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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승원 토굴살이] 사람들의 빗나간 사업

    [한승원 토굴살이] 사람들의 빗나간 사업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의 빗나간 사업들이 나를 소름끼치게 한다. 그 가운데 제일 슬프게 하는 것이 난자를 이용한 빗나간 사업이다. 이 나라를 세계의 가장 큰 부자 나라로 만드는 미래 의학사업의 하나로 줄기세포연구가 떠올라 온누리를 떠들썩하게 하더니, 그것을 주도한 사람들이 법정에 섰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몇몇 불임 전문 병원들에서는 가난한 여성들에게서 채취한 난자 장사를 통해 짭짤하게 재미를 보아왔고, 지금도 그 장사는 성업 중일 터이다.150만원쯤에 사들인 난자를 이 나라 혹은 일본에서 온 불임 여성에게 몇백만원,1000만∼2000만원,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고 판다는 것이다. 처음 생명공학에 쓸 난자 채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린 시절 암탉이 둥지에 낳은 따끈한 알 꺼내오던 일을 떠올렸고, 건강한 여성의 난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자궁으로 흘러나온 것을, 시기를 맞추어 무슨 빨대 같은 것으로 간단하게 빨아내어 시험관에 담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잘 아는 여성인권운동가에게서 아주 끔찍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돈이 궁했던 한 여자는 친구를 따라, 난자를 비싼 돈 주고 산다는 병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 건강한 몸인데다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은 바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이므로, 보름 동안만 참고 수고를 하면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하여. 병원 쪽에서는 당연히, 난자 채취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에 대해 미리 말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병원 당국은 또 난자가 자궁으로 흘러나오기를 기다렸다 채취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아르바이트 하러온 여자를 입원시키는데 그 기간은 약 15일이다. 입원하자마자 난자가 빨리 많이 생성되도록 하기 위해 호르몬 주사를 하루 한 차례씩 주고 피를 뽑아서 혈액 속에 호르몬제가 알맞게 용해되어 작용하는지를 살피고, 초음파 검진기로 난자가 생성되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두꺼비 모양의 초음파 검진기기를 배꼽 아래쪽에 붙여 문지르면서 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까 남근처럼 생긴 기기를 여성의 질 안에 넣어 상하 좌우로 심하게 문지르면서 난소에 생긴 난자의 성장 정도를 살핀다. 성행위와 비슷한 그 일을 하루 한 차례씩 하고 난자가 생성되는 것이 보이면, 그것이 자궁으로 흘러내려오기 직전에 전신마취를 한 다음, 주삿바늘로 질의 벽을 찔러 난소에 들어 있는 난자를 뽑아낸다. 이 때 사용하는 주삿바늘은 직경 2㎜쯤으로 난자가 통과하면서 손상되지 않을 만한 굵기이다. 또 질벽에서 난소에 이를 수 있도록 기다랗다. 그 주삿바늘 끝을 난소 방향으로 찌르는데, 그것이 복강을 관통하여 난소에 이르기 때문에 채취 이후 복수가 차는 후유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난자 채취의 후유증은 여러 가지이다. 첫째 마취에서 얼른 깨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둘째는 마취에서 정상적으로 깨어났다 할지라도 6개월가량 전신 마취로 인한 무력증이 일어날 수도 있다. 셋째는 호르몬제 과다 사용으로 인해 비만증이 올 수 있고, 몸 어느 곳에 잠재해 있는 암세포가 빨리 자라버릴 수 있고, 난자가 시도 때도 없이 거듭 생성되어 월경불순이 계속 일어날 수도 있고, 그러는 동안 내내 생리통 우울증 불안증세에 시달리고, 그게 심할 경우 자살충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거기에, 성감대가 가장 예민한 질벽의 찔림으로 인한 아픔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불감증을 초래할 수 있고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금 난자를 제공하고 나서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한다. 가난한 여인에게서 난자를 사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필요할 경우, 자기의 사랑하는 아내나 딸의 질벽을 주삿바늘로 찔러 난소에 있는 난자를 채취해다 팔기도 하고 줄기세포 연구하는 데 쓰기도 하는 것일까.
  • 대리 불임시술 지난해 971건

    대리 난자·정자를 이용한 불임시술이 지난 한 해만 1000여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불임클리닉에서 보관하고 있는 냉동배아는 모두 9만 3921개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21일 냉동배아 보관 현황과 체외수정, 자궁내 정자주입(IUI) 등의 불임시술 현황을 조사해 발표하고, 난자·정자 관리 체계 마련 방안을 밝혔다. 정부에서 배아 관리 현황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2만 1154건의 체외수정과 2만 8721건의 IUI가 시술됐다. 특히 이 중 971건은 배우자가 아닌 제3자의 난자나 정자를 이용해 시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무정자, 무자궁증을 앓거나 조기폐경한 부부들이 다른 사람의 난자나 정자를 이용해 불임시술을 받는다.”면서 “주로 자매나 형제가 많이 제공하지만, 난자와 정자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전을 주고받는 불법거래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제3자의 정자와 난자를 이용한 불임시술이 공식 확인된 만큼 난자·정자 채취 및 기증 등에 대한 엄격한 관리 체계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연내 입법을 목표로 불법 거래 가능성을 차단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체외수정을 시술하는 전국 122개 의료기관에서 보관중인 냉동 배아는 2005년 12월31일 현재 9만 3921개로 집계됐다. 생명윤리법이 발효된 지난 1년 동안 12만 2698개의 배아가 생성됐고, 이 중 2만 221개가 불임 치료에 사용되고 남아 냉동보관돼 있다. 생명윤리법 시행 이전의 냉동배아는 7만 7700개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우유 많이 마시면 쌍둥이 낳을 확률↑

