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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파괴ㆍ악천후로 구조대 접근못해/이란대지진… 아비규환의 현장

    ◎“살려달라”절규에 장비없어 속수무책/생존주민들 여진 두려워 집에도 못가/“신이내린 시련”… 영국ㆍ이라크 등 각국서 원조나서 ○…21일 이란 북부를 폐허화한 강진으로 1만∼2만5천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정신적인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짤막한 성명을 통해 이번 지진은 「신의 시련」이라고 지적하고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인내와 협력을 통해 긍지를 갖고 이 시련을 극복하자』고 촉구. 하셰미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도 3일간을 공식 추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이란국민들에게 구조작업을 돕도록 당부. ○…이란정부는 각료회의를 소집한 뒤 IRNA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슬프고 고통스러우며 무시무시한 비극으로 지금까지 2만7천여명이 사망하고 2만9천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히고 이란의 모든 정부기관은 「전면적인 비상태세」에 돌입했으며 생존자들에 대한 공중구조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이란관영 IRNA통신은 또 하메네이와 라프산자니대통령이 구조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지진피해지역을 방문했다고 밝히고 구조활동의 협조를 위해 대통령직속 특별대책반이 구성됐다고 말했다. ○일선 의료진등 급파 ○…이란 정부는 이번 지진을 「끔찍한 비극」이라고 설명하고 남아프리카와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게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원조를 요청. 이란 당국은 특히 전주민들에게 금요일 기도회에서 헌혈을 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지진으로 인해 부상한 사람들을 위해 혈액을 공급해줄 것을 호소. 한편 일본ㆍ프랑스ㆍ스위스ㆍ영국ㆍ호주도 앞서 미국에 이어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이란에 긴급원조를 제공하겠다고 제의. 일외무성은 이날 이란과 일본간의 우호적인 관계와 인도적인 측면을 감안,이란정부의 구호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정부는 적십자사를 통해 1백만달러를 기부할 것이며 53만9천달러 상당의 구호물자 및 의료품을 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정부는 또한 12명의 구조대와 10명의 의료팀이 외무성 관리 2명 등과 함께 이날 저녁 이란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봅 호크 호주총리도 호주정부는 이란의 구호활동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영국 민간 자선단체소속 자원봉사대 17명도 이란 지진피해 구호활동을 위해 현지로 향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이 단체 관계자가 말했다. ○“관계개선 호기”분석 영외무부도 21일 이란정부의 구호 요청에 즉각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영국 적십자사도 우선 지진피해자들을 위한 담요ㆍ의약품ㆍ식료품등 구입 자금으로 1만파운드(1만7천2백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제의. ○…이란의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미국 및 서방동맹국들이 이란측에 우호적인 태도와 관계개선을 위한 의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 ○EC,1백만불 제공 ○…유엔은 주제네바 구호조직을 통한 즉각적인 지원활동에 들어갔으며 유럽공동체(EC)도 1백만 ECU(유럽통화단위ㆍ1백20만달러)의 구호금을 전달했다. ○…이란 제1의 적인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21일 새벽 북서부 이란을 강타한 지진과 관련,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에게 위로의 전문을 보냈다.