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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동물원서 유기견을 호랑이 먹이로?

    최근 중국에서 유기견을 모아 호랑이 먹이로 쓰고 있다는 의혹이 일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경악! 난산공원 동물원은 유기견을 모아 호랑이 먹이로 하고 있다. 동물원은 무슨 권리로 유기견을 호랑이에게 주고 있는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인터넷상에 올라오자마자 큰 파문이 일으켰고 많은 네티즌은 해당 동물원을 맹비난하며 글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이 글을 올린 웨이보 사용자에 따르면 수용된 유기견들을 발견한 이는 난산공원 동물원 자원봉사자다. 자원봉사자는 유기견을 인수하려고 신청했지만 동물원 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의 취재결과 실제로 자원봉사자가 지적한 장소에는 2개의 작은 우리가 있었다. 하나는 비어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유기견 4마리가 수용돼 있었으며 인근에는 호랑이 사육 장소가 있었다. 현지언론은 그러나 “직접 동물원에 2시간가량 머물러 봤지만 동물원 측이 호랑이에게 유기견을 먹이로 주는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난산공원 경영과장은 “유기견들은 당국에서 잡아온 것으로 당분간 이곳에서 맡아서 기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호랑이 먹이는 신선한 쇠고기가 아니면 안 된다. 귀중한 호랑이에 유기견을 먹이로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면서 “자원봉사자 인수 거부는 필요한 서류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EPGA 투어 바클레이스 싱가포르오픈] 살아나는 양용은 올 첫 톱10 출발

    아시아 유일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40·KB금융그룹)이 아시안투어를 겸한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바클레이스 싱가포르오픈(총상금 600만 달러)에서 가볍게 첫걸음을 뗐다. 양용은은 8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장(파71·753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뽑아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돼 156명의 출전 선수 중 절반 이상이 경기를 마치지 못해 9일 속개되는 가운데 선두 토마스 비외른(덴마크)에 2타 뒤진 공동 3위. 18개 홀 가운데 16개 홀에서 ‘파온’(해당 홀 규정 타수를 충족시킬 횟수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리는 것)을 잡아낼 정도로 아이언샷이 돋보였다. 평균 274야드를 날린 드라이버샷도 14개 가운데 10개(71%)를 페어웨이에 올릴 만큼 정확했다. 1번 홀에서 출발, 3번 홀 첫 버디를 시작으로 6번 홀(이상 파4)에서도 1타를 줄인 양용은은 직후 7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해 1언더파로 전반홀을 마쳤지만 후반 물오른 아이언샷으로 파3홀에서만 2개의 버디를 더 보태 순위를 한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양용은은 올 시즌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톱 10’에 든 적이 없다. 지난 2월 말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공동 17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 그러나 지난달 원아시아투어 난산 차이나 마스터스 2위에 이어 한국오픈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이번 대회에서도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7번 홀까지 1언더파를 친 가운데 필 미켈슨(미국)은 후반에만 3개 홀 내리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쏟아낸 끝에 2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일만하다 벌써 고령임신, 이것만은 알아두자

    [Weekly Health Issue] 일만하다 벌써 고령임신, 이것만은 알아두자

    최근 들어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료인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데다 기혼 여성들이 임신을 늦추는 바람에 고령임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는 탓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까지 더해져 나이 들어 아이를 갖는 사례는 늘고 있지만 이런 고령임신이 갖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임신부는 의외로 많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고령임신은 적령기 임신과 달리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기 쉬워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고령 여성도 얼마든지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의 만혼 풍조와 맞물린 고령임신의 문제를 두고 박미혜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어떤 경우가 고령임신에 해당되는가. 의료계에서는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35세를 넘긴 경우를 고령 임산부로 간주한다. ●최근에 드러난 고령임신의 추이는 어떤 양상인가.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9년 최저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상승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7만 1265명으로, 전년도의 47만 171명에 비해 0.2% 증가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2009년 1.149명에서 2010년 1.226명, 2011년 1.244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1.33세로, 전년보다 0.18세가 많았으며 전체 출생아의 65%를 30세 이상의 산모가 출산했다. 40세 이상 산모의 출산 비율도 눈에 띄게 높아져 2010년 8.8%이던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이 2011년에는 10.1%로 처음 10%대를 넘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임신 37주 안에 태어나는 미숙아와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 다태아 출생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고령임신이 늘어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무래도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임신과 분만 적령기를 넘긴 결혼이 늘며, 결혼을 하더라도 경제적 여건이나 자기개발 등의 이유로 임신을 미루는 여성이 많아지는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고령임신이 의학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가. 고령의 임신 및 출산이 적령기 임신에 비해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유산과 선천성 기형, 임신중독증 위험을 들 수 있다. 또 고혈압과 당뇨·임신성 당뇨,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태반이 자궁에서 일찍 떨어져 나오는 현상)로 인한 임신 후반기 출혈, 자궁근종, 태아의 위치 이상, 난산, 기계분만과 제왕절개 출산, 보조생식술로 인한 다태아임신,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의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여기에다 신생아 이환율과 사망률도 늘기 때문에 고령임신을 고위험 상태로 분류한다. 실제로 40대에 임신하면 20대에 비해 자연유산 가능성이 4배까지 증가하는데, 이는 대부분 난자의 노화로 인한 염색체 이상이 원인이다. 고혈압 발생 가능성도 젊은 임신부보다 2∼4배나 높은데, 이는 인체의 퇴행에 따라 순환기 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산모나 태아에게 치명적인 태반조기박리의 발생빈도도 3.7%로, 정상 임신부의 0.4%에 비해 9배나 높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등 아시아권 산모는 기질적으로 임신성 당뇨에 취약한 데다 고령임신 상태에서는 제2형 당뇨와 임신성 당뇨가 잘 생기는데, 당뇨나 임신성 당뇨가 있을 경우 태아 심장기형 등 선천성 기형이나 자궁내 사망 및 거대아출산 등이 증가하게 된다. 태반조기박리나 전치태반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태반조기박리는 고령 임신부의 만성 고혈압·임신중독증과 관계가 깊으며, 여성의 나이가 많아지면 유산이나 분만 횟수도 늘어 전치태반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이런 위험성을 감안해 고령임신은 임신 전부터 전문의의 체계적인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임신중독증은 고령임신과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고령임신부는 젊은 임신부보다 2~4배나 임신중독증 발생 위험이 높다. 고령임산부에서 이처럼 산전 합병증인 고혈압성 병변이 높아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인 퇴행성 병변이 빠르게 진행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심혈관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령일수록 자연분만도 어렵다는데, 이유가 뭔가. 고령임신일수록 당뇨와 고혈압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조기진통,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등으로 인한 태아 위치 이상, 다태아임신, 과거 자궁근종 등 부인과 수술력 등으로 태반병변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산모의 나이만을 근거로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고령임신부라도 제왕절개가 필요한 적응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얼마든지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고령임신부는 자신의 임신과 출산이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숙지해 예상되는 위험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임신 전부터 충분히 대비한다면 대부분 문제없는 임신과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35세를 넘긴 여성은 임신 전에 미리 만성질환 여부를 검사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소견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조절을 한 후에 임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정기적이고 철저한 산전검사 및 관리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를 진단하기 위한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 정밀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잠복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산모의 혈압이나 당뇨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고령임신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도 짚어 달라.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고령임신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하고도 출산을 미루는 맞벌이부부를 위한 실질적인 육아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새의자] 신재균 성북구의회 의장

