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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 95% 저축… 5년 더 땀 흘리면 예전 삶으로”

    2010년 4월 어느 날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아파트 옥상. 난간에 걸터 앉아 불콰해진 얼굴로 연신 소주를 들이켜는 이성식(45·가명)씨의 눈에서는 두 줄기 눈물이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순간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내와 이혼한 뒤 우울증 때문에 2005년부터 집에서 주식 투자에만 매달렸던 그는 1억원을 잃고 빚까지 얻은 상태로 거리로 나와 고시원 생활과 노숙을 하며 살아왔다. 이혼 전에는 잘나가는 영어학원 강사에 토끼 같은 딸을 둔 가장이었지만 하루아침에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된 것이다. 떨리는 입에서 “인생 이렇게 살아서 뭐해. 그냥 죽자.”는 말이 나왔지만 순간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딸을 다시 봐야겠다는 마음에 이씨는 아파트를 내려와 무작정 둔촌동 지구대로 달려갔다. 지구대장에게 “살 곳도, 돈도 없지만 죽을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으니 도와 달라.”고 사정했다. 다행히 경찰의 소개로 서울 강동종합사회복지관의 노숙인 쉼터에 입소할 수 있었다. 쉼터의 규칙은 엄격했다. 자활 과정 도중 번 돈의 50%를 저축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유흥으로 돈을 탕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대신 서울시 신용회복지원사업을 소개해 빚을 일부 탕감해 줬다. 이씨는 건설일용직으로 공사장에서 벽돌부터 날랐다. 첫 일당은 5만원이었지만 일이 익숙해지자 12만원까지 받았다. 그는 소개비 10%를 뗀 나머지 돈의 95%를 저축했다. 한 달에 180만원을 저축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보호시설 노숙인 1222명의 저축실적을 검토해 이씨처럼 소득 대비 저축률이 높은 70명을 ‘올해의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4억 6000만원을 벌어 절반 이상인 2억 6000만원을 저축했다. 상위 7명은 수입의 90% 이상을 저축했다. 저축왕이 되려면 6개월간 꾸준히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는 상위 7명에게 상장을 주고, 70명은 오는 3월 ‘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로 추천한다. 희망플러스통장은 저축액만큼의 금액을 시에서 지원해 저소득층의 자활을 보장하는 제도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광주·청주서도 목숨 끊어… ‘모방자살 ’우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이후 사춘기 중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일종의 ‘모방자살’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오전 9시 40분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17층 계단에서 모 중학교 2학년 A(14)군이 난간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했다. 현장과 A군의 집 등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학교가 지난 16일 기말고사를 마치고 성적표를 26일 각 가정에 발송한 점과 최근의 상담문제 등으로 미뤄 A군이 이를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시간인 오전 9시 47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모 아파트 1층 현관에서 이 아파트 5층에 사는 중학교 3학년 이모(14)군이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53)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군이 성적 문제로 고민했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성적을 비관, 아파트 5층 복도 유리창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낮 12시 40분쯤 광주 북구 매곡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 A(17)군이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했다. 이 아파트 10층에 사는 A군은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리가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유성은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방자살은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자살을 선택했을 때 따라하는 것”이라면서 “성적이 나빠 교사와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집단 괴롭힘과 왕따를 당한 학생들과 비슷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청주 남인우기자 cbchoi@seoul.co.kr
  • “학교폭력 가해자에 관용 안돼… 엄벌 규정 마련을”

    “학교폭력 가해자에 관용 안돼… 엄벌 규정 마련을”

    1995년 6월 8일 새벽 3시 50분 서울 반포의 아파트촌.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열여섯 살 대현이가 5층 난간에 올라섰다. 아이는 15m 아래 바닥으로 종잇장처럼 몸을 던졌고, 결국 2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처음에는 고1 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아이가 삶의 끈을 놓은 게 동급생들의 폭력과 따돌림 때문이라는 사실이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16년전 아들 잃고 청예단 출범 아이의 아버지는 제2, 제3의 대현이가 나오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사재를 털었다. 굴지의 기업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해 11월, 아들을 잃은 지 5개월 만에 아버지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을 출범시켰다. 2002년까지 설립자 겸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09년 8월 청예단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정분야 협의 지위를 얻어내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일구어 왔다. 28일 서울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종기(65) 청예단 명예이사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16년 전 아들을 잃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있는 현실 때문일까. 그는 강한 어조로 정부와 정책을 성토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을 치료하고 보호하는 것이 주가 되는 현재 정책은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이라면서 “가해학생들에게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제도적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인터넷 등 각종 열린 환경에 노출되면서 스스로 판단과 사고의 주체가 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잘못에 관용을 베풀고 있죠.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면 소수의 가해자들을 엄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폭력 잔인해지는데 사회적 위기의식은 약해 그는 중앙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지방자치단체로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직접 나서도 해결하기 벅찬 문제를 인적·물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지방에 전가하는 것이야말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현이의 투신 소식을 들었을 때의 막막함이 떠오른다고 했다.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이 문제를 상담할 곳이 어디에도 없었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져야 할 아픈 상처는 그 누구도 상상하거나 보듬어 줄 수 없는데 말이다. “최근 학교폭력은 과거보다 한층 잔인해졌습니다. 가해자들의 나이가 어려졌고, 성폭력 관련 피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위기의식은 약합니다. 대구 중학생 자살과 같은 비극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이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들이 나와야, 그제서야 대통령이 한마디 하고 뒤따라 정부에서 무슨 대책을 만드느니 부산을 떨지요.” ●국가적 차원 싱크탱크 필요 그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국가적 차원의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청소년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엄격한 처벌 규정을 마련할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의 생활터전인 학교사회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점프 실패로 ‘체면 구긴’ 고양이 영상 화제