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후세인대통령이 수만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재난에 「심심한 유감」을 표시하는 내용의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중상자 테헤란 이송 ○…희생자들이 몇t씩이나 되는 자갈과 파괴된 건물속에 파묻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구조요원들이 사고현장으로 몰려가고 있으나 지진으로 인한 도로파괴와 악천후로 현장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IRNA통신은 사고현장으로 통하는 주요도로가 지진으로 대부분 파괴돼 육로를 통해 현장에 접근할 수없어 도로가 복구되길 기다리고 있으며 악천후로 공중수송도 용이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 또한 중상자들의 대부분은 현장치료가 불가능해 테헤란으로 이송되고 있다. ○…구조대가 겪고 있는 또다른 어려움은 정전. 지진으로 송전시설이 모두 파괴되는 바람에 피해지역 도시와 마을사람들은 칠흑같은 어둠에 싸여있어 조명장비 없이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벽돌더미에 깔린채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부상자들의 비명을 듣고도 속수무책인 채로 발만 동동. ○한마을 4백명 사망 ○…전화로 접촉한카스피해 인근 라시트마을의 한 주민은 자기 마을에서만 4백명이 죽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살아남은 주민들도 여진이 두려워 집에 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길거리에서 서성대고 있다고 울먹. ◎지진지역은 가장 비옥한 차생산지/대부분이 세라믹 벽돌집… 피해 극심 ○…21일 발생한 지진으로 폐허화된 이란 서북지역은 이 나라의 가장 비옥한 토지를 비롯,부유한 마을,경치가 수려한 산들로 이루어진 곳. 이란 관영 매체들은 이번 지진으로 총면적 5만㎢,주민수 4백만명으로 추산되는 길란 및 잔잔주에서만 1천9백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는데 소련 아제르바이잔공화국과의 국경으로부터 테헤란 북쪽 해안휴양지에 이르는 카스피해 해안을 품고 있는 길란주는 주로 건조한 기후의 이란에서 가장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다. 길란주 농부들의 주업은 담배경작. 남쪽으로 잔잔주까지 뻗어있는 고원지대에서는 이란이 생산하고 있는 다작물 거의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다. ○…이번 이란의 지진이 엄청난 피해를 부른 것은 이지역 지각을 이루는 2개의 판상이 유동적이며 죄는 형태로 산악지대를 형성,진동을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게 지진전문가들의 진단. 게다가 피해지역의 많은 가옥들이 홍수가 잦은 침전된 평야위에 지어진데다 건축자재가 콘크리트 보강재를 사용하지 않은 세라믹 벽돌이어서 외부충격에 쉽게 무너져 내렸다는 것. ○대수롭지 않게 보도 ○…이란 언론들은 21일 2만5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북부이란의 대지진에 대해 별다른 감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채. 니코시아에서 수신된 이란 언론매체는 지진 보도에 신속성을 보여 이란통신의 경우 지진발생 30분만에 수도 테헤란에서 진동이 감지됐다고 타전. 그러나 그뒤의 후속 보도들은 잔잔과 길란지방에서 많은 사상자가 우려된다고 짤막하게 언급했을 뿐 주로 농작물에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만 전했다. 게다가 이란관영 IRNA통신의 최초 보도들은 재앙의 정도를 극적으로 과소평가하기도. 이 통신이 이날 늦게 사망자수를 1만명으로 보도한 사이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2만5천명이 죽고 수만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란 라디오방송은 6시간30분 뒤에야 지진보도를 했으며 TV는 한술 더떠 12시간이 지난후에야 아무런 논평없이 북부의 지진현장 장면을 반영. 하셰미 라프산자니대통령이 지진희생자들을 위한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음에도 TV는 아동용 만화와 교육프로를 내보내고 이집트와 영국간의 월드컵축구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세계 10대 지진 ▲1556. 1.24 중국 산서 83만명 ▲1737.10.11 인도캘커타 30만명 ▲1526. 5.20 시리아 안티오크 25만명 ▲1976. 7.28 중국 당산 24만2천명 ▲1927. 5.22 중국 난산 20만명 ▲1923. 9. 1 일본 도쿄 14만명 ▲1730.12.30 일본 북해도 13만7천명 ▲1920.12.16 중국 감숙 10만명 ▲1290. 9.29 중국 치흘리 10만명 ▲1201. 3 에게해 10만명