    우유를 즐겨 마시거나 유제품 위주로 식사를 하게 되면 쌍둥이를 낳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재생의학저널 최근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우유나 유제품을 매일 마시는 여성은 채식을 즐기거나 동물 식품에 아예 손을 대지 않는 이들보다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5배나 높아진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과거 30년 동안 일부 국가에서 절반 이상이 늘어나는 등 쌍둥이 출산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설명하는 하나의 열쇠가 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수정(受精) 처방이 행해지고 여성들이 출산 시기를 늦추는 것을 그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식사도 쌍둥이 출산의 한 요인을 제공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진은 동물 간 속에 함유된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 인슐린 성장 요소(IGF)로 불리는 이 단백질은 우유나 동물 부산물에서 발견된다. 여성의 몸 속에서 이 단백질은 난소(卵巢) 활동을 증가시켜 난자 수를 급증시키며 IGF가 높아질수록 초기 발달 단계에서의 배아 생존 확률 또한 늘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황우석 돈세탁 수법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황우석 돈세탁 수법

    황우석 박사는 돈세탁에도 전문가였다. 대기업들과 후원자들에게서 받은 연구비 8억 1662만원을 조교들과 고교선배, 친인척 등의 차명계좌 63개를 통해 관리했다. 정부지원금과 개인수입을 한 계좌에 입금하는 ‘섞어심기’를 통해 검찰의 계좌추적을 따돌렸다. 황 박사는 평상시에도 치밀하게 연구비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박사는 연구비를 지출할 때 철저하게 현금만을 사용했다. 그는 금융정보분석원의 거래파악을 피하기 위해 한번 돈을 빼낼 때는 1000만∼3000만원을 넘지 않았다. 고액을 써야 할 경우는 10분 간격으로 여러 은행 점포에 들러 현금을 인출한 뒤 큰 가방에 넣어 운반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에서 재미교포 강모씨에게 2억원을 주고 두달 뒤 미국으로 건너가 강씨로부터 2억원 상당의 달러화를 받는 이른바 ‘환치기’를 하기도 했다. 황 박사는 검찰에서 “은행창구에서 고액을 인출하는 것을 꺼리고 가축판매업자들이 현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검찰의 조사결과는 달랐다. 황 박사는 이 돈으로 친분이 있던 연구원들에게 연구비를 떼어주는 등 선심을 쓰거나 후원금을 낸 대기업 인사들에게 고가의 병풍을 보내는 등 답례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치인 수십명에게 해마다 10만∼300만원씩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또 부인에게는 고급승용차를 선물했다. 검찰 관계자는 “황 박사의 연구비 운영통장에는 개인적인 수입과 공금인 연구비가 섞여 있어 검찰이 출처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 박사팀’인 이병천,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도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기소됐다. 이들은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허위세금 계산서와 실험에 필요한 재료비를 과다청구하는 방법 등으로 4억여원을 빼돌렸다. 이들이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동안 연구원들은 정작 자신들에게 매달 정부지원 인건비가 50만∼70만원씩 나온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황 박사는 또 2002년 1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에게 난자제공 대가로 3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생명윤리법이 시행되자 한나 산부인과를 통해 난자 제공자 25명에게 불임수술비를 180만∼230만원 가량 깎아주는 방법으로 난자를 제공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김선종씨 줄기세포 단독 조작

    김선종씨 줄기세포 단독 조작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김선종 미즈메디 연구원이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와 배양 중이던 서울대팀의 배반포내부괴에 섞어심기했다고 12일 발표했다. 황 박사는 논문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MBC PD수첩 취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쯤 줄기세포 조작 사실을 눈치챘다. 검찰은 김 연구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황 박사에 대해서는 조작한 논문으로 20억원의 민간연구비를 타낸 혐의를 적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황 박사는 장부를 조작해 정부연구비 1억 9000여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밖에 황 박사는 6억여원의 연구비를 횡령하고, 생명윤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 교수팀 이병천·강성근 교수, 한양대 윤현수 교수 등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 역시 대가를 지불하고 난자를 채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217만원을 받고 미즈메디에서 의뢰한 시료에 대한 DNA 지문분석을 해준 국과수 서부분소 이양한 박사의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했지만, 입건하지 않고 징계통보만 했다. 생명윤리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던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난자 제공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부당하게 황 박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황 박사는 2004·2005년 논문의 데이터 조작 등을 직접 지시하거나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병천 교수는 1999년 9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정부지원금과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연구비 2억 96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강성근 교수도 2001년 10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정부지원금 1억 1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윤현수 교수는 연구재료비 명목으로 허위 계산서를 작성, 미즈메디 병원의 개발비 58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논문 조작 실태·방법