    [새의자] 신재균 성북구의회 의장

    서울 성북구의회가 2개월가량 진통을 겪다가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고 원구성을 마쳤다. 신임 신재균(63·새누리당) 의장은 17일 원구성이 늦어진 데 대해 구민들에게 거듭 사과하면서 “난산 끝에 얻은 자식이 강하게 자라듯이 구의회도 힘차게 맡은 바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랜 산통 끝에 6대 후반기 구의장에 선출된 신 의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성북구의회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11명씩 똑같은 숫자로 이뤄져 있다. 그는 “이번 후반기 원구성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토록 어렵게 첫발을 뗀 후반기 의회가 일 잘하고 단합하는 의회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함께 풀어 나가야 하는 숙제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다른 구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려 한다.”고 했다. 후반기 구의회의 가장 큰 현안으로는 얼마 남지 않은 회기 일정을 꼽았다. 지난달 18일 임시회를 열어 ‘구의회 정례회 등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회기 일수를 20일 늘렸다. 신 의장은 “이제부터는 문제없이 모든 게 순탄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야말로 우리 구의회는 새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의정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의회가 11대11 동수로 구성돼 있는 걸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 한다.”며 “어려움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사안이 있을 때마다 더 많은 토론을 하게 된다는 건 민주주의 차원에서 봤을 때 긍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 의장은 “단순히 집행부에 트집을 잡는 구의회가 아니라 민주적인 행정이 이뤄지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따지는 의정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면서 “주민 여러분도 회초리를 든다는 심정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한국오픈 3승고지 누가 밟나

    한국오픈 3승고지 누가 밟나

    “스윙이 제대로 돌아왔다. 이제 대회 3승에 도전하겠다.” 미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부진했던 ‘바람의 아들’ 양용은(40·KB금융그룹)이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유일한 남자대회인 코오롱한국오픈에 출전할 채비를 마쳤다. 양용은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스윙이 흔들리고 밸런스가 무너져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비디오로 분석한 결과 오른쪽 팔꿈치가 따로 놀더라. 밸런스가 무너지니 이에 따라 조급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바로잡았더니 샷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 지난주 원아시안투어 난산(南山)마스터스 준우승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양용은을 포함해 배상문(26·캘러웨이), 이시카와 료(21·일본), 김대현(24·하이트),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함께했다. 1958년 첫 대회 이후 3승 이상을 올린 국내 선수는 한장상(72·7회)이 유일하다. 2006년과 2010년에 정상을 밟은 양용은과 2008년과 이듬해 제패한 배상문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한장상 이후 처음 3승 고지를 밟게 되는 것이다. 배상문은 “대회가 열리는 우정힐스에만 가면 왠지 자신감이 생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출전하기 때문에 예감이 좋다.”고 했다. 아마추어 시절 두 차례(1998·2001년) 제패한 김대섭(31·아리지골프장)도 11년 만에 정상을 노린다. 한 번씩 출전했지만 우승 경험이 없는 국내외 골퍼들도 거들었다. 2010년 대회 선두를 달리다 무려 10타 뒤졌던 양용은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노승열은 “그때를 포함해 국내에서 우승한 적이 없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했다.”고 각오를 다졌고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장타자’ 김대현도 “유독 이 대회에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4주 전 우승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회 첫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초청 선수로 2009년 이후 3년 만에 출전하는 이시카와는 “처음 출전했을 때는 난도 높은 코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며 “두 번째인 만큼 훌륭한 한국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55회를 맞은 한국오픈은 18일부터 나흘 동안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열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녀의 살인은 처절한 모성애?

