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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법정 판사 테러범 심리중지 거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약사항으로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 폐쇄 작업이 뜻하지 않은 걸림돌을 만났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 첫날 테러용의자 구금시설인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하기로 선언했으나, 29일(현지시간)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해온 특별 군사법정의 한 판사가 120일 동안 재판을 중지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다. 관타나모 군사법원의 제임스 폴 판사는 이날 미 해군 구축함 콜호 폭탄 테러 용의자 알 나시리에 대한 심리를 중지해 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알 나시리는 지난 2000년 예멘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소형 보트로 미 함정에 타고 있던 해군 17명을 폭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폴 판사는 콜호 폭탄 테러를 배후 조종한 혐의가 있는 용의자에 대한 재판을 중단하지 않은 채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한 재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원의 심리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은 정당하지 않으며, 정부가 재판절차를 굳이 중지하길 원한다면 다음 조치는 기소 철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30일 폴 판사의 결정이 전범 재판 절차를 재검토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에 예기치 못한 난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국방부도 이번 재판부의 결정에 충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와 법무부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프리 고든 국방부 대변인도 “국방부는 현재 폴 판사의 판결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1월 문을 연 관타나모 기지의 수용소에는 현재 245명의 외국인 포로가 수감돼 있다. 전임 부시 행정부는 이들 가운데 80명을 전쟁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울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3건만 재판이 끝난 상태다. 한편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결정을 반기는 쿠바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을 미국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29일 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칼럼에서 “미국이 쿠바 국민 의사에 반해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국제법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조중연 51대 축구협회장 당선 “CEO 수장 되겠다”

    정몽준(58)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축구협회를 이끌 새 수장으로 조중연(63) 협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1928년 조선심판협회를 전신으로 첫 발을 뗀 협회의 총사령탑에 경기인이 오른 것은 처음이다. 협회는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어 제51대 협회장으로 조 부회장을 뽑았다. 조 후보는 28표 중 18표를 얻어 10표를 받은 허승표(63·피플웍스 회장) 후보를 따돌렸다. 임기는 2013년 1월까지 4년. 정몽준 전 회장은 총회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MJ 복심으로 통하는 ‘축구 행정’ 달인 신임 조 회장은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이끌어 온 협회에 처음으로 상근하는 수장이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쌓은 행정 경험을 살려 최고경영자(CEO) 스타일로 협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하고 어려운 여건에서 10표나 얻어 창피하지 않다.”면서 “일말의 성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 후보는 이번 선출 방식에 강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 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전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건립과 월드컵 4강을 일군 대표 선수들의 군 문제 해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축구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조정 능력이 뛰어나며, 정몽준 전 회장의 ‘복심’으로 통한다. 조 회장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난 16년은 월드컵 유치와 개최 등 대외적으로 반경을 넓힌 시대였다면, 이제 사회적으로나 축구발전 면에서 내실을 기할 때”라면서 “시·도협회와의 끈끈한 협조, 사무총장 공채 등을 통한 인적·정책적 통합으로 축구인 화합을 이루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찢긴 축구인 화합 등 산 넘어 산 충북 보은 출신으로 중동고-고려대를 졸업한 조 회장은 1965년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돼 유망주로 떠올랐다. 73년 산업은행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친 뒤 고려대 코치를 시작으로 프로 울산에서 코치(83~85년)와 감독(85~86년) 등 지도자를 지냈다. 모교 중동고 감독(90~94년)이던 92년 협회 이사로 행정에 첫 발을 뗀 이후 전무(98~2004년)와 기술위원장(98~99년)을 거쳐 2004년 부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그에게는 난제도 놓여 있다. 표 대결에서 보듯, 갈기갈기 찢긴 축구인들의 화합이 선결 과제다. 협회장이 지명하는 중앙대의원(5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따른 불만 등 제반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관심이다. 특히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을 넘어 7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국민적 염원은 그가 중심에 서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쁜 일지매’ 정일우, “아플 시간도 없어요”

    ‘바쁜 일지매’ 정일우, “아플 시간도 없어요”

    탤런트 정일우가 MBC 수목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21일 첫 방송된 MBC‘돌아온 일지매’는 18.5%(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는 다음 날 2회분 역시 전국 시청률 17.1%의 수치를 보이며 수목드라마의 1등 자리를 차지했다. 방영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돌아온 일지매’의 인기요인은 무엇보다 일지매 역을 맡고 있는 정일우의 스타파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06년 방송됐던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해 뭇여성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정일우가 ‘돌아온 일지매’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팬들 특히 여성시청자들은 그의 드라마 컴백을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 1월 7일 진행됐던 ‘돌아온 일지매’의 제작발표회 현장을 찾은 팬들 역시 대다수가 정일우의 팬이었으며 심지어 해외 팬들까지 그를 만나러 멀리 날아왔다. 사전제작 되고 있는 ‘돌아온 일지매’는 첫 방송 전에 이미 70%가 완성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은 방송시간에 쫓겨, 쪽대본 때문에 배우들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난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해 여름부터 제작에 착수했던 ‘돌아온 일지매’는 액션활극을 표방한 만큼 배우들의 몸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무술액션을 선보여야 하는 정일우는 한 달 동안 액션스쿨을 다니며 잦은 부상을 당했다. 정일우는 “시청자들에게 더 멋진 일지매의 액션을 보여드리기 위해 매일같이 참고 버텼다.”고 힘든 제작과정을 토로했다. 이런 일지매 정일우의 열정과 땀은 식을 줄 모른 채 해를 넘겨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의 제작사 관계자는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정일우씨는 일주일에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주인공 일지매 역할이다 보니 거의 모든 신에 다 나와서 좀처럼 쉴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제의가 수차례 들어오고 있지만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다. 지금은 일지매(정일우 분)가 잠시라도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행히도 지금 정일우씨는 별탈 없이 건강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실 요즘에는 아플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다.”고 정일우의 근황을 전했다. ‘돌아온 일지매’는 첫 방송 된 후 일명 ‘책녀’라고 불리는 색다른 내레이션 기법으로 잡음이 많았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진은 “1,2회분에서 도입부 설명을 위한 장치였을 뿐이다. 다음주 28일 방송되는 3회분부터는 내레이션 부분이 줄어들고 배우들의 대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진 = 비단 / 서울신문NTN 한윤종기자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외부 공동실사로 기업등급 바뀔 수도

    외부 공동실사로 기업등급 바뀔 수도

    20일 건설·조선사 1차 구조조정 결과가 나왔지만 ‘산 넘어 산’이란 우려가 크다. 해당 기업은 법적 대응을 거론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고, 채권 금융기관간 이견도 크기 때문이다. 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부실)기업은 많고 할 일(구조조정)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정부와 채권단의 의도와 달리 2차 구조조정도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남은 실사가 마지막 ‘패자부활전’ C등급(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14개 기업은 앞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외부실사 기관을 선정, 정밀실사를 받게 된다.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채권단은 원리금 감면, 만기연장 ,신규 지원 등 지원방안을 최종 확정한다. 실사 결과와 자구계획에 따라 B등급(일시 유동성 기업)으로 한 단계 상승할 수도, 거꾸로 D등급(퇴출)으로 퇴출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마지막 ‘패자부활전’인 셈이다. 물론 등급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지만 기업들로서는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여신심사담당 임원은 “1차 등급 평가는 은행 위주의 평가여서 은행 이익에 맞게 평가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면서 “기업이 이를 문제 삼아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기관이 참여하는 공동실사는 필수”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 기업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금융권 고위인사는 “환란 때도 1차 살생부니 2차 살생부니 요란 법석을 떨었지만 결국에는 법적인 책임시비 등을 의식해 채권단 공동실사를 통해 기업 운명을 최종 확정했다.”고 상기시켰다. A(정상)나 B등급을 받은 기업들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신규 자금지원이 필요하면 실사를 통해 신용위험을 평가하겠다는 게 채권단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평가기준은 지난해 말 재무제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B등급 이상 기업은 덩치가 커 채권단 공동지원이 불가피하다.”면서 “필요하면 자구계획 등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프리워크아웃(워크아웃 전 단계) 체제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용두사미 비판도 D등급은 별도의 실사 없이 퇴출이 진행된다. 자체 정상화를 시도하거나 법정관리 등을 신청할 수 있지만 채권단의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사실상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실사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신규 자금 지원 결정이 나더라도 기존 채권액에 비례해 자금 규모가 배분되는데 은행별로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결국,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의 숙제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은 말그대로 난제다. 조선사가 선박 수주를 위해 은행에서 발급받는 환급보증서(RG)에 대해 보증을 선 보험사도 채권단에 포함돼 있어 채권 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RG는 선주로부터 계약금액 일부를 선수금으로 받은 조선사가 문제가 생겼을 때 은행에서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서류다. 조선사 구조조정이 더욱 본격화되면 보험사와 은행들이 사안마다 부딪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실제 막판에 퇴출 대상으로 추가된 C&중공업의 경우, 은행권은 지난달 3일 워크아웃을 결정했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화재가 긴급 운영자금 부담(전체의 76%)을 들어 거부하는 바람에 퇴출 통보를 받게 됐다. 구조조정 대상이 당초 알려진 것에 비해 C&중공업을 포함해 2곳이 늘어났지만(14개사→16개사) 용두사미란 비판도 거세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은행들이 구조조정 대상을 최소화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구조조정이 시장에서 미봉책으로 인식된다면 결국 건전한 기업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란 후 기업들이 제대로 퇴출되지 않아 지금껏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훗날의 책임 시비를 의식, 정부가 채권단만 앞세우지 말고 좀 더 적극적인 유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실 구조조정시 채권단 문책’이 엄포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유영규 조태성기자 whoami@seoul.co.kr
  • [시론] 한국에 걸맞은 국가브랜드 격상을/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