    점프 실패로 ‘체면 구긴’ 고양이 영상 화제

    점프 실패로 체면을 구긴 고양이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23일 일본 로켓뉴스24는 최근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서 조횟수 110만 회 이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고양이 영상을 소개했다. 지난 16일 유튜브에 ‘고양이 다이빙 대실패’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한 40대 일본인이 촬영한 것으로, 자신의 집 난간에 올라간 샴고양이 한 마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빨래가 널린 베란다 너머 난간 위에 고양이 한 마리 모습이 나타난다. 이 고양이는 애완용으로 애묘가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샴고양이로 보인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자신의 위치가 발각됐다고 여겼는지 난간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이에 촬영자도 베란다 문을 열고 급히 다가간다. 그러자 그 고양이는 자신의 탈출 경로가 막혔다고 판단했는지 옆집 난간을 향해 도약을 시도했지만 뒷발이 미끄러졌는지 밑으로 떨어지면서 영상은 끝난다. 이후 고양이가 어떻게 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촬영자는 그 고양이가 2층에서 도망치려다가 떨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고양이는 매우 날렵한 동물로 손꼽히기 때문에 2층 정도 높이라면 문제없이 안전하게 착지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 점프 실패한 고양이 영상 보러가기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중국인도 놀란 가짜 에스컬레이터

    걷지 않아도 자동으로 윗층에 갈 수 있는 ‘꿈’의 계단.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지하철역이나 빌딩 등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바로 에스컬레이터다. 그런데 만약 이 같은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떨까. 바쁘거나 다리가 아픈 사람이라면 몹시 짜증이 날지도 모르겠다. 최근 중국의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짜 에스컬레이터 사진 한 장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개된 사진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확산됐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에스컬레이터라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아 놀랐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난간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보여 쉽게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확실히 계단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다양한 가짜 혹은 짝퉁이 등장해 네티즌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 가짜 엘리베이터 사진 역시 놀라기에는 충분할 듯 싶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김재철씨 등 5명 의사상자로

    보건복지부는 제5차 의사상자 심사위원회를 열고 익사 직전의 여성을 구조한 김재철(59)씨 등 5명을 의사상자(義死傷者)로 인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의상자인 김씨는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 한강고수부지 부근 한강다리 난간에서 한 여성이 물에 빠지자 곧바로 8m 높이의 다리에서 뛰어내려 여성을 구했다. 하지만 수심이 얕아 자신은 오른쪽 발 골절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의사자인 최미숙(49)씨는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화양동 스포츠센터 목욕탕에서 전기에 감전된 할머니를 구하고 자신은 감전돼 숨졌다. 또 다른 의사자 김종권(52)씨와 홍동표(26)씨는 각각 물에 빠진 일행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고, 취객의 가방을 훔쳐간 도둑을 잡다가 골절상을 입은 윤정섭(28)씨는 의상자로 인정됐다. 복지부는 의사자에게 2억원, 의상자에게는 부상에 따라 1000만~2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1907년 3월 일본에서 열린 ‘도쿄권업박람회’. 각종 진기한 볼거리와 여흥거리가 많았던 이곳에서 많은 조선인을 분노케 하는 일이 발생했다. 박람회 흥행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수정관 안에는 조선인 남녀 두 사람이 있었다. 난간을 사이에 두고 일본인 관람객들이 안에 있는 조선인을 구경하는 그야말로 ‘인간 동물원’의 모습이었는데….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봉제공장 식구들의 밀린 월급을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주문을 받아온 복희. 공장 식구들은 약속 시간까지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편 병만은 양조장 통폐합 정책으로 덕천 양조장에 위기가 닥치자 고민에 빠진다. 은영의 앞날을 생각하며 잠 못 이루는 준모(류태준)는 친구 동준의 전화를 받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학생 한명 휘어잡지 못하는 맹탕 선생 박하선과 남자 한명 휘어잡지 못하는 슬픈 여인 박지선. 두 여자의 답답한 일상을 뒤흔드는 강력한 한방이 찾아온다. 과연 하선과 지선의 좌우충돌 일탈기는 어떤 모습일까. 한편 유선은 승윤이 이상한 애라며 여전히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승윤은 이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퀴즈쇼 곱하기 9(SBS 오후 6시 30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9명이 한 팀이 되어 총 9단계의 퀴즈에 도전한다. 지난주 1340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S그룹 합창단’팀. 그 뒤를 이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미(美)를 창조하는 국내 최고의 ‘성형외과 의사’팀이 5000만원의 상금에 도전한다. 과연 이들은 5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할 수 있을까.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허현 선생님의 코칭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좌절과 위기도 여러 번 있었고, 전문가들의 노력과 헌신이 담긴 코칭에도 선생님의 변화는 쉽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은 분명 조금씩 한 걸음을 떼고 있었다. 그는 이제 아이들에게 다가가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는데…. ●검색녀(OBS 밤 11시 10분) 이주노가 출연하여 조폭과 맞짱 뜬 사연을 털어놓는다. 과거, 지방의 한 업소 조폭들이 자신들의 업소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패를 부리려고 했다. 이에 이주노가 응대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가 조폭을 상대로 호기를 부렸던 사건의 뒷이야기를 함께 들어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억울한 소녀의 죽음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억울한 소녀의 죽음

