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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세포 ‘진실게임’] 배아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나

    [줄기세포 ‘진실게임’] 배아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검증하기까지는 4∼5개월이 걸린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올해 만들었다고 밝힌 줄기세포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런 기간 때문이다.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가 오염된 게 올 1월9일이라는 황 교수의 말을 인정해도 이후 줄기세포를 새로 만들어 3월15일 논문을 제출했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우선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난치병 환자에게서 채취한 체세포 핵을 난자에 주입했다. 핵이식 난자를 만든 다음에는 전기자극을 통해 세포 융합을 유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배아줄기세포에 전기충격을 주는 이유는 핵이 없는 난자에 체세포 유전자가 들어가서 난할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즉, 정자가 들어와서 수정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이치다. 이어 핵이식 난자를 배반포(복제배아, 수정 후 4∼5일) 단계까지 발육시키게 된다. 이때 난자는 치료용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공 모양의 세포덩어리’(내부세포덩어리)와 태반으로 발전하는 ‘영양배엽세포’로 갈라진다. 여기서 내부세포덩어리만 분리,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는 배반포 단계까지를 ‘치료용 복제’라고 한다. 배반포 단계의 난자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시키면 이는 ‘생식을 위한 인간 개체 복제’에 해당된다. 이후 분리된 내부세포덩어리는 다른 신체조직 등으로의 분화는 억제되고, 세포 개체수만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에서 배양이 시작된다. 이처럼 세포의 증식이 진행돼 적당한 크기와 밀도를 갖는 집합체가 형성되면 다시 좀 더 작은 세포 집합체들로 분리를 한다. 작은 집합체들은 다시 같은 조건의 새로운 배양접시로 옮겨져 배양된다. 세포를 떼어낸 다음 1차,2차,3차 등의 단계별 배양과정이 이뤄지는데, 이를 ‘계대배양’이라고 한다. 계대배양을 계속 반복하면 많은 양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황 교수팀의 경우 5∼6일마다 계대배양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배아줄기세포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계대배양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죽지 않는 ‘세포주’(Cell line)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일반 세포는 최대 50∼60회의 분열을 거치는 과정에서 염색체 말단의 노화 현상 때문에 죽는다. 반면 줄기세포는 염색체의 말단을 자꾸 복구시켜 줌으로써 ‘죽지 않는’ 세포주 형태로 배양된다. 이처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첫 단계부터 세포주 형태를 만들기까지는 일반적으로 4∼6주가 걸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는 제대로 발현이 되는지,46개의 염색체가 있는지, 테라토마가 나타나는지 등 검증을 거친다. 예컨대 면역결핍증상을 유발한 쥐에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면 테라토마가 만들어져야 정상이다. 이같은 검증작업에는 보통 12주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체세포 복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검증까지 마치기 위해서는 4∼5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후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이 확인된 세포들은 동결 보존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줄기세포 ‘진실게임’] “가능합니까” 黃 해명이 낳은 의혹들

    [줄기세포 ‘진실게임’] “가능합니까” 黃 해명이 낳은 의혹들

    지난 16일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젊은 생명과학자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각종 의문점들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쏟아내고 있다.“황 교수의 해명에는 과학이 존재하지 않으며 과학적 상식조차 뛰어넘는 반과학적 주장”이라는 식의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젊은 과학자들은 18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공개검증 방식을 요구하는 한편 정명희 위원장의 e메일 주소도 공개, 서면 질의서를 보낼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5대 의혹’을 짚어봤다. (1) 스톡은 왜 없었나 황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올 1월9일 본관과 가건물 실험실에서 동시에 발생한 오염사고로 6개의 맞춤형 줄기세포주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가장 기초적인 실험규칙을 무시한 것으로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세포를 배양하면 4∼5일마다 영양분인 배지를 갈아준다. 한차례 배지(배양 그릇)를 교체하는 것을 1계대(1패시지)라고 한다. 줄기세포주를 구축하면 2∼3계대 과정에서 ‘스톡’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스톡은 오염에 대비해 냉동보관하는 일종의 사본이다. 오염 등 비상사태에 스톡을 꺼내 녹여 쓰면 되기 때문에 세포주가 하나도 안 남는 것은 좀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 교수는 논문에서 40패시지(약 200일 소요)를 거쳤다고 밝혔다. 오염과 정전사고가 동시에 발생해도 냉동보관된 스톡마저 한꺼번에 훼손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2) DNA지문 자체 조작 가능성은 인간은 각자 고유한 DNA지문이 있다. 한 환자의 체세포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면 DNA지문이 같아야 한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첫 계대배양 때부터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주와 바뀐 듯하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DNA지문을 확인한 시기가 모순으로 남게 된다. 황 교수는 “충남 홍성농장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중 2,3번 셀라인의 DNA지문이 환자와 일치한다는 연구원의 전화를 받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만약 첫 계대배양에서 미즈메디 세포주와 바꿔치기가 됐다면 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 자체가 나올 수 없다. 올 3월15일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하기 전,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DNA지문 검사를 실시해 일치되는 것을 확인했다는 황 교수 자신의 진술도 스스로 뒤집는 말이다. (3) 단 66일만에 논문 제출 가능한가 황 교수는 올 1월9일 오염사고 발생 이후 6개의 줄기세포를 추가로 수립,3월15일 사이언스에 논문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작업이 66일만에 가능한가에 의혹이 제기된다. 황 교수팀이 밝힌 일정대로라면 ▲핵치환 난자의 배양·분화 ▲실험용 쥐를 통한 테라토마 추출 ▲염색 및 사진촬영 등에 통상 소요되는 시간을 3분의1로 줄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 젊은 과학자들은 ▲줄기세포주 6개 수립에 최소 3개월 ▲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확인하는 테라토마 실험에 최소 2개월(통상 4개월) ▲테라토마 조직과 줄기세포 DNA를 사진으로 찍는 스테이닝에 1개월 등을 주장한다. 오염사고 이후 불과 2개월만에 논문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또 결과적으로 6개의 추가 배양에 성공했는데 왜 이 사진을 안 찍고 2,3번 셀을 이용해 11개로 부풀렸는지도 이해 안 되는 대목이다. (4) 단기간에 난자수급 어떻게 황 교수는 185개의 난자에서 11개의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수립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난자 17개당 1개꼴. 황 교수가 오염사고 등 이후 구축했다고 주장한 줄기세포주는 9개였다. 논문대로라면 적어도 150개의 신선한 난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황 교수측이 밝힌 재구축기간(1월9일∼3월15일)은 올 1월 생명윤리기본법 발효 이후다. 짧은 기간동안 이렇게 많은 난자를 구하기는 극히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5) 겨울철 곰팡이 포자로 오염이 가능할까 개사육장에서 날아온 곰팡이 포자로 오염사고가 일어났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 올 1월 서울의 평균기온은 영하 2.7도에 상대습도는 52%였다. 곰팡이류는 온난다습한 환경에서 성장한다. 최적온도가 30도 정도다. 저온에서 활동하는 곰팡이도 있지만 포자가 날아들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원마다 출입 때 에어샤워를 하고 박테리아·곰팡이 방지 등 국내 최고의 클린룸을 갖춘 황 교수팀 실험실에서 한겨울에 날아든 곰팡이 포자로 ‘재앙’이 일어났다는 것은 언뜻 납득하기 어렵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줄기세포 ‘진실게임’] ‘바꿔치기’ 정말 있었나

