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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장애인표준사업장 김해 대성ICD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도입한 장애인표준사업장제도가 20일로 시행 6개월을 맞는다.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이 제도에 따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성ICD’는 전체 근로자의 67%가 장애인이다.노동부는 장애인들의 적응정도를 보아가며 이 제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대성ICD에 근무하는 한 장애인의 눈을 통해 근무여건 등을 알아보고 향후 개선점 등을 모색해본다. ■장애인 조상희씨의 직장자랑 제 이름은 조상희입니다.올해 22살로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이죠.2년 전에 장애인특수학교인 부산 혜성학교 고등부를 졸업했습니다.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으로 취직했습니다.비장애인들도 취직하기 힘든 세상에 행운이죠. 우리 회사는 장애인들에게 천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전체 직원 89명중 장애인이 60명으로 67%나 됩니다.중증 장애인만도 53명입니다.정신지체,정신장애,지체부자유,뇌병변,언어장애 등 유형도 다양합니다. 회사 이름의 ICD도 ‘I Can Do’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우리 회사는 장애인 전용 기숙사,휴게실,식당,진료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장애인용 엘리베이터,핸드레일,자동문 등의 설비까지 갖춰 휠체어나 양목발 등 중증 장애인들이 근무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신축 건물이어서 깨끗합니다. 나는 2층 조립라인에서 일합니다.1층 사출공장에서 생산된 장난감 부품들을 다섯개의 조립라인에서 조립합니다.우리는 주로 간단한 조립 등을 하고 힘든 일은 비장애인들이 맡아서 합니다.사회복지사 5명이 항상 우리를 돌봐줍니다.상담은 물론 작업까지 지도해 줍니다. ●작업은 1시간이 한계 우리들은 산만하지만 일할 때는 진지합니다.정신지체 장애인들은 31명인데 주로 단순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부품을 네개나 다섯개씩 비닐 봉투에 집어넣는 일이죠.그러나 이 업무도 우리들에겐 1시간이 한계입니다.1시간이 넘으면 일은 않고 멍하니 먼 산을 보는 친구가 있는가하면,개수가 틀리는 경우도 많습니다.비장애인이 보면 하찮아 보이는 종이상자를 조립하는 업무에도 우리들은 끙끙댑니다.결국 정신력 싸움입니다. 애교만점인 나는 작업 중에틈만 나면 춤을 춥니다.이수진(20)씨는 작업 중에는 껌을 씹지 못하게 돼있는데도 항상 껌을 질겅질겅 씹어대 사회복지사 선생님들로부터 주의를 받습니다.이씨는 남들로부터 관심받기를 좋아하는 성격입니다.‘스타의식’이 강해 쉬는 시간에 동료들 앞에서 춤을 곧잘 춰댑니다.춤뿐 아닙니다.노래도 잘 불러 인기 ‘짱’입니다. 오후 3시부터 10분간 휴식이 시작되자 간식으로 나온 우유를 먹어치운 뒤 잽싸게 1층 휴게실로 달려갑니다.저마다 당구와 탁구,전자오락 등을 즐깁니다.그러나 휴식시간이 끝났는데도 당구에 몰두해 사회복지사로부터 혼이 나는 남자 직원들도 있습니다.휴식시간이 짧아 항상 아쉽습니다.또 부산에서 김해까지 출퇴근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좀 힘듭니다. ●숫자 몰라서 바둑알로 공부 장애인들이 몰려있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지요.글자를 몰라서 심부름을 제대로 하지도 못합니다.숫자를 세지 못해 집에서 바둑알로 숫자 공부를 해야 하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근무하는 공장이지만 청춘남녀가 모여 있다 보니 염문도 생깁니다.힘든 일을 하는 상대방이 안쓰러워서 도와주다 보면 금방 열애설이 퍼집니다.사회복지사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사회복지사 김현영(25) 선생님은 정신지체 2급인 황규영(19)씨가 좋다고 따라다니는 통에 고민입니다.피하면 정면으로 얼굴을 들이대며 웃어댑니다.그러나 황씨가 항상 웃는 얼굴로 다녀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처럼 야단도 못칩니다. 장애인이지만 당당하게 야근도 합니다.그러나 야근을 하는 사람은 숙련된 5명 정도로 한정돼 있습니다.장애인들이 야근을 하면 덩달아 사회복지사도 남아야 합니다.회사 입장에서는 야근 수당이 곱으로 드는 셈입니다. ●월급은 58만원 정도 월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정신지체 3급인 김태훈(23)씨입니다.창고에서 자재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데 야근수당까지 합해서 78만원 정도를 받습니다.나머지는 대부분 최저임금인 58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비장애인 서유진(24·여)씨는 ‘친구따라 강남 온’ 경우입니다.서씨는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서 취직했습니다.서씨는 “이곳에서 일하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지 놀라게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 회사는 불량률에 가장 많은 신경을 씁니다.그렇잖아도 장애인들이 제품을 만든다는 것을 알고 원청회사들이 주문을 잘 내지 않으려 하는데 불량률까지 높으면 주문이 끊어지기 때문이죠.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 30억원 중 벌써 20억원을 달성했습니다.나머지 10억원도 연말연시 특수 때문에 무난하다고 합니다.내년 매출 계획은 올해보다 배 이상 늘어난 70억원으로 잡았답니다. 사회복지사 박소연(28) 선생님은 “장애인들이 직무에 적응하면서 능력을 차츰차츰 발휘해 나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아,벌써 오후 5시30분입니다.이제 퇴근해야겠네요.통근버스가 기다립니다. 김해 김용수기자 dragon@ ■이정민 대성ICD 사장 “장애인 고용은 실제로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장애인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정부가 시행한 장애인표준사업장에 선정된 ‘대성ICD’의 이정민(38)사장은 “장애인 고용에도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장을 처음 설립하면서 아예 중국으로 옮겨갈까 생각도 했지만 정부가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시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응모했다.이 사장은 대학졸업후 1994년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장애인고용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정부가 요구한 조건보다 대폭 강화했습니다.방 3개짜리 기숙사와 의무실을 만들었고 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해 사회복지사를 다섯명이나 따로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장은 공장 문을 연 후 3개월 동안은 직원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 애를 먹어야 했다.바둑알로 숫자를 세는 것부터 가르쳤다.절반에 가까웠던 불량률이 차츰 줄어들어 지금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다섯명의 복지사와 장애인 근로자 부모님들을 초청,근무일지 등을 검토하면서 개선점을 모색하고 있다.3개월에 한번씩은 성교육도 시킨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노하우에서는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 사장은 정부가 장애인 고용에 적합한 일자리를 적극 발굴,장애인 고용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근로자 부모님들이 고맙다며 전화를 하거나 찾아올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장애인으로만 자립할 수 있는 회사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이란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장애인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세운 반민반관(半民半官) 형태의 사업장이다. 투자는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하지만 경영은 민간이 전담한다.정부는 투자 후에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장애인 고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지도·감독만 한다. 지난 4월 경남 김해의 대성ICD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3곳의 장애인표준사업장이 있다.대성ICD의 경우 정부 16억원,민간 13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정부의 장애인고용정책은 그동안 주로 민간에 의존하고 소극적으로 개입해 왔으나 장애인 고용 확대에 한계를 인식,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장애인 고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장애인표준사업장 운영에 나섰다. 이 형태는 선진국 사례에서 벤치마킹했다.영국에서 장애인을 6000명 고용하고 있는 렘플로이,장애인 2만 6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스웨덴의 삼할 등에서 모델을 찾았다.렘플로이나 삼할 등은 정부가 전액출자했으며 운영손실도 보조해 주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정부는 초기출자만 하고 손실은 민간이 떠안아야 한다. 회사는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3000만원당 1명의 장애인을 10년 동안 고용해야 한다.임금은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장애인표준사업장을 발전시켜 장애인들로만 이뤄진 ‘장애인중심기업’을 선보일 계획이다.장애인표준사업장은 그 전 단계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중심기업은 설립비용뿐만 아니라 운영손실까지도 정부가 보전해 주는 모델이다.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는 장애인 고용을 위해 설립비용만 지원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앞으로는 운영손실까지 지원할 수 있게끔 법개정을 논의 중에 있다.장애인고용촉진공단 강병모 대외협력실장은 “장애인을 보호하는 전근대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면서 “전폭적인 예산 지원 등 정부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수 기자
  • 서울도심 우체국도 털렸다