    2009년 가을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 앞 보도에 10대 소녀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비명 소리가 나더니 바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아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언뜻 중학생이나 됐음 직한 앳된 얼굴의 소녀. 옆에는 꺾인 나뭇가지들이 잘게 흩어져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나무 가장자리에 부딪힌 듯했다. 경찰은 아파트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을 알려줄 만한 소지품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차가운 부검대에 올라야 했다.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 추락사는 자살이나 사고사일 때가 많지만, 타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추락으로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 중 20%는 범죄와 관련돼 있다. 혹시 모를 타살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신은 떨어질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추락 과정에서 소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튼 듯했다. 상처 부위가 모두 오른쪽에 집중됐다. 오른쪽 팔과 옆구리, 허벅지 등에 멍든 자국이 또렷했다. 온몸 곳곳에서 골절도 나타났다. 치명적인 상처는 머리뼈 바닥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법의학적 용어로는 두개저 골절이라 부르는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와 양쪽 어깨뼈, 오른쪽 엉덩뼈까지 성한 데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뇌와 기도, 폐 등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소녀의 몸에 난 두 줄의 상처 소녀는 어디에서 떨어진 걸까. 사고가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가 위에 다시 아파트가 세워져 각각 옥상이 있는 구조였다. 상가는 2층 건물로, 옥상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상가 위 비교적 낮은 옥상은 10여m 높이지만, 아파트 옥상은 수십 미터에 달했다. 건물 중간 높이에서 창을 열고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부검팀은 시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추락의 높이를 계산해 보기로 했다. 1998년 싱가포르의 과학자 라우 등이 고안한 방법으로, 추락해 숨진 시신의 손상 정도를 지수화(ISS·injury severity scale)해 비교하면 떨어진 높이를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수화 과정에서 변사자의 나이와 뇌, 심장, 골반, 척추, 비장, 흉부 대동맥 등 각 기관에 남은 손상 정도를 꼼꼼히 기록한다. 부검의가 추산한 높이는 10~20m. 계산대로라면 소녀는 아파트 옥상이 아닌 상가 옥상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3층에서 경찰은 주방용 비닐장갑과 빗자루 등을 발견했다. 소녀의 몸속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검의는 허리와 엉덩이에 남은 멍 자국에 주목했다. 중선출혈(重線出血)이었다. 우리 몸은 회초리, 지팡이, 혁대, 알루미늄 파이프같이 폭이 좁고 가벼운 물체로 맞으면 해당 부위의 가장자리에 두 줄의 출혈 자국이 생긴다. 영어로는 두 줄 출혈(Double line hemorrhage)이라고 부른다. 물론 추락 도중 엉덩이나 허리 부분이 나무에 걸렸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기엔 멍이 발생한 부위가 광범위했다. 몸 안쪽의 흔적은 더욱 선명했다. 둔탁한 힘으로 피부는 파열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과 정맥 등은 파열돼 출혈이 나타났다. 추가 조사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도 드러났다. 소녀가 죽기 직전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다. 일단 타살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여기서 잠깐. 추락사한 시신이 스스로 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실험은 197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남편이 1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인 아이리스 시거를 61m 높이에서 밀어 버린 이른바 ‘아이리스 시거’ 사건이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은 남편을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당시 부인의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건물 외벽에서 5m 정도 떨어진 바닥이었다. 법의학자들은 아내의 몸무게와 똑같은 인형을 제작해 반복 실험을 했다. 실험은 발을 헛디뎠을 때와 스스로 몸을 던졌을 때, 뒤에서 밀었을 때의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형은 발을 헛디뎠을 때는 3.2m, 뛰어내렸을 때는 4.3m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남편으로부터 “술에 취해 난간 밖으로 밀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다. ●10대라기엔 너무 대담했던 소녀들 수사가 진행되면서 죽은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가출 신고가 된 14세 A양이었다. 이상한 것은 A양이 숨지기 이틀 전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A양은 경찰에서 “동네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이를 치고 그냥 달아났다.”면서 “오토바이를 몬 친구 등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어린아이가 다친 걸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사라진 B(15)양과 C(13)양을 수소문했다. 탐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소녀들이 친구들에게 “배신자(A양)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 후 옥상에서 밀어 버렸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도 그들이었다. B양과 C양은 특수절도죄로 몇달 전 한 보호관찰소 위탁감호시설에 입교하고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A양을 건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죽은 소녀가 자신들을 배신한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추락한 소녀, 몸을 통해 타살을 증명하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추락한 소녀, 몸을 통해 타살을 증명하다

