕래했던 행군로 주변에 거주하는 조선 백성들은 민폐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모문룡 휘하들이 보였던 이 같은 행태는 1637년 가도가 청군에게 함락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그들은 ‘오랑캐 지역 정탐’ 등을 내세워 수시로 압록강을 건너 후금의 점령 지역까지 출몰했고, 그곳에 살던 요민들을 불러모았다. 더욱이 청북의 곳곳에는 모문룡이 설치한 둔전까지 널려 있었기 때문에 요민들은 계속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 조정은 후금의 보복을 우려했지만 모문룡을 견제할 이렇다 할 방도가 없었다. ●‘해외천자(海外天子)’의 사기 행각 모문룡은 ‘요동 수복’을 표방했지만 사실 그는 그럴 능력이나 의지가 없었다. 그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후금으로 하여금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산해관(山海關)의 울타리’ 역할을 할 뿐이었다. 시간이 더 흐르면서 모문룡은 그저 ‘군량을 축내는 존재’,‘밀수 왕초’로 변해갔다. 가도는 척박한 섬이었지만 해상 교통의 요충이었다. 해마다 봄철이 되면 산동(山東), 절강(浙江) 등지에서 상선들이 몰려들었다. 해로는 험난했지만 명 조정이나 조선 조정의 감시가 제대로 미치지 않는 곳에서 벌이는 밀무역의 이익이 짭짤했기 때문이다. 조선 상인들은 가도에서 은과 인삼으로 비단과 생사(生絲), 청람포 등 중국 물화를 구입했다. 조선 상인들은 그것을 후금 상인들에게 넘기거나, 부산의 왜관으로 가져가 일본 상인들에게 전매하여 이득을 챙겼다. 한족 상인들과 후금과의 사이에 밀무역이 벌어지기도 했다. 모문룡은 가도에 세관(稅關)을 설치하여 왕래하는 상인들로부터 통행세를 징수했다. 때로는 그 자신이 직접 무역을 벌였다. 모문룡의 창고에는 은을 비롯하여 중국의 비단과 직물, 조선 인삼, 후금의 모피 등 온갖 물화들로 넘쳐났다.1624년 3월, 모문룡은 사람을 보내 이괄의 반란이 평정된 것을 축하했다. 그런데 그가 인조에게 보낸 예물 가운데는 춘의(春意)라 불리는 여인의 나체상도 있었다. 조선은 그것을 도로 반송했지만 당시 가도로 온갖 물건들이 유입되고 있었던 실상을 보여준다. 모문룡은 때마다 환관 위충현(魏忠賢)에게 두둑한 뇌물을 보냈다. 천계(天啓) 연간 명의 실권자나 마찬가지였던 위충현은 그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었다. 기록에 따르면 ‘모문룡은 한 번에 오륙십 가지로 차려진 성찬(盛饌)을 들고, 식사 때마다 여덟 아홉 명의 미희(美姬)들로부터 시중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바다 밖의 천자(海外天子)’였다. 명 조정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었고, 수군을 갖추지 못한 후금의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했다. 더욱이 조선은 그를 ‘은인’으로 섬기고 있었으니 그의 ‘현실 안주’는 어쩌면 당연했다. 모문룡은 노회한 인물이었다. 평소 안락을 즐기다가도 명 조정으로부터 ‘모문룡을 감사(監査)해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움직였다. 조선 땅에 상륙하여 후금을 공격하는 시늉을 했다. 그 과정에서 조선에 민폐를 끼쳤고, 궁극에는 후금을 자극했다. 정묘호란 직전, 모문룡은 분명 후금의 침략을 불러들이는 ‘인계철선’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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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0 중학 3학년 영어, 한문, 도덕10:00 중학 1학년 영어, 도덕12:00 중학 2학년 영어, 한문기술·가정, 도덕15:00 중학 2학년 난제공략 8-나15:30 2007 공인중개사 시험 대비 강좌(재)16:00 교원임용고사 시험대비강좌(재)17:00 초등학교 2·4·6학년 방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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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0 교원임용고사 시험대비 강좌(재)10:00 중학 1학년 국어, 수학7-나13:20 중학2학년 퍼펙트 체크업 수학14:00 EBS 중학토탈15:00 중학3학년 난제공략 9-나16:00 교원임용고사 시험대비 강좌(재)21:00 중학 2학년(재) 국어, 수학8-나
  • “김계관·힐 양자회동”

    북한과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주 초 베이징(北京)에서 양자 회동을 갖고, 농축우라늄 문제 등 비핵화 2단계의 중요 의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또는 14일 베이징에서 양자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김 부상이 11일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힐 차관보는 13일 베이징에 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16일쯤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와 이달 말 동남아 3국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 앞서 사전 협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두 수석대표는 비핵화 2단계의 한 축인 핵프로그램 신고 과정에서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인 북한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보유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의 핵심 의제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캐릭터로 본 盧-金

    [2차 남북정상회담] 캐릭터로 본 盧-金