    영국인 사업가 살해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재판이 지난 9일 단 7시간여 만에 초스피드로 끝났지만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중국 관영언론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개하고 있는 사건 전말은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확인되지 않은 뒷소문까지 무성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구카이라이 재판 종료 다음 날인 지난 10일 밤 재판 당시 구카이라이의 진술과 검찰의 기소 내용을 토대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살해 사건의 전말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통신이 구카이라이의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건의 핵심은 광기어린 닐 헤이우드의 협박과 헤이우드로부터 아들 보과과(薄瓜瓜)를 지켜내기 위한 모성애로 압축된다. 사건의 발단은 의외로 단순했다. 구카이라이는 중국의 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아들의 후견인이었던 헤이우드가 참여할 수 있도록 소개해 줬는데 공교롭게 사업이 불발되면서 이들 사이에 갈등이 시작됐다. 헤이우드는 사업이 무산되자 당초 약속된 수익의 10%인 1300만 파운드(약 230억원)를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돈을 받지 못한 헤이우드는 급기야 보과과에게 신변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고, 이에 구카이라이는 헤이우드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재판에서는 헤이우드와 보과과가 이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주고받은 이메일이 관련 증거로 제시됐다. 헤이우드의 마지막 이메일 협박 일은 2011년 11월 10일이다. 구카이라이는 법정에서 “내가 보기에 그것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지금 막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었다. 나는 헤이우드의 광기를 죽기 살기로 막아야만 했다.”고 호소했다. 또 지난 2005년쯤 이메일로 보과과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헤이우드가 먼저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알게 됐다며 헤이우드가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접근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마지막 이메일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11월 12일 구카이라이는 집사 장샤오쥔(張曉軍)을 시켜 베이징에 있던 헤이우드를 충칭으로 데려왔다. 이튿날 두 사람은 헤이우드가 묵고 있던 충칭의 난산리징(南山麗晶)홀리데이 호텔 1605실에서 함께 술을 마셨고 헤이우드가 만취해 쓰러지자 구카이라이는 장샤오쥔을 시켜 헤이우드를 침대에 눕힌 뒤 청산가리를 탄 물을 그의 입에 들이부었다. 헤이우드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11월 15일. 사건을 보고받은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공안국장은 오른팔 격인 궈웨이궈(郭衛國) 공안부국장 등에게 수사를 맡겼고, 이들은 구카이라이의 연루 가능성을 파악하고도 사건을 덮기로 했다. 사건은 과도한 음주에 따른 급사로 종결됐다. 시신은 부검 없이 화장됐다. 궈 부국장 등은 공판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구카이라이의 변호사가 재판에서 제3의 인물이 헤이우드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혈액 샘플에서 나온 청산가리는 치사량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범행 직후 제3자가 호텔방에 침입, 헤이우드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카이라이와 헤이우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로 인해 헤이우드가 오래전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2일 헤이우드 보디가드의 말을 인용, 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와 영국 본머스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하던 시절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인 3명으로부터 암살당할 뻔했다고 보도했다. 2005년 처음 만났다는 중국 당국의 발표와 달리 이들이 2001년 이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런 사실이 들통나 중국 측 요원들로부터 살해당할 뻔했다는 것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술 취한 헤이우드 입에 독극물 부어… 구카이라이의 수사 협조 참작할 것”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대한 재판이 9일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의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지 단 7시간 만에 종결됐다. 재판정에 들어선 구카이라이의 모습이 담긴 화면과 살인 과정이 언급된 혐의 내용은 이날 중앙CCTV 등 자국 매체를 통해 중국 전역에 전파됐다. 허페이 중급인민법원은 구카이라이와 공동 기소된 집사 장샤오쥔(張曉軍)에 대해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고의 살인한 혐의로 공개 심리를 진행했으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구카이라이를 주범, 장샤오쥔을 종범으로 지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구카이라이는 법정에서 평온한 얼굴로 살인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추후 결심 공판일을 정해 선고하기로 했다. ●평온한 얼굴로 살인죄 인정 통신은 특히 검찰의 기소 내용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살인 과정을 상세히 묘사했다. 우선 구카이라이와 아들 보과과(薄瓜瓜·24)는 경제적인 문제로 헤이우드와 갈등을 빚었다. 아들의 안전을 위해 헤이우드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구카이라이는 집사 장샤오쥔을 시켜 헤이우드를 충칭의 난산(南山) 리징(麗晶) 홀리데이인 호텔로 유인했다. 2011년 11월 13일 밤 이 호텔 1605실에서 헤이우드와 함께 술을 마셨고 술에 취해 물을 찾던 헤이우드의 입에 장샤오쥔에게 미리 건네 준비해 간 독극물을 들이부어 살해했다. 통신은 재판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관련 증거를 제출했고 감정인의 증언도 진행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은 특히 허페이 중급인민법원이 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선임한 변호사들의 변호를 받도록 하는 등 권리를 충분히 보장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변호인으로 구카이라이의 가족들이 당초 고용하려던 베이징의 유명 변호사 대신 안후이 지역의 무명 변호사가 배당됐는데 이는 사건이 정치적으로 처리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외 언론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재판은 주중 영국대사관 직원, 언론사 기자,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 정치협상회의 위원 등 140여명이 방청한 가운데 열렸다. 탕이간(唐義干) 허페이 법원 대변인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은 기소된 혐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구카이라이가 조사에 협력한 점을 참작할 것”이라면서 “구카이라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심리 상태도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15년”… “사형” 각 매체 관측 달라 홍콩 언론은 대체로 구카이라이가 아들인 보과과에게 미칠 신변 위협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점을 들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웹사이트 보쉰(博訊)은 잔혹하고 계획적인 범죄 사실이 드러난 만큼 극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서 살인을 저지르면 통상 사형을 선고받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여성의 덫’ 임신성 당뇨병

    [Weekly Health Issue] ‘여성의 덫’ 임신성 당뇨병

    임신은 한 몸체 안에서 또 다른 생명체가 자라고 있다는 뜻이다. 한 몸 안에 있지만 전혀 다른 개체로 존재하는 이 생명체는 모체에 이런저런 영향을 미치는데 이 가운데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가 바로 임신성 당뇨병이다.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인슐린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상태 즉,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게 되고, 이런 상태에서는 췌장세포가 포도당을 적절하게 태우지 못해 당뇨로 치닫게 된다. 바로 임신성 당뇨병이다. 문제는 이런 임신성 당뇨가 출산 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계속 이어져 평생 만성질환의 고통을 안고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임신성 당뇨병을 두고 제일병원 내과 김성훈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임신성 당뇨를 정의해 달라. 임신성 당뇨병이란 병증의 정도에 관계없이 임신 중에 시작되었거나 발견되는 당뇨병을 말한다. 즉, 임신부가 가진 당뇨병이라고 보면 된다. 임신 중에 선별검사로 확인되는 임신성 당뇨병은 대부분이 임신 중반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가벼운 당대사 이상으로 진단되는 게 일반적이다. ●임신성 당뇨가 왜 문제가 되는가. 임신성 당뇨병은 거대아를 만들어 분만할 때 손상을 입기 쉬우며, 신생아 저혈당·저칼슘혈증·황달 등 대사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산모에게는 임신성 고혈압·난산·조산과 제왕절개가 필요하게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좀 더 장기적으로 보면,분만 후에 산모가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며, 신생아 역시 청소년기 비만과 당뇨병 위험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임신성 당뇨병에 대한 적절한 관리는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국내 유병률은 2∼5%로 보고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젊은 층의 비만이 느는 데다 전반적으로 결혼이 늦어지는 추세와 이에 따른 고령임신이 증가하면서 임신성 당뇨병의 유병률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원인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핵심은 임신에 의한 생리적인 변화다. 특히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비만 등 체형 변화가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췌장의 베타세포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병을 가진 임신부는 정상적인 임신부와는 달리 필요한 인슐린을 분비할 수 없어 결국 혈당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증상은 무엇이며,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임신성 당뇨병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된다. 따라서 임신 여성은 임신 중에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하기 위한 선별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검사 방법 및 진단기준을 설명해 달라. 임신성 당뇨병의 선별검사와 진단기준이 아직 국제적으로 통일되지 않아 이에 따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임신 24∼28주에 2단계 접근법을 적용한다. 먼저, 50g 경구당부하검사(포도당 50g을 마시고 1시간 후에 혈당을 측정하는 방법)에서 혈당이 140㎎/㎗ 이상이면 선별검사 양성으로 판정해 다시 100g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한다. 이 경우 특히 고위험 산모클리닉에서는 140㎎/㎗ 대신 130㎎/㎗ 기준을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의 경우 2010년에 실시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삼아 이전에 당뇨병이나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받지 않은 산모에 대해서는 임신 24∼28주에 ‘2시간 75g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선별검사를 통일할 예정이다. 참고로 2011년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 따른 임신성 당뇨병 진단기준을 보면,첫 산전검사에서 ▲공복 혈장포도당 126㎎/㎗ 이상 ▲무작위 혈장포도당 200㎎/㎗ 이상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중 한가지 이상 해당되면 당뇨병을 가진 것으로 진단한다. 또 임신 24∼28주 사이에 시행한 2시간 75g 경구당부하검사 결과, ▲공복 혈장포도당 92㎎/㎗ 이상 ▲당부하 1시간 후 혈장포도당 180㎎/㎗ 이상 ▲당부하 2시간 후 혈장포도당 153㎎/㎗ 이상 중 한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그런가 하면 100g 경구당부하검사에서 ▲공복 혈장포도당 95㎎/㎗ 이상 ▲당부하 1시간 후 혈장포도당 180㎎/㎗ 이상 ▲당부하 2시간 후 혈장포도당 155㎎/㎗ 이상 ▲당부하 3시간 후 혈장포도당 140㎎/㎗ 이상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역시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치료의 핵심은 정상적인 혈당 관리다. 임신성 당뇨병을 가진 임신부의 혈당조절 목표는 공복혈당 95㎎/㎗ 이하, 식후 1시간 혈당 140㎎/㎗ 이하, 식후 2시간 혈당 120㎎/㎗ 이하 등이다. 특히 공복혈당보다는 식후 혈당이 태아 체중과 같은 임신 성적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철저한 혈당 조절은 주산기 합병증과 산과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은 임신부는 개별적인 임상영양요법과 적절한 운동을 시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하루 4∼7회(공복·아침·점심·저녁 식후 1∼2시간) 자가혈당을 측정해 혈당 조절상태를 평가해야 한다. 인슐린 치료는 임상영양요법으로 혈당조절 목표를 이룰 수 없을 때 시작한다. ●임신부라는 특성 때문에 치료에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이 따로 있는가. 식사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안 될 경우 인슐린치료를 시작하는데, 임신부가 아닌 일반 당뇨환자라면 경구혈당강하제를 우선 투여하지만 임신부에게는 경구혈당강하제의 안정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임상자료가 충분치 않으므로 권장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인슐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임신성 당뇨와 관련된 정책적 문제도 짚어 달라. 임신성 당뇨병의 적절한 관리는 산모와 태아 두 사람의 건강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지만 아직 질병의 기전과 관리방법 등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 따라서 정부가 이를 위한 정책 마련과 함께 연구비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태어나다 머리 잘려(?) 사망한 신생아 ‘끔찍’