    김선종 연구원이 처음으로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를 서울대 체세포에 섞은 뒤 두번째 시도를 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50여일. 섞어심기는 곧 습관이 됐고, 김 연구원은 한번에 3∼4개씩 섞어심기를 했다. 황우석 교수 주도로 조작이 만연한 실험실 분위기가 힘이 됐다. 황 박사는 강성근 교수와 논문조작에 대해 상의하고, 직접 줄기세포 조작표를 만들거나 연구원들에게 스스럼없이 조작을 가르치기도 했다. ●2005년 논문-김선종 조작·황우석 확대 재생산 2005년 9월17일 서울대 김수 연구원이 핵이식한 배반포(NT-2)는 상태가 좋아 황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배반포 내부세포괴 부착 뒤 세포 상태는 악화됐다. 실망하는 연구팀을 본 김선종 연구원은 5시간 뒤 우발적으로 미즈메디 병원에서 배양 중이던 수정란 줄기세포를 갖고 와 섞어 심었다. 김 연구원은 50여일 뒤 황 교수의 줄기세포 수립에 대한 재촉을 받고 같은 방식으로 NT3에 섞어심기를 하고, 같은 해 12월부터는 무더기로 섞어심기를 했다. 그는 미즈메디 병원에서 줄기세포 영양세포를 갖고 오면서 배양접시 4개의 웰 가운데 한 곳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담았다. 웰은 배양접시에서 우물처럼 움푹 들어간 부분으로, 이곳에서 영양세포와 함께 세포를 기른다. 서울대 권대기 연구원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김선종은 불을 끄고 스탠드만을 켠 채, 서울대 배반포를 키울 영양세포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섞어 넣었다. 이런 식으로 NT2∼8번과 10·11·13번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다. 배양액을 미즈메디가 아닌 서울대에서 만든 NT4와 NT14번은 서울대에서 배양 중인 줄기세포를 계대배양하고 남은 줄기세포를 다시 심는 방식으로 섞어 심었다. 황 박사는 심지어 배반포 상태가 좋지 않아도 배반포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연구원은 황 박사의 반응을 보며 ‘마술처럼’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김 연구원이 섞어심기를 감행하던 중 2005년 1월9일 서울대 연구원의 실수로 줄기세포 오염사고가 발생, 일부가 죽어 논문작성 때까지 황 교수팀이 보유한 줄기세포는 NT2,3번 두 종류뿐이었다. 이 때부터 2번과 3번 줄기세포가 실존한다고 믿은 황 박사가 논문 조작을 주도한다. 논문의 총괄책임자인 황 박사는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확립 현황을 직접 조작하고, 각종 실험결과 조작도 지시했다. 2005년 1월 초 황 박사는 권대기 연구원이 정리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표를 받은 뒤, 직접 핵이식 난자 개수를 줄이고 확립되지 않은 NT8∼11번 줄기세포를 확립된 것처럼 조작했다.5.94%라는 경제성 있는 줄기세포 수립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는 또 인간 영양세포를 쓴다면 동물로부터 유래하는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데 착안해 인간영양세포를 썼다고 논문에 보고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검증 실험 데이터 조작에도 황 박사가 나섰다. 그는 면역염색사진을 조작하고,4∼12번 줄기세포 DNA검증 때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추출물 두 쌍을 보내도록 김 연구원에게 지시했다. 논문 게재 시간을 맞추기 위해 테라토마와 배아체 형성검사도 조작하고, 안규리 교수팀에 면역적합성 검사시료를 보낼 때도 NT4∼11번에 대해 체세포 두 쌍씩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김 연구원은 황 박사의 조작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 아니라 남몰래 2·3번 시료 조작을 수행했다. 황 박사가 “2·3번은 제대로 보내고,4∼11번은 체세포만 보내라.”고 지시하면,2·3번까지 조작한 시료를 보내는 식이다. ●2004년 사이언스 논문-우발적인 조작으로 조작 노하우 습득 2005년 논문에서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조작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2004년 논문에서 쌓은 ‘내공’이 있었기 때문.2004년 논문은 실제 난자 제공자와 다른 사람의 DNA 정보가 담겨 있다. 세차례 정기검사를 했지만, 번번이 조작된 정보가 연구팀에 전달됐다. 첫번째 조작은 황 박사의 조급함에서 비롯됐다.2003년 2월 1번 줄기세포를 확립한 뒤 연구팀은 줄기세포와 체세포에서 각각 뽑은 DNA 추출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 이양한 박사에게 보내기로 했다. 같은 해 5월쯤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DNA를 추출했지만, 실수로 추출물을 잃어버렸다. 보고를 받은 황 박사는 “우선 난자제공자 체세포의 DNA시료를 둘로 나누어 보내라.”고 지시했다. 5개월 뒤 배아체 DNA 분석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윤현수 한양대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협의해 이양한 박사에게 앞서 실시한 DNA 검사 결과와 동일한 결과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듬해 2월 3차 검사 때는 김선종 연구원이 다시 조작한 시료를 보냈다. 김 연구원은 박종혁 연구원이 미국 유학을 간 뒤 줄기세포 상태가 나빠지자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미즈메디 수정란 1번 줄기세포를 섞었고, 들키지 않기 위해 시료조작을 감행한 것이다. 1번 줄기세포를 주입한 3마리 스키드마우스 가운데 1마리에서 삼배엽이 모두 형성된 테라토마가 관찰됐다. 이후 황 박사와 강 교수는 박종혁 연구원에게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면역염색 사진을 NT1인 것처럼 꾸며 보내게 했다. 테라토마 사진, 테라토마 DNA 지문 분석 그림도 둘의 주도로 모두 조작됐다. 사이언스측은 2004년 논문을 게재하기에 앞서 처녀생식 가능성을 제기하며, 황 교수팀에 논문 재검증을 요청했었다.NT1번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라는 확신을 가졌던 강 교수는 처녀생식 여부를 확인하는 각인검사를 조작해 사이언스지에 보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檢 “논문조작 형사처벌 사례없어”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檢 “논문조작 형사처벌 사례없어”