    앞으로 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냉동 수정란 배아줄기세포’가 누구에 의해, 언제 어떻게 뒤바뀌었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는 겉모습이 같아 DNA 검사를 하기 전에는 구분할 수 없다. 때문에 ‘바꿔치기’가 없었다면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는 ‘가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 교수에 따르면 지난 3월15일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할 당시, 미즈메디병원에 DNA 지문검사를 맡겨 환자의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DNA지문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에는 모두 11개의 줄기세포가 이같은 검증을 마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앞서 황 교수는 지난해 9∼12월 6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나 지난 1월9일 오염돼 모두 폐기처분했다. 다만 미즈메디에 분산수용했던 2번과 3번 등 2개의 줄기세포는 남아 있었다. 이후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한 3월15일 이전까지 6개의 줄기세포를 추가로 배양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김선종 연구원도 “기존 2·3번 등 2개와 새로 만든 6개 등 8개를 내가 직접 확인하고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논문에 실을 수 있는 줄기세포는 8개에 불과해 논문의 11개와는 차이가 있다.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오염돼 폐기된 줄기세포 6개 가운데 3개의 DNA는 건질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황 교수는 11월18일 밤 자체검사 결과, 줄기세포의 DNA가 환자의 체세포가 아닌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 DNA와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논문 제출 이후 11월18일 사이에 줄기세포가 모두 뒤바뀌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문 제출 당시 DNA 지문검사를 실시한 미즈메디병원측, 특히 황 교수팀의 서울대 연구실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김 연구원이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하지 않았고, 할 이유도 없다.”고 부인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김 연구원이 ‘황 교수팀의 권대기 줄기세포팀장으로부터 2·3번 줄기세포를 제외한 9개의 체세포를 받아 DNA 지문검사를 실시했다.’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즉, 황 교수가 2·3번을 제외한 9개의 줄기세포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는 지적이다. 또 노 이사장은 “15∼20일 내에 2·3번 줄기세포 샘플에 대한 DNA 지분분석 결과가 나오는 만큼 황 교수팀이 2개의 줄기세포라도 만들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현수 한양대 교수도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다는 황 교수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이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면서 “줄기세포를 보지 못했으며 테라토마 검증을 내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올해 2월 한양대 의대 해부·세포생물학 부교수로 옮기기 전까지 최근 10년간 미즈메디병원 의과학연구소장을 맡아왔다. 그는 황 교수팀이 난자에서 핵을 빼내고 여기에 환자 체세포 핵을 이식하면 복제된 세포를 줄기세포로 키워내고 배양하는 과정을 맡았다. 또 한양대 생물학과 출신으로 피츠버그대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의 스승이기도 하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임영숙칼럼] 생명윤리를 다시 생각한다