     2009년 가을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 앞 보도에 10대 소녀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비명 소리가 나더니 바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아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언뜻 중학생이나 됐음 직한 앳된 얼굴의 소녀. 옆에는 꺾인 나뭇가지들이 잘게 흩어져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나무 가장자리에 부딪힌 듯했다. 경찰은 아파트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을 알려줄 만한 소지품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차가운 부검대에 올라야 했다.  ●소녀의 몸에 난 두 줄의 상처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 추락사는 자살이나 사고사일 때가 많지만, 타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추락으로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 중 20%는 범죄와 관련돼 있다. 혹시 모를 타살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신은 떨어질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추락 과정에서 소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튼 듯했다. 상처 부위가 모두 오른쪽에 집중됐다. 오른쪽 팔과 옆구리, 허벅지 등에 멍든 자국이 또렷했다. 온몸 곳곳에서 골절도 나타났다. 치명적인 상처는 머리뼈 바닥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법의학적 용어로는 두개저 골절이라 부르는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와 양쪽 어깨뼈, 오른쪽 엉덩뼈까지 성한 데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뇌와 기도, 폐 등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소녀는 어디에서 떨어진 걸까. 사고가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가 위에 다시 아파트가 세워져 각각 옥상이 있는 구조였다. 상가는 2층 건물로, 옥상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상가 위 비교적 낮은 옥상은 10여m 높이지만, 아파트 옥상은 수십 미터에 달했다. 건물 중간 높이에서 창을 열고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부검팀은 시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추락의 높이를 계산해 보기로 했다. 1998년 싱가포르의 과학자 라우 등이 고안한 방법으로, 추락해 숨진 시신의 손상 정도를 지수화(ISS·injury severity scale)해 비교하면 떨어진 높이를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수화 과정에서 변사자의 나이와 뇌, 심장, 골반, 척추, 비장, 흉부 대동맥 등 각 기관에 남은 손상 정도를 꼼꼼히 기록한다. 부검의가 추산한 높이는 10~20m. 계산대로라면 소녀는 아파트 옥상이 아닌 상가 옥상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3층에서 경찰은 주방용 비닐장갑과 빗자루 등을 발견했다.  소녀의 몸속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검의는 허리와 엉덩이에 남은 멍 자국에 주목했다. 중선출혈(重線出血)이었다. 우리 몸은 회초리, 지팡이, 혁대, 알루미늄 파이프같이 폭이 좁고 가벼운 물체로 맞으면 해당 부위의 가장자리에 두 줄의 출혈 자국이 생긴다. 영어로는 두 줄 출혈(Double line hemorrhage)이라고 부른다. 물론 추락 도중 엉덩이나 허리 부분이 나무에 걸렸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기엔 멍이 발생한 부위가 광범위했다. 몸 안쪽의 흔적은 더욱 선명했다. 둔탁한 힘으로 피부는 파열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과 정맥 등은 파열돼 출혈이 나타났다. 추가 조사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도 드러났다. 소녀가 죽기 직전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다. 일단 타살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10대라기엔 너무 대담했던 소녀들  여기서 잠깐. 추락사한 시신이 스스로 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실험은 197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남편이 1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인 아이리스 시거를 61m 높이에서 밀어 버린 이른바 ‘아이리스 시거’ 사건이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은 남편을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당시 부인의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건물 외벽에서 5m 정도 떨어진 바닥이었다. 법의학자들은 아내의 몸무게와 똑같은 인형을 제작해 반복 실험을 했다. 실험은 발을 헛디뎠을 때와 스스로 몸을 던졌을 때, 뒤에서 밀었을 때의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형은 발을 헛디뎠을 때는 3.2m, 뛰어내렸을 때는 4.3m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남편으로부터 “술에 취해 난간 밖으로 밀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죽은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가출 신고가 된 14세 A양이었다. 이상한 것은 A양이 숨지기 이틀 전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A양은 경찰에서 “동네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이를 치고 그냥 달아났다.”면서 “오토바이를 몬 친구 등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어린아이가 다친 걸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사라진 B(15)양과 C(13)양을 수소문했다. 탐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소녀들이 친구들에게 “배신자(A양)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 후 옥상에서 밀어 버렸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도 그들이었다.  B양과 C양은 특수절도죄로 몇달 전 한 보호관찰소 위탁감호시설에 입교하고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A양을 건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죽은 소녀가 자신들을 배신한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깔깔깔]