    [시론] 한국에 걸맞은 국가브랜드 격상을/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

    2008년은 건국 60년, 대한민국 인생에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60세를 맞이해 과거를 되돌아보는 가운데 세계 금융위기라는 초국가적 난제에 대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기간이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가 뒤도 돌아보고 옆도 둘러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단기 목표에 매진하느라 소홀했던 점들이 눈에 띄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60년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한국의 가치가 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가? 왜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실제 능력만큼 대우받지 못하며 품질이 같은 제품일지라도 한국산이 일본이나 독일 제품보다 30∼40%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는가? 이런 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국가 경제력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세계 11위권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겨우 30위권이지만, 30∼40위권 경제력으로 평가받는 핀란드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3,4위를 기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따라서 우리는 무형의 국가브랜드인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을 구축해 세계의 보편성에 맞으며 한국적 현실과 특성을 고려한 국가브랜드 강화 방안을 세워야 한다. 먼저 한국이 경제적 규모에 비해 국제적 의무 이행, 인도적 지원 등에 소극적인 나라였다는 인상을 불식해야 한다. 인권, 환경보호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준수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우리의 개발경험 공유, 공적개발원조(ODA)확대, 적극적 평화유지활동(PKO) 등으로 국제문제 해결에 공헌할 수 있는 역량을 확대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인류 보편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국가로서 인식시켜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ASEM, G20, APEC 등 주요 다자회의에서도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녹색기술을 개발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확충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을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각인시키며 국가브랜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했다. 앞으로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글로벌 패러다임으로서 국가브랜드화해 한국이 전지구적 문제에 대한 주도적 참여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국가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특히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첨단 기술, 디지털 원더랜드로 일컬어지는 IT 강국 등의 이점은 이를 실현하는 기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적 이미지 증대와 홍보를 위한 정부의 대외적 활동도 중요하지만 더욱 절실한 것은 국민의 호응과 참여를 통한 민간 부문의 노력이다. 특히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다문화 가구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의 다문화사회에 대한 의식은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다문화 사회를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게 시급한 과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가 법질서를 존중하고 의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관용과 화합의 정치문화를 이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국가브랜드위원회 출범 소식은 환영할 만하다. 한국의 ‘국격’에 맞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만들고 국민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향상시키고 대외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
  • [사설] 美 오바마 정부 출범과 새로운 세계

    버락 H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새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출범한다. 47세라는 젊음도 신선하지만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그의 취임은 미국 역사, 나아가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다. 미국 동부를 엄습한 강추위에도 수많은 미국인이 그의 취임을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는 것은 그가 몸으로 상징하고 말로 외치는 통합과 변화의 가치에 미국민이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지구촌 또한 오바마 정부가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길 뜨겁게 기대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위기다. 다행히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유리한 분위기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세계는 각종 분쟁으로 영일이 없다. 부시 정부는 힘의 논리로 분쟁을 해결하려 했으나 이라크 등 곳곳에서 오히려 수렁에 빠져들고 말았다. 오바마 정부의 새 국무장관에 임명된 힐러리 클린턴은 인준청문회에서 “미국만으로는 난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세계도 미국을 빼놓고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해 일방주의 외교와의 결별 의지를 시사했다. 오바마 새 정부가 각종 분쟁을 풀어나감에 있어 일방주의 및 힘의 외교와 진실로 결별할 것을 주문한다.새로운 세계는 기대하긴 쉽지만 이루긴 어려운 꿈이다. 그 꿈을 향한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북한은 핵보유와 군사대응이라는 엄포를 내놓았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자극하면서도 끝내 북한에 끌려다닌 부시 정부와 달리 오바마 새 정부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핵 문제에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 한·미 FTA협정도 한·미간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오바마 정부가 변화를 향한 미국민과 지구촌의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켜 나갈지 예의주시하고자 한다.
  • [서울광장]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거늘/황성기 편집위원