    대낮 서울 도심 우체국과 은행에 연쇄 강도가 들어 돈을 털었다. 17일 오후 3시50분쯤 서울 동작구 대방동 대방새마을금고 분소에 택시기사 김모(26)씨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침입,1000만원을 털어 달아나려다 붙잡혔다.김씨는 문방구에서 구입한 장난감 권총을 수건으로 감싼 뒤 창구 여직원에게 들이대고 “종이가방에 현금 1000만원을 담으라.”고 지시했다.김씨는 “비상벨을 누르면 죽인다.”,“빨리 돈을 담지 않으면 총으로 쏘겠다.”고 위협하다 비상벨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김씨는 최근 회사규정을 어겨 20일 동안 근신 처분을 받던 중이었다.그는 “카드빚 200여만원을 갚고 생활비로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낮 12시25분쯤 서울 도봉구 도봉2동 우체국에 마스크를 쓴 청년이 들어가 현금 400여만원을 털어 달아났다.각목을 들고 침입한 범인은 이모(40·여)씨 등 여직원 2명에게 “총이 있으니 쇼핑백에 돈을 넣으라.”고 협박했다.경찰은 감색 트레이닝 상의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키 170㎝ 정도의 20대초반 남성을 쫓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 盧 “재신임투표 정국돌파용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재신임 국민투표와 관련,“재신임 투표를 하려는 것은 정책평가를 위해서도 아니고,불리한 정치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대통령 본인과 주변사람의 허물이 없고 금전적 부정도 없는 대통령을 원해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재신임을 재벌정책 등 정책과 연계하면 개혁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심각한 허물이 발견되면 사임할 줄 아는 양심을 보여주는 대통령을 원했다.”면서 “그런데 사임이 무책임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기에 그렇다면 그 점에 대해 국민에게 묻고자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정치인에게 적용되는 도덕적 기준이 엄격해지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많은 정치인들도 이에 따라 도덕적 기준을 올려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재신임 투표와 관련한논란으로)나라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지난 1980년대 후반 길거리가 최루탄으로 뒤덮였어도 우리 경제는 고성장을 지속했다.”면서 “우리 경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저는 이 기회에 우리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경제에도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투명성과 신뢰수준을 높이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지지층의 ‘이해’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은 옛날부터 (재신임 투표)요구를 해왔기에 재신임 국민투표가 쉽게 합의가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반대로 돌아서 참 난감하다.”면서 “내가 재신임을 묻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의 국민지지율은 35%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곽태헌기자 tiger@
  • ‘전설적 총잡이’ 그가 돌아왔다/24일 개봉 원스 어 폰어 타임 인 멕시코

    가벼운 듯하면서도 재치가 느껴지는 제목부터 영화는 눈길을 끈다.‘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Once Upon a Time in Mexico·24일 개봉)라니….세르지오 리오네 감독의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후광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이런 은유의 제목이 나왔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연출자는 ‘스파이 키드’‘황혼에서 새벽까지’ 등으로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온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대한 오마주(존경)로 제목을 붙였지만 이름과는 달리 두 영화는 드라마 전개상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영화는 95년작 ‘데스페라도’에 이은 ‘엘 마리아치’의 속편이다.전작들을 통해 확인했듯 감독의 악동같은 영상이미지는 이번에도 계속된다.신기에 가까운 총술을 구사하는 총잡이가 스파이더맨인양 벽을 타넘고,기타가 순식간에 기관총으로 둔갑하는가 하면,오토바이가 장난감처럼 허공을 가르고 질주한다.화려하고 경쾌한 액션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쉽게 매료될 시각장치들이다.사랑,분노,복수 등의 감정선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얼기설기 고리를 건 화면에는 시종 세련된 비장미가 넘실댄다.하지만 촘촘하고 기발한 드라마를 기대했다간 실망할 수도 있다.철저히 ‘분위기’에 기댄,‘스타일리시 영화’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부패정부를 무너뜨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CIA 요원 샌즈(조니 뎁)는 전설적인 총잡이 엘 마리아치(안토니오 반데라스)를 이용하려 한다.쿠데타를 일으켜 멕시코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마약밀매조직의 두목 바리요(윌리엄 데포우)의 오른팔인 마르케스 장군은 다름아닌 마리아치의 원수.마르케스의 손에 아내(셀마 헤이엑)와 딸을 처참히 잃고 복수의 칼을 갈아온 마리아치와,그 분노를 부추겨 목적을 달성하려는 샌즈의 음모가 극의 큰 줄기를 이룬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유연한 액션이 펼쳐지는 영화는,총구에서마저도 화염 대신 낭만을 뿜어내며 관객들에게 달콤한 최면을 건다.정열적인 멕시코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과감히 클로즈업되는 화면은 ‘낭만액션’을 역설하는 데 효력을 발휘했다.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도죽은 아내를 떠올리며 여유만만하게 기타줄을 튕기는 로맨티스트 반데라스와,멀쩡한 팔에 의수를 끼고 이를 무기삼는 교활한 조니 뎁이 캐릭터를 충돌시켜 빚어내는 효과음도 신선하다.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초호화 캐스팅.미키 루크까지 가세한 화려한 배우진영이 영화의 볼륨을 키워놓는다. 재주많기로 소문난 감독이 각본·제작·촬영·미술·편집·음악까지 도맡았다.비용절감과 촬영의 효율성을 노려 최근 한창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100% 디지털 영화다. 황수정기자 sjh@
  • 쉬어가기˙˙˙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한국적 화면과 배경음악으로 쓰여진 서양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스캔들’의 음악감독을 맡은 이병우는 “이 영화의 배경은 서양으로 치면 후기 바로크에서 고전 초기로 넘어가는 시기”라면서 “영화에 사용된 음악도 이 시대의 음악”이라고 밝혔다.공간은 동서양으로 갈리지만 같은 시대를 호흡하던 음악이라는 설명인데,기타연주자로 더 유명한 그는 “그래도 처음에는 정말 난감했다.”고 털어놓았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그림자