    [임영숙칼럼] 생명윤리를 다시 생각한다

    황우석 서울대 연구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논문과 관련한 파문은 갈수록 혼란스럽다.“황 교수팀의 줄기세포는 없다.”는 주장과 “분명히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 사이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가리기가 어렵다.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도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이번에 확실히 드러난 것은 황 교수가 과학자로서, 더욱이 인간 생명을 다루는 과학자로서 윤리의식에 철저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원론적인 것이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국제표준에 걸맞은 검증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황 교수 논문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검증을 요구한 서울대 소장 교수들은 바로 이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국가적 혼란이 야기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는 상설 연구윤리국을 두고 과학자의 연구 윤리에 대한 감시활동을 하고 있는데 국내 어느 대학에도 그런 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것은 큰 문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생명과학연구윤리의 재정립이다. 사실 이번 사태는 이 문제를 너무 소홀히 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8일 한 신문의 창간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85% 정도가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논쟁과 관련, 난치병 치료를 위한 것인 만큼 연구과정을 문제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교수는 물론이고 대다수 국민이 결과가 좋으면 과정쯤이야 상관없다는 태도를 가졌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해도 과정을 그렇게 무시해서는 안 된다. 황우석 열풍에 가려 거의 외면당했던 목소리들을 다시 주의깊게 들어 볼 필요가 있다. 여성계 일부에서는 배아줄기 세포를 만들기 위해 배란촉진 호르몬을 투입하고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여성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매월 한개씩 배란되는 난자를 한꺼번에 여러개 채취하려면 적어도 보름이상 걸리고 그 과정에서 질식 초음파를 통해 난자가 잘 자라고 있는지 관찰하면서 적당한 시기에 기다란 주사바늘로 질벽을 통과해 난소에서 난자를 채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난자 채취과정에서 여성 몸이 온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의들은 심한 경우 난소암이나 불임,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난자 기증은 헌혈과는 다르며 “매월 생성됐다가 없어지는 그깟 난자를 쓰는데 뭐가 문제냐.”고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설명 없이 여성의 난자 기증을 유도한다면 여성의 몸을 모르모트처럼 실험용 도구로 사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실용화 단계에 이르러 많은 난자가 필요할 때 여성의 위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이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자체가 지닌 본질적인 윤리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때이다. 배아복제는 인간복제의 전단계이다. 인간복제와 관련해 연구자들은 불가능한 일이며 가능하더라도 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복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보다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대안이 되어야 한다. 난치병 환자 치료를 위해서도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배아줄기세포에 의한 난치병 치료의 실용화는 10∼15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체줄기세포에 의한 난치병 치료는 이미 임상치료단계에 진입했다. ysi@seoul.co.kr
  • [줄기세포’진실게임’] “진실확인부터” “상황 끝났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간 치열한 진실공방이 펼쳐진 16일 황 교수를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도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난자기증재단은 이날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난자 기증은 국내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필요하므로 지속될 것”이라면서 “논문에 문제가 있다면 그 이유와 어떤 목적으로 논문 발표를 했는지 그것부터 알아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카페 ‘아이러브황우석(cafe.daum.net///ilovehws)’ 회원들은 17일 오후 4시 서울 청계천 입구에서 ‘MBC 퇴출을 위한 네티즌 연대’ 집회를 벌이기로 했다. 또 MBC 광고주 상품 불매운동에 이어 ‘MBC 10대 국민가수상 거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카페 운영자는 “한낱 장사꾼인 사람의 얘기는 받아들이고 황 박사님의 말은 안 믿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난자기증 운동도 차질없이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에 반대하는 진영도 바쁘게 움직였다. 네이버 카페 ‘사랑해요PD수첩’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카페 운영자 이봉구씨는 “황 교수가 의혹을 계속 부정하고 있는 만큼 진실규명에 무게를 둔 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D수첩 폐지 반대 1인 시위를 해온 미술평론가 반이정씨는 “PD수첩 관계자들이 경징계에 그치고 황 교수의 반박 기자회견도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상황은 종료됐다고 본다.”면서 “1인 시위는 오늘로 끝내지만 또다른 반전이 있다면 다시 운동에 나설 것 ”이라고 전했다.생명공학감시연대는 서울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병수 정책위원은 “줄기세포 기술 유무와 관계없이 논문 조작은 확실한 것 같다.”면서 “양쪽이 상반된 진술을 하는 만큼 서울대가 명확히 조사해 더 이상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망신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줄기세포’진실게임’] 노성일이사장 반박회견

    [줄기세포’진실게임’] 노성일이사장 반박회견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만남에 의해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으며 국가의 명예가 실추된 오늘은 한국과학의 국치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 5월 사이언스 게재 논문은 모두 허위이며 황 교수와 강성근 수의대 교수가 조작을 지시했고 11개의 줄기세포 대부분이 가공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인가. 모두 훼손돼 사라진 것인가. -데이터도 없는 걸 11개로 만들 정도면 무엇이든 못 하겠는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짐작한다. 혹은 2·3번 셀은 진짜로 만들고 나머지는 허위일 수도 있다. 황 교수는 지난 1∼2월 만든 줄기세포로 논문에 발표했다. 논문은 5월에 발표됐지만 사이언스에서 논문이 허락된 것은 3월이었다. 테라토마와 DNA지문 검증만 최소 3개월이 걸리는데 데이터 분석 자체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오염됐다는 줄기세포는 실체가 있나. -지난해 11월인가 12월인가 밤 11시에 황 교수의 전화를 받고 안규리 교수와 함께 호텔에서 만났다.6개의 줄기세포가 모두 오염됐다고 했다. 랩에서 오염 사고는 늘 있을 수 있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존재와 논문 조작 핵심이 무엇인가. -줄기세포 오염 이후 2005년 1∼2월까지 6개의 줄기세포가 새로 만들어졌다. 기존의 2·3번 셀을 합쳐도 8개이다. 논문에 나온 11개 중 3개는 가공의 데이터가 확실하다. 김선종 연구원은 2·3번 셀을 제외하고 4∼11번 셀까지 체세포만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 의미는 2개를 11개로 만든 것이다. ▶김선종 연구원이 서울대 연구팀의 줄기세포를 미즈메디 줄기세포로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있나. -김선종 연구원은 서울대 연구팀에 들어갈 때 그쪽 연구원이 동행해서 문을 열어줘야 한다. 김선종 연구원은 황 교수와 섀튼 모두에게 버림받은 희생양이다. 황 교수는 그에게 회유와 협박도 했다. 그 뒤를 이은 희생자는 이병천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될 것이다. ▶사이언스 논문의 실제 저자가 섀튼 교수라고 밝혔는데 사실인가. -황 교수와 섀튼 교수 모두 정직하지 않다. 황 교수는 15일 병실에서 내게 말했다. 사진과 데이터를 각각 따로 따로 섀튼에게 보냈다. 황 교수는 그의 표현대로 ‘터프 드래프트’(초벌 연구결과)만 보냈다고 했다. 황 교수는 핵이식을 위해 바늘 한번 찌르고 연구실만 빌려준 것이다. ▶황 교수의 줄기세포에 대한 검증은 가능하다고 보나. -2·3번 셀이 남아 있고 우리 병원에서 빼낸 각각 49개의 앰플이 서울대에 있다. 적어도 체세포 복제 2개는 만들었을 것이라는 물증은 될 것이다. 우리에게 2∼3번 셀의 앰플이 1개씩 남아 있다. 현재 해동을 해서 배양중이다.20일만 기다려 달라. ▶공동 연구자인 황우석 교수와 소원해진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 -그냥 버림받았다. 토사구팽이라는 말 모르나. 서울대 문신용 교수와 황 교수, 나 세 사람이 시작했지만 황 교수와 문 교수가 멀어졌다. 황 교수는 선의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나는 인력과 기술과 연구비를 대고 난자도 제공했다. 안규리 교수는 최대 기여자라고 하면서 난 논문의 주요 공저자도 아니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줄기세포 존재 공방] “실험과정 담은 필름 공개 논문 그대로 재연할수도”

