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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자카르타에 사는 5세 미만 어린이의 1%에 해당하는 8455명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국가와 부모의 가난 때문이다. 중국에선 서슬퍼런 경찰에 맞선 빈농들의 생계형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빌 게이츠 등 세계 최고의 갑부 3명의 재산 총액은 가난한 나라 47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산한 금액보다 많다. 빈부격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격차뿐 아니라 한 나라 내에서의 부자와 빈자의 간극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미국 사회에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부국이 빈국보다 20배 더 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200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국가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제 1그룹은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세계 전체 소득의 45%를 가져가는 부국들이다. 반면 2그룹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세계 인구의 42%를 차지하면서도 전체 소득의 9%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빈국들이다. 또 다른 한 그룹은 두 그룹의 중간에 위치하는 국가들. 하루 생계비 1달러 미만을 ‘극빈자’로,2달러 미만일 경우 ‘빈민’으로 보는 세계은행의 정의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빈민이며 21%는 극빈자다. 2004년 유엔이 내놓은 인간개발보고서(HDR)에 따르면, 국가별 인간개발 수준을 상·중·하로 분류할 때 국가간의 물가 편차를 감안해 1인당 GDP를 구매력으로 환산한 구매력평가(PPP)는 각각 2만 4806달러,4269달러,1184달러로 나타났다. 밀라노비치의 분석을 또 다른 방식으로 개량화한 이 보고서에서 상층 부국들은 하층 빈국들보다 무려 20배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유엔은 분석한다. 국가간 빈부격차의 원인에 대해서는 농산물 등 1차 상품과 전자제품 등 2차 상품의 교역조건이 불평등해 빈국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자본은 그 특성상 더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라는 입장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200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191개 회원국들이 ‘빈곤 감소와 보건·교육 여건 개선, 환경보호’ 등을 목표로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라진 아메리칸 드림 한 나라 내에서의 계층간 간극 역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기회의 땅’으로 불려온 미국 사회의 변화다. 빈털터리 하층민 자손일지라도 노력하면 상류층으로의 ‘계층 이동(또는 신분 상승)’이 가능한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모 세대 소득수준이 자식 세대로 이어질 확률은 45∼60%에 이른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1963∼68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95∼98년 소득을 조사한 결과, 부모 소득이 하위 25%에 포함된 경우,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32%인 반면 하위 50%에 포함될 확률은 68%였다. 반대로 부모 소득이 상위 25%에 속했던 사람들의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65%나 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미국의 빈부격차를 다룬 기사에서 미국에서의 계층 이동이 독일이나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9년부터 2001년 사이 소득 기준 상위 1% 가구의 소득은 139% 증가했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9% 느는데 그쳤다. 중간 계층 소득은 17% 늘었다. WSJ와 NYT는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이유로 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학력은 곧 경제력을 의미하며 부모의 경제력은 다시 후손의 학력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한 상류층 자녀 비율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화 확산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산업들이 임금이 싼 제 3세계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 육체 노동으로 돈을 벌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식 자유시장경제를 진두 지휘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부자들과 나머지 미국인들의 소득 격차가 너무 빠르게 벌어지고 있어 자본주의체제의 안정을 위협할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는 한 나라의 부(富)가 갈수록 최상위층에 집중되고,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는 사회주의 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개혁·개방 정책 성공의 그늘이 바로 빈부격차 문제로 농축돼 있고 집권 공산당은 물론 사회주의 체제 존속과도 직결된 핵심 사안이다. 지난 25년 넘게 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경제가 내적으로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 바로 빈부격차의 문제다. ●체제위기 심화시키는 빈부격차 지난 11일 허베이(河北)성 딩저우(定州)시 인근의 성여우(繩油)에서 6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석탄 재처리장 부지로 선정된 이 마을의 주민들은 턱없이 낮은 토지 보상금액에 항의하다가 개발업자인 궈화(國華) 발전소측과 충돌한 것이다.‘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성여우 농민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시각, 베이징의 화려한 호텔에서는 청(淸)황실 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에 탐닉하고 있는 바오푸(暴富·벼락부자)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한끼에 8000위안(약 100만원)이 넘는 이 요리는 설 등 명절에는 예약이 넘칠 정도다. 농민들의 1년 수입이 부유층들의 한 끼 식사비도 안되는 상황이 지금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봇물터진 도시빈민 시위 이처럼 개혁·개방 이후 해안과 내륙, 도시와 농촌간의 빈부 격차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들어 도시 사이의 소득격차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1억명에 가까운 눙민궁(農民工·농촌출신 도시근로자)의 존재는 중국의 빈부격차를 상징하고 있다. 