    지난 1월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한 달만에 대략의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검찰은 황 박사가 조작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한 행위에 대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려 했다. 황 박사가 논문을 조작해 미국 사이언스지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할 수 있지만 미국에는 이번과 같은 논문조작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검찰은 사이언스측에 여러 차례 업무방해로 인한 피해진술을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또 전세계적으로 논문조작 행위를 처벌한 사례도 찾을 수 없었다. 검찰은 연구의 진실성과 결과에 대한 평가는 학계 스스로의 자정능력에 맡겨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반면 김 연구원은 ‘섞어심기’를 통해 황 박사가 줄기세포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믿게 하고 본래의 연구업무에 차질을 빚게 한 사실이 인정돼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논문조작과 관련해 황 박사에게 업무방해 대신 특정경제범죄처벌법의 사기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논문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황 박사의 진술을 뒤집지 못한 상태에서 사기죄를 적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2005년 논문이 발표된 뒤 논문조작 사실을 알았던 황 박사가 논문이 사실인 줄 알고 연구비를 지원하려 한 SK, 농협 등 후원자들에게 조작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고 20억원을 받은 것은 범죄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강성근·이병천 서울대 수의과 교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 등도 사기혐의가 적용됐다. 또 황 박사는 지난 1월 이후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과 짜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에게 불임 시술비를 깎아주는 방법으로 경제적인 대가를 제공해 생명윤리법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신연숙칼럼] 저출산 부메랑

    [신연숙칼럼] 저출산 부메랑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내용이 현실과 딱 들어맞진 않겠지만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그 나라 시청자들의 문화나 욕구를 반영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외국 프로그램을 유심히 보게 될 때가 있다. 그중의 하나가 ‘슈퍼모델 맘’이라는 다큐다. 슈퍼모델이라면 쭉 빠진 팔등신 몸매가 등록상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여성 모델의 임신과 출산, 육아과정을 보여주면서 아이를 잉태한 불룩한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잡아낸다. 그러고보면 임신부에 대한 경이의 시선은 이 프로그램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미상 등 각종 시상식장에서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밟는 여성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임신부였다. 임신한 데미 무어의 누드사진 이래 더이상 배부른 여성은 공식석상에서조차 불청객이 아닌 상황이다. 드라마 ‘섹스 앤드 시티’의 한 캐릭터는 미국 지식층 여성의 생명관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엿보게 해준다.40을 바라보는 미혼의 여성변호사 미란다는 뜻밖의 임신을 하게 돼 낙태를 결심하지만 병원 대기실에서 돌아서 나온다. 한때 폐경에 대한 위기감에서 ‘훗날’을 생각해 난자 채취를 해둘까 고민했던 그녀다. 그녀는 낙태에 대한 죄책감도 벗어내고, 엄마가 되는 절호의 기회도 잡고자 독신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한다. 2005년 우리나라 가임여성의 합계출산율이 1.08명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와 함께 각국 출산율 비교에서 미국의 출산율이 2라는 수치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1.29는 물론, 영국 1.74, 프랑스 1.90, 독일 1.37 등 유럽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앞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미국이나 유럽국가들과 우리가 무엇이 달라 이렇게 큰 출산율 격차를 보이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의 출산 기피는 역시 고용에 대한 불안, 높은 양육·교육비 부담, 육아·교육관련 가사의 여성 전가 등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요약하면 경제적 부담과 여성의 사회활동 방해다. 여기에서 보육료 지원, 아동수당제 도입,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부모에 대한 육아휴직제 실시 등의 대책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출산율을 기대한 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출산 풍조에는 사회경제적 요인 외에 심리·문화적 요인도 크다고 보기때문이다. 맞벌이로 두둑한 수입을 가져도 아이는 없이 즐기며 살겠다는 딩크족이 등장했고, 아예 결혼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는 독신남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는 전체 1439만가구의 15.5%인 222만가구가 1인가구였고 이중 95만가구가 미혼 독신남녀였으니 2005년 조사에서는 이보다 훨씬 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회적 성공과 물질적 풍요, 쾌락이 삶의 목표인 이들에게 각종 지원금을 줄테니 국가장래를 생각하여 결혼을 하고 출산을 늘려달라고 읍소한들 통할 리가 없을 것이다. 저출산 정책을 경제적인 목적과 방법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가임 인구의 욕구와 현상 측면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앞서의 드라마에서처럼, 출산은 여성의 가장 소중한 경험이고 권리이다. 국가는 경제적 목적 하나로 과거에는 출산을 제한했고 이제는 거꾸로 출산을 장려한다. 오늘의 저출산현상은 60년대 이래 시작된 성장주의 국가이념이 개인의 경제지상주의 사고방식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수요자 입장에서 출발한다면 미혼모나 독신가구 등 다양한 대상이 저출산 정책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yshin@seoul.co.kr
  • ‘네거티브’ 연일 설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자질 검증’과 ‘네거티브’의 양보없는 신경전을 이어갈 기세다.지난 5일 열린우리당이 제기한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로부터 촉발된 공방은 장외 라운드로 확대됐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측의 민병두 기획위원장과 한나라당 오 후보측의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민 위원장은 “네거티브는 없는 사실을 있는 것인 양 부풀리는 것”이라면서 “지도자의 덕목을 가리는 후보의 철학과 관점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후보의 보안사 근무 경력과 관련,“오 후보가 2003년 고건 전 총리의 인사청문회 때는 고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때 고 전 총리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점을 공격하고도 본인은 당시 심경조차도 말하지 않고 있다.”며 오 후보의 답변을 촉구했다.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고 전 총리와 관련된 사안과 오 후보의 군 경력 비교는 ‘억지 춘향이’”라면서 “군대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는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을 많이 봐왔고, 과거 김대업씨의 폭로에 의해 정권을 탈취당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폭로정치, 네거티브정치, 공작정치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오 후보가 2004년 1월까지 민변에서 활동하다가 최근에는 뉴라이트 모임에 나가고 있다. 오 후보의 종교인 가톨릭에서는 생명윤리를 강조하는데 황우석 난자기증 발기인에 참여한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몰아세웠다.정 위원장은 “우리도 강 후보의 말바꾸기 전력을 정리해 놓았지만 대국민 약속에만 집중한 것”이라면서 “여당은 근거없는 네거티브전을 중단하고 정책선거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심장병예방 ‘웰빙 돼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을 스스로 몸 안에서 생성하도록 복제된 돼지고기가 식탁에 오르게 될까. 미국의 여러 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오메가3을 생성하도록 세포핵 이식을 통해 복제한 흰색 돼지새끼 여섯 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명공학’ 최신호(26일자)에 실렸다. 태어난 여섯 마리 가운데 네 마리가 현재 미주리 대학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병 발병 위험을 줄여주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선에만 들어있는 것이 문제다. 생선 값이 비싼 데다 가려먹는 이도 많아 이 지방산 섭취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더욱이 기름기가 많은 참치에 가장 풍부한데, 이 또한 수은 함유량이 많아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인이 즐겨 먹는 베이컨이나 돼지고기를 통해 오메가3을 섭취할 수 있다면 이는 영양공학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징캉 하버드 의대 부교수는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오메가6 지방산을 오메가3으로 전환시키는 선충(線蟲)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를 시험관의 돼지 태아 세포에 이식한 뒤 돼지 난자에서 핵을 없애고 유전조작된 세포의 핵을 주입, 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착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태어난 복제돼지는 오메가6은 얼마 되지 않고 오메가3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전체 지방의 양은 보통 돼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징캉 교수는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복제양 돌리 이후 생쥐, 쥐, 소, 염소, 토끼, 고양이, 나귀, 말과 개 등 10여종의 복제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축의 특정 영양소를 겨냥해 유전자 복제 동물이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어디까지나 이론에 머물러 있다고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생선에만 함유된 이 지방산이 돼지 몸 속에서도 같은 효능을 발휘할지, 사람이 먹을 경우 맛은 어떨지, 안전한지, 이 돼지가 성장한 뒤에도 오메가3을 많이 함유할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베이비 비즈니스’