    블레즈 상드라르 원작 / 마샤 브라운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림출판사 펴냄 프랑스에서 날아온 ‘그림자’(김서정 옮김,보림출판사 펴냄)는 청소년이나 어른들에게도 꽤 깊은 울림을 전할 그림책이다. 프랑스 시인 블레즈 상드라르(1887∼1961)가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아 쓴 산문시 ‘주술사’에서 발췌한 글에,칼데콧상을 여러번 수상한 미국의 유명 그림책 작가 마샤 브라운이 그림을 그렸다. 그림자는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자연 속 장난감 가운데 하나.빛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존재하는 그림자는 영혼을 은유하는 문학작품의 단골소재이기도 하다.동시처럼 일정한 운율을 띤 이 책 속에서도 그림자는,몇번씩 곱씹어야 이해가 될락말락한 중의적인 글감으로 쓰였다. ‘눈은 그림자가 없어.모든 달의 아이,해의 아이,땅의 아이,물과 공기와 불의 아이들도 그림자가 없어.그림자에게도 그림자는 없지.’ 그림이 매우 강렬하고 주술적이다.아프리카의 자연과 문화를 배경으로 검은 그림자의 이미지를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했다.‘밤길을 갈 때면 그림자는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갈가리 찢기면서…하지만 절대로 울지는 않아.그림자는 목소리가 없으니까.’ 소리내어 읽기보다는 가슴으로 느껴야 더 좋을,감성과 무의식을 자극하는 책이다.칼데콧상 수상작.초등3년 이상.8000원. 황수정기자
  • [사설] 검찰, 비자금 수사 흔들림 없어야

    SK를 비롯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새삼스레 세인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천명하면서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의 SK 비자금 수수를 직설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국가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검찰로서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재신임 사태가 여간 난감하지 않을 것이다.검찰은 모임을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한다.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상황이고 보면 당연하다.문제는 사회 정의 확립이라는 검찰 본연의 자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SK 등 검은 비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가 이상하리 만치 말수가 없어졌다고 한다.“대상이 누구든 혐의만 있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던 다짐이 눈에 띄게 퇴색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현대와 굿모닝시티 비자금 수사도 미완이거니와 SK 비자금 사건은 아직 관련자의 소환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의 이같은 조짐은 예삿일이 아니다.혹시라도 검찰이 밝혔듯,대선 자금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해서 이쯤에서 어정쩡하게 덮으려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권력의 비리 척결은 시대적 소명이다.재신임 문제가 정권의 문제라면 부정·부패 척결은 국가의 백년대계일 것이다.검찰은 한국의 부패 지수가 날로 악화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지난해만 해도 국제투명성기구 조사에서 세계 40위이던 것이 올해엔 50위로 추락했다.사회 일반의 비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권력 비리가 척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불행하게도 최고 권력자의 자제와 소위 측근들,그리고 ‘집사’들의 뇌물 비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검찰은 비자금 수사를 시작했던 초발심을 추슬러야 한다.대검 중수부는 온 국민이 두눈을 부릅뜨고 비자금 수사를 지켜보고 있음을 새겨야 할 것이다.
  • 기자간담회 분야별 내용/盧 ‘송교수 이념공세 불편””

    1.송두율교수 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휴일을 맞아 3일 출입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을 방문해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질문을 받았지만,특히 송두율 교수 문제를 말하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 대통령은 송 교수 문제로 남남갈등과 이념공방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이 송 교수 문제에 대한 ‘원숙한 처리’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노 대통령은 “그냥 생각했던 것보다 (송 교수에게)여러가지 불리한 사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의외”라면서 “그것이 이념공세의 빌미가 되니까 좀 불편하다.”고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공세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입국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송 교수)초청 문제가 나왔을 때 별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전혀 관여하지 않아도 이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든 대통령을 한번 흔들어 보려고 공격을 해대는 상황인데,(처리)문제에 관해서 상식적인 의견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모든 상식적인 의견도 다 흠을 잡아서 공격하면 공격거리가 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대통령은 지켜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송 교수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은 유보했지만,과거의 냉전적인 잣대에서는 탈피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문제가 검찰·법원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검찰에서도 그 정도의 판단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에)맡기자.”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2.파병·北核 문제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유엔결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유엔결의가 있고 없음에 따라 (파병)결론은 안 바뀐다 할지라도,그 결정의 앞이냐 뒤냐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라크 파병문제는 경제적 이익,주한미군 재배치,북핵 등과 연계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지만,‘성공적인 6자회담’ 등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해소되는 것이 최대 고려사항임을 거듭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파병을 안 한다할 경우도 생길 수 있는 일들이 또 그렇게 만만치 않게 많고,했을 경우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면밀히 조사한 뒤 신중하게 시간을 두고 논의해가는 게 옳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선언한 것과 관련,“거기에 대한 평가는 미국도 한국도 다르게 하고 있지만,이런저런 돌발사태가 끊임없이 있어왔다.”면서 “그것을 안정적으로 우리가 해석해왔기 때문에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지,우리가 과민하게 반응하면 훨씬 더 긴박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발언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김진표 경제부총리의 ‘파병 찬성’ 등의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무위원들의 조심스러운 의견 개진이 민주사회에서 의견수렴과정이라면 나무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과의 관계에서 국무위원들이 각자 알아서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3.정치 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3일 ‘호남배신론’을 제기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겨냥,“그 말 가지고 국회의원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양심들 있어야지.”라며 다소 격렬한 말투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아울러 현 국회에 대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가득한 구도이고,그 구도에서 재미보자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광주·전남언론인 합동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일부 국회의원들에 의해 ‘호남사람들이 나 좋아서 찍었나.이회창 후보 싫어서 찍었지.’라고 와전된 것과 관련,“꼬투리만 잡아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아무리 그래도 내가 호남 사람 모아놓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겠나.대통령이 되기 전부터,아무런 신세 지기 전부터 호남사람들에게 충성이라고 표현하면 충성이라고 할 만큼 모든 정성 바쳤다.하물며 대통령 당선되는 데 호남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는데 내가 왜 배신하나.”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신4당체제 출현에 대해 “대통령들이 정계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기 편하도록 정계를 개편해왔지만,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정치구도가 지역분할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득권 구조이기 때문에,그것이 스스로 와해돼 새롭게 재편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단언컨대 지역구도가 계속 유지되면 정치인만 재미를 보고 국민들은 그야말로 속골병이 든다.”면서 “지역구도가 이런 식으로 굳어지면 호남 역시 이대로 빛을 볼 수 있나 묻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 콕! 새게임 속속 등장 고르는 재미 솔솔/비행슈팅·피규어 배틀등 선봬 게이머들 입맛따라 욕구 충족