    [줄기세포 존재 공방] “실험과정 담은 필름 공개 논문 그대로 재연할수도”

    황우석 교수는 15일 MBC 저녁 9시 뉴스를 본 다음,“줄기세포는 분명히 있었고, 서울대 검증위원회에서 논문에 따라 그대로 재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난자기증재단 정하균 (한국척수장애인협회장)이사는 이날 TV방송을 전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황 교수와 긴급 통화를 갖고 “황 교수가 16일 아침 기자회견이나 성명을 통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장이 밝힌 내용을 반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에 따르면 황 교수는 “이날 아침 노성일 미즈메디병원장이 찾아와 ‘자신과 김선종 연구원이 공동으로 작성해 사이언스지에 낸 논문이 있는데, 오늘 아침 사이언스에 전화를 걸어 이 논문을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면서 “조만간 언론의 사기극 보도에 대해 완전오보라는 반박성명을 내는 것을 고려중”이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또 “현재 서울대가 검증에 나섰고, 줄기세포가 냉동상태여서 녹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동안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무슨 얘기를 하면 그걸 계기로 자꾸 복잡해져서 고통스럽지만 가만히 있으려고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어 “연구가 어설픈 점은 있지만, 과학적으로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정 이사는 전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황 교수는 병실에서 9시 뉴스에 이어 이병천 교수 등 연구진과 함께 PD수첩을 내내 지켜보고 당초 서울대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대외 발언을 하지 않기로 했던 뜻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16일 ▲줄기세포는 분명히 존재했으며 ▲미즈메디병원으로 전달했다가 돌려받은 다음, 오염됐다는 보고를 받은 바 있으며 ▲오염된 줄기세포를 냉동시켰고, 서울대 검증을 위해 해동 중이라는 내용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또 ▲해동이 된 다음, 세포가 오염상태가 심해 죽어 있을 경우 논문 작성을 위한 실험과정을 마이크로 필름으로 모두 찍었기에 그 필름을 공개할 것이며 ▲서울대 검증위에서 실험을 요구할 경우 논문에 적힌 대로 실험을 시행할 것을 밝힐 예정이다. 정 이사는 또 황 교수는 “노성일 이사장이 말한 ‘논문 철회’ 운운 대목과 관련해 (황 교수는)‘서울대 검증을 다 받고 날 때까지는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황 교수는 TV를 본 다음, 노성일 이사장과 통화한 결과,“‘노 이사장이 언론과 통화한 내용은 자신과 K연구원이 작성해 지난 10월19일 미국 학술지인 생식식물학에 실은 논문을 취소한다는 말이었다.’는 사실도 밝혔다.”고 전했다. 황 교수는 끝으로 “노 이사장에게 ‘줄기세포가 있다거나 없다.’고 얘기한 적이 없는데, 노 이사장이 TV에서 그같이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황 교수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두세 차례 잇달아 전화통화를 갖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교수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최초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미즈메디병원으로 갔다가 돌아온 다음 오염된 점을 중시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의심하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난자매매 집유 2년

    생명윤리법 시행 이후 난자매매 혐의로 처음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현용선 판사는 15일 난자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김모(27)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난자매매를 알선한 김씨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김씨에게 유사한 범죄 전력이 없고 난자 제공자가 신체적인 해를 입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난자·정자 매매는 원하는 형질의 인간을 만들거나 남아선호를 부추기는 등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할 수 있고, 제공자의 신체를 상하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씨는 지난 5월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난자 매매 카페 4곳을 개설,20대 여성의 난자를 불임부부에게 매매하도록 알선하고 24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황우석 줄기세포는 없다” vs “얼린세포 녹여 존재증명”

    “황우석 줄기세포는 없다” vs “얼린세포 녹여 존재증명”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가 지금은 전혀 없으며, 이런 사실을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황 교수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주장해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팀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중 한 명이다. 노 이사장은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황 교수를 병문안 갔다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이사장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11개중 9개는 가짜임이 확실하고 나머지 2개도 진위 여부가 불확실하다.”면서 “나머지 2개(2번,3번)의 복제된 배아줄기세포는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11개의 줄기세포중 2개는 미즈메디병원에서 보관하고 있는데 이를 녹여서 검증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황 교수팀은 사이언스를 통해 11개의 맞춤형 줄기세포가 만들어졌다고 발표했으나 2번부터 7번까지의 줄기세포는 곰팡이에 오염됐다고 들었으며 이후 ‘약 석달에 걸쳐 다시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위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피츠버그대에 있는)K연구원이 이 사실을 털어놓았으며 줄기세포를 더 만들기 위해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또 “논문 사진이나 증빙 자료는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의 지시에 따라 K연구원이 최선을 다해 만들어줬고 논문 저술은 피츠버그대의 섀튼 교수가 맡았다.”고 전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팀 측에서)K연구원에게 ‘12월27일까지 한국에 돌아와 줄기세포를 다시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만약 안 돌아오면 검찰 수사를 요청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노 이사장은 이같은 사실을 밝힌 데 대해 “주 책임자인 황 교수가 이번 사태의 논란을 종식시키고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 기다려왔다.”면서 “뜻밖에 너무 다르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국민의 의혹과 낭비, 고뇌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중대 발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왕재 서울대의대 연구부학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황 교수팀이 배양에 성공했다고 보고한 배아줄기세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황 교수팀으로부터 배아줄기세포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고, 안규리 교수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오늘을 한국 과학계의 국치일로 선언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이사장의 발표에 대해 황 교수팀측의 난자기증재단 정하균 이사는 “황 교수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황 교수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보관하다 오염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줄기세포는 분명히 있었으며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황 교수는 ‘오염된 줄기세포를 녹이는 과정에 있으며 이 과정을 마친 뒤 줄기세포가 살아남아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를 검증할 때까지 논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노 이사장의 주장과 관련,1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위원회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국민 열광케 한 줄기세포가 없다니

