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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회장 ‘제2 도쿄구상’ 나온다

    이건희회장 ‘제2 도쿄구상’ 나온다

    ‘삼성의 미래를 건 최대 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정보기술(IT) 위기는 커져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제2 도쿄 구상’이 현실화될까. 이 회장이 ‘삼성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쇄신 작업에 돌입하자마자 갑작스레 일본 출장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친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은 물론 이 회장 자신도 연초가 되면 도쿄를 찾아 삼성 경영의 밑그림을 그려온 터라, 이번 구상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투자·신경영 구상 모두 도쿄서 1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5일 업무상 일정과 지인들과 만나기 위해 1주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공식적인 일정 없이 주요 경제 단체 대표와 지인들을 다수 만나기 위한 ‘나홀로 출국’이다. 당시 이 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에 양손의 주먹을 불끈 쥔 단호한 모습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일본에서 여러 난제를 꼭 풀고 오겠다.’는 굳은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도쿄는 삼성에게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1983년 2월 신년 경영 구상을 위해 오쿠라호텔에 머물던 고 이병철 선대회장은 삼성 사상 최대의 모험인 반도체 투자를 결심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삼성의 선택을 무모하다고 했지만, 이병철 회장은 되레 “우리에겐 반도체가 (영국을 세계 일류국가로 성장하게 만든) 증기기관이 될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된 시발점이었다. 10년 뒤인 1993년 6월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일본에 들러 도쿄 도청, 아키하바라(전자제품 밀집지역) 등을 둘러보고 삼성 사장단과 12시간에 걸친 밤샘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이후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건너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을 하게 된다.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애니콜 신화’와 같은 혁신적 성공 사례들이 이때부터 쏟아져 나왔다. ●지인들에 조언 듣고 가다듬을 기회 이 회장이 도쿄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가 지인들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와 조언을 듣고 자신의 구상을 가다듬을 수 있어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홀로 도쿄 유학길에 올라 와세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일본 학계와 재계에 두루 인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이 회장이 일본에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에 일본식 토론이나 문제 해결 방식에 익숙하다.”면서 “만나는 지인들 역시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도쿄 구상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담아 오게 될까. 한 삼성임원은 지금 이 회장의 심정을 ‘일모도원’(日暮途遠·갈 길은 먼데 날이 저문다)이라는 말로 대변하며 향후 “삼성의 10년 이후 미래를 대비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이 회장은 삼성 복귀 이후 공격경영을 기치로 내세우며 ‘5대 신사업 투자 확정’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원 투자’와 같은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적 상황이 결코 삼성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이 회장의 고민이다. ‘스마트폰 쇼크’로 애플이 세계 최고 기업에 올라서고 노키아가 쓰러지는 것을 보며 ‘삼성의 미래 또한 단 한 번의 판단 착오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 내부에서도 최근 이 회장의 일련의 발언과 행동 등을 볼 때 ‘제2의 도쿄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신(新)도쿄 구상을 하게 된다면 그룹의 쇄신 프로젝트를 포함한 10년 이후 미래를 대비한 포석들에 대한 청사진이 담길 것”이라면서 “최근 삼성의 인사 쇄신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를 위한 서막”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진수희 “일반약 슈퍼판매 번복은 오해”

    진수희 “일반약 슈퍼판매 번복은 오해”

    “대통령이 지시해서 안 하려던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일반 의약품(OTC)의 약국 외 판매 문제를 놓고 정부가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과 관련해 오해라고 반박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업무보고에서다. 진 장관은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게 문제”라는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의 지적에 “복지부는 연초부터 국민 불편 해소와 안전성을 놓고 본격적인 고민과 해법을 모색했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의약품 분류 소위를 가동했고, 장관 고시개정 및 약사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 이를 대통령과 총리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與 “약사법은 총선 앞두고 난제” 그러면서 “정부가 소극적으로 한다거나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처럼 비쳐져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장관의 해명은 여야 의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대한약사회 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종합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던 복지부가 청와대에서 어떤 일이 있고 나서 갑자기 약사법 개정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심사숙고하는 절차 없이 개정안을 9월에 올리겠다는 것에 심히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박상은 의원도 “약사법은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면서 “의약분업 예외 지역인 농어촌을 비롯해 사각지대부터 시행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거들었다. 야당 의원들은 진 장관의 입장 변화를 거론하며 더욱 날을 세웠다. ●野 “대통령, 표에 따라 입장 바꿔”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대통령과 장관이 표에 따라 입장을 바꾸면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은 혼란을 느끼고 있는데 진 장관은 일관되게 입장이 번복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전현희 의원은 진 장관이 지난 1월 성동구 약사회에 참석해 일반 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을 두고 “지역구 표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면서 “국무위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꼬집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나라당의 자충수/진경호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한나라당의 자충수/진경호 국제부장