    리니지 등 팬터지풍 롤플레잉 게임이 주도하던 온라인 게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해전 시뮬레이션,피규어 배틀,리듬 음악 등 다양한 소재의 게임들이 속속 등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특히 잇따라 쏟아지는 비행 슈팅 게임들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나포스닷컴은 “우리의 게임 사이트 센게임(cengame.hanafos.com)에서 제공하는 3차원 온라인 비행 슈팅 롤플레잉 게임인 ‘아스트로엔’이 시범 서비스 한달여 만에 동시 접속자 1만여명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아스트로엔’은 3차원으로 구성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비행정을 제작해 전투를 펼치는 비행 액션 게임.실시간 완전 3차원 영상으로 재현된 화려한 그래픽과 특수효과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온라인 게임 업체 CCR(대표 윤석호)도 곤충 비행기 슈팅 게임인 ‘비틀윙(www.beetlewing.co.kr)’을 서비스하고 있다.롤플레잉 게임 요소를 가미한 성장 시스템과 자신만의 비행체를 꾸밀 수 있는 튜닝 시스템이 특징이다. 웹콜월드(대표 박용호)가 최근 개발한 ‘아툼온라인’도 3차원 온라인 비행 슈팅 롤플레잉 게임이다.웹콜월드 관계자는 “실시간 음성통신을 지원해 팀원들끼리 실제 음성으로 대화를 하며 긴밀한 공동작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이외에도 네오위즈의 횡스크롤 비행 슈팅 게임 ‘범핑히어로즈’,한게임의 ‘골드윙’,조이온의 ‘메이트’ 등도 곧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행 관련 온라인 게임들이다. 에스디엔터넷(대표 김학용)은 최근 “지난 8월 중순 유료화한 제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해전 온라인게임 ‘네이비필드’(www.navyfield.co.kr)가 한달여 만에 유료가입자 3만 5000명,동시접속자 3000명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네이비필드’는 최근 중국과 홍콩 등 동남아 5개국과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타이완 업체에서도 진출 문의가 들어오는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협 온라인게임인 ‘천상비’를 개발한 하이윈(대표 허종도)도 다음달에 피규어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 ‘배틀 피규어 온라인’(BF)을 내놓을 계획이다. ‘BF’는 장난감 인형인 ‘피규어’와뽑기 인형인 ‘가샤폰’을 소재로 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전투를 벌이는 게임. 이외에도 서울 시내 도로를 실제처럼 묘사해 현실감 있는 도심 폭주를 즐기는 레이싱 게임 ‘시티레이서’(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대표 전동수)도 최근 동시 접속자 1만 8000명을 넘겼고,엠게임(대표 손승철)의 온라인 리듬음악 게임 ‘오투잼’도 최근 동시접속자 6000명을 넘겼다. 빗자루 등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는 플라잉(Flying)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프리프’를 준비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업체 큐로드(대표 김은철)의 조학룡 이사는 “이제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업체들의 과열경쟁으로 포화 상태에 있다.”면서 “이제는 게이머들의 다양한 수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로엔’을 서비스하고 있는 하나포스닷컴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의 장르 다양화는 공급 포화 상태인 시장 틈새를 겨냥한 주목할 만한 변화”라면서 “장르 다변화 등을 통한 다양성 확보는 온라인 게임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송두율 파문 /강금실 법무부장관 “한쪽 방향 보고 수사하진 않을 것”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면서 기자와 만나 송두율 교수 문제와 관련,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기소든,불기소든,공소보류든 한쪽 방향을 보고 수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지난달 24일 “송 교수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 해도 처벌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그러나 검찰에서 기소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청와대 국무회의를 다녀온 뒤 종일 외부 접촉을 피했다.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난감한 듯 언급을 회피했다.사무실에 돌아와서도 정책기획단과 점심을 겸한 회의를 마친 뒤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했다. 지난달 24일의 발언이 외부로 알려지자 강 장관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일 뿐’이었는데 확대 보도됐다는 것이다.강 장관은 야당의 비판을 받자 “독일 국적자라도 친북활동을 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이지만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며칠 뒤 강 장관은 “국가보안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한발짝 물러섰다.그러나 송 교수가 노동당에 가입했다는 사실에 대해선 “입당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노동당을 탈당했는지,또 실질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공소보류 가능성을 열어뒀다.또 한총련 사건을 예를 들면서 “우리사회가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며 합의점에 도달할 만큼 포용력이 넓어졌다.”며 사법처리보다 사회적 합의에 무게를 두는 듯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강 장관의 평소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 “검찰을 돕기 위해 강 장관이 말을 아끼는 것”이라고 말했다.강 장관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송 교수의 처벌에는 회의적이라는 분석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송두율 파문 /신당 “법대로 해야지…” 민주 “사실 철저확인을”

    통합신당 합류를 일찌감치 선언한 민주당 이재정(전국구) 의원은 2일 기자들이 송두율 교수 처리에 관해 묻자,난감한 표정으로 “법대로 해야지 뭐….”라면서 고개를 떨구었다.대표적 진보성향 정치인으로서 이념문제에 관한 한 거침없이 소신을 밝혀온 그는 이날따라 “나는 아직 민주당 의원이니까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라.”며 통합신당 당사를 황급히 떠났다. 국정원이 송 교수의 간첩혐의를 밝힌 이후 통합신당측은 입장표명을 꺼리고 있다.이날 아침 8시부터 1시간 넘게 지도부 회의를 가졌음에도,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기자들에게 “오늘 회의에서 송 교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껴갔다. 사실상 여당이자,기성정당 가운데 가장 진보성향으로 꼽히는 통합신당이 이번 사건을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비슷한 지지기반을 놓고 통합신당과 ‘파이 경쟁’을 하고 있는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다.“섣불리 이념논쟁을 확대하거나 경솔하게 대응해선 안된다.중요한 것은 엄격한 절차에 따른 냉정한 사실 확인이다.”는 김성순 대변인 논평에서는 약간의 여유도 느껴진다. 김상연기자 carlos@
  • 청와대/“본인해명 기회를” 유보입장