    브라질에서 출산 과정에서 신생아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의료사고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고는 최근 브라질 아라카주의 북부에 있는 산타이사벨 병원에서 발생했다. 마리아 비에라라는 이름의 여자가 진통을 느껴 분만실로 들어간 게 비극의 시작이 됐다. 이미 2명의 자녀를 둔 마리아지만 세 번째는 난산이었다. 몇 시간 동안 통증과 혈투를 벌였지만 아기는 좀처럼 쉽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지쳐가던 마리아는 그 와중에 한 의사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마르코스(의사의 이름)! 미친 거야?” 외침과 함께 마리아는 아래에서 무언가 뚝 떨어져 나가는 걸 느꼈다. 의사들은 마리아를 수술실로 황급히 옮겼다. 그리고 영문을 모르는 그에게 제왕절개수술을 받도록 했다. 분만실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된 건 수술이 끝난 뒤였다. 아기는 몸무게 7kg 가량의 자이언트 베이비였다. 그러나 난산은 아기의 덩치 때문은 아니었다. 아기의 어깨가 엄마의 골반에 걸린 게 문제였다. 의사들은 그런 상태에서 아기를 강제로 빼내려 했다. 무리하게 아기를 꺼내려다 보니 ‘뚝’하고 아기의 머리가 몸에서 떨어져버린 것이다. 의사들이 제왕절개를 한 건 엄마의 몸속에 남은 아기의 몸뚱아리를 꺼내기 위해서였다. 현지 언론은 “의료과실이 의심 된다.”고 보도했지만 병원 측은 “아기가 이미 죽은 상태였다.”며 의료과실설을 부인하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시장 기상도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시장 기상도

    4·11총선이 여당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규제 완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예측도 있으나 대선을 앞두고 서민 주거복지로 무게중심이 쏠린 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뜨거운 감자’에 섣불리 손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선은 정부가 약속한 12·7대책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실행 여부에 머무르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향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조심스러운 행보가 점쳐진다. 부동산 시장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워낙 침체된 데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공약도 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확충,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의 공약은 오히려 단기간 전세금을 올리고, 임대시장 활성화에만 기여할 전망이다. 반면 박원순 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은 야당 후보가 서울지역 선거구를 석권하면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뉴타운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당지역 부동산 가격은 추가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완화보단 서민 주거복지로 쏠릴듯 관심은 답보상태인 부동산정책과 관련 법안이다. 지난해 12·7대책 때 발표한 양도세 중과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등의 규제 완화책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거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야당의 반대로 막힌 분양가 상한제 폐지 논의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표류 중인 부동산 법안을 여당이 드러내놓고 지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자 감세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법안들로, 대선을 앞둔 19대 국회에서도 통과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들이 완화되더라도 기대감이 당장 가격상승과 거래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장 침체 장기화로 투자수요가 자취를 감춘 데다, 실수요도 더디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정부가 내놓았던 대책들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내고 규제가 풀리면 효과는 있겠지만 (여당의) 정책 목표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쏠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국회보다 국토해양부나 기획재정부 등의 정부 부처”라며 “총선 이후 내놓을 부동산대책이 시장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차례나 관련 대책을 발표했으나 올해는 여태껏 조용하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DTI 완화 등 파격적인 대책은 당장 내놓기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대책은 부분적인 검토에 따라 재정부 주도의 세제 개편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대책은 난산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재정부는 양도세 중과 폐지 관련 법안 등을 묶어 별도 발표하거나 올 8월 예정된 세제 개편안에 끼워넣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수도권 과밀 억제권역의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전매제한 폐지, 주택바우처제 도입, 주택투기지역 해제 등의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부자 감세 법안 대선까지 표류 전망” 국토부는 강남3구에만 남아 있는 DTI 규제를 완전히 풀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정부나 금융위는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는 법 개정 없이 여당과 정부의 판단만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이들 지역의 DTI가 기존 40%에서 50%로 일부 완화되면서 거래에 일부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커졌다. 저소득 계층의 주택 임대료를 쿠폰 형태로 지원하는 주택바우처는 이르면 내년쯤 전면 시행이 예상된다. 전·월세 상한제 시행은 시행 범위와 규모를 놓고 오히려 시장에 역풍을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장에선 거래 막힘을 뚫기 위해 한시적으로 양도·증여·상속세 등을 배제해 돈 있는 사람들이 자녀에게 집을 사주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번 대책에선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지연 부동산1번지 팀장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한동안 현재의 가격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거래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임대시장의 경우 (공약대로)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전·월세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어 강세를 띠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16] “공심위 흔든 손은 박영선 유재만 밀며 끝없이 압력”