    美 ‘베이비 비즈니스’

    “ ■ 844번: 나이 26세 직업 은행원 용모 가슴둘레 34인치·갈색 직모에 높은 광대뼈 특이사항 오빠는 공군장교 성격 유머러스하고 지적이며 다재다능 취미 피아노·암벽등반” “ ■ 650번: 나이 32세(기혼) 직업 법학도 용모 허리 30인치·푸른눈에 갈색머리…” 구직이나 결혼정보회사에 등록된 소개서가 아니다.‘유전학과 체외수정 연구소’란 이름의 웹사이트에 난자제공 희망자들이 자신의 어린시절 사진과 함께 올린 소개서의 일부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이 난자 공여에 대한 법 규정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미국이 난자시장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관리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만 389건에 그쳤던 기증난자 사용은 2003년 1만 4323건으로 40% 가까이 늘었다. 최근에는 난자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베이비 비즈니스’란 책까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저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데보라 스파 교수는 “우리는 어린아이의 ‘성분’을 팔고 있는 것”이라며 “실상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장기매매를 엄격히 금지하는 미국이지만 난자매매를 규제하는 법률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불임클리닉 등에서는 3000∼8000달러(약 300만∼800만원)의 수수료를 약속하며 공여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학력이나 신체조건 등 특별한 조건이 붙을수록 수수료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지난 1999년 한 아이비리그(동부 명문) 대학의 학생신문에 실린 광고는 최상위권 성적과 신장 155㎝ 이상 등의 조건과 함께 5만달러(약 5000만원) 제공을 약속했다. 최근 스탠퍼드대 학생신문 광고에서는 가격이 10만달러(약 1억원)까지 뛰었다. 캘리포니아대 역사·사회학부에 다니는 22세의 여학생은 “네 번에 걸쳐 난자를 제공해 쌍둥이를 포함해 3명의 아이가 태어났다.”면서도 “나는 DNA를 줬을 뿐 그들의 어머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난자 제공에 앞서 무려 36쪽에 이르는 이력 및 병력기록 작성을 요구받았다. 한 난자 브로커는 “기증자 대부분은 학비가 필요한 여대생들”이라면서 “그들에게 난자 제공은 일종의 ‘대가를 지급받는 선행’”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신연숙칼럼] 거짓말의 끝