    청와대는 송두율 교수의 보안법 위반 사실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드러나자 난감해하면서도,일부에서는 “대승적으로 그를 포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했다.청와대 핵심비서관은 1일 정형근 의원이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자,“국정원에서 보고받은 내용이 전혀 없다.”며 “정보위 발표 외에 송 교수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한다.”고 일단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그러나 그는 “정말 신분이 교수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했느냐.”는 등 몇몇 대목에서는 되묻기도 했다.문재인 민정수석도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국정원이 송 교수에 대해 ‘공소보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과 관련,“청와대가 어떤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검찰 수사가 남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또한 그는 “송 교수 처리는 국정원과 법무무,검찰이 협의해야 할 문제”라면서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가 확정돼 최종단계에 가야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도 송 교수가 귀국했고,국정원의 조사에 협조적이었으며,과거를 반성하고 있다는 점,독일과의 외교적 문제 등을 고려할때 우리사회가 포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보였다.그는 “정말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과거의 어떤 행위가 체제를 전복시킬 만한,명백하고 강력한 행위가 아니었다면,꼭 처벌해야 해야 하는지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퇴임하면 실크로드로 제2세계일주”/45개국 여행한 이성 구로 부구청장

    다음달 4일 구로구청 앞에서 이색 마라톤대회가 열린다.벤처기업 직원 1000여명이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으로 달리는 ‘제1회 벤처인 넥타이 마라톤대회’다.공무원 이성(47)씨가 기획했다. 이씨는 지난 2000년 7월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훌쩍 휴직계를 내고 만 1년동안 가족 4명과 함께 세계 45개국 일주를 감행,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는 세계일주를 마친 뒤 복직,지난해 7월부터 구로구 부구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그는 무모한듯 했던 천하주유가 그와 가족들을 한층 더 성숙하게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경험만큼 자라다 현재 이씨는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처조카 홍익환(14)군 소유의 아파트에 세들어 산다.14살 처조카에게 얹혀 식구들이 더부살이를 하는 ‘기이한 동거’다. “조카 익환이는 제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청주에 사는 아빠와 떨어져 저희와 같이 살았습니다.세계여행도 함께 했죠.처남은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여행비로 써버린 우리를 위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조카 명의로 사두었습니다.그리곤 지난 1월 조카만 남겨둔채 갑자기 숨을 거뒀지요.” 이씨는 부모를 잃고 혼자된 조카에게 얹혀살다가 조카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밑천삼아 살라.”며 집을 비워주고 나갈 생각이다. 조카 익환군을 비롯,아들 홍일(18)·영일(17)군 그리고 아내 홍현숙(46)씨와 이씨까지,1년동안의 여행은 이들 다섯 가족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아이들은 모두 친구들보다 1년씩 학년이 늦춰졌지만 그들보다 몇 곱절 빨리 어른이 됐다. “학교 선생님들이 저희 아이들을 보고 ‘여느 학생과 다르다.사회생활을 경험한 어른같다.'고 얘기합니다.” 또래 아이들이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몸으로 깨달은 지식이 아이들을 변화시켰다는 의미다. 귀국 직후 아이들이 다시 돌아온 일상을 견디지 못해 힘들어할 때도 있었다. “큰 아이는 처음엔 ‘한국에서는 대학 입학이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니 빨리 끝내고 자유를 찾자.’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지금은 일상에 많이 적응한 것 같습니다만.” 경기고 2학년에 재학중인 장남 홍일군은 지난 여름 학교선거에서 많은학생들의 지지를 얻어 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아내 홍씨와 이씨는 초조해하고 조급해하던 성격이 낙천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버둥버둥 살기가 싫어졌지요.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파하지 않고,남의 집값이 얼마나 뛰었든 신경 안쓰게 됐다고나 할까요? 제 페이스대로 살게 됐다는 것이죠.” ●‘넥타이 마라톤'등 문화축제 준비 구로구 부구청장으로 부임한 뒤 이씨는 가슴이 아주 후련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남부순환도로 근처 개봉1동에 있던 육교가 철거되고 횡단보도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였다.그는 육교를 ‘무지무지' 싫어한다. “현재 개봉2동에서 육교를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여론조사를 하고 있습니다.문제없으면 철거할 겁니다.” 육교 통행을 국민에게 강요하려면 홍콩처럼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하고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설치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지하도 역시 못견뎌한다.전 세계를 통틀어 지하도나 육교가 있는 나라는 아주 드물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런 이씨는 요즘 자치구를 문화도시로 만드는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다음달 2∼5일 열리는 구로구의 ‘문화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넥타이 마라톤도 축제행사의 하나다. 시민들에게 도로를 가득 메운 넥타이부대의 행렬을 보여주며,구로구가 ‘굴뚝과 매연’의 이미지가 아닌,1800여개 벤처기업이 입주한 ‘첨단산업단지’란 사실을 널리 알리고 동시에 ‘젊은 벤처문화’를 심겠다는 의도다. “도로가 넓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졌다고 좋은 도시는 아닙니다.주민들이 다같이 문화를 만들며 향유할 수 있어야 살기 좋은 도시지요.” 내년초 착공을 목표로 자치구 최초로 전문적인 장난감도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지난 7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시민들이 ‘장난감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을 목격한 뒤 마음속에 담아뒀던 사업이다. “선진국 부모들도 자녀에게 매번 새 장난감을 사주기는 힘듭니다.장난감도서관은 ‘내 아이가 안쓰는 장난감을 다른 아이를 위해 제공한다.’는 공유문화의 개념입니다.그러면 내 아이도 장난감을 얻게 되니까요.” ●요즘에도 세계일주 문의 이메일 수십통씩 요즘에도 이씨에겐 세계일주를 문의하는 이메일이 수십통씩 쏟아진다.지금까지 이씨에게 자료와 조언을 구해 세계일주를 떠났거나 계획중인 가족만 모두 5가족이다.정보수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그들 대부분은 이씨 가족이 경험했던 여행코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씨는 정년퇴임하면 ‘실크로드를 따라 티베트와 네팔을 지나고,다시 중앙아시아를 돌아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제2의 세계일주에 나설 계획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애견에 꽃바구니 보내세요”/꽃배달서 작명·장례까지 애완동물 서비스업 성업