    ●관계자 아내가 아기를 낳는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분만실에 막 들어가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앞을 가로막았다. “여기는 관계자외 출입금지구역입니다.” 그러자 남자가 하는 말, “여보세요, 내가 관계자요!” ●용감한 노인 유람선 난간에 기대섰던 한 아가씨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즉시 한 남자가 물속으로 뛰어들어 그 여자를 붙잡았다. 놀랍게도 그 영웅은 배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80대 노인이었다. 그의 용감한 행동을 보고 모두가 놀라워했다. “연설 한마디 하십시오!” 다른 승객들이 소리쳤다. 그러자 노인은 천천히 일어나 두리번거리면서 말했다. “나를 떠민 사람 누구야?”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0) 살해돼 물속으로 던져진 시신들, 그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0) 살해돼 물속으로 던져진 시신들, 그후…

    # 2008년 7월 초 어느 날, 전북 군산시 만경강 하구.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1시 한 남자가 커다란 물체를 둘러메고 다리 한가운데로 왔다. 그는 한참 동안 주변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물체를 번쩍 들어올렸다.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난간 위로 괴력을 발휘했다. 곧바로 강물 위로 던질 태세. 여자다. 피가 흐르는 여자의 시신. 목에는 4㎏짜리 콘크리트 벽돌이 달려 있다. 여자의 체중에 벽돌 무게까지 더해진 시신은 ‘풍덩’ 격한 소리를 내며 차가운 만경강 바닥으로 빨려 들어갔다. #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그해 12월 중순 새벽 무렵. 경북 고령군의 한 저수지. 한 남자가 제방 한켠에 차를 대더니 트렁크에서 검은 여행 가방을 꺼냈다. 비포장길로 힘겹게 가방을 끌고 온 남자는 물가에 다다르자 지퍼를 열었다. 틈새로 보이는 것은 여성의 팔. 남자는 얼른 가방 안쪽으로 돌덩이를 쑤셔 넣었다. 그 무게가 족히 10㎏은 될 듯하다. 남자는 가방을 저수지로 밀어넣었다. 최대한 깊은 쪽으로. 사건이 있던 날, 살해 동기도 나이도 성격도 각기 다른 영·호남 남자 2명의 소원은 단순하면서도 같았다. 자기가 죽인 여자의 시신이 제발 물 위로 떠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것. 그뿐이었다.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신이 완벽하게 사라져 준다면 자신의 죄를 숨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살인범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세상과는 격리된 어딘가에 시신을 꼭꼭 숨기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택하는 방법이 수장(水葬)이다. ●영·호남 살인자들의 아이로니컬한 최후 하지만 그들이 머릿속에서 살인의 악몽을 지울 수 없듯이 물에 숨긴 시신은 떠오르기 마련이다. 시신이 부상(浮上)하는 것은 신체 조직을 이루는 기초 물질들이 부패하면서 가스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공기를 불어 넣은 튜브가 물 밖으로 떠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헌상으로는 몸을 이루는 기초물질이 가스로 변할 때 각 조직의 부피는 최대 22.4배까지 팽창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죽은 사람은 물에 빠지면 처음에는 가라앉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몸속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신체 조직이 부패해 가스가 만들어지면 부력을 갖는다. 단, 시신이 언제 물 위로 떠오를지를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입수 당시 시신의 부패 정도, 몸무게나 키는 물론이고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시신이 빠진 곳이 호수인지 강물인지, 바닷물인지에 따라서도 시신이 떠오르기까지 시간이 달라진다. 모든 조건이 같다는 전제에서 시신이 떠오르는 순서는 호수-강-바다 순이다. 고여 있는 물에서는 박테리아 증식이 빠른 반면 염분이 많은 바닷물에서는 박테리아 증식이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수온이다. 여름철에 물에 빠진 시신은 2~3일이면 모습을 드러내지만, 비슷한 조건에서 겨울에 빠진 시신은 몇주 또는 몇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떠오른 시신이 한없이 물위를 떠다니지는 않는다. 튜브에 구멍을 내는 듯한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하는 탓이다. 선박의 프로펠러나 갈매기, 바다생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파열 등 훼손이 가해지면 시신은 다시 가라앉게 된다. 실제로 두 남자에게 살해당한 여성들의 경우 발견된 시기에 차이가 많이 났다. 여름에 살해된 후 만경강에 던져진 시신은 3일 후 발견됐지만, 한겨울 저수지 속에 던져진 시신은 6개월 후인 이듬해 5월 초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간 차는 있었지만, 여자의 몸에 달아 놓은 돌덩이는 부력을 이기지 못했다. 아이로니컬하게 두 남자는 말로(末路)도 같았다. 여자 택시기사를 성폭행하고 나서 살해한 군산의 살인범(당시 34세)은 각각 택시와 여성의 몸에 지문과 DNA를 남김으로써, 동거녀를 살해한 고령의 살인범(38)은 범행 후 숨어 지내다 검거됐다. 두 사람은 희생자들의 시신이 떠오르고 나서 열흘도 되지 않아 검거됐다. ●교활하고 치밀한 교수의 커다란 실수 돌덩이보다 튼튼하고 단단한 도구로 좀 더 치밀한 준비를 했던 사람도 있다.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국내 유기 징역형으로는 법정 최고형인 30년 형을 받은 대학교수 강모(53)씨다. 지난 5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 교수 부인 살인사건’. 강씨는 짜여진 각본대로 내연녀 최모(50)씨와 범행을 저지른 뒤 사망한 부인의 몸에 쇠사슬 2개를 칭칭 감았다. 쇠사슬이 풀릴 것을 걱정했는지 쇠고리로 줄을 엮은 그는 부인 박모(50)씨의 시신을 대형 등산용 가방 속에 욱여넣었다. 가방 속 시신은 부산 사하구 을숙도대교 위에서 강물에 던져졌다. 을숙도대교는 낙동강 하구에서도 맨 아래쪽에 위치한 교각으로 곧장 바다로 연결된다. 경찰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강 교수가 이쯤에서 바다 쪽으로 던지면 결국 해류를 따라 시신이 바다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계산했다.”면서 “폐쇄회로(CC) 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도 이 다리를 유기 장소로 선택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초기에 강씨의 계산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사건 초기부터 실종보다는 ‘시체 없는 살인사건’으로 판단한 경찰은 이례적으로 헬기 6대에 2800명의 인력, 수색견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부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걸 보면서 자신감이 붙은 강씨는 경찰서를 찾아 “왜 아내를 찾아주지 않느냐. 경찰 수사가 이렇게 진전이 없을 수 있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후, 실종 50일째 되던 날 부인의 시신은 봉사활동차 해안가를 치우러 나온 고등학생들에게 발견됐다. 그렇게 죽은 아내는 밀물과 썰물을 견뎌내며 남편이 자신을 버린 자리를 뱅뱅 맴돌고 있었다. 알리바이를 확보하기 위해 내연녀를 등장시키고 CCTV가 없는 만(灣)을 고르는 동선을 짜는 등 치밀한 범죄 계획을 세운 컴퓨터공학 교수는 그렇게 ‘부력의 물리학’을 간과하다 꼬리가 잡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건Inside](6)아내 베란다서 밀어 살해해놓고 음료수 마신 ‘엽기 남편’

    [사건Inside](6)아내 베란다서 밀어 살해해놓고 음료수 마신 ‘엽기 남편’