  • 민자 「미확정」조직책 이선진통 언저리

    ◎3계파,「무주」29곳 “팽팽한 줄다리기”/충남지역 민정 공화계 “물러설 수 없는 한판”/보선뒤 매듭…지지당원들 상경시위 잇달아 민자당의 원외지구당조직책 인선작업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민자당은 오는 3일 대구서갑과 진천·음성지역의 보궐선거가 끝나는대로 조직강화특위를 재가동,인선작업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이번주말이나 내주초쯤이면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개의 원외지구당중 지난 인선때 5(민정)대3(민주)대2(공화)의 배분비로 10명에 대한 인선을 매듭지은 서울지역은 나머지 10개 지역도 각계파가 나름대로의 지명도와 당선가능성등을 제시하며 자파후보의 낙점을 주장하고 있어 혼전은 더욱 극심. 도봉을의 경우 민정당시절 도봉갑지구당위원장직을 인계받은 양경자의원(전국구)측이 『이지역 13대차점자인 배성동전의원(민정계)이 스스로 지구당을 맡을 의사가 없다고 밝힌만큼 당연히 우리몫』이라며 조직책인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으나 배씨측은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양천갑은 민정계의 박범진씨와 민주계의 박수복씨가 경합을 벌여 왔으나 최근 민정계가 세게밀고 있는 박범진씨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관악갑은 민정계의 김우연씨와 공화계의 이상현씨가 맞서고 있는데 김씨의 경우 박철언 정무1장관이 뒤에서 밀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씨 역시 그동안 공화계가 오랫동안 점찍어둔 「성장가능 인물」이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을 전망. 관악을은 민정계의 김종인씨가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되고 5선경력의 민주계 김수한씨가 느슨한 태도를 보이는 틈을 타 공화계 전국구인 연제원의원이 확정되는듯 했으나 최근 김수석이 지구당인선에 나설뜻을 비쳐 다시 불투명해 졌다. 장석화의원의 민주당(가칭)합류로 원외가 된 영등포갑의 경우 민정당의 노동국장을 지낸 이득헌씨가 유력하지만 민주계측이 연고권을 내세우며 김영삼 최고위원이 아끼는 인물을 내세운다는 복안을 갖고있어 난산이 불가피하다. ○…민주계측의 연고권주장과 민정계의 인물위주의 배정요구로 1차인선때 한명도 내정하지 못한 부산은 민주계의 기득권을 인정,5개지역구를 3(민주)대2(민정)로 배분키로 잠정합의했다는 후문. 대전동구는 충남지역 열세인 민정계가 자파몫으로 배분해줄 것을 고집하고 있으나 공화계는 충청지역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경기지역의 유일한 원외인 성남을은 정무장관출신의 오세응씨(민정계)와 김기평씨(공화계)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으나 오씨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4개원외지구당중 22개 지역에 대한 인선을 잠정확정한 호남지역 역시 12개 미정지구당조직책을 놓고 혼전. 전북의 무주·진안·장수는 전병우(민정계) 오상현(민주계) 김광수(공화계)씨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전씨쪽으로 기울어지자 김씨측 지지자들이 상경,집단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리의 공천섭씨(민정계)도 계보에 위원장자리가 넘어갈 조짐을 보이자 맹렬하게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민정당사무차장으로 3당통합당시 호남권의 반발을 무마했던 구용상씨(전남곡성·화순)측도 민주계의 반발로 조직책인선이 늦어진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 민자 원외지구당 조직책 배분진통 안팎