    [서울광장]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거늘/황성기 편집위원

    새해 벽두에 나온 남측 대통령 신년사와 북측 언론의 공동사설을 보면 올해 경제상황을 떠올리는 것만큼이나 울적한 기분이 든다. 개인으로 치면 주머니 사정이 나쁘더라도 신변에 경사라도 생기거나 해서 신세는 고단해도 마음은 즐거워야 할 텐데 일이 풀려가는 기색 없이 심신이 함께 벼랑으로 내몰리는 것과 다름 없다. 남북관계가 아직 파국에는 이르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위로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을 하기엔 서로가 빗장을 단단히 걸고 있으니 그마저 암담하다. 이제 와서 남북 어느 쪽에 책임이 있는지를 묻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 지난 1년 서로를 탐색해 본 결과 남북 어느 쪽이 먼저 손을 내밀거나 강고함을 푸는 일은 앞으로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예상만 던져놓았다. 게다가 남북 어디 할 것 없이 경제난을 헤쳐나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남북관계는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국민들의 관심사에서도 멀어졌다. 그저 남북 일방이 다른 일방을 도발하는 일 없이 무소식이 희소식인 것처럼 현상 유지에 만족해야만 하는 나른한 시간만 또박또박 흐를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반도 상황, 특히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부시 정권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반 세기 넘게 이어온 오랜 적대관계를 해소할 것이라는 것, 그와 더불어 한반도의 비핵화란 난제도 풀 것이라는 장밋빛 그림까지 그린다. 인색하게 잡아도 북이 미국에 손짓하고 미국이 북에 손짓할 것이라는, 그래서 손뼉을 마주쳐서 모기 소리 같으나마 희망을 전해 줄 것이라는 관측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것 같다. 북핵과 톱니처럼 맞물려 있는 북·미 관계의 진전은 비핵화의 당사자이기도 한 우리로선 박수를 치고 응원해야 할 일이다. 한반도의 안정화는 남북 모두의 경제위기 돌파에 중요한 변수이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지금은 북·미 관계의 진전에 남북 관계가 따라가야 하는 어설픈 지경이 됐다. 당사자끼리의 대화를 제쳐 놓고 미국을 통해 상대의 머리를 숙이게 하겠다는 태도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남북의 현실이다. 통일부 장관이 신년사에서 남북 당국 간의 진정성 있는 전면적 대화를 촉구했다. 칭찬할 일이다. 그러나 그 외침은 북녘만을 향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남북관계를 이렇게 후퇴시켜 놓은 데에는 핵을 없애고 문을 열면 잘살게 해주겠다, 하지만 2000년과 2007년 남북 최고위간 합의는 잘 모르겠다는 식의 단절적인 정책을 맥락도 없이 펴온 우리 측에도 책임의 일단이 있다. 굳이 대화를 서두를 것 없다는 대통령의 대북 인식은 지난 10년 햇볕정책에 익숙해진 북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전략이라 치더라도 과연 그것이 북의 대남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효한 방책인지에는 회의적이다. 사흘 뒤 오바마 미 행정부가 출범한다. 냉탕 온탕을 오갔던 부시 행정부 8년과는 획을 긋는 온난 기류의 북·미 관계를 기대하게 하는 출발점에 섰다. 봉남봉북(封南封北)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하거나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을 봐가며 남북 관계를 조절하겠다는 유혹은 남이건 북이건 버려야 할 구시대 유물이다. 박정희도 이후락을 북에 보내 7·4합의를 이끌어냈고, 김영삼도 김일성과 정상회담 직전까지 갔다. 어정쩡하고 불안하고 꽉 막힌 한반도보다는, 안정적이고 평화적이며 한 걸음이라도 진전이 있는 남북의 미래를 그려주는 게 이 땅의 지도자들이 할 일이다.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서민 희생하는 정책 궤도수정을/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서민 희생하는 정책 궤도수정을/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 다사다난(多事多難)으로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무자년(戊子年 )을 보냈다. 새해를 맞이한 형편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새해 벽두에 과거지사를 툴툴 털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으나 난제는 산적해 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환호하던 지난해가 아스라하게 느껴진다. 설익은 ‘진보정권’의 아마추어적 정치행태에 지친 터라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광우병 논란, 촛불시위, 그 뒤를 이은 주가폭락과 환율폭등, 자살 신드롬,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여야의 정쟁으로 편한 날이 없던 한해를 보낸 것이다. 이러한 마당에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2. 노무현 정부는 집권 초부터 ‘국가균형발전계획’이라는 빅카드를 들고 나왔다. 노 정부의 집권기는 이 정책에 대한 집행여부와 찬반논란으로 점철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역시 ‘한반도 대운하’정책을 꺼냈으나 숱한 반대에 부딪혀 방향전환을 모색 중에 있어 보인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경기침체와 경제위기의 극복을 기치로 내걸면서 노무현 정부가 강조해온 정책 기조를 대부분 바꾸었거나 바꿔가고 있다. 닥쳐올 실물경제 위기까지 고려할 때, 현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의 선호와 기존 정책기조의 변화를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면한 경제난관도 난관이지만 그 이후의 여파까지 고려하는 비전과 지혜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게 된 노무현 정부의 정책들에 메스만 들이대다 더 심각한 병을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집권 초 인선과정에서부터 ‘강부자’ 내각이라는 비난을 받긴 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줄곧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경기부양과 경제활성화가 사회 양극화와 불균형 발전을 희생으로 나아가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3.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규제완화와 세금 감면정책, 부동산 경기활성화 정책 등을 추진하여 기업과 부유층의 투자가 촉진되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올해 초 경남지역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11%만이 이러한 논리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 정도는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수혜층으로 부유층과 대기업을 꼽았고, 중산층과 중소기업은 8%, 서민층과 빈곤층은 5%에 그쳐 현 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의견 동의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고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적극 호응하는 4대강 개발사업이 양극화와 빈부격차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인 의견(37%)보다 부정적인 의견(63%)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양극화 또는 빈부격차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92%가 ‘아주 심각’(52%)하거나 ‘심각’한 것으로 답했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여전히 가장 심각한 문제임에도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반대로 향해 왔으며, 현 위기 상황에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4. 우리는 지금까지 부패와 탄압으로 치닫던 보수 정권과, 방향은 옳아 보였으나 미숙과 독단의 진보 정권 등을 서글프게 봐왔다. 성장과 복지, 효율과 형평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쪽의 희생을 대가로 한 성과는 결코 장기 관점에서 견고한 토대가 될 수 없음도 자명해졌다. 자금의 위기가 양극화를 더욱 키우고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거나, 지역의 서민들이 이중적으로 낙후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쪽을 포기하지 않고 좌우의 날개로 균형을 이루어 가는 이명박 정부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中 인터넷 단속 속내는?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공안부 등 유관부처 7곳이 합동으로 단속을 벌여 최근 3일간 91개의 저질 사이트를 폐쇄했다고 12일 보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속 대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불량 소식’ 전달 사이트의 폐해 사례가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내 비판 여론의 주무대인 뉴보왕(牛博網)도 9일 폐쇄됐다. 이같은 인터넷 단속 강화와 관련, 올해의 ‘4대 난제’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는 파룬궁 금지 10년(7월), 천안문 사태 20년(6월), 티베트 독립운동 진압 50년(3월)이 되는 해이어서 중국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헐값에 SUV기술 확보… ‘손해 없다’ 판단한듯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헐값에 SUV기술 확보… ‘손해 없다’ 판단한듯

    쌍용차의 대주주인 상하이차의 장쯔웨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현지실사를 위해 입국한 뒤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 등을 만났다. 구조조정 소문에 긴장한 노조는 협상 테이블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하이차측은 어떤 자구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어 새해가 시작되고 8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인 이사 6명과 사외이사를 포함해 한국인 이사 3명이 참석한 이사회가 열렸고, 9일에는 쌍용차 법정관리라는 사실상의 경영권 무장해제 선언이 이어졌다. ●유동성 위기 오자 손떼… ‘먹튀’ 논란 실사에서 법정관리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결국 쌍용차 고용문제와 한국 완성차 업체의 재편 가능성 등과 같은 정치적·사회적인 문제는 애초부터 상하이차의 고려할 변수가 아니었던 셈이다. 반면 상하이차의 철수 가능성에 쌍용차 본사가 있는 경기도 평택의 지방 경제가 휘청이고 협력업체들의 도산이 우려되는 등 국내 산업계는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쌍용차 문제가 한·중간 외교적 마찰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이유다. 지난해 저조했던 쌍용차 판매 실적을 보는 시각에서도 상하이차측과 노조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3만 9165대와 수출(조립생산 방식 포함) 5만 3500대 등 총 9만 2665대를 팔았다. 2007년에 비해 실적이 29.6% 감소했다. 지난해 초에는 고유가가, 연말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설이 발목을 잡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편중된 차종은 위기를 부채질했다. 저조한 판매는 지난해 12월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자금난으로 이어졌고, 상하이차가 긴급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점은 상하이차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시중은행들이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를 방관하는 원인이 됐다. 그런데 노조 등은 쌍용차의 위기가 상하이차의 방관과 무책임한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주장의 핵심에는 기술유출 의혹까지 자리잡고 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까지 한 사안이다. 지난해 판매 부진의 원인이 된 SUV 차종의 특화는 원래 쌍용차의 장점으로 평가받았었다. 1986년 동아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쌍용차는 SUV에 집중하며 관련 기술을 집약적으로 발전시키고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91~98년에는 독일 벤츠사와 기술 및 자본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렇게 쌓인 기술을 상하이차가 기술제휴 등의 명목으로 가져간 데다 적절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특히 상하이차는 최근 쌍용차의 카이런을 빼닮은 SUV 로웨를 신차로 내놓았는데, 이 차량을 3년 동안 공동 개발한 쌍용차는 상하이차로부터 240억원의 라이선스 계약금을 받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침체로 상하이차 상황 자체가 좋지 않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쌍용차 회생, 난제 수두룩 이날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상하이차가 쌍용차에 대해 책임을 질 여지는 대부분 사라졌다. 상하이차가 쌍용차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법원이 청산 결정을 내리면 상하이차는 지분을 처리하면 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경우에도 한 발짝 물러서 있게 된다. 법원이 법정관리 결정을 내릴 경우 회생 절차를 거친 뒤 쌍용차 인수에 나설 회사를 찾는 것도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 (상)] “국가위기 심화… 물가안정·실업 해결 시급”

    [신년 여론조사 (상)] “국가위기 심화… 물가안정·실업 해결 시급”