    [선택 2012 총선 D-16] “공심위 흔든 손은 박영선 유재만 밀며 끝없이 압력”

    “비례대표 후보 선정 작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물이 쏟아졌다. 때로는 정치인들에게 희롱당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민주통합당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심사위원회에 외부 인사로 참여했던 안도현 시인의 말이다. 불과 열이틀이었지만 1번 전순옥 후보부터 40번 서정도 후보까지 40명의 비례대표 후보 이름을 한 줄로 세우기까지 겪은 아귀다툼에 이 시인의 감성은 적지 않은 내상(內傷)을 입은 듯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와 공천심사위원들 간의 갑론을박과 힘겨루기, 드잡이가 뒤엉킨 난산(難産) 끝에 총선 후보 등록 이틀 전인 20일 비례대표 후보 40명의 이름을 헐레벌떡 발표하고는 곧바로 교편을 잡고 있는 전주 우석대로 돌아간 안 시인을 25일 만났다. 지역구 공천심사를 맡았던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심사 파업’까지 선언하게 했던 당 지도부의 지나친 개입은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됐다고 술회했다. 그의 답변은 첫마디에서부터 날이 섰다. “민주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요?” 안 시인은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며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을 주장한 박영선 전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공천 잡음과 관련해 ‘우리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운운하며 박영선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는데 박 의원이야말로 정말 우리(공심위원들)와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을 흔든 ‘보이는 손’이었다.”고 했다. 박 의원이 서울지검 특수부장 출신의 유재만 변호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밀기 위해 공심위에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안 시인은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된 20일 오전에는 ‘5분만 이야기하겠다’며 박 의원이 공심위를 찾아와 당이 영입한 인물을 비례대표로 공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으며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박 의원이 공심위를 찾아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심사 중인 지역구 공천심사위원회에도 찾아가 자신이 추천한 후보를 지역구에 넣지 않은 데 대해 큰 소리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시인에 따르면 공심위가 적극적으로 추천한 인사는 ‘접시꽃 당신’의 저자이자 해직 교사 출신인 도종환 시인이었다. 공심위는 도 시인을 비례대표 앞 순번으로 넣고 유 변호사를 뺀 1차 명단을 19일 오전 최고위원들에게 제출했다. 그러나 1차 명단을 본 한 최고위원은 “이게 무슨 명단이야.”라면서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 공심위 관계자는 “공심위가 유 변호사를 빼고 도 시인을 넣어 명단을 보내면 최고위가 다시 도 시인을 빼고 유 변호사를 넣고, 이런 일들이 명단 발표 때까지 서너 번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당시 공심위는 비례대표 30번까지 번호를 매긴 1차 명단을 최고위원회에 보냈지만 최고위가 고쳐서 돌려보낸 명단에는 3~4명의 다른 인사가 추가됐고 번호도 뒤바뀌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 시인은 물론 공심위가 교육 몫으로 추천한 교육계 인사와 농업 분야 비례대표 후보는 온데간데없었고 그 자리에 군인 몫의 특전사령관을 지낸 백군기 전 3군사령관 등이 들어 있었다고 안 시인은 술회했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당초 공심위가 교육 분야로 정대화 상지대 교수를 넣었는데 백 전 사령관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안 시인은 “이미 내정된 청년비례대표와 여성 몫 등 짜인 틀이 있어 공심위가 재량껏 사람을 넣을 공간은 많지 않았다.”고 했다. 안 시인은 “방송인 김미화씨는 공심위가 아니라 당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고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비례대표 명단에서 거론된 적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은 서울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유 교수를 내세우려 했으나 이 점이 문제가 되자 지역구 공심위는 전략 공천 형식으로 유 교수를 서울로 차출했고 자체 여론조사 결과 후보 경쟁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시인은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최고위원들 간의 파열음과 관련,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자기 사람이 필요해 사람들을 영입하려는 사정을 이해는 한다.”면서 “그러나 적어도 당 지도부라면 스스로 영입하려는 인물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가 공심위와 최고위 사이에서 객관적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막상 결단해야 할 때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군산비행장 ‘소음 피해’ 줄소송 예고

    군산비행장 ‘소음 피해’ 줄소송 예고

    전북 군산비행장 주변의 주민들이 소음피해 민사소송을 반복하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음 해결 안돼 3년만에 또 소송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지난 9일 서춘길씨 등 주민 219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군산비행장 소음피해 보상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서씨 등에게 2억 7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위자료는 주민 1인당 월 3만원으로 정했다. 이 판결로 군산비행장 주민들은 2008년부터 2011년 11월까지 거주기간에 따라 위자료를 차등 지급받게 됐다. 군산비행장 주민들은 2008년 위자료 배상판결 이후에도 비행장 소음이 해결되지 않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소음피해 보상을 다시 요구해 결국 승소했다. 주민들은 판결선고 확정일 이후 민사상 소멸시효인 3년 이내의 피해를 소급, 추가 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미국 군대가 점유·소유 또는 관리하는 토지의 공작물과 기타 시설 또는 물건의 설치나 관리의 하자로 인해 제3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대한민국이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군산비행장 주변 주민들의 소음 ‘수인한도’를 농촌지역임을 감안해 도심의 85웨클보다 5웨클 낮은 80웨클로 적용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런 민사소송은 군산비행장의 소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3년 주기로 반복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김귀동 변호사는 “군산비행장만 유독 소음피해 관련 특별법 논의에서 빠져 있어서 특별법 제정 등 소음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3년을 주기로 소송이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음피해 특별법은 군용 비행장 등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 보호를 위해 소음대책지역을 지정·고시하고 이주대책과 방음·냉방시설지원, TV 수신 대책 등 필요한 대책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군용 비행장은 ‘소음대책사업기금’을 조성하고 민간 항공운송업자로부터 소음 부담금 등을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민소 3년주기로 반복 불보듯” 한편 군산비행장은 2개 주한 미 공군 전투부대가 주둔하고 있고 1992년부터는 국내선 민간항공기도 취항해 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2009년 6월부터 7월 사이 주·야간 비행횟수는 하루평균 전투기 56회, 민항기 4회 등 60회이고 소음도는 옥서면 선연 2리가 84.6~90.7웨클, 하제보건소 부근과 중제, 신난산 지역은 77.9~84.6웨클로 조사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눈 1개·코 2개인 ‘사이클롭스 돼지’ 中서 태어나