    지난 5월 16일 새벽 6시쯤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임대아파트. 경비원 오모씨가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 8층에 사는 김모(70)씨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가 최근 치매를 앓았다는 가족과 이웃들의 증언에 따라 실족사 가능성을 떠올렸다. 하지만 시신을 살펴볼수록 석연치 않은 점들이 나타났다. 목 주변에는 손으로 목을 조른 듯한 액흔(扼痕)이 보였다.  “아무래도 수상한데. 치매에 걸렸다 해도 베란다 난간을 넘어 뛰어내리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는 점도 그렇고….”  “그러고 보니 어제도 부부싸움 한다고 신고가 들어왔던 집인데요?”  김씨와 같이 살던 남편(74)은 거듭된 경찰의 추궁에 자신이 아내를 죽인 사실을 자백했다. 부부싸움을 하던 중 홧김에 아내의 목을 졸라 기절하게 한 뒤 베란다에서 밀어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숨진 김씨는 이웃집에서 들릴 정도로 “살려달라.”고 외친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에 따르면 평소 노부부는 금실이 좋기로 유명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40년이 넘게 동고동락한 배우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 비극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말 사이좋은 부부였는데”…갑자기 찾아온 파국의 시작  김씨 부부는 4년 전 자녀를 분가시키고 영구 임대 아파트로 이사와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해왔다. 어려운 형편에도 노부부는 평소 외출할 때 손을 꼭 잡고 다닐 만큼 서로 끔찍이 아꼈다. 20여 년 전 남편이 중풍에 걸려 거동이 불편해진 상황에서 김씨는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병시중을 해왔다. 오랜 투병으로 몸이 약해진 남편을 데리고 매일 같이 운동을 나갔다. 주위에서 “저렇게 살갑게 보살필 수 있을까.”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남편도 그런 아내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2009년 갑작스럽게 김씨에게 치매가 찾아오면서 노부부의 사랑이 파국으로 치달았다. 김씨가 정신을 놓을 때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맹수열 기자의 <주간 사건 Inside> [사건 Inside](1) 믿었던 여친이 불륜을… 수상한 삼각관계가 만든 살인미수 [사건 Inside](2) 소개팅女와의 하룻밤이 지옥으로… 인천 ‘미성년자 꽃뱀 사건’ [사건 Inside](3) 생면부지 여중생에게 몹쓸 짓을… ‘전주 여중생 성추행 동영상 사건’ [사건 Inside](4) 밀폐공간에세 발견된 3구의 시신, 메모장에는… ‘울산 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사건 Inside](5) 어이없는 오해가 앗아간 가여운 생명… ‘구로 영아 폭행치사 사건’ [사건 Inside](6) 조강지처 베란다서 밀어 살해해 놓고… 태연히 음료수 마신 ‘엽기 남편’ [사건 Inside](7) 피해자 피의자 증인 모두 시신으로… ‘거창 40대 여성 실종사건’ [사건 Inside](8) “내 애인이 ‘꽃뱀’이라니”… 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수십 년을 보살펴주던 아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바람 피우는 것을 실토해’라고 얘기할 때의 심정을 아세요? 자꾸 죽고 싶다면서 괴성을 지를 때 찢어지는 마음은 또 어떻고요.”  남편이 외도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김씨의 치매 증세는 점점 더 심해졌다. 그러나 그의 의심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김씨는 자기가 정신을 놓은 사이 남편이 내연녀에게 몇 푼 없는 통장까지 다 내줬다는 망상에 빠졌다. 남편이 통장을 꺼내 보여줘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지극정성 아내를 죽이고도 음료수를…충격적인 살해 행각  노부부의 다툼은 흔히 생각하는 부부싸움 수준을 넘어서 극단으로 치달았다. 문제의 사건 당일에도 그렇게 두 부부는 언성을 높였다. 특히 남편이 술에 취한 것이 싸움을 더 크게 만들었다. 다행히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싸움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경찰이 떠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다시 시작된 싸움에 김씨는 스스로 허리띠를 목에 감으며 “이렇게 사느니 죽어버리겠다.” 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남편이 직접 아내의 목을 졸랐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베란다로 끌고 갔다. 정신을 차린 김씨가 “살려달라.”며 애걸했지만 남편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렇게 그는 8층 밖으로 지극정성으로 자기를 보살폈던 평생의 반려자를 20여m 아래 바닥으로 내던졌다. 충격적인 것은 그가 아내를 살해하고도 태연하게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고 잠들었다는 것이다.    ●20여년 병수발의 대가는 살인…  그는 경찰서를 찾은 딸에게도 자기가 아내를 죽였다고 범행 일체를 털어놨다. 경찰은 그의 범행을 확인하고 검찰에 송치한 뒤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남편은 법정에서 갑자기 말을 바꿨다. 아내가 평소 치매에 걸려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왔고 자기는 사건 당일 결국 아내의 자살을 방조했을뿐이라는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는 지난 8월 17일 “치매에 걸린 배우자 때문에 오랜 기간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오던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풍을 앓는 피고인을 20년 넘게 보살핀 아내를 치매가 걸린 지 2년 만에 살해한 것은 죄질이 좋지않다.”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령에 병을 앓는 것을 참작해 가장 낮은 형을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즉시 항소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서울 고등법원도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노년의 사랑은 치매라는 예기치 않았던 변수에 파국으로 치달았다. 사실상 혼자서 생활할 수 없었던 남편을 위해 20년간 병시중을 했던 아내. 하지만 상황이 뒤바뀌고 나서 남편이 인내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년이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300m다리서 점프, 낙하산은 펴지지 않았지만…

    300m다리서 점프, 낙하산은 펴지지 않았지만…

    높이 300m 다리에서 점프를 한 미국 남성이 낙하산이 펴지지 않고 그대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으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 남성의 구사일생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뉴 리버 고지 국립강에는 매년 ‘다리의 날’(Bridge Day)이 열린다. 이날 단 하루만큼은 합법적인 다리에서의 점프가 허용된다. 지난 15일(현지시간)에 열린 ‘다리의 날’에도 미국 전역에서 소문난 강심장들이 모였다. 플로리다 주에서 찾아온 크리스토퍼 브루어(27)도 참가자 중 한명이었다. 배트맨 콘셉트의 날개옷을 입은 브루어는 낙하산을 메고 다리난간에서 용감하게 뛰어내렸다. 하지만 낙하산은 펴지지 않았고 결국 브루어는 관광객 100여 명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강에 내리꽂혔다. 사고 순간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브루어는 무려 100~120km/h의 속도로 강물에 빠졌다. 뒤늦게 이 남성의 사고를 알게 된 관광객들은 끔찍한 사고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믿기지 않는 건 이 남성이 의식이 있는 채 구조된 것이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남성은 폐 손상과 척추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의료진은 추락 높이를 감안하면 “기적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브루어가 입었던 날개옷이 추락할 때 속도를 낮췄으며, 떨어진 곳이 강 한가운데였기 때문에 충격이 상당히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브루어는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모델하우스 내부구조 꼼꼼히 살펴라