    ■총평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첫해였다.그러나 이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불운한 일년이었다.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한반도 대운하에 반발한 촛불시위,북핵문제와 남북 관계의 급속한 경색,해외에서 파급된 극심한 경제위기 등이 대표적이다.연말엔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의 극한 대립까지 겹쳤다.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2008년 한국 사회를 점검하고,2009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았다.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국민 다수가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보통’이라고 평가했다.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5.7%에 불과했다.새해가 위기를 극복하는 한 해가 되려면 이명박 정부가 갈등적 요소보다 통합적 요소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지역과 빈부·세대·노사·도농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처방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사회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무엇보다 ‘경제 성장’이 꼽혔다. 그 가운데서도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는 ‘물가 안정’과 ‘실업’이었다.이는 많은 국민들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위기를 단시일에 극복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셋째,한국의 정당은 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으며,심지어 분열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각 정당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혁신하는 자세로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 중차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넷째,대다수 국민은 선진국 진입의 최대 장애를 정치 문제라고 인식했다.이는 위기 관리 역할을 부여받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결과다.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아울러 국회는 대화와 타협으로 생산적인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다섯째,이념적으로 중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보수진영이 점점 해체되고 있었다. 여섯째,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자가 많았다.바람직한 개헌 시기로는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국민이 2009년이라고 응답했다. 종합하면 많은 국민들이 올해 국가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견했다.경제 위기와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 상승 작용을 하면 한국 사회가 겪을 위기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진단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남영교수·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경제위기 처리 보고 판단” 40.9%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15.7%)보다 부정적인 평가(36.1%)가 많았다.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40.9%)은 ‘보통’이라고 답변,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2개월 전의 조사에서는 유보적인 답변 비율이 8.2%였다. 최근 유보적인 비율이 대폭 늘어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경제위기 등 난제들을 대통령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본 뒤 평가하겠다는 대기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10년 전 외환위기를 계기로 DJ 정권이 오히려 각종 정책을 힘차게 추진했듯 이 대통령도 경제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이번 설문에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해 10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비율(33.2%)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도 같은 기간 49.5%에서 36.1%로 10%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평가에서는 성향,지지정당 등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학력은 대학 재학(39.8%) 이상의 고학력자가 많았다.호남에서는 55.2%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반면 이 대통령의 출신지인 대구·경북에서는 25%로 가장 낮았다. 이남영교수·주현진기자 jhj@seoul.co.kr ■“부패 척결” 27% “빈부격차 해소” 44% 국민들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정치문제로 ‘부정부패 척결’(27.2%)과 ‘국회 개혁’(26.1%)을 주로 꼽았다.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공천과 선거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재판받는 경우가 나타나면서 후진국형 병폐를 여태껏 떨쳐버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대치정국으로 ‘식물국회’를 만든 정치권에 대한 국민만족도도 낮게 나타났다.국민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국회를 바라보는 셈이다.국민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른 밀어붙이기만 하는 정치권에 불만이 많다는 얘기다.‘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12.7%)과 ‘정치자금의 투명화’(8.8%),‘정당개혁’(6.7%) 등이었다. 또 국민 43.9%는 가장 시급한 사회 분야 과제로 ‘빈부격차 해소’를 꼽았다.이어 ‘교육 안정화’(15.0%),‘지역갈등 해소’(11.2%),‘농어촌 안정’(10.9%),‘사회복지 확대’(9.9%),‘노사화합’(8.1%) 순이었다.응답자들이 압도적으로 빈부격차 해소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은 것은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없었다.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47.6%,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43.0%,중도라고 밝힌 응답자의 44.5%가 빈부격차 해소를 시급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양극화에 따른 사회갈등에 대한 위기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지정당에 따른 차이도 별로 없었다.한나라당 지지자의 40.1%,민주당 지지자의 46.4%가 ‘빈부격차 해소’를 시급한 사회문제 분야 과제로 꼽았다.자유선진당 지지자들 중 23.1%가 ‘지역갈등 해소’를 시급한 문제라고 응답해 충청권이 이명박 정부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이 비율은 전체 평균(11.2%)의 두 배를 넘는다. 이남영교수·김지훈기자 kjh@seoul.co.kr ■“경제성장” 62% “불평등 해소” 15% 응답자의 절대 다수(62.6%)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제성장’을 꼽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 온 위기 상황 때문으로 여겨진다.이어 사회적 불평등 해소(15.4%),국민통합(14.0%),지속적인 개혁(3.4%),남북문제 해결(2.5%) 등의 순이었다.고용문제나 사회복지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결국 경제성장이라는 점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꼴로 의견이 같았던 셈이다. 경제성장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분포를 보면 연령별로는 고용 위기에 민감한 20대(66.2%)에서 가장 높았다.소득과 학력별로는 각각 하위(63.6%)와 중졸 이하(65.7%)에서 가장 높았다.경제위기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직업별로는 주부(71.4%)와 학생(71.1%) 계층에서 많았다.성별로는 생활경제에 민감한 여성(70.1%)이 남성(54.8%)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야는 경제 성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제공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남영교수·주현진기자 jhj@seoul.co.kr ■“남북관계 회복” 39% “한미협력” 28% ‘가장 시급한 외교·통일·안보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39%가 ‘남북관계 회복’을 꼽았다.이어 ‘한·미 협력강화’(27.8%),‘북한 핵문제’(17.9%)의 순이었다.‘한·중 협력강화’(4.9%),‘한·일 협력강화’(1.2%)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설문에 대해서는 성향과 지지정당에 따라 답변이 매우 엇갈렸다.‘남북관계 회복’이라고 답한 사람들 가운데는 30대(45.3%)·40대(44.6%)가 상대적으로 높았다.이념별로는 진보계층(47.9%),민주당 지지자(56.2%),민주노동당 지지자(62.6%)에서 비율이 높았다.대북문제가 아직 이념갈등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한·미 협력강화’가 남북관계 회복보다 다소 낮게 나타난 것은 미국의 새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한반도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력을 기조로 한 대북관계 개선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나라당 지지자중에는 가장 시급한 외교·통일·안보문제로 ‘남북관계 회복’(28.7%)보다는 ‘한·미 협력강화’(35.8%)를 꼽은 비율이 월등이 높았다. 이남영교수·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길섶에서’ 바라본 무자년 한해 세상살이