눙민궁들은 중국의 저임금 구조를 지탱하며 고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반면 사회 불안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내륙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 들어온 이들의 생존의 외침이 엄청난 위협으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당국의 농지 강제수용, 경찰의 주민구타 등에 불만을 품은 생계형·민심형 대규모 항의 시위가 봇물터지듯 분출되고 있다. 올 초 산시(山西)성에서 철도 건설현장의 민궁 200여명이 교통경찰관 2명을 차로 치어 죽이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타이완과 홍콩 언론들은 중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크고 작은 소요와 시위가 모두 5만 8000여건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된 빈부격차문제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시 최상위층의 소득은 최하위층에 비해 11.8배 많은 수입을 거뒀다.96년과 2000년 조사 당시 도시 격차는 각각 4.16배와 5.7배였다. 가장 부유한 10%의 가구수가 도시 부(富)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빈곤한 10%는 도시 수입의 1.4%도 챙기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격차는 최근 5년 동안 2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금융자산 1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의 수가 23만 60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재산 규모는 9690억달러로 1인당 자산 보유액은 평균 410만달러(약 42억원)로 조사됐다.2003년도 중국 1인당 평균 국민소득(1090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000배가 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4세대 지도부는 빈부격차 해결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2년 동안 국무원 ‘1호 문건’을 삼농(三農·농업, 농촌, 농민) 문제 해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4세대 지도부는 자신들의 통치 이념으로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 건설’을 내세웠다. 소득 재분배로의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고질병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정책 시스템 부재 등 ‘중국적 문제’의 종합판인 만큼 4세대 지도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oilman@seoul.co.kr <
  • 金청장·김씨 대질조사서 엇갈린 진술

    여경 간부의 운전면허증 위조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김인옥(53·여) 제주경찰청장이 23일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를 맡은 강남경찰서에 출두, 조사를 받았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7시40분쯤 귀가했다. 경무관급 간부가 일선서에 소환된 것은 1989년 변심한 애인 집에 찾아가 권총을 쏘며 난동을 부린 혐의로 조사를 받은 심모 경무관 이후 처음이다. 경찰은 강순덕(39·구속) 경위에게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던 김모(52·구속)씨를 소개시켜 준 경위와 운전면허증 위조에 개입했는지 여부, 김씨가 소년소녀가장돕기 성금 명목으로 입금한 돈의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 청장은 김씨와의 대질신문에서 “강 경위를 김씨에게 소개시켜 준 것은 97년 청소년후원행사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 이후 김씨를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의 뜻대로 ‘소년계’라는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소년소녀가장들을 도왔다.”면서 “김씨가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고소고발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수배중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경찰청 감찰 때와는 다른 진술을 했다. 반면 김씨는 경찰에서 “김 청장과 2001년 초까지 3∼4개월에 한 번씩 만났고, 강 경위와는 2001년 말까지 매달 만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운전면허증을 위조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빌려준 서울 N경찰서 김모(49) 경감을 공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경감이 당시 강 경위로부터 ‘도망다니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2003년 감사원으로부터 ‘수배자가 면허증을 도용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신분증 위조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총기난사·철책선 군 수뇌부 책임져야

    군대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잇따라 터져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어제 새벽 최전방 GP에서 총기난동 사고가 일어나 장병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며칠전에는 북한군 병사가 철책선을 뚫고 내려와 비무장지대에서 나흘이나 배회하도록 까맣게 몰랐다. 최근들어서만도 해군이 특수작전용 보트를 분실하지 않나, 술 취한 어부가 해상경계망을 뚫고 월북하지 않나, 철책선을 끊고 월북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나, 이거야말로 군의 총체적 기강해이요 경계 실패가 아니고 무언가. 총기난동사건이 터진 GP는 북한군과 불과 수백m 떨어진 최전방 감시·경계초소다. 이곳에 근무하는 장병들은 자칫 잘못하면 안보와 직결된다는 중요성 때문에 철저한 신원조회와 훈련을 거쳐 선발된다. 총기 등 무기의 관리는 기본이며, 병사들의 인성과 사기(士氣)·심기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는 등 한치의 빈틈없이 부대를 운영해야 하는 곳이다. 사고를 저지른 병사가 선임병들로부터 몇달째 언어폭력에 시달려 왔다는데, 지휘관들은 뭘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월 ‘인분사건’에 이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장관의 사과 한 마디로 끝날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군내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해당 지휘관들에게만 그 책임을 묻고 군 수뇌부는 아무 책임도 없는 양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고는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한계에 이르게 했다. 그런 점에서 사건 수습 후 군 수뇌부는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며 재발방지 효과도 높일 수 있다. 군은 각종 총기·군기문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원인근절과 재발방지를 약속해 왔지만 예하부대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군대로 다시 태어나려면 이번을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기강과 인권, 경계실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과 함께 재발방지책을 단단히 실행해야 할 것이다.