    [신연숙칼럼] 거짓말의 끝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이 한참 문제가 됐을 때 과학자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왔다.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릴까봐 걱정되기는 했지만 솔직하게 말했다.“이런 조작이 학계에 상당히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지 회의를 갖게 됐다.”고.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는 여러 논문 조작 의혹들이 올라왔다. 황 교수팀 논문뿐만 아니라 이 팀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논문들에도 조작 흔적이 많았다. 신뢰에 금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 많은 불신을 산 것은 관련자들의 거짓 해명이었다.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채취는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가 병원까지 같이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성일 이사장은 난자 구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가 말을 바꾸었다. 그 뒤 여러 의혹 논란 과정에서 어느 쪽의 주장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못받게 된 이유다. 이해찬 국무총리도 결국은 거짓말이 화를 불렀다. 사건의 본질은 3·1절 골프, 부적절한 인사들과의 만남, 내기 골프 등 공직자 처신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건을 키운 것은 관련자들의 거짓 해명이었다. 처신 문제는 총리직 퇴진에까지 이를 정도인지 따져볼 여지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볼 작정이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적당히 사태를 넘겨보려던 골프동반자들의 해명은 오히려 새로운 의혹의 단서가 됐고 의혹이 증폭되자 이 총리는 ‘불신 인물’이 돼버렸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 사의를 급히 수용하면서 표현한 대로 실체보다는 ‘정치적 상황’으로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린 것이다. 사회지도층에 ‘거짓말’불감증이 이토록 뿌리깊은 데 새삼 놀라게 된다. 행정부의 차관, 지역 경제단체의 장급 지위의 인사들이 정녕 두루뭉술한 해명으로 사태를 덮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더란 말인가. 교도관의 여성재소자 성추행 사건이나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도 마찬가지다. 성추행은 없었다거나 식당 여주인인 줄 알았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얼버무릴 수 있으리라 여겼던 것일까.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적당한 거짓말이 통했다. 국민들은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었으므로 지도자들은 도덕적으로도 완벽한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스펙터클 정치’의 시대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은 물론 국민 하나하나가 감시원이 돼 지도층 인사들을 지켜보는 시대다. 인터넷이라는 매체환경은 국민 하나하나에게 전달 수단까지 제공해 언론마저 감시당하는 형국이다. 이른바 ‘역감시’의 시대다. 진실을 숨길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나라당과 긴장관계 때문이었든, 적대적 언론 때문이었든, 이번 골프파문 사태때도 양파껍질 벗겨지듯 숨겨졌던 사실들이 불거졌고 그때마다 불신과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역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도청 범죄에만 그쳤더라면 대통령직 사퇴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는 견해가 많다. 그를 결정적으로 낙마시킨 것은 기자가 진실에 접근해 갔을 때 이를 은폐하려 기도했던 탓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정책에 실패하거나 처신에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정작 용인할 수 없는 것은 거짓말로 잘못을 덮거나 국민을 속이려 하는 일이다. 도덕성의 포기는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최대 자산으로 삼았던 이 총리가 도덕성 문제로 사직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지도자들 사이에 ‘거짓말의 끝’이 확실히 각인됐으면 한다.‘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란 격언은 ‘역감시’의 시대에 더욱 들어맞는 말이다. yshin@seoul.co.kr
  • 日마쓰시타 육아휴직 최장 6년 확대 허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세계적 가전업체인 마쓰시타전기가 ‘자녀가 만 1세인 3월까지 최대 2년간’ 허용하던 육아휴직 기한을 ‘취학전까지’로 연장한다. 이런 파격적인 사원의 육아휴직은 오는 4월부터 실행할 방침이다. 이는 올 노사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해 온 ‘만 3세까지 연장’ 안을 훨씬 웃도는 이례적인 내용이다. 마쓰시타전기는 오는 15일 노조측에 이를 정식으로 전달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대기업 중 육아휴직을 만 3세까지 실시하는 기업이 있기는 하지만 취학전(만6세)까지 인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마쓰시타전기는 또 현재 부인이 전업주부일 경우에는 남성사원에게 육아휴직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이런 제한도 없애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남편이 전업주부인 부인의 육아를 도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자녀가 등·하굣길에 범죄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사원에게는 재택근무나 주 2∼3일 근무, 반일(半日)근무 등 근무제도를 지금까지는 초등1년생까지 실시했으나 초등3년생까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의 이런 조치는 사원들이 마음놓고 회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인력의 퇴직이나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에서 불임치료를 위한 휴직·휴가제도가 등장할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대형 전기업체들은 관련 부문 노조인 전기연합의 ‘불임치료 휴직·휴가제도’ 요구를 받아들일 방침이라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을 위한 불임치료를 받는 숫자가 연간 46만명에 달한다. 불임치료를 통해 태어난 신생아는 지난 2003년 기준 1만 7400명으로 전체의 1.5%였다. 전기연합측은 배란유발 주사를 맞거나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통원치료가 필요하다며 휴직·휴가제도의 도입을 요구해왔다.taein@seoul.co.kr
  • 황우석지지 또 난동

    경찰이 10일 서울대에서 황우석 교수 지지시위를 벌이던 집회 참가자 33명을 전원 연행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여경기동대 30여명을 동원해 집회를 주도한 난자기증모임 대표 김모(48·여)씨 등 3명을 일단 연행한 뒤 10여분 만에 여성 24명과 남성 9명 전원을 연행했다.이들은 오후 1시40분쯤부터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집무실로 향하던 정운찬 총장의 관용차로 뛰어들어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 과정에서 여성 2명이 차량 밑으로 뛰어들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오후 4시35분쯤부터는 행정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총장 관용차 앞뒤를 가로막고 1시간 가량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모 방송사 기자 2명이 폭행당해 이 가운데 카메라기자 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정 총장의 신입생 세미나 참석을 막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있어 전원 연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주최로 이날 오후 2시 서울대 법대 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황우석 사태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학술토론회도 황 교수 지지자들의 격렬한 항의로 파행을 빚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활동적인 여성이 아들낳을 확률 커”