     서울신문 오피니언란에 ‘길섶에서’란 코너가 있습니다.소소한 일상에서 느꼈던 감회를 편안한 필체로 옮겨놓는 곳인데 의외로 즐겨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유난히 심란하고 안타까웠던 일들이 많았던 2008년 한해를 돌아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200자 원고지 2.7매밖에 안 되는 짧은 공간이어서 독자를 흡인력있게 끌어당기기 위해 필자들이 겪었을 고뇌와 번민이 오롯이 드러나는 곳이기도 합니다.물론 필자들의 재주를 비교 감상(?)하는 재주는 덤입니다.올 한해 이 란을 수놓은 기사들 가운데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클릭수를 기록한 10편을 골랐습니다.오프라인에서는 얼마나 많은 독자가 어떤 글을 읽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부득이하게 온라인 클릭수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덕망있는 논설위원님들이 많은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공간인데 클릭 수만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기도 하고 무람한 짓인 것 같기도 합니다.해서 순위를 일부러 엉크려 날짜 순으로 배열했습니다.하지만 그렇게 많은 클릭 수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만 말씀드립니다.  아무쪼록 2009년 기축년에도 이 란을 채워가는 여러분들이나 이 란에서 삶의 여유와 희망을 느꼈던 독자 여러분 모두 행운이 가득하기를 빌어봅니다.아울러 절망보다는 희망의 노래가 가득 울려퍼지길 기대해 봅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상심의 계절(2월5일)  깊은 밤이다. 메피스토 왈츠가 춤춘다. 작곡가 겸 피아노 연주자 리스트의 곡이다.‘선술집에서의 춤’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겨울 밤 그림자가 창가를 맴돈다. 리스트의 연주는 현란했다. 평론가들은 “피아노가 없어지고, 소리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천재적 연주만큼이나 쇼맨십이 뛰어났다고 전한다. 여성팬을 몰고 다녔다. 그는 관객을 향해 초록색 장갑을 던졌다. 오빠부대 동원의 원조라고 할까. 질투와 비난이 쏟아졌다.  화가 엘그레코가 없었다면,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가 지금처럼 화사한 빛을 더할 수 있었을까. 그는 성당 벽화 등에 ‘암호’를 남겼다. 중심 인물은 둘째, 셋째 손가락을 벌리고 있다. 자신의 그림이라는 표시다. 성화엔 사인을 할 수 없어서였다. 사람들은 속물 근성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지금은 리스트, 엘그레코의 ‘돌출’을 인간적인 측면으로 이해하는 목소리가 높다.‘트로트의 황제’ 나훈아의 바지지퍼가 여전히 화제다. 꿈을 잃었다고 했다. 견디기 힘든 고통속에서 돌출된 인간적인 몸짓으로 이해한다면, 지나친 옹호일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성장통(2월6일)  요즘 이유 없이 몸이 피곤하다. 뼈마디가 쑤시고 잠자리도 편치 않다. 저항력이 떨어졌는지 알레르기도 심해졌다. 자고 일어나도 몸이 찌뿌듯하고 얼굴은 푸석푸석하다. 컨디션이 이 지경이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쉽게 울적해지고, 쉽게 노여움을 탄다.  이런 증세를 얘기했더니 한 동료가 ‘성장통’이라고 진단했다. 나이가 드느라고 아프다는 것이다. 오십견, 갱년기 장애라는 것도 모두 성장통의 한 유형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다른 동료는 “성장이 멈춘 지가 언젠데 성장통이 웬 말이냐?”며 ‘사추기’라고 했다. 인생의 가을을 맞아 마음이 심란해지면서 오는 병이라고 했다. 좌우에서 날아온 강펀치를 맞고 얼얼해 있는데 또 다른 동료가 어퍼컷을 날린다.  “성장통은 무슨, 그건 나이가 들어 근육이 쪼그라들면서 나타나는 ‘수축통’이다.”라고. 억장이 무너진다.  어느덧 인생의 절반을 넘게 살았다. 나머지 생을 잘 살려면 몸과 마음을 제대로 재정비해야겠다. 몸은 건강하게, 마음은 넉넉하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아름다운 시절(3월27일)  며칠 전 작가 이봉구의 ‘명동백작’서평을 봤다. 어둡지만 낭만이 샘물처럼 넘쳤던 1950·60년대 풍류객들 이야기다. 박인환 시인에 대한 회고담이 나온다. 그는 서른 나이에 술과 함께 세상을 떴다.‘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박인환은 어느 술집서 단숨에 ‘세월이 가면’을 썼단다. 저자는 박인환이 활개쳤던 명동이, 가장 아름다웠던 명동이라고 추억했다. 사랑노래가 잡힐 듯하다.  어느 문인의 황망했던 여고시절 추억담이 떠오른다. 새 학기였다. 담임 선생님이 액자를 들고 왔다. 마른기침 끝에 “반훈(班訓)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액자가 올라갔다. 칠판위 하얀 벽으로 눈동자가 옮겨졌다.‘첫 사랑을 잊지 말자’ 학생들이 까무러쳤다. 포복절도에 교실이 떠내려갔다. 첫 사랑을 그토록 상찬한 선생님은 어떤 이였을까. 박인환류의 사랑 당부였을까. 꿈 많던 시절의 추억을 잊지 말라는 주문이었을까. 사랑없는 사랑이 넘친다. 명동백작이 그리운 시대다.‘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새삼 아프게 다가온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자유로운 새(5월20일)  숙제처럼 쌓아 두었던 ‘카르티에 소장품전’과 ‘티파니 보석전’을 토요일 오후 반나절에 모두 다녀왔다. 일본에서 온 손님 덕분이었는데 아름답고 진귀한 보석 구경에 내 눈은 잠시나마 엄청난 호사를 누렸다. 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들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143.23캐럿의 에메랄드가 박힌 카르티에 목걸이,128.54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로 된 티파니의 브로치 등 엄청난 보석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수백점의 보석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카르티에 전시회에 소개된 자그마한 브로치였다.  디자이너 장 투생의 1944년 작품으로 ‘자유로운 새’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브로치다. 새 한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형상이다. 그런데 그 새는 새장 속이 아니라 밖에 앉아 있다. 독일의 점령에서 해방돼 자유를 되찾은 프랑스를 표현한 것이란다. 얼굴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고 가슴은 붉은 산호, 날개는 남색 청금석으로 만들었다. 파랑, 빨강, 흰색의 세가지 색깔은 프랑스를 상징한다. 새장 밖의 새…. 생각만해도 자유롭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배호가요제(5월24일)  ‘안개 낀 장충단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요절가수 배호(본명 배신웅·1942∼1971년)를 기리는 ‘배호가요제’가 어제 서울 장충단 공원에서 열렸다는 사실을 동네 골목에 붙은 홍보 포스터를 보고 알았다.  올해로 벌써 열두번째란다. 팬클럽인 배호사랑회가 주최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불멸의 히트송 ‘안개 낀 장충단공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뽑은 한국인의 열창 성인가요 20위에 올랐다. 배호는 37년전 세상을 떠났지만 팬들은 그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가수의 이름을 붙인 가요제가 명멸하고 있지만 배호가요제가 롱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990년대 노래방이 등장해 노래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기 전에는 숟가락을 마이크 삼거나 젓가락 장단으로 노래를 불렀다. 참 많이도 불렀다. 오죽하면 ‘노래를 못하면 장가(시집)를 못간다. 엽전 열닷냥∼’하는 노래 촉구송도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노래방이 가장 많은 나라이고 심지어 노래는 한국인의 힘이라는 분석도 있다. 팬들이 꾸려가는 배호가요제는 노래를 향한 한국인의 목마름인 것 같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사람의 향기(7월23일)  인사동을 지나다 우연히 백단향 한통을 구입했다. 제사 때 피우는 일주향(一炷香)밖에 모르던 문외한이 향을 알게 된 것이다. 가족들이 타박했지만 향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여름철엔 시골 뒷마당에서 태우던 짚불처럼 모기, 파리를 쫓아주니 ‘아로마 테라피’가 따로 없다.  용연향(龍涎香), 사향(麝香), 침향(沈香)을 3대 향으로 꼽는다. 팥꽃나뭇과의 상록교목을 벌채해 땅 속에 묻어서 썩인 다음 흘러나온 수지(樹脂)를 수집하여 만드는 침향이나 사향노루 수놈의 샘에서 분비되는 사향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져 있다. 용연향은 향유고래가 즐겨먹는 대왕오징어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토해낸 소화분비물. 용연이란 말 그대로 ‘용이 흘린 침’. 귀하고 비싸다.  주위에 번지르르한 얼굴과 말로 우리를 현혹시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도종환시인이 빗댔다. 향유고래나 사향노루, 팥꽃나무 모두 향기나는 음식을 먹어서 향을 내는 것은 아니며 그들은 그저 바닷물과 풀과 햇빛을 먹었을 뿐이라고. 사람의 향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실패의 교훈(7월25일)  “이제야 인생을 알게 됐다.”선거에 출마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한 선배의 변이다. 정무직인 장·차관만 빼놓고 여러 고위급 보직을 섭렵하는 등 순탄하기만 한 공직생활을 한 그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퍽 달라져 보였다. 항상 진지하고 모범생 분위기만 풍기던 그가 이젠 실없는 농담도 곧잘 던졌다. 일생일대의 좌절을 맛보았는데도 종전보다 더 낙천적으로 바뀐 그를 보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문은 금방 풀렸다. 그 스스로 “선거에 진후 한때 절망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실패한다고 해서 사람이 아주 죽으란 법은 없다는 요지였다. 선거의 패인도 자신의 오만에서 찾는다고 했을 때 그 말의 진정성도 느껴졌다.  그렇다. 누구나 마음먹기에 따라 절망의 심연에서도 희망의 샘물을 길어 올릴 수 있는 법이다. 염세주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조차도 “강을 거슬러 좌절을 경험한 사람만이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선생의 편지(8월2일)  한창 소설에 빠져있던 고3 여름 무렵이었다. 인생엔 책밖에 없다며 입시 공부는 저만치 제쳐 놓았던 시기다. 집에서 가라던 공대를 포기하고 문학계열로 진학하겠다고 선언한 뒤로 방을 책으로 채워갔다. 책꽂이에 늘어가는 책만으로도 작가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하던 어느날, 불안감이 엄습했다.  습작이랍시고 해보는 글들이 제 눈에도 형편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대 위기였다. 그래서 편지를 낸 것이 이청준 선생이었다.“제게 글쟁이 자질이 있나요.”가 골자인 편지였다. 대작가가 답장 따위 보내 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스스로를 질책하는 편지였으니.    2주쯤 지나서일까, 선생이 답장을 보내왔다. 파란색 만년필의 달필이었다.“지금은 아무 생각 말고 공부하시오. 대학에서 경험과 노력을 쌓을 기회는 많으니 말이오.”라는 요지였다. 비록 길을 틀어 신문쟁이로 늙어왔지만 한낱 고등학생에게 5장이나 답신해준 선생의 따뜻한 격려는 아직도 마음속에 살아 있다.  황성기 편집국 부국장 marry04@seoul.co.kr   ● 버킷 리스트(10월13일)  영화 ‘버킷 리스트’를 DVD로 빌려 봤다. 잭 니컬슨, 모건 프리먼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출연하고 롭 라이너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말한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66살 동갑내기 갑부와 자동차 정비사가 병실에서 만나 의기투합, 목록을 작성하고 실행에 옮겨본다는 내용이다.  의미있는 죽음에 대한 고찰과 죽음으로써 완성되는 삶의 미학을 관조하는 영화다. 스카이다이빙하기,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 장엄한 광경 보기 같은 난제도 있지만 문신하기, 눈물이 날 때까지 웃기, 낯선 사람에게 친절하기처럼 손쉬운 목표도 세웠다.  난 무얼 꼽을까. 얼핏얼핏 생각은 했지만 아직 절실하지 않은 탓인지 정리하지 못했다. 특정시기의 목표나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몇가지 정해 보기는 했지만 인생을 망라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명료화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차일피일 미룰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나의 버킷 리스트엔 무엇을 올릴 것인가. 숙제가 생겼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   ● 노팬티 아이들(10월24일)  이따금 경북 상주 과수원에 가서 자원봉사하고 돌아오는 아줌마가 들려준 이야기다. 인근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5학년 자매들이 과수원으로 와 낡은 그네를 타고 놀았다. 별다른 놀 것이 없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우연히 못볼 것을 보고 말았다. 아이들이 속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주위를 통해 알아보니 자매들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른바 ‘조손’(祖孫)가정이었다. 조손가정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 정도일까 싶었다.  서울로 와 아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도와주자고 했다. 옷, 학용품 등을 챙겨 지난 추석 과수원을 찾았다. 물론 아이들의 속옷도 준비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소용이 없었다. 옷이 갑갑하다며 다시 벗어 던졌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읽은 밀림에 사는 소년 이야기가 떠오르더란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시대에 절대빈곤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조차 못받는 극빈층도 적지않다. 가난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양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미네르바 전스틴 뜨고 리만 브러더스 지고