    중국에서 눈 1개, 코 2개인 기형 돼지가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푸젠성 창타이시의 한 돼지 농장에 눈이 1개인 일명 ‘사이클롭스 돼지’가 태어났다. 더 놀라운 것은 코는 2개나 있는 기형 얼굴. 농장의 주인인 샤오 진투는 “이날 출생 때 부터 난산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 기형돼지는 5번째로 태어났다.” 며 “처음 이 새끼를 받아들고 외모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같은 출산 소식에 기형 돼지를 구경하기 위해 하나 둘씩 이웃 주민들이 몰려들었고 급기야 현지 언론에 이어 해외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 샤오는 “내가 돼지를 15년이나 키워봤지만 이같은 돼지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 며 “이 돼지를 식탁에 올리는데 별 문제는 없지만 애완용으로 죽을 때 까지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에도 중국 북부 지린성의 한 농가에서 머리 하나에 코와 입이 하나씩 더 달린 새끼 돼지가 태어나 화제가 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불가항력’ 분만사고 최대 3000만원 보상

    30대 산모 김모씨는 2007년 동네 병원에서 1차로 난산 가능성을 지적받고 규모가 더 큰 종합병원에서 분만하기로 결정했다. 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제왕절개를 권고했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는 뇌병변 1급 장애인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의사에게 의료과실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병원 측은 보상을 거부했다. 김씨는 결국 소송을 진행했으나 3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송 없이도 불가항력적인 분만사고에 대해 산모나 가족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4월부터 분만 과정에서 의사가 주의 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신생아 또는 산모가 사망하거나 신생아가 뇌성마비에 걸리면 국가와 병원이 공동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보상하는 내용의 의료분쟁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마련해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환자가 중재원에 조정·중재 신청을 할 경우 의사·법조인·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의료사고 감정단이 1차로 의학 감정을 진행한다. 이어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감정서를 토대로 의료기관 과실 여부 및 불가항력 의료사고 대상 여부를 판단한다. 과실 여부에 대해 환자와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사안이 소송으로 갈 수 있다.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의료사고를 불가항력의 대상으로 판정하면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대 3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사고 범위는 일단 산모나 신생아 사망, 신생아의 뇌성마비로 한정했다. 보상금은 국가와 의료기관이 절반씩 부담한다. 지금까지는 분만사고가 일어나도 의사의 과실이 불분명할 경우 소송을 통해서도 피해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다만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 조항은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되는 내년 4월 곧바로 시행되지 않고 이로부터 1년 뒤에 시행된다. 내년 4월부터는 의료기관 손해보상금 지급이 지체되면 이를 중재원에서 우선 지급하도록 하는 ‘대불제도’가 도입된다. 대불 재원의 구체적인 액수 및 기준 등은 의료기관 유형에 따라 중재원장이 결정하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로써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배상과 외국인 의료분쟁 해결을 통한 해외환자 유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EU 재무회의 돌연 취소… ‘그랜드 플랜’ 난산?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2차 유럽연합(EU)정상회담이 27일 새벽(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다. 27개 EU 회원국 정상이 참여한 회담에 이어 유로화 사용 17개국(유로존) 정상이 따로 모여 회의를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2년을 끌어온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그랜드 플랜’을 도출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상회담에 앞서 열릴 예정이었던 EU재무장관 회의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손실률(헤어컷), 은행 자본 재확충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EU정상회담 성명 초안에 그리스 헤어컷 상향조정에 관한 언급이 없으며, 대신 그리스 2차 구제 문제를 향후 마무리한다는 애매한 문구만 들어 있다.”고 보도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탰다. 로이터통신도 채무 위기국의 채권 보유로 타격을 받고 있는 유럽은행에 대한 자본 재확충이 당초 예상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중앙은행(ECB) 동참을 명시한 정상회담 성명 초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ECB의 역할 확대에 제동을 건 대목도 ‘그랜드 플랜’ 도출에 걸림돌로 꼽힌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를 주장해 온 메르켈 총리는 ECB가 더 많은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사들이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해석될 만한 문구를 지적하면서 “독일은 이 부분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U 핵심 회원국인 이탈리아의 정치불안도 위기해결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우파 연정은 26일을 시한으로 개혁의 핵심인 연금 손질에 안간힘을 써왔으나 연정 내 극우세력이자 유로 회의주의파인 북부동맹이 반발해 합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도미니코 롬바르디 전 국제통화기금(IMF)이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결국 옳은 방향으로 가겠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하원은 26일 EU정상회담을 앞두고 EFSF 확충안을 승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유로존의 안정성 기준을 어긴 국가를 EU가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면서 “다음 단계는 유로존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반복적으로 갉아먹는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4) 폼 안 나도 보람찬 수의사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4) 폼 안 나도 보람찬 수의사

    성경 창세기편에 보면 신이 천지와 인간을 창조한 뒤 마지막에 ‘보기에 참 좋더라.’란 말씀을 남긴다. 너무 문장이 단순해서 오히려 흘려듣던 그 말이 언젠가부터 가슴속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행해서 결과가 내 보기 좋다면 그것 이상 무얼 더 바라겠는가! 나 역시 동물들을 치료하다 보면 간간이 입에 미소도 머금어지고, 어깨가 으쓱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맛 때문에 이 직업을 좋아한다. 어떤 개가 장염에 걸려 진료실로 들어왔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초기 3~4일이 고비다. 이때만 넘기면 급속히 회복기에 접어든다. 그 고비 동안 주인과 수의사는 온통 냄새나는 구토물과 설사 속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여야 한다. 나의 무기는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수분과 전해질을 몸에 다시 채우기 위해 링거액을 혈관에 계속 집어넣는 것이고, 개의 무기는 병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체력이다. 그렇게 4일 정도 지나면 어느 순간 개가 물을 찾아 홀짝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소리는 세상 어떤 음악보다 듣기 좋다. 소가 전위증에 걸렸다. 이 병은 소의 제4위에 발효가스가 차서 떠오르면 커다란 제1위가 눌러 버리는 병이다. 그러면 장으로 가는 음식물의 흐름이 거의 막혀 버린다. 그럼 소는 전혀 먹지 못한 채 먹이 앞에서 입맛만 다시면서 말라가고 눈이 쏙 들어간다. 진단은 간단하다. 소의 뱃가죽에 청진기를 대고 손가락으로 튕기면서 ‘핑~’ 하는 날카로운 가스 찬 소리를 듣는 것이다. 진단이 내려지면 소의 옆구리를 뚫어 부풀어 오른 제4위에 직접 주삿바늘을 꽂는다. 그러면 “피시식” 하고 바람이 빠지면서 소는 즉시 풀을 우걱우걱 씹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면 마치 내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든다. 소가 난산 중이다. 자정부터 새벽까지 어렵사리 송아지 자세를 교정하고, 잠자는 여러 사람들을 깨웠다. 모두 힘을 합쳐 송아지 다리를 끌어당겨 드디어 송아지가 어미소의 몸에서 스르르 하고 빠져나오면 온몸이 소똥과 양수로 얼룩지지만 그 순간은 세상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멀리서 데려온 표범이 15일간의 긴 단식을 풀고 드디어 소고기를 게걸스레 먹기 시작했다. 거의 반년 이상을 먹지 않던 아나콘다가 환경을 바꾸어 주었더니 마침내 닭을 감고 조이기 시작한다. 어렵게 데려온 기린 한 쌍이 서로 소 닭 보듯 하더니 드디어 수컷이 암컷 등에 올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강아지가 갓 태어났는데 거의 미동을 하지 않기에 입안 가득 코를 물고 양수를 빨아냈더니 깽깽 하는 소리와 함께 환하게 살아난다. 마취약 과다로 쓰러진 사슴을 다들 포기하고 바라만 보는데 1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열심히 했더니 마침내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꽥꽥거리며 악만 쓰던 앵무새가 어느 날 내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사람을 피하던 침팬지가 날마다 말을 건넸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며 아는 체를 한다. 짧은 순간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너무나 좋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사설] 서울 화장장 예술품 수준으로 완공하자