  • 곽성문 홍보위원장 사표수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5일 ‘취중 맥주병 소동’으로 물의를 빚은 곽성문 의원이 제출한 홍보위원장 및 대구시당 수석부위원장직 사퇴서를 수리했다. 이는 박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가 사건의 파문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곽 의원은 이날 발표한 ‘사죄의 글’에서 “최근 골프장에서의 취중 난동으로 큰 물의를 빚게 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당 대표를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들과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 특히 나를 뽑아준 대구 중남구 주민과 대구시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5·18’의 이름/이용원 논설위원

    역사적 사건에 붙이는 이름에는 그 사건의 역사적 성격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하나의 사건을 두고도 시대상황에 따라, 역사학자의 사관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특히 근현대사의 굴곡이 심했고 이념적 편차가 여전히 잠복한 우리사회에서는 그동안 역사용어의 교체가 잦았다. 예컨대 1894년 전봉준 주도로 농민들이 봉기한 사건에 대해 현재 학계에서는 대체로 ‘동학농민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1960년대 국정교과서까지는 ‘동학란’으로 부르다 70년대 들어 ‘동학혁명’으로 잠깐 표기되더니, 신군부가 들어선 80년대에는 ‘동학운동’으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교과서 편수용어를 정리하면서는, 학계의 의견이 갈려 있다는 이유로 기존의 ‘동학농민운동’으로 확정했다. 1980년 5월 광주·전남 일대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도 제 이름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폭도들이 무장해 난동을 부렸다는 신군부의 발표에 따라 한동안 ‘폭동’으로 취급됐고 명칭은 ‘광주사태’였다. 그러나 사회 민주화에 힘입어 1988년 정부에 의해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다. 문민정부 때인 1995년에는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피해자 명예회복과 보상, 신군부 세력에 대한 법적 심판이 가능해졌다. 이후 ‘5·18민주화운동’이 공식 용어로 자리잡았지만 5·18 관련단체와 광주·전남 주민들은 아직도 ‘5·18민중항쟁’이라는 표현을 주로 쓴다. 기층민중이 5·18을 주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긴 79년 ‘10·26사태’ 직전에 일어난 ‘부마항쟁’과 87년의 ‘6월 민주항쟁’에 비하면 그 중심에 있는 5·18을 민주화운동보다 항쟁으로 부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5·18에 관한 역사적 평가가 미진하다는 점은 최근 서울역 앞에 세운 기념탑에 ‘경축’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두고 벌어진 논란에서도 다시 한번 느꼈다. 열린우리당의 비난과는 달리 이 일이 서울시가 책임질 일이 아님은 밝혀졌지만 ‘경축’이라는 표현은 적합한 것이라 할 수 없다.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현충일을 ‘경축’하지 않는 것처럼,5·18이 이제 역사의 영역에 자리잡았다 쳐도 경축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우즈베크 유혈진압…美·러 ‘팔짱’만

    우즈베키스탄의 철권통치가 일단 반정부 시위를 잠재웠다. 15일 현재 시위는 아디잔을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았고 대규모 유혈사태를 불러온 아디잔의 반정부시위도 강경 진압으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혈진압에 놀란 아디잔의 반체제인사 등 시민 6000여명은 인근 키르기스스탄 국경으로 몰려가 국외 탈출을 시도하는 등 유혈탄압의 후유증은 깊어지고 있다.BBC방송도 국경 폐쇄에도 불구, 수백 명이 국경을 건넜으며 우즈베키스탄 국경도시 코라수프에선 국경을 넘으려는 피란민과 경찰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정부군 발포로 500명 사망” 이슬람 카리모프(67)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14일 “시위 진압과정에서 10명의 경찰관이 사망했으며 시위대의 희생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즈베크 정부는 9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P통신 등 외신들은 “500여명이 살해당했고 2000여명이 다쳤다.”는 현지 의사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13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잠잠해졌지만 15일 유혈 강경진압에 항의하는 희생자 유족과 주민들의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안디잔에선 중무장한 군경들의 순찰속에서도 희생자 가족들이 곳곳에서 강경진압을 성토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시위 재개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면 카리모프 대통령은 사태 종식을 주장하면서 내정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장에서 직접 무력진압을 지휘했던 카리모프는 시위를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의 난동”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했다. 주변국들의 시민혁명에 놀란 카리모프가 ‘화근의 싹’을 뿌리뽑겠다는 자세다. ●‘그린혁명’ 성공 가능성 낮아 지난 89년 이후 15년간의 장기집권을 통해 카리모프는 유력 야당 등 반대세력의 불법화, 반체제인사 구금 탄압, 언론통제 등을 통해 단단한 권력기반을 다져왔다. 카리모프의 자신감은 한편 대외관계에서도 나온다. 유혈사태에 대해 미 백악관은 논평을 사양했고, 국무부만 시위대와 정부 양측의 냉정한 대응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처음부터 시위대를 비난하며 카리모프를 두둔했다. 이는 시위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러시아 모두 이슬람세력의 확산을 반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여 이슬람 과격세력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반미적인 테러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이것이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등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주변국들과 다른 점이며 우즈베키스탄의 혁명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카리모프의 신세를 지고 있어 바른 말을 하기 어렵다.‘자유와 민주의 확산’을 강조해 온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아직 한번도 카리모프를 비난한 일이 없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9·11 직후인 2001년 11월부터 카리모프는 미 공군기지의 설치를 허용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해왔다. 지난 13일 종교탄압 중지와 자유보장 등을 요구하며 교도소 습격 및 시청사 점거로 이어졌던 시위는 잠잠해졌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옛 소련지역 시민혁명의 도미노현상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멈췄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유혈진압은 시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인분 뿌리니 분풀려?