    활동적이고 자신감 있는 여성이 소극적인 여성보다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론이 제기됐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의 행동과학 교수인 발레리 그란트 박사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여성이 남성 염색체 Y를 가진 정자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는 학설을 내놨다고 일간 뉴질랜드 헤럴드가 8일 보도했다. 그란트 박사는 80마리 암소를 연구한 결과 “난자 표면이 X,Y 염색체 중 어느 정자와 만날 것인지 미리 프로그램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화심리학자들도 공학과 회계 등 ‘남성적’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태아가 자궁 속 테스토스테론의 높은 수치로 남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었다. 지금까지 태아의 성별은 X,Y를 가진 정자가 ‘우연히’ 난자와 결합해 결정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실제로 태어나는 아기는 105대100으로 남자가 많다. 전쟁과 같은 시기에는 남자 아기가 더 많이 태어난다. 그란트 박사는 스트레스나 남성 부재 시기에 여성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스너피 체세포 복제 확실” 네이처, 재검증 논문 게재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복제 개 ‘스너피’가 체세포 복제로 만들어진 것이 확실하다는 DNA 검증 결과가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9일자에 실렸다. 네이처에 게재된 이 논문은 황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이 드러난 뒤 세계 최초의 체세포 핵이식 방식으로 만들어진 복제 개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 조사결과를 담고 있다. 스너피 진위확인 실험은 먼저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실시했다. 뒤이어 게놈 전문가인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일레인 오스트랜더 박사팀이 서울대 조사위의 자료를 토대로 재확인했다.이같은 두차례의 검증 작업에는 스너피와 체세포 제공견(犬)인 아프간 하운드종 ‘타이’의 유전자 분석을 위해 DNA 핑거프린트와 마이크로새틀라이트라 불리는 게놈 표지인자 감별법이 이용됐다. 이런 유전자 분석결과 스너피는 타이의 체세포로 복제됐음이 확인됐다고 검증작업을 벌인 연구팀이 전했다. 서울대는 지난 1월 “스너피는 진짜”라고 발표했었다. 스너피 복제에 이용된 체세포 핵이식 법은 1997년 복제양 돌리가 탄생할 때 처음으로 쓰인 이래 지금까지 쥐·돼지·소·고양이 등 10여종의 다른 포유류 복제에 이용돼 왔다.그러나 개는 난소에서 성숙된 난자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다른 동물과 달리 배란시 미성숙 난자가 나와 복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파리 AFP 연합뉴스
  • 美 기증정자의 형제·자매 찾기 ‘붐’

    “안녕, 난 너랑 정자가 같은 자매야.” 세계적으로 매년 5만명의 어린이가 기증받은 정자나 난자를 통해 태어남에 따라 ‘유전상 형제 자매 남매’를 찾는 것이 인기라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3만명의 어린이가 정자은행에서 구입한 정자를 통해 태어난다.현재 총 숫자는 100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같은 정자에서 태어난 형제, 자매를 찾으면서 가족의 정의를 다시 만들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의 라이언 크레이머(15)와 그의 어머니 웬디는 ‘기증자 형제 자매 등록(www.donorsiblingregistry.com)’이란 웹사이트를 6년전 열었다.현재 7173명이 개인정보를 등록했다. 이 중 1503명은 정자가 같은 반쪽 형제 자매를 찾았다. 이 사이트에서 찾은 같은 정자에서 태어난 가장 많은 아이들 숫자는 22명이었다. 항상 자신의 반쪽 형제 자매를 궁금해했던 라이언의 이야기는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의 신문과 방송에 여러차례 소개됐다.2년 전 TV 뉴스에 등장한 라이언을 본 한 여성은 본인의 두딸이 라이언과 꼭 닮았다면서 이메일을 보냈다. 그의 어머니 웬디는 “라이언은 13번째 생일날 전혀 알지 못했던 두명의 반쪽 자매를 찾았고, 그날은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고 말했다. 웬디는 최근 덴버 정자은행의 68번 정자를 통해 태어난 5명의 아이들을 함께 모아 파티를 열었는데, 이들 중 2명은 서로가 너무나 닮은 것에 놀라워했다. 대부분의 미국 정자은행은 정자제공자를 익명으로 하기 때문에 정자번호만을 알 수 있다. 워싱턴에서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정자은행의 401번 정자를 기증받은 11명의 여성들이 그룹을 만들어 인터넷으로 연락하고 있다. 아직은 대부분 아기인 자녀들과 함께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웬디 크레이머는 “기증받은 정자를 통한 임신의 경우에도 아이들을 속이지 않는 진실이 최고”라고 강조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檢 ‘줄기세포 바꿔치기’ 추궁… 결론 못내린 듯