    적어도 민심잡기 차원에서 보면 한나라당, 머리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황우여 원내대표, 머리가 나쁘다. 반값 등록금? 4·27 재·보선에서 확인된 성난 민심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꺼내든 카드이겠으나, 웬걸…정말 겁 없이 꺼낸 카드다. 이제 어쩔 텐가. 황 원내대표 입에서 ‘등록금’이 나온 뒤로 청계광장에 매일 밤 수천, 수만명이 몰리고 있다. 그리고 ‘무조건 반값’을 외친다. 여당 시절 재정부담 때문에 안 된다던 민주당도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 ‘이젠 된다.’며 가세했다. 황우여, 이제 어떡할 텐가. 이거 다 들어줄 수 있나. 매를 벌었다. 차라리 ‘반값 등록금’이 ‘통 큰 치킨’이라면 얘기는 좀 달랐을 듯하다. 뒤로 더 많은 매출을 노린 미끼상품이라면, 일개 민간기업이 구사하는 얄팍한 상술이라도 담고 있는 것이라면, ‘오호~다음 수는 뭘까. 뭘 노리는 걸까.’하며 정치공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라도 발동했을 것이다. 한데 사정은 그렇지가 않아 보인다. 하기야 감사원이 사립대를 쥐어짜고, 관계부처는 제 머리를 쥐어짜고 있으니 어떤 형태로든 조만간 인하안은 나올 듯하다. 그러나 이 난제를 푼(?) 한나라당이 박수를 받을까. 장담컨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국민들은 배가 고플 것이다. 한달 만에 내놓을 대책, 지난 3년 반 동안 뭘 하고 있었느냐는 소리만 들을 뿐이다. 한나라당은 그래서 머리가 나쁘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게 된다는 점에서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엊그제엔 의무교육 적용 연령을 만 3~4세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정부가 불과 한달여 전 내놓은 ‘만 5세’를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재정이 얼마나 더 드는지는 따져보지 않았다.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품새가 마치 ‘복지’라는 말만 붙으면 닥치는 대로 입에 집어넣고 보는 허심(虛心)성 폭식 증세마저 보이는 듯하다. 복지, 외면할 수 없는 가치다. 등록금, 내려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졸속으로, 미끼상품처럼 내놓을 정책이 아니다. 어쭙잖은 선심정책으로 표심을 사겠다니, 국민이 그렇게 값싸 보이는가. 대학 등록금이 자유당 시절 선거판에 마구 뿌려대던 막걸리인가. 등록금 인하는 어쩌면 한나라당으로서는 대박이 날 이슈였을 수 있다. 미국 정치판에서 종종 등장하는 정교하고 과감한 ‘이슈 선점 전략’을 생각했다면,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어느날 떡하니 ‘반값 등록금’ 정책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값’을 외치는 야당과 치열하게 정책 논쟁을 벌이며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을 부각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새가슴은 그러나 이도 놓치고, 저도 놓쳤다. 정책은 상품이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고, 잘못 사면 몇년 몇십년을 후회하는 비싼 상품이다. 시장 수요와 제조원가를 따져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국민에게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제값을 받고, 정책을 사는 국민들도 만족한다. 그것이 정부나 한나라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다. 적어도 대학 등록금에 관한 한 한나라당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한나라당의 전장(戰場)은 따로 있다고 본다. 올 초 집권 4년차 국정과제로 삼은 ‘공정사회’다. 지난 3월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는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대학 등록금보다 더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병폐는 지금 이 사회에 횡행하는 불공정이고, 반칙이고, 편법이다. 얼마 전 공직자의 전관예우를 근절할 몇 가지 방안을 내놓았으나, 이런 것으로 이 사회의 불공정과 반칙이 일소될 것이라고는 정책 입안자들조차 생각하지 않을 성싶다. 어설픈 선심정책 몇 개로 서민정당이 되지 않는다. 이미 가진 자들의 정당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지 오래다. 이 현실을 인정하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정당, 반칙을 용납하지 않는 정당의 모습만이라도 보이는 것, 그게 한나라당에도 쉽고 정책혼란도 줄이는 길이다. jade@seoul.co.kr
  • ‘좌클릭’ 한나라 비정규직도 챙긴다

    반값 등록금, 소득세·법인세 감세 철회 등 정책 ‘좌클릭’을 시도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우리 사회의 최대 난제인 비정규직 해법 마련에 착수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계와 진보정당이 독점하다시피 한 이슈여서 한나라당 내 이념 논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일 “등록금 인하 정책이 가닥이 잡히면 비정규직 해법을 본격적으로 찾겠다.”면서 “임금 격차 해소와 근로 조건 차별 시정에 대한 대책을 체계화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정규직 채용 비중을 높이는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정책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식 정책위부의장도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너무 복잡한 사안이라 힘들겠지만, 집권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 경선 당시 5대 민생 공약을 내걸었는데, 비정규직 확산 방지 및 차별 시정이 추가 감세 철회에 이어 두 번째 핵심 공약이었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공약대로 정책 개혁 프로그램이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파를 뒤에서 받치고 있는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는 복지는 위선”이라며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 다. 그는 “근로 시간이 월 60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가 1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비정규직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면서 “이들에게 4대보험을 적용하면서 보험료를 감면해주는 법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감세 문제도 정 전 최고위원이 법인세 감세 철회 법안을 발의한 뒤 공론화됐고, 사실상 철회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가 공론화되면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현 정부의 일자리·노동·복지 정책 기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면서 “차별 철폐라는 명분에는 동의하지만 회사를 압박해 정규직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기득권층으로 변한 정규직의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가계빚에 발목잡힌 금리정책 딜레마

    가계빚에 발목잡힌 금리정책 딜레마

    해외에서 연일 ‘코리아 리스크’로 지적하고 있는 가계빚이 이제는 ‘금리 딜레마’에 빠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빚을 줄이기 위한 핵심 정책수단으로 금리 인상이 꼽히지만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양날의 칼’이 돼버린 형국이다. 금리 인상은 자칫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더욱 악화시켜 가계 도산과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여서 가계빚은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오랜 기간 저금리를 유지했던 것이 결국 ‘가계빚 폭탄’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국내외 주요 투자은행(IB) 전문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스웨덴과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중앙은행이 매우 발달한 국가는 매달 금리 결정을 하더라도 3~4년 앞을 보고 금리를 이야기한다.”면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얼마나 앞을 내다보고 금리를 결정하는지는 비밀이지만 매달 회의를 연다고 그달이나 전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동금리대출 90%… 금리인상에 취약 그동안 금리 결정에 최우선적으로 물가 안정을 고려했던 기존 태도에서 약간의 변화를 내비친 것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금리 결정에 가계빚 등 다른 경제변수들의 가중치가 더 늘어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금리 인상보다 동결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한국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가계부채를 꼽으며 기준금리 정책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손 교수는 “가계부채가 많아 적극적인 소비가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이자율을 계속 올리는 정책에 좀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계빚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경기 활성화, 금융권의 가계대출 선호 등이 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를 막을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금리인상 카드는 곧바로 가계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가계 대출에서 고정금리형 대출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변동금리형 대출은 90%를 차지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매우 취약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48만 525원으로 지난해 3월(48만 6838원)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인 가족이 이자로 나가는 돈만 200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또 가계대출의 60%가 주택담보대출이어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결국 가계에 부담이 덜 되고, 부동산 경기도 어느 정도 유지되는 방향으로 가계빚 대책이 나와야 한다. ●금리·부동산·가계빚 정책 맞물려 난제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예측대로 연내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중 이자부담액은 5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소영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가계빚은 금리 정책과 부동산 정책에 맞물려 있어 금융당국이 쉽게 대책을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홍희경기자 golders@seoul.co.kr
  • 포스코, 세계 최초 2차 정련공정 자동화