    한 성격(?)하는 남자들이 분을 참지 못하고 화풀이를 하다 쇠고랑을 찼다. 지난달 25일 광주 동부경찰서는 자신의 차에 주차금지 스티커를 붙인 데 격분해 이웃 집에 인분을 뿌린 오모(66·운전사)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오씨가 지난달 24일 오전 1시쯤 광주시 동구 학동 이모(58)씨 소유의 모 원룸 건물에 들어가 건물 입구와 복도, 엘리베이터 등에 각각 인분을 뿌렸다고 밝혔다. 집주인이 전날 자신의 차량 앞 유리창에 주차금지 스티커를 붙였기 때문이었다. 오씨는 경찰에서 “주차한 지 20여분 뒤 나와 보니 강력본드로 붙인 A4용지 크기의 스티커가 차 앞 유리에 붙어 있었다.”면서 “아무리 스티커를 떼어봐도 떨어지지 않아 홧김에 인분을 뿌렸다.”고 말했다. 오씨는 원룸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한편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27일 세무조사에 앙심을 품고 석유통을 들고 세무서에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며 난동을 부린 혐의로 포항 모 식당 주인 김모(43)씨를 조사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2급 전보△대전광역시 부교육감 권영구△일본역사교과서왜곡대책반 김홍진 ■ 환경부 ◇국장급 파견△국립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단장 南載祐◇과장급 승진△감사관실 중앙환경기획단장 徐興源△국립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기획총괄팀장 柳然基△〃 전시생물팀장 李領基◇과장급 전보△국립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시설설비팀장 金哲雨◇4급 승진△정책총괄과 李枝潤△환경기술과 金盛健△자연자원과 姜昌元△수질정책과 金源台△수도정책과 鄭恩海△하수관거정비 BTL 사업추진팀 洪正燮 ■ 정보통신부 ◇4급 전보△정보통신정책국 지식정보산업팀장 崔聖浩 ■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장 柳景澤 △서울지방청 지원총괄과장 梁平植 ■ SK증권 (본부장)△자산운용직무대행 金潢來 (지점장)△압구정Prime 李性一△이천 金起中△신안 金同郁△공주 趙明童△등촌 鄭敎宗 (팀장)△SKMS실천지원 朴奉容△경영기획 柳定年△리스크관리 朴哲基△상품기획 權景秀△AM사업지원 高廷昊△주식운용 權赫東 ■ 우리투자증권 (상무)△기관·리서치본부 朴天雄 (부장)△리서치센터장 대행 朴琮炫 ■ 교보증권 (이사)△프로젝트금융부장 閔庚哲△대구서지점 자산관리영업팀장 孫主洛 (부장)△청량리지점 자산관리영업팀장 朴圭正 ■ 대한체육회 ◇승진△감사평가실장 직무대리 천문영 ◇전보△기획조정실장 김승곤△총무부장 정기영△학교·생활체육〃 김종덕△경기운영〃 박태호△국제〃 박필순△공보실장 백성일△비서〃 황보성△태릉선수촌 훈련지원부장 백현섭 ■ 현대건설 ◇승진△상무 설평국 이현수 장인수 손문영 최영화 정구철 이종열 김인수 이호국 김원복 강기령 서장선 장국주 권탄걸 나경준△상무보 양원훈 김종헌 전경민 권오혁 이 석 유원우 이교선 김형일 주병기 김 검 이원우 이영종 임형진 이화종 김진국 최병욱 한진우 이병준 이구호 마기혁 박준양 조정호 이건구△상무보 대우 오대철 조동환 김난동 손유찬 김정위 최중구 변종선 강 원 차동철 정계섭 정인선 ■ 솔로몬상호저축은행 △부사장 朴棟淳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보△기획실장 辛正基△조직본부장 曺興純△조직국장 鄭東燮△교원복지팀장 金正浩△정책본부장 白福淳△정책교섭국장 김경윤△대외협력팀장 金秀洪△교원연수국장 金項源△교육정책연구소장 朴南華 ■ 한국교육신문사 △사업본부장 柳浩斗△편집국장 姜秉求△교육문화사업국장 李樂鎭 ■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徐明淑△부사장(대북사업담당) 李東炫 ■ 디지털데일리 △대표이사 발행인 梁慶鎭(편집국)△국장 崔承喆△정보통신팀장 安吉燮(광고마케팅국)△국장 任鍾燮△대외협력실장 朴容厚(사업국)△국장 金永千△사업팀장 李鐘南△인터넷개발팀장 鄭芝顯 ■ 용인송담대학 △부학장 최성식△홍보실장 김지선△학사운영처장 유상봉△산학협력처장 심욱섭△기획처장 이상숙△인사위 위원장 최성식△대학발전계획위 〃 이응재△관리조정위 〃 김응인 ■ 한국경제신문 △이사 주필 겸 편집제작본부장 李啓民△이사 경영본부장 겸 광고국장 崔鍾千△한경아카데미원장 金大坤△대외협력국장 鄭圭容△중소기업연구소장 겸 벤처중소기업전문기자 李致九△대외협력국 문화전시부장 겸 중소기업연구소 부소장 成大永△독자서비스국 수도권독자1·2부장·독자개발부장 겸 지방독자부장 兪炯珍△독자서비스국 대구지사장 宋在謹△〃 대전지사장 金鍾浩△월간머니편집장 南宮德
  • ‘북한 중징계’ 日로비 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친일 행각인가, 정상적인 징계인가.’ FIFA가 지난달 2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3월30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 이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에서 발생한 관중 난동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오는 6월8일 열리는 북한과 일본의 평양 경기를 ‘제3국에서 관중 없이’ 치르도록 결정한데 대해 “예상 외의 강한 징계”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에 내린 ‘제3국 무관중 경기’ 징계는 FIFA사상 전례가 없는 최고 중징계에 속한다. 이는 FIFA규율규정(FDC) 24조와 25조를 복합적으로 적용한 징계다. 여기에 16조를 근거로 2만 스위스프랑(약 1680만원)의 벌금을 매겼다. FIFA는 지난 2월 관중난동이 발생한 알바니아와 코스타리카에 대해 ‘무관중 경기’를 치르도록 징계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케냐에 대해 국제경기 출전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지난 2001년 페루에 대해서는 관중 난동을 이유로 경기 개최권 박탈 징계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그간 일본이 안전 보장을 이유로 아시아축구연맹(AFC)과 FIFA에 집요하게 제3국 개최를 요구하며 로비해왔던 점을 상기시키며 ‘재팬 머니의 힘’,‘화끈하게 일본 손을 들어준 친일 FIFA’라는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FIFA 결정 전 ‘관중 난동의 원인은 심판의 오심’이라고 항변했던 북한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FIFA는 징계결정이 내려진 뒤 사흘 이내인 2일 밤 11시(한국 시간)까지 북한축구협회에서 이의를 제기해올 경우 재심위원회를 열어 이를 다루게 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남은 세 경기를 보이코트할 가능성도 점친다. 이 경우 이미 치러진 예선 3경기 결과는 무효처리되며, 북한에 대해서는 4만 스위스프랑(약 3400만원)의 벌금과 함께 FIFA 주최 대회 출전금지 등의 후속 징계도 불가피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 한편 FIFA 부회장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1일 “북한에 대한 징계가 예상외로 강하다.”면서 “북한의 재심요구가 있을 경우 FIFA와 AFC(아시아축구연맹) 고위 관계자들에게 북한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누드브리핑] 코끼리에게 물어봐