    모델하우스 내부구조 꼼꼼히 살펴라

    가을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환율과 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아파트 청약 열기는 오히려 강해지는 분위기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청약현장에는 실수요자들이 몰렸다. 현대건설의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1082가구)는 1순위 접수에서 2.53대1, 대우건설의 ‘서산 예천 푸르지오’(706가구)는 3.45대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달 둘째 주에도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 릴레이는 계속된다. 10일 경기 고양 원흥 보금자리지구에선 3100여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이 쏟아진다. 전용면적 84㎡ 이하로 A2블록(1193가구), A4블록(598가구), A6블록(1392가구) 등이다. 이 중 사전예약 당첨자 물량을 뺀 본청약 물량은 1300여 가구다. 10일 사전예약 담청자를 대상으로 본청약이 진행된다. 13일 특별공급, 19일 일반공급이 각각 시작된다. 경북 경산시 압량면에선 11일부터 부영의 ‘부영사랑으로’ 1~2차 880가구가 공급된다. 같은 날 부산 부암동에선 동문건설의 ‘동문굿모닝힐’ 559가구가 1순위 청약에 돌입한다. 울산 우정동에선 12일 동원개발의 ‘동원로얄듀크’ 1차 309가구의 청약이 기다리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본부장은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들은 분양가 인하에 신경쓴 물건들”이라며 “중소형 위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전문가들은 견본주택을 꼼꼼히 살펴볼 것을 당부한다. 여러 곳을 둘러볼 수록 최신 인테리어의 추세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향후 개발계획을 가늠하거나 아파트 구조를 보는 눈도 기르게 된다. 견본주택은 최소 두 번쯤 방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문 첫날 몰려든 인파를 보고 주택의 미래 가치를 판단한 뒤 평일 오후 한적한 시간에 다시 방문해 내부구조와 분양가, 편의시설, 주변 발전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줄자나 계산기를 준비해 난간을 확장한 상태와 그렇지 않을 경우를 추정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고급자재를 쓰고, 천장을 높이는 등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견본주택의 눈속임에 속을 수도 있다. 옵션과 서비스 품목을 일일이 물어 확인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빌트인(붙박이) 가전제품 등은 유명 제품과 유사한 브랜드가 아닌지를 살펴봐야 한다. 상담을 받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기 단지에선 미분양 주택이 나오면 대기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간다. 계약 전 현장방문도 필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원칙적으로 촬영이 금지돼 있으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증거를 남겨놓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어려운 행정용어 알기쉽게 바꾼다

    어려운 행정용어 알기쉽게 바꾼다

    가내시, 시방서, 수의시담 등 일반인이 의미를 알기 어려운 행정 용어가 알기 쉽게 바뀐다. 행정안전부는 6일 일본말에서 유래한 한자어나 영어로 된 행정용어 600여개를 우리말로 쉽게 고쳤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국립국어원과 국어학자 등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용어 600여개를 선정하고 이를 대체할 우리말을 제시했다. 현재 행정문서 등에 쓰이고 있는 가내시는 사전통보, 시건은 잠금, 시방서는 설명서, 개서는 개설, 여입 결의는 회수결정, 거마비는 교통비, 수의시담은 가격협의, 행락철은 나들이철, 노견은 갓길 등으로 고쳐 쓰도록 했다. 영어 등 외래어의 경우 티오(TO)는 정원, 스피드건은 속도측정기, 브로커는 중개인, 가드레일은 보호난간, 투어 콘서트는 순회공연, 백 데이터는 참고자료, 스마트 그리드는 지능형 전력망, 앙케트는 설문조사, MOU는 업무협정 양해각서 등으로 표기하라고 제안했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새로운 행정용어가 업무에 활용될 수 있도록 문서결재 시 행정용어 순화어를 검색, 활용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문서 작성 뒤 순화어 사전 기능을 이용하면 잘못된 행정용어가 자동으로 새로운 용어로 바뀐다. 행정용어 순화어 검색과 교정 시스템은 한글날부터 행안부에서 시범 사용하고 내년부터는 전 부처로 확산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아빠잃은 야구장서 6세 아들 ‘눈물의 시구’

    아빠잃은 야구장서 6세 아들 ‘눈물의 시구’

    “오늘 아빠랑 꼭 홈런볼을 잡자.” 난생 처음 야구장에 가보는 외아들 쿠퍼(6)에게 글러브를 사주면서 아빠 섀넌 스톤(39)은 이렇게 다짐했다. 지난 7월 7일 이들 부자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있는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의 외야석 맨 앞자리에 앉았다. 소방관으로서 아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게 늘 미안했던 아빠는 아들에게 꼭 야구공을 잡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좌익수가 펜스 가까이 오자 “나중에 공을 잡으면 좀 달라.”고 부탁했다. 2회 말 파울볼을 잡은 좌익수가 아빠 쪽으로 공을 던져줬다. 그런데 공이 너무 짧았다. 아빠는 그것을 잡으려 몸을 던지다 그만 난간 아래로 고꾸라지면서 추락사하고 말았다. 그것이 아들이 본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80여일이 흐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 아메리칸리그 플레이오프 경기 시작을 앞두고 사회자가 시구(始球)자를 소개하자 장내가 술렁였다. 그때 빨간색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앳된 소년이 마운드 쪽으로 걸어나왔다. 80여일 전 이곳에서 아빠를 잃은 쿠퍼였다. 5만여명의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엄마 제니와 레인저스 구단주 놀란 라이언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쿠퍼는 힘찬 투구 동작과 함께 공을 포수 쪽으로 뿌렸다. 그 공을 받아준 사람은 80여일 전 아빠에게 파울볼을 던져줬던 레인저스의 좌익수 조시 해밀턴이었다. 마약중독을 극복하고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해밀턴은 쿠퍼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쿠퍼는 80여일 전 아빠와 함께 야구장에 왔을 때 입었던, 해밀턴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이날도 입고 있었다. 시구를 받은 해밀턴은 쿠퍼한테 달려가 따뜻하게 껴안았다. 해밀턴은 80여일 전 섀넌의 추락사에 따른 자책감으로 그 다음 경기에 결장하는 등 한동안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해밀턴은 제니에게 “쿠퍼한테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분이었는지를 꼭 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고, 제니는 감사를 표시했다. 해밀턴은 쿠퍼를 다시 한번 다정하게 안아준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러다 그는 자신이 공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밀턴은 다시 쿠퍼 쪽으로 달려가 공을 건네줬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참았던 눈물을 훔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국 울린 아빠 미국 울린 아들.