    때 이른 불볕더위가 찾아왔던 29일. 세계 최대 단일 제철소인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쇳물을 실은 소형 기관차와 자재운반용 트럭들이 느리면서도 일정한 속도로 마천루처럼 우뚝 솟아있는 고로(高爐)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이어 찾아간 제2 제강공장. 주변은 금세 둔중한 기계음과 공정을 알리는 안내방송, 코끝을 찌르는 코르크 냄새가 가득했다. 눈앞의 높은 천장 쪽으로는 1600도에 달하는 시뻘건 쇳물이 특수강과 내열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진 베젤에 담겨 2차정련 과정의 핵심인 진공탈가스설비(RH) 공정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얼마 전 RH 공정 자동화에 성공하면서 필요한 직원이 8명에서 2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생산성은 20% 가까이 향상시켰죠.” 세계 최초로 쇳물 RH 공정의 자동조업기술 개발을 주도한 이은신 EIC기술부 부장이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RH 공정은 쇳물의 성분과 청정도를 제어하는 작업이다. 1토르(torr·760torr=1기압) 이하의 고진공 상태인 쇳물에서 질소, 수소 등 가스 성분을 빼내고, 비금속 불순물을 제거한다.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철강제품 생산을 위한 핵심 제조 공정이다. 하지만 자동화는 쉽지 않았다. 1600도에 달하는 쇳물의 실제 온도를 계측하기 어려운 데다 예기치 못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곤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어느 공정보다 작업자의 노하우와 순간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포스코 안에서도 이 자동화는 난제로 남아 있었다. RH 공정 자동화에 서광이 비친 것은 2009년 10월. 1년여의 기술개발 끝에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에 본격 적용했다. 작업자가 시작 스위치만 누르면 이후 진행되는 온도 조정과 성분 조정, 청정도 제어 등 모든 단계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김재열 제강부 제2 제강공장 총괄직은 “포스코의 뛰어난 조업 기술과 풍부한 IT 인력·기술 등을 바탕으로 일본과 유럽 등의 경쟁사들도 성공하지 못한 RH 공정 자동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부터 기술 성과를 해외 학술지에 발표하고, 10건 정도의 관련 특허 출원을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자동화 전보다 불량률이 45.2% 감소했고, RH 공정의 처리 시간은 17.5%나 단축됐다. 여기에 작업시간 편차가 크게 개선되는 동시에 작업자의 업무 부하도 크게 줄었다. 그 결과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243억원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RH 공정 자동화로 전 공정 자동화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셈”이라면서 “2013년까지 기타 제강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보유한 제강조업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양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TX 싱크탱크 미래연구원 개원

    STX그룹이 중장기 미래전략 수립과 총괄을 위한 ‘STX 미래연구원’을 문 열었다.STX그룹은 ‘비전(Vision) 2020’ 달성을 위한 시스템 경영 확립을 진두지휘할 STX 미래연구원(STX Future Institute)을 만들고 23일 개원식을 가졌다. 미래연구원은 학구적인 경제연구소보다는 비즈니스와 직접 맞닿아 있는 ‘싱크탱크’ 조직, 그룹 내 변화를 주도하는 ‘체인지 에이전트’ 조직으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매출 120조원, 국내 7대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2020’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방향 설정 및 대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연구원은 또 그룹 내 전략적 난제 검토와 주요 프로젝트 및 신규 사업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통해 방향성을 설정하게 된다. 수립된 전략 실행을 위한 경영관리 시스템을 도출하고 각종 경영 프로세스를 정립하며, 경영진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 결정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초대 원장에는 신철식 그룹 부회장이 선임됐다. 연구원은 20여명의 전문가 집단으로 시작, 올해 안에 매킨지 등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 출신 중심으로 50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지주회사나 계열사 내부 조직이 아닌 별도 법인으로 설립돼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존 경영시스템을 진단하고 전략개발 및 실행을 지원하게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백짓장 맞든 지자체 민원해결 ‘술술’

    백짓장 맞든 지자체 민원해결 ‘술술’

    지방자치단체 간에 함께 민원을 해결하려는 ‘짝 짓기’가 활발하다. 혐오 시설뿐 아니라 문화·경제 시설까지 공동 이용함으로써 독자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주민 반대로 난관을 겪는 기피 시설 건립 등에 대안으로 떠올랐다. 경기 부천시와 시흥시는 각자 보유한 시설을 함께 쓰고 문화·체육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도시는 건설 예정이거나 이미 건립된 광역 화장장, 쓰레기 처리 시설, 체육 시설, 복합 문화 시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는 인구 밀집지이면서 경제·문화에서 앞선 부천과 인구가 적은 대신 그린벨트가 많아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시흥이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서다. 인천시과 부천시는 이달부터 인천 부평구에 있는 시립화장장 화장로 20기 가운데 3기를 부천, 김포 등에 거주하는 시민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맺었다. 화장로 증설로 다소 여유가 생긴 데다 인천에서 흘러든 생활 하수가 부천의 하수 처리 시설에서 처리되는 만큼 상생의 길을 찾은 것이다. 부천시는 2005년부터 원미구 춘의동 그린벨트에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해 왔으나 인접한 서울 구로구 주민들이 반대할 뿐만 아니라 부천 시민 사이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갈려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자 올 들어 추모공원 조성을 백지화했다. 공조 영역은 기피 시설뿐 아니라 문화·환경·연구 조사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부천시와 시흥시는 부천시립교향악단, 부천국제영화제 등 부천시의 문화 인프라와 시흥시의 수변 생태 벨트, 시화호 등 환경 인프라를 접목시켜 수도권 서부 문화·생태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공동 발전을 위한 연구용역과 조사를 함께 실시하게 된다. 광역자치단체 간에도 공조 움직임은 활발하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지난해 4월 공동 발전 협약을 맺고 18개 정책 과제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조기 구축, 서울지하철 4∼7호선 경기도 연장, 수도권 정비 계획법 완화, 외국 대학 및 외국 병원 설립 요건 완화 등 3개 지자체가 절실하게 받아들이는 현안이 망라돼 있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그동안 주민 집단 이기주의 못지않게 지자체 이기주의 폐해가 심각했는데 지자체들이 난제를 공동 테이블에 올려 놓고 함께 해결을 모색하는 자세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반도 비핵화 여건 조성 노력… 내년 FTA 협상 돌입”