    난치병 환자는 물론 전국민의 희망이었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성과에 청천벽력과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환자맞춤형으로 만들었다던 줄기세포 11개가 현재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공동연구자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 교수 병문안 길에 알게 됐다며 밝힌 일이라 믿지 않기도 어렵다. 사이언스 논문도 철회를 통보했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고 누가 이런 사태를 빚어냈다는 말인가. 황 교수는 더이상 서울대 검증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제기된 주장의 사실 여부를 즉각 밝혀야 한다. 그래야 안타깝게 황 교수를 바라보고 있는 환자와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 노 이사장의 말을 들으면 줄기세포 11개가 만들어지기는 했다는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노 이사장은 “11개 줄기세포 중 9개는 가짜가 확실하며 2개도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처음 만든 6개가 곰팡이 감염으로 죽자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위장했다.”는 말도 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는 분명히 존재했으며 서울대 검증을 위해 오염된 줄기세포를 해동 중”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어느쪽이 됐든 논문의 조작여부는 따져보나마나 한 것이 됐다. 안규리 교수도 “사이언스에 제출할 사진을 부풀려 찍은 것은 세포가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있지도 않은 줄기세포를 갖고 줄기세포허브를 열어 환자등록을 받았다면 기가막힌 일이다. 줄기세포는 정말 만들어졌는지, 연구팀의 어느 선에서 문제들이 일어났는지, 논문 조작과정에서 황 교수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연구원 난자채취 등 연구윤리 문제가 불거지고 PD수첩의 논문진위 의혹이 제기됐어도 국민들은 황 교수에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30명이 넘는 대규모 연구팀의 구성상 황 교수는 잘못이 저질러진 것을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황 교수가 이런 국민의 애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의혹이 제기됐을 때 병원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즉각 자체 조사에 착수했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황 교수는 진실로써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 [줄기세포 존재 공방] “모든 의혹 철저한 규명 뿐”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은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문제제기 자체를 막아버린 결과”라면서 “모든 의혹을 밝히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명공학감시연대 김병수 정책위원은 “이제는 황 교수의 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서울대가 하기로 한 조사를 철저히 진행해 검증해야 한다.”면서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때 명확히 확인했다면 이런 국민적 공황 상태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개발주의, 결과중심주의가 영향을 미쳤던 것”이라면서 “사회적으로는 큰 학습을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천주교인권위 김덕진 사무국장은 “한점의 의혹이라도 있으면 확실히 밝히고 나가는 것이 정공법인데 논란 자체와 언로를 막아버린 것이 이런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면서 “잘못된 여론몰이가 결국 황 박사에게 더 많은 상처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황 박사는 솔직히 모든 것을 밝히고 사과할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다시 훌륭한 연구자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황 박사 한명에게만 책임을 지워 훌륭한 연구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거나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너무 깊이 개입해 황 박사뿐 아니라 배아줄기 세포 연구성과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옳은 해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교수를 지지해 온 단체도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연구·치료목적의 난자 기증을 지원하는 모임’ 측은 이날 밤 긴급 발표자료를 준비했다가 16일 서울대의 기자회견 이후로 이를 연기했다. 관계자는 “황 교수팀과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으며 황 교수가 현재 줄기세포를 갖고 있지 않을지라도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믿고 있다.”면서 “서울대의 입장 발표 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의 우려도 컸다. 카이스트의 한 교수는 “황 교수는 논문을 낼 때 조작하지 않는다는 과학자의 기본 원칙을 저버렸다.”면서 “황교수팀의 젊은 연구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한양대의 한 교수는 “미국에서도 종종 박사과정이나 과정을 마친 연구원들이 허위 보고를 해서 최종 책임자가 연구가 조작된지 모르고 논문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과 같이 중요한 사안을 교수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같은 과학자로 나도 참담하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을 더 해봐야겠다. 고 덧붙였다.이효용 이효연 이유종기자 utility@seoul.co.kr
  • [줄기세포 존재 공방] 난치 환자들 “믿고싶지 않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지난 5월 배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11개 가운데 적어도 9개는 가짜일 것이 확실하고, 나머지 2개의 진위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과학기술계 등은 황 교수팀은 물론 국내 과학계의 신뢰가 크게 손상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신인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난치병 환자 치료,‘거품’일까 지난 5월 황 교수팀은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황 교수팀은 18명의 여성에게서 기증받은 난자 185개로 11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 참가자의 체세포에서 핵을 빼낸 뒤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배아를 복제한 뒤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률도 지난해 2월 논문의 0.4%(242개 난자 중 1개 성공)에서 약 6%로 15배 이상 높아졌다.또 지난해 2월 논문에서는 건강한 여성 자신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질병 치료와는 거리가 있었으나 5월 논문에서는 실제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성과의 일부 또는 전부가 황 교수팀의 발표 내용과 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황 교수팀은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팀이나 서울대 조사팀이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국제 과학계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제2의 ‘얀 헨드릭 쇤 스캔들’되나 지난 2002년 획기적인 연구성과로 판단돼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관련 논문 15개가 실렸으나 재조사를 통해 논문이 모두 취소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 ‘얀 헨드릭 쇤 스캔들’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미국 벨 연구소의 쇤 연구원은 당시 나노기술을 응용, 분자 규모의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실험결과를 조작하는 등 16개의 부정행위가 드러나 그가 발표한 논문이 모두 취소됐다. 물론 쇤 연구원은 이후 과학기술계에서 추방당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쇤 연구원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정부는 지난 6월 황 교수를 ‘제1호 최고과학자’로 선정,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나 이같은 정책적 배려가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황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았던 만큼 세계 줄기세포 연구의 역사가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그동안 완치에 대한 희망을 품어왔던 난치병 환자들은 물론, 국민들이 입게 될 정신적 충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과학자들이 향후 국제학술지에 연구논문을 발표할 경우 보다 꼼꼼한 검증절차를 거치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개의 배아줄기세포가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이같은 최악의 가정을 피해갈 수 있게 된다. 이는 적어도 황 교수팀이 배아줄기세포 배양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후속 연구성과에 따라 일부 ‘면죄부’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신연숙칼럼] 과학으로 돌아와서