    “기도 안차는 일이지만 이참에 홍보가 절로 됐으니 좀 봐주십시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불안을 자아낸 사건에 대해 서울시설관리공단 간부가 한 말이다. P처장은 난동사고 이튿날인 22일 “아니, 처음엔 보고를 받고도 알아듣지 못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코끼리들이 수영장 터에 지어놓은 막사에서 빠져나왔다는 말인 줄로만 알았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늑대가 탈출했을 땐 무섭게 여겨지는 동물이라 시민들이 대비할 수 있었으나, 코끼리는 좀처럼 구경하기도 힘든 동물이어서 설마 하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몸집이 엄청난 코끼리들이 5시간이나 ‘거리의 무법자’로 돌아다닌 사건은 라오스 조련사들이 수칙을 어겨 빚어졌다고 한다. 원래 코끼리들이 울타리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평일이라 손님이 적어 오후 2시30분 예정된 쇼를 취소한 게 빌미가 됐다.“이 틈을 타 조련사들이 딴에는 홍보를 하려고 했는지, 바람이라도 쐬려는 것이었는지 코끼리를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상도 못한 사고는 한 시간도 채 안 돼 터지고 말았다. P처장은 “그래도 코끼리 여섯마리 가운데 한 녀석은 경찰서로 걸어들어가 ‘집단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자수했지 뭡니까?”라면서 “그런데, 경찰서 마당 기둥에 묶어놓았다는 말이 유치장에 가뒀다는 소문으로 번져 또다시 배꼽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 대공원을 찾아갔을 때의 경험을 이렇게 귀띔했다.“코끼리 한 마리가 울타리에서 자기 코를 물어뜯는 발작을 되풀이했다. 코끝 20㎝는 벌겋게 물들었고…. 이유를 알게 된 것은 30m 정도 떨어진 옥외공연장에서 폭죽이 터졌을 때. 스트레스 때문인지 휴식시간엔 조용해졌다가 음악이 시작되자 또 코를 물어뜯었다.” L(서울 광진구 구의2동)씨는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도 설마 했는데 집앞 골목길에 배설물이 흩어져 있어 알고 보니 코끼리 소행이었다.”면서 “보기에도 민망할 뿐더러 날씨가 따뜻해지면 냄새도 장난이 아닐 것 같다.”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진짜 사고원인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대공원 안팎에서 고개를 들었다. 서울시청 기자실에서는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미증유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원인을 제대로 캐낼 수 있겠느냐. 코끼리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코끼리가 유치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코끼리 공연도 있었느냐?”는 등의 말이 오갔다. 홍보 효과를 보긴 본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커스 코끼리 ‘위험한 외출’

    대낮 서울 도심에서 때아닌 ‘코끼리 소동’이 빚어졌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코끼리 무리가 가정집과 음식점에 들어가 난동을 피우다 5시간여 만에 다시 우리에 갇혔으나 이 와중에 행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20일 오후 3시3분쯤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코끼리월드 서커스단 소속 태국산 코끼리 9마리 가운데 6마리가 철책을 밀어 넘어뜨리고 우리 밖으로 빠져 나갔다. 목격자 박경수(26)씨는 “음식 배달을 가는데 대공원 능동문에서 코끼리 1마리가 갑자기 뛰쳐나오더니 그 뒤로 5마리가 줄줄이 따라나와 인도로 뛰어갔다.”면서 “등에 조련사를 태운 채 뛰어나온 코끼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코끼리 3마리는 건국대 후문 뒤쪽 주택가를 돌며 활보하다 오후 4시쯤 조련사들에게 붙잡혀 대공원으로 돌아가다 갑자기 흥분, 방향을 틀어 다시 달아났다. 이 코끼리들은 6차선 도로를 건넌 뒤 근처 음식점의 대형 유리문을 깨고 들어갔다. 종업원 최모(48·여)씨는 “갑자기 코끼리 3마리가 잇달아 들어와 너무 무서워 장롱 안에 숨었는데, 코끼리들이 난동을 피우는 사이 가게 밖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불안한 듯 30여평 규모의 가게 이곳저곳에 몸을 부딪혀 탁자와 에어컨 등을 부수고 소란을 피우던 코끼리들은 조련사들이 바나나 등 간식을 주며 달래자 안정을 되찾았다. 오후 7시27분쯤 경찰과 소방관이 줄을 코끼리의 목에 묶은 뒤 끌어당겨 등나무와 철제로 된 대형 우리로 집어넣은 뒤 대공원으로 돌려보냈다. 다른 3마리 가운데 1마리는 아차산역 쪽으로 도주했다. 근처를 지나던 노모(52·여)씨는 코끼리의 코에 들이받힌 뒤 철문에 머리를 부딪혀 뒷머리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오후 늦게 혜민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 코끼리는 근처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대문 등을 마구 부수고 낮은 담을 넘나드는 등 소동을 벌이다 광진구 구의2동 서수원(67)씨 집의 정원에 들어갔다가 붙잡혔다. 서씨의 아들 동환(35)씨는 코끼리가 정원에서 난동을 벌이는 동안 이 집 2층에 갇혀 있었으며, 소방서 직원들과 조련사들은 코끼리의 다리를 쇠사슬로 나무에 묶은 뒤 오후 7시쯤 우리에 가뒀다. 나머지 2마리 가운데 천호대로를 배회하던 1마리 역시 주택가에 있다가 오후 5시쯤 조련사들이 먹이로 유인하자 탈출 코끼리 가운데 가장 먼저 소동을 끝내고 제발로 걸어서 대공원으로 돌아갔다. 오후 8시쯤 사고 직후 붙잡혀 동부경찰서에 유치됐던 코끼리가 대형 우리에 갇히면서 코끼리 6마리의 ‘위험한 외출’은 5시간 만에 막을 내렸다. 사고가 난 공연장은 어린이대공원 정문 옆 제2수영장 터 1600평에 950석 규모로 조성된 곳으로, 지난 16일부터 매일 5차례씩 코끼리 9마리, 라오스 민속무용단 10명, 조련사 15명으로 구성된 공연팀이 공연을 해왔다. 이들 코끼리를 관리해 온 코끼리월드는 수년전 인천 송도유원지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는데,“넓은 곳에 있다 환경이 바뀌자 코끼리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 있다.”고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전했다. 유지혜 이효용기자 wisepen@seoul.co.kr
  • 패륜부른 가정폭력

    강원도 강릉경찰서는 17일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이모(14·중3년)양에 대해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양은 지난 16일 오전 3시쯤 강릉시 모 연립 집에서 아버지(40)가 술에 취해 병환으로 누워 있는 할아버지(74)와 할머니(70)를 괴롭히며 욕설을 하고, 이를 막는 이양에게 주먹을 휘두르자 두 손을 묶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양은 경찰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툭하면 술에 취해 집 기물을 부수고 식구들을 때리는 등 난동을 피워 왔다.”면서 “이날도 아버지의 폭력이 두려워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4년 전 이혼한 이양의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이양과 조부모에게 가정폭력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피고인 법정서 부인에 흉기 난동