    “한반도 비핵화 여건 조성 노력… 내년 FTA 협상 돌입”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2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확인한 뒤 “중국의 발전상황을 북한의 발전에 활용하도록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초청 사유를 직접 설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측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정상회담을 통해 공식 확인한 것이나, 구체적으로 초청 사유까지 밝힌 것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중국 측이 비공개를 요구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세한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 정상은 단독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이전에 비해 심도 있는 대화를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초 한·중 정상회담은 단독과 확대 30분씩 한 시간 예정이었지만, 단독회담이 한 시간으로 길어지면서 확대회담 10분을 합쳐 모두 한 시간 10분간 동안 진행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앞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남북대화를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이어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원 총리가 북한의 핵보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우리 정부 입장에 중국이 원론적으로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6자회담이나 북한 비핵화 문제 등 산적한 난제를 풀어나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상은 실제로 양자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이라는 목표에 공통인식을 갖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을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특히 내년 양국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경제·통상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양자 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조만간 협상을 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돼 왔다는 데 공감하고,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또 올해 양국 간 교역목표인 2000억 달러를 조기에 달성한 것에 대해 평가하고 오는 2015년 3000억 달러 교역목표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또 오는 7월부터 운항되는 김포~베이징(北京) 직항노선의 개설을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양국 간 인적교류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2012년이 양국 수교 20주년이자 ‘한국방문의 해’로서 여수엑스포가 개최되는 시기인 만큼, 더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올 들어 첫 번째 양국 간 최고위급 회담으로, 양 정상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와 관련한 한·중 원자력 안전협력 방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 反테러 국제 안전망 구축 공조 토론 열기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 反테러 국제 안전망 구축 공조 토론 열기

    ‘글로벌 화두는 반테러(Counter-Terrorism)이다.’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과 중동·북아프리카 소요사태 등을 계기로 테러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반테러 등 국제적 난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가 19일 개막됐다.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G20 국회의장 회의에는 국회의장 참가국 14개국를 비롯, 모두 26개국이 참여했다. ‘안전한 세계, 더 나은 미래’를 구호로 내걸고, ‘공동 번영을 위한 개발과 성장’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의장국 대표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인류는 글로벌 자연재해, 빈곤과 테러, 원자력의 안정적 관리 등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 모두 지혜를 다해 보다 나은 세계, 보다 나은 미래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각국 의장들은 글로벌 테러의 ‘아이콘’이었던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반테러를 위한 공조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프란시스코 가르시아 스페인 상원의장은 “유엔의 ‘글로벌 대테러 전략’에 기초한 효율적인 국제공조를 전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존 스탠리 영국 하원의원은 반테러를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28개 회원국 의회 간 공조 체제를 소개하면서 “폭넓은 정책 공조가 필요한 분야 중 하나는 무기·군사기술 수출에 대한 국제적인 통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알렉산드르 토르신 러시아 상원부의장은 “빈라덴 사살로 테러가 주춤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테러를 양산할 수도 있다.”면서 양자 간 또는 국제기구 차원에서 공조 필요성을 제안했다. 메이라 쿠마르 인도 하원의장도 “민주주의가 테러의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테러에 관한 종합적 협약이 있다면 국제사회는 통합된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흐멧 알리 터키 국회의장은 “알 카에다 테러로 이슬람이 타격을 받았고, 반 이슬람 감정과 문명 간 갈등은 더 많은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이슬람과 테러를 구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회의에서는 또 일본 원전사태와 북아프리카 지역 소요 등 전 세계 안전에 대한 우려와 각국의 공조 필요성도 제기됐다. 개발도상국 발전전략으로는 각국 의회가 세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회복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도 재확인했다. 에니 팔레오마베가 미국 하원의원은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50년 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공동 번영을 위해 타국의 경험을 배우고 그것을 각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 폐막하는 서울 회의에서는 ‘반테러’와 ‘안전한 세상’ 등을 위한 세계 주요국 의회의 의지와 노력을 담은 공동선언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황우여 - 김진표 생산적 원내정치 이끌어라