    [신연숙칼럼] 과학으로 돌아와서

    2주전 ‘과학으로 돌아가자’란 칼럼을 쓸 때만 해도 연구윤리 문제에 머물러 있던 ‘황우석 논란’이 논문의 진위문제로 확대되면서 서울대가 자체 검증을 결심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서울대가 뒤늦게나마 과학적 자세로 돌아와 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논문의 조작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후속 논문을 통해 검증’하겠다거나 ‘과학계가 검증할 일’이란 식으로 대응을 했던 것은 설득력이 없었다. 의혹의 대상이 논문의 오류가 아니라 실험 결과의 조작 여부일 경우 해당 연구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 진실을 밝혀낼 방법은 없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객관적이고 엄밀한 조사로 조작이 없었으면 없는 대로, 있었으면 있는 대로 사실을 밝혀야 한다. 진정한 과학은 의문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문 제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우석 논문의 진위여부가 어떻게 판정되든, 우리가 과학적 이성으로 돌아왔다면 성찰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무엇보다 연구윤리 문제와 논문의 진위 문제가 모두 외부의 자극을 통해서야 우리의 공식 어젠다가 되었다는 것은 자성해야 할 부분이다. 연구원 난자 채취문제는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그리고 진실에 접한 섀튼 교수의 결별 선언이 있고 나서야 황교수의 고백이 이어졌다. 논문의 진위 문제 역시 미국 저널 사이언스지의 입만 바라보다 ‘검증하지 말란 말을 한 적이 없다.’는 한 마디에 돌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 나라의 자체 정화력은 마비되고 외국 과학계가 국내 과학기술 문제를 좌지우지하게 되었는가. 지난번 칼럼에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정부, 정치권, 일부 언론의 책임을 거론한 바 있었지만 과학기술계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는 것을 지적해야 하겠다. 기자가 만난 많은 과학기술자들은 황 교수의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가 실제 이상 과장되고 과잉집중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었다. 줄기세포의 과학적 잠재력이 엄청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성체줄기세포와 인공수정란 유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10대1 정도의 비율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배아복제줄기세포는 인간복제의 과정이기 때문에 연구를 기피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현재 연구는 기초적인 단계이기 때문에 실용화까지 갈 길은 멀다는 사실과 함께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등록을 받는 행위는 헛된 기대를 갖게 하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해주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뒤에서 이런 말을 하는 이는 있었을지언정 내놓고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노벨상 수상운동을 펼치며 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이에 대해 어떤 과학기술자는 “작년 2월 이래 황우석현상은 이미 과학기술의 손을 떠나 있었다.”고 항변한다.PD수첩이 당한 역풍에서 보듯 거역하기 힘든 신드롬에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계는 수많은 내부 이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현상에 편승하여 과학기술의 파이를 키워보려는 욕심으로 이를 외면한 혐의는 없는 것일까. 과학기술계는 무엇보다 ‘과학홍보대사’로서 ‘스타과학자’의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윤리문제를 포함한 황 교수 문제를 ‘문화차이’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기준은 오직 ‘국제기준’하나만이 통한다는 것에 과학기술계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과학의 신뢰성 훼손이 가져다 줄 역풍이 두렵다. 이제부터라도 과학기술계는 냉정을 되찾아 이번 사건의 엄정한 교훈을 읽어야 할 것이다. yshin@seoul.co.kr
  • [이슈로 본 2005 지구촌](2)윤리논쟁