    피고인인 남편이 법정에서 증인 선서를 하려던 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난동이 벌어졌다. 서울 동부지법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10분쯤 이 법원 3호 법정에서 형사 제6단독 재판부의 심리 도중 피고인 H(49)씨가 증인 선서를 하려던 아내 B(50)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머리에 중상을 입혔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난동 과정에 H씨를 말리려다 손가락에 상처를 입은 B씨 친구(48·여)도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당시 법정에는 구속사건이 아니어서 교도관이 없었으며 법정 경위 이모씨가 다른 방청객과 함께 H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근 반복되는 법정난동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인적ㆍ물적 방호시설 확충에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법원내 폭력행위 등을 전담하는 조직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동부경찰서는 H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 폭죽수난 속 4강행

    ‘오일 매직’ 첼시(잉글랜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 패배에도 불구,4강에 선착했다.AC 밀란(이탈리아)도 관중 소동으로 ‘밀라노 더비’가 중단되는 홍역 끝에 준결승에 합류했다. 50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을 노리는 부자구단 첼시는 13일 새벽 독일 뮌헨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2-3으로 패했지만 1차전 4-2 승리를 바탕으로 종합점수에서 6-5로 앞서 4강 티켓을 움켜쥐었다. 사령탑 조제 무리뉴 감독이 2경기 출전 정지로 벤치를 비운 첼시는 전반 30분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27)의 25m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수의 몸을 맞고 올리버 칸(36)의 거미손을 뚫으며 기세를 올렸다. 홈 팬들의 함성을 등에 업은 뮌헨은 후반 20분 페루 특급 클라우디오 피사로(27)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35분 디디에 드로그바(27)에게 헤딩골을 얻어맞으며 다시 리드를 내줬다. 대반격에 나선 뮌헨은 후반 45분과 후반 인저리타임 4분 등 4분 동안 공격수 호세 파올로 게레로(21)와 수비수 메메트 숄(35)이 재동점골과 역전골을 작렬시켜 홈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으나, 종합 전적을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스타디움에서 2년 만에 재현된 챔프리그 ‘밀라노 더비’는 폭죽 난동으로 얼룩졌다.‘득점 기계’ 안드리 셰브첸코(29)의 중거리 슛으로 AC밀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8분 인터 밀란의 팬이 던진 폭죽에 AC밀란 골키퍼 디다(32)가 맞는 사고가 발생하며 경기가 중단된 것. 앞서 미드필더 에스테반 캄비아소(25)의 헤딩골이 반칙으로 인정되지 않자, 인터 밀란의 열혈팬들이 흥분해 불을 붙인 폭죽을 던졌고, 그라운드는 30여개의 폭죽과 플라스틱 병들이 날아들어 전쟁터로 변했다. 주심은 20분 뒤 경기를 재개했으나 다시 폭죽이 뜨자 30초 만에 경기를 완전히 중단시켰다. 경기 중단은 지난해 9월 AS로마(이탈리아)-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전 ‘심판 테러’ 이후 두 번째. 경기는 중단됐으나,UEFA는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AC밀란의 잠정적인 승리를 인정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프타임] FIFA, 북한축구 중징계 시사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지난달 30일 평양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이란전 도중 발생한 관중 난동과 관련, 북한이 중징계를 받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블래터 회장은 일본에서 가와부치 시부로 일본축구협회장과 면담한 뒤 “FIFA 징계위원회는 모든 경기의 질서와 규율 유지를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 왔다.”면서 “그 경기가 월드컵일 경우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말했다.
  • 북한, AFC 징계 받나

    경기에 지고, 징계까지 받나. 북한이 30일 평양에서 벌어진 월드컵축구 이란과의 예선전이 끝나고 빚어진 관중난동으로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6월8일 북한 원정경기를 앞둔 일본 언론들은 앞다퉈 관중 난동 사태를 상세히 보도, 다른 나라로 경기장 변경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31일자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일본축구협회 오구라 준지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전 관중난동으로 AFC가 경고나 벌칙을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 홈 경기 장소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적으로 특수한 관계에 놓인 북한에서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안전 문제를 앞세워 AFC를 압박, 경기장 변경을 노려보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풋볼아시아닷컴도 이날 이란의 이반코비치 감독의 급박했던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전하며 “북한이 관중난동으로 인해 AFC의 징계를 받을 게 확실하다.”고 밝혔다. 일본 스포츠지들도 일제히 ‘북한관중 폭도화’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 관중의 난동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006독일월드컵] 北 선수 퇴장에 ‘편파’ 항의 북한 관중 난동

    |평양 AFP 연합|30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북한팀이 이란팀에 0-2로 패한 직후 수천명의 성난 북한 관중들이 심판진과 이란 선수들을 향해 물병과 의자 등을 던지며 난동을 부려 군과 보안요원들이 출동하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심판 4명이 30분동안이나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했고 인터뷰하는 이란 선수들을 향해 돌을 던지는 군중까지 있어 보안요원들이 출동했다. 성난 관중은 경기가 끝난 지 2시간 30분 가량 지난 오후 8시가 되어서야 해산했다. 이날 소동은 후반전들어 이란 문전에서 북한 선수가 이란 선수의 태클로 넘어지자 북한 선수들이 주심을 밀치며 집단 항의하고 페널티킥을 요구했으나 주심은 오히려 레드 카드를 제시하고 북한선수를 퇴장시키면서 일어났다. 북한 관중들은 운동장으로 맥주 병과 물병 등을 던지며 야유를 보냈으며 일부는 의자를 강제로 뜯어내 운동장으로 던졌다. 이로 인해 경기가 약 10분간 중단됐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에도 많은 관중들은 관중석을 지키며 격렬히 항의했다.30분동안 운동장에 서있던 심판들은 맥주병과 물병 등이 난무하는 가운데 군과 보안요원들의 호위 속에 간신히 경기장을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이란 선수들도 경기가 끝난 후 약 10분간 운동장을 떠나지 못했고 이란 선수들이 경기장 입구와 출구 근처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성난 관중들이 이들을 향해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이란팀 코치는 “이란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 버스로 가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사태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오는 6월 평양에서 개최될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삼엄한 보안조처가 취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美 고교생 총기난동 10명사망