    지난 2000년 6월15일 평양 백화원 초대소. 정상회담 후 열린 환송오찬에서 애주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포도주를 ‘원샷’으로 들이켠 반면, 고령에 술을 즐기지 않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세 모금에 걸쳐 힘겹게 잔을 비워 화제가 됐었다. 만약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슷한 자리가 생긴다면 그때와는 다른 장면이 펼쳐질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 세 살이 젊은 데다 포도주 몇 잔쯤은 거뜬히 비울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나이가 비슷한 데다 다변(多辯)에 직선적인 성격도 닮은꼴이어서 재미있는 광경이 자주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두둑한 배짱과 한판에 승부를 거는 승부사 기질, 문제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다가 크게 양보하는 스타일도 공통점이다. 이런 기질끼리 협상 테이블에서 맞붙으면, 누군가 문짝을 박차고 뛰쳐나오면서 판이 깨져 버리거나 아니면 의기투합해 난제들을 일거에 타결하거나 둘 중 하나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북정상회담의 무게를 들어 두 사람이 파국을 자초하기보다는 뭔가를 크게 결단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 많은 편이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두 사람 다 화끈한 성격이므로 좋은 회담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심사가 달라 대화가 의외로 ‘썰렁’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노 대통령은 정치·역사 등을 놓고 토론을 즐기는 반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냉정한 이론가라기보다는 예리한 성격의 감수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취임 100일 맞은 추재엽 양천구청장

    취임 100일 맞은 추재엽 양천구청장

    “임기 내 성과에 연연치 않고 최소 10년 후를 내다보는 구정을 펼치겠습니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고 ‘비전양천 2020계획’을 발표했다. 추 구청장은 구정목표를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균형 있는 지역발전 ▲환경도시 구현 ▲주민중심의 행정문화 구축 등 네 줄기로 잡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345개 단위사업들도 낱낱이 공개했다. 구체적인 계획과 과정이 있어야 예측 가능한 미래가 나온다는 취지에서다.‘복지전문가’답게 복지문제의 해법을 먼저 제시했다. 추 구청장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복지를 통해 노인과 저소득층, 장애인들이 기본적인 생활과 건강을 염려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노인복지 정책은 대한민국의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1인 1주치의제’를 도입한다. 주치의를 필요로 하는 노인과 인근 병·의원을 연결해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가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다.92개 병·의원과 함께 수혜자를 매년 450명씩 확대할 계획이다. 구립 어린이집에도 전문주치의를 지정, 아이들 대상 의료 혜택도 넓힌다. 경로당의 결연사업을 현재의 2배 이상(255→500개)으로 확대하고, 양천구내 음식, 이·미용, 목욕, 세탁, 안경, 제과점 등에서 노인들이 10∼30% 정도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노인우대카드제’도 도입한다. 또 노후주택과 불량주택이 몰려 있는 신월·신정 뉴타운 사업을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목동과 다른 지역 간의 지역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2011년까지 5곳에 지역공동 주차장을 확보해 고질적 주차난도 차츰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추 구청장은 “남부순환로를 양천의 새로운 핵심 축으로 개발하는 계획도 착착 진행하겠다.”고 소개했다. 이미 신월∼신정∼목동∼당산간 경전철 건설이 확정됐고, 대규모 택지 조성 등 남부순환로 주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주변의 환경개선 사업 역시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서부트럭터미널 부지는 근린공원 및 문화, 유통 등이 결합한 복합시설로의 개발이 추진된다. 총 11만 2875㎡ 부지에 상부에는 대규모 점포와 전문상가, 테마광장을 만든다. 하부는 터미널과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신정동 해누리복합타운 건설 ▲목동로데오거리 활성화 ▲동사무소 통·폐합 ▲신월3동 학교밀집지역 도서관 신설 등도 핵심사업으로 꼽았다. 짊어진 난제도 만만치 않다. 국제노선의 증가로 다시 불거진 김포공항 인근 항공기 소음문제와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문제 등은 서울시와 정부, 지역주민과 다른 자치구까지 관련된 복합사안이다. 그는 이훈구 전 구청장이 검정고시 대리시험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 1월 사퇴하는 과정 등에서 생긴 일련의 구청장 공백에 대해 “(중요한 시기)양천은 정지해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추 구청장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각종 문제들이 얽힌 측면이 있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선 이해 당사자 모두가 한 걸음씩 뒤로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합의를 도출해 구민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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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0 중학 3학년 국어10:00 중학 1학년 국어, 수학7-나13:20 중학2학년 퍼펙트 체크업 수학15:00 중학3학년 난제공략 9-나16:00 교원임용고사 시험대비 강좌(재)17:00 초등학교 1·3·5학년 방학생활21:00 중학 2학년(재) 국어, 수학8-나23:00 중학 3학년(재) 국어, 수학9-나