    이맘 때면 언론은 앞다퉈 뜬 별 진 별 기사를 내보냅니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와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을 비교하면 가장 그럴듯한 예가 되겠지요.여전히 차기 대권 0순위로 거론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여권내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예를 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선 이와 조금 또는 많이 달라지겠지요.이 차이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아무래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매기는 순위나 인물 선정에는 현실적인 영향력이나 파워 같은 걸 고려해야 하는 반면,넷 세상에선 철저히 재미 위주로 흐르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래서 모아봤습니다.디시인사이드에서 최근 여론조사한 결과와 인터넷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와 나우뉴스팀 기자 9명의 의견을 취합해 비교했더니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뜬 별 ●김연아  이제 그에겐 더이상 피겨의 요정이니 여왕이니 하는 수사가 거추장스럽다.지금은 상업광고와 음악,영화,자체제작 동영상(UCC)을 넘나드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동료 기자가 기사를 쓸 때 김연아를 주제로 쓴다면 “어찌됐든 클릭수 일정 정도는 보장되겠네.”라고 말을 건네는 게 자연스러울 만큼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 듯 그의 이름이 등장하는 기사를 클릭하고 있다.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아쉽게 실패했지만 25일 성탄 자선 아이스 쇼에서 입증했듯이 그의 가창력은 조만간 더 넓은 무대에서 조우할 것이란 예감을 갖게 한다.   ●미네르바  기자 사회에선 미네르바의 정체를 밝혀내는 기자는 평생 취재 안해도 먹고 살 것이란 농담이 회자되고 있다.포털 다음의 토론 사이트 아고라에 그가 처음 등장하면서 한국 경제의 추락을 예측했을 때만 해도 그저 그런 나쁜 예측 중의 하나였지만 실물경기가 그의 예측대로 맞아떨어지면서 ‘경제대통령’으로 불리게 됐고 이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색을 하고 반박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한 매체가 이달 초 그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오보를 내자 한 유력 일간지의 인터넷 매체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이를 인용해 톱으로 보도하는 촌극도 벌어졌다.해서 인터넷 언론은 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특별취재반이라도 꾸려야 할 상황.그러나 주가 반토막,집값 반토막 등 그의 예측이 빗나가기만을 바라는 건 모두 마찬가지일 듯.   ●빠삐놈  지난해 ‘텔미’가 있었다면 올해는 ‘빠삐놈’이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원더걸스의 ‘텔미’ 춤을 그대로 따라 한 동영상으로 UCC 열풍을 일으켰던 누리꾼들은 1년여 만에 진화,여러 소스를 하나로 버무려 완전히 새로운 UCC와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프로슈머로 자리매김 했다.여름에 등장한 ‘빠삐놈’은 빙과류인 빠삐코의 CF 배경음과 여름 극장가를 도배하다시피 하며 물량공세에 나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OST가 엉뚱한 곳에서 만나 대박으로 터진 것.전진의 안무까지 결합된 ‘전삐놈’ 등으로 다시 진화했다.덕분에 빠삐코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는 후문.   ●전스틴  5월 발매한 그의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와’ 뮤직 비디오에서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독특한 헤어스타일, 차별화된 무대 매너를 버무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유저들로부터 주목받았다.특히 노래 가운데 ‘다가와 다가와 줘 베이비’ 대목에서 양팔을 흔드는 전진의 춤 동작이 이 게임의 유닛 중 하나인 뮤탈리스크가 이동할 때의 모습과 닮았다며 이 대목이 플래시파일로 급속히 확산됐다.전진은 미국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빗대 ‘전스틴 진버레이크’란 별명까지 얻었다.바보같은 동작에도 한없이 진지하게 빠져드는 그의 모습은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MBC ‘무한도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문근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12일 고액 기부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익명의 1위 기부자가 5년간 8억 5000만원을 기부한 인기여성 탤런트라고 했다.사람들의 끈질긴 추측 끝에 결국 모금회측은 이 기부자가 문근영이라고 확인하기에 이르렀다.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의 가족사가 도마에 올랐고 비아냥과 악플이 판을 치는 등 엉뚱한 방향으로 치달았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기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마에니즘  남에게 상처를 안기는 캐릭터가 이토록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던가.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인 까칠한 지휘자 강마에는 기존 드라마 주인공들이 지녔던 긍정적인 페르소나를 정면으로 뒤집는 까칠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거지근성을 버려라.” “천박하다.” “ 똥덩어리” “구제 불능” 등의 독설을 내뿜을 때 시청자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이다.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할 말은 하는’ 통렬함은 불황과 침체에 끙끙 앓는 서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줬다는 분석이다.   ●김용철 변호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어찌 됐든 경영 일선에서 후퇴시킨 공로가 작지 않다.물론 검찰은 뜨뜻미지근한 기소로 대응했고 법원 역시 해를 넘겨 판결을 미루는 ‘재치’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고 있어 그의 폭로가 가져다 준 의미가 반감되는 감은 있다.하지만 앞으로 재벌들에게 경영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판단 기준,나아가 경영 세습을 하려면 더욱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교훈 하나는 던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이 모든 일이 온전히 한 개인의 폭로와 희생에 터잡았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그래서 그의 희생은 오히려 더 빛나는 것이 아닐까.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쾌도난마 평론가.장르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보수 진영이 조금이라도 빈 틈과 허점을 보일라치면 어김없이 그의 카운터 펀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했다.발 빠르고 전황의 유불리에 기 죽거나 주눅들지 않고 주먹을 날리는 진정한 인파이터.그가 2009년에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진 별 ●강만수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입각 제의를 받았을 때부터 시작된 회의와 의심이 결코 그릇되지 않았음을 1년동안 보여줬다.대통령과 같은 소망교회에 다니면서 열심히 기도 올려 입각하고 환율 위기 등에 적절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대통령의 나홀로 신임은 절대 불변이다.미네르바의 예측과 전망이 황당하다는 신동아 인터뷰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국토해양부에 일임하고 정작 자신이 지휘하는 기획재정부 차관이나 직원들과 너무 바빠 협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둘러댄 대목에선 아연 실소가 터져나왔다.여북했으면 동아일보마저 연말 물러나기로 했다는 결정타를 날리기에 이르렀고 그 뒤 그의 퇴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29일자 신문들은 5점 만점에 1.93점에 불과한 그에 대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교수 설문 결과를 전했다.   ●강병규  ’화불단행’이란 말이 이처럼 어울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8월 중국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 논란에 이어 도박사건에 연루돼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인사말조차 못한 채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국고 2억 1000여만원을 지원받아 연예인응원단을 구성,현지에서 응원을 펼쳤지만 항공료와 숙박비 등으로 국고를 축냈다는 비난에 휩싸여 결국 프로그램에서 물러났고 곧바로 불법 인터넷 도박에 연루돼 검찰 조사 끝에 최근 불구속 기소됐다.당시 매니저의 해명 ‘강병규는 고스톱도 못 친다.’는 해명은 과연 바카라가 고스톱보다 더 기술이 필요한가라는 쓸데없는 입방아까지 불러일으켰다.   ●지만원  진중권이 진보진영의 이해와 관점을 반영하면서 여지없는 적시타를 날린 경우라면 지만원은 툭하면 이념을 잣대로 들이대 모든 사안을 왜곡하는 보수진영의 ‘파울볼 메이커’로 평가받았다.가장 두드러진 건 문근영의 천사표 행적이 연일 언론과 인터넷에 등장하는 것이 궁지에 몰린 좌파의 선전선동술이란 주장.문근영 집안의 내력을 끌어들여 이처럼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자 진중권 교수는 ‘지만원씨를 그렇게 키운 지씨 집안이 문제’라고 ‘똥침’을 날렸다.   ●최홍만  무슨 다른 설명이 필요하겠는가.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아무래도 미미할 것 같다.격투기 무대에 서네 마네 엄청난 논란을 상반기 일으키더니 최근들어 연전연패하고 있다.물론 31일 크로캅과의 결전에서 대역전 승부수가 터져나올 수도 있겠지만 팬들의 실망감을 쉬 돌려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그의 기량이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격투기 시장에 등을 돌리는 팬들의 외면 또한 어쩔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특히 인터넷에선 그의 기량에 대한 절망감이 그득했다.   ●’쥐박이’  ’명박산성’ 성주로 촛불시위에 참여한 이들의 공분을 샀던 주인공.서너달의 침체를 뚫고 보수세력의 재결집에 힘입어 최근 속도전을 통해 입법전쟁에 이르기까지 온갖 우파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집권 2년차를 앞두고 산적한 난제 앞에 국민의 힘을 결집시킬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안재환-정선희 최진실-조성민 옥소리-박철  유난히 연예인 관련 궂긴 일이 많았던 2008년.앞에 4명은 모두 상대 배우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남겼다.정선희는 여전히 안재환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의심을,조성민은 한때 포기했던 친권까지 회복해 이혼한 아내의 재산을 가로채려 했다는 혐의를 거둬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옥소리의 경우는 조금 달리 봐야 할 것 같다.가부장적인 질서와 규율이 아직도 엄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간통죄 헌법소원을 낸 용기와 카메라 플래시와 인터넷 악플에도 꿋꿋이 견뎌내며 “행복하고 싶다.”를 외치는 데는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특파원 칼럼]프랑스 개혁의 속도전/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프랑스 개혁의 속도전/이종수 파리특파원