    미국 미네소타주의 15세 고교생이 21일(현지시간) 집에서 조부모를 살해한 뒤 자신이 재학중인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7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은 경찰과 총격전 끝에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네소타주 북부 레드레이크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동 사건으로 범인 제프 바이스를 포함,10명이 숨지고 최소 1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숨진 이는 경비원 1명과 여자 교사 1명, 범인 포함 6명이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999년 5월 교사 12명 등 13명을 살해하고 23명을 다치게 한 콜로라도주 컬럼바인고교 총기 난동 이후 미국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사건이다. FBI는 범인이 학교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경비원을 쐈으며 이후 출동한 경찰과 복도에서 총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범인은 경찰을 피해 한 교실로 숨어들어 학생들을 쏘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학생인 손드라 헥스트롬은 범인이 웃으면서 학생들을 향해 총을 흔들며 겨누다가 방향을 갑자기 돌려 다른 사람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스는 4년전 아버지를 총기사고로 잃었고 어머니마저 다른 지역 병원에서 암 투병중이어서 조부모 밑에서 외롭게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도(州都) 세인트폴에서 북쪽으로 390㎞ 떨어진 레드레이크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있는 이 학교에는 모두 300여명이 재학중이었다. 이 지역은 치피완 인디언의 근거지로 주 안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다. 지난해 1월 이곳 주민들이 총기를 소지한 채 경찰서를 습격해 FBI 등이 진압한 바 있다.3년 전에는 법무부가 이 지역에서 마약과 총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1세기 상호의존 공동체 만들어야”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정책을 여전히 지지하며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우방들이 노력해 결국 성공할 것입니다.” 24일 저녁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자서전 ‘마이 라이프’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 이렇게 말하고 “미국과 한국 등 우방들이 노력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유인태(열린우리당)·박진(한나라) 의원, 한화갑 민주당 대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 등 각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행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21세기는 공동의 책임과 가치를 가지고 상호의존적인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며, 나는 그것을 평생추구했고, 바로 그것을 책에 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뉴욕에서 처음 자서전 사인회를 했을 때 미국 뿐만 아니라 중동·중남미,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 학생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사인을 받아갔다”며 “그들이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와 주변에 대한 일부 비판에 대해 그는 “정치적으로 완벽한 진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정치적 논란과 비판은 당연하고 중요하다.”며 “그러나 일부 악의적인 비판은 잘못된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자서전은 아칸소주에 대한 연애편지이고, 어머니 등 가족,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의 편지, 그리고 정치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의 표시”라는 말로 연설을 끝마쳤다. 한편 앞서 진행된 축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한·미 양국의 대통령으로 나란히 취임해 5년간 특별한 우정을 나누며 한·미동맹관계를 튼튼히 했다.”며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고 핵문제와 관련, “북한이 약속을 파기하고 난동을 부리면 철저히 고립될 뿐이며, 만용을 버리고 협상테이블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코소보사태, 북아일랜드 분쟁 등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면서 “자서전에서 미국인과 세계인, 특히 전란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이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많이 읽어 희망과 용기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국제선 승무원 일일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국제선 승무원 일일체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오셨겠죠.”스튜어드 송수현(35) 대리의 얼굴에 알듯 말듯한 미소가 지펴진다.‘수습 스튜어드’로 나선 기자에게 8년차 송 대리는 왕고참이다. 그는 “직접 해보아야 어려움을 알지….”라고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참이 ‘겁’을 주어도 주눅이 들지는 않았다. 머릿속으로 그동안 손님으로 지켜본 승무원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무원으로 왕복 6000㎞의 국제선을 체험하고나자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아름다운 미소를 자랑하는 승무원에게 정작 필요한 건 ‘외모’가 아닌 ‘체력’이었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항공 본사 브리핑룸. 사이판으로 가는 OZ256편의 탑승을 2시간 앞두고 9명의 승무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12년 경력의 매니저 이연희(35·여) 사무장이 공지사항을 전달한다.“비행시간은 4시간 2분입니다. 승객은 비즈니스 1명, 이코노미 131명, 노약자와 음주자를 체크하세요.” 사이판 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오후 8시20분, 사이판 공항에서는 오전 2시40분에 출발한다. 