    [이슈로 본 2005 지구촌](2)윤리논쟁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발명품으로 복제개 ‘스너피’를 선정했다. 오늘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기준은 전쟁도, 경제도 아닌 바로 동성애·낙태와 같은 ‘도덕적 이슈들’이다. 그만큼 지구촌은 지금 줄기세포 연구와 동성 결혼, 안락사, 사형제 등을 놓고 보수와 진보 간에 한치 양보 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줄기세포 논쟁 첨예화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대단한 과학적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윤리 논쟁을 촉발시켰다. 배아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식에서다. 시카고 선 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황 교수가 난자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음에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연구를 밀어붙였다.”고 지적하고 프랑스에서 행해진 안면이식수술 일명 ‘페이스 오프’와 황 교수 사례 등을 생명윤리학의 과제로 제시했다. 황 교수 연구에 자극받은 미 의회가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재개하자고 나섰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기독교 보수층을 의식,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가 10년간 30억달러의 공채를 발행키로 하는 등 주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은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도 올해만 10억엔을 지원하는 등 세계 각국의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도덕 이슈가 부각되는 데는 공화당의 선거전략과도 무관치 않다. 보수진영에게 여성의 낙태권은 이라크전보다 더 비윤리적이다. 때문에 응급피임약의 처방전을 없애자는 미 식품의약국의 논의는 답보 상태다. ●동성 결혼 합법화 봇물 부시 정부가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단골 메뉴에 동성애가 빠질 수 없다. 지난해 대선 때는 동성 결혼 금지를 연방헌법에 넣으려고까지 했다. 캔자스주는 명문화에 성공,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금지되는 주는 14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버몬트주, 지난해 매사추세츠주에 이어 지난 4월 코네티컷주가 동성 간 ‘시민결합(civil union)’을 허용했다. 유럽에선 스위스와 영국이 올해 동성결합을 허용해 팝가수 엘튼 존과 조지 마이클이 네델란드나 벨기에, 뉴질랜드로 이민가지 않고도 각각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스페인은 지난 4월 동성 부부의 입양도 허용했다. ●끝없는 사형 폐지 논란 미국에서는 지난 2일 1000번째 사형 집행에 이어 13일 노벨상 후보 사형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의 사형으로 사형제 존폐 논쟁이 뜨겁다. 중국에선 해마다 1000여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 7일 마약소지 혐의로 구속된 호주 청년을 교수형에 처한 싱가포르의 ‘가혹한’ 사형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안락사 논란도 진행형 존 로버츠 미 대법원장은 지난 10월 취임하자마자 의사의 도움에 의한 ‘조력 자살’의 합헌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오리건주가 시행 중인 ‘존엄사법’이 위헌이라는 부시 정부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올초 ‘테리 시아보 사건’은 안락사 논쟁에 불을 댕겼다.15년째 급식튜브로 연명하고 있는 테리의 튜브를 제거해 달라는 남편의 소송에 부시 대통령이 특별법까지 만들어 ‘구명’에 나섰지만 연방대법원은 “아내가 원했다.”는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본에서도 지난 3월 환자를 안락사시킨 의사에게 살인죄가 적용돼 논란을 일으켰고, 네델란드의 안락사법은 유럽연합(EU) 통합의 걸림돌로도 등장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줄기세포 재검증] 난자 윤리논쟁 16일 결론날듯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진위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윤리 논쟁’은 이번 주말쯤 일단락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들이 윤리 문제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라면서 “오는 16일 열리는 회의에서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우선 여성 연구원이 연구팀에 알리지 않은 채 자발적으로 기증한 난자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여부다.이는 난자 기증이라는 행위의 주체를 연구원 신분으로 봐야 할지, 일반인 차원으로 간주해야 할지가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될 수 있다. 또 황 교수가 연구원의 난자를 사용한 사실을 지난해 5월 인지한 것과 관련, 국제적으로 금기시하는 이 문제를 공표하는 것이 우선인지, 연구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 먼저인지도 판단의 대상이다. 아울러 국가생명윤리심의위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난자 제공자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관련 사실을 황 교수팀에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언론 공동의 밥그릇을 깨지 말라/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1974년 12월20일 ‘동아일보’의 장기계약 광고주 2개 회사가 사장의 지시라면서 갑자기 광고를 취소했다.24일에는 10여개 대 광고주가 광고계약을 해약했다.1975년 1월7일에는 동아방송으로 광고 해약이 번져 8일 오후까지 이틀 동안 33개사가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탄압은 이듬해 7월15일까지 이어졌다. 광고주가 광고를 취소하자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에는 광고탄압을 비난하는 격려광고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러나 그건 격려 차원일 뿐 광고탄압은 해당 언론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 야당인 신민당이 구성한 ‘동아 광고해약사태 진상조사위원회’는 이 광고사태로 매월 ‘동아일보’는 1억원, 동아방송은 7000만원의 결손을 보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1975년 1월4일 당시 문공부 장관 이원경은 “신문사와 광고주의 업무상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그 관계를 깊이 알 수 없다.”고 시치미를 뗐다. 세치 혀로 세상을 속이려 한다는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해약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이 정부라는 걸 알지 못한 사람은 그 시절에 이원경 장관뿐이었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방송사가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면 학부모단체가 광고주에 압력을 넣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런 사례가 있고 없고를 떠나, 언론사에 불만이 있다고 하여 애꿎은 광고주한테 광고를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행위는 결코 당당한 일이 못 된다. 언론사에 항의를 하거나 관련자를 문책하도록 요구하면 될 일이지 언론사에 광고를 주는 사람을 닦달해서는 안 된다. 차제에 우리는 광고주에 대한 압력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위협임을 재인식해야 한다. 생산자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하는데 그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자본주의 메커니즘 자체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언론 행위에 대한 항의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해당 언론사에 국한해야 한다. 민주화가 되어 광고탄압 같은 건 되풀이되지 않으려니 생각했는데 그게 최근 들어 재연되었다.MBC ‘PD수첩’팀이 황우석 교수가 난자를 샀다고 폭로하자 누리꾼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주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MBC의 해당 프로그램은 현대 저널리즘의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인 객관성 균형성 공정성을 헌신짝 버리듯이 했다. 뿐만 아니라 취재과정에서 뉴스원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협박까지 했다. 그 점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에 광고를 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는 것은 도를 넘는 일이다. 한 발 물러선다면 누리꾼들이 그러는 건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메이저 신문들이 마치 누리꾼들의 그런 정서를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속보이는 일이다.MBC의 잘못에 대해서는 준열하게 비판하더라도, 광고주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엄연한 언론탄압임을 지적했어야 한다. 이번에 광고 탄압에 대해 분명하게 쐐기를 박지 못해 그게 부메랑이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들어 인쇄매체와 인터넷매체, 전파매체가 서로 얽혀 걸핏하면 더러운 싸움을 벌이기 일쑤다. 동종의 매체끼리도 진보와 보수로 갈려 치고받는다. 그러나 남의 밥그릇 깨는 일도 그렇지만 공동의 밥그릇을 깨는 일은 더더욱 삼가야 한다. 금도(襟度)가 아쉬운 세상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이형기 피츠버그대교수 “황우석교수 연구 문제점 정보있다”