    “우리가 만난 지 벌써 3년.무엇보다 네 쌍둥이를 건강하게 낳아 준 것에 대견할 뿐이다.사랑해.” 최근 집안에 경사를 맞은 회사원 조형상(33)씨는 애틋한 마음을 담아 집에 꽃배달을 시켰다.무슨 연유인지 미혼의 아들이 산모(?)에게 보내는 사랑의 꽃바구니를 조씨의 부모는 기쁘게 맞이한다.조씨의 집에서 애정 어린 출산 꽃바구니를 받는 주인공은 다름아닌 이 집의 애견 ‘꼬마’.꽃과 함께 배달돼온 강아지용 이유식과 장난감을 제외한다면 영락없이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출산 꽃다발이다. 최근 집안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이를 겨냥한 인터넷 서비스가 늘고 있다.기존의 먹이나 의류 등을 파는 등을 파는 쇼핑몰의 수준을 넘어 최근엔 전용 꽃배달서비스부터 장례업,작명소까지 종류도 다양하다.인터넷 꽃배달서비스 회사 꼬필래(www.kplflower.com)는 최근 애완동물만을 위한 꽃배달 서비스를 개설했다.출산에서 결혼,생일,근조화환 등 다양한 종류의 꽃바구니와 함께 배달되는 선물은 애완동물 종류와 나이에 따라 장난감부터 먹이의 종류까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회사 관계자는 “애완동물에게 보내는 꽃 주문이 증가하면서 전용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면서 “주 고객은 20∼30대 젊은 네티즌이며 그중 여성이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애완동물을 위한 장례업도 성업중이다.주인이 장례를 신청하면 회사측에서 가정을 방문해 재단을 만들고 애완견을 씻겨 수의를 입힌 후 오동나무 관에 안치한다.1일장이고 대부분 화장으로 처리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 장례의 모습과 다름없다. 강아지 전문 장례업체 강아지넷(kangaji.net) 관계자는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슬픔이 더해 분위기는 일반 장례 못지 않게 엄숙하다.”면서 “보통 2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지만 수요가 늘어 애견전문 장례업체만 1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독자의 소리/ 섬 밤낚시 땐 경찰에 연락을 외

    섬 밤낚시 땐 경찰에 연락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소연평도 출장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다.이곳은 서해5도 중 최남단에 위치했으며 주민 대다수가 꽃게잡이로 생업을 한다. 경치가 아름다워서인지 낚시꾼이 많이 찾아오는데 가끔은 낚시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하게 된다.낚시꾼들은 밤에 바다낚시를 많이 하는데 안전조끼도 입지 않은 채,갓 잡아올린 생선으로 술을 마시다가 물에 빠지거나 바위에서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다. 경찰관으로서 더욱 난감한 것은 초소에 알리지 않고 밤에 낚시를 나갔다가 사고가 발생해도 사고지점이 어느 곳인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낚시꾼들은 휴대전화만 믿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이곳은 섬이라 기상변화가 심해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지역이 많다.섬에서 낚시할 때에는 어느 장소로 간다고 경찰 초소에 행선지를 알려주면 시민 안전을 보호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김치훈(인천 중부경찰서 소연평출장소장) 해안에 방풍림 조성해야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자리마다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참으로 눈뜨고 보기에도 처참해 안타깝기만 하다.그런데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도 별 피해가 없었던 곳이 있다니 참으로 다행이다.강한 바람막이 역할을 든든히 해주었던 방풍림 덕택이라고 한다.남해 지역의 경우 수백년 전에 조상들이 조성해 놓은 방풍림 덕을 톡톡히 본 지역이 있는가 하면 인근 또 다른 지역은 개발을 위해 방풍림을 모두 베어 이번 태풍으로 인해 피해가 컸다니 대조적이다.방풍림은 가옥이나 농경지,농작물 및 목장을 보호하는 등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지만 평상시 휴식 공간으로서 관광 효과도 높다.방풍림 조성용 수종은 지역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성장이 빠르고 바람에 잘 견디며 힘이 좋은 상록수나 침엽수가 좋을 것이다.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만큼 전국 해안을 비롯하여 강한 비바람이나 해일의 우려가 예상되는 지역의 경우 반드시 방풍림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김미라 (서울 구로구 구로본동)
  • [길섶에서] 가을 운동회

    흰색과 청색 모자로 편을 가른 아이들이 손바닥만한 운동장을 뱅글뱅글 돈다.청색 모자가 내내 앞서 싱겁게 경기가 끝나는가 싶더니 반바퀴를 남기고 흰색 모자가 바람처럼 내닫는다.그야말로 잘 짜여진 드라마처럼 청백 계주는 한판의 역전극을 연출한다. 순간 운동장 가득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한다.‘백군 이겼다’ ‘청군 파이팅’.점심시간 딸아이가 의기양양하게 달려온다.아이의 가슴에선 개인경기 2등 표시인 분홍색 리본이 훈장처럼 빛난다.얼마전 서울 도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의 광경이다. 휘날리는 만국기,솜사탕과 번데기 등 군것질거리와 피리 팽이 등 장난감을 파는 잡상인들,본부석 천막 안에 점잔을 빼고 앉은 외빈들….겉모습은 추억속의 운동회와 다를 바 없지만 속은 달랐다.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등 동네 어른들이 한데 모여 왁자지껄 어울리던 ‘마을잔치’는 옛말이다.어머니가 싸주던 김밥이나 삶은 계란·밤 등은 배달시킨 고급 도시락이나 피자 등으로 대체됐다.할아버지 아저씨들이 한쪽에서 술잔을 권하던 정겨운 광경도 아련한 추억일 뿐이다.그래도 아이들은 즐겁다. 김인철 논설위원
  • 중산층도 원정 출산 대행업체만 30여곳