  • 범여권 ‘1中 2小’ 재편… 3개 세력 앞날은

    범여권 신당인 ‘대통합 민주신당’이 5일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범여권 세력은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중도개혁 통합민주당 등 ‘1중(中)2소(小)’로 재편됐다. 대통합 민주신당은 85석의 원내 제2당으로 출발하게 됐고, 열린우리당은 58석, 통합민주당은 3일 ‘김한길 그룹’ 소속 의원 19명의 이탈로 9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신당은 ‘대통합’이란 취지에 걸맞지 않게 다양한 세력이 단기간에 모인 급조정당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대통합 신당’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민주당은 “민주신당은 짝퉁정당”이라며 발끈해 범여권의 험로를 예고했다. 1. 대통합 민주신당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는 3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명을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확정했다. 또 당 대표-원내대표 ‘투톱시스템’이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약화시킨 요인이 됐다는 지적에 따라 당대표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원톱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를 확정했다. 정강·정책으로는 민주, 평화, 통합, 환경 등 4대 가치,6대 강령,21개 정책비전을 결정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로 이뤄진 대통합추진모임 73명, 통합민주당 73명, 선진평화연대 54명, 미래창조연대 200명 등 모두 400명의 중앙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당원제는 열린우리당이 도입했던 기간당원제가 당비 대납, 유령당원 등 폐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에 따라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에게 당직·공직후보 피선거권과 당직자 소환권을 주되, 기간당원에 보다 완화된 봉사당원제를 도입했다. 창당대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갖기로 했다.6일엔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중앙선관위 등록을 통해 법적 요건을 완전히 갖추고 대선후보 경선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내 경선과 관련해서는 대선 후보를 5∼8명으로 압축하기 위한 예비경선을 오는 25∼30일 치르고, 다음달 15일부터 본경선에 돌입해 10월14일 대선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민주신당이 풀어야 할 난제도 만만찮다. 우선 명망 있는 외부인사 대표를 영입하겠다는 계획이 출범을 이틀 남겨 놓고 표류하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끌어들이기 위한 해법을 대선 직전까지 찾아야 한다. 정책 기조와 이념 노선 등을 둘러싼 내분을 조기 진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 중도개혁 통합민주당 중도개혁통합민주당은 9석 규모의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범여권 내 여론조사 2∼3위인 조순형 후보와 신국환 의원, 김영환 전 의원 등으로 독자 경선을 치른 뒤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19명이 탈당을 결행한 이유는 박상천 공동대표를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마음이 독자 노선쪽으로 기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통합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민주당’으로 약칭을 정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민주당이라는 가치 있는 명칭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조만간 신당을 상대로 유사당명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중도개혁 대통합 결의대회’를 갖고 당의 결속을 다졌다.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참석했다. 독자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추미애 전 의원과 다른 일정이 있는 신국환 의원은 불참했다. 3. 열린우리당 주자들 통합민주당만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친노 대선 주자들도 신당 불참을 시사하며 등을 돌리고 나섰다. 친노 주자들은 지난 1일 신당측이 박상천 대표와의 회동에서 통합민주당과 먼저 통합한 뒤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을 제안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신당 창준위 공동대변인 이낙연 의원이 지난달 31일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합당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연일 배제되는 분위기에 불만이다. 한명숙·이해찬·김혁규·김두관·신기남 등 친노 후보들은 이날 신당의 부산시당 창당대회에 불참했다. 대신 한명숙 전 총리가 주관하는 모바일투표 시연회에 참석했다. 천정배 의원도 신당 불참을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참석을 결정했다. 친노 주자들이 신당 참여 불참을 결정할 경우 신당에는 천 의원과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만이 참여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종락 나길회기자 jrlee@seoul.co.kr