    프랑스 하원이 12일(현지시간) 공영방송 개혁안을 통과시켰다.새해 1월5일부터 단계적으로 공영방송 광고를 폐지한다는 게 골자다.아직 상원 의결이 남아 있지만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이 다수 의석을 갖고 있어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추진한 개혁안 가운데 난제 중의 하나였던 이 법안은 올해 1월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안됐다.공영방송이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공익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논지였다. 공영방송 노조를 비롯해 야당인 사회당의 반발이 거셌다.또 광고 폐지에 따른 재원 충당을 떠맡을 이동통신사나 민영방송 등도 반대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많아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여당 원내대표인 프랑수아 코페를 위원장으로 하는 ‘새로운 공영방송을 위한 위원회’를 발족시켰다.위원회는 6개월 뒤 보고서를 제출했다.이어 논란을 거듭하면서 진통을 겪은 뒤 하원에서 의결됐다. 이 과정을 보노라면 한국에서 최근 화제가 된 ‘개혁 속도론’이 떠오른다.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개혁의 속도전’에 공감했다고 한다.박 대표는 “지금 문제는 속도”라며 “전광석화같이 착수하고,질풍노도처럼 몰아붙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그러나 개혁의 속도전이 지도부의 말이나 독려만으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대답을 찾기 위해서 프랑스가 난항을 겪으면서 개혁안을 속도있게 처리한 과정을 짚어보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55개의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이중에는 노동조합이나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한 경우도 적지 않다.대표적 사례가 헌법개정안이다.이는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표 차이로 간신히 통과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법안 통과를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했다.또 사회당을 무마하기 위해서 일부 내용을 양보하기도 했다. 특별연금체제 개혁안이나 공공부문 개혁안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특히 특별연금체제 개혁안은 프랑스의 노동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오는 난제 중의 난제였다.지난해 10월 개혁안이 발표되자 노동총동맹 등 강력한 노조단체들이 대규모 파업을 전개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노조단체 대표들을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으로 불러들여 설득하기도 했다.특별연금문제를 맡고 있는 자비에 베르트랑 노동 장관도 노조대표들과 만나 마라톤회의를 벌이며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이런 풍경은 대학 개혁 법안이나 공공부문 개혁에서도 자주 등장했다. 이처럼 프랑스판 개혁의 속도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몇가지가 맞물려 있다.먼저 사르코지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도 그는 “개혁을 하라고 나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또 여당 의원들과 장관들의 일사불란한 협조도 큰 축이었다.그들은 부정적인 여론에 맞서 개혁의 전도사역을 자처했다. 또 개혁안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시스템도 큰 동력이었다.대부분의 개혁안이 대통령의 발표에 이어 위원회 발족,법안 준비,대 국민 설득 등의 수순을 밟았다.그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개혁의 속도전이 성공하려면 이런 요인들이 살아서 숨쉬는지 점검해야 한다.지도부의 구호나 독려만으론 힘들다.그러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장이나 상임위원회장 의사봉을 둘러싼 육탄전이라는 부끄러운 장면만 되풀이되지 않을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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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플러스1 07:00 방학특강 수학Ⅰ 08:40 방학특강 수학 Ⅱ 09:30 방학특강 문학(재),비문학(재) 11:10 수능열기 고2 예비과정 언어영역 12:00 방학특강 영어독해-구문(재) 14:30 고1 예비과정 영어,국어,수학 17:00 역사극장(재) 19:50 잊혀져 가는 것들 21:55 지식채널e 22:50 학습자료실 수학사 ●EBS플러스2 08:20 씽씽 동물나라 10:10 알록달록 콩콩이 12:40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 15:00 중학3 난제공략 수학9-나 15:30 한자능력검정 시험대비 강좌(재) 16:30 독학사 교육 강좌(재) 17:00 초등 수학3-나,수학4-나,수학5-나,수학6-나 20:20 중학1 수학 22:20 중학2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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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6자회담 5개월만에 베이징서 8일 재개