    원내 제1·2당의 사령탑이 새로 구축됐다. 한나라당이 황우여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민주당도 그의 카운터파트로 김진표 원내대표를 뽑았다. 황 원내대표는 비주류 출신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고, 김 원내대표는 전국 정당을 표방하며 원내 지휘봉을 거머쥐었다. 두 원내사령탑은 비교적 중도적인 성향을 유지하며 정치 보폭을 넓혀 왔다. 분파적 정쟁과는 거리를 둬온 만큼 전투형이 아닌 정책형, 대화형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안팎의 기대를 받고 있다. 당리당략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생산적 파트너십으로 국회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두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1년을 맡는다. 통상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정치권이 국회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두 원내대표는 말년 국회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올 국회의 마지막 성적표가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에서도 가장 중요한 채점 기준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의 4선 의원이며, 김 원내대표는 경제 관료 출신의 재선 의원이다. 명판관과 엘리트 관료 출신답게 건전하고 균형 있는 정책 경쟁이 요구된다. 소임의 첫째는 민생 국회다. 황 원내대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감세정책 철회를 비롯해 10대 민생 현안을 제시하는 등 서민·중산층에 다가가려고 과감한 정책 기조 전환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 역시 서민·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표방하고 있으며 김 원내대표는 그 선두에 서게 됐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실천적인 경쟁에 나서야 한다. 소임의 둘째는 국회 폭력 추방이다. 국회 선진화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6월 국회에서는 매듭지어야 한다. 정기국회는 예산국회로 그 법을 처리할 겨를이 없다. 이때를 놓치면 18대 국회에서는 물 건너간다. 두 원내사령탑에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여야는 적이 아니라 국정 동반자라는 책임 의식과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하다. 여야가 벌써부터 민심을 잡겠다며 무분별한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민생 국회의 소임을 다하되 무책임한 포퓰리즘만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정책 껍데기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중요하다. 모두가 나라 곳간부터 살펴봐야 한다.
  • 방사성물질 계속 나오는데 원전 복구 작업은 ‘게걸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지 11일로 두 달을 맞는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짧으면 6개월, 길면 9개월 안에 원자로 냉각장치 복구작업을 마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진과 고농도 오염수 증가로 인해 여전히 복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 기능 정상화가 지체되면서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물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원전 근처의 바다와 토양, 대기 오염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원자로 3호기 안정화 총력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방출량은 지난 3월 15일 국제원자력 사고등급(INES)상 7등급 수준인 약 19만 t㏃(테라베크렐/테라=1조)을 넘어섰다. 3월 11일부터 4월 5일까지 방사성물질 방출 총량은 최대 63만 t㏃로 추산되고 있다. 원전 복구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방사성물질의 유출량이 감소되는 등 바다와 대기 오염은 다소 약화됐으나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세슘 등 반감기가 30년인 방사성물질의 토양 오염은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누적 방사선량이 증가하면서 피난 구역도 확대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원전 반경 20㎞권 밖에 있는 5개 기초자치단체 주민 1만여명에게도 피난령을 내렸다. 도쿄전력은 1호기 원자로 냉각작업을 위해 냉각수를 다른 물로 식힌 뒤 그 물을 공기로 냉각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일부터 작업원을 원자로 건물 안으로 들여보내 내부 공기를 정화하기 시작했고, 8일부터는 원자로 건물 이중문을 열어 놓았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빠르면 6월까지는 압력용기와 격납용기의 수위를 측정하는 계기와 열교환기 등을 설치하고, 외부 장착형 공기냉각 장치 설치까지 끝낼 전망이다. 1호기를 안정시키고 나면 같은 방법을 2, 3호기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2호기는 격납용기 아래쪽의 압력제어실(‘서프레션 풀’) 일부에 구멍이 난 것으로 추정돼 이 부분을 점착성 시멘트로 메워야 한다. 사고 전 정기검사 중이었던 4호기는 원자로에 연료봉이 없는 만큼 사용후 연료 저장조가 관심이다. 문제는 이달 들어 3호기 압력용기 온도가 치솟는 등 아직도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3호기 압력용기 위쪽 온도는 4월 말 80도였던 것이 지난 5일 오전에는 144도, 8일 저녁 217도까지 상승했다. 이 온도 자체는 원전 운전 시 압력용기 온도(약 280도)보다 낮지만 내부 상태에 따라서는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 냉각수를 보내는 배관을 바꾸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진이 잦은 일본이 원전을 54기나 가동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고조됐다. ●도쿄전력 화력발전 추가가동 검토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6일 도쿄 등 수도권과 가까운 시즈오카현의 하마오카 원전의 운영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원전을 대폭 축소하는 등 국가 에너지 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전체 전력 가운데 33%를 생산하는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가 마땅치 않은 상태다. 간 총리는 “하마오카 원전 외에는 가동 중단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도쿄전력은 쓰나미로 파괴된 후쿠시마 제1원전 대신 일단 화력발전소 가동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간 총리는 일본 전력 생산량 중 원자력발전 비율을 현재 30%대에서 앞으로 50%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기존 에너지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간 총리는 이날 TV 중계 기자회견에서 오는 2030년까지 일본 전력 생산량 중 원전 비율을 50%로,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기존 계획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 총리는 “재생에너지를 진흥하면서 원전의 안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원전과 화석연료에 이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이 일본 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근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 총리는 이와 함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책임을 지고 내달부터 원전 사고가 마무리될 때까지 총리직 급여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 총리는 다만 의원직 급여는 계속 받기로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권도엽 국토부 장관 후보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나와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참여정부 때 주택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8·31대책 수립에 관여했고, 이명박(MB) 정부 출범 후에는 2년 6개월간 국토부 1차관을 맡으면서 국내 건설·주택·국토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그런 만큼 국토부의 현안인 주택문제나 건설업체의 경영위기, 4대강 문제를 풀어낼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정책기조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으리라는 게 국토부 안팎의 평가다. 권 후보자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MB의 대표적인 친서민 공약 중 하나인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주택시장 정상화다. 이는 그의 인선 배경이기도 하다. 우선 서민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MB 정부가 도입한 보금자리주택은 2018년까지 분양 70만 가구, 임대 80만 가구 등 총 15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재원 부족과 시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막대한 부채, 지방자치단체와 토지 소유주의 반발로 올해 공급 목표인 21만 가구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총부채 125조원, 하루 이자 100억원에 달하는 LH의 재무구조 개선도 풀어야 할 난제다. 줄도산 위기에 처한 건설산업의 회생도 그의 과제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 문제는 보금자리주택 문제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권 후보자가 이를 제대로 풀어낼지 주목된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건설업체의 경영위기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민간주택시장의 위축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 22조원의 ‘4대강 정비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 역시 권 후보자에게 맡겨진 숙제이다. 하지만 현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기록된 정종환 장관의 그림자가 짙어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분석도 있다.일단 국토부 직원들이 권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그가 주택과 도시 전문가인 데다가 합리적인 스타일이어서 현안 해결은 물론 전임 장관 시절 행해진, 특정 지역이나 특정 부처 출신 중심의 편중 인사를 해소할 적임자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글로벌 도약 기회 맞은 우물안 국회/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글로벌 도약 기회 맞은 우물안 국회/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국회는 국내 현안에만 매달리고 글로벌 사안엔 관심 없다는 평을 들어 왔다. 국회의장은 원로 의원 예우용으로 뽑히고 실질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세평이다. 국회와 국회의장에 대한 이러한 기존 인식을 동시에 긍정적으로 바꿀 귀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오는 18~20일 국회에서 개최되는 제2차 G20 국회의장회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세계 20대 주요국 국회의장들이 서울에 모여 글로벌 사안을 논의한다. 2009년 캐나다에서 열린 제1차 회의의 후속이자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있었던 G20 정상회의의 보완 격인 이번 회의는 여러모로 기대를 모은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상승시키고 국회의 위상과 국민적 신뢰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G20 정상회의 논의 사안에 의회민주주의 차원의 정치 동력을 제공해 지구촌 난제를 원만하고 정통성 있게 푸는 데 공헌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쉽게 올 수 있는 기회가 아니므로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하다. G20 국회의장회의가 서울에서 또 열리려면 수십 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현실만 보면 기대는 기대로만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존 인식처럼 국회는 글로벌로부턴 거리가 멀다. 국회의원 대부분은 선거 쟁점이 되는 지역 현안이나 정당 대립 구도를 이루는 이슈에만 몰두한다. 국회의장도 그런 의원을 독려해 글로벌 문제로 시야를 넓히게 할 만큼 강한 리더십을 행사하기 힘들다. 이런 현실이 이번에도 되풀이돼 범(汎)국회적 참여가 따르지 않고 이에 따라 사회적 관심도 그저 그렇게 된다면 어렵사리 유치한 G20 국회의장회의는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고 만다. 국회는 역시 우물 안에 갇혀 있다는 선입견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비관적 전망을 뒤엎고 물실호기(勿失好機)하려면 국회의원들과 국회의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힘을 합해 이번 G20 국회의장회의가 국회와 대한민국의 위상을 올리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한 큰 방향으로 첫째, 글로벌 포럼으로서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 숙의(熟議) 원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의지를 세워야 한다. 둘째, 이 회의가 글로벌 제도로 안정되게 자리 잡아 지속적 효과를 낼 수 있게 장기 비전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회의 논의 결과가 각국 정책과 국제기구 활동에 잘 반영될 수 있게 실제의 측면도 신경 써야 한다. 이런 노력과 관련해 일반 국회의원보다는 국회의장이 훨씬 좋은 여건에 있다. 의장은 국회의 공식 대표로서 높은 위상과 책임 덕에 좁은 이해관계를 넘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당위성이 크다. 또한 당적을 갖지 않으므로 편협한 정파적 시각을 벗어나 글로벌 관점을 취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연륜과 경력을 봐도 지방 이익에 연연치 않고 초국적 이익을 우선하기에 충분하다. 나를 따르라는 일방적 리더십에 익숙한 행정부 수장과 달리 동등한 의원들 틈에서 조정의 리더십을 연습해 왔다는 것도 글로벌 무대에서의 강점이다. 그러나 국회의장 앞에도 근본적 한계가 가로막고 있다. 외적 요인은 차치하고 내부만 볼 때, 무엇보다 그의 글로벌 리더십을 뒷받침할 정치 동력이 약하다는 한계가 크다. 이것은 일반 의원들의 무관심과 비협조로부터 오는 문제로 의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풀 수 있다. 의원들은 지구화 시대를 맞아 이젠 국제와 국내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정책이 여러 영역, 차원을 가로지르며 복잡하게 얽히게 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글로벌 문제가 곧 지방 문제이다. 또한 국회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고 국민적 이미지를 제고하지 않으면 정치권 전체의 불신과 위기가 사라지기 힘들 것이라는 점도 절실히 되새겨야 한다. 국회의 글로벌화가 하루아침에 될 리 없다. 점진적으로 상황이 변하고 의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번 G20 국회의장회의는 매우 좋은 기회다. 지나친 국가주의에 이끌리는 국익 중심의 의회 외교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이번 회의를 지구적 관점에서 지구적 의제를 다루며 글로벌 거버넌스에 공헌하는, 지속성 있는 제도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우리나라 국회도 우물 안을 벗어나는 단초를 찾게 될 것이다.
  • [4·27 재보선 후폭풍] 李대통령 세가지 고민