    ◎「무주공산」 29곳 3계파 각축/당선 가능성 높은 비호남 더 치열/부산 5곳중 2곳은 민정계에 할당 예상/전국구 의원은 모두 5∼6명선 임명될 듯 민자당이 그동안의 산고끝에 전국의 2백24개 지역구 가운데 1백92개 조직책을 임명 또는 내정함에 따라 조직책이 없는 지구당이 32개로 줄어들게 됐다. 그동안 민자당내의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는 지구당조직책 임명문제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계속해왔으며 특히 현역의원이 없는 64개 지구당 가운데 인천북을(이승윤부총리),경남 진해ㆍ의창(박재규),김해(이학봉) 등 3개 유고지역을 제외한 61개 원외지역에서는 한치의 양보없는 의견대립을 보여왔다. 지난 26일의 조직강화특위에서는 5시간30분에 걸친 논란끝에 민정ㆍ민주ㆍ공화계가 서울에서 5ㆍ3ㆍ2,호남에서 15ㆍ4ㆍ3개씩의 원외지구당을 각각 확보키로 결론을 내렸다. 현재 남은 32개 지역구중 유고지역을 제외한 29개 지역구의 분포는 서울 10,부산 5,대전 1,경기 1,호남 12개이다. 민자당은 이번 주말쯤 또 한차례의 조직강화특위를 열어 10∼20여개지역조직책을 임명하겠다는 방침이나 이들 29개 지역은 「경합지중의 경합지」인 만큼 계파간 의견조정 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조직책이 선정되지 않은 29개 지역중 아무래도 관심을 모으는 곳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호남 17개 지역. 서울지역중 3계파 간에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곳은 동대문갑과 관악갑. 동대문갑은 유종렬 경희대교수(민정),노승우 외대교수(민주),정시봉 전국구의원(공화) 등이 3파전,관악갑은 김우연(민정),이상현(공화)씨가 2파전을 벌이고 있다고. 마포갑에선 박명환(민정),박홍섭(민주)씨가,관악을은 5선의원 출신의 김수한(민주),전국구의원인 연제원(공화)씨가 각각 경합중이어서 결과를 점치기 어려우며 양천갑은 박범진(민정),박수복(민주)씨가 맞붙어 있는데 민정당부대변인 출신의 박범진씨를 밀고 있는 민정계의 의지가 상당하다는 것이 한 특위관계자의 설명. 동작을은 공화계가 대변인출신의 조준호씨를,민주계가 문준식 전국구의원을 각각 주장,민정계의 차점자인 유용태씨가 지명 일보전까지 갔으나 확정은 되지 못했으며 영등포갑은 민정계가 이득헌씨를 추천했으나 민주계가 장석화의원이 구민주당이었다는 연고권을 내세워 끝내 유보. ○…부산의 5개 지역은 민주계가 자신들의 몫임을 주장하며 민정계와 입씨름을 벌였으나 민정계측에 2석쯤이 할당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 민주계는 부산 조직책임명시 지역구 진출을 희망하는 자파내 일부 전국구의원들의 희망을 소화시킬 방침인데 송두호의원이 영도,노흥준의원이 동구를 원하고 있으며 김운환의원은 「가칭」 민주당의 이기택 창당준비위원장이 버티고 있는 해운대구에 입성하라는 권유에 고심중이라는 전문. 민정계는 서석재의원이 무소속으로 있는 사하구에 최용수씨를,동구 허삼수씨를 각각 추천하고 있으며 윤석순 전민정당 사무차장도 거론중. 공화계에서는 노차태 전의원의 영도지명을 요구. 김현의원의 탈당으로 공석이 된 대전동구는 민정계가 남재두 전의원을 고집하고 있으나 공화계 특위위원들이 「대전을 확보해두라」는 김종필최고위원의 지시에 따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데 김최고위원의 의중에있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 ○…호남의 12개 지역중 최대경합지는 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로 전병우(민정),오상현(민주)김광수(공화)씨 등 3계파 후보가 모두 지명도를 갖고 있어 난산이 점쳐지며 완주의 유기정(민정),이평구(민주),전주을의 태기표(민정),이강선씨(민주)도 비교적 치열한 경쟁. ○…이번 조직책임명에서 한때 20여명에 달하는 민자당 전국구의원들이 지구당위원장직을 희망했으나 민정계에서 「민정계몫 지구당에 구민정당 지구당위원장이 있으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움에 따라 「뜻」을 이룰 의원은 민주ㆍ공화계를 합해 5∼6명정도에 그칠 전망. 민정계의 박승재의원이 성북갑을 희망했으나 김정례고문으로 낙착,다음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고 송파을에서는 조경목(민정),김남(민주),문준식의원(민주),조용직 구공화당 대변인이 각각 지망했음에도 차점자인 김병태씨의 손이 올라갔으며 문의원은 동작을로 표적을 선회. 한때 거명됐던 이도선ㆍ김종기ㆍ서상목ㆍ이상회ㆍ이재황ㆍ안찬희(민정),박종률ㆍ최이호(민주),신진수(공화) 의원 등은 분구를 기다려야 하게 됐다. 민자당의 추가 조직책임명은 자파세력확장 및 계보원의 욕구충족에 부심하고 있는 3계파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민주ㆍ공화계가 「계파간 안배」를 적극 주장하고 나올 전망이어서 26일의 조직강화특위 때보다 더 큰 논란이 불가피한 실정. 또 조직책임명에서 제외된 차점자들의 반발도 크게 일어나면서 그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리고 끝까지 계파간 이견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노태우ㆍ김영삼ㆍ김종필 세 최고위원이 모여 정치적 타결을 지을 가능성이 높다.