    서울시민들이 ‘화장난’(火葬難)에서 벗어날 날이 멀지 않았다. 서울시는 엊그제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서초구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을 언론에 공개했다. 내년 1월 문을 연다고 하니 화장장이 부족해 ‘억지 4일장’을 치르고, 화장장을 찾아 수원·성남 등 경기도는 물론 멀리 충청도까지 가서 현지 주민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사용료를 내야 했던 시민들은 더 이상 이런 불편을 겪지 않게 됐다. 추모공원 내 화장시설은 11기로, 화장시설이 들어서는 승화원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내부 인테리어와 전기시설 설치 정도가 남았다고 한다. 추모공원은 알려진 대로 난산(難産) 끝에 모습을 보이게 된다. 1997년 사업을 추진했으나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7년간 허송세월하다 430여 차례의 대화를 거쳐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지난해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장장이라는 명칭을 추모공원으로 바꾸고, 화장시설 규모도 줄이고 지하화했다. 추모공원 내 거주 주민들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이주시키고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도 마련해 추모공원이 복합의료장묘 공간이 되게끔 했다. 추모공원에는 갤러리 등 문화공간이 마련되고 시민공원도 들어선다. 주민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기왕이면 더 멋있게, 더 예술적으로 꾸며 시민들이 자주 찾는 예술품 수준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14년 만에 완공되는 서울추모공원은 오는 2025~2030년까지의 수요를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15년 뒤면 새 입지를 마련해야 한다.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더 앞당겨질지 모른다. 추모공원에 문화 향유 및 휴식시설과 함께 의료시설까지 들어서면 주민들의 거부감은 누그러진다. 재산가치가 올라가 주민들도 더 이상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혐오시설이 내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현상’은 자연 해소된다.
  •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의 가정집을 개조한 명필름 사무실. 곳곳에 ‘D-8’이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개봉(27일)이 임박한 탓인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2005년 황선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판권을 산 지 꼬박 6년. 난산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하지만 관객의 평가를 받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 공동제작 및 연출을 맡은 오성윤 감독에게 치열했던 지난 6년을 들어봤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1963년생 동갑내기는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어울렸다. ‘짝패’란 꼭 닮아야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1986년 서울극장 기획실에 몸담은 이후 충무로에서만 25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제작자 심 대표는 “명필름이 제작한 꼭 30번째 영화다. 그런데도 기자 대상 시사회 전날 잠이 안 오더라.”고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그림이 너무 좋아 미대(서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더 끌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애니메이션 기획과 프로듀서로 활동하다가 20여년 만에 ‘입봉’한 오 감독은 “데뷔작이지만 마음은 심 대표와 똑같다.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요즘 설사를 많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당’을 먼저 발견한 건 오 감독이다. 심 대표는 “가족영화 소재를 찾던 터에 원작을 읽었다. 출판사에 확인해 보니 오 감독이 구두계약을 맺고 영화 기획에 돌입한 상태였다. 마침 남편(이은 명필름 대표)과 오 감독이 아는 사이인 데다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실사영화 경험이 많고 배급을 뚫을 수 있는 영화사가 필요했다. 0순위로 명필름을 올려놨는데, 외려 제안이 들어왔으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덕션(실사영화 촬영 단계)에 돌입하기 전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심 대표는 “시나리오 작업만 3년이 걸렸다. 한번도 제작일정이나 개봉 시기가 계획과 어긋난 적이 없는데 ‘마당’은 1년이 늦어졌다. 긴 시간을 버티다 보니 자금을 동원하는 파이낸싱 작업도 힘들었다. 작품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나서야 했는데 다행히 올 초 롯데(롯데엔터테인먼트)와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장점은 수십명의 애니메이터들이 2년여 동안 ‘엉덩이로 그린’(업계에서 ‘애니메이션은 손이 아닌 엉덩이로 그린다’는 말이 있다) 12만장의 밑그림에서 얻은 아름다운 화면이 전부는 아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자유의지와 타인에 대한 배려·희생, 모성애 같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잎싹’과 ‘초록’ 등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녹여냈다. 가르치듯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한다는 게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다. 심 대표는 “암탉(잎싹)이란 미물이지만, 평범한 인간은 상상도 못할 존재다. (문)소리씨한테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과 질서에 의구심을 갖고 왕따를 불사하면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잎싹의 삶은 미국 할리우드 만화에서 꿈을 이뤄가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도 했다. 오 감독 역시 “사자(디즈니의 ‘라이온킹’)쯤 돼야 영웅의 면모가 나올 텐데 하찮은 암탉이 정체성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설정이야말로 평범한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선악 구도가 분명한 디즈니나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우리만의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순제작비는 31억원, 마케팅비용을 더하면 50억원에 육박한다. 150만명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더군다나 올여름은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퀵’ ‘고지전’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까지 맞붙는 상황. 일단 첫번째 목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한 ‘로보트 태권V’(2007·72만명)를 넘어서는 데 있다. 심 대표는 “100만명만 넘어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쓰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 그래야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없앨 수 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이어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가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한다. 물론 ‘애들 영화’가 아니라는 입소문이 나서 젊은 층도 많이 봤으면 한다. 그래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웃었다. 오 감독도 “20여년 만에 입봉한 작품인데 손익분기점만으로는 어림없다. 한을 풀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으니 또 뭉칠 법도 하다. 심 대표는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당’이 잘 되면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을 고민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오 감독은 “몇 작품이 될지 모르지만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장르로 자리잡기 전에는 영화사와의 공동작업이 필수다. 명필름과 계속하면 좋을 것 같은데…”라며 심 대표를 슬쩍 쳐다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마당을 나온 암탉 2000년 5월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가 넘게 팔린 황선미 작가의 동화를 애니메이션화했다. 알을 얻으려고 길러진 난용종 암탉 ‘잎싹’(목소리 연기 문소리)의 꿈은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어보는 것. 양계장을 탈출하던 날, 잎싹은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족제비를 만나 죽을 뻔 한다.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최민식)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 알을 품어 ‘초록’(유승호)을 아들로 얻는다. 하지만 초록이 클수록 엄마와는 다른 종(種)이라는 데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 이틀 간격으로 태어난 ‘희한한 쌍둥이’