인천발을 타고 떠난 승무원들은 낮동안 사이판에 머무르고 다음날 새벽 돌아오게 된다. 이틀 밤을 꼬박 새워야 하는 기피노선이다. ●기내에도 마감시간은 있다. 승객이 비행기에 오르는 보딩 전까지 탑승 준비를 마쳐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30분. 조금 전까지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았던 승무원들은 어느새 목장갑을 낀 채 기내를 날아다니듯 움직인다. 승무원들은 20㎏짜리 음료수 박스를 기내식을 준비하는 부엌인 갤리로 옮기고 있다.“안동환씨,C존 갤리 박스들을 B존으로 옮기세요. 물품 확인이 끝나면 보딩 준비하세요.” 비상탈출 도어와 보안장비 확인은 스튜어드의 몫이다. 미국 노선은 일반 국제 노선과는 다른 규정이 있다. 미국령인 사이판과 괌도 마찬가지 규정을 적용받는다. 남자승무원이 반드시 탑승해야 하며 일반 노선에 비치되는 가스총도 미주 노선에는 실을 수 없다. 하지만 기내 난동에 대비한 수갑과 경고장은 있어야 한다. 송 대리의 경험담. 지난해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서 음주 난동을 피운 50대 남성은 수갑이 채워진 채 비행 내내 구금되기도 했다. ●갤리 안은 전쟁터 기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CL2. 이코노미 클래스인 C존의 왼쪽 승무원이라는 뜻이다.B767-300기종은 퍼스트 클래스가 없는 대신 이코노미가 넓다. 기내식 서비스 지시가 떨어지자 두 평 남짓한 크기의 갤리가 분주하다. 각자 커피, 홍차, 와인, 맥주 등을 준비하는 동안 기자는 목장갑을 끼고 오븐에서 달궈진 기내식을 손수레로 옮긴다. 대개 막내 승무원의 몫이다. 3년차 스튜어디스 우성민(28)씨와 짝을 이뤄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시작했다.“떡갈비와 아귀찜이 있습니다.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음료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여승무원 특유의 억양을 기자도 그대로 따라했다. 외국인 손님에게 “Seafood with rice?”를 외쳤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튀어나온 말은 ‘Seaweed’(해초). 얼굴은 홍당무가 된다. 4시간 비행 중 2시간은 기내식과 음료서비스가 제공된다. 이후 승객의 호출(Pax call)에 따른 개별 서비스를 한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면세품 판매가 추가된다. 승무원들은 판매원으로 변신해야 한다. 기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유명 면세품을 접할 기회가 많지만 스튜어디스 가운데 ‘명품족’이 많다는 것은 오해에 가까운 편견이다. 승무원 한 사람당 반입 한도액은 60달러에 불과하다. ●우아함은 사라지고…. 커튼을 치자 갤리 안은 승무원만의 세계가 된다. 기내식 수거가 끝나자 C존을 맡은 5명의 승무원이 쪼그리고 앉아 식사를 시작한다. 연약해 보이는 스튜어디스들이 고추장을 비벼가며 2∼3개의 기내식을 해치운다.“일을 하려면 억지로라도 많이 먹어야 해요. 이렇게 밥 먹을 시간도 늘 있는 것이 아니에요. 틈틈이 먹어둬야 체력을 유지하죠. 살아남으려면 체력밖에 없어요.” 2년차 ‘비행소녀’ 이영인(24)씨가 내놓는 나름대로의 생존법이다. 불과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 서둘러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담요나 음료수를 요구하는 기내콜이 쉴새없이 울린다. 급체한 승객의 토사물에서부터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누런 흔적을 치우고 닦는 것도 그녀들의 몫이다. 목적지에 닿으면 특별한 제약은 없다. 지정한 호텔에 도착한 뒤 해산하기에 앞서 사무장 주재로 디스미스(dismiss) 브리핑이 끝나면 자유롭게 쉰다. 쇼핑을 하거나 관광에 나서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대개는 쉰다. 체력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무 환경에서 오는 직업병도 다양하다.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위장장애는 대부분의 승무원이 호소하는 가장 기초적인 질환. 기내 소음으로 인한 중이염을 치료받는 승무원도 많다. 늘 선 채로 일하는 이들에게 요통은 대표적인 직업병의 하나이다. 승무원들이 이름붙인 직업병 가운데 ‘항공성 치매’도 있다.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경력이 많을수록 건망증이 심하다는 것이다. ●퍼스트 클래스의 요지경 승객들 승무원들에게는 ‘요주의 인물’이 있다. 기수별로 전해 내려오는 ‘퍼스트 클래스’의 전설인 셈이다. 한 중견가수와 유명 영화배우는 시종일관 반말이다. 승무원들을 술집 종업원 대하듯 하는 이들은 소문난 기피 대상이다. 알 만한 중견 방송인도 악명이 높다. 기내에서 금지된 흡연을 당당히 한다. 제지하면 “공항 지점장한테 말해뒀다. 네가 뭔데 나를 막느냐.”는 식으로 큰 소리를 친다. 한 여배우는 단정한 이미지와는 달리 기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워 뒷말이 무성했다. 중견 재벌기업 회장의 부인은 곱지 못한 입으로 유명하다.“공부 못하니까 이런 일이나 하지.”라는 말을 듣지 않은 승무원이 없을 정도이다. 다른 대기업 회장 부인도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소리지르는 안하무인형이다. 대개 로열패밀리보다는 월급쟁이 사장 부인이 매너가 좋다. 일부 정치인도 ‘밥맛’이다. 반말에다 소리를 지르는 등 비행기를 전세냈다고 해도 하지 못할 돌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동료 승무원들이 평가한 기자의 업무 성적은 90점. 예상보다 크게 후하다.‘2% 미소’가 부족한 것이 감점요인이란다.‘위스키’를 연발하며 올린 입꼬리를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 그동안 보아오던 항공기 승무원은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였다. 그러나 고도 3만 5000피트의 남태평양 상공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동분서주하는 동안 비로소 쉴새없이 움직이는 이들의 물갈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sunstory@seoul.co.kr ■ ‘청일점’ 스튜어드 기혼 90%가 부부승무원 비행기 안에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승무원에게 묻는다.’이다.‘만능 멀티플레이어’를 요구받는 항공사 승무원들끼리 통하는 그들만의 우스개이다. 항공사에서는 남자승무원 스튜어드가 청일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스튜어드는 136명이다.1959명인 스튜어디스의 14분의1이다. 기종에 따라 팀제로 근무하는 특성상 항공사에는 유난히 부부 승무원이 많다. 스튜어드 10명 중 9명 꼴로 부인도 스튜어디스이다. 남녀 모두 선발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외모만으로 뽑는다는 인식은 오해다. 서류전형과 2차 실무면접을 거친 응시자의 상당수는 3차 체력측정 및 수영테스트에서 탈락한다. 손아귀 힘을 재는 악력부터, 배근력, 허리 유연성, 윗몸일으키기를 측정한다. 수영은 편도 25m를 1분 안에 통과해야 한다. 키는 일반인의 추측과 달리 남녀 모두 162㎝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승무원이 되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지난해 6월 아시아나가 150명의 국내선 승무원을 뽑는 데 1만여명이 지원했다.149대1이라는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선발시험을 치르고 있는 아시아나의 국제선 승무원 경쟁률은 60대1이다.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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