    미국 이민당국이 한국인 원정 출산 임산부와 현지 산후조리원을 전격 조사한 이후에도 국내 원정출산 바람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캐나다 등 제3국으로 눈을 돌리거나 문제의 소지가 된 대행업체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원정출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미국 시민권자인 친지에게 ‘위장입양’시키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최근 관광비자로 입국,출산을 마친 한국여성 10명을 입국목적과 체류사유가 다르다며 무더기로 체포해 조사한 뒤 “6개월 내 출국하라.”고 통보했었다. ●美친지에 ‘위장입양'등 음성·편법 늘듯 다음달 중순 출산 예정인 김모(32)씨는 미 정부의 조사 소식을 듣고 출산 대행업체와의 당초 계약을 해지했다.대신 LA 한인타운 내 교민을 통해 개인적으로 원정출산에 나설 생각이다. 김씨는 “이번 사태는 난립한 산후조리원 등 대행 업체들이 세금을 탈루하거나 산모들의 서류를 한꺼번에 처리하다 발생한 것”이라면서 “개인 경로를 통해 현지의 저명한 대학병원에서 고도의 의료기술과응급조치가 필요한 ‘위험 산모’ 서류를 발급받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면 괜찮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모(31)씨는 당초 11월로 예정된 미국행 원정출산을 캐나다행으로 바꾸기로 했다.이씨는 “얼마전 원정출산 서류 대행업자들의 사회보장번호(SSN)가 미 이민국 조사를 통해 노출되고,추적당하는 바람에 22년 전 아이를 낳아 영주권을 받은 일가족이 모두 추방당한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이씨는 “차라리 비자 걱정도 없고 미국과 버금가는 교육·복지 환경을 가진 캐나다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말 미국에서 출산하려던 최모(29)씨는 “불안한 미국 원정출산을 포기하고,국내에서 아이를 낳은 뒤 미국 공무원 자격으로 미8군에 근무 중인 친척의 양자로 입적시켜 미국 시민권을 얻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원정출산 작년 5000건… 올 벌써 7000건 자국 영토에서 출생하면 국적을 부여하는 미국의 ‘속지주의’를 악용한 원정출산은 6∼7년 전부터 성행했다. 대행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5000여건에 머물렀던 원정출산이 올 들어 8월까지 이미 7000건을 넘어섰다. A업체 관계자는 “의사·변호사 등 특정계층과 부유층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일반 회사원을 비롯,중산층 이하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출입국 수속부터 병원,숙소,산후조리까지 한꺼번에 묶어 패키지 여행상품처럼 ‘원정출산 상품’을 판매하는 대행업체와 전문 사이트만도 30여곳에 이른다.B업체 관계자는 “원정출산이 늘면서 현지에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의사·간호사를 둔 병원과 홈스테이 등이 보편화돼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미국에서 첫 아이를 출산한 양모(30)씨는 “두달간 기본적인 가족 체재 비용을 빼고도 3000만원 이상 들었다.”면서 “하지만 고등학교까지 교육비가 무료인 데다 나중에 가족 초청으로 부모도 영주권을 얻을 수 있어 오히려 이득”이라고 말했다. ●인권침해 소지로 대처 난감 외교당국과 미 대사관측은 한국여성의 원정출산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어 대처에 부심하고 있다.주한 미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인의 원정출산 문제를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비자 심사시 규제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목적과 다른 비자 발급을 반복할 경우의 사후조치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외교부 당국자도 “원정출산 가능성을 이유로 임산부의 미국행을 막는 등의 조치는 인권침해 소지 때문에 대책 마련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새달 2~10일 부산국제영화제

    새달 2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www.piff.org)가 2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아픔의 자리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분위기가 예년과 다르지만,그래도 필름은 어김없이 돌아간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해운대의 메가박스 10개관이 메인상영관이다.여기에 남포동의 부산극장 3개관,대영시네마 3개관,수영만의 야외상영관 등 모두 17개관에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의 특기사항은 뭐니뭐니해도 상영작의 양이 역대 최대라는 것.세계 60개국의 244편이 쏟아진다.처음 공개되는 작품만도 무려 123편이다.무슨 작품을 누구와 어떻게 봐야 좋을까? 난감할 예비관객들을 위해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아봤다. #가족과 부담없이 어린 아이가 주인공인 진한 감동드라마를 찾는다면,필리핀에서 온 ‘마그니피코’를 기억해두자.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꼬마 주인공이 가족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눈물샘이 터질 것이다.일본 애니메이션 ‘가라쿠타’도 눈여겨볼 만한 작품.도시 뒷골목의 주인공과 친구인 고양이가 엮는 이야기가 유머로 버무려졌다.애니메이션으로는 덴마크산 ‘곰이 되고 싶어요’도 인기가 좋을 듯하다.야외상영관쪽으로 가족나들이를 갈 요량이라면 뉴질랜드산 ‘웨일 라이더’도 좋다.여성을 홀대하는 관습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로,뉴질랜드의 수려한 경관에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가족사랑을 일깨워줄 다큐멘터리도 있다.중국 샤칭 감독의 ‘마지막 순간까지’,쿵후스타 청룽(成龍)의 가족사를 그린 ‘용의 흔적:청룽과 그의 잊혀진 가족’이 그들이다. #연인과 오붓하게 ‘뮤리엘의 웨딩’‘브리짓 존스의 일기’류의 로맨틱 코미디에 점수를 주는 팬이라면,러시아산 ‘릴리아에게 사랑을’을 보면 된다.닭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볼품없는 노처녀가 사랑을 찾는 줄거리.달콤하면서도 듬직한 메시지까지 깃든 사랑이야기로는 ‘덴마크식 러브스토리’가 있다. 사랑의 방식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고 싶다면 케이트 허드슨·나오미 와츠 주연의 ‘프렌치 아메리칸’이 제격이다.미국인 여자가 프랑스인 남자를 사랑하면서 겪는 문화적 충돌이 흥미롭다.이밖에 조지 클루니·캐서린 제타 존스 주연의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참을 수 없는 사랑’,블랙코미디 ‘유니와 라이다’,죽은 연인을 못 잊어 그가 그린 그림 속의 배경을 찾아다니는 홍콩영화 ‘꿈꾸는 풍경’도 눈에 띈다.소꿉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줄거리의 인도네시아산 ‘7번째 집’과 10세기 왕과 왕비의 사랑을 그린 인도산 ‘아나핫’은 이국적 정취의 로맨스를 전한다. #낯설지만 특별한 추억을… 영화제측은 비평가들이 엄선한 8편을 마니아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내 머리 속의 깃털’(벨기에·토마 드 티에르 감독),‘릴리아에게 사랑을’(러시아·라리사 사딜로바),‘명일천애’(중국·유릭 와이),‘미소’(한국·박경희),‘산딸기’(일본·니시카와 미와),‘솔트’(미국·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카트린 부인은 어디에?’(스페인·마크 레샤),‘투쟁’(오스트리아·루트 마더) 등이다.익숙하지 않은 화법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그해 가을 부산에서 본 영화’로 오랫동안 각인될 수작(秀作)들이다. 황수정기자 sjh@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절망의 섬마을 거제 내도·가조도