    檢 ‘줄기세포 바꿔치기’ 추궁… 결론 못내린 듯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일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김선종 연구원, 한양대 윤현수 교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 이양한 분석실장 등 핵심 관련자 4명을 한꺼번에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다음주 중간수사 결과 발표 검찰은 주요 쟁점조사를 마친 뒤 업무방해 등 혐의가 드러나는 소환자 일부를 사법처리하고, 다음 주중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까지 소환자들의 신병처리 문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검찰은 오후 9시쯤 “황 교수 등을 모두 귀가시키고 3일 다시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바꿔치기 의혹 등 핵심사항에 대해 검찰이 최종 판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에 개입했다면 적용되는 혐의는 업무방해지만, 황 교수팀의 연구가 정상적인 ‘업무’였는지가 수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황우석·김선종 줄기세포 조작 관여했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줄기세포 4∼11번 데이터 조작에 황 교수가 개입한 정황은 서울대 조사위 단계에서 밝혀졌다. 하지만 황 교수는 MBC PD수첩 취재가 진행되던 지난해 11월까지 줄기세포 2,3번이 실재했다고 믿은 채 나머지 줄기세포 부분에 대해서만 논문조작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황 교수에게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것을 언제 알았는지 또는 조작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했다. 난자수급과 연구비 등 관련 의혹도 연구 총책임자인 황 교수가 최종적으로 밝혀야 할 부분이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바꿔치기의 주범으로 김 연구원을 지목했다. 김 연구원은 검찰 소환 직전까지 “바꿔치기는 불가능했고, 줄기세포인 줄 알고 배양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와 미즈메디 연구소를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김 연구원은 의혹의 중심에 섰다. 결국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를 했는지, 했다면 누구와 공모했거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는 게 수사의 관건이다. ●윤현수·이양한,DNA 분석 조작했나 검찰은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 DNA 검사를 담당한 윤 교수와 이 박사에게 정기검사 결과가 체세포 공여자의 그것과 다르고 논문과 똑같이 나온 이유를 캐물었다.1번 줄기세포 시료는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의 다른 연구원을 통해 이 박사에게 보냈으며, 이 박사는 분석결과를 윤 교수에게 보냈다. ●황 교수 지지자 수십명 시위 이날 소환된 4명은 조사실 4곳에 흩어져 따로따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말바꾸기 등에 대비해 진술 내용 전부를 녹음·녹화했다. 소환자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8시쯤 소환된 김 연구원은 “(검찰에서) 사실대로 말하겠다.”라고, 한 시간뒤 도착한 황 교수는 “수고하십니다.”라고 했을 뿐이다. 한편 황 교수 지지자 70여명은 관련자들이 귀가할 때까지 검찰청사 앞에서 강강술래 등을 하며 황 교수를 응원하는 구호를 외쳤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신호제지 경영권 다툼 ‘막다른 골목’

    주주들 경영권 다툼에 멍드는 기업의 대표 사례로 신호제지가 꼽힐 것 같다. 계속되는 법정 싸움에 이어 이번엔 지분 경쟁, 다음달 20일엔 대표이사 해임과 신규 이사 선임건을 놓고 주총 몸싸움이 예견된다. 경영권을 둘러싼 최우식 국일제지 사장과 김종곤 신호제지 사장,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간의 공방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신호제지 김 사장과 이순국 전 회장의 ‘백기사’로 나섰던 신안그룹이 최근 신호제지의 최대 주주(20.99% 보유)로 올라서면서 인수합병(M&A)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 신안측은 공시에서 “신호제지 경영에 참여키 위해 주식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국일제지(19.8%)는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다음달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확보를 장담했던 국일제지측 입장이 다소 모호해졌다. 그러나 국일제지 관계자는 “우호지분이 이미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엔 전혀 이상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국일제지측 우호 지분을 보면 국일제지가 19.8%, 신한은행 11.7%, 아람파이낸셜서비스 14.7%, 아람구조조정조합 2.2%, 피난자인베스트먼트 8.7% 등으로 57.1%에 이른다. 반면 신안측은 20.99%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신호제지 사태’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주총에서 국일제지측이 이같은 우호지분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국일과 신안의 힘겨루기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펀드들이 현재 국일측을 지지하고 있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면서 “특히 펀드인 이상 투자 이익을 회수하기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설 때 신안측에 팔 수도 있다.”며 국일제지가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황정하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일측 우호지분의 면면을 살펴볼 때 확실하다고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으며, 변수도 많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볼썽사나운 공방 속에 보기 드문 사건들도 잇따랐다. 양측이 같은 날 동시에 임시주총을 열어 주주들을 헷갈리게 했으며, 주주가 뽑은 대표이사는 주주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추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장기 분쟁으로 신호제지의 경영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신호제지(6월 결산법인)는 지난 1·4분기에 88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4분기에도 동서PP의 부도(83억원) 등으로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머리채 잡힌 서울대 노정혜 처장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실을 밝혀내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이 황 교수 지지자들로부터 머리카락을 뽑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서울대는 경찰에 학내에서 과격시위를 벌이고 있는 지지자들을 해산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22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대 본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던 황 교수 지지자 10여명이 건물로 들어서려는 노 처장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휘어잡고 팔목을 비트는 등 난동을 부렸다. 노 처장은 경비원들과 청원경찰 등의 도움으로 이들에게서 벗어나 교내 보건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지나가다 집회 참가자들을 쳐다봤는데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던 여성이 갑자기 다가와 머리를 잡아당겼으며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들이 합세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노 처장은 머리카락이 뽑히고 손목에 멍이 드는 등 경상을 입었으나, 이번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노 처장이 봉변을 당한 뒤 곧바로 관악경찰서에 협조공문을 보내 “학내 면학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는 불법 집회의 해산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관악서는 지구대 직원을 파견해 사진을 찍고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정확히 누가 폭행을 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채증을 통해 관련자를 연행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난자기증모임 대표 김이현(48·여)씨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남성 ‘애국시민’이 노 처장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은 봤지만 신원은 모르며 여럿이 달려든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 지지자들은 서울대 징계위원회가 황 교수의 출석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이 알려진 지난 20일부터 본부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여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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