    ㅣ베이징 김미경특파원ㅣ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서 검증문제로 지연된 북핵 6자회담이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8일 오후 3시(현지시간) 개막된다.5개월 만에 회담이 재개되지만 검증의 핵심방법인 ‘시료채취’가 명문화될 것인가에 따라 성패가 결정날 전망이다. ●김숙 “회담 낙관적이지 않아” 현재로서는 회담 전망이 밝지 않다.시료채취 명문화와 관련,북·미가 지난 10월 초 평양 회동에서 구두로 합의했으나 북측이 “합의한 적 없다.”며 부인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지난 4~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수석대표 회동도 진전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베이징에 도착한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 전망을) 전반적으로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시료채취)명문화 여부는 북한과의 협상이 남아 있어 지금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계관 “시료채취 논의 더 필요” 전날 싱가포르를 떠나 베이징에 도착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5일 북·미 회동 후 기자들에게 “시료채취는 검증방법에 관한 문제이며,앞으로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미·일 수석대표는 지난 3일 도쿄 3자회동에 이어 7일 오후에도 만나 검증의정서 합의 등에 대해 협의했다.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시료채취는 검증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며 시료채취 명문화에 쏠린 부담감을 나타냈다. 8일 오전에는 남북 수석대표가 회동하고 한·중,미·중 등 양자회동도 열릴 예정이다.정부 당국자는 “남북 회동에서 검증의정서와 3단계뿐 아니라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6자회담 진전을 위하고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 목적에 부합되는 한도 내에서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 오전 남북 수석대표 회동 참가국들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핵검증 방법과 주체,향후 검증에 착수하기 위한 이행계획서 마련 등을 담은 검증의정서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시료채취 명문화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 구체화 등도 난제가 될 전망이다.또 지난 7월 6자회담에서 10월까지 완료하기로 했으나 북측의 핵시설 원상복구라는 ‘벼랑끝 전술’로 인해 지연된 불능화 및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마무리할 일정도 합의해야 한다.3단계 진입과,러시아가 실무그룹 의장국을 맡고 있는 동북아 평화·안보 메커니즘 초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정책인터뷰]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에 듣는다

    [정책인터뷰]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에 듣는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원 장관은 지난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행안부 내에 태 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지만,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합리적 대안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원 장관은 취임 이후 9개월여 동안 정부조직 개편,공무원연금 개혁,지방의원 의정비 과다인상 억제 등 굵직한 현안을 다뤄왔다.동시에 지방행정체제 개편,지방소득·소비세 도입 등 새로운 난제에 직면해 있다.주요 정책에 대한 방향을 들어봤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입장은 -지방행정체제의 틀을 시대변화에 맞춰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지난 10월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으며,국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정부는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지원할 것이다.그동안 제시됐던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사전 준비작업도 하고 있다. →지방분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지방분권은 지방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 주는 것이다.이를 위해 지난 2일 지방분권촉진위원회가 출범했다.지방분권촉진특별법에 명시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이나 지방재정 확충 등의 분권과제를 추진할 것이다. →지방분권 확대를 위해서는 지방소득·소비세 도입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지방교부세나 국고보조금 등 의존 재원을 늘려주면 간단하지만,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때문에 지방의 자주 재원인 지방소득·소비세 도입을 담은 지방세법·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부가가치세의 20%를 지방소비세로 넘기고,‘소득할 주민세’를 지방소득세로 전환해 10조 6000억원 규모의 지방재원을 확보케 하려고 한다.특히 수도권에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권역별로 차등화할 계획이다.국민 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지만,국세와 지방세의 조정 문제이지 국민의 세부담 증가와는 무관하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 인하 요구도 적지 않다 -거래세를 완화할 필요성은 있다.다만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거래세 완화 사이에 연관성이 크지 않아 자칫 거래는 활성화시키지 못한 채 지자체의 세수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어려움이 있다.따라서 거래세 인하는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라 단계적·선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자체들이 사회복지사업 등에 활용하는 분권교부세가 오는 2010년부터 폐지된다.이에 대한 입장은 -2005년 도입된 분권교부세는 기존 149개 국고보조사업을 지방에 이양하고,재원 보전을 위해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2010년부터 보통교부세에 통합시킬 예정이다.이 경우 분권교부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복지사업에서 지원 축소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사회복지사업은 통일된 기준과 정책적 조정이 필요한 만큼 다시 국고보조금사업으로 환원하는 게 바람직하고,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 →새해에는 민생 안정과 경제 살리기가 화두가 될 것 같다. -지난 3월부터 서민생활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방공공요금을 동결하거나,인상을 억제하고 있다.청주·원주시 등은 올 초 인상된 공공요금을 원래 요금으로 환원 조치하기도 했다.또 새마을금고와 협력해 금융소외계층인 소상공인 등에게 3만여건 2939억원을 지원했다.앞으로도 노숙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영세민 주거지역에 동네마당을 조성하는 등 민생안정을 위한 신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하겠다. →경제위기로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활이 더욱 어렵다 -장애인 구분모집제를 도입해 7·9급 공채시험에서 채용인원의 5%를 선발하고 있다.내년부터는 구분모집 비율을 6%로 상향 조정했다.또 올해 처음으로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채시험을 내년에는 각 부처가 실시하도록 확대하겠다. →정부위원회에 대한 정비 실적과 향후 계획은 -참여정부 초기 368개였던 위원회가 573개로 늘어나 의사결정 지연,책임행정 저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지난 5월 운영실적이 저조하거나 기능이 중복된 305개를 통·폐합한다는 정비계획을 확정했다.지금까지 85개 위원회를 정비했으며,나머지 220개 위원회도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거나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방의원 의정비 과다인상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의정비 과다인상 논란과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내년도 의정비부터 행안부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했다.현재 246개 지자체 중 137곳이 의정비를 인하하고,67곳이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 것으로 파악됐다.앞으로도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대담 임창용 정책뉴스부장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 어디에 맡길까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 어디에 맡길까

    ‘묘수를 찾아라.’ 구조조정 전담기구 부활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10년 전 망치’(민간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곳곳에 돌부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을 둘러싸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던 정부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이 문제를 전담하기로 교통정리를 끝냈다.금감원은 일단 기존 조직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은행연합회에 설치돼 있는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위원 7인)와 채권은행협의회가 그 대상이다.얼핏 비슷해 보이는 이름이지만 태생은 전혀 다르다.전자는 법적 기구다.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근거해 만들어졌다.후자는 민간 조직이다.채권단 자율협의로 발족시켰다. 품이 덜 드는 방안은 이 두 조직 가운데 하나를 구조조정 전담기구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일사불란한 일처리’를 감안하면 법적 기구인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가 낫다.일몰법(일정기한 뒤 자동소멸)이었던 기촉법이 오는 2010년 말까지 연장돼 법적인 제약도 없다.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보험,캐피털,자산운용사 등 2금융권까지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 효력이 미친다는 점도 이점이다.하지만 빚이 총 500억원이 넘는 기업에만 적용된다는 것이 한계다.현재 문제가 되는 부실우려 기업은 대부분 건설·조선·저축은행 등 중소기업이다.권한에도 한계가 있다.기촉법은 이미 부실해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후 조정 권한만 있다.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의 옥석을 가려낼 사전적 권한은 없다.금융당국 측은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를 활용하려면 적용 대상과 권한 등 법을 고쳐야 한다.”면서 “기촉법도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위헌 소지가 있어 일몰법으로 했던 건데 법 개정이 쉽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채권은행협의회를 선택하자니 효율성이 문제된다.채권은행협의회는 기촉법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빚 500억원 미만’ 기업이 대상이다.대상만 놓고 보면 협의회가 안성맞춤이다.하지만 사공(가입 은행)만 수백명이다. 현재는 23개 은행만 들어와 있지만 이를 구조조정 전담기구로 개편하려면 보험·여전사 등 2금융권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신속한 구조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자칫 ‘대주단(건설업계 채권단) 재판(再版) ’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정부 조직(금융위·금감원 합동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이 측면 지원한다고 해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외환위기 때의 기업구조조정위원회도 민간기구였던 점을 환기시키는 이도 있으나,당시에는 워낙 위기 의식이 팽배해 민간기구임에도 ‘살아있는 기업’(사전 권한)과 ‘죽은 기업’(사후 권한)에 전권을 휘둘렀던 사실상 초법(超法)적 기구였다.금융위가 애초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설을 부인했던 것도 이같은 고충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신속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묘수를 찾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구조조정 실무를 도맡아 할 사무국장을 구하는 것도 난제다.정부는 외환위기 때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깔끔하게 일처리를 해냈던 이성규 하나은행 부행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본인은 고사한다.과거 구조조정위 사무국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외환위기 때는 공멸 의식이 강해 구조조정위원회와 사무국의 지침을 일사불란하게 따랐지만 지금은 한번 학습 경험이 있어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을 것” 이라면서 “유능한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구하는 것도 ‘묘수 찾기’ 못지않게 성공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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