    “눈물도 안납니더.나라에서 낙도 사람들 사정은 아는가 모르겠네예.” 수해 복구작업이 한창인 곳도 있지만 누구보다 큰 피해를 입고도 복구를 엄두조차 못내는 섬마을 주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중장비와 인력의 접근이 불가능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막막함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허로 변한 내도 경남 거제시 일운면 내도.10가구 16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마을에 태풍은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왔다.주택과 마을회관 등 8채의 건물이 밀집해 있던 마을 어귀는 ‘폭격을 맞은 듯’ 폐허로 변했다. 해저 상수관로 2.3㎞가 유실돼 식수공급이 끊겼고 전기와 전화마저 6일째 불통이다.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방파제와 부두가 파괴돼 소형 어선이 아니면 섬에 접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복구를 위해 육중한 콘크리트와 돌더미를 정리하는 일이 급선무인 주민들로선 난감하기만 하다. 무너진 집터에서 가재도구를 챙기던 최원호(51)씨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망연자실해했다.그는“고조부 때부터 100여년 지켜온 집과 족보,사진 등이 모조리 쓸려갔다.”면서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박덕순(77·여)씨는 “사라 때도 끄덕없던 마을이었다.”면서 “50년 섬 생활을 접고 뭍에 있는 아들 집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거제시측은 상수관로가 복구되기까지는 짧아야 2개월,접안시설 복구까지는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최씨는 “문제는 섬 안에 생활할 공간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컨테이너라도 들어오면 시간이 걸려도 우리 힘으로 마을을 일으킬텐데…”라며 발을 굴렸다. ●바깥 세상과 단절된 가조도 비슷한 시각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신교부락.구부정한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하며 반모연(77·여)씨는 갯물에 쓸려간 가재도구를 찾고 있었다.자원봉사자나 군 부대의 지원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단 1척의 배편이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수단이다. 집채만한 해일이 덮치던 지난 12일 밤.반씨는 정신 장애를 앓는 아들(50)의 손을 잡고 야트막한 산쪽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물이빠진 뒤 남은 것은 한되 정도의 쌀과 물에 불어 쓸모 없어진 이불뿐이었다.다른 150여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전체 가옥의 반 이상이 파손됐고 600여㏊의 피조개어장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기와 전화는 물론 식수까지 끊겨 주민들은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인근 굴룡포구 앞엔 5㎞ 떨어진 신현읍 장평리 조선소에서 떠내려온 높이 110m의 국내 최대 규모 해상크레인과 20만t급 LNG 수송선이 버티고 있었다.산더미 같은 배들이 양식어장 위로 떠밀려 오면서 미더덕 등을 생산하던 어장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일부 부두가 쓸려나가는 바람에 지원을 하려고 해도 배를 댈 수가 없다.”면서 “힘들게 지원 선박이 도착해도 해안도로의 유실이 심해 포크레인 등 복구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거제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열린세상] 安分知足의 정치를 펴라

    ‘민족 대이동’이었다고 한다.언론에서 즐겨 쓰는 말이다.길 나선 국민이 3000만명은 되지 않겠느냐는 어림셈이 의심없이 통한다.도대체 어디로들 몰려간 것일까. 한가위는 본래 ‘계절의 한가운데’를 뜻하는 말이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한 것은 이 계절이 ‘풍요의 한가운데’임을 말해준다.가득차고,넉넉하고,넘치는 때라는 뜻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고 겸손되이 말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세계관의 표출이다.이런 생활 철학은 놀랍고 또 자랑스럽다. 그러나 ‘더도 덜도’의 철학과는 무관하게,‘오늘 여기’의 현실은 아주 난감하다.안분이고 지족이고 겨를이 없다.당장 가서 목격한 고향의 농사는 지나친 비와 모자란 햇볕으로 드물게 보는 흉작이다.흉작보다 근본적인 것은 나라 경제가 어둡고 괴롭다는 사실이다.정치는 갈수록 저능(低能)이고 퇴영인데,사회는 리더십을 잃고 바야흐로 ‘만인과 만인의 투쟁’ 양상이다.서민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의 벼랑 끝에 내몰려,그 벼랑에서 끝내 떨어져가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는 지금 ‘자살의 계절’을 맞이했다.비극이다.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지난 2002년에 1만 3055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7090명을 크게 앞질렀다.문제는 자살자의 급증이 ‘빈곤 자살’에 기인한다는 점이다.통계는 올들어 7월까지 자살자 6005명 가운데 6.7%인 408명이 빈곤 자살이었다고 기록했다.빚에 몰려서,생활고로 목숨을 버리는 생계형 자살자가 한 달에 58명,하루 2명꼴이라는 얘기다. 카드빚에 쫓기고,부도내고,마침내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혀서,시장경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생존권마저 박탈될 위기에 놓인 인구가 350만명을 헤아린다.이들을 벼랑 끝에서 받아줄 ‘생명의 그물’은 없다.‘이 세상의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하는 정의(定義)는 적어도 이들에게는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통합을 불가능하게 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두말할 것 없이 빈부격차이고,그 심화다.우리 시중은행에 월 1000만원 이상을 정기 저축하는 계좌가 6만 3575개나 된다는 금감원 자료가 다시 놀라게 한다.그 중 8000개 가까이는 10대와 20대가 주인이다.다달이 1억원씩 쌓을 수 있는 ‘나이 어린 부자’를 상상해야 하는 처지는 괴롭다.고문이고 폭력이다. 우리는 경제규모 세계 13위,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원이지만 그 복지수준은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다.“돈 없으면 치료를 받을 길이 없는” 의료 사각(死角)에 방치된 인구가 300만명을 넘고,전구 몇 개 밝히는 가정용 최저 전력요금이 3개월 이상 밀려서 단전(斷電) 조치된 집이 전국에 3만 1000가구라는 통계도 있다. 빈곤을 넘어서는 문제도 쌓였다.심각한 청년실업은 그 중 하나다.이민박람회에 몰리는,어디서도 받아 주는 곳이 없어 길을 헤매는 젊은이들이 겪는 지독한 절망을 위무할 방안이 우리에게 없다.그들이 누구인가.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어야 할,지금 우리사회를 힘차게 움직여 가야 할 주력(主力) 세대가 그들이지만,그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정치는 지금 무슨 일에 몰두하고 있는가.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만의 기 싸움’에 죽기살기다.그들이 민생과는 무관한 일로 드잡이하는 사이 청년들의 절망은 깊어가고,정치는 더욱더 혐오의 대상이 되고,카드빚에 몰린 젊은 엄마들은 아파트 베란다를 찾는다.대인의 풍모라고는 구경할 길이 없는,천박한 아귀다툼의 명수만이 정치를 하는 듯한,너죽고 나죽기 식의 우리 정치 판에서,‘더도 말고 덜도 말고’의 정치,아름다운 관용의 정치를 소망하려는 이런 칼럼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정 달 영 칼럼니스트 ssisi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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