  • 민자당의 개혁지수/임춘웅 국제부장(서울칼럼)

    국회가 열리고 있다. 국회는 언제나 중요한 것이지만 이번 국회는 몇가지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1백48회 임시국회는 3당통합 이후 처음 열리는 국회다. 거대한 여당과 왜소한 야당으로 양분된 정국이 과연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가 궁금한 일이다. 이번 국회는 새로운 정국의 운영 패턴을 보여줄 것이란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거대여당이 주도하는 국회가 무슨 일을 해낼 것인가가 초점이다. 문자 그대로 거대여당인 민자당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헌법개정에서부터 모든 법률을 개ㆍ폐할 수 있고 어떤 법이라도 새로 만들 수 있다. 민자당은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잘된 공로도 스스로 차지하게 됐지만 잘못되는 책임도 홀로 져야 하는 외로운 입장이다. 국민들은 지금 민자당이 그 거대한 힘을 어디에 쓰게 될 것인가에 큰 관심을 갖고있다. 그 힘은 대단히 크기 때문에 잘 쓰일 경우 이 나라의 역사발전에 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잘못 쓰일 때는 아주파괴적일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권당의 거대화가 제6공화국의 개혁의지를 가속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지연시킬 것인지의 상관관계이다. 지난 26일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은 국회에서의 대표연설을 통해 『비민주적 잔재를 말끔히 씻어내는 일련의 개혁조치를 심도있게 부단히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자당의 지도적 인사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혁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3당통합이 6공의 개혁의지를 희석시킬 소지가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근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다분히 3당통합이 풍기는 어떤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힘이 커지게 되면 자연 안이해지는 것도 사람의 속성이다. 6공의 정통성은 뭐니뭐니해도 개혁에 있다. 「6ㆍ29」라는 의식의 대전환을 통한 자기개혁이 국민의 지지를 받았던 것이다. 그동안 난산에 난산을 거듭하던 토지공개념 관계법이 1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국회의 일부에서는 시행도 해보기 전에 벌써부터 일부세율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개정작업을 운위하고 있다. 세율은 그대도 두되 과표 계급을 조정하여 세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토지초과이득세법의 경우 오는 8월쯤 발표될 전국의 공시지가에 따라 세율의 실제 내용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는 금융실명제도 흔들리고 있다. 이유야 많겠지만 조순부총리의 28일 회견 내용으로 미루어 보면 내년 실시는 어려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 개정될 국가보안법과 안전기획부법도 개정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보안법을 심의하고 있는 민자당의 공안관계법 심사소위에서는 반국가단체범위 문제와 고무찬양의 한계를 두고 민주계와 민정ㆍ공화계간에 이견이 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공안관계법이 적용범위 규정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화창한 봄날 무거운 겨울외투를 걸치고 다니는 것만큼이나 감각이 뒤떨어져 있다. 우리의 북방정책,나아가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는 역사의 흐름에 맞춰 개정되고 보완돼야 할 성질의 것이다. 어떤 사람은 토지공개념 도입을 헌법 위반이라 하고 어떤 이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어기는 일이라 강변한다. 자본주의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다. 자본주의는 약육강식하는 것이 아니고 보다 공평한 자유경쟁을 보장해주는 제도이다. 자본주의는 선거제도를 통해 끊임없이 견제되고 스스로 자제하는 속에서 발전해왔다. 학자에 따라서는 현대자본주의의 특징을 「세속적 금욕주의」라고 설명하고 있다. 돈은 본질적으로 축재의 성향을 갖고 있지만 그 과정이 도덕적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절제와 윤리적 기초가 없으면 자본주의도 자본가도 흔들리게 된다. 권력도 마찬가지이다. 「보수」라는 것도 그렇다. 과연 우리에게 보수할 것이 있는가 생각해볼 일이다. 당장 6공도 「5공청산」에서부터 시작됐다. 찢기고 훼손된 헌정사에서 무엇을 지키는가. 보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자유민주주의,그것뿐이다. 우리가 진실로 보수해야 될 것은 민자당이 이제부터 쌓아가야 한다. 정치적 민주화작업,경제적 민주화작업을 통해서이다. 3당이 통합된 후 각종 여론조사는 통합이 잘된 일이라는 쪽에 보다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것을 보면 조사대상의 49%가 잘한 일로,38%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다른 조사들도 대충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당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던 4당체제로는 안되겠다는 각성이,정국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국민 심리가 잘 반영돼 있다. 그러나 3당통합이 진실로 잘 됐는지의 여부는 앞으로 민자당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거대한 민자당의 힘이 개혁과 발전으로 이어지면 통합은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될 것이고 일부 기득권층의 방파제 역할이나 하게 되면 실패할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의 헌정사는 여당이 작을 때보다 지나치게 커졌을 때 정치적 위기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4ㆍ19」가 있었던 4대 국회 때 자유당이 그러했고 극심한 정치적 혼란 끝에 「10ㆍ26」으로 이어진 70년대말 10대 국회에서의 여당 의석수가 그러했다. 지금 국민들은 민자당이 우리의 역사 속에 빛나는 족적을 남겨주기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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