    [4·27 재보선 후폭풍] 李대통령 세가지 고민

    “정치하는 사람들도 보면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 성공하는 것 못 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동국대 창업센터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실패했을 때 자기 탓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그런 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정·청 전면 쇄신이 예고된 가운데 여권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거취를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 반(反)시장주의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된 대기업과의 갈등 및 지역 민심 이반 현상 등의 난제를 이 대통령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① 박근혜 관계 5월말~6월초 특사 관련 단독회동 뒤 朴역할 윤곽 재·보선 패배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박근혜 역할론’이 당내에서 급격히 세를 얻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가 일찌감치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되면 청와대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은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이든, 대표이든 박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실권을 잡는 순간부터 청와대는 사실상 정치 쪽과는 손을 떼고 임기말까지 말 그대로 ‘일하는 정부’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친이(이명박)계 주류의 이탈도 빨라지면서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여권의 대규모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박 전 대표가 대표나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재오계 등 여권 주류 측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의 역할론은 답답한 심정에서 그냥 한번 얘기해 볼 수 있겠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얘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다시 대표를 맡는 것도, 당권 경쟁을 거쳐야 하는 만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박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5월 말이나 6월 초쯤 유럽특사 보고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하게 되면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② 임태희 거취 MB, 유임·교체 언급 없어… 최종선택까지 고민할 듯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지난 28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평소 같았으면 이 대통령이 즉시 만류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임 실장이 ‘교체’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경기 성남 분당을 공천에 대한 임 실장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다만, 3선을 포기하고 청와대에 들어온 임 실장에 대한 신임이 각별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최종 순간까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을 바꾼다면 시기는 개각(5월 초)이 끝난 뒤인 5월 말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개편 폭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 중에 (신변을) 정리하라. 자신을 희생할 생각은 하지 않고 좋은 자리가 어디 없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모진 개편 때 자신과 임기를 끝까지 할 이른바 ‘순장조’들만 남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이미 총선 출마 예상자들을 ‘출마조’ ‘순장조’로 분류했다. 17대 의원 출신인 김희정 대변인과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18대 총선에 나왔던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 김연광 정무1비서관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모두 출마조로 분류돼 5월에 거취를 결정할지는 확실치 않다. 수석급 참모 중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해서 다음 달 중 정리될 참모는 5명 이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③ 국정운영 새달초 경제5단체와 회동… 정부 경제정책 직접 설명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경제 5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최근 대기업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풀기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지난 26일 연기금의 대기업 주주권 행사를 주장하고 최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던 것이 청와대의 입장으로 알려지면서 재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쳤던 이 대통령이 반기업적인 정책으로 전환한 게 아닌가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고용창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이는 기업들의 인식전환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은 친시장·친기업이며, 경제 5단체장과의 만남도 최근 불거진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 확산된 반정부 민심을 달래야 하는 것도 이 대통령의 과제다. 이번 4·27 재·보선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수도권과 강원지역은 물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세종시 수정안 추진 등 일련의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충청·영남권 등에서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고려는 철저히 배제한 채 국익 차원에서 모든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지만, 지역민심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이기주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갈등구조를 근본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삼부·동양 끝내 법정관리行?