     “오늘 아빠랑 꼭 홈런볼을 잡자.”  난생 처음 야구장에 가보는 외아들 쿠퍼(6)에게 글러브를 사주면서 아빠 섀넌 스톤(39)은 이렇게 다짐했다. 지난 7월 7일 부자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있는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의 외야석 맨 앞자리에 앉았다. 소방관으로서 아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게 늘 미안했던 아빠는 아들에게 꼭 야구공을 잡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좌익수가 펜스 가까이 오자 “나중에 공을 잡으면 좀 달라.”고 부탁했다. 2회 말 파울볼을 잡은 좌익수가 아빠 쪽으로 공을 던져줬다. 그런데 공이 너무 짧았다. 아빠는 그것을 잡으려 몸을 던지다 그만 난간 아래로 고꾸라지면서 추락사하고 말았다. 그것이 아들이 본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50여일이 흐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 아메리칸리그 플레이오프 경기 시작을 앞두고 사회자가 시구(始球)자를 소개하자 장내가 술렁였다. 그때 빨간색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앳된 소년이 마운드 쪽으로 걸어나왔다. 50여일 전 이 곳에서 아빠를 잃은 쿠퍼였다.  5만여명의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엄마 제니와 레인저스 구단주 놀란 라이언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쿠퍼는 힘찬 투구동작과 함께 공을 포수 쪽으로 뿌렸다. 그 공을 받아준 사람은 50여일 전 아빠에게 파울볼을 던져줬던 레인저스의 좌익수 조시 해밀턴이었다. 마약중독을 극복하고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해밀턴은 쿠퍼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쿠퍼는 50여일 전 아빠와 함께 야구장에 왔을 때 입었던, 해밀턴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이날도 입고 있었다.  시구를 받은 해밀턴은 쿠퍼한테 달려가 따뜻하게 껴안았다. 쿠퍼의 엄마 제니와도 포옹을 나눴다. 해밀턴은 50여일 전 섀넌의 추락사에 따른 자책감으로 그 다음 경기에 결장하는 등 한동안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해밀턴은 제니에게 “쿠퍼한테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분이었는지를 꼭 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고, 제니는 감사를 표시했다. 해밀턴은 쿠퍼를 다시 한번 다정하게 안아준 뒤 덕아웃으로 향했다. 그러다 그는 자신이 공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밀턴은 다시 쿠퍼 쪽으로 달려와 공을 건네줬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참았던 눈물을 훔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하늘이 비를 내리고, 습한 땅이 키워 우리 밥상의 한 켠을 지켜 온 것이 있다. 예로부터 왕실의 건강을 돌보는 역할로 쓰였고, 때로는 약으로, 또 때로는 건강한 식재료로 우리의 밥상을 지켜온 송이, 능이, 표고버섯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만나는 하늘과 땅, 사람이 만들어 낸 버섯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따라가 본다. ●호루라기(KBS2 밤 8시 50분) 어느 한 아파트 주민이 간절한 목소리로 걸어온 제보 전화 한 통. 맘 편히 살 수 있도록 무서운 이웃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찾아간 아파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난간에 널린 이불들과 그 위에 매달려 있는 정체 모를 페트병들 뿐이다. 그리고 활짝 열린 문 사이로는 시끄러운 꽹과리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는데….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내상은 줄리엔이 그냥 싫다. 본인이 변기 망가뜨려놓고 줄리엔이 계상 집에 화장실 쓰러 오는 것도 꼴 보기 싫다. 그러던 내상이 줄리엔에게서 치명적인 매력을 느끼고 옆에 두고 싶어 안달이 난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편 종석은 아버지 내상의 부도와 함께 19년 하키인생도 부도를 맞는다. ●스캔2고(SBS 오후 4시) 새찬과 친구들은 최강의 레이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드넓은 우주로 모험을 떠난다. 슬럼프에 빠진 새찬은 나가는 대회마다 떨어지고 만다. 이를 본 트레드는 새찬이에게 전설의 머신 선인 히포포를 찾아가라고 충고해준다. 히포포를 찾은 새찬은 미덥지 못한 모습에 의심을 하지만 그래도 히포포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다.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세상에서 엄마가 가장 무섭다는 아이의 말에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지 못하는 엄마 심은영씨. 스톱워치를 들이대는 등 강압적인 수단 외에는 아이의 행동을 다루는 방법이 없는 엄마 이정윤씨. 과연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일을 하고, 나이에 맞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적절한 훈육과 통제의 방법인지 함께 알아본다. ●코끼리 하늘 날다(OBS 밤 11시) 코끼리 3인방 이혜정, 박미선, 조윤선씨.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에 도전한 지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과연 그녀들의 현재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드디어 살빼기 프로젝트 대장정이 막을 내리고 다이어트 결과가 공개된다. 코끼리 3인방의 놀라운 결과와 절대 놓칠 수 없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 전격 공개된다.
  • 300m절벽서 추락 포르쉐…탑승자는 ‘기적생존’

    절벽에서 추락한 포르쉐가 차체는 휴지조각처럼 찌그러졌지만 탑승자 가운데 한명이 기적적으로 생존한 것으로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스위스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시튼에서 최근 로엘 그레니어(54)란 남성이 몰던 검은색 포르쉐가 난간을 들이받고 300m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포르쉐가 앞에 차량을 추월하려고 속도를 내다가 중심을 잃고 난간을 들이받고 절벽 아래로 튕겨 나갔고 세바퀴를 구르다가 멈췄다. 차량은 천장이 완전히 내려앉는 등 대부분이 부서져 사고 당시의 충격을 가늠케 했다. 당시 이 차량에는 운전자와 14세 딸 새비네가 타고 있었다.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지만 새비네는 부상만 입었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현재 루체른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경찰은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청계천 난간 추락사 유족에 서울시 5200만원 배상하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강영수 부장판사)는 청계천 난간에 기댔다가 떨어져 숨진 이모씨 유족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시는 이씨 유족에게 5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청계천 난간 아래 화단에 조경용 식물이 심겨져 있고 화단 아래 하천 주변에서는 각종 공연과 행사가 연중 진행돼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는 보행자들이 상당수 있을 텐데도 청계천 주변 난간에 추락을 경고하는 안내표지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안내표지판이나 울타리를 설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미관상 문제가 인명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공익적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는 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시 이씨가 술을 마시고 16㎏ 상당의 가방을 멘 채 난간에 기댔다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서울시의 책임 비율은 20%로 제한한다.”고 결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오후 11시쯤 직장 동료와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 난간에 의지했다가 떨어져 뇌손상으로 숨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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