    이형기 피츠버그대교수 “황우석교수 연구 문제점 정보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인간 배아복제 연구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피츠버그대학 임상병리학센터의 이형기 교수는 11일(현지시간) “황 교수팀 연구의 문제점과 관련한 정보를 갖고 있지만 현재는 정보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누구로부터 들었는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현재의 혼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황 교수가 직접 나서 모든 문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갖고 있는 증거가 무엇인가. -말할 수 없다. 여론이 너무 달아올라서 조심스럽다. 정보원을 보호해야 할 것 같다. ▶정보원은 서울에 있나. 또 정보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나. -그것도 말할 수 없다. 내가 할 일도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론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없다. 황 교수님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에 대한 황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거짓으로 보나, 아니면 일부 과장된 것으로 보나. -거짓일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긴가민가했는데, 갈수록 심각하다는 생각을 한다. ▶과장됐다면 어떤 측면에서 그런가. -황 교수팀의 첫 논문은 240개의 난자에서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것도 중요한 업적이었지만 확률이 너무 낮다는 시각도 있었다. 올해 논문은 130개의 난자에서 11개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11개 가운데 최고 10개까지는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로 입증되면 한국 생명공학계는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다. dawn@seoul.co.kr
  • [여담여담] 줄기세포 연구 ‘사회적 합의’를/박정경 국제부 기자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극단적인 각광과 혐오가 횡행하고 있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당장 국부를 쌓아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떨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가 하면, 하층 여성이 양계장 닭이 되어 생명 따윈 언제든 조작해 쓸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란 우려까지 현대과학을 보는 관점이 탈이념 시대의 이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최대 쟁점은 단연 줄기세포 연구였다. 유권자들은 전통적 이슈인 전쟁이나 세금 문제는 ‘복잡하게’ 느끼고 ‘선악’이 불분명해 물타기가 돼 있는 반면, 동성애나 낙태 등 윤리 문제는 점점 더 양대 정당의 지지자를 너와 나로 가르고 있다.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척수마비 ‘슈퍼맨’의 죽음을 계기로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조지W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똘똘 뭉침으로 나타났다. 줄기세포 연구가 낙태를 수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화당이 언제까지 자신할지는 의문이다.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미망인 낸시 여사 등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많다. 실용주의가 강한 한국에선 보수주의자가 줄기세포 연구를 더 지지한다. 부시를 ‘전쟁광’으로 경멸하는 진보 진영도 줄기세포 연구에서만큼은 닮은 점이 있다. 각각 종교와 생태주의의 이름으로. 때론 ‘생명’조차 상대적인 개념인가 보다. 가치관의 혼돈을 보면서 문득 깨닫는 것은 어떤 내용이든 ‘사회적 합의’에 대한 갈망이다. 가치의 상대성을 목격했다면 아집을 버리고 조금만 더 공통점을 찾을 수는 없을까. 만약 연구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면 그에 따른 지원과 통제를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는 과학자 개인에게 윤리를 내맡겨선 안된다. 난자 기증만 해도 그렇다. 기증과 매매, 보상 개념이 정비돼 있지 않다. 기증이 활발한 사회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기증도 없지 않다. 기자도 과거에 얼떨결에 골수기증 서약서를 썼다. 그런데 나중에 골수 채취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뜨끔했던 적이 있다. 물론 환자를 생각한다면 참아야 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전 정보가 있었더라면 비로소 ‘숭고한’ 행위가 됐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박정경 국제부 기자 olive@seoul.co.kr
  • 난자기증 정신대 비유 민노당원 당직서 사퇴

    난자 기증 여성을 ‘일본군 성노예’(정신대)에 빗댄 글로 파문을 일으켰던 노현기 민노당 부평구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당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민노당 부평구위원회는 이날 입장 발표문을 통해 “노씨의 기고문 중 일부가 자발적 난자기증 여성들과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상처와 절망감을 줄 수 있는 잘못된 표현이었기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난자기증·뇌사의 철학적 비판

    90년대 말 슬로터다이크 논쟁을 기억하는지. 당시 독일의 철학자 슬로터다이크는 인간복제를 ‘새로운 휴머니즘’으로 정의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바람직한 인간형의 완성 또는 휴머니즘의 실현이 인문학의 오랜 숙제였다면 슬로터다이크는 이제 그 역할을 생명공학에 넘기자고 제안한 것. 생명공학으로 새로운 인간형을 배양해 내자는 그의 주장은 유대인 학살이라는 원죄를 가슴에 새기고 있던 독일에서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하버마스 등과 같은 학자들로부터 ‘궤변론자’ ‘새로운 나치즘’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파문은 지구촌 서쪽 끝에서 일어난 고상한 철학논쟁에 머물지 않았다. 최근 ‘황우석 교수 파문’에서 보듯 우리는 어느새 슬로터다이크의 수제자들이 돼 버렸다. 예전 같으면 여성 난자와 인간 배아는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보호받았겠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또 다른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생산’과 ‘소비’가 장려되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슬로터다이크에 대한 하버마스 반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진 독일의 생태윤리학자 한스 요나스의 주장에 한번 귀 기울여 보는 것도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때마침 한스 요나스의 ‘기술 의학 윤리-책임원칙의 실천’(도서출판 솔 펴냄)이 번역돼 나왔다. 생명공학에 대한 철학적 비판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요나스답게 그는 책 전반을 통해 끊임없이 되묻는다.“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결과를 아는가.”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라면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동의’의 문제를 언급한 대목. 이는 난자기증과 앞으로 있을 임상실험에 대한 문제제기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내세울 것이다.그러나 요나스는 동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호소와 자발성에 대한 요구가 동의의 규칙 아래에서도 부득이하게 강제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면서 동시에 “약간의 설득까지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자발성에 대한 요구는 도덕적·사회적 압력을 낳기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그렇기에 요나스는 “그 호소는 누구를 향해 이뤄져야 하는가.”라고 고통스럽게 묻는다. 난자를 기증하겠다며 1000여명의 여성이 나선 데 대해 ‘한국 여성의 저력’ 운운하는 상황에 한번 비춰볼 만한 의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실용적인 재정의’에 대한 논의다. 대표적이 것인 뇌사판정. 요나스는 여기서 한 개인이 죽었다고 선언할 수 있는 기준을 탐색한다.‘뇌가 죽으면 인간은 죽었다고 봐야 한다.’는 말은 사실 싱싱한 장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필요에 따라 논리는 만들어진다.이미 황우석 연구 논란의 와중에 인간 배아는 ‘몇 주 되기 전에는 생명체로 볼 수 없다.’고 진단받았고 여성 난자는 ‘어차피 다 쓰지도 못하는 거 몇 개 미리 빼서 남 줘도 되는 것’으로 정의되기도 했다. 앞으로 연구 진전에 따라 여성 난자와 인간 배아에 대해 어떤 논리가 등장할지 짐작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2만 3000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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