    정부와 대주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기업회생(옛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 21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회생의 새로운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두 건설사가 절반씩 지급 보증한 헌인마을 PF 대출 4270억원 중에서 2100억원어치가 ABCP로 조달돼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 따라서 두 건설사는 ABCP 가운데 절반을 상환해 주고 나머지는 1년간 만기 연장을 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주 ABCP의 50%만 상환해 주고 나머지는 동양건설산업이 책임지는 방안을 마련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동의서를 받기로 했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방안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면 삼부토건은 이날까지 회생절차 신청을 철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담보 등의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동양건설산업으로부터 ABCP를 상환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방안에 난색을 보이자 절반의 ABCP에 대해 만기 연장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가 300 0명에 육박해 일일이 설득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또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의 신규 자금 수혈 문제도 협상과정에서 난제로 꼽히고 있다. 삼부토건은 대주단에 르네상스서울호텔을 담보로 제공하고 7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받기로 해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동양건설산업은 채권금융회사들로부터 1000억~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지만 담보제공 등에 쓸 마땅한 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기업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철회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미스라타와 후쿠시마 단상/박찬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미스라타와 후쿠시마 단상/박찬구 국제부 차장

    리비아 서북부의 지중해 항구도시 미스라타가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불과 한두달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미스라타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대와 무장 시민군의 사활을 건 혈전과 카디피군의 무차별 학살로 외신의 국제면을 달구고 있다. 반군 근거지인 벵가지에서 긴급 투입된 지원병들이 채 48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철수할 정도로 전장은 처참하고 무자비하다고 외신은 전한다. 식품점 앞에서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이 포탄 세례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혁명의 ‘동력’인지, ‘도구’(툴·tool)인지를 두고 서방 언론에서 논쟁의 도마에 올랐던 소셜네트워크도, 전략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도 유령도시의 잔혹성을 제어하지는 못하고 있다. 수주째 카다피군의 포위 공격을 받으며 최소한의 생존 조건도 보장되지 않는 곳, 포로로 붙잡힌 10대 카다피 병사가 ‘지옥’(hell)이라며 몸서리치는 곳, 그런 미스라타에서 무엇이 시민군의 저항을 지탱하고 있는 것일까. 리비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미스라타의 시민들은 42년 독재를 청산할 정치체제로 미국식 민주주의가 좋은지, 유럽식 민주주의가 바람직한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카다피의 주장처럼 탈레반의 무장 세력이나 권력에 굶주린 폭도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반(反)독재와 체제 변혁을 향한 갈망과 의지, 행동하는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수도 트리폴리의 길목에서 카다피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피로 쟁취한 반독재와 민주주의의 역사를 한국 현대사도 갖고 있기 때문에 미스라타의 참상이 숙연하게 와 닿는다. 리비아의 향배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미스라타를 비롯한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은 유럽에 또 다른 불씨를 던지고 있다. 바로 포화와 혼란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북아프리카 난민들의 엑소더스 행렬이다. 때마침 강경 우파의 부상과 맞물려 유럽 각국은 국경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 유럽연합(EU) 이상주의자들이 설계한 다양성 속의 조화, 문화 이질성의 포용과 존중이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 복지 시스템의 과부하에 허덕이는 유럽 각국에서는 말 그대로 ‘이상’에 그치고 있다. 저출산과 부족한 노동력의 틈새를 메우던 이민 정책도 더 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 진보의 염원과 민주화 투쟁의 이면에서 발생한 엑소더스 행렬이 불법 이민자로 전락하고, 선의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유럽연합의 이상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현 상황은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북아프리카와 유럽의 사례에서처럼 한 지역의 격동과 위기는 이제 더 이상 지역적이지도, 제한적이지도 않다. 미스라타의 격전만큼이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전에서 새 나온 방사성물질이 한반도는 물론 지구 곳곳으로 퍼지고 있고, 대지진과 쓰나미로 생긴 ‘쓰레기 섬’은 태평양을 횡단해 하와이와 미국 서부 해안까지 이를 전망이다. 후쿠시마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저주 받은 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문명에 의존하는 강도가 높을수록 후과는 광범위하고 장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나 치명적이다. 관전자로 머문다면, 미스라타나 후쿠시마는 호기심이나 막연한 걱정거리, 아니면 무관심의 영역에 머물고 말 일이다. 반면 미스라타 시민의 의지와 후쿠시마 원전 근로자의 목숨 건 사투에서 실천과 행동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반전(反戰)과 인도주의, 그린 에너지로 테제를 국한시킬 필요는 없을 듯하다. 지금 여기 나부터 작은 의지와 힘을 모아 지역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그 힘이 초(超)국경의 위기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동력의 일부로 작용한다면, 적어도 지속가능한 지구 네트워크의 일원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는 진부한 문구를 굳이 되새기지 않더라도….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돕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돕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북한이 또다시 극심한 식량난에 빠져들고 있다. 북한은 많은 주민이 아사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공개적으로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해와 올해 북한을 탈출한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심각하다고 답했다는 탈북자 단체의 보고서도 공개되었다. ‘고난의 행군’ 시대라는 1990년대에는 약 200만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로 숨졌다고 한다. 이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는 걸까. 유엔은 지난 3월 60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긴급히 식량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기구들이 발표한 북한 식량상황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00만t을 상회한다. 여름철 홍수와 혹독한 겨울 등 일련의 충격파가 북한을 식량위기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5월쯤 북한의 식량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43만t의 식량을 긴급 지원할 것을 국제사회에 권고했다. 유엔의 권고 이후 존 케리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원 식량의 엄격한 분배 모니터링 실시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구호단체들도 북한 취약계층 수백만명이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긴급 식량지원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국내 종교단체들도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된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이 급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온갖 구실을 달아 유엔 기구의 보고서가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과장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 측 자료만을 일방적으로 활용하거나 곡물 도정비율을 잘못 계산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최근 북한 식량 문제가 불거진 것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해를 앞두고 식량을 비축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의 주장은 대단히 모순적이다. 우리 정부는 2010년 2월에 2009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411만t으로 추산, 소요량에 비해 129만t이 부족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2년 전인 2009년에도 비슷한 판단을 했다. 2010년과 2009년 우리 정부의 평가는 유엔 기구의 최근 조사 결과와 거의 비슷하다. 북한의 식량난은 이미 지난 수년간 지속되고 있었던 셈이다. 내년에 강성대국 건설의 큰 잔치를 치르기 위해 올해 주민들을 굶기고 있다는 주장은 참으로 황당하다. 우리 정부가 과연 북한 문제를 이성을 갖고 다루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지원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우리를 더욱 참담하게 한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독도 문제, 과거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대일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해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 국민을 돕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북한 핵, 연평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대북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굶주리는 북한 동포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우리는 북한 정부가 계속 남북관계를 긴장시킨다 해도 굶주리는 북한 동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길이다.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포애이기도 하다. 북한의 식량난은 후쿠시마 지진해일 참사에 비해 수천배는 더 큰 재앙이다. 600만명에 달하는 북한 동포가 겪고 있는 이 거대한 재난을 외면하는 것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행위이다. 말 안 듣는다고 북한 동포를 굶어죽게 한다면, 식량을 무기로 사용한다면, 역사는 이 죄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서울광장] 위기는 망각에서 온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기는 망각에서 온다/박대출 논설위원