    영국에서 이틀 간격으로 태어난 쌍둥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더 선은 이틀 간격으로 우여곡절 끝에 서로 다른 두 지역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쌍둥이 세스와 프레스턴, 엄마 도나 그로브(27)와 함께 생존 확률 100만 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심각한 난산을 극복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기적의 쌍둥이’ 엄마 도나는 임신 28주째인 지난 4월 13일 써리 킴벌리에 있는 프림리 파크 병원에서 첫째 아들 세스를 출산했다. 당시 몸무게 1.077kg으로 태어난 세스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창자 감염과 심장 잡음, 혈액 중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을 나타냈다. 의료진은 세스를 살리기 위해 구급차로 64km를 달려 런던 중심 패딩턴의 세인트 메리의 임페리얼 칼리지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도나 역시 심각한 상태를 보여 런던으로 급히 이송됐다. 그녀는 세스가 태어난 지 50여 시간이 지난 이틀 만에 몸무게 1.247kg의 프레스턴을 출산했다. 도나는 양수 색전증을 보여 심장 마비를 일으켰다. 양수 색전증은 양수가 산모 혈관 내로 들어가 과민반응으로 급격한 호흡 곤란, 심폐 정지 등을 일으키며 심각하면 사망에 일으는 질환이다. 첫째 아들 세스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그는 런던의 첼시 앤드 웨스트민스터 병원에서 신생아 전문 집중 치료 병동으로 이송됐다. 놀랍게도, 의료진은 산모와 아이들 모두를 구해냈고 그들은 10주간 걸쳐 병원에서 회복했다. 세 명의 생존 확률은 100만분의 1이라고. 아이들과 함께 벅스 브랙넬의 집으로 돌아온 도나는 “우리 모두가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면서 “축복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서로 다른 출생 날짜를 갖게되어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 측은 “매우 희귀한 상황 속에서 모든 이가 그들을 구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한류가 가야 할 길/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한류가 가야 할 길/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요즘 한국 사회의 관심거리 중 하나로 다시 한류가 회자되고 있다. 유럽의 문화 중심지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가수들이 공연을 한 후부터다. 공연이 성황을 이루자 ‘K팝이 유럽에 상륙했다’,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 시작됐다’는 말마저 나돌고 있다. ‘코리안 인베이전’은 1960년대 비틀스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대중음악이 미국 시장 등을 공략했을 때의 상황인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본뜬 말이다.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그랬을까. K팝의 성공 배경을 논하는 무수한 글과 인터뷰가 빗발치듯 언론을 타기 시작했다. 공연 엔터테이너에게 요구되는 3대 조건인 노래·춤·비주얼을 K팝이 고루 갖추었다는 진단이 있는가 하면, 국경 없는 인재 영입과 오랜 훈련, 치밀한 기획력에 기반한 글로벌 콘텐츠 파워가 거론되기도 했다. 심지어 K팝의 이번 유럽 공연을 기획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은 “정보기술(IT)이 지배하던 1990년대 이후 더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인 문화기술(CT)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했다.”고 주장했다. 어쨌거나 K팝이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를 타고 완고한 국경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분석이 있은 다음에는 경제적 효과를 따질 차례다. 음반업계는 당장 50억 달러 규모의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문화 콘텐츠 진출이 휴대전화 등 다양한 우리 제품의 수출로 연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는 중국을 대상으로 문화상품의 수출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재와 문화상품 수출 사이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에 근거해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부는 한류 바람이 몇 년 안에 대단한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가수의 1회성 공연이 과연 K팝을 유럽에 안착시켰는지, K팝 이외의 다른 한국 문화도 고루 전파돼 정말 한류라고 할 만한 큰 물결이 선진국을 향하고 있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K팝의 프랑스 공연이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획일적 맞춤형 기획과 음악 한 분야만으로 한류가 대세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음악에 한정하더라도 K팝이 비틀스나 엘비스 프레슬리, 한국의 신중현처럼 하나의 강력한 문화코드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들은 꿈과 열정, 헌신과 노력에 더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대변했기에 시공을 초월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K팝의 성공은 한류의 새로운 시작을 알려줄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문화는 일방적이기보다 쌍방향적일 때 더 건강하고 더 장수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한류는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데 자신의 문화는 한국 땅에서 기를 펴지 못한다면 이를 고운 눈길로 바라볼 외국인은 많지 않다. 한때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는 일본의 J팝이나 홍콩 영화의 신세가 이를 대변한다.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이 한류의 미래에 어느 정도 영감을 줄 수 있을 듯하다. 한반도는 과거 중국·러시아 등 대륙과 일본·미국으로 대표되는 해양세력 간의 교차점에 위치해 무수한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첨단산업의 비약적 발전과 수출 확대, 한류의 전파, 경제위기 극복능력, 경제 개발 경험과 빠른 적응력을 바탕으로 대륙과 해양, 동양과 서양, 남과 북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을 훌륭하게 소화한 것이나 한·중·일 3국의 민간 고위급 경제통상 포럼이 난산 끝에 이달 초 서울에서 창립 모임을 가진 것도 이런 능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류는 단기 흥행에 주판알부터 튕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문화적 프라이드를 긴 호흡으로 가져가면서 주류 문화를 수용하고 재창조하는 문화 촉진자(Culture Facilitator) 역할을 할 때만 지속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문화·예술계의 노력과는 별도로 기업·단체 등 민간부문도 대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역할을 제고하면서 다문화 시대를 열린 마음으로 맞아야 한다. 그럴 때 한류도 더욱 확산되고 그간 우리가 이룩한 민주화와 경제 발전의 경험까지 문화적 힘으로 변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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