  • [문화마당] 문학제와 지방자치단체/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효석은 어두웠던 일제 강점기에 자유와 사랑과 예술의 가치를 깊이 인식한 작가였다. 그는 문학인들이 밀집해 있던 서울이 아니라 고도(古都)인 평양에서 자신의 문학적 신념을 소설과 산문에 실어 세상에 내보내곤 했다. 이 글들에서 그는 정치나 역사가 인간 본연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에 주목하면서 인간이 사회적 존재 이전에 자연적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올해는 그런 이효석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매년 대산문화재단과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관하여 태어난 후 100년이 되는 작가들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필자는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인간이 정치적, 사회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출생과 성장, 성숙, 죽음을 차례로 겪어나가는 자연적 존재이며 또 그러한 자연적 존재의 삶을 충만하게 영위해 나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흔히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로만 알려져 있는 이효석에 대해서 새로운 관심과 애착이 생기면서 최근에 필자는 이효석의 장녀인 이나미씨를 만나 뵐 수 있게 되었다. 이나미씨는 아드님과 함께 창미사(創美社)라는 출판사를 설립하여 두 번에 걸쳐 ‘이효석 전집’을 출판한 분이다. 출판사도 차리고 전집같이 일품이 많이 나가는 사업까지 펼쳤으니 만나 뵙기 전 생각으로는 아주 유족(裕足)하지는 않더라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계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신촌에서 천호동까지 물어물어 찾아가 보았을 때 그분은 단칸 반지하방에서 척추 디스크를 앓으면서 외롭게 지내고 계셨다. 아드님은 중국으로 사업을 하러 가셨다는데 언제 돌아오실지 명확한 기약이 없는 것으로 보아 상황이 간단치만은 않은 눈치였다. 이나미씨는 한국현대소설 연구자의 한 사람에 불과한 필자에게 작가 이효석을 둘러싼 문제들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효석 문학제에 관한 것이었다. 이효석 문학제는 ‘메밀꽃 필 무렵’의 ‘고향’인 강원도 평창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문화행사로 지방자치단체와 문학이 조화를 잘 이룬 사례로 손꼽히곤 한다. 그러나 이나미씨를 만나고 나서 생각하게 된 것은 이 연례행사가 외화내빈에 흐르지 않으려면 이효석 문학에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더 깊이 숙고해야 하리라는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작가나 작품을 매개로 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경남 진해의 김달진 문학제, 경북 영양의 조지훈 문학제, 충북 옥천의 정지용 문학제 등은 문학이 사회적 ‘공익’을 창출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에서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 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문제를 행정편의적으로 해결해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을 빌미 삼아 경제적인 이득만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본래 문학은 정치나 운동 같은 것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고 오히려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의 기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행정 쪽에서 보면 작가, 작품, 유족, 관련 문학인 등 어느 하나 순탄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요행히 ‘사업’이 잘 진척되어 정착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경제적 실적을 거두어 지역민의 지지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난제들로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보면 축제를 만들려던 것이 계륵으로 변해 버리는 일도 종종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효석은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들에 의해서 인간의 본질적인 측면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작가였다. 문학은 이 현대사회에서 환금적인 가치 이상의 것을 제공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것 가운데 하나다. 그런 것이 되어야 한다. 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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