    이명박 정부는 초기에도 험난했다. ‘강부자’ ‘고소영’ 논란부터 휩싸였다. 두달 뒤엔 촛불정국이 엄습했다. 고난만은 아니었다. 국민이 준 기회였다. 발전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럼에도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인사에선 첫 실수가 반복됐다. 뒷산의 반성은 실종됐다. 반성은 되레 촛불세력에게 요구됐다. 국민의 경고를 잊고, 또 잊었다. 망각의 연속이다. 망각병은 중증이다. 반성엔 진정성이 생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꼼수다. 국면전환용 기술로 전락한다. 상황이 바뀌면 잊게 된다. 안이함으로 이어진다. 대응은 늦기 마련이다. 뒷북은 무리수를 낳고, 무리수는 혼선을 부른다. 공식처럼 되어 버렸다. 세종시 논란도 그랬다. 신공항 백지화는 난제였다. 정책 영역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정치 영역으로 넘어갔다. 정치는 꼬이는 게 본성이다. 방치해서 더 꼬이게 했다. 혼선만 걱정하면 우유부단해진다. 결단을 주저하다가 패싸움으로 키웠다. 결단은 4대강에만 있다. 전·월세 대란에도 나태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작년 가을에도, 올봄에도 되풀이됐다. 하지만 대란으로 확산돼도 속수무책이다. 물가를 잡는다고 큰소리만 쳤다. 환율, 원자재값이 올라도 안이했다. 배추파동 하나 예상 못했다. 1분기 물가 상승률은 4%대였다. 그래도 3%대를 자신한다. 경제 지표는 좋다고만 한다. 취득세 감면은 빚 돌려막기가 됐다. 저축은행 사태는 확산일로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유보됐다. 공장이 갈 곳을 잃었다. 과학벨트 논란은 꼬여 있다. 어떤 이는 세종시 실패가 원인이라고 한다. 아직도 세종시 타령이다. 또 남탓이다. 삼각벨트, Y벨트 등 억지춘향식 논리를 쏟아낸다. 통합 같은 분산, 분산 같은 통합. 아리송한 말들이 난무한다. 벨트는 길게 늘어뜨리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한다. 벨트는 묶는 개념이 맞다. 과학벨트는 미래 먹거리다. 떡방앗간 벨트와는 다르다. 과학자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배반의 계절이 시작됐다. 5년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습성이다. 자해성 발언들이 나온다. 대통령 인품론까지 거론된다. 대통령 탈당론도 있다. “요즘 국회엔 여당 의원이 없는 것 같다.” 총리의 푸념이다. 반성이 없다. 원망과 아쉬움만 있다. 배반은 배신자의 몫만 아니다. 원인 제공자는 안에 있다. 지금 곳곳에서 패싸움이다. 정책 혼선이 패싸움을 키웠다. 위기는 내부로부터 온다. 4·27 재·보궐선거의 판이 커졌다. 경기 분당을엔 전·현직 당 대표가 붙었다. 한나라당도 총력전이다. 그제는 국회의원 60명이 달려갔다. 모두가 승리를 외친다. 그런데 역설(逆說)이 들린다. “이기길 원하는 의원이 별로 없다.”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중진 의원이 한 얘기다. 저마다 꿍꿍이가 있음을 꼬집는다. 당권을 노리고, 전당대회를 바라고, 세대교체를 희망하고, 총선·대선 새판짜기를 꿈꾸고…. 공통 분모는 변화 희망이다. 패배를 그 모멘텀으로 삼자는 것이다. 태평성대엔 배반이 없다. 전시, 혼란기에 온다. 여권은 그 진리마저 잊고 지냈다. 지금 한나라당에 위기감이 거세다. 정부 탓만 늘어놓는다. 점점 더 거칠어질 게 뻔하다. 정작 자신들은 반성이 없다. 의원들은 각자도생을 시도 중이다. 지역구에 매달린다. 하지만 혼자 생존할 상황이 아니다. 민심은 모래다. 그런데 시멘트와 뭉치기 시작했다. 망각이 시멘트를 양산했다. 둘이 뭉쳐 콘크리트가 됐다. 그 무게는 육중해지고 있다. 깔릴지도 모를 형국이다. 한나라당이나 정부나 오십보 백보다. “미국에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공약을 잊어버리라는 말이 있다.” 청와대 인사가 인용하기 시작했다. 약속을 위반해도 변명만 있다. 국익으로 포장된다. 자기 합리화만 있다. 초심을 잃었다. 망각의 덫에 빠졌다. 한동안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웃돌았다. 도취될 수치가 아니었다. 잇따른 선거에서 허수로 드러났다. 이젠 그마저 추락하고 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지지율만 잊어라. dcpark@seoul.co.kr
  • 원전 10㎞ 내 시신 수습 착수

    방사능 노출 문제로 미뤄왔던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근처의 시신 수습 작업이 14일 시작됐다. 후쿠시마현 경찰은 이날 경찰과 소방대원 300명으로 꾸려진 수색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10㎞ 안의 구역에서 시신 수습과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원전 반경 10∼20km 구역을 수색했지만 시신 약 50구를 수습하는데 그치자, 수색 범위를 좀 더 좁히기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후쿠시마 제1원전과 가까운 곳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신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실종자를 수색하거나 시신을 수습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에는 신고를 받고 원전 주변 5㎞ 지점에서 시신을 발견했는데도 5일간 수습을 미루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 구역에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수백∼1000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더라도 난제에 부딪힐 전망이다. 특히 방사능에 오염된 시신을 어떻게 수습, 처리할지를 놓고 고민에 휩싸여 있다. 일본에서는 화장이 일반적이지만, 방사능에 오염된 시신을 화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사선안전국가위원회(NCRS)와 질병통제센터의 내부 기준은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시신은 화장해서는 안 되며 대신 방사능 경고 표시가 된 특수 관에 넣어 지하에 깊이 매장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물론 시신의 피폭 정도가 약하다면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화장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 방치된 시신은 심하게 훼손됐을 것으로 보여 시신을 특수관에 넣어 매장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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